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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무덤으로 가득한 전쟁 서사… 그래도 삶은 ‘전진’한다[연극 리뷰]

    죽음·무덤으로 가득한 전쟁 서사… 그래도 삶은 ‘전진’한다[연극 리뷰]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선 청년이 엇박자 리듬을 타며 랩을 하듯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름도 모르는 여인과 사랑을 나누던 새벽 3시에 걸려 온 전화 한 통. “따르릉. 여보세요. 와보세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자신을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고, 그 직후 사라진 아버지는 기억조차 안 나는 윌프리드는 갑작스러운 부고에 당황하지만 어머니 곁에 아버지를 묻어 드리기로 한다. 그러나 자식을 버린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는 외가 친척들의 반대에 부닥친다. 윌프리드는 평생 이방인으로 떠돈 아버지가 남긴 빨간 가방 안에서 아들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들을 발견하고선 아버지 이스마일이 태어난 고향에 안식처를 마련하기로 결심하고 길을 떠난다. 서울시극단의 연극 ‘연안지대’는 레바논 출신 캐나다 작가 와즈미 무아와드의 희곡이 원작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그을린 사랑’으로 알려진 ‘화염’과 ‘숲’ 등 전쟁 4부작 중 하나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내전과 망명, 이주 경험을 작품에 투영해 온 작가답게 한 가족의 가슴 아픈 사연인 줄 알았던 이야기를 아버지의 시신을 안고 고향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죽음과 무덤으로 가득한 전쟁 서사로 확장한다. 윌프리드는 아버지 고향에 도착하지만 이미 시신이 산더미처럼 쌓여 묻을 땅이 없다. 그곳에서 만난 또래들은 하나같이 부모를 잃었다. 지쳐서 포기하려는 윌프리드를 일으켜 세우는 건 그들이다. 폭격 속에서 태어난 그들 중 일부는 비참한 세상을 물려준 어른들에게 분노를 퍼붓지만 일부는 아버지 시신을 편히 쉬게 해 드린 뒤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어떤 것도 생명을 포기하게 할 수 없고, 삶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는 통찰이 묵직하게 전해져 온다. 죽은 아버지가 말을 하고, 윌프리드의 망상 속 갑옷 입은 기사가 갑자기 등장하고, 뜬금없이 영화 촬영 현장으로 바뀌는 등 연극은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든다. 주제의 무게감에 짓눌리지 않고, 비극과 희극을 요령 있게 오가며 참혹함 속에서도 기어이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는 김정 연출의 기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윌프리드와 이스마일을 연기한 배우 이승우와 윤상화의 연기도 빛난다. 공연은 오는 30일까지 서울 세종S씨어터.
  • 시간은 거꾸로 흐를지라도 사랑은 영원하여라

    시간은 거꾸로 흐를지라도 사랑은 영원하여라

    “또 어디론가 여행 갔어. 그래도 이번엔 3분이나 함께했네.” 가족 중 누군가 치매를 앓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함께 있어도 기억하지 못해 함께하지 못하는 그 슬픔, 잠깐이지만 돌아오는 기억에 다시 안도하게 되는 그 찰나의 행복. 마지막 이별의 순간까지 기억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간절하고 소중한지 말이다. ‘벤자민 버튼’은 이런 경험을 했을 이들의 가슴에 유독 더 뭉클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치매를 앓는 블루를 위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든 기억을 되살려주려 상황극을 하고 그 잠깐 돌아오는 기억에 행복해하는 장면들이 짧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작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요약하자면 치매를 앓는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했던 인생을 반추하는 이야기다.작품은 기차에서 치매를 앓는 노년의 여인 블루와 그를 사랑하는 어린 벤자민이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9살로 돌아가면 블루가 어린 소녀이고 벤자민이 노인이 된다. 생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벤자민은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비록 다르게 흐르지만 인생의 ‘스위트 스폿’이 블루라고 확신하는 벤자민은 평생에 걸쳐 블루를 사랑한다. 가수의 꿈을 품은 블루는 살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벤자민은 언제나 변함없이 블루의 곁을 지켜주며 블루를 위해 마음을 써준다. ‘됐어 꺼져’란 노래 제목 때문에 기껏 출연한 라디오에서 조롱당하고 상처받는 블루를 위로하는 등 벤자민이 평생에 걸쳐 블루에게 헌신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나는 이미 늙어봤잖아. 난 주름을 사랑할 줄 알아”라는 벤자민의 대사는 겉모습과 상관없이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새삼 일깨우며 진한 감동을 남긴다. ‘벤자민 버튼’은 시간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시간의 의미를 각별하게 되돌아보게 한다. 스위트 스폿이라 할 수 있는 인생의 전성기가 아니더라도 나머지 삶에 대한 고민과 그 삶을 소중히 또 충실히 살아내는 것의 의미를 일깨운다. 돌이켜보면 인생의 모든 시간은 사랑으로 충만했음을, 때론 어긋나고 뜻대로 되지 않던 순간들도 어쩌면 꼭 필요한 스위트 스폿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눈부신 미모를 뽐내며 나이를 거꾸로 먹는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낸 바 있다. 다만 이는 편집이 가능한 영화였기에 실시간인 뮤지컬에서는 목각 인형(퍼펫)을 벤자민이 조종하는 방식을 통해 거꾸로 흐르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선택을 했다. 퍼펫작가 문수호가 “퍼펫은 공연 안에서만 살아있는 존재이며 그 역할만을 위해 탄생한 배우”라고 말한 것처럼 작품 안에서 시선을 사로잡으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사랑과 인생이라는 지극히 전통적이면서도 영원히 아름다운 주제를 다룬 작품인 만큼 넘버들도 서정적이고 감미롭다. 1920년대 재즈 클럽을 배경으로 한 만큼 힘 넘치는 재즈곡도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 작품은 그룹 동방신기 최강창민(본명 심창민)의 뮤지컬 데뷔작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다. 이 공연이 다른 공연보다 일본 관객들이 특히 많다는 점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한류스타인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심창민과 함께 김재범, 김성식이 벤자민을 맡았고 김소향과 박은미, 이아름솔이 블루를 맡아 아름다운 인생을 노래한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 인간의 탐욕 탓 멸종된 ‘VIA’… 북극백화점 ‘진상 고객’으로 돌아왔다[영화 리뷰]

    인간의 탐욕 탓 멸종된 ‘VIA’… 북극백화점 ‘진상 고객’으로 돌아왔다[영화 리뷰]

    바바리사자, 웃는올빼미, 카리브해몽크물범, 바다밍크…. 인간의 욕망으로 말미암아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춘 동물들이다. 이들을 고객으로 받는다는 ‘북극백화점’의 설정은 재밌으면서도 무척 역설적이다. 백화점이 애초 물질을 향한 인간의 탐욕을 상징하는 공간이라서다. 지난 19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북극백화점의 안내원’은 동물과 인간의 위치를 뒤집은 전복적인 상상력에 만화 특유의 따스한 감성을 더해 완성한 수작이다. 아직 모든 게 서툴지만 공감 능력만큼은 탁월한 수습 안내원 ‘아키노’가 북극백화점에서 다양한 동물 고객을 상대하며 겪는 좌충우돌을 프레임 안에 포착했다. 보통 백화점에서는 중요한 고객을 ‘VIP’라고 하지만 북극백화점에서는 ‘VIA’라고 부른다. ‘베리 임포턴트 애니멀’(Animal·동물)이라서다. 여자친구에게 청혼하려는 일본늑대, 이미 단종된 향수를 어떻게든 구해 달라고 요구하는 바바리사자, 아키노를 하인처럼 부리며 괴롭히는 ‘진상’ 카리브해몽크물범까지. 멸종동물을 정성스레 응대해야 하는 북극백화점 안내원의 사전에 “안 된다”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북아프리카에 서식했던 바바리사자는 로마 시대 검투사들의 경기에 투입됐던 맹수다. 인간의 오락을 위해 무참히 학살됐고 결국 지구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카리브해몽크물범도 이들의 기름을 노린 인간의 남획으로 멸종하고 말았다. 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키노를 비롯한 인간 안내원들의 모습은 짠하기 그지없다. 앞선 인간들의 잘못을 대신 사죄하는 것처럼 보여서다. 항상 동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려 하는 아키노 같은 인간만 있었다면 어땠을까. 주체로서의 인간과 타자 혹은 객체로만 이해되는 동물의 관계를 뒤집은 발상에서 요즘 유행하는 신유물론, 비인간 담론 같은 것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이타즈 요시미(44)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오랜 기간 작화, 캐릭터 디자인 등을 맡았다. 어쩐지 ‘북극백화점’에서도 지브리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것 같다. 이 작품은 그의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일본의 만화 ‘북극백화점의 컨시어지씨’를 원작으로 하며 지난해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국제경쟁 부문으로 초청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 속 매머드 예술가 ‘울리’의 조각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에피소드에서는 눈물이 핑 도는 것을 참기가 어렵다.
  • 술 먹고 ‘나쁜 엄마’ 되는 전도연 “제가 취하면…”

    술 먹고 ‘나쁜 엄마’ 되는 전도연 “제가 취하면…”

    “지인들이 진짜 술 마시고 하는 거 아닌지 많이 물어봐요. 취한 연기는 제가 술 마시면 그런 모습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기억을 잘 되살려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술에 취한 엄마가 냅다 딸의 애인과 키스한다. 당황도 잠시. 천하에 욕을 먹을 나쁜 엄마지만 이내 보여주는 사랑스러움이 그 엄마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전도연이기에 가능한 ‘사랑스러운 나쁜 엄마’다.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전도연이 연극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한 ‘벚꽃동산’에 주인공 송도영으로 출연 중인 그를 보기 위해 관객들이 연일 대극장을 가득 채울 정도다. ‘벚꽃동산’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의 4대 희곡이자 유작으로 유명한 ‘벚꽃동산’을 원작으로 한다. 19세기 격변기에 처한 러시아의 사회상을 그린 원작의 서사를 오늘날의 한국 이야기로 바꿔 풀어냈다.원작은 러시아의 몰락한 지주 라네프스카야 집안 이야기를 그렸다. 귀족인 그는 형편이 어려워져 소유한 벚꽃 동산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인데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틴다. 집안 농노 출신으로 사업을 통해 부자가 된 로파힌이 별장을 짓자고 제안하지만 이를 거부한 끝에 남는 것은 경매로 벚꽃동산을 잃는 비극뿐이다. ‘벚꽃동산’은 원작의 구조는 그대로 따르되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농업사회, 귀족 집안을 배경으로 해서 원작 그대로 보려면 한국 관객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지점이 많은데 자본주의 사회, 재벌가로 바꿔 이해하기 쉽게 했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 보더라도 오늘날 한국 사회상을 담아낸 작품처럼 친근하고 재밌게 다가온다. “알량한 자존심 버리고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라며 황두식(박해수)이 거듭 경고하지만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송씨네는 이를 무시하다 결국 파산한다.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이야기는 대부분 유쾌하다. 체호프는 ‘벚꽃동산’에 대해 “무척 즐겁고 경쾌한 코미디”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원작에는 삶의 희극성과 비극성이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녹아 있어 마냥 코미디로 보기가 어렵다.그러나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벚꽃동산’은 확실하게 코미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웃기는 대목이 많다. 실제로도 ‘방부제 미모’인 전도연이 자기는 세월을 피해 갔다고 자랑하는 대사나 딸 해나(이지혜)가 애인과 사랑을 나누려고 할 때 대놓고 묻는 대사처럼 웃음을 피할 수 없는 장면들이 많다.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대상을 반영하듯 인물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게 풀어낸 덕에 각각의 사연을 보는 재미, 그걸 배우들이 어떻게 풀어내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품의 끝은 송씨네 일가가 살던 집을 떠나는 장면으로 끝난다. 위기에 처한 공동체의 모습이 단순히 한 집안의 이야기를 넘어서는 여운을 남긴다. 전도연은 지난 18일 공연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 장면에 대해 “도영이가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받아들이고 성장한 모습으로 집을 떠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도망갈 곳이 없으니 그곳에서 더 열심히 살아가 보려 노력하지 않을까.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잘살아주길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전도연, 박해수, 최희서, 박유림 등 TV나 영화를 통해 검증된 배우들은 물론 손상규, 이지혜, 이세준 등 연극무대에서 주연급으로 활동하는 배우들까지 누구 하나 거를 것 없는 명품 연기의 향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무대는 단조롭지만 집 하나에 풍성한 이야기를 담아낸 연출도 돋보인다. 7월 7일까지.
  • 모차르트로 문 활짝…오페라페스티벌 시작 알린 ‘피가로의 결혼’

    모차르트로 문 활짝…오페라페스티벌 시작 알린 ‘피가로의 결혼’

    2024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모차르트의 대작 ‘피가로의 결혼’으로 축제의 본격적인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달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선보였던 오페라페스티벌은 21~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으로 첫 전막 공연을 마쳤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3대 걸작 중 하나인 ‘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음악과 재치 있는 대사가 어우러져 오페라 애호가와 초보자 모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가 단 6주 만에 작곡한 희극 오페라로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인 피가로와 백작부인의 시녀 수잔나의 결혼을 앞두고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다뤘다. 이번 공연에서는 체코프라하시립오페라단의 상임 지휘자를 역임한 지리 미쿨라가 섬세하고 감성적인 지휘로 작품을 이끌었다. 오래된 장르이다 보니 현대에 와서는 각종 실험이 난무하는 연출이 많지만 이번 ‘피가로의 결혼’은 원작의 서사를 충실히 보여주게 꾸민 무대 연출이 관객들에게 친근함을 줬다. 유쾌한 작품이다 보니 성악가들의 연기력이 필수인데 따로 연기 수업을 받았는지 연극배우를 데려다 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관객들을 시종일관 유쾌하게 했다.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은데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연출이 어우러지면서 3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채워졌다. 서로 속고 속이고 골탕 먹이느라 오늘날 막장 드라마를 뺨치는듯한 흥미로운 전개는 작품에 끝까지 몰입하게 하는 요소였다. 피가로 역의 베이스 손혜수(21일)·바리톤 최병혁(22일)을 비롯해 알마비바 백작 역의 베이스 우경식(21일)·바리톤 박경준, 알마비바 백작부인 역의 소프라노 손주연(21일)·나정원(22일), 수잔나 역의 소프라노 강혜명(21일)·윤현정(22일) 등의 명품 목소리도 공연을 명작으로 만들었다. 정부의 지원사업 대상에서 탈락해 개별 단체들이 사비를 들여 행사에 참여하는 등 올해 오페라페스티벌은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성공적인 첫 전막 공연은 더 특별했다. 아쉽게 행사가 축소됐지만 대한민국오페라축제추진단 신선섭 조직위원장은 “정부 지원을 못받는다고 해서 15년을 이어온 행사를 멈출 수는 없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오페라는 450년이 넘은 문화유산이다. 문화유산은 즐기라는 것도 있지만 지키라는 것도 있다”고 이번 행사의 성공을 다짐했다. 첫 전막 공연을 마친 오페라페스티벌은 두 번째 작품인 ‘나비부인’으로 28~29일 돌아온다. 29~30일에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가족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7월 6~7일에는 자유소극장에서 어린이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 “번아웃에 빠진 직장인들, 이 영화로 힐링하길”

    “번아웃에 빠진 직장인들, 이 영화로 힐링하길”

    웹툰 ‘이태원 클라쓰’의 원작자“인간 한 겹 아닌 여러 겹… 재밌어”모든 것에 최선 다한 여주인공‘오픈카’ 타고 떠나는 로드 무비 “스무 살부터 10년 넘도록 파이팅 넘치게 일했는데 어느 순간 의욕이 안 생기더라고요. 이걸 이야기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카브리올레’를 연출한 조광진(37) 감독이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만난 조 감독은 “번아웃을 겪은 뒤 둘러보니 나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이 힘들어 하고 있더라”며 “이들이 이 영화를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는 회사, 가족, 자기계발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직장인 오지아(금새록 분)가 전 재산을 털어 산 자동차를 타고 떠나며 겪는 일을 그린 로드 무비다. 지아는 암 선고를 받고 친구의 죽음까지 겪은 뒤 수술을 받지 않은 채 전 남자친구 기석(강영석 분)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한 시골에서 마을 청년 병재(류경수 분)를 만난다. 영화 제목 ‘카브리올레’는 위 뚜껑이 열리는 오픈카를 가리킨다.조 감독은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끈 웹툰 ‘이태원 클라쓰’의 원작자로 이번에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드라마 촬영장에 놀러 갔다가 열심히 일하는 이들을 보고 ‘영화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연출을 해 보니 현실은 아주 달랐단다. 그는 “웹툰은 나 혼자 끌고 가지만 드라마나 영화는 팀 작업이다 보니 간극이 컸다”며 “이걸 좁히려 소통하고 논쟁하는 게 신선했다”고 말했다. 코믹하면서도 다소 잔잔하게 흐르던 영화는 지아가 병재를 만나고, 마냥 착한 줄로만 알았던 병재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면서 장르가 급격히 바뀐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이지만 금새록·류경수 배우의 탄탄한 연기 덕에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조 감독은 금새록에 대해 “주인공 지아와 많이 닮은 배우”라고 소개했고, 류경수에 대해서는 “실제 일해 보니 생각보다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웹툰과 드라마, 영화 등 이야기 속의 인물은 주로 자기 경험에서 빚어낸다. 그는 “호프집부터 공사 현장, 물류센터 등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은 부류의 인간 군상을 봤다. 어느 순간 인간이 입체적으로 느껴지더라. 인간은 한 겹이 아닌 여러 겹이라는 사실이 참 재밌다”고 말했다. 웹툰 연재를 이어 가면서 다음 영화에 대한 기획도 시작했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남성과 암흑을 맛본 야수 같은 여자가 함께 떠나는 하드보일드 로드 무비이다. “저는 역마살이 있는데 참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떠나고 싶은 기분을 웹툰으로, 영화로 풀면서 대리만족하는 것 아닐까요.”
  • ‘꾸준한 선행’ 오마이걸 아린, 생일 맞아 2천만원 기부

    ‘꾸준한 선행’ 오마이걸 아린, 생일 맞아 2천만원 기부

    그룹 오마이걸 아린이 자신의 생일을 맞아 또 한 번 선행을 실천해 훈훈함을 안겼다. 18일 아린의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 측은 “아린이 6월 18일 생일을 기념해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자립 준비 청년의 교육비 및 생활 안정비 2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아린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눔으로 보답하고자 열여덟 어른에게 응원을 보내기로 했다”라며 “보육시설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이 희망찬 새 출발을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아린은 지난 2021년부터 4년째 자신의 생일 혹은 성년의 날을 기념하여 자립 준비 청년의 건강한 홀로서기를 위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평소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향한 관심이 높았던 아린은 지난해엔 주거 위기 상황에 놓인 청년들의 안정적인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3000만원을 기부해 누적 기부금 1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단발성이 아닌 수년째 꾸준한 선행을 실천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는 아린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의미 있게 보답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2015년 그룹 오마이걸로 데뷔한 아린은 tvN 드라마 ‘환혼’, 웹툰 원작 드라마 ‘S라인’ 등에 출연하는 등 연기자로서도 입지를 다지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번아웃 직장인들, 이 영화로 힐링하시길”...‘카브리올레’ 조광진 감독[인터뷰]

    “번아웃 직장인들, 이 영화로 힐링하시길”...‘카브리올레’ 조광진 감독[인터뷰]

    “스무살부터 10년 넘도록 파이팅 넘치게 일했는데, 어느 순간 의욕이 안 생기더라고요. 이걸 이야기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카브리올레’를 연출한 조광진 감독이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성수에서 만난 조 감독은 “번아웃을 겪은 뒤 둘러보니, 저뿐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힘들어하고 있더라”면서 “이들이 이 영화를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는 회사, 가족, 자기계발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직장인 오지아(금새록 분)가 전 재산을 털어 산 자동차를 타고 떠나며 겪는 일을 그린 로드 무비다. 지아는 암 선고를 받고 친구의 죽음까지 겪은 뒤 수술을 받지 않은 채 전 남자친구 기석(강영석 분)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한 시골 마을에서 마을 청년 병재(류경수 분)를 만난다. 영화 제목 ‘카브리올레’는 위 뚜껑이 열리는 오픈카를 가리킨다. 조 감독은 “번아웃, 오픈카, 전국일주라는 키워드를 나열하고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조 감독은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끈 웹툰 ‘이태원 클라쓰’ 원작자로, 이번 영화로 감독에 데뷔하게 됐다. 중학교 시절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을 보고 만화가의 꿈을 키웠던 그는 자신의 웹툰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 촬영장에 놀러 갔다가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두 줄짜리 지문을 몇 시간째 촬영하고, 이렇게 찍을 것들이 한데 뭉쳐 하나의 작품이 되는 과정이 멋있어 보였다”면서 “그런데 기회가 닿아 연출해보니, 현실은 아주 달랐다”라고 밝혔다. “웹툰을 어떻게 끌고 갈지는 대부분 저 혼자 결정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는 팀 작업이다 보니 간극이 컸다. 이 간극을 좁히려 소통하고 논쟁하는 게 신선했다”고 덧붙였다. 다소 잔잔하게 흐르던 영화는 지아가 병재를 만나고, 병재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면서 장르가 급격하게 바뀐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이지만, 금새록·류경수 배우의 탄탄한 연기 덕에 독특한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조 감독은 금새록 배우에 대해 “모든 일 최선을 다하고, 사람들과 관계에서도 배려를 많이 한다. 주인공 지아와 많이 닮은 배우”라고 소개했다. 류경수 배우에 대해서는 “‘이태원 클라쓰’ 때 알게 됐는데, 실제로 일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잘하더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웹툰과 드라마, 영화 등 이야기 속 인물은 주로 자기 경험에서 빚어낸다. “호프집 아르바이트부터 공사 현장, 물류센터 등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은 부류의 인간 군상을 봤다. 어느 순간 인간이 입체적으로 느껴지더라. 인간은 한 겹이 아닌 여러 겹이라는 사실이 참 재밌다”면서 “요즘은 사무실에만 있다 보니 사람 만날 기회가 없는데, 조금 한가해지면, 나보다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이야길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웹툰 연재를 이어가는 와중에 다음 영화에 대한 기획도 시작했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남성과 암흑을 맛본 야수 같은 여자가 함께 떠나는 하드 보일드 로드 무비입니다. 저는 역마살이 있는데 참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떠나고 싶은 기분을 웹툰으로, 영화로 대리만족하는 것 아닐까요.”
  • 오페라의 유쾌함 그대로…재밌는 발레 매력 뽐낸 ‘세비야의 이발사’

    오페라의 유쾌함 그대로…재밌는 발레 매력 뽐낸 ‘세비야의 이발사’

    발레지만 마치 코미디 연극 같기도, 슬랩스틱 코미디 같기도 하다. 춘천발레단이 ‘희극 발레’의 매력을 제대로 뽐내며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했다. 춘천발레단이 15~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세비야의 이발사’공연을 선보였다. 2024 대한민국발레축제 지역초청공연작으로 동명의 희극 오페라를 발레화한 작품이다. 세계적인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의 작품을 원작으로 백영태가 개정안무한 버전이다. 적극적이고 당찬 여주인공 로지나 역에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가 나섰고 알마비바 역에 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김희현이 출연했다. 로지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를 신부로 삼고 싶어하는 바르톨로의 대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졌다. 오페라의 유쾌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발레 역시 지루할 틈 없이 즐거운 분위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무용수들은 마치 코미디언처럼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관객들을 웃겼고 그러면서도 화려한 발레가 이어지면서 재미와 아름다움을 모두 잡았다. 홍향기는 로지나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매력 넘치는 여주인공을 제대로 선보였다.특히 내용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그러면서도 풍성하게 꾸민 무대 연출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오페라의 내용을 잘 모를 수 있는 관객들도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70분으로 압축해 발레 입문자도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었으면서도 많지 않은 인원에도 발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려한 군무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알찬 공연이 완성될 수 있었다. 서울 행사의 막바지를 향해가는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는 18~19일, 22~2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으로 이어진다. 18~19일에는 ‘국화꽃향기’와 ‘Metro, Boulot, Dodo’, 22~23일에는 ‘올리브’와 ‘황폐한 땅’을 볼 수 있다.
  • 공복엔 피하세요… 맛, 멋, 미 모두 녹여낸 ‘프렌치 수프’[영화 프리뷰]

    공복엔 피하세요… 맛, 멋, 미 모두 녹여낸 ‘프렌치 수프’[영화 프리뷰]

    신선한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든 요리들을 보고 있자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공복에 영화를 본다면 자칫 낭패를 겪을 수 있겠다. 19일 개봉하는 트란 안 훙 감독 영화 ‘프렌치 수프’는 1885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20년 동안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 온 외제니(줄리엣 비노쉬 분)와 도댕(브누아 마지멜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고기와 채소를 푹 익히며 끓인 국물을 헝겊으로 걸러 낸 콩소메 수프, 페이스트리의 가운데를 파내 고기나 해산물, 채소 등을 소스와 함께 채운 볼로벙, 스펀지케이크 시트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머랭으로 덮어 오븐에 구운 디저트 오믈렛 노르베지엔 등 프랑스 요리의 향연을 펼친다. 맛뿐 아니라 고풍스러운 멋이 배어 나오는 대사도 음미해 봄 직하다. 도댕은 한 왕국의 왕에게서 정찬 대접을 받은 뒤 보답으로 초대를 계획하는데, 평범한 프랑스 수프 요리 포토푀를 주메뉴로 내놓으려 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요리사다. “마흔 전에는 미식가가 될 수 없다”거나 “새로운 요리를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는 등 그가 요리를 바라보며 표현하는 대사에서 진중한 멋이 느껴진다. 영화는 1920년대 출간된 마르셀 루프의 소설 ‘도댕 부팡의 삶과 열정’을 각색했다. 외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둘이 함께 요리를 만들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주로 담았다. ‘인생의 가을’인 중년에 들어선 외제니와 도댕의 사랑을 그려 낸 시선은 자못 철학적이다. 서로 사랑하지만 외제니는 도댕의 구애를 번번이 거부하고 도댕은 그런 외제니를 ‘파트너’로 존중하며 늘 사랑한다. 트란 안 훙 감독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도댕이 여전히 외제니에게 매료되어 있는 이유는 그가 그녀를 온전히 소유한 적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둘 관계의 아름다움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부였다가 이혼한 두 배우가 오랜만에 연인으로 연기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제46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씨클로’로 제5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감독은 빛과 색채의 미학을 추구하기로 유명하다. 요리 과정과 이를 즐기는 장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 요리에서 외제니의 나신으로 옮겨가는 장면 등 탄성이 나올 미장센이 가득하다. 맛과 멋, 미까지 잘 녹여낸 영화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135분. 12세 이상 관람가.
  •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美토니상 의상상 받았다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美토니상 의상상 받았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한국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연극·뮤지컬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 16일(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H 코흐 시어터에서 열린 제77회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한국계 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가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린다 조는 2014년 뮤지컬 ‘신사들을 위한 사랑과 살인 설명법’으로 같은 상을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토니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린다 조는 앞서 2017년에도 뮤지컬 ‘아나스타샤’로 의상상 후보에 올랐지만 고배를 마셨다. 국내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현지 창작자, 스태프들과 제작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정식 개막했다.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1920년대 미국의 백만장자 개츠비 이야기를 무대로 옮겼다. 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무기한 상연하는 오픈런 형식으로 미국에 진출한 ‘위대한 개츠비’는 당초 11월까지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흥행에 힘입어 내년 봄까지 연장 상연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에서 조명 디자인을 담당한 한국계 하나 김(한국명 김수연)이 함께 작업한 브라이언 맥데빗과 조명 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서울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김씨는 뉴욕 링컨센터, 뉴욕 퍼블릭 시어터, 맨해튼 시어터 클럽 등에서 다양한 무대 디자인 작업을 해 왔다.
  • 보고 있으면 배고파진다…맛, 멋, 미 잘 녹인 ‘프렌치 수프’[영화프리뷰]

    보고 있으면 배고파진다…맛, 멋, 미 잘 녹인 ‘프렌치 수프’[영화프리뷰]

    신선한 재료로 정성들여 만든 요리들을 보고 있자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공복에 영화를 본다면 자칫 낭패를 겪을 수 있겠다. 19일 개봉하는 트란 안 훙 감독 영화 ‘프렌치 수프’는 1885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20년 동안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온 외제니(줄리엣 비노쉬 분)와 도댕(브느와 마지멜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고기와 채소를 푹 끓인 국물을 헝겊으로 걸러낸 콩소메 수프, 페이스트리의 가운데를 파내어 고기나 해산물, 채소 등을 소스와 함께 채운 볼로방, 스펀지케이크 시트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머랭으로 덮어 오븐에 구운 디저트 오믈레트 노르베지엔 등 프랑스 요리의 향연을 펼친다. ‘너무 맛있어서 신 몰래 먹었다’는 요리로 알려진 오르톨랑 조리법과 수건을 뒤집어쓰고 먹는 장면 등도 볼거리다. 맛뿐 아니라 고풍스러운 멋이 배어 나오는 대사도 음미해봄 직하다. 도댕은 한 왕국의 왕에게서 정찬 대접을 받은 뒤 보답으로 초대를 계획하는데, 평범한 프랑스 수프 요리 포토푀를 주메뉴로 내놓으려 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요리사다. “마흔 전에는 미식가가 될 수 없다”거나 “새로운 요리를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 등 그가 요리를 바라보는 대사에서 진중한 멋이 느껴진다. 도댕의 미식가 친구들이 정찬을 함께 즐기며 각 요리의 역사에 대해 술술 풀어놓고, 토론을 벌이는 장면, 경매에서 산 50년 된 와인에 대한 예찬 등도 진득하게 다가온다.영화는 1920년대 출간한 마르셀 루프의 소설 ‘도댕 부팡의 삶과 열정’을 각색했다. 외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둘이 함께 요리를 만들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주로 담았다. ‘인생의 가을’인 중년에 들어선 외제니와 도댕의 사랑을 그려낸 시선은 자못 철학적이다. 서로 사랑하지만 외제니는 도댕의 구애를 번번이 거부하고, 도댕은 그런 외제니를 ‘파트너’로 존중하고 여전히 사랑한다. 트란 안 훙 감독은 “두 사람을 갈라놓는 유일한 것은 결혼에 대한 생각 차이인데, 둘의 관계의 아름다움은 바로 거기에 있다”면서 “도댕이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외제니에게 매료되어 있는 이유는 그가 그녀를 온전히 소유한 적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부였다가 이혼한 두 배우가 오랜만에 연인으로 연기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제46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씨클로’로 제5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감독은 빛과 색채의 미학을 추구하는 이로 유명하다. 요리 과정과 이를 즐기는 장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 요리에서 외제니의 나신으로 가는 장면 등 탄성이 나올 미장센이 가득하다. 맛과 멋, 미까지 잘 녹여낸 영화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135분. 12세 이상 관람가.
  • 검정고무신 재발 막는다…문체부 만화·웹툰 표준계약서 제·개정안 확정 고시

    검정고무신 재발 막는다…문체부 만화·웹툰 표준계약서 제·개정안 확정 고시

    최근 만화·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이용 허락 계약서’와 ‘양도 계약서’ 등 2종의 표준계약서 제정안이 마련됐다. 또 웹툰 작가가 50회를 연재하면 2회 휴재할 수 있는 ‘휴재권’이 보장된다.문화체육관광부는 만화·웹툰 분야 표준계약서 개정안 6종과 신규 제정안 2종 등 8종을 고시했다고 13일 밝혔다. 문체부는 창작자와 제작사, 플랫폼, 학계, 법조계 등 만화·웹툰 생태계의 다양한 관계자와 논의를 거쳐 이번 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수익 배분 규정을 명료화하고, 정산의 투명성 등을 담보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검정고무신’의 작가 고 이우영 씨의 별세 이후 주목받았던 2차적 저작물을 구체화하고,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또 웹툰 작가들의 열악한 창작 환경 등을 고려해 웹툰 50회 연재당 2회의 휴재권을 보장하는 조항과 회차별 최소, 최대 분량을 합의한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이와 함께 계약 당사자 간 비밀 유지 조건을 완화하고, 계약 체결 시 설명의무를 부과하는 등 공정한 계약이 가능하게 한 조항도 추가됐다. 창작자를 위한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에 대한 조항도 생겼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이번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는 만화·웹툰 산업계와 창작자를 위한 상생 환경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그동안 산업 생태계 전체와 함께 공동으로 노력해 온 결과”라며 “창작환경은 더욱 안정되고, 사업화는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되도록 표준계약서의 활용과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박정희 정권 ‘새마을운동’ 홍보하던 70년대 연극, 이렇게 재밌기 있나요?

    박정희 정권 ‘새마을운동’ 홍보하던 70년대 연극, 이렇게 재밌기 있나요?

    시대가 어느 땐데 이 집안이 대체 어떤 집안이길래 남편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뻐기나 싶다. 잘난 것은 집안 족보 하나뿐이면서 하는 행태가 요즘 같았으면 바로 이혼각이요, 당장 커뮤니티에 사연이 올라 천하의 몹쓸 놈이 됐겠지만 인터넷이 없었으니 시대를 정말 잘 타고났다고 해야 하나. 과거에 잘나 대체 뭐하냐는 팩트폭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 하는 일에 간섭하지 마라” 되레 소리치는 못난 남편을 욕하는 재미가 요즘의 막장 드라마 못지않다. 국립극단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는 17일까지 선보이는 ‘활화산’이 남다른 재미로 요즘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 연극계의 거장 차범석(1924~2006) 작가가 집필한 ‘활화산’은 1970년대 정부가 새마을운동을 홍보하기 위해 시행한 연극 지원 정책에 따라 탄생한 일명 ‘새마을연극’. 목적이 뻔하고 작가가 남긴 64편의 희곡 중 그리 주목받은 것도 아니었지만 오늘날의 유머 감각을 더하니 재미난 요즘 연극이 됐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가가 나이 오십에 쓴 ‘활화산’은 1960년대 말 경상북도 벽촌의 한 마을에서 13대째 이어 내려온 이씨 문중의 종가지만 관혼상제의 허례허식과 아들의 잦은 선거 출마와 당선 실패로 인해 쇠잔해 가는 가문을 배경으로 당시의 격변하는 농촌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급격한 경제 개발 계획이 추진되던 격변기의 한 농촌 마을의 풍경을 담아내 이데올로기의 선전 도구로 창작된 예술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없는 살림에 꿔서라도 제사는 꼭 지내야 하고, 찢어지게 가난해도 손님 대접은 융숭하게 해야 하는 이씨 집안은 드라마에 등장하면 욕먹기 딱 좋은, 요즘 말로 ‘노답’(답이 없다)이지만 이 집안에 그래도 솟아날 구멍이 있으니 바로 며느리 정숙이다. 빚더미에 시달리는데 제사가 웬 말이냐 당당하게 따지는 솜씨가 요즘 봐도 보통내기가 아닌지라 그 시절에 미래를 내다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게 된다. 이룬 것 없이 이룰 것 같은 자신감만으로 무모한 대개의 남성이 그렇듯 남편 상석은 뭐 하나 해놓은 것 없이 차츰차츰 집안만 말아먹는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정숙은 집안을 개혁하기로 결심하고 돼지를 키워 이씨 집안을 일으켜 세운다. 야무진 정숙의 활약 덕분에 마을까지 융성해지고 근면성실한 농민들에 의해 “잘살아 보세”란 가사처럼 잘살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시대적 제약의 한계상 큰 위기 없이 “우리는 가난을 몰아내야 합니다”란 대사 그대로 새마을운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대목은 어쩔 수 없이 이 작품이 새마을연극임을 일깨운다. 그러나 여자 주인공의 서사를 내세우고 태생적 한계를 지닌 원작을 영리한 연출을 통해 연극적 재미를 살리면서 동시대 작품으로서 생명력을 얻게 했다. 이야기가 품고 있는 메시지는 여러 제약에도 어떻게든 작품으로서 가치를 갖게 하려 했던 작가의 고뇌가 담긴 듯하다.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가 쓴 작품답게 박물관 유물처럼 그 시대 풍경을 그 시대 언어로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이 지닌 또 다른 가치이기도 하다. 가부장적 질서가 강했던 사회에서 ‘부녀회장’을 비롯한 농촌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활동 범위가 넓어진 현실, 그러면서 일어났던 시대적 변화, 새마을운동의 성공에도 결국 더 벌어진 도농격차 등 교과서에서만 배우면 재미없게 다가올 내용들을 연극을 통해 들여다보게 함으로써 작품 외적으로도 풍성한 이야기를 전한다.
  • 속사포 같은 대사의 향연…너무 재밌어서 금방 또 옵니다

    속사포 같은 대사의 향연…너무 재밌어서 금방 또 옵니다

    어차피 깔깔 신나게 웃을 것을 알기에 안내원이 시작부터 마음껏 웃고 박수치기를 권고하는 연극이 있다. 배우들도 웃음을 조율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지라 관객들의 웃음은 정말로 멈출 새가 없다. 요란하고 정신없이 이렇게 재밌는 덕에 끝났는데 금방 다시 돌아온다. ‘바스커빌 : 셜록홈즈 미스터리’가 이례적인 인기 속에 챕터2로 다시 돌아온다. 지난 9일 끝난 공연이 오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또 하는데 대학로에서 리미티드런인 연극이 이렇게 다시 금방 무대에 오르는 일이 드물다는 점에서 그 인기와 재미를 실감할 수 있다. ‘셜록홈즈’는 설명이 필요 없는 영국 추리소설의 대가 아서 코난 도일의 장편 추리소설. 연극은 이를 원작으로 토니상 수상자이며 국내에선 뮤지컬 ‘크레이지포유’로 알려진 미국의 극작가 켄 루드윅이 집필한 작품이다. 2015년 미국 워싱턴의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초연한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추리 감각이 남다른 셜록은 극의 시작부터 지팡이 하나만 보고 모든 상황을 유추하는 대단한 솜씨를 자랑한다. 셜록의 추리야 워낙 익히 알려진 덕에 새로울 건 없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건 속사포 랩 같은 대사다. 마치 빨리 말하기 챌린지라도 하는 듯한 엄청난 대사를 치면서 현란한 말솜씨를 자랑하는데 약장사를 했다면 아무리 나쁜 약이라도 금방 다 팔아치웠을 기세다.“니가 대사 많은 거 해봐.” 셜록은 주인공이니 예외지만 다른 배우들은 이 연극에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하는 게 많다. 이들이 원망의 눈빛을 보낼 때면 셜록을 맡은 배우는 잠시 연극을 벗어나 이런 대사를 하며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만든다. 그래도 또 원망하려 들면“대사 많은 거 해보라고”라며 감탄이 절로 나오는 어마어마한 대사량을 자랑한다. 셜록홈즈 시리즈는 누가 범인인지 잡아내는 과정이 핵심이지만 ‘바스커빌’은 인물들의 관계와 이들이 만들어가는 서사에 조금 더 집중한 느낌이다.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추리해가기보다 중간중간 배우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니 관객들에게는 더 재밌게 다가온다. 특히나 외국 작품임에도 한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웃음 요소를 많이 집어넣은 덕에 마치 한국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다.일일이 설명할 수 없게 웃긴 장면이 많다 보니 때로는 배우들도 웃음보가 터진다. 객석을 향해 “웃기면 그냥 웃어”라고 하는 거침없이 하는 말도 관객들을 사로잡는 요소다. 연극이 지닌 본연의 재미와 매력을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손색없다. 대학로에서 재밌는 연극을 보고 싶다면 선택해도 후회 없을 작품이다. 초연작이고 대학로 소극장이라는 무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좁은 공간에서 풍성한 이야기를 구현해냈다. 챕터2에서는 새로운 캐스트가 참여해 작품의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아트원(구 아트원씨어터). 셜록 역에 정다희·이예준·이은호, 왓슨 역에 오소연·송광일·배훈이 나선다. 유성재·황호진·장원혁·이석진·양성령·이다은·박도연이 작품에 필요한 다양한 인물들을 오가며 명품 조연 연기를 선보인다.
  • 한국사 대모험 뮤지컬 ‘영웅의 시간’, 인터파크 티켓 월간 랭킹 1위

    한국사 대모험 뮤지컬 ‘영웅의 시간’, 인터파크 티켓 월간 랭킹 1위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 영웅의 시간’ 뮤지컬이 인터파크 티켓 아동/가족 장르에서 월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예매율은 4.9%(2024.6.7 오전 기준)로 아동/가족 장르 공연 중 유일하게 4점 대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 영웅의 시간’은 누적 판매 600만부를 기록한 인기 도서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을 모티브로 제작된 어린이 뮤지컬이다. 도서와 애니메이션에 이어 오는 7월부터는 무대를 통해 실제 관객들과 만난다. 공연에서는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과 한국사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에 대해 다룬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화랑들의 무예 퍼포먼스와 신라 무녀들의 대북 난타 퍼포먼스, 관객 모두 수군이 되어 참여하는 대규모 결투 해전 장면 등 생동감 넘치는 퍼포먼스가 무대 몰입도를 더해줄 예정이다. 특히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 영웅의 시간’은 여름방학 특집으로, 원작 도서 저자 설민석이 전 회차 출연을 예고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재미있는 역사 뮤지컬 공연과 설민석의 특별한 역사 강연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 영웅의 시간’은 7월 27일부터 8월 11일까지 코엑스 컨벤션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다.
  •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뛰고 도는 수준이 역시나 남다르다. 일반인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 마치 무용수들만 무중력 상태에 있는 듯하다.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는 게 아니라 ‘누가 이기나 보자’하고 대결하듯 고난도 점프와 회전 동작이 이어지는데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관객들의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용수들은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른다. 숨 막히는 장면들이 지나가자 객석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 어지간한 아이돌 콘서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박수와 함성이 뜨겁게 쏟아진다. 원작의 클래식한 매력과 국립발레단만의 색깔이 어우러진 ‘돈키호테’가 올해도 명품 발레의 품격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개막해 진행 중인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색없는 공연을 선보이며 국립발레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버전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로 만들어 1869년 초연한 이후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대표 안무가인 송정빈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제목 낚시질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한데 이름은 ‘돈키호테’면서 정작 주인공은 키트리와 바질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일부분을 작품으로 만들면서 발레가 됐지만 정작 돈키호테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송정빈은 ‘돈키호테’를 진정한 ‘돈키호테’가 될 수 있도록 돈키호테와 그의 꿈속의 여인인 둘시네아의 서사를 보완해 개연성을 높였다. 짧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상에 맞게 이야기도 더 알차게 압축해내면서 공연 시간도 예쁘게 줄였다.송정빈의 ‘돈키호테’는 원작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키트리 캐스터네츠 솔로’, ‘결혼식 그랑 파드되’ 같이 관객들이 ‘돈키호테’ 하면 떠올리는 원작의 여러 장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사 돈키호테의 사랑과 모험에 초점을 맞춘 각색으로 작품의 신선함을 높이고 더욱 강렬하고 역동적인 안무 구성으로 작품을 채웠다. 또한 지난해 초연의 부족함을 채우고 무대의 풍성함을 살리기 위해 2막 1장 ‘돈키호테 꿈’에서 ‘숲의 요정’ 군무진을 기존 16명에서 24명으로 확대해 무대를 꽉 채웠다. 익히 아는 서사와는 조금 달라졌어도 ‘돈키호테’가 가진 매력은 고스란히 살리면서 관객들의 감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스페인의 정열을 고스란히 담은 의상과 무대 연출은 눈을 즐겁게 했고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탁월한 실력이 작품을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나게 했다. 작품의 후반부에 특히 집중된 고난도의 화려한 춤은 마치 교향곡이 끝날 때와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공연장을 아이돌 콘서트장처럼 만들었다. 특별히 이번 ‘돈키호테’에서는 지난 3월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로 데뷔해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알린 안수연이 키트리로도 데뷔해 통통 튀는 매력을 뽐내며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9일 ‘돈키호테’ 공연을 마치는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송정빈을 탄생시킨 ‘KNB Movement Series’로 22~23일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 죽여야만 떠오르는 영감…금기를 넘은 예술가의 광기

    죽여야만 떠오르는 영감…금기를 넘은 예술가의 광기

    “파우스트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고 모차르트는 죽음으로서 레퀴엠을 완성했어. 뭘 망설이고 있는 거야?” 음주운전 살인마. 직업은 음악가. 이질적인 두 조합이 만나 위대한 예술이 되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김동인이 1930년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열아홉 나이에 천재라는 칭송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곡가 J가 창작의 영감을 얻기 위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자극에 중독되며 광기를 발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데뷔작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못 보여주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J는 클래식 음악계 저명한 교수 K를 찾아가 다시 작곡을 시작한다. 그러나 K는 냉랭한 평가로 J를 좌절하게 만든다. 자괴감에 물든 J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낸 것을 계기로 눈앞에서 생생한 죽음을 목격하고 그 덕분에 미친 사람처럼 광염소나타의 1악장을 완성해낸다.작곡의 비결이 죽음이었음을 알게 된 K는 “작곡가에게 곡을 못 쓰는 것보다 큰 죄는 없다”라며 곡의 완성을 위해 J에게 살인을 부추긴다. 창작의 영감이라는 게 좀처럼 쉽게 찾아오지 않는 법인지라 J는 죽음을 마주해야만 떠오르는 악상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살인을 이어간다. J가 “내가 쓴 게 아니야”라고 부정하지만 그렇게 피로 물든 예술은 위대한 작품으로 이어진다. ‘광염소나타’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펼치는 클래시컬한 넘버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J를 강하게 압박하는 탱고가 연상되는 ‘죽음의 눈동자’, 사랑을 전하는 따스한 분위기의 왈츠 같지만 이질적으로 죽음을 노래하는 ‘죽음의 얼굴’ 등 다채로운 클래식 리듬의 넘버는 작품을 풍성하게 채운다.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작품의 감정선에 맞춘 음악이 곳곳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배우가 직접 피아노 연주하는 것도 작품을 몰입하게 하는 요소다. 무대는 고정돼있지만 작품이 품은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중앙에 있는 문을 활용해 그 너머의 공간을 상상하게 하며 스릴러 뮤지컬의 특성을 잘 살려냈다. 살인을 통해 곡을 완성했다는 단순한 과정에 치중하지 않고 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와 내면의 깊은 고민도 담아내 탄탄하게 서사를 완성해냈다.‘광염소나타’는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올 작품이다. 베토벤의 카바티네 악보에 적혀 있는 독일어 ‘베클렘트’(Beklemmt·옥죄고 괴롭고 압박한다는 의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만큼 곳곳에 음악적 장치가 다양하게 숨어있다. 뮤지컬로서의 재미와 클래식 음악을 듣는 재미를 모두 잡으며 음악적 여운이 크게 남는다. ‘광염소나타’는 광기 어린 작곡을 통해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살인을 통해 자신의 인간성을 버리며 불멸의 명곡을 작곡하려는 J의 모습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작품이라도 예술적으로 뛰어나다면 문제가 없는지를 질문한다. 한 작곡가의 이야기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게 될 도덕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저마다 마주하게 될 삶의 문제들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이번이 오연째로 8~9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 ‘뚝트럴파크’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동네 곳곳 매력 정원 어때요[생생우동]

    ‘뚝트럴파크’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동네 곳곳 매력 정원 어때요[생생우동]

    지난달 뚝섬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행사 18일 만에 261만명이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원 작가와 학생, 기업 등이 만든 76개의 색다른 야외 정원이 모인 뚝섬한강공원에서 힐링했다면, 이번 주말엔 동네 주변에 만들어진 매력정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와 자치구는 일상생활에서도 정원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올해부터 매년 300여곳의 매력정원을 만들어간다. 서울 어디서나 출근길, 퇴근길, 휴일에도 ‘푸른 힐링’을 즐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최대 규모 서울국제정원박람회…‘서울, 그린 바이브’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 그린 바이브’를 주제로 뚝섬한강공원을 한강과 식물이 어우러진 커다란 정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2일 기준 방문객인 261명은 서울시민 4명 중 1명, 국민 20명 중 1명이 방문한 규모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7~8월에는 폭염과 폭우 속에서도 야외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중앙분수 광장에 숲속 정원인 ‘썸머 팝업 가든’을 만들고 패션쇼, 뮤지컬, 음악회 등을 연다. 또 무더위 쉼터, 그늘막, 쿨링포그 등도 설치된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흥행과 함께 ‘정원도시 서울’ 구상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는 녹지와 숲이 어우러져 언제든 식물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도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 누구나 집 근처 5분 거리에서 정원을 만나 위로 받고,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으로 정원도시 서울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정원 축제로 키우겠다”고 했다.유휴부지 활용한 자치구 매력정원…‘품, 도봉’·‘스트림 오브 서울’ 등 서울 25개 자치구는 도로, 광장, 교통섬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매력정원을 만들고 있다. 특히 기존 정원과 달리 지역별 고유한 특징을 살리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에는 노원구, 도봉구, 은평구, 영등포구, 종로구 등 12개가 수상했다. 도봉구 창동역 1번 출구 광장에 조성된 ‘품, 도봉’은 이소원 초안산가드닝센터장이 정원작가를 맡았다. ‘품어주는 정원’을 꽃과 벤치로 풀어낸 이 곳은 식물의 색상환으로 만들어진 노란색, 핑크색 플랜터가 돋보인다. 종로타워 앞 ‘스트림 오브 서울’은 한국무용에서 영감을 받은 유려한 선과 서울 도로 불빛이 어우러진 조형을 표현해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영등포구는 공장이 많은 과거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정원 도시를 선언했다. 그동안 구청 사업부서 자재창고로 사용되던 문재동 공공부지에는 꽃과 나무를 가꾸고,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꽃밭 정원이 조성됐다.
  • 사랑스러운 여인, 비통한 엄마… ‘천의 얼굴’ 전도연이 돌아왔다[연극 리뷰]

    사랑스러운 여인, 비통한 엄마… ‘천의 얼굴’ 전도연이 돌아왔다[연극 리뷰]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벚꽃동산’은 고전을 해체해 재해석하는 연출로 이름난 사이먼 스톤이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한국 상황에 맞게 재창작한 작품이다. 영국 국립극장,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등 세계 최고의 극장들과 협업하며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로 떠오른 스톤의 첫 한국 공연인 데다 배우 전도연의 27년 만의 무대 복귀라는 화제성이 맞물려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혀 왔다. 한국판 ‘벚꽃동산’은 1904년 러시아의 몰락한 귀족 가문 이야기를 2024년 한국의 실패한 기업주 가족 서사로 탈바꿈했다.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이 5년 만에 서울로 돌아오면서 극이 열린다. 송도영의 오빠 송재영은 무능과 방임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파산 위기로 내몰았다. 송도영이 열여섯 살 생일에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아름다운 저택까지 날릴 처지다. 선대 회장을 모시던 운전기사의 아들 황두식은 기업가로 자수성가했지만 송도영 가족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돈다. 기업과 저택을 살릴 방법을 적극적으로 제시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신이 인수자로 나선다. 마침내 송도영 가족은 모두 집을 떠나고, 홀로 남은 황두식은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귀족 계급이 힘을 잃고 신흥 자본가가 대두되던 러시아 혁명기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불안과 갈등을 그린 원작은 희극인 동시에 비극으로 통한다. 군부독재, 산업화, 민주주의, 정보통신(IT)기술 발전 등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도 세대와 계층 간에 혼란과 충돌을 야기하기는 마찬가지다. 격동의 소용돌이 안에서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의 비극만을 주시하는데 그로 인한 불협화음과 어이없는 언행들이 객석의 웃음을 자아낸다. 아름다운 외모와 풍족한 가정 환경으로 원하는 건 무엇이든 손에 쥐었던 송도영은 끝까지 현실을 회피하면서 과거의 영광과 순간의 감정에 갇혀 사는 인물이다.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은 캐릭터에 생생한 매력을 불어넣은 건 전적으로 배우 전도연의 공이다. 천방지축 사랑스러움과 아들을 잃은 엄마의 비통함을 순식간에 오가는 내밀한 감정 표현은 송도영을 끝내 연민하게 만든다. 열정으로 들끓는 황두식을 연기한 배우 박해수의 에너지도 몰입감을 높인다. 다만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심도 있게 다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송도영의 존재감이 가려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뜨거운 감정이 수시로 부딪히는 극의 흐름과 대조적으로 무대는 차갑다. 단순한 삼각형 구조의 저택은 정면 전체를 유리창으로 구성해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형태를 취했다. 지붕에 가파른 계단을 놓고 한쪽만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린 비대칭적인 무대 디자인은 불안하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본질을 드러내는 듯하다. 공연은 오는 7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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