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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산 황소개구리 생태계 교란” …시련의 우루과이

    “미국산 황소개구리 생태계 교란” …시련의 우루과이

    남미 우루과이가 멀리 미국에서 건너온 황소개구리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황소개구리가 빠른 속도로 번식하면서 우루과이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우루과이 과학대 교수 라울 마네이로는 “황소개구리의 번식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황소개구리가 우루과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소개구리가 멀리 남미까지 내려온 건 우연이 아니다. 우루과이의 한 기업이 식용으로 황소개구리를 수입한 게 이민(?)의 시작이었다. 식용으로 기른다는 말에 우루과이 농축수산부는 흔쾌히 수입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사업은 보기좋게 실패했다. 회사가 사업을 접으면서 황소개구리는 우루과이 곳곳으로 흩어졌다. 뒤늦게 황소개구리가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회사는 “황소개구리들이 탈출한 것이지 일부러 풀어주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황소개구리는 우루과이 쌀농사 지역과 원수를 공급하는 강 등에서 개체수를 늘리고 있다. 몸무게가 1㎏까지 나가는 황소개구리는 우루과이 토종 양서류마저 잡아먹고 있다. 마네이로 교수는 “워낙 덩치가 커 우루과이의 토종 양서류는 황소개구리에 맞서지 못한다”며 “황소개구리를 이대로 놔두면 재앙수준으로 생태계 교란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소개구리가 워낙 빠른 속도로 번지자 우루과이는 비상사태에 준하는 대응에 나섰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손을 잡고 포획에 나서는 한편 군까지 동원에 덫을 놓고 있다. 농민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황소개구리가 발견된 지역의 물을 가축에게 주지 말라는 위생 당국의 경고가 나오면서다. 우루과이 농축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우루과이 같은) 농업국가에 생태계 교란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며 “정부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반구대 암각화 보존안’ 또다시 표류… 3년째 목 타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안’ 또다시 표류… 3년째 목 타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보전 대책 마련을 위해 3년 넘게 ‘청정수’ 대신 ‘낙동강 원수’를 사용한 울산 시민들이 뿔났다. 문화재청이 10년 넘게 되풀이하던 ‘사연댐 수위조절안’을 울산시에 또다시 요구하면서다. 시민들은 울산시와 문화재청에서 공동 용역한 ‘생태제방 설치안’ 등 암각화 보존안의 확정을 기다리며 3년 이상 사연댐 물 대신 낙동강 원수를 사용했다. 물값으로 연간 100억원 안팎을 지급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 7월 생태제방안이 부결되자 기다린 듯 사연댐 수위 조절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울산시와 토목 전문가들은 생태제방 설치를 최적의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17일 울산시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19일 문화재청, 울산시,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다. 문화재청은 이 자리에서 ‘사연댐 수문 설치안’(수위조절)을 제시했다. 사연댐 수위를 낮춰 발생하는 연간 200억원가량의 낙동강 원수 구입 비용의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고, 경북 청도 운문댐(하루 7만t) 등에서 부족한 물을 지원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위 조절안은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게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수위를 낮추면 사연댐 물은 거의 사용할 수 없는 ‘사수’(죽은 물)만 저수, 식수원 기능을 포기해야 한다. 이 안은 2003년 거론된 이후 실현 가능성이 없는데도 10년 넘게 되풀이되고 있다.사연댐은 2014년 8월 ‘임시 가변형 물막이 공사’를 위해 수위를 48m 이하로 낮췄다. 이렇게 48m로 낮아지면 유효 저수율이 11.9%에 불과해 댐 기능을 거의 상실한다. 최근에는 부유물이 많아 취수를 중단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댐의 수위가 45m 이하로 낮아지면 물을 쓸 수 없다. 문화재청 주장처럼 수위를 52m로 제한하면 유효 저수율(1951만t)의 34.2%인 668만t밖에 사용할 수 없다. 대형 저수지로 전락한다.홍수 때 수문을 개방하면 유속이 빨라져 오히려 암각화의 훼손을 촉진할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조홍제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수위를 낮추면 평소에는 암각화가 물 밖으로 나오겠지만, 많은 비로 유속이 빨라지면 오히려 암각화를 더 심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문화재청이 물의 흐름이나 댐의 수리학적 현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이 단순한 생각만으로 수위 조절안을 주장하는 것은 안 된다”며 “암각화 보존을 위한 최적의 안이 생태제방을 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운문댐의 물을 지원받는 것도 경북·대구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이 선결돼야 하는데 현재 가능성이 희박하다. 여유분이 생기더라도 정치권·지역주민의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 운문댐 물을 울산에 공급하는 계획은 지자체의 이해관계로 수년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울산시는 해마다 낙동강 원수를 사들여야 하는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한시적으로 수위를 낮춘 사연댐의 수위를 다시 높여 댐에 물을 채워 달라는 공문을 최근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 문화재청, 환경부 등 4곳에 보냈다. 계속된 가뭄으로 지난 9월 현재 사연댐 수위는 46.56m로 유효 저수율이 5.6%에 그쳤다. 이 때문에 울산 지역 물 관련 단체와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울산광역시 수돗물 평가위원회’(위원장 박흥석 울산대 교수)는 오는 11~12월 중 ‘울산 맑은 물 확보 전략 수립 위한 토론회’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문화재청이 주장하는 운문댐 여분의 물이나 일부 정치권에서 언급한 밀양댐 물을 지원받는 받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맑은 물 확보 방안과 반구대 암각화 보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 이모(45)씨는 “반구대 암각화 보전은 울산시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지만 문화재청이 울산 시민들의 식수원을 담보로 한 암각화 보존 방안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시민들의 희생만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모(39)씨는 “문화재청은 울산 시민들에게 청정 식수원을 버리고 비싼 돈을 들여 낙동강 물을 사 와서 고도정수해 먹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식품 속 과학] 나라꽃 무궁화의 위상/김진백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육종연구실장

    [식품 속 과학] 나라꽃 무궁화의 위상/김진백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육종연구실장

    ‘무궁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 가사처럼 무궁화 꽃은 국내에서 7월부터 10월까지 100여일간 계속해서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이다. 더운 여름 기간에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무궁화의 생태적인 특징은 어찌 보면 힘겹게 살아왔던 우리 민족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다. 어릴 적 기억에는 동네 어디서든 무궁화를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사라져 가는 나라꽃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국내 연구진은 무궁화 품종을 다변화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100종 이상의 품종을 개발, 등록했다. 특히 방사선을 이용한 돌연변이 육종기술은 백설, 선녀, 대광, 꼬마, 창해, 다솜 등 다양한 신품종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기술은 식물 종자나 묘목에 방사선을 조사해 유전자나 염색체 돌연변이를 유발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후대에서 우수한 형질을 갖는 돌연변이체를 선발, 유전적인 고정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특정형질을 개량한 신품종을 개발해 낼 수 있다. 방사선 조사를 통해 다양한 특징이 있는 변이자원을 대량으로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관심이 높은 육종기술이기도 하다. 이 기술을 이용한 신품종 중 ‘꼬마’ 무궁화는 아파트 베란다나 사무실 등 실내에서 분재로 키울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꼬마는 5~6년생의 키가 50㎝ 정도에 불과하다. 기존의 무궁화가 정원수나 가로수로 애용되어 왔지만 그 비율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가정을 통해 무궁화 보급과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신품종이다. 무궁화에는 진딧물이 많아 심고 가꾸기 힘들며, 피고 진 꽃송이가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든다는 오해가 깊다. 그러나 자연상태에서 자라는 나무 중에 벌레가 생기지 않는 나무는 없으며, 피었던 꽃이 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제강점기에 무궁화가 대한민국의 민족성을 상징한다는 이유로 무수히 베어져 많은 품종이 사라졌음에도, 전 세계 400여종의 무궁화 가운데 200여종의 무궁화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에 더해 현 세대의 취향에 맞는 꽃모양이나 꽃색깔 등의 형질을 개선한 무궁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육종연구를 좀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면 잃어버린 나라꽃 무궁화의 위상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현대인의 마음속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기억되어야 할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일편단심’, ‘끈기’ 등 무궁화의 꽃말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힘과 위안을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 美대통령 25년 만의 국빈 방문… 새달 7일 국회 연설도

    美대통령 25년 만의 국빈 방문… 새달 7일 국회 연설도

    트럼프, 文대통령과 3번째 회담 한미 동맹·대북 메시지 주목 8일 中으로 출국 시진핑과 회동 靑 “한국 체류 일정 조율 중”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해 내달 7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국회를 찾아 연설한다고 16일 청와대가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외국 국가 원수로서는 첫 방한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체류 기간은 최종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강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 동북아 평화와 안정 구축, 양국간 실질 협력 및 글로벌 협력 심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미국대통령으로서 25년 만의 국빈 방한으로, 양 정상 간 개인적 신뢰와 우의를 재확인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등 양국 현안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 순방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재에도 도발하고 더 강도 높게 제재하는 식으로 이어져선 안 되며 하루빨리 여기서 벗어나는 게 큰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옵션이 실제 한반도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10·4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도 “지금은 국민 안전과 평화적인 상황 관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에선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를 주제로 연설한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미국과 한국의 지속적인 동맹과 우정을 축하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압력을 극대화하는 데 참여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연설은 미국 측에서 먼저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주 말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국회 사무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 국회 연설이 가능하겠느냐고 타진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이후 24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곱 번째로 한국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서게 된다. 미국 대통령 중에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60년 첫 국회 연설을 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1993년 방한해 국회에서 연설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에 앞서 5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양자회담을 한다.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중국의 ‘고속철도 굴기’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기반 사업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고속철 건설사업이 현지 정부와의 갈등으로 계약 자체가 무산되거나 건설 비용과 행정절차, 인력 채용, 환경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동부 나콘 라차시마를 연결하는 250㎞ 구간의 고속철을 건설하는 사업은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장애물을 만나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태국 정부와 중국 측이 환경영향평가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바람에 건설 공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이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방콕에서 라오스와 국경을 맞댄 농카이까지 건설될 고속철 건설사업(총연장 850km)의 1단계에 해당한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자동차로 4시간 안팎 걸리는 이 구간을 고속철로 77분만에 닿을 수 있다. 사업은 이미 3년 전에 합의됐지만 기술 이전과 자금 조달, 개발 지분, 인력 채용 절차 등을 놓고 태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생겨 착공이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승인했지만, 이번에 환경 문제가 불거져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고속철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으나, 현지 정부의 열악한 재정 사정 때문에 사업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의 예산을 당초 160억 달러(약 18조 400억원)수준으로 잡았던 중국 측은 태국 정부의 재정난으로 인해 예산을 3분의 1에 불과한 52억 달러로 줄여야 했다. 때문에 중국의 고속철 건설 비용은 1㎞당 1700만∼2100만 달러로 유럽 국가(2500만∼3900만 달러)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일본을 따돌리고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업도 난관에 부딪혔다. 수도 자카르타와 제3도시 반둥을 잇는 이 사업은 지난해 초 착공식을 하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지만 현지의 복잡한 토지 수용 절차와 설계 변경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고속철이 통과할 산악 지역에 추가로 터널 공사를 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업비가 52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10억 달러 가량 늘어나게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국영기업이 갖고 있는 이 사업의 지분 60% 가운데 50%를 중국 측이 가져갈 것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추진한 고속철은 사업 자체가 아예 무산됐다. 중국철로국제공사는 2015년 미 엑스프레스웨스트(XpressWes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비 127억 달러를 들여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를 연결하는 370km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해 6월 미국 측이 전격 계약을 취소했다. 토니 마넬 엑스프레스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고속철 차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미 정부의 요구를 중국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 취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13억 달러 규모의 지하철 차량 수주에 성공해 선진국 시장에서 고속철 기술 수출에 전기를 마련한데 이어 이 사업을 고속철 굴기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중국으로서는 치명상을 입었다.  정치 불안과 경제난은 또 다른 악재이다. 중국은 리비아에서 수도 트리폴리와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를 잇는 35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 사업은 백지화됐다. 남미 베네수엘라에서는 총연장 468㎞의 고속철 사업을 2007년 수주했으나 베네수엘라 정부의 재정난이 극심해지면서 언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6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이 자금으로 고속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하기로 했는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제때 차관을 갚지 못하는 바람에 고속철 사업이 완공 시기인 2012년을 넘기고도 5년이나 지난 만큼 사실상 중단됐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수주한 멕시코의 고속철 사업도 입찰 과정의 투명성을 이유로 2014년 멕시코 정부가 갑작스레 취소해 버렸다. 2014년 완공된 터키 앙카라~이스탄불 구간 외에는 중국의 고속철 건설사업이 막 시작됐거나 아예 착공조차 못한 곳이 많은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중국의 철도 외교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해당 국가의 자금이 부족한 데다 중국이 현지의 실질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비등하면서 현지 주민들 사이에 거부감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강력한 라이벌도 등장했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독일과 프랑스 기업이 지난달 26일 중국의 고속철에 맞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이 열차 사업부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고속철 경쟁력에 맞서는 “새로운 유럽의 챔피언”이 탄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두 회사는 2018년까지 통합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멘스-알스톰’으로 명명된 이 기업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앙리 푸파르 라파르쥬 알스톰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회사를 이끌게 된다. 두 기업의 양해각서(MOU)는 지멘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추후에 2%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합병은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국유기업인 중국중처(中國中車·CRRC)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중처의 매출 규모는 341억 달러, 종업원 수는 18만 3000여명에 이른다. TGV를 생산하는 알스톰은 시속 3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아벨리아 열차를, 지멘스는 시속 330km까지 달릴 수 있는 ICE열차 외에 의료용 기기와 전력장비도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의 철도부문 매출은 151억 유로(약 20조 800억원) 규모이며 종업원 수는 5만 9900여명이다. 통합 4년 뒤에는 4억 7000만 유로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 직전 베이징과 톈진을 오가는 고속철(총연장 113.5㎞)을 처음 개통했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2만 1000㎞의 고속철도망을 구축했다. 세계 고속철 운영 거리의 65% 가량에 해당한다. 중국은 지난해 3월 확정한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안을 통해 5년 내 이를 3만㎞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중국은 고속철 분야의 후발 주자지만 자국에서 축적한 기술과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해외에서 고속철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102개국이 중국과 고속철 수입 계약을 맺었다. 계약 액수로는 143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물량을 수주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고속철 계약을 따낸 덕분이다. 시 주석은 2014년 남미를 방문했을 때 이 지역 국가들과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을 연결하는 남미대륙 횡단철도 건설에도 합의했고, 리 총리는 태국과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에서 사업 협력 협정을 성사시켰다. 철도사업의 해외 진출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과 대부분 맞물려 있다. 중앙아시아~중동~동유럽~서유럽으로 이어지는 화물열차 노선은 지난해부터 정례화했고, 해상 무역로 개척과 맞물린 동남아~중동은 신규 철도 건설과 고속철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조진웅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해야 했다”

    조진웅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해야 했다”

    영화는 을미사변(명성황후시해사건) 이듬해인 1896년 황해도 치하포에서 한 조선 청년이 일본도를 휘두르는 일본인을 격살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당히 자신이 사는 곳과 이름을 밝히고 떠난 청년은 결국 체포되어 법정에 선다. 당당하게 국모의 원수를 갚았을 뿐이라며 강변하지만 사형 선고를 받고 인천 감옥소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청년의 이름은 김창수, 훗날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 되는 백범 김구가 그다.●“몇 번 고사했는데 시나리오가 돌아오더라” 19일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우 조진웅(41)은 “야구로 치면 직구 같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흥행만을 염두에 두고 부리는 잔재주 없이 담백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요즘 범죄 액션물 ‘독전’을 찍느라 체중을 많이 줄인 탓에 핼쑥해진 얼굴에서 유독 눈빛이 반짝거렸다. 지난겨울을 몽땅 바친 ‘대장 김창수’에서 그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흔히 역사적 위인을 연기할 때 힘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절제된 감정처리(사형 집행을 앞두고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는 장면은 압권이다)로 영화의 호소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부터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던 것은 아니다. 부담감에 몇 번이나 고사한 끝에 받아들이게 됐다. “제 성정으로서는 범접하지 못할 위인이라 그분의 발자취를 백 분의 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지, 겉치레로 연기하고 물러날 수는 없었기에 고민이 많았죠. 거듭 시나리오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결국은 내 차례인가보다 하는 생각에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암살’ 이후 다시는 독립운동가 역할을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영화에 ‘할 수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해서 하는 것이다’라는 대사가 나오는 데 그게 딱 맞는 말”이라며 웃었다. ●“위인 연기, 그 사이즈에 몸 맞춰 넣어야” 물론 그가 실존 인물을 마주하는 것은 처음은 아니다. ‘퍼펙트게임’에서는 야구선수 김용철을, ‘명량’에서는 왜장 와키자카를 연기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위인 중의 위인 백범 김구를 연기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로 다가왔다. “실존 인물, 특히 지금 우리 세대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는 역사적 위인을 연기한다는 건 아무래도 달라요. 보통 캐릭터라면 입기가 불편할 때 포기하거나 바꾸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죠. 그런데 위인은 그게 안 돼요. 오로지 그 규격화된 사이즈에 맞춰서 몸을 집어넣어야 하거든요. 자칫 하면 왜곡 논란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위인을 연기하는 게 힘든 것 같아요.”●미리 알려 주고 던진 직구 같은 영화 김창수는 동학 운동에 투신, 전투에 참여했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기개가 있는 인물이었으나 처음부터 위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조진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 김창수는 다른 조선인 죄수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강변해요. 자신은 국모를 시해한 짐승 한 마리를 죽였을 뿐이라고 하죠. 하지만 그렇게 거리를 뒀던 사람들의 손을 잡아보고 그들의 평범하지만 하나하나 소중한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변해가죠. 그래서 영화는 어찌 보면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평범하고 미숙한 청년이었던 김창수가 홀로 김구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주변에 조선인 죄수들이 있었기에 김구가 될 수 있었죠.”‘대장 김창수’는 상당히 건전하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다분하다. 영화라기보다는 재연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싶은 대목도 있다. 바꿔 말하면 흥행 요소들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영화 베테랑들이 모였는데 왜 여러 가지 작전을 구사해 보고 싶지 않았겠어요. 영화적으로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디 하나 (상업적 성공을 위해) 바꿀 수는 없었어요. 야구로 치면 투수가 상대 타자에게 미리 알려주고 직구를 던진 셈이에요. 변화구를 던지거나 타자를 한 번 거를 타이밍도 없는 작품이죠. 당연히 두들겨 맞아 실점이 나겠죠. 하지만 마음먹었던 부분을 모두 짚으며 완주했으니 떳떳하고 당당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고백부부’ 장나라X손호준, 혹시 내 이야기? 현실 제대로 짚었다 ‘공감 부르는 美친 몰입도’

    ‘고백부부’ 장나라X손호준, 혹시 내 이야기? 현실 제대로 짚었다 ‘공감 부르는 美친 몰입도’

    KBS 예능국에서 만든 드라마 ‘고백부부’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의 마음을 제대로 훔쳤다. 5분 단위로 웃기고 울리며 70분 내내 안방극장을 쥐락펴락 할 수 있었던 힘은 다름 아닌 ‘공감’이었다. 누구나 우려했던 타임슬립 소재 안에 가족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호기롭게 꺼내든 하병훈 감독의 뚝심이 빛을 발한 첫 회였다.지난 13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예능드라마 ‘고백부부’(연출 하병훈/작가 권혜주/제작 고백부부 문전사, ㈜콘텐츠 지음, KBSN)는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38살 동갑내기 부부 마진주(장나라분)와 최반도(손호준 분)이 이혼 후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 순간까지 LTE급 전개로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삶의 즐거움과 아픔을 함축시키듯 5분 단위로 웃음과 눈물을 교차시키며 최강 몰입도를 이끌었다. 이날 첫 방송은 마진주와 최반도의 행복한 결혼에서 원수가 된 14년 후의 이혼으로 이어지는 파격구성으로 시작됐다. 진주는 “그래 18~년 동안 고생많았다. 위자료나 밀리지 말고 보내줘”라는 말로 그동안 얼마나 미움이 컸는지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드라마는 이들이 이혼하게 된 사연으로 의약품 영업직으로 일하는 최반도의 치열한 생존 모습과 육아로 인해 화장실도 밥도 아이를 안고 해야 하는 진주의 적나라한 생활이 보여지며 공감대를 높였다. 현실 육아와 현실 사회생활이 그대로 드러나며 켜켜이 쌓이는 오해들이 안타깝게 만들었다. 아들 서진이 열이 나고 아프던 밤 반도가 외도를 했다고 오해한 진주는 이혼을 선언한다. 오열하며 “너무 불행해 우리. 우린 만나는 게 아니었어. 전부 되돌려 놓고 싶어”라고 외치는 진주의 모습에 반도 역시 분노하며 이혼까지 이른다. 이로 인해 진주와 반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법원에서 돌아오는 날 진주는 돌아가신 어머니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만다. 그리고 그날 저녁 각자 결혼반지를 버리는데 반지가 진동을 하면서 흩어지고 이들은 다음날 이들이 사랑에 빠지기 전인 스무 살 대학교 1학년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장나라의 세밀한 감정연기는 압권이었다. 손목에 두른 아대와 티셔츠에 묻은 분유가루 등 작은 부분까지 생각한 현실적인 모습은 공감대를 한층 높이고, 몰입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손호준 역시 비열한 박원장(임지규 분)의 내연녀를 관리하는 치욕스런 상황에서 분노의 표정에서 돌아서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웃음 지으며 처절한 영업사원의 숙명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또한, 38살이 된 반도의 친구 안재우(허정민 분), 고독재(이이경 분)는 향후 코믹듀오의 활약을 톡톡히 예고했다. 특히 허정민의 특수분장 된 근육에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터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38살의 고된 삶을 이어가던 이들 커플이 이혼과 함께 20살로 돌아가자 눈물샘을 폭발시켰던 드라마는 금새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이혼 후 눈물로 잠을 깬 진주는 살아계신 엄마 고은숙(김미경분)이 아침을 깨우자 “엄마 미안해. 어제 말 못했는데 나 이혼했어. 엄마 따라 죽어버릴까. 엄마 나 데꾸가”라며 눈물을 흘리며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가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깐 미쳤나. 난 천년만년 살 거야”라고 사정없이 때리자 꿈이 아닌 것을 깨달은 후 엄마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엄마껌딱지 딸의 모습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폭발시켰다. 학교를 찾은 장나라의 해맑은 표정은 스무 살 여대생이 따로 없었다.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어머 웬일이니 아줌마 설레게~”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장나라의 모습은 이처럼 20살과 38살을 오가는 감성과 외모를 지닌 배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맞춤옷이었다. 손호준은 코믹연기를 하고 싶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동안 눌러놨던 코믹본능을 폭발시키듯 다양한 표정연기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을 포복절도케 했다. “아빠 나 대학생 맞지? 토목과 1학년 맞지?”라고 말하며 아빠(김병욱 분)에게 등짝 스매싱을 강타당한다거나, 학교에서 단체기합을 받게 된 원인이 자신인줄 모르고 뻔뻔하게 “그 놈은 몽둥이 찜질을 당해야지”라고 말했다가 본인임을 깨닫고 낭패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 등 장난끼 다분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했다. 서로를 못 알아본다고 생각하고 지나쳐 버린 마진주와 최반도의 캠퍼스 라이프가 어떻게 펼쳐질지 2회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 한편 ‘고백부부’는 매주 토, 일요일 밤 11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사진=KBS 2TV ‘고백부부’ 제공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주말 영화]

    ■타워링(EBS1 토요일 밤 10시 55분) ‘에어포트’(1970),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 ‘대지진’(1974)과 함께 1970년대 할리우드 재난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대형 유람선의 전복 사고를 그린 ‘포세이돈 어드벤처’로 대성공을 거둔 영화 제작자 어윈 앨런이 스티브 매퀸, 폴 뉴먼, 윌리엄 홀든, 페이 더너웨이, 리처드 체임벌린, 로버트 본, 로버트 와그너, O J 심슨 등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해 만든 초고층 빌딩 재난물이다. 워너브러더스와 20세기폭스가 공동 제작한 초유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138층 초고층 타워의 개장 파티가 열리던 날 인재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고, 건물에 갇혀 아비규환에 빠진 사람들과 이들을 구하기 위한 소방대원들의 사투가 펼쳐진다. 당대 라이벌로, 소방대장 역의 스티브 매퀸과 빌딩 건축가 역을 맡은 폴 뉴먼의 연기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1974년 작. ■로미오와 줄리엣(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가운데 올리비아 허시가 출연한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촬영 당시 10대 신인 배우였던 허시는 세월을 뛰어넘는 ‘청순미의 상징’이 됐다. 이탈리아가 배출한 영화음악의 거장 니노 로타의 배경음악이 원수 집안 두 청춘 남녀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에 곁들여지며 영화를 불후의 명작으로 만들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오페라 영화를 꾸준히 연출해 온 이탈리아의 거장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이 만들었다. 1968년 작.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조홍은 얼간이” 놀린 마초 부하들… 모욕죄일까 명예훼손일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조홍은 얼간이” 놀린 마초 부하들… 모욕죄일까 명예훼손일까

    조조는 손권과 손잡은 유비가 두렵다. 먼저 손권을 치기 위해 남벌을 감행한다. 손권은 유비와의 공조를 통해 조조에게 대항한다. 유비는 조조를 직접 상대하는 대신 서량의 마초에게 사람을 보내 조조의 뒤를 치게 한다. 마초는 조조에게 살해당한 아버지 마등의 원수를 갚기 위해 20만 대군을 이끌고 장안을 함락시킨다. 이어 동관까지 공략한다. 조조는 조홍과 서황을 동관으로 보내며 성 밖으로 나가지 말고 열흘만 버티라고 한다. 조홍은 조조의 명에 따라 동관을 지키지만 끝내 성 밖으로 나갔다가 마초의 계략에 걸려 동관을 내주고 만다. ※ 원저: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참고: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마초는 조홍이 혈기가 가득한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이를 이용한다. 형인 조인조차 동생의 성격을 염려해 조조에게 다른 인물을 보내라고 할 정도다. 조홍은 처음에는 조조의 명에 따라 동관을 지키는 데 치중한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결국 혈기를 참지 못하고 성 밖으로 나갔다가 매복에 걸려 동관을 내주고 만다. 조홍은 왜 조조의 명을 어기고 성 밖으로 출전했을까. 바로 마초의 계략 때문이다. 마초는 부하들에게 일부러 조홍을 무시하고 조롱하게 한다. 조홍이 망루에서 지켜보고 있는데도 ‘망루의 까마귀’, ‘얼간이’, ‘얼빠진 까마귀’라고 놀려댄다. 결국 참다 못한 조홍이 혈기를 누르지 못하고 성 밖으로 나간 것이다. 이렇게 조홍을 앞에 두고 놀려대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만일 조홍이 없는 자리라면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게 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주제도 다양하다. 남자들 사이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는 군대와 축구 같은 것들이다. 남자들 대화의 절정은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는 우스갯소리마저 있을 정도. 그런데 남자건 여자건 대화의 소재로 빼놓을 수 없는 건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 바로 ‘뒷담화’다. 심지어 인류가 다른 사람에 대한 뒷담화를 하기 위해 대화를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뒷담화는 대화의 대상이 된 사람으로서는 매우 기분 나쁘게 느껴질 가능성이 많다. 때로는 대화의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 경우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특히 그 내용이 진실이 아닐 경우에는 더 그렇다. 당사자로서는 반론이나 해명을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인격적, 가정적 혹은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례·불친절·단순 농담은 처벌 안 돼 형법에서는 이처럼 개인 사이의 대화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말을 한 경우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바로 그것이다. 조홍이 화가 난 이유는 뭘까. 바로 자신을 ‘까마귀’, ‘얼간이’라고 놀렸기 때문이다. 장수라면 마땅히 적장과 1대1로 실력을 겨뤄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실력이 달리다 보니 성 안에서 농성만 하고 있다. 조조도 그렇게 명을 내린 터다. 그렇지 않아도 자존심이 상해 있던 차에 자신을 조롱하는 말까지 들었으니 참지 못했다. 조롱을 한 것은 우는 아이에게 뺨을 때려 준 격이다. ‘까마귀’, ‘얼간이’라는 말은 조홍이 약간 모자라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멸적인 느낌을 담은 추상적 판단인 것이다. 형법은 이런 경우를 모욕죄(제311조)로 처벌한다. 하지만 단순한 농담이나 불친절, 무례까지 처벌되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무례나 불친절로 인해 기분이 나빴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아 외적인 명예를 훼손할 정도가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다. 모욕죄가 되려면 ‘공연성’(公然性)이 있어야 한다. 특정되지 않은 사람이나 다수의 사람이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조홍으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체면이 깎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홍과 1대1로 회담하던 마초가 갑자기 화를 내며 ‘얼간이’라고 했다고 하자. 이것은 모욕죄가 될까. 조홍이 기분 나쁠 수는 있지만 둘 이외에 어느 누구도 듣지 못했으므로 다른 사람에 의해 체면 깎일 일은 없다. 모욕죄가 되지 않는다. 만약 회담 장소에 증인 자격으로 장안성의 백성 한 명이 참석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모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조홍 이외에 단 한 명뿐이므로 다수에 해당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백성이 회담 결과를 다른 백성들에게 알려줄 가능성이 있다. “회담이 잘 진행이 안 되니까 마초가 점점 흥분하더라고. 그러더니 갑자기 조홍을 얼간이라고 놀려대던데”라고 하면서. 이처럼 비록 단 한 명이 들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욕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마초의 군사들이 조홍이 없는 자리에서 조홍을 조롱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른바 ‘뒷담화’의 경우다. 조롱의 대상이 된 당사자가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는 모욕죄가 성립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심지어는 당사자가 몰라도 모욕죄는 성립한다. 다만, 모욕죄는 친고죄(親告罪)라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욕을 하고 다닌다고 치자. 그런데 나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상황만 보면 모욕죄는 성립하지만, 당사자인 자신이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고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국 처벌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재미로 한 뒷담화, 당사자엔 인격 살인 복양에서 조조에게 패한 여포가 갈 곳이 없어 원소에게 구원의 편지를 보냈을 때의 일이다. 신하들 사이에서 여포를 받아들일지를 놓고 격론이 일었다. 그런데 신하 한 명이 “여포는 이리 같은 사나이다. 양아버지도 죽이고 동태사도 죽였으니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리 같은 사나이’라는 말은 여포에 대한 추상적 평가다. 반면 ‘양아버지도 죽이고 동태사도 죽였다’는 말은 여포가 저지른 행위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법적으로 평가하면 앞은 모욕, 뒤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즉 모욕과 명예훼손은 구체적인 사실을 이야기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명예훼손에 해당하면 처벌할 수 있는 형이 더 높아진다. 여기에 허위의 사실을 덧댔다면 형은 더더욱 무거워진다. 얼마 전 하버드대 합격생들의 입학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페이스북 단체 채팅방에서 인종차별적이거나 음란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명예훼손을 ‘사이버 명예훼손’이라고 해 별도로 처벌한다. 법률에 규정된 형벌도 현실 속의 명예훼손보다 훨씬 높다. SNS라는 특성상 전파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모욕이나 명예훼손은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그런 재미 중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로써 심장을 찔린 인격 살인과도 같다. 조홍이 분을 참지 못하고 성 밖으로 뛰쳐나간 것도 어쩌면 이해가 될 만한 것이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친고죄(親告罪) : 피해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는 범죄.
  • 7만여 명 창작자와 함께…‘경기콘랩’ 개소 3주년 맞아

    7만여 명 창작자와 함께…‘경기콘랩’ 개소 3주년 맞아

    경기도와 성남시가 문화콘텐츠 창작자 육성과 창업 활성화를 위해 판교에 설립한 경기콘랩은 지난 9월 29일 개소 3주년을 맞이했다. 경기콘랩은 2014년 개소 이후 현재까지 ▲이용객 7만2천여명 ▲회원수 9천5백여명을 기록하였으며, 이를 통해 ▲창업 166건 ▲일자리창출 399건 ▲콘텐츠제작 663건 등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해 2월에 설립된 핸드메이드 창작 목공예 전문 제조·판매 회사인 제이비우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제이비우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가능한 양초난로를 제작, 경기콘랩의 ‘슈퍼끼어로’(실전 창업을 위한 사업화 지원 및 플랫폼 연계 프로그램) 사업에 참가하여, 6개월 동안 아이디어 디벨롭, 상품화, 콘텐츠 유통까지 전 과정을 경험했다. 현재 시제품 양산화에 성공하여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경기, 인천 지역의 5개의 협력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시제품 제작 및 플랫폼 연계, 마케팅 지원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경기콘랩의 프로그램을 통해 받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아이디어 생성에서부터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플랫폼 연계, 창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는 경기콘랩은 ▲아이디어 융합을 위한 창의세미나S, 랩 네트워킹, 콘텐츠 플레이어 스튜디오 ▲ 비즈니스 사업화를 위한 슈퍼끼어로, 랩 멤버십, 아이디어 용광로, 위키팩처링 캠프 등 7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랩 멤버십 운영을 통해 사업화 단계의 창작자를 대상으로 멤버십 자격을 부여, 사업화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새롭게 도입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창작자들이 창작활동에 집중 할 수 있도록 ▲강연 및 세미나 공간 ▲창작스튜디오 ▲회의 및 협업공간 ▲창작팀 작업실 등 쾌적한 작업 공간도 제공되어, 경기콘랩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창작자들은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 창업주기 단계별 지원을 통해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다. 경기콘랩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콘텐츠진흥원 오창희 원장은 “개소 후 문화콘텐츠 분야 창작·창업 선순환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며 “창의 인력의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구현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에 대한 더욱 자세한 사항은 경기콘텐츠코리아 랩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암동 복수자들’ 이요원·라미란·명세빈 뭉쳤다 “같이 복수하실래요?”

    ‘부암동 복수자들’ 이요원·라미란·명세빈 뭉쳤다 “같이 복수하실래요?”

    ‘부암동 복수자들’이 복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지난 1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1회는 평균 시청률 2.9%, 최고 3.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가구)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정혜(이요원 분), 홍도희(라미란 분), 이미숙(명세빈 분)이 복자클럽을 결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에 정혜의 복수심을 키우는 이수겸(이준영 분)의 등장까지 더해져 복자클럽이 보여줄 활약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재벌가의 딸 정혜가 복수를 꿈꾸는 상대는 바로 남편 이병수(최병모 분). 유산한 아이를 그리워하던 정혜는 혼외자 수겸을 집으로 데려온 병수에게 복수하고자 한다. 병수의 집에 오는 걸 온몸으로 거부했던 수겸은 함께 살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제 발로 병수를 찾아왔다. 하지만 마냥 밝아 보였던 수겸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어두운 기색이 나타나 처음 본 남자를 아버지라고 부르게 된 복잡한 심정을 짐작하게 했다. 차가워 보이는 정혜와 달리 차분한 성격의 미숙은 내조의 여왕으로 불리지만, 사실은 교수 남편 백영표(정석용 분)에게 맞고 살고 있다. 교육감에 출마하는 영표의 출판기념회에서 미숙을 만난 정혜는 가정폭력을 눈치 채고 “같이 복수하실래요?”라며, 정혜에게 자신을 만나러 나오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겁을 줬다. 카페에서 만난 정혜와 미숙은 우연히 시장 생선장수 도희와 마주쳤다. 도희의 아들 김희수(최규진 분)는 가족들을 욕하며 괴롭히는 황정욱(신동우 분)에게 주먹을 날렸다가 억울하게 학교폭력 가해자가 됐고, 이로 인해 도희는 정욱의 엄마인 주길연(정영주 분) 앞에 무릎을 꿇어야했다. 하지만 자신의 차에 부딪힐 뻔했던 도희를 알아본 정혜의 도움으로 합의를 받아냈고, 세 사람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정혜는 부암동복수자소셜클럽을 함께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돈이 많은 자신이 합의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말이다. 정혜의 솔직한 언행에 기분이 상한 도희와 미숙은 제안을 거절했다. 이로써 복자클럽 결성은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도희와 미숙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다. 정욱 때문에 희수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되고, 딸 김희경(윤진솔)까지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희. 심지어 길연이 합의금으로 2000만원을 요구하자, 정혜와 뜻을 함께하기로 한다. 계속 소심함으로 일관하던 미숙은 남편에게 맞는 모습을 본 딸 백서연(김보라)에게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건데.”라는 말을 듣고 마침내 복수를 결심한다. 각자의 원수에게 응징하기 위해 모인 정혜, 도희, 미숙은 “그럼, 시작해볼까요?”라는 정혜의 말과 함께 복수의 서막을 올렸다. 한편,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12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마크롱 노동 개혁 반대”…佛공무원 10년 만에 총파업

    “마크롱 노동 개혁 반대”…佛공무원 10년 만에 총파업

    프랑스 공무원 노조들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공공부문 노동개혁에 반발해 10년 만에 대거 총파업에 나섰다.프랑스 3대 노동단체인 민주노동총동맹(CFDT), 노동총동맹(CGT), ‘노동자의 힘’(FO)에 소속된 9개 공무원노조는 10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파리, 리옹, 스트라스부르, 니스 등지에서 총파업을 단행했다고 프랑스24 등이 보도했다. 이날 총파업에 참여한 9개 공무원 노조의 총조합원수는 540만명이며 프랑스 내무부는 이 가운데 20만 9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측은 2배에 달하는 40만명으로 추산했다. 앞서 프랑스 공무원들은 2007년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무원 감축에 반발해 파업한 전례가 있다. 공무원들은 새 정부의 공무원 감축과 임금 동결에 반대하고 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2022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12만개를 감축할 것이라고 공언한 마크롱 정부는 이미 내년 예산안에서 공무원 1600명 감축과 임금 동결 조치로 총 160억 유로(약 21조 47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총파업으로 국공립 학교와 병원 등에서 수업과 진료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으며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서도 항공편 운항이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의 파업 참여율은 17.5%로 잠정집계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실업난에 청년 분신… 독재 뺨치는 군부… 상처뿐인 ‘아랍의 봄’

    [글로벌 인사이트] 실업난에 청년 분신… 독재 뺨치는 군부… 상처뿐인 ‘아랍의 봄’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해피엔딩은 동화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은 처절한 투쟁 끝에 독재자를 축출했지만 정치적·경제적 혼란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악화됐고 삶은 더 피폐해졌다. 아프리카·중동 국가들의 민주화 혁명 이후를 진단해 본다.●튀니지 분신, 혁명 전보다 3배 폭증 튀니지는 2011년 중동을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의 발원지다.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17일 튀니지에서 청과물 노점상을 운영하던 청년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자살로 시작됐다. 그는 무허가 노점이라는 이유로 청과물 수레를 빼앗기고 경찰에 구타당했다. 궁지에 몰린 부아지지는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마지막 저항을 했다. 그는 이듬해 1월 4일 숨졌다. 대중은 부아지지의 절망에 공감했다. 분노가 들불처럼 번졌다. 튀니지 전역에서 반(反)독재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정권은 시위대에 폭력을 휘둘렀다. 최소 338명이 사망했다. 시위는 더 격화됐다. 2011년 1월 14일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도주했다. 23년 독재의 종지부였다. 튀니지의 승리는 ‘재스민 혁명’이라고 불렸다. 재스민은 튀니지의 국화(國花)다. 혁명은 주변 국가들의 연쇄적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튀니지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혁명 후 민주적으로 정권을 이양하는 데 실패했다. 중동 유일의 민주혁명국 튀니지의 현 상황은 처참하다. 정국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난까지 심화되고 있다. 현재 튀니지의 실업률은 15%가 넘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청년 실업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민주화 이전 실업률은 13%였다. 좌절감과 상실감에 젖은 튀니지 청년들은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신 횟수는 혁명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혁명을 촉발했던 분신이 이제는 절망을 표현하는 방식이 된 것이다. 지난해 수도 튀니스에서 분신자살을 기도해 화상병원으로 이송된 시민은 104명이다. 화상병동의 의사 아멘 알라 메사딘은 “2011년 이후 연평균 80명 이상이 분신을 해 병원에 온다”면서 “분신은 튀니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자살 방식이다. 문제는 분신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이집트 시시 ‘철권통치’ 자행 이집트 국민들은 치열한 민주화 시위를 통해 2011년 2월 11일 ‘파라오’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했다. 무바라크는 권좌에서 밀려나기까지 30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무함마드 무르시가 2012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됐다. ‘봄’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3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압둘팟타흐 시시가 쿠데타를 일으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집권 1년 만에 쫓아냈다. 그는 2014년 형식적인 선거를 거쳐 대통령이 됐다. 철권통치가 시작됐다. 시시 대통령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시위대에 발포하라고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군부는 약 1300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USA투데이는 시시 정권이 반정부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원 2200여명의 목숨을 빼앗았으며 약 4만명의 정치범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집트가 시위를 거의 금지하고 수많은 사람을 감옥에 가두며 현지의 대표적 반정부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을 불법조직으로 규정하고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시 정권의 탄압이 무바라크 전 대통령 재임 당시보다 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BBC는 “무바라크 정권 때 허용됐던 집회·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는 늪에 빠졌다. 지난 8월 이집트의 물가상승률은 31.92%였다. 무바라크 집권 말기 물가상승률은 15%를 넘지 않았다. 이집트의 급격한 물가상승은 지난해 11월 이집트파운드화를 평가절하한 데 따른 것이다. 시시 정권은 차관 120억 달러를 확보하려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 조건을 수용했다.●리비아 대통령선거 추진하는 유엔 리비아는 42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당시 국가원수를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내전이라는 몸살을 앓았다. 2011년 2월 15일 카다피 정권 퇴진 시위가 시작됐다. 카다피는 2월 20일부터 시민군을 무력 진압했다. 시위에 참여한 민간인들이 살해당했다. 국제사회는 카다피의 인권 유린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 유엔은 2월 26일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 3월 3일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카다피가 재임 기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3월 19일 미국과 유럽 연합군은 리비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연합군이 참전하면서 리비아 반정부 시위는 시민군 대 정부군의 내전 양상을 띠게 됐다. 연합군의 지원을 등에 업은 시민군은 8월 19일 리비아 영토 대부분을 장악했다. 카다피는 10월 20일 자신의 고향 시르테의 은신처에서 발각됐다. 시민들의 손에 끌려나온 카다피는 비참하게 살해당했다. 독재자는 죽었지만, 내전은 끝나지 않았다. 2012년 선출한 제헌의회 총국민회의까지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총국민회의 임기가 끝난 2014년 6월 문제가 불거졌다. 곧바로 치러진 총선에서 패배한 이슬람계 무장단체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는 선거를 무효라고 선언하고 트리폴리에 이슬람계 제헌의회(GNC)를 수립했다. 비이슬람계 세력은 동부 투브루크로 피신해 별도의 국민의회(HoR)를 세웠다. 이로써 리비아는 서로 합법 정부를 자처하는 양대 세력으로 양분돼 내전을 이어 갔다. 유엔의 중재로 2016년 3월 트리폴리 정부와 투브루크 정부 사이에 통일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 리비아 통합정부(GNA)가 출범했었다. 그러나 국민의회가 합의를 파기했다. 유엔은 양측의 통합정부를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가 통합정부를 이끄는 파예즈 사라지 총리와 국민의회를 지지하는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을 만났다. 유엔은 내년 7월쯤 대통령선거와 총선을 치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예멘 내전·콜레라로 1만여명 사망 34년간 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당시 예멘 대통령은 2012년 민주화 시위로 축출당했다. 이후 민주적 정권 이양 절차가 진행됐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정부의 연료비 인상이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켰다. 2014년 9월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반군 후티가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예멘 정부를 몰아냈다. 남쪽 국경을 예멘과 맞대고 있는 아랍권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했다. 사우디는 아랍권 동맹군을 결성해 2015년 3월 26일 참전했다. 예멘 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내전으로 지금까지 민간인 8000여명이 숨졌고 4만 5000명이 부상당했다.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하수 시스템이 망가지면서 오염된 우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시민이 많아졌다. 그러자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가 창궐했다. 올해 4월 콜레라가 창궐한 이후 3달 동안 54만 2000명이 감염됐고 그 가운데 2000명이 사망했다. 애덤 로버츠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 수석연구원은 “독재자, 부패한 정치인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민주주의 제도를 구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면서 “시민들은 단지 독재자를 제거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10·4 남북공동선언 10주년 앞두고 서울에서 ‘북한 삐라’ 발견

    10·4 남북공동선언 10주년 앞두고 서울에서 ‘북한 삐라’ 발견

    10·4 남북공동선언 1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서울에서 대남 전단지(일명 ‘삐라’)가 발견됐다.4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쯤 마포구 상암동 서부도로사업소 앞에서 대남 전단지가 발견됐다. 한 전단지에는 ‘무자비한 징벌!’이라는 문구와 함께 일본 홋카이도와 미국령 괌에 미사일 폭격을 암시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또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이 발사되는 사진 아래 ‘주체적 핵강국의 장엄한 위용 과시’ 등의 문구가 적힌 전단지도 발견됐다. ‘김일성 대원수님은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이라는 문구가 찍한 전단지도 있었다. 전단지는 서부도로사업소뿐만 아니라 난지 한강공원 앞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핵전쟁 위험을 몰아오는 장본인’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나라를 비난했다. 이 글에서 노동신문은 “남조선 내부에 전쟁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본인은 다름아닌 미국”이라면서 “남조선 집권세력은 트럼프의 미친 망발을 추어올리며 상전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먹는샘물 ‘크리스탈’ 비소 기준치 초과…3만 2000여병 시중에 유통

    먹는샘물 ‘크리스탈’ 비소 기준치 초과…3만 2000여병 시중에 유통

    환경부, 지자체에 제품 회수·폐기 명령 요청 시중에 유통되는 먹는샘물 ‘크리스탈’에서 비소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판매 중지됐다.환경부는 최근 전국에 유통 중인 먹는샘물을 일제 점검한 결과, 경기 가평군 조종면에 있는 제이원이 지난 8월 4일 생산한 ‘크리스탈’ 2ℓ짜리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비소가 검출됐다고 30일 밝혔다. 크리스탈은 비소가 리터당 0.02㎎ 검출돼 먹는샘물 제품수(물리·화학적으로 처리된 물) 수질 기준(0.01㎎)을 초과했다. 비소는 불용성이며 독성도 약하지만, 비소화합물은 유독하며 대부분 수용성이다. 급성 중독(70∼200㎎ 일시 섭취)되면 복통과 구토, 설사, 근육통 등을 유발한다. 이날 생산된 제품은 모두 4만 2240병이다. 보관 중 바로 폐기한 9600병을 제외하고 3만 2640병은 시중에 유통됐다. 환경부는 감독 책임이 있는 경기도에 해당 업체의 자체 생산 중단과 함께 이미 생산·유통된 제품에 회수폐기 명령을 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이 제품은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며 경기도는 해당 제품을 회수 중이다. 환경부는 또 크리스탈을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에 등록했다. 이 시스템에 등록되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경우 바코드에서 바로 인식돼 판매되지 않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보관·판매 중인 유통업체는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해당 제조업체로 반품해야 한다”면서 “소비자들도 구매한 유통·판매업체나 제조업체에 문의해 반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이 업체는 올해 7월 26일 현장점검 당시에는 제품수가 아닌 원수(原水)에만 문제가 있었지만, 이후 제품수에서 비소가 검출된 만큼 7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제조된 제품을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제품 확인·회수에 관한 문의는 제조업체 제이원(02-3397-6999)이나 유통·판매업체 크리스탈(1588-3234)에 하면 된다. 소비자 반품 시 유통·판매업체 크리스탈에서 환불조치를 해줄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샤오미(小米) 베낀 따미(大米), 골머리 앓는 상표권

    샤오미(小米) 베낀 따미(大米), 골머리 앓는 상표권

    샤오미(小米) 브랜드 명을 유사하게 베낀 ‘따미(大米)’가 신제품 휴대폰을 출시해 화제다. 최근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 ‘따미’라는 브랜드 명을 가진 휴대폰 업체가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다. 이들이 이달 출시한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 폰 ‘M7 PLUS’의 외관은 앞서 샤오미사에서 출시한 휴대폰과 유사하게 닮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점은 휴대전화 뒷면에 ‘따미’의 로고로 알려진 쌀 모양과 ‘DAMI'라는 영문명이 새겨져 있다. 중국 공신부 인증 정보에 따르면, ‘따미’ 휴대폰을 출시한 이들 업체는 선전(深圳)에 소재한 선전따미지능연합시스템유한공사(深圳大米智联网络有限公司)가 운영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에 대해 네티즌들은 ‘샤오미의 친형제 업체이거나 샤오미의 원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샤오미 측은 최근 자사 브랜드 명을 유사하게 도용한 업체를 고소하는 등 자사 상표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실제로 9월 현재 샤오미의 브랜드 명과 유사한 업체 란미(蓝米), 수미(粟米), 즈미(紫米), 홍미(红米) 등 2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에서도 자사 상표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현재 중국 내에서 운영 중인 알리마마(阿里妈妈), 알리빠빠(阿里爸爸), 알리나이나이(阿里奶奶) 등 유사한 업체 명을 가진 회사에게 자사 상표권 도용을 금지하는 권리 행사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 공유 업체 텐센트(tencent)와 휴대폰 제조업체 화웨이 등 역시 자사 상표권에 대해 불법으로 남용, 도용하는 일부 업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브랜드 명 도용으로 불거진 논쟁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도 비껴가지 못했다. 지난 2012년 온라인 포털 업체 바이두는 자사의 업체 명이 선전에서 운영하는 성인용품 판매 업체에 의해 도용당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3년에 걸쳐 상표권 위반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포털 사이트 바이두는 해당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업체 명으로 불거진 이미지 손상 등 치명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공신부 관계자는 “중국의 상표권은 지난 10년 사이 점차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특히 상표권과 로고 등 기업의 유·무형 자산에 대한 침해 소송 사건의 수가 같은 기간 2.5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명예로운 양위’ vs ‘불명예 퇴위’...21세기 ‘왕’ 노릇 힘드네

    ‘명예로운 양위’ vs ‘불명예 퇴위’...21세기 ‘왕’ 노릇 힘드네

    “여러분, 카리브해의 우리 영토인 신트마르턴 섬과, 세인트 유스타티우스 섬의 허리케인 피난민들을 돕기 위해 우리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현 내각 출범 초창기인 2012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번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번영의 과실을 누리는데 소외되는 사람이 나와서는 안될 것입니다. 내년에는 4억 3500만 유로(약 5867억원)의 추가 예산이 노인 요양 시설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고 초등학교 교사 월급 인상을 위해서 2억 7000만 유로가 배정될 것입니다.” 이는 유럽 어느 공화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한 발언이 아니다. 입헌군주국가인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50) 네덜란드 국왕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유럽 입헌군주들은 의례에만 관여할 뿐 실질적 통치는 내각과 의회에 위임하며 정치 현안이나 정책과 관련한 발언은 자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알렉산더르 국왕의 거침없는 정치 발언은 이례적이다. 이는 그의 자유분방한 성향과 함께 선대 때부터 쌓아온 왕가에 대한 국민의 폭넓은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네덜란드와 같이 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29개국이며 영국 국왕을 형식적 국가 원수로 삼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일부 영연방 국가들까지 포함하면 44개국에 달한다.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스페인 등의 유럽 입헌군주는 상징적 국가 원수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권 국왕은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전제군주로 분류된다. ‘권력은 부자 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속성에 따라 절대 왕정시대에는 생전 양위는 흔치 않았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국왕들이 장기간 재위와 고령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한편 왕실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후계자에게 생전에 양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선대 군주들은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되면 후임자에게 왕위를 양보하면서 왕실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전통으로 왕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유럽 왕실 잇단 스캔들로 위상 저하소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네덜란드 왕가는 알렉산더르 국왕이 즉위하기 이전인 1890년부터 123년에 걸쳐 즉위한 여왕 3대가 모두 자식에게 생전 양위하는 전통을 만들었다. 1890년 만 10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 빌헬미나(1880~1962년) 여왕은 58년간 왕좌를 지키다가 1948년 외동딸 율리아나(1909~2004년)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율리아나 여왕도 아들이 없었던 탓으로 1980년 맏딸 베아트릭스(79)에게 양위했다. 베아트릭스 여왕은 2013년 4월 맏아들인 빌럼에게 양위하고 ‘상왕’(네덜란드에서는 ‘대공’으로 부름)으로 물러났다. 이들 세 명의 여왕은 재위 기간 동안 자전거를 타고 지방을 돌며 국민과 소통하는 서민 행보를 보이며 인기를 관리했다. 알렉산더르 국왕도 어머니와 외할머니, 외증조할머니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지난 8월에는 둘째 딸 알렉시아(12) 공주가 고교 입학 첫날 다른 학생들처럼 바지를 입고 백팩을 멘 채로 자전거를 타고 등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알렉산더르 국왕이 이 장면을 직접 촬영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네덜란드의 이웃 국가인 벨기에의 알베르 2세(83) 전 국왕도 2013년 7월 맏아들 필리프(56)에게 건강 문제를 이유로 왕위를 물려줬지만 네덜란드와는 사정이 다르다. 알베르 2세의 경우 자식이 없는 형 보두앵 1세가 1993년 심장마비로 급사하자 왕위를 이어받았다. 알베르 2세는 2000년 받은 심장 수술의 관리 문제를 양위 이유로 내세웠지만 본인이 혼외 자식을 낳았다는 추문에 끊임없이 휩싸였다. 2007년에는 둘째 아들 로랑 왕자의 공금 횡령 의혹이 겹쳐 스트레스를 받아 퇴위하기에 이른다.2014년 6월 재위 39년 만에 퇴위한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79) 전 국왕도 초기에는 국민의 사랑을 받다 말년에 몰락한 인물이다. 카를로스는 1969년 군부 출신 독재자 프란시스 프랑코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고, 1975년 프랑코가 사망하자 즉위했다. 1978년 입헌 군주제로 헌법을 개정하고 1981년에는 군부의 쿠데타 시도를 무산시키는 등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08년 경제위기와 재정적자가 불거지면서 왕실의 사치스러운 행태가 도마에 올랐고 2011년 딸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의 공금 유용 혐의 등 부패 추문까지 이어져 왕실의 인기는 급락했다. 결국 재위 39년 만에 “새로운 세대가 주역이 돼야 한다”며 아들 펠리페 6세(49)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부탄에서는 국왕이 절대군주제 포기하고 개혁 앞장 히말라야 산맥의 부탄에서는 절대군주가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입헌군주제로의 전환을 주도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1972년 17세의 나이로 즉위한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62) 전 국왕은 51세 때인 2006년 12월 아들 지크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37)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그는 2001년 국왕의 행정권을 각료위원회에 이양하는 등 재위 기간 말년에는 왕실의 권력을 축소하는 일에 전념한 계몽군주로 평가된다. 결국 부탄은 2008년 3월 첫 총선을 실시하며 입헌군주제로의 전환을 이뤄냈고 부탄 왕실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 인접국가인 네팔 갸넨드라(70) 당시 국왕이 입헌군주제를 전제군주제로 바꾸려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폐위됐고 2008년 공화정으로 바뀐 것과 대조적이다. 이밖에 일본 아키히토(84) 일왕은 지난해부터 건강 문제를 이유로 생전에 퇴위하겠다고 밝혀 현재 선양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대표적 군주는 현재 유럽에서 재위 기간이 가장 긴 엘리자베스 2세(91) 영국 여왕이다. 1952년 26세의 나이에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는 66년째 군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76) 여왕은 45년, 스웨덴의 칼 구스타브 16세(71)도 44년간 왕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의 카리스마는 따라갈 수 없다. 엘리자베스 2세 치세 기간 거쳐 간 총리도 윈스턴 처칠부터 테리사 메이까지 13명이다. 여왕의 남편 필립공도 96세의 고령이다.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69) 왕세자는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 왕세자에 머물러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가 지난해 4월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영국인의 70%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계속 재임해야 한다고 답변해 양위해야 한다는 의견(21%)을 크게 앞섰다. 영국 왕실 전기작가인 로버트 잡슨은 지난해 4월 이브닝 스탠더드 기고를 통해 “여왕의 백부인 에드워드 7세가 1936년 갑자기 아버지 조지 6세에게 양위해 겪었던 혼란과 고통을 생각하면 여왕이 왕위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군주제의 입지는 험난할 것 21세기 군주들이 생전 은퇴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군주제의 입지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경제난과 긴축 재정 속에서도 왕실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 해 왕실 운영비로 3610만 파운드(약 518억원)를 쓰는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후 찰스 왕세자가 그만큼 존경받을지도 미지수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네덜란드 왕실도 2012년 한 해 예산이 3100만 파운드 수준이었다는 사실이 가디언 보도로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영국 여왕이 형식적 국가원수로 남아 있는 영연방 국가들 내에서도 군주제에 대한 반대 기류가 거세다. 1999년 완전한 공화국으로의 전환할 것인가 여부를 놓고 실시했던 국민투표가 부결됐던 호주에서도 개헌 논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지난해 1월 해럴드 선과의 인터뷰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통치가 끝나기 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포스트 엘리자베스 2세’ 시대는 달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기초단체가 이끄는 임대주택, 맞춤형 주거복지의 시작”

    “기초단체가 이끄는 임대주택, 맞춤형 주거복지의 시작”

    “분산된 공공주택 관리 힘들어… 입주자 선정 등 지자체 권한을” “복지 예산을 계속해서 늘릴 수 없다면, 전체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를 낮춰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초자치단체가 잘할 수 있는 수요자 맞춤형 ‘주거 복지’를 계속해 나가려면 재정 등 권한도 따라 이양돼야 합니다.”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은 지난 27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지원주택 정책과 실천사례’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날 ‘맞춤형 주거복지를 위한 혁신적 시도와 제도 개선’이라는 주제로 사례 발표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본보기가 된 홀몸 어르신 임대주택인 ‘보린(保隣·이웃끼리 서로 돕고 돌보아 줌)주택’은 차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2013년 금천구에서 처음 시작됐다. 65세 이상 기초수급자, 홀몸어르신, 한부모가족 56가구가 1호부터 4호까지 입주했다. 환기도 잘 안 되고 채광이 좋지 않은 지하·반지하 단칸방에서 홀몸 어르신을 벗어나게 해드리자는 취지였다. 당시 금천구에는 이런 처지에 놓인 기초생활수급자 514가구가 살았다. 이 중 57.6%에 이르는 296가구가 생계비 43만원 가운데 월평균 17만원을 월세, 공과금 등 경비로 지출하고, 남은 13만원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SH 서울주택도시공사의 매입임대주택의 입주자 선정 기준인 ‘세대원수’는 홀몸 어르신 가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차 구청장은 “기존의 공공임대주택은 땅값이 낮은 지역을 위주로 서울 전역에 분산돼 관리가 어려운데다, 장애인이나 어르신이 거주해도 5층 이하 주택엔 엘리베이터 설치를 하지 못하게 돼 있었던 실정이었다”면서 “주거 복지 수요를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기초자치단체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파격 제안’을 했다. 도시형 생활주택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선정을 전체의 30% 범위 안에서 자치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 것이다. 제안이 받아들여진 덕분에 사회적기업이 참여할 수 있었다. 금천구는 공공임대주택 관리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게 됐다. 차 구청장은 “기초자치단체가 나서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도 서울 전역에 분포한 공공임대주택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권한을 이양해 전국 지자체가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두우 前 홍보수석 “KBS 개입한 적 없다”

    정진석 “보수 씨 말리려는 속셈” 박형준 “공천 탄압 받았던 사람”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가 28일 이명박 정부 시절 작성된 언론탄압 및 관권선거 의혹 문건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의혹에 연루된 당사자들은 “사실 무근이며 정치 보복”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로부터 19대 총선 준비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형준 전 시민사회특보는 “나는 공천 탄압을 받았던 사람인데 무엇을 지원받았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 문건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지원받기는커녕 총선 과정에서 MB 정부와 원수가 될 뻔한 사람”이라며 “청와대가 그것(공천)도 하나 지켜주지 못하느냐며 엄청나게 비판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특보는 19대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박 전 특보와 함께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 출마 준비 관련 동향’ 명단에 포함된 정진석(현 자유한국당 의원) 전 정무수석 역시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총선) 지원을 하는가”라며 “치졸한 방식의 정치 보복은 바람직한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KBS 관련 검토 사항’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김두우 전 홍보수석은 “그런 (문건을 작성한) 기억도 없으며 당시 KBS 인사를 포함한 모든 언론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2011년 9월 27일 작성된 해당 문건에는 MB 정부가 KBS를 장악하려는 정황이 드러나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석은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때문에 (홍보수석직을) 그만둔 날짜가 2011년 9월 15일”이라며 “검찰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 무슨 경황이 있었겠는가”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LG전자, 창원사업장 친환경 스마트 탈바꿈

    LG전자, 창원사업장 친환경 스마트 탈바꿈

    LG전자에 경남 창원사업장은 ‘가전의 메카’와도 같은 곳이다. LG전자 글로벌 생활가전 출하량의 3분의1이 여기에서 생산된다. 이곳이 2023년까지 친환경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생산 능력은 50% 늘리면서 에너지 비용은 40%를 줄이는 게 목표다.LG전자는 27일 “올 연말부터 총 6000억원을 투자해 창원1사업장을 스마트 공장으로 재건축한다”고 밝혔다. 1976년에 준공한 창원1사업장은 연간 생산능력이 200만대에 이르는 LG전자 생활가전의 핵심 기지다. 향후 연면적 33만 6000㎡(대지면적 25만 6324㎡) 규모의 스마트 공장으로 바뀌면 연간 생산능력은 300만대로 지금보다 50% 증가한다. 또 개별 건물로 분산돼 있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정수기 등의 생산라인이 한 건물에 통합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기반의 통합 관제 시스템에 제품 종류와 생산 물량을 지정하면 자재 공급, 생산 계획 등이 자동으로 편성된다. LG전자는 낡은 시설이 최첨단 친환경으로 바뀌면서 전기료, 유류비 등 연간 에너지 비용이 40%까지 줄 것으로 봤다. 특히 공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체 공장 소비 전력의 5~6%를 충당할 계획이다. 창원1사업장의 생산라인과 설비는 새로 매입한 인근 공장으로 내년 3월에 이전된다. 오인식 LG전자 창원생산기술실장은 “스마트 공장은 완공을 앞둔 창원 연구개발(R&D) 센터와 연계돼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 공장 완공 뒤에도 매년 250명씩 인력을 충원해 현재 1·2공장의 직원수 8000여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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