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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에 순응해온 어느 열차 기관사의 삶

    오래간만에 ‘TV문학관’이 안방을 찾아간다. KBS-2TV는 공사창립을 맞아 ‘TV문학관-길은 그리움을 부른다(밤10시·사진)’를 방송한다.원작은 소설가 이균영의 유작(遺作) ‘나뭇잎들은 그리운 불빛을 만든다’.역사학자이기도 한 이씨는 ‘어두운 기억의 저편’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시나리오 작가 이란이 각색을 맡았고 ‘TV문학관’에서명성을 얻은 장기오 제작위원이 연출을 맡았다. 박석우(박진성)는 30년째 화물차 기관사로 근무 중이다.그는 자신이 늘 달리는 철로처럼 인생에 순응해왔다.그에게는 순응만 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 아진(송채환)과 세계적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그를 떠난 옥순(김혜리),두 여인이 있었다.지금은 어디서 사는지도 모르는 아들 성호,회사에 다니며 함께 사는 딸 인혜(명세빈)가 있다.그는 하루 동안 석탄 수송열차를 몰면서 자신의삶을 반추한다. “철로는 늘 앞으로 가지만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읊조리는 석우의 대사는철로를 따라 주인공의 삶을 거꾸로 보여주는 영화 ‘박하사탕’을 생각나게한다.영화에서처럼 철로는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는 훌륭한 도구다. ‘TV문학관’이 반가운 이유는 여백의 미다.연기 하나하나,장면 하나하나에담긴 많은 의미를 해석하지 않고 느끼면 되는 묘미와 극 중간중간 배어나는휴머니즘도 반갑다.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시대의 화두 인터넷에 쫓기듯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 감동이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궁금하다. 전경하기자 lark3@
  • 훼손된 자연 되살아난다

    등산객 집중,산불 등으로 훼손됐던 자연에 새 살이 돋고 있다.국토의 6.5%를 차지하는 20개 국립공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식생이 복원되는 등 원래 모습을 되찾고 있다. 96년 4월 큰 불이 났던 강원도 고성의 생태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410㎞에 이르는 낙동정맥(강원도 태백시 황지동∼부산 금정산) 등 많은 산림이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한편에서는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산림 복원의 대표적인 곳은 지리산의 노고단과 세석평전.두 곳은 91년 복원에 착수해 현재 90% 이상 복원됐으며,세계적으로 아고산대(해발 1,500∼2,000m) 식생 복원의 유일한 성공사례로 꼽힌다.미국은 북서부 글래시어 국립공원에서 무려 80여 년 동안 식생 복원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우리나라도 한라산은 식생 복원에 실패했다. 특히 노고단 정상부는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온갖 종류의 야생화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해마다 8월 중순이면 지천에 널린 원추리·쑥부랭이·구절초·지리터리풀·동자꽃·산오이풀 등이 자태를 뽐낸다. 등산로를 나무로 단장한 뒤 양 쪽에 펜스를 쳐 등산객이 정해진 등산로 이외에는 다닐 수 없도록 하고,자생식물을 이식하는 복원작업이 시작되지 전에는 맨 땅이 드러나 있던 곳에 푸른 ‘생명’이 다시 숨쉬고 있는 것이다.씨앗을 뿌리고 풀 포기를 옮겨 심는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소백산의 비로봉·연화봉·국망봉 정상부에도 해마다 봄·여름이면 새 생명이 움튼다. 산불이 났던 곳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다.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산은 활엽수와 잡풀이 가슴 높이까지 빽빽이 자라 있다.활엽수는 침엽수 아래쪽 흙 속에 씨앗 형태로 숨어 있다가 침엽수가 사라지자급속한 속도로 발아한 것이다.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가 대부분인 침엽수림이었지만,산불 뒤 신갈나무와 굴참나무가 번성한 활엽수림으로 바뀌었다.새,솔새,고사리,그늘사초,큰기름새 등 풀도 왕성하게 번식했다. 지리산·계룡산·덕유산·소백산·내장산 등의 불이 났던 곳에도 갈참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 등 활엽수 군락,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와 굴참나무등 활엽수 복합 군락,망초·원추리 군락 등 모두 31개 군락이 넓게 형성돼있다.또 무당버섯·송이버섯·광대버섯·구멍장이버섯 등 내장산에서 65종,덕유산에서 31종,지리산에서 44종 등 많은 버섯류가 관찰되고 있다.수풀이우거지면서 다람쥐·청설모·족제비·너구리·두더지·산토끼 등이 관찰되는횟수가 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강동원(姜東遠) 홍보실장은 “자연도 인간의 관심에 따라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극장가 ‘아카데미賞’ 흥행몰이

    2000년 첫 아카데미상의 열풍이 국내 극장가에도 불어닥치고 있다.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른 ‘아메리칸 뷰티’(2월26일 개봉)가 주말관객 6만5,000명을 동원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잇따라 개봉돼 관심을 모은다.우선 주목할 만한 작품은 최우수 작품상 후보작 ‘그린 마일’(감독 프랭크 대러본트)과 남우조연상 등 5개 부문에 오른 ‘리플리’(감독 앤서니 밍겔라).4일 나란히 개봉돼 흥행대결을 벌인다. ‘그린 마일’은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한 감옥영화.‘쇼생크 탈출’로 처음 호흡을 맞춘지 5년만에 감독과 작가가 또 한번손 잡았다. 영화의 무대는 1935년 대공황기,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의 콜드 마운틴 교도소.간수장 폴 에지컴(톰 행크스)은 사형수들을 감독하고 ‘그린 마일’이란 초록색 복도를 거쳐 전기의자가 있는 사형집행장으로 안내하는 것이 임무다.어느날 이곳에 백인 쌍둥이 자매를 살해한 혐의로 거대한 몸집의흑인 사형수 존 커피(마이클 클락 덩컨)가 이송돼 온다.그는 신비한 초능력을 지닌 순진담백한 동화적 캐릭터의 인물이다.암에 걸린 부인의 몸속에서암세포를 빼내 회복시키는가 하면 짓밟혀 죽은 생쥐도 다시 살려내는 염력을발휘한다. 전기의자에 앉아 죽기 직전 그는 타락한 세상과 인간에 대해 일갈한다.“서로 미워하는 사람에 지쳤고,삶에 지쳤다.이 세상은 나쁜 일로 가득차 너무힘겹다” 카메라 앵글은 줄곧 사형수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지키며 고뇌하는감방의 간수들을 따라 잡는다.교도소라는 가장 비인간적인 공간과 인간의 맑고 순수한 영혼을 설득력 있게 대비했다. ‘리플리’는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유명한 영국 감독 앤서니 밍겔라의작품.40년전 프랑스의 르네 클레망 감독이 만든 알랭 들롱의 출세작 ‘태양은 가득히’를 리메이크한 것이다.초라한 현실이냐,찬란한 거짓이냐.‘리플리’는 서글픈 과거를 창고에 처넣고 자물쇠로 꼭 잠가두고 싶어하는 한 청년의 위험한 욕망을 그렸다. 낮에는 호텔 보이,밤에는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는 리플리(맷 데이먼).별 볼일 없는 인생을 꾸려가던 리플리는어느 파티에서 피아니스트 흉내를 내다선박부호의 눈에 띈다.리플리는 그로부터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아들 디키(쥬드 로)를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리플리는 대학동창임을 가장해 디키에게 접근한다.디키와 그의 연인 마지(기네스 펠트로)와도 가까와진 리플리는 어느새 자신도 상류사회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고민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디키의 분방한 삶을 동경하게 된 리플리는 그에 대한 ‘동성애적’ 감정을 털어놓는다.그러나 거절당하고,리플리는 결국 디키를 죽인다.디키의 삶을 흉내내며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리플리.그의 태연자약한모습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모티브는 재즈음악이다.쳇 베이커.마일스 데이비스,소니 롤린스,존 콜트레인,디지 길레스피,찰리 파커….전설적인 LP재킷들과 함께 쟁쟁한 재즈음악가들의 이름이 다 나온다.특히 리플리가 재즈클럽에서 부르는 쳇 베이커의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은 영화의 주제곡 구실을 한다.화려한 비상을 꿈꾸던 리플리의 비극,그 ‘이카루스의 추락’을 재즈선율에 실어 전해준다.‘리플리’는 미국의 추리 작가 패트리샤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있는 리플리씨’가 원작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풍자극 2편 ‘정치의 계절’ 정치 코믹질타

    4월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바람이 거센 가운데 우리 정치 현실을 곱씹어보게 하는 연극이 2편 내달 1일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극단 아리랑의 ‘기호0번 대한민국 김철식’(최일남 원작,방은미 연출)과 극단 작은신화의 ‘타르튀프?’(몰리에르 원작,반무섭 연출).‘기호0번…’이1940∼70년대 외곬수 정치인 김철식의 입을 빌려 요즘 선량들의 행태를 직접 꼬집는 반면 ‘타르튀프’는 중세시대 사기꾼 타르튀프의 권모술수를 통해위선적인 정치인 면모를 우회적으로 풍자한다. 4월30일까지 대학로 아리랑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기호0번…’은 작가 최일남의 소설 ‘숙부는 늑대’를 각색한 작품.주인공 김철식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4·19혁명까지 격동의 정치상황에서도 끝까지 세상에 타협하지 않고 자기 의지대로 살다간 ‘외로운 늑대’같은 인물이다. ‘애국청년단’을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치고,몽양 여운형의 암살범을 잡겠다고 무작정 상경하는가 하면,오로지 나라를 위해 몸뚱이 하나만 믿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그의 행동은 얼핏 돈키호테처럼 보이지만 요즘 정치인에게서찾기 힘든 순수한 열정과 살아 있는 양심을 느끼게 한다. 세번 출마해 번번히 낙선한 그의 삶은 세속의 잣대로 보면 실패한 인생이지만 자기가 옳다고 믿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점이라고 극은 주장한다. 연출자 방은미는 “정의감과 사람 사랑이 넘쳐나는 김철식같은 인물이 이 시대에 필요한 참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를 통해 2000년대를 사는우리 모습도 함께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오봉산 불지르다’에서 열연한 박철민이 김철식 역을 맡아 특유의 걸죽한 입담과 감칠맛나는 연기를선사한다.(02)741-5332. 대학로 혜화동1번지소극장에서 3월12일까지 공연하는 ‘타르튀프’는 종교적 위선자를 묘사한 17세기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걸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당대 최고의 사기꾼이자 바람둥이인 타르튀프가 위선과 허풍을이용해 맹신과 불신을 오가는 극단적 성격의 오르공집에 머물게 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타르튀프는 오르공의 눈을 피해 아내와 딸까지 유혹하고 마침내 재산까지 빼앗을 음모를 꾸민다.맹신에 눈이 먼 오르공과 그의 어머니는 아내와 딸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모르게 하는 죄는 죄가 아니다’라는 타르튀프의간계에 넘어간다. 극은 거짓 신자인 타르튀프의 위선보다 오히려 그에게 속아넘어간 경솔한 오르공과 그 가족에게 초점을 맞춘다.이는 드러난 위선보다 스스로 위선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벌이는 행위가 더 나쁠 수 있기 때문이다.사이비 정치인을 솎아내지 못하는 유권자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풍자한 셈이다. 작은신화가 ‘고전넘나들기 시리즈’두번째로 마련한 이번 작품은 시대와장소를 뛰어넘는 몰리에르의 ‘웃음의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02)902-2048. 이순녀기자 coral@
  • 일본연극 잇단 국내나들이

    ‘호기우타’‘도쿄노트’‘노가쿠’등으로 지난해 부지런히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 연극이 올해도 러시를 이룬다. 먼저 일본과 중국의 합작 인형극 ‘삼국지’가 초연 10년만에 한국 무대에선다.25∼27일 서울 호암아트홀(02-745-5127).양국 평화우호조약 체결 10주년을 기념해 극단 가게보우시와 성도인형예술극단이 지난 88년 제작한 이 작품은 90년 도쿄에서 초연됐다.이듬해 중국 전역에서 공연을 가지며 속편 ‘삼국지2’와 함께 10년간 12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일본 인형미술의 최고봉 가와모토 기하치로가 높이 120cm의 인형 80여개를제작했고,제임스 미키·고모리 미미가 각본과 연출을 각각 맡았다.가게보우시는 현대그림자극으로 유명한데 96년 미국에서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를공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관중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한나라가 멸망한 뒤 위·촉·오 3국이 치열한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개되는 명장과 영웅호걸의 이야기로,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가족 인형극’성격이 짙다. 28∼29일 정동극장에서는 간사이 예술아카데미인 ‘치카마스극장’의 오사카 고전극 ‘소네자키 신주’가 공연된다.치카마스극장은 근세 일본의 대표 극작가 치카마스 몬자에몬의 작품을,전통무용극인 ‘가부키’나 ‘분라쿠’대신 현대 일본어로 알기 쉽게 공연하는 단체이다.‘소네자키 신주’는 300년전 오사카의 소네자키 텐진 숲에서 실제로 있은 남녀의 동반자살을 다룬 사랑이야기로 비극미가 뛰어나다.국립국악단원인 유미리가 특별출연해 판소리로 줄거리를 설명한다.주한일본문화원에서 초대권을 나눠준다.(02)3452-5998. 이순녀기자
  • 한일합작 첫 애니메이션 ‘건드레스’ 26일 개봉

    최초의 한일합작 애니메이션인 ‘건드레스’가 26일 개봉된다. 동아수출공사가 제작비의 30%를 투자해 일본 닛카쓰(日活)영화사 등과 합작형식으로 만든 작품이다.문화관광부 고시에 의한 제작공정 평가항목 22점중에서 하한선인 13점을 얻어 국내 제작물로 인정받았다.일본 애니메이션 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건드레스’의 극장개봉은 전초전 성격이 짙다는 게 관계자들의 견해다. 영화의 무대는 서기 2100년,두번의 지진을 거쳐 자치도시로 새롭게 태어난요코하마 베이사이드 시티.테러가 난무하는 이곳에 여성들만의 경비회사 엔젤암스가 세워진다.이곳에 소속된 5명의 여전사가 테러집단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건드레스(Gundress)’는 총(Gun)과 옷(Dress)의 합성어.강함과 아름다움이라는 뜻이 함축된 제목이 주인공의 중성적 이미지를 암시한다.‘공각기동대’의 원작자 시로우 마사무네가 사이버펑크 풍의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연출은 ‘스트리트 파이터’시리즈를 만든 야타베 가쓰요시. ‘철완 아톰’으로 시작된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은 ‘철인 28호’‘마징가Z’‘기동전사 건담’‘신세기 에반게리온’등으로 이어지며 세계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SF로봇 애니메이션의 정수는 ‘메카’라고 약칭되는 로봇의 메카닉 디자인.이번 영화에서는 ‘랜드메이트’라는 소형 로봇을 선보인다.기존의 ‘조종하는 로봇’이 아니라 ‘로봇을 입는다’는 전투복 개념을도입해 눈길을 끈다. ‘건드레스’는 합작형식을 갖지만 기획이나 각본작업,캐릭터 설정 등 애니메이션 제작의 핵심 부분을 주로 일본인이 맡아 아쉬움을 남긴다.일본 애니메이션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국내 제작사가 다국적 자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뒤따른다. 김종면기자
  • ‘불 좀 꺼주세요’ 다시 무대에

    90년대 최고의 흥행작중 하나인 연극 ‘불 좀 꺼주세요’가 4년만에 다시 불을 밝힌다.공연기획사인 진우예술기획이 관객 6,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다시 보고 싶은 연극’1위에 뽑혀 3월 3∼26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선다.‘불 좀…’은 지난 92년 대학로극장에서 막올라 3년을 롱런한 뒤 한해 걸러 96년 6개월간 앙코르 공연해 20만 관객을 끌어모은 화제작.94년 서울 정도 600년 기념 타임캡슐에 저장되기도 했다. 예전에 사랑한 두 남녀가 중년에 재회해 불륜을 저지른다는 내용의 ‘불 좀…’은 본신(本身)과 분신(分身)을 따로 등장시킨 신선한 발상,제도와 본능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주제의식 등으로 대학생 주부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관객에게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더불어 여배우의 상반신 노출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번에 리바이벌되는 ‘불 좀…’은 영상미학가로 불리는 황인뢰PD가 연출을 맡았다.언어와 인생의 묘미를 비약과 군더더기없는 대사로 처리한 이만희원작을 감성적이고 영상적인 터치로 소화할 계획.소극장에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40회 이상의 장면 전환도 중극장 규모의 토월극장에서 영화적 스피드에 버금가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다. 극은,다른 여자와 결혼한 뒤 국회의원으로 승승장구하던 남자가 본래의 제모습을 찾고자 과거의 여자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남자와 헤어지고 자포자기상태로 지낸 여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결국 남자의 설득을 받아들인다. 마지막 “불 좀 꺼주세요”란 대사는 두 남녀가 마음의 밭을 갈아엎는 ‘분갈이’에 다름아니다. 출연진이 탄탄하다.중견배우 이호재 권재희가 제도와 일상에 갇힌 두 남녀의 본신 역을 맡고,남명렬 장설하가 이들의 내면세계,혹은 본능에 해당하는 분신을 연기한다.남자의 친구,떡집 주인 등 숱하게 옷을 갈아입는 남자 다역(多役)은 초연때 화제를 모은 이도경이,여자 다역은 정경순이 맡는다. “분신을 통해 일상과 그 일상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본능적 욕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는 작가 의도와 이를 “얕은 꾀가 아닌 우직한 접근으로보여주겠다”는연출자의 생각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또한번 흥행돌풍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은다.(02)516-1501이순녀기자 coral@
  • [외언내언] 허준과 仁術

    의·약분쟁이 한창인 요즘 MBC TV의 월·화 드라마 ‘허준’의 인기가 높은 모양이다.어린이와 청소년까지 TV앞으로 불러들여 40%가 넘는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덩달아 원작인 이은성의 ‘동의보감’ 소설도 출간 10년 만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이해하기 쉬운 선·악의 대립구도가 인기를 끄는 비결중의 하나이지만 의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허준의 자세도 드라마와 원작 소설을 보는 짭짤한 재미중의 하나이다.고대하던 의사 특별 채용시험인 취재(取才)에 응시하러 가는 길에 만난 가난한 병자를 치료하느라 시험을 포기한 것이라든지,지리산을수백번 오르내리며 약초를 캐고 임진왜란후 기아와 질병으로 허덕이는 민초들을 위해 서민에 친숙한 이름으로 약초를 분류한 것 등은 ‘인술(仁術)’의의미를 새삼 되새겨 보게 된다. 허준은 직접 병을 진단하고 약을 지었다.근대화로 한의사,양의사와 약사로세분돼도 이들은 모두 넓은 의미에서 병을 낫게 해주는 사람으로 인술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의사의 직무와윤리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다.동네 병원에 흔히 걸려있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한다.인류,종교,국적,정당과 사회적 지위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그리스 의학자의 어록이 2,400년 동안이나 전해오고 허준을 ‘의성(醫聖)’으로 일컫는 것은 의학적 지식에 더해 의사로서의높은 윤리적 태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어느 직업이든 대부분이 물신(物神)주의의 세속적 가치에 찌든 마당에유독 의사와 약사에게만 높은 직업윤리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더욱이 의대와 약대에 우수한 인재가 몰리는 이유중의 하나는 투자(?)비용인학비를 빨리 뽑을 만큼 ‘돈 잘 벌고 전망 밝기’ 때문이 아닌가. 의·약 분업의 문제는 상대방에게 ‘고유’영역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데다‘당신들의 일이 늘어나면 우리의 수입이 줄어든다’는 제로섬 게임 논리와피해의식도 깔려있다.그래서 합의도 어렵고 뒤탈이 끊이지 않는다.의약분업의 결과,앞으로 동네병원이 모두 문을 닫을지,아니면 의사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늘어나 오히려 의사의 수입이 많아질지,약사가 꼭 의사처방대로 약을 지을지 여부는 두고볼 일이다.다만 의사들이 민초(民草)가 많은 동네 병원의 문을 걸어 잠근 채 시위에 참가하고 항의 삭발하는 동안 위급상황에 처한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은 보기 민망하다.허준이 보여주는 고결한 의료인의 모습은 드라마에서만 보는 허상(虛像)으로 만족해야 할 것인지.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 [연극 리뷰] “사랑을 주세요.”

    3월5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공연되는 닐 사이먼 원작의 ‘사랑을 주세요’(김순영 연출)는 너무 가까이 있어 잊기 쉬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가족드라마다.지난 9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풀리처상과토니상을 거머쥔 경력이 말해주듯 원작은 평범하지 않은 가족구성원 들간의갈등과 숨겨진 진실,그리고 마침내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때론 웃음으로,때론 코끝이 찡한 감동으로 짜임새 있게 엮어낸다. 극은 병으로 아내를 잃은 에디가 그동안 멀리해온 어머니에게 두아들 제이와 아리를 맡기면서 시작돼 다시 찾아가기까지 1년간의 이야기를 담는다.고집불통의 무서운 할머니,정신장애자인 벨라 고모, 젊을 때 집을 나가 갱단의일원이 된 루이 삼촌, 이상한 발성을 내는 거트 고모 등 제이와 아리의 눈에비친 가족은 하나같이 비정상적이다. 어느날 벨라 고모가 결혼발표를 하느라 가족을 집에 오게 하면서 이 뒤틀린가족관계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드러난다.미국에서 유태인으로 온갖 차별을받으며 홀로 6남매를 키워야 한 할머니는 두 자녀를잃은 뒤 더이상 아이들에게 정을 주지 않기로 했고,사랑이 없는 가정에서 자라난 네 자녀는 각자방식으로 할머니를 떠났다. 일일연속극처럼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던 극은 벨라 고모가 할머니에게 지금까지의 외로움을 털어놓으며 “누가,누가 나를 안아줘”라고 울부짖는 장면에서 클락이맥스를 이룬다.고난과 역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강철처럼 단련된 지난날을 떠올리며 회한의 눈물을 보이는 할머니의 독백은 객석을 숙연하게 만든다.소극장 연극으로는 상당히 긴 2시간30분의 공연이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섬세한 심리묘사와 극적인 반전때문이다. 원작을 충실하게 무대화한 연출 솜씨와 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는 칭찬할만하다. 특히 벨라 역의 박현미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중심 노릇을 훌륭히 해냈다.그러나 할머니의 몫이 100% 살지 않은 점과 전반부에 다소늘어지는 듯한 느낌은 아쉬움을 준다.(02)764-6052. 이순녀기자 coral@
  • 연극계도 경영마인드 ‘바람’

    침체에 빠진 연극계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들이 현장에서 다양하게 모색되고있다. 지난 주말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막올린 뮤지컬 ‘아보스’가 에인절투자자들의 벤처펀드로 제작된데 이어 이번엔 인터넷기업이 공연기획사와 손잡고 연극발전을 위한 공동작업에 나섰다. 정보통신업체 두루넷,공연정보 인터넷 사이트 하제마을,그리고 공연기획사이다 등 3개사는 공연예술의 활성화와 새로운 창작시스템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그룹 ‘아이아트(www.iart-korea.com)를 설립했다.인터넷과 공연예술의접목을 꾀한 아이아트의 사업은 크게 두가지.하나는 문화사랑 펀드를 조성해투자하는 것이다. 4월15일부터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저별이위험하다’(김광림 작,박광정 연출)의 제작비 3,500만원을 두루넷이 지원하고,공연에서 생기는 수익금 전액을 쌈짓돈으로 적립한다.여기에 온라인상에서 소액투자자를 모집해 규모있는 국민펀드로 키울 생각이다.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대신 일정기간 입장권으로 받게 된다.지원작은 공모를 통해 매달 운영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결정되고,공연으로 얻은 수익의일부는 아이아트로 재적립된다. 아이아트의 또다른 사업은 희곡상 제정.연극이 맥을 못추는 요인중 하나로두텁지 못한 작가군이 지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올 연말부터 매년 한차례씩 수상작을 뽑아 소정의 지원금을 줄 계획이다. 연극팬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은 인터넷을 이용한 공연제작 시스템이다.홈페이지를 통해 희곡선정에서부터 배우오디션,제작과정과 사후평가까지 관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인터넷의 최대 장점인 인터랙티브(쌍방향)방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아이아트는 이 시스템을 ‘저별이…’부터 적용키로 하고,오는 25일까지 인터넷에서 1차 오디션을 갖는다. 이다의 손상원실장은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라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디지털시대에 연극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한편 인터넷의 문화적인 역량을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 K-2TV ‘여비서’로 컴백 황인뢰PD 인터뷰

    “방송국을 그만두고 독립한 지 1년만에 처음으로 큐사인을 하면서 짜릿한흥분을 느꼈다.그때의 기분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MBC 출신의 스타PD 황인뢰씨가 지난 8일 ㈜제이알엔의 공동대표가 됐다.제이알엔은 ‘영상기록 병원24시’ ‘미스터리 추적’ 등 다큐멘타리 전문 프로덕션이었던 ㈜제이프로가 황PD를 영입해 이름을 바꾼 회사다. 제이알엔의 첫 드라마이자 독립을 선언한 황PD의 첫 작품은 KBS 2TV에서 12일부터 방송되는 주간 단막극 ‘여비서’.2년전 PC통신에 비서 출신의 신수연씨가 글을 올려 인기를 누렸던 ‘비서일기’가 원작이다.원작자와 MBC ‘연애의 기초’에서 황PD과 호흡을 맞췄던 황선영씨가 각색을 맡았다.주요 출연진은 MBC ‘베스트극장’에서 황PD 작품에 단골 출연했던 심혜진,영화 ‘박하사탕’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여진,신세대 탤런트 김민주 등이다. 황PD는 89년 MBC 미니시리즈 ‘천사의 선택’ 이후 ‘고개숙인 남자’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창밖엔 별이 빛났다’ 등으로 시청자 팬을 갖고있는 보기 드문 연출자다.그는 드라마에서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작은 감동들을 날카롭게 포착해 평범함 속에서도 의미있는 감동을 느끼게한다.‘수채화 같은 영상’이라는 방송가의 공통적 평을 얻을 만큼 연기와대사를 절제하고 영상과 음악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12일 방송되는 ‘여비서’ 첫 회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소개에 치중,그의 깔끔한 영상이나 연기자들의 절제된 감정표현 등이 드러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반면 특유의 화면분할 기법은 여전하다. 황PD는 창문이나 문을 이용한 엿보기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TV화면이 미학적으로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한다.그래서 창과 직사각형 구도를 사용해 TV화면을 분할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또 창은 시청자들이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한다. ‘여비서’를 주 1회의 단막극으로 만든 것은 “주 2회 이상의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제작진을 많이 지치게 하기 때문”이란다.또 고정 성격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매회 특별 출연하는 인물에 힘을 실어주면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가기에는 단막극이 적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방송가에서는 이번 시도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주 1회 방송에다가 매회 특별출연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면 시청자들이 연속극을 꼬박꼬박 보게 하는 ‘중독성’을 견지하기가 힘들다는 이유다. 황PD의 새로운 시도에 시청자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전경하기자
  • 國唱 임방울 ‘쑥대머리’로 만난다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팔도각지 장터로 떠돌며 서민의 시름을 달래준 국창임방울.그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오는 18∼20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광주시립국극단(단장 성창순)의 창극 ‘쑥대머리’에서 되살아난다. ■광주시립국극단 18-20일 국립극장 공연 1904년 광주에서 태어난 임방울은 14세때 판소리에 입문했다.박재실 공창식유성준 등 여러 명창의 문하에서 서편제와 동편제를 전수했으며,전라도 특유의 육자배기 가락을 접목해 독특한 창법을 갈고닦았다.그가 명성을 얻은 것은 전국명창대회에서 ‘쑥대머리’로 장원을 차지하면서부터.스물다섯살 때였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콜롬비아,빅타레코드사와 잇따라 전속계약을 맺었다.한양에 간 이도령을 잊지 못해 춘향이가 옥중에서 부르는 ‘쑥대머리’는12만장이나 팔려 일본 유명가수를 능가할 정도였다.해방후 ‘임방울과 그 일행’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만주·일본 등지로 수많은 순회공연을 다니던 그는 61년 김제장터에서 판소리를 하다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창극 ‘쑥대머리’는 문학평론가 천이두가 쓴 ‘명창 임방울’을 원작으로해 판소리 인간문화재 성창순이 작창을 맡았다.1부에서는 고된 판소리 수업을 받고 독공으로 득음하는 데서부터 송정리 장터에서 공연하다 일경에게 잡혀가 고문당하는 장면,그리고 첫사랑 산호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인간적인면모를 그리고,2부에서는 해방후 순수 판소리를 지키고자 애쓰는 임방울의고집스런 예술혼이 묘사된다. 성창순은 ‘쑥대머리’‘추억’같은 임방울의 원곡 외에 ‘멸치잡이 노래’‘엿노래’등 잘 알려지지 않은 남도의 전래민요를 풍부하게 섞어 창극 보는맛을 한껏 살렸다.지휘를 맡은 한상일 국립국악관현악단장은 신시사이저를활용하는 등 다양한 음색의 국악을 들려줄 예정이다.채향순 백제예술대교수가 안무한 13가지 민속무용도 볼 만하다. 연출자인 김효경 서울예대교수는 “기존 창극이 보여준 지루함을 없애고자현대적인 기법을 많이 가미해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임방울 역은 광주 국악인 양신승과 윤진철이,임방울의 첫사랑 산호 역은 김태희와 최혜정이 번갈아 맡는다. 지난해 10월 광주 초연에서 호평을 받아 지방단체로는 이례적으로 서울나들이를 하게 됐으나,극중 입체 창극을 주장하는 김연수와의 갈등에서도 알 수있듯이 정작 임방울 자신은 창극을 아주 싫어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제작진은 서울 공연후 광주비엔날레를 거쳐 시드니올림픽 등지에서의 해외공연도 모색하고 있다.18일 오후7시,19·20일 오후 3시·7시.(02)595-0146. 이순녀기자 coral@
  • ‘미스터 초밥왕’ 한국편 나온다

    일본 ‘소년 마가진’에 10년 넘게 연재되면서 요리만화 붐을 일으킨 ‘미스터 초밥왕’에 한국특집편이 나온다. 지난 96년부터 한국출판권을 갖고 있는 학산문화사는 “작가 테라사와 다이스케와 일본 고단샤 편집부가 작품 배경을 한국으로 옮겨 우리 고유 재료들을 활용한 초밥경연을 그려나갈 계획임을 전해왔다”고 밝혔다.지난해 10월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작가는 한국의 독특한 초밥요리에 관한 추억 때문에 이같은 기획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학산문화사는 최근 한국에만 있는 생선을 이용한 독특한 초밥요리법,유명한 항구,기타 전통적인 조리방식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일본에 보낼 계획이다.또 지난해 초밥축제를 주관한 호텔 신라 일식당의 안효주주방장에게 의뢰,엄선된 소재와 조리비법을 원작자에게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학산문화사는 오는 7∼8월쯤 소년 만화잡지 ‘찬스’에 이 특집편을 연재할계획이다.
  • 장정일 장편소설 ‘보트하우스’ 새단장 재출간

    영화 ‘거짓말’의 원작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이 지난해 발표했던 장편소설 ‘보트하우스’를 부분개작, 새로 냈다. 작품의 음란성 여부로 형사범 피의자가 됐던 작가의 작품은 애먼 기피대상이 될 수 있고 실없는 관심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작가는 언뜻 이런 사태를 당연히 여길 뿐 아니라 반기는 것처럼 보인다.새 소설에 자신의 소설가 경력과 함께 소설관을 마침 잘됐다는 듯 자세히 피력하고 있다. ‘노동과 생식이란 두 축에 의해 굴러온 역사라는 가속도에 내 식의 브레이크를 걸어보고자 했다’는 작가의 말은 우습게도 들릴 수 있겠지만 변명조가 아닌 자신감이 담긴 설교조는 상당히 인상적이다.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작가가 괜히 이런 자신의 소설쓰기 습관이나 철학을 들먹이지 않았다는것이다. ‘보트하우스’는 소설쓰기의 한 버릇에서 결정적인 싹을 틔운다.컴퓨터로소설을 쓰던 소설가 주인공은 타자기로 새 소설을 써야만 하겠다는 생각에휘둘리고 특정 제품을 열성으로 구하는 과정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이제 이두 남녀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그런데 여기서 작가는 말 그대로 ‘삼천포’로 빠진다.여자가 타자기로 변신하는 환상의 세계와,도끼같은 흉기로 머리를 강타당하면 죽기는커녕 더 살 맛을 느끼는 비현실의 세계가 도입된다.이렇게 간단히 말해버리면 진지할필요가 없는 만화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독자를 변신과 초능력의 비현실로 끌어들이는 데 상당한 솜씨를 발휘한다. 첫 여자가 난데없이 타자기로 변신하는 사연과 명작 ‘죄와 벌’의 전당포살인사건을 한국적으로 모방한 또다른 여주인공이 감옥 대신 초능력의 세계로 들어가는 이야기는 모두 70여쪽(4·6양장판)의 제법 긴 분량이나 독자의관심을 여유있게 리드하고 있다. 반면 이 환상과 비현실의 우물 속으로 풍덩 내던져진 이야기의 두레박을 현실로 다시 끌여올려야 하는 후반부는 별로 그럴듯하게 읽히지 않는다. 타자기로 변신한 여자가 다시 사람으로 되살아나는 과정은 변신하는 앞부분과는 달리 만화같은 냄새가 나고 재변신을 위해 동원된 인물과 장치를 마무리해야하는 맨 뒷부분은 열정없는 대차대조표 꿰맞추기처럼 보인다.그런데작가는 웬 바람이 불어 카프카의 변신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살인사건을 끄집어냈을까. 난해한 소설가의 대명사인 카프카가 직접 인용되기도 하지만 이 소설은 ‘장정일답게’ 성적인 장면이 꼬리를 물고 있고 작가는 성적인 주제에서 한눈판다든가 눈치보는 기색이 전혀 없다. 책을 낸 출판사는 작가의 새 소설이 ‘우리 시대의 성적인 욕망의 뿌리를 추적하고 있다’고 선전한다.어떤 독자는 작가의 비현실 도입을 ‘성적으로 함부로 말하기’의 색다른 방편으로 치부할 것이고 어떤 독자는 성에 관해 보다 튼튼해진 메타포(은유)로 여겨 이것저것을 다시 생각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장정일의 ‘보트하우스’는 그냥 기피할 책도 아니며 성적인호기심만으로 접근할 소설도 아니라는 점이다.도서출판 프레스21 간. 김재영기자 kjykjy@
  • 러시아 록뮤지컬 ‘아보스’ 국내 첫 선

    12일 막올리는 뮤지컬 ‘아보스’(연출 양혁철)는 여러 면에서 눈길을 끈다. 먼저 창작뮤지컬과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양립하는 우리 공연계에 드물게 선보이는 러시아 록뮤지컬이란 점.원제가 ‘유노나 이 아보스’(러시아어로 ‘어쩌면 희망이…’)인 이 작품은 지난 81년 초연후 국민뮤지컬로 찬사를 받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도 호평 속에 공연되고 있다. 94년 국내에서도 한차례 공연된 적이 있으나 러시아 극단의 무대를 그대로옮기는 데 급급해 호응을 얻지 못했다.그러나 이번 공연은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장소를 현대 감각에 맞게 각색하고,음악과 춤을 대폭 보강함으로써 수준높은 공연을 예감케 한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벤처 뮤지컬’이란 점도 이채롭다.투자자들에게서일정한 자금을 모은 뒤 수익에 따라 지분을 나눠갖는 벤처 시스템을 공연에적용한 것. 당초 제작사가 자금난으로 포기한 상태에서 국민대 이혜경교수가 “작품이 아깝다”며 스스로 제작자로 나섰다.2,000만원을 선뜻 내놓은 이교수는 외부 투자자를 물색한 끝에 ㈜카맨파크,KAIST-AVM 엔젤펀드,부산 테크노엔젤클럽 등 3곳에서 1억3,000만원의 제작비를 모았다. 이들은 벤처투자 전문그룹이기는 하나 수익보다는 공연계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이익이 나더라도 원금만을 회수키로 해 공연관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출연진과 스태프 전원도 개런티 없이 작품에 참여해 나중에 일정 금액을 나눠갖기로 했다. ‘아보스’는 지구종말을 앞두고 유토피아를 찾아 우주로 떠나는 ‘고독한영웅’레자노프가,연인 콘치타의 사랑과 인류구원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내용을 담았다.원작은 1800년대 러시아 인민을 구하려고 신대륙으로향한 레자노프와,그를 36년간이나 기다린 콘치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연도를 알 수 없는 미래시대의 무대배경은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무대미술과 의상,조명 등으로 색다르게 표현된다. 무엇보다 작품의 매력은 음악에 있다.드라마 ‘모래시계’‘백야3.98’에 삽입돼 가슴을 울린,그 낭만적이고 애절한 러시아 민속음악이 극 전반을 가로지른다.‘알렐루야’‘사랑의 노래’등 20여 뮤지컬 넘버들은 성가곡에서부터 록,테크노 리듬을 넘나들며 오페라 못잖은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한다.연출자 양혁철은 “러시아 유학 당시 보고 음악에 반해 언젠가 무대에 올리리라고 결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원곡 중 몇곡은 극 분위기에 맞게 편곡돼한층 풍부한 감성을 전달한다.개성있는 배우 이용근이 중년의 레자노프를 연기하고,오디션에서 뽑힌 이유진이 청순한 콘치타 역으로 데뷔한다. 한차례 좌절 끝에 천사(에인젤펀드)의 도움으로 회생한 뮤지컬 ‘아보스’가 공연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23일까지 서울 문예회관대극장.(02)707-1133. 이순녀기자 coral@
  • ‘지하철 1호선’ 1000회 공연

    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1,000회 공연이 있던 지난 6일,학전대표 겸 연출가 김민기는 독일의 원작자 볼커 루드비히로부터 뜻밖의 선물을받았다.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 그립스극단의 배우 토마스 아렌스 등과 함께초청받은 그는 공연에 앞서 극단과 관객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 뒤 김씨에게 ‘깜짝선물’을 전달했다. 베를린시 문화부장관의 축하메세지,‘지하철1호선’에 대한 독일 저작권협회의 저작권료 면제, 그리고 내년 가을 그립스극단의 1,000회 공연 초청장이었다. 미리 얘기가 없었던 터라 김민기는 순간 당황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자신들보다 먼저 1천회 공연을 달성한 한국 친구들에 대한 독일측의 정깊은 배려는 객석과 무대를 모두 훈훈하게 했다. ‘지하철1호선’에 대한 이들의 애정도 대단했다.루드비히는 “전세계 20여개국에서 내 작품을 공연하지만 개인적으로 김민기씨의 작품이 제일 마음에든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독일에서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출연 중인아렌스도 “공연을 보면서 한순간도 지루하다는 느낌이들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고,하이만은 “감동 그 자체”라고 놀라워했다. 이날 공연은 방은진 이정헌 권형준 등 역대 출연배우 60여명이 함께 하는 무대여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3시간여 진행됐다.객석에는주한독일대사와 문화원장을 비롯한 독일측 인사, 영화감독 임권택, 촬영감독정일성,배우 유인촌 등 국내 문화계 인사,그리고 일반 관객들이 빽빽히 자리해 ‘지하철1호선’의 1,000회 기록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봤다.김민기는“좀더 새로운 내용으로 한단계 발전된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말로 화답했다.열악한 공연환경 속에서도 성실한 발걸음으로 이제 막 ‘1천회 역’을 통과한 ‘지하철1호선’의 앞길을 지켜볼 일이다. 이순녀기자
  • 풍성한 극장가…뭘 볼까 즐거운 고민

    올해는 설연휴 극장가가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한국영화로 임권택감독의 ‘춘향뎐’과 이창동감독의 ‘박하사탕’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처음 시도되는 레슬링영화 ‘반칙왕’(감독 김지운)이 4일 개봉된다.외국영화로는 스페인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할리우드 영화 ‘슬리피 할로우’‘13번째 전사’‘바이센테니얼 맨’‘비치’등이 현재 상영중이다. ‘춘향뎐’은 영화가에서는 스스럼없이 ‘국민영화’라 부를 정도로 기대를모으는 화제작.영화의 줄거리보다 구성지게 흐르는 ‘국창’조상현의 남도소리 가락이 흥을 돋우는 판소리영화다.조상현의 춘향가는 옛 명창들의 특징적인 대목을 고루 담을 뿐 아니라 조(調)의 성음이 분명하고,리듬을 구사하거나 목청을 꾸미는 기교가 뛰어난 것이 특징.영화는 이 판소리 가락에 춘향과몽룡의 풀향기같은 사랑을 실어 전한다. 새해 첫날 개봉해 장기상영중인 ‘박하사탕’은 서울관객만 23만명을 동원하는 등 롱런을 예고한다.오는 5월 열리는 제53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부문에도 출품할 예정.지금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가,순수했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 영화에 얼마나 ‘순수파’관객들이 호응할지 관심을 모은다. 김지운감독의 두번째 작품 ‘반칙왕’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소시민의 애환을 그렸다.특수카메라를 동원해 초저속 촬영한 시합장면이 지금은시들해진 프로레슬링에의 향수를 자극한다.데뷔작 ‘조용한 가족’을 통해나름의 작가정신을 인정받은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만만찮은 블랙유머를 구사한다.“세상의 반칙과 링위의 반칙중 어느 것이 더 조작적이고 폭력적인가”감독은 사각의 링이라는 공간을 빌려 세상의 반칙에 태클을 건다.소심한은행원이자 반칙 레슬러로 나오는 주인공 송강호.그의 우수어린 코믹연기가가슴 한켠을 시리게 한다.우리는 모두 동정없는 세상의 헤드록(목조이기)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반칙왕인지도 모른다.‘춘향뎐’‘박하사탕’‘반칙왕’세 영화가 ‘설 대목=한국영화 강세’라는 극장가의 오랜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화는 세상의 어머니를 매개로 희생과 관용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과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 ‘바이센테니얼 맨’(크리스 콜럼버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여기에 팀 버튼 감독의 판타지 호러영화 ‘슬리피 할로우’,존 맥티어넌 감독의‘13번째 전사’,대니 보일 감독의 ‘비치’(감독 대니 보일)가 가세해 흥행대결을 벌인다.이 세 작품은 모두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슬리피 할로우’는 미국 작가 워싱턴 어빙의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을,‘13번째 전사’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시체를 먹는 자들’,‘비치’는 알렉스 갤런드의 동명소설을 각각 토대로 삼았다. ‘슬리피 할로우…’는 잘린 목을 찾기 위해 산간마을을 연쇄살인의 소굴로만들어가는 호스맨(horseman)을 쫓는 수사관 크레인(조니 뎁)의 이야기.도입부의 할로윈 호박 마스크를 한 허수아비는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연상케 한다.전체적으로 너무 어둡고 잔인해 편안하게 볼 수만은 없는 영화다. ‘13번째 전사’는 식인괴물이 출몰하는중앙아시아로 쫓겨난 음유시인 아메드(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악몽같은 모험을 그린 액션활극.맥티어넌 감독 특유의 영웅적 제스처가 좀 부담스럽지만 볼거리만큼은 풍성하다.‘비치’에서는 여행을 통해 삶을 배워가는 배낭족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만날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새 영화] 철도원

    일본 홋카이도의 눈 덮인 시골마을.곧 폐선(廢線)될 종착역 호로마이를 지켜온 역장 오토마쓰.그는 어린 외동딸의 죽음에도,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에도 아랑곳않고 기차를 맞고 보내며 45년간 역을 지켰다.폐선과 함께 정년을 앞둔 그의 가슴엔 여전히 식지 않은 철도원의 사명감과 무심하게 떠나보낸 처자에 대한 회한이 교차한다.정초 어느날 그에게 기적처럼 죽은 딸이 환영(幻影)으로 찾아온다.다음날 그는 눈 쌓인 플랫폼에서 철도원의 삶을 마감하지만,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던 어린 딸의 환영은 그의 전생애를 위로하는 복음이 됐다. 일본 문단의 이야기꾼 아사다 지로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철도원’(감독 후루하타 야스오,4일 개봉)의 대체적인 윤곽이다.지난해 6월 일본에서 개봉돼 45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이 영화는 한폭의 풍경화같은 영상과 동화같은 이야기가 서늘한 감동으로 다가온다.‘철도원’은 일본을 일으켜 세운 근대화의 주역인 ‘아버지’에게 바치는 알뜰한 헌사다. 그러나 이 영화를 그저 훈훈한 인간드라마로만 보기에는 내키지 않는 구석이 있다.그런 양가적(兩價的)인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그것은 바로 영화 밑바닥에 흐르는 ‘음험한’복고주의 기운 때문이다.일본의 근대 식민사업의 전초기지던 홋카이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죽은 딸을 싣고 오는 기차를 향해 빨간 깃발을 흔들며 “신호 양호”를 외치는 주인공 오토마쓰(다카쿠라 켄)….이런데 생각이 미치면 왠지 ‘딴 생각’이 난다.전체주의 혹은 군국주의로의 회귀는 아닐까. 이마무라 쇼헤이의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이미 확인했듯 ‘철도원’에서도 하나의 소재를 검질기게 파고드는 일본 영화 특유의 기질이 엿보인다.그것이야말로 일본 영화의 힘이요 우리가 배워야할 미덕이다. 김종면기자
  • 가족끼리 오붓이 전통민속 즐긴다

    설 연휴에는 나들이삼아 가볼만한 공연이 풍성하다.명절 분위기에 제격인 전통무대와 중장년층을 아련한 향수에 젖게 하는 악극,그리고 경쾌한 뮤지컬까지 가족이 오붓하게 즐길 만한 무대를 소개한다. ▲전통공연 국립국악원은 설날인 5일 오후5시 국악원 예악당에서 ‘미르해의 새울림’을 공연한다.‘미르’는 용(龍)의 순 우리말이며,용은 음악을 관장하는 신으로도 알려져 있다.무대는 용의 이미지를 담은 음악과 춤 중심으로펼쳐진다. 기악합주 ‘여민락’과 ‘수룡음’이 연주되고,처용의 설화에서 유래한 궁중무용 ‘학,연화대,처용무’가 오른다.이어 판소리 ‘심청가’중 효성에 감복해 용왕이 심청을 연꽃에 띄워보내는 대목인 ‘용궁에 간 심청이는 무엇이되었을까’가 울려퍼진다.황금찬이 시를 짓고 이준호가 곡을 붙인 ‘별들의말’과,창작풍물 ‘용비소리’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공연 30분전부터 널뛰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와 용에게 바치는 풍물굿이 축제마당에서 열린다.용띠 관객은 국악CD를 받는 행운도 기다린다.(02)580-3300.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5·6일 오후4시 서울 삼성동 민속극장풍류에서 신년재수굿을 비롯한 민속공연을 한다.신년재수굿은 새해의 액을 막고 복을 나누는 굿으로 예능보유자 김유감 일행이 판을 벌인다.한국의집 민속예술단은 시나위·봉산탈춤·부채춤 등 우리춤과 우리가락을 신명나게 풀어낸다.(02)566-5951.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와 배뱅이굿 예능보유자인 이은관은 3일 오후7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창극 배뱅이굿과 창작민요 한마당’을 공연한다.일인 창인 배뱅이굿에 배역을 나눠 창극 형식으로 선보이고,틈틈히 채보한 새 민요들을 발표한다.4일 오후3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이은관의 제자 박정욱이 ‘재수굿 철물이 열두거리’를 펼친다.함경도 북청사자놀음,애원성등을 공연하며 서울풍물단이 출연해 타악퍼포먼스 ‘두드락’으로 흥을 돋운다.(02)2266-7742. 롯데월드는 6일 오후 1시·3시 두차례 민속박물관에서 인간문화재 이은주 명창과 박계향,사물놀이 한울림 등을 초청해 ‘민속공연 한마당’을 펼친다.(02)411-4761. 3일 오후 4시·7시30분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오르는 ‘소리가 춤을 부른다’공연도 놓치기 아까운 무대.전통예술과 서양음악이 함께하는 글로벌 콘서트이다.(02)707-1133. 이밖에 지역주민을 위한 무대로는 부부 무용인이 만든 조남규·송정은무용단의 ‘설날맞이 대잔치’가 있다.전통춤 민요 사물놀이 등 8가지로 맛깔나게상을 차렸다.1일 오후 3시·5시 삼성플라자 분당점 1층 특설무대.무료공연이다.(0342)780-8369. ▲악극 한많은 어머니의 일생을 그린 ‘비내리는 고모령’,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생을 담은 ‘아버님 전상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비내리는 고모령’은 남편에게 버림받고,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온갖 고생을 무릅쓰는 여주인공의 가슴절절한 사연이 객석을 울음바다로 만든다.20∼50대로 세월을 넘나드는 김성녀 최주봉의 열연이 돋보이고,박인환 윤문식 김진태 등 악극 전문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볼만하다.1588-7890.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이덕화 오정해 심수봉 주연의 ‘아버님 전상서’가 역시 눈물을 쏙뽑는다.억지로 결혼한 만재는 집을 떠나 떠돌고,말못하는 아내는 눈물로 딸을 키운다.아버지가 누군지 모른 채 자란 딸이 검사가 돼,살인을저지른 아버지를 대면하는 기구한 운명 앞에선 절로 관객의 탄식이 흘러나온다.가슴을 녹이는 심수봉의 애절한 노래만으로도 눈물겨운 무대이다.(02)368-1515. ▲뮤지컬 한국 토종개와 뉴욕 브로드웨이 고양이가 한판 대결을 벌인다.지난달까지 대학로에서 공연한 조광화 작,최용훈 연출의 뮤지컬 ‘황구도’는 5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재공연된다. 황구 ‘아담’과 스피츠 ‘캐시’의 서글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세미뮤지컬.(02)764-3375.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캐츠’는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브로드웨이 장기히트작.그 유명한 노래 ‘메모리’를 여러차례 들을 수 있다.원작의 감동을온전히 담아내기엔 힘이 부쳐보이지만 고양이를 쏙 빼닮은 분장과 의상,무대미술은 칭찬할 만하다.(02)766-8551. 이밖에 6일 1,000회 공연을 맞는 극단 학전의 ‘지하철1호선’(02-763-8233)을 비롯해 ‘난타2000’(02-773-8960)‘남센스’(02-722-8805)등도 설 연휴동안 관객을 맞는다. 이순녀기자 coral@
  • [미술] ‘작가 15인 서양미술사전

    현대미술은 종종 패러디 혹은 패스티시(혼성모방)라는 방법으로 원작의 이미지와 의미를 활용한다.서양의 명화들은 숱하게 복제되고 인용된다.원작이발산하는 아우라(aura)는 막연히 짐작만 할 수 있을 뿐.미술책 한 귀퉁이에등장하는 모나리자도 아비뇽의 처녀도 우리에겐 이미 그림 그 자체가 아니다.‘서양미술사전’(2월9∼15일,서울 공평아트센터2층 전관)은 서양미술사의이미지를 빌려 회화·매체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전이다. 하지만 이 전시에 참여하는 고낙범 김두진 김재웅 김정명 홍지연 등 15명의 작가들은 나름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우리는 혹시 서양미술 이미지의전통을 아무런 의심 없이 우리 미술의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이번전시는 서양의 명화들이 ‘현대 한국’ 작가들에게 어떻게 읽혀지고 있으며,우리가 수용해온 서양미술의 방법론과 태도는 어떤 식으로 우리 미술과 만나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02)532-8940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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