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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원전부품보증서 15일이나 ‘쉬쉬’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발전소에 엉터리 부품이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보름 가까이 가동 중지 등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원전에 규정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 최악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원전 당국이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7일 한수원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제출한 사건 개요 및 경위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19일 해외 품질검증기관으로부터 부품 품질보증서 2건이 위조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사건이 공개된 지난 5일보다 보름 앞서 원전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한수원이 파악한 것이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달 22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이런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체 감사 등을 이유로 사실을 확인한 지 일주일이 지난 지난달 26일에야 지경부에 사건을 보고했다.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은 “국정조사를 통해 원전 관리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경부도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사실을 공개한 것도 한수원 보고를 받은 지 열흘이 지난 뒤인 이달 5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날에야 원전의 안전을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를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빅3·오바마 대북대화 ‘공감’… 최악 궁합은 피할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현재 가장 우호적인 관계로 평가받는 한·미관계의 미래는 오는 12월 19일 우리 대선 결과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차기 정부의 태도에 따라 미묘한 변화가 있을 수는 있으나 어떤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처럼 최악의 ‘궁합’은 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미 관계가 그동안 최상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대북정책에 있어서 동일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겪으면서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전환해 조건 없는 대화는 지양하고 있다. 현재 세 명의 유력 대선 후보들은 모두 현 정부보다는 유연한 대북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야권 후보가 집권할 경우 포용 기조의 강화로 엇박자를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한 오바마 2기 행정부는 2013년 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 2014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뜨거운 양자 현안을 앞두고 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제재 속에서도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는 만큼 향후 북한 김정은 체제의 태도가 중요한 변수”라면서 “미국이 한·미·일 3국 간의 안보협력 강화나 방위비 분담 등에 대해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에 경우에 따라 마찰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북핵 폐기에 실패한 만큼 대북 문제에 있어서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제사정이 호전되지 않으면 한국이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미국이 화해협력 기조에 발을 맞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국민들이 향후 4년의 미국의 ‘전진’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고 축하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지나간 근대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한국전쟁이 일어나 그야말로 폐허의 밑바닥에 내동이쳐졌던 한국이었다. 미국의 원조에 힘입어 겨우 기운을 차려 가던 한국이 드높은 교육열과 잘살아 보겠다는 각오가 있어 산업화를 이루고 세계 제9위의 무역대국이 되었다. 국운 상승의 증거가 되는 첫번째 쾌거는 한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또 한번 따낸 것이다. 유엔회원국도 되지 못하던 처지에서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이제 두 번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리에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엔안보리 진출은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의 일원으로서 국제평화와 안보유지를 위한 유엔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북한이 무무하게 날뛰는 현실을 보다 전향적으로 견제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두번째는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사무국이 인천 송도에 들어 오기로 결정된 것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중량감 있는 국제기구를 처음으로 유치하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루었다. 한국이 세계에서도 못사는 나라로 분류될 때를 생각하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GCF 유치 성공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국이 개도국과 선진국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국제사회가 인정했다는 점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고 오존층의 파괴 범위가 점점 넓어져 인류의 안전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녹색성장 정책을 주도하며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적극적 협력자로 활동하면서 그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인류사회의 공통적 고민인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문제로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이 될 것이다. 세번째는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되어 탄두 중량 500㎏, 사거리 800㎞의 미사일 개발과 보유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 아직도 제약이 있는 결정내용이지만 우선 급한 대로 이 정도라도 개정된 것은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촉매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국력과 국제적 위상, 평화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미국과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쉬운 협상이 아니었다. 탄두의 무게가 늘어나면 사거리가 줄고, 탄두의 무게가 줄어들면 사거리를 늘릴 수 있는 이른바 ‘trade-off’ 제도가 적용되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적어도 대전에서 북한 전역까지 도달하는 탄두 중량 1t의 미사일 개발이 가능, 북한 미사일 기지 9개가 탄두 중량 1t의 사정권 안에 들게 되었다. 미사일 기술 확산이라는 국제사회의 통제가 있는 마당에 한국이 미사일로 스스로 방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무역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미국, 칠레 등 세계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나가는 것도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발걸음들이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은 스스로 얼마나 잘난 존재가 되었는가를 잘 모른다는 것이 불가사의라는 말을 국제사회로부터 듣고 있다. 설령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잘난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도 한국의 속깊은 문화에서는 겸허해야 한다는 철학이 확고하기에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국력에 걸맞게 국제사회의 중요한 행위자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과 책임을 맡아야 하는 비전과 철학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2014년에 협정이 재개정되어야 하는 한·미 원자력 협정도 원자력 발전의 평화적 이용 확대를 도모해야 하고, 저농축 우라늄의 안정적 공급도 한국의 국익에 맞게 보장받아야 한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역동의 전환점에 서 있다. 중국과 일본이 영토문제로 충돌하고 있고 새로운 안전보장 지도가 그려지고 있다. 지나간 근대역사처럼 나라의 운명이 주변국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고, 한국이 평화의 창출자로서 지도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오고 있다.
  • 부품검사 없이 허위 보증서로 통과…타 원전에도 짝퉁 공급 가능성 높아

    부품검사 없이 허위 보증서로 통과…타 원전에도 짝퉁 공급 가능성 높아

    원전의 짝퉁 부품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늑장 대응뿐 아니라 사건 축소, 영광 5·6호기 외에 다른 원전에 짝퉁 부품 공급 가능성 등 후폭풍이 거세다. 급기야 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수원 사장 사의 표명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한수원의 안전성품목(Q) 등급 납품업체 20여곳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행되면서 영광 5·6호기뿐 아니라 다른 원전에도 짝퉁 부품 공급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칫 다른 원전의 가동 중단 사태로 이어지면 전력대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품질보증서는 위조가 쉽고 이미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따라서 한수원이 전수조사를 한 8개 업체 말고도 추가로 더 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원전이나 발전시설의 중요 부품은 업체 등록과 실사, 공인시험성적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짝퉁 부품을 가리는 것이 정석이지만 한수원은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달랑 한 장의 보증서에 모든 것을 맡겼다.”고 말했다. 또 ‘위조대행업체’도 사건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조사하면 어느 업체가 위조 보증서 등을 사용했는지 쉽게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조대행업체는 한수원과 수주 계약을 체결한 납품업체에 ‘납기를 쉽게 맞추고 검증서 발급 비용 300만원을 줄일 수 있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지난 9월 21일 보증서 위조 제보 전화를 받고, 이달 1일까지 40여일 동안 자체 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지난 5일 안전성품목(Q) 등급 납품업체 30여곳을 조사해 8곳에서 60개 위조 보증서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에 국정감사가 있었지만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은폐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 국장은 “원전의 핵시설을 제어하는 중요한 곳에 불량품이 쓰였는데도 당장 가동을 멈추지 않고 40여일 동안 자체 조사를 했다는 것은 국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위조대행·납품사 커넥션 주목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권동일 안전위 위원과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공동단장으로 하는 58명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 8일부터 본격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조사단은 2002년 일반규격품 품질검증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용된 부품은 전수조사하고, 주요 안전설비에 설치된 부품도 샘플을 채택해 조사하게 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부고]

    ●양희천(KTDS 대표이사 사장)씨 부친상 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2258-5940 ●최정훈(전 통진중 교사)씨 별세 반석호(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임병렬(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씨 장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09 ●배홍규(삼성언론재단 상임이사)씨 모친상 김기하(삼화건설)김규원 서언식(한국수력원자력 부장)씨 장모상 6일 대구 가톨릭대병원, 발인 8일 (053)657-4501 ●이영관(도레이첨단소재 사장)영범(사업)영철(고운 대표)씨 모친상 장병화(미국 거주)송태영(〃)씨 장모상 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2650-2743 ●강상구(전 서울은행 테헤란로지점장)씨 모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02)3410-6908 ●허태영(한국수출입은행 전산정보부 팀장)재영(SK C&C 과장)씨 모친상 6일 강원 홍천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30분 (033)430-5420 ●김종원(기전산업 회장)종석(동화산업 사장)씨 부친상 한갑수(기전산업 사장)강태훈(토탈실내건축 사장)씨 장인상 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9일 오전 (02)2227-7550 ●이근주(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씨 모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02)3010-2291
  • [北, 밖으로 안보 위협] 유엔 가서는 “언제 전쟁 날지 몰라”

    북한이 유엔 총회장에서 한반도 정세는 “폭발 직전”이며 “언제 전쟁이 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위협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리동일 차석대사는 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때 북한과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담은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연례 보고서를 반박하며 이처럼 위협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그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 전개 과정을 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커진 적개심으로 위협과 협박의 강도를 높이길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은 “현시점에서 거의 죽은 상태”라고 밝혔다. 리 차석대사는 또 북한은 완전한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핵활동에 대해 IAEA의 조사를 받지 않는 미국 등 다른 핵무기 보유국과 동등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IAEA가 “맹목적으로 미국 편을 들기 때문에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IAEA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면서 IAEA가 동아시아에서 핵과 관련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영광 5·6호기 올스톱… 겨울 블랙아웃 초비상

    영광 5·6호기 올스톱… 겨울 블랙아웃 초비상

    원자력발전소에 품질을 검증받지 않은 엉터리 부품들이 10년 동안 버젓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업체들이 품질보증서를 위조한 사실이 한 납품업체 직원의 폭로로 확인되면서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 부처의 원전 관리에 허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에 따라 이들 부품이 많이 사용된 영광 원전 5·6호기가 부품 교체를 위해 올해 말까지 가동을 중단, 겨울철 전력 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부품 납품업체들이 제출한 2003~2012년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품질보증서 60건이 위조된 것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발표했다. 보증서를 위조한 업체는 외국사 1곳 등 모두 8곳이다. 납품된 부품은 237개 품목에 7682개 제품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8억 2000만원어치에 달한다. 미검증 부품은 퓨즈, 스위치, 다이오드 등 ‘안전성품목’(Q등급) 대체품인 ‘일반 산업용’ 품목들이었다. 한수원은 2002년부터 원전 부품 중 Q등급 부품 확보가 어렵게 되자 일부 부품에 한해 일반 산업용 제품을 기술평가와 성능시험을 거쳐 Q등급 제품으로 인정, 사용해 왔다. 납품업체들은 이런 허점을 노려 평가서를 조작한 것이다. 엉터리 부품은 영광 5호기(3547개)와 6호기(2590개)에 대부분(투입률 98.4%) 들어갔고, 3호기(31개)와 4호기(20개), 울진 3호기(45개)에도 일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경부는 올해 말까지 발전용량 100만㎾급인 영광 5·6호기의 부품 교체와 안전 점검을 위해 가동을 정지했다. 또 해당 업체 8곳에 대해 광주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미검증 부품들이 원전의 핵심 부품은 아니지만 안전성 등을 고려, 문제의 부품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대형 원전 2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지난달 29일 전원 차단기 조작 과실로 가동이 중단된 월성1호기(70만㎾급)가 설계수명 만료일인 이달 20일까지 연장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예비전력이 200만㎾ 이하로 떨어지는 등 올겨울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체에 대해서는 강제 절전 목표를 설정하고, 공공기관은 비상발전기를 총동원하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전력 당국은 원전에 쓰이는 사소한 부품 하나도 정확히 점검할 수 있는 전수조사 시스템 도입과 책임자,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위조 부품’ 영광 원전 5·6호기 스톱] 납품업체가 제보… 부품 관리 전면조사

    국내 원자력발전에 엉터리 부품이 10년 동안 감쪽같이 사용된 것이 드러나면서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과 감독기관인 지식경제부의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검찰의 수사와 함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은 납품업체들의 비리에 한수원 내부 직원이 연루됐을 가능성과 또 다른 부품들에도 검증서 위조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전의 운영 규제 및 안전관리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원자력안전위는 한수원으로부터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제품을 공급받았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부품 공급 관리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아무리 사소한 부품이라도 안전 위험성이 높은 원전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 고발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원자력안전위는 내부 직원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직원을 한수원 본사와 원전 시설에 파견하고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또 민간 전문가와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원자력안전위 관계자는 “1998년 이후 규제 자율화라는 측면에서 부품 납품에 대한 점검이나 관리를 한수원에 일임하고 책임을 맡겼다.”면서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만큼 한수원이 외부에서 납품받는 다른 부품과 시스템에 대해서도 모두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성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이나 고발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앞서 원전의 사고 은폐, 한수원 직원들의 납품비리, 원전 직원 마약 투여, 원전의 연쇄 고장에 이어 납품검증서 위조 사건마저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수원 직원들의 비리와 근무 기강 해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지경부가 사건의 책임을 한수원 측에 떠넘기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지경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납품업체 내부의 제보가 없었다면 구조적 병폐는 계속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위조 부품’ 영광 원전 5·6호기 스톱] 부품교체 해 넘기면 예비전력 30만㎾ ‘최악’

    원자력발전 부품 납품업체의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으로 원전 안전뿐만 아니라 겨울철 전력 수급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당장 100만㎾급 원전 2기가 멈추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음 달 20일 70만㎾급 월성1호기의 설계수명이 만료되면서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대규모 정전 사태(블랙아웃)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5일 전력 당국에 따르면 올 동절기 예상 최대피크 전력수요는 8018만㎾인 데 비해 최대 공급량은 8213만㎾로 전력 사정이 빠듯한 실정이다. 지식경제부는 오후 한국전력 등 전력사 대표들을 긴급 호출해 비상전력수급대책회의를 열어 조석 지경부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발족하고 전력수급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력수급 계획에는 지난 여름철 수요를 맞추기 위한 풀 가동으로 원전과 화전 등 10여기의 발전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 일정이 잡혀 있다. 그런데 이번 돌발 사건으로 연말까지 영광 5, 6호기의 가동 중단은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11~12월 예비전력을 본래 각 275만~540만㎾로 예상했지만, 내년 1~2월에는 230만㎾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광 5·6호기의 부품 교체가 지연돼 해를 넘길 경우 상황은 더 복잡해져 예비전력이 30만㎾로 떨어지는 초비상 사태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게 지경부의 우려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산업용 전력에 강제 절약 목표 부여, 공공기관의 발전기 동원, 공공기관 실내온도 제한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모든 국민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원전 사고의 일상화… 이중으로 불안한 국민

    원전사고의 일상화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원전사고에 국민은 그야말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이번에는 국내 원전부품 공급업체 8곳이 품질보증서를 대거 위조해 부품을 공급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물코보다 촘촘해야 할 원전 부품관리체계에 구멍이 숭숭 뚫린 셈이니 아무리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한들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2003년부터 올해까지 위조된 품질보증서 60건으로 납품된 제품은 230여개 품목에 이른다. 퓨즈, 스위치, 다이오드 등 일반 산업용으로 통상 사용되는 소모품이라지만 높은 안전등급을 요구하는 설비에 들어가는 만큼 각별히 관리했어야 한다. ‘잡자재’로 여길 대상이 아니다. 당국이 미검증 제품을 전면 교체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미검증품이 집중적으로 사용된 영광 5·6호기의 가동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한 것 또한 안전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원전이 2기나 멈춰섬에 따라 예상되는 전력난이다. 정부는 고강도의 전력수급대책을 마련해 이달 중순쯤부터 서둘러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력대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영광 5·6호기 부품교체가 지연될 경우 내년 1~2월 예비력은 30만㎾에 불과해 ‘블랙아웃’(완전정전)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은 원전사고 못지않게 유례 없는 전력난이라는 이중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당국은 동절기 비상전력 수급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올들어 원전은 크고작은 고장으로 9차례나 가동이 중단됐다. 원전 1기당 평균 2.5일꼴이다. ‘인재’(人災)의 혐의는 없는가. 근무 중 마약을 투약한 원전 직원이 적발된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이번 서류위조 사건도 초유의 일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품질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는 한편 강력한 도덕재무장운동을 펼쳐야 한다. ‘원전 제로’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이유를 새겨보기 바란다.
  • 전국 30곳 火電 갈등 불붙었다

    전국 30곳 火電 갈등 불붙었다

    어느 지역에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할지를 결정하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해당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정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24개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해당 지자체와 시의회 동의를 거쳐 지난달 25일까지 화력발전소 건설 의향서를 제출토록 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들이 전국 각지에 화력발전소를 짓겠다는 내용의 의향서를 제출했으나, 구체적 접수 내용은 다음 달 기본계획이 확정 고시될 때까지 공개할 수 없다. 다만 지난 9월 24개 민간 기업이 전국 30곳에 발전소를 짓겠다고 했는데 대부분 지역에서 의향서가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 여름철 전력예비율이 ‘블랙아웃’ 위험 수준까지 수시로 떨어지는 등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2만 2000㎿를 새로운 화력 발전에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운영 중단 압력이 가중되고, 석유값이 폭등하자 가격이 30% 저렴하며 매장량이 풍부한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소에 관심을 갖고 있다. 민간 기업들은 자비로 건설한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한전 전력거래소에 매각할 경우 20~30년 동안 투자비 회수는 물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화력발전소 건립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자체는 발전소가 건설될 경우 수백명의 인구 유입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연간 수십억원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돼 발전소 유치를 적극 찬성하는 편이다. 동두천시의 경우 ㈜드림파워가 광암동에 건립 중인 LNG복합화력발전소가 완공되면 250명의 직원이 상주하게 돼 인구 유입 효과와 함께 연간 20억원의 시·도세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 동두천·포천·파주·하남·양주·안양, 강원 고성·삼척, 경남 남해·통영, 인천, 울산, 제주 등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이미 착공됐거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대기오염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기 양주시의 경우 SK E&S가 광적면 비암리에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지방의회 등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지 못해 정부에 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동두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 소환 운동까지 추진됐다. 환경단체들은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면서 “기후변화의 최대 주범이자 생태계를 파괴하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 사업은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와 민간 기업 관계자들은 “원자력 발전도 안 되고, LNG를 이용한 화력 발전도 안 된다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부족한 전력을 조달해야 하느냐.”면서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위조 부품’ 영광 원전 5·6호기 스톱] ‘짝퉁 부품’ 98% 영광 5·6호기에… 한수원, 당했나 눈감았나

    [‘위조 부품’ 영광 원전 5·6호기 스톱] ‘짝퉁 부품’ 98% 영광 5·6호기에… 한수원, 당했나 눈감았나

    원전 부품 검증서 위조 사건으로 영광 5·6호기 등 원전 2기 가동을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전력당국은 짝퉁 부품으로 인한 원전 고장은 없고 원자로 등 원전 안전과 무관한 부품이라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저항기와 다이오드 등은 원자로를 제어하는 중요 부품인데 전력당국이 심각한 문제를 고의로 축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5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영광 3·4·5·6호기, 울진 3호기 등 모두 5개 원전에 사용된 미검증 부품 중 격납 건물 내 원전 안전성과 직결되는 운전설비에 설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로 등 원전 안전과 직결된 곳에는 쓰이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부품 점검 시스템을 고치겠다.”고 말했다. 위조된 부품은 과전류 발생 시 설비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며 전기차단기 등에 사용되는 퓨즈류가 47개 품목으로 가장 많고 ▲계전기류 29개 ▲전자부품류 20개 ▲계측기류 12개 ▲전기부품류 12개 ▲온도스위치 등 스위치류 9개 ▲전자모듈류 7개 품목 등이다. 일부 원전 전문가들은 지경부와 한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제어신호 흐름을 조절하는 저항기,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다이오드, 과전류 시 설비를 보호하는 퓨즈 등은 원자로를 움직이는 제어부품 중 핵심이라는 것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지경부와 한수원이 이번 사건을 축소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핵분열은 격납용기에서 일어나지만 전원공급, 냉각기기 가동 등의 운전과 기기 제어는 모두 격납용기 밖에 있는 건물에서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또 양이 국장은 “전력당국의 주장대로 그렇게 간단한 문제이면 겨울 전력대란을 앞두고 원전 2기 가동을 멈추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2002~2012년 발전정지 95건 중 부품 관련 고장정지는 78%인 75건이다. 이것은 한수원의 부품관리 체계가 엉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수원은 그동안 ‘원전 200만개 부품을 어떻게 다 관리할 수 있겠느냐.’며 10년간 부품 검증서를 한 차례도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수원의 사전점검 강화와 부품 이력관리 등 부품 신뢰도 향상을 위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수원은 고장 부품의 이력 등만 잘 관리해도 불량 부품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품을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한다면 훨씬 고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원전은 주로 미국 업체가 건설했다. 따라서 부품도 미국산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40여년간 원전 건설을 중단하면서 핵심부품을 제외한 여타 부품의 공급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2002년부터 안전성 품목(Q등급 제품)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기술평가와 성능시험을 거친 일반 산업용 제품을 쓰도록 인정하는 ‘일반규격품 품질검증 제도’를 도입했다. 단 별도의 평가·시험을 거쳐 품질 검증서를 받아야 했다. 품질검증을 받는 데 건당 300만원의 비용이 든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싼값에 미국 검증서를 위조해 품질 검증비 300만원을 챙겼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모두 60건의 검증서를 위조했다. 총 1억 80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셈이다. 문제는 10년간 한수원 직원들이 이런 관행을 알았는지 여부다. 이것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삼척시장 업무 복귀… 원전건설 속도

    원자력발전소 관련 김대수 강원 삼척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면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일 삼척시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삼척시장 주민소환투표 결과 투표율이 유권자 6만 705명의 33.3%에 못 미치는 25.9%(1만 5698명)로 나타나 주민소환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김대수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돼 이날 업무에 복귀, 삼척 원전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지난 6월 삼척핵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핵반투위)가 주민소환 투표 청구서명 운동을 벌여 유권자의 15%인 8983명보다 많은 1만 1725명을 접수하면서 실시됐다. 하지만 45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주민소환투표는 25.9%만이 투표에 응해 투표함을 열 수 있는 3분의 1을 넘지 못해 자동 부결됐다. 삼척 원전은 근덕면 동막리·부남리 317만 8292㎡에 1500㎾급 가압경수로형 원자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지난 9월 14일 ‘전원개발사업 대진원자력발전소 예정구역’으로 정부에서 확정 고시했다. 한수원은 오는 2030년까지 총사업비 24조원을 들여 6기를 건설할 예정이며 2024년까지 2기를 우선 건설할 계획이다. 새달부터 신규 원전 건설 편입부지에 대한 토지보상을 시작해 2015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척지역에는 우선 3000억원의 특별지원금과 지역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국비지원이 이뤄진다. 이후 원전이 가동되는 60년 동안 해마다 1000억원씩,모두 6조원 이상의 지원금이 지역개발사업 등의 명목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하지만 핵반투위 관계자들은 “비록 시장 주민소환 투표가 무산됐지만 핵발전소 반대 투쟁은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논란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김대수 시장은 “그동안 갈등을 풀고 이제는 모든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시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독자의 소리] 사고 예방 안전의식 다잡아야/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김주상

    최근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 유출사고는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피해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추워지는 날씨 탓에 생활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사회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때다. 항상 대형사고는 단번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는 등 사소한 것으로 여기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고를 작업자들의 실수로만 여기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재해를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특히 잦은 원자력발전소 관련 사고는 더욱 불안감을 조성하는 만큼 각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 위험물을 취급하는 모든 분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심정으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김주상
  • 월성1호기 수명연장 비용 7000억 날리나

    월성1호기 수명연장 비용 7000억 날리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7000억원대 ‘도박’이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한수원은 월성1호기 수명 연장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까지 7000억원을 투입해 압력관 등 주요 설비를 모두 교체했다. 그러나 월성1호기는 올해만 네번째 고장으로 멈춰 서 수명 연장 불가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한수원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31일 한수원에 따르면 월성1호기의 수명 연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27개월간 무려 7000억원을 들여 전면 설비 개선을 했다. 오는 20일 설계 수명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월성1호기의 압력관 등 주요 시설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선투자였다. 하지만 잦은 고장으로 수명 연장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한수원은 당황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1호기와 같은 방식의 캐나다 원전 등이 무난히 수명 연장을 받았기 때문에 시설을 먼저 고친 것”이라면서 “새로운 부품들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고장이 잦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너무 성급했다는 시각도 있다. 대부분 원전 전문가도 한수원의 월성1호기 전면 시설 개보수 시점이 너무 빨랐다고 말한다. 보통 다른 나라에서는 먼저 수명 연장 허가를 받고 다음에 시설 전면 개보수에 들어가는 것이 순서다. 오는 12월 30일 설계 수명이 끝나는 캐나다의 한 원전도 지난해 6월 원자력안전 규제기관으로부터 수명 연장 허가를 먼저 받았고 내년부터 2년 동안 설비 개선에 들어간다. 정작 필요한 설비의 개보수 작업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월성1호기의 비상열교환기 1대를 추가 증설 요구했지만 한수원 측은 “원자로 근간을 흔드는 변경이 필요한 것이라 수용하기 어렵다.”며 거부한 바 있다. 비상열교환기는 원전 냉각장치가 가동되지 못할 때 쓸 수 있는, 원자로 압력용기의 온도를 낮춰주는 장비다. 수천억원을 들여도 필수 안전장비조차 설치하지 못하는 셈이다. 양이원형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한수원은 7000억원을 들였으니 수명 연장을 안 하면 국가적으로 손해라며 전력당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월성1호기를 폐쇄하고 무책임한 결정을 한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원전이 불안하다] 원전, 11년새 95회 가동중단…운영·정비·부품 ‘부실 三災’

    [원전이 불안하다] 원전, 11년새 95회 가동중단…운영·정비·부품 ‘부실 三災’

    원자력발전의 잦은 고장 탓에 최근 11년간 4400억원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혈세가 그만큼 허투루 샌 것이다.한국전력은 값싼 기저전력(발전단가가 낮은 전기)인 원전이 멈추면 대신에 화력발전 등 비싼 전력을 구입해 공급할 수밖에 없다. 원전의 가동 중단이 전기요금 인상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잦은 고장도 체계적인 관리 부족과 무리한 운영에서 비롯된 만큼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002~2012년 국내 원전이 고장으로 가동 중단된 경우는 95건이며, 가동 정지 일수는 총 573일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한 달 평균 30여억원, 총 4463억원으로 파악됐다. 발전소별로는 ▲울진 1호기가 7건에 1118억원으로 가장 많은 손실이 발생했으며, ▲영광 1호기 4건에 439억원 ▲울진 2호기 4건에 438억원 ▲고리 2호기 7건에 208억원 ▲울진 3호기 8건에 196억원이고 ▲나머지가 65건, 2064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 29일 경북 경주의 월성 1호기가 올 들어 4번째 고장으로 발전 정지됐다. 앞서 울진 2호기가 고장으로 정지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지난 2일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가 동시에 고장 난 데 이어 이달에만 4번째 고장이다. 한수원은 이번에도 “0등급 사고라 방사능 유출 등 위험은 없다.” “부품이 200만개라 고장은 원래 있는 것이다.”라고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지난 10년 동안 8차례 고장을 일으켰는데, 이번 고장까지 포함해 절반인 4차례가 모두 올해 발생했다. 1월에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 문제로 발전이 정지됐고, 7월에는 정비기간에 발전이 정지됐다. 지난달 16일에도 정상운전 중 발전기의 여자변압기 고장으로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됐다. 월성1호기는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9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계획예방정비를 거쳤다. 정비를 마친 지 석 달 만에 2차례나 고장이 났다는 것은 운영에 이어 정비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는 방증이다. 실제 70~78일간 예방정비를 받던 고리 3호기와 영광 1호기가 각각 31일과 28일간만 예방정비를 받는 등 예년과 달리 전력수급 차질을 이유로 최근 원전 예방정비기간도 많이 줄어든 상태다.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두 달이 넘던 예방정비 기간을 한 달로 줄였다.”면서 “전력수급 부족으로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예방정비 기간 축소가 부실 정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30년간 축적된 정비기술이 있기 때문에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반론할 수 있지만 원전은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정비기간 축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허술한 부품관리 체계도 지적됐다. 대부분의 원전 가동중지가 부속부품 고장으로 인한 것이지만 사전검사는 일부 핵심부품에 한해서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발생했던 원전사고 14건(시운전 원전 포함) 중 부품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횟수는 지난 7월 영광 6호기와 지난 8월 신월성 1호기, 지난 2일 신고리 1호기 등 모두 7건에 달했다. 그러나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에 부품 200만~300만개가 들어간다.”면서 “부품이 많아 작은 문제만 생겨도 멈춰 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 특성상 사전에 막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부속부품에 대한 사전검사 강화와 부품신뢰도 향상이 잦은 고장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무환 포항공대 기계과 교수는 “원전 가동중지의 대부분 원인은 부속부품 고장”이라면서 “한수원은 부품 이력관리와 신뢰도 향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화된 부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런 부품 간의 간섭이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원전 가동중지 문제를 줄이기 위해선 지나치게 높은 가동률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전력난으로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예방정비 시간이 짧아지고 원전의 스트레스가 높아져 고장 발생 위험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 원전 가동률은 프랑스 등 대표적 원전 운영 국가들의 가동률(60~75%)보다 높은 90% 수준으로 나타났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원전을 전력공급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운영한다면 위험하다.”면서 “현재 같이 발전소를 풀가동하는 수준에서는 원전의 빈번한 고장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한수원이 성과 위주의 직원 평가를 안전성 평가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등 안전 최우선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원전이 불안하다] 자연열화 현상 30% 그쳐 70%는 막을 수 있는 고장

    [원전이 불안하다] 자연열화 현상 30% 그쳐 70%는 막을 수 있는 고장

    원자력발전 고장의 절반 이상이 운전원의 조작 미숙 등 이른바 ‘인재’(人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원전 당국은 문제점의 개선 없이 원전의 ‘수명연장’을 강행하다 여러 가지 논란만 부르고 있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002~2012년에 발생한 국내 원전 고장 95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68.8%인 66건이 오·작동과 정비 불량 등으로 나타났다. ‘자연열화’(시간 흐름에 따라 부서지는 현상)로 인한 고장이 29건(31.2%)으로 제일 많았고, 이어 ▲기기의 오동작 20건(21.51%) ▲정비불량 14건(15.05%) ▲제작불량 13건(13.98%) ▲인적 오류 11건(11.82%) ▲설계와 시공이 각 3건(3.22%)으로 조사됐다. 즉 자연열화를 제외한 나머지 원인은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고장이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고장 원인의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한수원 직원들의 근무 태도와 업무숙련도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전문적인 직무훈련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월성 1호기를 둘러싼 ‘수명연장’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수명연장을 위해 주요 부품을 교체한 월성 1호기가 올해만 4번째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다음 달 20일 ‘설계수명’이 끝난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통해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고장으로 ‘수명연장 불가’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예방정비와 주요 부품 교체 등 모든 것은 완벽하게 바꿨다고 장담했던 월성 1호기가 벌써 4번째 고장났다.”면서 “이렇게 불안한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최근 고장이 집중되면서 수명연장 승인을 받는 데 매우 불리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수명연장에 대한 가부 결정을 내리기 위한 기술적인 평가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면서 “11월 20일 전후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한국의 원전 고장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가동 중인 국내 원전 21기 중 고장은 7차례 발생했다. 고장률(건수/호기)은 ‘0.3’이다. 반면 미국은 104기 중 86건으로 고장률이 ‘0.8’이고, 프랑스는 58기 중 142건으로 ‘2.4’로 우리나라에 8배에 달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달 원전 고장이 잇따르면서 잦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고장이 적은 것이 국내 원전”이라면서 “고장률 ‘0’에 도전한다는 심정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환 포항공대 기계과 교수는 “앞서 한수원의 각종 비리와 사고,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민적 정서 등 때문에 원전 고장이 큰일처럼 비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실 원전의 고장 정지는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여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허리케인 美 동부 강타] 22조원 피해·GDP 0.2%P 하락… ‘샌디’ 美 경제 강타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29일(현지시간) 뉴욕과 뉴저지 등 미국 동부 지역 7개 주를 잇달아 강타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와 저지대 침수 피해가 발생해 어린이 3명을 포함,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재산 피해도 최대 200억 달러(약 2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동부 지역 원자력발전소 2곳이 30일 부분적으로 폐쇄됐다. 뉴욕시 북쪽으로 70여㎞ 떨어진 ‘인디언 포인트’ 원전은 외부 전력망의 문제로, 델라웨어강 인근 뉴저지주의 ‘핸콕스 브리지’ 원전은 순환 워터펌프 고장으로 각각 1기씩 폐쇄됐다. 하지만 원전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저지주 ‘오이스터 크리크’ 원전은 취수설비의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 ‘경계’ 경보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와 뉴저지주를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앞서 29일 밤 12시쯤 뉴저지주 남부 해안에 상륙한 ‘샌디’는 열대성 태풍급으로 등급이 낮아졌지만 정치, 경제 중심지인 워싱턴 DC와 뉴욕시를 포함해 미 인구의 3분의1이 밀집한 동부 지역에 직접 영향을 주면서 피해가 커졌다. 태풍이 직접 상륙한 뉴저지주에서는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쳐 2명이 숨졌고, 뉴욕에서도 30대 남성이 나무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아우터뱅크스 인근 해상을 지나던 유람선 ‘HMS 바운티’호가 침몰해 선원 14명이 구조됐으나 실종된 2명을 찾기 위해 나선 해안경비대원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길을 가던 여성이 강풍에 부러진 표지판의 파편에 맞아 숨졌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집중되면서 뉴욕시 맨해튼 남부 지역이 저지대 침수와 정전으로 시설물 피해가 속출하는 등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다. 이스트강과 허드슨강이 범람해 지하철과 도로가 물에 잠겼으며 남부의 배터리파크에도 바닷물이 넘쳤다. 또 맨해튼 중심부에서 공사 중인 74층 아파트에 설치된 크레인이 파손돼 골조에 매달리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동부 지역은 정전으로 시내 전체가 암흑으로 변했으며 최소 800만 가구가 전기가 끊어진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대학 란곤병원에서는 정전 이후 비상전원 시설이 고장 나 신생아실에서 치료 중인 아기 20명과 응급실의 중환자 45명 등 환자 200명이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샌디가 미국 경제에 입힐 피해 규모에 대한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재난위험 전문 평가업체인 에퀴캣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주택과 소매업체 등의 피해가 최대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은행 웰스파고는 샌디로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1~0.2%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는 샌디의 영향으로 29일에 이어 30일에도 휴장하기로 했다. 미 증시가 기상재해로 이틀 연속 휴장한 것은 1888년 이후 124년 만이다. 뉴욕 유엔본부도 30일까지 모든 회의를 취소하기로 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서울광장] 朴·文·安의 녹색 경쟁/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朴·文·安의 녹색 경쟁/이도운 논설위원

    지난 금요일 서울 정동의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의 환경·에너지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아마도 세 후보의 캠프가 모두 참석해 특정 분야의 정책에 대해 토론회를 가진 것은 처음일 것이다. 시간에 맞춰 갔지만, 행사장은 이미 방청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환경과 에너지로 대표되는 ‘녹색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세 후보 캠프의 차이는 발표자들의 정책 발표 과정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박근혜 캠프의 윤성규 지속가능국가추진단장은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모든 정책은 박 후보가 최종 결정하고, 박 후보가 직접 발표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윤 단장은 토론회 주최 측에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했지만, 토론장은 잠시 술렁거렸다. 윤 단장은 패널들과의 질의답변을 통해 캠프의 녹색 정책 방향을 어느 정도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 측의 김좌관 시민캠프 공동대표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 특히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공동대표는 4대강 사업이 “단군 이래 최대 부실공사”라고 비난하고, 4대강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거쳐 구상권을 청구하고 관련 비리 연루자들은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솔직히 안철수 후보 측의 녹색 정책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람도 몇 명 되지 않는 무소속 후보의 캠프에서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까 하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안병옥 환경에너지포럼 대표가 준비해온 정책 자료는 가장 정리가 잘 돼 있었다. 특히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환경·에너지 협력 확대’라는 정책 공약은 다른 캠프의 정책발표에서는 들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경기개발연구원의 고재경 연구위원이 내가 묻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현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이었다. 세 후보 캠프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박·문 후보 측은 비판 일색이었다. 윤성규 단장은 “녹색성장에서 제시된 지표들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표들과 맞지 않는다.”면서 “지속가능발전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앞으로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좌관 공동대표는 “현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왜곡시켰다.”면서 ‘녹색성장’을 대체하는 ‘생태성장’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에 비해 안 캠프의 평가는 오히려 중립적이었다. 안병옥 대표는 “녹색성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세 요소 가운데 사회를 배제하고 경제와 환경의 관계에만 주목했다.”고 비판했지만 “성과가 있다면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후보 캠프의 정책 발표를 들으며 세 가지를 느꼈다. 우선, 대선 후보들이 환경과 함께 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포천(Fortune)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의 순위를 보면, 에너지 기업들이 상위를 독점하고 있다. 전략 물자인 에너지에 대해 우리나라는 너무나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둘 째,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더 현실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문 캠프와 안 캠프는 원전 신규 건설을 중단하고 가동 중인 원전의 수명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은 고유가·기후변화 시대에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또 문 캠프는 2030년까지 20%, 안 캠프는 2030년까지 30%라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정책도 제시했다. 그러나 3년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운 에너지 시장에서 2030년을 공약하는 것은 공허한 일이다. 다만 안 캠프가 임기 중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6%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은 다소 야심차지만 추진해볼 만한 목표다. 셋째, 세 캠프는 모두 집권하면 녹색성장이라는 용어를 바꾸려 할 것 같다. 꼭 그래야 한다면, 녹색성장보다 훨씬 나은 용어를 제시하기 바란다. ‘생태성장’이나 ‘지속가능발전’ 같은 용어에는 뭔가 세상을 변화시킬만한 힘이 부족해 보인다. 더 나은 용어가 없다면, 그냥 놔두는 것도 방법이다. dawn@seoul.co.kr
  • ‘수명 논란’ 월성 1호기 또…

    30년의 설계수명이 다음 달 20일 종료되는 경북 경주 월성원전 1호기 발전이 정지됐다. 수명연장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원전이 정지하면서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29일 오후 9시 39분쯤 월성 1호기가 터빈 정지 신호가 발생, 자동으로 발전이 정지됐다고 밝혔다. 월성원전 측은 “월성 1호기에 이상신호가 들어온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현재 발전기만 정지됐을 뿐 원자로는 출력 60%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특별한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 발전능력은 67만 8000㎾ 규모로 1년 발전량은 약 50억㎾h이다. 월성 1호기 발전이 중단된 것은 올해 세 번째다. 지난 7월과 9월에도 각각 터빈 이상 등으로 인해 자동으로 발전이 정지된 바 있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측은 “원자로가 제대로 돌아가면서 증기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원자로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압중수로인 월성 1호기는 올해 11월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된다. 현재 한수원 측이 안전위에 10년 수명연장을 신청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안전위는 다음 달 중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발전 정지로 결정 시기 및 허가 여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창순 안전위원장은 “법으로 규정된 연장허가 기간인 11월 20일이 지날 경우 월성 1호기 가동 자체를 멈추고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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