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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영화 보기/3월의 주제/“문학과 영상의 만남”/영상자료원

    ◎소설 영화화한 12편 상영 한국영상자료원은 3월의 「좋은영화 보기」의 주제를 「문학과 영상의 만남」으로 정하고 김동리원작의 「을화」(변장호감독)등 12편의 영화를 매주 수 목 금요일 하오4시 영상자료원시사실에서 상영한다. 이번에 상영하는 영화는 지난 69∼91년 사이에 문학작품을 영상화한 작품들로 작품성은 물론 영상예술로서도 크게 호평받은 영화들이다.특히 상영작 가운데에는 세계각국의 영화인들로부터 주목을 끈 「안개마을」(임권택 감독)을 비롯,「장마」(유현목 감독)「화려한 외출」(김수용 감독)등이 끼어있어 모처럼 좋은 감상기회가 될것 같다. 날짜별 상영작품은 다음과 같다. ▲3월3일=「렌의 애가」(69년작·김기영 감독) ▲4일=「토지」(74년작·김수용 감독) ▲5일=「화려한 외출」(77년작·김수용 감독) ▲11일=「부초」(78년작·이한욱 감독) ▲12일=「을화」(79년작·변장호 감독) ▲17일=「장마」(79년작·유현목 감독) ▲18일=「안개마을」(82년작·임권택감독) ▲19일=「불의 딸」(83년작·임권택 감독) ▲24일=「과부춤」(83년작·이장호 감독) ▲25일=「물위를 걷는 여자」(90년작·박철수 감독) ▲26일=「꿈」(90년작·배창호 감독) ▲31일=「천국의 계단」(91년작·배창호 감독)
  • 「러」중견작가 최신작「줄」첫선/개념주의 문학 기수 소로킨의 대표작

    ◎물건 사기위해 줄서있는 사람들 얘기 중견 러시아 소설가의 최신 작품이 국내에 처음 번역,소개된다.그 작품은 우리에게는 생소한 「개념주의 문학」의 기수로 꼽히는 블리지미르 소로킨(38)의 대표 장편소설 「줄」.「세계의 문학」 93년도 봄호에 김희숙교수(서울대)의 번역으로 선을 보인다. 공식·비공식문학과는 구분되는 개념주의 문학이라는 독자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소로킨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잠재의식에 대한 탐색을 시도해온 작가.이번에 소개되는 소설「줄」은 19 85년 프랑스에서 출간될때 선풍을 일으켰던 작품이다.물건을 사기 위해 이틀 밤낮없이 일도 포기하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뒤엉킨 목소리들로 이뤄져있다. 화자의 텍스트는 물론이고 희곡 지문같은 설명도 전혀 없어 소설이기 보다는 방송극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형식이 독특하다.줄은 전체주의 문화의 상징이며 집단의식의 가장 순수한 표현형태이며 개체를 집단의식속에 합병,종속시킨다.「줄」은 종속과 수동,행동과 결단을 무력화시키는 기다림으로 표현됐다. 모스크바 개념주의는 1970년 중반 비공식 예술계열의 작가들에 의해 시작됐다.「예술의 본질은 대상이 아니라 예술에 대한 예술가의 개념에 있으며 대상은 그것에 종속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개념주의문학은 비공식문학과는 달리 이데올로기로 과적된 현실에 자신들이 매몰되어 있다는 자각에서 출발한다.공식문학의 바깥에 서는 문학이면서 공식문학의 구조를 자신의 구조로서 재구성하고 반성하는 개념문학은 반체제문학이나 자유문학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에 번역된 소로킨의 「줄」을 계기로 양차대전이후 러시아문학의 새 흐름을 대변하는 현대문학작품들의 국내 소개가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이와함께 이미 국내에 번역·소개돼있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체호프 투르게네프 파스테르나크 솔제니친 솔로호프등 기라성같은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도 원판본에 입각해 원작의 문학적 진수를 최대한 살린 새 번역본으로 소개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 전통적 삶의 해체과정 무리없이 그려(TV주평)

    ◎SBS창사특집 30부작 「관촌수필」을 보고 토속적 영상미로 복고풍드라마의 한 전형을 제시한 SBS창사특집 30부작 「관촌수필」(남홍식 극본,이종한 연출)이 16일로 아쉬운 종막을 고한다. 이문구 원작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관촌수필」은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성장하는 주인공 민구(양동근분)의 눈에 비친 한 양반가문의 몰락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우리네 전통적 삶의 해체과정을 그린 작품.해방과 6·25를 전후한 좌우이데올로기의 갈등이라는 시대적 분위기를 밑그림으로 전개되는 갈머리(관촌)마을의 궁핍상은 바로 지난날 우리들의 자화상이기에 더욱 공감을 살만하다. 전통적 정서의 복원을 통해 「잊혀진 자신」을 돌아본다는 어쩌면 다소 「박제된」주제임에도 불구,이 작품에서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때문일까.그것은 이 드라마가 최소한 70년대 「팔도강산」류의 계몽·계도적인 분위기에서 탈피,작위성의 함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이는 곧 우리가 살아온 진솔한 삶의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강요되지 않은 감동」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나아가 극적 진실에 보다 접근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촌수필」은 원작에의 충실도란 측면에서도 평가할만하다.사실 이문구의 작품은 그 특유의 걸쭉한 입담과 만연체적 스토리전개로 TV극화 하기엔 상대적으로 어려운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연작형태의 원작을 해체해 사건별 혹은 연대순으로 재구성,그 문맥을 브라운관안에 온전히 용해시켜 놓음으로써 손상없는 메시지 전달에 성공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또한 시대극의 「운명」이라 할 세트 및 소품구입의 어려움을 무난히 해소,원작의 무대인 충남 보령군을 중심으로 토속적 정취의 초가집이나 베틀등 당시의 풍물을 충실히 재현함으로써 극적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신디사이저 대신 국악을 도입,해금가락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은 이 작품이 담고 있는 한국적 정서와도 맞닿아 있어 연출의도를 제대로 살렸다는 느낌이다.음향효과 또한 TV드라마 사상 최초로 스테레오로 제작돼 현장감을 더해 줬다. 다만 이 작품은 그 예술적 향기와는 별개로 완만한 극적 흐름과애정구도의 결여 탓인지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 나체사진/야한문구/연극포스터 관객을 유혹

    ◎공연장소·일정 안내보다 눈요기 치중/내용과 무관… 연극에 대한 불신 조장 연극 포스터들이 지나치게 「야하다」.공연장소와 일정등을 알려주는 연극 포스터들이 공연내용과는 무관한 여배우들의 나체사진을 싣거나 저속하고 야한 선전문구를 삽입해 「손님끌기용」내지는 「눈요기감」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이런류의 포스터들에 「성의 상품화」「상업주의」라는 비판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정도가 심해져 연극을 아끼는 사람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눈살마저 찌푸리게 만든다. 여기에다 한술 더 떠 관객들을 기만하는 선전문구가 들어있는가하면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과 같은 제목을 붙여 헷갈리게 하는 것도 있다.그래서 연극 포스터만 보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언짢은 기분마저 들게 한다.관객을 끌기 위한 이런 얄팍한 상술은 연극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관객을 잃는 치명타 역할을 한다. 극회 판이 지난 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명동엘칸토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북회귀선」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전라의 남녀 배우가 함께 누워있는 「북회귀선」 포스터는 사람들을 향한 여배우의 「묘한」 눈초리가 또한 「인상적」.이 포스터는 원작자가 엄연히 아나이 닌이라는 여성작가인데도 불구하고 지난해서야 완역·출간된 헨리 밀러의 소설「북회귀선」을 연극으로 각색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기 십상이다.제목 「북회귀선」옆에 작은 붉은 글씨로 원제「헨리와 준」이 명시돼있고 한쪽 귀퉁이에 원작가가 적혀있을 뿐이어서 웬만한 사람들은 놓치기 쉽게 되어있다.물론 극중에 남녀 주인공의 정사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선전할 필요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달 31일 공연이 끝난 민중극단의 「누가 누구」 포스터 역시 선정적이라는 측면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매한가지.전라를 한 여배우의 뒷모습이 히프 부근을 제목으로 가린 포스터다.이 경우도 연극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섹스 코미디」라는 문구와 함께 관객들에게 불필요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선전문구로 관객을 「기만」하는 예로는 극단과 공연장,연출가만 바꿔 오는 23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중인 극단 사조의 「누구시더라」가 대표적인 경우이다.극단 아름이 지난달 명동 엘칸토예술극장에서 김병훈연출로 공연했던 「발바리의 누구시더라」와 같은 작품으로 출연배우도 똑같다.이 작품에는 「그 여배우를 완전히 벗겼다!」「뜨겁고 깊은 연극」「남자는 왜­여배우의 술잔에 수면제를 타나?」등의 불필요한 문구가 널려있다.지난해에도 포스터가 야해 입에 오른 것만도 「붉은 방」「티타임의 정사」를 비롯해 「영자와 진택」등 수없이 많다. 외국처럼 공연안내 전문책자가 없는 우리 실정에서 공연에 대한 정보는 일간지 공연안내란과 극단들이 제작하는 포스터를 통해서 밖에 얻을 수 없다.또 공공게시판이 현저히 모자라 빈 자리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덕지덕지 붙어있는 포스터들은 단속원들의 눈에 띄기 무섭게 뜯겨지기 일쑤다.그래서 포스터는 엄청난 낭비지만 대안이 없어 연극계에서는 「필요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정적인사진과 야한 선전문구를 사용한 포스터는 길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잠시 끌 수는 있다.그리고 포스터를 보고 호기심에서 극장을 찾는 사람도 있다.그러나 이런류의 포스터에 현혹돼 연극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연극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아니다.
  • 고미술품/크리스털/모피류/고급품 전문수리점 각광

    ◎훼손 그림 약품처리­수정 통해 복원/이 빠진 샴페인잔 곱게 갈아 광택내/헌모피코트 새것처럼 디자인·손질 가보로 내려오는 고서화,큰 마음먹고 구입했던 그림처럼 가치가 있는 물건,혹은 혼수로 마련한 크리스털 그릇등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물건들이 못쓰게 상해버린 경우.차마 버릴 수도 없고 그대로 구석에 처박아 두자니 안타까운 마음뿐이지만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분명히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일반적인 곳에서는 다루기 까다로운 물건들을 새것처럼 고쳐주고 치료해주는 전문수선점들을 소개한다. ○수리기간 1주일 ▷크리스털제품◁ 크리스털 그릇은 맑고 투명해 멋스러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품목이다.때문에 혼수로 장만해 가기도 하며 선물로도 자주 선택되고 있다.그러나 다른 유리제품처럼 이가 빠지거나 금이 가면 쓸 수 없게 된다.회현지하상가에 있는 포룸파카크리스털(778­4803,776­2427)은 이처럼 못쓰게 된 크리스털제품들을 모아 전문기술자에게 보내주고 있다.두산에서 생산되는 파카크리스털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지만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중간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현재 못쓰게된 크리스털제품을 전문적으로 손봐 주는 곳은 두산공장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기술자의 공방이 유일하다.이가 빠진 경우 부위의 깊이만큼 다이아몬드파우더에 곱게 갈아 광을 내면 감쪽같아진다.금이 간 브랜디잔이나 샴페인잔은 그만큼 잘라내고 나면 보석함이나 아이스크림잔으로 쓸 수 있게 된다.밑 부분은 잘라서 곱게 갈아 여러개의 반지를 보관할 수도 있다.원상복구는 안되지만 훌륭한 생활용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리폼된 제품에 크게 불만이 있을때엔 다른 물건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수리기간은 보통 일주일정도.비용은 컵 한개에 2천5백원,화채볼이나 화병의 경우 4천∼5천원선.그밖에 유명 백화점의 크리스털전문매장에도 수선을 맞기면 공방에 보내준다. ○30만∼50만원선 ▷고미술품◁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기후변화가 심해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림이 쉽게 상한다.특히 고온다습한 여름 장마철을 몇해 지내고 나면 아까운그림들에 곰팡이가 슬고 얼룩이 생긴다.표구전문가들의 모임인 표구협회(736­0303)에서는 작품의 종류와 상한정도에 따라 전문수리인들을 연결해 준다.또 대부분의 유명 표구점이나 화랑에서는 이처럼 상한 고미술품의 원형을 되살려 주는 작업을 해주고 있다.인사동에 있는 동문당(732­40 74)도 그 가운데 한곳.작품이 귀해서 손대기 조심스럽거나 상한 상태가 심한 경우 전국의 화랑들이 수선을 의뢰하는 곳이 고산방(739­40 53)이다.이곳에서 작품의 재질에 따라 특수 화학약품 처리로 곰팡이자국,얼룩,낙서등을 빼고 그 다음 수정전문가의 손에 의해 파손된 부위가 제모습을 찾게 된다.물에 담가 약품을 제거하고 다시 복원상태에 따라 여러차례에 걸쳐 약품처리를 하고 수정작업도 배접후에 재수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기간을 좀 여유있게 잡아야 한다.고화의 경우 처리기간은 약2개월정도.40호 전지크기의 근대화는 12만원,10폭 병풍도 30만원가량에 원형을 되살릴 수 있다.고화는 30만∼50만원,고화 병풍이 50만∼60만원 ○변형그림도 복구 ▷서양화◁ 유화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곳은 인사동 수도약국2층에 위치한 그림보존연구소(732­44 25)한곳.국립현대미술관 보존과학실에서도 유화복원작업을 하지만 일반인들의 소장품을 취급하진 않고 있다.지난 89년 문을 연 그림보존연구소(소장 최명윤)는 화방이나 표구사에서 사용하는 갖가지 도구들외에 물감의 화학적 성분을 알아내는 분석기등을 갖추고 유화의 복원과 보존작업을 해준다.그림은 자연상태에서 진동,습도,빛,온도에 의해 훼손되거나 인위적으로 파손되기 쉽다.이곳에서는 먼지와 불순물로 훼손된 그림을 닦아내는 작업,귀한 작품을 변형되지 않도록 보강해주는 작업,그림에서 물감 부분만을 남기고 캔버스와 틀을 교체해 주는 작업,틀보다 줄어든 그림을 원래대로 늘리는 작업등이 가능하다.과학적인 분석자료를 참고로 하긴 하지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경험적인 것이 토대가 된다는 것이 최소장의 설명이다.복원 및 보존처리 기간은 훼손상태에 따라 달라 길게는 몇개월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황변 벗겨내기와 같이 간단한 작업은 5만원이면 할 수 있다.○자사제품 무료로 ▷모피류◁ 가장 값비싼 의류의 하나로 꼽히는 모피도 관리 소홀로 좀이 슬거나 유행이 지나면 결국 옷장신세가 된다.모피코트류는 작은 조각들을 이어 만들기 때문에 충분히 리폼이 가능하다.근화나 진도등 유명 모피회사는 자사 제품의 경우 무료로 리폼작업을 해주고 있다.깃의 크기를 줄이거나 길이를 자르고 안감을 교체해 주는등 사이즈를 늘리는 것을 제외하고 원하는대로 수선할 수 있다. 상표가 불분명한 국외제작 모피는 압구정동 한양아파트35동 건너편에 있는 오경자모피점(546­99 33)에서 전문적으로 해결해 준다.깃 모양을 바꾸거나 소매,길이를 줄이는 작업부터 원래의 디자인을 해체시켜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깔끔하게 처리해준다.수선비용은 얼마나 손을 대는지에 따라 6만원부터 60만원선으로 비싼 편이지만 새로 구입할 경우를 생각하면 투자해볼만하다는 것이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의견이다.
  • 이완용 땅 소송파문 확산/증손 이윤형씨,17건 제소… 6건 승소

    ◎대다수 국민,“매국대가 재산 몰수해야” 우리나라를 일본에 팔아넘겼던 이완용의 후손이 벌이는 재산찾기작업이 법논리와 국민감정 사이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완용의 증손자로 법적상속인인 이윤형씨(59·서울 도봉구 쌍문동)는 지난88년부터 17건의 이완용이 소유했던 토지관련 소유권 소송을 제기,이중 6건을 승소해 2천1백70평(시가 60억원)의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이는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당시 받은 15만원과 총리대신퇴직금 1천4백여원으로 매입한 전국에 걸친 수백만평의 부동산 가운데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윤형씨는 이에따라 법률자문을 맡고있는 박성귀·유선호변호사 및 전문토지브로커들의 도움을 받아 재산복원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이 언론에 보도돼 사회적 우려와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자 정치권에서도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민주당의 김원웅·제정구의원은 지난달 26일 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몰수하는 특별법의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사법부가 법제정때까지 이와관련된 소송의 판결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의원은 『이윤형씨가 스스로 형성한 재산이라면 법률로서 보호돼야 하지만 그 증조부인 이완용이 매국의 대가로 형성한 재산은 결코 법으로 보호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의원이외에도 민자당의 성무용·구천서·박명환의원과 국민당의 원광호의원등이 이같은 취지에 동참,입법준비를 위한 실무회의를 갖는 한편 법원등에서 관련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은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조계 및 정치권에서는 이완용의 재산을 몰수하기 위한 특별법의 제정은 좀더 신중히 검토해야될 문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별법이 소급입법이 될 수 밖에 없는데다 사유재산권의 침해라는 지적도 나타날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내에서는 이씨의 행위가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는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법률문제를 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입법과 사법부의 법적용은좀더 두고봐야겠으나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치부한 재산을 그 후손이 물려받겠다는 일은 도저히 용인할수 없는 것이 국민의 전반적인 감정인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민주당의 박우섭부대변인은 이와관련, 『이윤형씨가 지금이라도 소송을 포기하는 것이 「대를 이어 반민주행위를 한다」는 지탄을 조금이나마 면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 억울한 낙방생 모두 구제 예상/교육부 “차점자충원” 대학에 통보

    ◎학사마비로 절차 등 복잡할듯 올해 광운대 부정합격자가 모두 42명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로 인해 합격점수를 얻고도 불합격한 「억울한 낙방생」들에 대한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은 대학의 입시업무처리관례상 일단 합격자가 발표되고 나면 합격자의 등록포기등 입학포기가 아니면 결원충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의 동국대 건국대등 입시부정 적발로 결원이 생겼을 경우에도 입시부정으로 인한 결원은 충원되지 않았다.입시부정으로 생겨난 피해자들이 구제되지 못한 셈이다. 다만 각 대학들은 합격자의 등록포기등의 경우에 대비해 입학시험 최종사정회의때 각 학과당 입학정원의 10% 정도의 예비합격생을 성적순으로 정리,합격자발표와 함께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광운대 입시부정에선 확인된 93학년도 부정입학자수가 전기10명 후기32명등 유례없이 큰 규모여서 이들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교육부차원의 구제방침이 마련돼 모두 구제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4일 「대학입시 부정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광운대등 부정합격자들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를 모두 구제한다』는 방침을 관련대학들에 통보했다. 광운대측도 부정합격이 확인된 이상,부정합격자들의 합격을 취소하고 결원을 당연히 합격했어야 했을 차점자들로 충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 마련에도 불구,합격취소로 생긴 결원충원이 국내대학사상 처음인데다가 부정입학사건의 재단연루문제와 관련,광운대의 학사업무가 마비상태에 있어 낙방한 차점자들이 합격통지서를 손에 쥐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광운대측이 발표한 예비합격생명단도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는데다 입학사정의 근거가 되는 93학년도 입시사정 결과가 담긴 입시사정 마그네틱테이프가 경찰에 압수돼 조사받고 있는 상태여서 결원충원작업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처리가 마무리된 뒤에야 이루어질 전망이다.
  • 원작의 향기 그대로…/고전문학 번역출간 잇따라

    ◎베스트셀러작가 최신작 위주서 탈피/출판사들 앞다퉈 참여… 전집으로 완역/셰익스피어·괴테·장자 등 동서양 망라 「책의 해」를 맞아 외국의 고전들이 잇따라 전집으로 완역돼 독서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90년부터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번역문학출판은 미국등 구미 베스트셀러작가들의 최신 작품들과 단행본 위주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인다.「아라비안 나이트」「펠로폰네소스 전쟁사」「헤르만 헤세전집」에 이르기까지 대상이 광범위하게 확대됐다. 최근 번역문학의 특징은 외국문학의 원전 또는 고전격이랄 수 있는 작품들의 번역과 세익스피어 도스토예프스키 괴테 헤세등 작고한 외국작가들의 전집발간으로 간추릴 수 있다.우선 「이솝우화」「걸리버 여행기」에 이어 「천일야화」로 알려져있는 리처드 버튼원작의 「아라비안 나이트」(범우사간)가 뽑힌다.김병철 중앙대 명예교수의 7년간의 번역작업끝에 오는 3월 10권을 완역을 목표로 한 이 작품은 1차분 5권이 이미 출간됐다.「아라비안 나이트」는 문학도를 위한 기본도서일뿐 아니라다이제스트판만 접했던 독자에게는 원전의 문학적 향기를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밖에 기원전 사람이 동물로 변한 신화들만을 모아놓은 「메타 몰포시스」(오비디우스 편역)와 그리스·로마 신화집,「펠로폰네소스 전쟁사」(2권)등이 올해안에 번역·출간될 예정이다.현암사에서도 「장자」를 자세한 주석을 달아 새로 번역해 내놓은데 이어 「노자」「한시」「벽암록」등도 차례로 펴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괴테전집(총28권)출간으로 전집출판에 뛰어든 현대소설사는 올해부터 오는 94년까지 모두 21권으로 「헤르만 헤세전집」출간도 병행한다.헤세전집에는 소설 시뿐 아니라 동화 산문 평론 논문등이 총망라돼 명실상부한 전집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민음사도 이달안에 출간되는 「맥베드」를 시작으로 셰익스피어전집을 내놓는다.연세대 최종철교수가 번역한 「맥베드」는 운문으로 되어있는 원작의 묘를 그대로 살려 「우리나라 번역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것이 출판사측의 주장이다.대표희곡 13∼15작품을 선정,1차적으로 출간한다.또내년초에 첫 작품을 낸다는 목표로 체호프전집 번역작업에도 착수했다. 러시아문학을 주로 번역·출판하고 있는 열린책들은 오는 6월 마야코프스키전집(모두 4권)발간에 이어 수년동안 준비해온 도스토예프스키전집을 오는 10월부터 2년 예정으로 모두 20권으로 펴낼 계획이다.개인전집번역출간은 지난 91년 나온 「장 그루니에전집」(청하·23권)을 기점으로 활발해져 그후 니체전집(청하)「제임스 조이스전집」(6권)「카뮈 전집」(책세상)등으로 이어졌다. 한편 범우사는 10∼15,6세기 고전문학번역으로 다른 출판사들과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번역작업에 들어간 「리베룽겐의 노래」샘족의 신화등 아랍문화권의 고전번역이 바로 그것이다.유수 출판사들의 활발한 원전번역에 대해 이영준 민음사주간은 『수익사업의 차원을 떠나 고전들은 제대로 된 번역문으로 읽혀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이런 추세라면 10년내에 일본의 번역문학수준과 어깨를 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전문번역가의 수준도 높아지고 수적으로도 늘었지만 우리말과 외국어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력부족은 우리번역문학의 숙제로 남아있다.
  • 젊은 연극인들의 패기넘친 실험무대

    ◎극단 신화의 이색워크숍 「자유무대」를 가다/5개 소품 공연… 관객과 대화의 시간도 마련 『연극들을 통해 무엇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 했는지 묻고 싶어요』『질문하신 분은 연극에서 무엇을 얻거나 보고 싶습니까』.『첫 작품인 「가을소나타」에서 배우가 극중 인물과 자신의 개인감정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보다 절제된 감정표현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저희의 의도는 감정을 억제하기 보다는 진솔하게 표현하는 데에있습니다.미숙한 점이 많아 지나치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31일 하오4시30분 대학로 「열음소극장」.젊은 연극인들의 극단인 「작은신화」가 29일부터 31일까지 3일동안 마련한 이색 워크숍「자유무대」가 공연되고 있는 현장.20평정도밖에 안되보이는 지하 비좁은 공간에 20∼30대 남녀 70여명이 방금 끝난 공연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객석 여기저기에 중년관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어 이채롭다. 조명이 환하게 켜진 무대에는 「가을소나타」(잉그마르 베르히만원작)와 「즉흥극」(공동창작)에 출연했던 사람들이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경험이 적은 젊은 연극인들이 무대에서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무대에 대한 정형성을 깨고자 노력했습니다.나름대로 새로운 무대표현법을 모색코자 머리를 맞대고 고민도 했구요.머리속으로 상상한 것을 무대화시키는데 어려움도 있었습니다.연극을 보신 소감이나 궁금하다거나 미흡했다고 느낀 점들을 거리낌없이 말씀해주십시오』 「관객과의 대화」의 진행을 맡은 사회자의 소갯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객석 여기저기에서 궁금한 손들이 올라갔다. 『이번 워크숍은 정기공연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실험적인 무대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그런데 오늘 공연된 「가을소나타」의 경우 기존의 공연들과 별 차이가 없는데 이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 젊은 여성관객이 「실험성」이라는 워크숍의 목적에 대해 질문하고 나섰다.『마땅한 작품을 못찾은데 근본 원인이 있겠지만 참석자들 모두가 리얼리즘 연극을 제대로 한 뒤에야 실험극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밑거름이 될 수있는 작품을 찾게됐고 배우들의 연기에 중점을 뒀다』는 배우의 설명이 뒤따랐다. 두번째 작품인 「즉흥극」은 기존의 극형식을 깨뜨리고 무엇이든지 연극화하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했던 작품인만큼 극형식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즉흥극이라고는 하지만 연습과정에서 배우들끼리 연기와 관련해 사전약속이 있었을텐데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의 즉흥극이 아니지 않는가』라거나『극중극에서의 등장인물과 배우자신과의 경계가 가능한가』등등이었다. 『미숙하다는 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습니다.그러나 저희들은 이번 작업을 통해 무대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었습니다.무대위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기도 했습니다』 한 여배우의 답에 무대위에 있던 다른 참석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1시간동안 계속된 「관객과의 대화」는 연극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보여주었다.연극에 대한 관객의 요구,어떤 것을 보고 싶어하는가라는 관객들의 요구사항을 연극인들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값진 자리였다. 뜨거운 박수속에 끝마친 「자유무대」에는 움직임이 거의 없는 극히 「연극성이 적은 연극」과 베케트의 부조리극을 연상시키는 작품등 다양성과 실험성이 표출됐다.그러나 3명이내의 1시간짜리 공연이라는 당초의 제약조건이 지켜지지 않았고 무대위에 펼쳐지는 젊은 연극인들의 상상력의 범위가 기대만큼 넓지않았던데 아쉬움이 남는다.그러나 첫시도에서 그 의미를 찾고자한 관객들은 뿌듯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 극단 작은신화 극예술발전연/연극중흥 앞당기기 무대

    ◎작은신화­31일까지 워크숍·극발연­창작극 활성화 노력/작은신화/3∼6명 1팀,5개조 나눠 공연/극발연/전무송씨 등 「북어대가리」 선보여 선 후배 연극인들이 연극중흥의 묘책을 마련해 겨울연극가에 뛰어들어 활기찬 시동을 걸게됐다.이는 실험성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극단 「작은신화」가 새로운 형식의 워크숍인 「자유무대」를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열음소극장(764­1378)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또 전무송 최종원 정운봉 이일섭씨등 중견연극배우들이 모여 창작극 활성화및 대중화를 위한 「극예술발전연구회」(극·발·연)를 만들어 연극계는 더욱 고무되고 있다.연구회는 첫 작품으로 이강백씨의 「북어대가리」를 김광림씨 연출로 다음달 11일부터 3월28일까지 성좌소극장(741­5920)에서 공연한다. 극단 작은신화가 지난해말부터 준비한 「자유무대」는 젊은이들의 실험정신이 마음껏 펼쳐질수 있는 무대.「자유무대」는 일정한 제약조건을 미리 정해놓고 그 한도내에서는 무대위에서 시도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형식에 개방돼있다.완성된형식보다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표현양식의 실험을 목표로 출범했다. 「자유무대」는 한마디로 마음껏 무대위에서 흐드러지게 연극적으로 「놀」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젊은 연극인들의 번뜩이는 재치와 아이디어가 여과없이 풍성하게 쏟아져 새로운 무대표현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또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를 좁히고 연극에 대한 살아있는 요구를 직접 듣기 위해 공연이 끝날때마다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을 두기로 했다. 극단 작은신화는 이색 워크숍「자유무대」를 연례행사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며 다른 극단과 개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았다.올해 「자유무대1」에는 모두 3∼6명으로 구성된 5개팀이 참여해 하루 2회 공연에 나선다.매회당 2개팀이 연속적으로 공연하게 되며 관람료는 무료다.공연작품들은 「여인들」(공동창작·공동연출),「가을소나타」(잉그마르 베르히만원작 이승훈연출),「즉흥극」(테드 모젤원작 홍성경연출),「오후4시의 희망」(공동창작·공동연출),「사랑의 편지들」(A.R.거니원작 최용훈연출)등이다. 한편 중견 연극인들이 모여 결성한 「극예술발전연구회」는 강제성을 띠는 단체는 아니다.이보다 번역극에 떠밀려나고 있는 우리 창작극의 열악한 현실을 좋은 작품,좋은 연기라는 「정석」으로 헤쳐나가겠다는 같은 또래 소수 연극인들의 모임이다. 이번에 무대에 올려지는 「북어대가리」는 삶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지못하고 작은 부속품처럼 살아가는 오늘날 인간의 왜소한 모습을 그리고 있는 작품.자앙과 기임은 창고속에 사는 창고지기이다.이들이 하는 일이라곤 매일 새벽 화물트럭이 실어다놓는 부속품 상자들을 분류해 창고에 보관했다가는 출고목록에 따라 상자들을 트럭에 옮겨 실는 것이다. 현실에 만족하는 자앙과 창고지기에서 벗어나려는 기임.일에 대한 두 주인공의 태도가 대비를 이룬다.어느날 창고지기 생활에 염증을 느낀 기임은 일부러 상자 하나를 바꿔 트럭에 실어 보냈지만 며칠이 지나도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들려오질 않는다.기임은 변화를 찾아 창고를 떠나고 식탁위에는 기임에게 끓여주고 남은 북어대가리만이 남는다. 자기만의 좁은 세상에 갇혀 사는 자앙은 전무송씨가,그리고 기임은 최종원씨가 맡아 앙상블을 이룬다.
  • 희곡작가 박조열씨(이세기의 인물탐구:12)

    ◎연극계에 신풍일으킨 “지적작가”/발표하는 작품마다 주옥편·문제작·수작 일색/특유의 표현력으로 주제부각… 관객들 매료/「오장군의 발톱」으로 백상예술상대상·희곡상 수상 박조열이란 이름은 몰라도 희곡 「오장군의 발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이 희곡은 74년당시 예륜의 「공연불가」판정으로 연극계를 떠들썩하게 했고 88년 해금되어 문예극장대극장 무대에 올려졌을때 「역시 박조열 희곡」 찬탄을 금치못하게 했다. 탄탄한 극적 구성과 그 소재의 특이성,해학적이라 할 작가특유의 언어 표현의 탄력성은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다. 그의 작가적 자존심은 연극의 어디에서도 잔재주를 부리거나 관객에게 아부하지 않는다.진지하게 대상에 정면 대결하면서 작품이 의도하는 바를 연극속에 용해시켜 설득력있게 관객의 심금을 움직이게 하고있다.어떤 소재를 어떤 시각으로 다루던 극의 테마를 작품 전편에 도도하게 깔고있으면서도 지성의 감성을 잃지않는 것도 대단하다.감상과 정조에 탐닉한 나머지 작품의 객관성을 파괴하는 일도 없다.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무대를 바라보면서 한정된 공간속에서 빚어지는 여러종류의 갈등을 저나름대로의 시각으로 판단하게 한다.그는 연극의 격조뿐아니라 이를 감상하는 관객을 그만큼 존중해주는 작가다. 연극계데뷔 28년만인 91년,첫희곡집 「오장군의 발톱」을 펴냈을때 평소 그를 총애해 마지않던 연극계의 원로 여석기씨는 그의 희곡집출간을 「기특하다」고 표현했었다.「기특하다」는 표현을 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지독하리만큼 「과작」인 그가 과연 「책한권」이 될만한 분량의 희곡작품을 썼느냐는 것이다.두번째는 「남달리 깐깐하고 결벽성이 강한 그가 자작품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어 세상에 선보이겠는가」하는 평소의 그의 사람됨과 성품을 꿰뚫어 알고있는 입장에서의 소견이다. 어쩌면 수년후로 미루거나 또는 영영 이루지 못했을 이 창작희곡집은 그를 아끼는 후배들의 권유와 강요에 못이긴 소산인 셈이다. ○30년간 쓴 희곡 9편뿐 박조열은 연극계에 몸담은지 30년동안 단 9편의 희곡을 썼을 뿐이다. 단9편의 희곡만으로 그는 연극계의두드러진 존재가 되었고 그의 희곡은 어떤 누구의 작품보다 많이 연극무대에 올려졌다.이는 뛰어난 작품성과 글에 대한 완벽주의,확고한 주관의 작가정신 때문임을 새삼스럽게 거론할 필요는 없다.세속적인 것에 대한 일체의 거부,불의와 뻔뻔스러움을 용납치않는 단호한 의지는 희곡을 쓰지않는 동안의 여러 글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그 좋은 예로 그의 대표작이자 문제작인 「오장군의 발톱」을 들수있다. 「오장군­」은 문예진흥원이 주는 첫번째 창작희곡지원작가로 선정되어 쓴 작품이다. 성은 「오」이고 이름은 「장군」인 이 땅의 무식하고 가난하고 순수한 심성을 지닌 한 농부와 군대에 간 아들 걱정으로 잠못이루는 따뜻하고 다감한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뚜렷한 명분없이 단지 주인공이 「소총병」이며 「반전」과 관련된 대목이 삽입됐다는 이유만으로 이 연극은 연습도중 발이 묶여 긴 어둠속에 사장됐었다. 공연이 좌절됐다는 실망도 실망이지만 이에 충격받은 작가는 이때부터 창작의욕을 잃고 붓을꺾다시피 긴 칩거에 들어갔다. 그 이전까지는 그의 희곡이 무대에 올려질 때마다 관객의 호응과 평자들의 주목을 받아 그때마다 「정신세계가 풍요로운 지적 작가」로 지적되곤 했다. 데뷔희곡인 「관광지대」는 당시의 국시인 「유엔을 통한 남북통일 정책을 위반」했고 「미국 대표를 냉소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논란되면서 대학극의 단골 레퍼토리가 되는등 젊은 연극도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또 작가로 하여금 「희곡의 재미」를 체험케하여 극작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게된 계기가 되게했다. 다음작품인 「토끼와 포수」는 달리 설명을 하지않아도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의 하나다.이 연극은 「우리 연극계에 일대 신풍을 일으킨 무대」로 평가받았다.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극진행과 대사와 대사의 숨막힐 듯한 불꽃대결,연극만의 특권인 대사해학과 동작변화의 반전시도는 관객의 시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이 연극은 김정옥연출로 극단 민중극장이 초연하여 동아연극상대상·연기상·극본상을 휩쓸었고 지금도 각 극단들이,그리고 지방극단·대학극에서 다투어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렇게 발표하는 작품마다 「주옥편­문제작­수작」일색이었다.그중에서도 「목이 긴 두사람의 대화」는 이른바 우리연극에서의 반연극·불조이극의 시범이라 할수있는 극작법이 특징이다. 통일문제가 극도로 터부시되던 시절,그 벽을 뚫기위한 방법으로 동문서답식의 모호성과 추상성을 의도적으로 구사하여 작품이 말하려는 진의를 맨끝장면에서 관객이 깨닫게하는 은유법으로 극을 만들어나갔다.이 연극을 통해 관객들은 흥미롭고도 자극적인 새로운 관극경험을 할수 있었다. ○흥미롭고도 자극적 「오장군­」의 「공연불가」방침에 못지않게 그를 분노케한 것은 오장군에 대한 연극계의 비겁한(?)침묵이었다.그것이 부당한 판정임을 알면서도 누구하나 부당함을 말하려하지 않았다. 생계수단으로 방송극에 손대는 동안에도 그는 그에게서 「연극」을 빼앗아간 분노가 앙금처럼 가슴에 남아 이를 회복하겠다는 일념에 불탔다.정신적으로 왕성하던 시기에 혼신의 힘을 쏟아 희곡에 손댔고 얼마든지 샘물처럼 글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누군가 그를 가로 막아버린 것이다.창작의 샘물줄기를 잔혹하게 절단시켜버린 것이다.그는 비수같은 노여움을 죽이고 오로지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86년 연극협이 처음 설치한 극작분과위 초대위원장에 추대되자 먼저 「규제 작품」들을 구제하는데 총대를 메기로 결심했다. 「남북문제」 「통일문제」에 대한 규제의 한계가 불투명하고 기껏 「단어 한자」에 신경을 곤두세우려는 그 법자체가 설득력이 없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첫번째 시도로 그해 「한국연극」(4월호)에 「표현에 대한 한계장황과 개선책」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글 자체는 부드러웠으나 「공연법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임을 전제,「공연윤에서 윤리적으로 잘못된 부분들을 가시적인 잣대로 규제하려들기보다 이를 오히려 자정기능에 맡기라」고 은근히 꼬집었다. 이를 기화로 신문·방송과 각분야전문지들은 일제히 「표현의 자유」를 다투어 보도하는등 이를 다각적이고도 집중적으로 조명하기에 이르렀다.그는 제11회 서울연극제 심포지엄에서도 『표현의 자유란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생각하자』고 역설,이어서 「한국연극」 「공간」 「예술과 비평」지 등에 같은 논조의 글을 발표,일본연극전문지 「신극」에도 이후 4년간 한국연극계 동향에대한 평문을 기고하여 일반과 전문기관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당위성과 인식을 일깨우는데 앞장섰다.그는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기 위해 일본 동경대 교수인 오쿠다이라 야스히로(오평강홍)의 「표현의 자유」(전3권)등의 저서를 구입하여 밤새도록 세밀분석으로 독파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1·4후퇴때 월남 88년 비로소 긴 어둠에 갇혔던 「오장군­」이 「햇빛」을 보게 되었다.그리고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로 어렵게 막올린 「오장군­」 공연은 그의 가슴속의 울분을 속시원히 씻어줬을 뿐만아니라 전례없는 대호평으로 그해 백상예술상대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다.그는 연극계에 돌아왔다.그처럼 아끼고 사랑해온 연극계 중심부에서 이제는 리더의 위치로 우뚝 서게 되었다. 박조열은 함남함주에서지주의 외아들로 출생,문학하는 친척이 집안에 있어 쉽사리 문학적 분위기에 빠져 들어갔다.도스토예프스키와 안톤 체호프,버나드 쇼와 몰리에르에 심취하여 그때까지는 막연히 소설가를 꿈꿨을뿐 극작가가 되리라곤 상상치 못했었다. 고향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다가 「지주신분」을 숨긴 것이 드러나 산간오지로 좌천되면서 월남을 결심,1·4후퇴때 흥남부두에서 남쪽으로 가는 LST에 승선했고 묵호항 정착후 육군에 지원,12년간의 군복무시절의 삽화를 정리한 것이 연극 「오장군­」이다. 험준한 산악 최전방 소대원으로 근무하던 51년,허약체질인 그가 고된 산중의 강행군을 견디다못해 「자결」을 결심하려던 순간,어디선가 그를 황급히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는 「자결한 아들의 소식」을 듣게될 어머니의 한을 생각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긴 과거를 간직하고있다. 그때 산중의 목소리는 「생사조차 알길없는 당신의 외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가이없는 정념이 천리길 첩첩산을 넘고 휴전선 지뢰밭을 넘어」그에게 와닿는 순간이었음을 그는 생생하게 기억하고있다. 그는 남편을 존경하고 믿는 부인 최선분여사(58)와 공부잘하는 외아들(현섭씨·31·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어머니 그리운 마음」에 밤새도록 술 마시며 눈물지을 때가 잦다고 말한다.그리고 고향을 등진지 40년이 지난 오늘도 어제일처럼 손에 잡히고 눈에 밟히는 두고온 산하,고향의 얼굴들이 잊힐리야 없다.따라서 남북통일문제는 그의 희곡속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커다란 기둥줄기가 될수밖에 없음을 이해할 만하다. 그는 요즘 15년만에 국립극장 가을공연 위촉작품과 태평양국제연극제를 위한 새 희곡 집필에 들어가 있다.그의 손으로 찾은 「표현의 자유」이후 주제를 마음껏 펼칠수 있는 최초의 작품이 될것이다.작가의 사명감과 투철한 작가정신,깐깐하고 곧고 불의와 세속을 거부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연극의 자존심을 돌이켜 아마도 또하나 우리에게 「자랑스러움」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보 ▲1930년10월 함남 함주군 하조양면 지주인 박승훈씨와 최한익여사의 1남4녀중 장남 ▲47년함남중학(구 함남고보)졸업 ▲49년 중등교원 자격시험합격(문학),원산공업학교교사­마전리중 전근 ▲50년 흥남철수때 월남,육군지원입대이후 12년간 군복무 ▲63년 육군예편,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연구과정(극작수업),단막희곡 「관광지대」(단막희곡 28인선 수록) ▲64년 장막희곡 「토끼와 포수」극단 민중극장 초연 ▲65년 희곡 「소식」극단 민중극당 초연 ▲66년 단막희곡 「목이 긴 두 사람의 대화」극단「탈」초연 ▲67년 단막희곡 「불임증 부부」(저승에서 만난 부부)극단 「탈」초연 ▲70년 희곡 「흰둥이의 방문」 ▲74년 희곡 「오장군의 발톱」예륜 「공연불가」판정 ▲75년 여석기씨와 함께 한국극작워크숍 창설 ▲76년 희곡 「가면과 진실」(문예진흥원 창작희곡지원작가),희곡 「조만식은 아직도 살아있는가」 ▲79년 한국최초의 FM 음악드라마 「음락가의 소상」(11개월 집필) ▲80년 독립투쟁과 사상분열사를 다룬 장편다큐멘터리 「땅의 아들들」(10개월 집필) ▲83년 일본연극계 견문 ▲86년 한국연극협회 극작분과위원회 초대위원장 ▲88년 「오장군의 발톱」해금(극단 미추 초연) ▲89년 ITI(국제연극협회)헬싱키총회 참석 ▲92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산하 세계문학 연구소 심포지엄에서 「한국연극계의 글라스노스치」강연,일본마에바시(전교)예술제 심포지엄서 「한국의 현대연극」강연,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국제연극제 극단 미추의 「오장군의 발톱」공연참관 ▲88∼현재 숭의여전 문창과 출강 동아연극상 대상(희곡상),제8회 대한민국 방송대상,백상예술상 대상(희곡상) 「오장군의 발톱」「총독 돌아오다」「한국현대단막극선」
  • 한극연극배우협 「어머니」 서울연극앙상블 「코뿔소」/신춘연극계 장식

    ◎어머니/평범한 한어머니의 혁명가 변신과정 극화/코뿔소/프랑스 부조리극의 선구자 이오네스코작 연초부터 비중있는 번역극들이 연극무대에 올려지고 있다.극단 산울림의 「죄와 벌」에 이어 한국연극배우협회가 창립2주년을 맞아 오는 24일부터 2월6일까지 서울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막심 고리키 원작소설 「어머니」를 공연한다.이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서울연극앙상블도 오는 30일부터 3월3일까지 바탕골소극장에서 루마니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극작가 이오네스코의 대표작 「코뿔소」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 「어머니」는 한때 금서였던 막심 고리키의 원작 소설을 구동독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각색한 것으로 무지하고 평범한 한 어머니가 혁명가로 변신해가는 변화과정과 인생행적을 그리고 있다.브레히트가 1932년 원작의 기본틀은 유지하면서 절제되고 속도감있게 희곡화한 이 작품에는 고설봉 강계식 추석양씨등 원로연극인을 포함해 모두 64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김효경씨는 이념적인 문제보다는 아들을 향한 모성에서 출발해 모든 인류에 대한 모성적인 사랑으로 발전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브레히트 특유의 연극적 테크닉과 군무등으로 대형무대가 꽉차게 펼쳐보일 생각이다.이와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실정에서 연극 「어머니」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20년간 무대를 지켜온 중견 연기자 조한희씨가 강직한 어머니역을,그리고 정현씨가 아들역을 맡아 열연한다. 한편 지난해 브레히트의 「남자는 남자다」로 호평을 받았던 서울연극앙상블의 「코뿔소」 역시 관심을 끄는 작품.부조리극의 대명사처럼 알려져있는 이오네스코의 대표작으로 일요일 아침 프랑스 어느 도시에 갑자기 나타난 코뿔소가 도시를 휘젓고 다니다 어느주부의 애완고양이를 밟아죽이는 사건이 일어난다.날로 늘어가는 코뿔소의 실체가 이기적인 동네사람들임을 알게된 베난제는 인간의 모습을 지켜나가려고 애쓴다.인간의 집단군중화에 대한 공포와 그속에서 인간의 개인적인 존엄성을 지키려는 한 개인의 눈물겨운 싸움이 그려진다.황동근씨가 연출하고 김창용 김승철 남지헌씨등이 출연한다. 두 작품 모두 인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현실속의 우리를 뒤돌아보게 할 것같다.
  • 권위주의 청산… 사법 중립화 진전/6공 5년 국정평가 내용

    ◎6·29선언 실천… 지자제부활·인권신장/언론기본법 폐지… 자율·경쟁체제 확립/남북한 유엔 가입 실현… 국제 위상 제고/전방위외교 결실… 통일기반 구축/대내외 난관 딛고 경제안정기조 확보/국민의보­연금제로 획기적 복지향상/2백만호 주택건설… 부동산값 고삐잡아 정부는 14일 상오 청와대에서 현승종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전원,각부처 차관 및 외청장,각부처 본부 1급이상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평가종합보고회」를 열고 6공출범이후 각 분야별로 지난 5년간 수행한 국정운영성과를 평가하고 향후과제 등 국정마무리와 관련한 내용을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했다.이날 회의는 총괄보고인 「종합평가」에 이어 「민주화개혁」,「북방정책과 통일기반 구축」,「선진경제기반 구축과 국민생활 향상」,「교육개혁과 문화창달」순으로 진행됐다.보고내용 요지는 다음과 같다. ○주요성과 ▲6공화국의 주요성과=6공화국은 민주화라는 국내의 전환기적 진통과 세계경제의 침체등 어려운 국제환경속에서 출범했다. 이렇듯 어려운 여건속에서도6공정부는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시대」구현이라는 새로운 사회를 국민들에게 약속하기위해 민주화·자율화·개방화를 정책기조로 설정했다. 이러한 정책기조의 차질없는 실현을 위해 부문별 세부계획과 공약사업의 실천계획을 일관성있게 추진해왔으며 특히 「20대 역점시책」을 선정,집중적인 관리를 해왔다. 그 결과 민주화측면에서는 지난 시대의 권위주의를 청산,인권신장과 지방자치제부활등 개혁적 노력을 지속해 민주시대의 새장을 열었다. 대외적으로도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북방외교와 통일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이고 민족적 염원인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민주화에 따른 부작용등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 안정기조의 회복과 함께 높은 소득증가와 고용안정을 이룩했다. 사회적으로는 전국민의료보험,국민연금제·부동산투기근절및 주택2백만호건설·농어촌구조개선등 정책추진을 통해 사회적 형평과 국민복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밖에 교육환경개선·문화예술의 향유기회 확대등 국민생활의 질적인 면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대통령공약사업의 이행에도 총력을 기울여 총4백59건의 공약사업중 57%에 이르는 2백60건을 완료하고 나머지 1백99건도 정상추진중이거나 절차가 진행중에 있다. 사업비는 지난 92년까지 48조6천9백60억원(54%)을 투자했고 올해에도 8조6천4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종합평가=국정운영을 종합적으로 볼때 6공화국정부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유례없이 민주발전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하고 평화통일의 디딤돌을 확고히 하면서 선진복지사회의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노태우대통령의 9·18결단으로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공명정대한 선거문화를 이룩함으로써 출범 당시의 6·29선언은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귀결돼 21세기 선진사회를 향한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했다. 선진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앞으로 무엇보다 틀이 갖추어진 민주적 제도와 조화될 수 있는 합리적인 사회질서의 확립과 의식의 선진화를 이룩해야한다. 또 물가안정의 바탕위에서 산업경쟁력강화시책의 가시적인 성과가나타나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하면서 사회간접자본시설등 중장기투자계획을 착실히 추진해나가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적 노력이 지속되어야한다. ○민주개혁 ▲6·29선언의 실천=기본적인 인권이 최대한 신장되고 사법부의 실질적 독립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등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완성됨으로써 한 차원높은 민주주의가 실현됐다. 특히 헌법재판소설치 및 위헌법률심사제도 활성화·검찰의 중립성보장으로 사법제도가 보완됐다. 구속적부심 확대 및 피해자진술권 보장등 형사절차상의 인권신장으로 국민의 기본권침해가 방지됐으며 무주택서민의 임대차보호제도실시,법률구조공단사업확충,서민보호법률서비스의 대폭향상으로 서민대중의 권익이 보호됐다. 또 국가보안법과 사회보호법개정·사회안전법의 폐지로 인권침해방지를 위한 제도가 개혁됐다. ▲언론자유의 창달=언론기본법의 폐지로 언론의 자율과 경쟁이 보장됐다. 이에따라 정기간행물의 등록이 전면 개방됨으로써 6·29선언당시 2천2백36종이었던 정기간행물이 92년 말에는 3배가 넘는 6천9백55종이 됐다. 또 지방주재기자제도가 전면 부활되고 프레스카드 발급제도가 폐지됐으며 신문발행면수와 구독료가 완전자율화됐다. 노동조합설립과 운영의 자율화가 신장되고 근로조건이 향상되는등 민주·자율적인 노사관계가 정착됐다. ▲지방자치의실현=30년만에 지방의회를 구성,지방화시대를 개막함으로써 주민의 참여와 자율로 주변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해결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지방재정자립도가 높아지고 지방재정 및 세수규모가 대폭 늘어나는등 지방재정이 크게 확충돼 자치수행능력이 향상됐다. ▲선거문화의혁신=특히 지난 대선은 대통령의 9·18결단과 이를 뒷받침하는 중립내각의 노력 및 국민의 성숙된 의식에 힘입어 사상유례없는 공명선거를 이룩함으로써 민주헌정사의 새로운 장을 개막했다. 또 국민의 민주의식 향상과 선거관련법령의 정비등 공명선거실시를 위한 기반이 구축되어 지방의회를 비롯한 각종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실시됐다. 또 선거때마다 수반되던 폭력·불법시위가 사라지고 선거특수로 인한 과소비등의 부정적 행태가 지양됐으며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등 새로운 선거문화가 창출됐다. ▲행정의 민주화=행정의 권위주의를 탈피,규제는 작고 봉사는 큰 민주행정구현을 위한 기반이 구축됐다. 전기설비검사,석탄제품품질검사등 모두 1백63건의 행정권한을 민간단체에 위탁하고 행정쇄신차원에서 중앙과 지방을 망라한 규제완화를 적극 추진한 결과,행정규제사항 6백3건을 폐지했다. 또 서류감축 7백41건,통·폐합 3천7백95건등 민원제도를 간소화하고 국민에게 불편을 초래했던 다수기관·다수법령 관련 복합민원·고질민원 2천1백2건(82%)을 해소했다 ▲민주사회질서확립=새질서·새생활운동을 적극 전개해 급속한 민주화 과정에서 파생된 각종 불법·무질서 등 전환기적 사회병리현상을 치유함으로써 건전한 사회기풍을 진작했다. 특히 조직배폭력,어린이 및 여성상대범죄등 국민체감치안의 개선에 주력했고 국민과 3분거리내의 「현장즉응체제」확립등 범죄대응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북방정책 ▲통일기반구축=발상과인식의 대전환을 통해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위한 3대 정책과제를 설정해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의 국정지표를 구현했다. 「7·7특별선언」과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북방외교」및 남북대화 전개로 이같은 국정지표가 구체화됐다. 남북한 유엔가입,중국·러시아등과의 수교로 한반도 주변국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환경도 조성했다. 90년9월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 개최이후 92년 12월말까지 8차례의 본회담을 비롯해 1백19회의 회담으로 「남북기본합의서」및 부속합의서를 채택했다. 90년8월1일 「남북교류협력법」「남북협력기금법」제정 시행으로 남북교류 협력의 법제도를 정비했다. 남북교류 협력추진때 우리측의 부담과 손실의 지원·보전을 위해 총1천50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을 조성했다. ▲북방외교=북방외교는 외교지평의 확대,안보환경의 개선,평화통일여건 조성,우리의 국제적 위상제고,경제활동의 영역확대에 기여했다.6공화국 출범이래 45개국과 새로 수교함으로써 현재 1백71개국과 공식 관계를 갖게 됐으며 21개의 공관이 신설됐다. 91년9월 정부수립후 43년만에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했다. 북방권과의 관계개선으로 인구 14억의 새로운 시장이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에 추가되어 92년 교역규모가 1백12억달러에 달했다. ▲자주국방태세의 확립=북방정책의 성공과 걸프전 참전,PKO참여등으로 제고된 우리의 위상,국제적 대북핵포기 압력등으로 대북우위의 군사전략 환경이 조성됐다. 해상·공중작전능력 향상,입체고속기동전력 증강,합동군체제로의 역사적 전환,미국과 평시작전통제권 환수 합의등 안보협력관계의 개선·조정으로 자주국방태세가 강화되었다. 러시아와는 러·북한 상호원조조약 재검토,대북한 공격용 무기수출 자제,대북한 군사및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관계를 다졌다. 앞으로 핵사찰문제,이산가족문제등 당면 현안과제의 우선적 해결을 모색하는 한편 남북합의사항 이행을 통한 각분야별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 전통우방인 미·일과의 기존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러시아등과 선린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동북아지역 4강과의 외교를 조화롭게 추진하는 것은 물론 북방외교를 내실화,「통일외교」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경제·민생 ▲종합평가=지난 5년간 우리경제는 연평균 8·5% 내외의 실질성장을 이룩,1인당 국민소득이 87년의 3천1백10달러에서 지난해에는 6천7백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90∼91년의 경우 내수경기의 과열로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적자문제에 직면했으나 지난 2년간 경제안정화 시책을 추진함으로써 물가안정 기조를 회복하고 국제수지 적자규모가 대폭 축소되는 성과를 거뒀다.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경쟁여건에 적응하기 위한 구조조정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에 주력하는 풍토를 조성해가고 있다. 종합적으로 지난 5년간 우리 경제가 어려움과 진통이 있었음에도 정치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시기로 평가된다. ▲경제안정기반의 구축=90∼91년중 9%대를 기록했던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에는 4.5% 오르는데 그쳤다.특히 생활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과 20개 기본생활 품목 등의 가격이 크게 안정됐다. 부동산가격 안정은 6공화국의 가장 큰 성과 중의 하나다.91년까지 크게 오르던 부동산 가격은 90년 이후 강력한 투기억제 정책과 2백만호 주택건설에 따른 수급안정에 힘입어 91년5월 이후 하향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토지가격도 지난해 2·4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수지는 90년부터 적자로 반전,91년에는 87억달러까지 규모가 확대되다 지난해 45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됨으로써 개선추세가 분명해졌다. 금리와 임금도 안정됐다.시중 실세금리는 91년말 19%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13%까지 떨어져 금융자율화의 여건이 조성됐다.임금은 단기간에 너무 급속히 상승함으로써 물가상승 압력과 대외경쟁력 약화등을 초래했다.그러나 점차 임금안정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 ▲산업경쟁력 강화시책의 추진=지난 2년간 우리 경제의 모든 초점은 안정기조를 통한 기업의 국제경쟁력회복에 두어졌다.고임금으로 약화된 산업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정부도 기술개발,인력양성,사회간접자본 애로타개등 경쟁력의 바탕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정부는 제조업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일면,중소기업 육성과 사회간접자본의 획기적 확충,과학기술 개발 및 정보화를 촉진시켰다.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기금 조성,의무대출비율 상향조정,상업어음할인 확대등의 조치가 이루어져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생산비중이 88년 42.4%에서 45%로 높아졌다. 일반예산이 5년 동안 2.1배 는 반면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3.5배로 늘림으로써 국도포장률이 79.5%에서 97%로 높아졌고 5년간 14개소의 발전소를 착공,올해부터 10% 이상의 전력예비율을 확보하게 된다. 강력한 기술드라이브정책으로 국민총생산중 과학기술투자 비중이 1.87%에서 2.12%로 높아졌다.64메가디램개발,우리별1호 제작등의 성과가 있었다. ▲국민생활향상과 복지증진=소득이 2배 이상 늘어났다.마이카시대가 실현됐고 전화보급,의료보험 혜택등이 선진국 수준에 진입했다.2백만호 주택건설 계획은 목표를 69만호나 초과했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되고 88년에 국민연금제와 최저임금제가 도입됐다.고용보험제도를 제외하면 선진국이 가진 사회보장 제도의 대부분이 도입된 것이다.이런 시책들로 사회보장 예산이 지난 5년간 3.6배나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어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됐다.90년4월 농어촌발전기금을 설치하는등 관련제도를 강화했고 91년 7월에는 10년간 추진할 농어촌구조 개선대책과 42조원의 투자계획을 마련했다.경지정리면적은 48만㏊에서 62만㏊ 늘어났다. 도시교통난 해소노력으로 5백58㎞의 지하철·전철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청을 90년 환경처로 승격시켜 제도를 강화하고 환경예산을 3.4배로 늘리는등 환경투자를 대폭 증액했다.맑은물 공급대책이 추진돼 수도의 식수불량률이 1.6%에서 1.1%로 떨어졌다.대기오염도 전국의 아황산가스 오염도가 8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치 0.5ppm이하로 떨어졌다. ▲경제효율의 향상과 국제화추진=부동산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토지초과이득세와 개발부담금제등을 신설,투기를 진정시켰다. 총액출자 규제도 시행,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한 재벌의 계열회사간 채무보증 제한제도가 도입됐으며 이는 경제력집중 완화를 위한 공정거래제도의 확립을 의미한다. 경제의 개방화·국제화가 추진됐다.우루과이라운드 협상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고 국내 시장개방으로 수입자유화율을 97.7%까지 끌어올렸다.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직접투자로 자본자유화도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 ○교육·문화 ▲교육개혁=교육의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전인교육 실현을 위한 초·중등교육의 내실화 등 교육의 질적향상 기반조성,21세기 정보화사회에 대비한 직업및 과학기술교육 강화,지방교육 자치제의 실시,평생교육체제의 확충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92년부터 군지역 중학교 의무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했으며 국민학교 학교급식을 16.3% 수준으로 확대 실시했다. 국립사범계 대학출신 우선임용제를 폐지하고 신규교사 공개전형제를 도입해 우수교원 확보의 기반을 마련했다. 고급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이공계대학 정원을 대폭 늘리고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4백억원(92년)규모로 늘렸다. 내신성적을 40%이상 반영하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학별고사의 채택여부및 반영비율은 대학이 자율결정토록 하는등 대학입시제도를 대폭 개선했다. ▲문화창달=자유와 자율의 바탕위에서 활력에 넘치는 새로운 문화풍토를 조성했으며 문화유산의 보존과 문화기반의 확충으로 민족문화창달의 터전을 마련했다. 영화·연극·무용 등 대본 사전심의제도를 폐지하고 방송·공연이 금지된 대중가요 7백51곡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는 등으로 창작발표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했다. 문화부 신설,국립국어연구원 개원,한국 예술종합학교 설립 등으로 문화진흥 체제를 대폭 정비했다. 신라·백제·가야·중원·광주 등 5대 문화권을 정비(44건 완료)하고 경복궁·창덕궁 등 일제에 의해 훼손된 문화재 복원작업을 추진했다. ▲체육진흥 및 청소년 육성=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국민역량을 결집하고 체육의 중흥을 이룩함으로써 국제적인 위상을 제고하는 한편 국민적 사기진작과 체육의 생활화를 이룩했다. 서울올림픽은 동서화해와 동구 민주화에크게 기여한 것은 물론 한국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일신케 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3천1백10억원의 올림픽 잉여금으로 경기단체 자립과 청소년생활체육교육을 위한 재정적 기반을 확보했다.1백33개국에서 1만9천여명이 참가한 세계 잼버리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여성권익신장=88년 여성정책 전담부서인 정무장관실 발족을 계기로 본격적인 여성정책 추진체제를 확립하는등 교육·고용·복지·가정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여성의 「삶의 질」을 괄목할 만큼 향상시켰다. 90년 가족법(민법중 친족·상속편)의 개정으로 남녀평등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으로 여성에 대한 고용확충 기반을 조성했다.
  • 이해랑연극상 수상기념 바이다 각색「죄와 벌」연출 채윤일씨(인터뷰)

    ◎“다양한 해석 가능한 고전 현대화에 매력” 『1년6개월 넘게 연극은 만들지 않고 객석에서 구경만 했습니다.하고싶은 창작극을 못찾기도 했지만 전환기에 무엇을 무대에 올려야하는지 우왕좌왕한 탓도 있지요.이젠 인간내면의 문제,메시지보다는 예술성이 강한 연극쪽으로 관심이 쏠립니다』 연극 「0.917」「카덴자」「불가불가」등 실험성이 강한 상황극을 연출해 독특한 감각을 지닌 연출가로 알려진 채윤일씨(46).그가 12일부터 3월14일까지 극단 산울림의 이해랑연극상 수상기념공연으로 산울림소극장(334­5915)무대에 올려지는 「죄와 벌」의 연출을 맡았다.26년전 번역극 「홍당무」로 자신이 데뷔했던 바로 그곳이다. 『예전의 내연극을 염두에 두고 이번 작품을 보면 아마 「채윤일이도 이젠 늙었구나」「왜 저러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말로 변모된 자신의 무대를 예고했다. 이번 작품은 폴란드의 영화감독겸 연극연출가 안제이 바이다가 각색한 작품.원작소설을 글자 하나 고치지않고 순서만 바꾸고 필요한 부분을 통째로 옮겨놓는 방법으로 원작속의 대사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소극장이다보니 시각적인 효과를 살리기는 어렵고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예심판사 포르피리등 3명의 앙상블이 이 연극의 핵심이지요.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스콜리니코프가 노파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극장문을 들어설 겁니다.이것을 전제로 연극은 노파의 살해사건으로 시작하지않고 남자 주인공이 범죄사실을 자백하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전개됩니다.노파의 살해장면도 주인공의 법정진술로 대치돼 소위 「깜짝쇼」는 없을 것입니다』. 줄거리 위주의 연극이 아니다.이보다는 한 사회의 최고 엘리트가 왜 살인을 하고도 양심의 면죄부를 요구하는가? 증거가 없어 완전범죄로 끝날 수 있는데도 왜 굳이 자수해 시베리아 유형길을 택하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펼쳐보일 것이다. 끈질긴 예심판사역은 개성파 연기자 김동수가,그리고 남녀 주인공에는 박지일 김지예등 신인이 맡았다. 『고전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것이 뜬구름잡는 얘기가 아니더군요.원작이 워낙 탄탄해 시각에 따라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보고구요』라는 그는 조만간 바이다의 다른 작품들도 연출해볼 계획이다.
  • 호두까기인형 발레초연 백돌/전세계서 연말공연 한창(공연)

    ◎뉴욕무희 모리스의 대담한 안무 이채 지난 17일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 「호두까기인형」이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일반에 첫선을 보인지 꼭 1백년째를 맞은 날이다.세계 각국에서는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이달들어 「호두까기인형」 발레가 앞다투어 공연되고 있다. 이가운데 미국 뉴욕의 부루클린 음악아카데미 무대에 올려진 작품은 그동안 이발레가 지녔던 동화적인 환상과 무대예술로서의 화려함과는 전혀 다른 안무법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있다. 미국 무용계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는 마크 모리스가 안무를 맡은 이 발레는 우선 줄거리의 토대를 호프만의 1819년 원작동화 「호두까기와 생쥐왕」에 직접 두고있다.그동안 상연된 대부분의 「호두까기인형」은 그내용이 호프만의 동화를 보다 감미롭도록 프랑스의 뒤마가 역편한 것에 바탕을 두어왔다.따라서 모리스의 개정판은 원작의 무겁고 공포스런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있다. 일곱개의 입에서 피거품을 뿜어내는 생쥐왕,어린 공주를 물어뜯는 생쥐군단,생쥐왕의 저주로 추악한 모습으로 변하는 공주의 모습등 크리스마스의 계절에 아이들을 위한 단골레퍼토리로 인식되던 환상적인 「호두까기인형」과는 거리가 멀다. 무대장치도 내용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평면적이고 연재만화처럼 단조롭게 꾸몄으며 무용수들의 의상 또한 전통적으로 화려했던 것과는 전혀 판이하다.무용수들은 풍성한 레이스로 장식된 무대복 대신 근육이 돋보이도록 디자인된 어둡고 단순한 스커트를 착용했다. 특히 의상과 동작에서 남녀의 구별을 배제하는 대담한 안무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물론 발레의 역사를 더듬어보면 달콤한 빅토리아풍의 「호두까기인형」에서 탈피해보려는 안무가들의 노력이 계속돼왔음을 알 수 있다.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최근의 발레에는 입체파예술,초현실주의,정신분석학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됐다. 그러나 이번 모리스의 안무는 가장 색다르다는 특징외에 고급문화와 대중문화간의 경계선을 허물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면서 동시에 성과 인종의 장벽을 해소해 보고자하는 의욕을 담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레에의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 춘원작품 무단출판/3남 손배소송 패소/법원 “저작권 소멸”

    서울민사지법 합의12부(재판장 강병섭부장판사)는 21일 6·25전쟁당시 실종된 춘원 이광수의 3남 영근씨(66·미국 존스홉킨스대교수·미국 메릴랜드주 거주)가 춘원의 작품 「무정」「흙」「사랑」등이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출판됐다며 문학사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유없다』며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춘원이 납북됐으나 호적에 사망신고가 되지않은 이상 저작권이 춘원에게 남아있다고 주장하나 언론에 보도된 춘원의 묘지등을 볼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묘비에 나타난 사망연도도 51년으로 저작권 소멸시효인 30년이 지난 것으로 돼있어 유족들에게 저작권이 상속·보존돼 있다고 인정키 어렵다』고 밝혔다.
  • 영 연출가 피터 브루크/교향악단 빠진 파격오페라

    ◎「펠레아스 인상」 파리무대에/프리마돈나 박정원씨 등 아주 3인 발탁 영국의 연출가이며 유명한 연극이론가인 피터 브루크가 연출한 오페라 「펠레아스의 인상」이 큰 관심속에 파리 무대에 올랐다. 「펠레아스의 인상」은 모리스 메테를링크가 쓰고 클로드 드뷔시가 작곡한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상드」를 피터 브루크가 과감하게 단순화한 것이다. 이야기는 왕자 골로가 길을 잃고 숲속 샘가에서 울던 소녀 멜리상드를 만나면서 시작된다.소녀는 골로를 따라가 결국 그의 아내가 된다.그러나 뭔가 알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지닌 이 여자는 골로의 의붓동생인 펠레아스와 사랑에 빠진다.금지된 사랑,삼각관계는 흔히 죽음 또는 죽임으로 결말이 나게 마련인데 「팔레아스와 멜리상드」에서도 그렇다. 브루크는 원작의 시와 멜로디를 따르기는 했으나 시대 설정이나 무대 장식·의상·조명 등등 많은 것을 거의 180도 다르게 처리했다.1902년 초연때 교향악단 연주로 했던 것을 두대의 피아노로 바꿨다. 무대도 작은 공간으로 줄였으며 금세기초 흔히 볼수있었을 평범한 응접실로 꾸몄다.사실 메테를링크는 이 작품의 시대나 장소를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등장인물 가운데 왕과 그 가족들이 있고 그들의 이름 또한 고풍스럽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연출가들은 시대 배경을 중세쯤으로 잡았었다. 브루크의 배역 또한 혁명 아니면 반역이다.금발의 북유럽여성이 맡아오던 멜리상드역을 아시아 여성에게 맡겼다.그렇게 함으로써 수수께끼에 싸인 듯한 인물 멜리상드의 성격을 잘 나타낼 수가 있다고 본것이다.일본인 사이토 교쿄,한국인 박정원,중국인 주 아이란이 번갈아 출연한다. 「팔레아스의 인상」은 새해 1월23일까지 계속 상연된다.극장은 테아트르 데 부프 뒤 노르,출연진은 3개조로 돼 있고 일류 성악가들도 많다. 「팔레아스의 인상」의 공연시간은 1시간이다.원작의 많은 장면들을 무자비하게 줄이거나 잘랐기 때문이다.원작의 첫 장면인 숲속 장면같은 것은 자막과 영상으로 짧게 처리하고 넘어갔다.따라서 「펠레아스의 인상」은 「펠레아스와 멜리상드」를 바탕으로 연출가 부루크가 탄생시킨 별개의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음악 애호가들은 원래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던 것을 피아노로 대치한 브루크의 이 작품을 대개 그리 좋게 평가하지 않는 편이다.어떤 이는 메테를링크와 드뷔시도 원작 상연때 피아노만의 연주를 감수한 적이 있으나 오케스트라를 동원할 수 없는 장소일때만 그렇게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오케스트라가 빠진 작품의 매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또한 메테를링크의 시에는 오늘날의 감각에 안맞게 지루한 것이 많고,브루크의 별난 연출로도 원작 텍스트를 따라야 하는데서 오는 지루함을 피할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브루크의 반역적인 연출은 화제의 초점이다.기존의 것을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밥법으로 뒤엎고 있기 때문에.
  • 미 의회도서관 새 단장(건축)

    ◎7년 보수 매듭… 백년전 화려함 되찾아 화려한 모자이크와 아름다운 벽화로 미국문화의 자존심이 되어 온 미국의회도서관이 지난 7년동안의 「때벗기기」작업을 마무리 짓고 새해 벽두 새로이 단장된 모습을 선보인다. 무려 1억권에 이르는 장서와 문서·필름등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 도서관이 건축된 것은 1889년. 이보다 9년앞선 1880년 상원의원 대니얼 보히스가 역사발전에 있어서의 지식의 힘을 강조하며 도서관 설립을 촉구해 탄생한 도서관이다. 워싱턴 국회의사당 바로 옆에 지어진 이 도서관은 화려한 장식과 웅장함으로 당시 세계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화려함도 1백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그 빛을 잃어갔다. 별다른 생각없이 쳐놓은 칸막이와 조금씩 쌓여버린 먼지들로 이 「아메리칸 르네상스」양식의 광채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난 85년 더이상 이 도서관이 쇠락해 가는 모습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미국전역에서 일어나면서 정부는 대대적인 복원작업에 착수했다. 칙칙하게 퇴색한 천장의 벽화를 원래의 색으로 덧칠하고 대리석의 때를 벗기는 작업에서부터 황금빛으로 도금된 석고장식 속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작업까지 벌였다. 장장 7년동안 수백명의 전문가가 동원된 이 복원작업에 소요된 비용은 1백년전 이 건물을 처음 지을때 들어간 6백만달러보다 무려 13배가 넘는 8천1백60만달러(약 6백60억원)에 이른다. 제임스 빌링턴 도서관 사서는 『새로이 드러난 찬란함에 넋을 잃었다』면서 『1백년의 역사를 한눈에 생생히 보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새해 1월 맞이하게 될 의회도서관의 「제2의 탄생」은 미국민들에게 세계유일의 초강대국민이라는 힘의 자존심과 함께 문화적 긍지마저도 한껏 심어 줄 것으로 보인다.
  • 침체 미 오페라단 “새 활로 찾기”

    ◎유럽식 화려한 무대·난해한 음악 자제/흥겨운 음율·율동·간결한 대사 시도 침체기의 미 오페라무대에 활로을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펼쳐지고 있다.지금까지의 장중하면서도 건조한 유럽식 스타일에서 벗어나 관객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4일까지 공연을 가진 시카고 오페라단의 「맥티그」는 이같은 변신노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그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미 오페라의 새로운 방향타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맥티그」는 프랭크 노리스의 1899년 원작소설 「탐욕」을 지난 24년 에릭 본 스트로하임이 희곡으로 각색한 것을 이번에 다시 윌리엄 볼콤이 오페라화해서 무대에 올린 것이다. 「맥티그」의 내용은 어찌 보면 유치할 정도로 진부하다.구두쇠이자 난봉꾼으로 무면허 치과를 개업하고 있는 맥티그는 친구의 딸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다.그러나 곧 노여움을 산 친구의 고자질로 망하게 되고 반면 여자는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뒤 변심,탐욕의 갈등이 벌어진다.맥티그는 여자를 살해하고 돈을 훔쳐 달아나지만 친구의 집요한 추적으로 결국 붙잡힌다는 줄거리다.그러나 볼콤은 「맥티그」에서 종래의 오페라양식과 전혀 다른 두가지 시도를 했다. 우선 오페라에서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음악을 도입했다.뚜렷이 구별되는 음조의 다양한 장르를 섞어 혼성곡을 도입했지만 곡의 전환을 매끄럽게 처리,전혀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또한 화려한 장면이 묘사된 원작과는 달리 무대장치를 대폭 생략하고 대사 역시 절제되고 단순명료한 어구들로 구성했다.한마디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성의 오페라,관객에게 즉흥적인 만족감을 주는 오페라를 연출했다. 결과적으로 이 두가지 새로운 시도는 관객의 동원과 비평가들의 평가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작곡가 볼콤과 대본가 로버트 알트만의 오랜 호흡이 이뤄낸 역작이라는 호평도 받고 있다.일부 비평가들은 「맥티그」에서 미국의 오페라계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미국식 오페라의 새 양식을 발견했다고 까지 격찬하고 있다. 근년들어 미국에서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두 대작인 존코리글리아노의 「베르사유의 유령」과 최근 존 글라스의 「항해」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공작이 없었다.이같은 상황에서 파격을 주창하고 나선 시카고 오페라단의 예상치 않은 성공은 분명 하나의 계기임에 틀림없다. 하워드 핸슨,딤스 테일러등 미국의 몇몇 오페라작곡가들은 이미 지난 30년대에 미국식 오페라의 창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그뒤로도 글러스 모어,로버트 워드,새뮤얼 바버등 대가들이 이같은 시도를 이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때 미국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유럽중심주의의 오페라는 이제 죽어가고 있다.미국인들은 소화하기 어려운 음의 소동과 난해한 대사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그에 맞춰 춤을 출수있는 오페라를 원하고 있다.「맥티그」는 이러한 취향을 충족시켜주고 있으며 비평가들은 이를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를 맞은 미국 오페라의 모더니즘으로의 회귀」라고 평하고 있다.
  • 유니버설발레단,호두까기인형 공연/12∼29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서

    국내정상의 민간직업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이 12일부터 29일까지 리틀엔젤스 예술회관(452­0035)에서 크리스마스단골레퍼토리인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공연시간은 하오3시,7시). 자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으로 유명한 「호두까기인형」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을 바탕으로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 1892년에 러시아에서 초연됐다.올해로 공연 1백주년을 맞는 「호두까기인형」은 동화적인 내용과 환상적인 무대장치로 매년 성탄절이면 전세계 유명발레단에 의해 어김없이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 국내에서도 매년 이맘때면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경쟁적으로 작품을 공연해 화제가 되기도 하는데 국립발레단은 10일부터 13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을 갖는다.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86년부터 매년 이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올해는 예술감독인 로이 토비아스가 새롭게 안무해 원작의 환상적이면서도 화려한 분위기를 한껏 살리고 있다. 또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문훈숙,김인회,박재홍,최민화외 70여명의 전단원과 7개국출신의 외국전속무용수 10여명이 총출연,펼쳐보이는 무대위의 앙상블도 좋은 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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