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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도내야” vs “신중해야”… 탈원전 1년 엇갈린 평가

    “속도내야” vs “신중해야”… 탈원전 1년 엇갈린 평가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두 배로 환경단체 “전환 속도 느리다” 업계 “전기요금 인상 부작용”정부가 ‘탈원전 선언’을 한 지 1년이 지났다. 원전 가동률은 50%대로 떨어진 반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2배 이상 늘었다. 에너지 전환 정책을 보는 시선이 엇갈린다는 점에서 성과보다 숙제가 더 많은 상황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탈원전의 상징적 조치는 고리 1호기 해체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다. 1978년 우리나라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지난해 6월 18일 가동을 중단했다. 이튿날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를 방문해 “고리 1호기 영구정지는 탈원전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월성 1호기를 1년 안에 없애겠다”며 탈원전을 선언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에 7515억원을 투입해 2031년 해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또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확정했다. 그러나 한수원 노조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반발도 만만찮다. 신고리 5·6호기는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원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신규 원전 6기에 대한 건설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의 공정률은 34% 수준으로 당초 목표(39%)보다 늦어졌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해 7~10월 4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된 탓이다. 정부는 대신 원전에 대한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2009년 수주에 성공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체코, 폴란드 등에 수출을 타진 중이다. 탈원전 1년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엇갈린다. 환경단체 등 탈원전을 지지하는 쪽은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석탄 발전량이 2016년 대비 2017년에 23.6%나 증가했는데 값싼 전기요금을 붙들기 위해 에너지 전환 속도를 늦추고 있어 에너지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에너지 전환 정책이 유지되도록 에너지 전환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탈원전에 반대하는 원자력 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등 부작용을 우려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당분간 전력가격은 오르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직 탈원전 정책에 의한 효과가 나오기 이전”이라면서 “한전 등 에너지 관련 회사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정부는 경청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탈원전 정책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전기요금 인상 문제다. 정부는 여론을 의식해 2022년까지 전기요금이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찬반 양측이 어느 정도의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탈원전·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공 요건’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은 월평균 1만 5013원의 전기요금을 더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우주를 보다] 큐리오시티가 포착한 화성의 지옥같은 모래폭풍

    [우주를 보다] 큐리오시티가 포착한 화성의 지옥같은 모래폭풍

    화성 땅에 몰아닥친 최악의 모래폭풍이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 카메라에 포착됐다. 16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최근의 화성 모습을 오늘의 천체사진(APOD)으로 공개했다. 황사가 가득찬 풍경이 인상적인 이 사진(오른쪽)은 지난 10일 큐리오시티가 게일 크레이터 인근에서 촬영한 것이다. 마치 지구의 사막같은 풍경이 담겨있지만 지난 7일에 촬영된 사진(왼쪽)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같은 풍경은 10년 사이 화성에 몰아닥친 최악의 모래폭풍이 낳은 것이다. NASA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옥같은 모래폭풍이 불기 시작해 화성 땅의 25%를 덮어버렸다. 이 모래폭풍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바로 현재 엔데버 크레이터에서 14년 째 탐사를 이어가고 있는 또다른 탐사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다. 오퍼튜니티는 태양광 패널로 전원을 공급받는데 하늘이 모래폭풍으로 덮히면서 현재 NASA와 연락이 끊긴 상태다. NASA 측은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되지 않자 오퍼튜니티가 가동을 일시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래폭풍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오퍼튜니티 작동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반해 '후배'인 큐리오시티는 흔히 원자력 전지로 알려진 RTG(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를 사용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월성 원전1호기 36년 만에 폐쇄… 신규 원전 4기도 백지화

    노조 “혈세 낭비 법적책임 물을 것” 반발 설계 수명이 4년 남아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대한 조기 폐쇄가 확정됐다. 가동 후 36년 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했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영구 정지를 위한 운영 변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1982년 11월 가동에 들어간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 운영 허가가 끝났다. 그러나 설비 교체 등 5600억원을 투입해 10년 연장 운전 승인을 받아 2015년 6월부터 재가동됐다. 연장 운전 시한은 2022년까지다. 정비를 위해 지난 5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예고된 것이었다. 정부는 원전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신규 원전 6기를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월성 1호기와 신규 원전 6기를 제외했다. 다만 폐쇄 시기는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이 결정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한수원은 타당성 평가 결과 월성 1호기는 경제성이 없으며 신규 원전은 정부의 원전 축소 정책으로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정부 정책에 따라 운영계획을 어떻게 할지 여러 가지 검토한 결과 월성 1호기는 강화된 안전 기준 등에 따라서 계속 운전의 경제성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 설계 또는 부지 매입 단계였던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신규 원전 4기 건설도 영구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가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신규 원전 6기 중 신한울 3·4호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업이 많이 진행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사장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신규 원전 건설에 34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전력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한수원 노조는 “수천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이사진에 대한 민형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뉴스 분석] ‘보수’ 노태우 정부도 한미훈련 중단했었다

    [뉴스 분석] ‘보수’ 노태우 정부도 한미훈련 중단했었다

    YS도 제네바합의 후 훈련 대폭 축소 “한미훈련 중단해도 안보위기 없었다” 트럼프 “北, 실종 미군 유해반환 시작”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을 밝히자 국내 강경 보수층 일각에서 ‘안보 위기론’을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비핵화 대화 등을 이유로 연합훈련을 중단한 사례는 과거 군부 출신 보수정권인 노태우 정부 때도 있었다. 역시 보수정권인 김영삼 정부 때도 팀스피릿 훈련을 대폭 축소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연합훈련을 중단한다는 이유만으로 진보정권이 북한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 연합훈련을 중단 또는 축소한 기간엔 안보 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반면 훈련 재개를 선언한 이후 오히려 북핵 위기가 고조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압도적 군사력으로 전쟁을 억제해 평화를 만들 순 있어도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과거 사례가 입증했다고 입을 모은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키리졸브나 독수리 훈련처럼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되 재래식 훈련은 계속 진행하기 때문에 실질적 안보 위협은 없다고 본다”면서 “훈련 중단은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유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992년 1월 노태우 정부가 1954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훈련 중단을 선언하자 북한은 비핵화 절차를 밟아 나갔다. 당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조지 H 부시 대통령은 1991년 9월 남한 내 전술핵 철수를, 노태우 정부는 같은 해 12월 ‘핵부재 선언’을 발표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한·미 양국은 한편으로 연합훈련인 ‘팀스피릿’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화답해 북한은 즉각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하고 1993년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핵 사찰을 받았다. 우려했던 안보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된 것은 한·미가 1993년 팀스피릿 재개를 결정하면서부터다. 1992년 10월 대선 직전 터진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을 구실로 한·미 국방당국은 훈련 중단을 취소했다. 당시 양국 국방당국은 표면적으로 훈련 재개의 탓을 북한에 돌렸지만, 그 이면에는 양국 내 강경파의 끊임없는 강경론 유도가 작용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팀스피릿 재개는 실익도 없이 북한의 핵 개발 폭주로 이어졌다. IAEA가 특별사찰까지 요구해 오자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며 대놓고 핵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실장은 “상호 신뢰 분위기를 조성하면 북한은 이에 상응해 군사적 신뢰 조치를 취해 왔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방향에 국민이 동의한다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화가 지속하는 한 군사훈련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 직후엔 팀스피릿을 대폭 축소,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대체했다. 훈련을 축소했다고 특별한 안보 위기가 불거진 일은 물론 없었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들의 유해 반환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싱가포르 공동 성명에 대해 “모든 걸 얻어낸 합의문에 서명했다”며 오는 일요일(17일) 북한 지도자에게 전화하겠다고 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부고]

    ●윤숙경씨 별세 이주영(자유한국당 국회의원)씨 장모상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연세병원, 발인 16일 (055)223-1000 ●태범엽씨 별세 태성훈(양주시 농기계지원팀장)성란(신안유치원 원장)성희씨 부친상 정연철(무지개농원 대표) 조영익(금융감독원 국장)씨 장인상 임예순씨 시부상 1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30분 (02)2258-5940 ●조홍래(전 연합뉴스 외신국장)씨 별세 14일 서울 원자력병원, 발인 16일 오전 4시 30분 (02)970-1543 ●유정현(TV조선 앵커)승현(주주에스텍 대표)씨 부친상 1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45분 (02)2258-5940
  • 북·일 정상회담 성사되나 “아베, 8월 평양 방문 추진”

    북·일 정상회담 성사되나 “아베, 8월 평양 방문 추진”

    日정부, 3단계 北 지원 방안 검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이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음을 전하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아베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열린 자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면 경제 제재는 풀리지만 본격적인 경제 지원을 받고 싶다면 일본과 협의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김 위원장에게 설명했고, 이를 들은 김 위원장이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 긍정적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총리관저로 초청한 자리에서 “북한과 직접 마주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의지를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만날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NHK 등에 따르면 북한과 일본 양국 당국자는 14일 몽골에서 열린 국제회의 ‘울란바토르 대화’에서 비공식 만남을 가졌다면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도 이 자리에서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 시미즈 후미오 외무성 아시아·태평양국 참사관을 보냈으며 북한에서는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간부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북·일 정상회담을 실현하기 위해 양국 정부 관계자가 그동안 여러 차례 물밑 협상을 했다”며 오는 8월 평양 또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아베 총리의 8월 평양 방문을 추진하되 그것이 어려울 경우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두 사람이 만나도록 한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관건인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북한이 납치 피해자를 재조사할 때 일본 측도 참가하는 등 실효성 확보 방안을 북·일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 최소 조건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김 위원장이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도 북한은 공식적으로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추진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일 관계 개선 과정에서 3단계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초기 비용 제공→인도적 지원→본격적인 경제협력’ 로드맵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2007년 IAEA가 영변 핵시설 사찰에 나설 때 50만 달러(당시 환율 5700만엔)를 낸 바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팩트 체크] 김정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 트럼프 ‘CVID’로 받아들였다

    [팩트 체크] 김정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 트럼프 ‘CVID’로 받아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인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북·미 정상 간 역사적 첫 회담에 대한 평가가 관련국들을 중심으로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공동성명 내용의 후퇴’, ‘미국의 양보’ 등 4가지 쟁점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주장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에서 ‘완전한 비핵화’(CD)로 후퇴한 ‘반쪽짜리’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밝힌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선언이 ‘북한에 너무 큰 선물을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남긴 4대 논란을 팩트 위주로 분석했다.1. CVID 없다고 미진한 합의? CVID 사실상 불가능한 개념 美, 北 ‘CVIG’ 제공 불가 판단 지난 12일 타결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용어 대신 ‘완전한 비핵화’란 표현이 들어갔다. 이를 두고 일부 강경 보수층에서는 CVID라는 단어가 빠졌다는 이유로 미진한 합의라고 비판한다. 이런 비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이 회담 전 언론에 “CVID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히면서 기대치를 높인 탓도 물론 있다. 하지만 북핵 협상 역사를 자세히 알고 보면, CVID라는 문구에 집착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의문이 들게 된다. 사실 CVID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내건 조건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우리는 패전국이 아님에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내건 조건에 굴복을 강요한다”며 반발해 왔다. 만약 미국이 CVID를 관철하려면 북한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을 수용해야 공평하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와 북한이 요구하는 CVIG를 동시에 타결하는 게 주권국끼리의 대등한 협상이라는 논리다. 이번에 미국이 끝내 CVID를 관철하지 못한 것은 현 시점에서 북한에 CVIG를 주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어의 의미상으로만 봐도 CVID는 중언부언의 측면이 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에 이미 ‘검증가능’과 ‘불가역적’이라는 의미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방송에 출연해 “사실 누군가에게 ‘당신을 완전히 사랑한다’고 하는 것과 ‘당신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사랑한다’고 하는 것이 의미상으로는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면서 ‘완전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표현의 진의를 이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CVID가 아니라고 봤다면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이행의지를 CVID로 받아들인 것이 이번 회담의 핵심”이라고 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보수 근본주의자들 입장에서는 완전한 검증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CVID는 사실상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 한미훈련 중단, 위험한 양보? 北 ‘비핵화 연기’ 빌미 안 주기 “한·미 통상적 군사훈련은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우리가 북한과 선의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을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선의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협상 파트너인 북한을 달래고, 방위비 분담을 협상 중인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맥스선더 훈련에 대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선제공격과 전면전쟁 도발을 가상한 훈련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근원”이라고 비판하는 등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과 미사일 개발 포기의 선물로 ‘합동훈련 중단’을 먼저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도 북한 내 군부 등 강경파에게 핵·미사일 개발 중단에 대한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가시적인 조치와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 약속 등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줄 ‘선물’은 마땅치 않다”면서 “대북 경제 제재를 당장 풀 수도 없으니 고민 끝에 꺼내 든 것이 바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라고 해석했다. 또 북·미가 비핵화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는 한반도 안보 위협이 낮아질 뿐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연기’ 핑계의 빌미를 줄 수 있는 연합훈련을 굳이 강행할 이유도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합훈련 등 비용을 거론한 것은 방위비 분담 협상에 나서고 있는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수’까지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논란의 파장이 커지자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한·미 간 통상적 훈련은 계속하되 대규모 연합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연합훈련의 전면 중단이 아니라, 부분 중단 내지는 축소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결정이 주무부처와 논의한 뒤 나온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해 ‘코리아 패싱’(한국 소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3. ‘9.19공동성명’보다 후퇴? 정상회담선 큰 틀 포괄적 합의 실무자 간 결과물과 비교 오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서명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포기를 명시한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은 실무자들 간 회담 결과물인 9·19 공동성명을 큰 틀에서의 포괄적 합의를 도출할 수밖에 없는 정상회담의 산물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한 오류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9·19 공동성명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관계정상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일각에서는 4개 항으로 구성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같은 문구가 없는 것을 이유로 합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9·19 공동성명의 서명 주체는 송민순 당시 외교부 차관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과 같은 실무자들이었다. 실무자급 회담이면 성명 내용에 CVID와 같은 구체적 문제가 먼저 명시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밑에서 위로 접근하는 ‘보텀 업’ 방식이 아니라 70년간 적대 관계였던 국가의 정상 간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기 때문에 접근 방식이 다르다. 무엇보다 이번 공동성명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비핵화 관련 문서로 무게감이 남다르다. 또 앞으로 이어질 후속 회담과 각종 실무회담에서 CVID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후속 회담을 시사했다. 오히려 이번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1항에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이 명시됐다는 점에서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북·미 간 신뢰 부족 문제를 정확히 짚은, 보다 진전된 성명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9·19 공동성명도 구체적인 이행 방법이나 날짜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북핵 문제의 근본 원인이 북·미 간 적대적 관계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제대로 짚은 성공한 회담”이라고 평했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4. 트럼프가 양보한 게 많다? 새 북·미관계 수립 먼저 언급 北 실질적 비핵화 ‘액션’ 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체제 보장을 약속하고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에 대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손해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양보’가 두드러지지만 오히려 사업가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과 신뢰를 쌓으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투자’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북·미 공동성명의 문구 배치 순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가장 핵심 현안으로 꼽혔던 비핵화보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이 먼저 언급된 데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그동안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입장을 고수한 데 대해 북한은 ‘선 평화체제 구축, 후 비핵화’로 응수해 왔다. 그런 만큼 공동성명은 일종의 타협안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될 수 있다”는 오래된 경구를 언급하며 북한과의 정상적 외교관계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적대국으로 대치해 온 북한의 김 위원장이 가장 듣고 싶어 한 ‘표현’을 던지고, 북한의 실질적인 ‘액션’을 유도했다. 큰 돈이 들지 않는 덕담으로 김 위원장을 세계 외교 무대에 데뷔시키고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인정한 대신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나 핵실험 등 관련 연구를 중단한다는 북측 약속을 받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건 현실에 순응한 판단 변화로 읽혀진다. 그동안 일괄타결을 통한 단시간의 비핵화를 강조한 기존 입장에서 물러난 언급으로, ‘단계적 비핵화’를 고집해 온 북한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기대 이상의 선물까지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제안했고, 하길 원하는 체제 보장 조치”라고 발언했다. 미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체제 보장 조치를 제시한 건 그만큼 북한 최고지도자로부터 받아낼 반대 급부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단기적 이익의 관점에서는 더 많은 것을 얻어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적인 측면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는 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 더 멀리 내다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환경단체 “월성원전 3호기 냉각재 누출 민관 합동조사해야”

    경북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월성원전 3호기 냉각재 누출과 관련, “민관 합동 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13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1일 월성 3호기에서 냉각재가 누출됐을 때 밸브가 26분 동안 개방된 경위를 밝히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작업자 실수로 밸브가 열렸더라도 냉각재인 중수가 3630㎏ 배출되는 긴 시간 동안 밸브를 차단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냉각재 누출 양과 비교하면 작업자 피폭량이 너무 낮게 보고돼 사고 당시 삼중수소 농도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삼중수소가 격납건물 외부로 배출되는 상황에서 인근 주민에 대한 방호조치를 어떻게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어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단이 월성3호기 현장에 파견돼 중수 누설량, 방사선 영향 등을 조사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중국 전기없이 작동하는 원자로 후쿠시마 사고 막는다

    중국 전기없이 작동하는 원자로 후쿠시마 사고 막는다

    원자력 굴기로 불리는 중국 원자력발전 산업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이 위기 시에 전기 없이도 작동 가능한 원자로를 개발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3세대 핵발전 기술로 개발된 원자로는 산둥성에 건설된 ‘CAP1400’으로 최근 수동 안전 시스템을 포함한 6개 주요 기술 실험을 통과했다고 중국 과학기술부는 발표했다. 칭화대의 핵물리학 전문가인 구이리밍(桂立明)은 “수동 안전 시스템은 능동 안전 시스템과 달리 전기 없이도 작동할 수 있어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에 방사능 물질이 배출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CAP1400은 수동 안전 시스템에 세 개의 방어선을 설치해 온도나 압력 과부하로 원자로가 가열되는 것을 방지해서 방사능 물질이 최대한 원자로 밖으로 새어나오는 일이 없도록 한다. 예를 들어 냉각수 장치도 원자로 꼭대기에 설치해 72시간 동안 전기 없이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다. 2세대 원자로는 모터를 사용해 냉각수를 가동시켰지만 3세대 원자로인 CAP1400은 전기 대신 중력을 이용한다.  중국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지역을 강타한 쓰나미로 원자로 냉각 기능이 붕괴하면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된 것과 같은 사고를 막고자 3세대 원자로의 수동 안전 시스템을 개발했다. 중국은 현재 37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CAP1400은 미국 원자력회사 웨스팅하우스가 개발한 AP1000을 확대 개발한 것이다. 전략 생산량은 1250메가와트에서 1400메가와트로 늘었다. 중국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산 원자로의 수동 안전 시스템은 CAP1400이 생산하는 1400~1500메가와트의 전력량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기존 화력발전만으로는 늘어나는 전력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최근 공산당 지도부가 깨끗한 환경에 역점을 두면서 원자력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100기의 원자로를 가동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20여 기의 원자로를 건설 중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日 “北비핵화 진행되면 비용지원 용의”

    日 “北비핵화 진행되면 비용지원 용의”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행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증활동을 재개할 때 비용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13일 재차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체적 지원 규모와 내용에 대해선 실제 필요성과 관계국과의 연계를 포함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날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언에 대해선 “우리나라로선 코멘트를 자제하고 싶다”면서도 “미국 측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 언제 미사일이 향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점은 이번 회담으로 확실히 없어진 것 아니냐”고 거론한 뒤 “우리나라로선 매우 긴박한 안보 상황이 과거보다 완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약속이 확인됐다”며 “그러나 검증 가능성, 불가역성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검증이 실시될 것’이고 프로세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 문제는 한 차례 회담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 핵폐기 시한·방법 명시 안 해

    [6·12 북미 정상회담]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 핵폐기 시한·방법 명시 안 해

    트럼프 “김정은 비핵화 확고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 美·IAEA, 핵폐기 검증할 것” 비핵화 되돌릴 수 없는 시점 대북제재 해제하겠다고 밝혀북한과 미국이 합의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포괄적인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이 제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명한 공동성명에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미측이 배수의 진을 쳤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에서 북·미는 ‘완전한 비핵화’(CD)에만 합의했다. 향후 양국 실무협상에서 사찰 대상 시설과 범위, 핵 폐기 절차와 방법, 시한 등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북한에 돌아가자마자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에서 ‘완전한 비핵화’(CD)만 확인했다는 지적에 대해 “합의문에 아주 강력한 언어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쓰여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뿐 아니라 장거리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하기로 약속했다”며 ‘CVID에 대해 양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검증에는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나설 것”이라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야 경제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북·미 두 정상은 이날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한 외교가 소식통은 “이번 싱가포르 선언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란 단어 자체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미 외교가에서는 70여년 동안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던 북·미가 이번 정상회담만으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날 싱가포르 브리핑에서 “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고 강조한 것 역시 실무협상이 꽤 진통을 겪었다는 걸 방증한다. 북한은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주도한 대북 고립·압박책의 상징적 표현인 ‘CVID’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에서 ‘완전한’이란 단어 자체에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고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성명에 ‘CVID’ 표현이 나오지 못한 배경이다. 미국은 첫 북·미 정상 간의 만남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실리적 판단을 하지 않았냐는 관측이다. 결국 양국이 차기 정상회담과 추가 실무협상 등을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 등이 다음주부터 북한과 추가 비핵화 실무협의에 나선다”며 곧바로 실무협상 돌입을 예고했다. 또 ‘핵동결-신고-검증-폐기’의 로드맵으로 ‘비핵화’를 시도하다 ‘폐기’까지 가 보지도 못한 채 좌초했던 과거 합의를 ‘실패’로 규정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전략적 판단을 갖고 있는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일부 핵무기 반출, 폐기라는 성의를 보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워싱턴 정상회담 등 세기의 ‘이벤트’가 한 번 더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핵 반출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조치 시점은 금방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싱가포르 합의문을 보면 미국 측이 분명히 ‘비핵화’ 부분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믿고 ‘통 큰’ 양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에 북한이 미국의 ‘양보’에 일부 핵무기 반출·폐기라는 성의를 보인다면 북·미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 조야의 우려도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미회담 평가, 전문가 마다 엇갈려... 기대 못미쳐 vs 포괄적 합의

    북미회담 평가, 전문가 마다 엇갈려... 기대 못미쳐 vs 포괄적 합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대해 전문가들은 12일 다소 엇갈린 평가를 했다. 북미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는 합의서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미국이 줄곧 말해온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성명은 과거 미소·미중 정상회담에서 봤을 때도 미국 행정부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안에 후속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은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을 빨리 구체화하겠다는 양 정상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 교수는 다만, “구체적인 이행 대상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이번 북미 합의는 최선의 합의서는 아니지만, 차선의 합의는 된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공동성명에 대해 “말 그대로 포괄적”이라면서도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은 북미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북미 간) 우선 신뢰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면서 “욕심을 내 상대방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기에 앞서, 먼저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북미 모두 인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은 끝이 아니라 단지 시작이고 출발점일 뿐”이라며 “튼튼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보장 모두 속도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이번 북미 공동성명에 미국이 줄곧 노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란 문구가 명시되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핵화 합의문 자체로는 9·19 공동성명보다도 퇴보했다”면서 “핵 검증문제와 미국이 줄곧 이야기한 CVID도 반영하지 못한 낮은 수준의 합의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이 말한 9·19 공동성명은 2005년 북핵 6자회담의 결과물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안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했다는 문안이 들어 있다. 그는 “총평하자면 매우 실망스럽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협상력이 높은 현시점에서 결과물이 이 정도 수준이면 대북 비핵화 협상은 점점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단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이 애초 기대했던 구체성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후속 고위급회담의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면 이번 공동성명이 상당히 퇴행적이라고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CVID 뿐 아니라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조약을 통해 법적으로 보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이번에 다 담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공동성명에 CVID가 명시되지 않은 것은) 미국의 뜻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과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공약을 등을 담은 공동성명 형식의 4개 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성 3호기 계획정비 중 냉각재 일부 누설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원전에서 원자로 냉각재가 일부 누설됐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44분쯤 월성원전 3호기(가압중수로형·70만㎾급)에서 종사자 밸브 오조작으로 원자로 1차 냉각재(중수) 20만 5000㎏ 중 약 1.7%인 3630㎏가 원자로 건물 안으로 새어 나왔다. 월성원전 3호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발전을 정지하고 제16차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상태였다. 냉각재(물)는 핵분열로 뜨거워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재료다. 원자로를 순환하는 1차 냉각재는 미량의 방사성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고 1차 냉각재를 다시 식히는 2차 냉각재는 방사성물질이 없다. 이 사고로 원전 근무자 29명이 피폭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무자 최대 피폭선량은 2.5mSv(밀리시버트)로 연간 피폭 제한치인 20mSv의 12.5% 정도다. 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는 “누설된 냉각재는 대부분 회수했고 발전소가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피폭선량이 적어 특별하게 조치할 직원은 없다”고 말했다. 월성원전 3호기는 지난해 10월에도 냉각재 누설 현상이 발견돼 약 3개월간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우체국, 16~17일 ‘라돈 침대’ 집중 수거

    우체국, 16~17일 ‘라돈 침대’ 집중 수거

    우체국 집배원들이 ‘라돈 침대’ 논란을 빚은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집중 수거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16~17일 직원 3만명, 차량 3200대를 투입해 회수 작업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민간업체를 활용한 수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대통령 특별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날까지 접수된 수거 요청 건수는 6만 3000여건이며, 이 중 1만 1381건만 수거된 상태다. 우본은 이날부터 매트리스 소유주에게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14일까지 포장 비닐을 나눠 줄 계획이다. 이어 대상 가정에서 수거일에 비닐 포장된 매트리스를 내놓으면 집배원들이 회수하게 되며, 운반이 어려운 가정은 대진침대에 통보해 별도로 수거가 이뤄지게 된다. 작업에 참여한 인원과 차량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방사선 측정 검사도 받을 예정이다. 우본 관계자는 “국민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수거할 것”이라며 “수거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안위는 이날 아르테2, 폰타나, 헤이즐 등 대진침대 3개 매트리스 모델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사능 물질이 나온 대진침대는 총 24종으로 늘어났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북한과 미국 정상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하기까지 양국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 65년을 대치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체결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에 봄기운이 완연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결과 반목을 거듭한 시기가 더 많았다. 제네바 합의, 2007년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종식할 숱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북한과 미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북핵 합의 교본’ 9·19 공동성명 만약 2000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한반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 북핵 합의의 ‘교본’으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만 양국이 충실히 지켰더라도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북·미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북한은 1993년 5월 23일 이후 1998년 8월 31일까지 5년간 한 번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은 북·미 대화의 시기였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과 미국의 북한 핵시설 폭격 움직임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1차 핵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교전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봤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막았다.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카터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 위기 국면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다. 카터가 평양에서 CNN 방송 회견을 할 때만 해도 백악관에서는 한반도에 대규모 증원 전력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카터와 김일성 회담을 명분 삼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당시 카터는 김일성과의 만남으로 전쟁 직전의 대치 국면이 해소되고 회담 국면이 열린 것을 일종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 막은 카터 전 대통령 며칠 뒤 카터의 말은 현실화됐다. 미국이 제시한 핵개발 동결안을 수락한다는 북측의 서면 확인을 받은 미국은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를 지어 주고 완공 시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이었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에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북핵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1998년 미국이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1년 뒤인 1999년 북·미 미사일 협상이 열리며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같은 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불가능해 보이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적대 관계 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그러나 성사됐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꿨을 첫 북·미 정상회담은 그해 11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클린턴 집권 기간에 제네바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이란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2년 1월 부시 당시 대통령은 연두 시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2년 7월 미국은 북·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방북한 켈리에게 HEU 보유 사실을 시인하는 대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테니 불가침 약속과 체제안전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켈리는 거부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켈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美 켈리 방북 이후 제네바 합의 파기 애초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제네바 합의를 폐기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파기하려고 작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례로 2001년 3월 미국 워싱턴을 찾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했던 모든 외교적 노력이 단번에 내동댕이쳐졌다.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북한은 핵실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 시기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2003년 8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6자회담이란 다자협의체를 구성해 베이징에서 첫 논의를 시작했다. ●BDA 사태로 北 경제 제재 압박 2년 뒤인 2005년 9월에는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1992년 남한과 맺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9·19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한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9·19 공동성명 발표 직전 미 재무부는 북한 지도부 일부가 자금세탁용으로 BDA를 이용했으며 다른 불법 활동에도 연루돼 있다고 발표했다. BDA는 마카오에 본사를 둔 중국은행이다. 미국은 9·19 공동성명으로부터 즉각 거리를 뒀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들어 다른 5개국이 약속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급기야 북한은 2006년 첫 핵실험을 했다.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직접 대화를 모색하려고 했다. 2009년 1월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은 적대감을 내려놓는 국가에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고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정일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0년 1월 북한 외무성은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2011년 4월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다. 그해 7월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 대화를 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北, 2012년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 명기 2012년 5월 북한은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이듬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정전협정 백지화도 선언했다. 2013년 4월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2016년 1월에는 4차 핵실험을 하고서 “첫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북한은 핵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후 핵무력 완성을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핵 위기를 막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대화의 계기를 만들고 4·27 남북 정상회담과 5·26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12일 오전 북·미는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대화 중단과 북한의 핵 보유로 점철된 역사에 비춰 볼 때 양국 정상이 가장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이번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양시, 지하철 실내주차장 등 다중이용시설 101곳 ‘라돈’ 측청

    경기 안양시는 폐암 1급 발암물질인 ‘라돈’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관리 방안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최근 시중에 유통 중인 침대 매트리스 21종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대량 검출됐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메트리스는 코팅재료인 돌가루를 사용하는 과정에서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은 토양, 암석에서 나와 소리없이 떠다니는 무색, 무취, 무미의 공기보다 9배 무거운 기체다. 먼저 시는 시민의 높아진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철도역사 4곳과 지하쇼핑몰 2곳, 실내주차장 95곳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101개소에 대해 라돈 농도 측정을 차례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건강에 민감한 계층인 노약자가 이용하는 경로당(240곳), 어린이집(112곳) 등 400여 개소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시는 일상생활 속 라돈 공포를 줄이기 위해 라돈측정기를 구입해 시민에게 대여하는 공유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측정기 15대를 구매해 이 중 5대는 시청에 각각 5대는 만안, 동안구청에 비치할 예정이다. 현재 라돈측정기 업체에 주문이 쇄도해 다음 달 부터는 대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여방법에 관한 상세한 일정은 이번 달 안으로 시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또 시는 라돈이 검출된 침대를 청소행정과와 협조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회수할 방침이다. 라돈 검출 침대는 한국원자력기술원이 제공하는 밀봉용 비닐을 받아, 포장 후 시 청소행정과에 연락하면 기동반이 현장을 방문해 거둬간다. 밀봉용 비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라돈이 기준치를 초과한 모델명도 확인할 수 있다. 경기연구원의 라돈농도와 폐암사망자 간 관계도에 의하면 라돈 농도가 높은 시·군이 동시에 폐암사망자 비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의 라돈농도는 국립환경과학원의 경기도 주택 라돈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권고기준(148Bq/㎥ ) 보다 낮은 134.0Bq/㎥(2014년), 60.6Bq/㎥(2016년)로 각각 나타났다. 전문가는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인 라돈 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환기를 자주 하고, 건물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보강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라돈 제품을 수거하고 라돈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G7 정상 불화 틈타… 시진핑 ‘SCO 연대’ 자화자찬

    푸틴 환대… 일대일로 협력 약속 8개 회원국 유라시아 60% 차지 중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 간 비난의 장이 된 G7 정상회의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비교하며 체제 선전에 열을 올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18차 SCO 환영 만찬에서 “유교의 ‘화합’ 이념이 상하이 정신이며, SCO의 상호 협력 추구는 세계적 지지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10일 SCO 회원국에 대한 300억 위안(약 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산둥성은 공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가장 부유한 7개국이 모인 G7이 경제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먹고 먹히는’ 판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를 퇴출시킬 만큼 폐쇄적인 G7이나 소련에 맞서고자 조직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한 SCO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2001년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 기구로 시작된 SCO는 지난해 서로 숙적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동시에 가입하면서 회원국이 8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이번 SCO에서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인 환대는 남달랐다. 국가 최고 명예의 우의훈장을 푸틴 대통령에게 처음 수여했을 뿐 아니라 고속철을 타고 톈진으로 이동해 중·러 청소년 아이스하키 경기를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중·러 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극동 물류 센터인 칭다오에서 유라시안 경제연합과 함께 일대일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게다가 200억 위안 규모의 원자력발전 협력계약도 맺어 미국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랴오닝성과 장쑤성 원전에 러시아제 신형 원자로를 탑재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지난 4월 말 우한에서의 만남에 이어 두 달도 안 돼 다시 정상회담을 열어 우의를 과시했다. 덩하오 SCO 중국 연구센터 소장은 “SCO는 어떤 동맹도, 갈등도, 제3국에 대한 배제도 없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서구 질서의 협력체와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18년째 이어져 오면서 중국의 기여로 안보뿐 아니라 경제 협력 및 인적 교류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SCO 회원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60%와 세계 인구의 절반 그리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추구하는 동안 중국이 세계화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미국의 동맹을 ‘수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5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방중한 데 이어 다음달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유럽과의 협력 강화에 나선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원전 수출, 한수원이 주도”

    “원전 수출, 한수원이 주도”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한국전력공사가 아닌 한수원이 주도하겠다”고 못박았다. 정 사장은 지난 7일 울산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까지는 ‘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움직이기로 하고 대외창구를 한전으로 했다”면서도 “사우디의 경우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사업자인데 약간 한전이 위에 있고 우리가 하도급 같은 그런 분위기는 싫다”고 말했다. 이어 “한수원이 독자적인 수출 역량과 프로젝트 파이낸싱(자금 조달) 능력이 있어서 체코 이후 대부분 수출 전선에서 우리가 맨 앞에서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원전 수출 전략 시장으로는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필리핀을 꼽았다. 한수원에 따르면 체코전력공사는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부지별로 1000㎿ 이상급의 원전 1~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다 두드려서(tapping)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인사]

    ■보건복지부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이종윤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실△부원장 임영재◇연구본부△연구본부장 강동수△발간위원장 김용성◇연구부서△경제전략연구부장 겸 북방경제실장 이석△지식경제연구부장 최경수△시장정책연구부장 조성익△공공경제연구부장 이태석△규제연구센터장 김정욱◇경제전망 및 글로벌경제실△경제전망실장 김현욱△글로벌경제실장 우천식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장 이종호△한빛원자력본부장 석기영△새울원자력본부장 이인호△안전처장 직무대행 이상민△한빛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장 직무대행 김재성△발전처장 직무대행 최남우 ■중소기업중앙회 ◇부서장 전보△정책협력TF실장 허완△통상협력부장 양갑수△판로지원부장 전의준△기획교육실 컨설팅사업팀장 유경준△외국인력지원부 취업교육팀장 김태환△인천지역본부 부천지부장 홍정호
  • 폼페이오 “이란 핵무기 개발 허용 않을 것”

    EU ‘美 세컨더리 제재’에 반발 美·이란·EU ‘3각 갈등’ 심화 지난달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 탈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한 조치들이 다시 이란의 핵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어떤 핵 농축 활동도 불허하겠다”는 미국의 요구를 이란이 일축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키우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밝히자 미국이 이를 핵무기 개발 의도로 보고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이란은 2015년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과 체결한 이란 핵합의의 틀 안에서 농축 능력과 시설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박차고 나가자, 대응 조치로 핵 농축 활동 강화 카드를 든 것이다. 핵합의가 폐기될 경우, 핵 개발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란은 지난 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우라늄 농축 역량 강화 절차 개시를 통보하고, 우라늄 농축 활동 강화를 천명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핵합의가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탈퇴로 유지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이에 대항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4일 이란 핵합의가 와해될 경우에 대비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란원자력청은 “필요한 경우 핵 활동 역량과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거래하는 EU 기업들에 다시 제재를 가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컨더리 제재’ 조치에 대해 EU가 반발하며 제재 무력화 규정을 발동, 미국과 갈등하고 있다. 이란의 핵 농축 활동을 둘러싸고 이란과 미국, 미국과 EU가 3각 갈등의 수렁 속으로 빠져든 셈이다. 한편 세계 최대 민간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트럼프 정부의 이란 핵합의 파기에 따라 이란에 항공기 인도를 중단한다고 6일 발표했다. 보잉은 “이란에 대한 판매 허가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떤 항공기도 인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2016년 12월 이란항공에 80대의 항공기를 166억 달러(약 17조 7371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했다. 2017년 4월에는 이란 아세만항공에 30대의 737맥스를 30억 달러(약 3조 2055억원)에 판매하기로 계약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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