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특별도’ 내건 충북… 7000억 투입, 제2 판교밸리 만든다
창업 전반 성적표 전국 10위 그쳐특히 5~7년 차 기업 생존율 낮아투자 부족·중부권 쏠림 등이 원인오송 스타트업파크·창업도시 추진남·북부권 특화지구로 균형 발전‘앵커기업 육성’ 대규모 펀드 조성추진단 구성하고 전담 조직 확대단절 없는 ‘기업 전주기’ 지원 총력IT 전시회 운영, 해외 진출 뒷받침
“충북도의 새 이름은 창업특별도입니다.”
충북도가 창업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선다. 2030년까지 창업 분야에 무려 7072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판교밸리와 유사한 ‘제2의 판교밸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충북도는 기회가 넘치는 창업특별도 충북을 조성키로 하고 이를 위해 5대 전략 25개 세부 과제를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충북도가 창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창업이 지역경제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북은 현재 창업기업 수 감소, 기술창업 성장 정체, 벤처투자 위축 등으로 지역 내 창업생태계가 건강하지 못하다.
지난해 기준 충북지역 창업 성적표는 전체 창업기업 수 3만 3273개, 기술기반 업종 창업 5210개, 벤처투자 실적 656억원 등으로 각 분야에서 모두 전국 10위에 머물러 있다.
또한 창업기업의 초기 생존율은 높지만, 성장 단계에 접어드는 5~7년 차 기업들이 투자 부족과 후속 지원 한계로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겪거나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죽음의 계곡이란 뜻인 데스밸리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창업 5년 차에서 7년 차 사이 기업들의 도산율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충북의 창업기업 생존율을 조사해 보니 1년 차 생존율은 65.1%이지만 3년 차 46.7%, 5년 차 35.5%, 7년 차 27.1%로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5년 차 생존율과 7년 차 생존율은 전국에서 13위에 그치고 있다.
충북도는 창업 거점 부재, 투자 부족, 정책 및 인프라의 도내 중부권 쏠림 현상, 일회성 자금 지원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충북도가 이번에 마련한 창업활성화 종합대책은 지역균형을 아우르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 마련 등이 골자다.
도는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바이오와 교통의 중심지인 청주 오송에 ‘스타트업파크’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450억원이 투입되는 스타트업파크는 창업, 투자, 실증, 사업화, 글로벌 진출을 한곳에서 해결하는 창업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와 ’창업도시 조성‘ 공모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원이 있는 대전, 울산, 광주, 대구 등 4곳을 창업선도도시로 지정한 상태다. 올 하반기쯤 6개 지역을 창업도시로 지정할 예정이다. 창업도시로 지정되면 4년간 총 600억원의 국비가 지원돼 창업 기업 보육 등에 투입된다.
도는 청년들에게 주거와 창업 활동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청년창업기숙사 유치에도 나선다. 성공 시 도내 남부권과 북부권에 청년창업기숙사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기숙사 1곳의 수용 인원은 30명~40명 정도다.
남·북부권 특화창업지구 지정과 50억원 규모의 로컬 전용 펀드 조성, 남·북부권 창업 원스톱 지원센터 오픈도 추진한다. 도는 이 사업을 통해 충북 전역을 촘촘한 창업 거점으로 만들며 균형 발전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성장의 마중물이 될 투자 생태계도 확충한다. 데스밸리 극복과 앵커기업 육성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충북창업펀드’와 1007억원 규모의 ‘충북형 지역성장모펀드’를 신규 조성한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연합하는 3000억원 규모의 ‘충청권 지역성장모펀드’도 결성한다. 4개 시도가 200억원씩을 내고 나머지는 국비와 민간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충청권 펀드는 대규모 스케일업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스케일업 투자는 초기 스타트업을 넘어 시장 진출·기술 고도화·글로벌 확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다.
예비 창업부터 시제품 양산까지 단절 없는 전주기 창업 지원에도 나선다. 대학 혁신창업 사업을 확대하고, 4~7년 차 기업에 대해선 민간 판로 개척 및 스케일업 투자를 강화한다. 시제품 제작부터 초도 양산까지를 원스톱 지원하기 위해 혁신기술제조창업 공유공장과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구축한다.
재도전을 돕기 위해 소상공인 희망리턴패키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재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장기적으로 재기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창업 촉진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글로벌 바이오 창업 플랫폼인 ‘바이오랩스’를 유치한다. 바이오랩스는 공유 실험실, 제약사와 투자자 네트워크, 법률과 특허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충북통합관’을 운영해 도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밀착 지원한다. 도는 창업기업 10곳을 선발해 부스 제공과 홍보 등 1개사마다 최대 265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창업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전담 조직도 확대한다. 현재 서울 22명, 부산 30명, 대구 18명 등 다른 지자체들은 과 단위로 창업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충북은 겨우 1팀 4명이 창업을 담당하고 있다. 충북은 1과 3팀 14명으로 창업 전담 조직을 키워 국가적 창업 지원 정책 대응과 창업 생태계 컨트롤타워 기능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충북도, 연구기관, 투자사, 유관기관, 대학, 대기업 등이 참여하는 충북 창업특별도 조성 추진단도 구성·운영한다. 단장은 충북지사가 맡는다.
창업 특별도의 최대 관건은 재원이다. 도는 총사업비 7072억원 중 도비 1151억원을 마중물로 투입하고, 국비·시군비·민간자금 등 총 5921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방침이다.
도는 이번에 마련한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창업 생태계를 확실히 바꿔놓겠다는 구상이다. 연평균 1073억원인 도내 벤처 투자를 1500억원 이상으로, 창업 5년 차 기업 생존율은 35.5%에서 40%로 각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6곳을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이번 대책은 단편적 지원을 넘어 기업의 전주기 지원을 담고 있다”라며 “충북을 도약의 기회가 끊이지 않는 창업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