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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현대중공업 본사 압수수색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이 10일 현대중공업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현대중공업 김모(49) 영업상무와 김모(51) 전 영업부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체포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검사 2명과 수사관 20여명을 투입해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의 엔진기계사업부와 전기전자사업부를 압수수색하고 회계장부, 컴퓨터 파일, 원전 부품 납품과 설비 공급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은 원전 부품 시험 성적서 위조를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모(48)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의 자택과 지인의 집에서 발견된 5만원권 6억여원의 출처로 지목된 업체다. 이에 따라 송 부장의 집 등에서 나온 현금 다발의 출처와 관련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원전에 펌프, 변압기 관련 부품과 비상발전기 등을 공급했고 2011년부터 최근까지는 한국전력에 같은 설비를 공급했다. 현대중공업이 한전에 공급한 부품과 설비 규모는 3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부장이 이들 부품 등의 납품과 관련해 편의를 제공하고 김 상무 등에게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시기와 대가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에 대해 “원전 납품 계약과 관련된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일반적인 납품 비리 단서가 발견됐을 뿐 현재까지 원전 부품의 하자나 관련 서류의 조작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납품업체로부터 금품 수수 등을 한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A씨를 체포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B사가 2009년 12월 고리 2발전소 3, 4호기 취·배수구와 전해실 1244㎡에 깔린 바닥판을 미끄럼 방지용 특수 바닥판(매직 그레이팅)으로 교체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부당 이득 5억 1000여만원을 챙긴 것과 관련해 편의 제공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B사 대표 김모(49)씨와 권모(41) 한수원 과장은 앞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다른 원전 부품 납품 비리 사건으로 이미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모(50) 전 한수원 부장이 이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수원 간부집 ‘6억 뭉칫돈’ 출처는 원전 용수처리 업체

    송모(48)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의 자택과 지인의 집에서 발견된 5만원권 6억여원이 원전 용수처리 전문업체인 한국정수공업에서 건네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신(67) 전 한수원 사장도 이 업체 이모(75) 대표로부터 1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한국정수공업이 한수원 임직원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 업체가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카(BNPP) 원전에도 용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 관련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송 부장이 한국정수공업으로부터 7억원을 받아 수천만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쓴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금품수수 시기와 대가성 입증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정수공업은 영광원전 3∼6호기, 울진원전 3∼6호기, 신월성원전 1, 2호기, 신고리 1∼4호기, 신울진원전 1, 2호기에 용수처리 설비를 공급했거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송 부장은 국내 원전의 용수처리 설비 등 보조기기 구매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0년 초 UAE 원전 사업을 지원하는 한국전력의 ‘원전EPC사업처’에 파견돼 같은 업무를 맡았다. 따라서 검찰은 송 부장의 현금 다발이 UAE 원전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송 전 부장의 자택 등에서 발견된 현금 다발의 출처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면서 “UAE 원전 관련성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국정과제 청년취업·학폭제로 등 9개 성과미흡

    ‘청년 취업·창업 활성화 및 해외진출 지원’, ‘맞춤형 복지전달 체계 개편’, ‘학교폭력·학생위험 제로 환경’,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공공갈등 관리 시스템 강화’, ‘세종시 조기정착’ 등 9개 국정과제에 노란불이 켜졌다. 해당 국정과제의 성과가 미흡하거나 계획보다 예정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9일 박근혜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가운데 항공교통 안전과 원자력을 포함한 9개 과제에 ‘노란불’이 켜졌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이 140개 국정과제를 진행 상황에 따라 녹색(정상추진), 노란색(관심 필요), 빨간색(재검토 필요) 등 3가지 색깔로 표기하는 ‘신호등식’ 관리·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달부터 한 달 동안 시범운영한 결과다. 131개 과제는 정상 추진인 ‘녹색등’이 켜졌다. 원전 비리, 여객기 사고 등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거나 고질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선 노란등을 켜 주관 부처뿐만 아니라 협업 부처의 협력 강화 등 더 많은 관심과 집중적인 관리 및 노력을 요구했다. 노란등은 진도부진, 성과미흡, 대형 사건·사고로 국민 체감도와 눈높이에서 볼 때 미흡한 경우 켜진다. 이병국 국무조정실 평가실장은 “신호등 제도는 문제 발생을 예견해 미리 대처하고, 국정과제의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점검·관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개선 성과를 각 부처 평가에 반영할 계획으로 주관 부처뿐 아니라 협업 부처들의 역할도 주요한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산업부, 원전 적극 관리·감독해야”…朴대통령, 책임·협업 강조

    “산업부, 원전 적극 관리·감독해야”…朴대통령, 책임·협업 강조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 관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원전에 대한 규제와 진흥으로 이원화된 기존 체계는 유지하되 산업부를 중심축으로 한 관계 기관 간 협업 체계가 구축된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 현 체계에 대한 문책성 개편으로 해석된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 비리 수사와 관련, “과거의 원전 비리를 발본색원해 원전업계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원전 주무 부처인 산업부에 원전 공기업에 대한 규제 권한이 거의 없다”면서 “원전 진흥과 규제를 분리하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를 보완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전의 기술적 안전성에 대해선 전문성을 갖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감독을 강화해야 하고, 원전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산업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원전 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원전 관련 진흥 업무는 산업부, 원전에 대한 안정성 규제는 국무총리실 산하 원안위, 원전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감독과 경영평가는 각각 감사원과 기획재정부 담당으로 분산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리, 감독, 조사, 평가 등의 부분에서 (관계 기관들이) 서로 미루다가 아주 고질적이고도 만연한 문제점이 쌓이게 됐다”면서 “책임을 산업부가 맡게 해서 서로 역할이 다를지라도 정보를 교환하면서 분명한 협업 체계를 갖추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진흥·규제 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분리 규정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면서 “사고를 줄이는 게 목적이고 지향점이지, 분리가 지향점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는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주택 취득세 인하 문제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가 이견을 드러낸 것과 관련, “경제부총리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개선 대책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지방 공약과 관련해서는 “이행 계획을 토대로 사업 유형별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지난달 25일 정부 기관과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테러에 대해서는 “향후 국가 핵심 기간시설 마비를 비롯해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항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日 원전사고때 ‘바닷물 냉각’ 이끈 현장소장 숨져

    日 원전사고때 ‘바닷물 냉각’ 이끈 현장소장 숨져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 당시 현장소장이었던 요시다 마사오가 식도암으로 투병하다 결국 58세 일기로 숨을 거둬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히토스기 요시미 도쿄전력 대변인은 2011년 말 식도암 판정을 받아 사직한 요시다 전 소장이 9일 오전 도쿄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요시다 전 소장은 사직 후 바로 수술을 받았으며, 2012년 7월 뇌출혈로 쓰러져 또 한 차례 수술을 받는 등 투병해 왔다. 히로세 나오미 도쿄전력 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고 수습에 힘써 준 요시다 전 소장에게 감사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1979년 도쿄전력에 입사해 2010년 6월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소장을 맡은 요시다 전 소장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난 이후 그 해 11월 식도암으로 퇴사하기 직전까지 사태 수습을 지휘했다. 특히 대지진 다음 날 오후 간 나오토 당시 총리와 도쿄전력이 ‘핵분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재임계 상태로 치닫을 우려가 있다’며 원전 1호기 냉각을 위한 바닷물 주입 중단을 지시했지만 요시다 소장은 이를 무시하고 바닷물 주입을 계속했다. 결과적으로는 요시다 소장의 판단이 옳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요시노 전 소장의 피폭량은 70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의 연간 피폭 한도(1밀리시버트)의 70배에 달했다. 도쿄전력은 그러나 방사능 노출로 사망에 이르기까지는 일반적으로 5~10년가량이 걸린다면서 그가 방사선 피폭으로 식도암을 얻었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부고]

    ●최훈(현대증권 목동지점 상담실장)선(SK이노베이션 고문)현(대신증권 영등포지점 부장)씨 부친상 9일 경주동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54)770-9455 ●안희중(대전성모병원 홍보팀 주임)씨 부친상 김지영(삼성코닉스 부장)경종호(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 주사)금종룡(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씨 장인상 9일 대전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42)220-9972 ●노재덕(프로야구 한화이글스 단장)씨 장인상 9일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30분 (042)471-1668 ●박동현(금융감독원 조사역)김지현(의사)씨 장인상 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2258-5940 ●김진곤(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실 팀장)인창(자영업)우석(자영업)씨 부친상 9일 광주보훈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62)973-9162 ●장인우(산은금융지주 홍보실 팀장)씨 부친상 9일 중앙보훈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483-3320 ●박수화(금오건설 부장)종화(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장)무화(한솔약품 대표)씨 부친상 9일 영천 효사랑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54)337-2093
  • ‘억대 수뢰’ 한수원 팀장 6년형 확정

    원전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원전 비리 연루자들에게 잇따라 중형이 선고됐다. 공기업 임직원도 뇌물 수수와 관련해서는 공무원에 준해 처벌한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에 근무하면서 협력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된 허모(5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은 수뢰나 알선수뢰 혐의와 관련해서는 공기업 임직원도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허씨는 2009∼2012년 고리원자력본부 제2발전소 계측제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모두 7개 협력업체로부터 1억 79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대법원은 협력업체로부터 3억 74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고리원자력본부 제2발전소 기계팀장 김모(50)씨에게도 징역 8년에 벌금 1억 2000만원, 추징금 4억 2400여만원을 선고했다. 원전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은 품질증빙서류 추가 위조사례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신고리 원전 5·6호기 우리 동네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유치에 본격 나섰다. 울주군은 서생면 마을이장 등 주민대표로 구성된 서생주민협의회가 지난 5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자율유치 건의서’(건설 요청서)를 군에 제출한 데 이어 10일 주민 서명지도 낼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주민협의회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어 원전 자율유치를 결정하고 이장단을 중심으로 4월부터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해 열린 신고리 원전 5·6호기 주민설명회도 별다른 반대가 없었다. 이에 따라 울주군은 이달 중순 열리는 군의회 정례회에 원전 건설 요청안을 상정, 통과되면 곧바로 산업통상자원부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는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로 예정된 실시계획 전에 유치 신청서를 접수해 가산금을 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시계획 전에 자율유치 신청서가 접수되면 기존 정부 지원금 770억원에다 가산금(인센티브) 380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또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와 별도로 울주군에 새로운 원전본부를 설립해 줄 것을 요구하는 안을 비롯해 원자력 관련 기관 및 산업단지 조성,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 유치, 주민 인센티브 규모 확정, 기존 원전의 출력 증강에 따른 200억원 지원금(구두 약속) 확정, 국도 31호선 확장 등도 함께 건의했다. 이와 관련, 산자부는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울주군 서생지역 건립을 고시하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5·6호기 건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신고리 원전 5·6호기는 3·4호기가 건립 중인 서생면 신암리 인근에 2018년과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집트軍, 무르시 지지파에 발포

    이집트軍, 무르시 지지파에 발포

    8일 새벽 이집트 카이로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시위대와 이들을 진압하는 군이 충돌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 42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무르시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군이 카이로 공화국수비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친(親)무르시 시위대를 향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해 일부 참가자가 머리와 가슴 등에 총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사망자 중에는 다수의 여성과 어린이 5명, 6개월 된 아기도 있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이집트군은 “테러리스트들이 수비대 본부를 습격해 경찰관 2명과 군인 1명이 사망했다”며 책임을 시위대에 돌렸다. 공화국수비대에는 무르시가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야권 인사들은 이날 총격 사태를 강력히 비난했다. 무르시 축출에 가담했던 이슬람 근본주의 ‘살라피스트’ 정당인 알누르당은 이에 반발해 향후 정부 구성 논의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폭력이 폭력을 낳고 있다”며 독립수사를 촉구했다. 무르시 축출 이후 이집트 내 여론 분열이 극에 달한 데다 대규모 유혈충돌까지 일어나면서 이집트도 시리아와 같은 내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무르시 타도 이후 불안한 동거를 해 왔던 야권 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세속·자유주의 진영이 과도정부의 총리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두고 충돌하면서 내분 조짐이 일고 있다. 알누르당은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과 기업 변호사인 지아드 바하아엘딘이 범야권 단체인 ‘구국전선’(NSF) 소속이라는 이유로 잇따라 퇴짜를 놓았다. 이에 반정부 연합 ‘타마르루드’(반란)는 “알누르당이 협박과 강요를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이집트 사태 ‘아랍의 봄’과 다른 점은

    [위클리 포커스] 이집트 사태 ‘아랍의 봄’과 다른 점은

    이집트 군부의 쿠데타로 이슬람주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2011년 ‘아랍의 봄’을 통해 민주화 혁명을 이룬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이 또 다른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튀니지, 리비아, 예멘 등 아랍의 봄을 겪은 인접 국가들이 이집트처럼 혼돈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아랍의 봄이 오랜 독재에 대한 시민들의 압축적인 여망으로 촉발된 것이라면 이번 이집트 사태는 새로 출범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의 미성숙한 국정 운영 능력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집트 국민 대다수는 무르시가 권력 독점에만 주력하고 경제 악화, 치안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해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올해 초부터 무르시 퇴진 시위를 벌여 왔다. 이집트 재무부에 따르면 시민혁명 이전 5%를 넘었던 경제성장률은 2010~2011년 1.8%로 추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대 초반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경제난이 계속되면 이집트 국민들의 시위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르시가 물러난 게 끝이 아니라 차기 정권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걸프 지역의 왕정 국가들은 아랍의 봄 때와 같이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국가의 풍족한 사회복지 혜택 덕택에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일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지난 60년간 핵심 권력을 거머쥔 채 실세 역할을 해 온 이집트 군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랍의 봄 진원지이자 이집트의 이웃 국가인 튀니지의 경우 벤 알리 전 정권의 장기 독재로 인해 군부 세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이집트 군부처럼 시위를 주도할 구심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장 센터장은 “알제리나 예멘은 아직도 군부가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기는 하나 이집트에 비해 시민사회의 성숙도와 조직력이 떨어지는 데다 국민들이 군부에 의한 권위주의적인 안정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 지도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71)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과도정부의 신임 총리에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궁 언론 담당관은 “아들리 알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임시 총리를 아직 공식 임명하지 않았다”면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무르시의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을 비롯한 이슬람 정당은 엘바라데이를 지명한 데 대해 즉각 반발해 그의 총리 임명이 향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이집트 군부의 무르시 축출을 ‘부당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는 무르시 실각 이후 이란 정부의 첫 공식 반응으로, 이란 외무부의 압바스 아락치 대변인은 이날 무르시 지지 세력에 무르시의 복권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와 핵 위험

    [최동호 새벽을 열며]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와 핵 위험

    국민이 모두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부품 문제로 핵발전소가 가동되지 못하고 절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품질 검사표가 조작되고 불량품이 사용되었으며, 관계자의 집에서는 거액의 현금 다발이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주변을 맴도는 상태에서 국민들은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국무총리는 ‘중대한 국가적 범죄’라고 했고, ‘그 근본을 파헤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몇 달이나 참고 기다려도 적절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 일각에서 ‘이 문제는 전 정부에서 해결’했어야 하는데 이를 그냥 덮고 지나왔다고 하는 면피성 해명도 있었다.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발표하는 주변적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은 견딜 수 있지만 원자력발전소에서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핵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을 해방시켜 달라는 것이다. 2011년 3월에 발생한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는 그 위험의 교훈적 사례이다. 그러나 원자력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사건을 목격하고도 한국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로 일관했으며, 장막 뒤에서 실무책임자들은 부품성능이나 기술성적을 조작하면서 핵발전소를 가동시켜 왔다.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는 국가적 재앙이자 인류의 재앙이다. 일본은 사고의 전모를 발표하지 않는 채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2006년 필자는 우크라이나에 학술세미나를 위해 갔다가 키예프에 있는 체르노빌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음산한 입구부터 지옥에 들어서는 것 같았다. 그리고 흑백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인류가 어떻게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될 것인가를 예감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나기 전날인 1986년 4월 25일 체르노빌 인근 도시 프리피아트 시가지를 걸으며 행복한 미소와 함께 유모차를 밀고 가는 부부의 얼굴을 보았고, 폭발 직후인 4월 26일 그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부들이 삽으로 폭발 현장의 잔해물들을 치우면서 동료들과 웃음을 나누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그들은 작업을 빨리 끝내고 가족들과 행복한 저녁을 나누고자 했을 게다. 1995년 사건 9주년을 맞이해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은 사망자 12만 5000명, 방사능 피해자 200만명이라고 보고했으며 방사능 피해는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1991년에 발표 자료에 의하면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는 인구가 700만명이나 감소했다고 한다. 기형아 출생이나 이상 동물들의 징후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후쿠시마 사고의 위험 등급도 체르노빌과 같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이 감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시멘트로 덮은 구조물 속에서 아직도 폭발음이 들린다는 보도도 있다. 오염된 일본 농수산물이 한국으로 검역과정 없이 반입되고 있다는 공포의 괴담은 입소문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진실로 큰 문제는 최근 신고리 1호기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와 유사한 폭발위험이 있다는 보도다. 이미 영광 4호기와 5호기 등이 재가동과 가동 중단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시안을 찾아 서진정책을 발표했다. 동북아 질서 개편의 국가적 비전으로 의미 있는 일보전진이다. 그러나 만약 국내에서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모든 정책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급한 국내외 과제가 산적해 있겠지만 최우선 국정과제를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근본적 해결에 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 직원이 모두 무덥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시중에서 떠도는 이야기는 아주 시원하게 지내도 좋으니 원자력발전소 문제만은 현 정부에서 확실히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복잡하다고 해서 지금 해결하지 못한다면 또 언제 해결하겠는가. 위험을 과장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현안에서 국내의 핵발전소 문제보다 더 시급하고 위협적인 일이 어디 있겠는가.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시인
  • ‘억대 뇌물 수수’ 김종신 前한수원 사장 구속

    ‘억대 뇌물 수수’ 김종신 前한수원 사장 구속

    부산지법 동부지원 정기상 판사는 7일 H사 대표인 이모(75)씨로부터 1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김종신(67)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판사는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영장이 발부된 김 전 사장은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다. 앞서 이날 오전 부산구치소 호송 차량을 타고 102호 법정 앞에 도착한 김 전 사장은 금테 안경에 정장차림을 했지만, 넥타이는 매지 않았고 면도를 하지 않은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H사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12년째 한수원의 설비를 유지·관리·정비하는 업무를 독점하고 있다. 또 영광원전 3~6호기, 울진원전 3∼6호기, 신월성원전 1, 2호기, 신고리 1∼4호기 등 국내 원전 대부분에 냉각용 초정수(순도가 높은 물)를 공급하는 용수처리 설비 등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H사가 12년 동안 국내 원전에 수 처리 설비 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김 전 사장에게 수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 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김 전 사장의 수뢰 혐의는 원전 부품이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구체적인 자금 출처나 규모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2007년 4월부터 한수원 사장을 맡아 사상 최초로 연임에 성공, 지난해 5월까지 재직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수원 前사장 금품수수 혐의 체포

    검찰이 김종신(68)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지난 4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에서 김 전 사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또 김 전 사장의 서울 성동구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해 컴퓨터 파일과 이메일,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김 전 사장은 모 원전 설비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뢰 규모나 김 전 사장의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한수원 거래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라며 “원전 부품과 관련된 비리는 확인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까지 밝혀진 김 전 사장의 수뢰 혐의는 JS전선이 2008년부터 신고리 1·2호기 등에 납품한 제어 케이블 등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2007년 4월부터 한수원 사장을 맡아 사상 최초로 연임에 성공해 지난해 5월까지 재직했다. 이 기간에 JS전선의 제어 케이블을 비롯한 원전의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부품의 시험 성적서가 대거 위조되고 불량 부품이 원전에 무더기로 납품돼 원전 고장과 발전 정지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한수원 임직원을 상대로 한 원전 납품업체의 전방위 로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울진 한울원전 5호기 재가동 20일만에 정지

    경북 울진의 한울 원자력발전 5호기가 발전을 재개한 지 3주일 만에 다시 멈췄다. 장기간 가동중단 후 발전기를 다시 돌리면 종종 이상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재가동 20여일 후 원전이 멈추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5일 “이날 오후 3시 36분쯤 한울원전 5호기가 자동으로 정지됐다”면서 “터빈이 정지돼 중기발생기기의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터빈이 정지된 원인은 터빈을 돌릴 때 나오는 증기를 물로 다시 바꿔주는 ‘복수기’가 진공 상태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한수원 측은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함께 터빈 정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돌발 발전 정지의 경우 상세 원인 파악과 설비 수리·보수에 짧으면 3∼4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전국 원전 23기 중 9기가 가동 중단된 상태다. 한울원전 5호기는 지난 5월 정기검사를 위해 발전을 정지했으며, 지난달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을 승인받으면서 발전을 재개했다. 한울원전 5호기의 재가동에 시간이 걸릴 경우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전력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100만㎾급인 한울원전 5호기의 가동 중단으로 오후 5시 5분 현재 공급예비전력은 733만kW(예비율 10.92%)로 아직은 다소 여유가 있는 상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복잡한 안전 시스템이 대형사고 위험 키운다

    복잡한 안전 시스템이 대형사고 위험 키운다

    어느 날 오전 당신은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배우자가 커피를 담은 유리 주전자를 불 위에 올려놓은 채 먼저 집을 나갔다. 커피는 말라 버렸고, 주전자에는 금이 갔다. 아침마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하는 당신은 찬장을 뒤져 드립식 커피메이커를 찾아낸다. 물이 끓자마다 급히 커피를 들이켠 뒤 서둘러 집을 나선다. 하지만 주차장에 가서야 차와 아파트 열쇠를 집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보조 열쇠가 있지만 며칠 전 친구에게 맡겨 놓았다. 결국 옆집 할아버지의 차를 빌리기로 하지만 고장나 수리를 맡겨 놨다는 대답을 듣는다. 남은 수단은 대중교통뿐. 이웃 할아버지는 파업으로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알려 준다. 콜택시를 불러 보지만 택시는 오지 않는다. 파업으로 택시 수요가 치솟은 탓이다. 면접관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어렵게 면접 날짜를 미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진 않겠지만 당신이 합격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찰스 페로 예일대 사회학과 교수는 1979년 3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이렇게 비유했다. 겹겹의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사소한 문제가 공교롭게도 한 번에 겹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고를 줄이고자 만든 안전장치들이 시스템을 복잡하게 만들어 사고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스리마일 섬의 원전에선 냉각수를 거르는 여과장치에 불순물이 섞여 터빈이 멈췄고, 이 상황을 대비해 만든 비상 급수 펌프마저 이틀 전 보수 작업 뒤 실수로 밸브를 닫아 놓은 상태였다. 밸브가 닫힌 것을 알려 주는 계기판은 우연찮게 가려져 있었다. 초기 대응은 늦어졌고 미국 전역은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앞선 사례에서 보조 열쇠는 ‘여분경로’, 이웃 할아버지의 차는 ‘비상수단’ 등으로 치환할 수 있다. 면접장에 가지 못한 ‘사건’의 원인을 커피 주전자를 불 위에 올려놓거나 열쇠를 집에 두고 나온 ‘인간적 실수’로 본다면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조사위원회의 입장도 그런 맥락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웃 할아버지의 차가 고장난 상황을 ‘기계 고장’으로 연결시킨다면 원전 운영사였던 메트로폴리탄 에디슨도 그런 입장이다. 열쇠를 안에 둔 채 잠긴 문이나 가용 택시의 부재를 탓한다면 ‘시스템 설계’를 문제 삼은 원자력규제위원회와 생각이 같은 셈이다. ‘환경’(버스·택시 부족)이나 ‘절차’(일찍 일어나지 않은 것, 유리 주전자에 커피를 데운 것)를 탓할 수도 있다. 스리마일 섬 사고와 관련해 미국에선 5년 만에 10권의 책과 100여편의 논문이 쏟아졌다. 저자는 대형 사고를 무조건 ‘인재’로 돌리는 시각에는 반대한다. 시스템 자체가 가져오는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과학과 산업기술의 발달은 복잡한 시스템 사회를 가능케 했지만 역설적으로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대형 사고의 위험을 키웠다.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원전, 핵무기, 석유화학공장, 위험물을 실은 항공·해운, 우주 탐사, 유전자 재조합 등이 그런 것들이다. 심지어 댐마저도 ‘환경 재해’와 맞물릴 때 시스템적인 재앙을 몰고 온다. 페로 교수는 시스템이 복잡하고 상호 연관성이 높아 겹겹의 안전장치를 둘러도 언젠가는 피할 수 없는 사고를 당한다며, 이를 ‘정상사고’(Normal Accidents)라 불렀다. 스리마일 섬 원전 2호기 사고, 영국 플릭스버러 화학공장 사고(1974년) 등이 사례로 꼽힌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제기된 위험을 안고 살거나 아니면 시스템을 폐기하거나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기획은 페로 교수가 원전사고조사위로부터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의 조직분석을 의뢰받으면서 시작됐다. 원전에서 출발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적 사고들을 망라했다. 1984년 초판 출간 당시 책은 ‘대형사고 연구’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책 서문에선 “향후 10년 안에 원전의 노심 융해로 대기 중에 방사능 물질이 확산되는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2년 뒤 우크라이나공화국의 수도 키예프시 남방 130㎞ 지점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그런 인간이 만든 시스템은 또 얼마나 불완전하고 불안한 것인가. “인류는 자신이 이룩한 진보의 무게에 반쯤 짓눌려 신음한다”는 철학자 베르그송의 말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집트 군부 무르시 축출] 카이로 정국 시계 ‘O’…권력다툼땐 ‘아랍의 봄’ 능가하는 혼란 올 듯

    [이집트 군부 무르시 축출] 카이로 정국 시계 ‘O’…권력다툼땐 ‘아랍의 봄’ 능가하는 혼란 올 듯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쫓겨나면서 이집트 정국이 시계 제로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조만간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군부와 세속주의자, 무슬림형제단 간의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질 경우 ‘아랍의 봄’을 능가하는 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일(현지시간) 오후 9시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은 무르시의 대통령 권한을 박탈하고 이슬람 율법을 강조한 헌법의 효력을 전면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집트를 철권통치한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내고 들어선 무르시 정권을 집권 1년 만에, 그것도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 나흘 만에 끌어내린 것이다. 국영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이 발표 직후 무르시는 공화국 경비대에 가택연금을 당했고 그의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MB) 핵심 멤버들은 출국금지 조치와 함께 체포됐다. 조기 대선·총선 실시 방침을 밝힌 군부가 아들리 알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에게 임시 대통령직을 맡기기까지 겨우 반나절이 걸렸다. 군사독재 타도 30년 만에 얻어낸 민주화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오히려 시위대는 군부를 환영하고 있다. 2년 전 과도정부를 세운 군부에 민권 이양을 요구했던 시위대의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이번 시위에서 충돌을 빚었던 세속주의 야권과 무슬림형제단의 관계도 변화무쌍하다. 2년 전 힘을 합쳐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했던 두 세력은 대통령이 하야한 뒤에는 서로 비방을 퍼붓더니 무르시가 취임한 이후에는 또다시 유혈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들은 목적이 같으면 허물없는 동지가 됐다가도 정세가 바뀌면 언제든 상극으로 바뀔 수 있는 관계인 것이다. 군부의 권력 이양이 늦어질 경우 내전에 버금가는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 이집트를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자를 찾는 과정도 안갯속이다. 현재의 가장 유리한 세력은 군부다. 초대 대통령 무함마드 나기브를 비롯해 가말 압델 나세르, 안와르 사다트, 무바라크까지 네 명의 지도자를 잇달아 배출한 군부는 지금도 이집트 정치·경제·사법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권력 중추인 최고군사위원회(SCAF)와 최상위사법기구인 최고헌법재판소(SCC) 모두 군부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집트 경제의 40%도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60년간 실권을 유지해 온 군부가 이번 시위 과정에서 보여준 결단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928년 서구 지배와 왕정정치 타파를 목표로 탄생한 무슬림형제단 역시 이집트를 대표하는 세력이다. 이슬람이라는 정신적 코드를 바탕으로 권력 내부의 막강한 네트워크와 지지 세력을 보유한 덕에 역대 정권과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다. 2000년대 온건 노선으로 돌아선 무슬림형제단은 급기야 지난해 자유정의당(FJP)을 창당해 제1당에 오르더니 정치 신인인 무르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비록 지금은 수세 국면에 놓여 있지만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수백만 지지자와 함께 타흐리르 광장으로 나온 다음 정국 혼란을 틈타 정권을 재차지할 수도 있다. 무바라크 퇴출에 이어 무르시까지 무너뜨린 세속주의 세력 또한 이집트 핵심 권력이다. 야권인 구국전선(NSF)은 아랍의 봄 시위를 주도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대선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는 “현재 야권 내부에는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이슬람주의자와 콥트 기독교도 등 각계각층의 세력이 참여하고 있어 정치적인 단결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며 “지난 대선 때처럼 야권 후보가 난립할 경우 군부나 무슬림형제단에 정권을 다시 내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공기업 인사 올스톱에 금융기관까지 경영공백 직격탄

    공기업 인사 올스톱에 금융기관까지 경영공백 직격탄

    대통령이 취임하고도 한참 동안 장관 인선이 완료되지 않아 파행을 겪었던 박근혜 정부의 인사 잡음이 공공기관장 임명에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낙하산’, ‘특정지역 봐주기’, ‘내정설’ 등 잇따라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달 중순 이후 공공기관장 선임이 ‘올스톱’ 상태에 들어가더니 파장이 금융기관으로 확대됐다. 정부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 공기업의 경영이 방향타를 잃고 헤매는 데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아무리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정부가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건의서 제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신보 임추위는 지난달 금융위의 지시를 받고 차기 이사장 선임을 보류한 상태다. 중소기업 지원 기관으로 하반기 보증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진의 공백은 발등의 불이다. 신보는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이달에는 열지 않기로 했다. 김봉수 이사장이 지난달 그만둔 한국거래소의 이사장 선임 절차도 정부의 지시로 중단됐다. 지난달 12일 신임 이사장 지원서 접수까지 마쳤지만 면접 등 일정을 보류했다.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지난 3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장을 뽑았어야 하지만 불발됐다. 월말까지도 차기 이사장 선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한숨이 내부에서 나온다. 정부가 최대 주주인 우리금융지주 역시 11개 계열사의 대표 선임이 멈춰진 상태다. 이순우 회장이 취임 이후 계열사 사장 대부분에 대해 물갈이에 나선 것이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우리금융 측은 주요 계열사 대표 1, 2순위 후보자까지 정해 정부에 보고했지만 정부는 ‘인사 검증에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내정자는 지난달 27일 취임식과 함께 기자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다른 계열사 대표들이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급작스레 연기됐다. 에너지 공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4월 사임한 주강수 전 사장의 후임 인선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주총을 9일로 미뤄달라’고 요청해 인선 작업을 멈췄다”면서 “인사검증 때문인지 청와대와 조율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 위조부품 파문과 관련해 물러난 김균섭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후임 공모도 중단됐다. 정승일 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도 5월 사의를 표명하고 퇴직했으나 여태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 정창영 전 사장이 물러난 코레일도 사장 후보를 공모조차 못한 채 직무대행 체제로 꾸려가고 있다. 기관장과 임원을 정하지 못하다 보니 해당 기관의 운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노조 차원에서 반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노조는 내부 게시판에 “45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라면서 “(정부가) 350만 고객이 100조원 넘는 자산을 맡긴 우리투자증권을 구멍가게 취급한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민간 증권사의 대표이사를 뽑는 데 금융위는 대표이사 직무대행마저 금지해 도를 넘는 ‘관치금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기관장·감사의 전문성 자격 요건과 임추위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기업 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체계적인 인사 시스템 없이 청와대의 한마디 말에 인사가 결정되는 게 문제”라면서 “인사가 늦어질수록 중요 사업의 결정도 더뎌지는 만큼 국민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집트 군부 무르시 축출] 만수르, 새 선거법 정비 주도할 듯…엘시시, 청렴·유능한 엘리트 평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의 개입으로 하야하게 되면서 실세로 떠오른 두 인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군부가 내세운 임시 대통령인 아들리 알 만수르(67) 헌법재판소 소장과 군부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는 압델 파타 엘시시(58) 국방장관이다. 이집트 군부는 3일 밤(현지시간)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임시 대통령으로 만수르 소장을 내세웠다. 지난 1일 헌재부소장에서 소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금껏 발휘해 온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시절부터 오랜 기간 민·형사법원, 종교법원 등을 두루 거치며 사법부에 몸담아 왔다. 이집트 군부가 그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새 선거법을 정비하는 데 그의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수르 소장은 카이로대학을 거쳐 프랑스의 엘리트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에서 수학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타렉 마수드 부교수는 미국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만수르가 무르시나 무바라크 같은 대통령으로서의 실권은 갖지 못할 것”이라며 “군부는 헌법적 외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엘시시 장관은 지난해 8월 물러난 무함마드 후사인 탄타위 전 국방장관의 뒤를 이어 군부를 무난히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집트 군부가 자국 내에서 비교적 청렴하고 유능한 조직으로 존경받는 엘리트 계층으로 평가받는 것도 그에게는 유리한 부분이다. 현재 군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엘시시 장관이 독실한 이슬람 신자라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슬림형제단에 기반을 둔 무르시 대통령이 지나친 친이슬람주의 정책을 시행해 비난받았기 때문이다. 한편 군부를 제외한 야권 지도자로 이미지를 구축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72)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노벨평화상 수상자, 무바라크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마드 샤피끄(71)도 이집트의 차기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日 참의원 선거전 돌입 심판대 오른 아베노믹스

    日 참의원 선거전 돌입 심판대 오른 아베노믹스

    ‘아베노믹스’가 심판대에 오른다. 지난해 12월 말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참의원(상원) 선거가 4일 오전 공시됐다. 오는 21일 투표까지 17일간 전국에서 열띤 선거전이 벌어진다. 관건은 참의원과 중의원(하원)의 여야 다수파가 다른 ‘네지레(뒤틀린) 국회’가 계속될지 여부다. 현재 중의원에서 전체 480석 중 294석으로 절대 안정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이 참의원에서도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과 함께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되면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는 물론 헌법 개정,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추진 등에 힘을 받게 된다. 전체 의석의 절반인 121석(선거구제 73석, 비례대표 48석)을 뽑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는 약 440명이 입후보했다. 자민당은 47개 선거구에 후보를 모두 내는 등 총 78명을 내세웠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20명을 포함해 55명의 후보를 승인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공명당과 합해 63석을 확보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자민당 혼자 72석 이상을 얻으면 단독 과반수도 될 수 있다. 개헌에 긍정적인 민나노당이나 일본유신회 등을 합해 개헌 발의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2(162석)를 확보할지가 관심거리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미국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포스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나는 (성장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 나의 모든 정치적 자산을 걸고 리스크를 감수할 것”이라며 선거에 임하는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추동력을 얻은 아베노믹스에 힘을 실어 달라는 뜻이다. 한편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서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9일 각의 심의를 거쳐 확정될 2013 방위백서의 독도 관련 내용에는 지난해 백서 본문의 ‘우리나라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에 실린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쿠릴열도의 일본명) 및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이 그대로 기술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법원, 원전도면 68만장 빼돌린 한전직원 구속영장 기각… 형평성 논란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석우)는 4일 한국전력공사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원전 설계도면을 빼돌린 박모(42)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원자력 발전소의 기술이 담긴 설계도면 68만장을 빼돌려 원전설계 용역을 수주받는 데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전 연구원을 지낸 박씨는 2003년 퇴직하기 직전에 원전 설계도면이 들어 있는 프로그램을 몰래 내려받아 설계도면을 빼돌린 뒤, 이를 2008년 한국수력원자력 하도급업체 대표 나모(47)씨에게, 2010년 또 다른 하도급업체 대표 이모(51)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와 나씨에 대해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동우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빼돌린 설계도면이 영업비밀에 속하는지 분명하지 않고, 주거가 일정한 데다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를 고려하면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지난달 설계도면 9000장을 빼돌린 전직 한국전력기술 안전분석책임자에 대해서는 구속 결정을 내리고,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설계도면을 유출한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원전기술은 특정 회사의 영업비밀이 아니라 국가비밀에 속하는 자료인데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박씨가 퇴사한 뒤 내부 직원의 도움을 받았는지, 설계도면을 넘기는 과정에서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곧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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