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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天鼓’ 제2호 옌벤서 첫 발굴

    [중국 옌벤=김삼웅 주필] 단재 신채호 선생이 중국 망명시절에 직접 만든‘텬고(天鼓)’ 제2호가 처음으로 중국 연변에서 발굴,입수되었다.‘텬고’는 1921년 1월부터 단재가 중국인과 재중 한국인들에게 한국의 독립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7호까지 직접 만든 순한문잡지다. 10여년전 ‘텬고’ 제1권이 복사본으로 국내에 소개되었을 뿐 나머지 6권은북경대 도서관에 소장돼 전혀 대출이나 복사가 안된 상태이다. 그동안 국내학계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전권의 내용을 복사라도 하고자 했지만 중국 당국의 비협조로 상세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에 연변에서 발굴된 제2권은 북경대 도서관 소장본과는 별개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2권의 주요 내용은 권두에 일제 만행의 사진컷 2장에 이어 목차와 70쪽 분량의 본문이 실려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한민족과 한족이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고대조선의사회주의’,‘일군의 잔폭한 공문들’,‘만리장성’,‘단상’,‘양도(兩島)혈전의 편린’,‘왜노와 마적과의 구결(句結)’,‘최근 독립운동의 진행’,‘훈춘사건의 휘보’,‘해외소식’ 등 11편의 논설이 실려있다. 제2권의 논설중에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고대조선의 사회주의’란 글이다. 필자는 진공(震公)으로 돼 있는데 이는 단재의 또다른 필명이다.단재는 이논설에서 중국의 정전제(丁田制)를 고대조선이 수입하여 공전제를 실시한 것을 사회주의적이라고 파악하면서 고대조선의 특징을 5부제로 보고 공전제의소멸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하늘의 북소리’란 뜻의 이 잡지는 출간될 때마다 일제 정보기관에 의해수거,폐기된 관계로 그동안 국내에는 한권도 소장되지 못했다.고려대 최광식교수가 ‘역사비평’ 1999년 가을호에 발표한 ‘단재 신채호가 북경에서 발행한 잡지 텬고’란 글에서 일부 내용이 소개되었을 뿐이다.최 교수는 북경대 초청으로 한국고대사를 강의하면서 이 대학 도서관에 소장된 ‘텬고’의복사를 요청했지만 거부되고 고대사 논문 20장만 간신히 복사할 수 있었다. 단재는 ‘텬고’ 창간사에서 이렇게 썼다.“‘텬고’가 세상에 나오게 된 인연은 무엇인가? 왜는 우리나라의 원수일 뿐만 아니라 또한 동양의 구적이다. 저들은 한말부터 우리 연해의 주군(州郡)을 침략하였고 우리 선조들을 쫓기게 하여 젊은이들은 자상을 입어야 했고 노약자들을 산속으로 몰아내는 등대대로 편안치 못하게 했으니,이 모두가 왜인들의 짓이다.…텬고여! 우리민족이 적들을 죽일 수 있도록, 우리들의 강산을 수복할 수 있도록,북을 울려 춤추게 하여라.나는 너를 기쁘게 춤추게 할 것이다.텬고여! 텬고여! 노력하고 다시 노력하자.분투하고 다시 분투하자.제발 너의 이 성스러운 역사적 사명을 잊지 말기를 부탁하노라.” ‘상록수’의 작가 심훈은 3·1운동에 참가하였다가 옥고를 치르고 북경으로 탈주하여 마침 단재가 ‘텬고’의 원고를 집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다음과 같이 썼다. “그때 마침 ‘텬고’라는 잡지를 주간하였는데,희미한 등하에서 모필로 붉은 정간을 친 원고지에다가 철야 집필하는 것을 목도하였다.그 창간사인듯‘텬고,텬고여,한번 치매 무슨 소리가 나고,두번 뚜드리매 머리가 울린다’는 의미의 글인듯이 몽롱하게 기억되는데,한 구절 쓰고는 소리 높여 읊고,몇줄 또 써 내려가다가는 붓을 멈추고 무릎을 치며,위연히 탄식하는 것이 마치 글에 실진한 사람같이 보였다.붓끝을 놀리는 대로 때묻은 면포자의 소매가 번쩍거리는데,생각이 막히면 연방 엽초에 침질을 해서 말아서는 태워물고뻐금뻐금 빤다. 그러다가 불시에 두 눈에 이상한 섬광이 지나가는 동시에,수제 여송연을 아무데나 내던지며 일변 붓에 먹을 찍는다.나는 그 생담배 타는연기에 몇번이나 기침을 하였었다.”(심훈,‘단재와 우당’) 단재는 심훈의 지적대로 ‘두 눈에 이상한 섬광이 지나가는’ 모습으로 망명지에서 ‘텬고’를 집필하고 제작했다.북경 북신교 초두호동(炒豆胡同)의셋방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이 잡지를 만들었다.심산 김창숙 선생의 조력이 있었을 뿐 대부분의 글을 혼자 집필하고 편집하고 손수 제작했다.정부는 외교경로를 통해서라도 북경대 도서관에 소장된 ‘텬고’의 귀환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北, 유엔 정상회의 金永南참석 통보

    [유엔본부 연합] 북한은 오는 9월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개최될 밀레니엄 정상회의 대표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참석시킬것이라고 한 외교소식통이 26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김 위원장이 국가원수(Head of State)자격으로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임을 유엔사무국에 통보했다고 밝히고 김 위원장의 참석으로 당초 기대를 모았던 뉴욕에서의 남북 정상회담은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 기초단체 경영성과 공시

    내년부터 232개 전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경영성과가 공시된다.또 오는 8월부터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진단이 실시된다. 기획예산처는 지방자치단체 운영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정부 경영성과 공시제도’를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25일밝혔다.중앙정부가 지방 자치단체의 개혁을 직접 감시,평가하기보다는 지방정부가 스스로 개혁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경영공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32개 전 시·군·구의 기초 자치단체들은 민원처리시한 준수율,주민 1인당 공무원수,주민 1인당 세금,기초단체의 빚을 주민수로 나눈 주민1인당 채무,재정상태,t당 쓰레기 처리비용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지표를 공시해 주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앞서 전북의 14개 시·군은 이달부터,경기도의 4∼5개 시·군은 다음달부터 각각 시범적으로 주민생활과 관련된 지표를 측정한다.기획예산처는시범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전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경영성과 공시제도를보완,도입하게 된다. 영국은 각 지자체별로 주민생활과 밀접한 지표를 공개해 지자체별 선의의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중앙권한을 지방으로 넘기는 것을 확대하고 광역·기초자치단체간 역할 및 기능조정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곽태헌 박록삼기
  • [이상일 칼럼] 의사들의 독과점적 집단행동

    의료 대란의 파장이 간단히 수습될 것같지 않다.이제 의·약업계의 밥그릇싸움에서만 볼 게 아니다.주목해야 할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의사들의 전례없는 집단 폐업 사태는 새로운 강력한 ‘집단이기주의’의 막강한 힘을 실감하게 했다.둘째 의사들의 독과점적 행동을 견제·대체할수단을 우리사회가 갖고 있지 않다는 뼈저린 인식이다. 이땅에서 어느 직종과 노조가 그렇게 강력한 결속력을 과시하고 전국적으로충격을 줄 수 있을까.이제까지 동네에서 환자손님을 끌기 위해 서로 경쟁을벌이는 줄만 알았던,고도의 전문인인 의사들이 노조도 아닌 ‘의료협회’라는 느슨한 조직 지침에 그렇게 똘똘 뭉칠 줄은 몰랐다.환자와 그 가족들의심정으로는 의사들의 폐업신고를 모두 수리해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폐업한 의사들이 정말로 다시는 개업하지 못하게 막고 다른 업종으로 전업하도록 ‘도와줬으면’싶을 것이다. 문제는 의사들의 절대다수가 폐업에 동조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의사들의 대량 폐업을 방관할 경우의 대안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국공립 병원과보건소로 이런 의사들의 집단 행동을 견제하기에는 절대 역부족이다.더욱이국공립 병원의 의사들까지 동조하는 의사폐업사태는 재벌처럼 지배적인 독과점적 사업자의 행동이 되고 있다.의사들이 똘똘 뭉쳐 ‘본때를 보이자’고마음먹으면 지금처럼 나라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의사들의 찰떡같은 단결은 의약분업안을 강행하려는 정부와,의사들과 이해가 완전 상반되는 약사업계 등 두 ‘주적(主敵)’을 겨냥한 데서 나온 것이다.여기에는 한마디로 약의 조제권을 약사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전문직으로서의 의사들의 자존심이 발동했다.또 ‘의료수가가 낮아서 병원수지를 맞출수 없다’‘의사들이 계속 약의 판매권을 쥐겠다’는 이해타산도 짙어 보인다. 의사들 주장대로 의료수가를 올리고 처방전료를 현실화하면 현재 의료계의문제가 해결될까.그렇지 않아도 우리 국민들은 항생제를 밥먹듯 하는 바람에항생제내성률이 선진국보다 높은 오명을 쓰고 있다.병원에서 환자에게 처방하는 의약품수도 세계보건기구(WHO)기준인 1∼2종보다 2∼3배나 많다고 한다. 실제 동네 병원에 가면 하찮은 감기라도 환자를 매일 들르게 하고 약을 듬뿍 쥐어준다.의사들은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불친절하다는 불평도 적지않다. 물론 낮은 수가로는 친절한 서비스도,충분한 진료도 어렵다는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그러면 의보수가와 처방료를 올려주면-달리 말해 환자 1명당 돈을더 지불하면-의료 서비스가 개선될까. 우리 국민들은 버스와 택시 요금을 올릴 때마다 내건 서비스개선이 요금인상후 도무지 좋아졌는지를 실감하지 못한다.현실 경제에서 쌀가게가 너무 많이 생겨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쌀값이 내려가지 않으며 더욱이 쌀가게가 담합할 경우 도리어 올라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보수가 조정은 현재 수준에서 실제 조제약값과 의사들의 수입이 얼마인지따져본 후 결정해야 한다.의사들의 엄살은 아닌지,의보수가를 올림으로써 망해도 당연한 경쟁력없는 병·의원들을 구제하는 역효과를 낳지는 않은지 정부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 보건소 등 국공립 의료서비스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지금처럼 자영업형태의 병·의원에 국민의 건강을 전적으로 맡겨놓다가는 국민을 볼모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언제고 재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후진국 수준인 국민의료체계의 정비에 투자해야 한다.동네병원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국공립 의료 서비스 개선과 확장에 역점을 두는것이 옳다.또 국공립 병원 의사들이 폐업에 참여하는 행동의 문제점도 관계기관들은 따져봐야 한다.의료업계를 또다른 개혁의 대상으로 놓고 문제를 볼필요가 있다.의사들의 독과점적 행동에는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집단 행동의 파장이 크고 경제논리로 견제할 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 부처 홈페이지 ‘김빠진 정보’ 불만

    중앙부처 인터넷 홈페이지중 여론주도층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것은 정보통신부 홈페이지(www.mic.go.kr)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중앙부처 홈페지에실린 공공정보의 양이나 정보제공 속도에 대해서는 불만스럽다는 목소리가높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사실은 국정홍보처가 이메일클럽(회원수 1만1,415명) 회원을 대상으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이메일클럽은 공직자·학계·언론계·대학생 등 지식층 회원이 다수이며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1,082명이 응답했다. 정통부 홈페이지(13.6%)에 이어 건설교통부(10.8%)·재정경제부(9.5%)·행정자치부(9.4%) 순으로 회원들의 조회 빈도가 높았다. 특히 이들 네티즌중 30.9%의 응답자가 정부 중앙부처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정책건의·참여마당 등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코너에 의견을보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이는 정부와 국민간 쌍방향 통신이 정착될 조짐을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낸 의견에 대한 정부의 반응 속도에 대해선 매우 신속(5.4%)과 신속한 편(43.7%)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신속하지 못한 편(38.0%),전혀 신속하지 못했다(11.7%) 등으로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공공정보의 양에 대해서는 매우 부족(6.4%)하거나 부족한 편(60.5%)이라는등 불만을 드러내는 비율이 높았다.충분한 편이라는 평가도 31.2%나 됐다. 만족스럽지 못한 사항에 대해서는 ‘유용한 정보가 부족’(33%),‘자료제공이 신속하지 않다’(33%) ‘정책건의 등 의견개진에 대한 처리가 불만스럽다’(15%) 등을 지적했다. 그러나 부처 홈페이지의 민원행정 서비스 수준에 대해서는 좋은 편(64.2%)과 매우 좋은 편(1.4%)이라는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반면 좋지 않은 편(28.2%)이라거나 매우 좋지 않은 편(1.6%)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구본영기자 kby7@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상)

    대한매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수행했던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극작가 차범석씨(76)의 방북기를 두 차례에 나누어 싣는다.원로 예술가의 따뜻하면서도 정감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14번 차를 타시라우.” 안내원의 표정은 무표정했다.가슴에 단 인공기 배지의 검붉은 색과 나의 가슴에 단 햐얀 태극기 배지와는 대조적이었다. ◆여기가 평양인가=평양의 순안 공항에 내린 것은 6월13일 오전 10시30분.따가운 햇살이 눈부시기는 했지만 500∼600명쯤 되어 보이는 환영인파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봐서 여성들이 태반이었음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저마다 손에 든 진홍색과 분홍색 꽃이 강렬한 햇살에 반사되면서 한층 더 붉게 보였다.나는 그것이 생화가 아닌 조화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것이 엷은 비닐제품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됐다. 여기가 평양인가 싶다.산세도 하늘도 들판도 그리고 꼭같이 생긴 사람들을가까이 보면서 새삼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하나라도더 보고,더 얘기하고,더 가까이 가리라는 생각에 부풀었다. ◆남남북녀=우리가 탄 차는 외제 고급차,벤츠였다.14호 차에는 나와 이화여대 장상(張裳) 총장,그리고 안내인 김승현씨가 있었다.그녀의 용모는 30대로 밖에 안 보이는 젊음에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다.어딘지 친근감을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대학다니는 아들이 있다는 말에 그 곱다란 얼굴을 훔쳐보았다.남남북녀(南男北女)가 결코 헛소리는 아닌가 싶다. 출발하기 전에 소양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평양에서 만나게 될 안내원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보요원인 만큼 말조심하라는 지시가 문득 생각났다.그리고 이쪽에서 먼저 말을 걸거나 그쪽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은 자제하는 게 현명하리라는 충고가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나 김여인은 시종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우리를 대했다.말할 때마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로 시작되는 유창하고 명료하고 논리적인 화술은 웬만한 연극배우를 능가할 정도였다.뿐만 아니라 우리 동족끼리 힘을합하여 통일을 해야지 않겠는 가 라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니 나 역시 반대할 이유라곤 없었다.“그럼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닙니까?”◆물결치는 환영인파=연도에 도열한 평양시민의 대열은 강처럼 이어지고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남쪽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을 맞는다는 상투적인인사가 이니라 금방이라도 얼싸안고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여인들의 표정이자못 감동적이었다.환호를 지르다가 급기야는 울음보를 터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옷차림은 우리가 보기엔 시대에 역행하는 낡은 패션이었다.치마 저고리 차림이며 그것도 위아래가 한 색깔이었다.남한에서 30여년전에 유행했던 한복이었다.치마 저고리의 동정도 좁고 길었다.그런데 고무신을 신은 여성은 없었다.가끔씩 양장을 입은 여인이 보였지만 소박한 부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뜨겁고 억새고 광적이었다.외치는 구호는 ‘김정일’의 연호였다.손에 든 조화를 흔들면서 목이 터져나갈 듯 김정일을 연호하는그 표정이 흡사 예배당에서 광신도가 외쳐대는 모습을 방불케 했다.우리 상식으로는 먼길을 찾아준 ‘김대중’을 연호하는 게 순리일진데 그들은 ‘김정일’을 외치고 있어 의아스럽게 여겨졌다. 위대한 지도자께서 뜻밖에도 이 자리에 납시었다는 현실 앞에서 흥분과 감사와 자긍심에서였을 것이다.그리고 이 역사적인 상봉은 애오라지 김정일 장군의 뜻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6월 12일의 출발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하루 연기되었을 때 우리들의 동요와 의혹과 억측이 문득 떠올랐다.수수께끼에쌓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 게 아닌가 라는 기우(杞憂)아닌 기우도 떠올랐다. ◆남북 두 지도자의 역정=그날 밤 일본 NHK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일의 정체를 분석하기 위해 각국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방영하고 있었다.그 가운데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분은 철저하게 보통사람이예요.소박하고 자상하고…그러면서 머리가 비상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보통사람인 김정일이 저토록 국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숭배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교육받아왔던 ‘김정일론’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사람 아니면,특별하고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왔다.그 고정관념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란 매우 신중하고도 객관적인 판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 셈이다. 그런 일이 어디 북한뿐인가.지난 날 선거 때마다 색깔론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려가며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혔던 김대중 대통령의 파란많은 인생 역정도 따지고 보면 꼭 같은 경우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에 손을 잡게 된 두 분 지도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첫째 성씨가 김(金)씨에다,둘째 잘못된 인식과 평가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셋째 두 분 모두가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깊다고 한다면 나의 독단일까. 인구 200만의 평양시민 가운데 60만명이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보내준 그정열.그것도 어린 학생들이 아닌 성인들이었고 설령 고위층의 지시로 동원된 환영 행사였을지라도 그 눈과 입과 손짓에서 발산하는 웃음과 눈물과 힘은진심이었을 것이다.그것마저도 의심한다면 우리는이미 화해와 통일을 의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믿어보자.우리의 믿음이 잘못되었을지언정 그것은 수치도 파렴치도 아니잖는가.지구상에서 가장 먼나라에 들어선 우리는 누구인가.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는가 하고 절절하게 읊었던 고은(高銀)시인의 말 그대로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약 40분동안 차창 밖을 향하여 손을 흔들었다.우측에 자리한 장상 총장은 우측을 향해서,좌측에 앉은 나는 좌측의 평양 시민들에게 그저 힘이 소진할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이 나의 모든 정성이라고 믿었다. ◆주암산 초대소=우리 일행은 숙소로 안내를 받았다.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4시부터 있을 환영공연과 만찬회에 나가야 했다. 우리 특별수행원의 숙소는 ‘주암산 초대소’로 모란봉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거진 노송(老松)에 에워쌓인 곳에서 대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치는 천하에 자랑할 만 했다.화강석으로 구축된 2층 건물로 나의 객실은 1층 35호실로 응접실과 침실이 있는 스위트룸이었다.마루바닥은 융단이 아닌 왕골돗자리가 전면으로 깔려 있어 맨발의 촉감이 시원했다.그런데 그 공간이 어찌나 넓은지 혼자 지내기엔 약간 불안감을 줄 만큼 허전했다.냉장고 안에는과일과 음료수가,그리고 침실 화장대 옆 작은 원탁에는 차(茶)와 북한 특산의 세가지 술이 사이좋게 놓여있었다.마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마시라는 무언의 권유가 역력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슴에 소낙비 격이라고나 할까.호젓한 산사(山寺)에 들어선 나의 감회는 다시 한 번 술렁거렸다. “정말 내가 평양에 와있는가.이것으로 통일의 물꼬가 트인다고 믿어도 되는건가.55년 동안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지냈던 우리가 이렇게 쉽게손에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도 되는가.”◆신명나는 춤과 노래=오후 4시 우리는 모란봉 만수대예술극장으로 초대를받았다.‘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문화성’이 주최하는 예술공연이었다.북한의 음악이나 무용을 이미 여러차례 감상할 기회가 있었던 나로서는 그다지 기대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획일적이며 기계적이어서 한마디로 말해 판에박은 듯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리라. 그러나 이날 밤의 공연은 지금까지의 그것하고는 다른 모습으로 내 가슴을두들겼다.그 특징의 하나로 전통의 현대화이며 그것을 위한 창작성의 뛰어남이다.그것은 다음날 관람했던 학생소년예술소조 종합공연에서도 여실히 나타나 있는 일관된 몸짓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만난 작품들에서는 그러한 작위성이나 의도적인 역점은가시고 전통을 보다 친근하고 애착심을 가지게 했다.그 예가 민속음악의 재인식이다.아리랑,천안삼거리,옹헤야,노들강변,양산도,그리고 고향의 밤 등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와 동요까지 재편곡한 연주는 자칫 잘못하면 치기로 전락될 수 있는 것을 성숙시킨 것이이다.전통악기의 개량도 성사시켰고 무용도 최승희의 기법에 바탕을 두되 서양발래나 중앙아시아의 민속무용의 기법을접목시켰다.그래서 그 기법은 체육에 가깝다는 폐단도 있고 춤 예술 이전에곡예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그 예술이 누구를 위해 있는가 하는 원초적인 점에서 그것은 철두철미하게 관객을 위해 있고 관객과 혼연일체가되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음악이나 춤이 관객에게 신명과 춤을안겨줘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이고도 근원적 의미가 북한의 극장에는 뿌리내린지 오래다.정치적 이념도 그러하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것’을창작하는 일이다.서양의 그것에 물들거나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것을 ‘우리 것’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체예술이 바로그들의 꿈이자 정체성일 게다. 나는 내가 지금껏 해왔던 작품세계와 나의 위상을 되돌아보면서 평양의 밤하늘을 쳐다보았다.그곳에도 별은 반짝이고 있었다.서울 하늘처럼 말이다. 車 凡 錫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남북 화해시대/ 여야 후속대책

    여야는 16일 남북정상회담 선언에 따른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를 검토하는 등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 당내 남북정상회담 지원특위를 통일특위로 확대 개편,남북교류협력법 등 남북관계 법령을 재정비해 나갈 방침이다.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정상회담에서 분야별로 논의된 사항을 당에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부 각부처와 협의,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국가보안법 개폐작업에 착수했다.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은 “국가보안법과 비전향장기수 문제 등은 토론과 대화를 거쳐야 한다”면서 “사안별 접근보다 대북경협 등을 위한 각종 법령·제도를 전반적으로 일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야당의 협조가 불가피한 만큼 야당과 대화를 통한 협력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한화갑(韓和甲)의원은 “흠집내기를 차단하려면 행정부와 조율을 거쳐 단계적 실천과정에 대한 청사진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평화와 화해 협력·통일로 가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기위해 국론을 통일하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원수’였던 남북도화합하자는데 남한 내에서 부정적이고 편협한 주장과 논리로 국론분열을 부추기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통일론에 대한 공방 자제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총재단회의에서는 ‘연합제’ 통일방안 등에 대한 성토가 주류를 이뤘다.이회창(李會昌)총재는 “남북공동선언문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들이 많이 있다”면서 “지금은 국민들이 환상적인꿈을 가지고 있어 냉철해지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총재단회의에서 한 부총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개인 구상인 ‘연합제’를 국민의 합의안인 것처럼 제안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고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전했다.이연숙(李연淑)부총재는 “상이군경회와 미망인회에서 찾아와 눈물로 호소한다”면서 “과연 호국의 달 6월에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사람들의 넋은 누가 위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가보안법개정에 대해서는 상호주의에 따라 북한의 노동당 규약개정 등이 이뤄져야 가능하고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한 현행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국가보안법 개정과 관련,“상황변화로 보안법 손질이 불가피하다”면서 “여론을 수렴,당론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말해 기존의 개정불가 방침에서 방향을 틀었다.남북정상회담으로 시대가 바뀐 만큼 당론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강동형 최광숙기자 bori@
  • 남북정상회담 성공후 세계정상들 성명-메시지

    남북정상회담 성공과 남북공동선언의 서명을 축하하는 세계 정상들의 성명과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이러한 지지 성명은 향후 한반도 화해·협력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적지 않은 원군(援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16일 현재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국을 포함해 약 20개국의 국가 원수나 외무부가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초 북한과 전격 수교,북한 대외개방의 물꼬를 튼 이탈리아도 카를로아첼리오 참피 대통령 명의의 축하 메시지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참피 대통령은 “평양 회담의 결실은 분열주의에 대항하는 귀하의 용기 있는 안목에 대한 보상”이라며 “정상회담 성공이 풀기 어려운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국제사회의 새로운 표본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극찬을 아끼지않았다.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평화와 화해를 시작하는 희망적 진전”이라며 “두 정상이 인도적·경제적협력과 향후 서울에서의 정상회담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밝혔다. 일본의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도 “남북한이 대립 극복과 통일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며 “오키나와 G8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한반도 통일을 위한 전면적 지원 태세를 촉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천치천(錢其琛)중국부총리도 “남북공동선언이 남북 관계뿐 아니라 역내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환영의 뜻을 보내왔다. 러시아 외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는 한반도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 프랑스·캐나다·필리핀·태국·몽골·스웨덴·체코·이란·베트남·대만 등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환영한다는 요지의 대통령 또는 외교부 성명을 발표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남북 화해시대/ 金대통령 국무회의 발언-정상회담 뒷얘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알려지지 않은 남북정상회담 뒷얘기를 공개했다. ◆국무회의 김 대통령은 남북간 이해와 신뢰가 높아진 사례를 털어놨다.“이제까지 적대 속에 살아왔고 사상을 달리해 원수처럼 대해 왔지만,속을 들여다 보면 북측이나 남측이나 같이 한 핏줄이고 서로 그리워하고 있었다”고전했다.또 “앞으로 남북이 대화로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됐다”면서“그 쪽도 전쟁을 원치않고 있다”고 강조했다.그 사례로 “목란관 만찬석상에 북한 국방위원들이 평복을 입고 나왔고,나에게 인사를 했는데 이것은 상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측에서 ‘통일’ 얘기를 많이 얘기했다”고 전하고 “그래서 내가 ‘28년전 7·4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나 그동안 한발짝도 더 나가지 못했다. 기본합의서도 마찬가지다.선언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통일방안 합의경위에 대해서 김 대통령은 “내가 오랫동안 구상해온 3단계통일방안을 설명했더니,김 위원장이 배석한 김용순 대남비서와 한참 얘기끝에 낮은 수준의 연방제 얘기가 나왔다”며 “이것까지 논의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으나 회담과정에서 자연스레 얘기가 나와 하다보니 접점을 찾았고,합의문에 넣게 됐다”고 말했다. ◆추가 뒷얘기 2박3일간의 평양 일정에서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단독으로만난 시간은 어림잡아 6시간 20분에 이르는 것으로 청와대는 추산했다.13일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동안의 ‘리무진 회담’이 50분에 이른다.이어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 정상은 30분간 요담했다.14일에는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무려 3시간 50분간 회동했다.15일 오찬에앞서 단둘이서만 30분 가까이 회동이 이뤄졌다.사실상의 3차 정상회담이라는 설명이다.두 정상은 이어 순안공항으로 향하는 길에서 또다시 40분 간 ‘리무진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15일 대남비방 중단을 군부에 지시하면서 ‘솔선수범’을 유독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김 위원장은 “과거처럼 하면 합의문이 한낱 종이장이 돼버리고 만다”며 단호한 어조로 대남비방 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이다.주위의 군사위원들이 “남쪽에서는 계속 할텐데 우리만 중단하면 되느냐”고 반론을 제기하자 김 위원장은 “그렇더라도 북이 먼저 모범을 보이라. 합의가 이뤄진 뒤 남북이 과거 분위기로 돌아가면 안된다”고 못박았다.합의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박 대변인의 설명이다. ◆15일 고별오찬에서는 성씨가 화제가 됐다.김 대통령이 “어디 김씨냐”고묻자 김 위원장이 “전주 김씨다”고 했다.그러자 김 대통령이 “나는 김해김씨니까 김위원장이 진짜 전라도”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이희호(李姬鎬)여사가 “나는 전주 이씨”라고 거들자 김 위원장은 “우리 일가 만났다”고말해 웃음이 터졌다. 양승현 진경호기자 yangbak@
  • 남북 화해시대/ 金대통령의 ‘평양 54시간’

    ‘6·15’ 남북공동선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5일 오후 평양 방문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귀경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주었다.김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나눈 회담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도 평양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3시간50분 동안 숨가쁘게 펼쳐졌던 전날 정상회담의 막전막후를 공개했다.두정상이 공동선언의 표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고,서로에게 가졌던 서운한 감정도 거침없이 개진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회담시간은 3시간50분(중간 휴식 45분 포함)이었지만 3시간40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그만큼 진지했고,신뢰를 쌓는 대화였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이 밝힌 김 위원장과의 대화내용과 박 대변인이 전한 회담 주변얘기를 묶어 김 대통령의 ‘평양 54시간’을 재구성한다. □통일방안 의견접근. 15일 새벽 발표된 남북공동선언에서 제2항의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라는 표현은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오랜 시간 설득해 얻은 결과로 밝혀졌다. 김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통일방안인 ‘연합제’와 북한 ‘연방제’의 차이를 ‘중앙정부의 존재와 권한의 유무’라는 관점에서 풀어 김 위원장에게설명했다”고 말했다.김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남북연합’에 대해 ‘현재의 ‘2체제 2정부’를 그대로 두고 양쪽에서 수뇌회의,각료회의를 구성,합의기관으로 만들어 차츰차츰 모든 문제를 풀어가자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수용토록 설득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순간에도 김 위원장은 중앙정부가 외교와 군사에 관한 권한을 갖는 ‘연방제’를 거듭 주장했다고 한다.그러나 김 대통령은 “(연방제 형태는)국제기구에 가입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면서 “지방정부가 외교와 군사권한을 갖는 의미로 ‘연방제’ 앞에 ‘낮은 단계’를 명시하자”고 설득,결국 김 위원장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성공했다.김 대통령은 “젖먹던 힘까지 내서 진실되게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앞으로 양측의 대표와 학자,전문가들이 모여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토론해보자고 김 위원장에게 얘기했다”고 전하고 “통일운동사에서구체적인 합의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주적 해결’. 김 대통령은 국내 일각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하는 이 표현에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 표현을 북한의 요구대로 공동선언에 사용하는 대신 제2항의‘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나머지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이끌어내는 ‘협상카드’로 사용했음을 내비쳤다. 14일 심야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자주해결’이라는 말은 7·4 남북공동성명에도 있는 것”이라며 이 표현을 선언문에 넣을 것을 거듭 주장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옛날과 똑같이 자주,평화,민족 등 원칙만 얘기했다간 세계가 실망할 것이니 2항부터는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내놓자고 (김 위원장에게)얘기했다”고 밝혔다.‘자주 해결은 당연한 말이지만 7·4성명 이후 지난 28년동안 아무 것도 되지 않았다’는 점과 ‘92년 2월의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화해·불가침·교류협력을 선언했으나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지적하고 이제는 아주 구체적으로 손에 쥔 것부터 실천을 하자고 김 위원장을 설득했다는 것이다.김 대통령의 협상방식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동성명 서명 논란. 누구 이름으로 공동성명에 서명하느냐도 ‘논란’이 됐다.북측은 국방위원장의 경우 형식적으로 국가원수가 아니므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서명하거나,두 정상의 명을 받아 다른 두 사람이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남측은 “우리는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을 남북의 지도자로 생각한다”고 설득,결국 김 국방위원장의 서명을 이끌어 냈다. □이산가족 교환방문. 김 대통령은 도착인사에서 “공동선언의 조항은 어디까지나 실향민과 이산가족이 초점” 이라고 말했다.북한이 주장하는 ‘비전향 장기수’가 명시된 데 국내 일각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언급이다. 김 대통령은 “오늘도 공항에 나오면서 다시 김 위원장에게 ‘8·15까지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통크게 한번 하시오.그러면 여러분이 말하는 장기수문제도 내가 국민과 상의해 보겠소.먼저 잘하시오’라고 얘기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김 대통령은 또 “승용차안에서 (김 위원장에게) ‘서울 가는 즉시 적십자사측에 요청하겠다’고 하자 김 위원장도‘그렇게 하라’고 했다”며 “6월부터 적십자사가 곧 가동될 것”이라고 말해 이산가족 문제를 강력하게 추진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 서울 방문. 김 대통령은 이 대목에 대해 “합의를 보는 데 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이 즉답을 피했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이에 “김 위원장께서 서울에 와야 민족과 세계사람들이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믿는다.그렇지 않으면 저거 1회성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김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이 ‘공산주의자도 도덕이 있다’,‘동방예의지국’ 등의 말을 한 점을 지적,“김 위원장은 동방예의지국의 예의를 굉장히 숭상하는데 내가 나이가 십수살 위이고 노인이 여기까지 왔는데 (김 위원장이 서울에) 안 온다면 되겠느냐고 농담도 했다”고말해 김위원장으로부터 답방을 약속받기까지의 과정을 털어놓았다. 김 대통령은 “회담과정에서 때로는 절망적인 생각을 가진 적이 몇번 있었으나 성의껏 노력하고 김 위원장도 상당히 협력해 우리가 (국민에게) 바친정도의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해 회담과정에서 몇차례 고비가 있었음을 토로했다.김 대통령은 그러나 “결국 김 위원장이 우리와 ‘합의된 시일안’에서울을 방문키로 결심했다”고 밝혀 김 위원장의 답방시기에 대해 이미 남북간에 어느정도 의견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회담 분위기. 3시간 50분 동안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자기 주장을 거침없이 펴다가도 남측 설명이 합리적이면 즉각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특히 김위원장은 김 대통령 발언 중간중간에 “나도 섭섭한 게 있다”며 그동안 남측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했던 사안들을 기탄없이 얘기했다고 한다.“우리는 일관되게 하는데 남측이 모순되게 한다.이래서 합의가 무슨 의미가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하면서국가보안법 폐지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자신을 좋지 않게 다룬 기사를 보고 불만을 터뜨렸다는 후문이다. 반면 김 대통령의 정치역정에 대해서는 “여러번 목숨까지 위태롭게 하는탄압을 받고도 집권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여러차례 존경심을 나타냈다고 한다.이에 김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서운한 점을 밝혔다고 박대변인은 귀띔했다.강릉 잠수정 침투사건이나 서해교전 등을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도착인사에서 김 대통령은 “(회담에서)서로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자며내 말의 요지를 문서로 전달했다”고 밝혔다.김 대통령은 “핵도 미사일도얘기했고 주한미군 문제와 국가보안법 문제도 나왔다”면서 “대화는 매우유익했고,그중에 아주 좋은 전망을 발견할 수 있는 일도 있었다”고 회담결과를 낙관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남북 정상회담/ 북한측 최상급 의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의전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방문 첫날인 13일부터 파격(破格) 그 자체였다. [김정일 위원장 공항영접]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통령 내외의 영접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나간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김 위원장은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초청으로 84년 5월4일 북한을 특별열차편으로방문한 후야오방(胡耀邦)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평양역에서 김 주석과 함께영접했을 뿐이다. 김 주석은 80년초 몽골 대통령의 북한 방문 때 공항에 영접나간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의 공항영접은 북한이 김 대통령을 국가원수로서 최고의 예우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94년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이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방문했을 때도 평양에서 김영남(金永南) 부총리 겸 외교부장이 영접했었다. [숙소까지 동승] 영접에 이어 김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김 위원장이 동승한 것도 파격이다.두 정상은 동승한 리무진에서 첫 대면의 어색함을 털고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쌓았을 것으로 보인다.이 자리에서 김위원장은 격의없는 대화를 주문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에게 상석인 뒷자리 오른쪽을 안내하면서 김 대통령이 먼저 차에 오르자 옆자리에 앉았다. 김 위원장의 동승으로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두번째 차량을 이용했다.외교대국인 프랑스는 국빈방문 때 대통령이 공항에 영접을 나가 영빈관까지 동승하는 최고의 의전을 해왔으나 시라크 대통령 때부터는 의전간소화 지침에 따라 이런 극진한 예우가 사라졌다. [의장대 사열 및 분열] 북한 인민군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가 이날순안공항에 도착한 김 대통령에 대해 사열과 분열 등 의장행사를 한 점도 특이하다.북측의 군 의장행사는 정상회담을 준비해온 통일·외교통상부 관계자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의장행사는 북측이 남북관계를 국가 대국가 관계로 새롭게 규정되는 사례라는 해석이다. [두 정상 환담] 김 위원장은 남측 공동취재단 기자 2명이 접견실에 있는데도김 대통령, 공식수행원들과 격식을 차리지 않고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을 보고는 “남북 정상회담 합의때 TV에서 많이 봤습니다”라고 큰소리로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94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과의 정상회담 합의때 김 주석의 심정을 털어놓은 것도 보통의 일은 아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사설] 살다 보면 이런 날도

    “반갑습니다.만나고 싶었습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두손을 마주잡으며 인사말을 나눌 때 우리 모두 같은 말을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이토록아름다운 만남이 될 것을 그토록 먼 길을 돌아야 했던가.분단 55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은 남과 북이 하나임을 새삼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대통령 전용기에서 김대통령이 천천히내려와 이례적으로 공항영접에 나선 북한의 김국방위원장과 두손을 맞잡고악수 하는 순간,우리는 한민족임을 절감하게 되었다.50대의 김위원장은 70대의 김대통령을 마치 혈육을 대하듯 극진히 맞았고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평생의 노력이 구체화한 현장에서 김대통령은 벅찬 감회에 젖은 듯 했다.두 정상이 담소를 나누며 다정한 모습으로 의장대를 사열하고,환영 나온 1,000여명의 인파가 ‘김정일’‘김대중’을 연호하는 가운데 나란히 승용차에 올라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것을 TV를 통해 지켜본 국민들은 가슴 밑바닥에서 치미는 뜨거운 감격을 억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남북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우리 민족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순간,살다 보면이런 날도 있구나 싶게 꿈 같던 일이 현실화 된 그 순간은 진정 남북이 한마음이 된 축복의 시간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평양에 간 김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영접은 융숭함을 넘어선 파격적인 것이어서 회담이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좀처럼 일반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북한의 김위원장이 직접공항에 나와 김대통령을 맞이하고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행사를 가진 것은 사전에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이날 공항에는 김위원장 이외에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의 최고 수뇌부가 거의 모두 나왔다. 지난 70년 동서독의 첫 정상회담 당시 동독을 찾은 서독 총리에 대한 동독의공식적인 영접행사는 극히 사무적이었다. 지금까지 남북 관계는 묵시적으로‘특수관계’로 인정돼 왔고 따라서 순안공항과 평양 거리의 환영인파들도남북 국기 대신 꽃을 흔들어 반겼다. 그러나 김대통령을 남한의 국가 원수로 인정하고 최고 예우를 갖춘 이번 공항 의전행사를 통해 남북 관계는 새롭게 진전한 셈이다. 또 북한의 김위원장은 공항의전 행사가 끝난 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향하는 김대통령을 그냥 배웅하지 않고 리무진 승용차에 함께 타고 숙소로향하는 파격을 연출했다.사실상의 첫 남북 정상회담이 승용차 안에서 극히자유스럽고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국제관례를 깨트린 이같은 파격은 바로 남과 북이 외국이 아닌 한나라요 한핏줄의 민족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형식과 절차를 뛰어 넘어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7,000만 민족의 염원이 김위원장의 전격적이고파격적인 김대통령 공항영접과 승용차 동승의 형태로 표출된 것으로 보고 싶다.북한이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연기한 것 또한바로 이런 결과를 위한 준비가 아니었나 싶어 지난 하룻동안의 우려가 말끔히 씻어지는 느낌이다. 남북 두 정상은 상봉 첫날부터 승용차 안에서의 회담에 이어 본격적인 공식회담을 가졌다.이 자리에서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은 남북 화해 협력과 민족공존공영의 길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핫라인 설치에 의견을 모았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물론 금물이다.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우리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극진한 환영에 흥분해서 반세기 만에 맞은 역사적인 기회를 그르쳐서도 안될 것이다.다만 북한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상호 이해와 협력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김대통령은 평양도착 성명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남과 북 우리 동포 모두가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면서 “반세기 동안 쌓인 한을 한꺼번에 풀 수는 없지만 시작이 반이다.이번 평양방문으로 온 겨레가 화해와 협력,그리고 평화통일의 희망을 갖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렇다.평양에서의 2박3일 공식일정 동안 남북 정상이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갈등과 대립과 분쟁으로 얼룩진 남북관계가 상생과 평화의 관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제 한반도 한민족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외세에 의한 남북분단,그로 인한무수한 상처와 손실을 씻어내고, 자주적인 평화공존의 순결한 씨앗이 뿌려졌다.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로, 남북대화를 방해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돌출할지 모르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평화통일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남북 정상의 첫 상봉,좋은 시작이 김국방위원장의 남한 방문으로 이어져 정상회담이 계속되면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집중취재/ 물놀이 안전점검

    *사고위험 높은 수상레포츠. 수상 레포츠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요즘 젊은이들은 ‘내집마련 통장’보다는 적금을 들어 물놀이를 즐길 정도로 수상 레포츠에 관심이 많다.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연령층은 20대 중심에서 10대,30∼40대로 확산되고 있다. 수상 레포츠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다.수상 레포츠는 대표격인 수상스키와래프팅 외에 최근에는 스피드와 스릴을 높이기 위해 바위가 많고 물살이 거센 강 상류에서 즐기는 급류 래프팅도 인기다.래프팅보다 운동량이 많고 고난도인 카약이나 카누 동호인도 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송강카누학교는 98년 50만명에서 지난해에는 80만명이찾았다.윈드서핑은 서울 한강 뚝섬지구에만 100여개의 동호인 클럽이 모여있다.전국적으로는 회원수가 2만5,000여명이나 된다. 해수욕장의 ‘폭주족’으로 불리는 제트 스키는 올해도 안전요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할 전망이다.물안경과 오리발만 이용해 물속의 비경을 즐기는 ‘스노클링’,패러글라이딩,모터보트를 연결한 ‘패러세일’도 모험을 즐기는젊은이들이선호하는 수상 레포츠다. 최근 한 광고이벤트 회사가 모험적인 레포츠에 대한 나이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10대의 43.7%, 20대의 34.1%는 “위험하더라도 모험적인 것이 좋다”고 대답했다.수상 레포츠는 늘 안전성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엿보게 한다. 전문가들은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더욱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기위해 안전수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우려한다.게다가 사전 안전교육도 처음에는 대부분 각 협회가 맡았으나 동호인 수가 늘면서 민간 사업장이 맡는 예가 많아 위험에 더욱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2일 오후 3시쯤 강원도 영월군 거운리 남한강에서 대학생 염모군(19)이 래프팅 안전교육을 받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사고 당시 염군은 교육 강사의 말을 무시하고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보트에 타 화를 자초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전국에서는 모두 444건의 크고 작은수상 레포츠 안전사고가 발생해 279명이 목숨을 잃었다.그러나 물놀이를 즐기면서 생기는 사고는 훨씬 심각하다.경찰청은 지난해의 경우 전국의 해수욕장과 하천,유원지 등에서 1,163건의 사고가 발생해 608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수상스키협회 이형묵(李亨默)씨는 “스릴감이 높고 모험적이며 과격한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동호인 스스로 안전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강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영등포소방서 수남구조대 박영삼(朴永三) 항해사는 “관련 협회나 사업장이 안전장비를 갖춰 사전교육에 힘쓰겠지만 이를 잘 따르고 실천하는 것은 동호인 스스로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안전불감증 실태. 본격 물놀이 철을 맞아 수상레포츠 관련 이벤트업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래프팅과 스킨스쿠버,수상스키,제트스키 등이 인기종목이다.이용객은 주로 20대 직장여성으로 초보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족단위 고객도 늘고있다.그러나 일부 이벤트 업체들은 안전대책은 뒷전으로 돌린채 고객 유치와이윤 남기기에만 급급해 자칫 안전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이달들어 북한강일대와 강원 내린천,동강 등지에 수상레포츠를 즐기려는사람이 하루 수백명씩 몰려들고 있으나 승선인원 초과 등 안전을 외면한 행위가 여전히 저질러지고 있는 것이다. 강원 영월에서 충북 단양까지 래프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는7,8월 두달 동안 3만∼4만명의 고객이 몰려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전국 래프팅 업체가 40여곳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올 여름 래프팅 이용객은 1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래프팅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해 래프팅 자격요건이 강화됐다”면서 “그러나 수상안전요원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사설래프팅 업체가 아직도 남아 있고 한팀당 정원인 10명을 초과 승선시키는 업체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래프팅이 대표적인 수상레포츠로 자리잡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의 안전불감증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강 일대 수상스키와 제트스키 시설 10여곳에도 최근 하루 수백명씩 물놀이 행렬이 찾아오고 있으나 전문안전요원을 갖춘 업체는 많지 않다. 스킨스쿠버를 전문으로 강습하고 있는 일부 업체들도 최근 교육생을 집중모집하고 있다.한 업체는 8월초 50여명을 상대로 서해안 도서지역에서 실습을 벌일 예정이다.그러나 일부 스킨스쿠버 업체는 소수의 안전요원만 형식적으로 동행시킬 뿐 초보자를 상대로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여행업체의 경우 올들어 젊은 층을 겨냥해 사이판,괌 등지의 스킨스쿠버 패키지 상품을 새로 내놓고 있어 해외 수상레포츠 관광객의 안전사고 예방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동취재 소팀 박찬구기자 ckpark@. *'수상레저' 자격증제.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스릴 만점의 스피드 수상 레포츠는 먼허가 있어야 즐길 수있게 된다.지난 2월 9일부터 수상레저안전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상레저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해양경찰청은 이미 모터보트,제트스키,고무보트,수상 오토바이,요트,호버크래프트 등 5마력 이상 동력 수상레저기구 6종을 대상으로 자격증 시험을치르고 있다. 1,572명이응시해 필기·실기시험을 치렀고 현재 2차 시험이 시행하고 있다.면허는 경찰이 조종 능력을 인정한 것으로 1급과 2급으로 구분된다.1급 면허는 수상 레저사업자 또는 시험 대행기관 시험관을,2급 면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각 발급하며 요트는 별도의 요트면허를 받아야 한다.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에처해진다.해경은 올해 말까지 행정지도를 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단속을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상 레저사업 등록제도 신설돼 현재 해경 일선서에서 등록을 받고 있으며,해안으로부터 5마일(8㎞) 이상 떨어진 곳에서 수상레저를 하려면해당 경찰관서에 신고를 하도록 했다. 해경은 수상레저기구 면허증 보유인구를 늘리기 위해 오는 9월 또다시 한차례 시험을 치를 계획이며,내년부터는 시험을 정례화하기로 했다.해경은 올해6,000명 정도가 면허를 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 전국의 수상레저 인구는 10만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세영(朴世暎) 수상레저계장은 “수년전부터 수상레저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안전사고 예방책이 전혀 없었다”면서 “수상레저 이용자를 제도적으로보호하기 위해 면허제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상레저 안전법이 자격증을 의무하고 있는 종목에서 수상스키나 스킨 스쿠버 등을 제외시키는 일부에 한정시키고 있어 안전성 확보는 여전히동호인의 몫으로 남게 됐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레포츠 안전 가이드. “바짝 얼어있는 초보자들은 안전수칙을 잘 따르는 편이지만 한 두번 경험해본 이들은 ‘별 것 아니다’며 제멋대로 행동해 사고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한국활공협회 윤청 부회장은 “소비자들도 조금만 세심히 살펴보면안전관리에 허술한 업체들을 선별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보험가입 여부 확인을/ 이제 레포츠를 즐길 때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몇년전만 해도 보험가입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면 “뭐하려고 그러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왔지만 이제는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그만큼 안전의식이 높아졌다.하루 보험료는 1,200원 정도.위험도가 높은레포츠일수록 보험료는 올라가고 어린이의 경우 성인보다 비싸다.여행·레저업체에 보험 가입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벤트성을 경계하라/ ‘패러 글라이딩 일일체험’하는 식으로 신문광고를내는 이벤트성 업체는 피해야 한다. 윤 부회장은 “충분한 연습과 사전교육 없이 ‘일단 해보자’는 식으로 소비자를 유혹해서는 안된다”며 경량 비행기의 경우 최소 8일간의 지상훈련을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다.레포츠 운영경험과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강사들을보유하고 있는 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 ◆래프팅/ 쉽게 배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인명사고도 많았었다.그러나 지난 2월 수상레저 안전법이 시행되면서 많이 달라졌다.송강카누학교 정미경씨는 “이 법이 상당히 까다로운 자격요건을 내세우고 있다”며 지난해 200여개에 이르던 업체가 100여개로 줄어들었다고 전한다.해양경찰청으로부터 해마다 한번씩 장비와 설비,안전의식에 대한 점검을 받고 있다. 그 역시 레포츠 참가자들의 안전의식 미비에 책임을 지운다.“해병대 출신임을 내세우거나 군대에서 더 위험한 일도 해봤다며 말을 안듣는 분들이 많습니다.”여행전문 포탈사이트(www.netports.co.kr,www.krl.co.kr,www.sportskorea.net)를 이용해 검색하면 전문성을 갖춘 업체를 선별할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아사드 별세 이후의 중동 전망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망은 중동평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전문가들은 일단 단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보고 있다. 30여년간 이스라엘이 익숙하게 상대해온 중동 맹주가 급작스레 사라짐에 따라 평화협상의 장래에는 불확실성이 가중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사드 대통령은 누구보다 노련한 이스라엘 통으로 평화협상 타결에 강렬한의지를 불태워온 인물. 그는 평화의제를 둘러싼 이스라엘과의 담판에서 번번이 강경론과 유화책을 적절히 구사하는 탁월한 협상력을 보여줘 레바논은 물론,전체 아랍권으로부터 존경받아왔다.그의 사망은 이같은 강력한 리더십의진공상태를 의미한다. 누가 집권하든 대 이스라엘 협상에서 아사드만한 정치력을 보여주기는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때문에 상당기간 중동평화협상은 답보상태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사드는 최근 골란고원 문제와 관련,이의 전면반환을 요구하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그의 후계자가 갑작스레 대 이스라엘 유화론으로 선회하기란 어려울수밖에 없다.아사드가 후계자로 찍은 아들 바샤르는 시리아 정가에서의 취약한 영향력을 군부와 국민지지로 메워나가야 하는 상황이므로 이스라엘에 대해 상당기간 비타협적인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와 관련,미국의 중동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중동평화협상 재개일정의 차질을 우려하고 나섰다.탤코트 실리 전 시리아주재 미국 대사는 “아사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내부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지도자였기 때문에 그의 사망은 심각한 타격”이라고 말했다.리처드 머피 전국무부 근동담당 차관보도 권력공백 등으로 인해 시리아가 상당기간 혼란에빠져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아사드의 사망이 평화협상의 기조를 뒤흔들 수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요르단 후세인 국왕의 사망을 기점으로 몰아닥친 세대교체 바람을 평화협상에 플러스 요인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상대적으로 이스라엘과의 분쟁 역사에서 자유롭고 서구친화적인 인물들로 중동의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대이스라엘 접근도 보다 유연성을 띌수 있으리라고보이기 때문이다.이스라엘 측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의 사망 이후 양국간 평화협상이 수개월 연기되더라도 시리아에 새로운 지도체제가 확립되면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아사드 대통령 재임 주요 연표. ◆70년 11.13 국방장관이던 아사드,쿠데타로 집권. ◆71년 3.12 아사드 대통령 취임. ◆73년 10.6 67년 이스라엘에 빼앗긴 영토 회복 위해 시리아가 시나이 반도 및 골란고원 기습공격.11월 11일 휴전. ◆74년 6.15 리처드 닉슨 미국대통령 시리아 방문.67년 단절된 양국 외교관계 회복 선언. ◆76년 4.12 레바논 사태 개입. ◆77년 12.5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이스라엘 방문으로 시리아-이집트 외교관계 단절.양국관계 12년 후 회복. ◆80년 10.10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시리아의 이란 지지로 시리아-이라크국교단절.82년 4월 이라크 국경 폐쇄. ◆81년 12.14 이스라엘,점령지 골란고원 점령. ◆83년 6.24 시리아,아사드와 불화빚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 추방. ◆2000년 5.24 이스라엘,남부레바논서 철수. *아사드 별세 이모저모. [예루살렘·카이로·워싱턴·베이징 외신종합] 레바논과 요르단,이란 등 아랍국가들은 10일 하페즈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일제히 애도성명을 내는 등 대대적으로 애도했다.또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아사드 대통령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그의 중동평화 노력을 치하했다. ◆에밀레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은 애도 전문을 통해 아사드 대통령이 자신과 전화통화를 하던 도중 사망했다면서 “그의 죽음은 레바논에 ‘엄청난 재난’”이라고 애도.레바논은 이날 1주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의 TV와 라디오방송들도 이날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아사드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일제히 긴급 뉴스로 보도.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성명에서 “시리아 국민들의 슬픔을 이해한다”면서 “우리는 시리아와 평화협정을 이룩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새 지도부가 누구든 같은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강조. ◆외국 국가원수로는 마지막으로 지난 21일 아사드 대통령을 면담한 압둘라요르단 국왕 역시 아사드 대통령의 후계자인 바샤르 아사드에게 전화를 걸어위로의 뜻을 전하고 40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이 중동의 평화를 보지 못하고 숨졌지만 중동평화를 위한 그의 노력과 낙관적 전망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것”이라며 애도.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와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아사드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모리 총리는 “시리아 국민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시리아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를 희망한다”고 애도. 장주석은 “그의 죽음은 시리아의 큰 손실이며 중국으로서도 존경할만한 친구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 ◆한편 미국의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사설에서 아사드 대통령을 전혀덕(德)을 갖추지 못한 무자비한 전제군주였다고 힐난해 눈길.이 신문은 “아사드 대통령은 비타협주의적 태도로 이스라엘을 적대했으며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등 대개는 부정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혹평.
  • 비구니 스님들 전국모임 결성

    불교계에 승풍(僧風)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비구니 스님들이 모임을 결성,선원(禪院)의 기강확립과 올바른 수행풍토 정착을 다짐하고 나서 주목된다. 전국 35개의 비구니 선원 가운데 21개 선원 대표 비구니 스님 27명은 최근백흥암 선원에서 모임을 갖고 ‘전국비구니선원 선문회’(선문회)를 결성했다.스님들은 비구니 선원을 참된 수행을 계승 정립하는 도량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하고 회장에 석남사 주지 영운스님,부회장에 일운(불영사 주지)과 법중(위봉사 주지)스님을 각각 선임했다. 선문회는 회의에서 선방 수행을 신청하는 방부(房付)문제와 선방에 들어가는 입방(入房)자격 등을 논의한 끝에 방부기간은 음력 7월과 1월중 12·13·14일의 3일간으로 정했다.또 방부는 한 선원을 통해 할 것과 대리방부는 효력을 상실하되 사미니의 경우 은사스님이 방부한다는 원칙을 정해 오는 동안거부터 시행키로 했다. 지금까지 ‘전국선원수좌회’ 등 비구 스님들의 모임은 결성된 적이 있지만비구니 스님들만의 모임이 발족되기는 처음으로 비구니 선원의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문회는 “비구니 선원의 기강이 필요하고 운영체계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아 올바른 참선수행을 다져나가기 위해 선문회를 결성했다”면서“매년 봄 정기모임을 갖고 수행계획과 자세를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 급류타는 은행합병/ (중)밑그림은

    자산규모가 200조원을 넘는 초대형 금융그룹이 탄생한다.한빛·외환·조흥은행 등 공적자금 투입 3개 은행은 합병 방침이 확정됨에 따라 합병에 대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8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부는 이들 3개 은행과 그 자회사11개를 모두 금융지주회사의 큰 우산 아래 통합할 계획이다. 이 경우 총자산이 206조원,직원수가 2만3,000명에 달하는 거대한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빛은행은 현재 증권(한빛증권),투신(한빛투신운용),리스(한빛여신전문),채권추심업(한빛신용정보),전산(한빛은시스템) 등 5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외환은행은 투신(외환코메르츠투신운용),카드(외환카드),리스(외환리스),선물(외환선물) 등 4개,조흥은행은 투신(조흥투자신탁운용),리스(조흥리스금융) 등 2개를 두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기업금융·소매금융·증권·여신전문(카드,리스)·투신·전산 등 크게 6가지 ‘기능군’으로 헤쳐모일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3개 은행 모두 기업금융 전문이므로 기업금융 메가뱅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3개은행의 자산을 산술적으로 합할 경우 지난해말 현재 약 194조원으로세계 55위가 된다. 국내 최고성적인 한빛은행의 110위를 단숨에 55계단이나뛰어오르게 된다. 부실규모로도 메가뱅크다.3월말 현재 이들 은행의 고정이하 부실채권 규모는 한빛 8조5,779억원,외환 5조7,030원,조흥 5조6,156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한다.배드뱅크(Bad Bank)를 만들어 부실채권을 모두 이 곳으로 넘긴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증권군에는 한빛증권(자산 8,730억)과 각 은행의 주식운용팀이 합쳐질 전망이다.투신군에는 3개 은행 모두 투신사가 있어 조합이 용이하다.조흥투신(1,105억),한빛투신(834억) 외환코메르츠투신(459억)을 합칠 경우 자산규모 2,398억원의 대형 투신사가 탄생하게 된다. 여신전문업군에는 한빛여신전문(2조1,107억원) 외환카드(1조6,727억) 외환리스(6,797억) 조흥리스(6,206억원)가 들어가게 된다.자산규모 5조837억원으로 은행군 다음으로 가장 덩치가 크다. 외환선물(171억)과 한빛신용정보(83억)는 규모가 작아 증권이나 여전군에편입될 수도 있지만엄연히 별개기능이라는 점에서 각각 선물과 채권추심업이라는 독립 군을 형성할 가능성도 높다. 가장 시너지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군은 전산분야다.이들 은행이 올해 전산분야 신규투자로 잡고있는 규모는 한빛과 조흥이 각 1,400억원,외환이 900억원이다.상당액의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한빛과 외환은 중앙제어장치(CPU)로 똑같이 IBM을 쓰고 있지만 조흥은유니시스와 히타치를 쓰고 있어 골치아픈 대목이 될 것 같다. 정부는 오는 15일 금융지주회사 설립에 관한 공청회를 열어 이같은 방안을토대로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안미현기자 hyun@. *金璟林 외환은행장 주장“3개銀 합병이전 부실자산 해소해야”.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한빛·조흥·외환은행의 합병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김경림(金璟林) 외환은행장은 9일 “현 상태에서의 단순합병은 별 의미가 없다”면서 “합병전에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행장은 “3개 은행을 묶는 것만으로는 전산분야의 투자를 줄이는 것외에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기대할 수 없다”며 간접적인 불만의사를 표시했다.이어 “배드뱅크 설립 등을 통해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행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의 당좌대월한도 소진율이 한때 95%대까지치솟았으나 지금은 50% 수준으로 떨어져 현대의 유동성 위기는 한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 日 오부치 前총리 장례식 175개국 조문 행렬

    [도쿄 외신종합] 8일 거행된 오부치 게이로 전총리의 장례식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대통령등 7개국 정상을 포함한 175개국 조문사절과 일본 황실관계자,6,000여명의 조문객이 모인 가운데 고인을 애도했다. ■화장된 오부치 전총리의 유골은 상주인 치즈코(千鶴子)여사등 유족과 함께 도쿄도내의 자택을 출발한 뒤 국회,총리관저,자민당 본부를 거쳐 식장에 도착했다.장례식은 생전에 고인의 절친한 친구였던 피아니스트 나카무라 히로코의 연주와 묵념에 이어 고인의 국회의원 첫당선부터 총리 재임시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는 순서로 진행됐으며 모리총리와 중참 양원의원장등의 추도사,헌화등의 순서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도쿄시내 장례식장에는 장례시작 수시간 전부터 많은 조문객이 몰려들었으며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일부 시민들까지 방명록에 서명을 하겠다고 몰려들어 한때 큰 혼잡을 빚기도.모리 총리는 장례식이 끝난 뒤 각국 참석자들을 영빈관으로 초청,리셉션을 베풀며 사의를 표했다. ■이날 조문대표로 온 각국 원수들간에는 즉석 회담이 다각도로 이루어져 장례식장과 리셉션장은 정상회담장을 방불.모리총리는 오전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대통령,존 하워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등과 연쇄회담을 갖는등 종일 각국 정상들과회담을 가졌다. ■모리 총리와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장례식 시작 전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남북한 정상회담등 공동관심사를 논의했다.와히드 인도네시아대통령은 모리총리에게 최근 수마트라에서 일어난 지진복구에 일본이 지원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모리 총리는 이번 주중 모두 15건의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고 고노 요헤이외상은 16건의 회담을 갖도록 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외언내언] 조문외교

    ‘사사 여사생(事死 如事生)’.중용(中庸)에 나오는 글귀로 죽은 것 섬기기를 산 것 섬기는 것과 같이 하라는 의미다.죽음의 의미에 대한 각별한 생각을 표현한 말이다.‘여우가 죽으니 토끼가 슬퍼한다’는 속담도 있다.호사토비(狐死兎悲)다.동료의 슬픔이나 괴로움을 아파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하지만 토끼에게 여우는 한없는 미움의 대상이다.그렇게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막상 죽으니 눈물이 나더라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을 함축한 메타포다. 사람이 겪는 세가지 큰 일은 출생과 결혼,그리고 죽음이다.문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기에는 복잡한 ‘통과의례’가 뒤따른다.그 중에서도 장례(葬禮)를 가장 존엄하게 여긴다.죽음이라는 한계에 대한 외경심,내세(內世)의마지막 길이라는 안타까움 때문이다.우리도 옛부터 경사(慶事)보다는 애사(哀事)를 우선으로 쳤다.아무리 어려운 사정이 있더라도 문상은 하려고 애를쓴다.슬픔은 나누고 기쁨은 함께 가지는 미풍양속은 동·서양이 다를 바 없다. 국제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외교 상대국에서 국상을 당하면 문상하는 것을도리로 여긴다. 대개는 조문사절을 보내지만 국가원수가 직접 참석하기도 한다.누가 가느냐는 문제는 상대국과의 친밀도,국가원수와의 개인적 관계,앞으로의 관계발전 전망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장례식은 여러나라의 조문 사절이몰리다 보면 국제외교의 경연장이 되기도 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우리 대통령이 외국 국가원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63년 박정희(朴正熙) 국가최고회의 의장이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장례식에 갔지만 당시는 대통령 당선자의신분이었다. 고(故) 오부치 총리와의 개인적 관계를 고려해 직접 참석하기로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일본의 전·현직 총리 장례식에는 국무총리나 외교부장관을 조문사절로 보냈다.다른 나라의 주요 장례식에도 고인보다 한 두 등급이낮은 인사를 파견했다.대통령이 가면 의전의 우선 순위에서 타국의 원수에게밀릴 가능성 등을 우려해 아랫 사람들이 참석을권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점에서 김대통령의 결심은 파격이다. 김대통령은 장례식 참석 과정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를 만나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한·미·일 3국의 입장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시기적으로 중차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연쇄회동의 성과를 너무 기대하거나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애사(哀事)는 애사이기 때문이다. 金命緖 논설위원 mouth@
  • [대한시론] 일본의 위험한 복고주의

    일본 정치를 상징하는 두 얼굴은 일본의 총리와 도쿄도 지사이다.총리는 국회에서 뽑은 행정수반격이고,도쿄도 지사는 도민이 직접 뽑은 민선 공직자다.이 자리에 있는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발언을해서 말썽이다.이시하라 신타로 지사는 재일동포를 위험집단으로 모욕하는발언을 하더니,모리 총리는 “왕(천왕)중심의 신의 나라”란 발언의 파문이가라 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국체(國體)수호의 발언으로 일본에서 조차 반발을 사고 있다.왜 일본의 대표적 정치적 인물이 군국주의 시대의 편견과 독단에 불을 붙이고 있는가.잘 살펴보면 그런 일은 돌발적 개인의 실수는 결코아니란 점이다. 이제까지 일본을 지배해 오는 보수세력은 패전 전이나 후나 그 본체에선 변함이 없다.자민당의 구성은 결코 자유주의자나 민주주의자가 아니다.그들 대개는 국수주의자나 보수기득권세력의 대변자나 천황제 신권주의자로부터 토건업자의 후견을 받는 정상배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잡다한 수구세력의 연합체일뿐이다.일본의 지배층은 침략전쟁의 범죄에 대해 스스로 단죄해 과거를청산하려고 한 적이 없다.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게 패전한 것만이 잘못이라는 망집에 사로잡혀 있다.결국 그들은 왕(천황)이 신의 자손이고 자기 나라가 신의 나라로서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황국사관(皇國史觀)에의 집착에서 깨어난 것이 아니다.명치헌법(1889년)의 국가관이 그대로 존속되고있다.일본의 지식인조차 일본수구세력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항의해 오고 최근 국기국가법의 제정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일본이 우경반동화, 국수주의화해서 침략주의적 복고풍조로 되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너무나 미미하고 무관심하다고 할까.아니그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다고 할까?현실인식의 빈곤을 본다.경제대국이 된 것에서 자신을 가지게 된 일본의 국수주의 세력이 일관되게 추진해오는 것은 패전전의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의 실현이다.그들로선 이미경제적으로 성취했다고 보고,정치 군사적으로 마무리 단계에서 방위지침법으로 일본군대(자위대)의 해외출동의 길을 열었다. 아울러 국기국가법으로 황국사관의 기점인 왕(천황)의 숭배와 찬양의 노래를 국가로 공인시켰다.그간에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침략전쟁의 전몰자를 제사지내는 야스쿠니신사에 총리의 자격으로 참배함으로써 반동복고의 관례를 기정사실화했다. 모리는 총리로서 좀더 노골적 구체적으로 왕의 국법상의 지위를 패전전의수준으로 복고시키려고 국체(國體)수호의 발언을 하고 있다.일본 자민당이시도하는 개헌의 내역에는 왕의 국가원수로서 지위부여와 재무장의 허용 및방종(?)의 자유주의 폐풍(?)을 시정하는 국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의 강조 등이 올라 있다. 이미 국회의 헌법조사회는 가동하고 있다.패전후 50여년이 지나 경제적 풍요와 우경(右傾)무드에 물든 세대는 침략의 과거청산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다.이 분위기가 절호의 기회로 우익 보수반동세력에 의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사회의 우경 반동화가 의미하는 위험성을 실감치 못하고 있다. 일본의 친한파 인사가 어떠한 인물인가를 잘 모르고 있다.그들이 박정희를높이 평가하는 저의는 박정희나 그 행적을 자기들의 식민통치의 산물로서 보기 때문이란 점을 모르고 있다. 친일파가 주도한 군사정권은 일본의 국수주의 보수세력과 유착관계를 지속해 왔다.전 관동군 참모 세지마 유조가 박정희로부터 전두환,노태우에 이르기 까지 유착 연결되었고,그는 현재도 한국의 전경련의 고문이다.세지마는한일협정의 막후 교섭 창구역을 해내고,그 후 한일협정에 따른 일본상품발주의 이권에 개입해 온 흑막의 인물이다. 더욱 기가 막힌 일은 박선원 교수의연구에 따르면 신군부는 12·12쿠데타 당시로부터 일본당국과 사전교신이 있었고,또 그들의 지원도 받아왔다는 보도다.이런 보도가 있었지만 우리의 반응은 시큰둥하다.여기서 우리는 시민의 정치교육과 역사인식에 대해 얼마나허술히 해 왔는가를 반성해야 한다. 세상 돌아가는 일을 똑바르게 알지 못하는 눈 뜬 장님이 되고서는 자기나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우리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일본사정이 정치적 반동복고로 되어간다고 할 때엔 그것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한상범 동국대교수법학.
  • “경찰예산은 사회간접자본”

    “경찰관 보수 등 경찰예산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한다” 새해 예산안 편성을 둘러싸고 정부부처간,당정간 협의가 한창인 가운데 이같은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문제제기는 물론 경찰쪽에서 했다.경찰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경찰관 개개인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는 논리다.범죄와 사고 등으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손실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투자라는 주장이다. 국립경찰대학교 이상안(李相安) 교수는 7일 “경찰보수 및 수당체계를 개선하면 우선 범죄 발생에 따른 사회적 기회비용,즉 ‘범죄 희생비용’을 크게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경찰의 사기가 높아지면 좀더 의욕적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 범죄 희생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올해를 예로들면 17조5,300억원(2005년에는 25조원)으로 추정되는 범죄 희생비용을 15조원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경찰 보수예산의 국부창출효과와 체계 개선’이라는 논문도 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도 “경찰관의 기초생활 보장은 국가발전 및 국부 창출과 연결된다”고 지적했다.경찰의 보수문제를 경찰관 개개인의 처우 개선에초점을 맞추는 시각은 근시안적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경찰은 다른 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사망 비율이 일반직 공무원은 4.9%인 반면 7.5%나 된다.98년 건강진단에서 정상판정률은 40.7%로 공무원 가운데 가장 낮았다.질환 의심자도 29%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각종 수당과 퇴직금,연금산정의 기준이 되는 경찰관 봉급은 비슷한 직급의 군인보다 10%,공안직보다 5%가 낮으며 200대 민간기업의 60% 수준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들은 이런 점을 들어 보험적 성격의 ‘위험 수당’도 신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돼 경찰관의 질이 높아지고,경찰관의 부정부패가 해소되며 서비스 수준도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경찰관 자신이 국민에 대한 청렴,공정,희생의 개혁적 결의를실천할 때 이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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