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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자베스 英여왕 訪韓-서울나들이 이틀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방한 이틀째인 20일 하루 종일 분주한 일정을보냈다.오전에는 첨단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한편 오후에는 서울 인사동에서한국 문화 산책에 나섰다. 청와대 만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한중인 엘리자베스 여왕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베풀었다.만찬은 국립국악원의 궁중악,가야금 합주,판소리가 현악4중주단이 연주하는 현대음악과 어우러지는 따뜻한 분위기였다.청와대측은 주요 메뉴로 전통 한식을 준비했다.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영국의 국가원수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1883년 두 나라가 수교한 이후 처음”이라고 상기시킨 뒤 “여왕 폐하는 ‘백년을 기다려온 귀한 손님’”이라고 극진히 환대했다.특히 “영국 문화를 대표하는셰익스피어와 비틀스는 한국 젊은이들의 지성과 감성을 풍요롭게 해왔다”고 덕담을 건넸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한국이 산업기반을 건설하면서 양국간 교역은 두 방향 모두 증가했고 현대나 삼성·LG 같은 한국기업은 영국가정 어디서나 만나는 그런 이름이 됐다”고 화답하면서“한국의 가장 총명한 사람들중 많은 사람들이 영국에서 공부했으며,대통령님 자신도 케임브리지대학에 머무르셨던적이 있다”고 한·영 관계의 긴밀성을 강조했다. 대우 디자인포럼 방문 여왕은 오전 10시 숙소인 하얏트호텔을 출발,자동차 신모델 개발현장인 대우자동차 디자인센터(서울 당산동)를 방문. 여왕 일행은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 회장 내외의 영접을 받은 뒤 차량 의장디자인 스튜디오로 향해 K-200 4WD 차량의 디자인 개발 과정을 시찰했다. 옥색 정장 차림의 여왕은 심봉섭(沈奉燮)대우자동차기술연구소 부사장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100여평의 스튜디오 곳곳을 둘러봤으며 모형자동차 앞에서는 “어떤 재료로 만들었느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우자동차는 이날 여왕 방문에 맞춰 개발이 진행중인 컨셉트 차량 ‘미래’를 선보였다.여왕은 전기장치를 통해 차량의 운전대와 운전석이 좌우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며 웃음을 지어보인 뒤 “어떻게 기어박스를 없애 운전석을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모델은 영국 워딩의 대우자동차연구소에서 한·영 공동연구진이 제작해지난 15일 한국으로 옮겨온 것으로 다음달 열리는 서울모터쇼에 출품될 예정이다.여왕을 맞기에 앞서 대우 김회장은 “영국에 연구소 등을 설립하며 투자를 해온 것이 인연이 된 것 같다”면서 “이번 기회로 영국에서의 대우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애니드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방문 여왕은 이어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애니드림사(社)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찾아 배종광(裵鍾光)대표 등의 영접을 받았다.여왕의 방문은 최근 이 회사가 영국의 소프트웨어 제작사인 케임브리지 애니메이션으로부터 30억원 어치에 달하는 ‘애니모’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튜디오에 들어선 여왕은 안내를 맡은 배사장에게 “사무실이 깨끗하고 좋다” “이 정도 시설이면 투자를 많이 했겠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한편의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전과정을 둘러봤다.15분 가량 원작의 스캐너 입력,컴퓨터 채색과정,편집,VTR 실연 등을 지켜본여왕은 회사 관계자들에게 전설이나 전통 설화를 주로 다루는지 창작물을 많이 제작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기업 대표 접견 오전 11시40분 하얏트호텔로 돌아온 여왕은 낮 12시20분부터 10여분간 아이리스룸에서 박세용(朴世勇)현대종합상사 회장(현대 구조조정본부장)과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사장,김우중 대우 회장,구본무(具本茂)LG 회장,손길승(孫吉丞)SK 회장 등 5대그룹 대표와 만나 환담했다. 여왕은 이어 부군인 필립공과 함께 이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한영재계회의폴 뉴월 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환영 리셉션에 참석했다.
  • ‘벚꽃동산’ 연출 전훈…“관객들 많이 웃어 안도”

    ‘벚꽃동산’을 연출한 전훈(34)은 연극이 시작한 지 8일이 지난 16일이 되어서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 관객들이 보여준 감정의 폭이 예상보다 컸던 것이다.진지함과 웃음의 낙차가 크다는 것은 자신이 해석한 체호프의 희극성이 통했다는 증거라고 느꼈다.주목받는 30대 연출가의 한 사람이지만 대극장에서의 첫 연극공연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벚꽃동산’은 체호프가 ‘내가 쓴 것 중 최고로 웃기는 작품’이라고자평할 정도의 희극이었는데 스타니슬라프스키가 초연때 비극으로 바꾼 뒤주로 진지하게 해석돼왔거든요.저도 원작을 읽으며 배꼽을 잡고 웃은 ‘소극(Farce)’이어서 웃음에 무게를 많이 두었는데 우리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거든요”. 그는 지난 해 ‘체호프 연극제’를 주관할 정도로 ‘체호프 광(狂)’이다. ‘연극계의 러시아 유학 1호’로서 쉬예프킨연극원에서 접한 체호프의 작품은 ‘리얼리즘의 보고(寶庫)’였다. “인간 심리나 인생의 의미를 잘 표출하는 탁월한 작가지요.한점의 과장도없이 있는 그대로 상황을 설정하여 살아 있는 인물을 묘사하는 실력에 매료되었죠”. 그렇다고 딱딱한 현실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96년 귀국하여 ‘월요 연극’등을 주도하다가 넌 버벌(Non Verbal,대사가 없는)작품인 ‘난타’를 연출할 만큼 파격성도 보여주었다.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재충전을 위한 것이고 뿌리는 ‘리얼리즘’을 지향한다.그것도 우리 정서에 딱 들어맞는 ‘한국식 리얼리즘’이다.뜻맞는 동료들과 ‘극단 노리’를 만든 것도 연장선에 있다. 최형인 정동환 여무영 박봉서 등 대선배들이 많아 연출하는데 힘이 들지 않았냐고 묻자 “일반적으로 선배들과 작업하는게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오히려 네분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었다”면서 “외형적으로는 조연출이 없는데 알고보면 그 네분들이 막강한 조연출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고 밝혔다.이어 이번 무대의 경험이 오는 2004년 ‘벚꽃동산’공연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소강당 객석에 가면 늘 그를 만날 수 있다.29일까지.(02)399-1645이종수기자
  • 부대끼는 삶의 모습 섬세하게 형상화…구본주 조각전

    “내게 조각은 자연스런 생활의 연속일 뿐입니다.삶의 본능 또는 존재이유 같은 것이죠.나무를 깎고 쇠를 두드릴 때 가장 큰 자유를 느낍니다” 한국 조각계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구본주(32).특유의 뚝심과 장인 기질로 주목받는 그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원서갤러리와 갤러리 사비나에는 ‘기(氣)’가 넘쳐난다.하지만 그가 내놓은 작품들을 보면 이 시대 ‘존재의 위기’에 부대끼는 가장(家長),샐러리맨,노숙자 등을 형상화한 것들이 대부분이다.그런 그의 조각품에서 참된 기운이 솟구치는 것은 왜일까.“IMF 탓이겠지만 모두들 어렵다고만 합니다.그럴수록 희망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 중요하죠.현실의 절벽을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구원을 얻자는 것입니다.전시의 주제를 가족으로 잡은 것도 그런 연유에서입니다” 터프 가이형의 외모와는 달리 구본주는 무척이나 섬세한 스타일리스트로 통한다.‘나무와 철,동(銅)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조각가’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다양한 재료구사와 공간을 장악하면서 뻗어나가는 구성도 눈길을 줄만하다.이번 작업에서 그는 주조방식보다는 ‘방짜기법’등 잔손이 많이 가는 쪽을 택했다.꽹과리나 놋그릇을 만들 때처럼 주물을 뜨지 않고 두드려 만드는 조형법이 바로 방짜기법이다.“내 작품은 90% 이상이 복제할 수 없는것들입니다.‘원작주의’ 혹은 ‘진품주의’라고나 할까요.조각의 정체성과진정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크기가 3∼8m에 이르는 대작에서 30∼40㎝정도의 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색의 작품 23점이 나와 있다.천정높이나 관람동선 등 전시공간의 구조적 특성을 한껏 살린 것도 이 전시의 특징.특히 원서갤러리는 전시 공간을 현관과 거실 등 우리의 주거환경과 비슷하게배치해 일상의 현실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한다. 구본주가 조각가로서 평생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은 어떻게 참된 리얼리즘의조각을 보여주느냐 하는 것.“지금까지 리얼리즘 논의는 참으로 무성했습니다.그러나 그동안의 경직된 논의구조 속에서 생산된작품은 천편일률적인 경향을 보였어요.당면한 현실을 열린 사고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그것이바로 리얼리즘이 아닐까요” 구본주는 80년대적 진보성을 경험한 이른바 ‘386세대’다.그런 만큼 자신과 또래들의 청신한 감각이 새로운 사조를 만들어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92년부터 경기도 포천에 축사를 개조해 만든 작업장에서 조각작품과 씨름해 오고 있다.
  • 국산영화 1주단위 순차개봉 바람직

    국산영화가 흥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1주일 단위로 순차개봉하는 것이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한국 영화산업,돌파구는 없는가’란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지난 88년부터 97년까지 10년동안 개봉된 국산영화의 흥행 결정인자 등을 분석,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또 외국영화 관객을 우리 영화로 유도하려면 외국영화가 개봉된지 1∼2주일 뒤에 간판을 내걸거나 2주 이전에 개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 영화의 경우 상영 스크린 수가 하나 늘어나면 서울기준으로 9,323명의 관객을 추가로 동원하며 국내외 영화제 수상경력은 4만4,732명의관객을 더 끌어들인다.또 소설이나 만화를 배경으로 하거나 인기작의 속편인 영화는 9,909명,크리스마스 및 새해 시즌에 상영하는 영화는 4만109명,스타가 출연하면 1만9,422명,유명 감독의 작품이면 1만1,985명의 관객이 더 늘어난다. 외국 영화는 스크린 수 하나가 증가할 때 1만2,167명,복합상영관의 스크린수 하나가 증가할 때 7,790명,원작 배경 작품은 1,935명,해외 영화제 수상은 3만3,399명,크리스마스 및 새해 시즌 영화는 2만8,591명,스타 출연 영화는1만8,176명,유명 감독 작품은 1만8,880명,직배사 작품은 1만8,982명의 추가관객동원 효과를 발생시켰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영화제 수상경험을 비롯해 스크린 수,개봉 시즌,스타 파워,감독 파워 등이 관객동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또 장르는드라마물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 ‘명성황후’ 새단장… 새모습 보인다

    뮤지컬 ‘명성황후’(이문열 원작·김광림 각색·윤호진 연출)가 새로 단장하고 19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을 찾아온다. 이번 무대는 95년 초연 이후 97년 뮤지컬의 고장 브로드웨이에 진출,98년뉴욕·로스앤젤레스 순회공연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사항을 수정 보완한 최신 버전이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무대장치.청 러 일 등 3국간섭을 다룬 2막에서는 이중 회전무대를 공중으로 들어올린 다음 바닥에 설치된 아다미 별장을 무대전면으로 끌어낸다.이 별장은 시해음모를 꾸민 곳.12m높이의 2중 회전무대를 설치해 황후 시해장면을 장중하게 연출한 바 있는 박동우가 새로 고안했다. 일본의 시해 음모와 평화로운 궁정의 모습을 대조시키려는 뜻이다. 다음은 배역.기획을 맡은 에이콤은 지난 달 오디션을 통해 뽑은 12명의 새얼굴을 투입한다.명성황후의 보디가드인 홍계훈으로 나올 주성중과 이오누에역의 김덕환 등이 그들이다. 주성중은 홍계훈 역을 맡아 김민수의 이미지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김민수는 이전에 홍계훈역을 맡아 칭찬을받았었다.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뮤지컬 단원으로 활동중인 주성중이 ‘김민수의 홍계훈’을 뛰어 넘어자기만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또 김원정 이태원이 번갈아 나오던 명성황후역도 이태원이 홀로 맡는다. 국내 팬에겐 무과시험 장면도 처음 보는 부문이다.택견을 가미한 고난도의무용으로 남성미를 듬뿍 담아 지난 해 해외공연에서 호평을 받았다.4월5일까지.(02)761-0300
  • 金대통령 하의도 生家 복원

    金大中대통령의 전남 신안군 하의도 생가가 대구지역 노인과 주민들의 손으로 복원될 전망이다. 하의도 주민들은 “지난달 25일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하의도를 방문한 대구와 충북,강원지역 노인복지대학 노인들이 金대통령의 생가를복원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성금을 모금하겠다는 뜻을 최근 알려왔다”고 2일 밝혔다. 대구노인복지대학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하의도를 방문했으나 金대통령의 생가가 복원되지 않아 볼거리가 전혀 없어 실망스러웠다”며 “관광객들이 섬을 찾았을 때 생가라도 보고 갈 수 있도록 복원을 위한작은 정성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대구 등 다른 지역 노인들의 생가복원에 대한 뜻을 전해들은 하의도 노인회 등 주민들도 생가복원이 시작되면목재운반과 흙담쌓기 등 복원작업에 직접 참여키로 결정해 생가복원이 주민등의 힘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 연극 마니아 무대 진출

    문화 전반에서 마니아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연극계 동호인 중에는단순한 인상비평 수준을 넘어 실제로 창작에 참여하는 ‘광’들이 있다. PC통신 천리안 연극동호회도 그중 하나.27일 제5회 정기공연으로 ‘내가 날씨에 따라 변할 사람 같소?’(사진·이강백 원작·이재진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이 모임은 지난 91년 12월6일 시작됐다.연극사랑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뭉친 것이다.처음엔 보는 연극이었다.하지만 날이 갈수록 ‘기성 연극의상업성’에 실망을 금할 수 없게 되자 직접 공연에 나섰다. 동호회 강도진 기획팀장은 이번 작품이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었다”면서 “기능면에서는 기성 극단에 비해 다소 떨어질지 모르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의 시각이 결합된 신선한 무대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라고 이들의 수준을 호락호락하게 보아서는 안된다.2,000여명의 회원이 평균 36.6편의 연극을 관람하면서 비평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날카로운비판 등 토론 결과를 극단에 보낸다. 연출을 맡은 이재진(ID:들숨날숨)은 ‘98대학연극제’금상을 수상하고 사회에 나와 연출수업을 쌓는 중이다.일부 출연진은 대학로 극단에서 뛰는 현역들이다.회원들도 연극배우·연출가,국립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참여’를 선언한 마니아의 결실은 27일∼
  • 리뷰-극단 실험극장 ‘카사블랑카여‘

    극단 실험극장의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우디 알렌 원작·김성노 연출)은 재미있다.영화 속 세계에 푹 빠져 몽상을 즐기는 한 소시민이 현실에서 좌충우돌하며벌이는 익살스런 과정을,그저 보고 즐기면 된다.험프리 보가트를 동경하는한 소심한 시민(영화 자유기고가)의 자아찾기라는 주제는 뒷전으로 돌려도좋다. 주인공 알란의 캐릭터를 잘 살린 강태기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냈다.실험극장 무대에서만 알란 역을 세번째 맡는 경험을 잘 익은 과일맛으로 빚어냈다.‘강태기식 연기상표’인 생활력 없는 몽상주의자는 극중 알란과 잘 어울려대사와 몸짓 하나하나에 반영되었다. 작품은 이혼,아니 아내에게 일방적 버림을 받은 알란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친구 딕크(김인수)와 린다(차유경)부부가 여러 여자를 소개해주는 과정을다룬 것이다. 험프리 보가트로 가득 찬 ‘밀실’에 갇힌 알란과 부동산 치부라는 ‘광장’에 사는 친구 딕크는 보완재로 우정을 다져온 사이다.서로 다른 두 세계의 징검다리는 딕크의 아내 린다.꿈과 현실의 줄을 능숙하게타던 린다가 잠재워 두었던 ‘자신’을 찾는 순간 몽상쪽으로 몸이 기운다.알란과 일군 ‘하룻밤 사랑’.그러나 남편 친구와의 어긋난 사랑도 추하지 않았다.관객을 몽롱한 알란의 편에 머물게 했다. 차유경도 차분하고 진지한 연기로 자칫 웃음에만 머무르기 쉬운 무대의 중심을 잡으며 잃어버린 꿈을 되찾으려는 린다의 내면적 고민을 잘 끄집어냈다.알란의 상상속 인물인 험프리 보가트(남우성)도 해설자 역할을 잘 해냈다.현실과 상상을 오락가락하는 장면마다 불숙 튀어나와 한마디씩 던졌다.‘이것은 상상이니 거리를 두어라’라고. 그런데 린다가 갑자기 딕크로 돌아가겠다는 상황에서 너무 튀어버렸다.남편의 ‘광장’으로 돌아가려고 고심하는 과정이 너무 축약돼 어색했다.밀실도 광장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조명이 꺼져 뒷맛이 개운치 않았지만 시종일관 웃음을 안겨준,아늑한 자리였다.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한하운 문화 빨치산사건(3회)

    이 무슨 야바우인가.당국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겠다던 바로 이튿날인 1953년 11월21일,이성주(李成株)내무부 치안국장은 한하운이 좌익이 아니라고 언명한다.그 사흘 뒤(11.24) 치안국은 한하운사건 조사경위를 밝혔는데 당시거의 모든 신문들이 그 발표요지를 기사화했으나 ‘서울신문’은 침묵하고있다.두 간부의 사직사유가 관계당국에 의하여 부당했음이 밝혀진 찰나였던지라 차마 그 기사를 다룰 수 없었을 것이다. 비교적 냉정했던 ‘동아일보’(53.11.25)는 수사발표를 두가지로 요약 정리해준다.그 첫째는 한하운의 가공인물론으로 이 점은 의심의 여지없이 ‘한하운 시초’를 낸 장본인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하며,참고로 본명이 한태영(韓泰永)인 그의 간략한 생애와 시 창작의 계기를 밝힌다.두번째는 수사의 초점이 바로 시 ‘데모’에 모아졌음을 밝힌다.원작에 있던 ‘물구비 제일 앞서 핏빛 깃발이 간다/뒤에 뒤를 줄대어/목쉰 조선사람들이 간다.’는 연과 4련 둘째줄에 ‘쌀을 달라! 자유를 달라!는’이란 구절이 말썽이었다.특히 ‘핏빛깃발’은 바로‘적기가’를 연상하는 대목으로 수사의 초점일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이 대목에서 한하운은 자신의 원작엔 그런 구절이 없었는데 편자(이병철)가 임의로 고친 것이라 발뺌했다고 전한다.수사당국은 이 시인의 진술을 믿지도 부인하지도 않은 채 계속 조사하겠다고만 밝혔으나 이제 한하운이 가고 없는 터라 그 진위는 가릴 길이 없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데모’의 원작이 이미 1949년 월간 ‘신천지’에 실렸었고 그게 다시 첫 시집 ‘한하운 시초’에 게재되었으며,그로부터 4년 뒤에 재판이 나왔다는 사실이다.아무리 자신의 작품에 무관심했다 해도 만약 그게원작이 아니었다면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었을 터이다. 다만 이 문제의 시 한편이 매카시즘의 세례를 받은 뒤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그는 1955년 시인 박거영이 경영하던 인간사에서 두번째 시집 ‘보리피리’를 낸 이듬해 6월15일 역시 같은 출판사에서 ‘한하운 시전집’을 냈는데 여기서 시 ‘데모’는 원작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즉 위의 원작에 있던 구절을 삭제해버린 한편 끝 구절 ‘문둥이는 서서 울고 데모는 가고’를 ‘지나가고’로 고친다.이어 맨끝에다‘아 문둥이는 죽고 싶어라’를 첨부했는데 이 구절이야말로 당시 그가 겪었던 설움을 한마디로 토해낸 아픔의 부피를 전해준다.이것만으로도 그는‘자유대한’에서 살아가는 데 부족함을 느꼈던지 시 말미에다 ‘註 ooo(1946.3.13일 함흥학생사건에 바치는 노래)’라고 조심스럽게 사족을 달고 있다. 그렇다고 한하운의 불안의식이 사라질 수 있었을까.1960년 8월15일 신흥출판사 간행 자작시 해설 ‘황토길’에서 그는 ‘데모’의 배경이었던 함흥 시절을 조목조목 풀이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여기서는 매카시즘의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가 느껴진다.이후 시집부터 시 뒤에 붙었던 [주]항목이 부제로 승진하여 앞머리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시 ‘데모’는 원상복구가 필요하다.그래서 한하운의 문둥이의 서러움이 단순한 그 자신만의 아픔이 아니라 모든 나환자의 고통임을,아니 문둥이처럼버림받은 국민대중의 아픔임을 밝혀주는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그를‘빨갱이’로 몰아세웠던 언론은 관계당국의 수사발표 뒤 어떻게 했을까.‘평화신문’은 한하운이 방문하여 ‘병신인 나를 더 괴롭게 하는 의도를 알고 싶다고 전제하며’ 그 자신이 이병철로부터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고 말했다고 쓰면서도 시종 이런 변명이 자기가 쓰고도 월북하고 없는 이병철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가를 조사중이라고 꼬리를 잡고 늘어졌다.바로한하운으로 하여금 ‘데모’의 원작을 훼손시키게 한 요인이다.누군들 1953년 휴전 직후의 매카시즘 체제 아래서 이보다 더 말끔한 양심을 유지할 수있었을까.양심의 문둥이들이 육체의 문둥이에게 내린 린치에 다름아니었다.任軒永 문학평론가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8회)

    매카시즘적 풍조가 문학인의 창작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현실적으로 보여준 구체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은 1953년 휴전 직후였다.주인공은 나환자시인으로 명성을 올린 한하운이었고,사건 전말은 일부 언론매체가 그의 시집 ‘한하운시초(詩抄)’를 ‘적기가(赤旗歌)’같은 선동시로 몰아치면서 “민족적인 미움을 주자” 고 매도한 데서 발단됐다.‘빽’도 돈도 없었던 이 문둥이 시인은 졸지에 언론이 만든 ‘문화 빨치산’으로 취급 당해 관련 기관으로 불려 다니며 고초를 겪은 뒤 자신의 시를 고쳐쓰지 않으면 안될 딱한처지임을 절감하게 되었다.그는 원작에 되도록 손이 덜 가도록 몇 행을 빼고는 마지막에 한 줄을 첨가한 뒤 시 뒤에다 주(註)를 붙여 창작 배경을 변호해야만 되었다. 그날 이후 한하운이란 이름으로 나와있는 각종 시집이나 연구논문,각종 전집이나 시선집에도 원작은 간 데 없고 빨갱이로 몰려 부득이 고쳐 쓸 수 밖에 없었던 시작품을 고스란히 얌전하게 옮겨쓰고 있다.시에 못지 않게 문둥이라는 신체적인 조건에다 애달픈 로맨스로 더유명했던 한하운은 문학사의이채로운 존재로서 삽화적으로만 다뤄지면서 정작 그의 사회인식이나 역사적 활동은 도외시 당해왔다.바로 그 단적인 예가 시 ‘데모’ 개작 한 편에 축약되어 나타난다. 우선 현존 시집에 실린 시 ‘데모’(1)와 발표 당시의 원작(2) 전문을 소개한다. (1) ‘데모-함흥학생사건에 바치는 노래’“뛰어들고 싶어라/ 뛰어들고 싶어라.// 풍덩실 저 강물 속으로/ 물구비 파도 소리와 함께/만세 소리와 함께 흐르고 싶어라.// 모두들 성한 사람들 저이끼리만 /아우성 소리 바다 소리.//아 바다 소리와 함께 부서지고 싶어라/죽고 싶어라 죽고 싶어라/ 문둥이는 서서 울고 데모는 가고.//아 문둥이는죽고 싶어라.” (2) ‘데모’ “뛰어 들고 싶어라/뛰어 들고 싶어라.// 풍덩실 저 강물 속으로/ 물구비파도소리와 함께/ 만세 소리와 함께 흐르고 싶어라.// 물구비 제일 앞서 핏빛 깃발이 간다/ 뒤에 뒤를 줄대어/ 목 쉰 조선사람들이 간다.// 모두들 성한 사람들 저이끼리만/쌀을 달라! 자유를 달라!는/아우성 소리 바다소리.//아 바다소리와함께 부서지고 싶어라/죽고 싶어라 죽고 싶어라/문둥이는 서서 울고 데모는 가고.” (1)은 현재 시판 중인 시집에 실린 것으로 부제는 1946년 3월 13일 함흥 학생시위 사건이다.한하운 자신도 이를 구경하다가 연행 당해 병보석으로 출옥했으나 다시 반국가 사범으로 투옥,역시 병세 악화로 석방,나병 치료약을 구하러 월남했다가 귀향 중 피체 당했다. 그리고 이감 중 원산에서 탈옥하여월남한 것이 1947년 8월이었다고 자전적 시 해설서인 ‘황토길’에서 밝힌다. (2)는 해방직후 최대의 종합월간지였던 서울신문 발행 ‘신천지’ 1949년 4월호에 월북시인 이병철의 추천사와 함께 실린 등단 당시의 작품이다.이것은 정음사에서 같은 해 5월30일에 낸 시집 ‘한하운 시초’에 그대로 실렸고,이어 1953년 6월 30일 재판본에도 그대로 게재되었다. 한편 ‘서울신문’은 1953년 10월 17일 ‘하운 서울에 오다-레프라왕자 환자 수용을 지휘’란 제목의 기사를 작품 ‘보리피리’와 함께 게재했다.사회부 오소백(吳蘇白)부장과 문제안(文濟安)차장의 사임으로까지 비화되었던 이 사건이야말로 매카시즘이 문학만이 아니라 언론계에도 암적으로 작용했음을 엿보게 한다.문제의 기사는 “4만5천명의 나병환자를 지도하는 문둥이의 왕자가 서울에 나타나서 서울 거리를 방황하는 나병환자들을 시 위생과의 협조아래 수용하기 시작했다”를 서두로 시인이자 나환자로서의 그의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간략히 소개한 뒤 “더욱이 한하운 시집으로 말미암아 문단에 여러 가지 파문이 던져지고 더구나 일부 신문에서는 마치 한하운이란 사람은유령과 같은 가상인물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는 지금 한씨의 출현은 나병환자들에게는 물론 문단과 일반에게도 크나 큰 센세이션이 아닐 수 없다.”고 그특종성을 부각시켜 사진까지 게재했다. 任軒永문학평론가
  • 캐릭터·게임산업(문화산업을 키우자:4)

    ◎미·일 제품이 ‘안방시장’ 80% 점령/캐릭터­디즈니사만 연 400억 챙겨가.우리 ‘둘리’ 몸값 1,000억/높은 성장잠재력 입증/게임­80년대초 태동불구.개발기술 상당수준 선진국과 경쟁해볼만./과제­창의적 전문인 육성.철저한 기획·마케팅땐 세계시장 정복 가능성 ‘꿈의 산업’으로 불리는 캐릭터와 게임은 만화 파생산업이다.부가가치가 높다는 측면에서 그 맥을 같이한다.국내시장 규모도 캐릭터는 5,000억원,게임시장(PC+네트워크+아케이드게임,게임기시장 제외)은 5,500억원 정도로 매년 급신장하고 있다.또 미국과 일본의 캐릭터와 게임SW가 국내시장의 80∼90%를 차지하고 비싼 로열티를 내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캐릭터와 게임,만화,애니메이션은 연관산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일본은 성공한 출판만화를 원작으로 기획에 들어가는데 기획단계에서 게임개발사,완구회사,음반제작사 등 부대사업을 위한 후원자를 모집한다.이들은 제작비 일부를 부담하고 자사의 사업에 유리하도록 캐릭터와 시나리오의 변경을 요구하기도 한다.약 2조엔에이르는 캐릭터시장과 4,000억엔대의 게임 시장 등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사업성과가 더 크다는 사실을 이미 터득한 결과다. ●캐릭터산업 ‘아기공룡 둘리’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주)둘리나라는 국내 50여 업체들로부터 매년 20억원의 로열티를 받는다.내년에는 독일 베타 필름사와 25만달러에 둘리영화 배급계약을 체결했다.둘리의 자산가치는 대략 1,000억원.(1년 로열티 20억원에 저작권을 인정,산출한 액수) 또 문화환경의 강우현 소장이 마이클 잭슨의 테마파크사업에 활용할 캐릭터를 제작하는 등 국내업체들이 개발한 캐릭터들이 외화벌이에 나서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으나 디즈니 1개사가 매년 챙겨가는 400억원의 로열티에 비해도 아직은 걸음마 수준.우리의 캐릭터산업을 ‘캐릭터 없는 캐릭터산업’이라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캐릭터는 각종 생활용품에서부터 에버랜드와 같은 테마파크 등등 모든 제품에 사용 가능하다.최근에는 연예인이나 기업들도 홍보용 캐릭터를 제작,활용하고 사이버캐릭터도 등장하고있다.캐릭터 시장이 점점 커가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캐릭터분야는 시장규모에 비해 산업으로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나 일본 산리오사의 ‘헬로우 키티’처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캐릭터들을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그 방안으로 ▲창의력을 기를수 있는 교육풍토 조성 ▲기획·마케팅·자본의 결합 ▲한국적이면서 보편적 정서를 담은 완성도 높은 캐릭터 개발 ▲캐릭터를 외국에 알릴 수 있는 통로­국내외전시회와 캐릭터쇼 등­마련을 꼽는다. 한국전통캐릭터를 연구중인 서라벌의 김우선씨는 “세계적인 캐릭터들과 겨루려면 모방이 아닌 우리것이 있어야 한다”며 전통민화와 풍속화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게임산업 인재가 풍부한 우리에게 적합한 업종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많으나 아직까지 게임을 사행성 짙은 오락으로 인식,개발은 물론 자본유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게임시장의 80%이상을 미국과 일본이 잠식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은 80년대 초반 시작됐다.복제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국내 유통시장을 형성하고 해외수출로 1억달러 수출탑을 받은 일도 있다.93년부터는 일부 업체의 연구성과로 2차원 아케이드게임(각종 유기장에 설치하는 게임)을 출시,해외시장에 나설 채비를 갖추기도 했으나 일본이 3차원 그래픽기술을 바탕으로 한 가정용 게임기로 세계시장을 장악,무산됐다. 국내 아케이드 게임기술로 3차원 게임개발은 버거운 일인데 비해 PC게임개발기술은 상당 수준에 도달,경쟁해 볼만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주)타프시스템이 바다낚시 게임인 ‘대물낚시광’을 미국 게임유통업체인 인터플레이사에 700만달러 상당에 수출키로 한 것을 비롯,소프트맥스사가 ‘창세기전 2’를,넥슨사가 ‘바람의 나라’영문판을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 중이며 ‘어둠의 전설’도 영문판을 준비하고 있다.지오인터랙티브는 미국의 게임SW업체인 EA(Electronic Arts)사와 공동으로 윈도용 ‘타이거우즈 골프게임’을 개발하기로 합의하고,내년 5월 출시를 목표로 작업에 들어갔다.라이센스 비용 10만달러와 제품이 팔릴 때마다10%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게임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4년 남짓한 점으로 미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국 블리자드사가 개발한 ‘스타크래프트’는 개발비가 200만달러가 넘는다고 한다.국내 게임개발비가 건당 1억∼2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중소업체 단독으로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대작을 만들기 어려움을 알 수 있다.해결방안으로 중소업체끼리의 컨소시엄 형성,대기업과의 제휴 등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또한 게임은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연결,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으므로 다른 분야에 비해 문화침투력도 휠씬 크다. 정부에서는 내년에 서울에 게임종합센터를 건립키로 하는 등 많은 육성책을 마련하고 있다.그러나 복잡한 유통구조,70%가 넘는 불법복제율,자금부족,해외마케팅력 부재 및 종합기획력을 가진 전문인력부족 등 게임산업성장 저해요인은 산재해 있다. ◎SW불법복제에 게임산업 시든다/공식통계만 70%/미 27%의 2.5배/‘아래아한글’ 대표사례 미국 사무용 소프트웨어연합회(BSA)와 소프트웨어재산권보호위원회(SPC)가 발표한 ‘세계주요국의 불법복제실태’에 따르면 한국의 SW불법복제율은 96년 70%.미국의 27%,일본의 41% 등 선진국보다 휠씬 높은 수치로 불법복제가 게임산업발전을 저해한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불법복제를 10배로 추정한다.이는 한글과 컴퓨터사가 ‘한글’사용자가 많음에도 정품보다는 복제품 난립으로 자금난을 겪어야했던 사실에서 알수 있다. BSA사는 국내 SW불법복제 수준을 미국정도로 낮추면 직간접 분야에서 최소 1만6,144개의 일자리와 3,631억원의 세수증대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한다.(96년 기준) 예로 이탈리아 정부는 92년 12월 SW불법복제 단속으로 1년동안 합법적인 SW시장규모는 4배로 성장했고 PC용 SW의 불법복제율은 85%에서 50%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 SW불법복제 단속은 음반협회에서 상설단속반을 운영,음반과 함께 단속하고 있다.미국에서는 FBI와 SPC가 합동으로 단속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다.정부에서는 내년부터 컴퓨터관련 단체를 육성하여 SW불법복제 상설단속반을 운영,자율단속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인터뷰/캐릭터 전문社 ‘위즈’ 朴素蓮 실장/“모양보다 상품응용력 우선돼야” “보기좋은 캐릭터보다 여러 상품에 응용 가능한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캐릭터전문회사인 위즈 朴素蓮 실장(37)은 미국의 ‘미키마우스’나 일본의 ‘헬로우 키티’등 장수하는 캐릭터의 특징은 디자인이 단순하여 어떤 제품에든 적용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최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朴실장은 공항·전자상가·백화점 어디서든 ‘헬로우 키티’가 새겨진 상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위즈는 문구업체인 바른손의 캐릭터사업부에서 출발,지난 4월 독립한 회사.朴실장이 2년전 바른손 캐릭터사업부장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사용하는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것.비싼 로열티를 지불해도 이를 사용하면 장사가 되는 만큼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덕분에미키마우스를 사용하던 업체들이 하나둘 위즈의 캐릭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위즈에서 개발한 캐릭터중 바른손을 제외하고 국내업체에서 사용하는 것은 20여종.아직 미미하지만 대만의 문구업체인 파이오니아사에 지난 93년부터 헬로우 디노,떠버기 등 위즈의 전캐릭터를,이탈리아의 문구업체인 아우구리몬다도리사에는 올초부터 ‘헬로우 디노’를 수출하고 있다. “‘떠버기’나 ‘금다래산머루’등 토속적인 냄새가 나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주면 우리 것이니 좋다고 하면서도 상품을 구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머뭇거립니다” 미키마우스나 헬로우 키티에 익숙해져있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것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설득력이 없다는 점이 굳이 전통적인 것만을 고집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그래서 朴실장은 ‘칩칩스타’ ‘모비독’ ‘콩’ 등 외국 캐릭터와 비슷한 것을 만들어 경쟁하면서 한편으로 한국적인 냄새가 풍기고 보편성을 갖춘 것들을 개발하는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는 바른손과 함께 해외문구 전시회와 캐릭터쇼를 열어위즈의 캐릭터들을 세계시장에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는 朴실장.그의 꿈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다.
  • 한국 영화 이제 세계로 뜬다/100% 외국어 대사로 진행

    ◎‘가족 시네마’ ‘투 타이어드 투 다이’ 해외배급 겨냥 제작/한국·외국 유명배우 캐스팅/신선한 기획… 각국서 호평 “어,이거 진짜 한국영화 맞아?” 28일 개봉하는 ‘가족시네마’와 ‘투 타이어드 투 다이’는 관객이 한번쯤 이런 의구심을 가질 만한 영화다. 감독,제작자,투자자가 모두 한국인이라는 점에선 분명 한국영화지만,영화 자체로만 보면 국적을 가늠하기 힘들다. 100% 외국어 대사로 진행돼 자막에 의존해야 하고 거의 전부 외국배우가 출연하기 때문. 전세계 배급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이같은 영화는 국내 관객에게는 다소 생경하겠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도가 먹혀드는 것이다.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는 정부의 일본문화개방 발표가 없었다면 연내 개봉이 어려웠을 작품.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유씨의 친동생 유애리,작가 양석일,이사야마 히로꼬,마츠다 이치호 등이 출연했다. 국내 첫 상영되는 일본어 영화라는 이유로 주목받지만 정작 박감독은 “일본어,일본배우가 출연한다는 것보다 한국자본과 한국감독이 만든 영화라는걸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시류에 영합하는 발빠른 영화가 아니라 일본시장을 개척할 한국영화의 대안으로 보아달라는 주문이다. 그는 “일본은 정말 욕심낼 만한 시장이며 모든 일본인에게 꼭 내 영화를 보게 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소니,닛카츠 등 일본 메이저배급사 4곳과 40만달러선에서 판권 얘기가 오가고,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도 지난주 개인시사후 관심을 표명해 해외시장 전망이 밝다. 진원석 감독의‘투 타이어드 투 다이(Too Tired To Die)’는 국내 개봉에 앞서 해외 판권만으로 130만달러의 순제작비를 모두 회수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큰 시장을 제외한 판권 판매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 특히 지난 8월 일본에서는 한 극장에서만 개봉하고도 첫주에 1,000만엔의 수익을 올렸으며,이에 힘입어 내년 1월까지 35군데로 개봉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30만달러의 판권비외에 총수익이 이 액수를 넘을경우 이익을 절반씩 나눠갖는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 ‘투 타이어드 투 다이’는 무엇보다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뉴욕에 거주하는 진감독은 데뷔작에서 김혜수와 홍콩배우 금성무,미국의 미라 소르비노 등 세 나라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저력을 발휘했다. “종래의 감독들처럼 국적과 정체성을 동일시하는 영화를 만드는 풍토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것이 여러나라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다. 신선한 기획과 한발 앞선 제작방식으로 해외진출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두편의 한국영화가 과연 국내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런지 기대된다.
  • 서울 10개 민간오페라단 ‘리골레토’·‘카르멘’·‘라보엠’ 공연

    ◎오페라 페스티벌에 초대 합니다/오디션 통해 주역·조역 선발/매일 한작품씩 돌아가며 선보여 서울에서 활동하는 10개 민간오페라단이 공동제작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는 ‘98 오페라 페스티벌’이 5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과 민간오페라단총연합회가 정부 수립 50주년과 한국 오페라 50주년을 기념하고자 마련한 대규모 오페라 축제.국내 처음으로 주역과 조역 모두를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았으며 무대감독과 조명,소품담당 등 스탭도 ‘연수생교육제도’를 통해 선발했다. 또 매일 한 작품씩 바꿔가며 무대에 올리는 ‘레퍼토리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으며,오페라상품권과 시리즈티켓(20% 할인)을 발매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 관심을 끈다. 공연작품은 ‘리골레토’(연출 장수동)‘카르멘’(김석만)‘라보엠’(이소영)등 3편. ‘리골레토’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오페라로 만든 베르디의 명작.원래 제목인 ‘La Vendetta(저주)’가 암시하듯 베르디가 세상을 향해 퍼붓는 저주의 노래다.무대는 16세기 이탈리아.어릿광대 리골레토가 딸 질다와 바람둥이 폭군 만토바공작을 갈라놓으려고 공작을 살해하려다 딸을 죽인다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이번에 올리는 ‘리골레토’는 베르디 원작과는 달리 광대극이 1막에 나오며,만토바 공작에게 희생된 몬테로네 백작의 딸이 유령으로 출연해 시공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점이 이채롭다.바리톤 전기홍,소프라노 김수연,베이스 오현명 등이 호흡을 맞춘다. 프랑스 작가 메리메의 원작소설을 비제가 음악으로 꾸민 ‘카르멘’은,스페인 세빌리아를 무대로 정열의 집시여인 카르멘과 순진하고 고지식한 돈호세 하사와의 사랑 이야기.초연 당시에는 오페라 코미크 형식이었으나 뒤에 레치타티보(서창,敍唱)를 곁들여 오늘날은 양쪽이 다같이 연주된다.극중 각 막에 나오는 전주곡과 제1막에 등장하는 ‘하바네라’,제2막의 ‘집시의 노래’‘투우사의 노래’‘꽃노래’,제3막의 ‘미카엘라의 아리아’,제4막의 ‘카르멘과 호세의 2중창’등이 유명하다.소프라노 김현주,테너 김재형 등이 나온다. 푸치니의 대표작 중 하나인 ‘라보엠’은 보헤미안 생활을 소재로 한 슬픈 청춘 오페라다.가난한 시인 로돌프와 재봉일을 하는 폐병환자 미미와의 만남,그리고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현실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화가 마르첼로와 요염한 무젯타의 사랑을 다룬다.이번에는 원작의 시대적 배경인 1840년대를 아르 누보의 시대인 1900년 무렵으로 옮겨와 ‘라보엠’의 현대적 의미를 부각한 점이 특징.소프라노 이규도,테너 이찬구 등이 출연한다. 작품별 공연일정은 다음과 같다. △카르멘:5,10,15,21,26일 △라보엠:7,14,19,24,29일 △리골레토:8,12,17,22,28일.화·목·토요일 오후7시30분,일요일 오후3시30분 공연.(02)580­1880
  • 소설구경 영화읽기/문학사연구회 지음(화제의 책)

    ◎‘보는 문화’ 시대 ‘읽는 문화’ 모색 “영상에 익숙한 대중이 유익하고 활기차게 문자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글 읽기의 길을 트는 방법은 무엇일까?”. 문학사연구회가 이 책을 내놓게 된 출발점이다.‘보는 문화’의 시대에 ‘읽는 문화’가 자리잡는 방법을 영화와 소설의 넘나들기를 통해 모색한다.문학과의 다리놓기로,소설을 원작으로 한 17편의 영화를 중심 삼아 문학을 보는 안목으로서의 영화읽기를 시도했다. 총론으로 소설 속의 영화와 영화 속의 소설을 정리했다.다음 ‘도시 일상 욕망’‘사랑’‘광기’죽음과 윤회’등의 주제로 90년대 이후 영화를 살펴본다. 청동거울 1만원.
  • 개방후 첫 한일합작 영화 제작

    ◎일 인기작가 코지소설 ‘링’ 새달 크랭크인 일본문화 개방발표후 공식적인 첫 한일합작영화가 내달중 크랭크인한다. 한맥영화사는 28일 일본 오메가 프로젝트사와 국내 자본이 50대50으로 참여하는 합작영화 ‘링’을 제작키로 했다고 밝혔다.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스즈키 코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국내와 일본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이다. 오메가 프로젝트사는 일본판 ‘링’의 제작사로,아시아 최대 영화배급망을 목표로 창설된 AFDF코리아(대표 전태섭)를 통해 자본만 댈뿐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14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링’의 연출은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의 김동빈 감독이 맡았으며 캐스팅은 아직 미정.11월중 제작발표회와 크랭크인에 들어갈 계획이다. ‘링’은 지난 91년 출간돼 1,000만 이상의 독자를 열광시킨 컬트호러소설로 죽음의 비디오테이프를 둘러싼 가공할 미스테리를 다루었다.일본에서는 이미 영화로 제작돼 지난 상반기중 500만 관객을 동원했다.
  • 어떤 영화 들어올까(달려오는 日本 문화:中)

    ◎상업성 적은 예술작품 위주로/개방원칙 아래 건전 교류/韓·日 합작품 상영 1순위 “일본 문화개방은 산업이나 상업적 측면보다는 건전한 양국간 문화교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원칙 작성에 직접 참여한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이 말은 이번 ‘빗장 열기’의 성격을 단적으로 알려준다. 이같은 인식은 정부가 20일 발표한 ‘일본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 방침’에 그대로 살아있다.영화의 경우 ‘국제상 수상’에 중점이 두어져 있다. 따라서 국내상영 1호가 될 순수 일본영화는 기타노 다케시의 ‘하나비’로 점쳐진다.하나비는 현재 국내에서 한아미디어가 판권을 사놓고 있다.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통관절차만 남겨놓고 있어 12월 하순쯤 개봉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옥문 등 국제상을 받은 다른 작품들은 1∼2개를 제외하고는 상업성이 적고 시대성이 뒤떨어져 국내수입될 가능성이 적다. 이와 함께 개방대상에 포함된 한일합작영화 등도 조만간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는 이르면 11월중 개봉된다.한국영화이지만 일본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다.김수용 감독의 ‘사랑의 묵시록’,안성기씨가 주연한 일본 오구리 고헤이 감독의 ‘잠자는 남자’,재일동포 최양일 감독의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등도 대상이다. 이같은 영화들은 예술성과 작품성이 높아 개봉되더라도 국내 흥행에서 ‘파괴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제한’이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언제일지는 몰라도 전면적인 개방의 시점이 올 것이 분명하다.이때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도전이 제기될 전망이다. 이미 국내업자들은 상업성이 짙은 영화가 배제된 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모리타 요시미쓰의 ‘실락원’이나 이와이 순지의 ‘러브레터’등의 판권을 손에 쥐고 추가개방이 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일본측에서 국내업자의 과당경쟁에 따라 엄청난 판권값을 부른다는 소문도 있다. 문화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영화 개방시 시장잠식규모는 전체 시장 2,384억원중 최고 10%에 이른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영상산업의 기반구축과 전문인력 확충 등을 통해 추가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힘이 기울여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아울러 일본 대중문화의 저질성을 극복하며 건전한 문화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또한 이 과정에서 논의를 공개화,‘저질성 배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만화의 경우 이미 일본만화의 국내번역판은 허용돼 있고 이번에는 다만 일본어판의 수입이 개방된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첫선 日 영화는/‘사랑의 묵시록’ 개봉1호 될듯/조선총독부 관료 딸 생애 각색한 韓國감독 작품 【도쿄=黃性淇 특파원】 문호 개방으로 한국에서 첫선을 보일 일본영화 1호는 영화 ‘사랑의 묵시록’이 될 것 같다.한국이 제시한 갖가지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고 내용도 한국의 정서에 일단은 맞기 때문이다. 95년 가을에 제작된 ‘사랑의 묵시록’은 일본 식민통치 당시 조선총독부 관료의 딸로 목포에서고아원 ‘공생원’을 운영하던 尹致浩씨와 결혼한 다우치 지즈코(田內千鶴子·68년 사망·한국명 尹鶴子)씨의 생애를 그린 영화. 남편 尹씨와 함께 3,000명의 고아를 길러내 고아들로부터 ‘어머니’로 칭송받았던 다우치씨는 한국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68년 56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자 장례는 목포 시민장으로 치러졌고 손수 기른 고아 등 2만명이 참석했었다. 영화는 다우치씨의 아들 尹基씨(일본 오사카 거주)가 쓴 원작 ‘어머니여,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를 나카지마 다케히로(中島丈博)씨가 각색해서 만들어졌다.주연인 다우치역은 일본 여배우 이시다 에리가 맡았으나 메가폰은 한국의 金洙容 감독이 잡았다. 일본에서는 尹基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랑의 묵시록을 세계에 알리는 모임’의 주도로 전국 450곳에서 상영이 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대사의 70%가 한국말이고 나머지는 일본말이다.한국에선 시사회만 열렸다. 尹씨는 “어머니의 생애는 민족을 넘어선 것”이라면서 “문화관광부에 일반상영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 북한영화 방영/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지난 9월 SBS에서 방영한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에 이어 한달여만에 벽초(碧初) 홍명희의 원작소설을 극화한 ‘림꺽정(林巨正)’이 국영방송의 전파를 탔다. 5부작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지난 88년,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1부인 ‘의형제’편과 2부인 ‘결의’편이 제작되었고 작품이 상영되자 당시 평양방송은 ‘봉건 통치배들의 가혹한 수탈과 전횡·학정을 반대하여 일떠선 인물들의 생활상’을 내용으로 한 것임을 소개한 바 있다. 북한 영화의 주제는 당의 과업과 혁명의 지조,경제난 극복,대(對)한·미 모략비방등 북한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 강화로 유일사상 체계를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다. 1972년에 제작된 ‘꽃파는 처녀’도 일제 강점기를 무대로 농민의 딸인 꽃분이를 내세워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인민들의 혁명투쟁이 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사상통제의 무기로 활용해온 문학작품의 선정성을 ‘직접통제’에서 ‘간접통제’로 바꾸면서 80년대 이후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이어받은 ‘불후의 고전적 혁명영화’들이 탄생되었고 그 대표적인 것이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와 ‘림꺽정’ 등이다. 최근들어 남북관계는 여러 방면에서 협력이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나 남북간 문화교류는 85년 예술단 교환방문 이후 거의 맥이 끊겼고 지난 봄, 리틀엔젤스예술단 평양방문공연과 지난 6월 민예총(민족예술인총연합회)이 매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민족통일축전’을 열기로 합의한 것이 고작이다. 북한경제에 도움이 되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속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북측의 문호개방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영화 상영은 남북문화교류의 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대학가에서는 ‘북한 바로알기’ 차원에서 4,5편의 영화들이 상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가 주는 감정과 언어표현,습관과 풍속의 해석은 민족동질성을 이해하는데 더없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미국영화가 판을 치고 일본영화가 수입개방된다는 마당에 우리 땅에서 상호이해와 동질성 회복에 도움이 되는 북한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비록 북한은긴 단절 속에서 적으로 대치되어 있었으나 우리는 그 전통문화를 외면할 수 없다는 진한 피가 저변에 흐르기 때문이다. 어두웠던 둘 사이에 어떤 방법으로든지 햇볕이 비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 일본 영화 풀린 빗장 수위 조절

    ◎일본색 짙은 작품 배제/국제영화제 수상작 한·일합작 영화 우선 수입/‘실락원’ 등 6평 이미 계약 일본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는 것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그동안 수입이 결정된 일본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널리 알려진 일본영화 가운데 지금까지 국내업자가 수입계약을 맺은 작품은 6여편. 기타노 다케시의 ‘키즈 리턴’‘하나비’‘소나티네’와 모리타 요시미치의 ‘실락원’,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등이 꼽힌다. 지난 9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와이 순지의 ‘러브레터’‘4월의 이야기’와 최근 타계한 구로사와 아키라의 작품에 대해서도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금기의 세월이 길었던 만큼 개방이 된다해서 당장 일본색이 짙은 작품이 들어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는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일본영화 중에서도 국제영화제 수상작이나 한일합작 등 문화적 충격이 덜한 작품이 우선순위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베니스 금사자상)‘7인의 사무라이’(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기누가사 데이노스케의 ‘지옥문’(칸 황금종려상)등 50년대 명작들과 ‘우나기’(칸 황금종려상)‘하나비’(베니스 금사자상)‘나라야마 부시코’(칸 황금종려상)등 최근의 수작들이 먼저 선보일 공산이 크다. 한·일 합작은 정부 당국이 기대하는 바람직한 개방 수순의 하나. 이에 따라 현재 논란이 되는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일 합작은 아니지만 일본배우가 등장해 일본어를 사용한 첫 영화이기 때문이다.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최근 일본 현지에서 100% 촬영을 마친 이 영화는 당초 영화진흥공사의 판권담보제작 지원금 1억5,000만원을 지원받았으나 나중에 일본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을 안 영진공 측이 지원비를 회수하겠다는 압박을 가했다. 공진협에서도 국내 상영 가능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11월 개봉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는 상태. 이에 대해 박철수 감독은 ‘영화 망명’까지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영화가 심의를 통과할 경우 김수용 감독이 연출한 일본 영화 ‘사랑의 묵시록’과 안성기가 출연한 일본 영화 ‘잠자는 남자’등 다양한 형태의 ‘한일교류’ 영화가 극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는 이달중 영화를 포함해 일본 문화개방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음성적으로 나돌며 실제 이상의 평가를 받아온 일본영화가 이제 영화팬들에게 진정한 판정을 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
  • 윤영선작 ‘키스’ 3인3색 연출

    ◎이성열·박상현·김동현씨/각기 다른 작품 해석/한무대서 동시에 감삭 ‘3人3色’.한 대본을 가지고 3명의 연출자가 각각 다른 해석을 달아 한무대에 올린다. 새로운 연극형식을 끊임없이 추구해온 작가 겸 연출가 윤영선의 짧은 희곡 ‘키스’를 가지고 30대 젊은 연출가 이성열 박상현 김동현 등 3명이 각각 다른 형태의 극으로 꾸며 공연한다. 지난해 1월 프로젝트 그룹 ‘작은 파티’를 결성한 이들이 사흘동안 초연한뒤 실험적 형식으로 눈길을 모아 그해 5월 혜화동1번지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던 작품. 공교롭게도 1,2회때 연출까지 맡았던 윤영선이 동해대 교수로 발령받는 바람에 자연스레 인원교체가 불가피해졌다. 그가 연출했던 ‘키스 그 하나’를 김동현이 맡게 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내게 됐다. ‘키스’의 대본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자와 여자가 끊임없이 대화를 하지만 말은 갈등을 낳고 불화를 양산할 따름이다. 다만 말을 늘어놓는 입술에 마침표를 찍는 키스를 통해 의사불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줄거리. 그러나 동일한 대본으로 빚어내는 ‘키스’는 3명의 연출가가 설정한 전혀 다른 상황에서의 전개로 저마다 다른 감각을 느끼게끔 꾸며진다. 하나의 원작이 어떻게 3개의 다른 무대로 변환되는지를 지켜보면서 연극에서의 연출의 중요성과 묘미를 실감할 수 있는 무대다. 먼저 김동현은 남과 여,둘이서 하는 키스로 해석했다. 데뷔작 ‘꿈,퐁텐블로’를 시작으로 ‘매일 만나기엔 우린 너무 사랑했었다 ‘멕베드’ 등을 통해 감각적인 무대를 만들어온 신예 연출가로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참신한 얼굴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분위기를 낸다. 박상현은 마임이스트 남긍호의 혼자하는 키스로 ‘키스 그 둘’을 이어가고 이성열은 11명의 배우들이 엮어가는 불특정 다수의 멀티 키스로 ‘키스 그 셋’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7∼29일 오후 4시40분·7시30분.(첫날 낮공연 없음) 문예회관 소극장.(02)813­1674
  • 유니버설발레단 ‘돈키호테’ 무대에/17일까지 예술의 전당서

    ◎문훈숙·임혜경 등 무용수 80여명 출연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은 고전 희극발레 ‘돈키호테’(전3막)를 14∼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오후 7시30분,17일은 오후 3시30분·7시30분. ‘돈키호테’는 경쾌한 줄거리에 장면전환이 빠르고 스페인풍의 춤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 특히 3막의 결혼식 장면에 나오는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의 그랑 파드두(2인무)는 고난도의 테크닉과 환상적인 춤으로 유명하다. 누레예프,바실리예프,바리시니코프 등 러시아의 발레 스타들은 모두 이 작품의 바질 역을 맡아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가 처음 발레로 만들어진 것은 1750년대. 그후 샤를르 디드로,오거스트 부농빌 등 많은 안무가들이 부자 가마슈가 바질의 애인 키트리와 결혼하려다 실패한다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토대로 작품을 안무했다. 오늘날 ‘돈키호테’라고 하면 보통 1869년 초연된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루드비히 밍쿠스 음악의 발레를 가리킨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1900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알렉산더 고르스키 판이다. 발레계에서는 오랫동안 발레 마스터가 작곡가의 동의 없이 편곡하는 것이 인정돼 왔다. 그 당시만 해도 발레 작곡가의 지위가 변변찮았기 때문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마저도 편곡된 적이 있다. 고르스키판을 기본으로 하는 ‘돈키호테’에서는 밍쿠스 이외에 8명의 곡이 사용됐다. 이번 공연의 총지휘는 지난 5월 유니버설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씨가 맡았다. 그는 250년 전통의 키로프발레단을 20여년동안 이끌어오고 있는 인물. 문훈숙 임혜경 황재원씨 등 주역무용수를 포함 80여명의 무용수가 호흡을 맞춘다.(02)204­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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