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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위기론은 이해부족 탓”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재계가 제기한 경제위기론에 재정경제부가 “한국경제의 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각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경제를 걱정하는 것은 좋지만 불안감을 조성해선 곤란하다는 참여정부 전반의 시각이 깔렸다. 하지만 현실 감각이 뛰어난 재계 총수들의 발언을 정부가 겸허히 수용하진 못할망정 무조건 폄하해서야 쓰겠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1차관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재계 원로 등이 제기한 문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따른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를 우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앞날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그러나 “단기적 위기론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과거와 같은 토대 위에서 단순한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은 한국경제의 현실적 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조기경보시스템을 마련했으며 지속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한 결과 외환과 금융 등 모든 부문에서 투명성을 확보, 국·내외적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도 이날 국정브리핑 기고를 통해 “경제위기론이 패배감이나 자기 폄하로 발전해서는 안 되며 건설적으로 사회적 중지를 모으는 데 보탬이 돼야 한다.”면서 “걱정이 도를 넘어 위기감으로 증폭되고 서로 공격하는 자리로 변질되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동아제약 父子 막판 극적 타협

    동아제약 父子 막판 극적 타협

    동아제약 경영권을 놓고 표대결로 치닫던 ‘박카스 부자(父子)’가 극적인 타협점을 찾았다. 동아제약은 강신호(사진 왼쪽) 회장측과 강 회장의 둘째아들 강문석(사진 오른쪽) 수석무역 대표측이 오는 29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동아제약은 “양측이 이날 제약업계 원로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김정수 제약협회 회장, 어준선 제약협회 이사장의 권고를 받아들여 화해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강 대표와 유충식 동아제약 부회장을 등기이사 후보로, 강 회장측이 제안한 권성원 박사(차병원 비뇨기과 의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한다. 나머지 이사 후보자에 대한 주주제안은 철회하기로 했다. 이로써 강 대표와 유 부회장은 동아제약 경영 복귀의 뜻을 이루게 됐다. 강 대표는 3년 만에 복귀하고,3월에 임기가 끝나는 유 부회장은 재선임된다. 그러나 강 회장의 4남인 강정석 동아제약 전무의 거취 문제와 강 대표 및 유 부회장의 직책이 결정되지 않아 내분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이들의 직책은 주총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또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떨어진 시장의 신뢰 회복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타협은 양측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범여권 대선예비주자 ‘원탁회의’ 성사될까

    진보성향의 사회원로들이 범여권 통합과 대선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주요 대권예비주자들에게 ‘3월 말 원탁회의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물 중심의 범여권 통합을 추진하자는 취지다. 18일 범여권 관계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 등 민주·개혁 진영의 원로들이 범여권의 대권예비주자들이 모이는 원탁회의를 이달 말 전후까지 만들자고 최근 주요 예비주자들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함 신부를 비롯해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 대표이자 인천지역 재야원로인 김병상 신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국정원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자 ‘창조한국 미래구상’ 고문인 오충일 목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에서 활동해온 김상근 목사 등이 주축이 됐다고 한다. 함 신부 등은 지난 14일을 전후해 주요 예비주자 진영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여권 소식통은 “정동영·김근태·천정배·한명숙 등의 기성 정치인들 외에도 범여권의 영입대상인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강금실 전 장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범여권에서도 원로들의 구상과 일맥상통하는 제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앞서 15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통합신당에 뜻을 둔 대권후보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17일엔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정동영·김근태·김혁규·한명숙씨와 정운찬씨 등 ‘자칭타칭’ 거론되는 범여권 대선후보들과 국민대통합 신당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주선하겠다.”고 했다. 18일엔 천정배 의원이 같은 성격의 ‘민생평화개혁세력 정치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천 의원은 특히 “얼마전 우리 사회의 양심적이고 존경받는 원로들께서 비슷한 구상을 가지고 논의하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오늘 제안도 이분들의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대권예비주자들의 원탁회의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범여권 관계자는 “벌써부터 정치권이 논의를 주도하는 모양으로 비치는데 정운찬·문국현·강금실 등 현재 정치권 밖에 있는 인물들이 쉽게 참여하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로 계산이 복잡한 대권예비주자들을 한 데 모아 통합을 이끌게 하자는 것은 원로들의 순수한 의도와는 상관없이 지나치게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Jazz 명곡 흐르는 명품 콘서트

    단돈 1000원으로 즐기는 재즈공연. 서울 테헤란로의 문화 명품으로 자리잡은 ‘재즈파크’ 콘서트가 어느덧 60회를 맞았다. 재즈파크 콘서트는 패션컨설팅, 연예기획 등을 주업무로 하는 민간기업 컬처마케팅그룹(CMG)이 문화 기부활동과 재즈문화 저변확대를 위해 기획한 재즈 전문공연이다. 2005년 3월 한국 재즈 1세대 프로젝트 밴드의 첫 공연이 열린 이래, 매달 마지막주 화요일마다 한차례도 쉬지 않고 재즈 선율을 선사해왔다. 재즈파크의 모태는 신홍순 현 CMG 고문이 LG패션 사장 재직시 벌이던 무료공연이었다.2000년초 신 고문의 퇴임과 함께 스러져가던 공연의 불씨를 김묘환(47) CMG 대표가 되살린 것이다. 이상윤 CMG 이사는 “출연자들의 공연료 등으로 매년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재정적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며 “다른 가수들에 비해 정식 공연무대를 갖기 어려운 재즈 연주자들에게 자신의 음악세계를 맘껏 펼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재즈를 어렵고 따분한 것으로 느끼는 팬들이 재즈와 가까워지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단돈 1000원. 초기 2년동안은 무료로 진행했지만, 관객들에게 ‘공연은 돈을 내고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상징적으로 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동안 신관웅·류복성·말로·웅산·전제덕 등 최고의 재즈연주자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신효범·박선주 등 유명 가수들도 협연을 통해 무대를 빛냈다.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재즈파크 공연이 열리는 삼성동 섬유센터는 어느새 테헤란로의 문화 1번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신관웅, 강대관 등이 주축이 된 재즈 1세대 프로젝트밴드의 결성을 주선, 원로 뮤지션들의 숨은 열정을 무대로 이끌어내기도 했다. 수차례 공연을 통해 멋진 앙상블을 선사한 이들은 많은 화제를 모으며 ‘한국의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라는 절찬을 받기도 했다. 만 5주년이 되는 오는 27일엔 신관웅씨가 이끄는 재즈 빅밴드와 신예 애시드 솔 밴드 커먼 그라운드가 오후 7시30분부터 1,2부로 나누어 특별공연을 펼친다. 신관웅(사진 왼쪽)씨는 한국 재즈피아노의 대부이자 재즈 역사의 산증인이다. 재즈 피아노의 거장 듀크 엘링턴의 레퍼토리를 재해석해 무대에 올린다.12인조 커먼 그라운드(오른쪽)는 대규모 혼섹션을 앞세워 화려한 리듬과 폭발적인 사운드를 선사할 예정이다.2집앨범 레퍼토리는 물론, 팝과 재즈 명곡들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연주한다.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이벤트홀.(02)528-3355. 공연신청은 재즈파크 홈페이지(www.jazzpark.co.kr)에서 받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 재추대

    불교 조계종은 14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추대회의를 열어 현 종정 법전(82) 스님을 재추대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 3월 제11대 종정에 취임했던 법전 스님은 5년간 연임하게 됐다. 법전 종정은 1962년 조계종 통합종단 출범 이후 제6·7대 종정을 지내고 1992년 입적한 성철 스님 이후 15년 만에 5년의 임기를 마친 첫 종정이다. 전남 함평 태생인 법전 스님은 해인사 주지와 방장,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과 총무원장, 원로회의 의장 등을 역임했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폴리페서/이목희 논설위원

    과거 군출신 집권자들은 대학교수를 좋아했다. 군사정권의 정당성 부재를 보완하고, 가방끈이 짧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였다. 당시 영입된 교수들은 어용의 오명을 쓰고 학자로서 신망을 잃어갔다.1987년부터 대통령 직선제가 되자 대선주자 진영에서 이데올로그 발굴에 나섰다. 대선캠프 자문교수단이 등장한 것도 그 시점이었다. 폴리페서(polifessor)는 정치와 교수의 영문자를 따서 만든 조어다.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교수들을 제대로 망라한 조직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처음 만들었다.1992년 대선 때 동숭동팀의 위력은 막강했다. 빵빵한 기획력을 가진 동숭동팀 출신들은 이후 정부 위원회를 장악하며 정치교수 양산시대의 모태가 되었다. 1997년,2002년 대선을 거치며 폴리페서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학생들의 수업과 학사운영을 걱정할 정도로 정치교수 바람이 불고 있다. 참여정부 인사정책 때문이라고 본다.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낮았다. 비주류, 소장, 지방출신 학자들이 주로 노 후보를 도왔다. 노 후보의 당선은 그들에게 일종의 대박이었다. 후원 교수군은 정부 요직을 속속 차지했다. 원로 학자들에겐 박탈감을, 소장·중견 학자들에게는 “줄만 잘 서면 나도 무슨 자리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영국 옥스퍼드대 베이리얼 칼리지에서 받은 감동을 잔잔하게 전했다. 카펫보다 푹신한 정원의 잔디를 밟을 특권은 오직 교수에게 주어진다. 왕에게도 대출을 허락하지 않는 책들을 향유하며, 천하의 영재를 가르치는 이들. 학생 지도와 독서 이외에는 아무 일에도 쫓기지 않는 여유를 누리는 이들. 피천득 선생이 부러워한 대학교수의 모습이었다. 아카데미즘과 리얼리즘의 대립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있었던, 이천년 이상된 논쟁거리다. 그러나 대학의 담장안에서 아카데미즘의 품격을 지킨다고 리얼리즘이 비켜가지 않는다. 천하를 도모할 아이디어가 있으면 필요한 쪽에서 찾아오는 법이다. 불나방처럼 현실의 권력을 좇는 정치교수들은 베이리얼 칼리지의 교수들을 떠올려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이명박호 ‘대세 굳히기’ 가속

    이명박호 ‘대세 굳히기’ 가속

    한나라당 ‘경선룰’을 놓고 당내 대선 주자들끼리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세 굳히기’에 나선 인상이다. 이 전 시장은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온몸으로 부딪쳐라’,‘흔들리지 않는 약속’,‘어머니’ 등 자신의 저서 3권의 출판기념회를 개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 형국이다. 이 자리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이용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등 정치원로·종교계·학계·체육계 등에서 국내외 인사 2만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현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62명과 원외위원장 66명이 참석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이 전 시장의 ‘세(勢)’를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국회의원은 “추측만으로 대단할 것이라는 이 전 시장의 세(勢)가 눈으로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이 전 시장 쪽으로 대세가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식이라기보다는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10년 이내 7% 성장,4만달러 시대 개막,7대 경제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 747’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지도자가 믿음을 주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면 7%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그렇게 ‘잃어버린 10년’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되면 10년 후에는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경제가 되면 교육·복지와 환경은 물론 과학기술과 문화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면서 “그러면 세계 7대 강국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이제 나의 현장은 대한민국호(號)”라면서 “바른 항로를 찾아내고 쾌속 항진하기 위한 길을 찾아 나서려 한다. 그 길을 찾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직접적인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이날 행사는 사실상 대선 출정 선언의 장(場)이었다. 한편 당초 이날 행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축사를 하기로 했지만 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출판기념회 참석의원 명단 강재섭, 김형오, 이상득, 이강두, 이재오, 권철현, 안택수, 이윤성, 김영선, 이재창. 권오을, 김광원, 이상배, 임인배, 박 진, 안경률, 최병국, 고흥길, 전재희, 정병국, 이병석, 이방호, 이원복, 이주영, 공성진, 정두언, 김희정, 박승환, 박형준, 이성권, 이재웅, 김석준, 이명규, 주호영, 김기현, 신상진, 차명진, 허 천, 홍문표, 장윤석, 정종복, 권경섭, 김양수, 김영덕, 김정권, 최구식, 고경화, 김애실, 김영숙, 나경원, 이성구, 박순자, 박재완, 박찬숙, 윤건영, 이군현, 진수희, 고조흥, 진 영, 문 희, 유기준, 유정복 (이상 62명)
  • 한나라 빅3 모처럼 일정 함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당내 경선 대결구도가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9일 하루종일 똑같은 공식일정을 보냈다. 최근 당내 경선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불협화음을 반영이라도 하듯 ‘빅3’의 이번 ‘일일동행’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계속됐다. ●손, 한국노총 기념식서 李·朴겨냥 발언 한나라당 ‘빅3’는 이날 오전 11시 한국노총 창립 6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노동계 표심’잡기에 나섰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 이 전 시장은 다음 일정을 이유로 30분 만에 자리를 떴고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는 남아서 축사를 했다. 손 전 지사는 축사를 통해 “현재 정치가 어둡고 실망스럽다고 하더라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서 “권위주의 시대 향수에 머물 수도 없고, 개발시대 경제 발전 논리로도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리를 함께 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회에선 어색한 모습 이들은 이어 오후 3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국책자문위원회 주최 ‘2007년 대선필승대회 및 정책세미나’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빅3뿐만 아니라 대선출마를 선언한 고진화, 원희룡 의원도 참석했다. 행사는 김형오 원내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와 새로 영입된 정·관·재·학계 원로 인사 90여명이 참석, 대선승리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행사장 맨 앞에 나란히 앉은 ‘빅3’는 서로 악수나 인사하는 것을 잊은 듯 각자 참석한 주요 당직자들과 당 원로들과 인사를 나누기에 바빴다. 손 전 지사는 축사를 통해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패한 이유는 바로 자만심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지금 우리는 스스로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지율이 크게 앞선 이 전 시장을 경계하는 발언이었다. 이를 맞받아치기라도 하듯 마지막 축사를 한 이 전 시장은 “지난 두번의 대선 실패에 너무 빠져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교훈을 얻되 자신감 있게 나가자.”고 역설했다. 김기용 김지훈기자 kiyong@seoul.co.kr
  • [책꽂이]

    ●독일인 겐테가 본 신선한 나라 조선,1901(지그프리트 겐테 지음, 권영경 옮김, 책과함께 펴냄) “제주도 한라산처럼 형용할 수 없는 웅장하고 감동적인 광경을 제공하는 곳은 지상에 그렇게 흔하지 않을 것이다. 두개의 아네로이드 기압계로 신중하게 측정해본 결과 분화구 맨 가장자리 높이는 해발 1950m다.” 독일 베를린 태생인 저자는 처음으로 한라산 높이를 1950m로 측정한 지리학자이자 기자. 쾰른 신문사 기자로 1901년 조선을 방문해 이 여행기를 썼다.‘스웨덴기자 아손,100년전 한국을 걷다’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1920∼1940´ 등과 같은 맥락의 책이다.1만2000원.●인물로 본 8·15 공간(장을병 지음, 범우사 펴냄) ‘8·15 정국’의 주역인 여운형, 김구, 이승만 세사람의 정치활동과 미국과의 관계를 살폈다. 해방 정국이 아니라 8·15 정국이라고 표현한 것은 해방후 38선을 경계로 남북이 미국과 소련의 군정하로 편입된 만큼 가치중립적 차원에서 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원로 정치학자인 저자는 여운형과 김구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너무 강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는 조화될 수 없어 제거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또‘미국인보다 미국을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이승만의 주도로 대한민국이 수립됐지만 남한 단독정부의 수립은 동족상잔을 불러일으키는 사단을 만들어냈다고 말한다.1만5000원.●20세기 포토다큐 세계사 3∼5(미하엘 슈튀르머 등 지음, 김남섭 등 옮김, 북폴리오 펴냄) 1권 ‘중국의 세기’,2권 ‘영국의 세기’에 이어 나온 러시아, 독일, 아일랜드 세기편. 러시아편에서는 제정 러시아 시기를 거쳐 1,2차 세계대전과 1917년 사회주의혁명을 겪어낸 러시아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보여 준다. 독일편에서는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나치의 나라 독일의 역사를 다룬다. 아일랜드편에는 ‘세계에서 가장 슬픈 민족의 서사시’라는 부제가 붙었다. 정치·군사·종교적으로 투쟁을 거듭한 나라 아일랜드. 그러면서도 조이스, 베케트, 예이츠를 낳고 록그룹 U2를 낳은 아일랜드를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소개한다. 각권 5만원. ●색채의 마력(하마모토 다카시 등 지음, 이동민 옮김, 아트북스 펴냄) 금색과 노란색은 비슷하지만 역사적으로 그 위상이 매우 달랐다. 금색은 기독교 사회에서 신과 같은 권력을 상징했고, 일본에서도 금각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립식 황금 다실에서 볼 수 있듯 위력이 대단했다. 반면 파란색은 고대 유럽에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의 색이라서 불길하고 야만스럽다고 생각됐지만, 대항해 시대에 인도에서 인디고라는 염료를 수입하면서 질 높은 파란색이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프랑스 혁명 때는 파란색 제복을 입었던 왕실근위대가 민중의 편에 서면서 파란색은 국민의 색이 됐다. 색채에 관한 에세이.1만2000원.●과학의 수사학(앨런 그로스 지음, 오철우 옮김, 궁리 펴냄) 과학자들이 독자에게 어떻게 자신의 이론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는가를 수사학적 관점에서 분석. 다윈의 ‘종의 기원’, 베이컨의 ‘새로운 애틀랜티스’, 뉴턴의 ‘프린키피아’, 왓슨의 ‘이중나선’ 등에 나타난 문체와 논거 배열 순서 등을 살폈다.1만5000원.
  • [책꽃이]

    ●문학 사냥꾼들(이창국 지음, 아모르문디 펴냄) 영국 최고의 문헌학자 토머스 와이즈는 시인 브라우닝의 부인인 엘리자베스가 남편에게 바친 소네트의 증정본을 제멋대로 위조하는 등 사기행각을 벌이다 마침내 웹스터 인명사전에 ‘위조범’으로 오른다. 와이즈의 거짓말을 밝혀낸 사람은 카터와 폴라드라는 젊은 고서적상. 그들은 ‘문학계의 셜록 홈스’라 할 만하다. 원로 영문학자인 저자는 영문학사의 황당한 사건과 작가들의 비밀 이야기를 소상히 들려준다. 바이런이 남긴 자서전의 행방, 보이니치 필사본의 미스터리, 아서왕 전설과 토머스 맬러리의 생애 등의 주제를 다룬다.1만 2000원.●만주이민문학연구(오양호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1940년대 만주와 간도는 만주국의 천지였다. 일본의 앞잡이 나라 만주국의 지배논리는 제국주의 일본의 슬로건인 대동아공영권의 확립과 오족협화(五族協和)였다.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1940년대의 한국문학은 이민문학으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북방파 시인 그룹, 특히 마도강(만주의 별칭)에서의 백석 시인의 문학적 삶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당시 마도강으로 떠난 이민들의 처지는 안수길의 소설 ‘북간도’의 주인공 이한복의 말처럼 “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 말깨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에 가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2만 5000원.●수련(엘라 카라 들로리아 지음, 권민정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펴냄) 백인이 북미 대륙 서부 대평원에 정착하기 전인 19세기 중반, 한 다코타족 여인의 삶을 그린 소설. 저자는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 양크톤 수족 인디언보호구역 태생의 소설가 겸 인류학자로 인디언문화의 전승과 보존에 일생을 바쳤다.‘안페투 와시테’(‘아름다운 날’이란 뜻)라는 인디언 이름을 가진 작가는 다코타족 사회를 “불화를 최소화하고 온정을 최대화하는” 사회로 표현한다.1만원.●빛깔이 있는 현대시 교실(김상욱 지음, 창비 펴냄) 현대시 50편을 평론가의 시각에서 꼼꼼히 읽고 자상하게 설명한 시 에세이집. 저자는 ‘시를 통해 삶을, 삶을 통해 시를’ 서로 엮어 읽을 것을 제안한다. 한 예로 저자는 조향미의 ‘함양 군내버스’에서 시골 노인들의 건강한 대화를 통해 ‘늙음’에 대한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읽어낸다. 김영인의 ‘너와집 한 채’와 그 시에서 모티프를 따온 김사인의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처자의 외간 남자 되어’를 비교한 대목도 흥미롭다.9800원.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진해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원로 여성학자 이효재(83) 전 이화여대 교수가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 2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 여성학자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 선생님 곁에만 가면 깊은 감화를 받는다.”며 그의 존재를 불교의 ‘큰스님’에 비유한 적이 있다. 그래서 1년에 두 번씩은 그 ‘기’를 받기 위해 진해에 다녀온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아서인지, 이 교수도 서울에서 후학들이 청하면 마다하지 않고 올라온다. 그러나 근래 들어 언론과의 인터뷰는 거절해 왔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말이 너무 길어지고, 반복이 많다는 걸 발견하고부터라 했다. 그러나 서울 나들이길에서 어렵게 만난 이 교수는 매우 정정했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중간중간 가쁜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던 것 외에는. ▶진해로 낙향하신 지 10년이 됐습니다. 연구 열정이 여전하신 것 같아요. “내려갈 때 조선시대 가부장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 결과가 2004년 ‘조선조 사회와 가족’ 책으로 나왔습니다. 작년에는 평전 ‘아버지 이약신 목사’를 냈습니다. 개인적 동기도 있었지만 식민지와 분단시대를 살아온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서울사람의 역사만이 역사는 아닙니다. 지방의 민중사도 소중한 사회사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가족사를 쓰라고 권합니다.” 그 뒤로 약 1년 쉬었지만 이제 새로 일을 시작하기는 어렵다고 느낀다. 대신 ‘죽을 준비’로 쌓아놓은 강의노트와 사회운동 자료, 사진, 문건들을 정리해 자신의 ‘지성사’를 엮어보고 싶다고 했다. ▶유치하신 ‘기적의 도서관’이 개관 3주년을 맞았지요. “이곳 청소년들을 조사해 봤더니 75%가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답이 나왔어요. 문화욕구를 풀 길이 없었던 거지요. 마침 방송캠페인이 있기에 백방으로 뛰어 어린이도서관을 설립했습니다. 자원활동가 엄마들과 어린이들이 책과 그림, 비디오, 각종 문화 프로그램들을 즐기며 얼마나 활기있게 움직이는지, 파급효과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사장됐던 여성들의 능력을 끌어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는 것. 이 교수는 진해 도서관 사례에서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을 본다고 한다. ▶진보적 여성운동단체라 할 수 있는 여성단체연합과 여성민우회가 올해로 창립 20년이 됐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사회개혁을 위한 여성운동 단체가 가능할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가족법개정 운동이 있긴 했지만 여성해방, 평등사회를 요구하는 급진적 여성운동은 처음이었거든요.20년 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려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됩니다.70년대 여성노동자투쟁과 더불어 활성화된 여대생운동 조직기반이 있었던 덕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권인숙사건, 정신대문제 제기에 이어 가족법 개정, 공보육도입, 호주제 폐지 등 많은 제도개혁 성과를 이뤄냈어요.” ▶국민의 정부 이후 여성운동단체가 행정부, 입법부 등에 많은 정치인을 배출하면서 권력화됐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민주사회에서는 정치를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이뤄져야 합니다. 여성운동가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정치참여를 할 수 있지요. 개혁적 정부가 개혁성과 경험을 갖춘 여성운동가를 요직에 기용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활동가들이 운동을 정치적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거나 권력으로부터 분별없이 혜택을 얻기 위해 종속적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운동단체가 정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독립적 권력’을 갖는 한 이를 ‘권력화’라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 교수 자신은 평생 정치와는 선을 긋고 학자와 사회운동가로서 자리를 지켰다. 이는 순전히 독재정부에 대한 혐오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박정희 정권 때 회유를 물리쳤고,1980년 ‘서울의 봄’ 이후 각종 민주화요구 서명을 주도한 결과 돌아온 것은 해직교수라는 멍에였다. ▶여성운동이 중산층 여성들의 이익옹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는 여성운동도 노동문제에 관심이 컸어요. 그러나 노동운동이 자체 조직화돼 여성운동과 거리를 두게 되면서, 대학출신 주부들과 사무직 여성들이 여성민우회를 조직하게 된 겁니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법개정, 제도개혁운동에 집중하면서 빈민층, 노동자계층의 삶을 이슈화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요. 이번에 서울에 와서 보니 이 부분을 반성하고 빈민여성과 소외계층 문제를 새 과제로 삼겠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방향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방화시대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 쪽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평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혁은 웬만큼 이뤘습니다.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평등을 구체화하여 진정한 변화를 실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민법 개정, 성매매 금지 등 여성운동의 성과들이 사회의 역공(逆攻)을 받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관습 속에 차별과 대립, 폭력과 억압이 있기 때문이에요. 지역의 풀뿌리 단위, 혹은 각 전문분야별 수준에서 새로운 문화를 싹틔워 가도록 하고 중앙 여성단체는 이를 연결시키는 미디에이터( mediator) 역할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통 사회의식이 없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이 짓눌려 산 데 대한 반작용으로 정체성 찾기와 전문성 개발, 열심히, 당당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기가 행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자기주장, 개성만으로는 고립되어 성장에 한계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친지, 이웃, 직장동료, 지역사회 등과 연대를 넓혀가야만 능력이 증가되고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민주화운동을 하신 입장에서 참여정부의 지지율 저하를 어떻게 보십니까. “참여정부가 제도개혁, 절차적 민주주의, 비리척결, 가부장적 권위주의 청산 등 한 일도 많았죠. 문제는 내가 지방에 있어 보니까, 열린우리당이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요. 정당이 풀뿌리들의 지지를 받아서 활동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자기들끼리 오직 대통령, 국회의원 되기 위한 목적으로 합쳤다, 헤어졌다 하는 겁니다. 민주화세력들 이제는 흩어져야 합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파고들어 풀뿌리민주주의 싹을 틔워야 해요.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들이 여기저기 보이긴 하거든요.” ▶진보세력 일각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앞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민주적인 정당정치에서 집권세력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요. 그러나 보수 정당이 아직도 냉전시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보수는 반북·반공·친미를 해야 한다고 할까요. 진보 진영도 마찬가지예요. 친북·반미로 언제 우주화시대를 따라가겠습니까. 과학이 발전해 환경문제가 심각하고 여자 난자를 팔아 줄기세포를 만들자는 세상이에요. 보수·진보 모두, 우리가 진정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질서와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을 잘 봐야 합니다.” 서울 일은 잘 모른다면서도 시대를 읽는 통찰력이 예리하게 느껴졌다. ysh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 효재 그는… 1924년 경남 마산 출생(만 83세). 이화여대 영문과를 2년 다닌 뒤 미국 앨라배마대, 컬럼비아대,UC버클리에서 사회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1958년부터 이대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 여성학과 가족사회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업적을 쌓는 한편, 실천적 운동에도 앞장서 평우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진보적인 여성단체들을 주도적으로 결성했다. 지은희, 신혜수, 이미경, 장하진, 최영희 등이 그의 제자.1980년 반체제 지식인으로 분류돼 해직되기도 했다.1990년 이대교수직 은퇴 후 1997년부터 제2의 고향인 경남 진해로 낙향. 이곳에서 부친이 세운 경신사회복지재단 부설 사회복지연구소 소장직과 진해어린이도서관 운영위원장을 맡아 지역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다.‘여성해방의 이론과 현실’(1979)‘분단시대의 사회학’(1985)‘조선조 사회와 가족’(2004) 등 저서. 제1회 비추미 여성대상(2002), 제4회유관순상(2005) 등을 수상했다.
  • ‘자유 향한 몸짓’ 산조무로 토해낸다

    ‘전통의 원형찾기’란 기치 아래 18년간 한국춤 공연을 이어온 ‘한국의 명인명무전’이 제52회 무대를 7·8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친다. ‘명인명무전’은 예능보유자를 비롯, 원로·중진 등 다양한 춤꾼들이 한 무대에서 기량을 선보여 한국 무용의 맥과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이다. 횟수를 더해가면서 형편상 중앙무대에 자주 설 수 없는 소외된 명인들과 비인기 분야 춤꾼들의 무대를 주선하면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2명과 전수자 2명을 포함해 총 18명을 만날 수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한량무 무보를 발간한 김덕명(3호 ‘경남도 한량무’)옹, 엄옥자(21호 ‘승전무’) 원향춤연구회장이 눈에 띄며 전수자로는 한애영(27호 ‘승무’·97호 ‘살품이춤’) 무애춤연구원장, 임귀성(97호 ‘살품이춤’) 예도원장이 무대에 오른다. 첫날인 7일 30∼50대 중진들에 이어 8일에는 50∼80대 원로·명인들의 춤사위로 장식된다. 첫날은 한애영의 기원무를 시작으로 이정순해울예술단(나비춤, 바라춤), 임귀성(살풀이춤), 임수정(진도북춤)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둘째날엔 김덕명의 양산사찰학춤으로 막을 연 뒤 양길순(도살풀이춤), 홍진희(태평무), 이길주(산조무) 등이 다양한 레퍼토리와 춤사위를 선사한다. 중견들의 춤도 볼거리이지만 둘째날 엄옥자의 ‘원향살품이춤’과 이길주의 ‘산조무’, 김진홍의 ‘승무’ 등 명인들의 농익은 춤사위가 특히 관심을 모은다. ‘원향살품이춤’은 여인의 심성과 한을 수건에 실어 풀어내는 기교가 돋보인다.‘산조무’는 느린 장단에서 빠르게 옮겨가는 장단과 선율을 통해 토해내는 억압과 인고, 그리고 자유의 몸짓이 독특하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황병기 감독의 ‘반가운’ 혁신

    정명훈 예술감독을 지난해 영입해 단기간에 체질개선을 이룬 서울시교향악단은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에도 지난해 2월 예술감독을 맡은 뒤 조용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가야금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황병기다. 사실 황병기는 과거를 답습하던 가야금에 20세기적인 감수성을 불어넣어 21세기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다. 그런만큼 인맥이 뒤얽혀 무슨 일을 해도 구설이 뒤따르는 국책연주단체의 ‘감투’를 쓰는 데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원로에 대한 상징적 예우’로 받아들이고 그저 즐길 수도 있었을 예술감독 자리를 수락한 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달라졌다. 무엇보다 새로운 장르인 국악관현악의 미래를 개척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올해 모두 8편의 신작을 위촉했다. 오는 10월16∼17일 초연되는 ‘네줄기 강물이 바다로 흐르네’는 한국 대표 공연상품을 목표로 한다. 기독교, 불교, 도교, 무교를 주제로 나효신, 김영동, 박영희, 박범훈에게 각각 지난해 10월 주문했다. 작품완성에 1년의 말미를 준 것도, 지난 2일 ‘창작발표회’에서 작곡가들이 작품구상을 설명하고 작품의 일부분을 시연토록 한 것도 유례가 드물다.11월29일 열리는 ‘창작음악회’를 위해서도 백대웅, 이해식, 백병동, 이혜성에게 신작을 위촉했다. 창작곡을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연주함으로써 완성도 높은 국악관현악의 부재현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이다. 연장선상에서 이달 31일 여는 ‘국악관현악 명곡전-회혼례에서 만선까지’도 음악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을 선별해 ‘국악관현악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토록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8월31일과 9월1일의 ‘젊은 예인들을 위한 협주곡의 밤’은 다음 세대를 책임질 젊은 국악인의 범위를 학생뿐 아니라 대학을 졸업한 실력있는 연주자들에게까지 확대했다. 이렇듯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적 색채가 짙은 진보진영의 애창곡을 전문으로 반주하는 단체’라는 한동안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그렇다고 ‘황병기 체제’가 곧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보수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례로 8년째를 맞은 ‘겨레의 노래뎐’은 오는 6월3일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북한 음악으로만 꾸미기로 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8) 대구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8) 대구

    대구는 경북과 분리되기 전인 198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체육의 중심지였다. 전국체육대회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1968년과 1970년에는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의 추억’을 갖고 있다. 또 몇 차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직할시로 승격해 경북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대구 체육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981년 전국체전에서 10위로 급추락했다. 상위권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보였다. 유일하게 상위권에 든 것은 1992년 대구대회. 개최지 이점을 살려 3위를 한 것이 고작이었다. 지난해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제87회 전국체전에서도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9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이 같은 성적을 낸 것은 학교체육 덕분이다. 지난해 전국체전 성적을 고등부만 놓고 보면 4위였다. 고등부 성적은 늘 상위권에 들었다. 초·중등부 성적도 고등부에 뒤지지 않았다.2001년 부산소년체전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대진운이 지독히 나빴던 지난해 울산대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같이 대구의 학교체육이 성인체육에 비해 잘 나가는 것은 대구시교육청의 ‘엘리트 육성정책’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동부, 서부, 남부, 달성 등 산하 4개 교육청별로 육상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잠재력 있는 유망주를 발굴해 육상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대구시교육청측의 설명이다. 연습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로 나눠 한다.▲남구·달서구·달성군 지역 선수들은 400m 우레탄트랙시설을 갖춘 경북기계공고,▲중구·서구지역은 대구시민운동장 ▲북구 선수들은 대구체육고에서 각각 연습하고 있다. 지역별로 연습하는 것은 수영도 마찬가지다.▲남구, 달서구 선수들은 대구학생문화센터 수영장에서 ▲칠곡지역 유망주는 대구체육고에서 합동 연습을 한다. 대구시교육청 정창화 장학사(체육담당)는 “선수들이 지역별로 연습함으로써 시간과 교통비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의 엘리트체육 육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기초나 비인기 종목을 꾸려나가는 학교나 선수에게 예산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2005년 40억 1100만원,2006년 42억 5785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올해는 43억 500만원을 편성해 놓았다. 투자는 결실로 이어졌다. 한 때 전국 고교야구를 주름잡았던 경북고가 대구시교육청의 지원으로 검도와 양궁 명문고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검도와 양궁부 창단을 권유하고 우수한 지도자 선임도 알선해 주는 등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런 노력으로 경북고 검도부는 2006년 전국체전을 비롯해 대구대총장기, 춘계대회 등을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특히 국가대표 상비군을 전국 고교 중 처음으로 4명이나 배출했다. 또 양궁부도 신성우군이 2학년 때인 2005년 개인전 4관왕을 거두었고 지난해에는 세계주니어대회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신군의 세계대회 출전으로 인한 공백에도 불구하고 경북고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양궁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지난 2002년 창단한 경일중 역도부도 선수들이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훈련장을 현대식으로 개조하고 휴게실을 만들어 주었다. 경일중은 창단 3년만인 2005년 소년체전에서 금·은·동 1개씩을 따는 것으로 지원에 보답했다. 도하 아시안게임 800m 동메달리스트 정유진양(대구 성서고 3학년)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집에서 가깝고 시설이 좋은 대구학생문화센터 수영장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 제87회 전국체육대회 여고수영 배영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 대구 수영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엘리트체육 정책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소수학생에서 모든 학생을 위한 스포츠’,‘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 이를 위해 ‘1교 1기’ ‘1인 1운동’을 권장키로 했다. 또 학교 운동장에 우레탄을 까는 등 전천후 체육활동이 가능한 다목적 체육시설을 늘리는 사업을 펴나가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전국 최강 경북공고 레슬링부 경북공고 레슬링부는 전국 고교 중 최강의 팀이다. 지난해 제24회 회장기 전국 레슬링대회에서 이상건(당시 3학년) 선수가 85㎏급 그레코로만형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3명이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또 2위와 3위 각각 2명 등 모두 7명이 입상권에 들었다. 지난해 김천 전국체육대회에도 3명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다 이윤석(3학년) 선수는 세계주니어 파견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세계대회에 출전했다. 1992년에는 정순원 선수가 제29회 자유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난적들을 물리치고 고교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는 등 선배들의 성적도 화려하다. 경북공고 레슬링부가 창단된 것은 1974년. 당시 경북공고는 대외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검도부와 배구부가 학교측의 사정으로 각각 해체된 상황이었다. 이 때 체육교사 김칠용 선생이 레슬링부 창단을 제의했고 학교측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창단은 했지만 선수 확보가 문제였다. 레슬링을 하는 대구지역 초·중학교가 없는 데다 비인기종목이라 지원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일반 학생 중 체력이 좋은 20명을 선발해 선수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대가 극심했고 선수로 선발된 학생들도 고된 훈련을 견디다 못해 줄줄이 이탈했다. 여기에다 연습할 만한 장소도 구하기 힘들었고 레슬링부에 지원할 최소한의 예산마저 확보되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학교측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창단 10년만에 전국대회에 여러차례 입상하면서 레슬링 명문고로 우뚝섰다. 이제는 같은 재단인 경구중학교가 레슬링 팀을 창단한 데다 전국 중학교에서 선수들이 앞다퉈 경북공고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번듯한 체육관도 지어 하루 5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다. 올해 국내대회 그랜드슬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체전,KBS배, 대통령기, 문화관광부장관기 등 4개 대회를 모두 휩쓴다는 각오이다. 김오식(61) 감독은 “김리, 이윤석 등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올해 전국대회를 평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원로들 힘모아 향토 체육발전 지원” 대구스포츠맨클럽 이종주(74) 회장은 2일 “향토 체육발전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과 성을 다하는 체육지도자들을 격려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스포츠맨클럽은 1963년에 창립된 대구지역 원로 체육인 모임. 친목과 단결을 통해 지역 체육을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체육인 모임이면서 회원 전원이 체육과 인연을 맺고 있어서 모임 운영이 활발하다. 하는 일도 다양하다. 지역 체육에 공이 많은 체육인을 선발, 매년 시상을 하고 격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천전국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대구지역 학교체육지도자 80명을 시상했다. 또 중·고교 테니스대회를 개최,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있으며 중·장년층을 위한 테니스대회와 게이트볼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성격이 유사한 경북 등 다른 지역 스포츠단체와 통합을 추진하고 회원 가입 문턱도 낮추는 등 영역을 넓혀나가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관선 대구시장을 지낸 이 회장은 공무원 재직 당시 전국을 호령했던 배드민턴 선수였다.“1960년대 나를 포함해 대구시청 배드민턴선수 5명이 전국 대회를 싹쓸이 우승했다.”고 회상했다. 이를 인연으로 스포츠맨클럽에 가입했다.1년만 맡기로 약속한 회장 직책도 올해로 10년째가 됐다. 이 회장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이 되는 만큼 예산이 넉넉지 않아 모임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며 “하지만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원로 체육인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황우석사태’ 반성 책도 표절 의혹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사건 같은 과학계의 부정행위에 경종을 울리자는 뜻에서 출간된 ‘탐욕의 과학자들’(일진사 펴냄)이 비슷한 내용의 외국 책을 상당 부분 그대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 신문인 프레시안은 지난해 12월 출간된 ‘탐욕의 과학자들’이 미국 뉴욕타임스 과학담당 기자 니컬러스 웨이드 등이 쓴 ‘진실의 배반자들(Betrayers of the Truth)’에서 80여쪽을 무단 도용했다고 2일 보도했다. 프레시안은 표절 부분 집필자로 저자 4명 가운데 천문학과 화학계의 원로인 M씨와 P씨를 지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M씨 등은 프톨레마이오스, 갈릴레오, 뉴턴, 돌턴, 다윈 등 과학자들의 부정행위를 설명하면서 ‘진실의 배반자들’을 도용했다며 원문과 도용 부분을 비교했다.‘탐욕의 과학자들’에는 해당 부분에 주석 표시가 돼 있지 않으며 책 후반부 참고문헌 목록에 ‘진실의 배반자들’을 적시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코미디언 이기철씨

    원로 코미디언 이기철(60)씨가 2일 식도암으로 별세했다.MBC 코미디언실은 “식도암으로 투병 중이던 이기철씨가 이날 오전 경기도 일산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웃으면 복이와요’ 등 1970∼80년대 MBC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온 이기철은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빈소는 서울 양천구 이대 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천주교식으로 진행된다. 발인은 4일 오전 9시.(02)2650-2742
  • 노인 폐렴 주의보

    한때 경증으로 여겨졌던 폐렴이 21세기 들어 심각한 중증의 병으로 인식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키다리 미스터 김’을 부른 원로가수 이금희씨가 지난달, 베스트셀러 작가 시드니 셸던이 지난 1월 각각 이 병으로 숨졌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은 2006년 건강보험주요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노인성 백내장, 뇌경색에 이어 65세 이상 노인이 가장 많이 입원하는 질환으로 분류됐다. 우리나라의 폐렴 사망률은 1994년 17위에서 2004년 10위로 높아졌다. 폐렴 사망자의 9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서도 2005년 국내 폐렴 사망자는 모두 4186명으로, 전년에 비해 19.2% 늘어나 통계 작성 이후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에서도 매년 6만여명이 폐렴으로 숨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폐렴이 심각성을 더한 이유는 노령층에서 암 등 중증질환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내분 전경련’ 비상구 안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을 뽑는 데 실패했다. 전경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전경련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차기 회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사전조율 실패로 합의추대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3월 중 임시총회를 갖고 이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강신호 회장은 27일로 임기는 끝났지만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직무는 계속한다. ●당분간 강신호 회장 체제로 강신호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전경련 부회장직을 사퇴한 데 이어 차기 회장을 합의 추대하는 것도 실패함에 따라 전경련의 파행과 위상추락은 불가피해졌다. 회장 선임을 앞두고 전경련 회장단의 불협화음과 반목이 적나라하게 공개돼 후유증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과 관련,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지지하는 측도 있었지만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등 일부 전경련 회장단에서는 조 회장의 선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용 회장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전형위원으로 호명되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전형위 참여를 거부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밝혔다. 그는 전경련 회장단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주위에서 가까운 분들이, 특히 전경련 회장단 내부에서 ‘당신이 한번 해보라.’는 권유를 했다.”면서 “그러나 이는 (전경련 회장을)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이준용이는 때려 죽여도 안 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 (일부러)권유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주 말 강신호 회장으로부터 ‘한번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나이가 너무 많아 못하겠다고 했다.”면서 “일흔 가까이 된 사람은 해서는 안 된다.”고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다. 조석래 회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조 회장은 72세, 이 회장은 70세다. 이 회장은 또 “‘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강 회장의 요청을 받고 추천했지만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내일 모레가 환갑인 사람이 뭐가 어리냐. 그러려면 그를 부회장으로 왜 뽑았느냐고 말했다.”고 강 회장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전형위 6명 재계 의견 대표 무리” 이날 임시의장으로 선임된 김준성(이수화학 명예회장) 고문은 “과거에는 회장단 회의에서 단일안을 마련해 총회에 올렸으나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오늘 모인 전형위원으로는 재계 의견을 대표하기에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형위에는 김 고문과 강 회장, 조석래 효성, 유진 풍산,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조건호 부회장 등 6명만 참여했다. 김 고문은 “전경련 회의에 대그룹이 안 나오는 게 문제”라면서 “대기업이 전경련에 너무 관여하면 정치적으로 불리해지니까 그런 것 아니냐.”며 4대 그룹을 겨냥했다. 이어 “일본 게이단렌 회장단이 왔을 때 이들과 저녁식사를 할 회장이 없어 내가 직접 했다.”며 “이게 무슨 꼴이냐.”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4대그룹 회의 불참도 문제” 그는 “이런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와 전경련을 걱정하는 원로들이 삼성회장(이건희 회장)과 구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찾아가 한국경제를 위해 전경련이 해체돼서는 안 된다고 애원했다.”고 일화를 털어놨다. 전경련이 갈수록 떨어지는 위상과 내분을 딪고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새 총리 누가 될까

    새 총리 누가 될까

    ‘이해찬형’이냐,‘고건형’이냐. 한명숙 총리의 사퇴가 공식화됨에 따라 새 총리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에선 인선과 관련, 아무런 방향도 정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정치권이나 총리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7∼8명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물론 ‘제3의 인물’이 전격 등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우선 관심은 참여 정부 임기 말의 행정부를 이끌 총리가 ‘고건’으로 대표되는 ‘관리형’ 내지 ‘정책형’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해찬’으로 상징되는 ‘실세형’ 내지 ‘정치형’이 될 것이냐 하는 데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임기 말 총리로 관료 출신 내지 원로급 명망가들을 기용했다. 이 점에선 전자(前者)에 가깝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공식’을 따를지는 점치기 어렵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을 우선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에서 전윤철 감사원장,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 등이 일단 ‘고건형’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 모두 정통 관료출신이라는 점에서다. 전 감사원장은 총리 단골후보다.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국정 관리 경험이 풍부하다. 관료 출신으론 드물게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카리스마를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이 점에선 ‘이해찬형’도 겸비하고 있다는 평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전 감사원장이 다소 까칠한 면은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워질 공직 분위기를 휘어잡기엔 적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사원장 임기가 11월까지 남아 있고,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의 두 축이 호남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를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규성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초기 외환위기 수습정책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임기 말 경제관리에 적합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은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한 전 부총리는 참여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총리 직무대행 등 요직을 거쳤다. 따라서 임기 말 대미 장식에 적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경제부총리 재임시 부동산 대란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게 약점이다. ‘이해찬형’으론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거론된다.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정통한 측근 인사들이다.‘레임덕’을 줄이는 데는 일정 역할이 기대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정경험이 거의 없는 데다, 초강세인 야당이 ‘코드인사’를 내세워 반발할 게 뻔해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게 부담거리다. 이밖에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박재규 경남대 총장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행정경험 및 조직 장악력에서 비교적 취약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임창용 윤설영기자 sdragon@seoul.co.kr
  • 벼랑끝 몰린 경선준비위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인 ‘2007국민승리위원회’가 고민에 빠졌다. 대선주자들이 ‘경선 룰’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가운데 경준위의 결정이 모든 주자들이 납득할 만한 공정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냐는 난제에 봉착한 것이다. 벌써부터 대선주자들의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경준위의 활동시한인 다음달 10일까지 경선 시기와 방식을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경준위가 총체적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지난 25일 대선주자들간 간담회가 계기가 됐다. 당 지도부는 간담회를 통해 경선결과 승복 등을 담은 합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대선 주자들간의 이견으로 불발, 경준위의 위상마저 흔들리게 된 셈이다. 전날 간담회장을 먼저 박차고 나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은 26일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손 전 지사의 대리인인 정문헌 의원이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현안대로 경선을 치르게 된다면 경선에 참여할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등 연일 경준위를 압박했다. 경준위는 대선주자간 검증공방을 당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24일까지 검증자료 접수를 했으나 김유찬씨가 제출한 게 유일해 심적 부담이 크다. 박근혜 전 대표측 관계자는 “당 경준위의 공정성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검증자료를 제출해 봤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은 당 경선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준위 활동 이후에도 검증공세를 계속할 뜻임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경준위의 활동이 마감되는 시점에 검증을 위한 청문회를 열겠다는 강재섭 대표의 구상도 도마에 올랐다. 강 대표는 전날 “당 원로, 언론인, 종교인 등이 참여하는 청문기구를 만들어 모든 의혹을 모아 한 두 차례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검증 안건이 1건만 접수된 상태이고, 이것도 김유찬씨가 이 전 시장측 의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청문회 개최의 실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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