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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국 의원직 상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최철국(58·김해 을)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았다.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현직 국회의원 중 의원직 상실이 확정되기는 처음이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9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된 최 의원에게 벌금 700만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된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최 의원은 18대 총선을 앞둔 2008년 3월과 4월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진술이 신빙성 있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돈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었다. 박연차 사건에 연루돼 유죄가 확정된 이들로는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총무비서관 등이 있다. 이광재 강원도지사도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이후] “美, 우라늄공개로 北 더이상 믿지않아”

    [北 연평도 공격 이후] “美, 우라늄공개로 北 더이상 믿지않아”

    “북한이 보란 듯이 영변 핵시설 단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면서 미국은 더 이상 북한을 믿지 않게 됐습니다. 향후 핵 검증 문제 해결이 요원해져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커졌습니다.” 세종연구소 주최 한·미 전략포럼 참석차 방한한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은 5일 출국 전 기자와 만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신뢰와 인내가 바닥이 났다.”며 이렇게 밝혔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지난 2008년 12월 6자회담이 핵검증 합의 실패로 결렬된 뒤 지난해 4월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요원이 영변에 머물렀으나 우라늄 농축시설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원심분리기 등을 다른 곳에서 만들어 영변으로 옮겼다고 볼 수밖에 없어 북한의 핵검증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미국 내 팽배해졌다.”고 강조했다. ●北에 대한 美 신뢰·인내 바닥났다 그는 “6자회담을 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든 것은 북한의 진정성과 변화에 달렸다.”며 “버락 오바마 미 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수차례 대화를 촉구했지만 북한이 지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2차 핵실험에 이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였기 때문에 미국이 먼저 나서 북한에 대화를 하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잇단 도발로 한·미를 협상장으로 끌어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만,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로 인해 한·미 등 국제사회가 더 이상 협상을 믿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한·미 간 이견없음 확인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해서는 “북한이 치밀한 계획 하에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한·미가 향후 철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도발은 북한이 서해를 공격할 경우 남측의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파악한 뒤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한·미의 대응을 탓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잘못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 도발 이후 만난 한·미 당국자들과 정계, 학계 인사들을 통해 한·미 간 향후 대응 방향에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수천대 원심분리기 가동”

    북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수천대의 원심분리기를 갖춘 현대적 우라늄 농축공장이 돌아가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지난 9~13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영변 핵시설 단지 내 설치된 우라늄 농축시설을 둘러본 뒤 지난 20일 “1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봤다.”고 전했으나, 북 당국이 매체를 통해 수천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이라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 신문은 ‘평화적 핵에네르기(에너지) 개발이용은 세계적 추세’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재 조선에서는 경수로 건설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고 그 연료 보장을 위해 우라늄 농축공장이 돌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노동신문은 이어 “조선이 주체적인 핵동력 공업구조를 완비하기 위해 자체 경수로 발전소 건설로 나가는 것은 국제적인 핵에너지 개발이용 추세에 전적으로 부합한다.”면서 “조선에서 날로 높아가는 전력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평화적 목적의 핵에너지 개발사업은 더욱 적극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대북 소식통은 “연평도 포격 도발 파장 속에서 북한이 원심분리기 가동을 밝힌 것은 핵개발에 대한 위기감을 높여 한국과 미국을 협상으로 끌어내고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과 이슈의 주기/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과 이슈의 주기/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저널리즘 용어 중에 ‘허드(herd) 저널리즘’, ‘팩(pack)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기자들이 무리를 지어 하나의 사건을 쫓아다니는 현상을 비판하면서, 언론이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반영해야 하는 의무를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범람’으로 부를 수 있는 최근의 매체상황에서는 반드시 나쁜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에는 오히려 수용자들이 너무 파편화·세분화되어 있어 공통적으로 중요한 화제가 잘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집중과 분산의 문제는 달라진 세태에서는 양적 정도의 수준에서 적절한 안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엄청나게 빨라 언론사 스스로도 제어하기 어려운 이슈의 주기인 듯하다. 이번 한 주간에 벌어진 여러 사건과 이를 다룬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들은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서울신문은 23일 화요일자 8면에 그간 재수사 문제가 여야 간에 첨예한 쟁점이었던 민간인 사찰 건을 실었다. 전날에 있었던 증거인멸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선고공판 결과에 발맞춰 8면이었지만 면 전체를 거의 할애했고, 1면에도 일부가 실린 매우 비중 높은 기사였다. 인터넷 포털의 기사 소개에서는 ‘단독 보도’라는 띠도 붙였다. 전날의 톱이 북한의 원심분리기 기사였고, 그날의 톱이 김태영 국방장관의 전술 핵 재배치 언급이었으므로 1면 톱이 못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였다. 또 다음 날에는 휴전 이후 최악의 군사도발이라는 연평도 피폭 사건이 있었음에도 사설까지 실린 것으로 보면, 서울신문은 이 일을 나름대로 크게 다루려고 했던 것에 틀림없다. “검찰이 재수사를 거부하면 특검이나 국정조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다소 결연하게 끝맺은 사설로 보아도 그러하다. 사실 이 일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하고 서울신문이 사진 이미지로 공개한 원충연의 ‘포켓수첩’만으로도 충격적인 일이다(원충연은 이미 이 일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메모에는 같은 집권당 소속인 서울시장의 대선 동향을 비롯해 방송사, 노조 간부, 정보기관의 관계자 등을 사찰한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아무리 단순 정보수집이라고 독단(獨斷)해도,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독자적으로 벌인 일이라 강변해도 일반인들에게조차 그렇게 비춰질 리 없고, 이를 야당이 문제 삼지 않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인권위원회에서 벌어진 상임위원의 줄사퇴까지 연상시키는 이 정부의 고질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찰이야말로 인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그런데 이 일은 북한의 포격 건으로 아주 쉽게 잊힐 것 같은 태세다. 물론 지난 천안함 사건에 이어 민간인이 포함된 전상자까지 낸 연평도 사건이 객관적 중요도에서 더 큰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민간인 사찰 사건도 그런 이슈의 변화 주기에 묶여 쉽게 잊혀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도대체 왜 이 건이 여야의 쟁점이 되는가.”, “정말 이 건이 각종 국정 현안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중요한가.”에 대해 유효 공중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사건인 것이다. 이슈의 빠른 주기는 새것을 추구하면서 오랜 것을 빨리 버리려 하는 뉴스매체와 현대사회의 숙명과도 같은 문제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마치 양철 판처럼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가라앉는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 역시 이런 흥분 속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이슈를 조작하려 하는 세력들 또한 암약한다. 터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도 전에 또 다른 문제를 터뜨림으로써 앞 문제의 대중적 시야를 가리자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의도가 빤히 보이는 조작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 실소유자 아닌 명의자에 이행강제금 “적법”

    행정기관이 건물의 실질적 건축주나 소유자가 아닌 명의상 건축주나 소유자에게 건축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정모씨가 서울 강서구청장을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건축 허가·신고 때 건축주로 기재된 사람이 실제 건축주인지에 대해 행정기관이 실질적으로 심사할 권한이 없고, 만약 명목상 건축주라도 명의를 대여해 준 것이라면 명의대여자로서 책임 부담이 타당한 점 등을 볼 때 명의상 건축주나 소유자에게 시정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외교안보라인 엇박자·조율기구 없어 禍 키웠다

    북한이 최근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하고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우리 정부의 미흡한 대응과 대북정책 부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골자는 외교안보라인의 엇박자와 북한에 대한 무지가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외교안보부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한 외교전문가는 26일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설화가 폐지되고 외교통상부 장관을 의장으로 한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로 대체됐는데 외교안보라인 장관들의 엇박자와 청와대의 조율 실패로 조정회의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조정회의 내 북한을 잘 알고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청와대가 대북정책을 틀어쥐고 있어 조정회의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는 외교부 장관을 의장으로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국무총리실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참여한다. 주 1회 개최가 원칙이지만 잦은 인사 교체로 회의가 미뤄지거나 성원이 되지 않을 때도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조정회의가 청와대의 강경한 대북정책과 한·미 동맹 강화에 얽매여 눈치를 보며 겉돌았고, 조율을 담당해야 하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지속된 것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확전 방지’와 관련, 청와대의 눈치를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교안보라인의 엇박자가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에 대해 국방장관은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외교·통일장관은 “정보가 없다.”거나 “확인할 수 없다.”고 일관했다.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이나 추진설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국정원장은 강력하게 부인하지 않았지만 외교·통일장관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발뺌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조정회의 역할이 약하다 보니 장관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다가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NSC를 복원하거나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정책 위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라인에 북한을 아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성환 외교장관·현인택 통일장관은 ‘미국통’인 국제관계 전문가이고,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북한을 잘 모른다. 정상회담 등 굵직한 회담을 성사시켰거나 북한의 속내를 알고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대통령 주변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을 상대로 한 전략과 지혜를 모으기 위해 초당적·범정부적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대법 “촛불집회 단체 보조금 중단은 부당”

    정부가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단체에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부는 그러나 내년에도 촛불집회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한국여성노동자회가 행정안전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조금지급중지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여성노동자회는 2008년부터 3년 동안 여성노동자 김경숙씨의 삶과 죽음을 재조명하는 사업(사업명 ‘새로 쓰는 여성노동자 인권 이야기’)을 펼치고, 행안부는 이 기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성노동자회는 이듬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 제외되자 이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여성노동자회에 패소 판결했지만, 2심 재판부는 “검찰이 발간한 백서를 보면 여성노동자회가 불법시위 단체에 포함돼 있지 않고, 행안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 이전 사전 통지도 하지 않는 등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행안부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는 했지만, 기획재정부 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불법 폭력집회와 시위에 참가한 단체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게 돼 있다.”면서 “촛불집회 참가 단체 역시 내년도 심사가 실시돼야 보조금 지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 이후 불법 폭력집회나 시위에 참가한 단체에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과 함께 ‘불법 폭력시위 단체’ 1842곳을 선정했는데, 이 중에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단체가 13곳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北 우라늄 제3 장소서 수년전부터 농축”

    외부인으로는 처음 북한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직접 목격한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23일(현지시간) 북한이 구축한 원심분리기들은 영변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이미 수년 전부터 제조되고 실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헤커 소장은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가진 방북 결과 설명 토론회에 참석, “우리가 본 우라늄 농축 설비는 하룻밤 새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해동안 개발과 제조, 실험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라며 “북한 영변에 구축된 우라늄 농축 설비는 영변 외부에서 만들어지고, 실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부터 시설을 건설했다는 북한측 주장과 배치될 뿐 아니라 지난 정권에서 6자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북측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벌여왔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헤커 소장은 원심분리기 제조 기술이 갖는 특수성과 북한이 확보한 물품, 기술력 등으로 볼 때 북한의 원심분리기 구축 과정에서 외부의 지원과 협력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北 휴전이후 최악 도발 왜

    [北 연평도 공격] 北 휴전이후 최악 도발 왜

    북한이 휴전 이후 최악의 도발을 한 표면적 이유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우리 군의 ‘호국훈련’ 때문이다. 23일 우리 해병대가 예정대로 포사격 훈련을 했는데, 북한이 항의 차원에서 맞대응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오전 우리 측에 수차례 전통문을 보내 우리 해병대가 백령도·연평도에서 진행 중인 호국훈련이 (북한에 대한) 사실상의 공격이 아니냐며 항의를 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북한은 전날에도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논평을 통해 호국훈련을 ‘악랄한 도전이며 용납 못할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이 호국훈련에 반발해 공격을 감행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도 북한이 호국훈련을 핑계로 의도적 국지 도발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할 정도로 무모한 도발을 한 것은 북한 내부의 복잡한 사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힌 김정은 체제의 조기 구축을 위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후계 구축 과정에서 대내외적으로 건재와 리더십을 과시함과 동시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유도 차원에서 군부에 힘을 실어 주고, 주민들의 불만을 가라앉혀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또 최근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외부 도발을 감행하면서 국면 전환을 꾀한 것으로도 보인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남북 관계가 민감한 ‘강(强) 대 강(强)’ 대치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 측의 통상적인 해상 훈련에 과도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일련의 전략적인 도발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최근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공개하는 ‘벼랑끝 전술’을 통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한 데 이어 남측에 대해서도 강경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측이 원하는 대로 남측을 움직이기 위해 남북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지역인 서해안 도발을 의도적으로 감행한 것”이라며 “이번 해안포 사격으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는 등 과거보다 강도가 센 도발을 통한 국면 전환 압박용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이산가족 상봉,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유화적인 대화 공세를 펴면서도 뒤로는 호전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등 겉으로는 대화, 속으로는 도발을 지속하는 기존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는 25일 남북 적십자회담에 앞서 대규모 쌀·비료 지원,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한 상황에서 이번 도발을 통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분석하지만, 우리 측이 적십자회담 무기연기를 결정하면서 역효과를 낳았다는 평가도 있다. 김성수·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네덜란드·日 분리기 모델”… 美 현대적 시설 못잖아

    北 “네덜란드·日 분리기 모델”… 美 현대적 시설 못잖아

    지난 12일 북한 영변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둘러본 미국의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20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비교적 상세히 견학기를 공개했다.헤커 소장이 직접 본 내용과 북한 측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은 영변 핵과학연구센터 안에 있다. 지난해 4월 우라늄 농축의 핵심인 원심분리기가 설치되기 시작해 헤커 소장이 방문하기 며칠 전에 완성됐다고 한다. 우라늄 농축시설이 들어선 곳은 2008년 2월 헤커 소장이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작업을 검증하기 위해 방문했던 연료봉 재처리건물로, 새 단장을 했다. 길이가 약 100m로 2층에는 제어실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우라늄 농축시설에는 2000개의 깨끗한 현대식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었다. 원심분리기는 지름 20㎝, 높이 182㎝로 추정됐다. 매끈한 알루미늄 원통처럼 보였고, 천장에서 3개의 스테인리스 관이 연결돼 있었으나 냉각코일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 측 관계자는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6대의 케스케이드에 나눠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북 측 책임자는 원심분리기는 파키스탄이 개발한 ‘P-1형’이 아닌 네덜란드의 알메로나 일본의 로카쇼무라의 원심분리기를 모델로, 모든 재료는 북한에서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농축 용량은 연간 8000㎏ SWU(Separative Work Unit·농축서비스 단위)이며 평균 3.5%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고, 건설 중인 경수로는 2.2~4%의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북한은 원심분리기에 주입하는 육불화우라늄(UF6)을 생산하고 있으며, 원심분리기 시설 규모에 맞먹는 충분한 처리용량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산화우라늄(UO2) 제조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문제에 봉착할 수 있지만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제어실은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었다. 미국의 현대적인 처리시설에 필적할 수준이었다. 제어실 뒷면에 작동 수치를 나타내는 5개의 대형 패널에 LED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컴퓨터와 평양의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에서 봤던 대형 평면모니터 4대가 있었다. 제어실에서 나와 2명의 직원이 일하는 복구실도 둘러봤는데, 2대의 평면 패널과 수많은 탱크(수조)들이 있었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도 눈에 띄었다. 헤커 소장은 북한 주장대로 연간 8000㎏ SWU 규모의 농축 역량이라면 북한은 연간 최대 2t의 저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고, 시설을 전환하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최대 40㎏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사설] 北 우라늄核 한·미·일 철저공조 긴요하다

    북한이 국제적 핵 비확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또다른 핵 시위를 감행했다. 최근 방북한 미국 핵전문가에게 원심분리기 1000여개로 이뤄진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주면서 짐짓 핵무장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부랴부랴 한·일·중 순방에 나서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방중길에 올랐다. 북의 핵무장 의지를 꺾기 위해서 한·미·일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보조가 긴요한 시점이다. 북한은 제네바협정 이후 경수로 지원 등 ‘당근’을 챙기면서 몰래 핵 개발을 추진한 전력이 있다. 이번엔 두 차례 핵실험으로 유엔 제재를 받으면서 공공연히 핵 개발 의지를 과시했다. 작금의 핵 시위가 6자회담 재개를 앞둔 협상력 제고용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고농축 우라늄(HEU)은 북이 이전에 확보한 플루토늄에 비해 핵확산 위험도가 훨씬 크다. 플루토늄탄에 비해 우라늄탄은 핵실험도 필요 없고 핵 사찰을 피해 은밀히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플루토늄탄을 개발한 데 이어 아들인 김정은이 우라늄탄과 함께 후계체제를 굳히려 한다는 추론의 배경이다. 물론 북한이 역설적으로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다. ‘HEU 카드’를 흔들어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이란 비전을 비웃으면서다. 하지만 북의 핵 게임 의도가 어디에 있든, 한·미·일의 철저한 3각 공조로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추가제재든 협상카드든 3국이 한목소리를 내 북측이 HEU탄 개발을 기정사실화하게 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이 취해야 할 선행조치에 우라늄 농축활동 포기도 당연히 포함시켜야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3국은 대중 설득에도 빈틈없이 보폭을 맞추기 바란다. 북측이 새삼 경수로 건설에 나서고 있는 까닭도 들여다 봐야 한다. 농축 우라늄을 경수로발전용으로 쓰려는 제스처로 중국의 참견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 저지에 실패하면 일본의 핵무장과 동북아 핵확산 도미노를 부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 지도부도 핵폭탄으로 강성대국을 선언하려는 기도는 미망임을 깨달아야 한다. 구소련이 어디 핵무기 수가 적어 붕괴했겠는가.
  • [北 원심분리기 공개 파문] 美,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은

    김태영 국방장관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 22일 국회에서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문제를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함에 따라 실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10월 8일 워싱턴에서 열린 안보협의회(SCM)에서 확장억제정책위원회를 신설해 미국이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전력, 탄도미사일 방어능력(MD)을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공약의 실효성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양국의 이 같은 합의는 지난 4월 6일 발표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태세검토’(NPR) 보고서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 국가에 대해서는 핵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단 북한과 이란처럼 NPT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는 국가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러시아와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을 체결하는 한편 단계적으로 전술 핵무기, 단거리 핵무기, 비배치 핵무기 등에 대한 추가 감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구상에는 한반도 비핵화도 포함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일단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수소폭탄 원천기술… “기초수준 연구 시작한 듯”

    수소폭탄 원천기술… “기초수준 연구 시작한 듯”

    북한이 지난해 6월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선언에 이어 9월 우라늄 농축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뒤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원심분리기를 공개하면서, 지난 5월 자체 기술로 성공했다고 주장한 핵융합 반응도 주목된다. 핵융합 반응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보다 훨씬 강력한 수소폭탄 제조의 원천기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 노동신문은 지난 5월 12일 “조선(북)의 과학자들이 핵융합 반응을 성공시키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 반응장치가 설계·제작되고 핵융합 반응과 관련한 기초연구가 끝났다.”며 “핵융합에 성공함으로써 새 에네르기(에너지) 개발을 위한 돌파구가 확고하게 열렸다.”고 자평했다. 당시 한·미 정부는 북한의 핵융합 반응 성공 주장에 대해 “기술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뿐 아니라 핵융합 반응 기술에 대해서도 평가절하했던 것이다. 지난 8월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한이 핵융합 반응을 이용해 폭발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핵폭탄 소형화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한·미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정부 내 북한의 핵융합 기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이 핵융합 수소폭탄 제조를 위한 기초적인 수준의 연구도 충분히 시작했으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노동신문 보도를 기정사실화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원심분리기 공개 파문] 핵무기 vs 핵무기 구도?…한반도 비핵화 원칙 흔들리나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2일 미군의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한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가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북한의 우라늄 핵무기 개발 파문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터라 예사롭지 않은 여운을 남겼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민감한 것은 우선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 정부의 큰 핵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정책을 송두리째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나아가 전술핵 재배치는 북핵 문제에 대한 개념도 완전히 달라지게 한다.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면서 남북한이 핵무기 대결 구도로 가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핵 확산을 경계하는 미국이 반기지 않는 시나리오이고 일본의 핵 무장 등 동북아 핵무기 경쟁을 우려하는 중국도 기피하는 구도다. 따라서 당장은 현실성이 적어 보인다. 특히 ‘핵 없는 세상’을 기치로 내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중에 실현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이 끝내 핵 포기를 거부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 경우 전술핵 재배치는 가장 현실성 있는 대응방안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북 무력응징은 중국의 반대와 전쟁확산 우려로 사실상 불가한 만큼 차라리 ‘핵무기 대 핵무기’ 구도로 대응하는 게 차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전술핵 재배치는 한국의 안보에 가장 확실한 안전판이 될 수 있다. 현재 재래식 무기 경쟁에서는 우리가 북한에 앞서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엔 무의미한 우위에 지나지 않는다. 또 미군의 압도적인 핵 전력이 북한을 위기의식에 몰아넣으면서 핵 포기를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979년 소련의 서유럽 요충지 타격용 중거리 미사일(SS-20, SS-4, SS-5) 배치에 미국이 지상발사 크루즈 미사일(GLCM) 등으로 맞불을 놔 중거리 핵미사일 폐기 결정을 도출한 전례도 있다. 실제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남한에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했다는 관측이 미국 쪽에서 나온 적이 있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군산기지 등에 전술핵을 배치했으나 1991년 남북비핵화공동선언에 따라 모두 철수했고, 지금은 주일미군 기지와 괌 등에 배치된 전술핵으로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은 전투기에서 투하되는 핵폭탄과 155㎜ 및 8인치 포에서 발사되는 핵폭탄(AFAP), 랜스 지대지 미사일용 핵탄두, 핵배낭, 핵지뢰 등 151~249발로 알려져 있다. 김상연·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北 원심분리기 공개 파문] ‘비핵화 우선’ 對北정책 고수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하는가.”(기자) “아니다.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보즈워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면담한 직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6자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지속해 나가기로 미국 측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우라늄 핵 개발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기존의 대북정책을 변함 없이 고수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채찍’을 앞세운 북핵 접근 방식이 핵 포기를 유도하는 데 실패한 만큼 대북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한 셈이다. 한·미로서는 이번 파문에 화들짝 놀라 채찍을 내려놓을 경우 ‘핵 위협→대화→보상’이라는 북한의 고전적 시나리오에 말려드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 같다. 과거 채찍이 아닌 당근을 제시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전례에 따른 불신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정부 당국자가 우라늄 핵 개발에 대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놀랄 만한 상황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짐짓 태연한 표정을 지은 것도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미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경우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해 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추가제재로 북한을 더욱 옥죄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영변 우라늄농축시설 전격 공개 안팎

    北 영변 우라늄농축시설 전격 공개 안팎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농축시설을 공개함으로써 플로토늄 핵프로그램과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말대로 원심분리기 2000대가 가동 중이라면 앞으로 1년~1년 반 뒤 고농축우라늄 25㎏을 생산할 수 있다. 20kt 위력의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 데 고농축 우라늄 20㎏이 필요하다. 공개된 영변의 우라늄농축시설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시설이다. 현재로선 지난 2009년 4월 미국을 포함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원들이 북한에서 추방당한 이후 급하게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플루토늄 추출시설과는 달리 우라늄농축시설은 외부에서 감지가 어렵다는 점으로 미뤄 영변 이외의 다른 장소에도 우라늄농축시설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지난 2~6일 방북했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등에게 공개한 영변의 경수로도 북한의 주장처럼 발전용이라기보다는 우라늄농축을 위한 시설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의 정부기관들은 지난 15년 동안 북한이 우라늄농축 핵프로그램 개발을 끊임없이 시도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 핵프로그램은 지난 1996년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알 카디르 칸으로부터 필요한 관련 기술과 부품 등을 몰래 사들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후 핵프로그램의 핵심부품인 원심분리기 일부도 칸으로부터 구입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우라늄농축시설이 가동 중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현재는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정보 당국과 과학자들의 분석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측은 북한의 계획적인 우라늄농축시설 공개에 대한 의도 분석과 함께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일단 ▲미국과의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새로운 협상 카드 ▲천안함 사건과 같이 북한의 후계구도 구축 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시설의 운영 중단 또는 해체를 대가로 미국이 보상할 것인지를 떠보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전술”이라고 말했다. 또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거나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해 플루토늄 핵무기보다 훨씬 강력한 수소폭탄을 제조하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용어클릭 ●원심분리기 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기는 자연 상태의 우라늄을 농축하기 위한 핵심 장비다. 1대의 크기는 높이 1~2m, 지름 20㎝다. 우라늄 광산에서 채광한 천연 우라늄을 정제한 뒤 원심분리기 안에 넣고 고속회전시키면 핵물질인 ‘U235’와 ‘U238’이 분리된다. U235가 3~5% 수준으로 농축되면 경수로용 연료가 되고, 90% 이상 농축되면 핵폭탄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이 된다. 북한은 지난 2002년 HEU 개발을 시인한 바 있으며, 앞서 1998~2001년 파키스탄의 압둘 칸 박사로부터 원심분리기 20대와 설계도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北, 원심분리기 2000대 가동 주장”

    “北, 원심분리기 2000대 가동 주장”

    북한이 핵무기의 핵심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원심분리기 2000대를 갖춘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 중이라고 주장, 북핵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북한은 지난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영변에 있는 새로운 농축우라늄 시설을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전격적으로 한국을 비롯, 중국과 일본 순방에 나섰다. 헤커 소장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 영변 핵시설 방문보고서’에서 “방북 기간에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 공장의 연료가공 장소에서 최근 구축된 2000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됐다는 현대식 우라늄 농축시설로 안내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곳에서 1000대가 넘는 원심분리기가 구축돼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헤커 소장은 “북한 관리들은 이 우라늄농축시설은 새로운 경수로 연료로 사용될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곳이며 지난해 4월 설비 구축이 시작됐고, 수일전 완성됐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농축시설들이 초현대식이고 깨끗했으며, 북한 측은 이 시설들은 자체적인 설비와 능력으로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베일에 가려져 있던 우라늄농축시설을 미국의 핵 과학자를 통해 외부에 전격 공개한 조치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새로운 협상 카드인지, 아니면 권력 승계과정에서 핵무기 능력을 강화해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것인지 아직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핵무기 없는 세상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오바마 대통령의 비핵화 정책에 타격을 줄 것 같다. 더욱이 현재 모색 중인 6자회담 재개에도 적잖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헤커 박사는 “북한은 우라늄농축시설 사진 촬영과 저농축 우라늄을 이미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확인하는 것을 막았다.”면서 “영변에 짓고 있는 경수로가 발전용이라는 북한의 주장에도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헤커 교수의 보고 내용을 지난 19~20일 서둘러 한국과 일본, 중국 등 관련 국가들에 통보, 북한의 공개 의도와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로 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21일 밤 한국에 도착, 한국 정부 측과 협의를 가진 데 이어 22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의 원심분리기 가동 및 영변 경수로, 6자회담 재개 등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또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도 면담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작년 4월이후 징후 포착… 정치적 쇼로 치부할 수 없다”

    “작년 4월이후 징후 포착… 정치적 쇼로 치부할 수 없다”

    21일 ‘북핵’을 다루고 있는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북한이 최근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 수백개를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 줬다는 외신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의 핵 보유국 엄포가 단순한 엄포를 넘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주 심각한 문제이며 (몸값을 올리기 위한)정치적 쇼로 치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제, “북한의 우라늄 농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나 9·19 공동성명에 모두 배치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사실일 경우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선 “6자회담 관련국들과 협의를 해 봐야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제재를 더 강화할지, 대화 국면으로 돌아설지 유동적이라는 얘기다. 당국자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보관련 사항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지만 북측 등에서 흘러나온 얘기로 볼 때 지난해 4월 이래 (우라늄농축과 관련한) 작업을 해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의도에 대해선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미국, 일본은 물론 필요하면 중국과도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북한이 어떻게든 협상국면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2일 오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위 본부장은 지난주 일본을 방문하는 등 관련국 협의에 분주한 모습이다. 위 본부장은 또 21일 밤 방한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부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22일 아침 북측의 원심분리기 공개에 대한 미국 측의 판단을 청취할 예정이다. 당국자는 “보즈워스의 방한은 예고된 게 아니라 임박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해 최근의 북한 동향이 6자회담 관련국의 움직임을 촉발했음을 시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핵 협상력 제고 위한 대외 시위용” “고농축우라늄기술의 명백한 증거”

    “핵 협상력 제고 위한 대외 시위용” “고농축우라늄기술의 명백한 증거”

    북한이 최근 방북했던 미국 핵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수백대의 원심분리기를 보여 주며 “원심분리기 2000대를 설치, 가동 중”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대미 협상용일 뿐”, “고농축우라늄(HEU) 기술의 명백한 증거” 등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설만 무성했던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함에 따라 향후 대북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美, 협상장 끌어내기위한 압박용”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원심분리기 수백대는 시험용 수준이고 2000대를 언급했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그만큼 만들었는지 의문이며, 우라늄탄 1개를 만들려면 원심분리기 2000~3000대는 필요하다.”며 “북한의 천연우라늄 정제·농축 기술도 회의적이기 때문에 대외 시위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또 “우선 시설을 갖춰 헤커 박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 미국을 협상장으로 다시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북·미 협상이나 6자회담이 재개되면 플루토늄뿐 아니라 HEU 문제도 테이블 위에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판을 키워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한·중·일 순방으로 6자회담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한국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이 계속 주장해 온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존재의 확인은 물론 그동안 기술적으로 진전된 것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북한은 지난해 6월에도 우라늄 농축에 대해 시인했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직접 보여 줌으로써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라늄농축 기술적 진전 공개” 전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이 시험용 경수로도 언급했고 이에 맞춰 우라늄 농축도 같이 간다고 확인한 것”이라며 “영변 원자로는 노후화돼 가동이 어려운 만큼 이미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1990년 대 말부터 플루토튬에서 우라늄으로 넘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3차핵실험 현실적으로 힘들 듯”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원심분리기 공개를 통해 핵활동 능력을 확실히 각인시킴으로써 6자회담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인 핵 관련 행동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3차 핵실험은 김정은 후계 구축 흐름 속에서 가능성은 열어 두지만 중국의 압력으로 실제 행동이 어렵기 때문에 우라늄 농축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며 “3차 핵실험의 부담감을 덜어내면서도 고도의 핵활동 진행 수준을 보여 주는 유효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접점을 찾을 수 없을 것이고 북·미 간 협상은 기존 결과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日 “공동대응 시급”… 中 공식논평 자제

    미국과 중국, 일본 정부는 21일 북한의 의도 파악 및 대응방안 모색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은 일단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가 지금까지보다 한 단계 더 나간 북한의 새로운 카드로 받아들이며, 한·중·일 등 3국과의 공동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대표단을 지난 20일 긴급 파견했다. 미국 정부는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 아래 “새로운 도발 행위”로 규정, 강력하게 비난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라늄농축 핵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또 하나의 반항적 도발 행위이자 자신들 스스로가 한 (비핵화)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을 비롯한 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이 이런 종류의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오랫동안 의심해 왔으며, 정기적으로 이를 그들(북한)에게 직접 제기하고 우리의 파트너들에게도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도 뉴욕타임스(NYT) 기사를 비중 있게 보도하며 사실 관계에 촉각을 세웠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기존의 시설과 다른 새로운 시설이라면 종래의 플루토늄의 재처리와는 다른 핵개발이 구체화 단계에 들어간 것”이라며 “관련국들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도 “헤커 소장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수백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해 5월에 두 번째의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세 번째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과의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핵 보유국의 위치를 확실히 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들도 이날 오후 NYT의 관련 보도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겉으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측이 이미 관련 내용을 미국 측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점에서 북한을 상대로 한 사실관계 확인 등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의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는 게 확실하고, 중국 측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중국으로서는 북한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셈”이라며 “향후 중국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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