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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자연 앞에 겸손한 사회체제/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새해로 넘어오는 길목에 우리는 너무나 참혹한 현실과 마주쳤다. 인도네시아 아체주 해상에서 리히터 지진계 규모 9의 강한 지진과 해일이 발생하여 인근 국가에서 십수만 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순식간에 이렇게 많은 인명을 앗아간 것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정도뿐이었다. 삭막한 도시를 떠나 아늑한 고향 어촌에 가족과 함께 정착한 순박한 가장은 졸지에 딸과 아내를 잃었고, 아웅다웅하면서도 올해보다 나은 새해의 희망을 꿈꾸던 한 지붕 삼대(三代)의 작은 행복은 해일에 씻겨 갈가리 찢어졌다. 더 잃을 것도 없는 이들에게 전염병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고향을 떠나 우리나라에 온 이곳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 이번 지진해일로 인해 지구내부의 밀도가 변하여 자전주기 축이 얼마나 이동했는지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의 기후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산업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온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 변화가 계속돼 자연재해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따라서 이미 시작된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지구상에서 우리의 생존 여부가 걸린 절박한 문제이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방식은 크게 물리적 적응과 사회경제적 적응,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 적응은 홍수 통제, 가뭄 방지, 수자원 보호대책과 같이 기상 이변이나 자연 재해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 정책을 의미한다. 사회경제적 적응은 이보다 훨씬 넓은 개념이다. 환경친화적인 조세제도, 에너지 저소비형 건물, 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대중교통시스템 등 기후 변화나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정치, 경제, 사회 제도 전반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던 제10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는 기후 변화 적응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긴 했으나 주로 물리적 적응대책이 논의되었을 뿐 사회경제적 적응대책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가 없었다. 물리적 적응대책은 효과가 가시적으로 분명하고, 개발을 주도하던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댐건설이나 제방축조 등이 새로운 사업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적응대책은 장기적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훨씬 더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의 삶의 양식, 인식, 태도 등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더 빨리 가고, 더 많이 갖고, 무한한 경쟁 속에서 이웃을 물리쳐 승리하는 것만이 미덕이라고 칭송받는 체제에서 벗어나, 이웃과 더불어 천천히 가면서 자연의 이치에 다시 귀 기울일 수 있는 겸손한 사회 체제로 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체제는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군사 전쟁이 종식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지축이 흔들리고, 십수만 명이 단 몇 분만에 파도에 휩쓸려가는 지구의 응징 앞에서 정치적, 종교적 명분이나 자원 확보를 이유로 일으키는 전쟁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마치 홍수로 떠내려가는 집안에서 황금을 움켜쥐고 잠시 황홀해 하는 부자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지구상에는 이미 많은 생명체가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인간도 그 중의 하나이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가 정말로 지혜롭다면 자연의 질서에 순응할 수 있는 문명의 대전환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새해가 바로 그 문명 전환을 위한 큰 지혜가 나타나는 첫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 “이라크 침공때 WMD 없었다”美 ISG 최종보고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전경하기자|미국이 지난해 3월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WMD)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미국의 독자적인 조사결과 확인됐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과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축출 명분으로 줄곧 내세웠던 ‘이라크의 WMD 위협 증대’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대선 정국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라크의 WMD 의혹에 관해 독립적 조사를 진행해 온 이라크서베이그룹(ISG)의 찰스 듀얼퍼 단장은 6일 이같은 내용의 최종 보고서(듀얼퍼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그는 후세인의 위협은 미국 침공 당시 즉각적으로 제거해야 할 위협이었다기보다 먼 장래에 있을 수 있는 위협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듀얼퍼 보고서에도 불구,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9·11테러는 테러리스트들이 화학·생물무기나 원자폭탄을 입수할 가장 유력한 장소가 어디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돌출한 것이 바로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이었다.”고 주장했다.블레어 총리도 보고서가 후세인이 WMD를 개발할 의향을 갖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는 1991년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했으며 95년 생물무기 프로그램도 포기했다.갖고 있던 생물·화학무기는 재생산 가능성에 대비,약간의 샘플만 빼고 92년까지 폐기처분했다.후세인은 장거리 미사일 체계 개발을 원했지만 탄두개발에서 거의 진척이 없었다.화학무기는 지난해 이라크 침공을 기준으로 수개월 내에 겨자무기,1년 이내에 신경가스 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단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후세인은 이란에 대한 억지책으로 WMD 존재에 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 일부 고위관리들도 존재 여부를 명확히 알지 못했다.또 후세인은 9·11테러 이후 국제정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WMD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금수조치 해제를 유도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듀얼퍼 보고서는 유엔의 이라크 제재조치인 석유식량계획하에서 이라크 정부로부터 불법적인 석유구입권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기업과 개인 명단을 공개했다.이들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대량의 석유를 싼 값에 사 큰 이익을 남겼고,후세인은 이 돈으로 미사일 부품을 비롯한 각종 금지품목들을 수입했다고 지적했다.명단은 미국과 영국의 기업이나 개인은 삭제된 채 공개됐다. dawn@seoul.co.kr
  • [기고] ‘우라늄 실험’과 원자력 연구/함철훈 가톨릭대 법학과 교수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까지 과학계에는 새로운 원소가 발견될 때마다 혹성의 이름을 따서 원소를 부르는 습관이 있었다.우라늄은 ‘우라누스(천왕성)’에서,플루토늄은 ‘플루토(명왕성)’에서 각각 이름을 땄다. 명왕성이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죽음의 신’이란 이름을 가졌으니 여기에서 연유된 플루토늄이 오늘날 인류를 대량학살할 수 있는 원자폭탄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어떤 운명을 타고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원자력이 이 세상에 끔찍한 파괴의 모습으로 처음 실체를 드러낸 때가 1945년 8월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폭 투하였다면,‘평화의 사자’로서 다른 모습을 드러낸 것은 원자력발전을 통하여 세상에 빛을 밝히고 방사선을 이용하여 각종 질병에 치료의 길을 연 일 등이다. 이처럼 원자력을 이용한 기술은 군사적·평화적 목적으로 함께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성이 존재하며,그렇기에 원자력의 평화적 활동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없도록 예방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국제적으로 요구되었다. 그 결과 미국의 주도로 유엔 산하에 195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립되었고,이어서 핵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적 약속인 핵 비확산조약(NPT)이 1970년 발효되었다. 우리나라는 1975년 NPT의 당사국이 되었으며,같은해 IAEA와 안전조치 협정도 체결하였다.1970년대 첨예한 남북대치 상황에서 카터 미 행정부의 돌연한 미군철수 통보는,안보공백의 한 대안으로서 한국정부가 핵개발을 추진하려 한다는 국제적 의혹을 일시나마 불러일으킨 일이 있었다.이러한 사정으로 우리나라는 핵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행한 극미량의 우라늄 분리실험을 놓고 외국의 일부 정치가·언론이 마치 한국정부가 핵무기 기술개발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식으로 문제 삼고 있다.하지만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임계질량은 순도 90%이상의 농축우라늄 15㎏ 정도는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력연구소가 실험에서 추출한 농축 우라늄의 양은 0.2g에 불과하다.따라서 이러한 방법으로 핵무기 하나를 만들려면 동일한 실험을 10만번 정도 되풀이해야 한다.따라서 핵개발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부풀려 핵무기 관련 의혹으로 비화시키는 것은 무언가 다른 저의가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오늘날 우리와 같은 핵 비보유국이 핵무기를 몰래 만들려면 우선 IAEA와 미국의 엄격한 감시망을 뚫어야 한다.설령 이들의 감시망을 피해 우라늄을 빼돌린다 하더라도 이를 처리할 농축공장이 있어야 한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농축공장 또한 IAEA의 철저한 감시대상이기 때문에 몰래 건설할 수 없다.설령 농축우라늄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이용하여 원자폭탄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므로 원자력연구소의 실험을 핵개발로 몰아치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국제사회에서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 없도록 핵 비확산의 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우라늄을 분리했을 뿐인 그 실험이 원자력 연구·개발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자원은 없고 땅덩이도 작은 나라,게다가 인구밀도는 세계적인 나라가 바로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다.자원의 매장량에서,땅의 크기에서 우리가 다른 나라에 밀린다면 우리는 생각의 크기에서 맞서나가야 한다.우리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어디까지나 우수한 인력이 아니겠는가. 함철훈 가톨릭대 법학과 교수
  • [‘82년 플루토늄 추출’ 파장] 플루토늄-원자·수소폭탄 주재료

    플루토늄이 관심을 끄는 것은 농축우라늄과 함께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의 주재료로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고순도 플루토늄 1㎏은 원자폭탄 하나의 위력을 지닌다.또 500g의 플루토늄은 5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플루토늄의 원소기호는 ‘Pu’,원자번호는 94이다.1940년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시보그,맥밀런 등이 발견한 동위원소로 태양계 행성인 명왕성(Pluto)에서 이름을 따왔다.자연에서도 극미량이 존재하지만 핵분열 생성물인 우라늄이나 넵투늄으로부터 용매추출법,이온교환수지법,침전법 등의 방법으로 인공제조된다.천연우라늄의 99.7%를 차지하는 우라늄238은 핵분열을 일으키지 않지만 원자로에서 중수소로 충격을 가하면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일으키는 플루토늄 239로 만들어진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兩彈一星’ 중국의 새 구호로

    부국강병(富國强兵)을 표방하고 있는 중국에서 ‘양단이싱(兩彈一星) 정신’이 새로운 구호로 등장하고 있다. 양단(兩彈)은 마오쩌둥 시대인 1960년대 중국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에 성공한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이싱(一星)은 인공위성을 뜻한다. 당시 중·소 국경분쟁 이후 외부 지원이 단절된 상황에서 중국은 불굴의 노력으로 원자탄과 수소탄,인공위성을 자체 개발했던 정신을 본받아 중화(中華)의 부흥과 국방력 강화에 매진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양단이싱 구호의 등장 배경으로 개혁·개방 이후 청소년들의 도덕·사상적 ‘무장 해제’를 꼽고 있다.최근 중국정부가 ‘포르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배포업자들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단이싱’ 구호는 지난달 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가 ‘핵 사업 50주년 기념식’에 참석,발언함으로써 처음으로 등장했다.후 주석은 치사에서 “과학기술 인원과 간부들은 양단이싱의 정신으로 핵사업 발전에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양단이싱’은 주요 신문과 언론의 제목으로 뽑혀 중국 인민들에게 주목을 끌었다. 이어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최근 칭화(淸華)대 1기 국방부 취업 학생들의 공개편지를 공개했다.이들 졸업생 51명은 전자공정,정밀기계과를 졸업한 ‘딩샹(定向·진로를 정함) 학생’들로 2000년 9월 국방부 취업을 조건으로 칭화대에 입학한 첫 졸업생들이다. 이들은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주석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양단이싱의 정신을 통해 국방사업의 역사적 과업을 완수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냈다.장 주석은 즉각 답신을 보내 “귀하들은 국방건설 일선에서 군 현대화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사업에 공헌하기 바란다.”고 치하했다. 사회주의 이념의 후퇴와 함께 이념적 공백을 중화주의로 채우려는 움직임은 최근 부국강병을 정책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이다.이를 위해 중국이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 전역을 휩쓸었던 ‘레이펑(雷鋒) 배우기 운동’과 유사한 ‘양단이싱 정신’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태풍재난/손성진 논설위원

    1959년 추석날,태풍 ‘사라’가 지나가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수소폭탄을 제조하는 인간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제15호 태풍 ‘메기’는 다행히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동해로 빠져 나갔다.‘메기’는 우리말이다.태풍 이름은 2000년부터 아시아 14개국이 10개씩 낸 이름을 순서대로 사용하고 있다.우리는 개미,나리,장미,수달,노루,제비,너구리,고니,메기,나비를 냈다.태풍은 세계에서 한해 80개 정도 생겨난다.발생지에 따라 태풍(북태평양),허리케인(북대서양·카리브해),사이클론(인도양),윌리윌리(호주 부근 남태평양)로 부른다. 태풍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을 띠는 것은 지구의 자전 때문이라고 한다.태풍은 7월부터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주로 북동진해 우리나라와 일본 쪽을 지난다.태풍의 예상 진로도는 선이 아니라 원으로 표시한다.태풍의 눈이 위치할 범위를 예측해 원으로 나타낸 것이다.12시간 후보다 24시간 후의 진로가 더 불확실하기 때문에 원이 크게 그려진다.태풍의 파괴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최고 10만배에 이른다고 한다.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했던 것은 몇년전까지는 ‘사라’였다.인명피해만 849명이었고 37만여명의 이재민을 냈으며 농작물 60%를 휩쓸었다.2002년 8월31일 단 하루만에 강릉지방에 870.5㎜의 비를 뿌린 ‘루사’는 무려 5조 4600억원대의 재산 피해를 안겼다.지난해 9월 남해안에 상륙한 ‘매미’는 중심 기압 950h㎩,순간 최대 풍속 초속 60m로 ‘사라’의 기록을 갈아치웠다.태풍이 반드시 피해만 주는 것은 아니다.폭염을 가시게 하고 바닷물을 뒤집어 건강하게 하며 적조를 퇴치한다.특히 가뭄이 극심할 때 비바람을 몰고오는 약한 태풍은 반갑게 맞을 ‘효자 태풍’이다. 태풍은 인간의 힘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자연재앙이다.지난 100년간 태풍으로 사망한 사람은 1만명에 이른다.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유비무환의 자세다.이번 태풍에 피해를 본 농어민들과 이재민들이 용기를 내서 아픔을 딛고 속히 일어서길 바라는 마음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저주에 갇힌 59년… 원폭피해 첫 실태조사

    “원폭 피해자의 문제는 일본과의 외교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개개인의 생존차원 문제입니다.자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가 어떻게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한국 원폭2세 환우회’의 김형률(34) 회장은 13일 정부에 갖는 서운함을 이렇게 표현했다.원폭 피해자 1세는 물론 2,3세들에서도 원폭피해가 나타나고 있으나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 ●적십자사 등록 원폭 1세대만 2100여명 김 회장의 어머니는 6살 때인 1945년 가족과 함께 일본 히로시마에서 미군이 투하한 원자폭탄에 노출됐다.“피폭 당시 외할아버지와 큰이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김 회장은 “어머니는 다행히 살아남아서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돌아왔지만 원폭의 피해는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몸무게는 37㎏에 불과하고 폐기능의 70%가 손상된 상태다.선천성 면역체계 결핍으로 갖은 병치레와 폐렴만 15차례 걸리는 등 태어날 때부터 병약했다.그는 “함께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동생은 생후 1년6개월만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나처럼 원폭 피해를 2대에 걸쳐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실태조차 아직 파악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현재까지 유일한 실태조사인 보건사회연구원의 1991년 조사에 따르면 1932명의 원폭피해자 중 41.4%가 “1명 이상의 자녀가 원폭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대답했다.자녀 4명 이상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답한 사람도 23.6%에 달했다. 그는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원폭 1세대만 2100여명”이라면서 “이들의 자녀가 7000∼1만여명에 달한다고 할 때 얼마나 많은 2,3세가 원폭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을지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경북 합천에 살고 있는 노모(27)씨는 원폭 3세 피해자다. 노씨는 “19살 때부터 전신에 털이 빠지기 시작했다.”면서 “암환자처럼 온몸의 털이 빠졌는데 조직검사를 해도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노씨의 할아버지(88)는 히로시마에서 3㎞ 떨이진 곳에서 원폭에 노출됐으나 본인은 물론 자녀들도 문제가 없었다.노씨의 질병의 뿌리를 ‘원폭’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정밀진단은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 고통 더 커져 원폭 2세들은 정부의 무관심으로 더 속상하다. 지난 6월15일 한국 원폭2세 환우회와 원폭2세 환우 공대위는 경남 합천에서 실시한 일본 원폭전문의사단의 진료에 한국 원폭2세 환우들도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원폭 피해자 2세를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을 실시하기는 어려우며 자료를 수집 중”이라는 답변만 보내왔다. 김 회장은 “일본도 2002년부터 원폭 2세에 대한 역학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일본의 결과만을 기다리기에는 한국의 원폭2세가 60세를 넘기기 때문에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며 ‘선 지원 후 규명’을 요구했다. ●국가위원회,뒤늦게나마 조사착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1일 원폭피해자 2세의 현황과 건강상태에 대한 연구용역 사업을 발주,연구기관으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를 선정했다.올해 말까지 원폭피해 2세들의 신상자료와 유전질환 등 건강상태를 중점 조사키로 한 것이다. 인권위의 결정은 ‘원폭 2세 환우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가 지난해 8월 원폭피해자 2세에 대한 인권보장과 실태조사를 요구하며 낸 진정이 인권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효섭 이효용기자 newworld@seoul.co.kr
  • [시네마천국]재난영화 ‘투모로우’ 4일 대공습

    대자연의 재앙이 인간을 공격하는 이야기는 할리우드가 끊임없이 눈독들여온 소재다.4일 개봉하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제2의 빙하기가 인류를 대재난에 빠뜨린다는 줄거리의,여름시장을 정조준한 블록버스터이다. 감독은 ‘스타게이트’‘인디펜던스 데이’‘고질라’ 등 특수효과로 무장한 블록버스터에 일가를 이룬 롤랜드 에머리히.기상이변이 소재인 만큼 이번에도 특수효과의 비중은 대단하다.천문학적인 제작비 1억2000만 달러의 대부분을 시각효과에 쏟아부었다. 저명 기상학자인 잭 홀 박사(데니스 퀘이드)는 남극탐사에서 빙하층의 이상징후를 발견한다.국제회의에 참가해 조만간 지구온난화로 대재난이 닥칠 거라고 경고하지만,미국 정부는 경제적 부담을 핑계로 충고를 무시한다. 다음 전개는 예상대로다.일본의 대형 우박,인도의 폭설,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토네이도 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줄잇는다. 할리우드의 막강 돈줄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스펙터클이 여보란듯 화면을 채워나간다.행인들의 머리 위로 무차별 떨어지는 축구공만한 우박,달리는 자동차를 종잇장처럼 구겨버리는 토네이도 등 극사실묘사로 시작부터 “볼거리로 승부보겠다.”고 장담하는 듯하다.눈요깃거리는 이전의 어떤 재난영화들보다 푸짐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흐름은 예측가능한 쪽으로 평이하게 풀려나간다.재난극에 빠져서는 안될 항목인 휴머니즘은 가족애를 통해 부각된다. 퀴즈대회 참가차 뉴욕에 간 잭 박사의 아들 샘(제이크 길렌할)과 여자친구 로라(에미 로섬)는 갑자기 도시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면서 도서관 꼭대기에 고립된다.워싱턴에 사는 잭 박사는 동료 둘을 데리고 빙하에 묻힌 도시를 헤치며 아들을 구하러 나선다. 관람포인트를 어디다 찍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듯하다.개연성있는 극한상황에 조난물 특유의 긴장감,현기증나는 스펙터클 화면을 원한다면 본전생각은 나지 않을 작품이다. 뉴욕으로 향한 잭 박사 일행이 도시 빙벽을 ‘등반’하는 과정은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조난영화다. 하지만 특수효과로 ‘칠갑’한 포장을 뜯어내고나면 서사를 기대한 관객들은 허술한 알맹이에 실망할지도 모른다.지구의 절반이 빙하에 잠겨간다는 긴박한 드라마 틈새로 애절한 부정(父情)이 끼어들어 감동을 길어올리는 얼개는 질리도록 봐온 터다. 블록버스터 재난영화에 감초처럼 등장해온 백악관이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잭 박사의 충고를 무시하다 뒤늦게 전전긍긍하는 미국 부통령 캐릭터를 통해 힘과 경제논리로 일관하는 백악관에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혹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뉴욕의 참상은,총탄이 난무하는 테러영화들보다 오히려 더 끔찍한 느낌이다. 할리우드의 고집센 보수성을 탈피하려는 노력은 영화의 미덕이다.야릇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대목들이 몇 있다.빙하를 피해 멕시코 국경을 떼지어 넘는 미국인들이 불법이민자로 전락했다.환경문제를 등한시해온 부시 대통령쪽에 대선악재가 될지 모른다는 입방아들이 나올 만하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재난영화 다시보기 재난영화의 공통점은 스케일과 스펙터클이 보장된다는 점.물량공세에 자신있는 할리우드가 여름영화시장을 겨냥해 쉼없이 재난영화를 내놓는 건 그래서다. 내친김에 블록버스터 재난영화들을 다시 챙겨보자.더위를 물리치기엔 시시한 공포물보다 낫다. 스펙터클의 묘미를 즐기려면 천재(天災)영화들이 더 좋겠다.규모를 따진다면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이 맨먼저 꼽힐 만하다.거대행성이 시시각각 지구로 돌진해 온다는 설정.진한 휴머니즘과 강렬한 특수효과가 상승작용을 일으킨 영화는 재난블록버스터의 전범이 되다시피 했다. 미미 레더 감독이 연출하고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딥 임펙트’도 지구와 혜성 충돌을 소재로 삼은 대작. 화산폭발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단테스 피크’‘볼케이노’가 대표적이다.‘볼케이노’에서는 거대한 용암이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삼키고,‘단테스 피크’에서는 원자폭탄의 600만배에 달하는 화산폭발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아찔하게 묘사됐다.스크린을 녹여버릴 듯 대형화재가 섬뜩한 작품으로는 ‘어블레이즈’‘분노의 역류’를 빼놓을 수 없다.좀 오래된 영화들도 챙겨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재난영화의 효시로 꼽히는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년),고층빌딩의 화재참사를 긴박하게 그려낸 ‘타워링’(1974년)이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 치장의 역사 /베아트리스 퐁타넬 지음 낭만주의 시대 여인들은 창백해 보이기 위해 벨라돈나 풀로 만든 마약과 동공을 확장시켜 주는 아트로핀을 복용했으며,눈 주위에 기미를 만들려고 밤새 책을 읽었다.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았던 퐁파두르 후작부인은 임종할 때 얼굴에 분을 발라 달라고 했고,프랑스 혁명 당시 모나코 공주는 단두대에 오르기 전에도 화장을 했다고 한다.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한 사회를 읽는 문화적 코드이기도 하다.명화를 통해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미의 역사를 읽는다.책은 ‘마법의 발톱 또는 순결한 손’ 등 8장으로 구성됐다.1만 2900원. ●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주명철 지음 ‘오스트리아 계집’‘오스트리아 암캐’‘적자(赤字)부인’이라 불린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숱한 음란문학의 대상이 됐고 양성애자라는 공격을 받기도 한 앙투아네트는 낭비로 나라를 망치는 데 한몫했다.뿐만 아니라 루이 16세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남성의 영역을 여성화했다는 혐의도 받았다.앙투아네트는 정말 소문처럼 음란하고 사치스러웠을까.앙투아네트를 사칭한 1785년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기사건을 통해 18세기 후반 프랑스 사회를 살핀다.이 목걸이 사건은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1만 8000원. ● 혁명의 역사 / 페터 벤데 엮음 17세기 중엽까지만 해도 혁명은 급격한 변화를 불러일으켰지만 결국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다.예컨대 토머스 홉스가 1640∼1660년 영국혁명을 ‘혁명’으로 파악한 까닭은 그것이 왕정 부활과 함께 순환운동으로 끝났기 때문이다.책은 먼저 혁명의 의미를 밝힌다.칼 마르크스는 “모든 혁명은 기존 사회를 해체한다.그런 의미에서 혁명은 사회적이다.모든 혁명은 기존 폭력을 무력화한다.그런 의미에서 혁명은 정치적이다.”라고 선언했다.미국혁명(1763∼1787년),1979년 이슬람혁명,동독의 89혁명 등 17개 혁명을 분석했다.2만 5000원. ● 발명/옮김베른트 슈 지음 중세에는 사람들이 새의 날개를 흉내낸 옷을 만들어 입거나 널찍한 외투를 걸치고 탑에서 떨어져 죽는 사례가 많았다.비행에 대한 환상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서 케플러와 프랜시스 베이컨을 거쳐 라이프니츠와 루소에 이르는 비행프로젝트 입안자들의 리스트만 봐도 잘 알 수 있다.이 책은 50가지의 발명을 통해 인류 문명의 변천사와 과학의 역사를 살핀다.마분지 한 장으로 우연히 엑스선을 발견하게 된 뢴트겐,학문에 대한 성취욕과 원자폭탄의 해악 사이에서 갈등한 아인슈타인 등의 일화도 소개한다.‘해냄 클라시커50 시리즈’중 한 권.1만 8000원. ● 중동의 화해 /브루스 페일러 지음 중동지역에서 탄생한 세 개의 일신교 즉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는 지배세력이 되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서로 아브라함을 소유하려고 애썼다.그런 연유로 세 종교는 아브라함의 정체성을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해석했다.아브라함이 번제물로 바치려던 아들은 그리스도인과 유대인에겐 이삭인 반면,모슬렘에겐 이스마엘이다.또 그리스도인은 이 사건을 예수의 희생에 대한 전조라고 믿었지만,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실제로 죽였고 이삭이 부활했다고 믿었다.책은 세 종교의 공동 조상인 아브라함을 통해 중동분쟁의 근원을 살피고 화해를 모색한다.1만 5000원.˝
  • 윤영엽 前대사 영화보고 53년만에 동생유해 찾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나서 53년 만에 무공훈장과 6·25때 전사한 동생 묘소를 찾을 수 있었지요.” 윤영엽(73) 전 뉴질랜드대사는 요즘 그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무겁고 긴 회한에 빠져 있다.그는 지난달 중순 육사 12기 동기생들과 영화 ‘태극기‘를 관람했다.그뒤 윤씨의 사연을 잘 아는 동기생 한 사람이 윤씨의 군번(0233879)과 동생 윤영록의 군번(0233878)을 혹시나 하고 육군본부에 조회했다.그랬더니 6·25때 추서된 윤씨의 무공훈장이 육군본부에 보관돼 있을 뿐만 아니라 동생의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전해 듣고 반신반의하던 윤씨는 육군본부 부관감실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야 실감이 났다.무공훈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6·25때 산산조각났다는 동생의 유해가 현충원에 안치돼 있다는 사실이 더 큰 충격이었다.윤씨는 그날 밤새도록 엉엉 울었다. 윤씨의 사연은 이러했다.1950년 12월4일.평양고보 2학년에 재학중인 윤씨에게 모친은 “유엔군이 곧 원자폭탄을 떨어뜨린다고 하니 동생 영록이를 데리고 빨리 월남하거라.꼭 한달째 되는 날 다시 만나자.”고 등을 떠밀었다.윤씨는 한살 아래인 동생과 서둘러 피란 대열에 합류했다.수색을 거쳐 서울 중부경찰서 주변까지 내려왔다. 살길이 막막한 윤씨 형제는 신문팔이에 나섰다.그러던 어느날 낯선 사람한테서 “서대문 배화여고에 가면 하루 세 끼는 얻어먹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가보니 정말 식사를 제공했다.대신 200명 안팎의 다른 젊은이들과 제식훈련 같은 것을 해야 했다.일주일 후 이들은 배화여고에서 신설동 서울사대부고로 옮겨졌고 군복과 군화를 지급받았다. 그달 말 형제는 인천에서 해군 함정(LST)에 실려 부산의 육군제2훈련소로 갔다.이때부터 둘은 서로 헤어지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잠을 잘 때에나 집합할 때에도 꼭 붙어다녔다.하루는 부대에서 주소·성명을 써내라고 했다.동생 영록이가 불안한 듯 “형,우리가 형제인 줄 알면 분리시킬 텐데 어쩌지?”라고 말했다.당시 형제끼리는 같은 부대에 근무시키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결국 동생은 성을 바꿔 ‘김영록’으로 써냈다.이후 윤씨는 분대장으로 동생은 분대원으로 10여차례 크고 작은 전투에서 생사를 같이한다. “금화지구 사창리전투 때였지요.소대장이 연대본부에 근무시킬 분대원을 한명 차출하라고 하기에 동생을 얼른 추천했습니다.연대본부는 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한달쯤 지난 51년 6월 ‘천불산전투’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윤씨에게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중공군의 82㎜ 박격포탄에 맞아 연대본부 부대원 20명이 몰살했다는 것이다.동생의 유해를 추스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당했다고 했다.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복수밖에 없었습니다.전장을 미친 듯이 누비며 마구 총을 쏘아댔지요. 이번 주말에는 동생묘 앞에 훈장을 놓고 맘껏 울어 볼랍니다.” 일흔을 넘긴 노병의 눈시울은 금세 젖어들었다. 김문기자 km@˝
  • 일제 강제징용 배상 가능성 열어

    한일 청구권협정 관련 문서가 공개되면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청구권 협정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65년 청구권협정을 체결하면서 우리 정부는 일제시대 관련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했다.일본은 우리나라에 10년간 3억 달러를 무상으로,2억 달러의 차관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근거로 일본 사법부는 일본 정부의 보상의무는 모두 소멸됐고,법적 미비로 보상받지 못한 것은 사법부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이에 일본,일본기업을 상대로 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은 대부분은 1심에서 패소했다.‘우키시마호 소송’처럼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가 여론에 밀려 항소심에서 뒤집힌 경우도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에 대한 피해자 개인의 손배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며 일본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맞섰다.지난 74년 대일민간청구권보상에관한법률을 제정,징용사망자 8552명과 재산 7만4967건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했다며 우리 정부의 보상책임은 회피했다.그러나 당시엔 부상자,위안부,원자폭탄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한일양국은 ‘핑퐁게임’을 하면서도 40년간 한 목소리로 청구권협정 체결과정 등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법원은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유일한 방법은 청구권협정 관련 문서를 공개하는 일이라 판단했다.재판부는 “무기도 없이 싸움에 나가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원고들이 일본 정부나 일본 기업들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도록 협의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공개될 자료가 일본의 손배청구권이 소멸됐는지 알 수 있는 결정적 증거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어업에 관한 협정,재일교포의 법적 지위 및 대우에 관한 협정,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 등에 대해선 “한일 양국의 긴밀한 외교관계를 고려할 때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日, 피폭한국인에 원호수당/이르면 9월부터…1000명에 최대 月35만원 지급

    일본이 1945년 8월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한국인에게 이르면 9월부터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건강관리수당 등 원호수당을 지급한다. 한적 관계자는 10일 “원호수당 대상자는 1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히고,“피폭 한국인의 대부분(95%)은 5등급에 해당하는 건강관리수당으로 월 3만 4030엔(약 35만원)을 받으며,나머지는 보건수당 1만 7070엔 등 6가지 수당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수당은 한적이 일본으로부터 일괄적으로 받아 개인통장에 입금하게 된다. 이번 수당 지급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 징용병으로 일본군에 복무하다 피해를 입은 곽귀훈씨가 1998년 피폭 후유증 치료 차 일본에 간 것을 계기로 월 3만 4000엔씩의 건강 관리 수당을 5년간 지급 받았으나 그후 한국으로 귀국했다는 이유로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했고,지난해 12월 승소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도운기자 dawn@
  • [사설]58년 걸린 피폭 한국인 인정

    원폭피해 한국인들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일본은 10일 원폭피해 한국인들에게 빠르면 다음달부터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원호수당을 지급한다고 밝혔다.이는 일본이 일본 밖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들에게도 일본 원호법에 따른 피해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1945년 8월6일과 9일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꼭 58년만이다.너무도 늦은 결정이지만 피폭 한국인들의 피맺힌 한을 다소나마 씻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이로써 3000여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원폭 피해자들이 피해 정도에 따라 많게는 월 3만 4030엔(약 35만원)의 건강관리수당 등을 받을 전망이다.이는 북한에 사는 1000여명의 피해자들에게도 언젠가는 적용될 것이다.일본은 그간 재외 원폭 피해자들에 대해 일체의 피해보상을 거부하다 1990년 한·일 정부간 합의에 따라 40억엔(당시 환율 270억원)을 한국인 원폭 피해자 복지기금으로 내놓은 게 고작이다.우리는 일본이 수만명의 한국인들을 강제 징용해 전쟁터에 투입했다가원폭을 맞게 했다는 역사적 잘못을 인정하고,피해보상을 하겠다는 진일보한 의지가 이번 결정에 담겨 있다고 본다.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일본 오사카 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일본에 살다 한국으로 이주한 원폭피해자 곽귀훈씨에게 건강관리 수당을 계속 지급하라.”고 판결했다.따라서 이번 조치는 이의 후속조치 성격을 띠고 있다.하지만 일본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국가가 개인에게 직접 보상하는 형식을 피하겠다는 속셈이다.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피해자들이 원호수당 신청에 앞서 반드시 일본을 방문해 건강수첩을 발급받도록 한 것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 전쟁을 이용한 과학자 그들을 부추긴 위정자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어니스트 볼크먼 지음 석기용 옮김 / 이마고 펴냄 이탈리아 도시국가간 전쟁이 끊임없던 15세기 천재화가이자 과학자,군사기술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20세기에나 구경할 각종 신무기들을 스케치하면서 그 내용을 거꾸로 적어 놓았다.자신이 고안해낸 무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져 실용화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러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전쟁은 대량살상무기의 경연장이 돼가고 있고,과학자들은 더 나은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전쟁과 과학,그 야합의 역사’(어니스트 볼크먼 지음,석기용 옮김,이마고 펴냄)는 고대 전차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수천년을 이어온 전쟁과 과학의 어두운 공생관계를 파헤친다. 과학은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봉사하고 이용당하기만 한 것일까.군사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과학자들은 전쟁으로 인해 자신들의 존재를 위정자에게 각인시키고 중요성을 인정받아 왔으며,전쟁은 자신들의 연구를 실험해 보고 과시할 좋은 무대이기도했다는 것.저자는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이 지적했듯이,평범한 병원균이 대량살상 무기로 탈바꿈할 수 있음을 미생물학자들이 병사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 생물학전 무기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20세기초 세균학이 각종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나치와 일본군의 생체실험에 결과적으로 기여한 것이나,아리스토텔레스·갈릴레이·오펜하이머 등이 애국심이나 돈벌이를 위해 살상무기 개발의 밑그림을 그린 것 등을 폭로한다. 갈릴레이는 1597년 ‘군사시설 건축법’을 학생들에게 개인교습하는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기하학적이고 군사적인 컴퍼스’라는 장비를 개발,군대에 제공했다.함선의 선체와 전함을 제작하기 전의 모형을 만드는 일로 베네치아 병기창에 봉사하기도 했다.그런가하면 하이젠베르크는 1939년 9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스스로 독일군 무기 담당국을 찾아가 당시 원자폭탄 제조를 위해 조직돼 있던 핵물리학자 팀을 자신이 이끌겠다고 자청했다.석달 후에 그는 폭탄제조법에 관한 논문을 내놓았다.다빈치 또한 잠수함의 기본 아이디어는 서술하되 세부내용은 적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도덕적 딜레마를 비켜갔지만 순수 과학자로 남은 것은 아니었다.다빈치는 베네치아 병기창에 고용돼 대포를 주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이런 과학자들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위정자들이다.그들은 권력유지를 위해,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학이 도덕과 원칙을 무시하는 것을 묵인하고 조장해 왔다.냉전을 거치면서 과학은 권력과의 공생을 지나 시녀로 전락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원폭 희생 징용 한국인 한맺힌 신음소리 못잊어”/ 7년만에 장편 ‘까마귀’ 출간 한수산

    “제가 정치가나 변호사였다면 사회운동으로 싸웠을 것입니다.저는 무력한 이야기꾼에 불과하지만 소설로나마 그들(징용 한국인)의 한맺힌 삶을 재현하여 사회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싶었습니다.” 작가 한수산(57)이 7년 만에 장편 ‘까마귀’(해냄)를 내놓았다.5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 징용으로 끌려가 원자폭탄에 희생된 한국인들의 한을 다룬 것이다.올 4월부터 1년 예정으로 미국 UC버클리의 한국학연구소 방문학자로 이민사를 연구하고 있는 그가 출간에 맞춰 잠시 귀국했다.10일 서울 인사동에서 그를 만나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작가가 징용 한국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9년.당시 재일교포 3세의 뿌리를 추적하다가 ‘나가사키 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회’를 만난 것이 계기였다.90년부터 현지 취재를 시작해 ‘지옥의 섬’이라 불린 해저탄광 하시마와 징용자의 기숙사 등을 수차례 조사하고 피폭자 증언을 담았다.중간에 중앙일보에 93년부터 2년9개월 동안 ‘해는 뜨고,해는 지고’로 연재했으나 애초의 뜻을 살리지 못했다는생각에 “새로 쓰는 심정”으로 다시 쓰기 시작했다.작품 배경과 무대를 새로 짜면서 집필에 매달려 200자 원고지 5200여장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이를 위해 그가 모은 자료는 스스로도 “피폭에 관한 최대 자료”라고 자부할 정도. “저를 여기까지 붙들어 안고 온 것은 신음소리였습니다.피폭 뒤 모국어로 ‘어머니’ ‘물’을 찾으며 죽어간 한국인들의 신음 소리를 결코 잊을 수 없었습니다.” 작가는 취재 도중 작품의 무대인 하시마 섬의 여관방에서 신음소리에 가위 눌려 일어나 울었던 기억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고함과 신음소리에 깨어보니 새벽 3시였습니다.주위엔 죽은 한인들에 관한 자료가 가득했고요.순간 ‘왜 이리 힘든 길을 나섰을까’라고 울며 후회도 했지만 여기서 멈추면 작가로서 직무유기라고 다그치며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의 혼이 밴 작품은 ‘지상’ ‘우석’ 등 하시마에 끌려온 한국인들과 그들이 한국에 두고온 인물들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들이 생지옥에서 피우는 인간미와 우정과 사랑이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에 힘입어 되살아난다.노예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자유를 찾아 탈출하다 체포당하기를 거듭하는 도중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매듭짓는다. 작품을 쓰는 내내 “구한말 각각 외세를 등에 업고 편가르기에 몰두하다 나라를 잃었나,우리는 왜 지지리도 못났나?”라고 탄식했다는 그는 역으로 북벌을 준비했던 효종대왕과 같은 기개있는 인물을 소재로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가는 다음의 말로 작품 의도를 참혹하고도 가슴 아프게 요약했다.“피폭 조선인의 시체에 까마귀가 달려들었다…일본의 화가 마루키 이리(丸木)부부는 이 참상을 그림으로 그렸다.시신을 뜯으며 새카맣게 뒤덮인 까마귀 떼 사이로 희디흰 치마저고리 하나가 떠가고 있는 그림이다.” 글·사진 이종수기자
  • 국제 플러스 / 美상원, 소형핵무기 연구 승인

    |워싱턴 연합|미국 상원은 20일(현지시간) 소형 핵무기 연구·개발 금지안을 폐지해달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요청을 51대 43으로 승인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이같은 상원의 승인에 대해 새로운 무기경쟁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비난했다. 1993년 제정된 소형핵무기 연구·개발 금지안의 철폐 요청은 4005억달러 규모의 2004년 국방예산안에 포함돼 있으며 상원 의원들은 21일 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소형 핵무기의 연구는 허용하되 개발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타협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하원이 21일부터 심의하게 돼 있는 국방예산안에는 소형 핵무기의 개발은 안되지만 연구는 허용하도록 돼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투표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생·화학무기 저장소를 파괴하는데 유용한 소형 핵무기에 대해 연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정부는 단지 이들 무기를 연구만 할 계획이라면서 개발이나 배치,사용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그는 강조했다.소형 핵무기는 5000t 이하의 폭발력을 가진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중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1만 5000t의 폭발력을 가졌었다.
  • 美 소형核 개발허용 추진 안팎

    10일(한국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가결한 2004년도 국방예산안의 세부내역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핵무기 연구·개발 금지안을 폐지’하는 조항이다. 이 철폐안의 가결은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의 대상이다.첫째,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의 핵비확산전략의 변화를 읽는 가늠자라는 점이다.둘째,북한·이란 등 신흥 핵보유 가능국에 대한 억지 전술로 쓰일 가능성이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10일 후자에 초점을 맞춘 심층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타임스는 상원 군사위가 소형핵무기 연구·개발을 금지한 이른바 ‘스프래트-퍼스 수정안’의 폐기안을 격론 끝에 가결해 상원 전체회의로 송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형 핵무기의 경우 파괴력이 덜하기 때문에 작은 핵보유국들을 억지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미 정부 관리들의 지적을 전했다. 93년 존 스프래트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퍼스 하원의원의 발의로 제정된 ‘스프래트-퍼스 수정안’은 TNT 5000t 미만에 해당하는 소형 핵무기의 연구·개발을 금지하고 있다.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TNT 1만 5000t에 해당한다. 물론 이 폐지안은 미 하원 군사위원회와 하원·상원 전체회의 통과라는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한다.각 단계마다 수정될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스도 이 소형 핵무기 연구·개발 재개 방안이 미 조야에서 엄청난 찬반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민주당 의원들과 군축론자 등은 “군사기술의 발달로 재래식 무기가 소형 핵무기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마당에 이 철폐안이 핵무기 확산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찬성론자들은 “위험인자를 주변에 퍼뜨리지 않고 (불량국가들의)생화학무기를 태워 버리거나,핵개발 야심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소형 핵무기가 적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종 결론이 어떻게 귀결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다만 이 폐지안이 부시행정부내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 강경파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때문에 이 폐지안은 당장엔 연구·개발 허용에 포인트가 맞춰져있으나,장기적으로 사용 가능성을 열어 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최근 북핵문제와 관련,강온 양면 전략을 쓰기로 입장을 정리 중인 사실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구본영기자 kby7@
  • 클로즈업/ ‘맥아더와 한국전쟁’ 재조명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정전협정 50주년을 맞아 맥아더 장군의 실상과 한국전쟁을 재해석하는 ‘맥아더와 한국전쟁’(오후 11시30분)편을 11일·18일 2주에 걸쳐 방송한다. 더글러스 맥아더 미 극동군사령관은 한국전쟁사에서 논란의 인물이다.인천상륙작전은 중요한 공헌으로 꼽히지만,한편으론 한반도내의 제한전을 주장하던 트루먼 대통령에게 도전해 중국과의 전면전을 주장하고,원자폭탄의 사용을 계획하는 등 전쟁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작진은 섬너 맥아더 연설문 작성 담당,프랭크 색튼 극동사령부 보좌관 등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맥아더와 한국전쟁에 얽힌 진실을 파헤친다.또한 1950년 12월 맥아더가 26개의 원자폭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트루먼 대통령에게 요구했다는 사실도 비밀문서를 통해 밝혀낸다.한편 지난 1월말 시작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5번째 시리즈는 이 프로그램으로 마무리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이런책 어때요 / 코드 북

    사이먼 싱 지음 이원근 등 옮김 / 영림카디널 펴냄 흔히 1차세계대전은 화학의 전쟁,2차세계대전은 물리학의 전쟁이라 불린다.1차대전 때 독가스와 염소,2차대전 때 원자폭탄이 최초로 사용됐기 때문이다.앞으로 3차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이는 ‘수학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한다.전쟁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할 정보제어가 수학자들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이 책은 암호의 역사와 그 이면의 비밀들을 소개한다.16세기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가 스스로 만든 암호로 인해 함정에 빠져 결국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에게 처형당한 이야기가 그 한 예다.원제 ‘The Code Book’. 1만 5000원.
  • 부시의 전쟁/커지는 反戰 목소리...세계 곳곳 전쟁 참상에 분노 폭발

    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로의 진격이 본격화되고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23일(이하 현지시간) 지구촌 곳곳에서 반전의 파고(波高)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포탄 파편과 피로 얼룩진 바그다드의 참상을 목격한 세계인들은 곳곳에서 전쟁의 참상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반전·반미를 토해냈다. ●이슬람권,“부시와 블레어는 ‘악의 축’”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에서는 어린이를 포함,20여만명의 시위대가 “악의 축은 부시와 블레어”라고 외치며 미·영 연합군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1000여명의 시민들이 미 대사관을 에워싸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초상화를 불태우며 미국의 침공을 비난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만여명의 시위대가 “미·영에게 죽음을”,“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고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는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한 장애인들이 붕대를 감은 이라크 어린이의 사진을 들고 의회까지 행진했다. ●이웃나라들,“우리는 후세인 포기 않는다”” 이웃 요르단에선 대학생 4000여명이 남부 마안에서 “우리는 후세인 대통령과 이라크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외치며 미군과 미 대사를 요르단에서 추방할 것을 요구했다. 터키에서는 미군에게 영공을 개방한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700여명의 시위대가 이스탄불 시내에서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1만 6000여명의 대학생이 3일째 반전집회를 이어간 이집트 카이로에선 이날까지 8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전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일부 아랍권 지도자들이 사태진화에 나서기도 했다.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우리가 온 힘을 다해 전쟁을 피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해명했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형제 이라크인의 시련에 고통과 고뇌를 느낀다.”며 시위대에게 호소했다. ●콜로세움엔 애도의 검은 깃발이 이탈리아에선 이라크 침공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검은색 깃발이 로마의 상징 콜로세움에 내걸린 가운데 평화를 염원하는 마라톤이 열렸다. 스페인 내전 당시 최대의 학살지이자 피카소의 벽화로 유명한 게르니카에서는 주민 100여명이 “더이상 게르니카는 없다.”라고 새겨진 깃발을 들고 연합군의 공격 중단을 외쳤다. 호주에서는 캔버라를 비롯,시드니와 애들레이드 등에서 4만여명의 시위대가 2000명의 병력을 연합군에 파견한 존 하워드 총리를 비난하며 파병된 병력의 조속한 귀국을 촉구했다. 일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를 비롯,각 도시에서 2000여명이 평화행진을 벌였고 미국 워싱턴에서는 2차대전을 비롯,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했던 퇴역군인 수백명이 반전집회를 열였다. 황장석기자 외신 sur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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