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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이 무용 ‘루돌프’ 23~27일 온라인으로 만나요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이 무용 ‘루돌프’ 23~27일 온라인으로 만나요

    지난해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이 무용 ‘루돌프’가 영상 콘텐츠로 어린이들을 만난다. 당초 이달 초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대면 공연이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취소됐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루돌프’를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국립현대무용단 유튜브를 통해 상영한다고 7일 밝혔다. 어린이 무용 ‘루돌프’는 빨간 엉덩이를 가진 원숭이 루돌프가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생애 첫 모험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결코 안전하지만은 않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루돌프의 여행길이 다양한 몸짓과 함께 펼쳐진다. ‘루돌프가 정말 사슴일까?’라는 재미있는 의문에서 시작된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이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고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을 가져보길 바라는 이경구 안무가의 바람이 담겼다. 지난해 초연부터 함께한 이경구, 박소진, 이연주, 임성은이 더욱 깊어진 호흡으로 어린이들을 현대무용의 세계로 초대한다.유튜브로 상영되는 ‘루돌프’는 약 10분으로 구성된 영상 세 편으로 구성됐다. 어린이들이 영상을 시청한 뒤 따라 해볼 수 있는 움직임 체험 가이드북도 제작됐다. 체험 가이드북과 프로그램북 신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국립현대무용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대면 공연 취소의 아쉬움을 달래고 관객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온라인 상영을 무료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원숭이가 수박밭에서 음주를?…자유를 꿈꿨던 동물들의 동물원 탈출기

    원숭이가 수박밭에서 음주를?…자유를 꿈꿨던 동물들의 동물원 탈출기

    ‘선데이 서울’ 속,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던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 중 제404호(1976년 8월 1일자)에 실린 ‘술 마시고 낮잠 자던 가출 원숭이 – 용인은 원숭이 탈출 코미디쇼로 왁자지껄’의 사연과 함께 현재까지 동물원을 탈출했던 다른 동물들의 사연도 소개하고자 한다. ● 수박 따 먹고, 음주도 즐긴 원숭이 당시 ‘선데이 서울’ 기사에 따르면 1976년 7월 7일, 용인에서 수박을 따던 한 농부 가족은 무언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원숭이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수박을 먹고 있던 것이었다. 태연하게 수박을 먹고 있는 원숭이는 용인 자연농원 동물원에서 탈출한 5마리의 원숭이 중 한 마리였다. 느닷없는 원숭이 출현을 보기 위해 온 마을 주민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고, 동물원 직원들은 공기총을 허공에 쏘아 올리며 원숭이를 포획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원숭이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오고, 급기야 어느 마을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들려왔다. “한 젊은이가 밭을 매고 마시다 남은 소주 반병을 밭이랑에 숨겨두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더군요. 오후에 돌아와 보니 세 살쯤 된 털 난 아기가 술병을 안고 취했는지 대자로 뻗어있더래요. 나중에 아기가 아니라 원숭이임을 알고는 허겁지겁 홑이불을 가져다 덮쳤는데, 원숭이가 그만 도망쳐버렸대요.” 원숭이들이 수박밭을 돌아다니며 수박을 먹고 깬 탓에, 동물원 직원들은 피해 농가를 찾아 보상하기 바빴다. 원숭이들로 인해 피해를 본 12가구에 최저 5천 원에서 최고 2만 원(당시 가격)까지의 수박값을 물어줬다고 한다. ● 배우 이상우·곽도원의 지각 사유에 등장하는 코끼리 동물원 탈출 사건 중 가장 유명한 2005년 4월 20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코끼리 탈출 사건. 무려 6마리의 코끼리가 4시간여 동안 대낮 도심을 활보한 사건이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코끼리쇼 연습을 하던 코끼리들이 비둘기 떼에 놀라 집단으로 탈출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탈출한 6마리의 코끼리 중 3마리는 일반 가정집과 식당 안까지 들어가 소란을 피웠다. 탈출한 코끼리를 포획하기 위해 소방관 80명, 소방차 9대가 출동했다. 결국, 코끼리들은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모두 어린이대공원으로 돌아갔다. 당시 코끼리가 들어가 난동을 피웠던 식당은, 상호를 ‘코끼리 들어온 집’으로 바꾸어 화제가 되었고, 배우 이상우와 곽도원은 당시 코끼리 탈출로 인해 지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방송에서 밝힌 바 있다.● “자꾸 도망 다니지 말레이” 2010년 12월 6일, 과천 서울대공원의 말레이곰 ‘꼬마’가 인근 청계산으로 달아난 일이 발생했다. 오전에 꼬마를 격리장으로 옮겨놓고 방사장을 청소하는 사이 앞발로 문을 열고 탈출한 것이다. 수색팀은 서울대공원 인근 청계산에서 발견한 배설물을 통해 꼬마가 등산객들이 버린 과일과 도토리 등을 먹는 것으로 추정했다. 탈출 후 일주일 뒤인 12월 13일에는 청계산 정상 부근 매점에서 라면, 양갱, 막걸리 등을 먹은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결국 꼬마는 이틀 뒤(2010년 12월 15일) 포획틀에 걸려 무사히 서울대공원으로 돌아갔다. 꼬마가 돌아온 첫 주말에는, 탈출했던 꼬마를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몰리기도 했다.● 4시간여의 짧은 자유를 만끽하고 세상을 떠난 퓨마 가장 최근에 발생한 동물원 탈출 사건은 2018년 9월 18일 대전 오월드의 퓨마, ‘뽀롱이’ 탈출 사건이다. 사육사가 청소를 한 뒤, 사육장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아 뽀롱이가 탈출하게 된 것이다. 탈출 1시간 뒤 뽀롱이는 동물원 내에서 발견되어 마취총을 맞았으나 쓰러지지 않았다. 마취상태에서 달아난 뽀롱이는 인근 산에서 발견됐고, 결국 사살되었다. 당시 소방본부 측은 “퓨마가 재빨리 움직이는 데다 사람을 보기만 하면 도망가는 바람에 생포가 쉽지 않았다”며 “마취가 풀릴 경우 시민 안전은 위협할 수 있다”고 사살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의 실수로 죄 없는 동물을 죽일 수 있냐”며 뽀롱이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8년 동안 좁은 우리에 갇혀있다가 4시간여의 짧은 자유를 만끽하고 세상을 떠난 퓨마. 어쩌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은 아니었을까.글 장민주 인턴기자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장민주 인턴기자 seungbeo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뇌에 전자칩 이식했더니 앞 못 보던 원숭이 눈을 떴다

    [달콤한 사이언스]뇌에 전자칩 이식했더니 앞 못 보던 원숭이 눈을 떴다

    고전소설 ‘심청전’에는 주인공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 심학규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을 받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대에서는 공양미를 바치고 기도에 의존하는 대신 뇌의 시각피질을 자극하는 신경칩을 이식해 시력을 회복하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네덜란드 국립신경과학연구소 시각인지연구부, 암스테르담 자유대 통합신경생리학과, 암스테르담대학병원 정신의학부, 스페인 미구엘 에르난데즈대 생체공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뇌 시각피질을 자극할 수 있는 신경칩을 이식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4일자에 발표했다. 기존에도 뇌 신경칩 이식을 통해 시각 회복을 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어왔지만 시력 회복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는 못해왔다. 연구팀은 첨단 재료공학과 미세전자공학 기술을 이용해 1024개의 전극을 가진 안정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뇌 신경칩을 만들었다. 전극 숫자가 많을수록 인식할 수 있는 이미지의 해상력은 높아지게 된다. 연구팀은 앞을 보지 못하는 원숭이 2마리의 뇌 시각피질에 이번에 개발한 뇌 신경칩을 이식했다.뇌 신경칩에 전기자극이 주어지면 특정 위치에서 빛이 보이는 ‘안내(眼內)섬광’이라는 지각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관찰됐다. 또 연구팀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행동과제를 실시했는데 선이나 움직이는 점을 따라 안구가 움직일 뿐만 아니라 사물의 형태나 큰 글자를 인식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망막이나 시신경 손상이나 퇴화가 있지만 시각피질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시각장애인의 시력 회복에만 적용될 수 있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작은 글자까지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피터 로엘프세마 국립신경과학연구소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시각장애인이 사물의 모양과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적 시력을 회복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외롭고 살찐 코끼리 카아반 캄보디아 야생구역 이주, 팝스타 셰어 도와

    외롭고 살찐 코끼리 카아반 캄보디아 야생구역 이주, 팝스타 셰어 도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로 불리며 파키스탄 동물원 우리에 35년이나 갇혀 지낸 수컷 아시아 코끼리 ‘카아반(Kaavan)’이 야생보호구역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에 30일 도착했다. 미국의 1980년대 팝스타 셰어가 이주 비용의 일부를 댔는데 파키스탄에서부터 캄보디아까지 이주 과정을 지켜봤다. 셰어는 이날 공항에서 AFP 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그가 여기 오게 돼 아주 기쁘고 자랑스럽다. 그는 대단하고 대단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지난 석 달 카아반의 건강 상태 등을 돌본 수의사 아미르 칼릴은 여행 마니아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발이 묶여 있는 이 때 카아반은 마치 비행기를 많이 타 본 여행객처럼 편안하게 여행을 즐겼다고 했다. 먹고 자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스리랑카에서 태어난 카아반은 한 살 적인 1985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마자가르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스리랑카 정부가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코끼리를 선물한 것이었다. 동물원에서는 성격이 거칠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사슬에 묶인 채 생활해야 했다. 1990년 스리랑카에서 옮겨와 함께 지내던 암컷 코끼리가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나자 다시 혼자가 돼 홀아비가 돼 외롭게 지냈다.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는 날씨를 피할 그늘도 별로 없는 좁고 낡은 시설에서 생활하던 카아반은 고개를 까딱거리는 이상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정형 활동을 보였다. 당분이 너무 높은 식단과 늘 사슬에 묶여 지내야 해 과체중을 겪고 있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카아반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라고 명명하고, 몇년 전부터 야생보호구역에 풀어놓자고 요구했다. 20만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결국 이슬라마바드 야생동물관리위원회도 카아반 이주에 적당한 야생 보호구역을 찾아 나서 캄보디아의 101㎢ 규모 보호구역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법원에 계획을 제출했고, 재판부가 지난 7월 이를 최종 승인해 30일 마침내 카아반이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이곳 야생보호구역에서는 8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함께 재활 치료를 받아 카아반은 넓은 구역을 돌아다니며 죽을 때까지 비교적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됐다. 셰어는 카이반의 이동을 지켜보기 위해 지난 주말 파키스탄을 찾았고, 이날 역시 시엠립 공항으로 직접 나가 35년간의 ‘감금 생활’에서 풀려난 카아반의 새 삶을 축하해주기도 했다. 카아반이 이주할 캄보디아 야생보호구역에는 6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릴은 AP 통신에 “이곳에는 아시아 코끼리 암컷이 세 마리가 있다”면서 “카아반이 아마 새로운 짝을 만나 함께 새로운 삶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아반이 지내던 마가자르 동물원은 법원으로부터 폐쇄 명령을 받아 카아반 뿐만아니라 다른 동물도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있다. 현재는 두 마리의 히말라야 갈색 곰, 사슴과 원숭이 한 마리씩만 남아 있다고 AFP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거울 속 넌 누구니” 소설에 자신 비춘 일흔한 살 하루키

    “거울 속 넌 누구니” 소설에 자신 비춘 일흔한 살 하루키

    남성 화자 둘러싼 괴이한 일의 연속인생 자체에 빗대 자기 뿌리 찾는 듯비틀스·클래식 등 올곧은 취향 투영“중요한 분기점 거쳐 지금의 나 존재”‘일인칭 단수’는 하루키가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 6년 만에 내는 소설집이다. ‘여자 없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남성 화자 ‘나’의 일상을 장악했던 여성이 사라진 뒤에 남은 공기의 서라운드를 써 내려갔다면, ‘일인칭 단수’는 공기보다 남성 화자의 내면에 집중했다. ‘나’라는 일인칭 단수의 남성 화자에게는 늘 괴이쩍은 일이 일어난다. 주로 여성인 등장인물이 불현듯 나타나 난데없이 ‘나’의 집에서 자고 가길 청한다거나(‘돌베개에’), 열리지 않을 피아노 리사이틀에 부러 초대하는(‘크림’) 등의 무람하고 대담한 행동을 하는 식이다. 이후로 ‘나’의 인생은 적어도 이전과는 다른 것이 된다. 어떻게든. ‘일인칭 단수’는 ‘여자 없는 남자들’보다 ‘하루키 월드’ 특유의 환상성이 배가됐다. 가령 시골 여관에서 시중을 드는 원숭이를 만나 맥주를 나눠 마시며 이야기를 들었다든지(‘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홀연히 나타나 ‘중심이 여러 개 있으면서 둘레를 갖지 않는 원’을 묻는 노인의 존재(‘크림’) 등이다. 심지어 이미 작고한 색소포니스트가 살아서 미래의 음악을 연주한다는 설정의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에서는 세상에 없는 음악을 묘사하는 솜씨가 신묘할 지경이다. 비틀스와 클래식, 야구로 치환되는 하루키의 취향을 공유하는 재미도 있다. 수록작 중 일부는 그의 취미에 관한 이야기가 지배적이라 자전적 에세이가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든다. 야구장의 외야에서 날아가는 야구공을 보다 문득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가가 되었다는 하루키의 전설은 그가 평생을 응원하는 야구팀에 관한 소설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에 담겼다. 비틀스 LP판을 듣고 걷던 소녀와 조우한 찰나를 잊지 못한다는 ‘위드 더 비틀스’, 함께 슈만이라는 음악가를 향유했던 미스터리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 ‘사육제’(Carnaval)에서는 하루키의 올곧은 취향이 다시 한번 드러난다.그래서인지 ‘일인칭 단수’는 지금껏 살아온 하루키라는 스스로에 대한 복기로 보인다. 올해 일흔한 살의 하루키는 최근 출간한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를 통해 평생 소원한 관계였던 아버지를 처음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뿌리를 찾는 적극적인 자아 탐구로 보이는 행보다. 인생이라는 그 자체로 괴이쩍은 일에 대한 탐구가 ‘일인칭 단수’들의 삶이며,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 하루키와 호흡을 같이해 온 독자라면, ‘일인칭 단수’가 그의 소설을 좋아했던 ‘나’라는 인간을 다시 한번 환기할 기회가 될 법하다. 좀 길지만 책을 집약하는 구절을 통째로 따라가면 그 길이 더욱 명료해질 것 같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는-아마 대개의 인생이 그러하듯이-중요한 분기점이 몇 곳 있었다.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오른쪽을 선택하거나 왼쪽을 선택했다.(중략) 그렇게 나는 지금 여기 있다. 여기 이렇게, 일인칭 단수의 나로서 실재한다. 만약 한 번이라도 다른 방향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아마 여기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거울에 비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일인칭 단수’, 223~224쪽)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포토] 태국서 원숭이들 위해 연주하는 영국 피아니스트 폴 바튼

    [포토] 태국서 원숭이들 위해 연주하는 영국 피아니스트 폴 바튼

    21일(현지시간) 영국 피아니스트 폴 바튼이 태국의 ‘원숭이 도시’로 유명한 롭부리의 한 유적지에서 원숭이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출입금지’ 무시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훼손한 中 관광객들

    ‘출입금지’ 무시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훼손한 中 관광객들

    중국 관광객의 추태는 자국에서라고 다를 바 없었다. CCTV-13은 22일 보도에서 중국 쓰촨성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황룽풍경명승구’를 훼손한 관광객 10여 명이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18일 오후 4시 30분쯤 쓰촨성 쑹판 ‘황룽풍경명승수’를 찾은 관광객 12명이 난간을 뛰어넘어 보호구역으로 들어갔다. 출입금지 경고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관련 영상에서는 순찰 중이던 관리인이 지정된 경로로 돌아가라고 제지하기 전까지 관광객들이 보호구역을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황룽풍경명승구는 석회암이 용해되면서 침전물이 오랜 기간 쌓여 생긴 카르스트지형이다. 퇴적 연령은 3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약한 침전물 지대라 가벼운 무게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무지한 관광객들은 경고문도 무시한 채 석회암 침전물 지대에 발을 내디뎌 훼손시켰다. 쓰촨성 지방 지질광물자원국 부국장은 “석회암 침전물 지대는 사람 무게 정도면 바로 부서진다. 한번 손상되면 회복도 불가능하다. 되돌릴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계 당국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의 관광객들은 무모한 행동에 대한 대가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중국인 관광객의 추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로 국내 여행객이 늘면서 무지한 관광 추태는 자국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지난달 1일~8일 추석 및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곳곳에서 소란이 일었다. 4일에는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한 영화관에서는 자리를 박차고 나간 어린이들이 상영 중인 스크린을 발로 차 훼손하고 관람을 방해했다. 하지만 보호자는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 7일에는 광시 웨이저우다오의 관광지에서는 아무 이유 없이 선인장을 발로 차 쓰러뜨린 청년이 소환돼 비판 교육을 받았으며, 같은 날 윈난성 쿤밍 동물원에서는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문에도 사과가 든 봉지를 비닐째 그대로 코끼리에게 던진 여행객이 적발됐다.도 넘은 관광객 추태가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면서 중국 정부는 2015년 이른바 ‘어글리 차이니스’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2015년 4월 6일 ‘관광객 추태행위 기록에 관한 관리규칙’을 공포한 중국 국가관광국은 같은 해 5월 블랙리스트에 오른 4명의 관광객 명단을 처음 공개했다. 여기에는 여객기 이륙이 지연되자 비상구 두 개를 개방해 여객기를 회항케 한 사람 등이 포함됐다. 관계 당국은 블랙리스트를 경찰과 세관, 은행에 통보해 출국 및 은행 대출 등에 불이익을 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관광 추태가 근절되지 않으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한편 전체 65%가 울창한 원시림으로 희귀 동식물의 터전인 황룽풍경명승구는 긴꼬리원숭이 등 멸종위기 동물과 59종의 포유류, 155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3400여 개의 크고 작은 연못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깔이 오묘해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빽빽한 원시림과 연못 뒤로 솟은 해발 5588m의 새하얀 산봉우리 ‘설보정’은 1년 내내 만년설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초록마녀’ 온다…뮤지컬 ‘위키드’ 내년 2월 서울·5월 부산 공연

    ‘초록마녀’ 온다…뮤지컬 ‘위키드’ 내년 2월 서울·5월 부산 공연

    뮤지컬 ‘위키드’ 한국어 공연이 내년 2월 서울과 5월 부산에서 공연된다. 제작사 에스앤코는 내년 2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5월부턴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하기로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어 공연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고 부산에선 처음이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03년 초연 이후 17년째 전 세계에서 흥행해 왔다. 16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6개 언어로 공연되며 6000만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관람했다. 초록색 피부로 태어난 엘파바가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사랑과 우정,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암전 없이 54차례 장면이 전환되고 12.4m 높이의 거대한 타임 드래곤, 날아다니는 원숭이, 350여벌의 의상 등 화려한 무대와 ‘Defying Gravity’, ‘Popular’ 등 아름다운 넘버로 가득 채워 그려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예정됐던 모든 도시의 공연이 멈춘 가운데 내년 공연이 확정된 도시는 서울과 부산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공연은 ‘2021년 맞서 날아오르다!’라는 메시지로 차별과 불의에 맞서 가장 높은 곳까지 비상하는 엘파바와 작품 속 메시지를 의미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위축된 지금 현실에 맞선다는 뜻을 담았다. 사랑받는 대작인 만큼 오디션에만 수천명의 지원자가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차지연, 박해나, 옥주현, 정선아 등 정상급 배우들이 이름을 올린 만큼 이번 시즌 주역에도 관심이 모인다. 제작사는 구체적 일정 및 캐스팅을 다음달 초 티켓 오픈을 앞두고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원숭이가 동료에게 심폐소생술?…알고보니 털 골라주는 중

    원숭이가 동료에게 심폐소생술?…알고보니 털 골라주는 중

    야생 원숭이 한 마리가 땅바닥에 누워 있는 한 동료 원숭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는 듯한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한 야생동물 사진작가가 흥미로운 원숭이 모습을 촬영했다. 사진 속 원숭이를 보면 한 원숭이가 동료에게 마치 CPR를 하는듯한 재미있는 모습이지만 사실 털 고르기를 하는 장면이다.이 사진을 촬영한 윌리엄 스틸(28)은 “원숭이 한 마리가 나타나 누워있는 원숭이의 입을 잡고 CPR을 하는 듯한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이는 바닥에 누워 있는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컷이 다가와 털을 골라주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숭이들의 유대는 주로 털 고르기를 통해 형성된다”면서 "종종 이런 행동이 상처를 깨끗하게 하는 것을 돕거나 심지어 다친 무리의 일원들을 돌보는 목적으로까지 확장된다”고 덧붙였다. 사진 속 원숭이는 긴꼬리원숭잇과에 속하는 버빗원숭이로 얼굴과 손발이 검은색이며 눈썹 부위에 가로로 흰 막대 무늬가 있다. 이들은 주로 과일을 먹고 살며 나뭇잎이나 씨앗, 곤충 등 다양한 먹이를 먹는다. 보통 20마리가 무리를 이루며 수명은 20년 정도다. 사진=윌리엄 스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스페인서 또 ‘복원 참사’…조각상 여성 얼굴, ‘트럼프’ 돼 버렸다

    스페인서 또 ‘복원 참사’…조각상 여성 얼굴, ‘트럼프’ 돼 버렸다

    스페인에서 또 다시 문화재 복원 논란이 일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북서부 카스티야이레온 지방에 있는 팔렌시아에서는 최근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조각상 복원 및 보수 작업을 시작했다. 복원 대상 중 하나였던 조각상은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성의 얼굴을 형상화한 모습이다. 건물 외벽에 조각돼있는 이 조각상이 복원 대상에 포함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관계 부처는 전문가를 섭외하고 복원을 맡겼는데, 문제는 복원 후 조각상의 외형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달라진 조각상의 모습을 본 일부 사람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닮았다는 평가를 내놓을 만큼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아름답게 웃고 있던 조각상 속 여성의 얼굴은 조잡하고 이상한 표정으로 달라져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 예술가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를 올린 예술가는 “누군가가 장난을 친 것 같다. 만화 캐릭터 속 얼굴”이라면서 “누군가는 분명 이 복원 작업 끝에 돈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것을 의뢰한 사람 역시 결과를 확인하고도 묵인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에서 일명 ‘복원 참사’로 일컬어지는 문화재 복원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에는 스페인 보르하시에서 80대 성당 신도가 가시 면류관을 쓰고 박해받는 100년 된 예수 벽화를 복원하면서 원작과는 딴판인 원숭이로 그려 놓아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2018년에는 에스텔라시 북부 성 미카엘 교회 안에 보존된 16세기 제작 성(聖) 조지 나무 조각상이 복원 과정 중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변해버려 충격을 안겼다. 현지에서는 스페인 예술작품 복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진보, 권력에 취해 몰락”…논객들의 따끔한 비판

    “진보, 권력에 취해 몰락”…논객들의 따끔한 비판

    진보 세력을 겨냥한 진보 논객들의 따끔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논객들은 권력을 잡은 진보 세력이 자신들만이 정의라는 독선에 빠져 특권을 누리고 반칙을 버젓이 저지른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진보 세력이 그간 비난하던 보수 세력의 모습마저 닮아간다고도 우려했다. 이는 진보 세력의 몰락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신간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천년의상상)에서 문재인 정부에 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책에는 올해 1~7월에 일어난 일들을 소재로 삼아 모두 30편의 글을 실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압박 등을 거론하고, 이를 두둔한 문재인 정권과 맹목적인 지지자인 ‘문빠’, 그리고 뒤에서 기생하는 정부와 의회 권력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에 관해 “작년까지만 해도 여전히 지지했다. 조국 사태 이후로도 한동안은 그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했다. 못된 참모들이 착한 대통령 눈을 가려서 생긴 일이라 믿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말에 지지를 철회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사람이 먼저’가 아닌 ‘내 사람이 먼저’인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를 윤리와 법의 문제로 풀어 설명했다. 그는 “법이 작은 원이라면 윤리는 그것을 포함한 큰 원인데, 큰 원에서 작은 원을 뺀 여집합이 법적 판단과 별도로 존재하는 윤리적 판단의 영역”이라며 “여기에서 지도자의 도덕 역량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에서는 이 부분이 증발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이를 가리켜 “‘법=윤리’라는 ‘야쿠자 도덕’”이라면서 “사업을 합법적으로 한다고 야쿠자가 윤리적인가?”라고 되물었다. 정의기억연대 회계 비리 의혹이 불거진 윤 의원의 거취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범법만 없으면 문제없다”고 판단한 점도 비슷한 사례로 짚었다. 그러면서 “잘못을 해놓고 외려 적발한 이들에게 성을 낸다. 그냥 비리만 저지르는 게 아니라 그 행위가 잘못이라 말해주는 윤리 기준을 건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과거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386세대가 기득권을 쥔 586세대로 됐는데도, 여전히 착각하고 있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전히 운동가’라는 이 착란은 나를 지키는 게 곧 운동의 대의를 지키는 것이라는 독선으로 이어진다”며 “무능하나 순결했던 진보는 어느새 유능하나 부패한 보수로 변신했다”고 꼬집었다.진보 논객으로 꼽히는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진보가 권력에 취해 갈 길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지난달 26일 출간한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인물과사상사)에서 ‘부패는 권력의 숙명’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그는 개코원숭이를 대상으로 벌인 실험으로 권력의 중독성을 강조한 로버트슨의 실험을 예로 들었다. 로버트슨은 이 실험에서 “권력이 강할수록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고, 자신의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는 성격이 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독단적 교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처럼 대화를 거부하면서 욕설과 모욕 중심의 언어를 구사한다. 그래야 열성 지지자들이 열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를 문재인 정권에 적용해 비판을 이어갔다.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선한 권력’임을 내세우고 ‘아예 DNA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실은 권력에 취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은 ‘선한 DNA’를 앞세워 정권 권력을 옹호하며, 그 과정에서 비판자들에게 온갖 모멸적인 딱지를 붙여대는 ‘도덕적 폭력’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좌표 찍고, 벌떼 공격’으로 대변되는 일부 지지자들의 전투적 행태가 문재인 정권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망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기본적인 국정 운영과 정치 프레임을 가리켜 ‘적대적 공생’이라고도 했다. 강경한 독선과 오만을 저지름으로써 반대편의 강한 극우보수 세력을 키워주고, 이런 구도하에서 다수 대중이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 행태를 낡아빠진 극우보수 행태에 비해 사소한 것으로 보이게끔 해 다수 지지를 얻어내는 셈법이라는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7, 8마리밖에 없다” 초희귀 야생 검은 호랑이, 인도서 발견

    “7, 8마리밖에 없다” 초희귀 야생 검은 호랑이, 인도서 발견

    극히 보기 드문 검은 호랑이가 인도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5일(현지시간) ‘타임스나우’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오디샤주(州) 심플리팔 국립공원 호랑이 보호구역에서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흑호 한 마리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수멘 바지파이라는 이름의 이 작가는 “당시 새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사진을 찍던 중 흑호를 발견했다”면서 “사실 처음에는 내가 본 호랑이가 흑호인줄 몰랐다”고 밝혔다. 작가는 또 “그때 갑자기 숲속에서 호랑이가 나타나 몇 초간 머문 뒤 다시 나무 뒤로 걸어갔다. 야생이나 동물원에서 많은 호랑이를 봤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면서 “몇 초라도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도의 흑호는 벵골호랑이의 유전적 변이로, 1990년대 오디샤주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2007년 이곳 호랑이 보호구역에서 그 존재가 처음 보고된 뒤 대부분이 이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2018년 호랑이 개체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인도 흑호의 개체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즉 이들 흑호는 거의 멸종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도 야생동물연구소의 전문가 비바시 판다브 박사는 앞서 타임스오브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흑호는 유전적 구조 때문에 특별한 존재”라면서도 “오디샤에 7, 8마리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흑호는 체모의 무늬가 굵고 짙어지는 가짜 멜라니즘인 ‘아분디즘’(Abundism)이 발현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난당카낭 동물공원에서는 검은색 줄무늬가 두껍고 짙어 흑호로 여겨지는 크리슈나와 슈브란슈라는 이름의 벵골호랑이 형제가 멜라닌 색소 과다증으로 모든 체모가 검어지는 흑색증인 ‘멜라니즘’(Melanism)이 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이번에 야생에서 발견된 흑호 역시 외모를 보면 아분디즘이 발현한 아분디스틱(abundistic) 호랑이로 보이지만, 인도 쪽 전문가들은 이 역시 멜라니스틱(melanistic) 호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분디스틱 흑호의 탄생은 지금까지 벵골호랑이에게서만 보고됐다. 벵골호랑이 중에서는 이른바 백변증으로 불리는 루시즘(leucism)이 발현한 백호와 아분디즘이 발현한 흑호 사례가 많은데 이런 점으로 볼 때 백호 생산을 위해 호랑이간의 근친교배가 아분디즘 발현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수멘 바지파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게”…뇌에 전류 흘려 선택 조작 실험 성공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게”…뇌에 전류 흘려 선택 조작 실험 성공

    뇌가 하는 선택의 결과를 제어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진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뇌의 선택 담당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해 선택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만일 이 기술이 사람에게 적용된다면 개인의 의사 결정을 뇌에 전류를 흘리는 스위치 버튼을 가진 제삼자가 지배할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들 연구자는 원숭이의 선택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일까. 선택은 생물에게 있어 필수적인 능력이다. 좋은 선택은 생존율을 높여 개인이나 종족 전체에 번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택을 담당하는 신경 메커니즘(기전)의 기능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에 싸여 있었다.그런데 최근 안와전두피질이라는 눈 뒤쪽 뇌 영역이 선택의 결과를 제어하는 것으로 밝혀졌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중 어느 것을 먹을 것인가 하는 선택지가 제시됐을 때 이 뇌 부위의 뉴런(신경 세포)에서 아이스크림에 관한 뇌 회로와 초콜릿에 관한 뇌 회로가 구축돼 양측의 활성도를 비교한다. 그러고나서 아이스크림 뇌 회로가 초콜릿 뇌 회로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면 뇌가 아이스크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는 이 뇌 회로에 외부 전극을 심어 전기적 자극을 가했다. 이는 외부의 전류에 의해 비교 대상이 되는 뇌 회로를 자극함으로써 그 활성도를 바꿔 마지막 선택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의해 선택 제어를 실현하는 데 있어 연구진은 개체 수가 많고 사람과 비슷해 실험에 자주 쓰이는 히말라야원숭이(학명 Macaca mulatta)의 뇌에 전극을 심어 서로 다른 맛의 주스 A와 B를 마시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주스 A와 B의 조합은 레모네이드나 포도주스, 체리주스, 복숭아주스, 프루트펀치, 사과주스, 크렌베리주스, 페퍼민트티, 키위펀치, 수박주스 또는 소금물 중에서 선택했으며, 원숭이들은 제시된 두 주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그 맛의 주스를 얻어 마실 수 있었다. 또 이때 주스 A는 항상 주스 B보다 맛있는 것으로 조정됐다. 그래서 원숭이들은 대개 주스 A에 해당하는 맛을 선택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뇌에 심은 전극에 전류를 흘려보내자 변화가 나타났다. 선택을 담당하는 중추에 강한 전류를 흘리자 원숭이는 원래 좋아하지 않는 쪽의 주스 B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전류의 개입으로 인해 주스 A와 B의 정상적인 뇌 회로 활동 비교가 방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 실험에서는 적정 수준의 전류를 흘리면 원래 취향인 주스 A를 선택할 빈도를 더욱더 높일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적정 수준의 전류는 두 개의 뇌 회로 활동을 모두 높였지만, 그와 동시에 활동의 차이까지 벌렸다. 주스 A에 관한 뇌 회로 활동의 상승이 주스 B에 관한 뇌 회로 활동 상승보다 컸다는 것이다. 또다른 실험에서는 주스 A와 B가 하나씩 제시돼 원숭이들에게 시차를 두고 선택할 기회를 줬다. 이 실험에서는 원숭이가 한쪽 주스, 예를 들어 주스 A를 검토하는 동안 강한 전류를 뇌로 흘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원숭이가 다른 주스 B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검토 중인 뇌 회로에 강한 전류가 유입되면 계산이 중단돼 검토하던 주스에 관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로 지금까지 기억 장소로 여겨진 뇌의 선택을 전류에 의해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뇌는 생체 소재로 구성된 거대한 전기 회로로서 잘못된 전류가 가전제품에 오작동을 일으키듯 뇌 역시 유입되는 전류에 영향을 받아 최종적인 선택 결과에 오류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총괄한 이 대학 신경과학부 교수인 카밀로 파도아스키오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원숭이와 사람의 선택 체계가 매우 비슷해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는 등의 작은 선택부터 투자나 결혼 상태를 가리는 등 커다란 선택의 바탕에도 원숭이처럼 선택 회로가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의한 선택의 제어는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료 분야에서는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조현병이나 우울증 또는 발달장애 등을 가진 환자는 종종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을 피할 수 있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11월 2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담배꽁초 산불에 깃털 홀랑 탄 올빼미…소방관 품서 단잠 (영상)

    美 담배꽁초 산불에 깃털 홀랑 탄 올빼미…소방관 품서 단잠 (영상)

    맹렬한 기세로 번진 산불에 올빼미 깃털이 홀랑 타버렸다. 2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소방국은 어바인 지역 ‘실버라도 파이어’ 현장에서 야생 올빼미 한 마리를 구조해 조류전문병원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어바인 지역에 ‘실버라도 파이어’가 발화했다. ‘악마의 바람’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번진 대규모 산불에 정부는 주민 10만 명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다행히 기상 조건이 호전되면서 진화율은 현재 40%까지 올라갔고, 대피령도 해제됐다. 이에 따라 피난을 갔던 주민들도 속속 자택으로 귀가하고 있다. 다만 진화에 동원된 소방관 500명 중 2명이 화상으로 위중한 상태다.야생동물 피해도 발생했다. 오렌지카운티소방국은 27일 오후 화재 현장에서 깃털 절반 이상이 타버린 원숭이올빼미를 구조했다. 현지 동물병원 관계자는 “검진 결과 상처 대부분이 산불 때문으로 판명 났다. 깃털도 절반 이상이 타버렸다. 연기 흡입으로 인한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한 수 없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이 공개한 구조 당시 영상에는 깃털이 불에 타 날지 못하는 올빼미가 숲속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력을 잃은 올빼미는 소방대원이 옷으로 감싸 들어 올리는 동안에도 미동 없이 눈만 끔뻑거렸다. 그래도 구조됐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는지, 올빼미는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이 소방대원 품에 안겨 단잠에 빠졌다.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올빼미는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다. 동물병원 측은 “실버라도 파이어 첫 희생자인 올빼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간밤 먹이를 먹고 휴식을 취하면서 나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에 탄 깃털이 다시 자라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수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화재는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진화 현장에서 산불의 시작으로 보이는 반쯤 탄 담배꽁초를 수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지난 8월부터 산발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소, 당나귀 등 가축과 여러 야생동물을 위협했다. 지난달 21일 뷰트카운티 베리크리크 지역 ‘베어 파이어’ 현장에서는 화상을 입은 흑곰 한 마리가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23일 몬로비아 ‘밥캣 파이어’ 현장에서도 산불 피해를 본 암컷 퓨마 한 마리가 구조됐다.같은 달 30일에도 샤스타카운티 ‘죠그 파이어’를 진압하던 소방대원들이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 된 새끼 퓨마를 구출해 지역 동물원에 인계했다. 올빼미가 구조된 날 캘리포니아주 치노 지역 ‘블루리지파이어’ 현장에서는 코요테 한 마리가 산불을 피해 도망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인도] 아기에 돌 던지고 10대 소녀 죽이고…조폭같은 원숭이 무리

    [여기는 인도] 아기에 돌 던지고 10대 소녀 죽이고…조폭같은 원숭이 무리

    원숭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인도에서 또 한 건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인도 통신사 IAN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다르프라데시주에 살던 12세 소녀는 현지시간으로 20일 빨래를 챙기러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원숭이 무리의 공격을 받았다. 극심한 공격성을 띠던 원숭이들은 그 자리에서 소녀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옥상과 지붕을 넘나들며 이를 피하려던 소녀는 결국 원숭이 무리에 물려 중상을 입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소녀의 부모가 곧바로 아이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 무리가 사람들에게 해를 가한 사례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델리 인근 무자파르나가르에 살던 생후 4개월 갓난아기가 부모가 한눈을 판 사이 원숭이의 공격을 당했다. 당시 원숭이는 손에 커다란 돌을 쥐고 있다가 누워 있는 갓난아기 위에 떨어뜨렸고, 이 일로 아기는 세상을 떠났다.우타르프라데시주 서부에 있는 아그라에서는 30마리가 넘는 원숭이 무리가 지붕 위에서 뛰어다니며 소동을 부린 탓에 지붕이 무너져 집 안에 있던 남성 두 명이 잔해에 깔려 숨지기도 했다. 현지의 한 58세 여성도 밤에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원숭이에게 공격당해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었다. 올해 5월에는 우타르프라데시주 미루트 의대 병원 직원들이 원숭이 무리에게 코로나19 환자 혈액 샘플을 빼앗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현지 전문가들은 이렇게 잦아진 원숭이 관련 사건 사고의 원인으로 원숭이 서식지 파괴를 들고 있다. 경제발전과 함께 주택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숭이 서식지가 사라지고, 이 때문에 극도의 공격성을 띤 원숭이가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국에서는 원숭이와 주민 사이의 다툼이 잦아지자, 원숭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방법으로 개체 수 조절에 나선 바 있지만, 인도 당국은 이렇다 할 대처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5살 소년, 눈썰미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사건 해결

    美 5살 소년, 눈썰미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사건 해결

    미국의 5살 어린이가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납치 사건을 해결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제임스 트린(5)은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동물원에서 발생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실종 사건을 해결해 동물원 평생 무료 이용권을 받았다. 지난 14일 새벽 샌프란시스코동물원에서 멸종위기 호랑꼬리여우원숭이 ‘마키’가 실종됐다. 동물원 측은 원숭이 우리에서 강제 침입 흔적을 발견하고 납치를 확신, 경찰과 함께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포상금 2100달러(약 240만 원)를 내걸고 제보도 독려했다. 하지만 원숭이 행방은 묘연했다.동물원 직원들의 속은 타들어 갔다. 동물원 대변인은 “여우원숭이가 사랑스러운 동물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사라진 원숭이 ‘마키’는 식단 관리 등 특별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이라고 호소했다. 동물원에서 태어나 야생성이 떨어지는 데다, 21살 노령에 관절염 등 지병까지 있어 돌보기 쉽지 않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튿날 오후,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사라진 여우원숭이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동물원에서 6㎞ 떨어진 교회 운동장에서 여우원숭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이 실종된 여우원숭이 ‘마키’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장 동물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여우원숭이를 처음 발견한 건 다름 아닌 5살 어린이 제임스 트린이었다. 트린은 원숭이 실종 다음 날인 15일 오후 5시쯤 유치원 하원 도중 운동장 한구석에 몸을 웅크린 무언가를 발견했다. 무심코 지나칠 법한 상황이었지만 트린은 특유의 눈썰미를 발휘했다. 한눈에 실종된 여우원숭이라는 걸 알아채고 “여우원숭이!”라고 소리치며 엄마를 붙들어 잡았다. 몰려든 사람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다들 너구리 아니냐고 주저했다. 하지만 여우원숭이라는 트린의 확신에 따라 경찰에 신고, 납치된 ‘마키’임을 확인하고 원숭이를 동물원으로 돌려보냈다. 어린이의 눈썰미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한 멸종위기 여우원숭이를 살린 셈이다.구조된 원숭이는 현재 탈수와 불안 증세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동물원 측은 “수의사 팀이 원숭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어린이가 원숭이의 목숨을 구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더불어 원숭이 납치사건을 해결한 어린이에게 동물원 평생 무료 이용권을 지급했다. 한편 경찰은 원숭이 구조 하루만인 16일 밤 10시쯤 제3의 장소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코리 맥길로웨이(30)라는 이름의 남성은 식료품과 트럭 절도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가, 휴대전화 속 여우원숭이 사진 때문에 납치 사실이 들통났다. 경찰은 강도와 약탈, 공공기물 파손 혐의에 동물 절도 혐의를 추가해 용의자를 입건할 계획이다. 다만 여우원숭이를 납치한 정확한 동기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무사히 동물원 품으로 돌아간 호랑꼬리여우원숭이(알락꼬리여우원숭이, 학명 Lemur catta)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만 서식하는 특산종이다. 얼굴은 하얗고 눈 주위와 코는 검다. 유명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원숭이의 모델로도 유명하다. 호랑꼬리여우원숭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EN)으로 최근 36년간 3세대에 걸쳐 개체 수가 50% 급감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75만 마리에 달했던 개체 수는 현재 2000마리로 줄었다. IUCN은 서식지의 질 저하와 숲 개간, 야생동물 불법거래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만도 힘겨운데 돼지 코로나까지 인간감염 가능하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만도 힘겨운데 돼지 코로나까지 인간감염 가능하다고?

    10개월 넘게 전 세계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는 감기를 유발시키는 바이러스의 하나인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와 천산갑을 거치면서 변이돼 사람에게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돼지 사육 농가를 공포에 빠지게 만든 ‘돼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도 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의대 전염병학과, 미생물·면역학과, 비교의학과, 폐연구소, 급성질환 항바이러스제 연구부, 퍼시픽 노스웨스턴 국립연구소 화학·생물학연구부 공동연구팀은 돼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알려진 돼지 급성 설사증후군 유발 코로나바이러스(SADS-CoV)가 사람의 호흡기와 장내 세포에서 쉽게 복제될 수 있다고 16일 밝혔다. 실험실에서 수행된 실험이지만 돼지고기 섭취가 많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 중 하나에서 대전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5일자에 실렸다. 코로나19처럼 돼지 코로나바이러스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 중 하나로 박쥐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는 돼지에게서만 발견되고 있는데 2016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감염된 새끼 돼지들 90% 이상이 설사, 구토증상을 일으키고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돼지들 사이에서는 치명적 질병이다. 코로나19를 유발시키는 SARS-CoV-2와 SADS-CoV는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이지만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는 베타(β)코로나바이러스, 돼지 코로나바이러스는 알파(α)코로나바이러스이다. 사람에게서 감기나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HCoV-229E, HCoV-NL63도 알파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이다. SADS-CoV가 아직까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중간 숙주를 거칠 경우 변종이 발생해 인간을 감염시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연구팀은 봤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체온과 비슷한 37도 환경에서 원숭이 등 영장류, 고양이, 개, 사람의 세포에 SADS-CoV를 감염시킨 다음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48시간만에 사람의 호흡기와 소화기관에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나머지 포유류들도 SADS-CoV에 쉽게 감염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SADS-CoV는 전 세계적 대부분의 박쥐에서 발견되는 HKU2라는 바이러스에서 유래됐다. 또 최근까지도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됐던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SADS-CoV에 효과적인 것으로 연구팀은 확인했다. 랄프 바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미생물·면역학)는 “많은 연구자들이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19 같은 베타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위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알파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종(種) 장벽을 쉽게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릭 교수는 또 “돼지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존에 있는 약물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변이 가능성과 변이 됐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AI에 대한 심각한 오해/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AI에 대한 심각한 오해/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코로나 시국이 지속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는 분야는 인공지능, 즉 AI다. 앞으로 비대면 상황이 대세가 되면 AI가 그동안 인간이 하던 많은 것을 대신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AI와 관련해 사람들이 크게 오해하는 것이 있어 이번 기회에 밝혔으면 한다. 사람들은 앞으로 AI가 발전하면 인간처럼 생각하고 심지어는 터미네이터 같은 존재가 돼 인류를 절멸시킬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공포가 컸던지 이 주제를 다룬 영화도 적지 않게 나왔다. 예를 들어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과 같은 영화가 그것인데 이런 영화에서 인공지능 로봇들은 인간에게 집단 항명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런 영화들을 보면 사람들은 AI가 인간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가질 줄로 믿는 것 같은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동물이 있다. 그 가운데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거두절미하고 인간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자의식’(自意識)을 가진 존재다. 이것은 인간만이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만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언어를 갖고 있고 문화를 만들어 냈다. 동물은 이 같은 능력이 없다. 그들은 느낄(sense) 수는 있으나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언어도 없고 문화도 없다. 그들의 언어는 기호 같은 것이지 인간처럼 추상화된 언어가 아니다. 또 그들은 본능에만 충실할 뿐이지 인간처럼 본능을 조작하거나 왜곡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 지구상에 인간이 출현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인간 출현의 시기를 대체로 200여만년 전쯤으로 잡는데 인간 출현이라는 사건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려면 지구 역사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지구 역사에는 두 번의 큰 전환점(turning point)이 있었다. 첫 번째 전환점은 생명의 탄생이다. 지구에는 30여억년 전에 생명이 생기는데 사람들은 이 사건이 얼마나 큰 사건인지 모르는 것 같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 수많은 가설이 있지만 제대로 설명하는 것은 아직 없다. 이 설명들은 매우 복잡하게 돼 있지만 간단하게 보면 이런 것이다. 무생물만 있던 지구에 생명이 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질에서 생명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 확률에 대해 켄 윌버는 매우 재밌는 비유를 들었다. 무생물에서 생명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은 원숭이가 타이프를 치다가 햄릿 같은 소설을 쓸 확률이거나 폐차장에 있는 자동차 부속품들이 이리저리 쓸려 다니다가 롤스로이스 같은 명차로 조립될 확률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제로(0)다. 따라서 생명이 생길 확률도 제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든 그 일이 일어났다. 일단 생명이 생기자 그다음 진화는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동물까지는 생명이 꾸준하게 진화했다. 이 단계까지 온 것도 대단한 일인데 그 복잡한 것은 생략한다. 감각을 가진 동물까지는 진화했는데 아직 의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때 의식은 앞에서 언급한 자의식을 말한다. 그러다 200여만년 전에 아프리카에 자의식을 가진 동물이 나타났다. 드디어 인간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본 생명의 출현도 설명할 수 없었지만 이 인간의 출현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도대체 이 의식이라는 것이 어디 있다가 이렇게 늦게 나타났는지 알 수 없다. 동물과 인간은 불연속적인 관계에 있다. 그러니까 원숭이가 진화해 인간이 된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라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이 점은 진화론도 설명하지 못한다. 이렇게 보면 지구는 물질에서 생명이 생기고 또 의식이 생기는 진화 과정을 거친 것을 알 수 있다. 의식을 가진 인간이 나오기 위해 지구는 그 전체 역사를 소비했다. 그런데 AI는 어떤 수준인가? 그것은 물질에 불과하다. 그것에는 생명도 없고 더군다나 의식은 아예 없다. 진화로 보면 인간보다 2단계 밑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AI가 인간처럼 의식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언컨대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핵잼 사이언스] 640만년 전 고대 원숭이 화석 中서 발견…독특한 소화기관 눈길

    [핵잼 사이언스] 640만년 전 고대 원숭이 화석 中서 발견…독특한 소화기관 눈길

    약 640만 년 전 현재의 중국 지역에서 서식했던 고대 원숭이의 화석이 발굴됐다. 남동부 윈난성 광산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아프리카 이외지역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원숭이 화석으로 추정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암컷으로 추정되는 고대 원숭이의 턱뼈 부분 화석을 발견하고 분석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수많은 원숭이의 조상과 가깝거나, 실제 조상일 가능성이 높다. 고생물학 관점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화석의 원숭이가 아시아 고대 유인원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대 원숭이는 땅과 나무에서 민첩하고 강력하게 움직일 수 있는 ‘팔방미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운동적 특징은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삼림지대를 가로질러 이 동물이 번성하는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이 원숭이는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현대 원숭이와 유사하지만, 오늘날 소와 비슷한 셀룰로오스를 분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발견된 고대 원숭이는 포도당으로 된 단순 다당류의 하나로, 고등 식물이나 조류의 세포막의 주성분인 셀롤로오스를 분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현존하는 소가 풀에 든 셀룰로오스 섬유질을 되새김질을 통해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대 원숭이 역시 이와 유사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당시 유인원은 과일과 꽃 등 소화하기 쉬운 것을 먹었던 반면, 고대 원숭이는 잎사귀와 씨앗 등을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화 기관이 근본적으로 달랐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특징 덕분에 고대 원숭이는 반드시 물을 섭취하지 않아도 생명유지가 가능했고, 물 근처에 서식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화석이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원숭이 화석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인류진화저널(Journal of Human Evolu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슴 두 마리 시드니 근교 거리 돌아다녀 주민들 어리둥절

    사슴 두 마리 시드니 근교 거리 돌아다녀 주민들 어리둥절

    사슴 두 마리가 6일 해돋이 무렵에 호주 시드니의 근교 마을 도로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녀 주민들이 많이 놀랐다. 구조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한 마리를 몰아 생포하는 데 성공했지만 다른 한 마리는 달아났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이 사슴들이 반려 동물로 키우다 달아난 것인지, 아니면 야생인지 판명하지 못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울러 이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뉴사우스웨일즈 경찰 등은 두 마리가 아난데일과 레이치하르트, 발맹 등 시드니 서쪽 근교 마을들을 배회하고 있으며 경찰이 쫓고 있는 한 마리의 상태가 아주 나쁜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고 했다. 사슴은 호주의 초원 지대나 수풀 속에서 심심찮게 눈에 띄지만 실은 19세기 유럽에서 전해진 뒤 유해한 동물처럼 여겨져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야생인지 아닌지, 왜 굳이 도시로 들어오려 했는지, 잠깐이라도 먹을 것을 구하긴 한 것인지, 누군가 키우던 것이 달아난 것이라면 어떻게 배를 채우고 다니는지 알 길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놀란 주민들의 목격담이 쏟아지고 있다. 한 주민은 페이스북 커뮤니티 란에 글을 올려 “아침에 반려견과 산책하는데 매켄지 스트리트를 따라 사슴들이 달려 오는 것을 봤다. 내가 꾸며낸 얘기가 아닌 것이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다른 산책객과 부딪힐 뻔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다르시 번 시장은 “놀라 자빠질 일은 아니지만 아주 희한한 일인 것은 맞다. 2020년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는데, 10월에 (루돌프 사슴코의 친구이자 여덟 마리 중의 하나인) 댄서와 프랜서가 벌써 왔구나”라고 익살스럽게 받았다. 올해 초에도 시드니 근교 사람들은 수의과 병원을 탈출한 개코원숭이 세 마리가 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당국은 나중에 한 마리가 정관 절제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다른 두 마리와 함께 달아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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