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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영화]

    ●SWAT(MBC 밤 12시30분) 미국 특수기동대 ‘스왓’(SWAT: Special Weapons And Tactics)의 활약상을 다룬 경찰 액션물이다. 동명의 TV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03년 미국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 네티즌 평점 6.71(10점 만점). 스왓팀 멤버였던 짐 스트리트(콜린 파렐)는 테러 진압 중 동료 브라이언 겜블(제레미 레너)의 실수가 문제가 돼 팀에서 방출된다. 스왓팀이 인생의 목표였던 스트리트는 낙담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강등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겜블은 이러한 처사에 실망해 경찰을 그만둔다. 명망있는 스왓 교관 댄 혼도(사뮈엘 잭슨)가 새로운 멤버로 스왓을 다시 꾸리려 할 때 스트리트는 또 한번 기회를 얻게 된다.5명의 정예멤버는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사상 최고의 특수조직으로 거듭난다.이들은 체포된 마약왕 알렉스 몬텔(올리비어 마르티네즈)을 수송하기 위해 투입된다. 그는 연행 도중 방송 카메라에 대고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자에게 1억달러를 주겠다.”고 소리친다. 그의 발언은 돈에 목말라 있던 미국 전역의 갱단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스왓팀은 마약왕을 수송하는 동안 여러차례 갱단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미국 개봉당시 이 영화는 액션장면 등 기술적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줄거리 구조가 너무 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TV 시리즈가 원작이기 때문에 원작에 출연한 배우들이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속 훈련장에서 스트리트와 동료와의 시합 도중 동료의 권총이 짓눌렸는 데도 발사가 계속되는 장면 등 몇몇은 ‘옥에 티’로 지적되기도 했다.류지영기자superryu@seoul.co.kr
  • 뮤지컬 ‘달려라 하니’

    뮤지컬 ‘달려라 하니’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 성공으로 (주인공처럼 광고를 찍는 등의) 물질적 축복은 못 받았지만, 연기자로 인정받았죠.” 개그 프로그램에서 ‘출산드라’ 역할로 유명해진 김현숙(29)이 뮤지컬 ‘달려라 하니’에서 고은애 역할을 맡았다. 만화가 원작인 이 뮤지컬에서 고은애는 주인공 하니의 육상선생님 홍두깨의 정혼녀. 홍두깨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시골처녀로 뚱뚱하고 입술도 두껍지만 마음씨만은 비단결이다. 김현숙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데다 거창 국제연극제에 참여하는 등 학생 때부터 연극, 뮤지컬에 많이 출연해 왔다. 이번 고은애 역할도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 단장과의 개인적 인연으로 인해 맡게 됐단다. 학생 시절 뮤지컬 ‘넌센스’를 무대에 올리게 됐는데, 구하기 힘들어 애먹고 있던 반주음악 테이프를 유희성 단장이 빌려줬다는 것이다. 유 단장은 옛 비화를 굳이 꺼내 첫 드라마와 개그프로그램 출연으로 정신없는 김현숙의 출연을 성사시켰다. 김현숙은 “‘하니’의 출연 섭외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고은애죠?’라고 말했다.”며 고은애가 무척 귀여운 역할이라고 애착을 보였다. 고은애처럼 넉넉한 품성은 실제 김현숙에게서도 엿보였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선발된 하니 역할의 이찬미(24)를 여동생처럼 살뜰하게 대했다. 이찬미는 작은 체구에 커다란 눈망울이 만화책에서 쏙 뛰쳐나온 듯 하니를 닮았다. 전작인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에서 연기했던 당찬 소녀 희진 역할과 이번에 맡은 하니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반항적인데다 자기세계에 갇힌 점을 든다. 하니는 육상선수 역할이라 항상 뛰어다녀서 힘들겠다고 했더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22m인데 느린 동작으로 뛰는 게 대부분이라 그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홍두깨 선생님의 출연 분량과 노래 장면이 많아 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특이하게도 사제지간이 남녀주인공이라며 김현숙, 이찬미 모두 웃는다. 홍두깨는 ‘맘마미아’에 출연했던 이정열과 박봉진이 더블로 연기한다. ‘막무가내 중창단’이란 개그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역할로 시민들을 놀래고 있는 김현숙은 “부의 양극화가 심각해서 그런지 거리에서 촬영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살벌하거나 심각하다. 남자 분장을 하고 여성을 뒤에서 안았다가 그녀의 남자친구한테 맞을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가족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외롭고 모난 소녀가 홍두깨, 고은애 등 주변 어른과 친구의 도움으로 다시 달리기의 꿈에 도전한다는 따뜻한 이야기다. 김현숙이 거리에서 개그 프로그램을 찍으며 느꼈던 요즘 현대인들의 거친 성정을 부드럽게 다듬어줄 수 있는 뮤지컬인 셈이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작곡했던 차경찬씨가 만든 노래는 잘 다듬어진 가요풍이다. 만화로 하니를 보며 열광했던 20∼30대가 더 감동받을 수 있는 공연이다. 김현숙은 “어린이들이 보면 왜 이렇게 계속 슬프냐고 할 정도로 유치하지 않은 가족 공연”이라고 귀띔했다.28일∼5월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02)399-111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댄스 안되는 유진? 뮤지컬 ‘댄서의 순정’ 출연

    댄스 안되는 유진? 뮤지컬 ‘댄서의 순정’ 출연

    유진의 무대 장악력은 그가 댄스그룹 SES로 데뷔해 올해로 10년째 무대에 서왔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하는 것이었다. 뮤지컬 ‘댄서의 순정’의 재미를 담보하는 것은 유진의 매력과 죽기살기로 춤추는 앙상블(코러스)이다. 히트한 영화를 원작으로 삼았기에 일단 뮤지컬의 줄거리는 탄탄하다. 초반부에 옌볜에서 온 채린(유진)이 한국에 도착해 가짜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사진을 찍기까지의 과정이 한곡의 노래에 실려 박진감있게 전개된다. ‘판타스틱스’ ‘김종욱 찾기’ 등 장기공연을 하며 인기를 모은 뮤지컬을 연출해 온 김달중씨의 내공이 느껴지는 도입부다.1인20역의 멀티맨 활용으로 재미를 주는 것도 소극장 뮤지컬로 단련된 김씨의 장기다. 영새로부터 댄스 스포츠를 배우는 부분에서 막춤을 추거나 옌볜 사투리를 능청스럽게 하는 유진의 연기는 객석으로부터 큰 웃음을 얻어냈다. 춤선생 영새와 첫사랑을 하는 순진한 옌볜 처녀 역할에 유진은 맞춤한 듯했다. 안타까운 부분은 역시 댄스 스포츠 장면. 춤을 소재로 한 뮤지컬인 만큼 어떤 공연보다 화려한 무대를 기대한 관객이 많았을 것이다. 석달이 채 못되는 연습기간만으로 삼바, 룸바, 차차차, 파소도블레, 자이브 등 댄스 스포츠의 모든 장르를 완벽하게 소화하기란 어차피 불가능했다. 단골 한의원을 두고 침까지 맞아가며 춤을 춘다는 앙상블은 열과 성의를 다한 안무를 보여줬다. 하지만 고난이도의 댄스 스포츠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배우들이 춤출 때 몸을 사리는 것이 느껴질 법 하다. 게다가 춤추는 장면에서의 무대장치도 댄스 스포츠의 화려함을 살려주지 못한다. 조명을 다채롭게 썼더라면 스와로브스키 수정을 붙였다는 여주인공의 붉은색 의상이 더욱 빛났을 것이다.7월1일까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02)599-1333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어린이날 ‘하니’보고 깔깔·‘생상스’ 듣고 끄덕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연은 내용이 미덥지 못하고, 어른들이 보이고 싶은 공연은 아이들이 지겨워하기 일쑤다. 하지만 올해 어린이 날에는 이런 고민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문화공간들이 재미와 교육적 내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다양한 어린이용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공연들을 소개한다. 어린이 날 당일은 이미 매진된 공연도 있는 만큼 예매를 서둘러야 한다.●국립국악원 전통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창작 어린이 음악극 ‘마고할미’를 5월3일부터 6일까지 우면당에서 공연한다. 제주섬을 창조한 여신 ‘선문대할망’의 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크다’는 뜻의 ‘한’에서 비롯된 ‘할미’는 위대한 어머니라는 뜻을 품고 있다. ‘마고할미’는 우리 음악과 춤, 노래, 한지 조형물로 우리 창세신화가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류형선이 작곡했고, 젊은소리꾼 유미리가 극의 흐름을 이어갈 도창을 맡는다. 국악을 듣도록 강요하지 않고, 무대에서 벌어지는 극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리가 귀에 들어오고 마음에 와닿을 수 있도록 했다.1만∼2만원.(02)580-3300.●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 보따리’를 5월3일부터 13일까지 달오름극장에 풀어놓는다. 객석에서 숨죽이지 않고 국악반주에 맞추어 마음껏 노래하며 즐기는 공연이다. 단원들의 도움으로 국악기를 직접 만져보고 소리도 내볼 수 있다. 국립창극단의 남상일과 서정금, 국립극단의 한윤춘과 이은희가 주인공으로 더블캐스팅됐다.48개월 이상.1만 5000∼3만원.(02)2280-4115.●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모차르트 음악회’를 5월4∼6일 공연한다. 시나리오 구성작가 최빛나가 참여하여 개발한 음악교육 웹게임 ‘미션 모차르트’를 코리아 타악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선보인다. ‘세계 타악기 전시 체험관’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벌어진다.3세 이상.3만∼5만원.1544-5955.●국립민속박물관 5월5일 오후 3시 강당에서 박경숙의 해금연주회,6일 오후 2시에는 야외마당에서 북청사자놀음이 펼쳐진다.5일 어린이박물관 앞마당에서는 단소 만들기 등 ‘어린이 민속 체험 한마당’도 펼쳐진다. 공연 관람 무료.(02)3704-3133.●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이 이진주 원작의 뮤지컬 ‘달려라 하니’를 28일부터 5월6일까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주인공 소녀 하니가 달리기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성장하게 된다는 1980년대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만화영화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6세 이상.3만∼5만원.(02)399-1772.●예술의전당 ‘어린이 음악회’를 5월5일 오후 3시 콘서트홀에서 연다. 방송인 신애라가 동화구연과 곡 해설을 맡는다. 이택주가 지휘하는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등 교육용 레퍼토리의 고전들을 들려준다.5세 이상.1만∼1만 5000원.(02)580-1300.서동철 문화전문기자dcsuh@seoul.co.kr
  • [하재봉의 영화읽기]오래된 정원

    [하재봉의 영화읽기]오래된 정원

    80년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살아남은 우리들은 모두 가슴 속에 죄의식을 갖고 있었다. 무엇이 정의인지 알면서도 두려움으로, 자신의 안락한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이기적인 마음, 시대의 전면에 나설 수 없었던 우리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숨져 간 그 사람들 앞에서 모두 죄인이었다. 80년대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인 광주의 비극을 이야기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불러일으킨 엄청난 집단적 상처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80년대 중반부터 훗날 장선우 감독이 <꽃잎>으로 영화화 한 최윤의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등 80년대 후일담 문학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황석영 원작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을 보면서, 나는 가슴이 쓰라렸다.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가슴 벅찬 감동보다는 상처가 아물지 않은 곳에 소금을 뿌린 듯,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영혼이 쓰라렸다. 80년대를 비겁하게 살았던 회한이 온몸의 실핏줄까지 사무치게 말달려갔다.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십 몇 년 전 당시의 우리의 삶은 암울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과연 우리들 앞에 빛이 있기는 하는 것인지, 시계제로의 캄캄한 상황 속에서 몸부림쳤다. 그 어둡고 고통스러웠던 날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지난 뒤 그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다. 살아남은 우리는 모두 죄인이었다. <오래된 정원>은 지나간 우리의 아픈 역사에 바치는 진혼가이다. 80년대를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결코 자신의 지나온 삶과 무관하게 볼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나도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시절 나의 삶들이 떠올랐다. 시대와 정면으로 맞서서 치열하게 싸우지는 못했지만 그 상처를 잊고 살지도 못했다. 광주라는 도시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던 시절, 편안하게 먹고 마시며 즐겁게 살던 것이 죄악이던 시절, 살아남은 자들이 느껴야만 했던 죄의식은 일종의 시대적 부채였다. <오래된 정원>은 그 부채의식을 멜로 장르 속으로 녹여서 표현한다. 영화는 머리가 희끗한 40대의 남자가 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상범으로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16년 8개월 만에 풀려난 현우는 사회주의자였다. 자신이 감옥에 있는 그 긴 세월 동안 세상은 너무나 변해 있었다. 사회주의자 아들을 둔 어머니는 그러나 땅 투기를 해서 거대한 부를 획득했고, 풀려난 아들을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명품으로 외양을 바꿔 준다. 그리고 한 선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한윤희, 현우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 한윤희를 떠올리면서 영화는 현우가 감옥에서 있었던 16년 8개월보다 조금 더 이전인 1980년대 초로 플래시백 된다. 80년 5월, 진압군이 광주로 진입하기 직전, 전남도청에 마련된 시민군 지휘부에서 빠져나가 도피생할을 시작한 현우(지진희 분)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시골학교 미술교사인 한윤희(염정아 분)의 집에서 은거를 한다. 수배중인 사상범을 숨겨만 주어도 신상의 불이익은 물론 심각한 처벌을 받던 그 시절, 수배자의 연고지에는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인들의 소개로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집에서 은거를 해야만 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외딴 오지 갈뫼에서 두 사람만의 생활을 보내면서 그들은 뜨겁게 사랑한다.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야산 중턱에 있는 낡은 집. 그곳이 그들의 보금자리였다. 시대가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어도 사랑은 피어나는 법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영원할 수는 없다. 현우는 동지들이 모두 붙잡힌 상황에서 자신만 안락하게 살고 있다는 죄의식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한윤희 곁을 떠나 도시로 잠입한다. “숨겨줘 먹여줘 재워줘 몸줘. 그런데 왜 떠나니 이 바보야” 비오는 날 버스를 타고 떠나는 현우를 보면서 윤희 역의 염정아가 던진 이 대사는 <오래된 정원>에서 가장 기억되는 대사다. 그러나 현우는 갈뫼를 떠나 도시로 들어오자마자 잠복근무하던 형사에 붙잡혀 감옥에 수감되고, 그 이후 한윤희는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리고 현우를 은닉한 죄로 수사를 받고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사건 연루자는 면회도 하지 못한다는 법에 의해, 다시는 현우를 만나지 못한다. 현우가 한윤희의 곁을 떠날 당시 윤희가 임신 상태였다는 것을 현우는 알지 못한다. 그는 17년이 지난 시간 동안 윤희를 만나지 못했고 풀려난 후 갈뫼에 다시 와서야 자신에게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우가 풀려나기 얼마 전, 혼자서 그림을 그리며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던 한윤희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갈뫼에 다시 온 현우는 회한에 사무쳐서 옛 생각을 하며 눈물 흘릴 뿐이다. 우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현우의 비극적 사랑에 우리 모두 공범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치열했던 시절, 우리가 방관하고 있는 사이에 저처럼 크고 많은 수많은 비극들이 만들어졌다. <오래된 정원>은 80년대 후일담 영화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아픔이 개인에게 미치는 고통스러운 삶을 드러낸다. 임상수 감독은 10·26 당일의 이야기를 정치하게 묘사해 가면서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그린 <그때 그 사람들>에 이어 그 바로 뒤 전개된 광주의 비극, 그리고 신군부가 지배하던 80년대 초의 암울했던 전두환 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뜨거운 사랑이야기를 만들었다.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교차되면서, 17년 뒤 감옥에서 풀려난 현우가, 한윤희와 함께 지내던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들이 파편적으로 삽입된 편집은 대중적으로 불편한 양식이지만,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룩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은 잦은 플래시백으로 의도적으로 관객들의 몰입을 차단하고 그들이 비판적 이성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기를 원한다. 감독의 이러한 의도는 <오래된 정원>이 단순한 멜로로 끝나지 않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원작과는 다르게 염정아의 너무나 세련된 도시적 이미지는, 사회주의자 청년을 숨겨주고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불길처럼 사랑하는 한윤희 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지진희도 너무나 인텔리적이다. 더 좋은 배우의 조합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캐스팅이 나쁜 것은 아니다. 두 배우 모두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모자람 없이 전력투구하고 있다. 원작소설을 읽은 사람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한윤희의 생기와 도시적 이미지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겠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염정아가 창조한 또 다른 한윤희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다만 시대의 차갑고 무서운 공기가 더 느껴졌다면 역설적으로 그들의 절박한 사랑이 더 빛나지 않았을까? 현우의 체포 뒤 오랫동안 이어지는 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의 이념적 사투와 위장취업 노동운동 등이 현실적이기는 하지만 밀집도는 조금 떨어진다. 감독이 애정을 갖고 창조한 영작이라는 인물은 원작과 가장 다른 부분이며 임상수 감독의 전작인 <바람난 가족>의 주영작과 이어지는 인물이다. 그러나 삶에 대한 도덕적 의지와 정열을 갖고 어두운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열정적으로 화면에 옮긴 감독의 노력은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일본판 ‘호텔리어’ 19일 첫선…욘사마 우정 출연

    일본판 ‘호텔리어’ 19일 첫선…욘사마 우정 출연

    배용준의 우정 출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일본판 ‘호텔리어’가 한일 양국 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TV아사히는 1일 오전 ‘안녕하세요.TV아사히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호텔리어’의 예고편과 포스터를 전격 공개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자는 “욘사마가 주연했던 ‘호텔리어’가 일본의 인기 여배우 우에토 아야의 열연으로 다시 태어난다.”며 “경영 위기를 맞은 호텔을 무대로 펼쳐지는 호텔리어들의 일과 사랑이 드라마의 주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역을 맡은 우에토는 “배용준씨의 일본 드라마 출연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그만큼 촬영 팀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또 이번 역할에 대해 “지금까지 두 남자 사이에서 흔들리는 역을 맡아 본적이 없어 걱정된다.”며 “하지만 원작에서 열연했던 송윤아씨의 이미지에 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연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판 ‘호텔리어’를 소개한 TV아사히 편성제작국의 편성부장은 “우에토는 기존의 밝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다.”며 “욘사마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중에서의 배용준 역에 대해 “드라마를 직접 보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함구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일본판 ‘호텔리어’에서는 냉정한 M&A전문가 신동혁(배용준) 역으로 일본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오이카와 미쓰히로가 열연한다.김승우의 지배인 역은 배우 코우모토 마사히로가 맡는다.우에토는 이들 둘 사이에 갈등했던 송윤아 역을 대신한다. 일본판 ‘호텔리어’는 오는 19일부터 황금시간대인 매주 목요일 밤9시에 방영된다. 드라마 ‘호텔리어’는 2001년 MBC에서 방영되면서 배용준·김승우·송윤아·송혜교 등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또 일본에서는 2003년 MXTV와 2004년 니혼TV를 통해 방영돼 현지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디지털콘텐츠팀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할리우드에 지친 당신에게…

    태평양을 건너온 낯익은 거미인간, 해적, 그리고 한국의 짠한 아버지들….5월 극장가는 이렇게 짜여진다. 미국 개봉일보다 3일 앞선 5월1일 국내에 상륙하는 ‘스파이더맨3’은 약 500개의 스크린을 잡아놨다. 뒤를 잇는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 또한 그에 못지않은 세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 오히려 작은 영화들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블록버스터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획일화된 멀티플렉스에 거리를 두는 관객들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나만의 취향’을 찾는 이들에게 서울 광화문과 종로에 포진해 있는 ‘시네큐브’ ‘스폰지 하우스’ ‘필름 포럼’ 등의 작은 극장들은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이다. ●알렝 레네와 윈터바텀을 만나다 평소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해온 스폰지의 ‘씨네휴 오케스트라(www.cinehue.co.kr)’가 새달 10일부터 23일까지 종로(10∼16일)·압구정(17∼23일)에 위치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다. 소개되는 작품은 총 5편이다. 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의 최근작 ‘마음’이 상영목록에 올라 있다. 연극적인 요소를 영화에 접목시킨 작품으로 파리지엔 여섯명의 복잡한 마음이 어떻게 통하게 되는지를 묘사했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디스월드’로 2002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마이클 윈터바텀의 ‘관타나모로 가는 길’도 첫선을 보인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던 세명의 아랍계 영국인들이 테러리스트로 몰린 실화를 찍은 작품이다. 윈터바텀은 이 영화로 ‘제2의 켄 로치’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밖에 프랑스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소립자’와 ‘리틀 미스 선샤인’을 연상시키는 영화로 선댄스 영화제를 놀라게 한 신인감독의 작품 ‘달콤한 열여섯’, 이혼과 결혼에 대한 의미를 묻는 ‘퍼펙트 커플’ 등도 소개된다. 관람료는 편당 7000원. ●심기일전하는 독립영화 축제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인디포럼 신작전’이 새달 10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그렇다면, 심기일전’이란 슬로건에서 보듯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2년 만에 재개됐다. 신작 59편과 초청작 2편 등 총 61편의 독립영화가 소개된다. 초청작 중 노동석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이번에 관객과 처음 만난다.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접수된 498편 가운데 극영화 38편, 다큐멘터리 10편, 애니메이션 10편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개막작은 실험적 성격이 강한 극영화 ‘유령소나타’와 고국에 돌아온 트렌스젠더 해외 입양아의 정체성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 ‘Un/going home’이다. 이번에는 영화인으로서 자의식이 투영된 작품들이 많은데 폐막작 ‘아스라이’ 또한 그렇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실험영화 감독의 독백을 담았다. 관객과의 좀더 활발한 소통을 위해 후원회원도 모집한다. 홈페이지(www.indieforum.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회원에겐 자료집과 무료관람권, 독립영화 DVD세트 등을 제공한다. ●유머와 풍자의 거장 이리 멘젤 체코가 낳은 세계적 거장 이리 멘젤 감독. 그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을 방문한다. 영화제에서는 그의 특별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전주에 내려가지 않아도 그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5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그의 대표작들이 줄줄이 상영된다.‘가까이서 본 기차(10일)’ ‘줄 위의 종달새(24일)’ ‘거지의 오페라(31일)’ 등 3편이다. 공산주의 치하의 체코를 떠나지 않고 꿋꿋하게 영화작업을 해온 그의 철학은 삶이 잔혹하고 슬프다고 영화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늘 유머와 풍자가 가득하고 눈물 대신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웃음 속에 통렬한 비판과 아픔을 담고 있어 시대의 비극을 더욱 극명하게 전달해 준다. 그가 28살 때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한 ‘가까이서 본 기차’가 대표적이다. 전쟁 중인데도 오로지 사랑에만 몰두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일 지배하에 있는 체코의 정치적 무능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내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일흔의 나이에도 영화 만들기 몰두하고 있는 그는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로 올해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관객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메가박스 다양한 영화 시리즈 ‘쉬즈 더 맨’ 다른 의미에서 작은 영화를 소개하려는 움직임은 또 있다. 메가박스에서 다양한 영화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5월부터 선보이는 ‘무비 온스타일’이 그것이다.2030 여성들을 겨냥, 사랑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멜로 영화들을 단독 수입·소개하는 브랜드다.‘무비 온스타일’의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은 ‘쉬즈더맨’.‘그녀는 남자’라는 제목처럼 축구 때문에 남자 행세를 하는 말괄량이 여고생 바이올라(아만다 바인즈)가 주인공인 청춘영화다.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딱 여성 취향이다. 바이올라는 학교에서 여자 축구팀을 해체하자 분개한다. 마침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이 런던 뮤직 페스티벌에 간답시고 학교를 무단결석한다. 바이올라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남장을 하고 세바스찬의 학교에 들어간다. 그녀가 세바스찬 행세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축구부에 들어가 자신의 학교 축구팀과 전 남자친구에게 앙갚음을 해주는 것. 세바스찬이 된 그녀는 룸메이트이자 같은 축구부원인 듀크(채닝 테이텀)에게 점점 끌린다. 그러나 남자의 모습으로 그를 사랑하기란 힘든 일. 게다가 그의 맘엔 오로지 ‘퀸카’ 올리비아(로라 램지)뿐이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다른 남자와 사뭇 다른 세바스찬 모습의 바이올라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가운데 진짜 세바스찬이 예고 없이 학교로 돌아오고 일은 점점 더 꼬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영화의 결말은 너무도 뻔하다. 바이올라가 축구는 물론 사랑에도 ‘골인’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것쯤은 안봐도 비디오다. 또 남자 기숙사에 들어간 남장 여학생은 닳고 닳은 소재.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유치하다고? 하지만 이 영화, 꽤 웃기고 재밌다. 남자와 여자 사이를 오가며 소동을 벌이는 아만다와 그런 그녀에게 헷갈리는 친구들, 박진감 넘치는 축구경기 등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신나는 음악에 버무려 상큼하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신이 남자 혹은 여자가 되어 짝사랑하는 상대의 곁에 있게 된다면, 그래서 그의 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한번쯤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바이올라로부터 느낄 대리만족의 기쁨은 더욱 클 듯하다. 양성적 매력을 물씬 풍긴 바이올라 역의 아만다 바인즈는 ‘아만다쇼’라는 단독쇼가 있을 정도로 주가 급상승 중인 신세대 여배우다. 듀크 역의 채닝 테이텀은 국내에 댄스 영화 ‘스텝업’으로 낯익은 얼굴.‘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를 연상시키는 외모에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수줍음을 타는 귀여운 ‘터프 가이’로 나와 여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새달 3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EBS ‘외계생명체를 찾아서’ 방영

    EBS는 20일 오후 9시50분 과학의 날 특집 다큐멘터리 ‘외계생명체를 찾아서’를 방송한다. 올해 세계 과학계의 키워드인 ‘외계생명체’에 대한 구체적 해답을 얻기 위해 미국, 호주 등 현지촬영을 통해 외계생명체에 대한 철저한 추적을 시도한다. 칼 세이건 원작으로 외계 지적생명체와의 조우를 그린 영화 ‘콘택트’(1997년작)의 실제 모델인 질 타터 박사,‘드레이크 방정식’으로 유명한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 등 외계 생명체 추적의 핵심과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외계인은 존재하며 그들은 지구보다 훨씬 높은 기술문명을 가진 존재들”이라고 말한다.
  • 에든버러축제 참여 6개 지원작품 선정

    서울시와 문화관광부는 17일 올해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지원대상 6개 작품을 선정했다. 선정된 단체와 작품은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보이첵’(신체극) ▲㈜세븐센스의 ‘피크닉’(코미디) ▲문화마을 들소리의 ‘비나리’(음악 퍼포먼스) ▲㈜솔강의 ‘스핀 오디세이’(비보이 뮤지컬) ▲하얀연극실험실의 ‘보이스 오브 싱즈’(물체극) ▲SEO발레단의 ‘섬웨어엘스’(무용) 등이다. 선정된 6개 작품에는 심사 평점에 따라 왕복 항공료 등을 1000만∼3000만원씩 지급된다. 또 국내외 전문가의 컨설팅·홍보 마케팅·프로모션·행정 지원 등 간접 지원도 제공된다. 공모에는 연극 4편, 무용 4편, 복합장르 7편 등 총 15개 작품이 응모했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매년 8월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공연 작품의 해외 진출을 후원하고 이를 통해 한류 관광을 촉진하는 취지에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IT업계 ‘아트 마케팅’ 소비자에 인기

    ‘아트(art)’가 통신·전자업계에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아트 마케팅’은 첨단 기술과 제품이 예술과 접목하는 형식이다. 예컨대 휴대전화가 갤러리와 패션쇼에서 행사의 주요 역할을 한다.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 인기가 상당히 높다.17일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지난달말 자사가 판매 중인 첨단 단말기인 ‘캔유 DMB’를 처음으로 갤러리에 접목시켰다. 주제는 ‘모바일 위에 피어나는 예술’. 말 그대로 이 전시회는 캔유 단말기에 화가, 만화가의 디자인을 입혔다. 예술 가치를 높인 것이다. 이두식, 지석철, 이석주씨 등 정상급 화가와 ‘타짜’ ‘식객’의 허영만씨,‘마시마로’ 김재인씨,‘광수생각’의 박광수씨 등 인기 만화가가 참여했다. 관람객으로선 제품 전시 외에 예술인의 원작 감상, 관람객이 직접 그림을 그려 보는 아트 캔버스, 작가와의 시간 등 버릴 것이 없는 알뜰한 시간을 갖는 셈이다. 단말기 입찰 및 추첨 판매 같은 부대 행사도 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국립 디자인박물관인 ‘쿠퍼 휴잇 스미소니안’이 주최하는 ‘디자인 라이프 나우’ 기획전시전에서 삼성모니터를 활용한 작품을 전시 중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픽사(Pixar)’와 함께 콘텐츠를 전시하고 화려한 디지털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도 올해 초 팝아티스트 낸시 랭 작품과 와이드 LCD모니터를 연계한 ‘낸시 랭, 플래트론을 만나다 전(展)’을 열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갑자기 나타난 딸로 개과천선하는 양아치 종대(눈부신 날에), 아들과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무기수 강식(아들), 지능이 떨어지는 아들의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치킨집 사장 진규(날아라 허동구). 언뜻 봐도 평범하지 않은 이 아버지들이 삶에 찌든 조폭 가장 강인구(우아한 세계)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극장가에서 ‘아버지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영화도 유행을 타는지 짠한 부성애를 내세운 영화들이 앞다퉈 개봉되고 있다. 잘만 버무리면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기는 어렵지 않을 듯한데…. 과연 관객들이 이들과 함께 울어 줄 수 있을까. #1 ▶“죽음 앞둔 딸을 보며 새 삶 찾아” 슬퍼 보이긴 하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 애틋한 부녀지간을 만들기 위해 너무 억지를 부리면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박광수 감독이 아주 오랜만에 들고 나온 영화 ‘눈부신 날에’가 그렇다. 물론 ‘신동’ 소리를 들으며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역배우 서신애의 나이답지 않은 열연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뿐이다. 진한 감동을 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을까.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 무리한 설정은 상당히 거슬린다. 특히 영화에서 아이는 감동을 위한 희생양일 뿐 엄연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그걸 보고 울어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야기는 이렇다. 전과 3범으로 야바위판을 전전하는 삼류건달 종대(박신양) 앞에 어느날 친딸이라며 귀엽고 깜찍한 준(서신애)이 나타난다. 아이를 잃은 상처를 지닌 사회복지사 선영(예지원)이 친딸처럼 여기는 준을 위해 아빠를 찾아준 것이다. 선영은 눈물 섞인 호소와 약간의 돈으로 펄펄 뛰는 종대에게 준을 맡긴다. 아이의 마지막 소원이라며. 사실 준은 불치병 환아. 이를 몰랐던 종대는 준을 방치하게 되고 병은 악화된다. 그토록 소원하던 월드컵 거리응원을 나간 날, 준은 종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막 살아온 대가로 실명 위기에 처한 그에게 마지막 선물까지 주고 말이다. 최루성의 강도를 높이려다 보니 영화는 이해하지 못할 일 투성이다. 부양자로서의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종대에게 맡기는 선영의 행동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현실에서 입양이 얼마나 엄격한 심사와 기준에 의해 이뤄지는지 모른단 말인 것인지…. 게다가 병든 아이를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종대의 집)에 살도록 하는 것은 방치나 다름 없고, 또 아이에게 병을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장면은 오로지 비극적 결말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겠다는 뻔한 계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10살짜리 아이가 컨테이너 박스 위에 올라가 비바람 속에 TV안테나를 부여잡고 있다가 쓰러지는 장면에 이르면 슬픔 때문이 아니라 답답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기에 더해 준이 종대의 친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원장 수녀의 태도는 나름 유쾌한 반전이라고 집어넣은 것이겠으나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어렵게 상봉한 부녀의 이별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말도 안되는 상황에 내몰린 준을 보고 있으면 억울해서 눈물이 나긴 난다.19일 개봉,15세 관람가. #2 ▶“15년 떨어져도 아들을 느낀다” ‘아들’은 살인강도로 무기수가 된 아버지 강식(차승원)이 15년 만에 24시간의 특별휴가를 받아 아들 준석(류덕환)을 만나며 일어나는 사건과 감정의 변화를 다뤘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뜨리기로 작정하고 만든 것처럼 느껴질 만큼 슬픔과 안타까움이 영화 전반을 흐른다. 평생을 교도소에서 가족을 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강식의 미안함, 그리고 너무 오래 떨어져 산 탓인지 아버지를 보고도 선뜻 살갑게 대할 수 없는 아들의 안타까움이 잘 그려졌다. 하루의 만남으로 서로 화해를 이루는 장면은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인상이 든다. 강식과 준석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보면 아버지와 딸 같다는 느낌도 든다. 교도소에 수감되며 3살배기 아들과 헤어졌던 강식은 15년이 지난 지금 준석에 대해 추억할 만한 기억이 거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만난 준석은 자신과 달리 키도 작고 그리 닮지도 않았다. 어려서부터 아들이 왼손잡이여서 혼내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어느새 아들은 오른손잡이로 변해 있다. 그래서일까. 더욱 아들에게 다가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둘은 함께 목욕을 하며 화해를 시도하고 강변에서 달을 바라보며 준석이 아버지에게 ‘죽을 때까지 날 사랑해 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아들 앞에서 한번도 울지 않던 강식은 다음날 아침 교도소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다 준석이 손을 잡자 통곡하고 만다. “호랑이 문신이 나이가 들다보니 얼룩말처럼 변했다.”는 등 영화 곳곳 등장하는 ‘장진식 코미디’가 활력을 준다. 하지만 영화 내내 너무 울음이 많다는 것은 아쉽다.5월3일 개봉. 전체 관람가. #3 ▶“아들아 초등학교만 졸업해다오” ‘날아라 허동구’는 타이완의 베스트셀러 소설 ‘나는 백치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원래 소설에서는 저능아 아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엄마가 주인공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진영이 영화 제작초기 ‘엄마’를 ‘아빠’로 바꿔보자는 제안을 해 받아들여졌다고. 장애아의 힘겨운 ‘장애 극복과정’을 그린 기존 장애우 영화와 달리 단지 사회에 무사히 발을 딛기만 해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다수 장애아 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장애아’를 키우는 한 아빠의 사실적이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주인공 동구를 연기한 아역배우 최우혁은 연기를 위해 체중도 8㎏이상 늘리고 정진장애학교에도 주 1∼2회씩 방문하는 등 어른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교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IQ 60의 11살 동구. 아들이 세상에서 전부인 치킨집 사장 진규(정진영). 학교에 가도 친구들에게 물 따라주는 일밖에 못하는 동구지만 엄마 없이도 밝게 자라는 동구를 보는 진규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동구가 그렇게 좋아하는 학교에서는 특수학교로 전학가라고 종용하고, 난데없이 집주인은 이사를 가라며 진규의 등을 떠민다. 때마침 선수 부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한 야구부에 들어가면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진규는 오직 동구의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야구의 규칙을 알 리 없는 동구는 선생님의 차가운 눈빛과 집주인의 잔소리에 맞서며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한다.26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상숙 류지영기자 alex@seoul.co.kr ■ 왜? ▶영화계 불황과 소재 개척을 반영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파란 자전거’(권용국 감독)를 필두로 ‘성난 펭귄’(박상준 감독),‘마이 파더’(황동혁 감독),‘귀휴’(김영준 감독·),‘이대근, 이댁은’(심광진 감독),‘가시고기’(유학주 감독),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쓰쓰미 유키히코 감독) 등도 아버지를 소재로 5월 이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영화에 ‘아버지 영화’가 대거 등장한 데에는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영화계의 불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어려워지자 적은 비용으로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감성형 가족영화 제작이 늘고 있다는 것.30억원 정도의 순수제작비로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말아톤’(2005년 개봉·정윤철 감독)의 성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모성애 위주로 흐르던 가족영화에 부성애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최근 아버지 영화 상당수는 감정에 호소하기 위한 흥행공식에 충실한 영화를 만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날아라 허동구’를 배급하는 ‘쇼박스’의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노고를 잊고 살아온 아버지를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아버지에 관한 영화들이 기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르나 소재가 다양한 한국영화의 특성상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이라는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
  • CNTV ‘E.R’ 10시즌 방영

    TV시리즈 전문채널 ‘CNTV’는 11일부터 마이클 크라이튼 원작의 메디컬드라마 ‘E.R’ 10번째 시즌을 매주 수∼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한다.‘E.R’는 1994년 미국 NBC TV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이후 전세계 메디컬드라마 열풍을 일으킨 작품.‘쿡 카운티 메모리얼 종합병원’ 응급실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환자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시즌 초반 출연한 조지 클루니도 이 드라마를 통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E.R’는 현재 미국에서 13시즌을 방영 중이다.
  • 케이블 채널의 반란?

    이번 작품은 각기 다른 매력의 다섯 여자(최정윤·채민서·전혜진·고다미·신소미)가 그동안 감춰지기만 했던 여자들의 연애, 성, 삶에 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국판 ‘섹스앤드시티’를 내세우고 있다. ●tvN ‘로맨스 헌터´ DTN ‘넌센스´ 방영 영화전문채널 ‘OCN’에서는 다음달 중순부터 16부작 코미디 드라마 ‘키드갱’을 시작한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21권이 발간된 동명만화 ‘키드갱’(신영우 글·그림)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갱스터들(손창민·이종수·임주환)이 우연히 젖먹이 아기를 맡게 되며 벌이는 해프닝을 담은 코믹물.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2006년,KBS2), 영화 ‘댄서의 순정’(2005년, 박건형·문근영 주연)의 박계옥 작가와 드라마 ‘연애의 재구성’(2007년·드라맥스)의 조찬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전문채널 ‘DTN’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청춘시트콤 ‘넌센스 시즌2’를 방영한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는 ‘넌센스 시즌3’을 시작한다. 넌센스는 대학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실제 대학생의 관점에서 다룬 창작물로, 충북 청원군 주성대 학생들이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발해 자체 제작했다. 이밖에 드라마 전문채널 ‘드라맥스’에서는 ‘연애의 재구성’(3월 종영, 안상태·정시아 주연)을 통해 고시생과 호스티스의 사랑, 이혼녀와 옛 사랑의 만남 등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연애상담 코너에 등장한 사연을 드라마화해 인기를 얻었다. OCN은 4명의 젊은 남녀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16부작 드라마 ‘썸데이’(2006년 12월 종영, 배두나·김민준·이진욱·오윤아 주연)에 45억원을 투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MBC의 케이블채널 ‘MBC 드라마넷’도 코믹드라마 ‘빌리진 날 봐요’(2월 종영, 이지훈·박희본 주연)를 선보였고,‘채널CGV’는 5부작 ‘프리즈’(2006년 10월 종영, 이서진·박한별·손태영 주연)에서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색다른 주제를 다루기도 했다. ●YTN스타, 서세원 토크쇼 등 오락물 제작 케이블 채널의 자체제작 붐은 드라마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연예전문채널 ‘YTN스타’는 지난달 26일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토크쇼 ‘서세원의 生쇼’‘불량주부’(박미선·조갑경·김지선·김종림 진행)‘랭크쇼! 거룩한 계보’(조원석·최국 진행) 등 7편의 자체제작 오락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기존 방송중인 연예뉴스 프로그램을 포함할 경우 자체제작비율이 53%에 이른다. 중앙방송 ‘Q채널‘도 YTN스타와 공동제작한 16부 작 아마추어 격투 프로그램 ‘리얼격투, 스트리트파이터’를 지난달부터 방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무술도장들이 합기도, 쿵푸, 태권도 등 각자의 전문무술로 이종격투기를 벌여 최종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性·연애 등 과감히 다뤄 케이블채널의 콘텐츠 자체제작 붐은 다매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자 콘텐츠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채널CGV의 한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다 보니 케이블 채널에서 성·연애 등 지상파에서 깊이있게 다루기 어려운 내용을 과감히 다루게 된다.”며 “흔히 케이블채널에서는 시청률이 1%를 넘기면 ‘대박’이라고 하는데, 인기있는 자제 제작물들은 시청률이 2%에 육박하기도 해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온미디어 관계자도 “자체제작 콘텐츠는 여러 수익사업에 활용하는데 아무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만능 엔터테이너 조영남(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만능 엔터테이너 조영남(1)

    가수인 동시에 MC 그리고 화가,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가수 조영남(62). 스스로 ‘변변한 히트곡 하나 없는 가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의외로 히트곡이 많은 가수다. 가수로서 수명 또한 길다.1966년, 서울대 음대 1학년 때 첫 음반 취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도 여전히 마이크 앞에 서고 있을 만큼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적이 없다. 심지어 군 복무 3년 동안에도 꾸준히 음반을 발표하는 특혜까지 누렸다. ‘보리밭’ ‘마지막 편지’ ‘이일병과 이쁜이’ ‘불 꺼진 창’을 비롯해 ‘동해의 태양’ ‘옛 생각’ 등이 모두 이때 취입한 노래들이다.1973년 제대 후 미국으로 건너가 신학 공부를 하던 8년간의 체류기간 동안에도 틈틈이 귀국해 음반 취입은 물론 귀국공연을 수시로 가졌기 때문에 긴 외유에도 불구하고 가수로서의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제비’ ‘사랑이란’ 등을 이때 발표했다. 방송 진행자로도 여전히 바쁜 그는 가수로서 트로트와 록은 물론 팝과 옛 노래, 민요나 가스펠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이를테면 ‘크로스 오버 맨’인 셈. 또한 ‘애드리브의 귀재’이기도 하다. 원작곡자 입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새삼 궁금할 정도로 무대마다 노래를 제각각 다르게 구사한다. 심지어 민요를 재즈로, 또 트로트를 타령조로, 심지어 동요를 솔로 변화시킨다. 때로는 같은 노래를 저렇게 부를 수도 있구나 싶어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드는데 특히 ‘최진사댁 셋째 딸’ ‘물레방아 인생’ ‘내 고향 충청도’ 등은 번안곡임에도 우리 노래보다 더 우리 노래 같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 정도다. 사회 통념을 초월한 듯 보이는 그의 돌발 언행과 돌출 행동으로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수시로 넘나들었던 탓에 인터넷에서는 팬클럽과 동시에 안티클럽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조영남씨는 1968년, 번안곡 ‘딜라일라’로 처음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본인 또한 지금까지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2년 전인 1966년, 그의 목소리를 담은 첫 음반이 발표됐다. 서울대 음대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고철(高哲)’이라는 예명을 쓰며 작사가로도 활동을 시작했지만 당시 자신의 노래가 음반으로까지 발매된 것은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라 했다. “학비 때문에 미8군 무대에 섰지요. 전공인 성악과 팝 사이에서, 순수 음악과 8군 쇼의 틈바구니에서 고민이 많았던 시기이기도 했어요. 이 무렵 무대에 함께 섰던 여가수 박일양씨 소개로 작곡가 박선길씨를 만나 아르바이트 삼아 번안곡 몇개를 개사해 건네주었고 또 테스트 삼아 마이크 앞에서 몇곡 불렀던 것 같아요.” 여기에 등장하는 박선길-박일양 부부는 1990년대 ‘오늘 같은 밤이면’의 주인공인 가수 박정운씨의 부모들이다. 성악과 학생이었지만 ‘오페라나 가곡은 재미없어’ 팝을 더 좋아했다는 그는 성악을 기초로 한 가창력으로 1968년, 번안곡 ‘딜라일라’를 비롯해 ‘내 생애 단 한번만’ ‘고향의 푸른 잔디’ ‘물레방아 인생’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인기가수로 급부상한다. 아울러 Bus Stop,Our Town(서울대), 돈키호테(실험극장)의 무대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내 생애 단 한번만’ ‘푸른 사과’ 등에 출연함과 동시에 TV 드라마 ‘너무하셨어’에서도 열연, 탤런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969년 서울 시민회관에서 가졌던 리사이틀 무대에서 그는 자유분방함과 다재다능한 실력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당시에는 무대에서 안경을 착용하는 걸 금기시 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조영남은 큼지막한 검은 뿔테 안경을 보란 듯이 쓰고 나와 넥타이마저 풀어헤친 채 무대에서 이탈리아 칸초네 ‘카사 비안카(Casa Bianca)’를 ‘하얀 집’이란 제목으로 즉흥적 가사로 바꿔 부르는데 가히 노랫말이 압권이다. ‘시커먼 하얀 집/어쨌든 하얀 집/누가 뭐래도 하얀 집/좌우지간 하얀 집/불이 나면 빨간 집/꺼지면 까만 집/빌려주면 전셋집/팔면은 남의 집/(중략)/닉슨이 사는 The White House.’ 처음엔 지나치게 장난스러운 가사로 시작되지만 끝까지 듣고 나면 그가 지칭하는 ‘하얀 집’은 다름 아닌 당시 ‘미 닉슨 대통령이 사는 백악관’이었다는 익살로 마무리한다. 일종의 풍자송이었던 셈이다.(계속)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임권택 영화 ‘천년학’ 개봉

    임권택 영화 ‘천년학’ 개봉

    “나는 영화속에 리얼리티가 담겨야 한다고 고집하는 감독입니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리얼리티란 내 개인적인 삶의 체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좀더 넓은 의미의 것으로, 다양한 우리들 삶의 경험에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는 단순한 오락물일 수 있어요. 그러나 나는 영화란 우리의 삶에 대한 창조와 지혜의 예술양식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삶 자체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서 영화가 우리의 삶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장 임권택. 오는 12일 개봉하는 100번째 영화 ‘천년학’(오정해·조재현 주연)으로 한국 영화사에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임권택(71)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천년학은 어려서 소리를 위해 남매 아닌 남매가 된 동호(조재현)와 송화(오정해)가 평생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임 감독은 젊은이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슬픔’의 정서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천년학’은 남도소리를 입힌 사랑 이야기 ▶감독님! 만나서 영광입니다. 초등학교 때 ‘씨받이’(강수연 주연·1987년 개봉)를 보고 감독님의 작품세계를 처음 접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때인데 씨받이를 왜 보고 그러나. 허허. ▶100번째 작품으로 천년학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천년학은 이청준의 연작소설 ‘남도사람’ 중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거야. 애초 ‘서편제’(1993년 개봉)때 시나리오로 쓰려던 것인데, 당시 기술로는 소설 속 배경인 바닷물이 드나드는 선학동(전라남도 장흥군 소재)을 만들 수가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어.(원래 이 지역은 바닷물이 드나들었지만 개간사업으로 농토로 바뀐 상태다.) 그러다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발전해 이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된 거야. 그래서 100번째 작품으로 다시 한번 도전한 거야. ▶천년학을 ‘서편제’의 후일담으로 봐도 될까요? -영화의 기본구조는 비슷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남도소리의 역할이 서로 달라. 서편제가 ‘소리에 사랑 이야기를 입힌 영화’라면 ‘천년학’은 거꾸로 ‘사랑 이야기에 소리를 넣은 작품’이야. 서편제가 소리 자체를 중시했다면 천년학은 이야기 구조에 좀더 비중을 뒀어. ●100편의 영광,100번의 고뇌 ▶100편이나 영화를 만들었는데 기분이 어떠신지요? -한편 한편 찍을 때마다 정말 피가 마르는 심정이야. 지금도 마찬가지야.100편을 찍은 보람보다는 이제 간신히 영화를 끝냈다는 생각 뿐이야. ▶100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부모가 어찌 예뻐하는 자식을 남들에게 대놓고 말하겠는가. 다른 자식들이 들으면 서운해할 것 아냐. 하지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작품은 있어.‘태백산맥’(1994년 개봉)이 그래. 원래 노태우 정권 때 만들려던 것인데 주변에서 워낙 만류가 심해 문민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렸지. 영화를 만들 때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어. 하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바로 내 자신이 ‘내 사상의 검열관’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야. 워낙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살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알아서 자신을 통제하던 거지. 만약 좀더 ‘열린시대’에 살았다면 태백산맥이 더 좋은 작품이 됐을 텐데…. ▶101번째 작품으로는 뭘 해보고 싶으세요? -솔직히 그동안은 작품을 고를 때 남들의 기대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하지만 이제는 내가 진짜 해보고 싶은 작품을 한번 해볼 테야. 그게 현대물일 수도 있고 애정물이 될 수도 있겠지. 이제부터는 남들에 대한 부담에서 좀 홀가분해지고 싶어. ●스크린쿼터 없었으면 나도 없었다 ▶한·미 FTA가 타결돼 스크린쿼터가 73일로 완전히 확정됐는데요. -(담배를 꺼내 긴 연기를 내뿜으며)한국 영화산업이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사실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나처럼 흥행과 관계가 없는 감독은 생겨나지도 않았을 텐데 말야. ▶한국 영화들을 보면 조폭영화나 코미디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그래도 스크린쿼터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그런 상황을 부인하지는 않아. 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줄어들면 미래 한국영화는 그런 종류의 영화들만 남아 있게 될지도 몰라. 한국 영화가 더더욱 경제논리에 내몰릴 테니까 말야. ▶그렇다면 최근 본 한국영화 중 ‘제대로 된 한국영화답다.’고 느낀 작품이 있었는지요? -지난해 개봉한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유지태·김지수 주연)가 꽤 인상 깊었어. 감정의 절제를 통해 흥행보다 영화적 완성도를 택한 감독의 고집을 읽을 수 있었지. ▶위기의 한국 영화계에 한마디 하신다면요? -앞으로 우리 영화산업에 커다란 회오리가 몰아치겠지만 우리 영화계에도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감독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 위안 거리지. 앞으로 상황이 어려워져도 지금까지 그랬듯 늘 최선을 다해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앞으로도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많은 노고 부탁드립니다. -류 기자는 자식 관리 잘해야겠어. 자네 아들도 아빠 닮아서 어려서부터 ‘씨받이’ 같은 거 보러 다니면 어쩌려고 그러나. 허허허.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포스트 김종욱… ‘ 누가 될까?

    ‘포스트 김종욱… ‘ 누가 될까?

    ‘제2의 김종욱 찾기’는 누가 될 것인가? 8일 막을 내리는 ‘김종욱 찾기’는 241석의 소극장에서 지난해 2만명, 올해 3만 2000명의 관객과 객석점유율 94%를 기록한 창작뮤지컬 최고의 히트작이다. 지난 3월 개막한 창작뮤지컬 3편 ‘위대한 캣츠비’ ‘컨츄리보이 스캣’ ‘첫사랑’을 비교·분석해 ‘김종욱 찾기’의 성공신화를 이어갈 작품을 찾아봤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감동을 주는 노래를 자랑하는 ‘첫사랑’이 가장 뛰어난 작품성으로 유력하게 꼽혔다. 창작뮤지컬 3편의 장단점을 알아 보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위대한 캣츠비 ●‘청춘의 혼란´ 세밀한 묘사 돋보여 지난 3월9일 서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개막해 폐막 기한없이 10달 이상 장기 공연중이다. 청춘의 혼란에 복선을 깔고,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낸 강도하의 만화가 원작.2004∼2005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돼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원작 만화는 동물을 의인화해 그림은 예쁘지만 주인공들이 독설을 내뿜고, 청춘의 현실은 신산하다. 캣츠비, 하운두, 페르수는 대학시절 친구로 하운두의 조건을 건 양보로 페르수와 캣츠비는 연인이 된다. 청년백수가 된 캣츠비는 하운두에 빌붙고, 페르수는 돈 많고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해 버린다. # 장점 ‘대학로의 미래’로 불리는 박근형 연출가의 손맛으로 인해 소극장 공연에서 맛볼 수 있는 자잘한 재미가 쏠쏠하다. 드라마 음악을 했던 아트모스피어의 노래도 사랑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며 귀에 착 감긴다. 영상을 활용해 소극장 무대의 단점을 극복하려 한 시도 역시 돋보인다. # 단점 하운두의 비밀이 드러난 이후 급반전되는 극의 분위기는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몰입하기 힘들다. 일부 배우들의 가창력은 음악의 수준을 갉아 먹는다. 뮤지컬의 매력을 살렸다기보다는 소극장 연극과 발라드 가요가 조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다. ■ 컨츄리보이 스캣 ●‘뮤지컬 관람이 잠수함 여행´ 설정 신선 한국 공연계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기획사 CJ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최초로 시작한 창작뮤지컬 쇼케이스를 통해 처음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지난 3월13일 개막해서 오는 5월5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즉흥적으로 뜻없는 가사를 지어서 부르는 스캣이란 특이한 소재와 해군홍보단 출신인 양만춘 밴드의 열정적 공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신선함에 비해 완성도는 덜 익었다는 게 중평. # 장점 관객을 바다마을로 가는 잠수함 승객으로 모시는, 뮤지컬 관람을 여행으로 상정한 설정이 신선하다.‘뚜∼루비루비루바레’란 가사만으로 자유본능을 전달한다. 드라마 ‘간난이’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 농익은 김수용의 땀과 열정이 인상적이다.‘몸이 되는’ 여주인공의 안무는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 단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알기 힘들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회자 역할을 하는 배우가 있지만 역부족. 무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양만춘 밴드와 뮤지컬 공연이 어우러지지 못한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환상과 모험의 뮤지컬인지, 아니면 양만춘 밴드의 록 콘서트인지 헷갈린다. ■ 첫사랑 ●중년 배우 연기력에 탄탄한 줄거리 압권 2년간의 사전 제작기간이 빛을 본다. 초연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지난 3월28일 개막해서 오는 6월17일까지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에서 공연된다.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중견 배우들을 끌어들여 유행을 타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났다. 즐겁고 신나는 게 뮤지컬의 전부인 줄 알았다면 진한 눈물 한방울쯤은 준비해야 할 것 같다.20대부터 60대의 배우가 한 무대에 서서 남녀간 사랑뿐 아니라 부자간의 정, 모녀간의 애증에 대해 노래한다. 유명세를 따지지 않는다면, 홍광호-해이-김성기가 최고 가창력의 앙상블을 자랑한다. # 장점 프랑스 극작가 마르셀 파뇰의 ‘화니 삼부작’에서 모티브를 딴 줄거리가 배우들의 연륜으로 더욱 탄탄하게 살아난다. 영상과 조명, 세트를 다양하게 활용한 무대 연출도 눈에 띈다. 완성된 대본이 나오기 전 워크숍에서부터 참여한 배우들의 연기 몰입은 감동 그 자체다. # 단점 첫사랑은 진부하고 신파적인 소재다. 자칫 선입견만으로 닳고 닳은,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첫사랑’이란 제목을 단 여러 문화 장르 가운데 뮤지컬로는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는 단연 으뜸이다.
  • 남편해고한 사장 털려는 부부

    ●뻔뻔한 딕과 제인(EBS 오후 2시20분) 2005년 짐 캐리가 출연해 흥행에 성공한 ‘뻔뻔한 딕&제인’의 1977년 원작. 람보 시리즈로 유명한 테드 코체프 감독을 통해 미국 중산층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회사 간부이던 딕 하퍼(조지 시걸)는 어느 날 사장 찰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는다. 커다란 집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딕과 아내 제인(제인 폰다)의 삶은 곧바로 급전직하한다.6개월간 백수 생활이 이어지자 딕과 제인은 2인조 강도단을 결성한다. 대담하고 여유로운 강도단으로 거듭나 다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던 어느날.TV에서 예전에 딕이 다니던 회사의 사장 찰리의 비리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비밀금고를 털기로 결심하는데…
  • 79년 ‘난쏘공’·86년 ‘칠수와 만수’ 다시 무대로

    79년 ‘난쏘공’·86년 ‘칠수와 만수’ 다시 무대로

    요즘 연극계에서 유행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는 ‘명품 연극’이다. 해외 극작가가 쓴 유명 극본에 이름 있는 배우가 한 명쯤 출연하고, 명망 있는 연출가와 뭉치면 명품 연극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1970∼80년대 질곡의 근·현대사를 한국인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무대에 올려 20∼30년이 지나도 재공연되는 연극은 정말 제대로 된 명품 연극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27년 만에 사회개혁을 쏘다 지난 1일 막을 올렸으나 주연 배우의 부상으로 잠시 중단됐던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이 27일부터 다시 공연이 재개돼 4월29일까지 서울 게릴라 극장에서 공연된다. ‘난쏘공’은 한국 문학사 최초로 200쇄를 돌파하고,100만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조세희씨 원작 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다.1979년 5월 일주일간 연극회관 세실극장에서 첫 공연한 이래 관객들의 호응으로 같은 해 국립극장에서 2차공연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중앙정보부 문화담당 무관의 협박으로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당시 상연 포기각서를 써줬던 연출자 채윤일씨는 재공연에 대해 “27년 전의 ‘난쏘공’이 용광로처럼 뜨거웠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담담히 보여주려 한다.”면서 “연극으로 사회개혁을 할 수는 없지만, 연극의 사회적 기능은 언제나 유효하다.”고 말했다. 키 117㎝, 몸무게 32㎏으로 다섯 식구를 부양하는 김불이는 달나라를 동경하며 달을 향해 쇠공을 쏘아올린다. 어느날 기어이 달로 가버린 아버지가 떠난 이유를 큰아들은 점점 깨닫게 된다. 극중 주인공인 난장이의 큰아들 역을 연기했던 신현서(35)씨. 그가 지난 13일 자기 몸짓보다 큰 숟가락을 끌다가 지친 아버지를 데리고 도망치는 장면을 리얼하게 연기하다 그만 허리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14∼24일 중단된 공연에 대해서는 연장을 검토 중이다. 새로 큰아들을 연기할 이종현(25)씨는 지난해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에 출연했으며, 원작에서 묘사된 극중 인물과 흡사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기대주들 이번에도 지난 1986년 초연된 연극 ‘칠수와 만수’는 당시 서울에서만 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90∼92년에 전국적으로 10만명 이상이 관람한 인기 작품이다.88년 안성기, 박중훈, 배종옥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동안 문성근, 강신일, 안석환, 유오성 등 걸출한 배우들이 칠수와 만수를 연기했다. 이번에는 박정환, 진선규, 전병욱, 김문성이 연기한다. 그동안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공연계의 젊은 기대주들이다. 기지촌 출신 칠수와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만수는 고층빌딩에 매달려 광고판을 그리다 동반자살로 오해받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오는 30일부터 7월29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20∼30년이 지난 연극을 다시 올리는 두 극단의 공통적인 변은 ‘시대는 변해도 사람들의 인생은 비슷한 모습으로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난쏘공’의 원작자 조세희씨는 “(아파트값이 치솟아 사회문제가 되는 등의) 지금 상황은 처음 이 소설을 쓰던 때와 똑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민기 독일 괴테메달 수상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한국과 독일 간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9일 독일 정부로부터 2007년도 괴테 메달을 수상했다. 김씨는 바이마르에서 거행된 시상식에 직접 참석했다. 독일의 대문호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활동했던 바이마르의 레지던스 슐로스에서 거행된 시상식에서 김씨는 수상 소감을 통해 “진정한 존중과 아량에 기초한 ‘지하철 1호선’의 성과가 인간의 정신을 얼마나 풍요롭게 했는지 실감하면서 다시 한번 원작자인 폴커 루드비히와 그립스 극단, 전 과정에 걸쳐 지대한 도움을 준 독일문화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수상자 소개에서 루드비히는 김씨를 ‘존경하는 친구’라고 소개하면서 “그의 노래는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고, 선동적인 구석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만 억압의 시대에 저항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1954년 제정된 괴테 메달은 독일과의 문화교류에 공을 세운 예술가나 학자에게 독일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으로, 지금까지 58개국 314명이 수상했다.베를린 연합뉴스
  • [무슨 영화 볼까]

    빼꼼의 머그잔여행 감독 임아론 취학 전 아동에게 딱 맞는 애니메이션. 우주복 입고 기저귀 찬 아기 베베의 모험이 아이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그동안 외양만 애니메이션인 영화를 보러 갔다가 집중력이 떨어진 아이들을 달래느라 힘들었던 부모들에게 ‘강추’! 브레이크업-이별후애 감독 페이튼 리드 주연 제니퍼 애니스턴·빈스 본 당신의 성공적인 연애와 결혼을 위한 연애지침서!‘콩깍지’가 벗겨진 뒤 갈등하는 브룩과 게리로부터 배운다. 어떻게 하면 헤어지지 않을 수 있는지. 향수 감독 톰 튀크베어 주연 벤 위쇼·더스틴 호프먼 세계적 베스트셀러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이 원작. 천재적인 후각 소유자의 ‘절대 향수’를 향한 집념이 타오를수록 꽃 같은 여인들이 사라진다. 타인의 삶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주연 울리시 뮤흐·마티나 게덕 도청이라는 비인간적인 행위로 인간성을 회복하게 되는 한 남자 이야기. 동독 비밀경찰, 자신이 감청하던 극작가·배우 연인에 의해 인생이 바뀐다. 수 감독 최양일 주연 지진희·강성연·문성근 폭력의 끝을 보여주마!19년만에 만난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남자의 지치지 않는 복수가 스크린을 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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