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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먼저 판 재계 이제와서 대책 요구”

    재계가 10일 정부에 환율대책을 건의했으나 정부로서는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는 일각의 비난에도 ‘시장개입’ 이외에는 구체적인 수단이 없는 게 외환당국의 한계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외환당국은 ‘구두개입’ 의지를 밝히며 부분적으로 시장에서 달러화를 사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의 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 관계자는 “환율이 떨어지는 원인을 우선 살피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동시에 흑자를 보고 있는 데다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추세에 따라 아시아권의 통화 강세는 불가피하다는 것. 따라서 국제수지 흑자에 따른 환율 하락분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환율 안정 장치가 작동할 것이라는 뉘앙스가 깔렸다. 문제는 환율하락의 속도와 폭이다. 외화당국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쏠림현상’이 심해 시장에 개입할 경우 부작용만 생길 수 있다.”면서 “하지만 4개월 사이 원·달러 환율이 9% 하락한 것에는 문제가 있어 이미 시장안정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시장개입 이외에도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환시채) 한도의 확대를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을 못마땅해하고 국가채무만 늘린다는 지적에 따라 환시채 발행 한도를 지난해 15조원에서 올해 11조원으로 줄인 국회가 흔쾌히 응해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가 동의해 준다면 ‘실탄 확보’라는 차원에서 시장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게 자본유입을 막는 데 보탬이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이 있지만 남은 규제는 ‘투자’용 해외부동산 매입을 완화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투기 열풍에 대한 국내에서의 논란이 적지 않아 정부로서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가 건의한 ‘공기업 외화차입 시기조정’ 문제는 공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가능하지만 금융기관이나 일반기업에까지 적용되기는 어렵다. 한국투자공사(KIC)의 해외투자 활성화는 아직 요원하고 원자재 및 부자재 조달을 위한 한국은행의 통화스와프 대출제도는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재계가 먼저 달러화를 팔아놓고 이제와서 대책을 건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시아 공동통화’의 발행으로 역내 환율 안정을 꾀할 수 있지만 20∼30년이 걸리는 장기적인 과제로 현실성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역내 고정환율제도를 바탕으로 한 아시아 공동통화의 도입은 중국 위안화나 일본 엔화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징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적극적인 입장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원자재값도 폭등… 中企 ‘죽을 맛’

    원자재값도 폭등… 中企 ‘죽을 맛’

    고유가에 환율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산업계가 원자재값 폭등까지 겹치며 거의 ‘실신’ 상태에 빠졌다. 환율, 유가, 원자재값 세 가지 악재가 모두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외부변수라 사실상 무대책이다. 수건걸이, 수도꼭지 등의 제조업체인 삼원금속 관계자는 10일 “원자재인 아연과 전기동이 지난해 9월 대비 현재 100% 이상 올랐지만 제품 단가는 겨우 6% 올리는 데 그쳤다.”면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원자재 확보도 여의치 않아 중소기업들을 이중고에 빠트리고 있다. 황동봉 제조업체인 대창공업 관계자는 “제품 수요처에 원자재값 상승분을 반영시키지 못하는 점도 어렵지만 공장 가동을 위한 원자재 확보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최근에는 수입업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자동차부품 아연도금을 담당하는 B사 관계자는 “아연값은 2배로 뛰었지만 원청업체와의 관계 때문에 납품단가에는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동차부품업체들도 환율 등으로 워낙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최근들어 납품가 인하를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회사는 아연가격 폭등과 납품가 인하로 수익성이 거의 ‘제로’로 떨어지자 생산물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를 해가며 설비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비철금속협회에 따르면 전기동 가격은 지난해 12월 평균 t당 4576달러에서 올 1월 4734달러,2월 4982달러,3월 5102달러, 지난달 6386달러,5월에는 7635달러로 치솟았다. 최저점인 2002년 9월 t당 1478달러에 견줘 6배가량 뛴 셈이다. 김수봉 부장은 “다른 대체제를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서 “최근에는 생산량을 줄이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행동에 들어간 아스콘업계도 비상이다. 일부 중소기업들은 자금난과 가동중단 위기에 몰렸다. 아스콘연합회 김덕현 전무는 “정유사들이 지난해 3월 ㎏당 210원이었던 아스팔트 공급가격을 1년새 360원으로 무려 71.4%나 올렸다.”면서 “이 기간 국제 유가가 26% 오른 것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는 횡포”라고 주장했다. 산업자원부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최근 대책회의를 갖고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원자재 구매자금 3635억원을 조기 배분토록 하고 담보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원자재신용보증특례제도(1000억원 규모)를 이달 중 도입키로 했다. 연광, 알루미늄스크랩, 아연괴, 전기동, 니켈괴, 주석괴에 대해서도 할당관세를 적용, 수입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기업 30%, 벌어서 이자도 못낸다

    지난해 국내 기업 10개 가운데 3개는 장사를 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업체를 제외한 상장법인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넘지 못한 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30.8%로 2004년(26.4%)에 비해 4.4%포인트나 상승했다.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의 3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금융비용이 지난해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과 이자수익의 합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인데,100%를 넘지 못한다는 건 기업의 수입으로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율은 1996년에는 25.0%에 불과했으나 외환위기 당시인 97년,98년,99년에는 각각 34.2%,45.2%,35.6%에 달했다.이어 지난 2000년 27.1%로 급격히 떨어진 뒤 2001년 30.2%로 다소 높아졌으나 2002년 29.4%,2003년 28.6%,2004년 26.4% 등으로 계속 낮아졌다. 한은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 하락,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적자기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취약기업의 비중이 다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車·통신등 주력산업 부진

    4월 수출이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했지만 수입증가율이 더욱 가팔라 무역수지 흑자는 8000만달러 줄었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수출액은 257억 7000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2.7% 늘어 3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고 수입액은 242억 3000만달러로 14.0% 늘어났다. 무역수지 흑자는 15억 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000만달러 줄었다.1∼4월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11.2% 늘어난 997억 5000만달러, 수입은 17.6% 증가한 962억 9000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는 78억 900만달러에서 ‘반토막’ 이상 난 34억 7000만달러에 그쳤다. 4월 수출은 자동차가 1.2% 증가에 그치고 무선통신기기(-8.8%), 석유화학(-0.1%), 철강(-7.5%) 등은 감소하는 등 주력산업에서 부진했다. 산자부는 자동차 수출의 경우 원화절상으로 일본차 대비 경쟁력이 약화됐고 현대차 수사 등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저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수입은 원유가 53.3% 증가하는 등 원자재가 18.2% 늘어나고, 소비재도 승용차(44.4%), 휴대전화(716.7%),LCD TV(55.4%) 등을 중심으로 23.4% 증가했으며 자본재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13.8%), 산업기계(26.3%) 등에서 크게 늘었다. 산자부는 수출은 당초 전망세(3180억달러,11.8% 증가)를 유지하고 있으나 1·4분기 수출업체 수가 2만 43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개나 줄었고 1·4분기 수출채산성이 75.2로 6분기 연속 악화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수입은 당초 배럴당 53.1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예상했던 국제유가가 4월 말 현재 59.56달러로 급상승하는 바람에 2950억달러(12.9% 증가)를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무역수지 흑자가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산자부는 전망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국제油價 20%는 투기거품

    고유가의 주범은 국제 투기자본? 유가가 지난주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는 국제 투기자본의 개입이 크게 작용한 탓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유 선물’이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금’처럼 하나의 금융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단숨에 막대한 부를 챙길 수 있는 투기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국제 원유 시장의 연일 초강세로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이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며 속속 진입하고 있어 가파른 유가의 상승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한달 동안에만 투기 자본이 10억배럴에 이르는 원유 선물을 매입했다고 NYT는 전했다. 때문에 현재 유가의 최대 20%가량이 투기 자본에 의한 거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 사이에서 투기자본은 떼돈을 벌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를 사고 파는 거래 전문가들의 몸값도 함께 뛰었다. 평균 연봉이 100만달러(약 10억원)에 육박하고 일부는 1000만달러(약 100억원)도 너끈히 벌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최근 원유나 석유제품 선물 시장의 60%가 헤지펀드라고 보도했다.세계적인 연기금과 헤지펀드가 올들어 운용자산의 최소 1∼10%를 원자재에 투자, 선물 매매를 통해 현물 시장의 초과수요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대형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에너지 상품에 쏟아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석유·가스 등에 180억달러(약 18조원), 메릴린치는 25억달러(약 2조 5000억원) 안팎을 에너지 펀드로 모집했다. 물론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핵문제와 나이지리아 반군의 원유시설 공격,‘세계의 공장’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의 급증하는 수요, 다국적 석유 회사들의 정제시설 부족 등이 모두 고유가의 기본 원인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국제적 불안요소를 틈타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투기자본이란 지적이다. 지난 2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서방 세계의 증산 요구를 일축한 석유장관들은 “현재의 유가는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다. 현재 비축률은 최고 수준”이라며 투기자본 등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증산을 거부하며 고분고분하지 않는 OPEC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27일 OPEC을 미 법원에 담합 혐의로 제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고유가를 둘러싼 산유국과 소비국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75.17달러까지 치솟은 유가는 올들어 18%가 올랐다. 지난해 45%, 지지난해 28% 상승한 데 이어 가파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中 지나친 자원개발 ‘동남아의 허파’ 해쳐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자원 확보 욕구가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합법적 개발과 불법 벌목으로 이미 심각하게 훼손된 동남아의 열대우림지역에 중국 투자가 가세하면서 이 지역이 더욱 급속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중국 정부가 지난해 보르네오섬 개발협정을 맺은 사실을 들면서 “협정대로 개발이 진행되면 이미 절반 정도가 사라진 보르네오섬 열대우림이 대부분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간 개발협정은 중국의 투자를 유치해 보르네오섬의 열대우림 대부분을 팜 오일 농장으로 바꾸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벌목된 나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주요 내용이다.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건설공사를 위해 중국과 10억달러어치의 목재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동남아 국가들이 경제개발 명목으로 엄청난 환경파괴를 감수하면서까지 중국에 원자재 공급에 앞장서고 있다며, 섬에 남아 있는 삼림마저 파괴된다면 지역 생태계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jj@seoul.co.kr
  • [기고] 사람이 희망이다/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기고] 사람이 희망이다/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 5월의 따스한 봄볕을 온 몸으로 맞고 있는 동상이 있다. 바로 청년 전태일이다.1970년 당시 우리의 주요 먹을거리였던 섬유산업 현장에서 최소한의 노동보호를 요구한 ‘아름다운 청년’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생일,‘근로자의 날’을 맞아 우리 산업 역군 모두에게 축하인사를 드린다. 근대 산업 노동자는 기계의 대체물에 다름 아니었다. 영화 ‘모던 타임스’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바짝 붙어 끊임없이 나사를 조이는 찰리 채플린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격을 상실한 기계를 목격하며 쓴 웃음을 지어야 했다. 모두 알다시피 이른바 ‘메이 데이’는 이런 현실에 처해 있던 산업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익 실현을 위해 지금으로부터 꼭 116년 전 궐기한 날이다. ‘고도성장’,‘압축성장’은 우리 산업화의 눈부신 업적임과 동시에 어두운 그늘이다. 부존자원이 희박하고, 산업구조도 낙후된 상황에서 우리가 믿을 것이라곤 사람밖에 없었다. 남다른 교육열과 근면한 국민성, 거기다 강력한 국가규율로 일궈낸 것이 오늘의 산업화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열악한 환경을 인내하며 젊음을 헌사한 근로자들의 노고와 애환이 스며 있다. 정부와 기업들이 성장전략에 매진하면서, 근로자의 권익보호에 소홀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80년대 후반 비약적으로 성장한 노동조합은 이제 사회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이 원내에 진입했고, 양대 노총은 중요한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할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이제 노동계가 한걸음 더 나아갈 때가 아닌가 한다.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근로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노사는 이윤 몫을 두고 다투는 ‘제로섬’적 관계에 머물지 말고, 세계 일류라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윈윈’관계를 이뤄야 한다. 노동계는 임금 인상, 고용 안정 의제로만 역할을 한정하지 말고 기업의 명운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명실상부한 파트너로서 대승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 영세 사업장의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주면 좋겠다. 이런 주문은 고스란히 경영계에도 해당된다. 근로자를 비용으로 여기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세계 일류가 될 수 없다. 세계 일류 경쟁력은 세계 일류 인적 자원에서 나오며, 이는 근로자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 없이 저절로 성취될 리 만무하다. 최근 노사정간 대화의 가능성이 엿보여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지난 3월에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11개월만에 재개됐고, 최근에는 한국노총과 KOTRA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한 공동협력 약정’을 체결했다. 올해는 기업환경이 매우 어렵다. 중소기업의 경우 유가·환율·원자재 가격의 3중고에 허덕이며, 채산성 악화로 인해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노사 관계의 재정립을 위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자 협력의 필요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서로 한발짝만 물러나 우리 국민 경제의 앞날을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 십을 가져주길 당부드린다. 오랫동안 노동계는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추구해 왔다. 이제 우리 경제가 정체된 상태를 벗어나 도약하려면 근로자들이 대접받는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기업과 국민경제의 미래가 그들의 창의력과 혁신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어느 시구를 따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사람만이 희망이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우리 미래의 먹을거리는 바로 사람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 싶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 中금리인상에 증시 출렁

    중국 금리인상 충격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였다.28일 코스피지수는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 1년만기 대출금리를 5.58%에서 5.85%로 전격 인상한 여파로 32.80포인트(2.26%) 떨어진 1419.7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7.93포인트(1.14%) 하락한 685.44로 거래를 마쳤다.지난 2004년 4월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정책을 펼 것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던 ‘차이나 쇼크’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전날보다 1.22%(208.31포인트) 떨어져 1만 6906.23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금리인상은 2004년과 상황이 다르고 경기과열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단기적 충격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대우증권 주희곤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0.2%를 기록하자 경기과열을 우려해 대출금리를 소폭 인상했다.”면서 “철강, 화학, 기계 등 중국 의존도가 큰 업종을 빼면 장기적 안정대책으로 받아들여져 충격은 곧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중국의 금리인상 조치가 증시뿐 아니라 국내경제와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쏠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국은 올해에도 연평균 9% 이상의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열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금리인상’카드를 꺼내든 것도 과잉투자를 해소하면서 경기의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론적으로는 중국이 대출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경기가 진정되면서 중국내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에 대한 수출이나 투자는 줄어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대출금리 인상이 ‘원만한 조정’인 만큼 과열경기를 해소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조치로 부실대출의 위험을 미리 없앰으로써 나중에 ‘버블(거품)’이 붕괴되는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금리인상으로 중국내 투자와 생산이 줄어들면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예상된다. 우리기업으로서는 원가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대중국 수출이나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조치로 중국내 과열이 진정되면서 소비나 투자에 건전성이 확보되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투자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아주경제팀 이규인 차장은 “위안화 대출이 많은 기업이야 당장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번 대출금리 인상으로 중국내 과잉 업종이 정리되면 지속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조치로 미흡하면 행정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김경운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中企“환율928원땐 수출 불가능”

    “중소기업은 (원·달러 환율이)900원이면 다 죽습니다. 우리는 다음달에 원자재값이 7% 올라가는데 이러면 마이너스 수출이에요. 최근엔 수출단가가 맞지 않아 중국업체에 대형 바이어를 빼앗기는 경우도 있었어요.”(자동차부품 A중소기업 과장) “요즘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체 경제를 생각하고 일을 벌이고 있는지 정말 우려됩니다. 외부 경영환경이 나쁘면 내부 환경이라도 좋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전략적 접근이 아쉬워요.”(B그룹 전무) 떨어지는 환율과 치솟는 고유가 때문에 ‘죽을 맛이다, 미칠 지경’이라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25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업계 환율대응 간담회에서 업종 대표들은 “환율하락 속도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다.”며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의류업계 대표로 참석한 최정국 썬스타(주) 사장은 “회사 수익성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환율이 1000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환율하락으로 수출해도 남는 것이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 개입을 주장했다. 국내 최고기업인 삼성전자도 환율의 변동 폭이 크고 급격한 하락으로 단기 대응마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LG전자는 “환율이 1원 떨어지면 앉아서 64억∼70억원을 손해보지만 그렇다고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상사업계 한 부사장은 “매출의 50% 이상을 수출로 올리는 중소기업들의 상당수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적자 수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마른 수건 짜내듯이 하고 있지만 950원 미만의 환율이 한동안 지속되면 얼마나 버틸지 의문”이라고 했다.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소 수출기업의 ‘수출 불가능’ 환율은 928원으로 향후 환율이 이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전체 수출의 32%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의 고민은 이뿐이 아니다. 세무 조사와 검찰 수사가 기업들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할 맛’을 도무지 주지 않는 정부에 대한 힐난도 적지 않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경협 ‘윈윈전략’

    경협 ‘윈윈전략’

    23일로 사흘째를 맞은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북한 최대 비철금속 기지인 함남 단천지역의 공동 개발과 한강하구의 공동 이용에 대한 우리측의 제안은 경협의 ‘윈윈 전략’에서 나왔다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물론 당장 성사되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듯싶다. 군사적 측면 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단천특구 제안에 “남북 공동체 형성과 민족 공동번영의 토대를 넓혀나가기 위해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경협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우리측은 이미 지난해 7월 경제협력추진위에서 우리측의 경공업 원자재 제공-북측의 지하자원 개발권 제공 방안을 제시했다.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숙련된 인적자원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사만 되면 개성공단 특구, 금강산 관광특구에 이어 세번째 특구가 되는 셈이다.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노리는 외국 투자가들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해석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2170㎢의 단천시는 북한 최대의 지하자원 생산기지라는 점에서 외국의 기업들도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하구 공동이용 방안은 ‘경제’와 ‘평화’를 동시에 염두에 두고 나왔다. 이뤄질 경우 골재난을 해소하고,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고, 군사적 긴장완화라는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 관계자는 “수역에 양질의 모래가 최소 10억㎥(루베)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를 개발해 국내 골재난을 풀 수 있다.”고 말했다.1년에 수도권 수요가 5000만㎥이고, 절반인 2500만㎥만 개발해도 향후 건설경기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준설효과로 수위가 1m가량 내려가면서 우리측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고 개성, 서울, 인천 등을 연결하는 해상교통로가 형성될 수 있다. 중립 수역을 공동으로 개발할 경우 이를 사이에 두고 형성돼 있는 군사적 대치 상황 완화란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평양 공동취재단·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30여억원 도배질한 조선호텔

    30여억원 도배질한 조선호텔

    지금 수도 서울의 한복판 소공(小公)동 87번지엔 30억원의 돈을 높이 67m로 쌓아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국 최대의 규모와 한국 최고의「딜럭스」시설을 자랑하는 조선「호텔」신축공사가 바로 그것. 내(內)·외자(外資) 1천1백만「달러」를 들인 이 대공사가 착공 만2년2개월만인 오는「크리스마스」를 기해 문을 연단다. 든돈 1백원짜리로 깔면 경부(京釜)고속도로에 10줄로 30억원의 돈을 1백원짜리 화폐로 한줄로 늘어 놓으면 장장 4천5백km를 깔아 나갈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4백27km를 1백원짜리 지폐로 10줄 깔수 있다는 얘기다. 이 많은 돈을 들인 새 조선「호텔」은 얼마나 호화로운가? 건평 1천4백50평. 지상18층 지하2층에 5백4개의 호화로운 객실과「매머드」회의장「그릴」「바」「나이트·클럽」그리고 20개점포의 지하상가를 갖고있다. 객실 하나에 줄잡아 5백만원의 돈을 들인 셈이니 그 호화로움은 짐작할만 하다. 방마다 자동 온·냉방장치가 되어있는 것은 물론 방안의 벽지는 화초·산수·완자무늬가 들어있는 비단벽지로 되어있다. 건물형태는 Y자형.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하는 이 Y자형 곡선의 건물은 보는사람에게 안정감을 주며 굵은 기둥이 필요없이 가볍고 산뜻한 기분을 갖게 한다. 설계담당엔「힐튼·호텔」등「호텔」만을 전문적으로 설계해온 미국인「윌리엄·B·테블러」씨. 「테블러」씨의 설계에 이구(李玖)·정인국(鄭寅國)씨등이 참가, 한국고유의 멋을 살려 내려고 애썼다. 그 결과가 바로「스카이·라운지」천장에 마련된 은하수 모형. 견우·직녀의 슬픈 사랑의 전설을「나이트·클럽」의 천장에 새겨놓은 것이다. 국제회의 장소로 쓰일 대회의실엔 5개 국어를 동시 통역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다는 것도 자랑의 하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동시통역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워커힐」의「코스모스·룸」뿐이다. 갖은 풍상을 겪으며 53년동안 늙어온 옛 조선「호텔」이 그 문을 닫은 것은 지난 67년7월7일의 일. 그뒤 3개월동안 옛 조선「호텔」을 헐어내고 67년10월 신축공사에 착공, 현재까지 약 70%의 공사를 끝냈다. 손님이 사인하면 뭐든지 하지만 공짜로는 불가능 투자자는 국제관광공사와 미국「아메리칸·에어·라인」. 각각「5백50만 달러」씩을 출자하며 25년동안 공동 경영, 그 이익은 반반씩 나누기로 되어있으며 완공 30년뒤에는 완전히 국제관광공사로 그 소유권이 넘어오게 되어 있다. 한편 A·A(아메리칸·에어·라인)측은 대지사용료로 연간 17만7천「달러」를 우리측에 내기로 되어있고. 말하자면 A·A측은 30년동안에 조선「호텔」에 투자한 15억원의 돈을 뽑아 낼 수 있다는 속셈. 그래서 만약 25년뒤 관광공사측이 조선「호텔」을 완전인수하려면 A·A측에 5백50만「달러」의 6분의 1인 약 90만「달러」를 지불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A·A측이 조선「호텔」신축에 손을 댄 것은 단순한「호텔」경영상의 수지타산보다 더 깊은 뜻이 있다는게 관광계 인사들의 중론이다. A·A는 항공운수업이 아직까지 극동선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조선「호텔」의 경영에 참가함으로써 우선 한국선을 개설하고 이를 깃점으로 동남아 일대에 A·A항로를 개설하려는 원대한 포석이라는 것. 속셈이야 어쨌든 A·A가 조선「호텔」경영에 참가함으로써 국내「호텔」업계는 지금까지의 원시적 경영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조선「호텔」총지배인으로 A·A사에서 파견되어 현장에 나와있는「프랭크」씨의 말로는 우선 두 가지점이 종래의 우리나라「호텔」경영방법과 다르다. 그 하나가「류메틱·튜브·시스팀」. 각층은 물론 식당「바」「나이트·클럽」등 투숙한 손님이「사인」만 하면 모든 것을「서비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님이「사인」한 계산서는 1분안으로 압축공기통을 타고 회계에 전달된다. 그러니까 공짜손님이란 있을 수 없다. 가령 낮 12시「체크·아우트」「호텔」을 떠나는 손님이 11시30분쯤「그릴」서 식사를 마치고 나와 곧「호텔」을 나서면 미처「그릴」의 계산서가 회계에 전달되지 않아 식사값을 받을 수 없는게 한국적 현실이다. 그러나 조선「호텔」의 경우「류메틱·튜브·시스템」덕분으로 이런 공짜식사는 1백% 불가능하다. 계산서에「사인」을 하고「그릴」문을 나서기도 전에 이미 회계에 계산서가 전달되니까. 펜·클럽등 큼직한 행사로 명년 5월까지 이미 예약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총지배인실에 마련된「매머드」상황표. 이 판에는 5백4개의 객실은 물론「호텔」내의 1년치 모든 예약상황이 나타나 있다.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조선「호텔」의 장사는 시작된 것이다. 준공을 앞두고 마지막 손질이 한창인 조선「호텔」의 내부를 좀 더 살펴보자. 건축양식은 순 양식이 되었으나 당초 계획은 이 20층「빌딩」지붕을 팔각정(八角亭)기와로 얹으려던 것. 그러나 모형을 만들어 놓고 보니 그야말로 가관-. 그래서 이 기와지붕을 없애고 객실을 제외한 공용(公用)부분만 짙은 한국색으로 설계된 것이다. 「스카이·라운지」의 경우, 견우·직녀 천장을 비롯, 2개의 식당과「바」는 홍색(紅色),「볼·룸」은 황금빛을 주색(主色)으로 써서 한국의 때때옷 명절기분이 나도록 마련되어 있으며 객실안에 쓰여진 비단벽지도 역시 한국색을 살리기 위한 것. 한편「카페트」와 철제기구들은 미제(美製)를, 목제(木製)기구는 원자재를 수입해다 한국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 옛 건물 철거도중 황금구렁이가 나와 화제를 모았던 후원의 황궁우(皇穹宇)(이(李)태조의 위패를 모신 팔각정)와 석고분(石鼓墳)(고종(高宗)의 성덕비(聖德碑))은 원위치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호텔」정문도 그대로. 다만 미도파쪽의 담은 헐어 버리고 안이 들여다 보이는 철책을 세울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30억원의 돈은 또하나 장안의 명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 선데이서울 69년 8/31 제2권 35호 통권 제49호 ]
  • 납북자·DJ방북 집중거론될듯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21일 평양행 특별기를 탄다. 남북 장관급 회담에 수석대표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장관으로서는 북한과의 회담에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셈이다. 회담의 포인트는 17차례의 장관급 회담에 한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납북자문제다.‘과감한 경제지원’을 통한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법을 강조해 왔던 이 장관이 회담에서 내놓을 경제지원 리스트에 궁금증이 모아진다.●이종석 통일장관의 `데뷔전´ 북한도 자신들이 만든 리스트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양측의 수요·공급이 맞아떨어질지가 관심거리다. 경제지원 카드를 덥석 받아들이기에는 납북 일본인 처리과정의 교훈이 북한에는 부담이다. 이 장관은 회담 전망에 대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지, 실망을 드릴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납북자 문제 못지않게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방북문제다. 이 장관은 20일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해 장관급회담 추진상황을 설명하면서 DJ의 방북에 대해 “북측에 물어보겠다.”고 말했다.6·15 남북정상회담 6주년인 오는 6월15일 이전에 DJ의 방북이 이뤄지려면 이번 회담에서 매듭이 지어져야 할 판이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측의 입장을 분명하게 물어보고 거기에 대한 답이 있을 경우 관련된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북측이 대안을 제시하면 DJ 방북일정 협의는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이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지도 주목된다.●경공업 원자재 제공 합의도출 여부도 관심 경공업 원자재 제공문제에 원칙적 합의가 도출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초에 열렸던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실무접촉에서 북측은 경공업 원자재를 총액기준으로 유상제공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남측이 신발·의류·비누 등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하면 아연·마그네사이트, 인정광 등을 개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쟁점은 원자재 규모와 대가 상환방식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남측은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측이 시원한 답을 내놓을 것 같지는 않다.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체제 구축방안도 논의하게 되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세부적으로는 서해상 군사적 충돌 방지 방안과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가 의제로 떠오를 것 같다. 이 장관을 비롯한 대표단은 3박4일 동안의 회담 일정을 마치고 24일 특별기 편으로 돌아올 예정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설] 한·미 FTA 개성공단 포함시켜야

    개성공단을 둘러싼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한국을 밀어붙이기 위한 정지작업을 곳곳에서 하고 있다. 나아가 대북 맞춤형 제재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까지 내비친다. 경제와 남북관계 발전을 함께 고려할 때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문제는 향후 협상에서 반드시 관철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개성공단 제품은 한국산이 아니므로 특혜관세 대상이 아니라고 미리 못박고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과 동일하게 대우하는 내용의 한·싱가포르 FTA가 지난달 발효했다.7월 발효하는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FTA에서는 원자재의 60% 이상이 한국산이면 개성산이더라도 면세하기로 양측간 합의가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본협정에 서명한 한·아세안 FTA협상에서도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개성공단 문제를 한·미 FTA 타결을 가로막는 최대현안으로 부각시키는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 문제와 관련한 미 인사들의 언행 역시 일관성을 잃고 있다. 제이 레프코위츠 미 대북인권특사는 지난달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거론했다. 인권 차원에서 개성공단 근로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엊그제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정부 관계자를 만난 미 당국자들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 정권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한다. 근로조건 개선에 관심을 두었다가, 개성공단 남북경협의 축소·중단을 바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등 종잡을 수가 없다. 미국의 정치적 공세는 FTA 협상에서 다른 양보를 얻어내는 동시에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부 일각에서는 FTA 조기 타결을 위해 개성공단 문제를 우회하자는 견해가 나오지만 어물쩍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FTA 타결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협정문에 반드시 개성공단 제품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 원자재 투자펀드로 돈 벌어봐?

    원자재 투자펀드로 돈 벌어봐?

    국제유가와 구리값 사상 최고, 금과 은값은 각각 25년과 22년만의 최고치…. 요즘 외신들에 자주 등장하는 원자재값 폭등 소식이다. 기업들 자신과 기업의 수익이 반영되는 주식·채권시장에는 안 좋은 소식이지만,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되레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개인투자가들도 실물(원자재·commodity)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나오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석유, 실물투자의 중심 SC제일은행은 18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에 연동되는 파생상품 펀드인 ‘한국 골드 조기상환 원유지수 3단위 파생상품투자신탁 K-1호’를 내놨다.WTI 가격에 연동된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6개월마다 유가지수를 확인, 기준지수보다 높으면 연 12.5%의 수익률로 조기 상환된다. HSBC은행이 20일까지 파는 ‘더블파워 원자재 펀드’는 유가지수와 구리·아연 등 비철금속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6개월 비교시점마다 두 지수의 종가가 모두 기준지수보다 90% 이상이면 연 12.0%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다. 이에 앞서 이 은행은 원유투자상품 ‘파워오일 인덱스 펀드’를 3차 판매까지 실시,106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WTI에 따라 작성하는 유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기준지수보다 높기만 하면 연 12.0%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다.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이 팔고 있는 ‘우리 커머더티인덱스플러스 파생상품 투자신탁 제1호’는 원유 외에 가축, 금, 구리, 곡물 등 19개 종목의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판매를 시작한 지난 3월22일부터 4월17일까지의 수익률이 5.23%(연 73.42%)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원자재 시장에서 공급이 크게 부족해 앞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입금액 제한이 없는 점이 장점이지만 90일 미만 해지 때에는 이익금의 7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메릴린치가 지난해부터 국민·신한·외환 은행에서 팔고 있는 ‘월드 광업주 펀드’는 광물이나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해 12월부터 판매에 나서 387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고 수익률은 12일 기준 연 27.12%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커피·설탕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놨던 대한투자증권은 다음달쯤 2차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커피·설탕값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정투자 필요 원자재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가 높은 경제성장을 하면서 세계 원자재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물투자의 대표종목인 원유의 경우 중동의 정정불안으로 유가하락을 점치기가 어렵다. 이 점에서 투자의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강창주 대한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은 “실물은 생산국의 정치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전체 금융자산의 10% 내외가 안전하다.”고 충고했다. 원자재값 인상이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악재인만큼 분산투자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김반석 LG화학 사장 경영키워드 “외부 탓 하지 말고 내실 최우선”

    김반석 LG화학 사장 경영키워드 “외부 탓 하지 말고 내실 최우선”

    “외부 탓 하지 마라. 외부 환경을 극복하고 안을 살찌워야 살아남는다.” 지난달부터 국내 최대 화학업체인 LG화학을 이끌고 있는 김반석(57) 사장이 던진 올해 경영 키워드는 ‘내실 경영’이다. LG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달 10일 CEO에 취임한 뒤 가급적 외부 노출을 피하고 있다. 대신 임직원 회의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실속있는 경영 성과’가 올해 최우선 경영 과제라는 점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김 사장은 내실 경영 키워드 전파를 위해 서울 여의도 본사 및 여수 공장 등지를 돌며 지금까지 40개 팀의 부서장 및 직원들과 대화를 가지면서 업무 현황 파악에 나서는 동시에 자신의 경영 키워드를 강조했다. 김 사장이 내세우고 있는 내실 경영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 등 수익성과 관련된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비용절감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외부 환경이 나쁘더라도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결국 회사 내부의 잘못에 기인한다.”며 임직원들이 아무리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더라도 이를 쉽사리 수용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김 사장은 그러나 내실 경영 때문에 좀처럼 밖으로 나서지 않는 은둔 스타일의 경영인과는 사뭇 차별화된다. 우수 인재 채용 등 회사 경영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는 직접 나서는 적극적인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김 사장은 최근 미국 시카고와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해외 고급인력 채용설명회에는 직접 나서기도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국제 원자재값 급등

    금값이 25년만에 처음으로 6일 온스당 6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뉴욕귀금속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국제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601.9달러를 기록했다가 전날보다 7.2달러 오른 599.7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1980년 12월 이후 최고가다. 지난해 11월보다는 20%나 올랐다. 뉴욕의 귀금속 애널리스트들은 투기성 자본이 주식이나 원유 대신 금 매수에 나선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긴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뿐 아니라 은, 구리, 아연, 설탕 등 각종 원자재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구리값은 전례없이 t당 6000달러선에 근접했다. 이는 2년 전 평균의 2배다. 구리값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인도네시아 구리 광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한데다 멕시코에서는 광부들이 파업을 벌여 공급에 대한 불안 때문에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졌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이자율이 불확실해지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자금이 증권·채권 시장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값은 1990년대 증권시장 호황과 함께 안정세를 유지,2001년에는 25년만의 최저치인 온스당 255달러를 기록했었다. 유가 상승에 따라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이 대체연료인 에탄올을 만드는 데 사탕수수를 대량 사용하면서 원당 공급이 줄어 설탕값도 크게 올랐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고유가가 전세계적 경제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보고서를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IMF는 “세계적인 경상수지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면서 예상치 못한 급작스러운 조정으로 세계 경제가 혼란을 겪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고유가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확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2002년과 2005년의 미국 재정 적자는 미국 정부의 생각처럼 일본·중국 등 아시아 경제의 부상 때문이 아닌, 고유가 탓이라고 IMF는 분석했다.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는 “고유가로 올해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北·中 신밀월과 6자회담] 2004투자 130배 폭증 중국에 경제종속 심화

    [北·中 신밀월과 6자회담] 2004투자 130배 폭증 중국에 경제종속 심화

    북한과 중국이 ‘신(新) 밀월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된다. 경제협력 규모와 내용뿐 아니라 상호간 고위급 인적교류도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미묘한 정세변화가 우리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진단했지만, 북·중 신 밀월관계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종속 심화’를 뜻한다면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자칫 분단고착화의 동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북한의 중국 경사는 한반도를 완충지역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는 미국의 전략과 상충되기 때문에 새로운 갈등으로 증폭될 소지도 있다. ●작년 상반기 北·中무역 7억달러 돌파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투자는 2004년에 1억 7350만달러로 2003년의 130만달러에 비해 130배 폭증했다. 교역규모는 2003년에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04년에는 13억 8521만 달러로 35%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북·중 교역규모는 7억 4157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3% 늘었다. 북한의 대외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2000년 23.5%에서 2004년에는 39.0%로 두배 가까이 커졌다. 남한의 비중이 20.5%에서 19.6%로 오히려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칫솔·옷·옥수수 등 생필품의 90%가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지난해 3월 북한과 중국은 ‘대북 투자 촉진 및 보호 협정’을 체결했고 10월에는 ‘경제기술 협조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KIEP는 랴오닝성·헤이룽장성·지린성 등 동북 3성의 기업들이 주로 북한에 투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국 정부와 지방 정부 차원의 대북 투자 증가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이어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위원장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찾았다. 차오강촨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4일 북한을 방문해 경제협력에 이어 군사협력도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경제의 대중 의존 심화 현상은 중국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가볍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고 경고한다. ●中 원자재난·北 미국 제재 탈피하려 밀착 1949년 수교 이후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로 맺어졌던 북·중간 혈맹관계가 1992년 한·중수교로 악화됐다가 갑자기 밀월관계로 전환되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원자재 난에 직면했기 때문에 북한의 비교적 풍부한 원자재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텅스텐과 마그네사이트 등 광물의 북한 매장량은 세계 1위와 4위로 알려져 있다. 북한내 주요 자원의 잠재가치는 2287조원으로 추정된다. 정치적으로는 북한체제의 붕괴방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보라는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북한으로서는 국제적 고립과 미국의 제재에 따라 중국과의 밀착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북·중간 급격한 경제협력 관계 강화가 북한의 ‘동북아 4성화’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조명철 KIEP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북한 경제가 중국의 예속경제, 중국의 동북 4성이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양문수 경남대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동북 4성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대안은 남·북·중 3각협력” 북·중 신 밀월관계는 우리나라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명철 실장은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 편중현상은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수도 있으며, 다른 나라가 북한과의 무역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문수 교수는 “북한이 정치군사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운 높은 상황에서 경제적으로도 의존도가 심화된다면 남북 경제공동체 형성과 통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남·북·중 3각협력’ 등의 다양한 사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부시·후진타오 ‘무역 빅딜’ 가능할까

    부시·후진타오 ‘무역 빅딜’ 가능할까

    이달 중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압력이 거세지면서 미·중 간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사상 최대의 재정·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은 최대적자국 중국에 대한 환율 조정,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정치·군사 분야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까지 강력한 경쟁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에 대해 위협감을 느끼며 갖가지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의회에 보고한 2006년도 각국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무려 70쪽에 걸쳐 비판했다. 보고서는 영화, 음악, 소프트웨어 등 각종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해적판 유통 등 지재권 침해 및 단속 부재, 시장 진입 장벽 등을 지적했다. USTR는 앞서 지난 2월14일 ‘중국 무역 태스크포스’라는 특별 기구를 발족했다. 중국이 무역 거래에서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미 대외무역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무역적자액은 2016억 2580만달러(약 200조원). 미국이 단일국가와의 무역 거래에서 기록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다. 미 의회에서는 대 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미 상원의 찰스 그래슬리 재정위원회 위원장과 맥스 보커스 의원은 지난달 말 환율 불균형국에 대해 미 은행들이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중국의 환율 절상을 압박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미 의회에는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을 경우 27.5%의 환율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도 올라와 있다. 미국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부담을 느끼는 다른 국가들과도 연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달 30일 공동으로 중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관세 문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에 착수했다.USTR는 중국이 수입 자동차 부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WTO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 중국 무역 공세는 자동차 부품 수입 규제 문제에 이어 다른 무역 현안들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이달 중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 브루킹스연구소를 비롯한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대규모 원자재 수입과 중남미와 아프리카 산유국들에 대한 접근등을 위협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dawn@seoul.co.kr
  • 화물연대 광주서 전격파업

    철도파업에 이어 28일부터 전국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전격 돌입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이날 새벽 전날의 파업유보 발표를 뒤집고 파업에 돌입, 도로가 막힌 삼성 광주전자의 일부 납품업체가 원자재를 제때 공급하지 못했다. 또 경찰은 전국 조합원들이 몰고 온 트럭 760여대가 삼성 광주전자 진입로와 주변 하남산단 도로 등 4곳에 방치돼 차문을 따고 이들 차량을 처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 화물연대는 앞으로 냉연 및 압연코일을 생산하는 순천 현대하이스코의 농성 근로자들과 연대투쟁 방침을 밝혀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 화물연대 조합원 1200여명은 이날 조선대에 모여 ▲지난 7일 해고된 조합원 51명 복직 ▲운송료 현실화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의 단체협약 이행보증서 확약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가담자 전원에 대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 아래,11개 중대 1100여명의 경찰력을 삼성공장 주변에 배치했다. 앞서 이날 삼성전자 송신탑(높이 30m)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인 화물연대 광주지부장 김모씨 등 2명을 긴급체포했다. 광양컨테이너부두공단 관계자는 “삼성 광주전자 한 해 수출 물량이 4만 5000TEU(화물트럭 80대 분량)로 많지 않아 광양항 터미널 운영에는 별 영향이 없지만 파업이 오래갈 경우 화주들의 심리적 불안이 문제”라고 걱정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군산항내 3대 하역회사인 한솔CSN 소속 화물트럭 40여대가 이날 오후부터 수출입 화물의 선적·하역 작업을 전면 거부, 펄프 등 500여t의 물량이 제때 처리되지 못했다. 파업에 동참한 차량은 군산항 내 전체 화물트럭 350여대 중 10∼20% 수준이다. 또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내 최대 운송업체인 ㈜세방은 하루 40∼50대씩 광양항과 부산항에 장거리 화물트럭을 운행했으나 파업 이후 절반으로 줄였다. 또한 울산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200명 가운데 100여명도 광주 파업에 동참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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