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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장기이식 수술 성공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 나왔다

    이종장기이식 수술 성공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이종장기이식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을 예측해 이식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공동연구팀은 동물의 장기나 인공장기를 이식할 때 성공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인공혈관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심각한 질병이나 상해를 치료할 때 장기이식이 대안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증되는 장기의 숫자가 부족해 다른 동물의 장기(이종장기)를 이식하거나 인공장기를 이식하려는 시도와 관련 연구들이 늘고 있다. 특히 무균돼지는 침팬지나 원숭이와 달리 이식했을 때 결핵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이 발견되지 않고 저렴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이식의 가장 큰 걸림돌은 면역거부반응이다. 대표적인 면역거부반응은 장기이식 과정에서 혈관이 연결된 뒤 혈액이 응고돼 혈관이 막히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제 혈액이 흐르는 혈관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검증하는 방법 밖에 없다. 연구팀은 혈관을 구성하는 주요성분인 콜라겐과 피브린이라는 단백질을 바탕으로 튜브 형태의 틀을 만들고 여기에 하이드로겔을 넣고 섭씨 37도에서 굳혀준 뒤 압축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인공혈관을 만들었다. 기존에 인공혈관을 만들려면 혈관내피세포를 7~21일 동안 배양해야 했지만 이번 기술은 하이드로겔로 만든 혈관에 혈관내피세포를 부착시켜 3일 이내에 인공혈관을 만들 수 있다.이번에 개발한 인공혈관은 체외 실험은 물론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실험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의 혈관내피세포를 인공혈관 안쪽에 배양해 인공돼지혈관을 만든 뒤 사람의 피를 순환시키는 체외 실험을 실시했으며 사람과 유사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생쥐에게 인공돼지혈관을 이식해 체내실험도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을 통해 특정 유전자를 조작해 혈관을 만들 경우 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잘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정영미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혈관 플랫폼은 실제 혈관과 구조적, 물리적, 생물학적 특성까지 모사해 이식했을 때 혈관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라며 “제작법도 간단해 의료기업이나 병원 등에서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한 뒤 전임상실험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영상] “못참아!” 순록도 사자도 울화병…러 서커스단 동물의 반란

    [영상] “못참아!” 순록도 사자도 울화병…러 서커스단 동물의 반란

    러시아 서커스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매체 렌TV는 순록과 사자 등 서커스단 동물의 잇단 '반란'으로 동물 서커스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러시아 알타이주 바르나울에서 소치주립서커스단의 동물 서커스가 펼쳐졌다. 타조와 캥거루, 원숭이 등 온갖 동물이 동원된 서커스는 그러나 순록 한 마리의 돌발 행동으로 난장판이 됐다.젖병으로 유인하는 조련사를 얌전히 따라 움직이던 순록은 순식간에 돌변, 커다란 뿔로 조련사를 가차 없이 들이받았다. 그 바람에 조련사는 무대 밖까지 밀려났고, 분이 덜 풀린 순록은 안전요원들이 개입해 바닥에 누른 후에야 진정이 됐다. 조련사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살아있는 동물을 서커스에 동원하는 것은 명백한 학대”라고 지적했다. 해당 서커스에서 목줄을 멘 표범이 공중 곡예를 선보인 장면도 함께 공유하며 잔인한 동물 서커스 중단을 요구했다.하지만 서커스단 측은 “소품에 문제가 있었다. 동물에게는 잘못이 없다”면서 “순록과 더 자주 연습하며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서커스장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3일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는 서커스 도중 사자 간 난투극이 벌어졌다. 현지언론은 4년의 공백기를 마치고 돌아온 사라토프 서커스단이 사자 간 충돌로 첫 공연을 망쳤다고 전했다.이날 공연에는 사자 12마리의 서커스를 보기 위한 가족 단위 관객 500여 명이 몰렸다. 하지만 사자 한 마리가 다른 사자 두 마리를 공격하면서 객석은 얼어붙었다. 겁에 질린 관객은 웅성거리며 걱정스럽게 무대를 지켜봤고, 일부는 서둘러 서커스장을 빠져나갔다. 조련사들이 허둥지둥 막대기를 휘두르며 사자들을 떼어내 더 큰 사고는 막았으나, 다른 사자까지 동요됐다면 5월과 같은 불상사를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지난 5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의 한 서커스장에서는 암사자 두 마리와 공연을 펼치던 조련사가 암사자 한 마리에게 다리를 물려 다친 일이 있었다. 당시 조련사는 “훈련이 덜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동물 서커스 자체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동물권리단체 VITA 관계자는 “서커스 훈련은 잔인함과 맞닿아있다. 절대 인도적일 수 없다”며 “러시아 전역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한 서커스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 [문소영 칼럼] ‘이대남’의 적자생존/논설실장

    [문소영 칼럼] ‘이대남’의 적자생존/논설실장

    ‘20대 남자의 보수화’를 비판하기 쉬운 그래프 하나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였다. KBS는 세대인식조사를 수행해 50대 남녀와 20~34세 남녀 1200명(세대별 600명)에게 ‘기회만 있다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고 싶다’는 질문에 대한 진술을 받았다. 50대 남녀는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나누겠다”는 대답이 포물선 형태로 상승했다. 반면 20~34세 남성은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나누겠다”는 답변이 하락했다. 20~34세 남성 그래프에서 이른바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무시된 듯했다. ‘20대 고소득층 남자는 이기적’이라고 속단할 뻔했는데, 다른 의견들이 들려왔다. ‘K를 생각한다’의 임명묵 작가는 “2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 비해 본심을 노출시켰다”고 판단했다. 한 심리학자는 “문제가 된 단일 질문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답을 유도해 50대의 답변은 사회적 체면을 고려한, 바람직한 정답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재광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 교수는 “20대 남자 그래프가 너무 매끈한 것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혹여 청년들이 위선적인 ‘86세대’에 반발해 본인들 욕망을 솔직히 표현한들 그게 비난받을 일이냐고도 했다. 판단을 수정했다. 한국 20대 남성이 아버지 세대에 비해 더 이기적이고 보수적이며, 일탈적일 이유는 없다고. 해당 그래프를 덜 신뢰하겠다고. 20대 남성 대부분은 상식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사실 20대 남성, 통칭 ‘이대남’이 늘 보수적이지도 않았다. 4년 전만 해도 진보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 출범에 이대남이 크게 기여했음이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나. 논란 탓인지 뒤늦게 데이터가 추가 공개됐다. 최상위 고소득층 구간인 9와 10에 답변한 2034 남자는 1명도 없었다. 8구간도 13명으로 4%에 불과했다. 소득층은 주관적인 평가였고, 그래프는 로지스틱 회귀모델에 의지해 그린 것이었다. 결국 소득구간과 나눔과 나이의 관계는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이대남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은 것이 아닌가. 만약 이대남이 문제적이라면 그 원인은 이기심 등이 아니라 오히려 남녀가 평등해진 교육시장과 치열해진 취업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 여성 대졸자가 취업시장에서 약진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출생으로 80년대에 대학에 진학한 ‘86세대’들은 대기업 취업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국 경제의 확장기였고, 연간 출생자 100만명이던 또래 집단 중 20~30%만 대학을 갔으니 특히 SKY 출신 남학생들은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쉽게 취업했다. 또래집단의 5~10%를 차지한 여대생도 경쟁 대상은 아니었다. 교대나 사범대 출신이 아닌 여대생들은 취업보다는 결혼이 우선시되던 사회였다. 믿기 어렵겠지만, 대기업의 여대생 대규모 공채는 1985년 대우그룹이 처음이었다. ‘미혼 여직원들의 정년은 만 25세’라는 법원 판례가 나오고 “결혼하면 퇴직한다”는 각서를 여직원들이 쓰던,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21세기에 새 시대가 열렸다. 부모는 아들딸 구별 없이 낳고, 더는 딸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딸의 대학 진학이 아들과 거의 같다. 그러니 아버지 세대와 달리 20대 대졸 남자는 20대 대졸 여성과 질 좋은 직장을 두고 경쟁해야만 한다. 설상가상 한국의 대기업 대졸 공채는 줄었다. 일자리가 늘지 않는 한 무한경쟁할 상황이다. 사실 86세대 남성이 20대 시절 취업시장에서 누린 특권은 지속적으로 축소돼 현재 이대남에 이르렀다. 정치권이나 언론 등이 이대남을 문제적이고 보수화했다고 어설프게 진단할 일이 아닌 이유이다. 네덜란드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원시 인류의 본능을 침팬지에서 참고할 것인지, 보노보 원숭이에서 참고할 것인지 묻는다. 침팬지는 공격적이고, 보노보는 협력적이다. 인류 진화의 속성을 갈등과 투쟁으로 보느냐, 협력과 공감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 사회가 20대 남자를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세대로 볼지, 아니면 문제적이고 일탈적인 세대로 볼지에 따라 이들을 향해 정치권이 내놓을 사회적 자원의 분배방식은 달라진다. 세상은 평등과 공정, 공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흐름이 끊기거나 때론 역류도 하겠으나 그래도 평등과 공정·공감이 어우러지는 세계가 인류의 미래라고 예상한다. 한국의 이대남들도 당연히 이런 흐름에 함께 합류할 것이다. 나는 믿는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속도위반과 방어운전/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속도위반과 방어운전/전곡선사박물관장

    오늘도 일기예보는 아직 장마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어제도 비가 내렸고 내일도 비 예보다. 비 오는 횟수도 많아졌고 강도도 세졌다. 장마도 아닌데 웬 비가 이리 자주 오지? 요새 날씨가 좀 이상하다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그것도 잠시 무심하게 우산을 챙기며 또 하루를 보내곤 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 무더위 속에 하나같이 두꺼운 오리털 파카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광경은 처음 자카르타에 발을 디딘 이방인에게는 불가사의에 가까운 놀라운 장면이었다. 도대체 왜? 하지만 열대의 뜨거운 한낮을 적시는 엄청난 소나기 스콜을 경험하고 나서는 한여름의 오리털 파카를 이해할 수 있었다. 소나기에 옷이 흠뻑 젖은 채로 오토바이를 타다간 금방 감기에 걸리기 때문에 더워도 오리털 파카를 입는 것이었다. 오리털 파카는 생존의 지혜였다. 그리고 그때 자카르타에서 만났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퍼붓는 열대 지방의 스콜 같은 소나기가 어느새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일상이 돼 버렸다. ‘검은모루’라는 이름의 구석기유적이 있다. 전곡리, 석장리와 더불어 국사교과서의 맨 앞장을 장식하는,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이 바로 검은모루 유적이다. 북한학자들은 약 100만년 정도 된 유적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검은모루 유적을 발굴해 보니 물소며 원숭이, 코끼리 같이 지금은 한반도에 살지 않는 더운 지역에 사는 동물들의 화석이 출토됐다는 것인데, 한반도가 한때는 열대지방이었다니 믿기 힘든 사실이다. 군대 운전병 출신인 나는 대구의 동촌 강가에서 운전 교육을 받았다. 지독한 매연을 뿜어대는 M60 트럭 수십 대를 세워 놓고 그 밑을 눈물 콧물이 범벅된 채로 기어다녀야 하는 얼차려로 하루를 마감하던 고달픈 훈련병들을 쥐처럼 잘 다뤄서 고양이중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운전교관은 항상 ‘속도위반하지 말고 방어운전만 잘하면 사고가 나더라도 죽지는 않는다’고 강조하곤 했다. 속도위반과 방어운전이 머릿속에 각인된 모범 운전자가 탄생하는 과정이었다. 자카르타에서 만나던 세찬 소나기를 자주 접하는 요즘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인류의 진화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 진화와 적응이 가능한 기후변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인간이 개입한 기후변화의 속도위반은 미처 적응할 시간도 없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속도위반에 대처할 생존의 방어운전이 절실한 이유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한 탄소중립운동도 방어운전의 한 방법일 것이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한강에서 물소떼나 코끼리가 수영하는 모습을 보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저 그때가 아주 천천히 오기만을, 그래서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 먹 가는 돌? 시인의 명품벼루를 본 뒤 그 입이 부끄러워진다

    먹 가는 돌? 시인의 명품벼루를 본 뒤 그 입이 부끄러워진다

    문방사우 중 하나의 ‘예술적 반전’‘위원화초석’·‘남포석’ 100점 엄선1000여점 수집… 관련 시도 80편벼루가 이토록 화려하고 아름다웠던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인 이근배 시인의 등단 60주년 기념 한국 옛 벼루 소장품전 ‘해와 달이 부르는 벼루의 용비어천가’가 마련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시장에 들어서면 명품 벼루 100여점이 뿜어내는 예술적 향취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선비의 문방사우(종이, 붓, 먹, 벼루) 중 하나로만 여겨 온 벼루의 놀라운 반전이다. 시인의 벼루 사랑은 유별나다. 연벽묵치(硯癖墨痴·벼루 먹 수집에 미친 선비)를 자처한다. 그동안 수집한 벼루가 어림잡아 1000여점을 넘는다. 벼루와 관련한 연작시도 80여편을 썼다. 이번 전시에선 시인이 가장 아끼는 위원화초석 벼루 60여점과 남포석 벼루 40여점을 엄선해 내놨다.위원화초석 벼루는 조선 전기인 15~16세기 압록강 기슭 위원(渭原)에서 나오는 강돌로 만든 벼루로, 녹두색과 팥색이 시루떡처럼 층을 이룬 모양이 마치 풀과 꽃이 어우러진 듯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산 정약용이 으뜸으로 꼽은 남포석 벼루는 19세기 이래 충남 남포군 성주산에서 채취한 돌로 제작했다. 벼룻돌에 새겨진 문양의 섬세함과 치밀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해와 달의 형상 주위에 새, 나무, 원숭이, 포도 등 온갖 생명체들을 살아 숨 쉬듯 생생하게 새겨 넣었다. 단순히 먹을 가는 데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품이란 사실을 증명하는 명품 벼루들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시인은 “농부가 밭이 있어야 농사를 짓듯 선비도 벼루가 있어야 글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서 “일생일연(一生一硯), 즉 평생에 좋은 벼루 하나를 갖기 원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방사우 가운데서도 선비들의 각별한 애정을 받았다”고 예찬했다. 이어 “벼루는 한중일 세 나라에서 사용하는데 중국은 돌은 좋지만 조각 기술이 떨어지고, 일본은 좋은 돌도 기술도 없다”면서 “두 가지를 다 갖춘 한국 벼루가 세계 최고”라고 단언했다. 한학자이자 명필이었던 할아버지 곁에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벼루를 접했지만 본격적으로 벼루에 홀린 건 1973년 창덕궁에서 문화재관리국 주최로 열린 벼루전시회를 본 직후였다. ‘좋은 벼루를 갖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여 100만원이란 거금을 주고 중국 벼루를 처음 수집했다. 중국 벼루가 최고인 줄 알던 때였다. 그러다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 벼루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물불 안 가리고 수집에 나섰다. “요즘도 벼루 전시회나 박물관 등에 가면 혹시 내 벼루보다 뛰어난 게 있을까 하는 기대와 내 벼루보다 좋은 벼루가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다”는 시인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내 벼루보다 나은 건 못 봤다”며 웃었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쥐를 빼고 과학연구를 말할 수 없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쥐를 빼고 과학연구를 말할 수 없는 이유

    과학과 의학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20세기 들어 인간의 기대수명은 19세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간의 수명 증가와 과학, 의학기술의 발전 이면에는 생쥐나 개, 원숭이, 토끼, 돼지 같은 실험동물들의 희생이 있습니다. 특히 생쥐를 포함한 설치류들은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국내에서도 동물실험의 90% 이상이 설치류를 이용한 것입니다. 전체 포유류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쥐는 약 3600만년 전 지구상에 나타나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약 1800종이 살고 있습니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이후 쥐는 식량을 축내고 병을 옮기는 골칫거리였습니다. 이랬던 쥐가 인류의 구원자로 역할을 바꾼 것은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의학과 생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부터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는 할 수 없었던 각종 생체 실험대에 쥐가 대신 올라가게 된 것이지요. 현대 과학사는 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과학 발전에 있어서 이렇듯 지대한 역할을 하는 쥐가 과학 연구를 소개하는 언론 보도에서는 제대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 연구·독성학분과,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재단 과학박물관 공동연구팀은 동물 연구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는 과학 보도는 대중들이 연구 성과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는 등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6월 1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미국국립의학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생명과학, 의학, 보건학 등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 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를 이용해 2018~2019년 생쥐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연구논문 623편을 선정한 뒤 이들 논문에 대한 뉴스 보도들도 찾아 함께 분석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623편의 논문 중 405편의 제목에는 ‘쥐’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만 218편에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논문 제목에 ‘쥐’가 포함된 논문들은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으며 그나마 언론 보도된 것들에도 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쥐에 대해 언급되지 않은 보도들이 쥐를 언급한 뉴스들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는 것이 2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 사람의 유전자와 90% 이상 일치하는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실험을 통과한 약물이나 의료 기술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3단계의 임상 시험을 추가로 거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나 과학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단계의 기초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전달할 때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는 효과를 보였지만 사람에게는 적용이 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대중매체에서 잘못 다룰 경우 해당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보도 일선에 있는 사람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과학연구 성과를 보도할 때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정확히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edmondy@seoul.co.kr
  • ‘조류독감 식별사’ 족제비, ‘포르말린 경보기’ 미생물

    ‘조류독감 식별사’ 족제비, ‘포르말린 경보기’ 미생물

    귀소본능이 강한 비둘기는 오래전부터 연락을 주고받는 데 활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도 통신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인류가 우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이후 개와 원숭이 등 동물은 실험을 위해 사람보다 먼저 우주에 올라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생쥐, 원숭이 등 동물이 실험 대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렇듯 동물을 빼놓고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은 생각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생의과학과, 국립야생동식물연구센터, 모넬 케미컬센서 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페럿’을 이용해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5월 27일자에 실렸다. 한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분비물을 통해 주로 확산된다. 미국에서도 매년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매년 49억 달러(약 5조 5000억원)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하고, 5000만 마리에 가까운 가금류들이 살처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후 15주 된 수컷 페럿 6마리에게 건강한 청둥오리의 배설물과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청둥오리의 배설물의 냄새를 구분하고, 오리의 거주 상태와 먹이, 검체 채취일에 따라 달라지는 냄새를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이렇게 훈련된 페럿들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청둥오리의 배설물을 매우 정확하게 구분해 내고, 또 다른 조류 감염병인 뉴캐슬병 바이러스나 전염성후두기관염 바이러스에 걸린 조류의 배설물과도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콜로라도주립대 글렌 골든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물을 이용해 감염병 여부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같은 원리를 응용해 사람들의 질병조기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아이다호대 생명과학과, 생명정보·진화학연구소, 물리학과, 미네소타대 식물·미생물학과, 미생물·식물유전학연구소, 하버드대 생체·진화생물학과, 일리노이대 미생물학과, 라이스대 생명과학과,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 우주생명과학연구부 공동연구팀은 박테리아를 이용해 독성 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5월 27일자에 발표했다. 포름알데히드는 메탄올이 산화되면서 만들어지는 톡 쏘는 냄새의 무색기체다. 이것을 37% 농도의 수용액으로 만든 것이 방부제나 살균제로 쓰이는 포르말린이다. 포름알데히드는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연소될 때 나오거나 산불, 담배연기, 자동차 매연 등에도 포함돼 있다.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눈, 코, 목에 자극이 생기고 호흡기 장애가 발생한다. 심할 경우 독성 폐공기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연구팀은 메탄과 메탄올을 영양분으로 사용하는 ‘메틸로트로프’와 ‘메틸로루브룸’이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포름알데히드 감지센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들 미생물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EfgA’라는 단백질 성분이 포름알데히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독성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일정 이상이 되면 EfgA가 반응해 미생물 증식을 멈추고 신호를 보내도록 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아이다호대 크리스토퍼 막스 교수(미생물생리학)는 “이번에 개발한 미생물 센서 기술은 기존의 전자센서들에 비해 제조가 쉽고 검출 정확도도 높아 제약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상] 공습 사이렌 울리자 새끼 에워싸 보호한 동물원 코끼리들

    [영상] 공습 사이렌 울리자 새끼 에워싸 보호한 동물원 코끼리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0일 전격 휴전했다. 11일간의 충돌은 양측 모두에 상처를 남겼다. 2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론 사파리 동물들도 피해를 봤다. 휴전 성사 직후인 2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라마트간 사파리는 공습 순간 사파리의 분위기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무력 충돌이 이어진 11일 내내 사파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지면 사파리 전체가 술렁였다. 코끼리들도 새끼 보호에 분주했다. 다 자란 코끼리 대여섯 마리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기 무섭게 새끼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새끼를 구석으로 몰아넣은 후 주위를 에워싸고 보호벽을 만들었다. 이윽고 하늘을 뒤흔든 로켓포 소리에 놀란 새 떼가 일제히 날아올라 몸을 피할 때도 코끼리들은 동요하지 않고 새끼를 지켰다. 라마트간 사파리 사육장 가이 크피르는 “코끼리들은 무리에서 가장 어린 14개월 새끼를 보호했다. 야생 코끼리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사육장은 “코끼리들은 위험을 감지하면 새끼를 가운데로 몰아넣고 에워싼 뒤 일종의 보호벽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현충일에 1분간의 묵념 사이렌이 울렸을 때도 같은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사육장은 또 “코끼리의 청각은 사람보다 훨씬 발달해 있다. 발바닥으로 진동을 감지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면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도 금방 알아차리고 위험을 감지한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공습 기간 다친 코끼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충돌 초기 사파리에 로켓이 떨어졌을 때 원숭이가 로켓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사파리 수석 수의사 이갈 호로위츠 박사는 “처음에는 전쟁과 관련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엑스레이 촬영 결과 원숭이 몸에서 로켓 파편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원숭이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회복 중이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1일간의 전투에서 가자지구 테러세력이 이스라엘 중부 지역을 향해 발사한 로켓포는 4360발이며, 50대 민간인 1명 등 13명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가자지구는 더 큰 피해를 입었다. 이스라엘 전투기 습격으로 248명이 사망하고 1900여 명이 부상당했다. 가자지구 전체가 폐허로 변해 주민들은 갈 곳을 잃었다. 휴전이라고 갈등이 끝난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대규모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반정부 시위 및 소요사태에 가담한 사람들을 원칙에 따라 다스리는 것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보복성 작전임은 분명하다. 이스라엘 경찰은 라마단 기간부터 현재까지 시위 가담자 1500여 명을 체포하고 이 중 200여 명을 기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中, 코로나19 첫 발병 전 대대적인 동물 바이러스 검사”

    “中, 코로나19 첫 발병 전 대대적인 동물 바이러스 검사”

    중국이 코로나19 첫 공식 발병 즈음 광범위한 동물 조사에 나섰던 사실 등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해 미심쩍은 점이 세계보건기구(WHO) 과학자들에 의해 여럿 지적됐으나 간과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중국 기원설’을 파악할 단서가 담긴 자료가 지난 3월 WHO 패널이 발간한 보고서의 부록에 포함돼 있었다고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쪽에 달하는 부록에는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시기를 포함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첫 발병 전 대대적인 동물 바이러스 조사 WHO 보고서 부록에는 2019년 12월 첫째 주에 이뤄진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동물 검사에 대한 언급이 있다. 부록 98쪽에는 2019년 12월 7일 중국 당국이 마카크원숭이, 숲사향노루, 고슴도치, 대나무쥐 등 69종의 동물에서 표본을 채취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첫 공식 발병으로 인정한 사례는 바로 그 다음날인 2019년 12월 8일 감염된 우한의 40대 남성이다.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유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은 12월 말 즈음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우한에 도착해 조사를 시작한 것이 2019년 12월 31일이다. 즉, 중국 당국이 당시 우한에서 확산하고 있던 폐렴이 신종 전염병일 가능성에 주목해 조사에 나섰던 시점보다 24일, 이후 추적을 통해 첫 확진자로 파악한 남성의 발병 시점 하루 전에 앞서 바이러스와 관련해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던 셈이다.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동물 바이러스 표본 수집 시기가 코로나19 첫 발병 시기와 우연히 맞아 떨어지자 WHO 패널들 사이에서는 “이상하다”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파악했기 때문에 당국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동물 표본 검사에 나선 것 아니었겠느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NHC)는 해당 표본이 “2월과 2019년 12월 사이에 채취된 것”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관련 부서가 후베이성 야생동물 인공증식 공장에서 주요 동물성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찰해온 것”이라는 성명을 내놨다. 또 2020년 2월 이 표본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NN은 “2020년 2월에 검사를 한 표본이 12월 7일부터 채취된 것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2019년에 더 긴 기간 동안 검사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CNN에 이를 전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의 입장이 서툴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WHO 패널들은 “(코로나19 발병과 관련 없는) 정기조사였다”는 중국의 설명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동물을 조사한 원자료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의 초과 사망률…상당 기간 바이러스 확산됐나 CNN은 또 의심할 대목으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지역을 중심으로 사망률이 평상시보다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20년 1월 셋째주 우한의 사망률이 올라가고, 곧이어 후베이성 전체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 이미 상당 기간 코로나19가 확산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중국이 발병 초기 우한의 신화병원에서 추출한 바이러스 표본을 2020년 봄에 폐기한 사실도 WHO 보고서에 적시돼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WHO 조사팀은 신화병원의 초기 바이러스 표본이 파괴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에 대해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보고서 부록은 중국의 사생활보호법 때문에 초기 표본들이 보관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신화병원에서 2019년 12월 발열에 따른 외래 환자가 2018년 12월에 비해 4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러 자료에서 2019년 말 후베이성과 주변 지역에서 광범위한 독감(인플루엔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독감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코로나19 발생과 독감 환자 급증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면서 12월과 1월 초의 코로나19 발병 사례를 구분해내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언급됐다. 특이사항 없는 첫 확진자…또다른 ‘0번 감염자’ 가능성 WHO 보고서 부록은 12월 8일 첫 확진자로 파악된 사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도 과연 그가 첫번째 감염자일지 의문도 제기했다. 가족회사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40대 남성으로 알려진 ‘1호 확진자’는 야생동물이나 집단모임, 여행 등 고위험 노출 관련 증거가 없다고 적시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그즈음 우한 밖을 다녀온 적이 없었고, 유증상자와 접촉한 바도 없었다. 특히 발원지로 지목되는 화난재래시장을 방문하지도 않았다. 보고서는 초기 환자 가운데 3분의 1만 재래시장에 노출됐고, 또 이 시장과 접촉한 환자 중 4분의 1은 다른 27개 시장과도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즉 화난시장과 코로나19 발생이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셈이다. 그러나 당시 심각한 증세를 보인 환자만 보고됐기 때문에 경증 환자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WHO 패널은 비중증 환자 조사를 포함해 더욱 정밀한 연구를 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좌절의 이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좌절의 이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인류의 진화에 대한 내용이 교과서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학창 시절, 뭔가를 외워야만 하는 과업에 늘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명칭은 그 시작부터 좌절과 공포(?)를 안겨 준다. 길고 복잡한 이름도 문제지만, ‘남쪽에 사는 원숭이’라는 뜻이라고 하니 왠지 신성해야만 할 것 같은 인류 조상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이고, 나와는 관계가 없어야 하는 존재이길 바라는 잠재의식을 싹트게 하는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점점 더 우리와는 멀고도 낯선 존재가 돼 버리지 않았을까 싶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는 1924년 레이먼드 다트가 남아프리카에서 오래된 어린아이의 머리뼈를 발견한 후 타웅아이(Taung baby)라고 이름 짓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 africanus: 남쪽 사람 원숭이)라는 학술적인 명칭을 붙이면서 알려지게 된 고인류의 한 종이다. 지금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등장 이전에 살았던 여러 종의 고인류가 인류 진화의 계보에 등장했지만, 워낙 강렬한 첫인상 때문인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여전히 그 존재감을 뽐내며 인류 진화의 일반상식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동굴에서 부서진 채로 발견된 뼈들을 보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서로를 잡아먹은 식인종이었다는 무시무시한 주장을 했던 다트의 학설은 후일 로버트 브룸의 연구에서 이들이 동물을 사냥하고 동족도 살상하는 거룩한 도살자·사냥꾼이 아니라, 표범에게 잡아먹힌 초라한 사냥감에 불과했다는 것으로 교체됐다. 두개골에 남아 있던 구멍 두 개가 표범의 이빨 자국과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임팔라며 가젤의 목덜미를 물고 능숙하게 나무 위로 끌어올리는 표범이 등장하는 동물의 왕국을 떠올려 보시길 바란다. 또한 타웅아이의 눈 안쪽 뼈에 남아 있는 구멍 두 개는 독수리 발톱 자국으로 밝혀졌다. 솔개가 아이를 채갔다는 ‘전설의 고향’이 수백만 년 전 고인류에게는 슬픈 현실이었던 것이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는 창세기의 말씀처럼 지구별은 78억명의 위대한 영장류 인간과 그 인간을 먹여살려야 하는 운명으로 태어난 온갖 가축들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이 내뿜는 바이오매스로 지구는 점점 숨 막혀 가고 있다. 정복자는 곧 파괴자를 의미하지는 않을진대 지금의 인간은 무자비한 파괴자가 돼 버리려고 한다. 다스리라는 축복을 핍박하라고 오해한 것은 아닐까? 이제 좌절의 그 이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비루한(?) 일상을 되돌아보며 겸손해져야 할 때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호모 사피엔스: 진화 ∞ 관계 & 미래?’가 한창 진행 중이다. 700만년 인류 진화의 여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다. 우리가 인류의 진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도 인류는 계속 진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끝이 어디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 사육장 탈출한 두 불곰 안락사 처리한 英 동물원 논란

    사육장 탈출한 두 불곰 안락사 처리한 英 동물원 논란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장을 탈출한 불곰 두 마리가 인근 사육장의 멧돼지를 공격하는 난동을 부린지 몇십 분 만에 안락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베드퍼드셔주에 있는 휩스네이드 동물원의 불곰 사육장에서 나무 한 그루가 갑자기 쓰러져 인근 사육장까지 다리처럼 연결되자 암컷 불곰 두 마리가 이를 통해 건너가 멧돼지를 공격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동물원 측은 ‘스노 화이트’(백설공주)와 ‘슬리핑 뷰티’(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이름의 두 불곰을 포획하는 과정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 곰을 안락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맬컴 피츠패트릭 수석 큐레이터는 동물원 직원들에게 보낸 단체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불곰들이 울타리가 낮은 멧돼지 사육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즉시 개입해야 했다. 불곰은 강하고 위험한 포식자이므로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안전”이라면서 “직원들과 방문객들 그리고 다른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경험과 전문 지식을 통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육자들이 몇 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들 곰은 적어도 20분 동안 예측할 수 없고 공격적인 상태로 남아 있어 쉽게 진정시킬 수 없었다”면서 “난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사육사들의 올바른 조치 덕에 그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했다. 수의사들은 다친 멧돼지의 상태를 살폈고 동물원 관계자들은 이 사고에 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그나마 다행인 점은 ‘신데렐라’라는 이름의 세 번째 암컷 불곰은 나무가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원래 사육장 안에 계속해서 머물고 있어 어떤 피해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지 동물보호단체 ‘프리덤 포 애니멀스’는 해당 동물원에서 불곰 두 마리가 사육장에서 탈출한 뒤 사살된 사건은 동물원을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영국지부도 “곰들은 다른 모든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유를 갈망한다. 따라서 이들 곰은 탈출할 기회가 왔을 때 행동한 점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동물원 대신 자연 서식지에서 동물을 보호하는 보전 작업을 지지하도록 장려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3일 개원 90주년을 맞이한 휩스네이드 동물원에는 여우원숭이와 치타 그리고 펭귄 등 야생동물 3500마리가 살고 있다. 이 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는 불곰은 유럽 불곰으로 몸무게가 100~250㎏에 이르는 암컷들이다. 이 동물원은 근대적 동물원의 효시인 런던동물원을 소유한 런던동물학회가 운영하는 곳으로, 두 동물원은 서로 협력 관계에 있다. 사진=휩스네이드 동물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스크린으로 간 콩순이, 어른들도 끄덕일 겁니다

    스크린으로 간 콩순이, 어른들도 끄덕일 겁니다

    국산 완구 캐릭터 ‘콩순이’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콩순이: 장난감나라 대모험’이 어린이날 개봉했다. TV 시리즈가 마니아층의 충성도를 가늠한다면 극장판은 대중적 파급력을 확인할 척도다.  TV에서 승승장구한 콩순이를 극장으로 옮긴 이는 변권철(39) 스튜디오 모꼬지 대표와 이선명(46) 감독이다. 최근 온라인으로 만난 변 대표와 이 감독은 “10년 넘게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아 온 콩순이가 한없이 어린 존재로 여겨졌지만, 이제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줘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완구 브랜드 영실업에서 1999년 탄생한 콩순이는 2014년부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돼 6기까지 이어졌다. 애니메이터 출신으로 작업을 총괄한 변 대표는 “2014년 콩순이가 TV에 처음 나왔을 때의 아동들이 이제 초등학생이 돼 본격적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은 “극장판의 해상도가 TV 시리즈보다 4배 높다는 기술적 강점 이외에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공감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콩순이는 장난감 가게에서 새 장난감만 보면 사 달라고 조른다. 하지만 엄마는 집에 있는 수많은 장난감을 들어 이를 거절하고, 불만이 가득한 콩순이에게 ‘해피’라는 원숭이 로봇 장난감이 나타난다. 콩순이가 아끼는 인형 ‘토토’를 주면 새 장난감들을 준다는 ‘해피’의 제안을 받자 콩순이의 가족이 사라지는 등 시련을 겪는다. 영화는 이런 콩순이의 모험담이다.  이 감독은 “‘해피’는 장난감이지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상징한다. 이들을 포용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며 “뽑기 기계나 돼지 저금통, 오뚝이 등 어른들도 익숙한 장난감을 소재로 사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NG가 나면 제작비 부담이 많이 늘어나 시나리오부터 초기 기획이 탄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2016년 공룡과 로봇을 결합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고고다이노’ TV 시리즈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콩순이는 2009년 창사 이후 첫 영화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애착이 크다. 특히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산업은 제작비만 수십 배 차이 나는 할리우드와 정면 승부를 겨루기 어렵다. 변 대표는 “아직 스타트업 수준이지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해외에서 인정받을 기회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고고다이노를 통해 중국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은 만큼 ‘K애니메이션’의 저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극장에서 만나는 콩순이, 어른들도 감동할 겁니다”

    “극장에서 만나는 콩순이, 어른들도 감동할 겁니다”

    국산 완구 캐릭터 ‘콩순이’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콩순이: 장난감나라 대모험’이 어린이날 개봉했다. TV 시리즈가 마니아층의 충성도를 가늠한다면 극장판은 대중적 파급력을 확인할 척도다. TV에서 승승장구한 콩순이를 극장으로 옮긴 이는 변권철(39) 스튜디오 모꼬지 대표와 이선명(46) 감독이다. 최근 온라인으로 만난 변 대표와 이 감독은 “10년 넘게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아 온 콩순이가 한없이 어린 존재로 여겨졌지만, 이제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줘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완구 브랜드 영실업에서 1999년 탄생한 콩순이는 2014년부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돼 6기까지 이어졌다. 애니메이터 출신으로 작업을 총괄한 변 대표는 “2014년 콩순이가 TV에 처음 나왔을 때의 아동들이 이제 초등학생이 돼 본격적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은 “극장판의 해상도가 TV 시리즈보다 4배 높다는 기술적 강점 이외에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공감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콩순이는 장난감 가게에서 새 장난감만 보면 사 달라고 조른다. 하지만 엄마는 집에 있는 수많은 장난감을 들어 이를 거절하고, 불만이 가득한 콩순이에게 ‘해피’라는 원숭이 로봇 장난감이 나타난다. 콩순이가 아끼는 인형 ‘토토’를 주면 새 장난감들을 준다는 ‘해피’의 제안을 받자 콩순이의 가족이 사라지는 등 시련을 겪는다. 영화는 이런 콩순이의 모험담이다. 이 감독은 “‘해피’는 장난감이지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상징한다. 이들을 포용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며 “뽑기 기계나 돼지 저금통, 오뚝이 등 어른들도 익숙한 장난감을 소재로 사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NG가 나면 제작비 부담이 많이 늘어나 시나리오부터 초기 기획이 탄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2016년 공룡과 로봇을 결합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고고다이노’ TV 시리즈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콩순이는 2009년 창사 이후 첫 영화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애착이 크다. 특히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산업은 제작비만 수십 배 차이 나는 할리우드와 정면 승부를 겨루기 어렵다. 변 대표는 “아직 스타트업 수준이지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해외에서 인정받을 기회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고고다이노를 통해 중국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은 만큼 ‘K애니메이션’의 저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간, 로봇의 스킨십에 위로받다

    인간, 로봇의 스킨십에 위로받다

    1958년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 위스콘신대 교수는 심리학 역사에서 ‘사랑에 대한 가장 잔인한 실험’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인간과 94%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촉감과 온기, 사랑에 대한 실험을 한 것이다. ‘애착실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실험에서 할로는 태어나자마자 어미와 떼어 놓은 새끼 원숭이를 철사로 만들어져 있고 젖병을 끼운 가짜 어미와 헝겊으로 만들어 따뜻하지만 젖이 없는 가짜 어미를 놓고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잠깐씩 우유를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헝겊 어미 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관찰됐다. 이런 결과는 ‘접촉 위안’ 때문이었는데 할로는 이후 사람도 접촉 위안이 정서, 인지, 사회성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후 사람 간 접촉은 스트레스 감소, 면역기능 향상 같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왔다. 그렇다면 접촉 위안은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반려동물 사이에서만 형성되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서 독일 보훔 루르대 인간중심디자인 연구소, 뒤스부르크 에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사회심리학과 공동연구팀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과 인간의 접촉 위안에 대한 연구를 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로봇과 접촉으로도 로봇에 대한 공감대와 접촉 위안이 형성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5월 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대학 내 학생심리상담실에서 전문 심리상담자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진로 및 심리상담을 해 준다는 공고를 보고 찾아온 49명의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나오’(NAO)가 활용됐다. ‘나오’는 프랑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사 ‘알데바란’에서 개발됐는데 2012년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했다. 알데바란이 나오에 적용한 자세제어 기술과 감정표현에 대한 인터랙션 UX(사용자경험)는 소프트뱅크의 대표 휴머노이드 ‘페퍼’에 그대로 적용됐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심리상담자가 상담을 진행하는 중에 로봇이 순간적으로 실험 참가자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상담 내내 로봇이 아무런 접촉 없이 옆에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상담이 끝난 뒤 로봇에 대한 호감을 포함한 로봇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로봇의 손길을 받은 사람들 모두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지만 곧 웃음을 띠며 상담에 임했다. 또 상담에 어려움을 겪는 순간 로봇 손길이 닿은 뒤 상담이 훨씬 원활하게 이어졌으며 상담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들은 로봇에 대해 접촉 위안을 느꼈으며 로봇의 상담 참여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로봇이 상담에 참여하기만 한 집단의 경우는 로봇 때문에 신경이 쓰여 상담에 깊이 참여하지 못했으며 로봇에 대한 평가도 덜 호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사람보다는 덜 하지만 로봇과의 접촉도 정서와 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운동, 다이어트 등 동기부여가 필요한 일을 할 때 로봇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우라 호프만 보훔 루르대 교수(인간공학)는 “로봇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면서도 “로봇은 부드러운 피부와 체온을 갖고 있는 인간과는 달라 로봇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은 복잡하지만 로봇 기술 발달에 따라 인간에 점점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상] 원숭이 얼굴에 짙은 눈화장…中 동물원 또 동물학대

    [영상] 원숭이 얼굴에 짙은 눈화장…中 동물원 또 동물학대

    중국에서 동물학대 논란이 또 불거졌다. 베이징터우탸오 등 현지언론은 중국 장쑤성 타이저우시의 한 동물원이 인터넷 생방송 도중 원숭이 얼굴에 화장을 해 비난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1일 타이저우 장옌 친후동물원의 한 여성 사육사가 인터넷 방송을 진행했다. 비대면 관람의 일환으로 진행한 방송에 사육사는 원숭이 한 마리를 데리고 등장했다. 하지만 방송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화장품을 꺼내든 사육사는 뜬금없이 원숭이 얼굴에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관련 영상에는 원숭이 얼굴에 눈썹과 아이라인을 그리고 마스카라까지 칠하는 사육사의 만행이 담겨 있다. 꼼짝없이 사육사에게 붙잡힌 원숭이는 체념한 듯 저항 한 번 하지 않고 얼굴을 대주는 모습이다. 사육사는 미동 없이 화장을 받는 원숭이에게 연신 “착하다”, “순둥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화장이 끝난 후 원숭이 얼굴은 방송 시작 때와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짙은 눈 화장이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육사는 달라진 원숭이 얼굴이 잘 보이도록 카메라에 비추며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그리곤 제품 효과를 강조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현지언론은 해당 동물원이 원숭이를 상대로 뷰티 방송을 진행하며 제품을 판매했으며,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지적했다.인터넷 여론도 들끓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동물원 사정은 알겠지만, 제품 판매 방송에 동물을 동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논란이 일자 제품 홍보 방송을 인정한 동물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원숭이 얼굴은 방송 후 깨끗이 씻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화장품이 원숭이에게 어떤 피해를 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중국 동물원의 학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산둥성의 한 동물원의 ‘호랑이 낚시’가 원성을 산 바 있다. 당시 해당 동물원은 살아있는 닭을 고리에 매달아 우리에 집어넣은 후 호랑이를 이리저리 유인하는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국적도, 주제도, 관객도 다른 5月 5國 5色 스크린 애니 천국

    국적도, 주제도, 관객도 다른 5月 5國 5色 스크린 애니 천국

    5월을 맞아 극장가에 한국,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의 개성 넘치는 애니메이션이 잇따라 개봉한다. 주제도, 그림체도, 대상 연령대도 다양해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중국 흥행 1위 화제의 애니 22일 중국 애니메이션 ‘나소흑전기: 첫 만남 편’이 포문을 연다. 홀로 떠돌던 검은 고양이 요정 소흑이 숲속 터전을 잃고 도시를 배회하다 위험에 빠지고, 인간인 무한이 구해 준다. 소흑의 숨겨진 능력을 알게 된 무한은 그의 성장을 이끈다. 2011년 연재 시작 후 누적 조회수 4억뷰를 넘은 웹 애니메이션 ‘나소흑전기’ 첫 극장판으로,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화산 배경 ‘옥토넛’과 모험 TV 애니메이션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영국의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새로운 극장판 ‘바다 탐험대 옥토넛: 불의 고리 대폭발’은 오는 28일부터 관객을 만난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옥토넛은 태평양을 둘러싼 불의 고리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든다. 옥토넛의 만능 엔지니어 트윅은 옥토넛 전원이 탑승해 조종할 수 있도록 새우 모양의 탐험선 ‘Z’를 선보인다.●달라진 그래픽의 K애니 어린이날에는 한국 애니메이션 ‘콩순이’와 미국 애니메이션 ‘크루즈 패밀리’가 겨룬다. ‘콩순이: 장난감나라 대모험’은 인형 완구로 시작해 TV 애니메이션 등으로 20년을 보낸 콩순이의 새로운 극장판이다. 새 장난감을 갖지 못해 실망한 콩순이 앞에 원숭이 로봇 해피가 나타난다. 콩순이는 해피의 사라진 가족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장난감 나라로 떠난다. ‘레드슈즈’(2019) 등에 참여한 김창원 작가가 작업해 눈에 띄게 달라진 그래픽을 볼 수 있다.●‘크루즈 패밀리’의 새 여정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는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나선 크루즈 패밀리의 새로운 여정을 그린다. 우여곡절 끝에 트리 하우스에 도착한 크루즈 패밀리는 진화한 인류인 베터맨 패밀리와 마주한다. 도구를 사용하고 집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베터맨 가족과 맨손으로 사냥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크루즈 가족이 사사건건 부딪친다.●69만부 팔린 동화책 원작 5월 개봉 예정인 일본 애니메이션 ‘굴뚝마을의 푸펠’은 새까만 연기로 뒤덮인 굴뚝마을에서 가장 높은 굴뚝을 청소하는 외톨이 루비치 앞에 쓰레기에서 태어난 기괴한 모양의 푸펠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푸펠을 외면하지만 루비치는 그에게 친구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 일본에서 누적 발행 부수 69만부를 돌파한 동화책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연기가 가득한 굴뚝마을, 주인공들이 타고 떠나는 열기구를 비롯해 우산, 누더기, 고장난 렌즈로 만들어진 푸펠의 모습 등이 개성 넘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혀와 목구멍까지 화상”...아시아계 여대생에 염산 테러[이슈픽]

    “혀와 목구멍까지 화상”...아시아계 여대생에 염산 테러[이슈픽]

    아시아계 여대생에 염산 테러뉴욕 CCTV에 담긴 처참한 현장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뉴욕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아시아계 여대생에게 괴한이 염산을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현지 매체인 아시안던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후 7시 41분쯤, 차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던 파키스탄계 여성 나피아(21)는 급작스럽게 나타난 괴한이 뿌린 염산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나피아는 집 앞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먼저 집으로 들어간 어머니를 쫓아 귀가하던 길이었다. 이때 한 남자가 나피아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더니 나피아 얼굴에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다. 갑작스럽게 공격을 당한 나피아는 비명을 질렀고, 얼굴에 흐르던 염산은 나피아 입으로 들어가 혀와 목구멍까지 화상을 입혔다. 염산은 나피아의 손목과 얼굴 피부를 녹였고, 눈으로 들어가 끼고 있던 콘택트렌즈를 녹여 동공을 손상시켰다. 나피아의 부모도 염산을 손으로 덜어내려다 손바닥에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나피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속히 범인이 잡혀 집에서 안전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나피아는 뉴욕주의 사립 종합대학교인 호프스트라대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바이러스 가져온 원숭이들”…흑인 여성, 뉴욕 네일숍서 욕설 그런가하면 최근 맨해튼의 한 가게에서 아시아계 직원들에게 인종 비하 발언을 한 50대 흑인 여성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지난 6일 뉴욕에 사는 50세 흑인 여성 샤론 윌리엄스는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 네일숍에 들어가 직원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미국으로 가져온 사람들”이라며 비방하기 시작했다. 네일숍에서 일하던 아시아계 직원들이 당황한 사이, 현장에 사복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이 제지하고 나서자, 이 여성은 경찰에게도 ‘원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미국에 가져온 중국인’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한편 뉴욕 경찰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만 지난 1월 이후 현재까지 최소 35건의 아시아계 증오범죄 사례가 보고됐다. 2020년 한 해 동안 보고된 사례는 28건에 불과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는 “미국 대도시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지난 한 해 동안 149% 증가했다. 특히 뉴욕에서 가장 큰 폭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먹어봐!” 코끼리에게 비닐봉지 던진 몰지각한 中 관람객 (영상)

    “먹어봐!” 코끼리에게 비닐봉지 던진 몰지각한 中 관람객 (영상)

    코로나19로 문을 걸어 잠갔던 동물원이 속속 개장하면서 동물들의 수난도 다시 시작됐다.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는 코끼리에게 비닐봉지를 투척한 관람객이 포착돼 공분이 일었다. 15일 중국 관영 CCTV는 윈난성 쿤밍의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에게 봉지째 먹이를 집어 던진 관람객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쿤밍 위안통산동물원을 찾은 한 관람객이 우리 안 코끼리에게 먹이가 든 비닐봉지를 투척했다. 현장 영상에는 관람객이 던진 봉지 꾸러미가 코끼리 몸을 맞고 퉁겨져 나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한가로이 우리 안을 산책하다 봉변을 당한 코끼리는 해로운 줄도 모르고 곧장 몸을 돌려 땅에 떨어진 봉지 꾸러미를 집어삼켰다.목격자는 “한 젊은 관람객이 코끼리에게 비닐봉지도 제거하지 않은 먹이를 던졌다. 코끼리는 그걸 그대로 삼켜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코끼리 우리 앞에는 ‘먹이를 던지지 말라’는 안내문이 버젓이 걸려 있었다. 비닐봉지를 집어삼킨 코끼리는 다행히 소화제가 섞인 먹이를 먹고 비닐봉지를 정상적으로 배설했다. 중국 동물원에서 이 같은 사고가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위안통산동물원과 지척에 있는 쿤밍동물원에서도 코끼리에게 사과가 든 비닐봉지를 통째로 던진 관람객이 비난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코끼리도 소화제가 섞인 식사 후 비닐봉지를 배설했다.위안통산동물원 관계자는 “코끼리는 식탐이 많아 플라스틱병이나 비닐봉지 등을 먹이로 착각하고 닥치는 대로 삼키는 경우가 많다”며 무분별한 먹이 투척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관계자는 “원숭이는 음식과 이물질을 구별할 줄 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동물에게 비닐봉지를 던지는 건 매우 위험하다. 특히 타조 같은 동물은 비닐봉지를 삼키면 해부학적 구조상 숨이 막혀 죽음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며 관람 매너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박용진 “女도 군사훈련”…진중권 “표나 얻자는 포퓰리즘”[이슈픽]

    박용진 “女도 군사훈련”…진중권 “표나 얻자는 포퓰리즘”[이슈픽]

    모병제 등 병역의무 관련 논의 불붙어‘여성도 징병’ 靑국민청원도 큰 관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 도입 제안에 대해 “‘이대남’(20대 남성)을 위해주는 척하면서 그들을 ‘조삼모사’ 고사의 원숭이 취급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중권 전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게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너희들이 끄집어낸 교훈이냐”고 꼬집었다. 박용진 “모병제 전환하고 남녀의무군사훈련 받자”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19일 출간한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 ‘모병제 전환’과 ‘남녀의무군사훈련’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현행 징병제를 폐지하되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군사훈련을 실시해 예비군으로 양성하자는 구상이다. 박용진 의원은 18일 이같은 제안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며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를 기반으로 최첨단 무기체계와 전투수행능력 예비군의 양성을 축으로 하는 정예강군 육성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까지 군사훈련을 받도록 함으로써 전체 병역 자원을 넓히면서도 청년 세대의 경력단절을 줄이고 사회적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40~100일간의 기초군사훈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나이까지 연간 일정 기간의 재훈련을 받는 예비군 제도를 결헙해 의무병제를 기반으로 하고 모병제를 주축으로 군대를 유지하자고 했다. 온 국민이 국가비상사태 시 군인으로 소집될 수 있는 방안으로 대규모 군대를 상비군으로 유지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줄일 수 있으면서 군사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사회적으로 병역가산점 제도를 둘러싼 불필요한 남녀 차별 논란을 종식시킬 수도 있고, 병역 의무 면제 및 회피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진중권 “2030 표 얻겠다는, 실현가능성 없는 포퓰리즘” 이에 진중권 전 교수는 “모병제는 장기적으로 가야 할 목표이나,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모병제로 가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실현 가능성 없는 ‘입술 서비스’로 2030 표나 좀 얻어보겠다는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또 “나름 진보적이라고 안티 페미니즘의 복용량을 적절히 조절해 내놓은 제안”이라며 “속 들여다보인다. ‘이대남’을 위해 주는 척하면서 그들을 조삼모사 고사의 원숭이 취급하는 것”이라고 맹폭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 “징병제 주장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는 것 같다”면서 ⓵태평양전쟁 시 일본형 ⓶현재의 한국남자형 ⓷노르웨이형 등으로 분류했다. ⓵은 “‘군인이 돼야 국민이 될 수 있으니, 국민이 되기 위해 우리도 군대 보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용진 의원의 안은 ⓵의 뒤집어진 형태”라며 ‘여성들도 군대 가는 것으로 남성들 불만 잠재우고 온전한 인간으로 대접 받으시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⓶는 ‘남자는 봉이냐? 여자도 군대 가라’는 주장이라며 “(만약 여성들이 군대에 가면) 또 ‘편한 보직만 골라받았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⓷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대체로 성평등이 이뤄졌으니 군대에서도 마땅히 성평등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오는 주장이라고 평가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를 “성차를 중립화하기 위해 양성 복무를 결정한 급진적이고 이상적인 제도”라며 “남녀가 같이 방을 쓰면서 성차별·성의식이 사라지고 상대를 남녀 대신 그냥 동료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을 비롯한 큰 나라들은 징병제를 철폐하고 모병제를 채택한다”면서 “내 취향을 말하자면 최선은 노르웨이, 차선은 독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대남’ 표심 잡으려 군복무 우대정책 쏟아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원인 중 하나로 ‘여성에 비해 역차별 받고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민주당에선 20대 남성 표심을 겨냥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민주당 최연소 초선인 전용기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군 가산점 재도입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위헌이라서 다시 도입하지 못한다면, 개헌해서라도 전역 장병이 최소한의 보상은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에서 채용 시 군에서의 전문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여성도 징병’ 靑국민청원 사흘만에 4만 4천명한편 ‘여성도 남성과 같이 징병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지난 16일 올라온 지 사흘 만에 사전 동의 4만 4000명을 넘어섰다. 사전 동의 100명 기준만 충족하면 청와대가 공개 여부를 검토하는데, 이 청원은 지난 17일 하루 만에 사전 동의 1만명을 넘어서며 관심을 모았다. 청와대의 공개 결정 전이기 때문에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검색은 불가능하며, 해당 글을 바로 볼 수 있는 연결주소(URL)로 접속해야만 볼 수 있다.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서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달라”며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의 징집률 또한 9할에 육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서 높아진 징집률만큼이나 군 복무에 적절치 못한 인원들마저 억지로 징병 대상이 돼버리기 때문에 국군의 전체적인 질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그 대책으로 여성 또한 징집 대상에 포함해 더욱 효율적인 병 구성을 해야 한다”면서 “이미 장교나 부사관으로 여군을 모집하는 시점에서 여성의 신체가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는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또 “현재는 예전 군대와 달리 현대적이고 선진적인 병영 문화가 자리 잡은 것으로 안다”며 “여성들도 인지하고 있으며, 많은 커뮤니티를 지켜본 결과 과반수의 여성도 여성 징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성 평등을 추구하고 여성의 능력이 결코 남성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병역 의무를 남성에게만 지게 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비하적인 발상”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여자는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정부는 여성 징병제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청와대는 사전 동의 100명 이상 청원 글에 대해 내부 검토 절차를 거쳐 게시판에 ‘진행 중 청원’으로 공개한다. 이 청원도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 억제?” 도넘은 마케팅…남양유업 또 불매운동

    “코로나 억제?” 도넘은 마케팅…남양유업 또 불매운동

    남양유업이 지난 13일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이후 강한 역풍을 맞고 있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처음 불가리스 기사를 보고 당장 사러 가야 하나 했는데, 실험 대상이 개랑 원숭이고 발표자는 남양유업 임원이란다. 몇 년 만에 남양유업 제품을 먹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앞으로도 쭉 불매한다, ”믿고 거르는 남양유업“, ”남양유업이니까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역시나 불매할 일들만 만들고 있다“ 등 남양유업 불매를 알리는 글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은 코로나19 백신 대신 불가리스를 접종하는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하며 남양유업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잎사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과 함께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했다. 충남대학교 수의대는 불가리스가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인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당시 백순영 전 가톨릭대 미생물학 바이러스학 교수는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와 실제 예방률 관련성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구는 인체, 동물에 실험한 게 아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개 신장세포, 코로나19는 원숭이 폐 세포에 감염시켰을 때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를 퍼센트로 나타낸 것“이라며 ”실제 예방율과 관련은 없지만, 약이 아니라 식품으로서 불가리스를 음용하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부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불가리스가 품절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불가리스 구매 인증샷과 마트·편의점 매대가 비어있는 사진 등이 쏟아졌다. 그러나 연구가 남양유업의 지원 아래 이뤄져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남대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은 남양유업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고, 결과 발표자도 남양유업의 현직 임직원이다. 식약처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판단“ 식약처는 15일 긴급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만 항바이러스 세포 시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스 전체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특정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해당 연구에 사용된 불가리스 제품, 남양유업이 지원한 연구비와 심포지엄 임차료 지급 등 심포지엄 연구 발표 내용과 남양유업 관계를 고려할 때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사실상 불가리스를 홍보해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신뢰도에 문제가 제기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주가조작“까지 거론하며 비판하고 있다. ‘주가를 끌어올리려 연구 결과를 성급히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 연구결과 발표 당일인 13일 남양유업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8.57%(3만원) 오른 3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 10% 더 올라 41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튿날인 14일 장 초반 급등하며 48만9000원까지 올랐지만, 연구결과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해 36만500원에 마감했다. 이러한 논란에 남양유업 측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공식 사과했으나,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에 다시 불이 붙은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1월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대리점 갑질’ 논란이 터진 이후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이후에도 제품 품질, 광고 진실성 등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매출이 꾸준히 하락해 국내 우유 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줬다. 남양유업 측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심포지엄은 광고, 주가 조작 등을 목적으로 진행한 게 아니다. 과도한 마케팅으로 주가를 조작할 의도는 전혀 없다. 현장에서 동물·인체가 아닌 세포실험 결과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로 소재 중심이 아닌 완제품 형태로 항바이러스 효과를 규명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에 심포지엄 취지와 배경을 잘 설명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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