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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무력보다 대화 계속”

    ‘무력이 아닌, 대화로 푼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발생 14일째인 1일 인질의 추가 희생을 막기 위한 정부의 총력외교가 계속됐다. 특히 그동안 아프간 정부측에 의존하는 간접 협상에서 벗어나 탈레반측과 직접 교신하는 한편, 미국·파키스탄 등 관련국들과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 외교를 펼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탈레반측이 인질 4명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경고하고, 인질 구출작전이 개시됐다는 외신보도까지 나오자 술렁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부는 인질의 추가 희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우리 정부가 동의하지 않은 군사작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탈레반과의 직접 교신, 효과는? 정부는 아프간 정부측을 통한 탈레반과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주 아프간 대사관을 통해 탈레반측과 직접 교신, 우리측 입장을 전하고 인질 살해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아프간 정부나 지역 원로들을 통한 ‘간접 협상’에서 ‘직접 교신’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직접 교신채널을 통해 탈레반측에 맞교환이 한국 정부의 권한 밖임을 강조하며, 인질 살해 중단과 협상 시한 연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납치단체측이 대사관에 연락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우리도 우리 입장을 전하는 형식의 교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죄수·인질 맞교환 요구가 우리 정부 권한 밖의 일임을 강조하면서 현실적인 석방조건에 대한 의견도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현실적인 석방조건’과 관련, 죄수·인질 맞교환이 불발될 경우에 대비, 몸값 지불 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프간 정부 및 미국측의 유연한 대처를 유도해 물밑으로 맞교환 및 몸값을 지불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파키스탄을 설득하라.’ 정부는 탈레반측과의 직접 교신과 함께 아프간 정부측을 통한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프간측이 죄수·인질 맞교환을 거부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와 아프간 정부측 입장이 다른 것도 탈레반과의 협상 진전이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정부측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죄수·인질 맞교환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 탈레반 본부 및 아프간 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키스탄을 상대로 외교적 협력을 위한 노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와 관련,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2일 마닐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미국·파키스탄 대표들과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지지를 촉구할 예정이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파키스탄을 방문,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아프간 정부 및 탈레반측을 움직여줄 것을 호소했다. 박찬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전성천 성남교회 원로목사 별세

    성남교회 전성천 원로목사가 31일 오전 2시18분 숙환으로 별세했다.94세. 경북 예천 출신인 고인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과 동대학 신학부를 졸업, 미국 예일대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인은 이승만 대통령 대변인 겸 공보실장과 한국방송협회 회장, 서울신문사 회장, 기독교방송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학대학 교수 등을 지냈다. 또 목회자로 1940년부터 남대문교회와 공덕교회, 성남교회, 분당 푸른교회 등에서 봉직했으며 경기도 광주(현 성남시) 판자촌 영세민의 권익을 위한 구호사업에도 앞장섰다. 부인인 동양화가 김옥 여사와의 사이에 2남4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교회.(02)590-2697.김성호 문화전문기자kimus@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카르자이 왜 힘 못쓰나

    탈레반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동료 수감자들의 석방에 열쇠를 쥔 쪽은 하미드 카르자이(49)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다. 그런 그가 테러 집단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꿈쩍도 하지 않아 한국을 애태우고 있다.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을 깨기는 어렵다. 탈레반과의 협상에도 어정쩡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아프간 전쟁에서 미국을 도와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뒤 2004년 집권에 성공했으나 ‘카불 시장’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 겉으로는 정통성을 갖추었지만 민심이 등을 돌린 지 이미 오래다. 탈레반은 호시탐탐 재집권을 노리며 건재하고, 지방 군벌이 득세하면서 그의 행정력과 치안권은 카불 정도에 머물렀다. 민심이탈은 무엇보다 재건사업이 지지부진하고, 경제가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 있다. 국민 70% 이상이 실업자일 정도로 일자리가 없다. 국제사회의 재건과 복구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2002∼2006년 아프간에 제공한 재건ㆍ복구비는 73억달러(6조 8550억원)에 이른다. 이와는 반대로 군사비 사용은 825억달러나 돼 아프간은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의 눈 밖에 나거나 미국의 협조가 없다면 정권이 곧바로 붕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협상 최전방에 내세운 부족장과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29일 AP통신에 따르면 인질들이 억류된 가즈니주의 부족 원로들은 이슬람 성직자들과 함께 최근 며칠간 탈레반을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로만 협상을 하고 있다. 경찰 책임자인 알리 샤 아마드자이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협상 초기단계인 지난 24일만 해도 “한국 대표단이 부족 원로들의 중재로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추진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으나 이후 원로들에 대한 소식은 사실상 끊겼다.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동원한 지역 성직자와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들도 탈레반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다.“여성을 인질로 붙잡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일단 여성만이라도 석방할 것을 설득했으나 납치범들은 여성 인질까지도 살해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탈레반, 피랍 심성민씨 추가 살해

    탈레반, 피랍 심성민씨 추가 살해

    정부의 끈질긴 탈레반과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31일 오전 1시 30분쯤 한국인 인질 심성민(29)씨가 살해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가 우리가 정한 협상시한에 대해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로 살해하게 되었다.”며 “우리가 살해한 인질은 성신(심성민씨로 추정)으로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31일 오전 1시)에 AK-47 소총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시체는 가즈니 주 카라바그 지역에 버렸다고 아마디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동생 심모씨는 울음을 터트리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을 애타게 기다리던 샘물 교회 관계자와 유가족들도 심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정부 관계자도 “사실을 확인중”이라면서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에 앞서 정부는 30일 한국인 피랍자 22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2차 면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은 이날 오후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 인질 처형을 시작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AP통신은 그러나 밤 늦게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이틀 더 연장했다고 아프간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해 협상이 계속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틀 연장됐다는 정보가 보고 됐다.‘압박’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중요한 이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피랍사태 이후 14번째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하고,“백 특사가 현지에 2∼3일 더 머물며 추가 활동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백 특사를 통해 “추가 인질 살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아프간 정부와 현지 지역원로 등을 통해 탈레반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랍자 22명의 석방을 위해 군사작전을 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아프간 정부측에 거듭 전달하고 협조 요청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피랍자-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에 난색을 표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성인질 선(先)석방 제안에 대해서도 탈레반측은 거부했다고 아프간 정부협상단의 일원인 가즈니주 출신 국회의원 마무디 가일라니가 AFP 보도를 통해 전했다. 아프간 소식통은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탈레반측이 추가 협상 시한으로 정한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70분 동안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피랍자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보다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회의 주재가 상황의 긴박함에 따른 것은 아니며, 회의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백 특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의 1차 면담 결과가 민족스럽지 못하다고 결론짓고,2차 면담 시기를 판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레반측이 명단을 제시한 8명의 인질과 관련, 아프간과 미국 정부와 물밑으로 전략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테러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이나 미국 정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는 탈레반측이 정권을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중시, 아프간 재건을 위해 한국 정부가 기여해왔고, 대규모 경제 원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적극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억류 지역으로 추정되는 아프간 가즈니주와 수도인 카불에서 지역 원로와 지도자를 폭넓게 접촉, 현지 봉사활동 중인 한국인 납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고 배형규 목사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45분 아랍에미리트항공편으로 국내에 운구돼 경기 안양 샘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박찬구 김미경 구동회기자 ckpark@seoul.co.kr
  • 황금찬 시집 ‘공상일기’ 펴내

    원로시인 황금찬(89)씨가 35번째 시집 ‘공상일기’를 펴냈다.“두고 가기엔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어 시집을 빚었다.”는 시인은 표제작 ‘공상일기’ 등 변화된 세상을 꿈꾸는 염원을 담은 68편의 시편을 담았다. 1947년 월간 ‘새사람’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시인은 월탄문학상과 대한민국문학상, 대한민국문화보관 훈장 등을 수상했다.‘현장’ ‘구름은 비에 젖지 않는다’ 등의 시집과 ‘행복과 불행 사이’ ‘창가에 꽃잎이 지고’ 등 24권의 산문집을 냈다.
  • [부고] 임택진 전 예장통합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을 역임한 임택진 청량리중앙교회 원로목사가 29일 오전 8시55분 서울 강동구 명일동 자택에서 별세했다.91세.고인은 1916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태어나 평양신학대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나왔으며, 제주도 서귀포 피난민교회와 부산 성도교회를 거쳐 1959년부터 청량리중앙교회 담임목사로 23년간 사역했다.이후 1981년 청량리중앙교회 원로목사로 추대됐으며,1991년까지 장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실천목회학을 강의했다.유족은 해경씨 등 2남 4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했다.발인은 31일 오전 10시.(02)2072-2014.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교착상태 ‘맞교환 협상’ 물꼬 트나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면담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한국인 피랍자 석방 교섭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백 특사는 29일 오후(한국시간)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석방 교섭의 관건인 ‘한국인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비롯해 아프간 정부의 탄력적인 대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가 별도로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靑 “아프간 정부인사 발언 비공개” 백 특사는 ‘테러집단과 협상불가’라는 원칙만 앞세우는 아프간 정부의 입장이 인질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하는 우리 정부측과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피랍자-수감자’ 맞교환 카드, 아프간 내 우리 군부대 조기 철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면담 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탈레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우리에겐 위험한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이라면서 “면담 결과와 관련해 갖가지 외신 보도가 나올 텐데 어느 것에도 국내 언론이 휘둘리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백 특사는 현지 상황을 좀더 지켜 본 뒤 필요하면 아프간 정부측 인사를 더 만나거나 적절한 귀국 시점을 판단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하지만 지난 27일 현지에 파견된 백 특사가 이틀이 지나서야 카르자이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한국 정부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현지 원로 활용등 간접 접촉 시도 아프간 정부는 지난 3월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 줬다가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다시는 테러조직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하는 한국 정부와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백 특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의 뒤늦은 면담에서 양국 정부를 만족시키는 극적인 해결방안 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현지 원로 등을 매개로 탈레반측과 간접 접촉을 시도하는 등 전방위 자구 노력과 함께 미국·아프간 정부를 최대한 설득하는 총력 외교전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협상 중대국면] 이슬람전문가 현지 급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슬람 전문가인 황의갑 한국외대 연구교수가 홍보 전문가와 함께 현지에 급파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이슬람 전문가는 물론 국정홍보처 직원을 현지 대책반에 합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백종천 특사의 파견에 이어 협상 채널을 보다 다각화하고, 아프간 주변 환경을 우호적으로 이끌어 가는 등 전방위 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배형규 목사의 살해 이후 위기감이 고조된 데다 이번 사태가 자칫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 협상단의 맨파워를 키우겠다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이날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청사 17층에 마련된 ‘아프간 상황실’에서 외교부 관련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는 외부에서 배달된 도시락을 먹으면서 진행될 정도로 긴박하게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황 교수가 회의에 참석해 현지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이슬람중앙회 사무총장 출신인 황 교수는 이슬람 지도자를 비롯한 이슬람 단체 등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아프간에 도착하는 대로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 아프간 정치 지도자와 부족 원로들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

    아프간 피랍 한국인 가운데 배형규 목사가 그제 탈레반에 의해 처참히 살해됐다. 아프간 정부가 수감자 석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탈레반은 인질을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나머지 한국인 인질 22명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인질 가운데 8명의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배씨를 살해한 경위도 혼란스럽다. 탈레반은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간 국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찾아간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고귀한 생명을 서슴없이 빼앗았다. 이들의 만행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분노하고, 슬퍼하고 있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사람들을 모두 안전하게 구해내는 일이다. 탈레반은 외신을 통한 언론플레이로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무기삼아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고, 실질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이번 협상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탈레반 내부에서 강경파와 온건파간 지휘체계의 혼선을 빚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상황을 정밀하게 관리하지 못할 경우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교섭통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프간 정부는 국제사회의 눈을 의식해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족원로를 매개로 한 협상은 지금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금은 우리의 외교력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 시점이다. 아프간 정부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아무쪼록 정부의 현명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나머지 전원이 무사히 석방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국내외 전문가가 제시하는 해법] “美 등과 협력… 탈레반에 명분줘야”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22명의 인질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선 탈레반 내부의 강경파를 만족시키는 카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리를 추구하는 온건파는 금전 제공 등 물밑 거래로 설득이 가능하고, 우리 정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지상 과제로 삼은 강경파에게 명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두 번 다시 인질과 포로를 교환하는 일은 없다.’는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카르자이 정권을 쥐고 흔드는 미국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은 “표면적으로는 아프간 정부가 당사자이지만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데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또한 아프간 정부에 대해서도 “‘이런 식이면 향후 경제적 지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협박에 준하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택 명지대 인문대학장(아랍지역학과) 역시 “미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테러범들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원칙이 확고하지만, 탈레반 역시 명분을 중요시하는 집단이다. 한 명의 탈레반 포로도 풀어주지 않으면서 해결을 보려고 하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탈레반에 영향력을 지닌 유일한 국가인 파키스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이종화 경찰대 교수는 “아무리 뛰어난 협상가가 가더라도 현재 한국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돈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파키스탄의 힘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레반에 대한 파키스탄 정보국의 정보력과 공작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며 유착관계 역시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파키스탄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와 정보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질 1명이 숨진 상황이지만,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탈레반을 협상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준희 한양대 세계지역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정부는 사건발생 초기에 탈레반을 테러단체쯤으로 보고 직접 접촉을 하지 않아 두 번 정도 시기를 놓친 감이 있다. 미국이나 아프간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레반을 협상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연구원은 또한 “탈레반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피랍된 한국인들을 분산 수용한 것처럼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부족 원로회의와 접촉해 지역 경제 원조 등을 명분으로 탈레반들을 직접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는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질을 납치한 세력이 탈레반 무장 세력이라면 오래 끌지 않을 텐데, 현재 정황에 비춰 보면 각기 다른 부족 단위의 세력이 다른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납치를 당한 입장에서 초조할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심리를 너무 드러내면 정부가 협상과정에서 역이용당할 수 있다.”면서 “아랍쪽 관행을 보면 사고 자체가 급한 게 없고 느긋한 면이 많다. 이들의 생활양식을 이해하고 문제를 차분히 풀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서재희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탈레반, 인질 1명 살해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23명 가운데 1명이 25일 탈레반측에 의해 끝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2명의 인질은 계속 억류 중이라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AP는 “시신 발견됐으며 살해된 인질은 남성이며 시신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구의 무셰키 지역에서 머리와 가슴, 배 등에 10발의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현지 경찰간부 압둘 라만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탈레반은 특히 26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까지 자신들이 요구한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차례로 살해하겠다고 협박, 사태가 긴박하게 흐르고 있다. 아울러 ‘8명 석방-1명 살해’,‘1명 살해-22명 계속 억류’,‘피살-병사’ 등의 소식이 시차를 두고 전해지는 등 극심한 혼란상이 밤새 계속돼 가족과 당국을 안타깝게 했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25일 오후 한국인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AFP와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 등은 이날 오후 “탈레반이 한국 남성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며 “탈레반 대변인은 한국 국민으로 하여금 한국 정부에 협상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며 “앞으로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간 정부관계자도 인질 1명의 사망, 시신도 발견됐다고 AFP에 밝혔다. ●“아프간 군경·미군 구출작전 위해 병력이동” 탈레반은 사망자의 시신을 인질들을 납치한 지역 인근의 무세키 지역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는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에 집결한 아프간 군경과 미군은 인질 살해소식에 구출작전을 위해 병력을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앞서 아마디가 독일 인질 살해와 관련해서도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의 공격을 중지시키기 위해 살해했다고 거짓으로 발표한 바 있어 이같은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는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 탈레반은 인질 살해는 물론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협상에 대해서도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오전 5시30분)를 마지막 협상시한이라고 최후통첩성 제시를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 할것”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들을 오전 1시까지 석방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한국인 남성 1명을 살해하기에 앞서 한국인 인질 중 8명을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dpa통신은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의 파탄 주지사가 “8명이 석방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탈레반은 중앙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일본의 NHK 방송은 석방된 8명 가운데 7명은 여성이고 남성이 1명 끼어있다고 보도했지만 한국 KBS는 살해된 1명을 제외한 22명이 탈레반에 여전히 억류돼 있다고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dpa와 같은 내용이다. 한편 아프간 정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와히둘라 무자디디는 25일 탈레반이 협상 장소에 도착한 자신을 체포하려 했으나 원로들의 도움으로 화를 면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새벽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3명 중 1명이 살해되고 8명이 석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재 피랍자 8명이 석방되고 1명이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직 최종 확인은 안됐다.”면서 “현재 확인 중에 있으니 확인이 되는 대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납치된 23명 가운데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있던 가족들은 할 말을 잊은 채 충격과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피랍 한국인 살해 왜

    피랍 한국인 23명 가운데 배형규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슬람권 전문가들은 탈레반 무장단체가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취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인을 납치한 탈레반으로선 한국 정부와의 거래를 통해 투쟁 자금을 얻어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조직 내부의 강경파들을 설득할 만한 구실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대테러 전문가인 이종화 경찰대 교수는 “탈레반은 가장 극단적이면서 보수적인 원리주의자들이다. 그들 내부에서도 이번 납치사건을 일으키고 협상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마무리지을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여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지닌 탈레반으로선 남자 인질 가운데 희생양을 찾아야 했고, 인질 가운데 유일한 목사인 배 목사를 선택하는 것이 일종의 종교적 본보기로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장인 장병옥 교수는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세 차례나 미루면서 성의를 보인 데 대해 우리 쪽에서도 명분을 줬어야 한다. 탈레반으로선 협상 조건으로 내건 동료들을 한 명도 구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명분을 줄 수 없다면 몸값을 올려줘서라도 현지 부족 원로와 탈레반 수뇌부에 물밑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결국 피랍사건 석방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아프간 정부에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미국이었는데, 단 한 명의 탈레반 수감자도 석방시키지 못한 것은 정부의 외교력이 못 미쳤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장 교수는 이어 “배 목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형제, 자매를 안전하게 귀가시키고 나를 희생시키라.’는 식으로 탈레반을 설득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는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의 문화적 배경보다는 협상 전략이나 불가피한 차원에서 생겼을 것”이라며 “미국이나 나토군에 의해 매일매일 생사 기로에 서 있는 탈레반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또한 “일부를 풀어준 것은 대규모 인질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장기간 데리고 있을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거나 협상 테이블에서 더 큰 반대 급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 “탈레반이 배 목사를 본보기 격으로 죽였는지 (건강이 악화돼)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신을 처리할 수 없어 내버렸는지는 단정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서재희기자 arg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몸값 ‘모종의 거래’ 있나

    |도쿄 박홍기특파원|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을 둘러싼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몸값 요구설’이 24일 흘러나왔다. 한국 정부가 ‘전방위식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만큼 ‘모종의 거래‘가 오가고 있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국제적으로 납치사건이 발생하면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물밑에선 금품 수수가 이뤄지는 까닭이다. 물론 한국 정부 관계자는 “무장단체 측에서 석방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말로 ‘몸값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탈레반 측도 현 상황에선 인질 석방이 명분과 함께 실리를 취하는 길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지적했다. 우선 한국 측의 입장을 중재하고 있는 현지 부족 원로들로부터 적잖은 압박을 받고 있는 처지다. 피랍 사건이 발생한 아프간 중부 가즈니주의 경우, 부족원로들의 ‘묵인’이 없이는 사실상 탈레반은 활동 거점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실리적 소득은 재정적 어려움에 빠져 있는 탈레반에 단비같은 존재란 점도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한 요인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특히 후견인격인 미국이 아프간 정부의 결단을 조용하게 묵인했다는 이야기들도 외교가에선 나오고 있다. hkpark@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협상의 중심’ 부족장들 위치는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협상의 중심’ 부족장들 위치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협상이 23일 밤 한 차례 더 연기돼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중재를 맡고 있는 아프간 부족장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아프간은 99% 이상이 이슬람교도인 전통적인 이슬람 국가이다. 아프간에는 여러 부족이 있지만 전체 인구의 96% 정도를 7개 부족이 나누어 차지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부족은 ‘파슈툰’으로서 전체 인구의 42%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타지크가 27%, 하자라 9%, 우즈베크가 4%로 뒤를 잇는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탈레반은 파슈툰 종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칸다하르 주를 중심으로 아프간 남부 산악지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납치가 일어난 가즈니 주는 하자라 부족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역시 탈레반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다. 아프간은 고대 이란에서 독립해서 나왔다. 그래서 이란처럼 여러 부족들이 모여 하나의 나라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 대부분은 농민들로서 부족 단위의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개인 스스로도 자신을 부족의 일원으로 생각해 국가의 영향보다 부족지도자의 영향력이 더 크게 미치게 된다. 이들은 다른 부족간에는 서로 결혼도 하지 않으며 사업상 거래조차 마다한다. 험한 산악지형으로 인한 부족들간의 고립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철저하게 부족 중심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생활환경이다. 19세기 들어 왕권쟁탈을 위한 내전이 확산되고 수차례의 쿠데타와 1978년 옛 소련의 침공까지 받으면서 중앙정부의 지배력이 상실되어 갔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무장 게릴라 조직 ‘무자헤딘’의 반격으로 친소정권이 물러나고 타지크 출신의 부르하누딘 랍바니가 대통령이 되었으나 부족간의 내전은 끊이지 않았고 그 가운데 부족장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어갔다. 특히 2001년 한국인을 납치한 무장단체 탈레반이 축출된 뒤 부족장과 종교지도자가 주도한 원로회의 ‘로야지르가(대회의)’가 결성돼 이슬람 성법에 근거를 둔 헌법을 만들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로야지르가는 헌법을 개정하고 대통령을 선출하며 전쟁의 선포 등 국가의 운명에 관계된 중요한 결정을 하는 최고결정기관이다. 이 기관은 명확한 통치체제가 성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주의에 익숙하지 않은 아프간 국민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하미르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강력한 대통령제를 주창한 이유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로야지르가의 부족장과 종교지도자, 군벌 등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처럼 아프간 국민들에게 부족장은 절대적인 존재이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한국인 인질들 생활은

    아프간 피랍 6일째이자 네번째 시한이 제시된 24일 새벽까지 한국인 23명은 건강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잦은 이동과 열악한 기후, 극도의 긴장상태로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그들은 건강하고 양호한 상태(good health and fine)”라고 거듭 밝혔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도 이날 “인질들이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 입었으며 초콜릿과 비스킷 등을 아침식사로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서 인질 협상을 중지하고 있는 가즈니 주 카라바흐 부족 원로들도 탈레반측과 접촉 뒤 “한국인 인질이 건강하게 있다.”는 말을 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전날 NHK 보도에 이어 22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도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인질들이 음식과 홍차를 제공받고 있다. 그들 중에 의사가 있어 탈레반이 그가 처방한 약을 공급했다.”고 전했다. 피랍자들은 탈레반의 주식인 밀, 보릿가루로 만든 이동식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영양상태에 당장 탈이 날 염려는 적어 보인다. 하지만 아프간 부족원로를 통한 구명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피랍자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될 우려가 높다. 이들은 현재 가즈니 주 카라바그 서쪽 산악지대에 2∼4명씩 무리지어 7군데에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부 칸다하르 주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다. 아프간 남서부는 험준한 산악, 사막지형으로 지금은 섭씨 40도를 넘나들고 비도 오지 않는 고온건조한 한여름 계절이다. 때문에 열악한 기후 조건 속에 무방비인 피랍자들은 잦은 이동, 심리적 불안감으로 저항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피랍자 중 여성이 18명인 것도 이런 우려를 더하고 있다. 납치상태가 장기화될수록 질병, 빈사상태에 빠질 공산이 크다. 그나마 피랍자 대부분이 간호사, 의사인 점으로 미뤄 억류된 환경에서 최소한의 건강은 돌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협상시한 또 연장… 장기화 우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지 5일째인 23일 탈레반 무장 단체가 협상 시한을 24시간 추가 연장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과 우리 정부 대표단이 가즈니주 원로들의 중재를 통해 밀고 당기는 협상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번 인질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탈레반 대변인은 세번째 협상 시한인 23일 밤 11시30분 직후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시한을 24시간 다시 연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에 대해 한국 정부 협상단과 직접 접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협상 시한 연장은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이미 예고됐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협상시한 직전인 밤 10시50분 브리핑을 갖고 “협상시한이 있지만 그 이후에도 접촉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날 밤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도 무장단체측과 접촉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해 24일에도 탈레반측과의 직·간접 접촉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도 “납치단체측과의 협상이 안정적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협상 창구는 단일화돼 있다.”고 말하고 “아프간 정부는 중개인 등을 통해 납치단체측과 대면 접촉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지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23일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실패쪽으로 가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2차례에 걸쳐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AIP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은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한국정부가 직접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공은 한국과 아프간 정부의 코트로 넘어갔다.”며 “협상 시한 내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또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면서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이날 AFP 통신에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어려움에 빠져있음을 시사했다. 가즈니 주 출신의 국회의원인 카일 무하마드 후세이니는 탈레반이 주내 반군 수감자 전원을 풀어달라며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높였다고 말했다. 압둘 하디 칼리드 아프간 내무부 차관은 이날 알 자지라 방송과의 회견에서 “아프간 정부가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불법적인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수감자 교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한 것이다. 위싱턴포스트는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중에는 2주일 전 체포된 가즈니 주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방한 중인 윌리엄 스탠튼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이날 한국인 피랍사태의 해결을 위해 미국이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미국은 이 사태와 관련 그동안 침묵해 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아프간 주둔 독일군의 철군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공영 ARD 방송 회견에서 “우리는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면서 “아프간에 독일군 증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피랍사태 해법’ 전문가 제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피랍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슬람원리주의를 신봉하는 탈레반 무장 세력이 장악한 지역에 파병국인 한국 국민이 무리지어 들어간 것 자체가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외줄타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피랍된 한국인들이 선교를 목적으로 아프간 땅을 밟은 것도 문제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최영길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23일 “미국 등 서방 세력에 의해 정권을 빼앗긴 탈레반 추종자들에게 피랍된 한국인들이 기독교인인지 불교신자인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그저 파병국이자 미국의 동맹국가인 한국 국민일 뿐”이라면서 “정부에선 우리 군이 아프간 재건을 돕기 위해 갔다고 말하지만 탈레반엔 위선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미국가선 한국도 美동맹국일 뿐” 최 교수는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선 분쟁 국가나 국군이 파병된 곳, 특히 반미 국가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가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가더라도 ‘친미국가’로 낙인찍힌 한국 국민이 아프간이나 소말리아, 이라크 등에 가는 것은 너무 큰 위험 부담을 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장인 장병옥 교수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외국군의 철수, 아프간 정부에 붙잡힌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 더 나아가 피랍자들의 모국과 이면 거래를 통한 투쟁자금 확보 등 정치적 행위”라고 못박았다. 장 교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공격적인 선교 방식에 대해서도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극히 일부이겠지만, 독실한 수준을 넘어선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의료사업 등을 구실로 이슬람 국가에 무리하게 선교를 하러 들어가는 것도 문제”라면서 “내 가족이 중요하면 남의 가족도 아껴야 하듯이, 내 종교가 존중받길 원하면 남의 종교도 존중하는 이성적 행동을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독교인들도 외형에 치중하는 선교, 문명 충돌을 야기하는 선교 방식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준비 없는 분쟁국 여행은 위험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아프가니스탄 같은 분쟁지역에 대해 충분한 사전답사나 준비없이 종교적 신념 만으로 덤벼드는 행태를 꼬집었다. 이 교수는 “아프간의 경우 알라와 기독교는 형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신론자보다는 기독교인에게 우호적”이라면서 “다만 선교는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 현행법에도 금지하는 범법 행위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 특히 가즈니, 칸다하르는 탈레반 거점 지역으로 정확한 정보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선교 자체가 위험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군대를 파병하든 비정부기구(NGO)를 보내든 현지 문화나 언어에 소양을 가지고 보내야 한다. 충분한 사전 지식과 미묘한 사회적 갈등 구조를 알고 가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열정 만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위험국가 문화·정치 소양교육 필요 장준희 한양대 세계지역문화연구소 연구원은 “국가가 나서서 소외된 지역에 대해 꾸준히 전문가를 양성해야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아프간은 아직은 유목 사회이기 때문에 많은 결정이 연장자그룹(부족원로회의)의 영향을 받고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탈레반도 그들의 조언을 듣는다. 하지만 한국 정부나 학계에 연장자 그룹과의 채널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90년대 중반까지 위험국가에 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했던 것처럼 일부 국가에 한해서는 문화, 정치 등의 소양교육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일영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아프간 정부 권한없단 말만…”

    “또 하루를 넘겼지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닷새째인 23일 협상 시한이 세번째 연장되자 온 한국민이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이 제시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재소자의 맞교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짙은 한숨도 터져 나왔다. 이날 현지언론 등을 통해 탈레반과 한국 정부의 직접 협상론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요구에 이어 ‘경제적 보상’이 주요 조건으로 부상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 양 갈래로 협상 전선을 확대한 점, 인질들에 대해 비교적 양호한 대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방 협상의 시간을 번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올 지 주목된다. 탈레반이 재차 협상 시한을 연장하면서 피랍 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띌 가능성이 커졌다. 혼선 속에서 낙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적어도 탈레반이 협상을 통해 실익을 챙기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한국인 인질 23명과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 요구이다. 수감자 석방은 아프간 정부의 주권 문제이지만 미국·영국 등 주둔 연합군의 막후 입장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압둘 하디 칼리드 아프간 내무차관이 인질과 수감자 교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마디는 “인질과 동수인 수감자 23명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아프간) 정부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는 권한이 없다고만 말한다.”면서 “그들은 협상의 전권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거점 지역인 남부 카라바흐 부족장 등 부족 원로를 중개인으로 내세운 협상이 기대와 달리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사태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3차 시한인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을 앞두고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면서 국면은 다시 바뀌었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이날 “우리가 한국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는지 알리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협상 시한을 24시간 연장하면서 한국 정부 협상단과의 직접 접촉을 또 다시 촉구했다. 시선은 아프간 정부를 배제한 채 탈레반이 한국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꺼내놓을 구체적인 주문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나토가 주도하는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댄 맥닐 사령관은 “극단주의자들과의 직접 협상은 좋은 생각이 아니며 납치를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날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을 수용한 각 그룹마다 자살폭탄 대원이 배치돼 있다.”면서 “이들 대원은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있다.”고 인질 감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는 모험을 감행한다면 인질 처형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군 병력이 진입할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따라서 아프간 군 당국 등이 섣불리 구출 작전에 나설 경우, 끔찍한 인질 처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개로 하여금 사람을 물도록 하는 기독교도나 유대인이 아니다.”고도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한국 직접협상 요구배경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을 납치한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23일 한국 정부와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나선 데 이어 이날 오후 11시30분이던 협상시한을 하루 더 연장하고 나섬에 따라 그 배경과 함께 직접 대화 요구와 시한 연장이 향후 어떤 연관성을 갖고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따르면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실패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직접 우리와 대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대표단과 가즈니 주 원로들을 통해 협상을 벌여온 탈레반이 한국 정부와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아프간 정부 협상단의 권한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프간측 “죄수 풀어줄 권한 없다” 주장 탈레반 대변인 칼리 유수프 아마디도 이날 AFP통신에 “(아프간 정부측과)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리는 탈레반 죄수 23명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정부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는 죄수를 풀어줄 권한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태도로 보건대 그들은 협상 전권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탈레반측이 한국 정부와 직접 협상을 요구,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면서 협상 시한도 하루 더 연장했다. 이는 시간을 벌어 한국 정부와 직접 접촉을 하게 될 경우 이를 통해 아프간 정부 및 미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죄수가 23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석방 요구 대상에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 등이 포함돼 있다는 설도 있어 아프간 정부로서도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선뜻 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탈레반측이 요구하고 있는 죄수·피랍자 맞교환은 아프간 정부의 몫이다. 특히 친미 정권인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정부에 대해 미국이 얼마나 입김을 불어넣느냐에 이번 협상의 결과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탈레반측이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 요구를 통해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고, 나아가 대척점에 있는 미국을 움직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미국 눈치” 분석도 아프간 정부가 수감자 석방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데는 ‘대태러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지 불투명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아프간 침공 실패로 국내외에서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최악의 인질사건을 만난 것이다. 탈레반이 죄수 맞교환과 함께 한국군 철수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도 강경한 입장만 보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최성 의원(무소속)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아프간 인질 구출협상에서 실질적 열쇠는 아프간 정부보다 미국 정부에 있다.”며 “테러단체와의 협상에서 미국이 주도적인 배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인질을 석방하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나마 미국의 탄력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부시 대통령에게 피랍 한국인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 협력을 요청하는 통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한 윌리엄 스탠튼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김미경 구혜영기자 chaplin7@seoul.co.kr
  • 탈레반 성명 전문

    ●탈레반 성명 전문 한국 정부는 앞서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하기 위해 수도 카불에 도착, 원로 부족장들과 종교 지도자들을 통해 무자헤딘(탈레반 전사)과 회담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이슬람 지도자들은 오늘 오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로 예정됐던 협상 시간을 24시간 더 연장했다. 우리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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