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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김경문감독 ‘일구대상’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을 금메달로 이끈 김경문 두산 감독이 원로야구인 모임 일구회가 주는 ‘일구대상’을 받았다.일구회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리베라호텔에서 제13회 일구상 시상식을 열어 김 감독에게 일구대상을,김광현(SK)과 김현수(두산)에게 각각 최고투수·최고타자상을 수여했다.김 감독은 지난 8일 ‘야구인의 밤’ 행사에서 특별상을 받은 데 이어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공로패까지 받을 예정이어서 상복이 터졌다.김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모두 합심해 금메달을 일궜다.선배들이 주신 영광스러운 상인 만큼 가보로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7년 무명의 설움을 딛고 삼성의 주포로 자리매김한 최형우가 신인상을,군 제대 후 놀라운 타격으로 롯데를 8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조성환이 의지노력상을 받았다. 이밖에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서 타격 코치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일구는 데 힘을 보탠 김기태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코치와 일본프로야구 첫 해 30세이브를 넘긴 마무리 투수 임창용(야구르트 스왈로스)이 각각 코치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이념 넘어 전통적 선비정신 필요한 때”

    원로 국사학자인 한영우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10일 “좌파는 계급투쟁과 민주화만 강조하고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냈고,우파는 1980년대까지 민족만 강조하는 단순함을 나타냈다.”면서 양 진영 모두에 쓴소리를 했다. 한 교수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광화문 문화포럼’ 조찬강연회에서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좌파나 우파의 편향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전통적인 선비정신과 현대적 서구가치의 결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일제 때 경제가 발전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뉴라이트의 주장에는 “일제가 아니더라도 대한제국이 경제발전을 이끌었을 것이다.왜 우리는 못했을 거라 전제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좌·우 개념은 결국 서양에서 빌려온 이념에 불과해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서양이 아닌 우리의 전통 속에서 보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한 교수는 대안으로 ‘선비정신’의 부활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100년 동안 서구화를 진행하면서 얻은 건 물질적 풍부함이다.반면 정신적 자신감은 상실했다.이 때문에 우리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자주 흔들리며 모방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전통적 문화 가치인 선비정신을 통해 정신적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고] ‘홍길동’ 소설가 박연희씨 별세

    [부고] ‘홍길동’ 소설가 박연희씨 별세

    원로 소설가 박연희씨가 9일 오전 10시15분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박씨는 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광복 후 월남,1946년 문예종합지 ‘백민(白民)’ 기자로 근무하면서 단편소설 ‘쌀’로 등단했다.이후 ‘대조(大潮)’,‘문학’,‘자유세계’ 등 잡지의 편집장과 동아일보 문화부 차장 등을 지내면서 ‘고목’,‘증인’,‘방황’ 등 다수의 장·단편 소설과 ‘홍길동’,‘황제’,‘민란시대’ 등의 대하소설을 남겼다. 1997년 한국소설가협회 고문을 역임했으며 보관문화훈장(1982),대한민국예술원상(1983년),3·1문학상(1996년),은관문화훈장(2004년) 등을 받았다.유족으로는 부인 이지남씨,아들 남성,운성 씨가 있다.서울 쌍문동 한일병원 장례식장.발인 11일 오전 8시.(02)901-3934.
  •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 한국이름 ‘송한필’ 선물받아

    월터 샤프(Walter L.Sharp) 주한미군 사령관이 ‘송한필(宋韓弼)’이라는 한국 이름을 선물받았다.샤프 사령관은 8일 오후 주한미군 기지 내 드래곤 힐에서 한미동맹친선회(회장 서진섭)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친선의 밤’ 행사에서 원로 서예가 지촌 허룡 화백이 ‘宋韓弼 大將(송한필 대장)’ 이라고 쓴 붓글씨 족자와 한국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함께 받았다.샤프(Sharp)의 한국이름은 ‘에스(S)’ 발음을 딴 성으로 ‘송’을 지었고 이름은 대한민국을 수호한다는 뜻으로 ‘나라 한’자와 ‘도울 필’자로 지었다.샤프 사령관은 한국식 이름에 이어 명예 태권도 5단증과 도복도 전달받았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씨줄날줄] 上王과 大君/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왕조 시대 사극에나 등장하던 ‘대군 마마’가 21세기 공화정 체제인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아무것도 모르는 힘없는 시골 노인’ 노건평씨가 봉하대군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더니 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도 뒤질세라 영일대군으로 인구에 회자되었다.각종 인사나 예산 배정 등을 둘러싸고 이 의원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었던 때문이다. 그러던 이 의원이 ‘상왕’ 반열로 업그레이드됐다.며칠 전 한나라당 의원들의 동향 보고서를 보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상왕 정치’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다.김 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후 정국개입을 하자 상 왕정치라는 말이 유행한 뒤 수년 만이다. 본디 상왕은 왕을 지내다가 왕위를 물려준 사람을 일컫는 말.조선 태조 정종 태종 등이 해당된다.이 의원은 엄밀하게는 ‘상왕’이 아니겠으나 ‘이것저것 다 아는 힘있는 원로 의원’인 데다 당내 공식 직함을 가진 것도 아니라서 또 한 명의 대군과는 구별해 상왕으로 부르는 것이 어울린다는 세간의 판단이 작용했으리라.게다가 얼마 전 종영한 KBS 사극 대왕세종에서 태종이 상왕으로서 병권을 쥐고 정국을 요리하는 모습을 많은 시청자가 보아 온 뒤끝이다. 아예 한 여당 의원은 “우리는 이 의원님을 ‘당중앙’이라고 부릅니다.”라고 익살을 떤다.북한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김정일을 지칭하던 ‘당중앙’이 대군이나 상왕보다 어울린단다.직책과 관계없이 막강한 힘을 휘두르니까. 이 의원은 영일대군·상왕·당중앙 운운하는 말이 불쾌할 것이다.나라와 정권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몰라 준다고.또 보고서에 나타났듯이 자신이 적극 영입한 의원들이 당 방침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 대해서도 괘씸한 생각이 들 게다.내가 동생의 짐을 덜기 위해서라도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하지만 어쩌랴.한없이 조신하게 행동해야 할 대통령의 형인 것을.아무것도 모르고 힘이 없어도 사람들이 가만 두지 않았는데,‘나 힘 있소.’라고 광고하는 대통령의 형을 사람들이 가만 둘까.사람들은 이 의원의 고심보다는 그로 인한 권력의 왜곡 현상에 더 눈길을 두고 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 손길승 前SK회장 SKT명예회장 될듯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명예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손 회장은 2004년 SK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났었다.SK그룹은 이달 말 정기인사에서 손 전 회장을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7일 밝혔다.SK 관계자는 “그룹의 오늘을 만드는 데 큰 일을 한 원로에 대한 예우와 더불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그동안 쌓은 손 전 회장의 경영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그룹경영에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인사방안”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손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아니고 경영 자문이나 고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회장은 1965년 SK 전신인 선경그룹에 입사해 최종현 전 회장 타계 뒤 최태원 SK회장과 함께 그룹의 쌍두마차로 2003년까지 기업경영에 주력했다.2003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건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올해 광복절 특사로 최 회장과 함께 사면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해 저무는 강가에서 문단의 역사를 본다/최창일 시인·현대시인협회 이사

    [열린세상]해 저무는 강가에서 문단의 역사를 본다/최창일 시인·현대시인협회 이사

    역사의 현장이라면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시해,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의 현장을 떠 올릴 수 있다.하지만 역사의 현장은 정치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단 역사의 흐름에도 있다. 요즘 하나의 액자 속의 사인보드 판을 통해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본다.거슬러서 1993년 12월27일이다.명예시인으로 불리는 김수남씨가 그 해 회갑이 된 시인을 초청,송년 시회(詩會) 겸 회갑연을 가졌다.김수남씨는 시인은 아니다.시를 사랑하여 400여편의 시를 암송한다 하여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원로 시인들이 붙여준 호칭이다.안국동의 송현 클럽에 초청된 회갑 시인은 무려 여섯명이나 되었다.권일송 시인,박재삼 시인,이형기 시인,김여정 시인,강태열 시인,김남환 시인 등 중견시인으로 자리매김한 회갑시인이란 점도 있었고,김수남씨의 시 사랑에 대한 열정에 많은 시인들이 참석하였다. 문광부 장관은 물론 국회 문광분과위원장까지 얼굴을 내밀었으니 한마디로 문전성시였다.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을 대신한 사인판은 누가 보아도 내로라하는 한국 시의 거목들 집합체의 사인 보드판이다.구상,황금찬,이근배,허영자,김남조,성기조,김소엽,김광림 등 나열할 수 없는 100여명 시인의 예술적 가치의 사인이 보인다.사인보드 판이 너무 역사성으로 귀하다 싶어 복사본이라도 소장하고 싶어 김수남씨의 사무실에 들렀다.복사를 하고 돌려주겠노라 하고 잠시 대여받았다.일주일쯤 지났을까,빌려온 사인 보드판을 돌려주려던 차에 소스라칠 비보를 접했다.모 어린이 신문을 창간하기도한 김수남 명예시인이 그동안 투병하던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갔다는 것이다.결국 돌려주어야 할 사인 액자가 주인을 잃고 말았다. 이런 연유로 사본이 걸려야 할 사인 액자 대신에 진본 액자를 걸게 되었다.진정 저무는 역사는 거역할 수 없는 것인가.지금 액자의 사인 주인들이 하나둘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사인을 남긴 박재삼 시인이 먼저 고인이 되었다.이어서 권일송,이형기,구상 시인이 뒤를 이어 하늘나라 시인의 마을에 둥지를 틀었다.우린 지금 도도한 역사의 흐름의 현장에 서 있다.교과서 실린 시인들의 모습을 더 이상은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저무는 강가에 서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는 문단의 세미나가 집중되어 있다.어느 세미나를 선택해서 참석할지 난감하다.하나같이 중요한 문단의 행사기 때문이다.겹치지 않는다면 다 참석해도 유익한 세미나들이다.그러나 이상하게도 행사들이 주말에 치중하다 보니 겹친다.그래서 이번에는 가장 연로한 분이 강사로 나서는 세미나를 참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선택한 세미나는 황금찬 시인이 강사인 기독교문인협회가 주최한 세미나다. 황 시인은 91세다.우리 문단의 가장 큰 어른인 셈이다.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모습으로 ‘사랑과 평화 그리고 신앙시’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롱펠로우의 ‘백합에게’라는 시를 이야기할 때는 사랑이라는 테마에 스스로 감격하여 목소리에 눈물이 섞이고 듣는 이로 하여 가슴아리게 한다. 진정한 사랑은 노시인의 가슴에 지금도 애절하게 풀무질을 하고 있다. 이런 역사의 현장에서 시인의 음성을 녹음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될 성싶다. 오인숙 시인은 외국의 수많은 작품을 나열하며 기다란 작중 인물을 술술 풀어가며 위트넘친 황 시인의 강의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예수님인가 하여 옷깃을 뒤에서 살며시 만져 보았다고 한다.김석림 시인은 “오늘의 이 세미나야말로 역사의 한 기록”이라고 말한다.역사는 오늘을 살면서 미래를 이야기한다.역사는 거울 같이 비춰서 모든 것의 제모습을 깨워준다.역사는 폭력이나 굴욕에도 무저항이지만 결코 진실을 외면치 않는다. 역사는 거울 같이 비춰서 모든 것의 제모습을 깨워준다.역사는 폭력이나 굴욕에도 무저항이지만 결코 진실을 외면치 않는다. 최창일 시인·현대시인협회 이사
  • 한글자음을 두운으로… ‘유쾌한 파격’

    한글자음을 두운으로… ‘유쾌한 파격’

    시조시인 이용호가 ‘노랑꽃 개나리’(동광문화사 펴냄)를 내며 유쾌한 창작 실험을 펼쳤다.ㄱ~ㅎ까지 한글자음 14자를 시구 첫 머리에 가져가 90수의 시조에서 다양하게 변주하며 ‘두운(頭韻)’으로 활용했다.시조에서 전통적으로 중시 여기는 ‘각운(脚韻)’이 아닌,두운이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시조는 그릇을 중시한다.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3장 6구 3행’과 같은 평시조의 형식은 시인의 자유 의지와 정신을 담아내는 품격 있는 도구가 된다.하지만 자칫 형식에만 얽매일 경우 내용을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여기에 또다른 형식을 하나 보탰으니 그 실험은 위태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196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올해 73세의 노시인은 장르를 불문하고 경지에 이른 이가 그러했듯,파괴된 형식에서 붓가는 대로 쓰면서도 또다른 질서를 만들어낸다. ‘서울 어느 상이군의 독백’을 보면 ‘ㄱ’ 두운으로 시작한 ‘금호동 시내버스 사지가 잘린 상이군인’부터 마지막 ‘ㅎ’인 ‘한 자루 연필 팔은 돈 소주 한 잔 했네’로 마치면서 14행의 시조를 완성시킨다.짧은 시편에서 개인의 한 생과 비극의 역사가 스치듯 풍성하게 교차점을 이룬다. 이 형식은 주제와 소재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뛰어든다.‘아가야’에서는 손자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소박한 기쁨으로 바뀌었고,‘계룡산 등정’에서는 대가의 또다른 호연지기의 그릇이 된다.형식의 신선함을 굳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읽으면 시조가 됐다가 또 시가 되기도 한다.재미있는 점은 두음법칙 탓에 ‘ㄹ’ 대목에서는 거의 다 ‘라디오,로프,로마,러시아’ 등 외래어가 쓰이고 있다는 것. ‘노랑꽃 개나리’는 전 서울대 교수이자 원로 조각가인 최종태가 이용호의 시에 대구하듯,소담한 30점의 그림을 흔쾌히 그려 명실상부한 ‘시화집(詩畵集)’의 위용을 갖췄다.시인은 치솟은 그림값을 생각하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최 전 교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만,컬러그림에 양장본이라 좀 비싸다.2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부, 아동·청소년 의미 아나?/강지원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열린세상] 복지부, 아동·청소년 의미 아나?/강지원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리나라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아동’이라고 부르면 이 학생들이 좋아할까.또 대학생들에게 ‘청소년’이라고 부르면 이 대학생들이 좋아할까.더구나 똑같은 나이인 15세 중학생들에게 어떤 때는 ‘아동’이라고 부르고 어떤 때는 ‘청소년’이라고 부르고 하면 그런 사람들이 제정신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물며 그런 짓을 정부기관이 법률을 만들면서 하고 있다면 이런 정부기관을 제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미안한 이야기지만 지금 보건복지가족부가 법령안을 만들면서 바로 이런 꼴들을 보이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보건복지가족부는 아동·청소년 업무를 통합,관장하게 되었다.부처통폐합에 관하여는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종전에 찢어져 있던 아동업무와 청소년업무를 통합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세계적으로 ‘children’이라고 하면 0세부터 10대 후반의 아이들을 지칭한다.그리고 그에 대한 정책도 통합되어 운영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놈의’ 공무원 부처 분할주의 때문에 아동과 청소년업무가 따로 있는 것처럼 쪼개져 왔다.그래서 소관부처에 따라 쓰는 용어가 다르고 정책도 따로따로 놀아났던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아동복지법에서 ‘아동’이란 18세 미만을 가리켰다.청소년기본법에서 ‘청소년’은 9세 이상 24세미만을 가리켰다.청소년보호법에서 ‘청소년’은 19세미만을 가리켰다.이런 식으로 법률마다 제각각으로 연령을 규정하였으니 이 방면의 전문가들도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동·청소년업무를 통합하라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이번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결실을 보게 되었다.그런데 문제는 복지부가 이 통합작업을 위해 관계법령을 고친다면서 웃기지도 않는 구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근 복지부는 아동·청소년기본법 전문개정안에서 ‘아동’이란 18세 미만의 자를,‘청소년’이란 9세이상 25세미만의 자라고 정의했다.그렇다면 중첩되는 9세 이상 18세 미만은 ‘아동’인가,‘청소년’인가.  그보다도 심각한 것은 종전부터 지적되어 온 아동과 청소년의 범위 문제다.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아동’이라고 부른다.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아동’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만일 그렇게 불러 댄다면 학생들이 애 취급한다고 반발할 것이다. 대신 이들은 ‘청소년’이라고 부른다.또 대학생 나이가 되면 청소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청년’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법률을 만들 때 이같은 국민들의 어법에 충실히 따라야 할 것 아닌가.이번 법안은 그 외에도 문제점투성이다.정부는 불필요한 조직들을 구조조정한다고 하고 있는데,무슨 활동진흥원이니 복지개발원이니 하는 기구들을 마구 확대·신설했다. 또 종합운영기관이니 활동진흥센터니 종합지원센터니 복지상담센터니 하는 등등,도무지 전문가가 명칭을 들어도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알지도 못할 희한한 조직들을 양산해 놓았다.또한 각종 연구기능들을 통합하라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이곳저곳에 마구 분산해 놓았다.그동안 청소년관련기관들의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었다. 예컨대 청소년 수련기관들만 하더라도 낮에는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 있어 청소년수련기관에서는 청소년을 찾아 볼 수가 없는 한심한 사태가 드러났다.그런 것들이나 뜯어고칠 일이지,또다시 옥상옥의 기관들이나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래선 안 된다.공무원 등 몇몇이 탁상에 앉아서 주물럭거려서는 안 된다.당장 이 분야의 원로나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광범위하게 고견을 들어야 한다.차제에 아동·청소년 정책의 골간을 튼튼하게 정립하여야 한다. 공무원 등 몇몇이 탁상에 앉아서 주물럭거려서는 안 된다.당장 이 분야의 원로나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광범위하게 고견을 들어야 한다. 강지원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 [오바마의 각료·참모] (6) 경제회복자문위장 폴 볼커

    버락 오바마 차기 미 행정부에 신설되는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에 26일(현지시간) 내정된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올해 81세 ‘원로’다.그런 그가 20여년 만에 다시 미국 경제회생 작전에 투입된 배경은 선명하다.오바마 당선인은 그를 직접 지명하면서 “확고하면서도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인물”로 평가했다.또 “(공격할 때)사정을 봐주지 않는 고집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외신들은 앞다퉈 볼커 등용 이면의 숨은 의미를 읽어냈다.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해 새 경제팀이 지나치게 젊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노림수라는 해설이 지배적이다.오스틴 굴스비(ERAB사무국장),피터 오스자그(백악관 예산실장),제이슨 퍼먼(경제자문) 등 오바마 경제팀의 핵심 멤버들이 모두 30대.노련미가 부족한 이들을 보완하는 역할자로 발탁됐다는 평가다.뿐만 아니라 새 경제팀이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 인맥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희석시킬 카드이기도 하다.  1979년부터 1987년까지 FRB의장을 맡았던 볼커의 별명은 ‘인플레이션 파이터’.별명처럼 그는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으로 물가와 거침없는 승부를 겨뤘다.1,2차 오일쇼크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연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대담한 경제정책을 주도했다.이른바 ‘레이거노믹스’로 편입되는 정책이다.당시 볼커는 통화 긴축정책이 경기침체를 야기했다는 극심한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살해 위협을 받아 따로 경호원까지 두고 다녔다.그러나 여론에 굴하지 않았고,결국 이겼다.연 14%를 기록했던 물가 상승률은 그가 퇴임할 즈음 4% 언저리로 떨어졌다.  이후 1990년대 경제 대호황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독일 출신 미 경제학자 헨리 카우프만은 그런 볼커에게 “20세기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중앙은행 총재”로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 당선인과의 인연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지난해 6월 한 사적인 모임에서 처음 만났으나,대선 과정에서 최고의 경제정책 자문역으로 뛰었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대학원,런던정경대학(LSE) 등에서 수학했다.1952년 FRB에 입문,이후 잠시 체이스맨해튼에서 일하다 재무부를 거쳐 1975년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발탁됐다.FRB 의장에서 물러나서는 한동안 프린스턴대 강단에 섰다.낚시광으로도 유명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알립니다 본지는 현지 발음을 기준으로 삼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의 이름을 ‘티머시 가이트너(Timothy Geithner)’로 표기합니다.
  • 옥천, 옻기름 제조술 복원 나서

     충북 옥천군이 600년 전통의 화칠(옻나무를 불에 쪄 받는 진액) 채취와 옻기름 제조기술 복원에 나선다.  26일 옥천군에 따르면 오는 29~30일 청성면 고당리 금강변에서 군지역혁신협의회와 함께 국내·외 옻 연구가들의 자문을 받아 옻기름 제조기술 등을 재현한다.  화칠 채취는 예전에 경험이 있던 이 마을 원로들이 옻 전문가 조희석(42·경기 구리시)씨의 도움을 받아 복원하며,옻기름 제조는 한 재일(在日) 옻칠 장인의 자문을 받아 농업법인 ‘참옻들’이 재현한다.  옥천의 화칠은 세종실록지리지에 공납기록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품질과 60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화칠은 칠 재료보다 위장병 특효약으로 많이 쓰인다.1970년대까지 주로 겨울에 이 지역에서 생산된 화칠은 대구 약령시장 등으로 팔려나갔으나 수요가 줄면서 채취가 완전히 중단됐다.  옻기름은 옻나무를 항아리 속에 넣고 쪄 독성(우루시올)을 없앤 수액으로,암·위장병·무좀 치료 등에 널리 쓰였으나 제조법이 까다로워 맥이 끊겼다.  옥천군은 군농업기술센터의 옻대학 수강생들에게 화칠채취 및 옻기름 제조법을 전수,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 키울 계획이다.2005년 12월 ‘옻산업특구’로 지정된 옥천군은 45만그루의 옻나무가 심어져 있는 국내 최대 옻생산지로 지난해 2 t의 옻순과 5t의 옻껍질을 생산해냈다. 옥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농촌총각선보기 행사에서 아무 성과도 없이 돌아온 대식은 우연히 길에서 지갑을 줍는데,그 지갑의 주인이 어린 시절 함께 놀던 병원집의 외동딸 아리다.아리는 보험설계사를 하고 있다고 하자 대식은 아리를 위해 동네 사람들에게 보험을 팔고,아리를 마을로 초대하며 흥분된 나날을 보낸다. ●소비자 고발(KBS2 오후 11시5분)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분별한 선호로 백화점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들은 더욱 고가에 팔리고 있다.하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란 판매원들의 말 속에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요소는 없을까?프랑스와 이탈리아 현지 취재를 통해 백화점 해외 브랜드의 비밀,그 실체를 알아본다. ●사랑해, 울지마(MBC 오후 8시15분) 영민과 서영은 결혼 후 신접살림을 현재 서영이 살고 있는 빌라에서 하기로 한다.미수는 형부 병원비를 내라고 선뜻 내준 카드로 모텔비까지 결제한 것을 알게 되자 화가 나고,현금까지 인출한 사실에 격분한다.한편,현우는 영민에게 달려가 안 좋은 인상을 남겼던 미수의 얘기를 꺼내며 두둔한다. ●바람의 화원(SBS 오후 9시55분) 홍도와 윤복은 두꺼운 종이의 비밀을 풀기 위해 종이공장으로 간다.한 어르신으로부터 종이의 재질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윤복은 옛날에 아버지 서징이 자신에게 압착기를 돌리며 설명해 주던 걸 기억해 내고 그 종이를 물에 집어넣는다.물에 종이가 풀리고, 숨겨진 얼굴이 떠오르자 윤복은 깜짝 놀란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맞벌이 부부인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33개월 한결이.한결이는 집보다는 가까운 외갓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한결이는 대가족 뒷바라지에 바쁜 외할머니와 단 둘이만 지내와서인지,‘엄마’는 물론 할 줄 아는 말이 없다.아직 말문이 터지지 않은 한결이의 언어발달과 앞으로의 양육법에 대해 알아본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는 이제 전세계의 실물경기 침체라는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국내 상장기업들의 3·4분기 순이익도 59%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경기불황으로 일자리도 감소하고 있고 소비 또한 얼어붙고 있다.현명한 해법은 과연 무엇인지,경제계 원로학자인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한다.
  • [동티모르 여행기②] 커피 꽃은 희게 피고 열매는 붉게 익는다

    [동티모르 여행기②] 커피 꽃은 희게 피고 열매는 붉게 익는다

    정일근 《삶과꿈》기획위원과 안남용 사진작가는 지난여름 커피 시즌을 맞아 동티모르 커피생산지인 고산지역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21세기 최초의 신생독립국가이며 우리에게 미지의 국가인 동티모르에 대한 생생한 현지 취재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본지를 통해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동티모르(Timor-Leste)에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는 커피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커피나무와 커피 열매를 본 적이 없는 나그네에게는 그 풍경이 신기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꼭두서닛과(科) 열대산 상록관목인 커피나무는 하얀 꽃을 피운다. 꽃이 지며 꽃 진 자리마다 푸른 열매가 맺히고 시간이 지나면 열매는 앵두처럼 빨갛게 익어간다. 동백나무와 비슷한 커피나무도 처음 보았고, 하얀 커피나무 꽃도 처음 보았다. 커피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는 것과 빨간 열매 속에서 검은 커피가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동티모르는 커피 대량생산국가는 아니지만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지역에서 커피의 명품인 ‘아라비카種(종)’ 원두를 생산해 연간 7천~10만t 내외를 수출하고 있다. 2006년 동티모르 생두수출량은 8,877t이다. 동티모르 커피는 세계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그것은 순종의 커피나무에서 야생 원두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곳의 커피나무들은 동티모르가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인 200여 년 전에 심어진 커피나무로 거의 원종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차(茶)와 비교하자면 지리산에 자라는 야생차와 같다. 거름을 주고 비료를 주며 키우는 차가 아니라,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스스로 자생하는 차와 같다고 보면 된다. ‘커피 벨트’라는 말이 있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위 25도 사이에 커피나무가 자라는데 연 1,500mm 이상의 강수량을 가진 열대와 아열대 지역을 커피 벨트로 부른다. 그 중에서도 남회귀선과 북회귀선이 지나는 위도 23.5도 사이의 해발 1,000~3,000m 연평균 기온은 20~25도 수준일 때 좋은 커피가 생산된다. 커피 재배는 토양과 날씨도 중요하다. 마그마가 냉각, 응고되어 만들어진 화성암 풍화지역에서 커피나무가 잘 자르는데 그건 땅이 기름지고 물이 잘 빠지는 특성 때문이다. 또한 열매를 딸 때도, 열매 속의 원두를 말릴 때도 맑은 햇살과 좋은 바람에 말려야 하기에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 동티모르는 좋은 커피나무가 자라는 특성을 대부분 가졌다. 그런 특성에 플러스알파가 있는데 커피나무 생장에 좋은 자연적인 그늘을 만들어주는 셰이드 트리, 그림자 나무가 함께 생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백나무 곁에 차나무를 심어주면 동백나무가 잘 자라듯 셰이드 트리 아래서 자라는 커피나무는 더욱 싱싱해지고 수확량이 많다고 한다. 셰이드 나무가 무슨 종류의 나무인지는 알지 못했지만(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수형은 우리의 자귀나무와 비슷하며 키가 크고 가지가 길고 가지에 많은 잎들이 달려 시원한 그림자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세계의 커피 애호가들이 동티모르 커피에 주목하는 것은 이곳의 커피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거나, 농약, 화학비료 등으로 재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차량 수송이 되지 않는 동티모르 고산지대에 아직까지 그런 투자를 하는 커피회사는 없다. 커피농사로 힘들게 1년을 먹고 사는 그 지역주민들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살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다. 그러기에 동티모르 커피는 야생과 원종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가난이 오히려 좋은 커피를 만들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역설이 존재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커피회사인 스타벅스도 2003년 3,053t 의 동티모르産(산) 원두를 수매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동티모르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구매해 가고 있다. 스타벅스가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것, 그것이 동티모르 커피의 품질이 세계인의 입을 감동시키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나그네가 방문한 커피 생산마을인 ‘로뚜뚜’는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121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두어 시간 차를 타고 서너 시간 산을 오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나그네는 2박3일 만에 로뚜뚜에 도착했다. 산으로 산으로 이어지는 느린 도로를 1박2일을 달려 ‘사메’라는 지역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다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 로뚜뚜란 마을을 만났다. 로뚜뚜가 속한 광역단위가 ‘마누파히’이며 시·군단위가 ‘사메’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마누파히道(도) 사메郡(군) 로뚜뚜面(면)이다. 그 로뚜뚜에는 6개의 里(리), 마을이 있다. 로뚜뚜는 동티모르에서 3번째 높은 산인 가브라키(해발 2,360m) 산자락에 부족단위로 모여 사는 산마을이다. 전기는 들어오지 않고 운동장을 가진 초등학교, 주민들의 치료를 위해 부정기적으로 약사가 오는 클리닉(우리의 보건소), 일요일 아침 9시에 문을 여는 작은 가톨릭 성소가 유일한 공공건물이다. 로뚜뚜 사람은 가브라키산 정상을 오르는 일을 부족 전체의 원로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겐 입산을 허락하지 않는다. 산이 노한다는 것이다. 로뚜뚜 사람들이 산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 산에 커피나무가 자라기 때문이다. 산과 하늘의 해와 달과 별, 비와 바람이 전부인 로뚜뚜 마을에 커피나무가 자란다는 것은 가브라키 산의 축복이다. 로뚜뚜 마을 주민들이 숭배하는 산인 가브라키에는 산의 축복처럼 야생 아라비카종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 속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커피나무들이지만 주인 없는 나무가 없다. 그래서 남의 커피 열매를 절대 따지 않는다. 그건 로뚜뚜 마을 사람들의 정직함과 순박함이며 또한 마을 공동체가 지켜나가는 불문율이다. 이 로뚜뚜 마을에 꿈이 생긴 것은 2005년이다. 당시 동티모르 대통령이었던, 사나나 구스마오 현 총리가 한국을 비공식 방문하고 한국 YMCA 중앙회(이하 한국Y)에 요청해 이 오지마을에 ‘커피가공공장’이 만들어졌다. 현재 한국Y는 로뚜뚜 마을과 ‘공정무역’(Fair Traed)을 체결하고 ‘피스 커피’란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세계NGO들이 가난한 국가의 저소득층 국민을 돕는 대표적인 무역정책이다. 가난하다고 무작정 돕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공정한 거래를 하는 것이 그들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자생력으로 키워주는 일이다. 로뚜뚜 마을에 커피가공공장을 만든 한국Y는 2005년 10t, 2006년 20t, 2007년 24t의 품질 좋은 원두를 생산해 전량 한국으로 수출했으며 올해 생산량은 30t으로 잡고 있다. 한국Y의 공정무역은 동력기계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햇빛과 바람과 물과 그리고 사람의 손을 이용해 친생태적인 커피를 만드는 것에 있다. 로뚜뚜 커피가공공장은 커피시즌엔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붉게 잘 익은 커피 열매(레드체리)를 수매하고 가공장은 주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레드체리 kg당 25센트로 구입하다가 올해는 30센트로 올렸다. 물론 그 값은 한국Y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6개 마을 대표와 로뚜뚜를 대표하는 원로 등 9인의 원로회의를 통해 결정이 된다. 동티모르의 대규모 커피상들은 커피 열매 수확량에 따라 레드체리의 가격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한국Y의 공정거래는 한 번 결정된 가격은 커피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변동이 없다. 또한 다국적 커피상들은 당일 대금을 지불하지만 한국Y는 주급제로 커피 열매의 값을 지급하고 있다. 산간지역에서 커피 열매 이외는 별 수익이 없는 이 지역주민들에게 커피 열매는 경제(달러)에 대한 관리감각을 익히게 하고 있다. 가격에 대한 이 2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조건으로 로뚜뚜 마을 주민들은 반드시 익은 레드체리만, 그것도 그날 딴 레드체리만을 가지고 온다. 커피 열매는 하루만 두면 酸化(산화)를 시작해 커피의 맛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제 딴 커피 열매가 들어 있거나 익지 않은 푸른 열매가 들어 있으면 감독관인 원로회의에서 수매를 하지 않는다. 나그네는 그들의 공정거래를 지켜보면서 참 아름다운 거래가 가브라키 산자락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했다. 한국Y의 공정무역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커피 시즌에 1인당 월 120불의 급여를 지불하는, 연인원 6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올해만도 10만 불 이상의 현금이 로뚜뚜 지역에 공정무역에 대한 정당한 가격으로 지불될 예정이다. 로뚜뚜 주민들은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가 온 가족이 커피를 따서 저물 무렵 가공장 수매장으로 돌아올 때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일주일마다 수매가격을 현금으로 받으며 그들은 다시 일주일을 꿈꾼다. 공정무역을 통해 그 꿈이 일 년 열두 달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한국Y의 꿈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로뚜뚜이지만 커피 시즌에는 가공공장에서 발전기를 돌려 몇 개의 알전구가 환하게 켜진다. 멀리서 별빛처럼 빛나는 그 불빛을 바라보는 로뚜뚜 사람들의 가슴에도 ‘메히’(꿈의 테툼어)란 알전구가 커피 시즌 막바지인 오늘도 켜지고 있다. 글 정일근 기획위원 / 사진 안남용 다큐멘터리 사진가          월간 <삶과꿈> 2008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쌓이는 낙엽, 낭만은 두겹

    중구는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순까지 덕수궁길과 장충단길 등 주요 간선도로를 ‘낙엽이 있는 거리’로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거리를 찾는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낭만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낙엽이 쌓이도록 특별 관리한다. 하지만 시장 골목 등 이면도로 지역엔 바로 낙엽을 수거하기로 했다. 중구에서 낙엽이 운치 있는 곳은 시청 본관 맞은편의 덕수궁길과 퇴계로5가~동국대 입구의 훈련원로, 남산 소월길, 장충단길, 남산북쪽 순환로, 소파길 등을 꼽을 수 있다. 덕수궁길에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가을의 고궁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동국대입구 전철역에서 남산으로 향하는 장충단길은 회화나무와 은행나무가 남산의 단풍과 함께 가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퇴계로5가에서 동국대 입구까지 훈련원로에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남산 소파길은 길가의 은행나무와 인근의 카페가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구는 또 수거한 낙엽을 퇴비로 사용해 예산을 아끼기로 했다. 낙엽을 마포 자원회수시설에서 소각 처리하지 않고, 퇴비 제조시설에 보내 화초 종묘용 퇴비로 활용할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시는 죽음을 초월한다”

    “시는 죽음을 초월한다”

    노(老)시인은 50년 이상 시를 썼다. 이제는 기력이 떨어져 독서의 즐거움을 점차 잃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다시 스무살이 된다면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직접 찾아가 시법(詩法)을 배우거나 ‘한반도의 비극에 대한 시극(詩劇)을 쓰겠다.’는 열정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노시인은 또한 후배들에게는 수도하는 자세로 시의 심층에 길을 내기를 바라고, 시쓰기를 신앙과 같이 여기라는 훈훈한 조언을 던지는 넉넉한 어른이다. 하지만 평론가들에 대해서는 ‘이 땅에 평론가가 있느냐.’고 힐난하면서 시의 뿌리를 읽어내기를, 감동이 있을 때만 말하기를, 무상의 희열이 있을 때만 쓰기를 툭 내던지듯 부탁하는 냉랭함도 내비쳤다. 문학세계사가 펴내는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겨울호가 한국현대시 100년을 맞아 등단 이후 50년 이상의 시력(詩歷)을 갖고 있는 원로 시인들에게 노년의 시와 삶을 물었다. 김광림(79), 김규동(83), 김남조(81), 김윤성(82), 김종길(82), 문덕수(80), 박희진(77), 성찬경(78), 허만하(76), 황금찬(90) 등 10명이 참여했다. 이들에게는 건강관리에서부터 죽음 이후에 대한 생각까지 12개의 질문이 던져졌다. 김광림 시인은 시인으로 가장 후회스러울 때가 ‘시작(詩作)에 보수가 없을 때’, 김윤성 시인은 ‘결혼을 한 뒤 먹고 사는 일이 시를 쓰는 일보다 더 어렵다고 느껴졌을 때’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김규동 시인은 생활고에 못이겨 ‘몇 푼 안되는 원고료 때문에 마음에 없는 글을 여기저기 쓴 일’에 대한 후회를 거둬들이지 못한다. 2008년의 젊은 시인들이 고스란히 겪고 있는 문제가 지난 50년 동안 별다르게 바뀌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자식에게 얹혀사는 느낌이 힘들고, 보행이 어려워진 ‘보통 노인’의 모습이지만 ‘시와 시론에서 뭣이 좀 보이는 것 같다.(문덕수)’고 나이들수록 끝없는 정진을 보여주는가하면 ‘시는 죽음을 초월한다.(허만하)’거나 ‘시작도 가치를 창출하는 일(김종길)’이라며 시인으로서 자부심은 더욱 깊어간다. 도통(道通)의 경지다. 재미있는 점은 늘 ‘오독(誤讀)과 편견’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학평론가에 대해서는 독설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도식적인 괄호에 넣어 고정시키지 말라.(김남조)’,‘대상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쓰지 말라.(박희진)’,‘시를 정독해달라.(성찬경)’ 등의 반응은 그나마 점잖은 편이었다. 가장 뜨끔한 대목은 아마도 ‘할 말이 없다.(문덕수)’는 냉소가 아니었을까. 시인에게 죽음은 무엇일까. 기독교 신자인 김남조 시인은 ‘그리스도교의 교리에 따라 영혼불멸을 믿고 있으며 허무감과 손잡진 않겠다.’고 했고, 가톨릭 신자인 성찬경 시인도 ‘이 세상과 존재의 얼개가 갈수록 신비스럽다는 점을 실감하기 때문에 내세의 존재를 100퍼센트 믿고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김규동 시인은 ‘죄를 벗은 다음에는 새나 나비처럼 날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전체적으로 끝없는 잠의 세계일 것 같다. 그러므로 조용히 기다려보는 수밖에 무슨 도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SK그룹 최종건 회장 15일 35주기 추모식

    SK그룹을 창업한 고(故) 최종건 회장 타계 35주기(15일)를 맞아 추모식이 14일 오후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다. 이날 추모식에는 고인과 가까웠던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 등 전직 국무위원과 재계 원로를 비롯해 학계와 법조계·언론계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 고인의 발자취를 기릴 예정이다. 고인의 차남인 최신원 SKC 회장과 막내 아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조카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유가족과 SK 관계사 전·현직 최고 경영자 및 임직원들도 자리를 함께할 계획이다. 추모위원장을 맡은 김용래 전 총무처 장관은 미리 공개한 추모사를 통해 “패기와 도전의 기업가 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고인의 창조적 열정이야말로 최근 국내외 경제침체 위기를 헤쳐나갈 기업가적 도전 정신의 전범”이라며 “국가의 대계를 걱정하셨던 그분의 선각자적 지혜와 열정이 그립다.”고 말했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노무라 감독 “한국야구 두렵다”

    노무라 감독 “한국야구 두렵다”

    “한국야구가 두렵다”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의 노무라 가쓰야 감독(73)이 일본 국영 NHK(BS-2)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야구를 높이 평가했다. 노무라 감독이 출연한 프로그램은 유명 여성 사회자인 구니아 유코가 게스트를 불러 1대1로 진행하는 ‘클로즈업 현대’로 12일 밤 방영됐는데. 이번 대담의 제목은 ‘세계에서 이기기 위해서. 일본의 라이벌 한국’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90년대 데이터를 중시하는 ‘ID야구’를 앞세워 우승을 휩쓸며 기업경영에까지 그의 야구를 본받자는 열풍을 일으켰던 노무라 감독은 이 자리에서 ▲한국야구는 대표팀 상비군까지 두고 대표선수를 결정한 뒤에도 컨디션을 봐가며 마지막까지 교체한다. 그러나 일본은 경직된 구성이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 한국은 국제 규격에 맞게 신속하게 바꿔간다. 처음에는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다가도 일본보다 훨씬 빨리 적응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쿠바에 왕복항공료. 체재비를 대가면서 연습경기를 해 철저히 강점과 약점을 파악했다. 일본으로서는 흉내낼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 ▲데이터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을 보면 나의 ID야구를 도입한 것 같다는 등의 논지를 펼치면서 “한국야구가 두렵다”라는 말로 한국야구를 칭찬했다. 이 대담프로가 진행되는 내내 배경화면에는 한국의 베이징올림픽 경기장면. 국내프로야구 경기장면들이 나왔고. KBO 하일성 총장도 두차례 인터뷰 화면으로 출연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KBO 원로자문위원 조해연씨는 이 프로그램을 본 뒤 “노무라 감독은 좀처럼 남을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다. 천하의 나가시마 감독마저도 우습게 보는. 프라이드가 대단한 사람이다. 하지만 “두렵다”라는 말을 두번이나 하더라”고 말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리시밍 中 공산당 원로 사망

    중국 공산당 원로 리시밍(李錫銘)이 지난 8일 사망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82세. 중국 베이징에서 1998년까지 당서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부위원장 등을 거치며 공산당 지도부를 지낸 리시밍은 1989년 톈안먼 사태 때 강경파로 유혈 진압을 이끌어냈다. 리시밍은 수백명의 사망자를 냈던 톈안먼 시위 과정에서 당시 베이징 시장이던 천시퉁(陳希同)과 함께 강경 진압을 주장하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원로 007’ 로저 무어 “요즘 본드는 너무 폭력적”

    ‘원로 007’ 로저 무어 “요즘 본드는 너무 폭력적”

    ‘원로 007’ 로저 무어(81)가 ‘현역’ 다니엘 크레이그의 캐릭터에 애정 어린 비판을 전했다. 3대 제임스 본드인 무어는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11일 인터뷰에서 007시리즈의 최근작들이 예전과 달리 과도하게 폭력적인 본드를 그리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본드를 연기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그는 “그러나 본드가 폭력적인 캐릭터로 변해간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007 시리즈는 시대를 따라갔다. 영화 팬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줬고, 박스오피스 성적을 유지해왔다.”며 ‘폭력성’은 관객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무어는 007시리즈의 본드가 폭력성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을 자신의 시리즈 마지막 출연작인 ‘007-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로 지적하면서 “당시 그 캐릭터는 본드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무어는 ‘007-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3), ‘007-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 1974), ‘007-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8), ‘007-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 1981), ‘007-문레이커’(Moonraker, 1981), ‘007-옥토퍼시’(Octopussy, 1984), ‘007-뷰 투 어 킬’ 등 총 7편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다. 이 영화들에서 무어는 여성을 유혹해 정보를 얻어내는 매력적인 본드 캐릭터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본드를 연기한 배우로서의 자서전 ‘My Word is My Bond’를 쓰기도 했다. 한편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시리즈 신작 ‘퀀텀 오브 솔러스’는 지난달 31일 북미와 영국에서 개봉한 뒤 세계 각국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며 현재까지 1억6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사진=텔레그래프 인터넷 (UNITED ARTISTS)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화플러스] ‘세월에 담은 형상’ 10인전

    ●13년 만에 재개관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갤러리가 4일부터 23일까지 ‘세월에 담은 형상’전을 연다. 지난날 신세계갤러리에서 전시했던 권옥연, 문학진, 변시지, 황용엽 등의 원로와 중진 10명의 작품 40여점으로 채워진다.(02)310-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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