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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특별성명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세월호, KBS, 원전정책 등 조목조목 비판

    문재인 특별성명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세월호, KBS, 원전정책 등 조목조목 비판

    ‘문재인 특별성명’ ‘문재인 성명’ ‘문재인 박근혜’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특별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란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면서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의원은 또 “이 정부 출범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 기틀을 흔드는 범죄가 거듭됐지만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며 ‘비겁’, ‘무책임’, ‘몰염치’라고 비난한 뒤 ‘KBS 사태’와 관련해서도 “분노한 언론을 호도하기 위한 언론탄압·공작”, “후안무치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담화문 발표 후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데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된다”며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얘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은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음은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거듭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묻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입니다.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표피적인 대책뿐이었습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습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입니다. 국정운영 기조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의 비전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 비전과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미 후퇴했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규제완화 정책 하에서는 철도와 항공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모든 규제완화가 선은 아닙니다. 인권 관련 규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안전·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인권이 위협받고 인명이 경시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평형’도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는 데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입니까? 정상과 비정상은 가치와 철학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입니다.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입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의 권한과 전문성을 위축시킨 장본인은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새누리당 정권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부실의 책임을 물어 징벌적 해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닙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됩니다.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입니다. 관피아들의 부패구조와 결탁해 이권을 나누면서 장기집권해온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부는 “기업의 탐욕”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규제는 악”이라면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입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입니다.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판적 여론에 담긴 세부적 표현까지 꼬투리를 잡아 시민들을 핍박하고 있습니다. 몰염치한 일입니다. 분노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과 공작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후안무치한 인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의 기틀을 흔드는 범죄들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진 일도 없었습니다. 책임은 희생양이 된 실무자들의 몫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극심한 불일치입니다. 비겁과 무책임에 다름 아닙니다.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을 해야 합니다.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가위기관리 및 재난대응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작업에는,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안전사회’ 가시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안전 신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과 2012년에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연장 가동 중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연장가동을 위한 평가 중에 있습니다. 이 원전들의 위험 반경 안에 수백만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설계수명을 넘어 가동한 노후 원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원전 수출이 중요한 때가 아닙니다.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가동중단이 우선입니다. 지도자의 선택이 명운을 가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릅니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2014. 5. 20.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고리 1호기 재가동 원점서 재검토하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그제 고장으로 또 가동이 중단됐다. 올 들어 6개월 가까이 발전기를 세우고 실시하는 계획예방정비(overhaul)까지 받은 뒤 발전을 재개했지만 50여일 만에 다시 멈춰선 것이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사고 및 고장 건수가 130회에 이른다. 전체 원전 사고·고장 건수의 20%다. 그대로 안고 가기엔 너무 아슬아슬한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30년)은 2007년에 끝났지만 ‘계속운전’이 허용돼 2017년까지 수명이 10년 연장된 상태다. 그런데 정비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간 지 두 달도 안 돼 또 사달이 났으니 앞으로 남은 4년의 수명을 어떻게 무사히 견뎌낼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언제까지 ‘곡예운전’을 해나갈 셈인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시민단체들은 수명 연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당장 폐로(廢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고장과 사고를 달고 살아오다시피한 고리 1호기의 실체를 생각하면 단순한 정비나 수리로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고리 1호기는 안전성뿐 아니라 경제성 문제도 종종 도마에 오른다. 정부는 수명을 10년 연장하면서 1488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듯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원전 해체비용을 감안하면 수명연장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잦은 고장과 유지 보수비에 잇단 비리로 인한 손실까지 고려하면 고리1호기는 경제적 가치를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안전이 문제다. 이번 가동 중단에서 우리는 똑똑히 봤다. 고리 1호기는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를 정도로 늙고 병들었다. 통제 불능의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그 재앙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전력난을 이유로 재가동을 밀어붙이기엔 너무 큰 위험이 따른다. 상황이 이쯤 됐으면 고리1호기의 완전폐쇄 여부를 포함한 원전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최근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7.8%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큰 틀에서 탈(脫)원전만이 살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빈사상태의 고리1호기에 대해서 만큼은 모종의 정책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 [기고] 창조형 에너지경제와 한·영 신뢰증진/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기고] 창조형 에너지경제와 한·영 신뢰증진/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영국은 전통적으로 세계의 에너지 선진화를 이끌어 왔다. 18세기 중엽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20세기에는 북해의 거친 파도와 강풍 속에서도 해발 수백m 아래 원유와 가스를 시추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으며, 지금은 해상풍력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1956년 세계 최초 상업용 원전을 만든 이래 지속적인 원전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1990년대 전력산업 민영화 이후 에너지 분야 외국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져 수급 불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 대한 해외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의 금번 영국 국빈방문은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산업을 창조형 에너지 경제로 전환하고 그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10월 대구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EC) 기조연설에서 대통령께서는 “에너지 산업은 창조경제의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이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창조형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영국 국빈방문 둘째 날, 대통령께서는 양국 최초 장관급 ‘경제통상공동위’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앞으로 ‘경제통상공동위’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의체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무역투자, 금융, 에너지, 문화, 보건, 정보통신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향후 양국 및 제3국 시장에서의 상업용 원자력 에너지 분야 협력을 증진하겠다는 내용의 포괄적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영국은 세계적 수준의 원전해체 기술 이전, 원자력 안전 및 국민 수용성 관련 정책을 한국과 공유하고자 하였으며, 한국은 장기적으로 영국과 제3국 원전시장 진출에 대비하여 영국 기업과 협력을 위해 매년 원자력 대화협의체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러한 성과물은 당장은 가시적이지 않더라도 양국 간 점진적 신뢰 구축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영국 원전시장에 한국형 원전의 수출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국은 에너지 민간 부문 간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해상풍력, 원전분야, 스마트그리드 등 전력 효율성 분야에 대해 정기 교류채널을 통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필자도 에너지기후변화부(DECC) 에너지담당 부장관을 별도로 만나 안전하고 경제적인 한국형 원전을 소개하고 향후 제3국 원전건설 공동 진출을 통해 양국이 윈윈할 수 있도록 에너지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또 원자력산업협회(NIA) 회장과는 양국 간 원전분야의 신뢰를 쌓아가면서 상호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잔잔한 바다는 능숙한 선원을 만들지 못한다’(A smooth sea never made a skilled mariner)는 영국 속담이 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거친 바다를 항해하면서 국가적 역량을 키워온 한국 유수의 기업들이 영국 원전시장에 대해 준비된 자세를 보여야 할 때가 머지않았다고 본다. 한·영 수교 130주년이 되는 올해다. 금번 영국 국빈방문을 통해 확인된 양국 간 신뢰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창조형 에너지 경제의 빛을 밝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 [서울광장] 월성 1호기를 어찌할까/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월성 1호기를 어찌할까/노주석 논설위원

    지난 주말 미국의 세일가스 개발 논란을 그린 ‘21세기 골드러시 세일가스’라는 TV프로그램을 흥미롭게 보았다. 미국이 앞으로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로 알려진 세일가스의 어두운 그림자를 다룬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는 얘기였다.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미국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세일가스가 새 냄새가 날 뿐 아니라 심지어 불이 붙는 장면을 보면서 미국인들이 느꼈을 충격을 실감했다. 세일가스에 반대하는 시민운동가의 멘트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태양력,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개발해 사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혁신적인 대체에너지로 칭송을 받던 세일가스에 흠이 드러난 이상 달리 대안이 없어 보였을 것이다 . 미국인들이 세일가스로 혼란을 겪는다면 지금 우리 앞에는 원자력에 대한 거대한 불신이 있다. 최근 잇따른 원전사고와 한수원의 내부 비리는 우리를 ‘원자력 멘붕’에 빠지게 했다. 그렇다면 시민운동가가 주장하는 것처럼 신재생에너지가 과연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인가.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환경친화적인 ‘마법의 에너지’를 희구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확신을 갖기엔 요원하다. 무엇보다 원전을 대체할 만큼의 안전성과 경제적 장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게 만든다. 미래에너지 정책에서 에너지 믹스(Energy Mix)가 화두다. 정답은 없지만, 화석연료와 원전을 점차 줄여나가되 신재생에너지를 차츰 늘리자는 게 공식이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일정기간 공존은 필수적이다. 신재생에너지가 경쟁력을 가지기 전까지 30년 정도는 원전이 차선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이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6%이고, 에너지 다소비 구조로 산업이 짜여 있으며, 에너지 요금 체계가 심하게 왜곡돼 있다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도 극단적으로 원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뚜렷한 특성이 있다. 당장 전기요금이 얼마나 인상될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전히 원자력이다. 월성 1호기의 설계수명 30년이 완료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앞으로 6개월 이내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간에는 수명 연장 불가피론과 폐기론이 맞서 있다. 수명 연장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새로 짓는 데 필요한 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7000억원을 투자해 전면 개보수했기 때문에 폐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에 하나 폐기한다면 돈도 돈이지만 대구시 연간 전기소비량의 35%에 해당하는 전력이 단숨에 날아간다고 한다. 전 세계 435기의 가동 원전 중 151기의 수명이 연장됐다는 그럴싸한 통계도 내놓는다. 폐기론자들의 입장은 명약관화하다. 후쿠시마 사태를 반면교사로 제시하면서 단 한 번의 사고로 전 국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재앙에 몸을 맡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강변한다.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여부는 단순히 월성1호기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2008년에 국내 원전 중 처음으로 수명을 연장한 고리 1호기는 물론 가동 중인 23기 전부와 건설 중인 5기의 존폐에 영향을 미친다. 한 번의 결정에 미래 에너지 믹스의 향방이 걸려 있다. 월성 1호기의 운명은 차기 대통령 당선자에 달려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원전정책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핵발전의 안전관리를 강조하면서 증설에는 신중 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수명 연장에는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신규 증설과 수명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탈핵론자에 가까운 공약을 내놓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국가의 에너지 미래를 결정지을 ‘솔로몬의 지혜’를 보여줘야 한다. joo@seoul.co.kr
  • [사설] 끊이지 않는 원전고장 근본원인부터 밝혀라

    추석연휴 기간에 원전 2기가 연쇄적으로 가동이 중단돼 고향을 찾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그제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가 불과 2시간 간격으로 제어봉과 주급수 펌프 전력제어장치에 각각 이상을 보이면서 가동을 멈췄다. 올 들어 원전에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한 것은 모두 12차례로 이 중 가동을 멈춘 것은 7차례다. 가동 중단이 곧바로 방사능 누출과 같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충격을 받은 우리 국민으로서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왜 이렇게 원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일까.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 원전정책이 수출진흥 위주로 방향을 틀면서 안전보다는 ‘높은 가동률’과 ‘낮은 정지율’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 원인이다. 원전을 운영하는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전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잘못 자리를 잡은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태원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원전의 고장으로 말미암은 가동 중단은 모두 86건으로 총 424일 정지됐다. 고장원인으로는 자연 열화가 28%로 가장 많았지만, 나머지 72%가 기기 오작동과 정비불량 등 인적 요인으로 드러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부에서는 이번 가동 중단의 원인을 추석연휴를 맞은 한수원의 기강해이에서 찾기도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원전의 실제적인 위험도가 높아졌다기보다 원전사업자가 신뢰를 잃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한수원은 중고· 불량 부품 납품비리에 이어 뇌물수수, 정전사고 은폐, 마약 투약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6월 취임한 김균섭 사장은 추석 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폐쇄적인 조직체계와 허술한 내부감시체계를 일거에 바꾸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수원에 맡기기보다는 차제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규제·감독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원전 1기당 0.7명 수준인 현재의 ‘형편없는’ 규제인력으로는 원자력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 日 원전정책 확정 하루만에 뒤집어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 총리 주재 회의에서 확정한 정책을 하루 만에 장관이 뒤집는 등 오락가락해 내부에서조차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주재한 ‘에너지 환경회의’에서 ‘원전 제로(0)’ 등을 골자로 한 중장기 에너지 정책인 ‘혁신적 에너지·환경 전략’을 확정해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2030년대 ‘원전 제로’를 목표로 원전 수명 40년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원전의 신·증설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수명 40년이 되지 않은 원전 가운데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안전을 확인한 원전은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위해 아오모리현의 롯카쇼무라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계속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원전 수명 40년’ 원칙을 적용하면 현재의 상업용 원전 50기 가운데 60%인 30기는 2030년까지 폐쇄된다. 2049년에는 모든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 하지만 에다노 유키오 경제산업상이 혼선을 야기했다. 에다노 경제산업상은 15일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만나 건설이 중단된 원전의 공사 재개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탈(脫)원전을 요구하는 여론에 쫓겨 원전 제로 목표를 제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다 총리가 속으로는 원전 존속을 원하면서도 차기 총선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원전 제로 목표를 들고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차기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자민당의 총재 선거 입후보자 5명은 모두 이날 공개토론회에서 전력 공급 불안과 전기료 인상에 따른 서민과 기업의 부담 가중을 들어 ‘원전 제로’에 반대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총선 권역별 정책 분석] (3·끝) 영남권

    [총선 권역별 정책 분석] (3·끝) 영남권

    대구·경북(TK)권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낙후된 지역경제 탓에 여당 정서가 점차 옅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지역발전 인프라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권 심판을 기치로 서민 복지를 위주로 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대구·경북 새누리 “인프라 구축” 텃밭 수호… 민주 “서민복지” 틈새 공략 새누리당이 제시한 공약들은 ‘재탕 및 삼탕 공약’이 대부분이다. 그 내용을 보면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오는 6월부터 분양에 들어가고, 군공항 이전 문제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차세대 SW융합산업클러스터 조성과 대구권 녹색전철망 구축도 이미 추진 중이다. 경북성장 연계기반 SOC 구축은 이미 건설 중이고, 경북첨단과학벨트 조성은 지난해 1조 5000억원 상당의 예산으로 용역조사까지 마쳤다. 차세대 부품·신소재사업은 경산시와 구미시를 중점으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이렇듯 새누리당에서 내놓은 공약의 상당수가 이미 예산 배정까지 끝난 상태이므로 재원 조달이 원활하고 현실적이며 그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대구 공약에 있어서 새누리당은 SOC 사업에 대한 경제성장 기초공약이 보이지 않고 경북 지역에 대해서도 주민이 바라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제시한 공약들은 지역 산업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측면,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적 요구에 부합하려고 하는 소통의 의지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반면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빗장을 걸면서 서민복지 중심의 공약들을 내놓아 대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여당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는 청년층 일자리, 소상공인 보호, 무상급식에 맞춰 팔공산과 두류공원에 대한 장기 플랜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의 대구지역 공약 중 학교폭력 없는 도시 만들기, 군사공항(K2),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은 새누리당의 공약과 겹친다. 이는 양당 모두 지역의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경북 지역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정책들을 발굴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공약 중 그린에너지와 녹색산업,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지원 등은 역시 진행 중이거나 다른 정당과 겹친다. 민주당이 제시한 공약 중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등 공연 중심 문화도시에 대한 지원과 문화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구시 사업 적극 지원 등은 서울과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에 대한 갈증이 있는 대구시민들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학교 폭력 문제 없는 대구’라는 공약은 현 정부 비판에만 치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활력 있는 농촌 건설을 위한 지원, 지속가능한 울릉도·독도만들기 등은 지역주민들의 소통과 지역 형평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민주당에서 강조하는 서민경제 및 서민복지라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제시한 공약들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마련, 조세부담 수준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공약의 구체성, 지속가능성 면에서는 새누리당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새누리당은 지역기반이 확고한 장점을 들어 모험을 회피하는 현실 안주적 내지는 정책대결을 피하는 소극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보다는 장래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송건섭 교수·황성수 교수 ■부산·울산·경남 ”동서균형발전” 한목소리… 재원방안 ‘모호’ 부산·울산·경남 지역 공약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모두 지역 내 동서균형발전, 서부산권 개발을 앞세웠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신공항·신항만 간 철도 연계 및 배후지역 개발’이 이에 해당한다. 해양수산부 부활, 북항 재개발사업 확대도 마찬가지다. 지역경제·개발 분야 공약들은 지역 시민과의 소통 면에서 무난한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예산 추산 최소 6조~7조원에 이르는 재원 마련과 함께 지역 갈등이 지속돼 온 TK(대구·경북)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 신항만 배후지 개발과 관련된 세부공약인 새누리당의 ‘동북아 복합물류 및 국제 환승센터 구축’, 민주당의 ‘유라시아 관문 복합 터미널 건립’은 이미 부산시에서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업으로 참신성 없는 정책이다. 울산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신산업육성, 지역경제 분야에 역점을 두며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야권 단일후보를 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노동·중소기업인·상인 보호, 환경 분야에 중점을 뒀다. 특히 새누리당은 광역교통 인프라 등 광역경제권 활성화 공약을, 야권은 기존 원전정책의 전면적 전환을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동남광역 경제권 추진에서 울산시의 참여도가 가장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경남에선 ‘마산·창원·진해 통합 추진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등 지난해 추진된 행정구역 통합의 후유증이 적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재원 조달 계획이 모호하다. 반면에 민주당은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행정구역 통합 재검토’ 공약에서 통합으로 인한 교부세 불이익, 통합청사 갈등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통합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3개시 환원을 주장하고 있어 총선에서 쟁점화가 예상된다. 등록금 및 일자리 창출 분야에선 새누리당이 ‘부산지역 대학생에 대한 학자금 지원(30~50%)’ 공약을, 민주당 역시 ‘우수학생 2000명을 선발해 등록금과 주거비까지 지원’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재원 확보,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약이 될지 의문스럽다. 사회복지 분야에선 정당별로 차별성이 드러난다. 새누리당은 노인·기초생활·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복지’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통합당은 ‘생애주기형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선 양당 모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지역 주민의 우려가 높아진 고리 원전 공약을 내세웠다. 새누리당은 원전 1호기 안전성?담보?후?가동을, 민주당은 원전 1호기 폐쇄를 제시했다. 각 당 별로 원전정책의 포기가 아닌 정책 지속성, 기존 원전정책의 전면 폐지가 전제다. 낙동강 유역 개발 문제 역시 양당 모두 생태관광지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으나 상징적 구호 차원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된다. 새누리당은 대부분의 공약이 재원만 제시되고 있을 뿐 재원조달 계획이 아예 제시되지 않은 한계를 노출했다. 민주당도 대부분의 공약에서 사업별 소요예산은 제시되고 있으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균형발전특별회계의 부활, 지역 지원 자금 확대, 국비·지방세 비율 조정, 국내외 민간 사업자 참여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향후 재원확충 방향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국책사업과 지역현안 사업 간 구분도 모호하다. 새누리당은 사업별 우선순위 결정요인이나 기준이 모호해 그저 다양한 공약을 백화점 식으로 나열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민주당은 공약 이행에 13조 3000억~16조 3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지만 국비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차기 정권이 중앙당 차원에서 공약 인수를 꺼릴 경우 헛공약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박재욱 교수
  • [기고] 원자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유영옥 경기대 교수·인간안보학회장

    [기고] 원자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유영옥 경기대 교수·인간안보학회장

    원자력 에너지의 사용 여부를 놓고 우리 사회 일각에서 반대가 급증하고 있다. 전·현직 국회의원 33명이 ‘탈핵’을 주장하는 모임을 결성하는가 하면, 일부 시민단체들과 합세해 오는 26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핵안보정상회의’를 반대하는 집회를 소집하기도 했다. 이러한 양상은 곧 이어 치르게 될 총선을 배경으로 더욱 과열될 조짐이다. 원자력 에너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주요 선진국들은 원전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면서 원전 포기와 같은 극단적 대응에 신중한 견해를 밝혀 오고 있다. 그것은 지난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내재적 위험성에도 원전이 지닌 친환경 녹색에너지로서의 매력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원자력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의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에 비해 100의1에 불과한 청정 에너지원이다. 이는 마땅한 대체에너지가 준비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는 인류가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원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주요 자원의 96.4%를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부족 국가이다. 이러한 자원 빈국이 1978년 고리 1호기 이후 30여년 만에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부상한 것은 대단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립 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뿐만 아니라 흥망성쇠를 좌우할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원전 1기를 수출하면 연간 2만 7450명의 고용 증가와 약 4700억원의 부속 기자재를 다루는 중소기업의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처럼 실업과 중소기업의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반갑기 그지없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에너지가 외교적 무기가 된 지 오래인 국제정치 무대에서 자원 빈국으로서의 설움을 딛고 안정적 에너지 수급 담보로 경제 발전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는 중대한 기회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력 생산의 31%를 원전으로부터 얻는 대표적 원자력 국가 중 하나이다. 지난 30여년간 소비자물가가 240% 인상되는 동안, 전기 요금이 불과 18.5% 정도밖에 인상되지 않은 것은 바로 1kwh당 생산단가가 석유 188원, 수력 134원, LNG 127원, 태양광 567원, 풍력 107원에 비해 39원으로 현저하게 저렴한 원자력 발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1인당 전력소비량이나 전력소비 증가율 면에서 타국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도 일부 종교계마저 정부의 원전정책을 놓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우리는 인류적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원자력 에너지가 ‘선거용 여론몰이’로 가볍게 다루어질 문제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세계 각국의 정상 58명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수장 1만여명이 모든 일정을 제치고 한자리에 모여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자 하는 자체가 그것을 증명해 준다. 원전이야말로 고유가와 에너지 안보 위협에 대비할 가장 현실적인 방책임을 다시 한 번 자각해야 한다.
  • [日 대지진 그후 1년] 둘로 나뉜 세계 원전정책

    지난달 9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전력업체 ‘서던 컴퍼니’가 조지아주 보글에 2기의 원자로를 추가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1979년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후 33년 만이다. 체르노빌 이후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스리마일 사고 후 미국에서는 한 세대 동안 원전 건설계획이 유보됐다. 새로운 원전 건설 붐에 힘을 보탠 것은 역설적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였다. 후쿠시마에서 최악의 상황을 겪은 만큼 안전규정을 강화하면 원전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미국에서는 향후 몇년간 최소 14기의 원전이 승인될 전망이다. 체르노빌과 스리마일, 후쿠시마의 교훈은 각국의 원전 정책을 두 방향으로 갈라놓고 있다.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한국·미국·중동 등은 ‘안전성 확보’를 통한 확산을, 독일·스위스 등 범유럽권과 일본 등은 폐기 또는 축소를 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확대 추세가 강하다. 원전만큼 경제성과 효율성을 가진 에너지원이 없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미국·프랑스·러시아·인도·남아공·아랍에미리트연합·터키·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건설을 승인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IAEA는 향후 20년간 90~350개의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원전 보유국이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역시 지난해부터 보류했던 원전 계획 검토를 올해 재개할 전망이다. 반면 원전을 폐쇄하고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대책 마련에 나서는 국가도 있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1990년 이후 탈원전을 준비해온 독일은 ‘8기는 즉각 폐쇄, 2021년까지 대부분의 원전 폐쇄, 2022년 전면 폐쇄’ 방침을 세웠다. 이 배경에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스위스도 2034년까지 원전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고, 이탈리아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1987년부터 이미 원전 가동을 중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삼척·영덕 새 원전 후보지 선정 파장

    정부가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 등 두 곳을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결정하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원전정책에 다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원전 확충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아 향후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조절로는 전력공급 한계 22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분기 안에 발표하려다 미룬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 두 곳을 골라 23일 발표한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정부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경북 영덕과 울진, 강원 삼척 등 신청한 세 곳이 모두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했지만 한수원은 영덕과 삼척만을 낙점했다. 이에 따라 탈락에 대한 반발과 더불어 원전 반대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척의 경우 최문순 강원지사가 원전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이고, 시민단체 등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경부는 그러나 중장기 원전건설 계획과 전력수급 계획에 따라 부지 정밀조사,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적합 후보지를 최종 부지로 확정하고 원전을 4기씩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지자체는 애초 원전 후보지 신청을 하면서 140만㎾ 용량의 원전 4기를 각 부지에 들일 수 있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잰걸음하는 것은 ‘후쿠시마의 악몽’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판단과 함께 정밀조사와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려면 1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장기적으로 전력 부족 문제를 수요관리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공급 능력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밀조사·환경평가 1년 걸려 같은 맥락에서 정부는 올해 초 신고리원전 1호기를 준공한 데 이어 최근 신울진 1, 2호기에 대해서도 건설 허가를 받아 착공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원전 건설 정책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30%가량인 원자력 비중을 2040년까지 40%로 늘린다는 장기 전력수급 계획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다만 원전의 안전문제는 꼼꼼히 살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경부는 2016년 각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를 임시 보관하는 장치들이 포화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중 처리 방안을 공론화할 방침이어서 원전 신규 건설 문제와 함께 원자력 정책 전반을 둘러싸고 상당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기고] 원자력, 이성적인 접근 필요하다/강선구 한국전력기술 원자력본부장

    [기고] 원자력, 이성적인 접근 필요하다/강선구 한국전력기술 원자력본부장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생한 지 넉달이 지났다. 원자력은 ‘실용적이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이미지에서 무시무시하고 위험한 ‘핵’으로 우리 머릿속에 각인됐다. 화력·태양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비용으로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를 공급해 주는 에너지원임에도, 인간 삶을 위협하는 두려운 대상으로 두드러지는 실정이다. ‘괴물 메기’ ‘거대 쥐’ ‘귀 없는 토끼’ 등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끔찍한 별명을 얻으며 막연한 두려움을 부추기고 있다. 또 사고 상황이 사실 그대로 전해지기보다 과장되게 부풀려지면서 공포심이 눈덩이처럼 커진 측면이 많다.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자력 기술자들이 프랑켄슈타인인 양 호도되고 있기까지 하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경제개발의 근간인 에너지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자력을 도입했고, 30여년 동안 원전기술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세계가 주목하는 원전 건설과 운영기술을 확보했고, 마침내 2009년 말 원전 강국들을 제치고, ‘47조원대 UAE 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여가 지난 요즘, ‘원자력은 무조건 두렵고 피해야 할 것’이라는 감성적 장벽이 두껍게 드리워진 것이다. 그러나 막연한 공포심에만 빠져 있을 순 없다. 원전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무조건적인 배격은 우리에게 아무런 실익도 주지 않는다. 물론 UAE 원전사업 수주라는 성과에 들떠 있던 것에서 깨어나, ‘원전 안전에는 사소한 것조차 결코 간과되어선 안 된다.’라는 명제를 겸허히 되새겨야 할 것이다. 현재 가동되고 있거나 건설 중인 원전의 종합적이고도 치밀한 점검을 통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하고, 원전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널리 퍼져 있는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한다. 국민과의 투명한 대화채널을 통해 이해의 틈새를 좁히는 것 또한 전문가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와 함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왜곡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 상황을 제대로, 정확히 직시하는 태도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과정과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해 원자력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핵융합기술’(ITER) ‘중소형 원전’(SMR, SMART) ‘원자력 원천기술 개발’(Nu-Tech2012) 같은 미래형 기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형병원에선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이 방사능 치료를 통해 생명을 다시 얻고 있다. 암의 진단도 원자력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렇듯 원자력은 인간의 불치병을 치료해주고,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의 대안’이 될 가장 유용한 에너지원이다. 예기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말미암은 사고 때문에 ‘감성적 트라우마’에 마냥 빠져 있기엔 가야 할 길이 매우 멀다. 프랑스 같은 선진국이 후쿠시마 사태에도 불구, 원전산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천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무조건적인 반대와 막연한 불신은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세계가 한목소리로 평가하는 한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던 ‘값싼 전기의 동력’인 원자력을 이제는 더 차분히 이해하고, 이성적으로 다뤄야 할 때다.
  • [김문이 만난사람] 김명자 前환경부장관에게 들어본 ‘원전 해법’

    [김문이 만난사람] 김명자 前환경부장관에게 들어본 ‘원전 해법’

    #장면1 영화 ‘그날이 오면’은 핵전쟁의 참상을 그린 작품이다. 그레고리 펙과 에바 가드너의 열연도 있었지만 핵이 인류에게 어떤 재앙을 가져다주는가 하는 문제를 심도있게 다뤄 1962년 개봉 당시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영화는 2000년에 리메이크가 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인상적인 것은 핵전쟁으로 전멸해 버린 도시 어디에선가 발신되는 모스 신호를 추적해 가는 미해군 잠수함 승무원의 모습이었다.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한가닥 기대를 갖고 떠나는 장면이 압권이다. #장면2 만약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개발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실제 그럴 뻔했다. 1938년 독일의 과학자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은 우라늄235의 연쇄 핵반응 실험에 성공한다. 그러자 핵무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이 무렵 레오 실라르드, 유진 위그너 등의 과학자들은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개발하느니 서방 측이 먼저 만드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고 때마침 나치의 유태인 탄압으로 미국 망명길을 택했다. 실라르드는 미국으로 건너간 뒤 아인슈타인을 찾아가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원자폭탄 제조와 관련된 편지에 서명해 달라고 설득한다. 결국 이 편지가 발단이 돼 미국은 1939년 ‘우라늄 위원회’를 결성했고 1941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을 계기로 원자폭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원자력이 인류에게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그 비극적인 결과를 생생하게 보면서 일반인들도 높은 관심을 갖게 됐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비록 이웃나라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세계 각국도 원전정책에 대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김명자(67) 전 환경부장관은 헌정사상 최장수 여성장관, 국민의 정부 최장수 장관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당시에도 그의 행보가 화제였지만 지금도 사단법인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 사회통합위원, 저탄소 녹색성장 국민포럼 공동대표, 극지포럼 공동대표, 헌정회 이사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에 ‘원자력 딜레마’라는 책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접하면서 집필을 시작해 두 달 만에 책을 완성할 정도의 놀라운 필력을 과시해 눈길을 끈다. 3년째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장관을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시내 음식점에서 만났다. 자연스럽게 책과 원자력 얘기부터 나왔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벌어진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원전 정책이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섬,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의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원자력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징검다리 에너지로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또한 원전 수출국이 된 전환기에 어떻게 원자력 관리에서 선진적 역량을 발휘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할 중대 기로에 섰습니다. 뿔뿔이 나뉜 (원자력의) ‘부분의 관점’을 통합해 국가 차원의 ‘전체의 관점’을 정립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책을 내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이다. 김 전 장관은 익히 잘 알려진 여성 과학자다. 그렇다면 원자력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을까. 그는 이 물음에 과학사를 공부하면서 원자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원자력 공학을 전공한 스페셜리스트는 아닙니다. 그러나 20여년간 제너럴리스트로서 원자력과 인연이 좀 있지요. 1992년 ‘현대사회와 과학’(동아출판사)을 펴낼 때 원자폭탄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뤘고 대학강단에서 과학사 과목을 가르칠 때 이런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과학자들이 인류 재앙을 일으키는 원자력 연구를 해서는 안 될 일을 했지요. 원자력 과학자들은 연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가공할 파괴력, 즉 우리 인간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인문사적인 부분을 놓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책을 내면서 4주만에 원고를 탈고했다. 그는 이번 책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눈도 아픈 데다 평소 원자력에 대한 정열을 한꺼번에 다 쏟았기 때문에 미련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는 1994년 석사과정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원자력의 문화사적 이해’와 ‘원자력의 사회적 이해’ 등의 논문을 내놓을 만큼 이 분야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원자라는 비가시적 실체의 원자력에 지구를 몇번 날리고도 남을 파괴력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야기를 다시 후쿠시마로 돌렸다. 원전 르네상스라는 말이 앞으로도 통할지 궁금했다. “세계적으로 힘을 얻고 있던 원전 확대 정책에 일단 찬물을 끼얹은 격입니다. 더욱이 안전관리를 잘하는 기술강국으로 알려졌던 일본에서 체르노빌급의 심각한 사고가 났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지요. 어쨌거나 원전정책은 사회적 수용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정책 추진이 지연되거나 전환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사고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 원전 발전비중은 에너지의 34%로 세계 5위의 원전국입니다. 재생 에너지 비율은 2%도 안 되지요. 나날이 전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는 매우 취약합니다.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하면서 세계 원전의 정책이 급격한 방향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은 사회적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원자력 담론을 슬기롭게 정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원자력계가 시급히 대응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그는 “원자력 안전규제 체제의 독립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신규 원전건설과 기존 원전 수명 연장 기준을 재검토해서 기술적 보완의 여지를 살피고 안전과 기술개발 부문의 국제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에너지 리더십’을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치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가 아니냐고 물었다. “원전정책은 에너지 리더십뿐만 아니라 팔로어십까지 갖추어야 풀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답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 그리고 지역 사회가 함께 그 답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투명한 토론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정치권은 그 장을 펼치는 촉매역할을 해야 합니다.” 원자력은 인류 미래의 정말 필요한 에너지로 있어야 할까. 아니면 재앙을 우려해 궁극적으로는 없애야 할까. “새로운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징검다리 에너지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원자력의 기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원전의 위험성만 부각시키기보다는 최대한 원전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부분에서 답을 찾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원전정책만 따로 떼어서 보는 것보다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틀을 놓고 따져 보는 ‘에너지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 대목에서 김 전 장관은 정부와 사회의 협력으로 스웨덴의 사례를 설명했다. “스웨덴은 원전 국가 중 유일하게 고준위 방폐물의 최종 처분 부지 선정을 완료했습니다. 법 제정부터 시작해 33년이 걸렸고 11년 걸려 시설을 짓는 중이지요. 이처럼 긴 호흡으로 지역사회와 대화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결과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김 전 장관은 “원자력에 관련되는 광범위한 전문가 그룹이 관리 방안에 대해 합의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도출하고 다음 단계로 그것에 근거하여 일반 공론화를 추진한다는 얼개가 중요하다.”면서 상충되는 모든 의견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끝장 토론을 거쳐서라도 견해차를 좁혀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김명자 전 장관은… 1944년 서울 명륜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함남 단천 출신으로 성균관대 영문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경기 여중과 여고를 나온 뒤 서울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1971)를 취득했다. 1972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대와 숙명여대에서 화학과 과학사를 강의했다. 1999년 6월 환경부장관이 된 뒤 3년 8개월동안 재임하면서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장관’ ‘국민의 정부 최장수 장관’ 등의 기록을 남겼다. 장관 재임시절 에코-2 프로젝트, 4대강 수계 특별법, 천연가스 버스 보급 등을 추진했고 환경부가 2001년, 2002년 제1, 2회 정부부처 업무 평가에서 최우수 부처로 대통령 표창을 이끌었다. 17대 국회의원으로 일할 때는 국방위원회 간사로 군인복지기본법 제정과 국방 R&D활성화에 기여했고 국회 윤리특별위원장, 한·미의원협의회와 한일의원연맹 고문, 국회 FTA 포럼 대표의원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사단법인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 사회통합위원, 차기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저탄소 녹색성장 국민포럼 공동대표, 극지포럼 공동대표,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헌정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또 카이스트(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1994년 대한민국 과학기술상 진흥상 대통령상을 비롯, 제1회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상(2002), 청조근조훈장(2004) 등을 받았다. 저서와 번역서로는 ‘과학혁명의 구조’ ‘동서양의 과학전통과 환경운동’ ‘과학기술의 세계’ ‘에덴의 용’ ‘앞으로의 50년’ 등 10여권이 있다.
  • [글로벌 시대] 일본헌법 제9조의 의미와 개헌/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일본헌법 제9조의 의미와 개헌/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평화헌법’으로 알려진 일본헌법의 제9조가 한국 사회에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고 생각되어 먼저 이것을 한국어로 번역해 소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헌법이 1948년에 제정, 공포된 이래 9회에 걸쳐 개헌되어 온 점에 비해서, 일본헌법은 1947년에 시행된 이래 현재까지 64년간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일본헌법 제9조의 조문은 아래와 같다. <일본헌법 제9조 전쟁 포기> ①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며,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를 영구적으로 포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육·해·공군 및 기타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몇 줄의 조항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정규군을 가지고 타국민의 피를 한 방울도 흘리게 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64년간 보낼 수 있었다. 이는 1945년 이전의 일본제국주의의 행동과 비교하면 180도 다른 대전환이며, 한국인들이 이 헌법 제9조의 가치를 인정하고 앞으로 일본이 이 헌법을 견지해 갈 수 있도록 이해해주었으면 싶다. 왜 이러한 말을 하는가 하면, 이 헌법 조문 자체가 일본 보수파의 정치가나 매스컴, 그리고 미국의 압력에 의해 개헌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일본헌법, 특히 제9조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여러 논의가 있었다. 일본헌법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총사령부(GHQ)의 맥아더 지휘하에 제정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보수세력은 일본헌법, 특히 제9조가 미국에 의해 강요당한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그러나 일본헌법은 전체적으로 정부에서 국민으로의 권력 이양을 표현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9조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해나 피해를 경험해 온 당시의 일본 국민들의 솔직한 의사표명이 되고 있다. 이렇게 고마운 헌법 제9조를 만들어 준 미국도 냉전이 시작되자 태도를 바꾸었으며, 일본의 재무장을 요구했다. 미국의 보수세력은 일본을 민주화하고 일본헌법에 제9조를 넣어 버린 점을 후회했을 것이다. 그 후 사실상 헌법 제9조에 저촉되는 입법이 행하여져, 상당히 무리가 있는 수사학적 헌법 해석에 의해 자위대가 창설되었고, 미·일 안보조약이 체결되어, ‘유엔PKO협력법’이 성립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군사력은 미국 보수세력과 결부된 일본의 보수세력 정치가들 vs 헌법 제9조를 방패 삼아 재무장에 반대하는 일본 국민이라는 구도로 다투어 왔다. 그러나 지금 현재 헌법 제9조에 대해서 조문 자체의 개헌이 시도되고 있다. ‘새헌법제정 의원동맹’이라는 개헌을 목적으로 하는 국회의원 연맹이 있다. 회장은 자민당 국회의원으로서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총리를 역임한 나카소네 야스히로다. 이 인물은 한국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방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는 비교적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서 역사교육의 우경화를 진척시키고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참배한 유일한 총리이다. 방위비 1% 테두리 철폐를 단행한 보수계 정치가의 대표다. 또한 나카소네는 1954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원자력 예산을 국회에 제출하여 성립시킴과 동시에 A급 전범이었던 쇼리키 마쓰타로와 함께 정치계에 있어서 원전정책을 추진해 왔다. 역사교육의 우경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방위비 증액을 진행시켜 왔고 헌법 제9조에 대해서 개악을 꿈꾸는 인물인 동시에 일본의 원자력 정책 추진의 주축인물이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목격한 바와 같이 너무나 위험하고 에너지 효율이 최악이며, 핵폐기물 처리까지 계산하면 지나치게 비용이 많이 들어서 비경제적인 원자력 발전을 도대체 왜 추진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었나 하는 의문도 이와 같은 역사의 문맥에서 답을 얻을 것이다.
  • 위기의 간, 손정의에 ‘원전 이후 길’ 묻다

    후쿠시마 원전을 뒤덮은 방사능 누출 재앙으로 정치생명에 위기를 맞은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저녁 조용히 도쿄 지요다구의 총리관저를 나섰다. 그러고는 시내의 한 일본음식점으로 들어섰다. 그곳에서 간 총리를 기다리고 있던 인물은 다름 아닌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일본의 간판 통신업체 대표다. 그동안 일본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을 전면에 서서 반대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후쿠야마 테츠로 관방 부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진 간 총리와 손 사장의 단독 대화는 무려 3시간 동안 이어졌다. 간 총리는 손 사장을 만나기 나흘 전인 지난 10일 일본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을 사실상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전력 생산 가운데 원전 비율을 현재 24%에서 장기적으로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기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대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성화시키겠다며 일본 에너지 정책의 방향 선회를 공식 선언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손 사장을 찾은 것은 결국 ‘원전 이후의 길’을 묻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날 저녁식사에서 손 사장은 하마오카 원전 가동을 정지하기로 한 간 총리의 결정을 “역사적인 영단”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에 간 총리는 “재생에너지 보급과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하며 “(손 사장으로부터) 매우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손 사장은 동일본 대지진 의연금으로 사재 100억엔(약 1350억원)을 쾌척해 일본을 놀라게 한 데 이어 지난달 10억엔(약 135억원)을 출자해 ‘자연에너지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히는 등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자연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자연에너지를 연구하는 전 세계 과학자 약 100명을 불러 모아 최신 연구 성과를 수집·소개하고, 일본 정부에 원자력발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연에너지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손 사장은 쓰나미 피해를 본 도호쿠(동북부) 지방의 부흥 계획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본인’이면서도 한국인의 성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계’ 경영인 손 사장에게 일본인들이 열광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원전정책 등 사회에 대한 참여정신을 발휘하며 여론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110만명의 팔로어를 이끄는 손 사장의 트위터에는 무능한 정부 관료들을 향한 직설적인 비난과 함께 일본 부흥을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손 사장은 1981년 자본금 1억엔과 2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데리고 창업한 소프트뱅크를 총자산 4조 5000억엔에 달하는 일본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키워내 가장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로 인정받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활로를 제시해야 하는 간 총리도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번번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성공을 일궈 온 손 사장을 통해 해답을 얻고 싶었을 것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원전사고는 人災… 주변국 피해 배상해야”

    “日 원전사고는 人災… 주변국 피해 배상해야”

    일본 정부가 지난 6일 시즈오카현 하마오카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일본 내 반(反)원전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에서 반원전 운동을 활발히 벌이는 기무라 고이치(64) 목사는 하루 전인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마오카 원전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30년 이상 된 원전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막기 위해 바그다드에서 ‘인간방패’를 자처하기도 한 그는 현재 ‘핵·우라늄핵무기 폐기 캠페인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기무라 목사는 “일본 정부는 한국 등 주변 국가의 피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한국 어민 등 피해자들의 배상운동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한국, 日 정부·기업에 책임 추궁해야”→일본 내 반원전 운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80년 이후 일본에서 데모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정신이 사라졌다. 이번 원전 사건으로 젊은이들이 변화를 보였다. 4월 10일 원전 반대 시위에 도쿄에서만 1만명이 모였다. 후쿠오카에서는 젊은 엄마들의 모임인 ‘마마(엄마)는 원전 필요 없어’라는 조직(200~300명)이 구성되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민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나. -아사히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사고 전에는 원전에 반대하는 의견이 28%였는데, 최근 조사에서는 41%로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13%에서 5%로 크게 줄었다. →일본 원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첫째, 원전을 만들면 만들수록 전력회사가 돈을 버는 법 구조로 돼 있다. 총비용의 3.5%를 전력회사가 갖게 돼 있다. 둘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활단층(活斷層) 위에 원전이 지어져 있다. 셋째, 언제든지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정치계 내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주변 국가에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지 않아 미움을 샀다. -일본이 한국에서 전문가를 파견하려고 할 때 “필요없다.”고 한 것은 일본 원전의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프랑스 ‘아레바’라는 회사의 직원이 왔는데 “도저히 볼 수가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고 한다. 일본의 원전기술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이번에 들킨 셈이다. →기술자들은 이번 지진·쓰나미가 상정했던 것보다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널리스트나 학자들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다. 인재(人災)다.”라고 지적한다. 1987년 가쓰마타 쓰네히사 도쿄전력 부장(현 회장)은 “쓰나미 발생으로 후쿠시마 원전에 해수가 들어가면 멜트다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체르노빌 사건을 보고 쓴 소설”이라고 강변했는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나. 한국은 일본 정부와 기업에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주변국에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배상해야 한다. 무과실 책임주의는 역사의 흐름이다. 정부의 관리 부족에 의해 일어난 인재에 대한 책임도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한국 등 주변국이 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법적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요구해야 할까. -현재 일본의 어업·농업단체가 일본 정부와 배상문제를 교섭하고 있다. 바다는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피해를 봤으면 똑같이 차별 없이 배상해야 한다. 피해 배상 요구는 정부뿐 아니라 도쿄전력에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절반이 30년 넘은 원전… 가동 멈춰야” →일본의 원전정책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30년이 넘은 위험한 원전이 절반이다. 30년 넘은 원전은 멈춰야 한다. 새로운 원전을 짓지 말고 남는 예산으로 풍력, 지열, 해수 등을 이용한 클린에너지 발전을 늘려야 한다. 최근 환경청은 풍력발전으로 원전 40기의 발전량을 만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열린세상] 인간안보의 역동성과 정부/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인간안보의 역동성과 정부/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국가안전보장이란 국가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가의 존립 요소는 국가 구성 요소인 인구와 영토, 국가의 이념 및 통치제도를 포함한다. 전통적 국가 안보는 영토와 주권에 대한 군사·정치적 위협을 주로 다루었다. 인간(시민) 안보는 국가 안보에 의해 일치, 보장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핵, 인권, 환경 위협은 안보의 대상을 인간으로 확대시켰다. 1994년 유엔 인간개발보고서는 인간 안보의 개념을 식량 안보, 환경 안보 및 인권 안보를 포함해 다양하게 분류했다. 질병, 환경, 인권 문제는 초국가적 정치, 윤리 및 과학·기술 문제로 국제적 관리가 필요한 이슈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인간 안보와 국가 안보는 양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보스니아와 르완다, 최근 리비아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시민군 간의 유혈충돌은 정부가 시민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사례다. 이는 정부의 통치제도를 인권보다 앞세워 일어난 사태다. 유엔은 내정불간섭 원칙의 예외로 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허용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군에 의한 시민군의 대량학살이 국제 개입의 요인이다. 개입 목적은 국민 보호이나 통상 정권 교체로 확대된다. 수단은 외교·경제적 압박으로부터 군사적 개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국적군은 카다피의 집무실을 공습했다. 프랑스군대는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그바그보를 체포해 정권 교체를 지원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정상들은 공동명의로 카다피 축출을 위한 연합작전을 지속할 것을 밝히고 있다. 반대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인권보다 주권을 앞세운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BRICS) 5개국은 하이난 섬 ‘싼야(三亞)선언’을 통해 리비아에서의 무력 사용 배제 원칙과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해결을 주장했다. 일부 아랍 국가들은 유엔 결의에 따른 인도적 개입을 주권을 무시한 재생된 제국주의의 한 유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리비아의 내전 원인이 인권의 억압 이외에 권력 세습에 대한 시민의 저항에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철통 보안, 통제력 외에 정보화 수준과 시민사회의 성숙도가 낮아 당장 재스민 혁명의 파장을 차단할 수 있겠지만, 3대 세습을 추진하고 있는 김정일 정권이 중장기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히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핵을 포기한 카다피가 공격받자 핵에 대한 집착이 커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내정이 인도적 개입이 필요한 사태로 악화된다면, 핵 의혹을 가진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교훈으로 볼 때 위험 국가로 분류된 북한의 핵은 미국의 개입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유사 시 정권 안보의 시녀가 된 군부의 주민 폭력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4·19혁명 때 침해된 인간 안보는 아직도 사회통합에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한 법적·제도적 근간인 북한인권법은 국회 내에서 합의 부재로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 북한 자극과 인권 개선의 효과에 대한 회의가 반대 요인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일부 시민단체들의 전단 살포는 접경지역 주민들과 일부 종교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안보 불안감 조성이 반대 이유다. 정부는 북한의 결식 주민을 위해 식량을 지원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할 때 북한에 보내지는 식량은 김정일의 정권 안보를 도와준다는 이유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물질로 인한 환경과 인명 피해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는 국내 원전의 안전은 물론 일본, 중국, 북한의 원전사고에 의한 피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고리 1호기의 가동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놓고 있다. 철저한 안전진단을 위한 당국의 책임, 자연재해, 테러 대비 매뉴얼 제작, 한·중·일 협조체제의 필요성, 국내 원전정책의 재검토를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인간 안보 행위자들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한다. 인간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해소는 관련 정책의 투명성 및 평시와 위기 시 관리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있다.
  • 金총리 “원전정책 포기 못한다”

    金총리 “원전정책 포기 못한다”

    국회는 11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카이스트 학생 자살 사건, 국내 원자력 발전의 안전 문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논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정부는 원자력 에너지 정책은 수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자살한 것은 대비극”이라면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자살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사실 관계가 확인된 뒤 책임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면서 “방책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교육 개혁에 긍정적 역할을 많이 한 분이며 오는 15일 이사회에서 이를 종합 검토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안전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독일은 원전을 2022년까지 완전히 없애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원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6년이면 임시 폐연료봉 저장소도 꽉 차는데 아직 입지 선정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총리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해야 하고, 이렇다 할 에너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해 온 원자력 정책을 폐기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명(30년)이 다 된 고리 1호 원전의 중단, 폐쇄 주장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오래된 건물이지만 골조를 전부 새로 했기 때문에 20년 전에 지어진 원전보다 안전하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국무총리실 산하 ‘원자력안전위원회’ 신설 방안에 대해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회에 두는 방안은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과학벨트 분산 배치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과학벨트 분산 배치야말로 과학자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도 “민심 수습용 쪼개기는 과학계의 우려”라며 가세했다. 군 복무 중인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이자와 관련해 김 총리는 “올해라도 군 복무 대학생의 이자 부담 부분을 꼭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학자금 지원, 근로 장학금 등에 대한 추가 경정 예산은 “특별히 계획한 게 없다.”고 답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지방시대] 방사성 물질 유입된 지역의 우려/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방사성 물질 유입된 지역의 우려/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며칠 전 오후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하우스 설치 공사 인부들에게 “내일은 날씨가 좋아도 일하지 마시라.”고 했다. 다음 날 강력한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바람 방향이 벌써 동남풍으로 바뀌었다. 서둘러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도 조심하라는 문자를 보내면서도 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지난 식목일 세화오일장에서 배추 모종을 사서 정성껏 심었는데, 이 녀석들이 어찌될 것인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초보 농사꾼 주제에 유기농사를 한다고 하여 걱정반 놀림반 식의 시선을 받아온 터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면 작은 결실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 속에 농사를 지어 왔지만, 이건 도무지 불가항력이다. 그렇게 어렵게 친환경 농사를 지으면 뭐하나. 이렇게 대책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면. 구제역도 비켜간, 대한민국의 청정지역이라 자부하는 제주도도 방사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 원자력의 심각성을 새삼 자각한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를 덮쳐도 이를 감수하며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농민들이거나 건설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서민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스치기 때문이다. 필자도 “인체에 위험이 없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싶다. 그러나 믿음과 현실은 같지만은 않은 법. 설령 백 퍼센트 믿는다 하더라도 이처럼 자주 노출됐을 때 영향이 없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주민은 물론 관광객의 안전까지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제주도와 정부는 방사성물질의 유입에 대비한 안전조치를 강구하는 게 우선이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지금이라도 제주도는 물론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의 안전 조치를 강구해 주기 바란다. 이참에 원전정책의 재검토도 필요하다. 20년 뒤 중국의 원전은 228기, 일본은 69기로 국내 원전을 빼더라도 300여기에 달하는 원전이 ‘핵 고리’(Ring of Nuclear)를 이루며 한반도를 둘러싸게 된다고 한다. 지금 “그나마 중국에서 사고가 안 나 다행”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지만, 이번 사고가 중국보다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강 건너 불구경’ 식은 통하지 않게 됐다는 말이다. 새삼 ‘지구촌’, ‘동아시아공동체’라는 표현이 절감되는 요즘이다. 실제 일본발 방사능 공포에 지구촌이 벌벌 떨고 있지 않은가? 그동안 대부분의 민족과 나라들은 자국중심주의에 따라 발전을 도모해 왔으며, 경쟁과 전쟁도 불사해 왔다. 그러다 보니 지구촌 한마을이라는 개념보다는 대립과 경쟁, 증오의 관계를 발전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사회와 국가 모두 심각하게 병들어 고통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든 생명의 텃밭인 지구 생태계 자체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이제 우리 자연을 병들게 하는 인간 중심의 이기적 삶을 버려야 한다. 내 나라 중심의 이기적 생각도 버리고 이웃 나라를 내 나라처럼 대해야 한다. 모든 나라가 지구촌 한마을 한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평화와 공존을 위한 공동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금번 원전사태가 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하다] “日 원전정책 국민에게 다시 물어봐야”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하다] “日 원전정책 국민에게 다시 물어봐야”

    “앞으로 일본은 원자력 정책에 관한 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물어봐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일본 NHK의 후쿠시마 원전 재난방송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이와모토 히로시 해설위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의 후쿠시마 원전 위기가 일본의 원전 정책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진단이자 원자력 정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앞으로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피폭한 작업원 2명이 퇴원한다는데 괜찮은가.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물에 발을 담갔는데 장화를 신지 않았다. 그래서 베타선 열상을 입었다. 방사선의 경우 화상이라고 표현하지만 보통 화상과 다르다. 방사선은 유전자를 상하게 한다. 처음에는 겉으론 괜찮지만 심하면 세포가 분열을 못해 피부가 벗겨지고 좀처럼 재생이 되지 않는다. 걱정되는 일인데, 전신이 방사선에 오염된 것이 아니고 일부이기 때문에 생명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 →사전 점검을 하지 않고, 장화도 신지 않고 피폭됐다. 현장 관리가 미숙한 것 아닌가. -작업원들의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현장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원전 상태를 감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 좀 더 빨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데이터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너무 느리다. 원전 주변 주민의 피난만 해도 그렇다. 주민들이 패닉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생각한 나머지 정부의 판단과 실행이 너무 늦다.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 레벨이 6이상이라는 설이 있다. -내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인상으로는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때보다 높다. 그때보다 더 많은 영향을 지금 (원전사태가) 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 →원전이 언제 안정화할 수 있나. -상당히 걸릴 것이다. 펌프가 돌아가지 않으면 원자로 냉각이 되지 않는다. 모터를 일일이 체크해야 하고, 방사성물질도 가득 차 있고, 오랜 시간 작업할 수 없어 시간도 많이 걸린다. 1개월 걸릴지 그 이상 걸릴지 알 수 없다. →일본 정부의 피난 지시가 너무 애매하다는 비판이 많은데. -주민들이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말 안전한지, 위험한지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가 흑이냐 백이냐 하는 판단을 빨리 내려줘야 한다. 극히 미량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쐬면 그 영향이 나타난다. →원전 사태는 인재(人災)라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 도쿄전력 등이 ‘상정 밖’(想定外)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만, 정말 용서할 수 없다. 하다 못해 원전을 가동시키는 비상용 전원을 바다쪽에 만든 건 안이한 태도였다. →무엇이 문제인가. -자위대, 소방대의 투입이 늦었다. 더 빨리 했어야 했다. 바닷물 주입 판단도 늦었다. 원전 사태에 대응할 강력한 사령탑이 없었기 때문에 피해가 확산된 원인을 제공했다. 원자력위원회도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원전 정책 전환의 계기가 될까. -국민이 원자력을 거부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국민들에게 원자력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정치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왔다. →피폭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 -1999년 도카이무라 원전 사태 때 대량으로 피폭한 작업원 2명이 아주 비참하게 죽었다. 그걸 취재했다. 피폭하면 생명의 설계도인 DNA가 부서지는 것인데 세포 재생이 안 돼 피부가 떨어져 나가고 근육층이 드러나고 몸 안의 액체가 다 나온다. 결국은 심장이 멎는다. 세계에서 유일한 원폭 피해국인 일본의 원전 정책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판단해야 한다. 피폭의 공포를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 →정부에 제언이 있다면. -깃발 흔들고 일본의 두뇌를 모두 모아서라도 원전 사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 ‘올 재팬’(all Japan)으로 움직여야 한다. 원자력은 각 분야가 세분돼 있다. 전문가를 모아 대책을 만들고 재빨리 수습해야 한다. 정말이지 최악의 사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글 도쿄 황성기기자 @seoul.co.kr ■이와모토 히로시 1965년 에히메 현 출생. NHK 앵커 겸 해설위원. 의료, 원자력 분야가 전문. 1999년 도카이무라 원전에서 발생한 임계사고로 피폭한 작업원이 피폭치료를 받았으나 83일 만에 사망하기까지를 집중 취재해 TV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같은 내용을 ‘스러져가는 생명’(신초문고 2006년 발간)이란 책으로 정리했다. 3·11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관련, NHK 재난방송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 [MB정부 파워엘리트] (24) 지식경제부(하)

    [MB정부 파워엘리트] (24) 지식경제부(하)

    공직사회에 ‘기수 복(福)’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식경제부에서 행시 28~30회 출신들은 운이 좋은 편이다. 10여년 전 정부내 구조조정 바람과 ‘벤처 열풍’을 타고 민간으로 뛰쳐나간 동기들 덕분에 향후 주요 보직을 맡을 기회가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행시 26회는 본부 내 3명에 불과한 데다 1급 실장과 국장 보직을 맡고 있는 행시 25·27회 선후배에 끼여 한 묶음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오영호·임채민 전 제1차관과 안현호 현 제1차관이 총무과장과 산업기술정책과장 혹은 국장을 거쳤다는 점에서 이 역시 젊은 공직자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낀 세대 VS 빈 세대’ 행시 26회는 출발 때부터 숫자가 적었다. 3명만이 현직에 있다. 대변인 출신인 강남훈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은 산업과 에너지·자원 분야를 두루 거쳤다. 차분하고 논리적인 편이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의 주무 국장으로 활약했다. 정순남 정책기획관은 무난한 성격에 일처리가 깔끔하다. 동기들에 비해 주요 보직을 맡지는 못했다. 25회 가운데 문재도 자원개발원전정책관과 김경수 지역경제정책관도 ‘낀 세대’로 볼 수 있다. 상무관으로 해외에 나간 뒤 본부 복귀가 늦어졌고, 당시 ‘세대교체 인사’로 피해를 봤다. 28~30회는 보직에 관한 ‘경우의 수’가 늘었다. 이창양(29회) 카이스트 교수 등 10여명이 나가면서 보직 경쟁에 여유가 생겼다. 28회에서는 김준동 신산업정책관과 정양호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이 산업과 에너지·자원 분야를 양분하고 있다. 29회에선 도경환 에너지절약추진단장과 남기만 감사관이 눈에 띈다. ●행시 27회 ‘주력 부대’로 행시 27회가 주무 국장직에 포진해 있다. 선두는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만기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정 정책관은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따르는 후배도 적지 않다. 우태희 주력산업정책관은 한때 지경부 ‘대표 사무관·과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빼어난 ‘페이퍼 워크’ 실력으로 인정을 받았다. 다만 현장 경험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박청원 산업경제정책관은 최근 인사에서 ‘수석 국장’으로 발탁돼 눈길을 끈다. 온화하며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다. 권평오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추진력이 강점인데 역량을 발휘할 보직을 못 받고 있다는 평이다. 한진현 무역정책관은 전형적인 ‘자원통’으로 옛 동력자원부 계보를 잇는다. 꼼꼼하고 빈틈이 없다. 25회이지만 공직 출발이 늦어져 27회로 통한다. 산업기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관섭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조정과 협상 능력이 뛰어나다. ‘차세대 주자’로는 박일준(31회) 운영지원과장을 비롯해 윤갑석(32회), 원동진(33회), 문승욱(33회), 김성진(33회), 채희봉(33회) 과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기수를 파괴하며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장영진(35회)·정동희(35회) 과장, 이호준(35회) 비서실장도 눈여겨볼 샛별이다. ●‘라인(계보)이 있다 or 없다’ 지경부는 우연히 서울고와 중앙고 출신이 많아 ‘무슨 라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곤 했다. 하지만 서울고 출신인 오영호·임채민 전 차관이 나가면서 오해도 희미해졌다. 조환익 전 차관과 고정식 전 특허청장으로 대표되는 중앙고 출신도 많이 줄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공직사회에 무슨 학교 라인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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