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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시, 소규모공단 10곳 조성

    하이닉스 공장증설을 청주에 빼앗긴 이천시가 곳곳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천시는 2012년까지 동서남북 권역별로 10여곳에 소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1단계사업으로 2009년까지 장호원읍에 장호원산업단지를 조성,7∼8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장호원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 사전 환경성검토를 마치고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4월쯤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며,1년여간 단지조성공사 후 산업단지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이 사업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협약사업으로 추진되며,123억원의 사업비 중 이천시가 48억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75억원을 나눠 분담한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漁파라치’ 포상금 기준 강화

    수산물 판매자가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를 적발해 신고하는 ‘어(漁)파라치’에 대한 포상금의 지급 기준이 엄격해진다. 해양수산부는 30일 포상금 지급 기준이 담긴 ‘원산지표시 업무처리요령’ 고시를 개정했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은 판매업자를 신고했을 때 신고한 원산지 미표시 수산물의 총 가격이 실거래가액 기준 30만원 이상이어야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규정이 추가됐다. 기존에는 신고·고발한 수산물의 가격과 상관없이 포상금을 지급했었다. 가령 판매대에 내놓은 3000원짜리 고등어의 경우 단 한 마리라도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으면 신고 포상금으로 5만원을 지급해야 했다.그러나 앞으로는 수산물 판매점에서 3000원짜리 고등어의 경우 원산지가 표시돼 있지 않더라도 최소 100개가 쌓인 현장을 신고해야 최소한의 포상금 5만원을 챙길 수 있다. 해양부는 그러나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사례를 적발한 경우에는 지급기준에 적발 수산물의 가격 하한선을 두지 않기로 했다. 원산지 미표시 사례를 신고한 경우 적발 수산물의 실거래가격이 ▲30만∼50만원인 경우 5만원▲50만∼100만원은 10만원▲100만∼300만원은 20만원▲300만∼500만원은 30만원▲500만원이상인 경우 50만원의 포상금이 각각 지급된다. 또 원산지 허위표시 사례를 신고·고발했을 때는 적발 수산물의 실거래가격이 ▲50만원 미만인 경우 10만원▲50만∼100만원은 20만원▲100만∼300만원은 30만원▲300만∼500만원은 50만원▲500만∼1000만원은 60만원▲1000만∼1억원은 70만원▲1억∼10억원은 80만원,10억원 이상은 100만원의 포상금이 각각 지급된다.노주석기자 joo@seoul.co.kr
  • 韓·아세안 FTA 1일 발효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 9개국간에 체결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6월1일부터 베트남, 미얀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을 시작으로 발효된다. 30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 중 브루나이와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등 4개국은 국내 절차가 끝나지 않아 협정 발효시점이 늦어지게 됐다. 그러나 이들 4개국과의 협정도 한두 달안에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아세안 FTA의 발효는 우리나라가 거대 경제권과 맺은 첫 FTA다. 한국과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는 지난 2005년 535억달러로 우리의 총교역규모중 9.8%를 차지한다. 아세안은 중국·유럽연합(EU),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의 5대 교역 상대국이다. 더욱이 아세안 회원국별로 의류, 시계, 신발 등 100개 품목에 대해 역외가공에 의한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를 인정받아 개성공단 진출업체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협정 발효에 따라 우리나라는 협정 체결국에 대해 전체 5224개 품목중 90.8%인 4742개 일반품목의 관세를 2010년초까지 철폐하며 이중 70%는 발효 즉시 관세를 폐지한다. 그러나 쌀, 쇠고기, 냉동어류 등 200개 초민감품목은 양허제외나 장기간 부분적으로 관세를 낮추게 된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원주 치악산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도 원주 치악산

    해발 1100m 고지에 자리 잡은 치악산(1288m) 상원사에는 목숨을 구해준 나그네의 은혜를 갚기 위해 피투성이가 된 채 종을 울렸다는 꿩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 꿩의 보은 전설은 가을 단풍이 곱다 하여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리던 산의 이름까지 ‘치악산(雉岳山)’으로 바꿔놓았다. 최고봉 비로봉을 중심으로 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 영월군에 걸쳐 있는 치악산은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198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악(岳)자 붙은 산은 험하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원주 사람들은 치악산을 ‘치 떨고 악 쓰며 오르는 산’이라 말한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일반적인 지형지세와 반대로 주능선을 중심으로 완만한 동쪽에 비해 심하게 가파른 서쪽 산길을 오를라 치면 입에서 단내가 나는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 대신, 흠뻑 젖은 땀을 충분히 식혀줄 만큼 깊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장엄한 산의 위용에 감탄하게 된다. 치악산에는 ‘치악 8경’이라는 볼거리가 있는데 비로봉 미륵불탑, 상원사, 구룡사, 성황림, 사다리 병창, 영원산성, 태종대, 입석대 등이다. 모두 치악산의 역사와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어 산행 중 꼼꼼히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치악산의 면모를 두루두루 맛보려면 주능선 종주가 제격이다. 남쪽 성남리 상원골을 들머리 삼아 남대봉, 향로봉을 거쳐 정상인 비로봉에 닿는다. 사다리병창을 지나 구룡사 쪽으로 하산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9시간 남짓.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해가 저물어서야 산을 내려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역방향 코스도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오르막이 더 가파른 데다 날머리인 성남리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전체 24㎞에 달하는 주능선 종주 말고도 치악산은 어느 쪽으로 올라도 내려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산길이 다양하다.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산기슭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았기 때문이다. 구룡사 방면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정규 등산로만 해도 5개 코스. 특히 바위능선으로 이루어진 사다리병창 코스는 가파르지만 조망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구룡사에서 사다리병창을 거쳐 비로봉에 이르는 왕복 12㎞코스는 약 7시간쯤 걸린다. 이 밖에 치악산 주능선의 허리를 치고 오르는 등산로도 여럿 있다. 원주 쪽에서는 황골과 행구동 등산로에 매표소가 있다. 황골에서 입석대 쪽으로 향하는 험준한 코스는 비로봉 정상에 오르는 가장 빠른 길로 2시간이면 바로 비로봉에 닿을 수 있다. 횡성 방면에서 치악산을 오르는 길은 강림면 부곡리에서 출발한다. 태종 이방원과 그의 스승 운곡 원천석의 일화가 담긴 태종대(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6호)가 있는 부곡리 코스는 입산통제소를 지나 곧은치골을 따라가는 길이다. 이 길은 예전부터 원주와 횡성을 오가던 주요 교통로였는데 등산로 옆으로 소가 다니던 넓은 길이 따로 나있기도 하다. 곧은치라는 지명은 곧게 뻗어있는 고갯길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산길이든 인생길이든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저마다의 몫이 아닐까. 치악산 산행은 자신의 취향과 체력에 맞게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순한 길로 느릿느릿 오래 걷는 코스도, 한 순간 고통을 참아내며 빠르게 정상에 코스도 본인이 즐겁고 만족스러우면 그만이다. ‘아랫입술을 세 번쯤 꽉 깨물고 퍽퍽한 다리를 참으며 오른’ 비로봉. 그렇게 닿은 1288m 정상에는 1964년 고 용창중씨가 처음 쌓아올렸다는 돌탑 3기가 나란히 서서 사람들을 반긴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경제수도로 불리는 알마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엔 벤츠, BMW, 포르쉐, 아우디 등 고급 승용차 대리점이 넘쳐났다. 먼지가 자욱한 시내에서도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최고급 승용차 등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거리에 유리창이 깨진 전동차와 전동버스, 만든 지 20년이 넘는 러시아제 LADA 승용차도 함께 질주하고 있다. 아스팔트는 곳곳이 파여 있다. ●오일머니·천연자원으로 급성장 지난 1991년 12월 구(舊)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 경제는 2000년부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2000년 경제성장률 9.5%를 시작으로 2004,2005년 2년 연속 9.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0.6%로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가계소득 수준을 끌어올렸다.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83달러. 독립국가연합(CIS) 중 러시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알마티나 수도인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1인당 GDP는 1만∼1만 1000달러로 러시아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원유와 천연자원이 자리잡고 있다. 원유매장량은 322억배럴로 세계 7위다. 금·은·구리·아연 등의 매장량도 세계 10위권이다. 카자흐스탄 국내 텔레비전 방송인 NTK는 뉴스가 끝나고 일기예보 전에 두바이산·북해산 등 국제 유가, 금·은·구리·텅스텐 등 각종 광물의 국제가격을 알려준다. 원유와 천연자원의 비중이 카자흐스탄에서 얼마나 큰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KIMEP) 이상훈 교수는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분야별 성장률은 금융 43%, 건설 33%, 통신 20%를 기록했다.”면서 “에너지는 6.5%에 불과했지만 실질적으로 석유 등 자원거래 대금을 위한 금융거래, 원유생산을 위한 플랫폼 건설 등 모두 에너지, 자원 등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카자흐스탄의 석유와 천연자원을 탐내고 있다. 지난 10년 간 중앙아시아에 투자된 외국인투자(FDI)의 80%이상이 카자흐스탄에 집중됐다. 특히 카스피해 인근의 석유개발 등 자원개발에 몰려 있다. 카자흐스탄은 오일머니를 종자돈으로 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뛰어넘어 CIS 금융허브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이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금융·무역허브로 등장한 중동의 두바이가 모델이다. 중동에 두바이가 있다면 중앙아시아, 러시아권에서는 카자흐스탄이 있는 셈이다. 특히 알마티를 지역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엔 특별금융센터로 외국투자유치와 외국기업 기업공개(IPO) 등을 지원하는 알마티 파이낸셜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아리스타노프 아르켄 알마티 파이낸셜센터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꿈꾸듯, 카자흐스탄도 러시아권의 금융허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개발독재시절과 비슷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에서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1991년 독립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2005년 삼선에도 성공했다.2012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20년 이상 권좌에 머물게 됐다. 나자르바예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외국인에게 투자의 문을 활짝 열었다. 외국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경제드라이브는 현재의 성공을 낳았다. 독립 직후 중앙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하나라는 오명도 벗었다.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 체코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전까지 중앙아시아의 맹주였던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지역맹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극심한 빈부격차, 도·농(都農) 갈등 등이 생겨나고 있다. 투자할 돈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만한 제조업체는 없다. 주식시장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알마티,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땅값, 건물 가격은 2000년대 초반부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자고나면 아파트 값이 오른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서 2년 동안 병원세탁일을 했던 미하일(29)은 “집값이 한국에 가기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도시와 농촌과의 빈부격차도 심각하다. 이 교수는 “알마티 등 도시지역의 1인당 소득은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수준인 1만 1000달러 수준이지만 농촌지역의 경우 2000∼3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newworld@seoul.co.kr ■ 현지 비즈니스때 유의점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 올림픽 축구나 월드컵 예선에서 카자흐스탄과 우리나라가 맞붙은 적이 있을까. 정답은 한번도 없다. 카자흐스탄은 유럽 예선을 치르기 때문이다. 인근의 우즈베키스탄만 해도 아시아예선을 치르지만 카자흐스탄은 다르다. 이들은 스스로를 유럽인들이라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유라시아’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아시아이기는 하지만 유럽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 알마티 무역관 박성호 관장은 “몸은 동쪽(아시아)에 있지만 고개는 서쪽(유럽)을 보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소비나 생활스타일도 유럽, 특히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지향한다. 모스크바에서 유행한 것들은 6개월이 지나면 카자흐스탄에서도 유행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또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바다와 같이 넓은 카스피해가 있기는 하지만 국토가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거의 모든 물류가 수도인 아스타나가 아닌 남쪽 알마티로 들어온다. 도시간 거리도 멀다. 하지만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돼 있지 않다. 비행기나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13년 전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김상욱씨는 “이곳에서는 비즈니스의 단계, 단계마다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법인 설립·관리 대행 등을 하고 있는 김씨는 “약탈경제라고도 볼 수 있는 유목생활을 경험해서인지 비즈니스를 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신뢰가 낮아 계약서를 많이 쓴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131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카자흐인 절반 이상은 생김새나 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다. 카자흐인들은 정이 있다. 반면 두 번째로 많은 러시아인들은 에누리나 정보다는 시간에 철저하고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다. 때문에 현지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은 “작은 돈은 러시아 사람들이 벌어주고, 정작 큰 돈은 카자흐 사람들이 벌어준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인맥을 통한 비즈니스는 금물이다. 카자흐스탄 사람 중에는 정부 또는 유력인사와 친분을 자랑하면서 인맥이나 자금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장된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은 “한사람만 건너면 다 대통령이나 총리랑 친하다.”면서 인맥을 너무 믿지 말 것을 당부했다. newworld@seoul.co.kr ■ 진출 10년만에 1000억원대 자산 일군 천산개발 김영남씨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올림픽으로 치면 이제 예선전을 통과한 셈입니다. 앞으로 1조원을 벌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4㎏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영남(47)씨는 대뜸 ‘1조원’이라는 금액을 말했다. 한국사람들에겐 ‘금메달리스트’인 김씨는 카자흐스탄에선 ‘성공한 사업가’로 통한다. 김씨는 부동산개발과 자원개발을 하는 천산개발을 설립했다. 천산개발은 알마티에서 성원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183가구를 짓고 있는 ‘상떼빌Ⅰ’의 시행사다. 현재 천산개발의 자산은 부동산과 사우스 카르포브스키(South karpovsky) 석유광구 지분 등 1000억원대에 달한다. 김씨는 1997년 카자흐스탄을 찾았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 삼성생명 레슬링 선수단 감독 등을 거쳤다. 월급과 연금 등 매달 1000여만원을 받던 그가 어머니 등 가족들의 반대에도 새로운 터전을 찾은 것은 ‘공허감’때문이다. 그는 “야구나 축구처럼 프로리그가 있는 종목과 달리 레슬링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목표를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그가 다른 나라가 아닌 카자흐스탄을 택한 것은 서울 올림릭 레슬링 결승전에서 자신과 맞붙었다 패한 다울렛 툴루카노프(46)의 영향도 컸다. 서울올림픽 이후 카자흐스탄 체육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툴루카노프는 서울 올림픽 결승전을 인연으로 김씨와 의형제를 맺었다. 김씨의 빠른 정착을 위해 툴루카노프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것은 물론이다. 김씨의 성공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았다. 정착 초기에는 수입자동차를 팔기도 했고 시장에서 주방용품을 팔기도 했다. 그가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볼링장을 운영하면서부터다. 알마티에 3개의 볼링장을 차린 그는 임대가 아니라 아예 건물을 샀다. 볼링장 영업수익보다 건물값 상승 수익이 훨씬 더 컸다. 그래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부동산 인·허가 등을 받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상떼빌Ⅰ 인·허가에도 꼬박 1년 가까이 걸렸다. 그는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사업에는 무엇보다도 인맥이 중요하고 인맥이 탄탄하면 인·허가도 빨리 받아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한국사람이라는 점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시간의 경제성장을 경험한 우리는 카자흐스탄의 발전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우리가 30년 동안 겪은 것을 카자흐스탄에서는 10년에 겪고 있는 것”이라며 “카자흐스탄이 다음에 어떤 단계를 겪을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에는 주식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긴 했지만 앞으로는 카자흐스탄에서도 주식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를 대비해 미리부터 주식을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석유나 천연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과열 우려를 낳고 있는 부동산 시장도 2년정도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다른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내년쯤 우리나라와 카자흐스탄 양국에 스포츠 장학재단을 만들 예정인 김씨는 “레슬링을 하고 5년이 지나자 넘기는 기술을 이해했고 10년 뒤에는 넘기기 도사가 됐다.”면서 “카자흐스탄에 온 지 이제 10년이 되니까 돈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고 활짝 웃었다. newworld@seoul.co.kr
  • [사설] 미 쇠고기 수입 국민건강 우선 고려해야

    정부가 어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 개정협상에 본격 돌입할 것임을 선언했다. 지난 25일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미국이 ‘광우병 위험통제국가’의 지위를 인정받음에 따라 위생조건 개정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에도 예견됐던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 타결 직후 대국민 담화에서 “합리적인 시기에 합리적 수준으로 개방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라든지, 지난달 강원도의 축산농가 방문시 “FTA가 아니더라도 미국 소는 들어온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2004년의 광우병 파동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무한정으로 빗장을 걸고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한·미 FTA의 ‘4대 선결조건’ 중 하나로 논란이 되고,FTA 협상 전후에도 미국측이 줄기차게 한국을 압박했던 점에서 우리의 자존심을 심히 상하게 했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한·미 FTA에서 미국측 요구대로 원산지 규정을 ‘도축 기준’으로 완화한 데 이어 ‘뼈 있는 쇠고기’까지 개방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검역기준과는 별개라는 정부의 입장이 일관되게 지켜지길 기대한다. 국민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우리의 독자적인 위험평가 절차를 고수하라는 얘기다. 그러잖아도 ‘신통상정책’ 발효를 빌미로 미국측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검역기준마저 독자성을 상실한다면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은 엄청난 저항에 휩싸일 수 있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재개로 한우 농가보다는 호주나 뉴질랜드산 수입 쇠고기가 타격받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안일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검역기준 협상에서는 ‘이익 균형’을, 축산농가대책에서는 ‘피해 최소화’를 실천하기 바란다.
  • [서울광장] 어제의 뼛조각, 오늘의 통뼈/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제의 뼛조각, 오늘의 통뼈/육철수 논설위원

    우연한 기회에 미국산 쇠고기에 얽힌 뒷얘기를 들었다. 농림부의 어느 공무원이 털어놓은 쇠고기 수입정책의 난맥상은 솔깃했다. 지난해 1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합의문구의 번역을 엉터리로 하는 바람에 국민을 광우병 공포로 몰아넣고, 미국과 쓸데없이 통상마찰을 가중시켰다고 했다. 내용인 즉, 합의문에서는 ‘deboned skeletal muscle meat’를 교역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글자 그대로 큰 뼈를 어느 정도 발라낸 쇠고기다. 뼈가 포함되어도 갈비처럼 ‘통뼈’가 없는 것은 괜찮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표현을 ‘boneless’로 고집하는 바람에 살코기만 들여와야 한다는 ‘헛소리’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하기야 ‘deboned’는 웬만한 영한사전에는 나오지도 않는 신종 용어인지라, 헷갈릴 만도 했을 것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농림부가 이 단어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일 정도였다니까. 실무자들은 뒤늦게 실수를 인정했으나, 전·후임 담당국장은 서로 언성을 높이며 책임회피에 급급했다고 한다. 경위야 어찌됐든,‘미국 쇠고기는 뼛조각도 위험하다.’는 낭설이 한국에서는 진실로 변질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쇠고기를 먹게 된 것이고….200만 미국교민과 3억 미국인들은 잘만 먹고 있는데, 그러면 그들은 안전불감증에 걸린 것인가. 하여튼 농정의 희한한 실수작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한 쪽 얘기만 듣기가 뭐해서 농림부에 확인해 봤다. 역시 분위기가 좀 달랐다. 협상에 참여했던 어느 실무자는 “당시에는 국민이 광우병에 워낙 민감해서 미국산 살코기조차 반대 여론이 많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농림부에서는 뼛조각의 위험성에 대해 한마디도 한 적이 없고, 시민단체들의 드센 기세에 눌려 “뼛조각은 괜찮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는 거였다. 그는 “미국도 한국의 조치에 대해 ‘죽어도 안 된다.’는 입장은 아니었다.”면서 “왜 우리 스스로 잘못된 것처럼 얘기하느냐.”고 불만이 대단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며칠전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판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뼈있는 미국 쇠고기’의 수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농림부는 그동안 뼛조각도 안 된다고 했는데, 이제 통뼈까지 들어오게 생긴 것이다. 더구나 콩알만 한 뼛조각만 나와도 수입 쇠고기 전량을 반송시켰던 농림부다. 그런 농림부가 OIE 회의에서 슬그머니 미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어제의 뼛조각은 위험하고, 오늘의 통뼈는 안전하다는 건지…. 농림부가 궁색해진 것은 지나치게 여론의 눈치를 살피다가 줏대를 잃은 탓이다. 물론 국민건강이 중요하고, 수입국으로서 까다롭게 굴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광우병 위험이 높은 소머리에다 뼈·꼬리·내장까지 소비하는 우리 식문화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 문제다. 농림부는 국제무역의 관행과 과학적 근거를 싹 무시하고 시민단체 등의 반미감정에 편승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과학적·국제적 기준에 따라 쇠고기를 수입하고, 원산지 관리를 철저히 해주면 된다. 수입 쇠고기를 먹고 안 먹고는 소비자가 선택할 일이다. 결국 이렇게 미국에 내줄 것 다 내주게 됐으니, 광우병 무서워서 그 값싸다는 미국 쇠고기 한 번 못 먹어본 국민에게 뭐라고 설득할 텐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Seoul In] 국산·수입산 농수산물 비교전시회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28일부터 6월1일까지 구청 1층 로비 휴게실에서 국산과 수입산 농·수·축산물 비교전시회를 갖는다. 값싼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부정 유통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원산지 식별법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했다. 국산과 수입산 총 110여개의 품목의 실물을 나란히 비교 전시해 국산과 수입산의 주요 특징을 직접 구별해 볼 수 있다. 산업환경과 330-1924.
  • 금융세이프가드 발동기간 1년이내로

    금융세이프가드 발동기간 1년이내로

    미국은 중국산 섬유의 우회 수출이 적발되면 우리측에 제공한 직물·의류의 관세특혜물량(TPL·각 1억SME(㎡에 해당))에서 적발된 우회수출물량의 세배까지 줄일 수 있다. 한·미는 외환위기 등 긴급한 시기에 자금의 대외거래나 송금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금융 단기세이프가드’의 발동기간을 1년 이내로 제한했다. 합의 내용 이외에 앞으로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자동차 세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섬유의 우회수출을 막기 위해 근로자 수 등 정보를 협정 발효 1년내 제공하고 원산지 검증을 위한 예고없는 사전 현장실사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25일 오전 10시부터 한·미 FTA의 국·영문 협정문과 부속서, 부속서한 등 2700쪽 분량의 자료를 일제히 공개했다. 전문은 외교부와 재경부, 농림부, 산자부, 국정홍보처, 국정브리핑,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 등 7곳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한·미 FTA 협정문 전문의 공개로 국회와 시민단체들의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찬반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종본은 아니고 6월30일 최종 서명전까지 법률 검토와 문구 수정 등을 통해 일부 문안이 수정될 수 있다.”고 말해 추가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수석대표는 특히 일반세이프가드의 발동횟수를 1회로 제한한 것과 관련,“쇠고기 등 농산물 30개 품목에 적용되는 특별세이프가드는 발동횟수에 제한이 없다.”면서 “일반세이프가드의 발동횟수를 제한한 것은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개된 한·미 FTA 협정문 등에 따르면 양국은 조세가 투자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수용에 해당될 경우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미 FTA 협정문 공개]쇠고기 세이프가드 발효 첫해 27만t

    [한·미 FTA 협정문 공개]쇠고기 세이프가드 발효 첫해 27만t

    ■ 농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과정에서 낙농제품과 일부 농산물은 예상보다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30개 민감품목을 제외한 분유, 치즈 등 낙농제품과 닭고기, 오이, 양배추 등 기타 농축산물은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상품분야의 양자 세이프가드를 적용받게 돼 발동 횟수가 1번으로 제한된다. 일단 발동한 뒤에는 수입이 급증하더라도 추가적인 발동을 할 수 없어 국내 산업의 피해를 막을 보호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쇠고기의 경우 현행 40%의 관세가 15년내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세이프가드 발동기준은 발효 첫 해 27만t을 시작으로 해마다 6000t씩 늘어난다. 그러나 연평균 쇠고기 소비량이 35만t을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삼겹살, 갈비, 목살 등 일부 품목으로만 세이프가드 적용이 한정된다. 오렌지는 감귤 출하기인 9∼2월에는 현행관세 50%를 유지한다는 예외조항을 인정받아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다만 무관세 쿼터를 2500t부터 시작해 매년 3%씩 늘린다. 관세율할당(TRQ) 물량 배정 방식의 경우 보리, 인삼, 녹두, 메밀. 고구마 등 18개 품목에 대해서는 무관세로 쿼터를 주고 선착순 방식만 도입한다. 국영무역은 금지된다. 양국이 합의해야 한다. 위생검역위원회(SPS)도 설치한다. 쇠고기 검역 기준 완화와 유전자조작식품(GMO) 인증제도 변경 등 미국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산품·섬유 공산품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위스키’와 ‘소주’다. 한국과 미국은 특산품의 트레이드 마크를 상호 인정하고 보호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버번 위스키와 테네시 위스키를, 우리나라는 안동 소주와 경주 법주를 각각 내세웠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위스키 제품에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버번 위스키나 테네시 위스키라는 표현을 쓸 수 없게 됐다. 미국도 한국 교민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안동소주나 경주법주라는 이름으로 술을 팔 수 없다. 섬유 분야에서는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제공키로 한 ‘경영 정보’의 세부 항목이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경영진 명단과 근로자수, 기계대수 등은 물론 기계 가동시간, 제품 명세, 생산 능력, 납품기업 명단, 미국 바이어 연락처까지 제공해야 한다. 미국이 사전 예고없이 현장 실사를 원할 경우 이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원사 기준과 관련해서는 레이온, 리오셀, 아크릴의 투입재에 대해서는 예외 인정을 따냈다. 공급이 부족한 원료의 역외(域外)조달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섬유쪽에서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나라는 이에 상응하는 범위 안에서 섬유 의류 상품의 추가적 양허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대신 그만큼의 추가 양보를 통해 보상하라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섬유 세이프가드 남발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자동차 자동차 부문에서는 특별소비세 등 세제 개편과 원산지 적용 규정이 관심을 끈다.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적잖이 줄게 됐다. 또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본차·유럽차의 무관세 수입이 늘어난다. 특소세율의 경우 차량가격을 기준으로 ▲800㏄ 이하 면제 ▲800∼2000㏄ 5% ▲2000㏄ 초과 10%인 현행 3단계 세율이 ▲1000㏄ 이하 면제 ▲1000㏄ 초과 5%의 2단계로 축소된다.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는 현행 ▲800㏄ 이하 1㏄당 80원 ▲800∼1000㏄ 100원 등 5단계에서 ▲1000㏄ 이하 80원 ▲1000∼1600㏄ 140원 ▲1600㏄ 이상 200원으로 바뀐다. 정부는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 앞으로 이 두가지 세금 외에는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를 새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요율도 그대로 유지된다. 차량 구매자들의 자동차공채(지하철·지역개발 채권) 매입 부담도 더 늘어나지 않는다. 자동차 원산지 판정비율은 ‘순원가법’(순원가에서 역내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 기준)과 ‘집적법’(인도가격에서 〃)을 적용할 때에는 35%,‘공제법’(인도가격에서 역외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 기준)을 적용할 때에는 55%로 결정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의약품 한·미 FTA 협정문은 의약분야에서 원안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윤리적 영업관행’을 강조했다.‘신약의 가치인정’과 관련해선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25일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 비윤리적 영업행위를 처벌하기로 명시했다.‘적절한 벌칙과 절차를 채택하거나 유지한다.’고 밝혀 앞으로 리베이트 제공 등에 대한 벌칙이 철저히 지켜질 전망이다. 아울러 ‘약가협상 과정에서 특허약의 가치를 적절히 인정하기로 합의한다.’는 부분이 주목받고 있다.‘적절히’란 문구를 양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향후 약가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여기에 ‘규제당국은 의약품의 보험약값을 결정할 때, 그 결정이 이른바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에 기초해서 이뤄지도록 보장한다.’는 부분도 지적받는다. 우리측은 협상을 진행하면서 단 한 번도 이런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는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이 내포하는 의미를 ‘외국 특허약의 가격을 사실상 선진국 평균약값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 협상단은 미국이 요구하던 ‘신약의 최저가격 보장’을 수용하지 않은 것을 의약품 분야의 최대 성과로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에 따른 특허권 소송이 남발할 것으로 보고 제약업계와 정부관계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방침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금융 외환위기와 같은 긴급한 시기에 해외로의 송금을 1년간 금지하는 ‘단기 세이프가드’를 도입한다. 하지만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산을 몰수할 수 없고 이중이나 다중의 환율제도도 적용하지 못한다. 또한 미국의 상업적·경제적·재정상의 이익에 불필요한 손해를 피하도록 명시한다. 다만 경상거래나 외국인 직접투자와 연계된 지급이나 송금에는 단기 세이프가드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경간 금융서비스 거래를 허용하되 해상운송보험과 재보험, 보험 컨설팅·계리·손해사정 등의 기업관련 보험서비스와 일반 금융서비스에 대한 자문으로 국한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서비스를 허락한 뒤에는 다시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신금융서비스를 인가하면 미국 금융기관에도 똑같이 허용하되 국내 건전성 규제 등을 적용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특별대우를 인정하고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은 금융기관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와 농협, 수협 중앙회의 최고 및 차상급 경영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격을 한정한다. 한편 우정사업본부가 금융기관으로서 규제되지 않는 정부기관임을 인정하되 금융감독위원회에 재무제표와 결산서류 등의 경영정보를 제공하고 금감위는 검토 의견을 내도록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지재권 저작권 분야에서 새로 밝혀진 내용은 대부분 정책집행 및 처벌과 관련돼 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정책추진과 처벌규정 강화 등 미국측 요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진 것으로 드러났다. 처벌과 관련해서는 영화관에서 비디오카메라 등을 이용해 영화를 촬영하는 것은 물론 촬영시도 행위까지도 ‘미수범’으로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불법복제 DVD를 아예 원천봉쇄하겠다는 미국측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국은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도 범죄수익 몰수를 인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상표권 침해에 대해서만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었다. 양측은 또 대학가의 서적 불법복제, 배포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협정 발효 6개월내에 복사업소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적법저작물 사용 캠페인 등을 벌이기로 했다. 세관에 저작권 침해우려 물품이 수입신고될 경우, 직권으로 통관을 보류하고 권리자에게 통보될 수 있도록 관련 저작권을 세관에 등록하는 ‘저작권 침해물품 세관 신고제도’도 새로 도입키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에서의 지적재산권 침해시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침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권리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보다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통신·전자상거래 통신분야에서 두 나라는 정부의 기술표준정책 추진권한을 인정했다. 이는 와이브로(휴대 인터넷)와 같은 기술표준을 정부가 중심에서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무선분야에선 범위를 효율적 주파수 활용, 글로벌 로밍보장, 법 집행 등으로 제한했다. 유·무선 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는 상대국 사업자에게 상호접속·전용회선·전주·관로·도관의 이용 등에서 차별없이 제공해야 한다. 다만 양국 무선분야의 지배적 사업자는 예외지만 SK텔레콤은 상호접속 의무를 갖는다. 또 지배적 사업자가 독점력을 통해 얻은 초과이윤을 다른 통신시장의 자회사나 계열사 등에 보조하는 ‘교차보조 행위’는 금지됐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온라인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무관세 관행을 유지했다. 또 CD 등의 전달매체에 담긴 오프라인 디지털 콘텐츠 제품도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우정분야에선 국제특송 시장이 개방됐다. 무역관련 서류에 한정됐던 국제특송은 국제서류까지 확대됐다. 또 부속서한에는 “우편법 또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 민간 배달 서비스의 범위를 증대하기 위해 우정당국의 독점에 대한 예외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부속서는 구속력이 없는 선언적 문서”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노동·환경 노동분야는 협정문의 공개자체보다는 재협상 요구 등 앞으로의 변수가 더 주목된다. 노동분야의 핵심인 ILO기준 재확인, 자국 노동법 인정, 위반국에 최대 1500만달러의 벌과금을 부과하는 분쟁해결 절차 등은 당초 알려진 대로 변경은 없었다. 다만 앞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동분야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개성공단이 특별지역으로 인정될 수 있는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일정 등과 함께 노동·환경분야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측의 재협상 요구가 거세질 경우 예상되는 분쟁해결 절차 변경 등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책 마련도 관심이다. 환경 분야는 그동안 밝혀진 내용 외에 특별한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미국측이 추가 협상을 내걸어 야생 동식물 거래 금지 등 국제적인 보호 협약을 각자 법률로 제정하고 강화된 환경 보호 의무를 지도록 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법을 지키지 않아 원가를 절감하고 많은 이윤을 남기게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환경보호 의무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그러나 “환경법의 효과적 집행의무는 선언적 법률이고, 우리나라는 이미 환경관련 주요 국제협약에 가입, 실천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류찬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양양등 4곳 도로건설 늦춘다

    도로와 철도 등이 나란히 경합하는 8개 간선 도로·철도 건설이 미뤄진다. 한반도 통일을 대비,X자형 장거리 고속철도 개설도 추진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건설교통부가 의뢰한 ‘국가기간교통망 수정계획’용역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한반도 기간 교통망 구축을 위해 405조원이 투입되며 재원 확보 차원에서 교통세를 2019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제시됐다.건설이 연기된 도로는 중첩되거나 투자 우선 순위가 낮은 서울∼양양, 고창∼대구, 철원∼춘천∼김해, 간성∼부산 등 도로 4개 구간이다. 안중∼제천∼삼척, 당진∼천안∼울진, 서천∼상주∼영덕, 목포∼마산∼부산 철도건설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시민단체들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춘천∼양양고속도로건설 계획의 사실상 폐기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도로, 철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 대륙연계 철도망과 연결·정비하도록 했다. 장기적으로 남북 7개축과 동서 9개축의 격자형 간선도로망을 추진하되 고속철도는 목포∼서울∼원산∼나진, 부산∼서울∼평양∼신의주를 잇는 X자형으로 건설,TSR와 TCR에 연결되도록 구상됐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도토리 뉴스] 올 재수생 줄어 학원산업 매출 5분기만에 감소

    학원산업 매출이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24일 통계청에 따르면 1·4분기 입시·보습·어학·예술 등 학원산업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줄었다. 학원산업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5년 4분기(-5.8%)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 재수생들이 많았지만 올해부터 새로운 입시제도가 적용돼 재수생들이 줄어 학원산업의 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치원 등 유아교육기관의 매출은 3.9% 늘어나 2002년 4분기 8.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 창원·여수 산업단지 중금속 오염

    창원·여수 국가산업단지 토양이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24일 밝힌 산업단지 토양오염 실태에 따르면 창원산단은 492개 지점 중 7.3%가 토양오염우려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개 지점은 아연·니켈·구리 등 중금속이 오염우려기준을 초과했고,16곳은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오염우려기준을 넘어섰다.지하수는 50개 조사지점 가운데 4곳에서 TCE(트리클로에틸렌),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 성분이 공업용수 지하수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 여수산단은 610개 지점 가운데 26곳(4.3%)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아연·비소·니켈·납 등 중금속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곳도 23곳이나 됐다. 지하수 1곳에서는 페놀이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산단의 주요 업종은 철강기계·전자·운수장비 등이다. 여수산단은 석유화학·철강기계 업종이 주로 입주해 있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를 창원·여수시에 통보하고 오염을 일으킨 업체에는 토양 및 지하수를 정화하도록 조치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한국 천주교 20세기 순교자 시복시성 추진

    한국 천주교 20세기 순교자 시복시성 추진

    한국 천주교에서도 ‘20세기 순교자’들을 복자(福者)와 성인(聖人)으로 추대하기 위한 ‘시복시성(諡福諡聖)’ 작업이 추진된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최근 공동체 미사에서 1949∼1952년 사망한 사제·수도자 36명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 교령을 반포한 것으로 한국교회 전체 차원에서 20세기 순교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시복시성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교회에서 이처럼 20세기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에 나선 것은 지난 1996년 교황청이 낸 ‘순교자에 대한 성찰과 지침’이 계기. 당시 지침은 “우리 시대의 최근년까지 신앙에 대한 배척 때문에 피를 흘린 모든 이를 미래에도 기억하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호소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수차례에 걸친 박해에서 순교한 초기 박해자들이 전부였던 지난 1984년의 103위 시성과는 성격이 크게 다른 것으로, 전쟁기간 중 숱한 희생자를 냈던 한국 교회가 크게 반겼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후 한국 천주교는 20세기 순교자들의 ‘순교록’ 작성을 위한 조사작업을 벌였으나 시복시성을 위한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왜관수도원에서 본격적인 작업을 벌이기로 공식 선포한 것이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한국진출 100주년(2009년)을 앞두고 시복시성 추진을 공식 선포한 대상자들은 덕원 수도원 소속 사제 및 수사 26명, 연길 수도원 소속 사제 1명, 보이론 수도원 소속 사제 1명, 원산 수녀원 수녀 및 헌신자 4명, 덕원 자치수도원구와 함흥교구 소속 사제 4명. 이들은 대부분 전쟁기간 중 평양 인민교화소와 자강도 옥사독 수용소, 만포 수용소에서 옥사하거나 피살되었다. 왜관수도원 공동체 미사에서 시복시성 청원인으로 지명된 로마 성안셀모대학의 에두아르도 로페즈 텔로 그라시아 신부는 한국 왜관수도원의 이상근 신부와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의 빈프리트 신부 등 2명을 부청원인으로 두고 시복시성 작업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복시성 작업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시 대상자들의 희생을 목격했거나 증언할 수 있는 이들이 모두 사망해 기록들에 대한 인증이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상자의 관할 주교가 평양교구장 서리인 정진석 추기경, 함흥교구장 서리인 장익 주교(춘천교구장), 덕원자치수도원구장 서리인 이형우 아빠스 등 3명으로 나뉘어 시복시성에 앞선 예비심사 과정이 단순하지 않다. 또 대상자 가운데 독일인이 많아 조사 작업에서 언어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왜관수도원측은 “성베네딕도회 왜관 성 바오로와 성 쁠라치오 아빠스좌 수도원 공동체는 우리 선배들이 보여준 신앙의 증거를 기리려는 살아 숨쉬는 열망으로 가득차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시복시성 절차가 어렵긴 하지만 한국 천주교계가 뜻을 모은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원산지 규정/우득정 논설위원

    1990년대 이전만 해도 ‘Made In Japan’‘Made In USA’ 등 상품의 국적이 외국, 특히 선진국이면 귀한 대접을 받았다. 국가 브랜드가 바로 상품의 질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Made In China’가 봇물을 이루면서, 국산 농수산물이 가격 서열의 최상위를 점유하면서,‘Made In Korea’가 소비자 선택의 주요 잣대가 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섬유, 자동차, 쇠고기 등의 협상에서도 첨예한 논란이 됐지만 물품의 국적을 의미하는 원산지 규정이 국가간 무역협상에서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다. 원산지가 문제되는 것은 세계교역에서 ‘생산-유통(무역)-소비’가 한 국가 안에서 이뤄지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기는 당초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원산지가 새로운 비관세 장벽으로 대두하면서 수입국은 강화된 원산지 규정을, 수출국은 보다 느슨한 원산지 규정을 요구한다. 이를테면 의류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원단 직물을 디자인에 따라 재단한 것을 중국에 수출해 거기서 봉재 과정을 마친 뒤 한국으로 다시 수입한다면 우리의 원산지 기준인 ‘재단 기준’에 따라 ‘한국산’이 된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를 수출한다면 의류 수입국인 미국은 자국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봉재 기준’을 적용하므로 ‘중국산’이 된다. 동일한 제품이 이 땅에서는 ‘한국산’으로, 미국시장에서는 ‘중국산’이 되는 것이다. 통일된 원산지 규정을 마련하는 노력은 1974년 교토협약에서 처음 시도됐으나 참여국들이 많지 않아 국제적인 지위를 얻는 데 실패했다.1994년 세계무역기구(WTO) 산하의 원산지규정협의체에 이어 1999년 원산지위원회가 발족됐으나 아직도 통일 기준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다.WTO체제에서는 해당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에 실질적인 변형이 일어난 경우, 주요 공정을 수행한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한 경우 등 3가지의 경우 원산지로 인정해 준다. 하지만 FTA 원산지 규정은 WTO보다 허용 범위가 훨씬 좁다. 한·미 FTA의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하느냐는 원산지 증명 능력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호철씨 동해선 탑승기

    모처럼 57년 만에 남북이 뚫리는 동해선 기차에 오르면서 어찌 일말의 감회가 없으랴.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좀더 화끈하게 본시 동해선의 시발지였던 원산서부터 출발했더면 여북 좋았을 것인가 싶은…. 예부터 항간에 내려오던 한마디가 새삼 뒷머리를 친다. 원산서 고성까지 300리, 그리고 고성부터 강릉까지 300리, 도합 600리 어간은 우리나라의 가장 으뜸가는 절경(絶景)인데, 특히 북쪽 300리가 기가 막히다고. 기왕 하는 거면, 그렇게 시간도 넉넉하게 잡고 거리도 300리쯤으로 본때 있게 잡았으면 좋았을 것을 싶었지만, 뒤에 듣자 하니 이 정도를 이뤄내는데도 실무자 간에 하룻밤을 꼬박 새우면서 협상을 해야 하는 진통을 겪었다던가. 그 밖에도 몇몇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최소한 국군 포로, 납북자들의 송환을 보장 받은 뒤로 이 행사가 미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한 것 같다. 하지만 첫술에 배 부를 수는 없는 법. 특히 우리 남북 관계는 유난하달 만큼 지지부진, 전 국민이 거의 체념 속에 빠져 있었던 판이라, 겨우 이만한 수준으로 이루어진 것을 두고도 ‘이만만 해도 어디인가.’ 하고 대체로 반색들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저 2000년 6월15일 온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그 감격적인 날로부터 어언 7년이 지나 있음을 되씹어 보면,(그 7년에 고작 겨우 이런 마당에 이르렀는가) 싶어 사뭇 어이가 없다. 도대체 우리 남북 관계는 어찌 해서 이다지도 느려 터지고 꾸물꾸물인가? 무엇이 잘못 되어 있는가? 대체 무엇이? 무엇이? 금강산역에서 경과보고와 남북 두 대표의 축사 등으로 이어지는 나름대로 조촐한 기념 행사라는 것을 치른 뒤.11시30분에 그 기차에 탑승, 북측 강호 역을 12시10분에 떠나, 휴전선을 넘어 12시33분에 남측 제진역에 닿기까지, 나는 이 대목을 골똘하게 혼자 생각해 보았다. 물론 주위 산천경개 좋은 것은 나도 모르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 점으로 말한다면 지금 이 다섯 량의 찻간에 타고 있는 남북 통틀어 보도진까지 합해 200여명 중, 이 근처의 산천경개에 나 이상으로 익숙해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1950년 그해 8월에 나는 19세 소년으로 이 지역을 도보로 통과해서 울진까지 내려갔었고, 같은 해 추석 뒤에는 국방군의 포로 신세로 떨어져 역시 도보로 북상(北上), 흡곡에서 용케 풀려났던 것이었다. 작금에 그때 이곳에서의 그 경험을 소재로 써낸 연작소설 ‘남녘사람 북녁사람’은 10개 국어로 번역 출간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니 통틀어 이 시승하는 짧은 시간에 주위 산천경개 감상? 작금의 우리 남북관계 고구(考究)? 우리 남북관계가 왜 이리 꾸물꾸물이냐고? 아서라, 아서! 지금 이 판국에 그런 것 따지게 생겼는가. 북측 50명의 인원과 함께 남측 100명의 인원이 한 시간 동안을 저다지나 삼엄했던 남북 경계를 뚫고 처음으로 오르내렸다. 그 현장이 바로 이 기차 칸이다, 이 점을 어찌 추호나마 소홀하게 생각할 수가 있을 것인가. 보라, 어제 서울서 떠날 때는 궂은 봄비마저 내리더니 당일인 오늘 새벽까지도 지척지척 내리던 비가, 어느새 스적스적 하늘이 벗겨지며. 우리가 오늘 행사의 출발지인 외금강역에 닿을 때는. 온정리 너머로 장엄한 금강산의 맑디맑은 모습이 우리 앞에 나타나지를 않던가. 이거야말로 백마디 천마디 말로 따져들기 이전에, 하늘이, 우리 산천이, 우리에게 드러내 보이는 좋은 조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여, 나는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가만가만 빌었다. 우리 남북 간에 형편형편만큼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아지도록만 도와 주시고, 각계 각층으로 형편형편만큼 남북 간에 한 솥밥 먹는 사람이 날로날로 늘어나도록만 도와 주소서, 하고. 그렇게 잠깐 잠이 들었었는가. 비몽사몽 간에, 옹야, 옹야,‘모름지기 상서로운 뜨거운 마음으로 성심을 다 바치거라.’ 하는 화답이 들려왔다. 그건 분명히 우리 산천의 소리였다. 소설가·예술원 회원
  • [남북열차 56년만에 달렸다] 北열차 본 80代 “추억속 기차 꿈만 같다”

    ●‘김일성수령 오르셨던 차’ 현판 이날 오전 동해선 시험운행을 앞두고 금강산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북측 기관사 노근찬씨는 열차 시험운행 소감을 묻는 남측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도 손사래까지 치며 질문을 피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열차 탑승 직전 우리측의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역사적인 순간인데 소감이 어떠냐.”는 물음을 받고서야 “조국 분단 역사에서 잊지 못할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씨가 운전하는 열차는 낮 12시21분 군사분계선을 통과,9분 뒤인 12시30분 남측 제진역에 도착했다. 북측 열차는 내연 기관차 1량과 발전차 1량, 객차 4량 등 모두 6량으로 ‘위대한 김일성 수령동지께서 몸소 오르셨던 차’라는 붉은 현판이 기관차 측면에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열차에서 내린 북측 탑승객들은 기자들을 향해 “반갑습니다.”“감사합니다.”라며 짧은 인사를 건네고 서둘러 오찬장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객차 문을 열고 나선 열차원 김혜련(28)·이혜경(28)씨는 “한민족의 핏줄은 속일 수 없다.”면서 “6·15 북남선언이 잘 지켜져 통일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김용삼 북측 철도상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날씨가 참 좋다. 통일의 좋은 징조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열차내부는 노란색과 회색 의자가 단정했고 테이블마다 과일과 북한산 생수, 사이다, 콜라병이 놓여 있어 짧은 시간 남북 탑승객들끼리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음을 짐작하게 했다.한편 열차에 탑승한 명계남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로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원칙과 상식 대표 직함으로 이날 동해선 행사에 참석한 명씨는 기자들이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바다이야기 대표로 온 사람이다, 나는 바다이야기 이후 죽은 사람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오후 3시 기적 울리며 북으로 아침부터 환영행사에 참석한 고성군 간성읍 상리마을 주민들은 반세기 만에 북한 열차를 둘러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평생 고성에서 살았다는 유순덕(80)할머니는 “6·25전쟁 이전에는 북한 열차를 타고 고성·제진역에서 원산을 통해 평양과 서울을 오갔다. 죽기 전에 옛날 타던 기차를 다시 보니 꿈만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북측 일행은 한식에 반주를 곁들여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이날 오후 3시 타고 온 열차편으로 다시 돌아갔다. ‘고향의 봄’과 ‘반갑습니다’ 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북측 일행은 기차에 올랐고 고성 명파초등학생들이 한반도기를 흔들자 손을 흔들며 아쉬워했다. 북한 기차는 오후 3시쯤 기적소리를 여러 차례 울리며 미끄러지듯 북으로 움직였고 플랫폼에서는 초등학생들이 다음 만남을 기약하듯 기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북한 언론 짤막하게 보도북한은 17일 반세기 만에 이뤄진 남북 열차운행을 극히 짤막하게 보도하는 데 그쳤다.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남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이 17일 동서해선에서 각각 있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시험운행이 금강산청년역에서 남측 제진역까지, 남측 문산역에서 개성역까지 진행되었다.”면서 “여기에는 우리 측에서 철도상 김용삼, 내각책임참사 권호웅을 비롯한 관계부문 일꾼(간부)들이, 남측에서 건설교통부 장관 이용섭, 통일부 장관 이재정 등 관계자들이 참가하였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그러나 열차 시험운행의 역사적 의미나 평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측이 축제 분위기를 띄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경의선 동해선 공동취재단파주 한만교·고성 조한종·문산 한상우 정서린기자 mghann@seoul.co.kr
  • [오늘의 눈] 개성을 상상하며/박찬구 정치부 기자

    왜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평화담론에 매달리는 것일까. 진보성향의 표심에 호소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려는 정치행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는 탈(脫)분단식 접근이라는 평가에 굳이 인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남북열차가 반세기 만에 개성에 간다. 끊어진 철로를 잇는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두고 싶다. 역사적으로 개성은 복식부기 방식을 서양보다 200년 앞서 사용한 국제무역의 중심지였다. 현재는 금강산과 함께 북한 개방의 바로미터가 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개성의 미래는 어떨까. 어느 학자는 개성과 서울, 인천을 묶는 복합경제특구를 제안한다. 개성은 생산, 서울은 기획과 금융, 인천은 물류를 담당토록 하자는 발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개성·파주 경제권을 형성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자고 주장한다. 서울에서 60㎞ 거리에 불과한 개성에 일일 관광열차를 운행하자는 의견도 있다. 모두 한반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동북아 평화와 통일시대의 주도권을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냥 될 일은 아닐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이 거부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현실이라면, 개성공단 원산지 규정처럼 FTA를 남한식이 아니라 한반도식으로 풀어나가는 게 단초가 될 수 있다. 남북이 FTA를 체결해 북한을 국제 경제질서에 ‘연착륙’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6자의 틀에 얽매이기보다 ‘남북이 한반도 평화논의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남북의 정상이 악수하고, 우리 중소기업이 개성에서 물건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는가. 개성행 열차에 오를 각계 인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길 기대한다. 박찬구 정치부 기자 ckpark@seoul.co.kr
  • ‘통일의 철마’ 탑승자들 기대와 소회

    ‘통일의 철마’ 탑승자들 기대와 소회

    남북을 가르는 ‘통일의 철마’에 몸을 싣게 된 행운의 주인공들은 전날 밤 어떤 꿈을 꿀까. 탑승을 하루 앞둔 16일 그들의 기대와 소회를 들어봤다. ●“친구들이 부럽다며 사진 찍어오라 난리” “수학여행 버스에서 노래하고 수다를 떨 듯이 통일열차에서도 북한 친구들과 놀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동해선 최연소 탑승자 홍지연(13·인천용현여자중학교)양은 “이렇게 빨리 통일 열차를 타게 될지 몰랐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한 방송사의 통일 퀴즈를 맞춰 탑승의 행운을 얻게 된 홍양은 “친구들이 모두 부럽다면서 사진 찍어오라고 난리다.”고 말했다. ●장진구군 “유럽까지 달리고 싶어” 문산역에서 출발 예정인 남북시험열차에 연소 탑승자로 초청받은 울산 제일중학교 1학년 장진구(14)군도 “남북한 길이 열려 울산에서 유럽까지 기차로 여행을 해보고 싶어요.”라고 소망을 피력했다. 장군 역시 모 방송사의 통일관련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연으로 통일부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불안했던 장벽 하나하나 걷어내야” 개성공단입주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문 로만손 사장은 경의선 열차 탑승 소식을 듣고 개성공단 초창기를 떠올렸다.“처음 개성공단에 들어갈 때 주위에서도 걱정을 많이 했고 저 자신도 불안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런 장벽들이 하나씩 걷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시험운행을 넘어서 개통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개성공단이 한참 개발단계인데 남북 철도 개통은 물류나 북측 근로자의 출퇴근이 획기적으로 진일보하는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특히 “개성공단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대부분 버스나 화물차로 이동했는데 기차로 하면 물류 비용이 절약될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물류를 한번에 이동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문학·삶의 무대 57년만에 되찾는 기분”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동원돼 동해선을 타고 내려왔지요. 그것으로 가족과 이별하게 됐고, 그때 경험은 문학으로 나타났어요. 제 문학과 인생의 큰 무대를 57년 만에 찾아간다고 생각하니 흥분되고 감동스럽습니다.”원산 출신 작가 이호철(75)씨는 자신이 체험한 남북 분단의 아픔을 문학으로 형상화한 대표적 소설가로 동해선에 탑승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인민군에 동원돼 동해선을 타고 남측으로 내려온 그는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났고 이 때의 경험을 소설 ‘남녘사람 북녁사람’으로 풀어냈다.“제 문학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삶의 무대이기도 하지요. 지금도 원산을 출발해 갈마, 배화, 안변, 오계, 상음, 자산, 흡곡 등 기차역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습니다.”이씨는 시험운행에 대해 “우선 기쁘면서도 기차 타고 아예 고성까지 갔으면 하는 생각에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서 “이렇게 된 것만 해도 어려운 협상을 거쳐 이뤄낸 결과이니 상징적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의미를 부여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서울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열린세상] 한우시장 지킬 수 있다/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한우시장 지킬 수 있다/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독자 중에는 무미일(無米日)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1969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정부는 식당에서 쌀로 만든 음식을 팔지 못하는 날을 지정하였다.‘보리밥 먹는 사람 신체 건강해’라고 끝나던 혼·분식의 노래가 널리 보급되던 그 시절에는 쌀이 귀했고 그 자리를 보리가 채웠다. 국민 1인당 연평균 50㎏ 이상이던 보리쌀 소비량이 지금은 1㎏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보리 재배면적은 줄고 재고는 늘었다. 최근 농가들이 보리를 이용해 한우를 키우는 데 성공하여 희망을 주고 있다. 알곡이 여물기 전에 줄기까지 통째로 벤 ‘총체보리’로 만든 ‘총체보리 사료’는 한우가 소화를 잘 시켜 면역력과 체중증가율도 높다. 아울러 육질이 좋고 높은 값에 팔려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겨울철에 논을 이용해 생산하기 때문에 유휴 자원을 활용하여 조사료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한우의 부산물을 이용하여 유기농 쌀을 재배하면 환경 부하를 줄이는 자연순환에도 기여한다. 요즘 봄이 되면 자녀들과 함께 보리밭 구경에 나서는 분들이 많은 것까지 감안하면 농촌관광 자원으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전통적으로 한우는 농가의 식구와 같았다. 농민들이 가축시장에서 한우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얼굴을 본다는 말도 한식구를 맞는 마음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논밭을 갈다가 대학 등록금이 급할 때 가장 든든한 금고로 변신한 한우는 ‘우골탑’(牛骨塔)이 되기도 하였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주요 용도가 일소에서 식용으로 바뀌었고 논밭갈이는 경운기가 대신했다. 시장개방과 함께 한우고기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었지만 의연히 버티고 있다. 한우는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쇠고기 패널에서 패소하여 의무 수입을 시작했고,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2001년 수입물량 제한이 없어져 관세만으로 지켜왔다. 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미국산 쇠고기에 매겨진 40%의 관세가 15년에 걸쳐 철폐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19만가구의 한우 농가는 다양한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한우고기 시장을 지켜 왔다. 한우 아닌 국내산 쇠고기 또는 수입 쇠고기와의 차별성만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충분히 지킬 수 있다. 한우고기 경쟁력의 원천은 소비자 선택이다.2001년 쇠고기 수입자유화 이후 40%대의 관세만으로 국내외 가격차를 극복하고 사육마릿수를 증가시켜 왔다. 이는 소비자가 한우고기의 품질경쟁력이 국내외 가격차 이상이라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1등급 이상의 한우 고급육은 시장 차별화를 통한 품질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한우시장의 살 길은 고급 쇠고기 생산비율을 높이고 다른 쇠고기와 차별화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고급육 생산은 정부의 가축 품종개량과 농가의 사육 관리가 동전의 양면처럼 맞아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총체보리 사료’와 같은 새로운 시도는 매우 중요하다. 외식 소비 비중이 날로 커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음식점에서의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확대하고 단속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의 지불의향이 유통 과정 및 한우 사육농가에 정당하게 배분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쇠고기 이력제’가 실시되고 ‘전자 이력서’가 쇠고기마다 부착되면 이러한 문제는 크게 개선될 것이다. 쇠고기 ‘브랜드’ 사업도 자리를 잡아서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하는 브랜드가 많이 생겼다. 광역 브랜드를 정착시켜 농가 참여를 확대하면 공동으로 품질을 관리할 수 있고, 소비자도 더욱 안심하고 쇠고기를 구입함으로써 시장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의 고소득 소비자를 상대로 한 한우고기 수출도 꿈나라 얘기는 아니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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