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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최규화(사업)규홍(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씨 부친상 이윤수(국가정보원)박은효(사업)씨 빙부상 15일 부산보훈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30분 (051)601-6796●김성렬(아현중앙감리교회 원로목사)씨 별세 한중(연세대 의대 교수)낙중(재미 목사)호중(재미 사업)희중(캐나다 거주)혜자(미국 거주)영중(미국 거주)씨 부친상 1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8일 오전 9시 (02)392-1099●박균관(한영회계법인 대표)철옥(영풍치킨 대표)씨 모친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30분 (02)3410-6917●김경현(삼성전자 상무)씨 모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410-6916●나기성(전 서울예대 사무처장)기남(전 현대상선 기관장)씨 모친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2)3010-2237●김문겸(대구 서구청 주민생활지원국장)만준(자영업)휘겸(회사원)씨 부친상 15일 대구 제일효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53)523-4893●박명수(EMC코리아 부사장)씨 부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30분 (02)3010-2293
  •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의 인질극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미 2명이 희생된 가운데 여성 피랍자 일부가 가까스로 풀려났으나, 나머지 인질의 석방은 아직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국민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낭보가 들려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운데 이대용(83) 전 주월공사를 만났다. 그는 월남 패망 후 공산 베트남 정권에 만 5년간 억류됐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제3국에서의 ‘최장기 인질’이었다. 그로부터 아프간 인질들을 구해 낼 묘책과 근황을 들어봤다. ●“그들도 탈레반이었다.” 월남이 사실상 패망한 1975년 4월30일. 이 주월 경제공사는 운명처럼 대사관 직원과 교민을 본국으로 안전 귀환시키는 철수 본부장직을 맡게 됐다. 김영관 당시 주베트남 대사 등 대부분의 공관원과 교민들이 이미 사이공을 떠난 뒤였다. 사이공 공항까지 북베트남군의 포격을 받는 위기일발 상황이었다. 한 명이라도 더 안전하게 귀국시키려 안간힘을 쓰다 베트남 정보공작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에 체포됐다. 그는 “생각해 보니 그들은 아프간에서 무고한 외국인들을 납치·감금하는 탈레반과 다름 없었다.”고 회상했다. 치화 형무소에 수감된 그에게 외교관의 치외법권을 규정한 빈협정은 한낱 휴지조각이었다.1평도 안되는 독방에서 10개월 동안 햇빛 한번 못 보고 지낼 때도 있었다. 체중이 78㎏에서 42㎏으로 줄어들 정도로 참기 어려운 고통에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대목에서 이 전 공사는 “아프간 한인 인질들이 기습적으로 납치되는 바람에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국가가 구출할 것이라고 믿고 침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견디기 어려운 건 목숨을 담보로 끊임없이 강요하는 사상전향 요구였다. 그는 공산 베트남 측의 ‘가이따우’(인간개조) 공작에 꿋꿋이 버텼다.‘극한 상황에서 강요에 의한 거짓 전향은 무죄’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물론 이를 알았더라도 전향서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납치세력들로부터 이슬람교로 개종 압박을 받고 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인 피랍자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개종하는 척이라도 하며, 생명을 보전하는 게 우선”이라고. 이 전 공사와 서병호·안희완 두 영사가 억류되자 본국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와 외교 공관망을 총동원해 석방교섭을 펴도록 독려했다. 하지만 베트남과 외교관계가 단절된 데다 냉전하의 남북관계가 큰 걸림돌이 됐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 통일후 ‘남조선 해방´을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휘하는 노동당 제3호 청사가 북송 공작에 뛰어든 것이다. ●석방 교섭, 그때와 지금 78년 인도 뉴델리에서 남북한과 베트남간 비밀 3자회담이 열렸지만, 돌파구는 열리지 않았다. 북한이 이 전 공사 등의 북송을 최대치 목표로, 여의치 않으면 남한내 수감 간첩과의 교환을 추진하려 한 까닭이었다. 이 전 공사는 “탈레반이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들을 맞교환하려는 것과 너무 유사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시 북측은 “중남미 테러세력들도 자국내 미 외교관들을 인질로 잡고 수감중인 도시게릴라들과 맞교환을 요구한다.”고 억지 사례를 들었다.“국제법의 보호를 받는 외교관과 간첩을 바꾸는 건 어불성설”이란 남측 주장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금언과 함께 석방의 전기는 왔다. 베트남이 미제 및 소련제 무기 등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위협을 느낀 중국이 견제에 나서면서다. 중국과 입장을 같이한 북한도 베트남에 캄보디아 철수를 요구하며 틈이 벌어졌다. 이때 한국정부는 거상 아이젠버그를 활용해 석방교섭을 성공시켰다. 그는 베트남의 외자유치를 도우며 커미션을 챙기던 유대계 미국인이었다. 물론 이는 이 공사가 생지옥 같은 긴 수감생활을 견뎠기에 가능했다. 그 이면에는 끊임없이 비밀 루트를 개척해 억류 외교관들과 접촉선을 유지하려 한 한국정부의 노력도 주효했다. 부패한 베트남 관리들을 구워삶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탈레반과의 공식 접촉 못지않게 다양한 비공식 통로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아프간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사우디 등의 이슬람기구와 단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장사꾼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베트남에도 현지 공장이 있는 한 기업체의 이사로 있다.(주)선진의 장학재단 고문격으로 일선에선 한발 비켜나 있다. 그는 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인 도이모이 정책과 관련,“86년 제6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웬반린이 서기장으로 취임하면서 반세기 동안 외세 배격을 부르짖던 원로급들을 예우하면서 은퇴시킨 것은 사실상의 쿠데타”라고도 했다. 반면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선 얼마간 비관적 전망을 했다.“주체사상을 포기, 개혁·개방하면 체제가 무너질 판인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북한의 웬반린’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그는 누구인가 1925년 황해도 금천에서 태어난 이대용 전 주월 공사는 고향의 인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하지만 김구 선생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동으로 몰리자 목숨을 걸고 월남했다. 이후 육사 7기로 임관한 뒤 한국전쟁을 맞아 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유엔군 참전으로 북진이 시작된 이후엔 압록강에 맨 먼저 손을 담근 제6사단 7연대 1중대장으로 활약했다. 63년 주베트남 대사관 무관으로 파견되면서 베트남과의 굴곡 많은 인연이 시작된다. 소장으로 예편한 그는 67년 베트남 대선서 미 육군지휘참모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웬 반 티우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 이듬해부터 주베트남 대사관 정무공사로 4년간 근무한 것이다.73년 다시 주베트남대사관 부공관장격인 경제공사로 부임해 베트남과의 질긴 인연을 확인했지만,75년 베트남이 공산화된 직후 체포돼 사이공의 치화형무소에서 5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특별경찰과 사이공의 북한대사관 정보원들에 의해 전향과 귀순을 강요받았으나 끝내 거부했다. 이때 나중에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유명해진 박영수 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국장과도 악연을 맺었다. 박 전 부국장은 억류 중인 그에게 투항을 강요했던 북한 대사관의 정보원이었다. 80년 4월12일 베트남서 풀려난 이 전 공사는 화재보험협회 이사장과 생명보험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99∼2003년 육사총동창회장과 명예회장을 역임했다.96년 한·베트남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베트남과 이어진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 ■즈엉 찐 특 前 주한 베트남 대사와의 인연 이대용 전 주월공사가 베트남 억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던 2002년 초 어느 날. 생지옥 같았던 수감생활의 악몽을 되살릴 일이 생겼다. 그를 치화 형무소로 밀어넣은 장본인 중의 한 명이 서울에 온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주한 베트남 대사로. 즈엉 찐 특 제3대 주한 대사.1975년 월남 패망 당시 베트남의 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 요원으로서 이 공사를 신문했던 인물이었다. 이 전 공사는 한국말이 능통하고 얼굴이 유난히 하얀 그를 ‘튀기’라는 별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전 공사는 걸핏하면 “총살하겠다.”고 위협하던 그를 떠올리며 몸서리쳤다.“만나면 죽이고 싶다.”는 게 당시의 솔직한 심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특 대사가 이 전 공사가 회장을 역임했던 서울남서로타리클럽의 조찬특강 연사로 나오면서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27년 만에 만난 이 전 공사에게 특 대사는 “(신문을 받을 때)‘국제관계에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고 하셨는데, 참으로 선견지명이었다.”고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미 한-베트남 관계가 북한-베트남 관계보다 더 밀접하게 됐으므로 원한을 누그러뜨리려는 공치사만은 아니었다. 이 전 공사도 “양국이 철천지 원수였던 당시 각자 자기 나라를 위해 충성했을 뿐, 개인적 원한은 없었던 게 아닌가.”라고 화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평생지기처럼 지내며 서로를 돕는 사이가 되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 부족원로 “날 보자 울음 터뜨려”

    부족원로 “날 보자 울음 터뜨려”

    “이제 여기에 탈레반은 없으며, 가족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까 눈물을 그치고 서로 얘기 나누더라고요.” 억류 26일 만에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한국인 인질을 처음 인계받은 아프간 부족 지도자 하지 자히르(32)는 14일 새벽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질들은 우리 시간으로 13일 오후 7시쯤 탈레반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자히르가 인질을 넘겨받아 회색 코롤라 승용차로 적신월사 차량에 옮기는 데 1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이 때가 이날 8시30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질 석방에 뒷거래가 있었다는 추측에 대해 “대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차량 제공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가즈니주 다이크 지역 콘다르 마을에 사는 그는 집안이 대대로 탈레반과 신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나 탈레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전형적인 아프간 원로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이 마을은 가즈니 시티에서 남서쪽으로 7㎞ 떨어진 곳이다. 자히르는 “오늘(13일) 아침 탈레반이 우리 집에 찾아와 ‘아르조까지 차를 준비해 달라.’며 시간과 접선 장소를 알려줬다.”면서 “아르조에 적신월사 차량이 있으니 그들을 만나면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아마 어젯밤(한국시간 13일 새벽)에야 석방 시간이 확정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탈레반과의 약속이라며 인질을 인계한 장소와 어디서 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인질들은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더니 5분 정도 계속 흐느꼈고, 승용차를 타고도 1분 정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며 “앞자리에 탄 내가 영어로 뒷좌석의 그들에게 ‘이제 탈레반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라고 위로하니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고 말했다. 울음이 그쳐 운전석 거울로 보니 서로 웃으며 무언가 한국말로 얘기하다 가끔씩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감정의 굴곡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이 웃는 걸 보니 나도 기뻤다. 이는 인질협상의 큰 성과이며 이런 일을 하게 돼 행복감을 느꼈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아르조로 오는 지역은 미군이 없는 탈레반이 장악한 곳”이라며 “인질을 넘긴 탈레반 지역 사령관이 위성전화로 이 지역을 장악한 다른 탈레반 사령관에게 내 차의 색깔과 차종, 운행 목적을 설명하며 ‘공격하거나 납치하지 말라.’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취재진에 “난 괜찮아요…”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취재진에 “난 괜찮아요…”

    13일 오후 8시쯤(한국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서부지역 가즈니주 주도 가즈니시 인근의 아르주 마을에 짙은 회색 도요타 코롤라 차량이 멈춰섰다. 가즈니시에서 남동쪽으로 10㎞떨어진 아르주 마을은 탈레반에 살해된 고 심성민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 차량를 몰고 온 이는 아프간 원로 하지 자히르. 차안에는 탈레반으로부터 인계받은 한국인 여성 인질 김경자씨와 김지나씨가 타고 있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머리에 파란색과 카키색의 히잡(이슬람 스카프)을 두르고, 카키색 바지와 무릎까지 내려오는 아프간 전통 셔츠 차림의 이들은 승용차에서 내려 적신월사 관계자를 보는 순간 울음을 터트렸다.26일간의 악몽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가는 듯 했다. 건강이 좋지 않다고 알려져 우려를 자아냈던 것과 달리 이들은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양호했다. 인도 광경을 지켜 본 한 주민은 “이들은 걸음을 걸을 수 있었고, 건강도 좋아 보였다.”면서 “그러나 감정적으로 북받치는지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APTN TV는 이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대기중이던 2대의 하얀색 적신월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운데 한 차로 갈아타는 모습을 전했다. 이들은 인도 장소에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나는 괜찮다.(Okay)”라고 대답했고, 한국인 인질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 한국인이다. 우리는 두 명이고 괜찮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적신월사 차량을 타고 가즈니시에 도착한 뒤 적신월사 건물에서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에게 인도됐다. 교도통신은 이들이 이때 앰뷸런스에 옮겨탄 뒤 오후 9시50분쯤 가즈니주에 있는 미군 지방재건팀(PRT) 영내로 인도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긴급 의료검진을 받은 뒤 바그람 동의부대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고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한편 한국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탈레반측 대표 2명 중 하나인 물라 나스룰라는 두 김씨의 석방이 지연된 것은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미 CBS방송에 밝혔다. 나스룰라는 두 김씨를 12일 인도할 계획이었으나 경찰과 탈레반 무장세력간의 충돌로 가즈니시로 통하는 간선도로가 봉쇄되는 바람에 석방이 하루 지연됐다고 말했다. 나스룰라는 12∼13일 중에는 한국측과 탈레반간에 협상이 없었으나 향후 수일 내에 대면이든, 전화로든 양측간에 직접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경자·김지나씨 풀려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26일째인 13일 탈레반이 몸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이들은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로 확인됐다. 이들의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조희용 대변인은 13일 “두 여성 인질이 오늘 저녁 풀려나 우리측에 인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는 석방된 여성 2명이 현재 가즈니에 있는 미군 지방재건팀(PRT) 영내에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건강상태와 관련, 이 당국자는 “걸을 수 있는 정도로, 건강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재건팀에서 건강진단을 받은 뒤 바그람에 있는 한국 동의부대로 이동, 건강진단과 휴식을 취한 뒤 가급적 빠른 시일내 귀국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소식을 접한 피랍자 가족들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모여 그동안의 근심을 털고 잠시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인질 석방의 물꼬가 트임에 따라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의 대면 접촉도 급물살을 타고 이에 따라 남은 인질 19명의 추가 석방 협상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요구를 고수해 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매우 아픈 여성 2명을 풀어줬다.”며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은 탈레반의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마디는 “나머지 인질 석방은 그간 우리가 요구했던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아프간 정부가 받아들여야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이와 관련,“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 10명 전후와 인질 10명 전후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아프간 정부로부터 확약받을 것을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남은 인질 석방은 상당한 난관도 우려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13일 여성 인질 2명의 석방 소식을 일제히 긴급 타전했다. 연합뉴스는 이날 가즈니주 탈레반 지역사령관과의 간접통화에서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에스판다 지역 부근에서 적신월사 관계자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에스판다는 가즈니시에서 10㎞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어 일본 교도통신은 가즈니주 지역 책임자의 말을 인용, 탈레반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약속한 대로 아프간 원로들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과 AFP 통신 등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 2명 석방과 관련해 석방계획 취소, 일단 보류, 석방계획 불변,12일 중 석방,13일 오전 석방,13일 오후 4시30분 석방 등으로 오락가락해 불신을 키웠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2명 석방” 외신들 긴급 타전

    AP,AFP,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3일 앞다퉈 여성 인질 2명의 석방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소식을 처음으로 보도한 일본 교도통신은 오후 9시쯤 아프간 가즈니주 지역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약속한 대로 아프간 원로들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탈레반이 이날 여성 인질 2명을 아프간 부족장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여성 인질 중 한 명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비슷한 시간, 로이터통신은 여성 인질 2명이 적신월사에 인계됐다고 보도했으며, 중국 신화통신도 파즈와크 아프간 뉴스를 인용해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안다르 지구에서 풀어줬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탈레반 지역사령관은 석방소식을 전하면서 “석방된 인질들이 탑승한 차량은 적신월사 차가 아닌 일반 차량이며 15∼30분 정도면 가즈니시의 적신월사 건물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즈와크 아프간 뉴스도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압둘라 잔 탈레반 사령관의 대변인인 마숨이 “2명의 여성 인질이 앰뷸런스를 타고 가즈니시로 떠났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단신] 한국화 거장 ‘장우성 미술관’ 개관

    한국화의 거장 월전 장우성 화백의 작품 117점과 그가 소장하고 있던 국내외 고미술품 1532점을 상설 전시하는 미술관이 경기 이천시에 들어선다. 이천시 관고동 설봉공원에 들어서는 월전미술관은 14일 개관식을 갖고 9월26일까지 기념전 ‘월전, 그 격조의 울림’을 연다. 초대 관장은 장 화백의 아들이자 월전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인 장학구(67)씨가 맡았다. 장 화백은 여주군 흥천면에서 살면서 이천지역 인사들과 교분을 나눈 인연이 있다. 어진화가였던 이당 김은호의 문하에서 서화를 배운 월전은 해방 후에는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앞장섰다.해방 직후 서울대 미대가 생기면서 교수생활을 시작, 홍익대 강단에도 섰던 그가 길러낸 제자들은 한영우, 박노수, 이열모, 송영방, 이종상, 이규선 등. 모두 화단의 원로들이다. 특히 ‘청년도(1956년)’는 일본풍 채색화를 극복했다는 미술사적 의미가 있으며,‘한국의 성모자상(54년)’은 성모를 한국적으로 해석한 걸작이다.(031)637-0033.
  • [사설] DJ 앞에 충성경쟁하는 여권 후보들

    범여권 주자들의 김대중 전 대통령(DJ)에 대한 충성경쟁이 점입가경이다.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 이후 너나없이 DJ를 치켜세우며, 자신이 적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 훈수에 여념이 없는 김 전 대통령도 정치간여의 수위를 날로 높여가고 있다. 그는 범여권 통합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에 대해 당당히 맞서라고 주문했다. 범여 주자나 DJ나 정권 재창출 외에는 안중에 없는 딱한 모습들이다. 그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도쿄 피랍 생환 기념행사장은 범여 주자들의 충성경쟁의 장이었다고 한다.‘민족의 사표’‘민주정권의 뿌리’‘2차 남북정상회담 물꼬를 튼 김 전 대통령’ 등 찬사가 쏟아졌다. 범여권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구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낯 뜨거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충성경쟁 속내는 새삼 지적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DJ를 업고 경선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얄팍한 속셈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주자는 동교동계 인사들을 한사람이라도 영입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경선에 결정적 역할을 할 호남 민심을 잡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과연 미래와 비전을 거론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범여권 주자 대부분은 자신이 창출했던 정권을 부정하며 당을 뛰쳐 나갔다가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위장간판 아래로 몰려든 이들이다. 새로운 철학은 찾을 길 없고 흘러간 정치 권력의 영향력에 기대어 다시 도약하려는 음습한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의, 편가름 정치에 의존하려는 퇴행은 스스로를 초라하게 할 뿐이다. 김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선간여 의지를 노골화할수록 원로로서의 명성이나 정치적 영향력은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아하! 이 그림] 베르메르 ‘진주귀고리 소녀’

    [아하! 이 그림] 베르메르 ‘진주귀고리 소녀’

    미술품 위작의 역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중앙지검은 2827점의 고 박수근·이중섭 화백의 작품이 감정단으로부터 ‘위작’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지요. 이 사건이 2000년대 한국 미술계 최대의 위작 사건이라면 90년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였습니다. 두 사건에 모두 관여했던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오광수(69)씨는 미술월간지 ‘아트인컬처’ 최신호에 기고한 ‘현대미술 반세기’란 칼럼에서 위작 사건을 회고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천경자의 ‘미인도’를 작가가 복사한 인쇄물을 보고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위작 사건은 시작됐다고 합니다. 오씨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천 선생의 제자 한 사람이 목욕탕 탈의실에 걸려 있는 복제품을 보고 천 선생에게 연락해서 가짜 같다고 한 데서 발단이 됐다. 탈의실에 걸려 있다는 말에 작가는 심한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미인도’는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의 압류재산 가운데 하나로,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라고 제목을 적당히 붙여 소장했다고 합니다. 당시 작품 감정을 맡았던 오씨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진품으로 결정났으나 작가 자신이 깜빡 실수한 것이라고 번복하기엔 격한 감정에 휩싸인 상황에선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건 당시에 일반 대중이나 언론은 작가 편에 서서 ‘작가가 자식과 같은 작품을 못 알아볼 리 없다.’고 말했지요. 하지만 원로 작가들 가운데는 지금처럼 작품이 완성되면 일일이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겨두거나 포트폴리오를 챙기는 화랑이 없어 수백, 수천점에 이르는 자기 작품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위작 사건은 영화와 소설로도 널리 알려진 ‘진주귀고리소녀’의 네덜란드 작가 요하네스 얀 베르메르가 주인공입니다. 빛을 부드럽고 정확하게 묘사한 베르메르는 알려진 작품이 겨우 40여점 정도지요. 반 메헤렌이란 미술중개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재판과정에서 나치의 2인자에게 팔아넘긴 베르메르 작품이 모두 자신의 위작이었다고 증언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럽 미술계는 과학적인 위작 판별법이 많이 개발됐다고 합니다. 우리 미술계도 계속되는 위작 사건을 해결할 전문 인력 양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구 신설경매회사 ‘옥션M’ 28일 첫 경매

    대구에 신설된 경매회사 ‘옥션 M’이 28일 첫 경매를 진행한다. 대구 MBC가 설립한 옥션 M은 서울의 K옥션과 업무조인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 출신 작가들을 비롯해 국내외 중견,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경매하는 회사다.28일 오후 7시 대구 MBC 1층에서 진행되는 첫 경매에서는 곽훈, 김창영, 도성욱, 성백주, 손일봉, 윤병락, 이강소, 이수동, 이영배, 이정웅, 주경 등 대구·경북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 45점을 포함해 모두 151점이 경매된다.
  • ‘디지털 삼인삼색 2007’ 로카르노 영화제 특별상

    전주국제영화제가 기획 제작한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 2007-메모리즈’가 1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폐막된 제60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차지했다.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은 일본 감독인 고바야시 마사히로의 ‘사랑의 예감’이 차지했으며, 올해 81살인 프랑스의 원로배우 미셸 피콜리가 이탈리아 배우 미켈레 베니투치와 함께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靑TF 첫 회의 ‘김정일 학습’

    임기말 참여정부가 9일 남북정상회담 모드로 본격 들어갔다. 범정부 차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간의 압축적 준비 모드”라고 표현했다. 준비 작업은 ‘차분하고, 담담하게’를 기조로 하고 있다. 청와대는 태스크 포스를 꾸렸고, 정상회담 준비기획단(단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도 1차회의를 가졌다. ●2000년 사례 총체적 분석 청와대는 이날 오후 태스크 포스 첫 회의를 갖고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사례와 백서, 언론 보도 내용 등을 총체적으로 분석·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청와대는 당시 수행팀을 통해 정상회담 선례(先例)와 유의점을 청취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스타일이나 습관, 회담시 유의점 등 세세한 부분까지 ‘학습’할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각 정당 대표나 각계 원로 등과 면담을 통해 정상회담 의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여론수렴 작업에 나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시켜 남북관계에 있어서 반발자국이라도 나아갔으면 하는 사항들을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정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준비기획단도 협조체제 협의 남북정상회담을 실무적으로 챙기기 위한 ‘준비기획단’도 이날 오후 삼청동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첫 회의를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이재정 통일부장관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는 회담 준비 계획과 범정부적 협조체제 등을 협의했다. 정상회담추진위원회 산하 준비기획단과 사무처의 운영방안도 논의했다. 준비기획단은 이 통일 장관을 단장으로 재정경제부와 통일부,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문화관광부 등 관계부처 차관 등 14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외교부 몫으로 참여, 정상회담 의제와 6자회담의 논의 수준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통일부 차관이 이끄는 남북정상회담 사무처는 준비기획단 통제 아래 정상회담 준비 실무를 집행하기로 했다. 각 부처별 태스크 포스와 연결돼 범정부적, 유기적 협력체제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사무처 산하에는 실무를 위한 전략지원반, 행사지원반이 운영된다. 13일 개성에서 열릴 준비접촉에서는 대표단 규모, 구체적인 체류일정, 왕래경로 및 절차, 선발대 파견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선발대는 대표단 세부 체류 일정 확정, 의전·경호, 통신·보도 등 실무절차 확정, 숙소·회담장·행사장 사전 답사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치권 아전인수 해석 경계” 이번 정상회담을 ‘선거용 깜짝쇼’라고 비판하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에는 적극적으로 반론을 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정상회담 시기 논란을 거론하며 “북핵문제에 진전이 없던 지난 시기에 무조건 했어야 했는지, 좀 더 미뤄 대선 시기에 해야 하는지, 아니면 국가적 불이익을 감수하고 다음 정권으로 미뤄 1년 뒤에 하자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한나라당의 반응에 어떻게 저런 반응을 낼까 당황스러웠다.”면서 “합리적 보수라면 시대 자체를 거스르지 않는다. 냉전의 시계를 평화의 시계로 바꿔 다는 일에 동참하는 것에는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찬구 최광숙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사태 23일째] 탈레반, 아프간인들도 납치

    |도쿄 박홍기특파원|“한국인 피랍 이후인 지난달 23일에도 탈레반에 의한 아프간 의사 납치사건이 일어났다고 들었다. 외국인뿐 아니라 아프간 국민들도 대상인 것 같다.” 현지 봉사단체와 매일 연락하고 있는 일본의 가족계획국제협력재단(JOICFP)이 밝힌 아프간 사정이다. 재단은 아프간에서 어린이 및 임산부들의 치료와 건강교육 등의 자원봉사를 펴는 시민단체 ‘아프간을 위한 연합의료센터(UMCA)’와 결연을 맺고 있다. 재단에서 아프간 지역을 담당한 와카코 가이(30)는 현지에서 알려온 지난 6월25일과 7월23일의 UMCA 회원 피랍사건을 소개했다. 와카코는 “지난달 23일 UMCA의 현지인 의사 1명이 가즈니주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7일 만인 29일 풀려났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지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여줬다. 현지 소식을 정리하면 이렇다.‘탈레반은 의사를 납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미화 4500달러를 요구했다. 가족들은 몸값을 낼 수 없었다. 몸값을 지불할 경우 자칫 모든 UMCA의 책임자나 직원이 납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래서 지역 원로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국내·외의 시민단체(NGO)도 마찬가지다.NGO들은 힘들어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와카코는 “의사가 몸값을 주고 풀려나는 과정에서 경찰 등 당국의 협조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hkpark@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고민 깊어가는 우리 정부

    [아프간 사태 분수령] 고민 깊어가는 우리 정부

    “우리가 던질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납치단체측이 석방조건을 바꾸기만 바랄 뿐이다.”(정부 고위 당국자) 주 아프간 한국 대사관과 탈레반 무장세력이 전화통화에 이어 직접 대면접촉을 시도하면서 양측의 직접 협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며칠째 접촉 장소 및 안전보장 문제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접촉 자체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측이 대사관과 인질간 전화통화를 허용하는 등 한국 정부와의 접촉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면접촉이 이뤄질 경우 장기화 국면을 맞은 석방협상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대면접촉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직접접촉에는 나섰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는 당국자의 발언이 이를 대변한다. 먼저 사태 초기부터 유지해 온 ‘납치단체와 협상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원칙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동참, 파병까지 한 상황에서 탈레반을 직접 만나 협상할 경우, 그들을 인정해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또 아프간 정부와 미국측이 수감자·인질 맞교환을 거부하고 있어 우리측이 독자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물밑으로 몸값 협상을 하는 정도다.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인질 2명의 우선 석방을 요구할 수도 있다. 물론 아프간 정부와 미국측에 유연한 대응을 요청해 온 만큼 비밀리에 일부 수감자를 석방하는 등 맞교환 명분을 살려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이에 따라 대면접촉을 하더라도 결과에 따라 원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탈레반측이 한국 정부가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석방조건을 바꾸는 등 우호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며 “다시 인질 추가 살해 협박 등 강경론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면접촉을 하더라도 장소 및 안전보장 문제가 관건이다. 정부 대표단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할 경우,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또 아프간 정부 관계자 및 지역 원로들을 협상장에 대동하지 않고는 탈레반측과 통역 없이 대화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프간 정부측에 의존할 경우 또다시 협상이 공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대면접촉은 우리의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을 연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만일 군사작전을 하더라도 준비에 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직접접촉을 통해 시간을 벌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프간 피랍사태] 패키지딜 ‘창의적 해법’은?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한·미가 잇따라 석방협상을 위한 ‘창의적 해법’‘창의적 외교’를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새로운 해법의 ‘창의성’과 ‘실효성’이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일단 ‘창의적 외교’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 정부 당국자는 5일 “그동안 추진해 온 다양한 직간접 협상 방법 중 어떤 방안이 더 유효한지 파악한 뒤 이를 강화하는 전략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직까지 한·미는 물론 아프간 정부측도 특별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고민을 담고 있다. ‘창의적 해법’과 관련해 정부가 우선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외교적 설득이다. 한·미와 아프간측이 ‘테러집단에 양보는 없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탈레반측에는 물론, 국제사회를 상대로 무고한 한국인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 석방돼야 한다고 호소하는 등 여론 형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不容´ 원칙속 탈레반 명분주기 이를 위해 정부는 탈레반은 물론 그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지역 족장·원로들을 통해 ‘피랍자·수감자 맞교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물밑으로 거액의 몸값 등 다른 조건을 제시한 뒤 겉으로는 탈레반측이 인도적으로 석방시킬 수 있다는 면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탈레반측은 납치에 대한 현지 여론의 반응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명분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인질을 풀어줬음을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접 접촉을 통한 심리전뿐 아니라 현지 파견된 이슬람·홍보 전문가들과 인접국 대사 등을 통해 범 이슬람권에 대한 홍보를 강화, 탈레반측을 압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이슬람권 및 국제기구·비정부기구(NGO) 등의 비난 성명이 계속 이어져 탈레반측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라크 美인질´ 석방방법 활용론도 그러나 탈레반측이 인도주의적 석방을 받아들이기에는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아프간측이 영향력이 없는 수감자 중 일부를 사면석방 등의 형식으로 풀어주는 방법도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사면석방은 지난해 1월 이라크에서 미국인이 피랍됐을 때 사용된 방법이지만, 미국측과 탈레반측이 이 방법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아프간 입장에서는 후유증이 우려돼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한명숙 前총리

    [대선주자 25시] 한명숙 前총리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오후 9시 광주 무등극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말이 없다. 체구가 작은 그는 숫제 의자에 파묻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충격적인 장면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 전 총리는 옆자리에 앉은 남편의 손을 살짝 잡아본다. 남편 박성준 교수도 문득 부인의 존재를 깨닫는다. 서로 잠시 눈을 맞춘다. 둘 다 영화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둘은 지난달 27일 ‘5월 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5·18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했다.‘5월 어머니회’는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여성들의 모임이다. 이날은 이 영화의 광주 개봉일이었다. “꼭 5·18 현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역사를 가졌나 가슴에 새기고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한 전 총리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광주 금남로에 왔다고 했다. 영화가 끝난 뒤 그는 목놓아 우는 ‘5월 어머니회’ 회원들과 손을 맞잡았다.“이런 좋은 날이 와서 영화까지 만들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래도 아직은 억울하고 원통해서….”반백이 다된 여성들이 말을 잇질 못한다. 한 전 총리도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한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선언 후 벌써 세 번째 호남을 찾았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에게 호남은 특별한 의미일 수밖에 없다. 호남 지지가 없으면 대권도 없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광주와의 특별한 인연을 새삼 강조했다. “저는 광주교도소에서 5·18을 맞았습니다. 감옥 안에선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알려주질 않았어요.”한 전 총리는 광주 지역 원로 윤공희 대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옛 일을 회상했다.27년 전, 두려웠다고 했다. 당시 그는 총소리가 들리고 헬리콥터가 드나들어 전쟁이 난 줄 알았다.“전쟁이 나면 정치범부터 죽이잖아요. 그 현장에서 저는 하루 24시간 감시받으며 목숨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그 열흘을 버텼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측근은 “5·18 광주를 생각하면 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없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 삶의 궤적은 역사 앞에서 부끄럼 없이 당당하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는 80년 5·18 당시 어디에 있었나요. 그리고 93년 정치 입문은 어떤 당 간판을 달고 했나요.”범여권 주자들이 두고두고 손 전 지사를 공격하는 대목이다.“최근까지의 행적·발언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우리 범여권이 반성해야 합니다.” 한 전 총리는 ‘여성 리더십’과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도 역설했다.“지금까지의 남성중심적 문화와 국정운영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새로운 여성적 가치, 부드러운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박근혜씨나 남편의 후광을 입은 여성 리더십이 아닌 자기 손으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호언했다. 자신만만 했다. “세계가 여성지도자를 원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아일랜드의 메리 로빈슨과 독일 메르켈 총리, 그리고 이제는 인도에서도 여성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우리도 여성대통령, 나올 때 되지 않았을까요.”외유내강형인 한 전 총리의 권력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이 쉽사리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지율은 낮고 역전의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 전 총리측 반응은 간단했다.“흔들림 없이 우리 갈 길을 갈 뿐입니다. 처음 출마 선언 때 누구나 우리가 곧 포기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명숙처럼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사람이 있습니까.”아직 시간은 남아있고 변수는 많다는 이야기다. 그는 “안정된 모습을 강조하다보면 경선판이 흔들릴 때 유력한 제 3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안정되고 편안한 이미지로 뚜벅뚜벅 가는 게 필승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과연 그 의도가 적중할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광주에서의 밤.‘한명숙 팬클럽 회원’들이 금남로 근처 한 호프집에 모였다. 한 전 총리와의 팬 미팅이다. “바깥양반이 저를 위해 13년 반을 고생했습니다. 이제 바깥양반을 위해 안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한 전 총리의 남편 박성준 교수가 인사말을 한다. 남편이 아내를 ‘바깥양반´이라 부른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웃음을 머금었다. 한 전 총리는 혼인신고도 못한 채 끌려간 남편을 13년 반 동안 옥바라지했다. 결혼 6개월 만이었다. 그러나 박 교수 표정이 진지하다. 허튼 소리가 아니다.“부정한 힘으로 쓴 역사는 정의로 지켜온 역사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저희 바깥양반은 꼭 승리할 겁니다.”박수가 쏟아진다. 광주 일정 마지막 날. 통합신당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한 전 총리는 외로워 보였다. 행사 초반 대선주자 소개 때 다른 이들에게 쏟아지던 연호·함성은 그에게 없었다. 인지도가 아직 낮다.‘가나다’ 연설순서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연설은 항상 마지막이다. 그가 연설할 때쯤 청중의 3분의1은 이미 행사장을 떠난다. 그러나 그의 대중연설은 의외로 설득력 있었다. 분위기가 고조된다. 연설 말미 “본선 경쟁력에 한사람 한사람 대입해 보십시오. 한명숙 괜찮지 않겠습니까?”란 마무리에 생각지 못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광주 시민은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한 걸까. 연단을 내려오는 한 전 총리가 살짝 웃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총리의 약점은 ‘단점 없는 게 장점, 장점 없는 게 단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특별히 흠 잡을 데도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다는 얘기다. ‘여성 후보 무임승차론’은 여기서 나온다. 콘텐츠가 부족하고 특별한 정책과 비전을 내세우지도 못하면서 단지 여성후보라는 점만을 부각시키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무총리 재임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부분도 한계다. 캠프쪽에서는 안정되고 편안한 이미지를 장점으로 꼽고 있지만 지지율을 높이는 것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비호감’은 아니지만 확실한 호감도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안티는 별로 없지만 팬도 별로 없다는 얘기다. 한 전 총리는 “나는 돈도 조직도 계파도 없는 ‘3무(無)’ 후보다. 오직 국민의 바다에 뛰어들어 당당히 승부하겠다.”고 말한다. 선거전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 없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호남이나 충청, 수도권 그 어느 지역에서도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등 지역적 기반이 취약한 것도 한 전 총리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친노와 비노 후보 이미지가 겹치는 것도 한 전 총리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친노 대선 주자들에 밀려 친노 지지층에서도 확실한 지지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비노 지지층에서 한 전 총리를 친노로 분류할 경우 그쪽에서도 표를 얻기가 쉽지 않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누가 돕나 한명숙 전 총리의 캠프는 현직 국회의원과 여성계 인사, 총리 시절 참모그룹 등 40여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1970년대 ‘크리스챤 아카데미’ 출신 인사들과 신인령 전 이대 총장 등 모교 이화여대 출신 인맥, 후원회장인 한승헌 변호사를 비롯,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및 시민사회 인사들이 주요 지원그룹이다. 현역 의원으로 김형주(대변인)의원을 비롯, 백원우(조직)·이미경(여성 총괄)·이경숙(서울지역)·장향숙(장애인 담당)·신명(직능)의원이 결합했다. 실무진에는 청와대와 총리실 출신 참모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황창화 전 총리실 정무수석(총괄기획)과 김형욱 전 민정수석(조직), 김승호 전 정무비서관과 양상현 전 청와대 행정관(정책)이 힘을 보태고 있다. 신상엽 총리실 전 정무비서관이 공보를, 조한기 전 의전비서관은 의전과 일정을 맡았다. 지원그룹 면면에는 한 전 총리가 재야활동 시절부터 관계를 맺었던 지인들이 많다. 후원회장인 한 변호사를 비롯해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박영숙 전 의원 등이 한 전 총리를 돕고 있다. 이 밖에도 홍보 및 연설기획, 메시지를 담당하는 선거 전문가와 방송작가 등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팬클럽 ‘행복한(韓) 사람들’ 회원 3000여명도 한 전 총리의 든든한 후원자다. 신상엽 공보팀장은 “캠프는 한 전 총리가 내세우는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분위기”라면서 “후보가 수시로 참모들과 대화하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열린 캠프”라고 자랑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직접 접촉·여론몰이 ‘총력’

    “군사작전을 제외한, 현실적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뒤 이렇게 밝힘에 따라 정부는 무력이 아닌 협상을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아프간 정부측을 통한 간접 협상은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탈레반측과의 직접 교신 및 지역 원로들과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들을 통한 석방 여론 확대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미 “가용수단 총동원” 정부가 아프간 정부측을 통한 간접 협상뿐 아니라 탈레반측과의 직접 접촉 및 미국 등 우방국과의 공조를 확대하는 것은, 아프간 정부측과 탈레반측과의 협상이 공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가 군사작전 가능성을 배제하고 현실적으로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할 것임을 강조함에 따라, 양국이 사태의 유연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아프간 정부를 움직이려면 미국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대놓고 죄수 석방을 허용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원칙론과 현실 사이에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역할을 드러내놓고 자극할 것이 아니라, 과거 인질사면·석방이나 몸값 지불 사례에서 보듯, 현실적인 절충안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맞교환 외 다른 조건 물밑 논의” 송 장관은 정부측 협상 방안에 대해 “현재 납치단체측과 필요한 모양의 교신이 이뤄지고 있기 대문에 그 경로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주 아프간 대사관측과 탈레반측의 전화통화 등 직접 교신 채널을 구축한 데 이어 강성주 주 아프간 대사와 탈레반측과의 대면 협상을 추진하는 등 교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탈레반측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죄수·인질 맞교환은 한국 정부의 권한 밖임을 강조하면서 인질 살해 중단 및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며 “맞교환 외 다른 석방조건에 대해서도 물밑으로 의견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과 별도로 지역 부족장·원로 등을 통해 탈레반측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탈레반측이 여론에 많이 신경쓰고 있기 때문에 평화적 사태 해결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여론 압력이 탈레반측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지에 파견된 민간 이슬람 전문가와 홍보전문가 등을 통해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과 대외 홍보를 강화하는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를 상대로 한 여론 조성도 이뤄지고 있다. 송 장관은 ARF에서 파키스탄 국무장관과 만나 탈레반측을 움직여줄 것을 호소했으며, 백종천 대통령 특사도 이날 파키스탄을 방문, 고위 인사들을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해 최대한 지원을 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서는 탈레반측의 죄수·인질 맞교환 요구를 몸값 등 다른 석방 조건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는 우리측의 총력 외교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한국, 가짜 탈레반에 돈 건넸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15일째인 2일 인질 사태의 전말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의하면 탈레반이 미군에 체포된 최고 사령관과 맞교환할 외국인을 물색하다가 한국인들이 걸려들었고, 납치 초기엔 아프간 협상단에 탈레반 동료 수감자 115명과 한국인 인질 23명을 맞교환하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위크는 인질 납치에 관여한 탈레반 고위 지휘관 3∼5명과의 위성전화 통화를 통해 납치 당시 상황과 한국인 인질들의 건강상태, 탈레반의 협상전술 등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이와함께 아프간에 파견된 한국 특사와 가즈니 주의원,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한국인을 억류한 것처럼 행세한 ‘가짜 탈레반’에 속아 몸값을 건넸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가 전하는 전말은 이렇다. 탈레반 부사령관 물라 압둘라가 이번 납치극을 주도했다. 그는 최고사령관 가운데 한 명인 다로 칸이 지난 6월 가즈니주에서 미군에 체포된 후 그와 맞교환할 외국인을 지속적으로 찾았다. 카불과 칸다하르를 잇는 도로를 순찰하던 압둘라 대원들은 지난 7월19일 오후 ‘목표물’을 찾았다. 안전 호위대도 없이 지나가는 흰색 버스를 발견한 것. 이 버스엔 당일 오후 가즈니주의 레오나이 시장을 30분간 산책한 뒤 어디론가 이동하던 한국인 23명이 타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탄 압둘라 대원들은 AK-47 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운전사를 위협해 버스를 탈취했다. 이들은 버스를 사막과 암석이 섞인 인근 마을로 끌고 간 뒤 한국인들을 5개 그룹으로 나눴다.23명을 한 곳에 모아두면 인질 관리가 어렵고 자기들의 근거지가 쉽게 노출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한국인 인질들을 오토바이와 트럭에 태워 카라바그와 인근의 안다르, 가즈니시 근처 데약으로 보내 분산 수용시켰다. 이후 탈레반은 바로 아프간 정부에 한국인 인질 23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탈레반 수감자 115명의 석방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예상과 달리 난항을 겪자 석방 대상 탈레반 수감자 수를 23명으로 줄였고 지금은 8명의 명단을 아프간 정부에 넘긴 상태다. 현재 남은 한국인 인질은 여성 16명, 남성 5명(탈레반은 여성 18명, 남성 3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주장)으로 탈수증과 장 뒤틀림 등의 증세로 날로 심신이 쇠약해지고 있다. 최소 여성 인질 2명이 위중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인질 협상과 관련, 익명의 탈레반 고위지휘관은 “인질들의 건강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탈레반 수감자 8명의 석방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우리는 이번 사태를 지속할 것이며 때에 따라서는 더 지연시킬 수 있다.”고 협박했다. 이번 인질 사태에 탈레반 최고 지도자가 직접 개입한 증거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탈레반 고위 지휘관이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지도위원회가 이번 인질 사태에 관여하고 있으며 지도 위원회의 일원인 하지 하산이 인질 협상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밝혔다. 인질 협상 중재에 나섰던 부족 원로들이 여성 인질 억류에 반대하고 관습과 전통에 의한 압박도 가해지고 있어 최소 여성 인질들만큼은 당분간 무사할 것이라고 탈레반 고위 지휘관이 전망했다고 이 주간지가 전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후진타오식 군 장악 ‘한발 한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창군 80주년을 맞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군 장악 여부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집권 2기의 시작인 17대 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홍콩지 “당근·채찍정책 병행”서방에서는 지난 1월 중국군이 미사일로 위성을 격추하고 잠수함이 미국 키티호크호에 접근하는 등 후 주석의 방침과 어긋나는 듯한 일들이 발생하자 후 주석의 군 장악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워 왔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인민해방군 80주년 특집기사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군대를 이미 장악했다고 분석했다.‘문민 지도자’인 후진타오는 그만의 방식으로 당근과 채찍 정책을 병행, 군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패문제가 불거진 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사례는 중국에서 이례적이다. 신문은 350억위안(4조 5000억원)을 투입해 군 월급을 인상하며 현대화·과학화를 강조,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 장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 군대를 사열함으로써 공산당에 대한 군의 복종 의식도 높여가고 있다. 이와 함께 후 주석은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31일 전후세대 소장급 장성을 주력 집단군의 사령관으로 대거 발령했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지도부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연경화(年輕化) 정책을 통해 자기 사람을 심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베이징군구 사령관이었다가 이듬해 해임됐던 저우이빙(周衣氷) 중장의 아들 저우샤오촨(周小川·51) 베이징 위수사령부 부사령관이 윈난(雲南)성 제14집단군 군장으로 이동했다. 또 싱웨이(邢偉) 총참모부 군사훈련 및 병종부 부부장을 베이징 담당 제38집단군 참모장으로, 류레이(劉雷) 난장(南疆)군구 정치부 주임을 산시(陝西)의 21집단군 정치위원으로 발령하는 등 모두 6명의 소장파 장성이 야전군 지휘부로 옮겼다. ●전후세대 소장급 대거 사령관 발령후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승계받은 지 3년째이지만, 비관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많은 이들은 군부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세력이 견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2명의 상장 가운데 후 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에 오른 이후 모두 15명이 상장으로 승진했으나 절반이 넘는 17명이 장쩌민 시절 승진자라는 얘기다. 장쩌민은 임기 중 류화칭(劉華淸), 장전(張震) 등 원로 장성을 군사위 부주석으로 내세워 군을 장악해 나갔다. 후진타오도 궈보슝(郭伯雄), 쉬차이허우(徐才厚)에게 대임을 맡겼으나 이들은 장쩌민 계열이다.jj@seoul.co.kr
  • 38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자 선정 권성 前헌법재판소 재판관

    38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자 선정 권성 前헌법재판소 재판관

    1980년 5월의 광주는 잉크가 아닌 피로 기록된 ‘현대사의 원죄’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원죄를 청산하기 위한 다양한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이 이뤄졌지만, 작전명 ‘화려한 휴가’는 여전히 많은 의문점에 둘러싸여 있다.‘화려한 휴가’는 영화로 제작돼 상영 중이다. 지금보다 11년 앞서 이런 의문점들에 직면한 판사가 권성(66)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다.12·12와 5·18 사건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서울고법 부장판사)을 맡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해 논란을 빚었던 이다. 그는 ‘항복한 장수는 죽이지 않는 법(항장불살·降將不殺)’이라는 판결문을 남겼다. 대한변협이 수여하는 ‘한국법률문화상’의 38번째 수상자로 선정된 지난주 권 전 재판관을 만났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에서 정년퇴임한 뒤 미국 댈러웨어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머물다 올 3월 귀국, 법무법인 ‘대륙’의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37년의 법조인 생활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법조계의 원로이지만 가장 먼저 떠올린 사건은 역시 12·12와 5·18 항소심 재판이다. 기록만 캐비넷 6개 분량에다, 검찰과 변호인측이 신청한 증인은 100명 가까이 됐다. 항소심에 들어가기에 앞서 계획표를 짜서 1주일에 두번씩 심리를 진행하는 강행군을 했다. 권 전 재판관은 법원 출두를 거부하는 고 최규하(지난해 작고) 전 대통령에게 구인장을 발부해 증인석에 세웠다. 전직 대통령 3명을 한 법정에 모으는 진기록을 세웠지만, 최 전 대통령은 재임중 국정행위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권 전 재판관은 “최 전 대통령을 강제 구인까지 했는데 끝내 증언을 거부해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배후를 좀 더 밝히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증언을 해주셨으면 참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법원의 판결에 정치적인 영향력을 미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라면서 법의 신뢰와 권위를 높이기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판결까지 이르는 재판 과정도 힘들었지만,300쪽이 넘는 판결문을 인쇄·제본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판결 전날 법원 회의실에서는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판결문 작성 작업이 벌어졌다.“타이핑을 잘하는 법원 직원 40명 정도가 밤새 판결문을 쳐서 프린터로 뽑았어요. 법원행정처 재직 시절에 알았던 인쇄소 사장에게 부탁해서 제본 기계도 회의실에 들여다놓고, 인쇄소 직원들을 동원해서 대기하고 있다가 프린트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제본을 하게 했죠. 선고가 오전 10시였는데 아침 8시쯤 전화번호부 두께만 한 판결문 100여 부가 완성됐습니다. 판결 전에 내용이 새나가면 큰일나니까 직원들을 10시30분까지 꼼짝 말라고 회의실에 ‘연금’을 해놨죠.(웃음)” 권 전 재판관이 이 사건의 판결문에 인용한 ‘항장불살’이라는 표현은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역사 바로세우기’에 제동을 걸었다는 비난까지 받으며 감형을 결심한 까닭은 무엇일까. “처벌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피로써 피를 씻는 악순환을 계속 되풀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습니다. 이미 광주에서 수없이 피를 흘렸는데 거기에 보태서 또 피를 흘려야 하겠느냐, 이건 어느 시점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장불살이란 표현은 국가적 관심이 쏠려 있는 사건인 만큼 감형 이유를 보다 설득력 있게 제시하려다 보니 인용하게 됐습니다.” 그는 감형 판결을 내리면서도 거센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판결 다음날 광주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 중이던 고 홍남순(지난해 작고)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을 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용은 예상과 정 반대였다. “권 판사, 굉장히 용기있는 판결이었어요. 이쪽에서도 다소 불만 있고, 사형을 원하는 사람이 여럿 있지만 그렇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굉장히 어려운 판결 내려줬어요.” 홍변호사의 이 전화는 권 전 재판관에게 큰 힘이 됐다. 판사실로 항의전화가 오지 않을까 크게 걱정했는데, 대여섯통에 불과했고 그 전화들도 의견이 반반씩 엇갈렸다. 하지만 판결 2년 만에 사면된 ‘피고’의 모습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당시의 기분을 묻자 권 전 재판관의 입술에 금세 씁쓸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 사면뿐만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정치인과 관련해 법원이 애써 해놓은 재판을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사면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치인들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재판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참….” 권 전 재판관과 대통령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헌재 재판관이던 2004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맡았다. 헌법재판소법상 탄핵 심판에서 소수의견 공개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어 그의 의견도 비공개됐지만, 전무후무한 역사적 사건에서 그는 아쉬움도 많이 갖고 있다. 퇴임 뒤 소장 공백 사태 등 진통을 겪은 ‘친정’을 보면서 안타까움도 많았다고 한다. 탄핵심판과 행정수도법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리며 헌재의 위상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는 그는 “헌법재판소 사건들은 정치인과 관련된 사안이 많은데, 여론 등을 동원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치인들이 많다.”면서 “재판관으로서 이로부터 초연할 수 있는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 대해 “나같은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수상의 영광을 안게 돼 놀랍고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사진 김명국 기자 daunso@seoul.co.kr ■ 용어 클릭 ●한국법률문화상 대한변협이 법조 실무나 법률학 연구를 통해 인권옹호와 법률문화의 향상 등에 공로가 있는 법조인에게 수여하는 법조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1969년 첫 시상을 시작해 올해로 38회를 맞는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27일 변호사대회에서 열린다. ■ 권성 前 재판관은 누구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별명은 ‘Mr. 소수의견’이다. 헌재가 2001년과 2002년 간통죄의 위헌 여부를 다뤄 8대1,7대2로 합헌결정을 내렸을 당시에 권 전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냈다. 간통은 윤리적 비난의 대상일 뿐이고, 죄가 아니라는 얘기다. 호주제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을 때도 그는 합헌 쪽에 섰다. 신행정수도법에 대해 위헌 결정(8대1)을 내렸을 때는 위헌의견을 냈고, 헌재가 1년 뒤에 행정도시특별법 헌법 소원에 대해 7대2로 각하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합헌의견을 냈을 때도 그는 위헌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소신있는 법관의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Mr.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에 대한 그의 솔직한 심정은 어떨까. “만족 못하죠. 내가 밝힌 소수의견이 뒷날 다수의견이 된다면 당당하겠지만, 그 전까지야 어디까지나 소수의견일 뿐입니다.” 헌재에서 내린 판결들 때문에 보수 인사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그의 판결 성향을 보수 일변도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이던 1993년 고 박종철씨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신원권(伸寃權)’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 국가가 유족에게 1억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는 “손해배상이 성립하려면 법률로 보호할 만한 이익이나 권리가 침해됐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하는데, 가족이 갑자기 죽었을 때 그 원인을 밝히고 싶어하는 건 인간의 당연한 성정이고 권리”라면서 “신원을 못하게 막았으니 ‘신원권’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권성 전 헌재 재판관은 ▲1941년 충남 연기 출생 ▲경기고·서울대 법대 ▲8회 사법시험 합격(1967년) ▲부산지법 판사(1969년)·서울고법 부장판사(1991년)·서울 행정법원장(1999년)·헌법재판소 재판관(2000∼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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