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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大洞여지도’ 나온다

    정부가 ‘구조조정 카드’를 다시 빼들었다. 과거 구조조정안 발표로 긴장감을 불어넣는 듯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곤 했던 사례가 적지 않아 이번에는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행정자치부는 21일 청와대에서 ‘국가혁신’을 주제로 열린 정부업무보고에서 정부조직 전반에 대한 조직진단을 거쳐 유사·중복 기능을 통폐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곧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혁신단을 출범, 17부·5처·5위원회·1청의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에 대한 조직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행자부는 연간 회의 실적이 2회 미만으로 부실한 정부위원회를 통합·폐지하는 등 정부위원회의 20% 정도인 108개 안팎을 올해 안에 정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현재 설치된 정부위원회는 543개다. 지적을 받을 때마다 정부는 통폐합을 외쳤지만 정부위원회 규모는 2010년 이후 오히려 꾸준히 늘었다. 기초 행정단위인 동을 2∼3개 묶어 통폐합하는 ‘대동’(大洞) 도입도 눈에 띈다. 그러나 행자부가 이날 내놓은 구조조정안에 대해 뼈아픈 지적이 쏟아졌다. 읍·면·동 개편에 따르는 각종 추가 비용 등 예산은 어림잡기도 힘들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혀 새롭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기관을 축소하고 통합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보다시피 해양경찰청 없앤 게 무슨 의미를 띠는가”라고 되물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GS그룹] 허씨 49명, 46.15% 지분… 우애 좋은 사촌들 ‘공동경영’ 형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GS그룹] 허씨 49명, 46.15% 지분… 우애 좋은 사촌들 ‘공동경영’ 형태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의 최대 주주는 허씨 일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씨 49명이 46.15%를 보유 중이다. 고 허만정씨를 기준으로 하면 ‘수’ 자 돌림인 3세 형제들이 현재 GS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을 이끌고 있다. 그 아래 ‘홍’ 자 돌림 4세들도 속속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후계 구도는 아직 논의하기에 시기상조다. 허창수 회장이 여전히 건재한 이유도 있겠지만 지분이 사촌들에게 골고루 나뉘어 있는 ‘공동경영체제’ 형태에서 4세 중 누가 전면에 등장할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대대로 우애 좋은 가문이지만 이 과정에서 지분분배나 후계구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GS의 4세들은 대부분 신입사원부터 시작해 능력과 실적을 검증받으며 단계적으로 승진을 거친다. 4세들 중 현재 임원은 GS건설 허윤홍 상무, GS칼텍스 허준홍 상무, GS칼텍스 허세홍 부사장(GS그룹 입사 순) 등이 있다. 허창수 GS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36) 상무는 한영외국어고를 졸업한 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귀국해 2002년 GS칼텍스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연수 과정에서 동기들과 똑같이 주유소에서 주유원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이는 현장을 중시하는 허 회장의 지론과도 맥을 같이한다. 2005년 GS건설 대리로 입사해 과장(2007년), 차장(2009년), 부장(2010년)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고, 2013년 정기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허 상무는 GS건설 재무팀장 시절에 국내 기업의 난제로 꼽히던 국제회계기준(IFRS)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상무 승진 후에도 기업설명(IR)과 경영혁신을 담당했다. 올해부터 플랜트공사담당을 맡아 해외사업 수행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직원들과 토론을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스타일로 일 처리가 상당히 꼼꼼하다는 평이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40) GS칼텍스 상무는 보성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허 상무는 고 허만정씨의 장남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허 상무는 2002년 셰브론을 거쳐 2005년 GS칼텍스 여수공장 생산기획팀에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제품팀, 시장분석팀에 근무한 뒤 2010년 윤활유 해외영업팀장, 2012년 싱가포르현지법인 원유 제품 트레이딩 부문장을 거쳐 2013년 상무로 승진했다. 올해부터 LPG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다. 허 상무는 윤활유해외영업팀장 재직 시 GS칼텍스의 첫 윤활유 해외법인인 인도법인 설립을 주도하는 등 탁월한 국제감각과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46) GS칼텍스 부사장은 휘문고와 연세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허 부사장의 할아버지는 고 허만정씨 장남으로 삼성그룹 창업에 기여한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이다. 허 부사장은 1992년 대학 졸업 후 일본 오사키전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뱅커스트러스트 한국지사, IBM 미국 본사를 거쳐 2003년 이후 셰브런 미국 본사와 싱가포르 법인을 거쳐 2007년 GS칼텍스 싱가포르 현지법인 부법인장(상무)으로 GS칼텍스에 입사해 원유제품 거래를 담당했다. 허 부사장은 2009년 싱가포르 현지법인장(전무), 2011년 여수공장 생산기획공장장을 거쳐 2013년 GS칼텍스 석유화학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부터 석유화학· 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GS그룹] 현장 중시·투명성 강화… 홀로서기 10년 만에 재계 7위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GS그룹] 현장 중시·투명성 강화… 홀로서기 10년 만에 재계 7위로

    GS의 2015년은 창립 10년을 맞는 특별한 해다. 반세기를 넘어서는 LG그룹과의 동반자 관계를 접고 2004년 7월 GS홀딩스(현 ㈜GS) 설립을 시작으로, 2005년 3월 새로운 그룹 기업이미지(CI)를 선포하고 GS그룹의 출범을 알렸다. 현재 GS그룹은 지주회사인 ㈜GS와 GS에너지,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GS EPS, GS글로벌, GS E&R, GS스포츠, GS건설 등 주요 자회사와 계열사를 포함해 80개 기업(2014년 3월 말 기준)으로 이뤄져 있다. 2013년 말 자산 약 58조 1000억원으로 자산규모 기준 재계 순위 7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기업집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범 당시(2004년 말 기준) 매출 23조원, 자산 18조 7000억원이었던 그룹의 외형은 2013년 매출 68조 4000억원, 자산 58조 1000억원으로 3배 규모로 커졌다.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도 갖췄다. GS는 2004년 매출 23조원 중 수출과 해외매출 비중이 7조 1000억원으로 약 30%였다. 하지만 2013년에는 그룹 전체 매출 68조 4000억원 중 수출 비중을 약 55%인 39조원으로 끌어올렸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사업과 수출로 일궈 내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한 셈이다. 계열 분리 과정에서 시끄러운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기 일쑤인 우리나라 재계에서 거대 기업의 분리를 잡음 없이 해결했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10년이 지났지만 허씨와 구씨 가문은 여전히 서로의 사업영역을 존중해 상대의 주력 업종에는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아름다운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GS는 출범 이후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유통, 건설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사업구조조정 등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주력사인 GS칼텍스는 고도화시설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생산시설과 해외수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하루 77만 5000배럴의 원유 정제 능력을 갖췄고, 2000년대 들어 총 5조원을 투자해 2·3·4중질유분해시설을 잇달아 완공하며 고도화 처리 능력을 26만 8000배럴로 늘렸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도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2010년 2월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했고, 이후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GS홈쇼핑은 해외 7개국에서 취급고가 1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홈쇼핑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다만 GS건설은 어려운 고비를 겪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와 저가 수주로 말미암은 파장을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수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GS건설은 주택사업과 석유화학·정유 플랜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액화천연가스(LNG), 원자력, 담수화 개발, 해상플랜트 등 기술, 지식 집약적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중이다. 2005년 출범 당시 4조원이던 매출은 2013년 9조 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GS그룹 허창수(67) 회장의 온화하면서도 단호한 지도력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2004년 7월 허창수 회장은 GS 출범과 함께 허씨 가문의 추대를 받아 GS그룹의 대표로 선임됐다. 허 회장은 LG그룹 공동경영 시절 다양한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풍부한 실무경험을 쌓아 왔다. 그는 현장 중심의 경영과 이사회의 투명성을 늘 강조한다. 경영진의 판단이 현장을 벗어나서도 안 되며 이에 기반을 둔 경영진의 판단 역시 투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허 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외 주요 계열사들의 연구, 생산, 판매시설 및 건설현장 등을 자주 찾아다닌다. 개인 재산을 털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모습은 다른 기업 사주가 본받아야 할 정도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사회공헌을 하면서 오너 일가는 생색만 내고 회사 돈으로 내는 게 다반사다. 허 회장은 2006년 12월 사재를 출연해 남촌재단을 설립, 소외 계층 환자를 위한 의료사업과 저소득 가정 자녀의 교육, 장학지원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재단 설립 당시 허 회장은 매년 GS건설 주식 등을 출연해 재단기금을 500억원 이상 규모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지고 있다. 2006년 말 GS건설 주 3만 5800주로 시작된 기부는 9년 동안 무려 37만 주가 쌓였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360억원에 달한다. 이런 모습은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2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시아 이타주의자 48인’에 허 회장의 이름을 올렸다. 허 회장은 2011년 2월 경제계 원로들의 추대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33, 34대)을 맡아 지금까지 재계를 대표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재계 인사는 “가진 돈을 값지게 쓸 줄 아는 몇 안 되는 대한민국의 착한 부자”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어린이집 폭행 파문] “아동 학대 어린이집은 평가 때 불인증… 비용 지원도 제외”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은 4월부터 평가 인증에서 0점을 줘 ‘불인증’ 처리하고 평가인증 지표에 아동학대 예방 교육 및 처벌 금지, 어린이집 교사의 책임과 역할 항목을 강화하는 대책이 추진된다. 어린이집 평가 인증을 위탁 담당하고 있는 한국보육진흥원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진흥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평가인증에서 ‘불인증’ 처리가 되면 교재·교구비를 지원받을 수 없고 공공형 어린이집 선정 대상에서 배제되며 지방자치단체별로 지급하는 어린이집 교사 처우 수당 등을 받을 수 없다. 평가인증지표에는 어린이집에서의 체벌 금지, 영유아 학대 예방지침 수립, 보육교직원의 영유아 학대 예방을 위한 책임과 역할 숙지, 모든 보육교직원 대상 영유아 학대 예방교육 의무 실시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전문가들은 부모 참여형 어린이집 대책을 요구했다. 부모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는 최현주(40)씨는 “어린이집 모니터링이 너무 형식적이어서 하루만 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며 “모니터링 항목에 아동학대 부분도 세분화해 실효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한 결과 어린이집 마당에 위험한 물건이 방치돼 있거나 아이들 손이 닿는 곳에 약이 놓여 있고, 빨리 먹이기 위해 밥을 국에 말아 반찬을 얹어 주는 등 위험 요소가 많았다고 최씨는 설명했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서보경(38)씨는 간담회에서 “폐쇄회로(CC)TV 등으로 어린이집 학대를 예방할 수는 없다”면서 “부모가 어린이집에 가서 급식을 지원하고 청소도 해 주며 어린이집 운영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완정 인하대 아동학과 교수는 “부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복도에서 수업 현장을 볼 수 있도록 상시 개방형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밖에 영상만 보여 주는 CCTV가 아니라 사각지대에서의 아동학대 행위까지 잡아낼 수 있도록 차량의 블랙박스처럼 음성이 지원되는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사들의 임금을 현실화하고 업무를 경감해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제경숙 경남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유치원 교사의 초임은 3년제가 7호봉, 4년제가 8호봉인 데 비해 어린이집은 4년제 대학을 졸업했든,사이버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했든 모두가 1호봉”이라며 “유치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급여를 높이고 전문성을 우대하면 수준 높은 교사가 양성되고 아동학대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립 백송어린이집 신래은 교사도 “2~4년 교육받은 교사는 아이의 발달 과정을 생각해 교육하는데 1년 공부해 자격증을 취득한 교사들은 자기 상식을 먼저 내세워 아이가 싫어해도 무작정 김치 등을 먹으라고 강요한다”면서 “보육교사 양성과정을 전면 개편해야 학대 교사가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탈북민 혁이가 방울방울 흘린 눈물 밤하늘 반짝이는 떠돌이별 되었네

    [이주일의 어린이 책] 탈북민 혁이가 방울방울 흘린 눈물 밤하늘 반짝이는 떠돌이별 되었네

    떠돌이별/원유순 지음/백대승 그림/파란자전거/192쪽/1만 900원 “림혁이라 하고, 북조선에서 왔슴다. 얼마 전 영국에 왔고, 영어는 한 개도 못 함다. 나이는 올해 열…, 열한 살임다.” 혁이는 불법 이민자다. 영국 정부로부터 정식 이민자로 승인받기 위해 신분을 세탁했다. 탈북해 남조선 국적을 취득했다는 걸 숨기고 국적을 중국이라고 속였다. 열네 살인 나이도 속였다. 혁이는 아버지가 셋이다. 북조선의 아버지는 혁이가 배 속에 있을 때 돈을 벌어 오겠다며 중국으로 떠난 뒤 연락이 끊겼다. 어머니는 소식이 끊긴 아버지를 찾아주겠다는 브로커의 말을 듣고 혁이와 함께 탈북했다. 브로커는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를 왕리친이라는 시골 늙은이에게 팔았다. 왕리친은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견디다 못한 어머니는 혁이를 두고 야반도주했다. 혁이도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가출해 선양에서 북조선 떠돌이 아이들과 집단생활을 했다. 어느 날 어머니가 혁이를 찾았다. 어머니는 남조선으로 가 결혼을 하고 딸까지 낳았다. 혁이는 열 살 때 남조선으로 왔다. 혁이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조롱이나 경멸 어린 시선에 자존심이 상했다. 그 무렵 남조선의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고 왕리친처럼 변했다. 혁이는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중국으로 간 뒤 위조 여권을 만들어 영국으로 갔다. 새 정착지에서도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단속이 심해져 또다시 떠날 수밖에 없었다. 혁이네 식구는 왜 한국을 떠나 불법 이민자의 삶을 택했을까. 우리는 왜 탈북민과 더불어 살아야 할까. ‘떠돌이별’은 우리가 품지 못한 탈북민의 현주소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우리 안의 편견을 마주하고 그것을 깨는 데서부터 함께 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배려 깊은 한마디, 따뜻한 시선, 함께하려는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깨우쳐 준다. 저자는 “탈북민의 고통을 십분의 일도 알지 못하지만 순간순간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흘렸던 눈물방울들이 모여 그들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문 닫으면 애들은…” 걱정만 키운 어린이집 대책

    “문 닫으면 애들은…” 걱정만 키운 어린이집 대책

    “보육교사도 사람인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누구한테 풀겠어요. 바로 우리 아이들이에요. 일시적인 개선책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학부모 최여주씨) “어떻게 민간시설에서 1년 교육받아 보육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죠? 자격 검증부터 해야죠.”(학부모 최미연씨) ●학부모 “당장 아이들 보낼 데 없는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국공립 드림어린이집에서 열린 당정 현장 점검 및 정책간담회 현장을 방문한 학부모들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부 측에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침통한 표정으로 성난 학부모들의 항의를 묵묵히 경청했다. 정부가 이날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대책으로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즉시 폐쇄,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학대 교사 및 원장 영구 퇴출 등 7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학부모들은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양천구 부모모니터링단의 권태연씨는 “자칫 선한 교사에 대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는 CCTV 의무화가 우선이 아니라 교사들의 스트레스부터 줄여야 한다”며 “주변에 아이 맡길 곳도 마땅치 않은데 대안 없이 어린이집부터 폐쇄해 버리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부모와 아이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다른 학부모들은 CCTV도 완벽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두살배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려다 이번 일로 포기했다는 손모(38·여)씨는 “카메라를 등지거나 사각지대에서 아이를 때리면 CCTV도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교사 “화장실 못 가… 근무환경 바꿔야” 3년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모(24·여)씨는 “국공립시설처럼 제대로 교육받은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보육교사도 정신상담을 받았으면 한다”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 달라”고 요구했다. 어떤 대책도 너무 지나쳐 아이와 교사, 학부모 간 신뢰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최모(37·여)씨는 “일하는 엄마는 불안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신뢰가 깨지면 그 피해는 아이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학부모-교사 신뢰 회복부터” 지적도 한편 당정 현장 점검에 참여한 보육교사 대표 임혜선씨는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일이 많아 아이들을 활기차게 맞이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부끄럽고 마음 아프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이러면 ‘아동학대 교사’ 사라집니까 고강도 아동학대징벌대책 내놓은 정부 한달에 한번꼴로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해도 대책 마련에 미적거리던 정부가 인천 송도 K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을 계기로 16일 유례없이 강한 징벌적 대책을 내놓았다. 아동 학대 발생 시 해당 어린이집을 즉시 폐쇄하고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어린이집 아동 학대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신중론을 내세우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 오다가 사회적 공분이 확산되자 사건 보도(13일)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속전속결이 가능했던 대책을 수년간 끌어 온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편으로는 성급한 결정으로 또 다른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는 교사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4만 3000곳에 이르는 어린이집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교사 인권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아동의 권리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부모가 요구하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원장이 영상을 임의로 삭제하지 못하게 영상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새로 짓는 어린이집 시설에 대해서는 CCTV를 무조건 달게 하되 기존 시설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발효 후 1개월 내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21%(9081곳)에 불과하다.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 단 한 번이라도 학대 행위가 발생하면 해당 어린이집을 폐쇄하고 가해 교사나 원장은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지역에 어린이집이 1곳밖에 없으면 그 피해가 아동의 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또 부모가 직접 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집 평가 인증 현장 관찰도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대책에는 처벌 강화 방안만 비중 있게 담겼을 뿐 교사 양성 및 업무 피로 경감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상세 내용은 빠졌다. 1월 중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포함한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세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서상범 정책국장은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는데도 급여는 월 120만~140만원 정도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처우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런다고 ‘벌벌 떠는 아이’ 없어집니까 현장 원장·교사가 말하는 근본 대책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단다고 해서 아이들이 폭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까요?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감시를 하든 소용없는 것 아닐까요?” ‘인천 어린이집 여아 폭행’ 사건과 관련해 16일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포함한 아동 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보육 현장에서는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신뢰를 쌓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들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부가 밝힌 보육교사 자격 요건 강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면에는 1년 반만 공부해도 자격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탓도 크다”며 공감했다. 평생교육원에서 온라인 강좌를 이수해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한모(34·여)씨는 “솔직히 현장 실습(160시간)을 친구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3일에 한번꼴로 나가 하기도 했다”며 “인천 어린이집 폭행 교사처럼 인성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걸러낼 수단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원장과 교사들은 CCTV 설치 의무화가 학부모들을 안심시킬 수는 있겠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력 15년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보육시설의 CCTV는 본래 교사 감시용이 아니라 행동 발달이 늦은 아이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을 관찰하기 위한 교육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김모(42·여)씨는 “CCTV는 학부모, 원장, 교사로 이뤄진 운영위원회에서 합의해야 설치할 수 있는데 우리는 학부모들이 CCTV로 외려 신뢰가 깨질 수 있다고 반대해 설치하지 않았다”며 “보육교사들이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비친다면 결국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인증에 부모 참여를 강화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대표인 김영명(53) 서강어린이집 원장은 “현재 평가인증 시스템은 보육교사들이 일지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돼 있어 시험공부하듯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방치되는 문제를 낳기도 한다”며 “평가인증을 강화한다면 서류 작업의 부담을 더는 등 단점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임모 원장은 “평가인증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96가지”라며 “준비하느라 한 달을 집에 못 가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운영을 정지, 폐쇄시키고 보육교사 자격을 영구 정지하는 안에 대해서는 ‘학대’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인근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몸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 간 사이 아이들끼리 다투다 한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난 일이 있었는데 민원이 들어가 ‘방임 학대’로 판명 났다”며 “이런 경우 시설을 폐쇄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정부의 보조교사 확대안도 환영을 받았다. 경남 김해의 한 어린이집 원장 고모(56·여)씨는 “아이들 사진을 찍거나 일지를 작성하는 등 부수적인 업무를 해주면 담임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는데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12시간 근무하면서도 박봉에 시달리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초임은 월 147만원이며 10년차가 199만원을 받는다. 이에 비해 민간 어린이집은 통상 30만원 정도 적게 받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문 닫으면 애들은…”

    [단독] “문 닫으면 애들은…”

    “보육교사도 사람인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누구한테 풀겠어요. 바로 우리 아이들이에요. 일시적인 개선책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학부모 최여주씨) “어떻게 민간시설에서 1년 교육받아 보육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죠? 자격 검증부터 해야죠.”(학부모 최미연씨) ●학부모 “당장 아이들 보낼 데 없는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국공립 드림어린이집에서 열린 당정 현장 점검 및 정책간담회 현장을 방문한 학부모들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부 측에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침통한 표정으로 성난 학부모들의 항의를 묵묵히 경청했다. 정부가 이날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대책으로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즉시 폐쇄,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학대 교사 및 원장 영구 퇴출 등 7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학부모들은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양천구 부모모니터링단의 권태연씨는 “자칫 선한 교사에 대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는 CCTV 의무화가 우선이 아니라 교사들의 스트레스부터 줄여야 한다”며 “주변에 아이 맡길 곳도 마땅치 않은데 대안 없이 어린이집부터 폐쇄해 버리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부모와 아이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다른 학부모들은 CCTV도 완벽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두살배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려다 이번 일로 포기했다는 손모(38·여)씨는 “카메라를 등지거나 사각지대에서 아이를 때리면 CCTV도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교사 “화장실도 못 가… 근무 환경 바꿔야” 3년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모(24·여)씨는 “국공립시설처럼 제대로 교육받은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보육교사도 정신상담을 받았으면 한다”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 달라”고 요구했다. 어떤 대책도 너무 지나쳐 아이와 교사, 학부모 간 신뢰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최모(37·여)씨는 “일하는 엄마는 불안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신뢰가 깨지면 그 피해는 아이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학부모-교사 신뢰 회복부터” 지적도 한편 당정 현장 점검에 참여한 보육교사 대표 임혜선씨는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일이 많아 아이들을 활기차게 맞이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부끄럽고 마음 아프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지방 셀프 주유소 3곳은 ℓ당 1200원대…원유값 30달러면, 동네도 1200원대

    지방 셀프 주유소 3곳은 ℓ당 1200원대…원유값 30달러면, 동네도 1200원대

    국제유가 하락 속에 휘발유를 ℓ당 1200원대에 파는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 현재 1200원대 주유소는 전국 3곳이다. 전북 전주의 마당재주유소(셀프) 등 지방 주유소 3곳이 ℓ당 1284~1299원에 휘발유를 팔고 있다.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516.9원, 서울은 1586.75원으로 최고 230~300원 차이 난다. 이쯤 되면 정유사나 우리 동네 주유소들이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관련 업계는 ‘폭리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200원대 휘발유는 주로 경유 고객이 많은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팔 때 생기는 손해를 감수하고 진행하는 일종의 바겐세일”이라면서 “대형마트의 미끼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동네 주유소에서도 1200원대 휘발유를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까. 정유업계는 지난 14일 기준 배럴당 42.6달러 정도인 원유 가격이 3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서울신문이 주유업계와 가격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원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를 기록하면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 가격도 35달러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1295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 등 석유제품 가격이 원유가보다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좌우된다고 볼 때 원유가 하락에 따른 싱가포르 시장의 상황이 중요 변수다. 석유 수입상을 통하면 국내에 더 싼 석유제품을 들여올 수 있다. 이렇게 정해지는 가격이 세전 주유소 공급 가격이다. 당시 환율을 고려한 현지가에 관세 3%, ℓ당 16원의 석유수입부과금, 정유사 마진과 수송비 등의 유통비용이 포함된다. 여기에 교통세(ℓ당 475원에 탄력세율 11.37% 적용)와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전가와 세금의 10%) 등 소비자가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세금이 붙는다. 주유소는 운영비와 인건비, 마진 등을 더해 최종 소비자가격을 정한다. 더 나아가 원유가가 25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258원까지 떨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시론] 저유가와 우리 산업의 대응/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

    [시론] 저유가와 우리 산업의 대응/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

    지난 9일 두바이유 가격은 2004년 수준인 배럴당 47달러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00달러를 상회했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현시점의 유가하락은 치킨게임과 같은 요소가 포함돼 다소 과다하게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유가로 되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유가상승을 크게 부채질했던 중국 경제의 고성장이 이미 7%대에서 안정화되고 있고, 셰일가스 등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 및 산업에 기본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해외 원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우리 산업의 에너지 수요 구조로 인해 모든 기업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 산업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지고 이는 다른 경쟁국보다 더 크다. 우리나라는 원유 가격이 10% 하락하면 산업 전체로는 0.67%, 제조업은 1.07%의 비용 감소 효과를 얻는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주요 경쟁국이며 에너지 다소비 산업 구조를 가진 중국, 일본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력 향상에 따른 판매 증가나 기업의 수익구조 개선과 수출경쟁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자동차 운행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국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여행 등 관련 업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저유가가 비교적 장기화된다고 가정하면 자동차 운행 비용이 낮아져 자동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저유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저유가가 0.3~0.7%의 추가적인 세계 경제성장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도 10% 유가 하락에 0.1~02% 경제성장 효과가 있어 유가가 40% 이상 하락한다면 IMF가 내놓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추가 성장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에 따라 세계 물동량이 많아지면 침체 국면에 있는 선박 주문량도 늘어날 수 있다.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은 원유를 직접적인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감소 효과가 가장 크다. 하지만 세계적인 공급 과잉 상황에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비용 절감 효과를 가격 인하가 모두 흡수해 오히려 경영이 더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저유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업계가 당면한 문제여서 구조조정을 통해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악화되는 이익 구조에 대응해 비용 절감을 추진해야 하며, 석유화학산업은 범용 제품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및 산유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 구조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저유가가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 산업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소비자 측면에서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제품 소비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나 소형 자동차와 같이 에너지 절감형 자동차의 수요는 감소하고 중대형 차량의 판매가 증가할 것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 비용이 증가해 이들 부문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더 큰 애로를 겪게 될 것이다.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가와 신재생에너지의 가격 차이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저유가와 셰일가스 등의 생산 확대는 조선해양산업의 구조도 변화시킬 것이다. 심해 에너지 개발 등과 관련한 해양플랜트의 비중은 하락하는 반면 원유나 가스운반선 수요는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선 업계도 이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저유가가 환경 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이라는 근본적 기조를 변화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의 에너지 수급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는 불명확하지만 환경 문제의 악화 및 관련 규제의 강화는 여전히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원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가정했던 시기에 비해 신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자동차, 친환경 선박 등 관련 제품의 가격 및 운행 비용을 더욱 낮춰야 할 것이다.
  • [불안한 세계경제] 베네수엘라 디폴트 위기… 무디스 신용등급 두단계 강등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Caa1’에서 ‘Caa3’로 두 단계 강등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무디스의 등급 체계에 따르면 이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임박을 뜻하는 ‘Ca’ 직전 수준이다. 최근의 유가 급락으로 베네수엘라의 대외 재정이 계속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베네수엘라 원유 바스켓 가격은 북해산 브렌트유에서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정해지는데 최근 50달러 선이 무너진 데 이어 40달러 선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88.42달러에서 30달러 이상 급락한 것이다. 수출의 90% 이상을 원유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로서는 엄청난 타격이다. 올해 전망도 하향안정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경기회복은 빨라야 내년부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베네수엘라는 긴급조처에 나섰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차관 등에 관해 협조를 구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을 상대로 석유 감산을 촉구했다. 산유국들로부터 차관을 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생활필수품 통제에 나섰다. 고급호텔에서도 세제가 없는 경우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뿐더러, 사재기 방지를 위해 국영상점 이용 횟수를 제한했다. 상점에 늘어선 줄을 통제하기 위해 군 병력도 배치됐다. 일부에서는 사재기 방지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야권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지금은 국가가 비상사태에 직면한 만큼 거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불안한 세계경제] 국제유가 40달러선도 위협

    국제유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센트 떨어진 배럴당 45.89달러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한때 45달러 아래로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09년 4월 2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도 95센트 떨어진 배럴당 46.48달러 수준이었다. 이날 유가 약세는 수하일 마즈루아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의 발언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가한 마즈루아이 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할 경우 그 생산 감소분은 셰일 원유 채굴업자들이 몇 달 만에 다 채워 넣을 것”이라면서 “6월 오펙 회의 때까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생산량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감산으로 가격을 떠받치기보다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정책에 대한 지지를 명백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감산을 하려면 고비용을 들여 석유를 캐고 있는 셰일 채굴 업자들이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사우디가 손잡고 기록적인 저유가로 반미 국가들을 제압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돌고 있는 가운데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12일 리야드에서 엘리자베스 셔우드랜들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을 만났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회동 내역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지만 양측 관리들은 에너지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불안한 세계경제] 글로벌경제 유가급락 직격탄… 세계銀, 올 성장률 3%로 하향

    [불안한 세계경제] 글로벌경제 유가급락 직격탄… 세계銀, 올 성장률 3%로 하향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종전(지난해 6월 전망치)보다 크게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제의 원톱’ 미국은 유가하락에 힘입어 강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개발도상국은 유가 호재가 직면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문제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WB는 13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전망’(GEP)을 통해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 지난해(2.6%)보다는 높아졌지만 종전보다 0.4% 포인트 낮췄다.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은 각각 3.3%, 3.2%로 예측했다. 지난해 1.8%에 머물렀던 선진국 경제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2.2%, 2.4%가 성장해 비교적 탄탄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한풀 꺾였던 개도국 경제도 올해 4.8%, 내년과 내후년은 각각 5.3%, 5.4%로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WB의 전망은 지난해 6월 이후 폭락세를 거듭하던 유가가 주요 원유 수입국들에 불균등한 수혜를 줄 것으로 판단하는 까닭이다. 민간소비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미국은 유가 혜택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올해 성장률을 3.2%로 종전보다 0.2% 포인트 높였다. 하지만 유로존과 일본도 원유 수입이 많지만, 디플레를 우려해야 하는 탓에 성장둔화가 예상된다. WB는 올해 유로존과 일본의 성장률을 각각 1.1%, 1.2%로 제시해 종전보다 각각 0.7% 포인트, 0.1% 포인트 떨어뜨렸다. 주요 개도국도 성장률이 내려갔다. 중국은 종전 7.5%에서 7.1%로 하락했다. 브라질 경제는 2% 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1%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는 성장률이 -2.9%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은 유가 하락의 덕을 볼 전망이다. 유가 하락이 이 나라들의 물가상승률을 낮추고 경상적자 규모를 줄여주는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5.6%를 기록했던 인도는 올해 6.4%, 내년 7.0%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이한 코제 WB 개발국장은 “유가 하락으로 상당한 양의 실질소득이 원유 수출 개도국에서 수입 개도국으로 이동했다”면서 “이는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에 재정자원을 확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가하락’ 유지류·설탕 등 국제가 반년새 15% 떨어졌는데…국내 가격은 요지부동

    유가 하락으로 유지류와 설탕의 국제 가격이 지난 반년 사이 15%가량 떨어졌다. 또 유제품과 곡물 가격도 공급 물량 증가로 각각 26%, 6% 하락했다. 하지만 국내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기업들이 유가 하락에 따른 이득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해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88.6포인트로 전월(191.8)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유가가 정점이었던 지난해 6월(208.9)보다 9.7% 떨어졌다. 식량가격지수는 1990년 이후 곡물, 유지류, 유제품, 설탕 등 23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해 5개 품목군별로 작성되는 지수다. 2002~2004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다. 예컨대 지수가 200이면 2002~2004년 때보다 두 배 올랐다는 의미다. 품목군별로 보면 유지류(식용류 등) 가격지수는 161.0포인트로 지난해 6월(188.8)보다 14.7% 떨어졌다. 농식품부 측은 “최근 유가 하락으로 바이오디젤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생산 원료인 팜유 가격이 떨어졌다”면서 “유지류 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204.8) 이후 줄곧 하락세”라고 밝혔다. 지난달 설탕가격지수도 219.1포인트로 반년 전보다 15.1% 하락했다. 2012년 연간 평균(305.7)과 비교하면 28.4%나 급락했다. 설탕값 하락 원인은 세계 최대의 생산·수출국인 브라질 등이 공급량을 늘린 데다 유가 하락에 따른 바이오에탄올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12월 유제품과 곡물가격지수도 반년 전보다 각각 26.4%, 6.2%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유가 하락분이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국내 설탕값의 경우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이 2013년 3월 설탕 출고가격을 4~6% 내린 뒤 조정이 없었다. 일부 유지류 제품은 되레 올 1분기에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우유 등 유제품은 지난해 원유 재고가 남아돌아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설탕 가격을 공식적으로 내리지는 않았지만 할인 행사 등을 많이 해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세계銀 “국제유가 하락은 개도국들에 체질개선 기회”

    세계은행이 지난 4년간 배럴당 100달러선을 오르내리던 ‘국제 유가의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안정세) 시대’가 종료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안질리 라발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급락의 이해:함의와 배경’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는 올해에도 낮은 상태로 유지되다가 내년에 가서야 소폭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유가 하락은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이 기대치를 넘어서며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OPEC이 유가가 더 낮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하루에 3000만 배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내전 상황에 빠져 있는 이라크와 리비아가 공급량을 늘리고, 달러 강세 현상마저 가세하는 바람에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라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0년을 되돌아볼 때 6개월간 유가가 30% 이상 추락한 것은 6차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가 과잉 공급됐거나 OPEC 정책이 크게 변화했던 1985~1986년 ▲미국 경기 침체기였던 1990~1991년과 2001년 ▲아시아 금융위기였던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2009년에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거렸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에 따라 수출 전망 약화와 글로벌 금리 인상 임박 등에 직면해 있는 개발도상국은 경기와 금융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가 하락은 개도국에 이를 위한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성장 둔화에 대비해 각국 상황에 맞는 중기 재정 완충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 연방기금 금리 인상 단행 등 여러 변수에 대처해 개도국이 국내 성장을 지탱하려면 다양한 통화·재정 정책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많은 개도국은 가계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많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적 수단을 동원할 여지가 더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유를 수입하는 개도국은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이 실질소득 증가 및 성장률 상승에 이바지하고 인플레이션 부담이나 재정적인 압박을 상당 부분 해소해 주는 덕분에 지난해 중반 이전과 비교해 재정적인 대책을 마련할 기회가 생겼다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오는 12일 글로벌 및 권역별, 선진·개도국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유가하락 경기회복의 ‘마중물’로 삼아야

    기름값이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다. 어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2.90달러나 급락해 배럴당 48.0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배럴당 20~3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유가하락이 분명 호재임이 틀림없다. 두바이산 원유는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만 약 1000억 달러(약 100조원)어치의 원유를 수입했다. 산술적으로는 유가가 10% 떨어지면 원유 수입 가격은 10조원이나 절감된다. 기름값이 떨어진 만큼 기업은 비용이 줄어 이익을 늘릴 수 있다. 개인도 연간 사용하는 유류비가 줄어 그만큼 여유자금이 생긴다. 소비 여력이 늘어나는 셈이다. 국제 유가하락이라는 호재를, 얼어붙은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기를 회복하는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 연구원은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생산비 측면에서는 유가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중국, 일본보다 2배 큰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이 지난해 3분기 11년 만에 최고치인 5%의 성장률을 기록한 주요인 중 하나로 국제유가 하락이 꼽히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저유가를, 소비를 진작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인하되고 소비 증가와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 유가하락은 양면성이 있다. 당장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 세계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기름값마저 계속 곤두박질하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의 덫에 완전히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자원신흥국들은 유가하락으로 금융위기를 겪을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들이 위기를 맞으면 우리나라도 수출 수요가 줄어드는 등 유탄을 피할 수 없다. 가뜩이나 불황에 허덕이는 국내 정유, 조선업계도 유가하락이 길어지면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치킨게임’의 결과물로 보이는 최근 유가하락이 불러올 세계 경제의 지각변동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로존의 경기침체와 겹치게 되면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다. 유가하락 기조에 철저한 대비를 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 역시 서둘러야 한다.
  • 지자체별 예산 최대 3배차… ‘쉼터 쏠림’ 심화

    지자체별 예산 최대 3배차… ‘쉼터 쏠림’ 심화

    “지금 있는 지원마저 끊길까 봐 불안해요.” 서울 강북 지역에서 쉼터를 운영하는 한 시설장은 인터뷰 요청에 당황한 기색이었다. 쉼터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쉽사리 발설했다가는 자칫 ‘미운 오리 새끼’로 낙인 찍혀 지방자치단체에서 그나마 받고 있는 지원마저 끊길까 불안해했다. 반면 강남구처럼 재정 형편이 좋은 곳은 분위기가 달랐다. 강남구청소년쉼터 김태웅 관장은 “우리 쉼터는 구에서 지원이 잘돼 이번에 한 아이를 대학까지 보냈다”면서 “지자체 예산에 따라 쉼터 운영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 따라 지원 예산 차이가 3배까지 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 수는 연인원 기준으로 최근 5년 새 2배 이상 급증해 지난해 12월에는 54만명을 넘었다. 조사 기간 중에 쉼터에 머무른 실인원 역시 2009년 9600여명에서 지난해 2만 2000여명으로 늘었다. 최근 이혼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 복귀가 힘든 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쉼터 운영에 대한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정책연구를 보면 가출청소년 가운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혀 원치 않는 청소년이 31.5%,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청소년이 32.3%나 됐다. ‘전과 같은 문제를 겪을까 두려워서’라고 이유를 답한 응답자도 32.8%나 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 사업은 전국적으로 109곳인 청소년쉼터가 유일하다. 청소년쉼터는 가출 청소년을 일정 기간 보호하면서 가정과 학교,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상담·주거·학업·자립 등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시 입소는 24시간에서 일주일, 단기는 3개월에서 9개월, 중장기는 최대 2년까지 머물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에 재원 부담을 전가하는 사업 방식과 효과적이지 못한 정책 전달 체계로 인해 현장에선 운영난을 겪고 있다. 청소년쉼터 운영 예산은 전액 청소년육성기금을 재원으로 한다. 지난해 규모는 87억원이었다. 정부는 쉼터별로 적정 예산 규모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이 모든 쉼터에 평균 7200만원씩 동일한 예산을 지원한다. 여기에 지자체가 같은 액수를 지방비로 부담하는 매칭사업 구조다. 하지만 청소년쉼터 한 곳당 하한 연봉액이 1억 3000만원으로 쉼터 한 곳당 예산 1억 4400만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지원만으로는 종사자들의 인건비를 대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결국 지자체 지원에 따라 쉼터의 여건은 천차만별로 갈리게 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지자체 지원을 많이 받는 한 쉼터는 소갈비가 반찬으로 나왔지만, 별도 지원을 못 받는 다른 곳에서는 간식을 줄 여유조차 없었다. 강남구청소년쉼터 김 관장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어디 쉼터가 좋다는 소문이 돌아서 특정 쉼터로 쏠리는 현상까지 생긴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쉼터마다 동일한 예산이 지원되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단기와 중장기 쉼터의 특성화가 되어 있지 않고, 연계도 쉽지 않기 때문에 쉼터를 이리저리 떠도는 ‘쉼터돌이’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 일시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기남 관장은 “가출청소년 가운데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며 “소외감이 크고 밀접한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아이들의 특성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특성화된 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조주은 입법조사관은 “지역별로 인원 규모가 적은 곳은 단기와 중장기쉼터를 통폐합하고 진로 희망과 자립 의지에 따라 프로그램을 특화하는 식으로 유형을 다시 나눠야 한다”면서 “청소년쉼터 소장도 미성년자의 후견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동구쉼터 김 관장은 “쉼터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려면 광역시나 지자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뉴스 분석] 유가하락 수혜 기업만 챙긴다

    [뉴스 분석] 유가하락 수혜 기업만 챙긴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인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6일(현지시간) 배럴당 48.08달러까지 떨어졌다.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50달러 밑으로 떨어져 세계 3대 유종이 모두 40달러대가 됐다.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자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수요 둔화로 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니 무작정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부터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압박하는 만큼 부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코스피 1900선 붕괴는 이런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거꾸로 석유 주도권을 둘러싼 산유국들의 ‘치킨게임’ 덕에 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니 호재라는 얘기도 많다. 유가 하락을 둘러싼 이해득실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에 호재’라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경제는 곧 심리인데 더 이상의 부정적인 인식 확산이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저유가는 실질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연구원들도 이날 내놓은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 하락이 수요 부족 탓인지 공급 증가 때문인지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기업이 유가 하락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가격을 내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도 효과는 천양지차다. 유가가 10% 하락할 때 우리 경제의 구매력은 10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이 이 수익을 독점할 경우 ‘경제에 호재’라는 의미는 사실상 대기업에 국한된다. 가계와 정부에는 ‘딴 나라 얘기’가 된다. 기업에 분배에 나서라는 암묵적인 압박인 것이다. 보고서는 유가가 연간 배럴당 63달러 수준이면 성장률이 0.1% 포인트 오르고, 물가는 0.1% 포인트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52억 50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가 49달러까지 떨어지면 성장률은 0.2% 포인트 상승, 물가 0.4% 포인트 하락, 경상수지 102억 1000만 달러 증가로 분석됐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유가 하락 원인이 공급뿐 아니라 수요 요인도 겹치면 성장률은 0.02% 포인트 상승에 그친다”고 밝혔다. 긍정 효과가 대폭 축소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압박이 커진다는 얘기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제유가 50달러 붕괴] 유가 10% 하락만큼 제품값 내리면 가계 구매력 5조원 늘어

    [국제유가 50달러 붕괴] 유가 10% 하락만큼 제품값 내리면 가계 구매력 5조원 늘어

    국제 유가가 지난 7개월 동안 반 토막이 났지만 국민 체감도는 매우 낮다. 기업들이 아직까지 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를 나누지 않고 있어서다. 유가의 영향을 직접 받는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플라스틱·고무뿐 아니라 전력과 운송업 등에서도 유가 하락분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소비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앞으로) 유가 인하분이 제품 가격에 적절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국책연구원들이 이날 발표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하면 우리 경제 전체의 구매력은 2012년 기준 10조 4000억원(국내총생산 대비 0.8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들이 유가 하락분을 제품 가격에 얼마나 반영하느냐에 따라 개별 경제주체(가계, 기업, 정부)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확 달라진다. 기업이 유가 하락분을 비석유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전체 구매력 증가분(10조 4000억원) 중 9조 3000억원을 기업이 차지하고, 가계의 민간 소비는 1조 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 하락에 따른 기업의 생산비 감소가 곧 기업의 수익으로 연결돼서다. 반면 제품 가격에 유가 하락분을 반영하면 경제 전체의 구매력 증가분은 9조 5000억원(GDP 대비 0.76%)이다. 경제주체별로 가계에 5조 2000억원, 기업 2조 6000억원, 정부 1조 7000억원 등 수혜가 골고루 돌아간다. 유가 10% 하락을 제품 가격에 모두 반영하면 직접적인 구매력 증가는 가구당 연간 17만원으로 추산된다. 최 부총리가 최근 “유가가 30% 하락하면 가구당 50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는 여기서 비롯됐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이런 결과는 유가 하락의 긍정적 영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 기업의 생산비 감소가 제품과 서비스가격 인하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가계의 구매력 상승은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소득층의 평균 소비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가 10% 하락할 때 산업별 생산비용을 보면 전 산업에서 0.67%, 제조업 1.04%, 서비스업은 0.2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유를 직간접적인 원료로 쓰는 석유제품의 생산비용은 7.92%, 석유화학 2.02%, 플라스틱·고무 0.61%, 비금속광물제품 0.67%, 운송업 1.03%, 전력은 0.48%의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6월 배럴당 110달러 안팎에서 올 들어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만큼 산업 전반에 걸쳐 가격인하 요인은 상당하다. 그러나 현실은 꽤 다르다. 지난해 11월 석탄과 석유제품의 생산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2% 내려가는 데 그쳤다. 일부 석유 제품은 유가 하락에도 가격이 올랐고, 전력·가스·수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상승했다. 물가가 낮은 틈을 타 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인상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김 연구위원은 “유가 하락 효과가 가계의 구매력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면 내수 활성화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제유가 급락] 항공·물류 ‘활짝’… 정유·화학 ‘화들짝’

    일반적으로 저유가는 경제 전체에는 호재다. 에너지와 물류, 생산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소득부터 소비,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업종별 희비가 엇갈린다. 물류·항공·발전·자동차 등은 상대적인 수혜 업종에 속한다. 항공과 운송업종은 표정관리를 해야 할 정도다. 특히 항공과 운수업은 각각 매출액 대비 유류비 비중이 약 40%와 20%에 달해 ‘유가 하락=비용 절감’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실제 업계에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하락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각각 1605억원, 813억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전기를 공급하는 한국전력 등도 유가가 10% 떨어질 때 1조 6000억 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등도 휘발유, 경유 등 기름 값이 크게 떨어지면 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유·석유화학 등의 에너지 산업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1년 이상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감소, 환율 하락이라는 3중고에 시달린 국내 정유 4사(SK이노네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3분기 적자만 9711억원(영업이익률 -1.1%)에 달한다.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연간 적자는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재고도 문제다. 정유사들은 의무적으로 원유 재고를 40일가량 비축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손실로 반영된다. 원유가격이 10달러 정도 하락하면 국내 정유사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재고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암울한 현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저유가가 주는 혜택은 생각보다 크지는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행분석실장은 “세계가 디플레를 고민하는 현 상황이라면 생산비용이 떨어진다고 해 소비와 투자가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라면서 “저성장 국면에서는 기대할 수 있는 유가 하락의 효과는 그만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국제유가 급락] 날개잃은 油價… “6월쯤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

    [국제유가 급락] 날개잃은 油價… “6월쯤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

    국제 유가가 심리적 지지선인 배럴당 50달러마저 흔들리면서 추락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경제권의 경기 침체 때문에 수요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데도 산유국들이 생산을 줄일 신호를 보이지 않아 당분간 공급 과잉에 따른 하락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불과 6개월 전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의 급락은 올 6월쯤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투자업계의 성급한 베팅까지 끌어내고 있다. 경제·금융 전문사이트 마켓워치는 원유 투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올 6월에 원유를 20달러에 팔 수 있는 풋옵션 권리에 투자자들이 베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애덤 롱슨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원유 가격 반등을 위한 펀더멘털 개선을 가까운 시기에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WSJ는 두 기준 유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애널리스트들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긍정론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석유 생산량이 가장 적은 에콰도르가 유가 하락을 이유로 올해 예산을 약 4% 감축한 349억 달러로 책정한 것이 유가를 가늠할 좋은 지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예산은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79.70달러로 산정했다. 또 미국의 기네스앳킨슨에셋매니지먼트는 “향후 8주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으나 연말까지 다시 80달러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이 회사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움직임을 가장 큰 동인으로 꼽았다. 최근 유가 하락을 압박해온 사우디는 ‘오일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되길 꿈꾸며 내심 유가 하락을 즐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OPEC 회의에선 ‘감산 반대’를 관철했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업체를 포함한 다른 경쟁자들을 힘들게 해 도태시키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미국계 투자사인 러셀인베스트먼트는 “미국의 대다수 셰일오일 시추 작업은 배럴당 60달러선이 손익분기점”이라며 이 같은 전략이 먹힐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 결정 등 원유 가격을 상승세로 돌려놓는 결정적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가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유로화 약세가 원유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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