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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이니셜D’ 만화느낌 그대로

    ‘슬램덩크’와 ‘드래곤볼’을 기억하는지. 만화의 인기를 업고 애니를 만들었지만 그다지 호평받지 못했다.‘컷’을 ‘동작’으로 옮겨놓으니 느낌이 확 죽어버렸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이니셜D(Initial D)’는 다행히도 이런 걱정을 가볍게 털어내준다. ‘이니셜D’의 원작은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만들어진 일본 작가 시게노 슈이치의 레이싱 만화. 아직도 연재되는 이 만화는 전형적인 일본만화다. 나잇값 못하는 아버지가 알고 보니 최고의 레이서였고 평범하던 그 아들은 피를 속이지 못해 레이서로 커 나간다는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레이싱 관련 전문 용어가 난무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영화는 ‘슬램덩크’와 ‘드래곤볼’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인지, 다른 내용은 다 들어내고 멋들어진 레이싱 장면 연출에 무게를 실었다. 이를 위해 화면은 눈이 피곤할 정도로 현란하게 편집된 뮤직비디오 같고, 둔중한 엔진소리와 거기에 어울리는 힙합음악은 영화 내내 울린다.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레이싱의 속도감과 긴장감이 와닿기 시작한다. 여기에다 저우제룬을 비롯, 위원러ㆍ천샤오춘과 같은 중화권 스타들을 감상해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 다쿠미(저우제룬)는 아버지를 도우려 새벽마다 두부를 배달하는 평범한 소년. 배달길에 우연히 한 레이서와 경주하다 이기게 되고, 이 일이 소문나면서 계속 레이싱 대결을 벌인다. 이 와중에 두부배달용 고물차가 알고 보니 레이싱을 위해 튜닝된 차이고, 그 정교한 튜닝은 바로 아버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쿠미는 본격적으로 레이싱에 빠져드는데….‘무간도’ 시리즈로 유명한 류웨이장 감독의 연출.15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과학자가 다시 쓰는 세계명작 시리즈 현직 대학 교수와 박사과정, 과학 전문 저술가들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도록 세계 명작동화를 각색한 시리즈다. 원작 줄거리를 유지하면서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설정된 상황을 통해 과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앨리스가 토끼 구멍으로 떨어질 때 낙하이론을 이용해 중력과 힘의 이론을 설명하는 방식이다.50권으로 선보일 예정인 이번 시리즈는 1권 ‘갈릴레이가 다시 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시작으로 ‘맥스웰이 다시 쓰는 톰소여의 모험’ 등 20권까지 출간됐다. 자음과 모음. 각권 9700원.●태평양 바다 속에 우리 땅이 있다고? 해저 광물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해양연구원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쓴 청소년 과학교양서다. 바다와 바다 속 땅 이야기 뿐만 아니라 깊은 바다에서 어떻게 다양한 해저 광물자원이 만들어지는지, 이를 개발하기 위한 최근의 과학기술, 심해의 생명체 등 해양 과학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지성사.1만 2000원.●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방송국 프로듀서가 장난감 중독 현상을 취재하면서 쓴 일종의 취재 리포트다. 장난감 중독에 대한 현상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장난감에만 빠진 아이들을 회복시키는 과정과 함께 해외 사례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자녀가 장난감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읽어볼만 하다. 살림출판사에서 굿 페어런츠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내놓은 책이다.1만원.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 관점의 다양성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 관점의 다양성

    ■ 생각 열기 다음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단어들을 30초 동안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자신이 적은 단어들을 살펴보면 희한한 어휘들이 쏟아져 나온다. 풀밭, 부리, 귀, 눈, 곡선, 꼬리, 다리, 토끼, 오리 등 상상을 초월한 단어들의 집합소 일 것이다. 정답은 무엇일까? 토끼, 오리가 아니다. 여러분이 주목한 요소에 따라서 정답이 된다. 그림에서 길쭉하게 나온 부분을 부리로 보면 오리가 떠오르고, 귀로 생각하면 토끼가 보인다. 이것은 비트겐슈타인-곰브리치의 ‘애매 도형’ 즉, 토끼-오리 그림이다. 물리적 대상인 그림은 변함이 없지만 보는 주체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경험의 내용이 판단에 의해서 토끼나 오리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그림의 감춰진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이것을 ‘국면의 떠오름’이라고 한다. 마치 여명의 아침 바다에서 붉은 해가 불쑥 떠오르듯 오리로 보았던 그림이 어느 순간 토끼로 갑자기 시각 장에 나타나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은 그림의 감각적 외양이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해석이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요소를 주목했는가에 따라서 오리의 부리나 토끼의 귀로 보인다. 따라서 보는 주체가 보는 관점에 따라서 물리적 대상의 감각적 외양이나 실재를 볼 수도 있고 보지 못할 수도 있다. ■ 생각에 날개달기 요즘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영화는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한판 놀음을 그린 이야기 ‘왕의 남자’다. 그 이유는 청소년은 물론 장년층까지 아우르는 세대 공감의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내시 초선의 진중한 선택에 호감을 보내고, 청장년은 시대를 저항하며 살아가는 광대 장생과 불을 뿜듯 활활 타오르는 연산군의 광기에 매력을 느낀다. 또한 청소년은 크로스 섹슈얼 이미지인 공길에 눈길을 준다. 이렇게 관객은 하나의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의 ‘국면의 떠오름’ 을 경험하고 해석의 다양성을 시도한다. 김태웅 원작 이(爾)-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어-와 영화 ‘왕의 남자’는 작가와 감독의 관점에 따라서 인물들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영화 ‘왕의 남자’는 연산군과 장생의 대립적인 구도에 무게를 두고 연극에서 주목을 받지 않았던 장생이 이야기를 이끈다. 장생에게 새로운 감춰진 의미가 발현됨으로써 영화는 해석의 다양성이라는 힘을 얻는다. 또한 연극에는 등장하지 않는 외줄 타기는 현실을 풍자하고 절대 권력의 왕을 조롱할 수 있는 유일한 소도 같은 공간으로 그린다. 장생과 더불어 공길 또한 성격의 대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공길의 감각적 외양에 치중하면서 화려한 분장과 여성스러운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고, 게다가 폭군 연산군에 대한 동정까지 품은 감성적인 인물로 영화에서는 캐릭터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연극에서 공길은 희락원 대봉 종 4품의 자리까지 올라 광대들을 마음껏 주무르고 정치판에 끼어들어 왕에게 간언을 하는 권력지향형의 인물로 등장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주동적인 인물로 부각된다. 이렇듯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다르게 창조되는 이유는 감춰진 의미를 새롭게 찾아내려는 보는 주체의 바라보는 관점 즉,‘국면의 떠오름’이 갖는 생각의 확장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 일상생활에서 관점의 다양성으로 볼 수 있는 사례를 찾아서 ‘다르게 보기 공책’을 만들어본다. ▶우리나라, 호주, 미국, 영국 입장에서 본 세계 지도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자국의 관점에서 지도를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2.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온 일련의 발명품들을 찾아보고 과정을 탐구해본다. ▶포스트잇은 처음에 뗄 수 없는 접착제로 개발되었다가 만든 이가 생각을 전환해서 붙였다 떼는 용지로 개발한 상품이다. 이규철 성문고 교사·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사랑은 흘러간다 열정적 사랑, 용기 없는 사랑, 파괴적 사랑 등 세 남녀가 들려주는 세 가지 빛깔의 사랑이야기. 원작은 헝가리 작가 산도르 마라이의 소설 ‘결혼의 변화’. 채승훈 연출, 남명렬 이항나 박인서 출연.334-5915. ■ 타이피스트 3∼4월30일 인켈아트홀2관. 하루의 일상에 40년의 인생을 담아내는 기발한 2인극.‘휴먼코메디’의 사다리움직연구소가 만든 신작이다. 임도완 연출, 정은영 김재구 등 출연.(02)744-0300. ■ 3월의 아트 4월30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그림 한 점 때문에 생긴 오해를 풀어가는 세 남자들의 이야기. 야스미나 레자 작, 황재헌 연출,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화목토)김석훈 오용 이성민(수금일) 출연.(02)764-8760. ■ 그린 벤치 1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자폐적인 가족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린 수작.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을 각색했다. 이성열 연출, 예수정 이지하 등 출연.(02)745-0308. ■ 복어 6월11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세금도, 병역의 의무도 없는 새로운 세상 ‘신천지공화국’에서 생긴 일. 김태수 작·차태호 연출, 김태훈 함건수 등 출연.(02)747-5016. 미술 ■ 천경자 작품전 8일∼4월2일 사간동 갤러리 현대·두가헌 갤러리. 천 화백이 1950∼1960년대에 그린 미공개 작품 6점과 1970∼1990년대 대표작 30여점 공개. ■ 백남준에게 헌정하는 요제프 보이스 전 10일∼4월 20일 갤러리 더 컬럼스. 보이스의 인물 사진이 담긴 오리지널 및 에디션 사진 70여점과 백남준의 TV 설치작품 모차르트, 첼로 등 2점. 뮤지컬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고전. 초연 50주년을 앞두고 36명의 배우와 26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1544-1599. ■ 행진!와이키키 브라더스 3∼4월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줄거리에 대중가요, 팝을 입힌 편집뮤지컬. 이원종 연출, 이휘재 춘자 안정훈 등 출연.1588-7890. ■ 벽을 뚫는 남자 4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한 남자의 인생 역전기. 임도완 연출, 박상원 엄기준 등 출연.1588-7890. ■ 빨래 4월23일까지 상명아트홀1관. 좁은 달동네 골목길,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추민주 작·연출, 한정림 음악, 김영옥 박은영 출연.(02)762-9190.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어린이 ■ 큐빅스 대모험 5일까지 대학로 컬투홀. 아름다운 미래도시 버블타운에서 벌어지는 로봇 큐빅스와 아이들의 신나는 모험담.1544-1555. ■ 재크와 요술저금통 5월28일까지 명동 펑키하우스. 꿈나무가 자라는 요술 저금통을 보며 저축의 소중함을 깨닫는 재크의 이야기.1588-1089. 클래식 ■ 토스카 2∼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한국오페라단의 올 시즌 개막작.‘토스카’는 ‘라보엠’‘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 중국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회 4일(오후 3시),5일(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중국의 촉망받는 지휘자 리 신차오 지휘. 피아니스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서울대 교수) 등 협연. ■ 옌스 페터 마인츠 첼로 독주회 2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독일 함브르크 출신인 마인츠의 첫 한국 독주회.‘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3번과 6번 등 연주.
  • [시론] 문화재 반환 ‘궁’을 꿈꾸며/ 이보아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박물관경영학 박사

    [시론] 문화재 반환 ‘궁’을 꿈꾸며/ 이보아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박물관경영학 박사

    최근 모 방송사에서 인기리에 상영중인 드라마 ‘궁’은 21세기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 하에 전개되는 팬터지적인 가상 역사물로서, 비록 고전적인 내러티브에서 출발했으나 그 방식은 다분히 21세기를 지향한다. 원작이 청춘만화이고 주인공들 또한 신세대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지만, 이 드라마가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방영 초기 ‘해외 불법 유출문화재의 반환’이 거론되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황제는 황태자에게 해외 불법 유출 문화재의 목록을 건네면서 이들 문화재의 반환이 그가 앞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임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다. 중반 정도에는 대영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기사 진표리 진찬의궤’의 자발적인 반환을 위해 영국에서 윌리엄 왕자가 방한하여 상호양해각서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 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외규장각 도서와 함께 불법으로 가져간 7000여권 가운데 하나로서,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영국의 치즈 상인에게 10파운드에 매각되어 현재는 제3의 장소인 대영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의궤로 손꼽히는 이 고문서는 유일본으로서 저주지로 만든 일반 의궤와는 달리 최고급 초주지로 제작된 외규장각 도서와 같은 어람용 도서이다.1941년부터 엘긴 마블스라고도 불리는 그리스 최고의 문화유산 ‘파르테논 마블스’의 반환 요청을 시종일관 거부하고 있는 영국 정부가 ‘기사 진표리 진찬의궤’를 자발적으로 반환하다니…. 실로 꿈같은 일이 이 드라마에선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외규장각 도서반환 협상이 프랑스와 재개되고 있다.1993년 이래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진행되어 온 이 협상은 정부의 협상력, 전문가, 선행연구 등의 부재로 결국 ‘등가교환’이라는 결말을 낸 채 여전히 양국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문화재 반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문화주권에 대한 ‘정부의 의지’이다. 현재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의 환수 작업에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작년까지 5만여점을 반환받는 결실을 거두었다. 중국정부의 문화재 되찾기는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는 중국인 수집가들이 자신의 본토에서 열리는 경매뿐만 아니라 해외 경매시장에 참여해서 직접 고미술품을 수집한다. 둘째 중국정부가 몇 해 전 ‘문화재보호계획’을 발표하면서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각국에 요구하는 한편 미국정부에는 모든 중국 고미술품의 수입에 대해 규제를 취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시민단체 ‘중국문화재반환운동본부’도 아편전쟁이 발발하고 일본이 패망한 시기인 1840∼1945년 사이에 약탈된 문화재의 반환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문화재반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비단 중국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그동안 밀반출된 작품의 반환을 꾸준히 요청해왔다. 최근 이 미술관은 그리스 화가 유프로니오스의 작품이 그려진 2500년 된 도자기를 비롯, 소장품 20여점을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이탈리아 문화부에 전달했다. 앞의 사례처럼, 문화재 반환은 정부, 컬렉터, 시민단체, 해외박물관 등의 긴밀한 협조하에 이루어져야만 그 성과를 담보할 수 있다. 현재 구한말 불법적으로 도쿄대로 반출된 ‘조선왕조실록’의 반환이 논의되고 있다. 혹자에게는 문화재 반환이 오늘날과 같은 문화 다양성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문화재반환에 대한 발언권조차 포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보아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박물관경영학 박사
  • 만화에 빠진 박경리

    만화에 빠진 박경리

    소설가 박경리씨는 만화라는 장르를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긴다고 한다. 게다가 ‘토지’가 만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더욱 그랬을 법하다. 처음에는 시험 제본된 만화 ‘토지’의 첫 권도 쳐다보지 않았다. 하지만 책장을 조금씩 뒤적이다가 “만화를 이렇게 잘 만들 줄 몰랐다. 아주 잘 만들었다.”고 만족해하며 “언제 나오냐.”고 채근할 정도가 됐다고 한다. 박씨의 머리말은 그렇게 해서 7개월 전에 받을 수 있었다. 한 컷 한 컷에 스며든 오세영(52) 화백의 땀방울을 느꼈다는 이야기일 터이다. 오는 4월 만화 ‘토지’ 1부(전 7권·마로니에북스 펴냄)가 나온다. 어린 시절 만화보다는 소설책과 뒹굴었던 오 화백에게 2년이 넘는 산고를 거친 이번 작업은 운명일 수밖에 없다. 버터 냄새도 없고 일본색도 풍기지 않는, 뚝배기에 담긴 구수한 된장찌개 같은 작품을 선보이던 그가 ‘토지’를 만화로 옮기는 작업을 떠안은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부자의 그림일기’,‘한국 단편 소설과 만남’ 등이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에는 프랑스에서도 출간될 예정으로 그의 붓 터치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만화 ‘토지’ 또한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도 안성 시내에서 차로 20분가량 걸리는 양성면 미산2리 쌍령산 기슭 아래 작업실에서 만난 오 화백은 “그동안 ‘토지’가 다른 영상 매체를 통해 다뤄지며 예쁘게 포장되고 왜곡됐던 우리 조상의 모습을 바로잡는 데 작업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해방 전후 시대의 옷이나 건물, 풍광 등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제대로 전하고자 한다.”는 그는 원작의 맛을 그림으로 살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도 철저한 고증 작업을 통해서야 뒷받침될 수 있다는 지론의 소유자이다. 그의 목표는 일제강점기나 산업 근대화를 이루기 전 우리 민중들의 모습과 사회상을 후대들에게 남겨주는 것이다. 열여덟에 만화가 오명천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갔으나 배우는 그림체에 얽매이지 않고 크로키와 데생 공부에 열중했다. 당시로서는 거들떠보지 않던 미술 해부학을 홀로 공부하며 자신만의 ‘한국적인’ 그림체를 만들어 갔다. 우리나라의 옛 건물 공부에도 열중해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 됐다.‘토지’를 시대에 걸맞게 제대로 그리겠다는 자신감은 여기서 나온다. 모두 16권으로 이뤄질 만화 ‘토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붓을 놓으려면 2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 화백은 “진화하는 예술 장르인 만화를 아직도 오락물로만 생각하는 시선들이 많다.”면서 “힘든 작업이지만 만화의 예술성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한번 만나 보자.”는 박경리씨의 연락이 있었으나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 오 화백은 1부를 끝낸 뒤 책을 들고 박씨가 있는 원주를 찾을 생각이다. 안성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왕의남자’ 표절시비

    한국예술종합학교 윤영선 교수는 21일 “내 희곡의 대사를 도용했다.”며 영화 `왕의 남자’의 제작·배급사와 감독 이준익씨를 상대로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윤 교수는 신청서에서 “영화 `왕의 남자’중 공길과 장생의 `장님놀이’에 나오는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라는 대사가 내가 쓴 희곡 `키스’의 대사와 동일하다. 명백한 저작권 침해행위다.”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해당 대사가 이 영화의 가치를 높여준 반면 영화 제작진은 고의로 협상 시간을 지연시키며 상영을 계속하고 있다.”며 영화 상영뿐 아니라 DVD·비디오테이프, 인터넷 동영상 등 `왕의 남자’와 관련된 일체의 제작·배포활동을 중단해 줄 것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 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 감독은 “연극 원작에 그런 대사가 있었고 영화는 연극 판권을 산 상태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말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아마겟돈·혹성탈출 등 최악영화 보세요

    아카데미 시상식에 하루 앞서 열리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Golden Raspberry Awards)이 있다. 수상의 기쁨이나 영광, 눈물과는 거리가 멀다. 흥행 여부를 떠나 최악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나 배우를 선정하기 때문이다.1980년 제도권 아카데미에 반발한 작가 겸 프로듀서인 존 윌슨이 저지른 장난 같은 ‘반란’으로 시작된 골든 라즈베리는 올해로 벌써 26회째. 아카데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고, 세계 영화 관객들은 이 시상식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낀다. 케이블액션채널 수퍼액션은 20일부터 6일 동안 매일 오전 11시 골든 라즈베리 수상작 특집을 내보낸다. 팀 버튼 감독의 ‘혹성탈출’(20일·2001년)은 1억 달러 이상 제작비를 투입해 흥행 몰이를 했으나 22회 래지 시상식에서 최악의 리메이크 상과 최악의 남우조연상(찰톤 헤스톤), 최악의 여우조연상(에스텔라 워런)을 거머쥐었다. 앤 라이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닐 조던 감독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21일·1994년작)는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가 뱀파이어로 나와 호연했으나 15회 시상식에서 최악의 커플상에 호명됐다. 이 밖에도 최악의 남우주연상(19회·브루스 윌리스)을 받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22일·1998년),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스크린에 데뷔하자마자 최악의 여우주연상(23회)을 받게 했던 탐라 데이비스 감독의 ‘크로스로드’(23일·2002년), 브루스 윌리스·제인 마치가 주연한 미스터리 스릴러였으나 최악의 작품상(15회)을 차지한 리처드 러시 감독의 ‘컬러 오브 나이트’(24일·1994년)가 이어진다.25일에는 마이클 앱티드 감독의 ‘007 언리미티드’(1999)가 방송된다.007시리즈 19번째 작품이었고, 흥행 성공과 호평도 있었으나 데니스 리처드가 최악의 여우조연상(20회)을 받았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김정훈 “’궁’의 인기비결…”

    김정훈 “’궁’의 인기비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MBC 미니시리즈 ‘궁’이 마침내 수목드라마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16일 방송된 ‘궁’ 12회는 전국 시청률 25.2%(TNS미디어 코리아 집계)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캐스팅 논란으로 방영 초기부터 시끄러웠던 문제작이 최고 인기드라마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탄탄한 구성과 입헌군주제라는 독특한 설정, 그리고 15억이 투자된 호화 세트장 등 다양한 특성들이 인기요인이다. 그러나 과연 이 뿐일까. 드라마 속에서 비운의 황태자 ‘율’로 출연중인 김정훈에게 숨겨진 인기비결을 들어봤다. ◇논란 잠재운 맞춤형 캐스팅 주연 연기자들의 캐스팅은 방영 초기부터 뜨거운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김정훈은 “캐릭터의 외모가 아니라 성격을 살펴보면 딱 맞는 캐스팅”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은혜는 얼마전 촬영 도중 세트장에서 대형 화분 하나를 깨뜨렸을 정도로 천방지축 말괄량이다. 드라마 캐릭터가 실제와 똑같아 연기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갈 정도”라고 평했다. 효린 역의 송지효에 대해서는 “드라마에서 재벌친구들을 이끌고 다니는 역할이 제 모습이다. 연약한 외모와는 달리 엄성모 이용주 최성준 등 조연 연기자들을 마음대로 부리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세대 작가의 톡톡 튀는 개성 김정훈은 극중 개성넘치는 대사와 구성은 인은아 작가(35)의 젊은 감각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인작가는 대본 집필 때문에 여유는 없지만 연기자들과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통해 수시로 연락을 한다. 특히 ‘즐~’ ‘화이삼!’ 등 인터넷 통신언어를 곁들여 메세지를 보내 한결 친근하게 느껴진다. 한동안 논란이 일었던 극중 통신체 언어 활용과도 무관하지 않은 대목이다. 더불어 김정훈은 “황위 계승 문제 때문에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이중성을 고민하는 장면이 있다. 사실 인작가에게 내가 건의했던 장면인데 흔쾌히 수락해줬다”며 배우들과 함께 고민하는 작가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황위 쟁탈전으로 강화된 갈등구조 전반부에는 윤은혜와 주지훈의 사랑싸움만으로 이야기가 펼쳐져 템포가 다소 느리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중반 이후 ‘궁’은 황위 계승을 둘러싸고 등장인물들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극 전개에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윤은혜를 사이에 두고 주지훈과 김정훈의 갈등이 더욱 고조된다. 김정훈은 “황실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다툼과 음모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주 금발 머리를 검은 색으로 바꿔 권력지향적인 냉철한 분위기로 변신할 예정”이라고 기대를 부풀렸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토요영화]

    [토요영화]

    ●롤러볼(EBS 오후 11시30분) 절대 권력이 지배하는 미래 사회는 SF 영화의 배경으로 많이 차용된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러더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평화가 보장된 미래이나 그 대가로 인간은 자유 의지를 잃게 된다는 디스토피아적 비전이 많아 분위기는 당연히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에 나오는 신종 스포츠도 대중의 관심을 정치나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일종의 우민화 도구이다. ‘밤의 열기 속으로’(1967),‘지붕 위의 바이올린’(1971),‘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973) 등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캐나다 출신 노만 주이슨 감독은 올해 여든 살로 신작 ‘빵과 튤립’을 준비하고 있다.‘롤러볼’은 2002년 존 맥티어넌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두 영화를 비교해서 보는 것도 괜찮을 듯. 무려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놓여져 있으나 원작이 리메이크작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가까운 미래는 거대 기업의 지배로 전쟁과 가난이 사라진 사회다. 그 대가로 인간의 자유가 없어졌다. 이 사회에 새로운 스포츠 롤러볼이 등장한다. 롤러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나 모터사이클을 탄 선수들이 은색 공을 가지고 골을 넣는 경기이다. 잔인함과 폭력성이 내재된 운동으로 많은 인기를 얻는다. 소속팀을 연승으로 이끌던 롤러볼 스타 조너선(제임스 칸)은 기업으로부터 은퇴하라는 권유를 받지만 이를 거부하고 계속 경기에 출전한다. 롤러볼은 나날이 거칠어지고, 승리를 좇던 선수들은 하나둘씩 숨지게 된다. 스스로도 많은 경쟁선수를 죽이게 된 조너선은 삭막한 세상을 조종하는 중앙컴퓨터를 찾아 나서는데….1975년.125분. ●빅피쉬(캐치온 오후 1시40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탐을 냈던 프로젝트였다. 다니엘 월레스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가족애와 판타지, 감동이 춤을 추고 있는 작품이다. 팀 버튼 감독이 ‘혹성탈출’(2001)의 실패를 딛고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앨버트 피니)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은 윌(빌리 크루덥)은 급하게 고향으로 돌아온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허풍쟁이로 유명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모험담을 꺼내기 시작한다. 젊은 에드워드(이완 맥그리거)는 성장병으로 남보다 빨리 컸고, 만능 스포츠맨에 발명왕이자 해결사로 마을에서 유명인사였다. 큰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 에드워드는 거인, 늑대인간 서커스 단장, 샴 쌍둥이 자매, 괴짜 시인 등과 사귀며 모험과 로맨스를 겪었다고 주장하는데….2003년.125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광화문 10월 해체복원 착수

    서울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이 올해부터 2009년까지 이뤄질 복원작업에 앞서 오는 10월 해체된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 미군기지 등 군부대 주둔지 300여곳에서 문화유적 조사가 이뤄지며, 전국 17개 자연마을 돌담길이 문화재로 지정, 관광지가 된다. 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은 1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6년 주요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광화문 복원과 관련,1968년 복원된 현재 광화문 규모가 1868년 고종때 중건된 광화문보다 1.4배 가량 크게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최근 실측도를 고증한 결과, 원형과 동일한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09년 복원될 광화문은 현재 크기와 같게 된다. 지난해 말 미국측과 체결한 ‘주한미군기지 내 문화재조사와 보호를 위한 합의서’에 따라 올해부터 2011년까지 60억원을 투입, 미군부대 등 주둔지 300여개에서 문화재 지표조사가 이뤄진다. 또 경상도·전라도·충청도 등 47개 마을 돌담길 중 17개를 선정, 문화재 지정과 동시에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키로 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스페인영화·셰익스피어 원작 상영

    스페인영화·셰익스피어 원작 상영

    충무로영상센터 ‘오 재미동’은 2월에 ‘랑데부 스페인’을,3월에 ‘셰익스피어 인 시네마’를 연다. 하루에 두 편씩 17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영화 7편을, 다음달 17일부터 24일까지는 셰익스피어 원작 작품 6편을 상영한다. 스페인 영화 ‘어느 하녀의 일기’(1964년)는 루이 브뉘엘 감독의 극사실주의 영화로 성적 도착과 파시즘을 연관시킨 작품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비밀의 꽃’(1995년)은 조급증과 불안증에 시달리며 사랑하는 여인의 이야기다. 선댄스 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인 ‘인택토’(2001년,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는 행운을 빼앗기 위해 다투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셰익스피어 작품에선 ‘리처드를 찾아서’(1996년, 알 파치노)가 눈에 띈다. 제작회의, 장소 헌팅, 캐스팅 등 전체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알 파치노가 상상한 영화 이미지가 교차로 나타나 관객은 알 파치노의 고민과정과 재현된 이미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란’(1985년)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70세 때 만든 영화. 전쟁 장면을 아름답고 참담하게 표현했다. 최소한의 소리로 표현해 울림이 더욱 크다.
  • [새 음반] ‘노트르담 드 파리’ 99년 공연 DVD

    지난해 2월 국내에서 초연돼 8만명 이상 관객(30회 공연)을 끌어모았던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있다. 꼽추 콰지모도와 미녀 에스메랄다 등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빅토르 위고 원작을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 역동적인 춤, 웅장한 무대로 옮겨 1998년 9월 프랑스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2600회 이상 공연에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또 프랑스팀이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일정으로 국내 무대에 다시 오르며 연일 매진사례에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최근 ‘노트르담 드 파리’의 스튜디오 OST와 서울 공연실황 음반을 출시했던 소니비엠지뮤직이 현장의 감동을 생생하게 옮긴 DVD를 출시했다. 원년 멤버가 그대로 출연하고,99년 10월12일 파리에서 열렸던 공연을 녹화했다.모두 6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이번 DVD는 현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각도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색다른 감상 기회를 제공한다.
  • 이색영화가 쏟아진다

    이색영화가 쏟아진다

    ‘800원으로 영화를 즐기자.’ 3·4호선이 만나는 충무로역에 자리잡고 있는 충무로영상센터 ‘오, 재미동’은 제3세계 비주류 영화가 상영되는 이색 놀이터다. 서울시는 2002년 9억 5000만원을 들여 폭 7m, 길이 70m의 지하철 연결통로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14일 찾은 영상센터에는 붉은색과 검정색으로 꾸민 톡톡 튀는 인테리어에 앙증맞은 만화가 군데군데 붙어 있다.‘재미있는 놀이공간’이란 이름이 잘 어울린다. 하루 이용객은 100여명. 영상센터는 5가지 재미동으로 구성돼 있다. 재미1동은 도서관이다. 국내외 잡지와 책이 차곡차곡 꽂혀 있다. 디자인·건축·음악 관련 외국정기간행물이 47종,627권, 영화 관련 국내정기간행물이 16종 857권이나 된다. 책 320권은 디스커버리 총서 등으로 지적 욕구를 채우는 데 부족함이 없다. 바닥에 놓인 긴 방석에 앉아 자유롭게 책을 읽으면 된다. 동전 100원을 넣으면 뮤직박스에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용은 무료. 김향미(23)씨는 “여러 사람과 만날 때 약속장소로 이용한다.”면서 “약속시간에 늦더라도 잡지를 읽으며 기다릴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재미2동은 비디오방. 도서관을 지나 슬라이드 문을 열고 들어가면 15인치 모니터 5개가 놓여 있다. 방석에 앉아 벽에 등을 대고 영화에 빠져든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음악에 취하고, 브라운관의 영상에 매혹된다. 반투명 유리 너머로 보이는 도서관 풍경도 재미있다. 극장에서 보기 힘든 제3세계 비주류 영화가 대부분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브라질 이란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건너온 DVD 750개, 비디오테이프 50개가 준비돼 있다.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등 분야도 다양하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는 고전뿐이다. 찾는 이들이 많아 오후 2가 넘으면 1∼2시간씩 기다리기 일쑤다. 재미3동은 편집실이다. 영상미디어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공부하고, 개인이 찍은 영상물을 직접 편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간당 1000원이라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졸업작품이 몰리는 연말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그러나 인터넷은 연결돼 있지 않다. 영상센터는 오는 28일까지 ‘언더그라운드 플러스 4기’를 모집한다.10명을 선발해 15차례 교육하고, 영화를 만들도록 도와준다. 수강료는 20만원이지만, 프로그램을 끝낼 때 제작비 20만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무료나 다름없다. 재미4동은 소극장이다.40명이 앉아 200인치 모니터로 영화를 보거나 연극을 즐길 수 있다. 딱딱한 의자에 옆 사람과 어깨를 맞대고 앉아야 하지만,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영상물이 많아 인기가 높다. 프로그래머가 매달 주제를 정해 관련 영화를 모아 상영한다. 이달에는 스페인 영화를 상영하고, 다음달에는 셰익스피어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을 선보인다. 재미 5동은 휴식공간인 마루다. 벽면에 설치된 42인치 PDP 5대로 다양한 영상작품을 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아담하고 조용해 갤러리로도 활용된다. 요즘엔 만화 그림이 곳곳에 눈에 띈다. 영상센터를 이용하려면 회원에 가입,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가입비는 없다. 영상센터 홍보·교육담당 이규열씨는 “싸고 이색적인 문화놀이터를 찾는 시민들에게 어울리는 문화공간”이라고 재미동을 소개했다. 월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뮤지컬 ■ 빨래 17일~4월23일 상명아트홀1관. 좁은 달동네 골목길,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받으며 창작뮤지컬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추민주 작·연출, 한정림 음악, 김영옥 박은영 출연.(02)762-9190. ■ 노트르담 드 파리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아름다운 음악과 춤으로 형상화한 프랑스 뮤지컬.(02)516-1598.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미술 ■ 관훈 개인전 17일부터 3월9일까지 서울 신사동 표갤러리.그동안 ‘다완’‘주문’‘기’‘겁’‘시카다’ 등의 시리즈를 선보이며 독특한 조형예술 구축해온 작가의 개인전. 곽훈은 지난 해 5월 중국 미술관의 초청으로 열린 ‘곽훈 화전’을 통해 동·서양의 예술을 한 화면에 융화시켜온 그의 화풍을 공고히 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선 미국적 색채와 동양적 오브제를 통해 ‘기’(氣·CHI)의 생명력을 독특한 조형세계로 표출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02)543-7337. ■ 김종훈·문지영 2인전 1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가나아트스페이스 1층 전시장. 부부이면서 각기 장작가마와 가스가마를 고집하는 두 사람이 ‘조화’를 주제로 선보이는 도예전. 김종훈은 원토에서 우러나오는 색과 장작불에서 나오는 우연의 느낌을 강조한 작품들을, 문지영은 거칠면서도 장식은 최소화해 ‘오래된 한지’를 보는 것 같은 소박한 그릇들을 내놓는다.(02)736-1020. ♣어린이■ 마법의 날개 26일까지 극장 용. 꿈의 날개를 찾아 떠나는 소녀 나래의 신비한 마법여행.(02)382-5477. ■ 노을의 소원 28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 잔소리꾼 엄마를 없애달라는 소원을 빈 노을이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 성장스토리.(02)745-0308. ♣무용■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 2006 17일(오후 7시),18일(오후3시,7시) 서울열린극장 창동. 영국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록 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원로 무용가 육완순이 현대무용으로 안무.1973년 국내 초연작. ■ 창무회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17,18일 서울 포스트극장. 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5시. 임학선 댄스 We 공연. ♣클래식■ 투란도트 22∼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한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평일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 토스카 3월2∼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한국오페라단의 올 시즌 개막작.‘토스카’는 ‘라보엠’‘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 연극 ■ 그린 벤치 23일~3월1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지난해 서울연극제 5개부문 수상, 올해의예술상 연극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화제작. 자폐적인 가족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이 원작. 이성열 연출, 예수정 이지하 정만식 김도형 출연.(02)745-0308. ■ 시간의 사용 19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시간의 노예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라디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신작. 이수연 작·연출, 고창석 고수민 등 출연.(02)744-0300. ■ 사랑아 웃어라 4월9일까지 코엑스아트홀. 배우 손숙이 사랑과 연애, 결혼과 섹스에 관해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토크 콘서트. 황재헌 연출, 손숙 서정연 등 출연.(02)744-7304. ■ 복어 17일∼6월11일 아리랑소극장. 세금도, 병역의 의무도 없는 새로운 세상 ‘신천지공화국’에서 생긴 일. 김태수 작·차태호 연출, 김태훈 함건수 등 출연.(02)747-5016.
  • [여성&남성] 2535 여성들이여 만화잡지 ‘허브’로 모여라

    ‘스물 다섯의 자신감, 서른 다섯의 여유.’ 국내 유일의 성인 여성 대상 월간 만화잡지 ‘허브’가 다시 태어난다.2004년 7월 창간돼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해 온 허브가 판형을 키우고 콘텐츠를 강화해 격월간지로 재탄생한다. 그동안 허브는 ‘2535’(25∼35세) 여성을 타깃으로 그들의 삶과 밀접한 소재를 다룬 순정만화를 실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최근 순정만화 ‘궁’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돌풍을 일으키며 순정만화를 즐겨보는 남성 독자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허브의 변신은 눈길을 끈다. 허브는 애정문제를 주로 다루는 순정만화보다는 여성들이 처한 다양한 현실을 다루며 여성들만의 순수문화 향유에 앞장서 왔다. 한 여성이 직장에 입사해 적응하고, 성과를 이뤄내는 과정과 상사와 갈등을 빚는 과정 등을 현실적으로 터치한 임현정의 ‘불가항력적 직장여성 진화론’, 한 여성의 성장 이야기를 면밀하게 묘사한 말리의 ‘도깨비 신부’, 여성간 동성애를 소재로 한 한혜연의 ‘월식’, 팔레스타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식으로 다룬 김보현의 ‘나블루스’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바람의 나라’로 유명한 김진 작가가 죽음이라는 소재에 진중하게 접근한 ‘조우’와 고려 말과 조선 초 격동기 역사를 재구성한 김혜린의 ‘인월’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들은 1980년대 말∼90년대 중반 만화를 오락거리로 삼으며 10대를 보낸 여성 ‘2535’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여성독자뿐 아니라 전체의 10%에 이르는 남성 독자들로부터도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허브가 이달 중 재창간 작업에 나선 이유는 발행 간격을 늘려 콘텐츠를 좀더 충실히 하고 작품별로 책으로 소장하기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한 단행본 작업을 병행하기 위해서다. 판형도 신국판(15.2㎝22.5㎝)에서 대국전판(17.2㎝24.2㎝)으로 키워 시각적인 질을 높이는 한편 여성들을 위한 칼럼 등을 보충해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재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점을 활용해 그동안 터부시돼 왔던 주제도 다양하게 다룰 계획이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남성간 동성애 코드’를 다룬 작품, 여성들의 솔직한 성담론을 소재로 한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시티’ 스타일의 작품, 여성들의 남성적 문화 향유를 다룬 작품 등이 추진되고 있다. 박관형(35) 편집장은 “‘풀하우스’나 ‘궁’ 같은 순정만화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면서 만화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허브의 재창간은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우리는 히트작의 흥행 성공 방식보다는 이제까지 다뤄온 콘텐츠를 충실히 다루는 방식으로 성인 여성 만화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영화 ‘죠스’ 원작자 벤츨리 별세

    영화 ‘죠스’의 원작자 피터 벤츨리가 지난 11일 밤(현지시간)지병인 폐섬유증으로 미국 프린스턴 자택에서 별세했다.65세. 그의 소설이 197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전세계가 식인상어의 무서움을 알게 됐지만 정작 그는 철저한 상어 보호론자였다.1940년 뉴욕에서 작가 나다니엘 벤츨리의 아들로 태어나 뉴햄프셔의 필립스 엑세터 아카데미와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위크에서 일했고 2년 동안 존슨 대통령의 연설문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내 웬디 벤츨리는 그가 베트남전에 관한 몇몇 ‘어려운’ 연설문을 썼다고 회고했다. 1960년대 중반 롱아일랜드의 한 어부가 4550파운드(약 2063㎏)의 백상어를 잡았다는 이야기에서 작품의 동기를 얻은 그는 74년에 소설 ‘죠스’를 출간, 세계적인 작가 대열에 올랐다.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에도 출연, 기자 역할을 맡았다. 그와 41년을 함께 산 아내 웬디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생전의 피터는 스필버그가 가장 멋진 영화를 만들었다고 기뻐했다.”면서 “그러나 피터는 영화 ‘대부’의 원작자 마리오 푸조가 독자들의 ‘마피아 공포증’에 책임이 있는 것과 달리 자신은 상어에 대한 두려움에 책임이 없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맨 온 파이어(캐치온 오후 3시45분)아카데미상에 무려 다섯 차례나 후보에 올랐고, 두 번을 수상했던 흑인 남자 배우가 있다.7살 때 출연했던 ‘아이 엠 샘’(2001)으로 전 세계 영화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천재 아역 여자 배우가 있다. 덴젤 워싱턴과 다코타 패닝이다. 이들이 40년이라는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호흡을 맞춘 액션 스릴러다. 게다가 연출은 토니 스콧. 리들리 스콧 감독의 친동생으로 액션 영화의 장인이다. 대표작으로 ‘탑건’(1986),‘폭풍의 질주’(1990),‘크림슨 타이드’(1993),‘트루 로맨스’(1995),‘에너미 오브 스테이트’(2001) 등이 있다.1987년 A J 퀸넬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영화를 리메이크했다.‘LA 컨피덴셜’(1997)의 각본가 브라이언 헬겔런드가 각색한 점도 믿음이 간다. 전직 CIA 암살요원이었던 존 크리시(덴젤 워싱턴)는 은퇴했지만, 과거에 저질렀던 일 때문에 악몽에 시달린다. 자살 유혹 속에서 술에 의지해 삶을 꾸리던 크리시는 오랜 친구 레이번(크리스토퍼 월켄)의 소개로 납치가 성행하는 멕시코시티에서 보디가드를 하게 된다. 그의 임무는 사업가 새뮤얼 레이모스(마크 앤서니)의 9살 난 딸 피타(다코타 패닝)를 보호하는 것.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피타에게 크리시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웃음을 되찾아 간다. 어느 날 피아노 교습을 받고 나오던 피타는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되고, 이를 목격하고 피타를 구해내려던 크리시는 총격을 당해 쓰러지고 마는데….2004년작.14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조지 오브 더 정글(KBS1 밤 12시30분) 타잔이나 정글북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67년 등장해 인기를 모았던 만화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유쾌 상쾌 통쾌한 코미디. 특수효과와 결합한 갖가지 동물들의 연기가 볼 만하다. 조지(브랜든 프레이저)는 갓난 아이 때 비행기 사고로 아프리카 정글에 남겨져 자라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얼슬라는 약혼자 라일(토머스 하든 처치)과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떠났다가 혼자 뒤처져 사자에게 공격당하지만, 정글의 왕 조지가 구해주게 된다. 얼슬라는 조지와 그의 동물 친구들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한편 비겁한 행동을 일삼는 라일은 조지와 맞닥뜨리고는 다투게 되지만, 권총 무장한 라일에게 조지가 당해낼 수 없다. 불법 밀렵을 하던 라일은 감옥에 투옥되고, 얼슬라는 조지를 샌프란시스코로 데려가는데….1997년작.91분.
  • ‘왕의 남자’ 1000만 돌파로 본 인기 비결

    ‘왕의 남자’ 1000만 돌파로 본 인기 비결

    사극영화가 인기몰이를 하는 비결이 뭘까. 따지고 보면 한국영화의 암흑기라던 80년대도 사극영화의 전성시대였다. 방송인 조형기의 표현을 빌리자면 ‘배우 이대근으로 상징되는 토속사극의 시대’였던 셈. 그러나 ‘왕의 남자’로 인해 두드러져 보이는 지금의 사극영화는 80년대 토속사극과는 차원이 다르다. ●화려한 의상 코스튬드라마? 사극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스토리의 얼개는 다 알고 있다는데 있다. 연산군, 황진이, 명성황후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대중성이나 흥행 측면에서 이 점은 엄청난 강점이다. 이는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영화업계에게 솔깃한 대목이다.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단순하게 말해 영화는 과거·현재·미래를 다루는데 미래는 우리 역량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면서 “그러니 가까운 과거에서 더 먼 과거로 많은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고 또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영상세대의 환호도 큰 역할을 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사극영화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면 ‘스타일리시하다.’는 평가가 가장 많다.”면서 “영화 보러가는 게 하나의 이벤트인 상황에서 볼거리가 많다는 점은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는지를 따지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가 됐다는 것. 한 제작사 관계자 역시 “사극도 ‘고증’이 아니라 ‘영화 그 자체’로만 즐기는 분위기가 굳어져 가고 있다.”면서 “이는 최근 3∼4년 동안 붐을 타면서 거의 모든 장르가 다 시험대에 오른 한국 영화계에 사극이 좋은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영상역사’의 시대? 그래서 사극영화의 핵심과제는 탄탄한 스토리의 생산에 달려있다. 그러다 보니 원작을 둔 영화가 늘고 있다. 알려졌다시피 ‘스캔들’과 ‘왕의 남자’는 프랑스소설 ‘위험한 관계’와 연극 ‘이(爾)’가 원작이다. 제작을 앞둔 ‘명성황후’는 야설록의 만화 ‘불꽃처럼 나비처럼’,‘황진이’와 ‘미실’은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손자 홍석중과 소설가 김별아의 동명소설이 각각 원작이다. 여기에는 역사적 상식을 뒤집는 재미까지 있다. 명성황후는 하급무사와, 황진이는 서경덕이 아니라 하인과 사랑하고, 미실은 방중술로 근엄한 왕들을 휘어잡는다. 이 때문에 아예 ‘사극영화’라는 말 대신 ‘영상역사’라는 말을 쓰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역사적 사실을 영화화했다.”를 넘어서서 “영상을 통해 새로운 역사 해석을 제시했다.”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학계에서도 관심거리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영화뿐 아니라 만화·소설·게임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어서다. 경기대 김기봉 사학과 교수는 이를 ‘역사의 대중적인 소비방식의 변화’로 봤다. 김 교수는 “‘승자는 역사를 쓰고, 패자는 소설을 쓴다.’는 말이 있다.”면서 “그만큼 공식역사가 아닌 비공식 역사, 전해내려 오는 야사가 더 풍부한 상상력을 품고 있다는 얘기이고, 이는 문화적으로 대단히 매력적인 가치”고 말했다. 역사가 대중을 가르치고 교훈을 주는 시대를 지나, 대중이 역사를 가지고 재미있게 노는 시대가 왔다는 지적이다. ●TV는 고대사로 TV도 사극으로 넘실댄다. 각 방송사들은 ‘태왕사신기’(광개토대왕) ‘연개소문’ ‘삼한지’(주몽) ‘대조영’ 등 고구려와 발해를 무대로 한 사극을 준비 중이다. 여기서도 역사적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니다. 외려 사료가 부족하기에 상상력을 펼 공간은 더 넓다. 원조 한류 배용준이 주연을 맡은 ‘태왕사신기´의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은 “고증에 얽매이기보다 게임이나 캐릭터 사업 등을 염두에 두고 비쥬얼의 측면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무슨영화 볼까]

    ■ 흡혈형사 나도열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이시명/김수로·조여정·천호진 줄거리 흡혈모기에 물려 뱀파이어로 변한 비리형사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 20자평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맨’의 포인트를 차용. 재밌긴 한데 진화한 느낌이 없어 문제. 오락성 ○ 작품성 △ ■ 게이샤의 추억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롭 마셜/장쯔이·공리·양자경·와타나베 겐 줄거리 가난해서 게이샤가 되어야 했던 한 여인의 인생유전. 20자평 아찔한 동양적 팬터지. 장쯔이가 한낱 동양인형이 돼버린 할리우드식 오리엔탈리즘. 오락성 △ 작품성 △ ■ 투사부일체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김동원/정준호·김상중·정웅인·정운택 줄거리 ‘두사부일체’의 조폭 계두식, 고등학교 교생실습을 나갔는데… 20자평 철지난 유머 가득한 ‘뒷북’ 코미디. 그러나 학원 문제점을 고민하려 무지 애쓴 드라마. 오락성 ○ 작품성 ▲ ■ 뮌헨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스티븐 스필버그/에릭 바나·대니얼 크레이그 줄거리 1972년 뮌헨올림픽의 이스라엘 선수단 피살 사건이 소재. 20자평 날선 다큐멘터리적 고발정신.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에 초점을 맞춘 ‘장식없는’ 드라마. 오락성 △ 작품성 ○ ■ 왕의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오락성 ○ 작품성 △ ■ 백만장자의 첫사랑 장르/등급 로맨틱 드라마/15세 감독/배우 김태균/현빈·이연희 줄거리 졸업장을 따러 산골 고등학교로 떠난 ‘고딩’ 백만장자, 우연히 사랑을 만나다. 20자평 현빈의 스타파워 자체가 ‘알과 핵´인 로맨틱 드라마. 너무 많이 봐버린 청춘영화. 오락성 ○ 작품성 △ ■ 폭풍우치는 밤에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스기이 기사부로 줄거리 기무라 유이치의 그림동화 ‘가브와 메이의 이야기’가 원작. 늑대와 염소의 우정. 20자평 만화 아닌, 그림동화 원작이란 점이 참신. 다소 지루한 드라마. 오락성 △ 작품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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