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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포켓몬도 잡고 대형 크루즈선 타고… 사통팔달 교통망 잇는 ‘관광 속초’

    [자치단체장 25시] 포켓몬도 잡고 대형 크루즈선 타고… 사통팔달 교통망 잇는 ‘관광 속초’

    사통팔달 교통망 개척으로 설악권 관광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끄는 이병선(53) 속초시장의 하루는 현장에서 시작한다. 취임 이후 2년 동안 주민들을 결집하고 중앙 부처와 강원도를 찾아 설득하며 30년 숙원 사업인 서울~속초 간 고속화철도사업을 이뤄 냈다. 러시아와 일본을 잇는 북방항로 재개,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한 속초항 접안시설 확충, 강릉~고성~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길 연결 등 주변 인프라 구축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연말이면 마무리될 서울~양양 간 동서고속도로와 속초~삼척 간 동해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새로운 도시계획에도 나섰다. 철길·항공·도로·뱃길을 따라 사람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꼼꼼한 도시계획과 복지를 계획하며 현재 8만 3000여명의 인구를 30만명까지 늘리는 ‘2030 프로젝트’를 야심 있게 추진하고 있다. 속초를 동해 북부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재선 강원도의원을 지낸 뒤 속초시장에 당선된 이 시장은 상명하복의 행정 관행을 깨고 원칙과 소통, 변화와 혁신을 시정 운영의 기조로 삼는다. 부서장 중심의 책임행정과 부서 간 협업의 행정문화도 자리잡게 했다. 시민·사회단체와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병팔이’라는 소박하고 토속적인 닉네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활동을 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페이스북 병팔이는 친구 최대한도 5000명 선을 채웠고 팔로어가 1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끈다. 새벽 미화원들과 함께 쓰레기 청소에 나서고 포켓몬고를 즐기려는 게이머들과 함께하는 이 시장과 하루를 동행했다. 지난달 10일 새벽 5시 이 시장은 미화원들과 함께 새벽 거리 청소부터 시작했다. 청소 차량에 동승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속초 중심지 로데오거리 등을 돌며 골목골목 쌓인 쓰레기를 치우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피서철 주변 음식점 등에서 버린 쓰레기는 산더미 같았다. 열대야의 후덥지근한 새벽 공기 속에 쓰레기 악취까지 진동했지만 이 시장은 함께 조를 이룬 미화원들과 호흡을 맞춰 쓰레기를 청소차에 옮겨 실었다. 힘든 작업 중에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미화원들의 고충을 듣고 웃음으로 격려했다. 이 시장은 “세계적인 관광도시 속초를 만드는 일은 관광객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깔끔한 도시 이미지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동행했던 공무원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새벽일을 마치고 누구보다 일찍 집무실로 출근한 아침 부서장회의에서는 주요 인프라 현장의 철저한 점검부터 지시했다. 이날은 이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았다. 이 시장이 역점 추진하는 것은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이다. 미시령·한계령의 험한 설악산을 넘어야 수도권과 이어지는 열악한 교통망 해결에 승부를 걸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임기 2년 만에 서울~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을 국토교통부가 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하도록 이끌어 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을 위해 주민들을 결집하고 중앙 부처와 강원도를 찾아 설득하며 이뤄 낸 성과였다. 30년 동안 주민들을 애타게 했던 숙원 사업을 해결한 것이다. 이 시장은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되면 속초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50분, 서울 용산에서는 1시간 15분이 소요돼 수도권에서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면서 “충청·전라·경상권과는 3~4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KTX 전국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되는 셈”이라며 활짝 웃었다. 서울을 잇는 고속화철길이 열리면 속초항과 양양국제공항 등의 활성화에도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속초항을 통한 러시아, 일본, 중국으로 이어지는 뱃길이 활성화되면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며 역할을 못하는 북방항로가 살아나고 크루즈 관광까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20분 거리에 있는 이웃 양양국제공항도 덩달아 살아나 설악권 전체 관광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향후 남북 관계 개선으로 북한과 철도가 연결되면 금강산·마식령스키장 등 북한의 주요 관광지가 포함된 설악·금강산 권역의 관광 개발이 추진돼 속초 지역은 국제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동서고속화철도~속초항~북방항로·북극해항로 노선은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와 연계돼 유라시아 권역의 교통, 물류, 에너지를 공유하려는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조기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명실공히 속초는 대한민국 북방 물류 전진기지로, 인구 30만명의 국제적 물류·관광의 거점도시로 성장·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관광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연경관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내외국인 관광객을 아우르는 의료·한류·크루즈 관광과 마이스산업 등 관광상품 다변화로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발전을 기대한다”면서 “도로·철도 등 육상교통과 해상·항공 교통망의 연계를 통해 복합물류기지로의 발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지역 내 일자리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속초항을 통한 10만t급 국제 크루즈 관광사업에도 공을 들인다. 지난 5월 7만 5000t급 크루즈선 입항을 성공시키며 대형 크루즈선 모항으로 유리한 고지는 선점했지만 미래를 내다보며 10만t급까지 접안이 가능하도록 항만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해양수산부의 제3차 전국항만 기본계획 수정계획(안)에 따라 속초항 북방파제 일부를 제거하고 750m를 신설해 북방파제를 직선화했다. 방사제 250m 축조도 확정됐다. 낙후된 설악동 재개발·재정비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악 힐링휴양지구 조성 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국비 132억원이 확보되면 본격 추진된다. 설악동 지역에 꼭 필요한 각종 관광 테마시설을 조성해 1970~80년대 관광 1번지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물 부족으로 늘 어려움을 겪는 상수원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현재 쌍천으로 흐르는 물을 지하에 가둬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근 고성군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급수시설 위탁과 직영에 대해 고성군 토성면과의 협의가 끝나면 곧바로 관로를 묻어 상수원을 끌어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동행했던 김연설 기획감사실 홍보담당은 “한 해 1300만명 이상의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물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면서 “지리적 여건으로 자체 상수도 원수 확보가 어려워 임시방편으로 그동안 하루 1500t을 사용할 수 있는 암반 관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속초의 고품격 관광도시 조성 및 지역관광 발전정책 마련을 위한 중장기 ‘관광종합개발계획’도 수립, 추진 중이다. 휴양·레저·문화·도시관광의 기능을 살려 권역별로 4개권(설악권, 영랑호권, 청초호권, 도심권)의 테마별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더불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배후 관광도시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과 체계적인 관광서비스 마련에도 나섰다. 울산 간절곶과 함께 포켓몬고 성지가 된 속초는 지난 7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게이머들을 위해 ‘포켓몬고 전략·지원 사령부’를 운영하며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 시장은 “포켓몬고 트레이너들에게 안전하고 신명나는 놀이문화 장소를 제공하고 속초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포켓몬고 전략·지원사령부를 운영하게 됐다”면서 “언론지원대를 통해 방송홍보·예산지원이 이뤄졌고, 행정지원대에서 게임 관련 정보제공·11성지 지정 및 현장지원반을 운영했으며, 관광지원대에서는 태초마을 이박사와의 기념촬영 및 포켓몬고 관련 이벤트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생명의 窓] 길고양이의 보은/정찬주 소설가

    [생명의 窓] 길고양이의 보은/정찬주 소설가

    저수지 쪽으로 산책하다가 산골짜기에서 가끔 길고양이와 마주치고는 했다. 한 마리는 검은색이고 또 다른 녀석은 갈색인데 두 마리 다 비쩍 말라 홀쭉했다. 산속에서 먹이라고는 날지 못하는 다친 새나 들쥐밖에 없었을 터. 늘 굶주린 모습인 녀석들은 나를 경계하여 슬금슬금 숲속으로 숨었는데 짠한 생각이 들곤 했다. 눈인사라도 나누고 싶어 다가서면 더 멀리 도망쳤다. 나와 낯이 익어서일까. 지난달부터는 검은 길고양이가 내 산방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녀석은 절대로 앞마당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의심이 많아서인지 뒤쪽 담을 타고 넘어와 부엌을 기웃거리다가 사라졌다. 측은한 마음이 들어 사발에 생선을 주어도 처음에는 잘 먹지 않았다.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가 돌아가곤 했다. 그러나 불볕더위에 시달렸던지 요즘에는 태양광 그늘에서 대담하게 휴식을 취했다. 뱀을 물고 와 자랑하듯 태양광 그늘에 놓고 가기도 했다. 녀석은 내가 무엇을 저어하는지 잘 모를 수밖에. 산중 생활 16년이 됐지만 아직도 정을 붙이지 못한 생명이 있다면 혀를 날름거리는 뱀인 것이다. 녀석의 출현은 반갑지만 태양광만 보면 답답해진다. 석 달째나 무슨 기기가 고장 났는지 전력을 전혀 생산해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한 달에 5만~6만원어치 전기를 생산했는데 지금은 무용지물이 돼 있다. 도회지라면 전기회사를 찾아가 문제를 삼았겠지만 산중이라 전화 말고는 항의할 수단이 없다. 폐업했는가 싶었지만 남자 직원이 전화는 받고 있다. 후배에게 누진제에 대한 전화 강의를 한 시간 동안 들은 바 있어 전기계량기 검침원을 마주칠까 두려울 뿐이다. 그러나 검침원은 오토바이를 타고 곡예를 하듯 달려온다. 햇살에 피부를 보호할 목적인지 복면 같은 망사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그렇다고 그가 밉상이라는 것은 아니다. 계량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사내다. 지지난달에 태양광 계량기에 0이 찍혔다고 말해 준 이도 그 사내였다. 0이 찍혔다는 것은 태양광이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어제는 전기 검침원을 마당에서 마주치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또 검은 길고양이가 제법 긴 뱀을 물고 왔다가 놓고 갔다. 내가 혀를 끌끌 차자 검침원이 “고양이에게 밥을 줍니까?” 하고 물었다. 그의 말에 내가 “가끔 밥을 주지요” 하고 말하자 검침원이 “고양이가 제 딴에는 은혜를 갚으려고 뱀을 물고 온 것입니다”라고 알려 주었다. 검침원이 덧붙여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면 뱀을 물고 오지 않겠지요”라고 말했다. 검침하느라고 농가들을 드나들며 보고 들은 게 많은 그의 설명이기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9살이 된 검둥개 지장이를 보니 그의 말이 맞는 듯하다. 지장이도 이따금 두더지나 뱀을 잡아 제 집 앞에 보란 듯이 놓아 두곤 했던 것이다. 나는 단순히 맹견 본능이 있어 그런 줄 알았는데 먹이를 챙겨 주는 내게 보은한답시고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는 지장이가 살생할 때면 야단쳐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려 줘야겠다. 물론 검은 길고양이나 지장이 처지에서는 내게 보은하고자 그랬을 터이다. 은혜를 잊지 않기는커녕 원수로 갚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세상인가. 이달 내 통장에서 빠져나갈 누진제 전기료에 대한 공포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 길고양이의 보은이 새삼 고맙지 않을 수 없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집 안에 물어다 놓은 뱀을 사립문 밖의 보이지 않는 풀숲에 버리고 왔지만 말이다.
  • [뉴스 분석] 경제난에 쫓겨난 ‘브라질 女전사’ 호세프

    [뉴스 분석] 경제난에 쫓겨난 ‘브라질 女전사’ 호세프

    2014년 재선 앞두고 분식회계… 복지 대폭 축소해 지지층 이탈 권력형 부패 ‘희생양’ 시각도 브라질 사상 첫 여성 국가원수였던 지우마 호세프(68) 대통령이 탄핵당하며 13년 만에 좌파정권이 무너졌다.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재선까지 성공했지만 결국 노동자당(PT)의 장기 집권에 따른 국민적 피로감과 경기 침체, 권력형 부패스캔들로 몰락했다. 브라질 상원은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갖고 호세프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상원의원 81명 중 찬성 61명, 반대 20명으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젊은 시절 좌파 게릴라 조직에 투신하며 군사 독재 정권과 싸웠던 호세프는 2010년 국민 지지율이 80%에 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시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24년 만에 탄핵당하는 두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안게 됐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 3시간여 만에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취임선서를 하고 정식 대통령 업무에 들어갔다. 테메르의 임기는 호세프의 잔여 임기인 2018년 12월 31일까지다. 호세프 탄핵의 표면적 이유는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연방 정부의 막대한 적자를 막고 정부의 경제실적을 과장하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고 이를 되돌려 주지 않아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연방회계법원은 지난해 10월 호세프 정부가 국영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실업보험과 저가주택 공급 등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하고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며 불법 행위로 판결했다. 호세프가 제거된 실질적 이유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와 국민적 염증을 일으킨 권력형 부패스캔들의 ‘희생양 찾기’라는 분석도 있다. 브라질은 1990년대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며 승승장구했다. 한때 중국, 러시아, 인도 등과 함께 ‘브릭스’로 불리며 연 10% 이상의 성장률을 구가했다. 하지만 2014년을 전후로 원자재 가격 추락에 따라 2015년 -3.8% 성장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물가상승과 재정적자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축소하자 지지층도 이탈했다. 탄핵을 통해 집권한 테메르도 명확한 경제 회생 청사진을 보여 주지 못해 향후 브라질의 경제와 정국은 불투명하다. 당장 노동자당은 오는 10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상파울루 시장 선거도 노동자당 소속 현직 시장의 재선이 쉽지 않고 2018년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내세워 정권을 되찾는다는 구상도 녹록잖아 보인다. 남미 좌파 블록의 상징인 브라질에서 호세프 정권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면서 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물결을 가리키는 ‘핑크 타이드’가 퇴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남미 12개국 중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뺀 10개국이 좌파 성향의 정권이었으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이 우파 성향 정권으로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서울광장] 인사청문회 해독법/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사청문회 해독법/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음주운전 은폐 의혹으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를 경찰청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야당은 “부실 검증을 정당화하기 위한 대통령의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오늘과 모레 잇따라 열린다. 이들 장관 후보자에게도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 2000년 처음 도입된 인사청문회는 지금까지 조용히 넘어간 적이 없다. 공직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검증하는 청문회를 여야가 정략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정쟁(政爭)의 장으로 변질되기 일쑤였다. 특히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는데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경우 더욱 시끄러웠다. 인사청문회만 열리면 이런 일이 어김없이 반복되는 것은 우선 도덕성 등 공직 후보자의 흠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청문회가 열리는 시점의 정치·사회 이슈, 국회 원(院) 구성, 법안 처리 등 후보자의 검증과 아무런 상관없는 쟁점들이 인사청문회 처리와 연계되는 여야 간 정파적 대립도 영향을 미친다. 문제가 있는 공직자들을 걸러내는 청문회가 본래 기능을 상실하고 오히려 ‘정치화’하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직자 임명권에 대한 대통령과 국회 간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2003년 고영구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과 국회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노 대통령은 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발끈했다. 보통 청문회에서는 ‘여방야공’(여당 방어, 야당 공격)의 구도이다 보니 여당 단독으로 ‘후보자 적격’을 담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거나 야당의 반발로 아예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당이 야당과 합세해 고 후보자의 이념성향 등을 이유로 ‘부적격’하다는 청문보고서를 채택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결국 노 대통령은 “국회가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좋지만 대통령 인사권 간섭으로 월권”이라며 고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자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오기 인사이자 반(反)의회적인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을 놓고 말들이 많은 것은 인사청문회 결과의 구속력에 대한 논란이자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공무원 임용권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국가원수로서의 권한과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권한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고위 공직자 중 총리처럼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경우 국가원수로서의 임용권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은 후보자 지명권을, 국회는 동의권을 갖는 셈이다. 반면 국회 인준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는 국무위원 등의 임용은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대통령의 권한이다. 국회의 동의 없이도 임명이 가능하기에 대통령의 인사권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이를 뒷받침한다. 헌재는 고영구 국가정보원장 임명의 위헌 여부에 대해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 행사에 해당하거나 헌법 규범에 부합하는 것으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헌재는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의 결정이나 국회의 해임 건의를 수용할지의 문제는 대의기관인 국회의 결정을 정치적으로 존중할 것인지의 문제이지 법적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헌재의 판결을 본다면 국회의 인준이 필요 없는 이 경찰청장의 청문 결과는 구속력이 없다. 그렇기에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를 기용하려는 것을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하지만 헌재도 판결에서 밝혔듯이 인사청문회 결과를 수용하는지는 대통령이 국회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국회의 의견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구속력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추를 마련하려고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취지다. 국회를 존중하는 것은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다. bori@seoul.co.kr
  • 중국, 하루 1만4000개 회사 등장…올 상반기 창업 262만개

    중국, 하루 1만4000개 회사 등장…올 상반기 창업 262만개

    #1 베이징에 소재한 모 대학을 졸업한 26세 A씨는 최근 베이징시 하이덴취 중관촌에 자리한 창업 지원 센터의 지원을 받아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7월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그가 대기업 또는 공기업 취업 대신 청년 창업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현재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창업가 프로그램 중 하나인 ‘MAKER PLACE'에 참여, 창업 후 1년까지 무상으로 임대받은 사무실과 무이자 창업 지원금을 꾸준히 지원받고 있다. #2 또 다른 청년 예비 창업가 B(28)씨는 올해 베이징 소재 대학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지난 7월 몇년 동안 준비했던 박사과정을 위한 대학원 입학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그는 박사과정 입학 대신 창업가로서의 또 다른 길을 선택했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에 능통한 그가 지인들과 함께 준비하는 것은 온라인을 통한 다국적 현지 컨설팅 업체 서비스다. 그 역시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청년 창업가에 대한 탄탄한 재정적 지원 덕분에 창업 준비 기간 1년과 창업 후 최대 3년까지 무상 임대가 가능한 사무실과 각종 세재 지원을 받고 있다. 이처럼 최근 중국에서는 수 년째 청년 창업에 대한 열풍이 뜨겁다. 공기업과 대기업에 입사 후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대신 창업가의 길을 선택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중국 전역에서 등록을 마친 신규 창업 기업의 수는 총 262만 곳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동기 대비 약 29% 증가한 것으로 일평균 약 1만 4000개의 신생기업이 생겨난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분야는 단연 IT 업체다.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업 분야 신규 업체의 수는 2만 8000개로 같은 동기 대비 약 36% 증가했다. 이들 중 상당수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아 탄생한 20~30대 청년 창업가들이 키운 업체다. 청년 창업가들이 개발한 다양한 신기술품의 증가는 곧장 중국 내 특허 출원수 144만 건이라는 놀라운 수치로 이어졌다. 특허권 관련 ‘무덤’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 해외 선진 기업을 모방한 제품이 아닌, 자국에서 소유한 신기술과 이를 응용한 제품 생산이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현실화한 것이다. 더욱이 이는 같은 동기대비 38% 증가한 기록이다. 이는 전문 기술이 필요한 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해 정부가 제공하는 해당 분야 전문 기술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이후에도 정부가 소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공공정보 서비스 공유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부의 신기술 분야 청년 창업가 양성 정책이 성공을 거뒀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향후에도 지속적인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며, 청년 창업가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의 수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향후 정부가 마련한 400억 위안 규모의 국가 신흥 산업 창업·투자 지도기금이 정식 운영을 앞두고 있다고 공고했다. 해당 기금은 창업가들을 위한 각종 창업 및 혁신 정책에 대한 감독과 평가 사업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창업자에 대한 정책 편의와 혜택은 더욱 극대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사진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첫날 행보로 본 더민주 추미애 대표의 ‘내일’

    첫날 행보로 본 더민주 추미애 대표의 ‘내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의 첫날 키워드는 ‘통합’이었다. 추 대표는 29일 대표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물론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했다. 추 대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념이나 철학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국가원수로서 지나온 그분들의 흔적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 역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지도부의 박정희·이승만 묘역 참배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2·8전대 직후 두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을 때만 해도 최고위원 전원이 참배를 거부하는 등 찬반이 들끓었다. 반면 이날 지도부 전원이 참석했다. 추 대표는 참배 뒤 건국절 논란을 겨냥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적통 임시정부를 부정하려고 한다”면서 “역사를 정권논리에 따라 만지려 해선 안 된다”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여야 지도부와 잇따라 상견례도 가졌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는 7분 만에 끝났다. 이 대표는 추 대표를 보자 손을 꼭 잡으면서 ‘58년 개띠’ 동갑내기라는 보도를 거론한 뒤 “저보다 12년 먼저 국회의원이 됐다. 국회의원으로서 대선배를 넘어 왕선배님”이라고 치켜세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치를 시작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20여분간 비공개 면담까지 했다. 추 대표가 “김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이 ‘꼭 통합해라’였다. 대통령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을 줄 아는 박 대표이신 만큼 국민께 희망드리는 장정이 시작돼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박 대표는 “처음부터 한 방 먹인다”며 웃었다. 당직 인선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사무총장에 3선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정책위의장에 3선 윤호중(경기 구리) 의원을 임명했다. 둘 다 1988년 당직자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안 신임 사무총장은 ‘조직·전략’, 윤 신임 정책위의장은 ‘정책’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윤 정책위의장을 제외하면 계파색이 옅은 편이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후 첫 현장방문으로 광화문의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방문했다. 추 대표는 “최고위원 한 분이 전담해 세월호 대책을 맡도록 하겠다. 국민의당, 정의당과도 3당 공조를 통해 국회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며 세월호 특조위 기한 연장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중인 ‘예은이 아빠’ 유경근 집행위원장에게 단식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추 대표는 전대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였던 김종인 전 대표와도 관계 회복에 나섰다. 추 대표는 “(28일 전화를 드려) 너무 고생하셨다. 조만간 만나뵙고 좋은 말씀 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표님도 그렇게 하시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홍준표 지사 “낙동강 녹조, 4대강 사업 때문 아니다”

    홍준표 지사 “낙동강 녹조, 4대강 사업 때문 아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낙동강 녹조는 4대강 사업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다”며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둬 놓는 바람에 녹조가 발생한다”는 환경단체 등의 주장을 반박했다. 홍 지사는 29일 실국본부장 간부회의에서 “낙동강 녹조 발생은 지류와 지천에서 유입되는 가축·생활폐수가 원인이다”며 “(환경단체 등이)녹조발생 원인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4대강 보를 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이후 유역에 홍수가 나거나 가뭄으로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느냐”며 “매년 반복되던 홍수와 가뭄이 4대강 사업으로 해소됐는데 여름 한철 발생하는 녹조만 부각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일부 환경단체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보가 녹조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데 녹조는 지류 지천에서 유입되는 축산폐수와 생활하수에서 배출된 질소와 인이 고온의 물과 결합해 녹조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만 탓하는 것은 반대론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4대강 보는 물의 체류일수가 평균 7일 정도에 불과한데 비해 소양강댐은 체류일수가 232일이나 되는데도 질소와 인을 포함한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유입이 없어서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대청댐은 인근 보은, 옥천, 영동, 문의 등에서 축산폐수와 각종 생활하수가 유입되기 때문에 댐 건설 초기부터 여름만 되면 부영양화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 자리에서 “녹조 발생의 근본원인과 대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도록 하라”고 관계 공무원에게 지시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송형근 낙동강유역환경청장, 김충식 창녕군수, 차정섭 함안군수, 윤보훈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장, 이재균 한국환경공단 경북대구지역본부 환경관리처장, 권유관 도의원 등과 함께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 창녕·함안보와 칠서정수장 등을 둘러보고 실태 및 현황 보고를 들었다. 그는 “강물을 원수로 사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국민들이 수돗물을 불신하는 원인이 되므로 ‘식수댐’을 만들어 깨끗한 원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 지역 환경·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낙동강 네트워크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수계에 있는 영남권 자치단체장들은 낙동강 보 수문 개방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낙동강 주민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영남지역 시장·도지사에 대해서도 분노한다”며 “영남권 시장·도지사들은 영남 주민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낙동강 수문의 상시적 개방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더민주 추미애, 박정희·이승만 참배에 “평가는 다를 수 있어도 功·過 존중해야”

    더민주 추미애, 박정희·이승만 참배에 “평가는 다를 수 있어도 功·過 존중해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과 관련,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념이나 철학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국가원수로서 지나온 그분들의 흔적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직전 “전직 국가 원수에 대한 평가와 예우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게 저와 우리 당 지도부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정부를 향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적통인 임시정부를 부정하려고 한다”며 “이건 역사를 부정하고 현재를 부정하는 일이며 또한 헌법을 부정하는 일이다. 역사를 정권논리에 따라 함부로 만지려 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운 역사든 부끄러운 역사든 그대로 밝히고 나가야 한다”며 “독재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하되, 공과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은 바로 국민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독재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있는 그대로 쓰여져야 하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게 4·13 총선 민심인 제1당 더민주 신임 지도부가 통합하라는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도 연속 3년이나 불참한 5·18 운동 기념식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제주 4·3 추념식을 참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을 두개로 분열시킬 게 아니라 국민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게 국가가 해야할 최소한의 도리이지 의무 아니겠는가”라며 “그랬을 때에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 신뢰도 확보되고 그 위에서 우리 국민과 함께 상생과 통합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오늘 아침 집을 나설 때 한강에 쌍무지개가 떴다. 민생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란 하늘의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더민주는 역사 앞에 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역사로부터 얻는 교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아침 국립현충원에서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시대마다 시대 과제가 있는데 오늘날 과제는 민생이며 대한민국 국민 통합이라는 시대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탈북 도미노에 장마당 세대 다잡기

    최근 북한 고위급들의 탈북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북한 당국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북한은 지난 26일부터 개최 중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제9차 대회를 맞아 청년들에 대한 부르주아 사상문화 침투를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청년중시’ 사상을 더욱 강화할 것을 강조하면서 젊은층의 동요를 막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청년동맹 회의는 1993년 2월 이후 23년여 만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8일 ‘민족의 흥망과 인류의 미래는 청년들에게 달려 있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 당은 앞으로도 인민 중시, 군대 중시와 함께 청년 중시를 확고한 전략으로, 제일 가는 무기로 틀어쥐고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매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침투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지금 제국주의자들은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을 퍼뜨려 청년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어 저들의 목적을 손쉽게 달성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청년 중시 사상을 강조하며 미래세대들인 청년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3일 노동신문은 “원수님(김정은)의 청년 중시의 믿음은 인류가 알지 못하는 사랑의 용암, 정(情)의 불덩이”라면서 “원수님 계시어 조선 청년의 영웅전기는 오늘도 내일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찬양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제출한 지 딱 한 달 만인 26일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를 전제로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번 추경은 8월 임시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의 추경 무산을 피하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엄밀히 봤을 때 설령 이번 추경이 무산됐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숨 가빴던 1980년 정부가 10월 초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전두환 군부가 이미 5월 20일에 군 병력을 동원해 10대 국회를 사실상 해산해 버린 상황이라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그런데 똑같은 내용의 추경안이 자동폐기 바로 다음날인 10월 28일 다시 제출됐고, 전두환 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가 나흘 만에 이를 통과시켰다. 국가재정법은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 등으로 추경 편성의 조건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되기만 하면 여야 간의 정쟁으로 이어진다. 제헌국회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 추경의 역사 속에 담긴 정치, 경제, 사회상을 살펴봤다. ●6·25전쟁 발발했던 1950년에는 총 7회 올해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정쟁에 민생이 파묻힌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예산안, 추경안 등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쟁은 이미 제헌국회(1948~1950년) 때부터 치열했다. 또 정부수립 초창기 국내 상황의 혼란과 여러 행정기능 미비로 인해 예산 편성부터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정부는 1949년과 1950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뒤에야 예산안을 제출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연속으로 당장 급히 써야 할 돈을 가예산으로 편성·집행했다. 이후 본예산을 현재의 추경인 ‘추가예산’의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당시 세수 및 세출 예측 능력의 부족으로 여러 차례의 추경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는 모두 일곱 번의 추경이 이뤄졌다. 현재 기록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추경은 1950년 3월 23일 국회에 긴급 동의 형식으로 상정된 ‘단기 4282년도 제3차 추가예산’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소속 황호현 의원은 3차 추가예산을 재정경제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긴급 동의했다. 그는 “5월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 대다수가 시골로 내려갔기 때문에 본회의조차 정족수를 간신히 채운 상황”이라면서 “예산을 심사할 재정경제위원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에 심사를 끝내고 내일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기록상 가장 오래된 추경 ‘1950년 3차 추가예산’ 그러자 야당인 한국민주당 서우석 의원이 “재경위 종합심사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도리어 시간을 더 끌게 된다”며 반발했다. 또 같은 당 김상순 의원은 “농림부의 예산 산출 인원수 계산이 기획처의 계산과 차이가 나는데, 확인해 보니 농림부가 틀렸다”면서 “이런 유사 사례가 많을 테니까 재경위에서 1차 심의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당시 추경안은 야당의 주장대로 분과위원회를 거치고 3월 27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빼도 박도 못하는 허점을 지적해 ‘현미경 심사’를 관철시켰던 것이다. 추경이라고 하면 보통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태풍 등으로 무너진 도로·시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씀씀이를 줄인 ‘감액 추경’도 네 번이나 된다. 6·25전쟁 발발 직후였던 1950년 7차 추경 때 정부는 세수와 세출 56억원을 줄였다. 전쟁으로 인해 세금을 걷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연히 세수와 세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1982년에는 추경에서 2643억원을 삭감했는데, 전년도에 국보위가 정부가 잘못 계산해 제출한 세입·세출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해 상반기까지 예상 경제성장률 전망치(8%)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1982년의 실질경제성장률은 8.3%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이었던 1997년 10월, 그해 1차 추경에서 8722억원을 감액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환란이 그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자연히 세수에 펑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덜 걷힌 세금은 1조 5909억원이었고, 전년도에 쓰지 않고 남았던 세계잉여금 7187억원을 이입해도 9000억원 가까운 수입과 지출을 줄여야 했다.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이전에 이미 감액 추경이 위기를 알리고 있었던 셈이다. ●외환위기 직후 1998년 1조 6985억 최대 감액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월 1차 추경은 우리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추경으로 기록되고 있다. ‘경제점령군’으로 들어온 IMF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전년도에 정부가 짜고 국회가 통과시킨 예산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줄여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985억원을 감액했다. 당시 실무 사무관으로 추경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정부관계자는 “우리가 짠 예산을 다시 우리가 줄이면서 공무원 급여부터 삭감하는 것도 기분이 나빴는데, 계속해서 IMF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면서 “약간이나마 ‘망국(亡國) 관료’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98년 9월에는 세수를 메우기 위해 5조 4902억원을 보전하는 세입추경을 포함, 실업·경기대책 마련을 위한 12조 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실시됐다. ●2002년 태풍 루사 피해때 제출 ~ 통과 ‘딱 3일’일반적으로 군부 독재 시절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를 더 빨리 통과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헌정 사상 가장 빨리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의외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복구를 위한 4조 1000억원 규모의 추경이었다. 2002년 9월 10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바로 그날 국회 재정경제위, 행정자치위, 운영위, 교육위에 회부됐고,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이틀 뒤인 9월 13일 본회의에 상정돼 바로 통과됐다. 2002년 DJ 정부의 마지막 해로 각종 특별검사와 게이트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또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을 외면한 채 정쟁을 벌일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리역 폭발사고’ 재해 아닌 인재로 긴급 편성 가슴 아프면서도, 특이한 사연을 지닌 추경은 1977년 11월 2차 추경이었다. 행정부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의 추경은 주로 태풍과 오일쇼크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1977년 2차 추경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 때문에 긴급 편성됐다. 11월 11일 이리역에 서 있던 화약수송열차가 관리원의 부주의에 따른 화재로 폭발해 직경 16㎞ 이내의 집과 건물이 모두 파괴됐고, 58명이 사망하고 1400여명이 부상했다.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당시 돈으로 100억원이 넘었다.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폭발 사고 뒤, 이리 시내 다방과 음식점에는 반창고로 얼굴이나 손등을 허옇게 바르고 나온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부는 사고 나흘 뒤인 11월 15일 사고 복구를 위한 5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열흘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5억원으로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보상비를 노린 투기꾼들이 이리에 몰려들면서 민심마저 흉흉해졌다. 그런데 이 사고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20세기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사고 당일 이리역에서 500m 떨어진 삼남극장에서 관객 600여명이 들어찬 가운데 인기가수 하춘화의 리사이틀이 열리고 있었고, 폭발사고로 극장 지붕이 내려앉고 의자가 뒤집혀 6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무명 MC였던 이주일은 자신도 머리가 함몰돼 4개월 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져 있던 하춘화를 업고 극장 밖으로 나왔다. 이주일은 이 사건 이후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춘화는 2007년 11월 열린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이경형 칼럼] 어디 ‘민심 수석’ 없소

    [이경형 칼럼] 어디 ‘민심 수석’ 없소

    역대 대통령들은 통치술의 중요한 도구로 민정수석을 부렸다. 민정수석을 통해 민심을 살피고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감사원 등 사정 및 정보기관의 정보를 종합 보고받고, 국정 운영 차원에서 사정기관의 활동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3, 4공화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민정수석비서관에겐 친인척 관리를 주로 담당케 했고, 민원수석과 정보수석을 별도로 운영했다. 5공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정수석, 민정수석, 법무수석을 따로 두면서 ‘실세 참모’ 허삼수와 이학봉에게 각기 사정과 민정을 맡게 했다. 현행 5년 단임제 권력구조가 정착된 6공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엔 민정수석실만을 운영하다가 중반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사정수석을 신설했다. 민주화 이후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정수석실로 일원화하여 운영했지만 청와대 바깥의 여러 채널을 통해 늘 민심에 귀를 기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이름처럼 민정수석 외에 시민사회수석, 국민참여수석, 인사수석을 별도로 운영했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두 차례나 민정수석으로 임명해 ‘노무현의 칼’로 활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금처럼 민정수석, 인사수석을 두었고, 인사수석은 주로 인사 요인이 생겼을 때 관련 자료 준비, 평판 조회, 인사 추천절차 진행 등을 맡았다. 군인 출신 대통령들은 정보기관장이나 자신의 참모들이 정보를 중간에서 담합하는 것을 매우 경계했다. 정보기관들이 각기 수집한 정보를 대통령에게 원본 그대로 보고하지 않고 해당 기관끼리 사전에 조율하여 윤색한 정보를 보고하는 일이 없지 않았다. 대통령들은 정보를 교차 검증하기 위해 1대1 독대 보고 방식을 수시로 활용했다. 대통령이 독대 보고를 받는 것이 반드시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보의 과잉이 오히려 대통령의 결심을 어렵게 하고, 국정 행위의 투명성을 떨어뜨리며 해당 권력 기관에 불필요하게 힘을 실어 줄 우려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은 비서실장이나 수석들의 독대 보고를 받기도 하지만, 관계 수석비서관을 통해 행정 각 부처의 업무를 종합 보고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병우 민정수석은 정보 및 사정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신뢰가 각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 수석의 ‘깨알 보고’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만기친람식으로 유도할 수 있고, 민정수석의 시각으로 정보가 종합되고 윤색될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 수석 사태는 급기야 검찰이 현직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을 수사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대통령의 칼’인 민정수석과 그 민정수석의 활동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이 관복을 입은 채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은 코미디 같은 비극이다. 국정 운영의 핵심 소프트웨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 5, 6공화국은 ‘육법당’이라고 불릴 만큼 육사 출신, 검사 출신들이 권력의 핵심에 있었지만, 당시에도 국정 운영은 법의 잣대보다 정무적 판단을 우위에 두었다. 국정에서 정무적 판단은 민심의 흐름에 바탕을 두고 이뤄진다. 민정수석은 많은 권력기관의 정보를 관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대통령이 여기에 적극 대응하도록 보좌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민정수석이 민심 이반의 한가운데 서 있으니 이를 어찌 풀 수 있겠나. 본격적인 대선 정국 전개는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고개를 흔드는 민심을 누군가 대통령에게 직보해야 한다. ‘근본 없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대표에게 청와대가 정치적 공간을 열어 주는 것은 당 대선 후보 정지 작업도 원활하게 할 수 있어 당청 상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권의 정치 원로들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하다못해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동안만이라도 ‘완장’을 떼는 일시 직무정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해야 한다. 처서가 지나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데 우 수석 사태까지 겹쳐 민초들의 가슴이 더욱 답답하다. 주필
  • [SSEN리뷰] ‘닥터스’ 너무 뻔해도 괜찮아 ‘김래원이니까’

    [SSEN리뷰] ‘닥터스’ 너무 뻔해도 괜찮아 ‘김래원이니까’

    드라마 ‘닥터스’가 다음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이는 건 분명 배우 김래원의 힘이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가 종영까지 1회 만을 남겨둔 가운데 예상 가능한 ‘해피엔딩’의 결말로 흘러가는 중이다. 유혜정(박신혜)은 진서우(이성경)의 진심어린 사과에 그의 아버지 진명훈 과장(엄효섭)을 용서하고 할머니의 복수를 멈춘다. 그러나 결국 진명훈 과장은 죄의 대가를 치른다. 종양이 발견된 것. 이제 결말은 홍지홍과(김래원)과 그의 어시스턴트 유혜정이 그의 수술을 맡아 원수를 은혜로 갚는 일만 남았다. ‘닥터스’는 착한 드라마기 때문이다. ‘닥터스’는 앞서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훈훈함을 안겼다. 손떨림 증상을 겪는 양궁 선수(임지연)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내는가 하면 전신이 마비돼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자(한혜진)를 스토커(조달환)로부터 구해내고, 두 아들의 수술비가 없는 아빠(남궁민)의 자살을 막으며, 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기를 잃을 상황에 있는 남자(이상엽)를 위로했다. 언제나 예상 가능한 훈훈한 결말로 에피소드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닥터스’는 병원 에피소드보다 주인공 유혜정의 변화 과정과 로맨스에 더욱 초점을 맞춘 작품. 그의 성장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홍지홍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김래원은 선생에서 연인이 되는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보는 이들이 불편하지 않게, 그만의 능글맞음과 자연스러움으로 박신혜와 ‘케미’를 만들었다. “결혼했니? 그럼 됐다”로 시작된 여심 저격 멘트는 병원 복도에서 툭 던진 “혜정아 결혼하자”라는 프러포즈로 정점을 찍었다. 김래원은 홍지홍이고, 홍지홍은 김래원이었다. 캐릭터와 배우가 하나가 된 자연스러운 연기에 ‘심쿵’ 대사가 더해져 시청자들을 매회 설레게 했다. 다소 “오글다린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달달한 로맨스일수록 ‘오글’을 피할 순 없다. 김래원표 로맨스를 각인시킨 ‘닥터스’는 23일 화요일 밤 10시 마지막회가 전파를 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朴 “北 균열 조짐…체제 동요 가능성 크다”

    朴 “北 균열 조짐…체제 동요 가능성 크다”

    “北 극단의 길… 핵심 엘리트 탈북 현재 상황 심각성 분명 인식해야” 대북전략 ‘레짐체인지’ 선회 분석 북한에 대한 박근혜(얼굴) 대통령의 발언 내용들이 심상치 않다.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삶은 도외시한 채 지속적인 공포 통치로 주민들을 억압하고 있어서 최근에는 북한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 있고, 북한의 주요 인사들까지 탈북과 외국으로의 망명이 이어지는 등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곧이어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극단의 길을 가고 있고 핵심 엘리트층마저 이반하면서 탈북이 이어지는 지금은 잠시도 방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북한에 관해 누구보다 최고급의 정보를 갖고 있는 대통령이 ‘북한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 ‘심각한 균열 조짐’, ‘체제 동요’,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등의 표현을 쓴 것은 실제 북한 체제의 붕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외 문제에 있어서 국가원수의 발언은 그 책임성 때문에 가장 신중하고, 가장 최종적인 속성을 갖는다는 시각에서 보더라도 박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결국 박 대통령의 발언에 무게를 싣고 바라보면 최근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 등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러시는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라 북한 체제의 붕괴 조짐을 반영하는 의미심장한 현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북한 간부와 김정은을 이반시킴으로써 ‘레짐 체인지’(김정은 정권 교체)를 유도하는 쪽으로 대북 전략을 완전히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이슈人]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 이재오 공동위원장

    [이슈人]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 이재오 공동위원장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낙천한 뒤 5월부터 석 달간 전국 40개 도시를 세 바퀴 돌았다고 했다. 대표 도시를 120차례 찾아 듣게 된 민심을, 그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요약했다. “양극단을 배제한 중도실용주의 신당 창당 준비에 더욱 힘을 얻게 됐다”고 했다. 그는 최병국 전 의원과 함께 ‘늘푸른한국당’ 창당추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 변호사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오 위원장은 “부패하고 무능한 보수의 주류를 교체하는 대안 세력이 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지력(地力)을 다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려도 수확이 안 된다. 서둘러 객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잠룡’ 2선 후보들이 가능성 높아 늘푸른한국당의 1차적 목표는 내년 대통령 선거 국면을 뒤흔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내년 1월 창당 때 우리 당 대선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선판을 일찍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판이 절대로 이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크게 요동치는 파란만장한 정치판이 벌어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어떤 요소로 인해 요동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각 당에 드러난 후보 중 누가 된들 그 당의 자력으로 정권을 창출하기 어렵다. 국민들은 지금의 대권 주자들에 대해 ‘저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도 되겠느냐’는 확신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유력 주자들보다는 차라리 ‘잠룡’으로 꼽히는 2선 후보들이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민심의 축은 내년 설 이전부터 이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처럼 총선을 앞두고 ‘이삭 줍기’ 하러 만드는 정당이 아니다. 이대로는 정권 창출이 어렵다고 느끼는 국면이 올 텐데, 정당에 현역이 있느냐 없느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전국에 조직력이 탄탄하고, 좋은 후보만 있으면 우리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내년 4월 재·보선에서도 주요지역에 후보를 내보내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겠다고 했다. ●난 공직 안 나가… MB사람 전면 안 세워 이 위원장은 창당 과정에서 네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이재오는 이 당을 통해 공직에 나가지 않는다. 둘째, 이명박(MB) 정권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는다. 셋째, 명망가 중심의 당을 만들지 않는다. 넷째, 정치자금은 창당준비위원 1000명을 모아서 한 사람이 100만원씩 낸다”는 것이다. 그는 “MB 사단에서 한 사람 끌어들이지 않고도 전국 정당을 만들 조직력이 있다”면서 “새누리당이 지금은 코웃음 치겠지만 신당의 위력은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두 달여 만에 전국에서 200여명이 동참해 100만원씩 보탰다고 한다. 중앙당에 200명 이상, 최소 5개의 시·도당에 100명 이상의 발기인이 있어야 하는 창당준비위원회 요건은 일찌감치 충족시켰으며 그중 부산·경남(PK)과 울산, 인천, 충남 등에서 세가 가장 활발하다고 한다. 새달 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갖는다. 늘푸른한국당이 내놓을 후보에 대해서는 “왜 염두에 둔 사람이 없겠느냐. 한두 명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어떤 사람인지 언질만 줘도 우리 당은 어려워진다. 특정 인물을 후보로 만들려고 창당한다고 언론에 한 줄만 나와도 당을 못 만든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정책 목표에 대해서는 “누구나 필요성은 느끼는데도, 기성정당은 절대로 내놓지 못하는 그런 공약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선거를 폐지하는 행정구역 개편이 대표적이다. 전국을 인구 100만명 단위로 50개의 광역단체로 나누어 기초자치단체는 폐지하고, 국회의원 숫자도 각 광역시에 4명씩, 총 200명으로 줄이고 지방분권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정치, 행정비율을 줄이고 초·중·고교 아이들의 교육비와 의료비로 지원하겠다”면서 “이 밖에 동반 성장, 남북 자유왕래 등 기존 정당에서 하지 못했던 핵심적인 정책 몇 가지만 내놓으면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회 의원수 줄이고 지방분권 강화 그는 개헌 국면의 도래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했다.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 한사람이 5년간 나라를 이끌어 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정권이 바뀌거나 새로운 사람이 대통령이 된들 달라질 것이 없다는 걸 모두가 안다”면서 “이대로 가면 나라의 길이 없다. 틀을 새롭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당명 공모에는 ‘희망, 미래, 통합, 국민’이라는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시대정신’이 반영된 현상이긴 했으나, 이런 단어를 이름에 가진 정당이 지속되지 못하고 모두 소멸돼 채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현실이 드러낸 하나의 역설이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그룹 감원 칼바람

    삼성그룹 감원 칼바람

    올해 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삼성그룹의 22개 계열사에서 상반기 동안 직원수가 총 9152명 줄었다는 분석이 18일 나왔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올 들어 명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5개 계열사에서 상반기 감소한 직원수는 5729명이다. 5개 계열사에서 줄어든 인원이 공시 계열사 총 감소 인원의 62.6%를 차지했지만, 명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은 계열사에서도 인원 감축이 지속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매체인 CEO스코어데일리는 삼성 22개 계열사의 총직원수가 지난해 말 22만 2821명에서 지난 6월 말 21만 3669명으로 4.1% 줄었다고 집계했다. 삼성의 직원 감축 규모는 자산순위 30대 그룹 중 가장 크게 나타났다. 삼성 계열사 중 상장사 15곳만 따로 보면 같은 기간 총직원수가 18만 4294명에서 17만 8118명으로 6176명(3.2%) 줄었다. 케미칼사업부를 롯데그룹에 매각한 삼성SDI에서 감소한 직원수는 1662명, 조선업 경기 불황 여파로 구조조정을 감행한 삼성중공업에서 줄어든 직원수는 1619명으로 1000명이 넘었다. 삼성물산(910명), 삼성전기(797명), 삼성엔지니어링(741명) 등에서도 희망퇴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전기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을 매각하고 파워, 튜너,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을 분사했다. 희망퇴직은 지속되지만, 분사·사업조정과 같은 본격적인 미래 지향적 사업개편 일정이 지지부진하면서 직원들 사이에 뒤숭숭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주력 삼성전자 인원이 지난해 말 9만 6898명에서 6월 말 9만 5420명으로 1478명 줄어들며 ‘안심할 수 있는 계열사가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매각이 추진되다 무산된 제일기획이나 사업 부문 분할설이 검토되는 삼성SDS가 올해 초 ‘구조조정 1순위’에서 최근 ‘희망퇴직 무풍 계열사’로 변모하는 등 사업개편의 큰 그림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중 제일기획에서는 47명, 삼성SDS에서는 179명씩 직원수가 줄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필부의 복수’와 ‘시정잡배의 복수’ /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필부의 복수’와 ‘시정잡배의 복수’ /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원나라 때 기군상(紀君祥)이 쓴 희곡 ‘조씨고아’(趙氏孤兒)는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 스테디셀러다. ‘복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 희곡은 2013년 개봉된 영화 ‘천하영웅’과 TV 드라마 ‘조씨고아’, 지난해 국내 연극상을 휩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2500여년 전인 춘추시대 진(晋)나라 때 간신 도안고(屠岸賈)와 현신 조순(趙盾)에 관한 비극적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의 줄거리는 이렇다. ‘도안고는 권력을 오로지하기 위해 영공(靈公)의 총애를 받던 정적 조순을 모함해 그와 가문을 멸족했다. 이때 태어난 그의 손자 조무(趙武)의 존재를 알게 된 도안고는 그마저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조씨 집안의 식객 떠돌이 의원 정영(程?)이 친아들을 희생시키고 천신만고 끝에 조무를 구해 낸다. 다 자라 멸문의 진상을 알게 된 조무는 마침내 도안고를 죽여 집안의 원수를 갚는다.’ ‘좌전’ ‘국어’ ‘사기’에 기록된 역사적 사건에 허구를 적당히 뒤섞어 사실인 양 버무려 놓은 작품이다. 중국처럼 복수가 일상화한 나라도 없다. 중국인을 사로잡고 있는 진융(金庸)의 ‘소오강호’와 ‘의천도룡기’, 하이옌(海宴)의 ‘랑야방’ 등 무협소설은 강호의 은원을 중심으로 복수의 혼을 불어넣는다. 이를 소재로 반복 리메이크해 드라마로 연일 쏟아내는 TV 채널은 복수의 칼을 벼리게 한다. ‘역사책의 전범’으로 불리는 사기마저 정당성 여부를 떠나 자신을 총애하는 사람을 위해,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남의 부탁으로 복수에 나서는 ‘필부의 의(義)’를 보여 주는 5명의 자객을 영웅으로 묘사해 복수의 길로 인도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절치부심’(切齒腐心), ‘도광양회’(韜光養晦), ‘굴묘편시’(掘墓鞭尸), ‘이혈세혈’(以血洗血), ‘칠신탄탄’(漆身?炭)의 고사성어는 복수를 지선(至善)으로 미혹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군자보구, 십년불만’(君子報仇, 十年不晩)이라는 성어를 널리 전파한 사마천은 이를 통해 ‘군자는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리더라도 꼭 복수를 해야 한다’는 의미를 극대화해 복수의 화신으로 이끈다. 현대 중국인들도 걸핏하면 복수의 칼을 뽑아 든다. 힘센 미국에 대해서는 비위가 상하더라도 으름장만 놓고 끝내지만 만만한 상대에게는 가차 없이 실력을 행사했다. 2000년 중국 마늘에 관세를 올린 데 대해 한국산 핸드폰을, 2010년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해에서 중국 어선 선장을 체포한 데 대해 희토류를,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노르웨이에 대해 연어 수입을 금지해 항복을 받아 냈다. 사드 배치에는 관영 언론들을 앞세워 ‘한국 때리기’에 골몰하고 비관세 장벽을 동원해 무역 보복에 나서는 것도 모자라 한국 배우의 팬 사인회를 취소하고 구멍가게 오퍼상에게까지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 괴롭히는 쪼잔한 보복도 서슴지 않는다. 옛날에는 그래도 ‘의’를 앞세운 필부들의 복수라고 봐줄 만하지만, 오늘날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상부터 걷어차 버리는 시정잡배의 복수를 남발하는 탓에 눈 뜨고 보기가 역겨워진다. 중국이 이런 치졸한 행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국몽’(中國夢), 곧 중화민족의 부흥은 한낱 꿈일 뿐이다. khkim@seoul.co.kr
  • ‘인형 외모’ 성형중독男 “더 이상 수술 안해!”

    ‘인형 외모’ 성형중독男 “더 이상 수술 안해!”

    성형수술 덕분에 인형(?) 같은 얼굴과 몸을 갖게 된 남자가 "더 이상 성형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독한 성형중독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때문이다. 브라질의 성형미남(?) 로드리고 알베스(33)가 그 주인공. 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켄 같은 외모를 동경한 그는 지금까지 43차례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성형에 쓴 돈만 약 40만 달러, 우리돈으로 4억3740만원에 이른다. 덕분에 '인간 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알베스는 최근 '성형 중단'을 선언했다. 뒤늦게 성형의 심각한 부작용을 몸소 체험하면서다. 문제가 된 건 코다. 알베스는 지금까지 총 6번 코에 손을 댔다. 부작용이 나타난 건 마지막 수술을 받은 직후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코가 사라진 상태였다". 덜컥 겁이 나 달려간 병원에선 "너무 여러 번 수술을 받아 심각한 괴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거금을 들여 만든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험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괴사 진단을 받은 알베스는 즉각 100만 달러짜리 신체보험에 들었다. 그리곤 병원치료를 시작했다. 다행히 괴사의 진행을 막을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구멍이 난 것처럼 흉해진 코를 복원하는 일. 알베스는 "(예전엔 무턱대고 수술을 받았지만) 복원수술을 받기 위해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복원수술 후엔 더 이상 성형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알베스는 "이제 더 이상 성형수술에 목숨을 걸진 않겠다"며 "수술 외에도 (운동 등) 동일한 효과를 내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김일수 樂山樂水] 사면은 사랑의 정신이다

    [김일수 樂山樂水] 사면은 사랑의 정신이다

    올해도 광복절 특별사면이 단행됐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4876명이 특사의 은전을 받고 해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일부 거론되던 대기업 총수들과 정치인, 고위 공직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의 말을 빌리자면 ‘절제된 사면’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밖에도 무면허·음주 운전자를 제외한 14만명에 달하는 행정 제재의 굴레 아래 있는 자들도 해방, 감면 등의 조치를 받았다. 현 정부 들어 세 번째 특별사면, 이번에도 무리수를 두지 않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면은 국가원수에게 주어진 헌법상의 권한일 뿐만 아니라 법사적으로도 아주 유서 깊은 제도다. 한데 매번 사면 이후엔 뒷말이 무성하다 보니 어느새 대통령이 슬슬 여론의 눈치를 살피면서 시행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통치행위 중 하나가 됐다. 아닌 게 아니라 사면권이 종종 비리를 저지른 측근들의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또는 정치적 타협의 대상으로 남용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사면권이 너무 자주 과잉행사되다 보니 국민적 감흥도 떨어진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면권 행사에 대해 왕왕 사용되는 정의감이라는 비판의 잣대는 사면의 정신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 같다. 정의 내지 정의감은 법의 실현에서 본래 사법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정의의 분명한 힘은 추상같은 소추권 행사나 형의 선고에서 나타난다. 이 효력은 지속성과 안정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값싼 정치적 계산이나 연민 탓에 국가원수가 사면제도를 함부로 쓰면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법감정은 손상을 입기 마련이다. 그러나 정의나 정의감이 일관되고 완전무결한 것이라는 착상은 오늘날 일반인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일사불란하고 가차 없는 형벌 집행은 오히려 구체적·현실적인 삶의 세계에서 정의 자체를 괴물로 변질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소추 단계나 판결 확정 시 추상같던 정의의 요구가 예외 없는 엄벌을 요구했을지라도 형 집행 단계에 이르면 새로운 인간화와 사회화의 관점에서 그것을 완화하거나 해방, 감경해 줄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혹여 사회적·정치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미 구체화된 형벌권을 신축성 있게 변용하는 것이 법이념이나 법가치의 실현에 더 적합할 수도 있다. 법질서에서 정의는 비교적 지속적인 질서 안정과 변화된 삶의 세계의 현실적 요구 사이에 놓인 어떤 긴장을 내포한다. 그 내부의 긴장 상태를 조정하고 완화시켜 주는 또 다른 권력 작용이 필요하다. 여기에 바로 사면제도의 존재 이유가 있다. 어느 의미에서 사면은 과도한 정의 요구와 과민한 정의감을 진정시키는 법적 완충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면권이 정의의 시녀 노릇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기대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최근 들어 여론의 뭇매를 못 이겨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제한하기 위한 사면법 개정이 있었고, 사면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절차적 제동 장치들을 도입했다. 하지만 눈가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국가원수의 고도의 정치 행위를 몇 개 안 되는 절차 규정 가지고 통제하려 드는 것은 마치 풍차를 향해 돌격하는 돈키호테식의, 다시 말해 정치의 세계에서 동키호테 같은 기이한 발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일찍이 독일의 형법학자요 법철학자인 라트브루흐가 말했던 것처럼 사면제도는 법 밖의 세계에서 비춰 들어와 법 세계의 추운 암흑을 비추는 밝은 광선이며, 기적이 자연계의 법칙을 깨뜨리듯 법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법칙 없는 기적인 셈이다. 이 기적이 바로 사랑의 힘이다. 사면은 냉엄한 형법 현실을 녹이는 사랑의 법이며, 절망 속을 방황하는 수형자들, 낙인찍힌 전과자들의 앞길을 새롭게 열어 주는 희망의 법이기도 한 것이다. 마침 해방의 의미를 되새기는 광복절이다. 여러 가지 법적 이유로 갇혀 있는 이들에게 해방의 기쁨을 주는 것이 사면이라면 사면에서 ‘절제’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다.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자가 아니라면 사면의 세계에서 배제해야 할 극악한 부류의 범죄자는 없다고 봐야 한다. 정의의 힘에 눌려 사랑의 힘이 위축되게 하는 것은 선한 게 아니다.
  • [기획]꽁초·자전거·쓰레기… 모욕받는 항일 유적지

    [기획]꽁초·자전거·쓰레기… 모욕받는 항일 유적지

    외국인 “설명없어… 이 돌이 뭐죠” 관련 유적지 21%만 보존·복원 “독립운동 유적지인 줄 몰랐어요. 이게 표지석이라구요? 아무도 모를 것 같은데요.” 14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 독립운동가 이재명(1886~1910) 의사의 의거지를 기리는 표지석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시민은 “독립운동 유적지인 것을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짜증을 내며 답했다. 이재명 의사가 1909년 12월 22일 친일파 이완용을 칼로 찌른 후 “오늘 나는 원수를 갚았으니 통쾌하다”고 외쳤던 장소는 수많은 담배꽁초와 새똥으로 얼룩져 있었다. 10분 뒤 또 다른 시민들이 땡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 있는 표지석 주변으로 모여들더니 역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꽁초는 자연스레 표지석 주변에 버렸다. 명동을 찾은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도 시민들이 모여 흡연하는 모습에 덩달아 담배를 꺼내 들었다. 표지석 위에 마시던 커피를 올려 놓은 채였다. 서울 곳곳에 있는 독립운동가의 항일유적지가 흡연 장소나 자전거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금연지역’이라는 푯말도 무색했다. 차라리 없었더라면 욕볼 일도 없었을 거란 생각을 절로 갖게 만들 만큼 항일 독립운동의 증거들은 몰지각한 후세에 의해 참담한 모욕을 겪고 있었다. 항일유적지 표지석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외국어 표기도 전혀 없었고 위치를 찾기도 힘들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관광 지도에 표기되지 않은 곳이 너무 많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항일유적지 표지석을 커피나 쇼핑 가방을 올려 두는 탁자 정도로 이용했다. 이재명 의사 의거지에서 100m 떨어진 ‘이회영·이시영 6형제 집터’에는 작은 공원이 조성돼 있으나 ‘금연구역’이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시민이 많았다. 표지석과 이회영(1867~1932) 선생의 흉상 주변에는 버리고 간 음료수 페트병 등 각종 쓰레기가 꽤 있었다. 이회영 선생과 그 형제들은 1910년 조선이 일본에 합병되자 토지를 헐값에 처분하고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며 신흥무관학교의 전신이자 광복군의 밑거름이 된 신흥강습소를 세웠다. 이들 외에 서울 명동에는 토지조사 사업으로 농민의 땅을 가로챈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진 나석주(1892~1926) 열사 동상 및 의거 터 등 대여섯 곳의 항일운동 유적지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방치되거나 훼손·변형된 상태다. 지난 12일 오후 2시쯤에 들른 독립문역 사거리의 ‘독립회관 터 표지석’은 자전거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독립회관은 독립투사들이 자주 모이던 장소로, 독립협회의 사무실 겸 집회소로 사용되다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길 건너편 서대문형무소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형무소의 역사와 시설을 자세히 설명하는 1m 크기의 설명 표지판이 서 있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한 시민 장모(38)씨는 “독립회관이라면 아이들에게도 보여줄 만한 역사적인 장소인 셈인데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설명판이나 조형물 등을 설치해야지 작은 표지석으로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변변한 설명도 없는 표지석은 그냥 돌덩어리로 비쳐질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에 찾은 종로구 북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이 1919년 3·1운동 직전에 독립선언서 3000장을 학생들에게 나눠 줬던 ‘유심사’ 터는 표지석마저 없고 안내 표지만 벽에 붙어 있었다. 독립협회 부의장을 지냈던 이상재(1850~1927) 선생의 집터, 3·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명이었던 손병희(1861~1922) 선생의 집터, 여운형(1886~1947) 선생이 머물렀던 계동 집터 등의 표지석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손에 든 커피나 음료, 쇼핑백 등을 올려 두는 받침대로 이용되는 실정이었다. 서울시나 종로구가 발행한 북촌 관광 가이드북에는 여운형 선생 집터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항일유적지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홍콩인 관광객 줄리아(22·여)는 기자의 설명에 “돌만 있고 외국어 표기는 없어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인지 몰랐다. 설명을 잘해 놓는다면 한옥의 아름다움과 함께 아픈 역사를 이겨낸 한국에 대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이 2010년 항일유적지 1585곳을 조사한 결과 원형보존·복원된 곳은 187곳(21.3%)뿐이었고, 868곳은 멸실됐으며 521곳은 변형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포토] ‘김정은 동지, 저 해냈습네다’···림정심 우승, 북한 첫 금메달

    [포토] ‘김정은 동지, 저 해냈습네다’···림정심 우승, 북한 첫 금메달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2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역도 여자 75kg급 결승에서 승리를 확정한 북한의 림정심(23) 선수가 관중들을 향해 손을 높이 들어 기뻐하고 있다. 인상 121kg, 용상 153kg, 합계 274kg을 들어 정상에 오르며 북한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2012년 런던올림픽 69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림정심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한 체급 올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역대 북한 여자 선수로는 최초다. 북한 선수답게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 기쁨을 드리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다”고 운을 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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