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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비의 소녀와 함께 낯선 나라로 여행을

    털 한 가닥 없이 미끈한 초록색 피부, 여우처럼 뾰족한 턱과 날카로운 송곳니, 새빨간 머리카락을 뚫고 위로 솟아 있는 나뭇잎 모양의 두 귀, 게다가 빛을 뿜고 있는 크고 붉은 눈동자…, 팜피넬라. ●3년 침묵 끝 새 도전… “가상세계 관심 많아” 각종 영화, 뮤지컬, 드라마 원작자로 잘 알려진 귀여니가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다’ 이후 3년간의 침묵 끝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학창 시절의 판타지에 대한 동경과 감성을 되살려 완성시킨 첫 작품 ‘팜피넬라-퀸트 성 꼭대기의 비밀’(반디 펴냄)은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로, 여주인공 팜피넬라가 세상과 낯선 만남을 갖고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미지의 나라 깊은 숲 속의 작은 마을, 그곳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비밀의 장소 퀸트 성은 세상과 까마득히 떨어진 곳의 쿠르시나라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멸망해 버렸고 지도에도 표기되지 않은 곳. 아마도 평생 동안 알 수조차 없을 그런 나라를 끄집어냈다. 그래서 신비롭다. 현실에서 볼 수 없었던 신비의 소녀와 현실 속 남자아이가 어느 날 낯선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 아이들에게 주어진 운명도 타협해야 하는 현실도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이전과는 다른 모험을 시작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책은 ‘늑대의 유혹’ 같은 기존의 로맨스가 아닌 판타지라는 점에서 색다르게 다가온다. 한동안 창작에 견고함을 갖추기 위한 시간을 보낸 후 내놓은 귀여니의 신작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로맨스 소설 작가의 외도로 보기에는 판타지 소설의 성격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재미와 함께 앞으로 펼쳐질 작가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까지 담고 있다. ‘팜피넬라’는 여성적 감성에도 잘 맞는 판타지로 분류된다. 판타지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로 다른 시공간, 환상과 모험, 인간의 갈망, 나약함을 이겨내는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거추장스럽지 않은 사랑이 녹아 있어 읽는 재미를 더욱 부추긴다. 거인과 마법사, 난쟁이 등도 흥미롭게 등장한다. 귀여니는 작가의 말에서 “기존에 썼던 로맨스와는 전혀 다른 장르입니다. 어릴 때부터 판타지에 대한 동경이 컸고 성인이 된 후에도 가상세계를 다룬 작품에 관심이 많아 이참에 직접 써 보면 어떨까 생각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라고 심정을 토로한 뒤 “하루에 (200자 원고) 다섯 장 분량을 쓴다는 규칙을 정해 놓고 거르지 않고 여백을 채우도록 노력했습니다.”라고 글쓰는 과정을 고백했다. ●“후속 작품 2012년까지 이어질 것” 이번 책은 시리즈 1편으로, 2편을 비롯한 후속 작품들은 2012년에 계속 이어진다. 총다섯편의 시리즈를 예상하고 있으며 팜피넬라를 통해 영생에 대한 갈망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인간이 겪어야 하는 험난한 여정에 대한 얘기를 풀어 나갈 것이라고 예고한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석궁사건의 불편한 진실, 유쾌하게 풀었다”

    “석궁사건의 불편한 진실, 유쾌하게 풀었다”

    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석궁 테러 사건’.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전직 대학교수가 재판장의 집에 찾아가 석궁을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교수는 화살을 쏘지 않았다면서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살인 미수 혐의로 4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숱한 의문을 남긴 이 사건이 영화를 통해 되살아났다. ‘남부군’ ‘하얀 전쟁’으로 유명한 정지영(65) 감독의 신작 ‘부러진 화살’(1월 19일 개봉) 이야기다. 13년 만에 새 영화를 내놓은 정 감독을 지난 27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배우 문성근에게서 르포소설 ‘부러진 화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정 감독은 책을 읽자마자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판 기록이 무척 흥미로웠단다. “그동안 (재임용에 불만을 품은) 교수가 판사에게 활을 쏴서 4년 실형을 받은 사건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석궁 사건이 아니더라구요. 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많겠다고 생각해 (영화화를) 결심했죠.” 법정에서 죄수복을 입은 교수가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하기 싫죠?”라며 재판장을 공격하는 등 상상 밖의 장면이 펼쳐져 놀랐다는 정 감독. 일부 이야기만 허구를 가미했다는 그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묻자 “원작을 보면 다 안다.”고 말했다. 극 중 캐릭터는 모두 실제 인물이 모델이다. 주인공인 김경호(안성기) 교수는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다. 대학 입시 시험에 출제된 수학 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부당함을 집요하게 주장하는 인물이다. 정 감독은 복역 중인 김 전 교수를 만나 캐릭터를 완성해 나갔다. “(김 전 교수가) 올 초 출소했는데 평범한 사람은 아니예요. 4년 복역하고 나왔으면 그동안 고생한 가족들을 먹여 살릴 고민을 할텐데 아직도 복직 투쟁을 하고 있으니…. 영화에서 굉장히 깐깐하게 나오는데 실제 모습도 비슷해요. 독특한 성격이지만 착한 사람인 것 같고. 그리고 굉장히 재미있어요.” 영화는 석궁으로 위협만 했을 뿐, 화살을 쏘지 않았다는 김 교수 측과 피 묻은 옷을 증거로 내밀며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부장판사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정 감독은 김 교수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손을 내젓는다. “난 객관적인 사실을 정지영의 시각으로 그리려고 한 것이지, 누구 편을 들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건 자기도 모르게 영화 속 인물에 감정이입이 된 사람들이 하는 얘기죠. 나는 영화를 통해 부당한 권력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주눅 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라도 북돋아 주고 싶었어요.” 김 교수와 함께 사법부에 맞서는 박준(박원상) 변호사도 실제 인물이다. 노동 사건 전문 변호사로 빚에 쫓기다시피 사건을 수임한 박 변호사는 비상식적으로 진행되는 재판을 목격한 뒤 김 교수의 조력자가 된다. “법대로 하자.”는 깐깐한 원칙주의자인 김 교수와 “법은 쓰레기”라는 다혈질의 박 변호사가 티격태격하며 힘을 합치는 모습은 때론 진지하고, 때론 코믹하다. 정 감독은 이 둘의 관계 속에 영화의 화두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사회가 합의한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 보수라면, 판사들이 법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김 교수는 보수입니다. 그에 반해 법을 부정하고 모순투성이라고 주장하는 박 변호사는 진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취재하면서 이렇게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 같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즉, 보수와 진보가 만나서 사라져버린 보수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거지요.” 실화의 이면을 다뤘고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개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도가니’ 열풍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 정 감독은 “‘도가니’가 어두운 내용의 영화이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흥행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겉으로 표시는 안 해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차별점은 ‘도가니’는 불편하지만 ‘부러진 화살’은 유쾌하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정 감독은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도 참여했다. “같이 더불어 사는 사회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애써 숨길 필요가 뭐가 있나요. 요즘 한국 사회 잣대로 따지면 (내가)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예술가는 어떤 사물을 옆에서 보고 뒤집어 보기도 하면서 보편적인 이데올로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에도 나왔지만, 난 보수의 가치를 인정합니다. 다만 진정한 보수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나쁜 보수에 눌려 목소리를 잃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죠.” 원래 낙천적인 성격이라는 정 감독은 사법부가 반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사법부는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법부가 다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한 인간만 희생하면 된다고 안이하게 판단하다가 스스로 족쇄를 채웠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성기(작은 사진)와의 호흡은 세 번째. 20년 만에 만났는데도 눈빛만 봐도 통했다는 정 감독은 “안성기가 저예산 영화에 출연료도 못 받으면서 출연한 것은 평생 가도 만나기 어려운 캐릭터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날카로운 시선과 영화적인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다. “마음이 젊으면 다 젊어져요. 난 남보다 철이 20년은 늦게 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영화에 힘이 되더라구.”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영화프리뷰]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부패 재벌 베네르스트룀을 폭로하는 기사를 썼지만, 증거가 없는 탓에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시사잡지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재판에서 패하던 날, 전화가 걸려온다. 스웨덴 재벌 방예르 그룹의 큰 어른 헨리크가 40년 전 고립된 섬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형의) 손녀 하리에트의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 40년간 풀리지 않은 사건을 맡게 된 미카엘은 보안전문업체 밀턴시큐리티의 유능한 조사원 리스베트 살란데르와 함께 방예르 집안의 추악한 비밀을 파헤친다. 평생을 일상의 폭력에 대해 투쟁해온 스웨덴 기자 스티그 라르손이 쓴 ‘밀레니엄’ 시리즈(그는 10부작을 구상했지만 3부까지 탈고한 뒤 숨졌다)는 2005년 출간 후 46개국에서 6500만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침 흘린 매력적인 원작은 ‘세븐’(1995) ‘파이트클럽’(199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소셜네트워크’(2010)로 흥행과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낸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손에 떨어진다. 그는 “20여년 동안 영화를 하면서 어른들을 위한 해리 포터, 성인용 프랜차이즈를 꿈꿔왔다.”라고 밝혔다. 게다가 ‘쉰들러 리스트’(1993) ‘갱스 오브 뉴욕’(2002) ‘아메리칸 갱스터’(2007) ‘머니볼’(2011)의 스티븐 자일리언이 각본을 맡았다. 새달 12일 개봉하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3부작의 첫 편인지라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미카엘과 리스베트는 홈즈와 왓슨처럼 환상의 짝꿍이다. 아슬아슬한 연애 감정까지 가진 새 유형의 콤비인 만큼 관객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한 건 당연해 보인다. 핀처는 두 인물을 수평적으로 끌어가는 대신, 무게 중심을 리스베트에 뒀다. ‘007 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정의감 넘치는 기자(미카엘)는 이미 많은 영화에서 ‘우려먹은’ 전형적인 인물형. 반면 거식증 환자처럼 마른 몸매에 정신병력 탓으로 법적 후견인의 감시를 받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어느 순간 모터사이클을 타고 질주하는 펑크 여전사로 변모하는 입체적인 인물형인 리스베트를 공들여 세공한 건 영리한 선택이었다. 스칼렛 요한슨과 내털리 포트먼, 엠마 왓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을 제치고 리스베트 역을 따낸 루니 마라는 중성적인 매력을 발휘하면서 단박에 할리우드의 블루칩으로 올랐다. 최근 발표된 제69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2시간 30분이 훌쩍 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촘촘한 서사와 긴장감 있는 편집, 캐릭터의 매력이 쏠쏠하다. 단, 크레이그에게 제임스 본드의 육탄 액션을 기대하면 실망할 터. 지난 21일 먼저 뚜껑을 연 북미에서 호의적인 평을 받았다. 비평가들의 평을 계량화하는 영화전문사이트 로튼토마트닷컴은 신선도 지수 85%(좋은 평을 던진 평론가 비율), 평점 7.6(10점 만점)을 주었다. 겨울 영화 중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신선도 지수 93%, 평점 7.6)과 더불어 가장 높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11년을 빛낸 문화예술인] ‘엄마를 부탁해’로 한국문학 세계화 가능성 입증 신경숙 작가 1위

    [2011년을 빛낸 문화예술인] ‘엄마를 부탁해’로 한국문학 세계화 가능성 입증 신경숙 작가 1위

    어느 해보다 한국 문화의 힘이 꿈틀거린 한 해다. 올봄 신경숙(48)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까다로운 북미 평단과 대중을 홀렸다. 지난 6월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 음악콩쿠르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25)을 포함, 역대 최다인 5명의 입상자를 배출했다. 아이돌 가수들을 전방에 내세운 ‘K팝 한류’는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 영역까지 발을 뻗고 있다. 서울신문은 문학·영화·공연 등 각계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문화예술인’을 설문조사했다. 한 해 동안 두드러진 족적을 남겼거나 사회·문화적인 흐름을 돌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2~3명씩 추천받았다. 총 75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인물은 신경숙(9표) 작가다. 언어 장벽에 갇혀 있던 한국 문학의 국경을 허물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국내에서만 180만부 넘게 팔린 ‘엄마를 부탁해’는 31개국에 판권이 나갔다. 세계 최대 온라인서점 아마존닷컴이 선정한 ‘문학·픽션 부문 올해의 책 베스트 10’에 뽑혔고, 뉴욕타임스 집계 베스트셀러 순위(양장본 소설 부문 14위)에도 올랐다. 홍일선 한국문학포럼 사무총장은 “한국 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추천사유를 밝혔다. 김어준(43) 딴지일보 총수와 공지영(48) 작가는 나란히 6표를 받아 공동 2위에 올랐다. 김 총수 등이 진행하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는 지난 4월 27일 첫 방송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30~40대는 물론, 정치에 별 관심없던 20대까지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치 담론을 저잣거리로 끌고 내려와 자유롭게 나누고 소통하는 뜨거운 현장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공 작가가 추천받은 지점이다.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는 460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광주광역시 인화학교의 교직원 6명이 장애 아동을 성폭행했던 실화를 다룬 작품이 영상으로 옮겨지면서 비리사학은 물론, 그들의 악행을 눈감아 줬던 교육청, 경찰, 검찰, 법원에 대한 분노를 촉발시켰다. 사법당국은 재수사에 나섰고, 정부와 국회는 ‘도가니법’(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나서는 등 뒷북을 쳤다. 공 작가는 “SNS를 통해 쉬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정지욱 영화평론가)했으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영상으로 끌어낸 실질적인 주역”(김안철 예당엔터테인먼트 이사)이라는 평을 받았다. ‘도가니’ 영화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배우 공유(32)를 추천한 이(조혜정 중앙대 교수)도 있었다. 공동 4위는 각각 5표를 얻은 이수만(59) SM엔터테인먼트 회장과 걸그룹 소녀시대, 심재명(48) 명필름 대표가 차지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회장과 소녀시대를 꼽은 전문가들의 추천사유가 ‘K팝 한류’의 주역으로 귀결된다는 점. 이 회장과 소녀시대가 얻은 표를 합하면 총 10표로 신경숙 작가를 제치고 사실상 1위로 등극하게 된다. 소녀시대는 SM 소속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올해의 K팝 열풍에 가장 선구적인 역할을 한 주역은 이수만 회장”이라고 평가했다. 신춘수 오디뮤지컬 대표도 “한류를 얘기함에 있어 소녀시대와 이수만을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근짱’ 장근석(24)과 양현석(41)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한류를 확산시킨 공으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심 대표는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국산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쓴 점을 인정받았다. 최초 흑자와 최다 관객(220만명) 기록을 세웠다. 황선미 작가의 탄탄한 원작과 오성일 감독의 집요한 노력도 힘을 보탰지만 투자·배급 등 작품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은 심 대표의 공이 가장 크다. 정재형 동국대 영상영화학과 교수는 “도전정신이 대단한 제작자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남북 분단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흥행으로 연결시키더니 이번에는 100만명만 넘겨도 기적이라던 애니메이션에서 200만명 이상을 동원했다.”고 놀라워했다.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통해 ‘미친 가창력’을 새삼 인정받은 가수 임재범(48),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고 유럽 순회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정명훈(58) 예술감독은 각각 4표를 받아 공동 7위에 올랐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먼지 더미 속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낸 고(故) 박병선 박사, 영화 ‘써니’로 복고 향수를 자극한 강형철(37) 감독, 중도하차하긴 했으나 ‘가수들의 서바이벌 경연’이라는 파격을 통해 오디션 열풍을 확산시킨 김영희(51) ‘나가수’ 전 PD, 올해 젊은 작가의 작품 가운데 최고 수확이라는 ‘두근두근 내 인생’의 김애란(31), 소셜테이너(사회 참여 연예인)라는 단어를 정착시킨 김여진(39)은 공동 9위를 차지했다. 각각 3표를 얻었다. 10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48) 서울대 교수, 시사풍자 개그를 다시 유행시킨 개그맨 최효종(25),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주역으로 발탁된 발레리노 김기민(19), 국내 영화계의 현실을 고발한 김기덕(51) 감독 등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가수 박정현(35)과 아이유(18), ‘달인’ 김병만(35) 등은 실력만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았다. 임일영기자·문화부 종합 argus@seoul.co.kr ■설문 응해주신 분(50명·가나다순) 강미영 민음사 한국문학팀장, 강유정 영화평론가,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 김경애 무용평론가,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김보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센터장, 김안철 예당 엔터테인먼트 이사, 김양선 인터파크 시어터 대표, 김엽 MBC 예능2국장, 김영섭 SBS 드라마 PD, 김용재 SBS 예능국 차장, 김윤철 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과 교수, 김은 아담스페이스 대표, 김정호 아트 앤 아티스트 대표,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문애령 무용평론가,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박상혁 SBS ‘강심장’ PD, 복도훈 문학평론가, 서선행 다산북스 홍보기획팀장,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 신선영 도서출판 더숲 주간,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심재명 명필름 대표,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 유성호 문학평론가, 유형종 무지크바움 대표, 윤석진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이경구 서울시립교향악단 홍보마케팅팀장, 이상용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이용철 영화평론가, 이재원 문화재청 사무관, 이창현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 이택광 경희대 교수·문화비평가, 이현우 서평 파워블로거·필명 로쟈, 장광열 무용평론가, 장인주 무용평론가, 장일범 음악평론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정은영 자음과모음 편집주간,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정재형 동국대 영화영상학 교수, 정지욱 영화평론가, 조용신 뮤지컬평론가, 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주일우 문지문화원 실장, 홍승성 큐브 엔터테인먼트 대표, 홍일선 한국문학포럼 사무총장, 황영미 영화평론가,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대한민국연극대상에 ‘템페스트’

    한국연극협회는 2011 대한민국연극대상에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템페스트’를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오후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템페스트’는 대상과 함께 남자연기상(정진각), 무대예술상(이승무)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오태석 연출이 한국식으로 재구성한 ‘템페스트’는 지난 8월 한국 최초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돼 수상했으며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올해의 연극’에도 선정됐다. 작품상은 ‘푸르른 날에’(신시컴퍼니&남산예술센터)와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이 선정됐다. 연출상은 ‘푸르른 날에’를 연출한 고선웅씨가 받았다. 남자연기상은 정진각과 함께 이남희(우어파우스트)가, 여자연기상은 김정은(유리알눈, 카니발)·우미화(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희곡상은 고연옥(주인이 오셨다)이 차지했고, 특별상은 박정자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이 받았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6·끝)드라마·예능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6·끝)드라마·예능

    올 한 해 오디션 열풍이 거셌던 가운데 KBS 2TV의 ‘톱밴드’는 음악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받쳐주지 못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평균 시청률 4.3%(AGB닐슨 기준). 하지만 아마추어 밴드들의 서바이벌 경연을 통해 밴드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자극, 아이돌 일변도로 흐르던 국내 대중음악 풍토에 새로운 물꼬를 텄다는 평을 끌어냈다. 박상혁 SBS ‘강심장’ PD는 “경쟁사 프로그램이지만 높은 완성도로 마니아층의 지지가 두터웠다.”면서 “록 음악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서바이벌 쇼의 다양성을 개척했고, 특히 톱4에 오른 POE, 톡식, 게이트플라워즈, 제이파워 등 수준 높은 밴드를 발굴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상반기 18부작으로 방영된 MBC 수목 드라마 ‘로열 패밀리’도 아쉬운 작품으로 꼽힌다. 1976년 발표된 일본 소설 ‘인간의 증명’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재벌가 며느리 김인숙(염정아)의 이야기를 통해 한 인간의 삶을 몰락시킬 만큼 파괴력을 지닌 재벌가의 속살을 파헤쳤다. 국내 모 재벌을 연상시키는 설정과 염정아의 연기력 등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평균 시청률(12.2%)은 흥행 기준치(17~20%)에 못 미쳤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건에 휘말리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탄탄한 드라마였다.”면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었음에도 시청률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2일부터 5월 3일까지 방영된 SBS 월화 드라마 ‘마이더스’도 비슷한 맥락에서 2%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희애와 ‘추노’로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장혁, 연예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민정 등 호화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본격적인 경제 드라마를 표방한 홍보문구에 걸맞게 기업 간 인수·합병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는 등 초반에는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뒷심이 달리면서 시청률은 줄곧 10%대 중반에 머물렀다. 김영섭 SBS 책임 프로듀서(CP)는 “선전한 편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를) 좀 어렵게 다뤄서 그런 것 같다.”는 자평도 덧붙였다. MBC 10부작 드라마 ‘심야병원’은 저조한 시청률(평균 3.5%, TNmS 기준)을 남긴 채 지난 17일 종영됐지만 완성도는 높았다는 평가다. 정덕현 드라마 평론가는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연기력과 탄탄한 구성에서 오는 스릴, 계속되는 반전 등으로 박진감이 굉장했다.”면서 “밤 12시 20분에 편성된 게 취약점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심야병원’ 시청자 게시판에도 방송시간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김경덕(아이디 ‘wpqnsth’)씨는 “방송시간만 잘 잡았어도 시청률이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범수·명희진기자 kimje@seoul.co.kr
  • 궁녀 소이 붓글씨 대역 누굴까? 광평대군 죽음 실제날짜와 똑같네!

    궁녀 소이 붓글씨 대역 누굴까? 광평대군 죽음 실제날짜와 똑같네!

    시청률 25%를 넘기며 지난 22일 종영한 SBS 수목극 ‘뿌리깊은 나무(이하 ‘뿌나’)는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아름다운 영상 등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비롯해 두 달간의 방영 기간 내내 화젯거리를 몰고 다녔다. 먼저 실어증을 앓던 궁녀 소이(신세경)의 붓글씨 대역. 신세경은 극 중에서 한자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붓을 들고 빠르고 능숙하게 한자를 써내려가는 신세경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대역의 존재에 관심을 집중했다. 다름 아닌 대전대 서예학과 4학년생인 김세린(22)씨와 경기대 서예학과 2학년 이정화(20)씨. 두 사람은 사극 ‘대장금’과 ‘황진이’ 서체를 쓴 유명 서예가 송민 이주형 선생의 추천으로 신세경의 붓글씨 대역을 맡게 됐다. 송민 선생의 친딸이기도 한 이씨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드라마 대역은 과거 ‘동이’에서도 한 번했다. 이번 드라마도 시청자들의 인기를 많이 받아 (주위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면서 “신세경 언니가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손 연기도 자세히 가르쳐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대학에 ‘서예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많이 알게 돼 너무 좋단다. 김씨도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즐거워했다. ‘뿌나’의 원작인 이정명 작가의 동명 소설도 재조명 받고 있다. 이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있지만 드라마의 인기로 다시 한번 인기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원작 소설과 드라마가 조금 달라, 주인공 이야기와 구성을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이다. 주제가도 세간의 입에 많이 오르내렸다. ‘뿌나’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는 김범수, 양파, 아이가 각각 ‘말하지 않아도’, ‘기억할게요’, ‘깊은 사랑’이란 노래로 참여했다. 세 가수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드라마의 긴장감과 애절한 상황을 부각시키는 데 감초 역할을 했다. 광평대군(서준영)의 죽음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죽는 장면이 방송을 탄 날짜와 실제 광평대군의 사망 날짜가 일치했던 것. 역사 속 광평대군은 1444년 12월 7일 눈을 감았다. 드라마 속 광평대군이 세상을 등진 날짜도 12월 7일이었다. 네티즌들은 ‘만원권 지폐의 비밀’에도 열광했다. 1만원짜리 지폐 속 세종대왕 초상 바로 옆에 ‘뿌리깊은 나무’라는 글자가 세로로 쓰여 있는 사실을 찾아낸 것.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SBS는 26~27일 ‘뿌나’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내 안에 숨겨온 코미디 유전자 마음껏 발산”

    “내 안에 숨겨온 코미디 유전자 마음껏 발산”

    가볍지 않으면서도 배를 잡고 웃을 수 있는 연극 한 편이 보고 싶다면 ‘대학살의 신’을 강력 추천한다. ‘대학살’은 두 소년의 다툼이 부모 싸움으로 번져 가는 과정에서 부르주아 계층의 허례허식을 풍자한 블랙 코미디다. 변호사, 작가 등의 직업을 지닌 양측 부모가 교양과 예절이라는 가식으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결국은 서로 헐뜯고 싸우기 바쁜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탄탄한 원작에 자타가 공인하는 한태숙의 연출력,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가미돼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앙코르 공연에 들어갔다. 가해자 학생의 부모를 연기한 중견 연기자 박지일, 서주희씨를 만나봤다. →두 사람 모두 작품 선정을 까다롭게 하기로 유명하다. 앙코르 공연까지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서주희(이하 서) 처음에 제작사에서 ‘한태숙 연출에 상대 배우는 박지일이다’라고 하길래, 진저리난다며 단박에 거절했다. 한태숙 연출가는 진지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고, 저와 박지일씨도 주제의식이 강한 작품에 많이 출연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 세 명이 한 작품에 모인다고 생각해 봐라. 관객들이 보고 싶겠나(웃음). 그런데 제작사에서 ‘코미디’라고 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박지일(이하 박) 나도 마찬가지다(웃음). 연출가가 한태숙 선생님이고 제목도 ‘대학살의 신’이라길래 처음엔 멈칫했다. 전적으로 코미디여서 선택한 거다. 서주희씨랑 나는 몸 속에 코미디 유전자가 있음에도 그동안 코미디를 많이 못 만난 측면이 있다. →코믹 연기가 왜 좋은가. -서 일단 유쾌하고 즐겁지 않은가. 진지한 작품에서 심각한 역할을 하면 실제 일상에서도 많이 고통스럽고 우울하다. 코미디 작품은 일종의 보너스 같은 선물이다. 작년 초연 때 김방옥 평론가가 공연을 보고 그런 글을 썼다. ‘박지일, 서주희 같은 배우가 코미디 작품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라고.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코믹 연기를 관객에게 마음껏 보여줄 수 있어 즐겁다. -박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동안 고통과 사색의 두께가 만만치 않은 역할을 많이 맡아 실제 생활에서도 짓눌리는 경향이 많았다. 그런데 코미디는 정극 작품과 달리 대중과 만나 소통하기에 좋다.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도 유쾌하고 즐겁다. 개인적인 일상도 더 즐거워졌다. 코미디는 배우와 관객을 모두 즐겁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물론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블랙 코미디이긴 하지만…. →부부 호흡은 만족하나. -서 남들이 찰떡궁합이란다. 박지일씨가 워낙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가 많은 분이다. 이전에도 부부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작품에서 다른 배우와 부부 역할을 한 적이 있었는데 호흡이 안 맞아 아주 힘들었다. 그래서 박지일씨에게 최근 고백했다. ‘내 남편 맡아줘서 너무 감사해요’라고. 하하. -박 주희씨가 워낙 연기 내공이 있고 눈치도 빠른 데다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물고 넘어지는 프로근성이 있어 함께 연기하는 게 행복하다. →피해자 학생의 부모 등 네 명의 배우가 참 능청스럽게들 연기한다. -박 요즘엔 무대 아래서도 다들 극 중 배역처럼 행동한다. 서로 ‘재수 없지만 웃긴다’며 놀린다. →소통 부재로 인한 두 부부의 갈등과 인간의 속물 근성에 관객들이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 -서 맞다. 그걸 웃음 코드 속에서 풀어내니까 관객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박 싸움의 기술을 보여주는 측면에서도 관객들이 즐거워한다. ‘이렇게 싸워선 안 된다’라는 타산지석 말이다. →관객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은가. -서 누구나 살면서 본심과 다른 행동들을 하지 않나. 각자의 위치에서 고상한 척하다가 인간의 본성이 나타날 때 통쾌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특히 예상치 못한 반응이 튀어나올 때와 등장인물의 위선이 까발려질 때 객석에서 가장 빵 하고 터진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대학살의 신 내년 2월 12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3만 5000~5만원. (02)577-1987.
  • [영화리뷰]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

    [영화리뷰]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

    21일 개봉한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은 연말 시즌을 겨냥해 추리보다는 액션 블록버스터에 방점을 찍은 듯한 모습이다. 2년 만에 선보이는 셜록 홈즈 시리즈 2편이다. 시작 5분 만에 폭파 장면이 등장하며 한층 커진 물량 공세를 예고한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은 홈즈와 왓슨 콤비의 추리 무대를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으로 확대하며 전편과는 달라진 규모를 자랑한다. 배경은 연쇄 폭탄 테러로 긴장이 고조되던 1891년 유럽. 사건의 뒤를 캐던 홈즈(왼쪽·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자신의 숙적 모리어티 교수(자레드 해리스)가 테러의 배후라는 사실을 직감하지만, 물증을 찾지 못한다. 홈즈는 파트너인 왓슨 박사(오른쪽·주드 로)와 함께 사건을 추적하며 실마리를 잡아가지만 막대한 자본으로 유럽의 특급 살수들을 고용한 모리어티 세력의 공격을 받으며 위기에 놓이게 된다. 영화는 확실히 전편에 비해서는 매끈하고 세련됐다. 격투 장면에서 슬로 모션과 정지 화면이 적절히 반복되면서 두 인물의 대결 구도는 물론 홈즈의 전략을 경쾌하고 긴장감 있게 표현했다. 속편에서도 메가폰을 잡은 가이 리치 감독은 무기 공장 추격 장면에서 영상미를 뽐내며 원작의 스릴감을 스크린 위에 옮기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기발한 분장을 하고 나와 깜짝 웃음을 선사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재치 있는 코믹 연기도 압권이다. 하지만 너무 볼거리에 치중한 탓일까. 중반이 지날수록 추리물 특유의 치밀함과 완급 조절이 약해지면서 극의 재미가 반감된다. 소소한 트릭을 이용한 장치들은 등장하지만, 추리물의 핵심인 관객과의 두뇌 게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심을 잃고 말았다. 관객에게 추리를 풀 여지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 것. 몇 가지 추리적인 요소마저 속도감을 강조한 탓인지 이내 풀려버리고 만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의 연기 호흡은 잘 맞지만, 전작과 뚜렷한 차별점을 보이지는 않는다. 스웨덴판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 출연했던 노미 라파스가 홈즈를 돕는 집시 여인 심을 잘 소화해냈다. ‘매트릭스’ 2, 3편을 만든 조엘 실버 등이 제작했으며 한스 짐머가 음악을 담당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내가 사는 피부’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내가 사는 피부’

    2012년, 스페인의 톨레도. 베라(엘레나 아나야)는 저택의 넓은 방에서 여유롭게 생활하는 것처럼 보인다. 식사와 필요한 물건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방으로 전달되고, 그녀는 한가로이 취미생활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몸에 붙는 보디슈트를 입은 그녀는 로버트 박사(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실험 대상이자 포로다. 완벽한 인공피부를 만드는 중인 그는 무슨 일인지 그녀가 방 밖으로 나가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어느 날, 하녀로 일하는 마릴리아의 방탕한 아들이 찾아오면서 우발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박사와 비밀을 공유하는 마릴리아의 입을 통해 이야기는 6년 전의 시간으로 넘어간다.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티에리 종케의 소설 ‘독거미’를 영화화하면서 수많은 텍스트로부터 영감을 얻으려 노력한 모양이다. 그가 밝힌 리스트는 신화에서 범죄영화에 이르는 긴 이름을 포함하고 있다. 창조물과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란 점에서 피그말리온이 불려나오고, 비극적 창조주란 이유로 프랑켄슈타인이 언급되며, 루이스 브뉴엘과 앨프리드 히치콕과 프리츠 랑이 만든 일그러진 욕망에 관한 영화들이 참조됐다. 원작과 연결해 들으면 꽤 그럴싸한 말이다. 그러나 알모도바르의 바람은 ‘내가 사는 피부’(원제:La piel que habito)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으니, 영화를 둘러싼 공허한 수사들에 미리 억눌릴 필요는 없겠다. ‘내가 사는 피부’가 얼마나 텅 빈 영화인지 알려면 조르주 프랑주의 ‘얼굴 없는 눈’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레퍼런스로 삼았다는 알모도바르의 고백대로 ‘얼굴 없는 눈’은 직접적인 영향을 준 작품이다. ‘아내와 딸을 잃은 (혹은 그것을 가장한) 박사의 위험한 실험, 여자의 얼굴을 감싸는 하얀 마스크, 박사를 돕는 여자의 비밀, 외부의 접근이 차단된 저택’의 설정은 ‘내가 사는 피부’에 그대로 옮겨졌다. 문제는 알모도바르가 해머(‘드라큘라’ 등 선혈이 낭자한 공포영화로 명성을 얻은 영국 제작사)식의 고딕 호러를 빌리는 대신 프랑주의 시적 공포영화를 흠모한 데 있다.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 아래로 숨긴 뒤틀린 심성은 본질적으로 알모도바르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전까지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붉은색의 열정으로 가득 찬 세계였다. 그 세계는, 비밀을 끝까지 숨기기보다 상대 앞에서 왕창 쏟아내야 직성이 풀리고 끓어오르는 욕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를 서슴지 않는 인물들이 활보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내가 사는 피부’는 그들의 입을 틀어막고 은밀하게 행동하기를 원한다. 알모도바르의 인물로선 입이 근질거리고 몸이 쑤실 지경인 거다. 그나마 희망을 걸 만한 부분은 알모도바르 특유의 배배 꼬인 이야기인데, 그것조차 밋밋하게 전개돼 흥미로움을 놓친다. 손이 델 정도로 뜨거운 열정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내가 사는 피부’는 제목과 달리 피부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근육과 신경계통을 똑바로 연결해야만 피부를 얼굴에 제대로 씌울 수 있다고 말하려 했던 영화다. 영화로 치면 하얀 마스크가 피부이고 이상심리와 이중의 정체성이 근육과 신경에 해당한다. ‘내가 사는 피부’엔 피부만 있고 근육과 신경이 없다. 정상성과 비정상성 사이의 가느다란 선 위에서 미쳐버린 남자와 복수의 긴 여정을 속으로 쓸어 담았던 또 다른 남자의 이야기는 피부 위로 뚫고 나오지 못한다. 상실을 경험한 두 남자가 가슴 깊이 묻어둔 절규가 들리지 않는다. 야수의 외침이 절실한 영화다. 29일 개봉. 영화평론가
  • 연말연시 명품 미드 매력에 빠져볼까

    연말연시 명품 미드 매력에 빠져볼까

    외로운 연말연시가 걱정된다면,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미국 드라마(미드)의 매력에 푹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미드 전문 케이블 채널 AXN은 24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크리스마스 및 연말 특집을 방송한다. 9일간 이어지는 특집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베스트 에피소드, 블록버스터 미드, 크리스마스 특집 영화, 마술쇼 등으로 꾸며진다. 크리스마스에는 화려한 블록버스터 미드들이 브라운관을 장식한다. 24일 오후 2시에는 미드 ‘24’의 히어로 키퍼 서덜랜드가 암살자 역으로 출연하고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려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컨페션’을 방송한다. 오후 3시부터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공상 과학(SF) 시리즈 ‘폴링 스카이’를 9회 연속 내보낸다. 외계 침공에 대항하는 인류 최후의 전쟁을 다룬 SF 대작 시리즈로 한국계 할리우드 여배우 문 블러드굿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5일 오후 7시에는 영국 최고의 판타지 작가로 평가받는 테리 프래쳇의 원작을 영화화한 ‘해골산타의 호그파더’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26일부터 30일에는 ‘AXN과 함께하는 베스트 2011’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AXN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오후 1시에는 마술의 비밀을 벗겨내는 ‘타이거 마스크 매직쇼’, 밤 8시에는 ‘베스트 오브 CSI’, 밤 11시 40분에는 ‘블루 블러드’, ‘폴링 스카이’, ‘닙턱 4’ 등이 전파를 탄다. 최신 미드가 방송되는 밤 10시 50분의 프라임 타임(황금시간대)에는 ‘CSI’와 법정 스릴러 드라마 ‘데미지’ 등이 방송된다. 31일과 내년 1월 1일에는 오후 3시부터 SF 시리즈 ‘슈퍼내추럴 5’와 수사물 ‘CSI 12’가 7회 연속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5)연극·뮤지컬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5)연극·뮤지컬

    올해 공연계는 치열했다. 저마다 관객의 선택을 받고자 고군분투했지만, 어디에나 아쉬움은 있는 법. 연극·뮤지컬 분야의 ‘숨은 진주’를 찾아봤다. 지난 9월 24일부터 11월 6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된 창작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이하 ‘식구’)는 인지도 높은 외국 작품을 돈 주고 들여온 라이선스 작품도, 유명 배우가 나오는 작품도 아니었다. 극단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오징어’였다. 초기 흥행이 뜨뜻미지근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공연을 본 관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내면서 막바지에 큰 주목을 받았다. ‘지하철 1호선’과 ‘빨래’에 이어 소외층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창작 뮤지컬로서, 2년여의 제작기간을 통해 높은 완성도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009년 다큐멘터리 ‘들꽃처럼, 두 여자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식구’는 열 번씩이나 퇴고를 거치며 극본도 탄탄하게 다졌다. 원종연 뮤지컬 평론가는 “담금질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식구’는 스타 마케팅이 팽배해 있는 국내 공연계 풍토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 작품이었다.”면서 “입소문이 좀 더 빨리 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극단 측은 내년 재공연을 준비 중이다. 지난 10월 서울 구로 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공연된 ‘쥐의 눈물’도 눈에 띈다. 전석 매진 돌풍을 일으켰던 ‘야끼니꾸 드래곤’, ‘겨울 해바라기’ 등의 작품으로 국내 연극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재일교포 2세 작가 정의신의 작품이란 점에서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었다.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함석 버스를 밀고 다니며 병사들을 상대로 공연하는 쥐 가족 유랑 연예극단 ‘천축일좌’의 이야기다. ‘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는 설정이 이채롭다.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형식이 연극에 도입돼 듣고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극장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데다 스타 배우 부재 등의 이유로 화제성 만큼 관객을 동원하진 못했다. 구로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연극을 기획한 극단 미추의 박현숙 기획실장은 “지리적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민초들의 희극과 비극을 공감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보니 삶에 지친 관객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출신의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그린 2인극 ‘레드’는 평론가 등 전문가 집단에게서 작품성을 크게 인정받은 작품이다. 강신일, 강필석 두 주연배우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예술사, 미술사, 철학 등을 훑는 내용이 대중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갔다는 반응이 있었다. 조용신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을 받는 등 원작도 탄탄했지만 국내 초연인 데다 예술가의 삶을 소재로 한 탓에 대중성은 다소 떨어졌다.”면서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워낙 좋았고 드라마의 긴장감도 적절히 녹아 있어 올해 돋보이는 연극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레드’도 내년 재공연을 계획 중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동건씨, 톰 크루즈 액션 막을 수 있죠?

    동건씨, 톰 크루즈 액션 막을 수 있죠?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연말이다. 지난해 12월은 ‘쩨쩨한 로맨스’, ‘황해’ 등으로 이어진 한국 영화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지만, 올해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총공세가 펼쳐져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 접전이 예상되는 극장가 ‘세밑 대전’의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할리우드 vs 충무로 정면 승부 ‘최종병기 활’, ‘도가니’, ‘완득이’ 등 한국 영화 흥행으로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외화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된다. 포문은 지난 7일 개봉한 3차원(3D) 애니메이션 영화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 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애니로 주목받은 이 작품은 고전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인물의 감정까지 잡아내는 이모션 3D기술로 입체 효과가 뛰어나다. 15일 개봉하는 첩보물 ‘미션 임파서블 4’는 성인 관객을 공략한다. 1996년 1편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세계 최고층에서 벌이는 고공 액션 등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시원한 볼거리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진면목을 과시한다. 2편으로 찾아온 ‘셜록홈즈:그림자 게임’(21일 개봉)은 전편에 비해 액션 비중을 크게 높였다. 중국 아편 무역상의 죽음, 미국 철강왕의 죽음 등 전 세계의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홈즈의 활약 무대가 스위스까지 확대된다. 이번 편에서는 홈즈의 죽음이 예고돼 팬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여기에 맞서는 한국 블록버스터의 진용도 만만치 않다. 로맨틱 코미디 ‘오싹한 연애’가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강력한 경쟁자인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킹 던 1부’를 따돌린 가운데, 22일에는 한국영화 ‘마이웨이’와 ‘퍼펙트 게임’이 나란히 개봉한다. ‘마이웨이’는 한국 영화사상 최고 제작비인 300억원을 투입해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열었던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큰 스케일로 할리우드의 거센 공격을 막아낼지 주목된다. ‘퍼펙트 게임’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 투수와 선동열 기아 타이거즈 감독의 선수 시절 명승부를 그린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데다 최근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프로야구 열기가 스크린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영화계는 이 같은 충무로와 할리우드 영화의 전면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2009년 ‘아바타’와 ‘전우치’의 쌍끌이 현상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CJ E&M 영화 부문의 양성민 대리는 “한국 영화와 외화를 선호하는 관객층이 구분되는 경향이 있어 2009년 연말처럼 대작의 쌍끌이 흥행으로 영화시장 규모가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男 vs 男 투톱 라이벌전 치열 올 연말에는 여배우들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신 비주얼과 연기력을 갖춘 각국의 국가대표급 남자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역 없는 명품 액션 연기를 선보인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미션 임파서블 4’)와 한국의 조각 미남 장동건(‘마이 웨이’)이 정면 대결을 펼치며, ‘셜록 홈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주드 로의 연기 콤비에 맞서는 ‘퍼펙트 게임’의 두 주인공 조승우·양동근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한 작품 안에서 펼쳐지는 남자 배우들끼리의 은근한 연기 경쟁도 볼거리다.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과 일본의 톱스타 오다기리 조가 맞붙고, ‘미션 임파서블 4’에서는 제레미 러너가 톰 크루즈와 연기 대결을 펼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남성 투톱 영화는 전통적으로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전례가 많았다.”면서 “연기파 배우들의 라이벌 구도가 극의 긴장감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버스터 vs 작은 영화 ‘틈새 반란’ 성공할까 12월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만도 40여편. 블록버스터의 공세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당당히 맞서는 작품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대부분 유럽이나 일본 등 비(非)할리우드 영화로 틈새 시장을 노린 작품들이다. 유럽풍의 색다른 스릴러 ‘로프트’, 잔잔한 일본 예술영화 ‘도쿄 오아시스’, 진정성 있는 화두를 던지는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와 ‘하얀 정글’ 등 장르도 다양하다. 누아르를 표방한 ‘악인은 너무 많다’도 눈에 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올해 저예산 독립영화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겨울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관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작은 반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이들 영화는 고정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대형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다양성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입소문만 잘 난다면 겨울 성수기에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임재범 “리메이크 앨범, 인생의 시작에 불과”

    임재범 “리메이크 앨범, 인생의 시작에 불과”

    그는 더 이상 ‘잠자던 거인’이 아니었다. 7년 만에 리메이크 앨범 ‘풀이’(Free…)를 들고 나온 임재범(48)은 지난 7일 쇼케이스(공연을 겸한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끊임없이 대중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신비주의’를 넘어선 오랜 은둔 생활로 한때 대중과 거리를 가졌던 그는 데뷔 25주년을 맞은 지금 ‘대중 스타’로 거듭나는 중이다. “혼자 되게 특이하고 싶었나 봐요. ‘나를 따라올 자가 없다’는 생각도 강했고요. 그런 자신감이 무대에서 표현됐으면 좋았을 텐데…. 예전의 저로 다시 돌아간다면 음악은 나누는 것이지 독식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일찍 소통하지 그랬냐,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내 귀에 캔디’ 방시혁 퇴짜로 출시 취소 청바지에 청남방을 입고 앨범 수록곡을 열창한 그는 무척 활기차 보였다. 앨범은 두 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그가 부르고 싶었던 노래’라는 제목의 첫 번째 CD에는 자신의 히트곡 ‘너를 위해’를 비롯해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남진의 ‘빈잔’, 윤복희의 ‘여러분’ 등 총 11곡이, 두 번째 CD인 ‘그가 사랑하는 노래’에는 딥 퍼플의 ‘솔저 오브 포천’, 이글스의 ‘데스페라도’ 등 팝 12곡이 실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곡은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과 함께 록 버전으로 부른 ‘내 귀에 캔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곡은 들을 수 없게 됐다. 원작자인 방시혁이 리메이크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 임재범 소속사 측은 “원작자와 연락이 안 돼 앨범 발매 일정을 맞추려고 녹음작업을 먼저 진행했다.”면서 “원작자의 최종 허락을 받지 못해 ‘내 귀에 캔디’의 온·오프라인 음원 출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앨범 발매일도 오는 15일로 늦춰졌다. 임재범으로서는 또 한 번의 구설수에 오르게 된 셈. 임재범은 9일 “같은 음악인으로서 창작자의 권리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원작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돈이나 명예, 인기를 위해서 뛴다기보다는 그동안 스스로를 가둔 고집 때문에 못했던 음악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한번 해 보자는 생각이 큽니다. 그래서 이번 리메이크 앨범은 제 인생의 갈무리가 아닌 시작에 불과합니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꼽았다. “제 노래 ‘비상’하고 비슷한 점이 많아요. 혼자 싸우고 이겨내야 한다는 내용의 가사도 그렇고….” 올해 ‘나는 가수다’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인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야누스 같은 음악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자신을 가뒀던 고집, 이젠 풀고 싶다” “한편으론 로커로 살고 싶고 다른 한편으론 스팅같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해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지만, 결국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 삶을 살자고 생각했죠.” 1986년 록밴드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한 그는 록밴드를 다시 한번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 잃어버린 꿈을 되찾기 위해 후배인 디아블로에게 손을 내밀기도 하고, 순회공연을 하면서 (‘아시아나’ 등 예전 동료들과) 조금씩 회포도 풀고 있다.”면서 “내년이면 구체적인 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래미상’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파수 대역이 있고 동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역이 있어요. 근데 제가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파수 대역을 만들어냈다고 현지 분들한테 인정받았습니다. (MBC 음악 프로그램) ‘바람에 실려’ 때요(웃음). 저만의 작전이 있고, 내년에 하나하나 펼쳐 보여드릴 거예요. 제 생각으론 3~5년 안에 (수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봉 감독 ‘괴물 3D’ 직접 보니…7광구보다 나은 이유

    봉 감독 ‘괴물 3D’ 직접 보니…7광구보다 나은 이유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괴물3D‘ 특별시사회가 열렸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괴물3D는 컨버팅(변환)작업을 거쳐 탄생했으며, 봉준호 감독이 감수하는 형식으로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 감독은 “2D로 표현하고자 했지만 어려웠던 한강의 모습이 3D로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괴물 3D 감상에 앞서, 왜 하필 지금 괴물 3D가 탄생한 것일까. 영화 ‘아바타’의 흥행 이후 전 세계 영화계는 3D 기술에 다시 한 번 눈을 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3D로 제작되고 있고, 할리우드는 이미 이 단계를 넘어 ‘라이온킹’이나 ‘타이타닉’ 등 라이브러리 영화들을 3D로 변환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제작사 청어람은 약 1년의 시간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100% 3D 컨버팅 영화를 내놓았고, 그 첫걸음이 바로 1000만 관객의 신화인 괴물이다. ●관람 포인트는 역시 ‘한강’과 ‘괴물’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당시, 다시는 누구도 한강에서 영화를 찍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할 만큼, 한강에 강한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그만큼 괴물은 한강에 의한, 한강이 중심이 된 영화다. 때문에 3D로 다시 태어난 괴물은 한강, 특히 어둡고 음침한 하수구들을 원작보다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는데 공을 들였고, 관객을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는 역시 괴물이다. 3D로 다시 태어난 괴물은 이전보다 더욱 실감나게 한강을 누빈다. 특히 개봉 당시 호평 받은 크리에이티브한 외모와 움직임은 더욱 강조됐다. 괴물과 등장인물들이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장면들은 이미 텔레비전을 통해 수 십 번 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생생하다. ●국내 최초 100% 컨버팅 영화 ‘괴물3D’가 주는 의미 괴물 3D는 일부 3D 영화처럼 과한 입체효과를 지향하지 않는다. 배두나의 활, 또는 괴물의 꼬리가 실제 내 앞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따위는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작사 청어람의 최용대 대표의 말을 빌어 설명하자면, 제작사와 기술팀이 3D 버전의 괴물을 만들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은 관객의 몰입도 였다. 관객들이 잘 익은 맛있는 밥을 좁고 어두운 곳이 아닌 밝고 편안한 곳에서 먹게 함으로서 좋은 밥맛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돕겠단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잘 익은 밥’, 즉 탄탄한 구성의 중요성이다. 예컨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는 괴수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괴물과 지난여름 개봉한 영화 ‘7광구’는 닮은 구석이 많다. 하지만 7광구가 국내 최초 아이맥스 개봉이라는 타이틀과 엄청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평을 받지 못한 것은 단순히 2%부족한 3D 기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기초가 되어야 할 플롯의 전개가 약했고 이는 곧 캐릭터의 약화로 이어졌다. 때문에 7광구는 ‘스토리는 재밌지만 3D 효과는 별로인 영화’가 아니라 ‘여러모로 별로인 영화’가 됐다. 괴물3D가 7광구 3D보다 낫다고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탄탄한 구성위에 얹어진 3D 기술은 “역시 괴물은 명작”이라는 감탄을 내뱉게 한다. 영화도 사람처럼 겉치장보다는 내실을 먼저 다져야 한다는 교훈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괴물3D와 같은 리얼라이징 3D영화가 국내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과시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한국영화 시장 규모에 비해 위험부담이 큰 3D입체영화를 대신해 제작사와 관객의 입맛을 고루 맞춰 줄 꽤 적절한 대안이라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괴물3D‘는 2012년 1월 정식 개봉될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명품 단막극 ‘TV문학관’ 2년만에 부활

    명품 단막극 ‘TV문학관’ 2년만에 부활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선보이는 KBS ‘TV문학관’이 3편의 작품과 함께 2년 만에 부활한다. KBS 1TV는 ‘TV문학관’이라는 제목으로 7~9일 밤 11시 25분에 ‘광염 소나타’(극본 이란·이주연, 연출 이민홍),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극본 박지숙, 연출 한준서), ‘엄지네’(극본 이덕재·성주현, 연출 홍성덕) 등 3편을 차례로 방송한다. ‘TV문학관’은 2009년 12월 30일 ‘사람의 아들’을 방송한 이후 지난 2년간 제작비 사정으로 방영이 중단됐다. KBS는 ‘TV문학관’의 부활이 자사의 의지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단막 지원 프로그램’ 정책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들 3편은 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편당 1억 9300만원을 지원받고, 미술비 등 KBS 자체 제작비 1억 6000만원 정도를 투입해 편당 총 3억 5200만원으로 제작됐다. 이는 기존 TV 단막극의 평균 제작비 1억 5000만원보다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KBS는 “‘TV문학관’이라는 브랜드는 오랜 기간 공들여 제작하는 명품 단막극을 상징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일반적인 단막극보다는 제작비를 많이 투입해 왔다.”고 전했다. 김동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광염소나타’에는 최근 영화 ‘창피해’로 주목받은 신예 김꽃비와 양진우, 전소민 등이 출연한다. 주요섭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는 장희진, 박병은 등이 출연하며, 이덕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엄지네’에는 최지나, 정원중 등이 연기한다. KBS 측은 “자극적인 소재와 갈등 위주가 아닌 좋은 드라마만이 줄 수 있는 감동과 성찰을 시청자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8일 개봉 ‘블리츠’

    [영화프리뷰] 8일 개봉 ‘블리츠’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열혈형사 브랜트. 그는 타블로이드 언론의 표적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느 날, 순찰을 하던 여경관이 총에 맞아 숨진다. 또 다른 경찰은 순찰차에서 총을 맞는다. 연쇄살인범은 브랜트와 앙숙인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자신을 ‘블리츠’(기습공격)라고 소개한 뒤, 경찰 8명을 죽이겠다고 공언한다. 세 번째 희생자는 브랜트의 절친한 선배 로버츠. 브랜트와 동료들은 용의자 배리 와이즈를 검거한다. 그런데 증거 불충분으로 48시간 만에 풀려난다. 오히려 그는 비뚤어진 추종자들을 양산하면서 유명해 진다. 올해만 벌써 네 편째다. 이쯤 되면 ‘다작 종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액션영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제이슨 스타뎀(가운데·44) 얘기다. 하지만 8일 개봉하는 ‘블리츠’는 스타뎀의 기존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현란한 맨몸 액션은 거의 없다. 육중한 근육에서 나오는 특유의 아크로바틱한 액션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 개봉한 그의 영화 중 완성도는 가장 낫다. 스타뎀이 액션뿐 아니라 표정과 심리묘사도 가능한 배우란 걸 새삼 깨닫게 한다. 스타뎀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연쇄살인범 와이즈 역을 맡은 에이단 질렌이다. ‘영드’(영국 드라마) 마니아라면 낯익은 얼굴이다. 화제작 ‘퀴어 애즈 포크’의 주인공 스튜어트를 맡아 영국의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배우다. 초점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살인범의 광기를 드러낸다.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대작 ‘왕좌의 게임’을 드라마로 만든 미국 HBO의 화제작에 출연하는 등 대서양을 오가면서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킬링타임(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영화다. 기본 얼개는 많이 본 듯한 얘기들이다. 경찰에 앙심을 품은 연쇄살인범은 말할 것도 없고,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을 농락한 범죄자가 증거가 없어 풀려난다거나 범죄자가 비뚤어진 대중들의 우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 역시 충분히 우려먹은 얘기다. 하지만 뻔한 얘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진부하지 않다. 특히 결말은 꽤나 신선하다. 수많은 범죄영화에서 악한들은 경찰에게 ‘너는 나를 결코 쏠 수 없어. 나를 체포해봤자 나는 더 유명해질거야.’라며 이죽댄다. 이에 대한 브랜트의 대답은 극장에서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 영화는 많은 부분을 원작에 빚지고 있다. 하드보일드 범죄스릴러의 거장 켄 브루엔의 ‘톰 브랜트’ 시리즈 중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또 다른 인기작인 ‘잭 테일러’ 시리즈 중 ‘런던 불러바드’ 역시 인기각본가 윌리엄 모나한의 감독 데뷔작으로 낙점됐다. 제시카 심슨과 힐러리 더프의 뮤직비디오로 알려진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은 광고·뮤직비디오 감독들이 빠지기 쉬운 ‘서사의 빈곤’ 함정을 비교적 영리하게 피해갔다. 차기작을 기대해 볼 만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대가 된 어린 왕자와 여행 간다면…

    1942년 미국 뉴욕의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생텍쥐페리가 냅킨에 장난삼아 그림을 그렸고, 그것을 본 출판업자 커티스 히치콕이 “그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이 ‘어린 왕자’의 탄생 비화다. 히치콕이 뭘 그린 거냐고 물었을 때 생텍쥐페리는 “별것 아니오. 그냥 마음에 담아서 다니는 어린 녀석이지요.”라고 답했다. 어린 친구가 바로 ‘어린 왕자’이자 생텍쥐페리의 외로운 ‘야간비행’ 내내 그와 함께했던 또 다른 생텍쥐페리였다. ‘어린 왕자 두 번째 이야기’(A. 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지식의숲 펴냄)는 어린 왕자가 10대가 되어서 다시 우연한 기회에 주인공 ‘나’와 함께 길을 떠나면서 나누는 대화와 일화로 구성되어 있다. 생텍쥐페리의 종손이자 생텍쥐페리재단 이사장인 프레드릭 다아게는 “생텍쥐페리가 살아 있었다면 지금의 사람들에게 남겼을 주옥 같은 메시지”라고 이 책을 평가했다. 저자인 로엠메르스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시인으로 아르헨티나 문학가협회에서 그를 문학 대사로 임명한 바 있다. 그가 쓴 ‘어린 왕자 두 번째 이야기’는 전 세계 15개국 이상에서 출판됐다. 생텍쥐페리 재단에서 극찬한 두 번째 이야기는 철저하게 작가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에서 구현했던 세계관과 인물 캐릭터를 기반으로 원작에 걸맞은 후속편으로서의 완성도를 보여 준다. ‘나’의 자동차 여행길에 우연히 같이 탄 10대의 어린 왕자는 여전히 질문을 쏟아낸다. “운명이라는 건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하는 길인가요? 사람들이 자기 운명을 바꿀 수는 없나요?”란 어린 왕자의 질문에 ‘나’는 “네가 어떤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강물이라고 가정해 보자. 강물은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찾으려 애쓰며 자신을 가로막는 산을 피하려고 할 거야. 어려움이란 건 바로 네가 도중에 발견하게 되는 커다란 바윗덩어리 같은 거란다. 만약 강물이 그 바윗덩어리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면 결국 강물을 막는 둑처럼 쌓이고 말 거야. 반대로 그게 나타날 때마다 하나씩 이겨내면서 나아간다면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게 되고 그 물은 수정처럼 맑아져서 바위들을 씻기고 반질반질하게 해서 점점 더 빛나게 만들 거야.”라고 말해준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지구에 나타난 어린 왕자는 ‘어린 왕자’와는 또 다른 경험을 하지만 그 안에는 ‘어린 왕자’에서 깨달았던 인간적인 가치는 물론 정서적 공감을 하게 하는 메시지들이 가득하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박물관 속 ‘세월’ 엿보니 역사의 발자국 소리가…

    박물관 속 ‘세월’ 엿보니 역사의 발자국 소리가…

    ‘스키피오의 눈물’이 떠오른다. 오랫동안 로마를 괴롭혀 온 카르타고의 한니발을 굴복시킨 명장 스키피오. 골칫거리가 두번 다시 살아나지 못하도록 카르타고를 철저히 짓밟는 광경을 바라보는 스키피오의 얼굴에는, 웃음이 아니라 눈물이 머문다. 카르타고의 최후에서 로마의 미래를 봤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최고라지만, 언젠가 로마도 한줌 재로 돌아가리라. 그렇다면 카르타고의 흔적이 복원된다면? 그래서 승자 로마가 패자 카르타고의 교훈을 잊지 않는다면?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만나게 되는 독일 작가 칸디다 회퍼(67)의 작품들은 그런 의미에서 ‘회퍼의 미소’쯤으로 불러도 될 듯하다. ●복원된 ‘노이에스 뮤제움’ 내부 풍경 촬영 회퍼는 인물 사진에서 시작해 미술관, 극장,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의 내부를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다. 이번 한국 개인전에 내놓은 작품들은 독일 베를린의 신박물관(노이에스 뮤제움)의 내부 풍경을 찍은 사진들이다. 19세기 중반 지어진 신박물관은 2차대전으로 파괴된 뒤 60여년간 방치됐다가 1997년 복원설계 공모에 뽑힌 영국의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복원한 건물이다. 치퍼필드는 요란하고 파격적이고 멋진 건축 대신 극도로 절제된 건축을 지향하는 건축가다. 그래서 복원 작업도 ‘절대 손대지 않음’으로 일관했다. 건물에 묻어 있는 세세한 총탄 자국 하나하나까지 고스란히 다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10여년에 걸친 복원작업 끝에 2009년 재개관했다지만 복원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고쳐가고 있다. 이렇게 긴 세월, 굼뜨다 못해 어떻게 보면 갑갑할 정도로 느려터진 시간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건물 그 자체가, 그 건물이 품고 있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역사라는 판단에 따라서다. ●건물 품고 있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역사 회퍼는 치퍼필드의 제안을 받아들여 복원작업이 진행 중인 신박물관에 들어가 다양한 사진작업을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한 작품들은 2009년 이후 작업한 최신작들이다. 박물관이다 보니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중세 유물들을 보관해 둔 공간을 고스란히 프레임에 담았다. 크기도 마찬가지. 벽에 걸린 사진들 앞에 서면 박물관 내부에 발을 내디딘 듯 친숙해진다. 치퍼필드와 죽이 잘 맞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회퍼의 사진에는 어떤 요란스러움도 없다. 조도를 일일이 측정해 가며 자연광을 고스란히 살려 내서 정직하게 있는 광경 그 자체를 촬영했다. 알록달록한 타일, 벗겨지고 긁힌 자국은 물론 모든 요소들이 생생하다. 전민경 국제갤러리 큐레이터는 “촬영 현장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다. 실제 공간에 들어서 보면 아주 낡은 건물인데 사진에서는 화사하게 빛나고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고 전했다. ●사람 흔적 없어도 그리스·로마가 생생해 홀딱 벗은 누드화인데, 색스럽다기보다 몸뚱어리 그 자체로 증언대에 선 모습이다. 그래서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데 저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저벅저벅 들려오는 듯하다. 지우려야 지울 수 없는 역사의 발자국 소리가. 대한민국사를 성공의 역사로 새롭게 쓰자는 목소리가 요란한 요즘, 깊은 울림을 주는 전시다. 25일까지. (02)735-8449.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애니일리 없어 살아 있잖아

    애니일리 없어 살아 있잖아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제작. 오는 8일 개봉하는 3차원(3D) 애니메이션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은 미국 할리우드 두 거물의 만남만으로도 연말 극장가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다. ‘틴틴’이라는 캐릭터에 매료된 두 감독은 지난 2001년 의기투합해 8년여간 이 작품을 준비해 왔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 ‘거장의 만남 ‘틴틴’ 시리즈는 벨기에 출신의 만화가 에르제(필명)가 소년 기자 틴틴의 모험을 그린 만화로 총 24권의 시리즈가 51개 언어로 80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1929년에 첫 등장해 총 3억 5000만부 이상 판매되며 100년여 동안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전으로 스필버그가 30년간 영화화를 갈망할 정도로 ‘어드벤처의 정석’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에트에 간 땡땡’을 시작으로 24권이 번역되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전 세계 역사상 가장 열정적인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만화 캐릭터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강자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틴틴의 거침없는 모험담을 빗대어 “땡땡은 세계에서 나의 유일한 라이벌”이라고 말한 것은 유명하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도 자신의 작품 세계에 디즈니보다 틴틴이 더욱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동서양 각국과 아프리카, 이집트, 티베트 등의 다양한 국가는 물론 사막, 극지방, 바닷속, 달나라를 넘나드는 틴틴의 모험은 과학의 진보와 사회적 이슈 등 20세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 아편을 퍼뜨리는 국제마약 밀매단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는 ‘푸른 연꽃’은 1930년대 유럽인들의 동양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고, 1953년과 1954년에 발간된 ‘달 탐험 계획’과 ‘달나라에 간 틴틴’은 로켓 설계도 등 달 탐험과 관련된 과학 기술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묘사해 틴틴이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한 1969년보다 15년이나 빨리 달에 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그만큼 틴틴의 이야기는 어린이는 물론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대상이었다. ●입체적인 캐릭터 구현 vs 약한 스토리 구조 개봉에 앞서 국내 언론에 먼저 공개된 ‘틴틴:유니콘호의 비밀’은 기존의 3D 애니메이션과는 확실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캐릭터의 매력이나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무늬만 3D’였던 최근 애니메이션과 차별성이 두드러졌다. 활자화된 만화에서 3D로 다시 태어난 주인공 틴틴은 이마를 찌푸릴 때 나타나는 주름과 주근깨가 있는 콧잔등을 찡그리는 표정, 뛸 때 흩날리는 금발머리의 움직임까지 마치 실사로 착각할 만큼 캐릭터를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구현해냈다. 이는 ‘아바타’에서 활용됐던 이미지 위주의 캡처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해 인물의 표정과 희로애락의 감정까지 잡아내는 이모션 3D 기술을 통해 가능했다. 틴틴과 함께 모험을 펼치는 사고뭉치 하독 선장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극의 균형을 잡아준다. 언뜻 스필버그 감독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악당 사카린도 눈길을 끈다. 각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는 제이미 벨(틴틴), 앤디 서키스(하독 선장), 대니얼 크레이그(사카린)가 각각 맡았다. 영화의 큰 줄거리는 우연히 시장에서 유니콘이 박힌 모형배를 사게 된 틴틴이 배에서 떨어진 비밀지도를 발견하면서 생기는 모험과 소동을 그리고 있다.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이 만든 ‘인디아나 존스’ 못지 않은 정교한 연출력과 화려한 스케일로 웬만한 실사 ‘해양 어드벤처’ 영화에 버금가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린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탓일까. 원작은 충실하게 구현됐지만, 인물간의 갈등구조가 약하고 스토리의 흡인력이 떨어져 성인 관객들의 높은 기대치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체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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