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원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조율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용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여자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아이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998
  • “다국적군 개전 하룻만에 승리”/영지,아랍장성의 말 인용보도

    ◎이라크군 사기 침체·훈련도 엉망/첫 공격으로 공군·미사일 초토화 이라크군과 전투를 했거나 이들과 협력했던 경험이 있는 아랍 및 회교권 장성들은 다국적군이 대이라크전을 개전 첫날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더 타임스지는 구랍 31일 이들 장성들의 말을 인용,이라크군의 사기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침체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의 견해는 작년 8월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후 대치상태에 있는 이라크군과 다국적군간에 전쟁이 붙을 경우 수개월간 전투가 계속될지 모른다는 미군 지휘관들의 전망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타임스는 징집된 이라크 병사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 75년이후 제대하지 못한채 군무에 붙들려 있으며 전선에 배치된 일부 군인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쿠웨이트 접경에 배치된 미군에 비밀리에 매수돼 미군이 그들의 군사장비를 검사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하지르 테이무리언 특파원의 기사에서 『이라크는 불과 1천7백만 인구의 제3세계 국가로서 인종과 종교문제로 분열돼 있는 국민의 대다수는 집권 바트당에 깊은 반감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전쟁이 수개월동안 지속되고 다국적군에 막심한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미군 지휘관들의 경고는 이라크군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온 사람들의 의견과 상충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들 아랍 및 회교권 장성중에서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전까지 이라크 병력의 증강을 도와준 이집트 최고사령부 관계자들과 8년간의 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이란의 퇴역장성들,그리고 지난 61년이후 이라크에 대항해 투쟁을 계속해온 쿠르드족 게릴라 지도자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지난 89년까지 이집트 국방장관을 지낸 모하마드 압델 할림아부 가잘라 육군원수는 다국적군의 사상자수는 수백명에 그칠 것이며 신예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주장은 허세라고 주장한 것으로 인용보도했다. 가잘라는 또 지난주 다국적군이 공군력을 동원,초반에 몇차례 공격을 가해 이라크 공군과 공중방위망 및 미사일을 무력화 할 수 있고 그런 다음에는 연합군의 신예무기로 이라크군을 쉽게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같은 분석은 이란­이라크 전쟁기간중 이라크가 보여준 전투수행 능력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 전쟁에서 이란이 불과 50대만이 동시에 비행할 수 있는 노후한 미국제 비행기를 갖고도 5백대를 넘는 이라크의 현대식 전투기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라크군 조종사들의 훈련미숙과 동기 부족 때문이었다고 테이무리언 기자는 전했다.
  • 여자전체수석/손지원(서울대 합격 영광의 얼굴들)

    ◎학원수업 마친후 복습에 치중 『합격은 예상했지만 수석까지 차지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서울대 공대 무기재료공학과에 지원,3백21.3점으로 여학생 전체수석을 차지한 손지원양(19·서울 서초고 졸·서초구 반포4동 궁전아파트 1동402호)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손양은 중고등학교시절 줄곧 1등을 차지해온 재원으로 지난해 수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서울대 의대에 지원했다가 아깝게 고배를 마신 일이 있어 기쁨이 더한듯 했다. 한국동력자원연구소 연구부장인 아버지 손영목박사(50)와 예일여중 물상교사인 어머니 이철응씨(49)의 둘째딸인 손양은 수석합격의 영광을 부모님에게 돌렸다. 영광의 비결을 묻자 『과외공부는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고 아침7시에 학원에 나가 하오4시에 수업을 마치면 저녁10시까지 복습하고 귀가하는 생활을 꾸준히 해왔다』고 밝혔다. 아버지 손씨는 『직장이 대전이라 집에는 주말에 한번씩밖에 들어오지 못해 아버지로서 늘 미안하고 안타까웠다』면서 『지난해 부모 고집으로 원하지 않던 의대를 지원했다가 낙방 했을때 무척 미안했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스로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할수 있게 돼 기쁘다』는 손양은 『입학한 뒤 학업을 열심히 쌓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화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 손보사 유가증권 보유/1조7천억원 돌파

    ◎주식,8천억원이 으뜸 손해보험 회사의 유가증권 보유 규모가 1조7천억원선을 넘어섰다. 29일 대한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원수사 11개와 전업사 3개,외국사 2개 등 16개 손보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은 지난 10월말 현재 1조7천1백17억원으로 9월말의 1조6천5백94억원에 비해 3.1%(5백23억원) 늘어났다. 유가증권의 보유현황을 종류별로 보면 ▲주식이 8천3백63억원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가장 많고 다음으로 ▲회사채가 4천8백44억원(28.3%) ▲특수채가 2천5백44억원(14.9%) ▲국공채가 3백66억원(2.1%) ▲기타가 1천1억원(5.8%) 등의 순이다. 회사별로는 원수사의 경우 안국화재해상보험이 2천1백59억원,럭키화재해상보험이 1천4백93억원,한국자동차보험이 1천4백9억원,신동아화재해상보험이 1천2백97억원,동양화재해상보험이 1천2백7억원 등의 순이고 나머지 회사는 모두 1천억원 미만으로 집계됐는데,해동화재해상보험이 3백39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 「90한국사회 지표」/기획원 조사 내용

    ◎국민 68%,“여가땐 가사돕거나 TV본다”/“1년에 책 한권이상 읽는다” 61%에 불과/강력범 재범률 44%… 교도행정 개선 시급/월 평균소득,도시 80만5천원·농촌 78만6천원/신문 경제면엔 여자가 남자보다 더 관심… 여성취업 41% 육박 우리나라도 이제 1인당 GNP(국민총생산)가 5천달러를 넘어서는등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최근 수년간 전반적인 「삶의 질」이 종전보다 훨씬 나아지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경제적 형편등으로 인해 원하는 만큼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1인당 독서량이나 여가선용 방법 등은 선진국에 뒤떨어지고 있다. 또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경제의 개선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의 다양한 문화생활 향유를 위해 정책적인 배려와 투자가 확충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26일 발표한 「90년도 한국의 사회지표」를 통해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의 참모습을 다각도로 조감해 본다. ○체육교육 효과 부정적 ▷교육◁ 우리나라 사람중 82.7%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다. 형편이 어려워서(47.9%),부모가 보내주지 않아서(15.4%)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여긴다. 유치원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정중 66.4%는 교육비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등록금등 각급학교 납입금(47.9%),학원수강료 개인교습비 등 각종 과외비(36.3%)등이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과외비에 대한 부담은 시지역이 42.7%로 군 이하 농촌지역(15.6%)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전체가장의 51.6%가 과외비를 교육비중에서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아 15개 시·도중 유일하게 납입금(40.7%)보다 높게 나타났다. 과외비를 부담으로 보는 비율이 17∼20% 이하로 낮은 편인 지역은 충남·전북·경북·제주 등으로 서울과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자녀를 가르치는 목적은 인격·교육함양(47.6%)이 1위로 나타났고 좋은 직장(29.2%),결혼 및 친구관계에 유리(7.8%) 등의 순으로 나타났지만 응답의 신뢰성에는 의문이 가기도 한다. 높은 교육열을 보이고 있음에도 교육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육부문 45.9%,덕육부문 43.1%,체육부문 29%에 그쳐 전반적으로 학교교육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성향을 보였다. 교육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특히 체육교육 부문에서 높게 나타났다. 90학년도 대학진학률은 인문고 47.1%,실업고 8.2%이며 전체로는 33.2%를 나타냈다. 이는 일본의 고졸자의 대학진학률 31%(88년 기준)를 2.2%포인트나 앞질러 기형적으로 높은 향학열·교육열을 반영했다. 고졸자의 대학진학률은 지난 85년에는 인문고 53.8%,실업고 13.3%,전체평균 36.4%로 나타나 점차 낮아지는 추세로 대학입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90학년도 졸업생의 취업률은 실업고 83.6%,전문대 58.6%,일반대 52.2%로 85년에 비해 조금 높아져 취업하기는 다소 쉬워지는 추세다. ○책구입엔 의외로 인색 ▷문화◁ 가구당 평균 서적보유량은 85년에 75.5권에서 올해 81.1권으로 늘어났다. 교과서·참고서·잡지류를 제외한 서적을 1권이상 보유한 가구의 비율은 85년 90.1%에서 올해 91.4%로 역시 다소 높아졌다. 89년 한햇동안 15세 이상 국민의 61.3%가 책(잡지 포함)을 1권 이상 읽어 84년의 56.1%보다 다소 높아졌다. 15세 이상 국민 1인당 연간 독서권수는 9.5권으로 84년(6.9권)보다 늘었다. 읽히는 책을 종류별로 보면 잡지가 45.5%로 가장 높고,교양서적 38.8%,직업관련서적 15.6%,기타 13.6%로 나타났다. 89년 1년동안 교양서적을 1권 이상 구입한 사람은 32.8%이며 이중 문학부문의 책을 구입하는 경우가 22.8%로 가장 많았다. 국민 1인당 교양서적 구입량은 2.9권,책을 구입한 사람 1인당으로는 8.9권으로 나타났다. 신문중 관심을 갖고 보는 지면은 남자의 경우 정치면(39.4%) 사회면(19.9%) 경제면(18.8%),여자는 사회면(40%) 경제면(19.4%) 정치면(10.6%)의 순으로 나타나 85년과 별 차이가 없다. 경제면에 대한 여자의 관심이 남자보다 높아진 것은 관심사이다. ○노령인구는 계속 증가 ▷인구◁ 90년 현재 추정인구는 4천2백79만3천명,인구증가율은 0.97%이다. 어린이는 계속 줄고 노령인구는 늘어나 15세∼64세인 생산연령인구 1백명이 부양하는 노령인구수는 85년 6.5명에서 90년에는 6.8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3.3%,“해외여행 경험” ▷여가◁ 집안잡일(44%),TV시청(24.5%) 등 소극적인 여가활동이 주류를 이룬다. 소득은 늘어나는데도 여가활동 패턴은 별 변화가 없다. 이에 따라 여가활동에 대한 불만족도가 84년 40%에서 90년에는 45%로 커지는 추세다. 만족스러운 여가활동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41.3%)과 시간부족(37%) 등으로 나타났다. 89년말 현재 도시가구의 교양오락비는 33만3천원으로 농가(5만4천원)의 6배에 달했다. 15세 이상 국민 1인당 연간 여행횟수는 2.9회이며 한번이상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65%였다.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한 경험자는 3.3%이며 89년에 해외여행 경험자는 2%였다. ○연 지출 1백78만원 ▷소득·소비◁ 89년말 현재 도시근로자의 월평균소득은 80만4천9백38원이고 농가소득은 78만6천3백89원으로 도시근로자가 1만8천5백49원이 더 많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도시근로자가 59만4천원으로 농가보다 5천원이 많았다. 전체 국민소비지출을 총인구수로 나눈 1인당 연간 소비지출액은 1백78만4천원으로 88년(1백58만3천5백원)보다 20만5백원이 늘었다. ○임금수준 39% 높아져 ▷고용·노사◁ 89년말 현재 실업률은 2.6%로 85년에 비해 1.4%포인트 낮아졌다. 89년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9.2시간(제조업이 50.7시간으로 가장 많음)으로 85년보다 2.7시간 줄었으며 임금수준은 85년보다 39%가 높아졌다. 89년의 고졸자임금을 1백으로 보았을때 대졸자는 1백91(85년 2백26.5),중졸자는 83.1(85년 74.7)로 학력간 임금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여성취업자 비율은 85년 39%에서 89년에는 40.7%로 늘었다. 여성취업자중 기혼자의 비율은 75.5%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주택보급률 70.9% ▷주택·치안◁ 89년 현재 주택보급률은 70.9%로 85년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89년 현재 살인·강도·강간·절도 등 주요 강력범죄의 재범률은 44.5%로 85년에 비해 8.7%포인트나 높아져 교도행정의 개선이 시급한 과제임을 입증했다. 경찰관수는 7만5백51명,경찰관 1명당 국민수는 6백1명으로 대만(3백13명),일본(5백59명)에 비해 경찰관수가 부족하다.
  • 해외공관장 대폭 이동/외교가 인사설로 술렁

    ◎외교강 정비·개각 맞물려 점치기 부산/미니공관 정비,외교관 수급조정/92년까지 10여곳 폐쇄,동구권에 충원/박 주미대사등 총리물망… 연쇄이동 예상 한소 수교,한중 무역대표부 교환설치합의 등 굵직한 사건들로 90년대 원년을 화려하게 수놓은 외교가도 연말을 맞아 외교망 정비와 정례이동에 따른 인사설로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박동진 주미 대사,이원경 주일 대사,이상옥 주제네바 대사,오재희 주영 대사 등 거물공관장들이 근무연한(3∼4년)이 꽉찬 데다 내년 1월초로 예상되는 대폭 개각과 묘하게 맞물려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인사이동의 폭이 크리라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실전부대격인 현직 외교관의 가장 큰 관심은 지난해부터 이미 추진된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지의 미니공관 철수 또는 폐쇄방침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한소 수교로 상징되는 북방외교의 대단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이미 부르키나파소,중앙아프리카공화국,바베이도스,니제르 등 중남미 및 아프리카지역의 4개 공관을 폐쇄조치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아프리카의 르완다 상주공관을 철수시킨 바 있다. 물론 이같은 외교망 정비작업은 그 동안 남북한간 소모적인 대결·경쟁외교 차원에서 이루어진 단순한 「외교공관 숫자늘리기」 노력을 그만두고 지역별로 거점공관을 설치·운영해 기동력있는 외교망을 구축하겠다는 정부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외교망 정비와 관련,오는 92년말까지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지의 10여 개 미니공관을 폐쇄할 계획으로 있다. 최호중 외무부 장관도 올해 국정감사에서의 업무보고를 통해 이러한 공관폐쇄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들 공관중 2,3곳을 철수할 예정인데 공관이 철수하더라도 외교관계는 그대로 지속되므로 그곳 대사는 이웃나라 대사가 겸임하게 되며 이 지역에 근무하던 외교관들은 일단 철수,다른 공관으로 옮기게 된다. 이들은 최근 1∼2년 사이에 신설된 공관으로 대부분 배치될 예정. 소련을 비롯,외교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헝가리·체코 등 동구권 6개국 공관은 아직까지 공관유지 필요 인원수에 태부족이기 때문. 지난 11월초 문을 연 초대 주소 대사관은 경제부처 등의 주재관을 제외한 외교관이 10여 명에 지나지 않아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주미·주일 대사관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또한 동구권 공관들도 대략 3∼4명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앞으로 2∼3명 정도 추가해야만 하는 실정. 이와 함께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 달성될 것으로 점쳐지는 한중 수교도 필연적으로 외교관 수요를 촉발시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형편. ○…외교망 정비와 함께 외교관들을 술렁이게 만드는 것이 미·일 등 주요 공관장들의 향후 거취문제. 박동진 주미,이원경 주일 대사와 이상옥 주제네바,오재희 주영 대사 등은 나름대로 부하직원들의 신망을 받음과 동시에 보스기질이 있는만큼 이들이 어느 「자리」로 옮기느냐에 따라 연쇄이동의 파장이 클 것으로 관측. 우선 이 주일 대사와 박 주미 대사는 비록 특임 공관장이지만 평균적인 근무연한(3년)이 꽉찬데다 두 사람 모두 외무장관을 거치는 등 과거의 화려한 경력으로 인해 차기 국무총리 물망에오르고 있다. 이들이 만약 국무총리에 임명된다면 미·일 등에서 같이 근무했던 외교관들의 승진이나 수평이동이 잇따를 전망. 또한 이 주제네바 대사와 오 주영 대사는 현 최호중 장관이 교체될 경우 후임 외무장관에 선임될 수 있는 선두주자. 이·오 두 대사는 모두 고시 8회 동기로 이미 장관에 임명되기 전의 필수코스인 외무차관을 지낸 데다 중요 보직인 제네바와 영국 공관장을 훌륭히 수행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관들은 총리후보감인 박·이 대사보다는 이들 두 사람의 향후 보직에 오히려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실정. 두 대사 중에는 먼저 외무차관을 지낸 이 대사가 앞으로 우리 외교의 중요부분을 차지하게될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과 이에 따른 각국간의 다자간 통상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오 대사보다는 조금 앞선 평점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 대사도 경북고 출신에다 노재봉 대통령비서실장과 처남·매부지간이라는 막강한 후광을 등에 업고 있어 외무장관에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오 대사는 또한 외무장관이 되지 않더라도 이 주일 대사 후임으로 주일 대사에 임명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주일 대사로는 최광수 전 외무장관이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30년 이상의 외교관 경력을 가진 두 대사말고도 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가 미·일 등 주요 우방국 인사들과의 안면이 넓은 데다 외무부 직원들로부터도 비 커리어(경력외교관) 출신이지만 상당한 호감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하게 후임 외무장관으로 거명. 그리고 최 장관은 교체될 경우 그 동안의 업적으로 인해 조금 시간적 여유를 가진 뒤 주미 대사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으며 노창희 대통령의전수석은 오 대사 후임으로 주영 대사에 임명될 공산이 크다. 유종하 차관도 본인은 유임을 희망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주영 대사를 강력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청와대측 “하산 희망” 피력의 안팎

    ◎「백담사 결심」만 남긴 “은둔 청산”/“겨울 넘겨선 곤란… 국민 이해할 것” 청와대/“사전논의 없었지만 곧 가부결정” 백담사 그 동안 설왕설래가 많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하산·귀경이 연내 이뤄질 것 같다. 노태우 대통령은 24일 송년기자간담회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이 연내에 백담사를 떠나 연희동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희망을 강력히 개진했다. 백담사 측근들은 이에 대해 『청와대측과 전 전 대통령의 귀경문제를 놓고 협의한 바 없다』고 연내 하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은 『노 대통령이 국가통치권자로서 전직 국가원수가 더 이상 은둔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시한만큼 전 전 대통령이 여러 상황을 고려,하산문제에, 대한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곧 전 전 대통령의 산사은둔 종식여부가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전 전 대통령의 연내 하산을 거론한 것과 관련,「일방적 희망사항」이냐 「백담사측과의 충분한 교감교환결과」이냐에 관심이 집중.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대통령이 은둔처인 백담사에서 세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고 전제,『2년이 넘도록 산사에서 불행한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입장에서도 이제는 가슴아픈 일이며 특히 대통령인 나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피력. 노 대통령은 이어 『솔직한 나의 심정은 하루라도 빨리 산사은둔생활을 마치시고 내려와야겠다는 것』이라면서 『지금 그 분의 댁은 청와대 오기 훨씬 옛날부터 살아왔고 또 그 집 하나뿐』이라고 말해 전 전 대통령이 하산할 경우 연희동집으로 돌아와야 함을 시사. 노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의 구체적 하산시기와 관련,『금년 겨울을 넘겨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간절한 생각』이라고 말하고 『국민 대다수도 이제는 충분히 이해하리라 본다』고 언급. 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연내 하산을 바라고 있다는 심경을 피력했을 뿐 백담사측과 사전혐의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 하지만 이는 청와대측의 희망에 이어 백담사측의 수용이라는 절차를 밟아 전 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것이며 양측간 하산문제에 대한 사전교감이 있었으리란 것이 일반적 관측.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을 「그분」이라 호칭하는 등 전보다 더 깍듯한 존칭어를 썼던 것도 하산문제와 관련해 백담사측의 심기를 거스리지 않으려는 배려였다는 분석. 노 대통령은 또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날 상오 노재봉 비서실장을 김영삼 민자당 대표에게 보내 전 전 대통령의 하산문제를 거론할 것임을 미리 통보했고 김 대표는 기자회견 종료시각에 맞춰 환영논평을 발표함으로써 청와대와 백담사측,또 청와대와 당측간 사전교감 사실을 뒷받침. 반면 이날 상오 열린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여권 지도부는 전 전 대통령이 내년 1월18일 자신의 회갑을 서울에서 맞도록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나 개인적 이미지와 여론 동향에 민감한 백담사측은 회갑을 산사에서 지내는 것이 모양상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노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하산이 연내에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일단 분위기 환기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하산시기를 연내로 못박지 말라면서 『이제 정치권 및 국민반응를 보아 백담사측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피력. 백담사 측근들은 이에 대해 『하산이나 귀경여부는 전 전 대통령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며 곧 입장피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 ○…전 전 대통령의 연내 귀경에 대한 청와대측과 백담사측의 「완전 합의」가 이뤄졌느냐는 문제를 떠나 양측간 하산문제에 대한 협의가 계속 진행되어온 것은 주지의 사실. 여권은 전 전 대통령이 내년초 자신의 회갑은 물론 지방의회선거 때까지 백담사에 머물 경우 범여권 결속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와 지자제선거에 이롭지 않다는 생각 아래 조기하산을 종용해온 것을 관측. 김윤환 총무 등 여권의 주요인사들은 백담사 측근들과의 접촉을 통해 이같은 청와대의 뜻을 전달했으며 장세동·안현태·이양우·허문도·민정기씨 등 백담사의 핵심측근들은 「가족등반」을 핑계대고 지난 5일 백담사에 집결,전 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것. 이때 장·허씨 등은 조기하산을 주장했으나 이·안씨 등은 신중론을 개진해 최종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씨가 『전 전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직접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밝혔다는 후문. 청와대측과 백담사측의 하산문제 협의에서 주요 관건이 됐던 것은 시기문제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의 주거문제였으며 청와대측은 일단 경기도 화성의 이규동씨 소유 평화농장 등을 1차 귀환지로 제시했으나 백담사측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연희동집으로 최종 낙착됐다는 것. 협상과정에서 노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의 직접 전화통화와 김영일 민정수석비서관의 백담사행 등이 있었다는 관측이 유력. 이같은 막후접촉을 토대로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나왔으며 이양우 변호사 등 백담사 측근들이 곧 전 전 대통령을 방문,전 전 대통령의 최종결심을 얻어오는 요식행위만 남았다는 분석.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집으로 돌아오더라도 당분간 두문불출하며 현 여권에 해가 되는 행동은 자제하리란 전망.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2월초 백담사를 찾은 권정달씨 등 5공인사들이 『내년 1월 구민정당 창당 10주년행사를 거창하게 갖고 신당결성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것은 노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당신들도 두 번 죽는다』고 극구 만류했다는 것. 다만 전 전 대통령은 『이미 월동준비를 끝냈기 때문에 이번 겨울은 이곳에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여권 고위인사가 전했으나 청와대측은 이같은 전 전 대통령의 심기가 바뀔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 이와 관련,청와대측은 5공 소외세력들이 신당결성 움직임 등을 자제한다면 국회의원선거구 분구시 이들을 상당수 배려할 뜻을 전달하고 있으며 전 전 대통령도 이에 상당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 ○…노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연내 귀경을 희망한 데 대해 민자당은 계파를 초월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며 평민당측도 하산에는 크게 받대않는 분위기이나 연희동집 귀환에는 부정적 입장. 민자당의 김 대표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전직 대통령이 끝없이 유폐생활을 계속할 수 없으며 자연인으로 복귀하는 것이 나라의 장래를 위하는 일』이라고 피력. 민주·공화계도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범여권 결속을 위해서 하산이 바람직하다』는 반응.
  • 기획원이 밝힌 「’89 통계수치」

    ◎제조업기피 심각… 광공업 성장 내리막/9년만에 종업원수 감소… 서비스업에 뺏겨/생산·매출액 신장도 예년 수준을 밑돌아/자동화투자 치중… 유형 고정자산은 25% 늘어 자본가와 근로자의 제조업기피 현상으로 광공업 성장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광공업체는 종업원수가 9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으며,생산액·출하액·부가가치 신장률이 예년에 비해 모두 크게 떨어져 생산활동이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24일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발표한 「89년 광공업통계조사결과」에 따르면 종업원 5인이상 광공업 사업체 수는 6만7천4백84개로 88년(6만1천7백23개)보다 9.3% 늘어나 사업체 수는 88년의 증가율(9.6%)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종업원 수는 3백16만8천명으로 88년 3백20만8천명의 1.2%인 4만명이 줄었다. ○한해 4만여명 줄어 광공업체에서 일하는 종업원 수가 이처럼 감소한 것은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고 일하기 편한 서비스업 쪽으로의 인력유출이 급증한 반면,광공업분야 신규투자는 극히 부진,신규인력의 채용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공업체의 종업원 수는 정치적 혼란기였던 지난 80년에 1년전보다 4.4%가 감소한이후 83년 5.2%,86년 12%,87년 9.3%,88년 3.6%로,줄곧 증가세를 지속해 왔으나 89년에는 9년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광공업체의 생산활동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산액은 지난해 1백49조7천1백20억원으로 88년보다 10.3%가 늘었다. 출하액(매출액)은 지난해 1백47조4천9백60억원으로 88년보다 9.7% 늘었다. 이는 88년에 생산액신장률 17.7%,출하액신장률 18.2% 등에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부가가치도 떨어져 부가가치도 지난해 55조8천9백50억원으로 88년보다 13.3% 늘어나는데 그쳐 88년의 신장률 18.8%에 크게 못미쳤다. 광공업의 생산활동이 예년보다 크게 부진한 가운데서도 광공업체의 유형고정 자산은 지난해 60조1천7백80억원으로 1년전보다 25.4%나 늘어났다. 89년의 광공업체 유형고정자산신장률은 전반적인 호황기였던 88년의 신장률 22.4%보다 높아진 것이다. ○부동산투기 열 올려 이같은 현상을 보인이유는 두가지로 해석된다. 첫째는 근로자의 고임금 요구와 노사분규의 악화에 대비,기업주들이 고용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자동화설비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투자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즉 인력을 기계로 대체한 것이다. 둘째는 불황속에 기업주들이 손쉬운 돈벌이를 위해 생산활동에 대한 투자보다는 공장부지확보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부동산투기에 열을 올렸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광공업의 생산활동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도 중화학공업은 비교적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화학공업의 출하액은 11.7%가 증가,경공업출하액 증가율 6.6%를 크게 앞질렀다.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을 합친 제조업(광공업에서 광업제외)의 출하액 신장률은 9.9%였다. ○중화학비중 높아져 이에 따라 제조업에서 중화학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5년 62.7%,87년 62.9%,88년 64%에 이어 지난해 65.1%를 기록,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고도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광공업체의 생산활동을 규모별로 보면 중·대규모(종업원 수 1백인이상) 광공업체의 생산활동이 크게 부진한 반면,소규모(5∼99인)광공업체의 생산활동은 상대적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소규모업체의 사업체 수와 종업원 수는 지난해에 1년전보다 각각 10.6%와 7.4%가 늘어난데 비해 고용규모가 1백∼2백99인인 중규모업체의 사업체 수와 종업원 수는 각각 1년전보다 4.4%와 6.7%가 줄어 들었다. 또 고용규모 3백인 이상인 대규모업체의 사업체 수와 종업원수는 각각 1년전보다 7%와 8.6%씩 줄어 감소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출하액은 소규모업체가 지난해 22.6%의 신장률을 보여 중·대규모업체의 6.1%와 4.3%를 크게 상회했다.
  • 대기업들,내년에도 신규채용 줄일 듯/시설자동화 따라 “소폭 고용”

    ◎현대등 연1만명서 1∼2천명으로 축소 고임금 생산직 인력난 등으로 기업들이 사무합리화와 공장자동화 등을 추진하면서 최근 들어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는 등 인력증원 규모를 최소화시키고 있으며 내년에도 인력채용을 최대한 억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몇년전만 하더라도 해마다 1만명이상씩 직원수를 늘리던 현대,삼성 등 주요그룹들이 최근 1∼2년 사이에는 불과 1천∼2천명 정도의 증원에 그치는가 하면 오히려 전체 인원수를 줄이기까지 하고 있다. 이들 주요기업은 관리혁명,사무효율화운동 등의 이름으로 올해 철저한 직무분석 등을 통해 각 조직의 인원 과부족상태를 파악,올해말과 내년초에 걸쳐 대대적인 배치전환 등 인사이동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신규인력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 86년 전체직원수가 14만7천명에서 87년에는 16만명으로 1만3천명이 증가했고 88년에는 17만5천명으로 전년비 1만5천명이 늘었으나 지난해에는 전체직원의 수가 17만6천명으로 1천명정도가 증가하는데 그쳤고 올해도 지난해보다 2천명 정도 증가하는 선에서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그룹은 전체 직원수가 지난 87년 14만8천명에서 88년에는 15만8천명으로 1만명이 늘어났으나 89년에는 전체인원 16만5천명으로 증가규모가 7천명으로 둔화됐고 올해는 이보다 증가세가 훨씬 둔화돼 겨우 2천명 정도가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럭키금성그룹도 V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동화·기계화·사무합리화 등을 추진,올해 그룹전체 인원규모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10만명선에 그치고 있으며 그룹내 일부 계열회사들은 직원수가 오히려 종전보다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우그룹은 대우엔지니어링·대우투자금융 등이 대우조선 관련 그룹자구노력차원에서 그룹에서 떨어져나가는 요인외에 올해부터 시작된 관리혁명 등으로 전체 인원규모가 오히려 감소,지난 88년 9만3천명에서 89년에는 9만1천명으로 2천명이 줄었으며 올해는 또다시 전체인원이 8만7천명으로 4천명이 감소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 새해 예산안 표결 통과/정기국회 폐회

    ◎야 반대속 26조9,798억 확정/추곡가 싸고 막판까지 진통/18개 안건과 일괄 상정… 전격 처리/의원 세비 23% 인상 확정 국회는 18일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 일반법안 33건과 추곡수매동의안,91년 산업금융채권발행동의안 등 36건의 안건을 처리하고 회기 1백일의 제151회 정기국회를 폐회했다. 이날 예결위에서 상정해 본회의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은 정부가 제출한 27조1천8백25억원에서 2천27억원을 순삭감한 26조9천7백98억원으로 올해보다 18.9% 증가한 규모다. 또 추곡수매가와 수매량은 통일벼의 경우 5% 인상에 4백50만섬 수매,일반벼는 10% 인상에 4백만섬 수매로 최종 확정됐다. 이날 저녁 개의된 본회의는 11번째 안건인 새해 예산안의 처리까지는 평민당 의원들의 반대 속에서도 표결처리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됐다. 새해 예산안은 찬성 1백92,반대 69,기권 1표로 통과됐다. 그러나 평민당 의원들은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추곡수매동의안을 「실력저지」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나머지 안건들에 대해반대토론 등의 방법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회의는 밤늦게까지 여야 의원들간의 실랑이로 진통을 겪었다. 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하자 여야는 총무 접촉을 통해 절충을 시도했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고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자정이 다가오자 박준규 국회의장은 하오 11시35분께 추곡수매동의안을 포함한 19개 안건을 일괄 상정,1분 만에 전격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평민당 의원들은 변칙처리를 막기 위해 단상으로 몰려들었으며 여야 의원간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평민당 의원들은 산회가 선포된 이후에도 한 동안 회의장에 남아 국회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19개 안건의 일괄 처리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민자당은 본회의 시작전 김윤환 총무를 김대중 평민당 총재에게 보내 추곡수매동의안의 원만한 처리를 부탁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했다. 회의에서는 또 평민당측이 처리를 반대하고 있는 「영유아의 보호·교육에 관한 법률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간에 격렬한 찬반토론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예결위는 이날 하오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 총 27조1천8백25억원(일반회계)에서 3천4백44억6천만원을 삭감하고 농어촌구조조정자금 등 1천4백17억6천만원을 증액,순삭감 규모 2천27억원인 총 26조9천7백98억원의 새해 예산안을 평민당의 기권속에 표결처리,본회의에 회부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33건의 법률안은 다음과 같다. ▲국세기본법중 개정법률안 ▲국세와 지방세의 조정에 관한 법률안중〃 ▲교육세법〃 ▲방위세법 폐지법률안 ▲소득세법중 개정법률안(대안) ▲법인세법 〃 ▲상속세법〃 ▲주세법〃 ▲관세법중 개정법률안 ▲조세감면규제법〃(대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 개정법률안 ▲특정범죄가중처벌법〃(대안)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안 ▲공무원연금법중 개정법률안 ▲한국행정연구원법안 ▲정부조직법중 개정법률안 ▲지방양여금법안 ▲지방양여금관리 특별회계법안 ▲지방교부세법중 개정법률안 ▲지방세법〃(대안) ▲병역법중 개정법률안 ▲군인연금법〃 ▲국방·군사시설에 관한 법률안 ▲지방교육양여금법안 ▲지방교육양여금 특별회계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중 개정법률안 ▲교육공무원법중 개정법률안(대안) ▲영유아의 보호·교육에 관한 법률안 ▲기능장려법중 개정법률안 ▲기능대학법〃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법〃 ▲직업훈련기금법〃 ▲근로복지공사법〃 □일반회계중 부처별 예산조정 주요내역(단위 억원) ●삭감 △법정교부금 508 △국방부 360 △일반예비비 150 △특별설비자금이차보전 270 △농조장기채이차보전 100 △철도특별회계 전출금 284 △양곡 대상환(보사부) 190 △공무원연금 부담금(총무처) 150 △치수사업(건설부) 100 △농어가 부채대책비(농수산부) 237 △국고채무부담행위전환 794.6 ●증액 △추곡수매관련(농수산부) 681 △「페」만 지원경비(외무부) 215 △112차량 정수 및 UHF장비(내무부) 56 △광주 첨단단지(과기처) 80 △재특 전출금(재무부) 46 △동해항건설(항만청) 25 △중·소 공관신설(외무부) 25 △전주권(Ⅱ)개발(건설부) 15 △인천항 5부두 축조(항만청) 44 △가평 꽃동네 부랑인 시설보조(보사부) 10 △저소득 모자가정자녀교육비(보사부) 21 ○운영위안 거의 수용 국회는 18일 당초 29.4% 인상하려던 의원세비 중 사무실운영비 인상분 50만원을 20만원으로 조정,월세비 총액을 현행 4백60만5천원에서 5백66만1천원으로 23% 올리기로 최종확정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새해 예산안에 따르면 운영위를 통과한 「의원수당 및 지원경비 인상안」중 사무실 운영비를 현행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올리려던 것을 50만원으로 하향조정했으나 수당·체력단련비·우편료 및 전화료 지원비 등은 운영위안대로 인상키로 했다.
  • 두 정상,한반도에 정통 메모없이 회담/노대통령 방소 취재기

    ◎술술 풀린 2시간 대좌… 바로 핵심돌입/“개혁 소용돌이·내치 어려움” 서로 공감 지난 14일 상오 11시부터 하오 1시까지 2시간 동안 모스크바 크렘린궁 올드 레드룸에서 진행된 「노·고르비」 단독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번도 메모를 꺼내본 적이 없다. 노태우 대통령은 일반 정상회담의 관행대로 참모들이 마련해준 회담자료철을 가져가긴 했으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아무런 메모를 보지 않고 대화를 계속해나가자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서론없이 핵심사항에 바로 뛰어들었다. 「평양으로 가는 길이 막혀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 북방정책의 목표였기 때문에 남북한 관계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주변정세 대화에 1백20분간의 회담중 90분을 끌어나갔다. 두 정상의 단독회담에는 기록원 자격으로 소련측의 체르니아예프 외교보좌관과 우리측 김종휘 외교안보보좌관 등 단 두 사람이 배석했다. 김 보좌관은 회담 순간순간을 되살리면서 『고르비는 아무런 관계자료를 들춰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남북한 관계,한반도문제에 완전히 정통하고있었고 두 사람의 대화가 척척 맞아들어가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노 대통령도 『그가 고맙게도 내가 하려는 얘기를 먼저 정리해서 하길래 새삼 우리의 통일정책을 설명,이해를 구하고 어떻게 해 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3박4일간에 걸친 노 대통령의 공식 소련방문의 최대성과는 「모스크바선언」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을 세계인들에게 천명한 것도 꼽을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한반도문제 해결에 관한 한소간의 인식일치를 확인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험과 통일의 외부적 장애요인을 크게 제거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소련에 머무르는 동안 매일저녁 수행중인 이홍구 정치특보로부터 국내정세에 관한 일일보고를 받았다. 이 보고는 청와대에 남아 있는 노재봉 대통령비서실장이 회기 막바지의 국회상황을 중심으로 종합보고서를 팩시밀리로 보낸 것을 토대로 이뤄졌다. 이 종합보고서에는 노 대통령의 방소활동에 대한 각계 주요인사들의 반응도 포함되어 있어 대통령이 「외치」를하는 동안에도 「내치」에 대한 감각이 중간에 끊기지 않도록 배려된 것이다. 노 대통령이 국내정치에 대한 감각이 연속되고 있음은 16일 레닌그라드에서 있은 수행기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도 잘 드러났다. 「귀국하면 김대중 평민당 총재와 회담을 가질 계획이냐」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즉각 『그런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 오리라고 본다』고 답변해 이미 「청와대회동」 복안이 서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외치에 탁월한 고르비도 내치에 애를 많이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뭔가 공감하는 듯했다. 14일 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한 소련측 주요인사 가운데 야코블레프 대통령위원회 위원이 오찬장에 나타나지 않아 우리측 관계자들이 다소 찜찜해하고 있던중 소련측 관계자가 『우리 국내정치로는 대단히 중요하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권력강화 여부가 걸린 17일의 인민대표회의를 앞두고 각 공화국에서 올라온 대의원들을 상대로 득표활동을 하러 나갔다』며 「불참」에 대해 우리측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단독정상회담 말미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 국내정치에 어려움을 토로하자 노 대통령도 6·29선언 이후 6공 전반부까지 민주화에 편승한 혼란·무질서가 극도에 달했지만 이를 「전환기적 상황」으로 치부하고 인내해오면서 차차 질서를 확립해가고 있는 한국의 예를 들면서 국내정치의 어려움에 대한 얘기를 서로 나누었다. 노 대통령의 방소기간중 소련측은 거의 완벽한 경호를 제공했다. 우리 귀에는 비밀·첩보·공작활동으로 악명 높았던 KGB가 경호문제를 총괄관장,우리측 경호관계자들과의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크류치코프 KGB 의장은 한소정상회담이 있은 다음날인 15일 상오 이현우 경호실장과의 면담을 요청,『한소 양국 국가원수의 경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테러 등 범죄·마약정보 교환·인적 교류까지 하자』고 제의했고 이 실장은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측은 심지어 노 대통령이 레닌그라드에서 관람할 「백조의 호수」 공연장인 키로프극장에 북한의 누구누구가 관람객으로 극장에 가게 되지만 염려할 것은 없다는 정보까지 우리측에 사전에 알려준 것으로전해졌다. 노 대통령의 방소방문을 수행취재하면서 이익동기가 없고 경쟁이 없는 체제가 70년 동안 지속된 결과 나라는 물론 개인의 삶의 질을 얼마나 황폐화시켜 놓았는가를 실감했다. 그리고 소련이 한국의 경협에 대해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소비재 몇 개 더 얻고 협력자금 몇 푼 더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한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더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한국이 어느새 동북아 및 아태지역 평화와 발전의 핵심축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면서 우리의 국내정치가 좀더 넓은 시야에서 이뤄져야겠다고 느꼈다.
  • 대소 투자 우선순위 조정/오늘 청와대 임시 각의

    ◎3개 영사관 설치등 후속조치 추진/반테러·경호 정보 교환 합의/이 경호실장,KGB 의장 만나 정부는 노태우 대통령이 3박4일간의 소련방문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18일 상오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방소성과를 뒷받침하기 위한 범부처적 후속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방소를 통해 2중과세방지,투자보장,무역 및 과학기술협력협정 등 4개 협정이 체결됨으로써 한소 양국 실질 관계증진에 따른 법적·제도적 장치가 일단 완비되었다고 판단,국내 기업들의 대소 진출이 중동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투자우선순위 조정,과당경쟁방지대책 등을 강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미수교국 여행제한을 규정한 북방외교 기본지침에서 소련을 대상국에서 제외,연내에 소련 여행자유화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외무부는 이번의 성공적인 한소정상회담이 한중 수교 촉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내년 1월 중순 주북경 무역대표부 개설과 때 맞춰 중국 외교부측과도 수교교섭을 벌일 방침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회담결과를 설명하고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오랜 냉전체제를 청산하고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회담내용에 대한 완벽한 후속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대소 진출을 지원하고 재소동포들의 조국왕래를 돕기 위해 하바로프스크 등 극동지역,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앙지역의 알마아타 혹은 타슈켄트 그리고 레닌그라드 등지에 총영사관을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1월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한소 정부대표단회담에서 대소 경협의 규모와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간의 협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비 방한 관련” 한소 양국은 상호 국가원수의 경호상 필요할 경우 테러 등 범죄와 마약에 대한 정보교환은 물론 경호 인적교류까지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 경호업무를 총괄한 이현우 대통령 경호실장은 이날 하오 『한소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 15일 소련의 국가원수 경호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크류치코프 KGB 의장과 회동,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양국 경호책임자간의 합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노 대통령의 방한초청에 대해 『멀지않은 장래에 한국방문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내년봄 방한을 시사한 점과 관련,구체적인 실무준비작업의 하나가 아닌가 보여 주목된다.
  • 노대통령 내외신 기자회견 연설 요지

    ◎“「모스크바선언」은 화해시대의 장전”/소비재 합작공장 적극추진/한반도 통일에 소 역할 기대 나의 소련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나는 그 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짧은 일정의 방문이었으나 그것은 역사적이며 두 나라 국민에게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안겨주는 큰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계의 고무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한국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은 아시아·태평양과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더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었으리라고 믿습니다. 한국의 국가원수가 역사상 처음 소련을 방문하고 크렘린에서 한소정상회담을 갖는 현실 자체가 놀라운 변화인 것입니다. 어제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명·발표한 공동선언은 한소 두 나라 간에,그리고 한반도와 광대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장전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과 소련이 오랜 냉전시대를 종식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음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한소 양국간에는 86년간의 단절이 있었습니다.그것은 식민세력의 침략과 냉전의 대결 때문이었습니다. 냉전체제는 나라와 나라,국민과 국민을 갈라 반목을 증폭시켰습니다. 한소 수교와 나의 모스크바방문은 우리 두 나라가 지난 시대 서로를 갈라온 벽을 허물고 자유·번영·평화·인류보편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가는 동반자로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일이었습니다. 한소 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한반도의 냉전적 대결 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겨레에 대결과 불안의 시대가 가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나는 어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매우 진지하고 유익한 회담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이 세계의 냉전체제 지양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몰타 미소정상회담과 최근 파리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이룬 평화와 협력의 질서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도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한소 관계발전과 모스크바 한소정상회담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이세계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역사의 물결이 가져다 준 필연적 귀결입니다. 그것은 냉전의 대결을 불식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구해온 나의 북방정책과 이 세계에 획기적인 변혁을 이끌어 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가 합치한 데서 맺어지고 있는 결실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담도 이러한 공동의 철학이 그 바탕을 이루었습니다. 한국과 소련은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며 그 결과는 현실의 변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과 같이 상호연계된 세계에서 한반도문제는 동북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에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는 소련이 우리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과 똑같이 북한과의 기존 우호관계도 발전시켜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도 북한을 우리와 대결·경쟁하는 상대가 아니라 한 민족으로서 함께 발전해나가는 동반자의 관계를 이루어나가려 합니다. 한소 두 나라는 지난 시대의 불행과 어두움을 씻고 선린우호의 밝은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무한한 협력의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양국의 경제구조는 상호 보완적이어서 교역과 경제협력관계의 확대는 두 나라 모두의 번영에 기여할 것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소간의 실질적인 관계가 급속히 증진되고 있는 데 만족했습니다. 4년전 1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양국간의 교역은 올해 10억달러에 이를 것입니다. 막혀 있던 양국 국민간의 인적 교류도 올들어 11월까지 1만2천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 시발에 불과한 것입니다. 나의 모스크바방문중 양국간에 무역·과학기술협력협정 등이 체결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제 두 나라간에 교역·협력관계를 본격적으로 발전시킬 확고한 틀이 이루어졌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나는 통상과 경제협력관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합의했으며 그 앞날에 관해 낙관했습니다.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각종 소비재를 공급하고 또 이러한 소비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합작투자를 통해 소련에 설립하는 데 장기신용을 공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소련이 갖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을 상용화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소련과의 협력추진에 적극적이며 각종 협력사업이 가시화됨에 따라 소련국민은 한국이 소련의 개혁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양국간의 교류협력관계 발전은 비단 경제분야에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문화·학술·체육 등 모든 분야에 걸칠 것입니다. 새로 열린 선린우호의 가교를 따라 두 나라 국민의 이해와 우정은 깊어갈 것입니다. 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소련이 이루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 높은 찬사와 지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위대한 소련국민이 그 과정상의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페레스트로이카의 승리를 성취하여 민주주의와 번영의 풍요한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을 믿습니다.
  • 한·소 관계의 새로운 전개/노·고르바초프 모스크바선언(사설)

    노태우 대통령은 방소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모스크바선언」이 발표됐다. 한반도문제 해결의 국제성과 한국의 새 위상정립을 세계에 천명하는 역사적 문서임에 틀림없다. 1905년 이후 오랫동안 적대적 관계에 있던 한국과 소련이 언뜻 국교관계를 수립하더니 마침내 그 한쪽 당사자 한국의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모스크바에 입성한 결과인 것이다. 세상에는 「예기치 못한 일」이 더러 일어나는 수가 있다. 우리는 새삼 어떤 자부심을 내세우려 하지 않으면서도 올해 세계사적 사건으로 노 대통령의 크렘린궁 방문과 한소정상회담을 꼽고자 한다. 다른 하나는 물론 유럽의 분단국이던 동서독의 통일이어야 한다. ○수교와 방소,그 복합적 의미 전후 얄타체제는 세계를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서방진영과 소련을 축으로 하는 동방진영으로 양분시켰다. 두 진영의 관계는 양극적 이데올로기의 대결관계로 고착됐으며 그 테두리 안에서 유럽에서는 독일이,아시아에서는 한반도가 각각 분단됐다. 85년 출범한 소련 고르바초프 정권체제는 개혁과 개방정책 아래 소련과 동유럽을 교조주의적 레닌이즘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그 시대적 필연성 속에서 유럽의 동서독이 완전통일을 이룩했다. 이제 한반도의 남북한만 남았다. 노 대통령이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의 국가원수로서 소련을 찾은 것이다. 그의 모스크바 입성은 한소 양국이 모두 탈이데올로기적 외교를 수행해온 기본틀 위에서 가능했다. 그 기반 위에서 한소 두 정상은 정치·외교·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심화할 것에 합의한 것이다. 한국과 소련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남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의 참여 속에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모스크바선언의 정신이다. 모스크바선언은 ①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위해 중요하며 ②한반도의 통일이 한국민의 염원이고 ③남북한 접촉의 확대를 환영한다고 세계에 선포했다. 선언은 『주권평등·영토보전·정치적 독립을 상호 존중하고 국내문제에 상호 간섭치 않는다』고 했고 『경제·통상·산업·수송분야에서 효율·호혜적인 협력을 깊이하고 선진과학기술교환·합작기업협력·호혜적인 사업의 개발과 투자를 환영한다』고 다짐했다. 한소간 관계개선은 이제 바야흐로 전 분야에서의 전폭적인 상호개발협력의 장으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속의 새 한국 위상 노 대통령의 방소는 아시아에서도 냉전구조가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했다. 그것은 다음 몇 가지 측면에서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에 중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첫째,비서방권에 대해서는 물론 국제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한국의 국제외교적 지위를 더욱 크게 향상시켰다. 또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한소 관계의 심화와 더불어 더욱 확대될 것이다. 둘째,양국 관계의 진전 및 그에 영향받을 남북한 관계의 진전여하에 따라 한미 관계와 미·북한 관계에,특히 한미 군사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다. 유럽에서 실현된 동서진영 사이의 군축을 소련이 아시아에서 재연시키려고 하고 있음에 비추어 한미 군사관계의 변화에 의해 나타날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역할의 재조정은 이미 미 자신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유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전통적인 우방으로서의 미국과 그 우호동맹관계를 더욱 돈독히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소 관계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소련·북한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측면에 유의한다는 것이다. 셋째,한소 관계의 발전은 중국으로 하여금 한중 국교수립과 협력증대를 추진하는 한국의 노력에 보다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직 북한을 의식해서 대한 관계개선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중국으로서도 모스크바선언은 그들의 대한반도 정책반경을 넓히는 객관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의 소중 관계진전 역시 그러하다. ○한·소 정상회담 이후의 과제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나는 목적에 대해 평양에 가는 길이 막혀 모스크바로 돌아간다고 표현한 바 있다. 이번 방소에 앞서서도 그 비슷한 감회를 피력한 바 있으며 『이제 우리는 한반도의 분단구조가 변화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평양에 가는심정으로 모스크바에 갔을 것이며 대소 관계개선에서 남북한 관계개선의 또다른 단서를 얻고자 그곳에 갔음에 틀림없다. 평양에 가는 길을 트는 데 있어서 소련의 역할은 무엇인가. 과거와 현재에 걸쳐 한반도에 있어서의 소련의 위치와 비중을 평가하는 것이 그 대답이 될 것이다. 물론 북한에 대한 소련의 영향력 행사는 한계가 있고 남북문제 해결의 당사자는 바로 남북한 양쪽이다. 얼마 전 방한했던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위원회 위원도 이 점을 지적했지만 모스크바의 인식 또한 그러할 것이다. 한반도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소련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대소 관계개선정책은 결코 북한을 배제하거나 고립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등장시켜,한반도문제 해결 당사자로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이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방외교의 궁극적 목표가 바로 거기에 있다. 한소 두 정상의 모스크바선언은 확실히 한반도의 기존 냉전구조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다. 충격의 확대 재생산이바로 한반도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며 그 당사자가 남북한인 것이다.
  • 한반도 평화·통일의 초석 놓다/「모스크바선언」의 의의

    ◎무력사용 불인정… 전쟁위험 근원 제거/「45년간의 냉전구조 종식」 세계에 천명 한소 모스크바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구조가 붕괴되고 있음을 세계에 선언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14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한 「대한민국과 소비예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간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은 45년간 지속되어온 한반도 냉전의 종식을 천명하고 있다. 양국 정상이 서명하여 공표한 이 「모스크바선언」은 ▲분쟁 해결에서 무력사용 불인정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에 중요 ▲한반도의 통일이 한국민의 염원임을 확인했다. 이번 선언이 갖는 국제정치적인 의의와 그 함축성은 3가지 측면에서 분석될 수 있다. 첫째,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은 평양으로부터 나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 근원은 북한의 「군사종주국」이었던 모스크바로부터 연유되었다는 면에서 소련이 무력사용의 거부를 명백히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소련의 「남북한간의 정치적·군사적 대결의 종식」 「생산적인 남북대화의 지속」의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은 확실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시대의 개막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한소 관계 측면에서 이번 모스크바선언은 사실상 한소기본조약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한소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의 명칭이나 양국 원수가 서명을 한 절차형식에서도 그렇지만 이 선언은 내용면에서도 기본조약의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양국 관계의 기본원칙으로 「영토보전·정치적 독립존중·내정불간섭·자결권 인정」 「핵 및 재래식 군비경쟁의 완화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 등 6개항을 명시하고 양국 관계의 향후 발전방향을 적시하고 있다. 특히 『양국의 교류와 접촉의 확대가 각자의 제3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거나 각자의 다자 또는 양자 조약이나 협정상의 의무수행에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기본조약에 있어 「효력의 한계」 조항을 가름케 하고 있다. 이 대목은 한소 관계의 개선이나 진전이 한미·한일 기존관계나 소·북한 관계를 해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와 함께 한미방위조약이나 소·북한우호협력방위조약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셋째,한소 관계발전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한 것이다. 양국은 이 점에 대해 ①호혜 동등한 관계,쌍무적 협의와 다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 지역을 평화와 건설적인 협력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②아시아에서 대결적 사고방식과 냉전의 종식을 가속화하고 지역협력에 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당초 노·고르비 회담에서는 동북아지역의 평화구도가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언급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는 매우 교과서적인 원칙기술에 그쳤다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88년 10월 유엔연설에서 동북아 6개국(남북한·미·소·중·일) 평화협의회의를 제의한 바 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유럽안보협력회의와 같은 기구를 아시아에서도 출범시키려는 구상을 밝혔기 때문에 무엇인가 접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한소 양국이 「선언」 초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소련측이 「아시아판 유럽안보회의」 구상에 관해 적극적인 표현을 삽입할 것을 요청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배제됐고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도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련은 고르비 특사로 지난번 서울에 온 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을 통해 미군 철수를 전제로 한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입장을 밝힌 적도 있긴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제 한국 안보의 기본바탕인 한미방위조약과 당장 대치되는 성격이 강해 우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이번 선언에서 한국측은 6·25동란·KAL기 격추사건 등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대한 유감을 명시토록 요구했으나 소련측은 모스크바선언이 미래지향적인 성격과 내용을 담은 것인만큼 굳이 이를 명문화할 필요는 없다면서 완곡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서 이 문제를 제기,한소 관계는 냉전시대의 「산물」을 깨끗이 청산하는 바탕 위에서 선린우호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노·고르비 회담은 『경제 통상 산업 수송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심화,선진과학기술의 교환,합작기업과 개발투자의 지원』을 밝힌 이 선언 내용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으나 경협의 규모 등을 직설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대통령이 45년 전 얄타협정의 냉전체제를 한반도에 적용키로 했던 모스크바 삼상회의가 열린 바로 이곳에 와서 소련 대통령과 회담,한반도의 「얼음」을 함께 깨부수는 작업을 세계인들에게 과시한 것이 이번 노·고르비 회담의 상징적인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한소,21세기 아­태시대의 새 동반자로/노대통령 모스크바 도착성명

    ◎단절 부른 냉전·대립 이젠 역사속에/변혁 이룬 페레스트로이카에 경의 우리 한소 양국이 오랜 단절 끝에 국교를 수립하여 선린우호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 것을 다함께 경하합니다.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로는 사상 처음 내가 소련을 방문하도록 초청해주신 고르바초프 대통령께 깊은 사의를 표하면서 모든 소련국민에게 한국국민이 보내는 따뜻한 우정의 인사를 전합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6월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만난 이후 나의 이번 방문으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새로 열린 한소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모든 방안에 관해 진지한 협의를 가질 것입니다. 나는 또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안정과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양국의 협력방안에 관해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는 짧은 방문기간이나마 소련의 각계 지도자와 국민을 만나 양국간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고 모든 분야에서 우호협력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나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에 교류와 통상,경제협력을 본격적으로 증진시켜 나갈 틀을 마련하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오랜기간 우리 두 나라와 국민을 단절시켜 온 것은 식민세력의 침략과 냉전의 대립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인류를 갈라놓고 우리 모두에게 대립과 반목,엄청난 고통과 전쟁을 불러온 이 모든 것을 역사 속에 묻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세계인구의 3분의2가 살고 있으며 한국으로부터 일본·동북아·호주에 이르는 태평양의 서안은 세계의 번영을 이끄는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소 양국의 새로운 관계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도 개방과 개혁의 물결이 넘쳐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나는 「신사고」에 바탕한 페레스트로이카로 세계의 질서를 바꾸고 소련에 위대한 변혁을 이루고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소련국민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의 가치는 이 세계를 자유·번영·평화로 이끌고 있습니다. 나는 현재 소련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을 민주주의와 발전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은 소련의 개혁노력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며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두 나라는 역사상의 단절과 불행한 과거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국은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통상과 경제협력을 증진할 큰 잠재력을 안고 있습니다. 나의 이번 방문은 모든 분야에 걸쳐 양국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상호의 번영에 기여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2년 전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소련선수단은 한국국민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나는 이번 방문이 양국 국민간의 이해와 협력의 길을 넓혀 더욱 평화롭고 번영하며 더욱 행복한 세계를 이룩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 윤이상씨에게 「당부」한다/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적기」가 태극기와 어울려,대한민국 정부청사가 즐비한 태평로 거리를 휘감고 펄럭이는 길을 따라 출근을 했다. 이게 서울이었나 하고 당황할 법한데 오히려 무심하게 지나왔다. 우리 스스로 많이도 변했음을 실감했다. 지난 10일에는 국립극장에서 열린 「통일음악회」를 관람했다. 북쪽 프로그램인 1부가 끝나자 그만 일어나고 싶었다. 그날 듣고 싶었던 것은 북쪽 음악이었으므로 늘 듣던 남쪽 것은 안들어도 그만일 것 같았다. 그러나 떨치고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것은 통일음악회의 구성이 흡사 남북의 민속음악 경연대회처럼 꾸며져 있어서 한쪽만 보고 일어나는 것은 그쪽만을 지지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우려가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느낌은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렇게 전체를 다 보고 나니까 저절로 비교가 되어 개인적인 호오의 느낌이 확연히 드러났다. 간들어진 목소리로 애교를 피워가며 1930년대 악극단의 버라이어티쇼처럼 부르는 북쪽의 민요조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안든다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음악문화의분위기가 우리와 다른데서 오는 이질감일 것 같다. 「신고산타령」의 큰애기 부분을 「바람나서 밤봇짐을 싸는」 것으로 부르는 대신 「큰애기들이 뜨락또르 모는소리」로 바꿔 부른다든가,「우리당의 음덕이로세」를 거듭하며 정치색나게 부르는 따위의 소소한 차이쯤은 얼마든지 수용하겠는데 이상하게 가식적인 그 분위기가 간지럽고 등줄기에 뭔가 기어다니는 벌레가 들어간 듯한 느낌이었다. 악기 또한 「옥쟁반에 구슬구르는 소리같다」는 현이 많은 악기는 어쩐지 서양악기의 하프같아 우리 악기같지가 않고 단소소리 또한 원래의 소리와 좀 이질감이 들었다. 단소에다 작은 부품을 부착하여 플루트에 가까운 소리가 났다. 우리는 하프소리도 자유롭게 듣고 플루트연주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그러므로 단소소리는 단소소리답게 플루트소리는 플루트소리로 듣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느낌은 아마도 서로가 가진 남북의 차이일 것이다. 우리쪽의 「고전」을 가지고 평양에서 공연했을때,그쪽 평론가가 쓴 평문이 최근 국내의 주간지에 실렸다. 거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판소리 가수들에게 고유한 쐐ㄱ소리는 인위적인 목청으로 성대를 무리하게 쓴 결과 나타난 병적 현상이다. 그런 것을 지난날 양반놈들은 술놀이판에서 흥을 내는 제놈들의 더러운 기호와 취미에 맞는다고 해서 명창이니 국창이니 하고 장려해왔다.』 남쪽식의 이른바 정통 국악을 그들은 이토록 지독하게 혐오하는 것이다. 「통일음악회」를 보고 「한핏줄」에 「동질성」의 확인을 했다고 감동에 감동을 거듭하는 찬사가 많았다. 그러나 그 감상주의에 전폭적으로 동의해지지 않는 일면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느낌도 매우 소중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조상의 후손임이 분명한데 남북에 왜 동질성이 없겠는가. 그것은 처음부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므로 정작 궁금한 것은 『얼마나 이질화했는가』였다.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우리 함께 살아야 할 남북이 얼마나 다른 감각을 갖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통일음악회를 전후해서는 우리에게서 아주 미묘한 현상이 하나 있었다. 이런 이질감을 지적하는 일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통제당하는 느낌이었다. 그저 「뜨거운 감동」에 「참음악」임만을 예찬하도록 강요하는 듯한 이 기묘한 분위기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음악회기간중 돌출한 윤이상씨의 편지도 이런 분위기 연출에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 편지는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내용일 뿐더러 언론기관에 배포해줄 것을 (윤씨가)특별히 당부한』 편지였는데 우리의 정부 공보관계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공표조차 안했음을 힐난받았던 바로 그 편지다. 당국이 언론에 전달했다면 우리의 자유롭고 공정한 언론들은 오히려 묵살해 버렸을지도 모를 이 편지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아주 잘 「전달」이 되었다. 그 내용의 핵심인즉 『…음악교류는 조금도,어떠한 형태로든지 그 질적 양식적 가치를 가지고 비평하지 않기를』 각 신문들에게 호소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비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는 뜻인지,언급은 하되 긍정적인 찬사만을 쓰라는 뜻인지 이 문맥으로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언론에 나타난 것은 모두 찬미 비슷한 것이었던 것을 보면 그의 말은 그런 방향으로 받아들여진 게 분명하다. 「통일음악회」는 처음부터 「윤씨의 작품」이었다. 비무장지대라고 하는 군사적 공간을 「음악회」로 묵살하자는 기발한 제안을 하여 마치 거절한 쪽에 통일의 의지가 없는 것 같은 효과적인 선전을 해서 공을 세운 그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남쪽 음악인을 「선정」해서 북에서의 「통일음악회」를 이루었다. 「통일음악회의 대부」같은 그가 북한에서 누리는 위치는 『제3인자 정도』의 막강한 것이었다는 소문도 있다. 그걸 뒷받침하듯 음악인만이 아니라 「취재기자」를 선정하는 권한까지도 있어보이는 과정을 거쳐 「평양의 통일음악회」를 끝내고 그 화답행사인 서울서의 「송년 통일음악회」에 「사신」을 보낸 것이다. 그 사신에 「각 신문에」 보내는 「당부」가 있었던 것이다. 이 「당부」를 지키지 않는 신문이나 기자는 다음의 「통일음악회」같은 행사가 북에서 열릴 때에는 「선택받을 가능성」을 포기해야 한다는뜻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 때문에 「지레 겁을 먹을」 남쪽 신문이나 기자는 없겠지만 그의 호소는 결과적으로 상당히 주효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서로 얼마나 다른가」를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서로 안다칠 수 있고 보호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원수를 가지고 「물」이니 「바보」이니 흉도 보고 대로상에서 타도를 외치기도 하는 우리의 눈에는 「수령」의 지난날을 부정적으로 진술한 대목의 남쪽신문을 본 것만으로 『손이 떨려 말이 안나오는』 심경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붉은기가 휘날리는」 태평로거리를 유유히 지나 출근을 하는 것이 우리의 자유로움이다. 서로가 이만큼 다르다는 것을 윤이상씨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남쪽의 이럴 수 있음에 대해서 북쪽을 이해시키는 일을 우리는 윤씨에게 「당부」한다. 윤씨는 그걸 해줄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 노대통령·고르비,반가운 “재회악수”(모스크바 여로)

    ◎“먼 길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첫인사/급진전 관계 반영하듯 밝은 표정 대화/라이사,김옥숙 여사에 환영의 꽃다발 전달 ○…소련 공식방문길에 오른 노태우 대통령은 13일 하오 5시(현지시간) 약 11시간의 비행 끝에 모스크바 세르메체보공항에 도착,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의 영접을 받고 약 20여 분 간에 걸친 공항 환영행사에 참석. 검정색 코트와 중절모 차림으로 트랩을 내려선 노 대통령은 군악대가 애국가와 소련국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소련 3군 의장대를 사열. ○메드베데프공항에 노 대통령은 이날 서면으로 대체된 도착성명에서 『오랜 기간 우리 두 나라와 국민을 단절시켜온 것은 식민세력의 침략과 냉전의 대립이었다』고 지적하고 『나의 소련방문은 우리 두 나라 국민과 정부간의 진정한 만남으로 역사의 새로운 장을 펼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 메드베데프 위원은 환영사에서 『역사적인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소련과 소련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소련방문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양국간의 우호가 더욱 증진되기를 바란다』고 인사. 이어 노 대통령과 부인 김옥숙 여사는 「노태우 대통령 내외의 소련방문을 환영합니다」 등의 각종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나온 재소동포와 상사원 약 2백명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으며 노 대통령을 맞는 동포들은 큰 소리로 『환영합니다. 고생했습니다』를 외치며 노 대통령을 환영. 노 대통령은 이날 간간이 날리던 눈발이 그치고 하오 5시인데도 이미 어두워진 공항에서 동포 화동들로부터 화환을 증정받고 이들을 얼싸안으며 반가움을 표시. 이날 노 대통령을 맞는 재소동포들은 서투른 한국말로 노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찬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밝은 표정으로 맞았는데,일부 동포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정말 잘 오셨습니다』고 인사. ○…크렘린궁내의 영빈관에 여장을 푼 노 대통령은 하오 6시15분부터 시작된 크렘린궁 공식 환영식에 참석. 유서깊은 크렘린 대궁전의 화려한 기에르기예프스키홀에 마련된 환영식장에는 홀 중앙에 양국 대형 국기가 나란히 설치.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는 노 대통령 내외가 환영식장에 도착하기 직전에 미리 홀 중앙에 나와 기다렸으며 이어 밝은 표정으로 식장에 들어선 노 대통령 내외를 맞아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무척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를 교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으며 노 대통령은 『고맙습니다』라고 답례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인 라이사 여사는 꽃다발을 김옥숙 여사에게 증정. ○6개월여 만의 상봉 이어 양국 정상은 각기 부인을 소개하고 사진기자들을 위해 나란히 포즈를 취했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눠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한소정상회담 이후 6개월여 만에 급진전된 양국 관계를 그대로 반영.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을 직접 영빈관 쪽으로 안내하며 환담을 계속했고 이 동안 부인들도 뒤를 따르며 다정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부인 라이사 여사는 『내일 또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누자』고 인사. ○…노 대통령은 공식 환영행사가 끝난 뒤 10분 정도 떨어진 옥자브라스카야호텔로 자리를 옮겨 교민들을 위한 다과를 베풀었다. 10월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공산당 영빈관인 옥자브라스카야호텔은 외국의 수상급 인사들이 묵는 곳으로 민자당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이 지난 3월 방소 때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알마아타와 타슈켄트 등 비행기로 4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서 온 교민들은 노 대통령 내외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아 대통령과 교민들의 악수시간이 예정보다 훨씬 길어지기도. 노 대통령은 교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면서 『이국생활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면서 『이젠 국교가 정상화되고 했으니까 앞으로는 여러분의 생활이 전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위로. 교민들은 『고국의 발전상을 잘 알고 있고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노 대통령을 치하. 교민들은 이 자리에서 고국말을 모르는 3세 4세들이 늘어나는만큼 정부에서 이에 대한 지원대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하기도. ○…이날 낮 12시에 서울공항을 출발한 노 대통령은 대한항공 특별기가 이륙하자 기내에 수행중인 비서관·경제인·수행기자들의좌석을 돌며 인사를 나누었는데,노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소련을 공식방문하는 소감을 피력. ○“멀잖아 중국과 수교” 노 대통령은 『나는 지난 6월초 샌프란시스코회담을 하고 나서 금년중에 방문이 이루어질 줄 알았다』면서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 노 대통령은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이 올바른 길이면 끈기와 인내를 갖고 추진하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소련방문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면서 『북방정책은 이제 중국만을 남기고 있으나 중국도 멀지 않아 관계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고 『사실은 중국이 먼저 관계개선이 이루어질 줄 알았으나 천안문사태 등으로 순서가 바뀌었다』고 웃음. 노 대통령은 재일동포 법적 지위문제 등이 다시 재론되고 있는 점 등이 마음에 걸리는 듯 『독일이 통일이 되고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것은 전후에 죄값을 모두 치렀기 때문』이라며 『일본도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이웃나라들과 갈등과 불신을 씻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 ○…노 대통령은 13일 상오 서울공항에서 조촐하게 치러진 환송행사에 참석한 뒤 낮 12시5분쯤 대한항공 특별기 편으로 출국. 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상오 11시25분쯤 헬기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공항청사 현관에서 대기하던 이승윤 부총리와 이연택 총무처 장관의 안내를 받아 청사 2층에 마련된 환송식장에 입장,국방부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의장대를 사열한 후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출영객들과 악수를 교환. ○…인사를 마친 노 대통령 내외는 화동 최소정양(서울사대부국 4년)과 정왕군(서울사대부국 4년)으로부터 각각 꽃다발을 받은 뒤 환송나온 박준규 국회의장,오는 15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일규 대법원장,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그리고 국무위원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 노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 동안 잘 부탁합니다』라고 인사했고 이에 김 대표는 『편안히 다녀오십시오』라고 답했으며 옆에 있던 김 최고위원은 『감기드시지 않도록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인사. 한편 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평민당 김대중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출국인사를 나누었으며 최규하 전 대통령은 12일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적인 소련방문을 기원. 청와대측은 이날 도착 직후 행사인 교민 리셉션에 사용하기 위해 국산 문배주와 소주를 준비했으며 소련의 기후를 감안하여 방한모 등을 미리 준비.
  • 우랄산맥을 넘는 북방외교/노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에(사설)

    노태우 대통령이 오늘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소련 방문길에 오른다. 한국과 소련간 공식 수교에 이은 노 대통령의 방소는 그 동안 우리가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외교의 한 산맥을 매우 성공적으로 등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을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동북아시아 정치 및 경제구도의 대변혁이 이제 바야흐로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사의 변이추세에 맞춰 탈이데올로기 외교를 표방해온 노태우·고르바초프 양국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한반도의 냉전체제 종식과 전쟁위협 제거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협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소정상 재회의 역사성 정상외교에는 으레 「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르게 마련이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미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수교와 함께 정상의 상호교환 방문을 합의한 데 따른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입성」은 양국간 실질적인 첫 정상회담이 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로서는 북방외교,더 나아가 전반적인 국제외교에 있어서의 국가적 좌표를 새로이 설정하게 될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다. 대통령의 방소에 이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조만간 서울을 방문할 것이다. 한소수교 자체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정세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킬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한소 양국 정상의 교환방문은 양국 관계가 수교 이후에도 급속도로 밀착되어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개 국가간 정상회담에 있어서는 명분과 형식도 내실 못지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한반도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역할을 요청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공식적인 한소 외교관계는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으므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가시적인 결실을 기대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소 정상회담은 그것이 갖는 「역사성」과 관련해 볼 때 양국간 경제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남북한 관계의 개선,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새로운 질서창출의 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경 실질협력관계의 진전 한소 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의미에 주목하면서 우리는 무엇보다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통일 여건의 국제적 보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구체적으로는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따라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소련이 대외적으로 확실히 지지할 경우 한반도 평화정착 구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 입장이다. 또 우리측은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소련의 억지력 행사에도 관심을 갖고자 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를 이룩하는 일은 세계전략 차원에서 볼 때 대치하는 두 당사국 즉 남북한 각기에 대한 내부문제 간섭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소련으로서는 그들의 「전통적」인 우방인 북한에 대해 전쟁억지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고도정밀유도무기,항공기·전자통신 분야에서 소련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지원중단 등의 방법도 있을것이다. 북한측이 계속 거부하고 있는 국제 핵안전협정 가입에 대한 종용여부도 중요한 협의 대상의 하나일 것이다. 정상회담을 통한 한소간 실질적인 경제협력 관계의 진전도 긴요한 과제이다. 한소경협에 있어서는 당초부터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이중과세방지협정·투자보장협정 등이 체결될 방침이었다. 이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민간차원의 합작진출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련측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 등에 따른 준비부족으로 부분적인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같은 미해결의 과제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서울방문에서 일괄 타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동북아시아의 새 질서구축 노 대통령의 방소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북방외교의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 정상의 만남과 양국관계의 밀착은 앞서 지적한 바 남북한관계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뿐더러 한중관계 개선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협력시대를 구축하는 데도 견인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 구체적으로는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등 아시아지역 미수교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진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활용여하에 따라서는 탄자니아 등 친북한 노선을 걷고 있는 아프리카 전선국가들과도 차분히 관계개선을 기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하리라 본다. 소련은 우리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인상처럼 그렇게 평탄한 상태에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은 과정상의 적잖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낡은 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파생되는 시행착오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첫 방소의미와 함께 우리는 이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 방소의 가장 큰 뜻은 물론 양국간 과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의 과정이 가져온 결실을 수확하는 데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소간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고 여기서 생길 수 있는 숱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의지를 다지고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데보다 더 큰 의미를 찾아야 할 줄 안다. 대통령의 방소일정이 시종 순탄하고 보람에 찬 가운데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자 한다.
  • 외언내언

    11일 저녁 쉐라톤 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3차 남북고위회담 환영만찬석상에서 주최자인 강영훈 총리는 「초부득삼」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했다. 첫번에 이뤄지지 못하면 세번까지 간다는 뜻인 듯 하다. 우리가 보통 생활에서도 잘 쓰는 말이 있다. 한번이나 두번으로 끝내기 미흡하다는 뜻으로 『…삼세번이다. 3번째가 진짜다!』 ◆남북 고위회담은 이번이 3번째다. 독일말에는 「1번은 번이 아니다」라는 뜻의 말이 있다고 한다. 1번쯤 한 일을 번의 수에다 넣는 것은 심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첫번」이 지닌 뜻의 크기를 매번의 것과 같게 칠 수 없다는 뜻도 된다고 한다. 수에 있어서도 1,2는 소수에 들지만 3부터는 다수에 속한다. ◆요컨대 우리의 고위회담은 이제 「어쩌다 한두 번」의 경지를 벗어나 어떤 궤도에 진입했음을 강 총리는 강조하고자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아주 작은 결실이라도 좋으니 이루어야 할 시기에 이르고 만 것이다. 강 총리 또한 그걸 지적하고 있다. 이 만찬사에서 공감을 느끼는 또 한가지 대목이 있다. 『이후에우리가 기억했을 때…』에는 하찮고 사소한 일일지도 모를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는 대목이 그것이다. ◆미움과 분노로 활활달아 오르는 영혼의 지옥불을 경험하며 다투던 원수끼리도 화해를 하고 한 세월을 보내고 난 뒤에 돌아보면 그 속절없던 시절이 부끄러워진다. 황차 「민족의 삶」이라고 하는 크고 깊은 맥락에서 보면 이념이니 체제니 하는 것들은 쓰잘데 없는 객적은 것에 불과하다. ◆무슨 일이든 잘만 되고 나면 열가지 흉이 다 묻힌다. 미움도 사라지고 아등바등하던 자신이 우습기 조차 하게 된다. 통일이 된 뒤에 우리도 그럴 것이다. 『그때는 그 하찮은 일로 왜 그렇게 신경을 소모했을까』하고 미소띠며 회고하게 될 일로 우리는 지금 너무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으로 회담에 임하여 아주 작은 열매라도 맺었으면 좋겠다.
  • 노대통령,오늘 역사적 방소 등정/내일 정상회담

    ◎한반도평화 보장 「모스크바 선언」 발표/무역·2중과세방지등 4개협정 체결 노태우 대통령은 13일 상오 부인 김옥숙여사와 함께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을 출발,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역사적인 소련 공식 방문길에 오른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초청으로 3박4일간 이뤄지는 이번 소련방문에서 노 대통령은 14일 상오 11시(한국시간 하오 5시)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냉전종식과 평화구축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모스크바선언」으로 불릴 이 선언에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려는 한국민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한소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하며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무력대결을 배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와 태평양지역의 평화를 증진시킨다』고 천명하고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 및 세계평화에 긴요하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통령이 공동서명할 「모스크바선언」은 또 『한소 양국은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호혜평등의 원칙 아래 선린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고 다짐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지난 9월30일 양국 수교 이후 진전되고 있는 경제·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협력관계를 증진시키는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는 한편 무역협정·투자보장협정·2중과세방지협정·과학기술협력협정 등 4개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노 대통령은 13일 모스크바에 도착,크렘린궁에서 개최되는 공식환영행사에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며 저녁에는 숙소에서 재소 한국 교민에게 다과회를 베푼다. 노 대통령은 14일 양국 정상회담 후 소련 대통령위원회 위원 등 주요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하오에는 모스크바대에서 연설을 하며 저녁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 초청 공식만찬에 참석한다. 노 대통령은 15일 상오 소련 정계의 주요인사를 접견하고 낮에는 소련 경제·학계 인사들을 초청,오찬을 베풀며 하오에 레닌그라드로 향발,이곳에서 1박하고 16일 하오 헤르미타지 박물관을 시찰한 뒤 곧바로 레닌그라드를 출발,17일 상오 서울에 도착한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에는 최호중 외무,박필수 상공,김진현 과기처 장관과,공로명,주소 대사 내외,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이현우 대통령경호실장,김종호 해군 참모총장,김진재 민자당 총재 비서실장,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김종휘 〃 외교안보보좌관,노창희 〃 의전수석,이수정 〃 공보수석비서관,최규완 〃 주치의,박건우 외무부 의전장,나원찬 〃 구주국장 등 16명이 공식 수행한다. 노 대통령의 주요 방소 일정은 다음과 같다.(현지시간) ◇13일 ▲하오=세레메체보공항 도착,크렘린궁 방문 및 공식환영행사,교민다과회 ◇14일 ▲상오=무명용사 묘 헌화,크렘린궁 시찰,한소 정상 단독 및 확대회담,공동선언 서명식 ▲하오=소측 주요인사와 오찬,모스크바대 연설,크렘린궁 공식만찬 ◇15일 ▲상오=내외신 기자회견,그렘린궁 공식환송식 ▲하오=소 경제·학계인사와 오찬,레닌그라드 도착,키로프 발레단공연(백조의 호수) 감상 ◇16일 ▲상오=수행기자와 조찬간담,수호비 헌화,연구소시찰 ▲하오=레닌그라드시장 주최 오찬,헤르미타지박물관 시찰,레닌그라드 출발 ◇17일 상오=서울공항착 귀국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