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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EA “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 가능성”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28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려는 북한의 움직임과 일치되는 활동이 관측됐다”면서 “북한이 영변 원자로 시설을 복구해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마노 총장은 IAEA가 해당 장소에 접근할 수 없어서 원자로가 실제 가동됐는지 정확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IAEA는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영변의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4월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함께 5㎿ 흑연감속로를 재정비해 재가동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마노 총장은 최근 타결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이란 정부의 초청을 받아 다음 달 8일 아라크 중수로 시설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1)과 핵협상을 타결했다. 아라크 방문 요청은 이란 정부가 타결 이후 첫 번째로 내놓는 후속 조치다. 서방국들은 이란이 중부 아라크의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재처리해 핵무기를 제조하는 것으로 의심해 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올겨울 전력수급 최대 고비는 1월 중순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전력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겨울철 사상 최대치인 81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또 겨울철 전력수급 최대 고비는 내년 1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전력업계는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는 8000만㎾에서 8100만㎾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력수요 피크 시기는 내년 1월 중순쯤으로 예상되며 이때 최대 전력수요는 8000만∼8100만㎾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력업계의 분석이다. 11월 현재 전력 총공급 용량은 7730만㎾이지만 피크 시기에는 8000만㎾까지 확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제어케이블 교체작업이 진행 중인 원전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가동되면 최대 8300만㎾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원전이 제때 가동되지 않으면 전력위기가 닥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신고리 1, 2호기는 연말 재가동을 목표로 제어케이블 교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민간 자가발전기 공급력 50만~60만㎾를 더하면 올겨울 최대 전력공급은 8400만㎾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원전이 사고 없이 정상 가동됐을 때를 전제로 한 수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방사능 방재’ 총괄 정책조정회의 신설… 원전 기자재 추적관리 시스템도 구축

    원전 가동 중단 등 원자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가 방사능 방재 기능을 총괄, 조정할 국무총리 소속 원자력 안전 규제정책 조정회의를 신설한다. 원전 기자재의 관리와 폐기까지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안전행정부는 27일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제8차 안전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관리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설치되는 원자력 안전 규제정책 조정회의는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7개 부처로 분산된 방사선 안전 관리와 11개 부처로 나뉜 방사선 방재 기능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정회의는 원자력 사업 운영과 원자력 안전 규제의 두 축을 책임진다. 기관 간 정보 공유도 강화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원전 건설에서 운영, 폐기까지 기자재들에 대한 추적 관리와 통합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기관이 서로 기자재 관리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부품 마모 등으로 문제가 언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또 현행 방사능방재대책법상에 위기관리기구에서 빠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원자력의학원을 추가해 유관 기관의 역할을 재정비했다. 원자력발전소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동하는 ‘원전 이상 자동 통보 시스템’의 정보를 민간 환경감시기구와 지자체에도 각각 통보해 공개하게 된다. 더불어 정부는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방사능 검사 장비를 보강하기로 했다. 기존 수산물 이력제 대상 20개 품목에 명태와 참돔 등을 넣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한수원·부품업체 이번엔 ‘주식 커넥션’

    검찰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직원 수십명이 주식을 보유한 원전 부품 납품 업체의 비리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원전부품 납품업체인 대전 유성구 S사 대표 김모(51)씨와 직원 등 2명을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6일 이 회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압수한 이 회사의 회계장부와 컴퓨터 파일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수원을 퇴직한 직원들이 설립했으며, 신울진 원전 1·2호기 등에 제어 밸브를 공급하고 있다. 한수원 중간 간부 20여명과 가족 등 30여명이 이 회사의 주식을 17%가량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식 관계로 인해 이 회사와 한수원의 유착 의혹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S사 주식을 가진 한수원 직원들은 부처장·부장·차장급 등이며, 본사는 물론 고리·신고리·영광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자들로 알려졌다. 또 일부 직원의 10대 자녀들도 주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이란, 저농축 우라늄 허용… 北 ‘완전한 불능화’ 초점

    이란, 저농축 우라늄 허용… 北 ‘완전한 불능화’ 초점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이 합의한 ‘이란 핵협상’ 타결안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권한을 제한하는 대신 저농축 우라늄 생산 권리를 사실상 허용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북핵 협상 합의와 크게 다르다. 핵시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 해체나 폐기에 대한 언급도 없는 등 상당히 느슨한 형태로 이뤄져 있다. 핵무기 제조가 어려운 5%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한다는 것은 원자력발전소 가동 등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인정해 주겠다는 의미다. 북한 역시 평화적 핵주권 확보를 주장해 왔지만 한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우라늄 생산 ‘제로’(0)를 목표로 북한 핵의 완전한 불능화에 초점을 맞춰 핵 협상을 진행해 왔다. 북한이 언제든지 핵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1차 핵위기 당시 미국은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의 모든 핵활동을 동결했지만, 북한은 큰 어려움 없이 동결했던 핵시설을 원상복구한 바 있다. 2·13 합의에 따라 2008년 6월 북한 스스로 냉각탑을 폭파해 해체한 영변 핵시설도 복구해 지난 8월부터 재가동에 들어간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란은 핵 개발 초기 단계로, 농축된 양도 적고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않았지만 북한은 농축량도 상당해 이란 식의 조치가 적용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합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 또한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P5+1은 이번 협상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단에 따른 대가로 석유·자동차 수출을 허용하는 등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6개월 내에 이란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 완화를 취소하기로 했다. 이는 6개월간의 임시조치라는 점에서 합의 이행을 강제할 완벽한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핵 불능화 불이행=제재완화 및 지원 중단’은 북핵 협상안에도 매번 등장했던 내용이지만 핵능력을 실제적으로 제어하지는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법부터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란 핵 협상 타결… 북핵 해법 나올까

    국제사회와 이란의 핵 협상이 나흘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24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번 합의로 10년간 이어진 이란과 서방의 핵 개발 갈등을 풀 실마리를 찾게 됐다. 그러나 양측이 합의한 6개월의 이행 기간에 이란이 성실하게 약속을 실천할지 불투명한 데다 저농축 우라늄 생산 권한은 인정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새벽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합의해 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합의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앞으로 6개월간 5% 이상 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고, 무기용으로 쓸 수 있는 20% 농축 우라늄 재고 전량을 중화시키기로 했다. 또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서부 아라크 중수로 건설을 중단하고, 중부 포르도와 나탄즈의 주요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제한적인 사찰을 허용하기로 했다. 서방은 이에 대한 대가로 70억 달러(약 7조 4300억원) 상당의 석유 관련 해외자산 동결, 자동차 및 석유화학제품 수출·귀금속 거래 제재를 완화하고, 합의 이행에 따라 6개월간 추가 제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서방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철강, 석유화학, 해운 등 수출기업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이란 핵 협상 타결이 북핵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핵 문제에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돼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2013 공직열전] (32) 미래창조과학부 (하) 1차관 산하 간부들

    [2013 공직열전] (32) 미래창조과학부 (하) 1차관 산하 간부들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산하에는 기초과학 정책을 담당하는 옛 과학기술부 소속 부서들이 포진해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독 부침이 심했던 조직이다. 최근 10년 동안만 봐도 부총리급 단독 부처인 과학기술부, 교육부와 합쳐진 교육과학기술부, 정보통신기술(ICT) 소관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합종연횡한 미래창조과학부로 둥지를 바꿔 왔다. 우리나라의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선진국 수준보다 낮다는 지적이 조직을 흔드는 원인이 되어 왔다. 잇따른 조직개편의 영향인지 최근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산업 스코어보드 2013’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R&D 투자 비중이 4.03%를 기록, 이스라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양성광 미래선도연구실장은 부처가 부침을 겪는 동안 조직의 구심점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맡아왔다. 화학공학 박사로 기술고시 출신인 양 실장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 분야 통계 분석과 사교육 대책을 수립한 뒤 다시 과학 업무로 복귀했다. 교육 관료와 과학 관료 간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교과부 체제에서 양 실장은 ‘교육 업무를 한 과학 관료’로 희소성을 가진 관료였던 셈이다. 미래부에선 과학 관료로서의 적성을 살려 과학벨트 수정안을 마련하는 등 굵직한 과학 현안을 관장하고 있다. 이근재 연구개발정책관도 교과부 시절 대변인을 맡으며 교육 정책과 과학 정책의 융합에 힘을 보탰다. 7급 공채로 과기부 근무를 시작한 이 정책관은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 기획과장, 우주기술협력과장, 거대과학정책과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교과부 출범 초기에 과학기술정책과장을 맡아 ‘2040년을 향한 과학기술 미래비전’을 세웠고, 거대과학정책과장으로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 구성·운영 업무를 수행했다. 용홍택 연구공동체정책관은 한양대 전기전공 석사 과정을 수석 졸업한 뒤 기술고시 26회에 수석 합격했다. 2005년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하고 2년차에 과기부 혁신기획관(과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교과부 출범 뒤 과학기술전략과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기획단장을 역임하는 등 미래 과학정책 방향을 구상하고 실행 방향을 결정하는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문해주 우주원자력정책관은 나로호 1차 발사 때 주무 국장인 교과부 거대과학정책관을 지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문위원,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장을 거쳐 다시 우주·원자력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국내 원전 수명연장 문제와 원전비리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 우주 발사체 사업, 달탐사 등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업 등이 모두 문 정책관 소관이다. 이동형 과학기술정책국장은 대전유성우체국장, 정통부 예산담당관, 방통위 융합정책과장, 국립전파연구원장 등 정통부 업무에서 잔뼈가 굵었다. 미래부 출범 당시에도 ICT 업무인 통신정책국장으로 임명됐지만, 정통부와 과기부가 통합된 미래부 내부에서 업무 융합을 꾀하기 위한 교류 인사로 인해 과학기술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당시 김주한 과학기술정책국장과 이 국장이 서로 자리를 바꿨다. 장석영 과학기술인재관도 직전에 방송통신위원회 국제협력관을 지낸 정통부 출신 관료다. 행시 출신으로 1990년 법제처에서 공직을 시작했지만, 1996년부터 정통부에 둥지를 틀었다. 영상통화 등 3세대 이동통신 도입, 가입자 정보를 탑재한 SIM카드 도입 등의 업무를 했다. 을미사변 직후 의병장으로 활약해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은 장진성 열사의 증손자다. 유용섭 연구개발조정국장과 마창환 심의관은 미래 R&D 투자분야와 방향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유 국장은 R&D 예산 관련 세미나와 설명회를 소화하며 과학기술 인력 간의 알력을 무마시키고 분야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마 심의관은 각종 예산 관련 위원회를 두루 거쳐 새로운 사업 예산을 편성하고 조율하는 데 능하다. 2000년 경기도 중소기업과장, 2007년 국무조정실 경제총괄과장, 2008년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사무처 기금사업과장을 지냈고 2010년 기획재정부 내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 기획총괄과장을 맡았다. 2001년 기업 입장에서 FTA 활용법을 다룬 책 ‘FTA 이해와 활용’을 썼다. 백기훈 성과평가국장은 행시 합격 뒤 1990년 충청체신청 영업과장으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부 출신 관료다. 직전 보직은 방통위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이다.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 정책, 와이브로를 비롯한 방송통신 기술의 해외진출 정책 등을 담당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란 핵타결 환영속… “6개월짜리 미봉책”

    이란 핵타결 환영속… “6개월짜리 미봉책”

    서방과 이란의 핵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사회는 전반적으로 이를 환영하면서도 ‘갈 길이 멀다’는 신중론과 합의가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잇따랐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하산 로하니 이란 정부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협상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에 대해 언제든 갈등이 다시 돌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협상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을 받아들이면서 합의사항을 우선 6개월간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마련된 미봉책에 가깝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합의안은 5%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을 이란에 인정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은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핵 무기 제조에는 90% 농도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20% 농축 우라늄만으로도 수개월 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 이란은 5% 이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인정받는 대신 허용하기로 한 파르친 군사기지, 나탄즈 농축시설, 포르도 지하 농축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에 대해 까다로운 조건을 부과할 예정이다. 또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도 해체되지 않은 이상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10년 전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미국은 협상 타결 소식을 반기면서도 압박 수위는 한층 높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핵 협상은 이란의 핵 무기 프로그램을 둘러싼 전 세계의 우려를 없애기 위한 ‘중대한 첫 발걸음’”이라면서도 “이란이 6개월 동안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제재 완화를 철회하고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이번 제네바 합의가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란 정부가 합의를 이행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난 7일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 내년 말부터 이란이 운영할 예정이던 발전소 가동을 막았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이번 협상이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핵확산금지체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대외관계·정보부 장관은 “이번 협상은 이란의 속임수와 (국제사회의) 자기기만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며“이란이 핵 폭탄을 가지게 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비난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다음은 북핵”… 국제사회 전방위적 압박 예상

    이란 핵 협상이 24일(현지시간) 타결되면서 장기 교착 상태인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정부 내에서는 이란 핵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북한과의 핵·미사일 커넥션이 제기됐던 이란이 핵 포기에 한 발 다가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제기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북한과 이란으로 양분됐던 국제적 외교력이 북핵에 집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핵 협상 타결에 구체적인 조치가 포함된 게 큰 진전”이라며 “북한에 대한 압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도 이날 조태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중수로 활동을 동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을 받게 된 점을 환영한다”면서 “북한도 국제사회의 일치된 비핵화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비핵화 관련 국제 의무와 약속을 준수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핵 개발 초기 단계인 이란과 이미 3차례나 핵실험을 한 북한 상황은 다르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일 북한의 핵 능력을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 북한의 비핵화 사전 조치와 관련해 한·미·중·일·러 등 6자회담 참여국 간의 일치된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북한이 핵 능력 강화를 체제 보장의 협상 수단이 아닌 실질적 무기로 삼는 국면에서 4차 핵실험 등 또다시 도발 카드를 꺼내들 경우 사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생명의 窓] 오염 없는 아름다운 지구를 향한 세포의 꿈/김진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생명의 窓] 오염 없는 아름다운 지구를 향한 세포의 꿈/김진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초대형 태풍 하이옌(海燕·바다 제비)으로 인해 필리핀에 수많은 사람이 실종 또는 사망했다는 뉴스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방사능 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재앙을 보며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안전한 곳인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영국의 지구과학자인 제임스 러브록이 제창한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가이아(Gaia) 이론을 빌리자면 인간도 지구 공동체의 일원일 것이다. 인류가 약 45억년 된 지구의 역사에서 불과 260만년 전이라는 비교적 뒤늦은 시기에 출현하였음에도 산업화와 그 후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지구의 거의 모든 자원을 지배하고 사용할 뿐 아니라 엄청난 쓰레기(2012년 기준 세계 쓰레기 배출량 연 7억 5000만t)와 핵폐기물 등을 배출하여 지구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러한 인간이 만들어 낸 다양한 환경오염은 기후변화를 일으켜 초강력 태풍인 하이옌과 같은 극한적인 기상현상을 증가시키고 인간 자신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의 몸을 보자.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수십조에 달하는 세포들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쓰레기가 생성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만일 인간들이 그렇게 하듯 스스로의 세포들도 자신의 생존만을 생각해서 많은 쓰레기를 세포 밖으로 배출해 낸다면, 우리 몸은 순식간에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되어 결코 생명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쓰레기를 스스로 완벽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우리의 몸은 오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크기이지만, 이 작은 세포 안에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기능을 하는 구조물들로 채워져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수명이 다 된 자동차의 부품을 교체해야 하듯이 세포의 기능을 수행하는 각 종 구조물들도 수명이 다하면 폐기물로 처리되어 세포 내에서 제거되어야 한다. 이처럼 세포 내에서 만들어지는 쓰레기를 분해하고, 분해된 물질이 세포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세포 내에서 재활용하는 작용을 생물학에서는 자가포식작용(autophagy)이라고 한다. 자가포식작용을 관장하는 것은 세포 내의 용해소체(lysosome)라는 작은 기관이며, 그 안에는 각종 분해효소가 들어 있어서 분해해야 할 물질들이 용해소체 내로 들어오면 세포의 기능을 위한 원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아주 작은 단위로 완벽하게 분해를 시키게 된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을 수도 없고, 또한 우리는 세포의 자가포식작용처럼 쓰레기를 완벽하게 재활용하는 기술도 개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유난히 길었던 올가을이 그려놓은 아름다운 단풍을 보라. 이 아름다운 지구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의 자손들이 회복된 지구 생태계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 다 같이 실천해보자. 에너지 아껴 쓰기, 음식물 남기지 않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바로 이런 작은 실천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자가포식작용이 아닐까.
  • 경주방폐장도 상납 비리

    경찰이 경북 경주에 건설 중인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설과 관련한 비리 수사에 나섰다. 경북지방경찰청은 경주 방폐장 공사 감독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산하 환경관리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경주 방폐장 1단계 공사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환경관리센터장 이모(59)씨에게 떡값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또 센터장 이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떡값 수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관리센터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건설본부 산하 기관으로, 경주 방폐장 건설 공사의 감독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대우건설 현장 사무소와 하청 업체 1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대우건설과 하청 업체 간 금전 거래 서류와 컴퓨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대우건설 관계자가 하청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아베 정권의 막말들 日 유행어 대상 후보

    아베 신조 정권의 막말들이 올해 일본의 ‘유행어 대상’ 후보에 올랐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지난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사태와 관련해 밝힌 “(오염수는) 통제되고 있다” 등 50개의 표현이 한 해 동안 화제를 낳은 신조어·유행어를 선정하는 ‘2013 유캔 신어·유행어 대상’의 후보작으로 뽑혔다. 유행어 후보에는 아베 정권과 관련된 표현들이 다수 포함됐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 7월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과 관련해 “나치의 수법을 배우는 게 어떤가”라는 막말도 유행어 후보로 올랐다. 아베 정권이 핵심 안보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집단적 자위권, 특정비밀보호법을 통해 보호되는 안보 관련 정보인 ‘특정비밀’도 이름을 올렸다.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와 아베노믹스의 핵심 전략인 ‘3개의 화살(금융완화, 재정지출, 성장전략)’, 아베노믹스를 조롱하는 표현인 ‘아호(바보)노믹스’ 역시 후보 목록에 포함됐다. 1984년부터 매년 12월 발표되고 있는 유행어 대상은 출판사 자유국민사가 독자들의 설문조사로 후보작을 집계한 뒤, 선정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상위 10개를 발표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 회장 승진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 회장 승진

    현대중공업이 전문경영인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은 21일 이재성 사장을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회장으로 승진·발령했다. 이 신임 회장은 중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선물 대표이사,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공동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또 김외현 현대중공업 조선·해양부문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사업 총괄사장으로 바꾸고 김정래 현대종합상사 사장을 현대중공업 엔진·전기전자·건설장비·그린에너지 사업 총괄사장으로 이동시켰다.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바꿈으로써 독립적 경영을 강화했다. 정몽준 국회의원은 기업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방침에 따라 현행대로 대주주로 남았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원자력발전 납품 비리 등에서 비롯된 윤리경영 차원에서 이건종 그룹 법무감사실장(부사장)을 준법경영 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한편 다음 달 중에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부고]

    ●구본원(자영업)병규(한국수력원자력 부장)씨 모친상 김용덕(서울신문 독자서비스국 차장)씨 장모상 21일 경찰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2)431-4400 ●이영록(씽크테크 대표이사)승환(한국은행 시스템리스크팀장)씨 부친상 21일 제주 부민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7시 (064)742-5000 ●이정수(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씨 부친상 21일 고려대 구로병원, 발인 23일 오전 9시 (02)857-0444 ●허건(전 우성전음 대표)씨 모친상 광(SK텔레콤 홍보실 매니저)씨 조모상 20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3일 오전 10시 (02)2001-1097 ●노정규(SK커뮤니케이션즈 과장)씨 모친상 2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3일 오전 7시 (02)2227-7560 ●현병구(시사저널사 광고팀 국장)씨 장인상 21일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6시 30분 (042)471-1656 ●이종하(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홍보마케팅 팀장)씨 부친상 21일 인하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11시 (032)890-3191
  • “北 김정은체제 핵문제·경제개혁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신호 없어”

    “北 김정은체제 핵문제·경제개혁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신호 없어”

    21일 서울 중구 정동 대사관저에서 마주한 성 김(53) 미국 대사는 매우 적극적으로 한국과 미국 간 현안들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일본의 집단권 자위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 성 김 대사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특히 “일본의 집단권 자위권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민이 걱정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지난 10일로 부임 2년을 맞은 성 김 대사는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기존의 군사·경제적 동맹 관계에서 재난 지원, 기후변화, 테러, 해적 퇴치 등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미 관계에 대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얘기들을 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 협상,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미 미사일방어체제(MD) 편입 여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등 산적한 현안으로 한·미 동맹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한·미 동맹 60주년이자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설립 6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에서 60년은 환갑으로 양국 간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한·미 관계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복합적이고 다방면으로 폭넓게 형성돼 있다. 주요 현안마다 긴밀하게 협력하고 조율해 왔다. 양국 다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이 날 것으로 자신한다. →먼저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의 집단권 자위권 문제에 대한 질문이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한 것이 한국의 안보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일본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다. 나도 역사를 알고 일본에 대해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에 있지만 (미국과) 일본과의 대화 등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일 동맹 차원의 협의가 한국의 국익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일 협의는 양국 관계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것으로 한·미 동맹을 현대화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은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이나 한국의 이익에 피해가 가는 것은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일 협의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많은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일 동맹을 통해 지역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을 어렵게 만들고 피해를 끼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은 미·일 간 협의 내용을 한국에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잘못된 정보’란 무엇을 말하나. -일본의 군사적 능력 강화가 한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추측은 적절하지 않다.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은 한쪽이 강화되면 다른 한쪽은 약화되는 역학구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은 동반 성장하는 관계이지 제로섬의 관계가 아니다. 일본과의 관계 강화가 한·미 관계를 약화시키는 게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성공적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마쳤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새뮤얼 로클리어 미국 태평양군사령관 등 미군 최고 책임자 3명이 동시에 사흘 동안 한국을 방문한 것은 유례가 없다. 그만큼 한·미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8~19일 워싱턴에서 제7차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이 열렸다. 분담금 제도 개선에 미국이 난색을 표하는 등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연내 타결 전망은. -10년 전쯤 국무부에서 군사·정치 분야를 담당하면서 이 문제를 다뤄 본 적이 있다. 매우 어렵지만 중요한 협상이다.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은 양국이 공평하게 분담하도록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과거 협상을 볼 때 양국이 현 협정이 만료되기 전인 올해 12월까지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분담금 총액과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양국의 이해를 높이고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다. 한국은 분담금 지출의 투명성을 염려하는데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미국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나. 집권 2년째인 북한 김정은에 대한 미국 내 평가는. -북한의 핵실험 등 핵 활동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른 의무와 그동안 해 온 6자 회담의 합의 사항을 위반하는 활동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아닌 주민 삶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6자 회담 당사국 모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데 합의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평양의 지도부가 교체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은 김정은이 핵 문제나 경제 개혁에 있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 → 한국·미국·중국·일본 4개국 수석대표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언제쯤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나. -서울, 미국 워싱턴,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등 6자 회담 관련 4개국은 6자 회담이 재개되면 이번에는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보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미국은 충분히 준비해서 협상을 재개하고 비핵화 진전이 있기를 원한다. 중국도 그런 준비 없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면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북한이 언제쯤 준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는 그런 조짐이나 징후가 없다. →헤이글 국방장관이 한국형 MD인 킬체인과 미 MD의 연동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미 MD 체제 편입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미 MD의 전략적 목표는. -헤이글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이미 밝힌 것처럼 미국은 한국에 대해 미국의 MD 체제를 강요하거나 압박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자체 MD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미사일 방어 체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게 중요하다. MD는 북한의 위협에서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는 것이 주요 전략적 목적이며 중국(군사력) 부상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를 공식 요청했나. -TPP 협상 참여는 한국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한국이 TPP에 참여하면 미국은 환영하겠지만 한국에 대해 TPP 참여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는 없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도청 파문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도청 여부에 대한 확인을 공식 요청했는데 향후 미국 내 절차는 어떻게 되나. 만약 도청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한·미 동맹에 미칠 파장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현재 한국 정부와 대화 중이며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들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이 한·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대사로 부임한 지 만 2년이 지났다. 보람 있었던 일과 아쉬운 일,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한국계 미국 외교관으로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한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부임 직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한·미 양국이 북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조율하는지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이행된 것도 의미 있다. 이에 못지않게 개인적인 경험들이 특히 마음에 많이 남는다. 주한 미국 대사로서 부친의 고향인 충북 충주를 처음 방문했는데 매우 감동적이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광주 5·18민주화묘역과 부산 등 되도록 여러 지역을 방문하려 노력했다. 보통의 한국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을 만나기 위해 대학을 찾았다. 지금까지 15개 대학을 방문했다. 남은 기간 동안 양국 관계를 글로벌 협력 단계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 한국계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하면서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았는데 이는 부담이라기보다는 매우 큰 영광이다. 진행 : 김균미 부국장 정리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성 김 대사는 역대 美대사 중 첫 한국계…0여회 방북 한반도 전문가 성 김 대사는 한국과 미국이 수교한 이래 서울에 부임한 역대 22명의 미국 대사 중 최초의 한국계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의 한국 이름은 김성용이다. 부친인 고(故) 김재권(본명 김기환)씨는 1973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 당시 주일 공사를 지냈고, 이듬해인 1974년 가족이 모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검사 출신으로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에 임명됐고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후임으로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냈다. 2008년 북한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 폭파를 현장에서 목격하는 등 북한을 10여 차례 방문한 ‘한반도 전문가’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부인 정재은씨와의 사이에 두 딸이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제통상·원자력안전 등 전문직위 공무원 8년간 다른 직군으로 전보 제한

    앞으로 국제통상이나 원자력안전, 연구개발(R&D) 분야와 같은 전문성이 중요한 직군의 공무원은 해당 직위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안전행정부는 20일 공직 전문성 강화를 위한 유형별 보직관리, 전문직위 군(群) 도입 및 전보 제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치면 2015년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업무 분야나 직무수행 요건이 유사한 전문직위를 묶어 ‘전문직위 군’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직위에서 4년, 같은 전문직위 군에서 8년 내에서 전보를 제한하고 근무시간에 따라 수당과 경력가점을 차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재직을 통해 이들 전문직위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더불어 개정안은 기록연구직과 같은 소수 직렬에 대해서는 주관기관을 지정해 인사교류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전기요금 인상안] 에너지 과소비구조 개선 ‘타깃’… 도시가구 월 1310원 더 낼 듯

    [전기요금 인상안] 에너지 과소비구조 개선 ‘타깃’… 도시가구 월 1310원 더 낼 듯

    ‘평균 5.4%’라는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폭은 최근 3년간 인상폭 중 최대이다. 재계의 반발 및 물가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고강도 카드를 꺼낸 것은 ‘가격정책’을 통해 전기 과소비를 잡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0년 이상 ‘절약’을 수도 없이 외쳤지만 1000원, 2000원 아끼자고 전기 사용을 줄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19일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전기와 비(非)전기 에너지원 간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고 에너지 과소비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에너지 원가 회수율이 100%를 넘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반발하는 재계를 향해서는 “이번에 전기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원가 회수율은 90%대 중반에 그친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우선 전력난 속에도 산업계가 낮은 전기요금으로 전력을 다량 소비하고 있다는 여론을 반영해 산업용과 일반용(빌딩·상업시설용) 전기요금은 평균 이상으로 인상했다. 반면 주택용은 평균의 절반 수준인 2.7%만 올리고 교육용은 동결했다. 전기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국민 생활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초·중·고교가 주로 사용하는 교육용(갑)은 기본요금 요율을 인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월평균 310㎾h를 쓰는 도시가구는 전기요금을 월 1310원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전기요금 조정 요인이 8% 이상이지만 원자력발전 가동 정지에 따른 인상 요인은 원전 관련 공기업이 부담토록 하고, 한국전력 등의 자구노력으로 인상 요인을 흡수한다는 차원에서 인상률을 본래보다 낮게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요금 조정과 체계 개편을 통해 순간최대 피크전력을 80만㎾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1기의 가동분만큼 전력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과 동시에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체계를 바꾸고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한 피크전력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5~6월부터 냉방 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을 감안해 6월에도 여름철 요금(일반용·산업용·교육용)을 적용한다. 또 오전에 전기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여름과 봄·가을 오전 10~11시를 최대부하시간대 요금 적용 시간으로 추가했다. 아울러 전력수요관리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선택형 요금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규모 사업장(고압A 사용)의 경우 피크일·피크시간대 요금은 대폭 할증하되 평상시 요금은 할인하는 요금제를 통해 자발적 피크 관리 노력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대규모 사업장(고압 B·C 사용)의 경우 자가발전기 가동이나 ICT를 활용한 전력수요관리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피크시간대(오후 2~5시)에는 집중적으로 높은 요금(야간시간대의 5배)을 부과한다. 대신 최대부하시간대 요금 적용 시간을 현행 6시간에서 3시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24시간 설비를 가동해 전력사용 패턴 조정이 어려운 중소기업 등의 부담 완화를 위해 선택형 요금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에너지 복지 차원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전기사용 계약기준도 개선했다. 주택용 체납가구에 설치하는 전류제한기의 최소 용량을 220W에서 660W로 3배 늘렸다. 주택용 전력은 요금을 3개월 이상 체납해도 단전하지 않고 전류제한기를 설치해 최소한도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계약전력 20㎾ 이하 소규모 임차인에게는 전기요금 보증금 설정의무를 면제해 영세자영업자의 전기사용 편의를 높였고, 영유아 보육시설은 교육용에서 일반용으로 전환하되 사회복지시설 복지 할인(20%)을 적용한다. ‘요금 폭탄’ 논란을 빚고 있는 주택용 누진제에 대해서는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이유로 이번 전기요금 개편안에서 제외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공직 관여 민간인 ‘검은 돈’, 뇌물죄 적용 옳다

    그제 국민권익위원회가 각종 정부위원회의 민간위원, 공공기관 임직원 등 공무를 수행하는 민간인이 금품을 받을 경우, 배임수재죄가 아닌 뇌물죄를 적용하도록 관련 법률개정을 해달라고 전 중앙행정기관에 권고했다. 각 중앙부처는 소관 법률 개정을 서두르고, 국회는 이를 통과시켜 공공업무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제고해야 한다. 권익위에 따르면 공무를 수행하는 민간인은 신분상 공무원은 아니지만 행정업무를 처리하면서 각종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로비를 받기 쉬운 위치에 있다. 하지만 현재 공무수행 민간인으로 금품을 수수한 경우, 공무원으로 간주해 처벌한다는 법률상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하지만 이런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민간인 신분으로 배임수재죄로 처벌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뇌물죄 적용대상 기관의 범위를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전체 178곳의 기타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도록 관련 중앙부처에 권고했다. 또 공공기관 종사자로서 공무원으로 간주하는 대상에서 제외된 하위직 직원에게도 공무원 의제처벌 규정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예를 들어 한국원자력연구원이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은 정부출연기관설립법에 따라 과장 이상은 공무원으로 적용받으나 그 이하는 제외된 상태다. 이 권고대로라면 일반직원도 금품을 받게 되면 뇌물죄를 적용받게 된다. 하위직원의 공공업무 수행 중 금품 등을 받는 비율이 가장 높았던 만큼 모든 직원에게 뇌물죄가 적용될 경우 공공업무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정부위원회의 민간위원들도 공무원 신분으로 간주해 처벌하게 되면 공공업무를 둘러싼 로비를 차단할 수 있다고 본다. 권익위는 이번 권고가 늦어도 2015년 하반기부터는 실제로 시행될 수 있도록 각 중앙부처가 법령개정 작업을 서둘러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입법부에서도 공공분야 투명성 제고를 위한 조치인 만큼 여야를 떠나 관련 법안 통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제투명성기구가 최근 발표한 국제뇌물방지협약 이행보고서에서 가장 낮은 4등급 국가로 분류됐지 않는가.
  • [기고] 전기요금 인상에 즈음하여/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기고] 전기요금 인상에 즈음하여/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최근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연초에 전기요금이 한 차례 올랐는데 연내에 재차 인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값싼 전기를 충분히 쓸 수 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국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 또한 최대한 전기요금 인상을 자제하는 것이 물가안정과 국민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유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앞장서서 전기요금을 올려야만 하는 이유를 한 번 따져봐야 한다. 먼저 전기요금을 적절한 수준으로 올려야 전기소비를 합리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전기소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낭비적인 소비는 억제돼야 한다. 물론 전기요금 수준뿐 아니라 요금부과 방식 또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정부의 이번 전기요금 개편 계획에 주택용 요금제의 누진제 개선안이 포함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다음으로 충분한 전력공급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심지어 2011년 9월에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더욱 불안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늘어나는 전기수요를 전력공급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력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전기소비 절약 캠페인도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발전소를 추가적으로 짓는 것이다. 그런데 신규 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는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민간의 참여가 불가피하다.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적정한 이윤이 있어야 신규 투자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원활한 신규 투자를 유도하고 추가적인 공급설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력공급 설비를 확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한 것도 전기요금 인상의 이유다. 최근 발표된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알 수 있듯이,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축소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원자력 비중이 축소된 만큼 석탄이나 천연가스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하는데, 이것은 전기생산 비용을 높일 수밖에 없다. 최근 밀양사태에서 보듯이, 앞으로 송전망 건설 또한 지역주민 민원으로 녹녹지 않은 형편이다. 이 또한 전기요금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이번 전기요금 인상 계획은 엄밀히 말해 전기요금의 현실화 또는 정상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전기요금의 원가회수율이 아직 90%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기의 생산과 공급에 드는 비용이 100이라면 소비자들은 전기요금으로 90보다 적게 내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정부와 소비자 모두 인식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낭비적인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공급설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전기요금의 현실화나 정상화가 불가피하다.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여론에 밀려 정부의 주어진 역할을 회피하는 만큼 우리 모두가 감내해야 할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산책] 제품 시험인증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산책] 제품 시험인증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가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난방제품의 사용이 늘고 있다. 최근 과도하게 온도가 올라 화상 위험이 있는 불량 전기 찜질기 제품이 무더기 리콜 조치됐다. 제품이 시판되기 전에 받는 시험인증 안전도 검사 때와 달리 값싼 부품을 쓰거나, 아예 온도 상승을 막는 핵심 부품을 빠뜨렸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제품의 질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시험인증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출고 전에, 수입제품은 통관 전에, 일정한 기준의 시험인증을 거쳐야만 팔 수 있다. 해외로 수출하려는 제품은 해당 국가나 해당 기관의 인증마크를 취득하기 위한 시험과 제조공장에 대한 공장심사가 필요하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국내 대표적인 시험인증기관이다. 처음 안내를 받은 곳은 시험원의 기계역학표준센터.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시험장비들 사이로 이방인을 바라보는 연구원들의 표정이 부담스러울 만큼 기계적이다. 압력조절로 대기 중의 먼지를 밖으로 날려버리는 시스템을 갖춘 이곳에서 제품의 길이와 힘, 각도, 소음 등을 측정한다. 음향파워측정실에서는 로봇을 이용한 신제품 헤드폰의 음색과 음압을 측정하고 있었다. 마치 녹음실에서 신곡을 취입하고 있는 가수처럼 보인다. 실험실에서는 전자파 발생량도 측정한다. 가시처럼 튀어나온 사각뿔 모양의 탄소 스펀지로 둘러싸인 ‘실드룸’(shield room)은 외부의 방해전파를 완벽히 차단한다. 어쩐지 새로 산 휴대전화가 내내 불통이다. 로봇에게 CD를 틀어 주던 이선경 연구원은 “정밀한 데이터를 재기 위해 기계를 쓰고 있지만 꽤나 낭만적인 연구실”이라며 웃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등 물을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방수 및 방전 테스트를 하는 방이다.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는 업무특성상 주부습진까지 걸렸다는 문상헌 연구원은 “내 아내와 어머니가 쓸 수 있는 제품이라 더욱 꼼꼼히 검사한다”고 말했다. 안내를 맡았던 강전일 연구원은 “안전도, 표준화, 환경테스트 등 각종 시험인증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제품에 인증마크가 부착된다”고 설명했다. 시험인증산업 분야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아기들이 물고 빠는 장난감에서 수은 성분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장애인 전동차가 몇 도의 경사각에서 구르는지, 형광등은 일생 몇 번이나 깜박거리다가 수명을 다하는지 등등 공산품 분야에서부터 환경, 농업, 정보, 원자력 등에 이르기까지 끝이 없다. 인증(認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문서나 행위가 정당한 절차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공적 기관이 증명하는 것’이다. 각종 취업이나 입시에서 토익이나 토플 등 공인어학인증시험성적표가 필요한 것처럼, 시험인증은 제품 및 서비스가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지 공인기관이 시험하고 인증해서 성적표를 발급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이외에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시험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표준인증제도와 소비자제품 안전정책을 총괄 운영하는 정부 주무부처다. 기술표준원에서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및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등 6개의 민간심사기관에 시험인증을 위탁하여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연 130조원 규모의 숨겨진 ‘황금어장’인 시험인증산업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가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4조~5조원대인 국내 시장은 스위스의 SGS 그룹 등 외국 시험인증기관이 60~70%를 점령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험인증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강국=시험인증산업 강국’인 점에 비춰볼 때 제조업에 강한 우리나라는 시험인증산업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글 사진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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