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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거대과학의 꿈] 우주개발 등 파급효과 막대… ‘미래의 노다지’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거대과학의 꿈] 우주개발 등 파급효과 막대… ‘미래의 노다지’

    갈릴레이, 뉴턴으로 대표되는 근대과학과 현대과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디에 있을까. 과학사 전문가들은 ‘복잡성’과 ‘규모’를 꼽는다. 뉴턴이나 갈릴레이가 실험실 또는 연구실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과학의 역사를 썼다면, 현대의 과학자들은 대규모의 실험을 통해 신기술을 개척한다. 특히 우주개발, 원자력, 핵융합 등 최소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수십년에 걸친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과학은 ‘빅사이언스’ 또는 ‘거대과학’으로 불리며 과학선진국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최근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인도 등도 거대과학의 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거대과학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까. ●아폴로 프로젝트, 생활 바꿔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거대과학의 시작으로 1940년대 진행됐던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꼽는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인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원자폭탄 개발이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원자폭탄의 설계와 제조는 물론 우라늄, 플루토늄, 발사체 등 수많은 신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에 미국 내 대부분의 연구소와 기업이 모두 달려들다시피 했다. 원자폭탄의 개발에 성공해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미국이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국가연구소와 기업들이 획득한 노하우를 하나둘씩 현실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인의 삶을 바꿔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원자력 발전과 방사광가속기는 물론 이때 얻어진 로켓발사 기술은 향후 우주개발의 원동력이 됐다. 당시 플루토늄 추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던 오크리지 연구소는 현재 에너지국 산하의 최대 연구소로 전세계 에너지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은 과학기술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슴 깊이 새기고 1등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된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도 거대과학의 중요한 역사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와 최초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등장으로 우주 개발에 있어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소련에 내준 미국은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이는 인류의 ‘꿈’이었던 달탐사로 이어졌다. 달탐사의 대명사가 된 아폴로프로젝트 또한 인류의 일상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꾼 결과물들을 내놓았다. 우주인들의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여과장치는 정수기의 모체가 됐고, 극한 상황에서 우주선과 우주인의 안전을 위해 개발된 단층촬영기술, 화재경보장치, 선글라스 등도 아폴로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특히 아폴로프로젝트에서 사용된 디지털 신호처리 및 화상기술은 컴퓨터 단층장치(CT)와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의료기기의 탄생을 이끌면서 인간 수명을 연장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폴로프로젝트에서 얻어진 NASA의 특허는 3000여건으로 이중 1300여건이 민간상품으로 개발됐다. ●한국, 힘찬 행보 시작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베스트셀러 ‘부의 미래’에서 “우주개발 분야에서 1달러를 투자하면 그 경제적 효과는 7∼12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우주 공간으로의 도약이 부의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냉전종식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러시아는 ‘소유스’와 국제우주정거장을 통해 꾸준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인도 역시 최근 우주개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도 최근 한국형 로켓 KSLV-1과 핵융합실험로 KSTAR를 내세워 거대과학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지만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기 위한 도전임에 분명하다. 정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소형 위성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2025년에는 달탐사선을 띄울 예정이다. 올해에만 정부가 주도하는 10조원가량의 연간 연구개발(R&D) 사업 가운데 3% 수준인 300억원이 우주개발이라는 단일 사업에 투자된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각국이 연합해 100조원가량을 투자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도 참여가 확실시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의 중심에 자리잡을 가속기 역시 대표적인 거대과학이다. 한 기에 건설비용만 수조원이 소요되는 가속기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분야에서 동시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계다. 남극과 북극기지 역시 자원개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단순 연구차원으로 무시할 수 없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이문기 거대과학지원관은 “거대과학에 대한 투자가 선진국으로 가는 밑거름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과거 미국과 러시아 위주로 진행되던 거대과학이 일본, 중국, 인도 등 전세계 국가들의 각축장으로 바뀐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광양항 年 172만TEU 처리… 물동량 50배↑

    광양항 年 172만TEU 처리… 물동량 50배↑

    전남 광양항의 컨테이너부두가 17일로 개항 10년을 맞았다. 광양항 부두는 미국·유럽 등지에서 오는 컨테이너의 동북아시아지역 환적항 및 부산항의 대체항 기능으로 건설됐다. 1998년 5만t급 4선석으로 출발해 지금은 16선석을 운용 중이다. 한해 최대 물동량 처리능력은 548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다. 지난해에는 개항 첫해(3만 3768개)의 50배인 172만개를 처리했다. 부산항은 지난해 광양항의 8배 정도인 1326만개를 처리했다. 광양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등에 따르면 현재 공사 중인 4선석은 안벽 하부가 마무리 단계이고 상부는 물동량 추이를 봐가며 하고 있다. 착공이 안 된 14선석이 2020년에 마무리되면 광양 컨테이너부두는 34선석으로 늘어난다. 이때쯤 연간 처리능력은 1200만개로 부산항(2200만개)의 절반 수준이 된다. 하지만 배후 산업단지와 물류단지, 소비도시 미비로 물동량이 부족하고 접근성이 약해 항만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26개 선사 매주 72항차 운항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물동량 증가율은 평균 12.4%였다. 올해 처리량은 195만개이고 상반기에 91만 5000개를 처리해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물동량이 늘어난 것은 호남권과 충청권, 수도권에 입주한 기업들의 광양항 이용 횟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광양항은 수도권 접근 때 상대적으로 부산항보다 거리가 짧아 물류비가 적게 먹힌다. 또 광양항을 이용하는 화물선과 노선이 늘면서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 광양항에는 26개 선사가 미국, 유럽, 중동, 남미 등 매주 72항차(1항차는 매주 정기 기항하는 횟수)를 오간다. 개장 당시 13항차였다. 결국 물동량이 생기면서 기항하는 선박과 노선이 늘었고 이는 다시 물동량을 더 늘리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았다. 물동량 창출의 원동력이 될 배후단지 개발도 순항 중이다. 개발 주도권 다툼으로 4년을 허송했지만 동측 배후단지(194만㎡)가 연말 완공된다. 이미 25개 업체가 들어오기로 해 분양이 끝난 셈이다. 서측 배후단지(193만㎡)도 오는 11월 착공해 2011년 마무리된다. 공사가 끝나면 고용창출과 함께 100만개 신규 물동량이 생긴다. ●부산항 대체항만 기능은 미흡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는 당초 적체현상을 빚고 있는 부산항의 대체항으로 개발됐다. 물론 경부축으로 기운 발전축을 다잡는다는 국토 균형발전 측면도 있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시에 육성한다는 양항체제가 그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지난달 화물연대 파업 때 부산항이 컨테이너를 더 이상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야적장이 차버려 난리가 났다. 그러나 광양항 장치율(컨테이너 야적공간)은 30%선으로 텅 비었다. 더욱이 광양항 장치율은 2003년 35%선에서 올해 32%선으로 낮아졌다. 또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환적화물을 겨냥해 건설된 광양항이 중국 상하이항의 급부상으로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착공하지 않은 14선석을 꼭 만들어야 하느냐는 일부 지적도 있다. 하지만 광양항이 유럽과 미주, 동남아를 삼각축으로 잇는 동북아 중심항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광양항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주∼광양 고속도로 신설, 전라선(익산∼여수) 복선 전철화, 여수 석유화학산단∼광양 컨테이너부두를 잇는 해상대교 등이 박람회 개최 이전까지 완공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는 컨테이너부두공단 직원들의 전향적인 의식변화, 동북아 중심항이란 지리적 이점, 최적의 국제물류 비즈니스 환경 등이 전제돼야 한다. ●물류 집적화로 고부가가치 창출을 한편 2020년 컨테이너 부두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광양항 주변에는 광양 황금산업단지, 순천 해룡임대산업단지, 율촌지방산업단지 등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90㎢·2700만평·13조원 규모)이 마무리된다. 현재 율촌 1산단은 공정률 65%로 2011년 마무리된다. 나머지 2,3산단은 개발 계획을 용역 중이다. 컨테이너부두 터미널 운영사들은 “광양제철, 여수석유화학, 율촌 첨단제조업 등 항만물류 집적화가 돼야만 광양항이 고부가가치 창출항만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시민 눈높이 맞춰 흐름을 보라”

    “그들의 활동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애초 큰 기대는 없었다. 촛불시위의 주체는 그들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들이다. 진보진영도 조직의 이름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거대한 흐름에 동참하는 게 좋지 않을까.” (요리커뮤니티 `82쿡´ 회원 김경란씨) “진보진영은 일반 시민들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이다. 그만큼 시민의 눈높이에서 변화하는 흐름을 보지 못하고 매너리즘과 관성에 젖어 기존의 방식을 되풀이하고 있다.” (블로거 ‘생명은 힘이 세다’) 몇 차례 위기와 반전을 거듭하며 이어지는 촛불시위는 한국의 진보진영을 뿌리부터 성찰하게 만들고 있다. 위기 속에서 촛불을 이어오는 원동력은 조직된 시민사회단체나 노동단체보다는 오히려 조직되지 않은 시민들이다.‘촛불들’을 만나 이들이 진보진영에 던지는 쓴소리를 들어봤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진짜로!” 촛불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진보진영 운동가들과 시민의 차이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명제에 대한 반응차이에서 찾았다.“진보진영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외칠 때 그것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어야 한다.’는 뜻이다.‘민주공화국’이 먼 얘기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정부나 정치권이나 진보진영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촛불을 든 시민들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믿는다.” 두 가지 반응의 차이는 작은 듯하지만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진보진영은 “이래야 한다.”는 당위성과 의무감에 사로잡혀 저항에 나선다. 하지만 시민들은 당연한 것이 훼손당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거리로 나왔다. 그들은 거칠 것이 없다. 물대포 앞에서 ‘온수’와 ‘세탁비’를 외치는 자신감은 자기가 ‘민주공화국의 주인’이라고 믿으니까 가능하다. 그는 “진보진영 대부분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는 분노에서 운동을 시작했던 사람들”이라면서 “운동가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젊은 세대들이 생활에서 누리는 ‘민주공화국’ 주인으로서의 감성을 배울 수 있다.”고 충고했다.●대통령만 불신받는 게 아니다 새 정부 출범과 쇠고기협상 발표 이후 진보진영이 패배주의에 빠져 있을 때 상황을 반전시킨 네티즌들은 진보진영에 ‘신뢰회복’과 ‘눈높이’를 주문했다. 블로거 ‘한강’은 “막말로 이명박 대통령이 하야하고 진보진영이 집권한들 과연 얼마나 달라질지 의문”이라면서 “대통령과 정부가 불신받는 게 촛불집회라는 직접행동이 표출된 배경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론 진보진영도 국민들의 신뢰를 못 받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진보진영의 열정과 헌신성은 존경하지만 운동가 개개인의 공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운동가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로거 ‘산해정’은 “촛불시위에서 진보진영은 일반 시민들이 주도하는 집회에 단순 참가한 의미밖에 없다.”고 단언하면서 “지금까지 진보진영이 내놓은 의제들이 가치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국민들은 자신의 삶과 연결된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진보진영과 서민들의 지지로 집권했지만 오락가락하다 양극화만 심화시킨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조직 중심 운동에 대한 비판도 눈에 띈다. 조선일보 광고거부운동으로 유명해진 ‘82쿡’ 회원으로 활동하는 김경란씨는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슈퍼영웅들이 세상을 구할 때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몰랐던 일반인들이 이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진보진영이 ‘각성된 자’라는 자기 의식을 깨고 그저 국민이 만들어 내는 거대한 흐름에 동참하는 것만으로 족하다고 본다.”고 밝혔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가고싶은 섬’ 1위 충남 보령 ‘외연도·호도’

    ‘가고싶은 섬’ 1위 충남 보령 ‘외연도·호도’

    충남 보령시 외연도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가고싶은 섬’ 1위로 선정했던 곳이다. 최근엔 행정안전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2008 휴양하기 좋은 섬 베스트 30’ 중 한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천항에서 서쪽으로 53㎞. 충남 보령시에 속한 70여 개의 섬들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외연도에 가기 위해 행장을 꾸린다. # 천연기념물 상록수림과 ‘사랑나무’ 외연도를 찾아가는 길은 꼭 ‘달력 사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풍경의 연속이었다. 먼 바다의 한 점 섬까지 또렷하게 보이는 깨끗한 시계와 장판을 깐 듯 잔잔한 바다에 더해,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파란 하늘이 소름돋을 만큼 황홀한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이날 느꼈던 외연도의 아름다움의 절반은 아마도 날씨의 몫이었을 게다. 외연도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사랑나무’라고 불리는 동백나무 연리지(連理枝)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맞닿은 채 오랜 기간 자라면서 서로 합쳐져 하나의 나무가 되는 현상이다. 나뭇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 몸체가 이어지면 연리목이라고 한다. 둘이 하나가 되기까지는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두 나무의 몸이나 가지가 맞닿은 부분이 압력을 견디다 못해 껍질이 벗겨지고, 드러난 생살이 부딪치는 쓰라린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하나로 이어진다. 연인들이 이 나무 아래를 지나면 사랑을 얻는다는 속설은 그런 까닭에서 생겨났다. 어디 연인뿐이랴. 두 개의 자아가 하나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하물며 서로 다른 이상을 가진 수천만명이 하나가 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일 게다. 생살만 찢을 뿐 좀처럼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남과 북은 벌써 반세기 넘는 기간 연리의 고통만 곱씹고 있지 않은가. 문화재청은 사랑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상록수림을 천연기념물 제136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 중국의 장수에게 제사 지내는 섬 외연도를 포함한 외연열도와 전북 어청도 등에는 전횡(田橫)이라는 중국의 장수를 당신(堂神)으로 숭배하는 풍습이 남아 있다. 전횡은 전국시대 제나라의 종실(宗室)인 전씨(田氏) 일족. 한나라 유방(劉邦)이 천하를 평정하자 자신의 군사 5백여 명과 함께 현 산둥성의 전횡도에 숨어 살다, 유방의 부름을 받고 뤄양(洛陽)으로 가던 중, 부끄러움에 자결한 인물이다. 그의 죽음을 들은 군사 5백여 명도 함께 자결했다고 역사는 전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이 어떤 연유에서인지 전횡이 은거했던 섬이 외연도라는 전설로 변했고, 마을사람들은 사당을 지어 그의 신위를 받들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요즘도 음력 정월대보름 자정에 살아 있는 소를 제물삼아 제를 올린다.9번 종을 침과 동시에 소를 잡는데, 제사가 끝난 후 땅에 닿은 부분은 마을사람들이 먹고, 땅에 닿지 않은 부분은 전횡 장군에게 바친다. 사당 뒤편엔 제물로 바쳐졌던 우공(牛公)들의 뼈가 수북이 쌓여 있다. # 큰 명금과 작은 명금의 몽돌해변 외연도는 작은 섬이다. 섬내 원동기라곤 트럭 몇 대뿐이어서, 주민들은 특별히 차를 쓸 일이 없는 한 걸어서 오간다. 선착장에 내려 상록수림을 넘으면 큰 명금, 작은 명금 등 몽돌해변이 나온다.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려니와, 풍경 또한 빼어나다.1㎞ 남짓한 길이의 산책로도 조성해 뒀다. 해변 뒤쪽 몽돌에는 서해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기름 묻은 돌들이 간혹 섞여 있는 편이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기엔 전혀 무리가 없다. 바다낚시 1급 포인트도 널려 있다. 간단한 루어낚시 장비를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우럭 등은 물론, 운이 좋다면 농어도 낚을 수 있다. # 여우를 닮은 섬 호도 외연도로 가던 배가 잠시 들르는 곳이 여우를 닮은 섬 호도(狐島)다.70가구 정도가 사는 아주 작은 섬이지만, 이곳을 여행목적지로 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호도해수욕장의 모래는 유리의 원료가 되는 규사다. 여우의 눈처럼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모래가 바람에 날릴 정도로 곱고 부드럽다. 해수욕장 오른쪽 모퉁이는 밀물때 물에 잠기는 갯바위가 많은 지역. 바위에 붙은 굴 등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갯바위 지역를 넘으면 몽돌해안이 나온다. 물색이 맑아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다. 글 사진 보령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041) ▶가는 길:승용차는 서해안고속도로→대천나들목→대천항 여객터미널 순으로 간다. 서울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과 남부터미널에서 대천행 버스가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대천항에서 호도, 외연도를 왕복하는 배가 하루 1회 운항한다. 주말과 여름철 특별수송기간엔 2회(호도는 3회) 운항. 호도까지는 약 50분, 외연도는 1시간35분 정도 소요된다. 운임은 호도 9350원, 외연도 1만 5700원. 신한해운 930-5050. ▶잘 곳:두 섬 모두 민박이 대부분이다. 외연도는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여관이 4만원, 민박은 4만∼6만원선. 송경일 이장 010)6435-1769. 호도에 최근 콘도식 민박이 조성됐다. 에어컨이 없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듯. 성수기 10만원. 고윤옥 이장 010)6488-0016. ▶먹거리:외연도에만 7개의 식당이 있는 등 음식 걱정은 접어도 좋겠다. 요즘은 우럭, 농어가 많이 나는 철.1㎏에 3만∼5만원쯤 받는다. 모두 자연산이다. ▶주변 볼거리:외연도는 모래 해변이 없다. 배로 5∼10분 거리의 오도, 횡경도 등 백사장이 있는 무인도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와도 좋겠다. 왕복 10만원선. 이종복 010)4431-5959.
  • [창간 104주년 특집-건국 60년 사회문화 여론조사]“한강의 기적에 민족적 자긍심” 82%

    [창간 104주년 특집-건국 60년 사회문화 여론조사]“한강의 기적에 민족적 자긍심” 82%

    ■역사인식 “세대 갈등 확대” 57% ‘6·25전쟁’ 가장 큰 사건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꼴은 정부 수립 이후 60년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긍심을 갖는 이유로는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경제 성장이 으뜸으로 꼽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 15.1%,‘대체로 자랑스럽다.’ 51.4% 등 전체 응답자의 66.5%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반면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와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 등 부정적으로 답변한 응답자는 각각 28.2%,4.4%에 그쳤다. 자랑스럽다는 긍정응답은 학력이 높을수록, 사무관리·전문직 종사자, 대전·충청 거주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자랑스럽지 않다.’는 부정적 응답은 생산·기능·노무직 종사자, 서울 거주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분야별로는 경제적 성장 정도에 매우 또는 대체로 자랑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이 8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문화적 다양성 정도 63.0%, 사회적 민주화 정도 62.0% 등의 순으로 긍정 답변 비율이 높았다. 반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 55.6%, 전반적인 삶의 질 55.3%, 국민들의 의식수준 52.2% 등은 긍정답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부 수립 이후 우리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31.7%가 ‘6·25 전쟁’을 꼽았다. 또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14.8%)과 1970년대 새마을운동(14.7%)이 ‘3대 사건’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1988년 서울올림픽 10.0% ▲1960년 ‘4·19 혁명’ 9.2% ▲1961년 ‘5·16 군사쿠데타’ 6.7% ▲1987년 ‘6·10 항쟁’ 4.1%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3.1% ▲1987년 ‘6·29 선언’ 1.9% ▲2000년 남북정상회담 1.6% 등의 순으로 ‘10대 사건’에 포함됐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중복응답)에는 전체의 56.8%가 ‘정치권 갈등으로 지역·세대간 갈등이 커진 점’을 꼽았다.‘남북 분단으로 민족이 분열된 점’ 50.2%,‘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빈부격차가 커진 점’ 44.0% 등을 지적하는 응답자 비율도 높았다. 이어 ‘군사정부의 장기집권으로 민주화가 늦어진 점’ 16.4%,‘지나친 국수주의로 세계화가 늦어진 점’ 14.4%,‘민족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이 약해진 점’ 12.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시기별 주역 “정보화 원동력은 국민의 자질” 56% ‘박정희 대통령이 주도한 산업화를 바탕으로,386세대가 민주화를 이끌어냈고, 일반 국민들이 선진국 진입을 위한 정보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서울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역사의 시기별 주역은 이처럼 평가될 수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가장 중요했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7.5%가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까지의 산업화 시기’라고 답했다. 즉 응답자 2명 중 1명꼴로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기틀이 마련됐고, 선진국 진입을 위한 초석이 다져진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의 민주화 시기’ 32.1%,‘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의 정보화 시기’ 17.9%,‘건국 이후 60년대 초반까지의 건국 시기’ 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화 시기를 이끈 주역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60.1%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 비율은 50대 이상(70.3%), 고졸 이하(67.1%), 자영업자(74.4%)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민주화 시기를 이끈 주역으로는 ‘386세대 중심의 대학생’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5.1%에 달했다.386세대는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 운동의 불을 지핀 뒤 1990년대에는 사회에 진출해 왕성한 활동을 펼친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를 일컫는 표현으로,1990년대 중반에 생겨난 개념이다. 민주화의 주역으로는 386세대 외에 일반 국민(25.4%)과 노동자·농민(11.0%) 등 이른바 ‘민초(民草)’들도 높이 평가됐다. 반면 정치권 내 야당세력(6.8%)이나 정치권 밖 재야세력(6.8%) 등 세력화된 정치권 인사를 꼽은 응답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의 정보화 수준이 높아지게 된 가장 큰 원동력으로 ‘국민의 특성과 자질’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55.8%를 차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역사정보 “정부수립일 아예 몰랐다” 63%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1948년 8월15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3%에 불과했다.23.6%는 잘못 알고 있었으며,63.4%는 아예 몰랐다고 답했다. 정부수립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응답자는 연령이나 학력, 소득이 높을수록 많았고 여자(8.3%)보다 남자(17.7%)가 더 많았다.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적절한 의미로는 ‘민주주의 국가로의 진정한 독립’이라는 응답이 45.7%로 절반에 가까웠고,‘일본식민통치 해방’(41.9%),‘남북 분단의 시작’(10.5%)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민주주의 국가로의 진정한 독립이라는 응답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컸고, 학생(61.3%)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일본식민통치 해방이라는 응답은 연령이 높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많았고, 주부(51.4%)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하면 떠오르는 인물로는 김구 선생이 44%로 가장 많았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35.7%로 그 다음이었다. 김구라는 응답자 비율은 고학력자, 진보주의자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 남자,40대, 사무·관리·전문직, 부산·울산·경남 거주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승만이라는 응답은 저학력자이지만 보수주의자,60대 이상, 농림어업종사자, 서울 거주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최고 대통령 “경제는 박정희… 민주화는 김대중” 국민 4명 가운데 3명꼴은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73.4%라는 압도적 지지율을 보였고,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이 8.4%, 김대중 전 대통령 7.0%, 노무현 전 대통령 5.1%였다. 김영삼(0.5%) 노태우(0.2%) 전두환(0.1%) 전 대통령은 응답자가 모두 1%에도 못미쳤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월소득 99만원 이하 저소득층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29세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29세 연령층과 전문대 재학생 이상의 고학력층, 진보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얻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응답은 30대, 고학력층, 진보층에서 많았다. 분야별로 보면 경제분야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나머지 분야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른 응답을 받았다. 경제분야에 대해 응답자의 무려 82%가 박 전 대통령을 꼽았고, 김대중(5.2%) 전두환(4.6%) 노무현(2.5%) 전 대통령 순으로 지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응답자 특성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에서 70% 이상 높은 응답을 이끌어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에서 70.4%라는 압도적 우위를 이끌어냈다. 외교와 민주주의 성장 분야에서도 각각 26.7%,27.2%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남북관계에서 모든 계층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 다음으로는 박정희(5.4%), 노무현(4.7%) 전 대통령이 이었으나 큰 차이를 보였다. 민주주의 성장분야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노무현(21.6%) 김영삼(15.3%) 박정희(11.4%) 노태우(5.2%) 전 대통령 순으로 업적을 많이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이제는 로컬리티시대]지역공동체 운동 현장을 찾아서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이제는 로컬리티시대]지역공동체 운동 현장을 찾아서

    광우병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와 유전자조작(GM)농산물의 대량수입 등 먹거리 안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역공동체 운동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와 공동 육아, 품앗이 등 일상을 함께 꾸리는 지역 공동체의 생활 방식이 그것이다. 서울 성미산공동체와 대전 한밭레츠, 전북 부안 등용마을 등의 한국형 지역 공동체의 성공 사례와 해외 사례를 통해 199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 확산된 지역공동체 운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진단해 본다. ■대전 화폐공동체 ‘한밭레츠’ 품팔고 가상화폐 ‘두루’ 모아 생활비 아껴요~ 대전에 사는 변수미(36·주부)씨는 지난달 생활비 일부를 일반 화폐 대신 ‘두루´라는 가상화폐로 계산했다. 치과 진료비로 6000두루, 자녀 논술학원비로 2만 두루, 친환경 농산물 구입에 2000두루 등을 썼다. 두루는 자원봉사 활동과 직접 만든 빵을 팔아 벌었다. 변씨는 대전지역 품앗이 공동체인 ‘한밭레츠´ 회원이다. 한밭레츠(www.tjlets.or.kr)는 10년 전 대전서 시작한 지역화폐 공동체다.1983년 캐나다에서 처음 시작된 ‘레츠(Local Exchange Trade System) 제도´를 본떠 만든 현대판 품앗이다. 이 같은 지역공동체는 1999년 외환위기 이후 확산돼 한때 30여곳에 달했으나 지금은 전국적으로 3∼4곳만 남아 있다. ●거래건수 9년새 26배 증가 지난달 26일 오전11시 대전시 대덕구 법1동 한밭레츠 사무실. 육아모임을 끝내고 사무실 입구에 마련된 물품 판매대에서 비누와 옷가지 등을 고르는 회원들로 붐비었다. 물품은 두루로 구입하는데 책 대여는 권당 500두루, 머그컵 구입은 2000원+1500두루 등이다. 두루는 ‘널리, 두루두루 쓰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1000두루는 1000원에 교환된다. 두루는 공부방이나 복지관 등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거나 재활용품 판매 등을 통해 벌 수 있다. 회원인 민들레 의료생협의 진료비, 자동차 수리 업체 정비비, 그리고 농산물이나 재활용품 등 구입에도 사용한다. 지난해 두루거래는 농산물 거래가 2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료 서비스 19.4%, 미장원·카센터·약국 등 가맹점 이용 14.2%, 재활용품 거래 8% 등이다. 개인별 ‘가상 통장´으로 관리되며 계좌는 공동체 사무실에서 통합 관리한다. 초기엔 거래가 287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7557건으로 26배나 늘었을 정도로 거래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액도 486만 두루에서 7373만 두루로 15배 증가했다. ●자원봉사로 돈 벌어 농산물 구입 회원은 580명. 다달이 5000원(3000원+2000두루)의 회비를 낸다. 이들은 서로가 정한 별칭으로 부른다. 두루를 가장 많이 모은 회원은 의료 생협에서 일하며 월급의 일부를 두루로 받은 ‘바나나´로 680만 두루를 모았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돌보미 자원봉사를 하는 ‘황장군´은 285만 두루, 문화 소외계층 어린이를 위한 이동영화관 자원봉사를 하는 ‘조각구름´은 372만 두루, 회원들의 소식지인 ‘좋은 이웃´을 인쇄하는 ‘왜가리´는 159만 두루를 모았다. 두루지기(시스템 관리자) 이수정(37)씨는 “지역 화폐 공동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함께 화폐의 활용 영역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부안 등용마을 ‘햇빛발전소’ 풍부한 친환경에너지 “부자마을이 따로없네” 초여름 보슬비에 싱그러운 풀냄새가 뚝뚝 묻어난다. 도로 옆 끝없이 펼쳐진 논은 온통 연두색 천지다. 전북 부안 버스터미널에서 이 길을 차로 10분쯤 달리면 한 마을이 나온다.30가구 50여명의 주민들이 사는 등용마을이다. ●5호기 설치중… 마을 가정용 전기의 60% 생산 1일 오후 2시, 커다란 기중기 한 대가 굉음을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165㎡(50평)남짓한 건물 지붕 위에 번쩍이는 철판을 까는 중이다.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이 “30짜리 햇빛발전소 5호기를 만드는 중”이라고 귀띔해준다. 이 마을은 환경친화적 에너지 자립공동체로 거듭나는 중이다. 부안시민발전소는 2005년 부안 주민과 환경연합 등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다.2003년 핵폐기장 반대 운동 당시 “당신들은 전기도 안 쓰냐. 꼭 필요한 시설을 왜 반대하느냐.”란 찬성측의 논리에 대해 좀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다 나온 대안이다. 정부의 비효율·반생태적 에너지정책에 반해 친환경적 재생가능 에너지와 에너지 절약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등용마을 생태학교 시선, 원불교 부안교당, 부안성당, 변산공동체에 각각 3짜리 태양열발전소인 ‘햇빛발전소´를 만들었다. 짓고 있는 5호기가 완성되면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가정용 전기의 60%를 생산하는 셈이 된다. ●유채 재배하며 바이오디젤연료 사용도 뿐만 아니다. 이웃마을인 주산면에서는 2004년부터 유채를 재배해 바이오디젤연료로 사용 중이다.1㎏의 유채를 짜면 기름이 300㎖ 정도 나온다. 이것으로 음식을 만드는 데 쓰고, 폐식용유는 경운기나 트럭의 연료로 사용한다. 4년의 노력끝에 부안군에는 728㏊의 유채밭이 생겼다. 유채밭으로 유명한 제주도보다 규모가 크다. 부안 유채밭은 농림부에서 ‘바이오디젤용 유채사업 시범단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강화된 ‘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이 시행되면서 바이오 디젤의 사용범위가 크게 줄어 타격을 입게 됐다. 친환경적 에너지 사용에 대한 이 마을 주민들의 관심은 갈수록 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집에서 태양열 온수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김겸준(78) 천주교 등용공소 회장은 “자연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든다니 얼마나 좋은가.”라면서 “처음엔 관심은 있지만 방법을 몰랐는데, 젊은 분들이 도와주니 지금은 적극 동참 중”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 공동체로서 이 마을이 갈 길은 아직 멀다. 이현민 소장은 “2015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30% 줄이고, 전체 사용 에너지의 절반을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으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안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서울 마포 ‘성미산 공동체’ 아이들 먹거리·볼거리 걱정 뚝! 카페 ‘작은나무´의 문이 열린다.“아저씨 딸기 아이스크림 주세요!”유기농 천연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건네준 점장 김상훈(28)씨는 돈을 받는 대신 네임카드를 뒤적인다.“네 이름이 뭐였더라?”아이는 살짝 눈을 흘긴다.“제 이름도 몰라요? 영민이잖아요.” 머쓱해진 김씨는 카드를 찾아 영민이 어머니가 미리 계산해놓은 돈에서 1700원을 뺀다. 아이들이 먹거리 걱정없이 무럭무럭 자라는 이 동네의 이름은 ‘성미산 공동체´다. ●2001년 ‘성미산 지키기´ 운동으로 마을공동체 활짝 성미산 공동체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망원동, 서교동 일대 1000여가구가 모여 사는 우리나라 공동체운동의 ‘선두주자´다.1994년 젊은 부모 30여쌍이 60평대 단독주택을 구입해 공동육아를 위한 어린이집을 열면서 싹텄다. 이 공동체는 2001년 마을 뒷산인 성미산에 배수지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운동을 하며 활짝 꽃을 피웠다. 마을의 숨통인 성미산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주민들을 하나로 묶었다. 그해 두레생협, 2002년 주민문화센터 꿈터를 시작으로 2004년 12년제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 풀뿌리 생활정치 시민단체인 마포연대 등이 생겨났다. 지난해엔 지역 라디오방송국인 마포FM도 개국했다. 공동육아 시절부터 공동체에 참여한 마포연대 상임이사 이경란씨는 “공동체는 현대 도시문제의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먹거리 문제, 아이들 교육과 안전,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등의 문제를 공동체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육아를 하러 마을에 왔다가 성미산학교 교사가 된 정현영(45)씨는 “카센터인 성미산 차병원, 반찬가게인 동네부엌이 생기면서 주민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이익이 남으면 공동체에 환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시 ‘개발 먹구름´에 존폐 위기 최근 성미산공동체에 위기가 닥쳤다. 홍익대학교에서 부속 초중고를 성미산 자락으로 옮기려해서다. 마포구청이 최소한의 녹지 확보를 전제로 조건부 찬성 의견을 서울시에 올렸고,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성미산대책위 문치웅 전략팀장은 “성미산이 사라지면 애써 일궈온 공동체도 사라지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5시에 찾아간 성미산어린이집 한쪽에선 보리(4)와 채원(4)이가 어디선가 튀어나온 달팽이 한 마리를 조심스레 쓰다듬고 있었다. 보리와 채원이 같은 공동체 아이들에게 녹색 감수성을 일깨워준 성미산공동체는 또다시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女의사서 우주인 된 건 내 잠재력 믿은 덕”

    “女의사서 우주인 된 건 내 잠재력 믿은 덕”

    |파리 김민희특파원|‘안될 것 뭐 있어?란 말은 평생의 입버릇이었다. 그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유럽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자 프랑스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클로디 에네는 7일(현지시간)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IT여성포럼’에 참석해 젊은 여성들이 과학분야에 활발히 참여해 줄 것을 부탁했다.IT여성포럼은 지난 3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6회 이매진컵의 하나로, 이안 피겔 유럽연합 교육분야 위원, 마크 듀란도 유러피안 스쿨넷 대표, 이매진컵 결승에 진출한 15명의 여성 참가자, 과학자를 꿈꾸는 전 유럽의 여고생 15명 등이 참석했다. ●“인생에서 한 문을 열면 또 다른 문 발견” 과학 분야에서 여성 참여가 저조한 것은 유럽도 마찬가지다.MST(수학, 과학, 기술)를 공부하는 400만명 중 여성은 고작 31%다. 게다가 요직에 오른 여성들이 없는 것도 문제다. 전 유럽의 대학교수 중 여교수는 15%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클로디 전 장관이 걸어온 길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클로디 전 장관은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것으로 기조연설을 시작했다.“피부과 의사였던 내가 1985년 우주비행을 제의받았을 때 흔쾌히 승낙한 것은 내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후 우주비행사, 정부 관료, 과학자라는 다양한 경험은 매우 흥미로웠고 성공적이었다.” 자신을 롤 모델로 삼으려는 젊은 여성과학도에게 클로디 전 장관이 던진 키워드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인생에선 한 문을 열면 또다른 문을 발견한다. 망설여지더라도 자신있게 문을 열라. 내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10년 전에는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대다수인 과학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여성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남자가 되려고 노력하지 마라. 여성이란 정체성은 매우 소중한 것이다. 그것을 발판삼아 다양한 장점을 계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충고였다. ●“IT분야에 한국 여성 더 참여해야” 특히 클로디 전 장관은 “IT강국인 한국에서 좀더 많은 여성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누리는 사람의 절반이 여성인데, 그것을 만드는 사람은 모두 남성이라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최근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소연씨도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 여성들의 긍정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했다. haru@seoul.co.kr
  • [지방시대] ‘창조적 인재’ 지역 스스로 길러야/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창조적 인재’ 지역 스스로 길러야/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원동력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인간의 지혜와 재능, 상상력이 빚어내는 창조력은 지금까지 도시의 중요한 자원으로서 기능해 왔던 입지, 자연자원, 시장의 접근성보다 더 중요해졌다. 지역에서 살면서 지역을 경영하는 사람의 창조성이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이다.‘인재 육성이야말로 지방경영의 핵심적 활동’인 것이다. 그런데도 여러 지역에 가보면 “우리 지역에는 자원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없는 것은 자원이 아니다. 자원을 볼 줄 아는 눈이 없고, 자원을 활용할 지혜가 없는 것이다. 현장에 가보면 인력이 모자란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모자라는 것은 인력의 양이 아니라 인력의 질이다. 창조도시론을 화두로 도시경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찰스 랜드리는 많은 도시를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잘나가는 도시 그리고 성장하는 도시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유형적인 자산을 가진 곳이 아니다. 그 구성원들의 상상력이 풍부하고, 상상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창조적인 시스템이 있으며, 그러한 시스템을 밀어주는 정치문화가 있는데도 발전하지 않은 곳은 없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지방은 자신의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효율적으로 육성하고 있는가. 인재 육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핵심은 역시 교육과 학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교육 실태를 살펴보면 많은 한계가 있다. 첫째, 지역이 확보해야 할 인재 비전을 설정하고 전략적으로 실시하는 연수가 거의 없다. 보편적인 상식과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를, 그것도 앞뒤의 내용연계도 없이 소모적으로 이루어지는 연수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제는 구체적인 테마와 과제를 전제로 한 콩나물에 물 주듯 반복적인 테마연수, 과제연수, 정책연수가 필요한 시대다. 둘째, 현장의 과제와 시민의 관점에서 연수를 해야 한다.‘현실을 가슴에 품고’ ‘현장에 서서’ ‘현물을 다루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특정 지역의 필연성과 주민의 특성, 그리고 지역의 이념과 비전을 전제로 한 연수도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성공 사례나 차용한 지식만으로는 최고의 도시를 만들 수 없다. 셋째, 정책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지방을 경영한다는 것은 공무원과 주민이 공동 창조한 비전 실행을 위해 정책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로부터 자립한다는 것은 정책적으로 자립하는 것이다.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분석하며 바람직한 목표와 정책과제를 설정하는 능력을 겸비한 정책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넷째, 단순한 지식주의를 벗어나 견식(見識)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담식(膽識)을 기르고 절조를 갖도록 하는 것을 학습의 목표로 해야 한다. 가르친다는 것은 지식을 주입하는 노동활동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창조 행위다. 따라서 틀에 박힌 지식을 공급하는 배급소와도 같은 연수원은 큰 의미가 없다. 하나의 원칙을 터득하면 그것을 토대로 스스로 자신의 의문을 풀어나가는 창조적 인재의 육성이 연수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희망은 상상력과 실천력이 뛰어난 인재를 기르는 것이다. 지역에는 다양한 계층의 인재가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창조적인 공무원을 육성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사전 준비도 시키지 않고 현장에 투입한다면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개인을 망치게 한다. 그래서 공자는 말했다.“훈련되지 않은 사람을 곧바로 실전에 투입시키는 것이야말로 그 사람을 버리는 것이다.”(以不敎民戰,是謂棄之·논어 子路 30)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 과교수
  • “올 2승 목표 빨리 달성해 기뻐”

    “올해 목표가 2승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해 뿌듯하다.” 7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인 통산 4승째를 거둔 이선화(22·CJ)는 “긴트리뷰트에 이어 이번에도 연장전을 예상했다가 상대의 버디 퍼트 실패를 스코어보드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이선화는 2개 대회를 거르고 오는 24일 에비앙마스터스에 출전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너무나 뿌듯하다. 올 시즌 목표가 2승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했다. 날씨 때문에 애를 먹었지만 샷이 바라는 대로 잘 됐고, 열심히 연습한 성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 ▶17번홀 이미나의 보기를 알았나. -18번홀 그린에 올라가면서 전광판을 봤다. 이미나 선배가 16번홀까지 나보다 1타 앞서 있었다. 여기에서 반드시 버디를 성공시켜야 연장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버디 성공 후에도 (이미나의)17번홀 상황을 몰랐는데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보기로 끝났다고 캐디가 알려줬다. ▶우승의 원동력은. -매번 버디 퍼트가 들어가지 않아 초조했지만 조급증을 억눌렀다. 차분한 경기 운영 덕이었다. ▶우승 경험이 오늘도 도움이 됐나. -그렇다. 긴트리뷰트 때 9타차 역전 우승을 거뒀는데 그때 5언더파를 쳤다. 오늘도 4∼5언더파만 치면 우승이 가능하다고 예상했고,4언더파를 쳤으니 그대로 들어맞았다. 우승 경험은 확실히 다음번 우승에 도움이 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감독 곽경택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감독 곽경택

    불황 탈출에 몸부림치고 있는 충무로에 또 한명의 ‘승부사’가 돌아왔다. 영화 ‘친구’‘태풍’‘챔피언’ 등 남성영화로 일가를 이룬 곽경택(42) 감독이다. 새 액션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 이이’·31일 개봉)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는 그가 그간의 ‘투박한’ 감성을 버리고 세련된 스타일로 변신한다. “기존의 사람냄새 나는 리얼리티보다 속도감과 캐릭터에 초점을 맞췄어요. 극전개도 무겁지 않고 간간이 웃음 코드도 들어 있죠. 이를 테면 떡집을 하던 사람이 케이크로 승부를 던진 셈인데, 전혀 다른 종류의 시험을 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의 심정이에요.” ●“그래도 난, 어쩔 수 없는 경상도 ‘촌놈’” 그의 8번째 신작인 ‘눈눈, 이이’는 자존심에 죽고 사는 형사 백 반장(한석규)과 냉철한 두뇌에 대담한 행동력을 자랑하는 범죄자 안현민(차승원)의 집요한 추격전을 그린 작품. 올초 ‘추격자’에서 최근 ‘강철중’에 이르기까지 유독 남성 주연의 영화가 많았던 만큼 이 영화의 성패는 기존 작품들과의 차별화에 달려 있다. 과연 그는 이 영화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요즘 사회는 마치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처럼 돌아가고 있잖아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두 주인공은 서로 대결하다가도 인간적인 공감대를 갖고 절대악에 맞서죠. 결국엔 돈보다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영화적 외양은 달라졌을지 몰라도 여전한 그의 통찰력은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순수한 ‘경상도 사나이’의 감성 그대로다.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을 것 같은 아날로그적 감성은 지난해 첫 도전한 멜로영화 ‘사랑’에서 200만명이 넘는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 내는 원동력이 됐다. “제가 경상도 ‘촌놈’이라 어쩔 수 없나 봐요.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엔 무척 서툴거든요. 하지만 감각이 매끈하든 투박하든,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시대적인 정서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것을 속이지 않고 성실히 전달할 뿐이죠.” ●장동건, 정우성 등 ‘꽃미남’ 배우 조련사 이 같은 진정성 때문일까. 곽 감독 특유의 투박하고 거친 연출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장동건, 정우성, 주진모 등 수많은 꽃미남 배우들이 그의 영화에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작품마다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전 어느 연기자든 처음 시나리오가 맘에 들지 않으면 두번 다시 출연을 권유하지 않아요. 그만큼 작품에 대한 강한 욕구가 있는 분을 선호하죠. 감독으로서 그런 분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보다 보면 배우 자신은 미처 몰랐던 면들을 발견하게 될 때가 많아요.” 영화를 시작할 땐 항상 삭발을 하는 색다른 버릇을 갖고 있는 곽 감독은 이번에도 한차례 머리를 밀었다. 일단 작품을 시작하면 꼼꼼하게 몰입하는 그의 ‘뚝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그런 그도 이제 영상산업의 변화에 따라 드라마 진출 등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일본에서 먼저 영화 ‘친구’의 드라마화 제의를 받고, 제 작품이니까 못다한 얘기를 드라마 문법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락했죠. 창조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영화든 드라마든 매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국적 캐스팅이건, 합작의 형태건 시장을 계속 넓혀가는 것이 제게 맡겨진 사명 아닐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인사]

    한국원자력연구원 ◇본부장급 △선임본부장 장문희△원자로시스템기술개발〃 김학노△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장 김원호◇부장급△정책연구부장 노병철◇팀장급△인사팀장 윤석근△총무〃 안기정△대외협력〃 최명종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수석급 △감사실 李世勳△철도시스템연구센터 梁信秋◇책임급△철도시스템연구센터 權太守 金在澈 朴德信 趙駿鎬 金正碩△국가연구개발센터 尹喜澤△행정부 최의주◇선임급△국가연구개발센터 高兌熏△시험인증센터 白承久△철도시스템연구센터 莘卿浩 金哉勳△기획정책부 白承鉉◇주임급△미래전략연구센터 李仁默△기획정책부 趙容晟 梁瑛珠△행정부 李浩成 건국대 (충주캠퍼스) △인문과학대학장 朴惠淑△사회과학〃 金元植△자연과학〃 裵秉鎬△기획조정처장 蔣二埰△교무〃 蔡洸杓△중원도서관장 李振馥 단국대 (죽전캠퍼스) △교육대학원 겸 특수교육대학원장 曺昌燮△행정법무대학원장 柳志成△디자인대학원장 겸 예술조형대학장 鄭桂文△정보통신대학원장 겸 공과대학장 申仁澈△문과대학장 崔熙在△자연과대학장 겸 공동기기센터장 虜承政△법과대학장 鄭準鉉△대외협력실장 玄峻源△입학관리처장 李在勳△학생지원처장 겸 사회봉사단장 沈相信△재무처장 李秉琁△정보통신원장 韓敬浩△출판부장 白景台△집현재 관장 金成憲△평생교육원장 鄭允和△인재개발원장 金柱鎬△교육개발인증원 부원장 金昌一(천안캠퍼스)△정책경영대학원장 겸 산업정보대학원장 李孝善△경상대학장 申東領△공학〃 金東寧△생명자원과학〃 崔準秀△체육〃 玉程錫△입학관리처장 金善郁△평생교육원장 李淑卿△학사재 관장 朴承煥△보건진료소장 李明容△산학협력단 부단장 朴容範△중소기업협력단장 겸 생명공학창업보육센터장 金敬昊 세종대 △대학원장(인문과학대학장 겸직) 정대림△경영전문〃(경영대학장 〃) 유동근△공연예술〃(영상대학원장 〃) 김인수△기획처장 오덕재△교무〃 강자모△학생지원〃 박상식△연구산학협력〃 오장헌△대외협력〃 김수연△평생교육원장 김중길 한화증권 △인사총무팀장 李在萬 금호생명 ◇본부장 △경인지역본부 洪東基△방카슈랑스마케팅〃 姜相三△수도〃 金千洙△영남〃 柳相烈△미디어〃 柳倉宇△하이브리드〃 李相徒 ◇팀장 △교육팀 金相泳△TM사업팀 金賢哲△언더라이팅팀 朴柱榮 ◇지점장 △마포 鄭相鎬△빛고을 安南淳△무등 丁鎔哲△충장 李 哲△이수 朴孝淑△금남 曺炯植 메리츠화재 △고객지원팀장 박용수△융자〃 박웅△프로젝트영업〃 홍성훈△경남권본부지원〃 김경철△에이전시1본부 지원〃 이창원△서울에이전시 영업1〃 박규영△광주지점장 유호율△대전중앙〃 정병재△대전〃 이승용△새서울〃 류정희△서광주〃 서원동△진주〃 정숙이△포항〃 강학구 부산솔로몬저축은행 ◇임원 승진 △이사 조봉환 ◇부장 승진△영업부장 권경진△남포동지점장 노경택△경영지원팀장 김현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자원전쟁의 최전선 호주를 가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자원전쟁의 최전선 호주를 가다

    |퍼스·시드니(호주) 오상도특파원|세상이 온통 붉은색이다. 철광석을 머금어 사방이 벌겋게 물든 서호주 필바라 사막은 일출과 동시에 수은주를 40도 넘게 끌어올린다. 기자마저 녹여버릴 듯한 기세다. 호주 서부 최대 도시인 퍼스에서 북서쪽으로 1000㎞. 반세기 넘은 철광석 탄광이 밀집한 이곳에는 지표면에서 수백미터 아래까지 초대형 굴삭기가 파고들어간 노천 탄광이 즐비하다. 바퀴만 3m가 넘는 거대 덤프트럭들도 널려 있다. 새로운 광맥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가로·세로 1∼5㎞의 대형광구 수십개가 입을 벌리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광석은 길이만 3㎞가 넘는 기차에 실려 북쪽의 헤들랜드 항으로 운송된 뒤 중국으로 가는 배에 곧바로 선적된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회사인 BHP빌리턴 관계자는 “한국도 지금까지 이곳에서 생산량의 14%인 1억 600만t가량을 실어 갔다.”고 전했다. ●中·日 2배 오른 값에 공급계약 세계 광물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해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각국이 피 말리는 ‘자원전쟁’을 펼치면서부터다. 우리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경제’에 워낙 익숙한 탓에 앞으로도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자원전쟁은 앞으로도 끝을 알 수 없는 가격인상과 자원 고갈을 부추길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전쟁을 이어가야 할까.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24일 세계 2위 철광석 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와 중국 최대 제철회사 바오강그룹이 96%나 오른 가격에 철광석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호주의 또 다른 철광석 생산 업체인 BHP빌리턴도 같은 수준의 가격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연간 최고 인상폭은 9.5%였다. 급증하는 철광석 수요가 공급자를 왕으로 만든 셈이다. 파장은 한국 기업에까지 미쳤다. 신일본제철 등 일본 업체들도 전년보다 2배 오른 가격에 공급계약을 하면서 포스코 등 한국 업체들 역시 심각한 가격 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 호주지사 우선문 지사장은 “호주 업체들이 브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물류비만큼이라도 가격을 올려 달라고 요구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중국 기업이 가격인상 요구에 꺾인 것도 리오틴토나 BHP 등 호주 메이저사들의 공급 중단 압박 탓이었다. ●중국의 ‘금해전술(金海戰術)’ “최근 중국 기업들이 (서호주) 자원투자에 활발한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성장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지요.” 퍼스의 애들레이드테라스 1번지에 위치한 주정부청사. 산업자원부 스테드먼 엘리스 차관은 중국 기업의 호주 자원시장 진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다만 “호주와 한국 모두 ‘에너지안보’가 화두인데, 한국은 여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 최대 광물산지인 서호주의 자원정책을 총괄하는 그의 말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호주 자원 확보전이 더 격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기업의 자원확보를 위한 요즘 행보는 눈부시다. 바오강그룹은 연간 2000만t, 시하이신과 허베이진시는 1200만t 규모의 10년 이상 장기공급계약을 서호주지역 회사와 했다. 중국이 2005∼2006년 2년간 철광석에 투자한 금액은 68억달러(이하 호주달러). 우리가 지난해까지 10여년간 호주 광물자원에 투자한 12억달러의 5배를 웃돈다. 올해 중국은 전년보다 14% 증가한 4억 3500만t의 철광석을 수입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아예 리오틴토의 지분 인수는 물론 서호주 현지의 중견 철광석 회사 인수전에까지 뛰어들었다. 내친김에 호주 업체를 인수해 자원은 물론 가격 통제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다.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 퍼스의 조지 테라스 거리.20층 높이의 BHP빌리턴의 철광석 본사가 위용을 자랑한다.BHP는 요즘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른 한국 기업과의 신경전으로 잔뜩 민감해져 있다. 호주 자원시장에서의 한국의 위상에 대해 묻자 회사 관계자는 “중국 못지않게 한국도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건넨 자료 표지에는 2008베이징올림픽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서호주 정부 관계자가 제시한 자료에선 한국(54억달러)은 이미 중국(143억달러), 일본(118억달러)에 한참 뒤진 3위의 광물 수입국으로 밀려 있었다. 게다가 인도(50억달러)에까지 간발의 차이로 쫓기는 신세다. 포스코는 2003년 BHP와 합작투자해 서호주 포스맥 광구에서만 연간 최고 450만t,25년간 7500만t의 철광석을 가져오는 장기계약을 했다. 하지만 수급 계약과 별도로 가격은 매년 협상을 통해 갱신해야 하는 만큼 가격 인상 압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철광석 외에도 연료용으로 수입하는 호주산 유연탄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두배가 오르며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한 광물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기업들은 지분인수 확대나 직접투자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doh@seoul.co.kr
  •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88올림픽 4위·월드컵 4강의 힘 베이징으로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88올림픽 4위·월드컵 4강의 힘 베이징으로

    이 땅에 근대 스포츠가 처음 도입된 건 1900년 이전이었다.19세기 말 개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무렵 외국인 선교사들은 한 손에는 성경을, 또 한 손에는 축구공과 야구공을 들고 격동기의 조선 땅을 찾았다. 최초의 스포츠 이벤트는 피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1894년 겨울. 당시 조선 주재 외국인들이 얼어붙은 경복궁 향원정 연못 위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지켜보는 가운데 ‘얼음 위를 나는 기술’을 선보였다. ●올림픽과 함께한 60년 최초의 경기장은 향원정, 선수는 스케이트를 신은 외국인, 관중은 고종과 명성황후였던 셈이다. 당시 황후는 남녀가 사당패처럼 발재주를 부리며 손까지 잡았다 놓았다 하는 모양을 보며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후 100년을 훌쩍 넘기고 대한민국의 국호가 60년을 누리는 동안 스포츠는 정치와 사회, 문화는 물론 국민의 정서까지 가늠케 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손에 쥔 것 하나없이 남의 손에 의해 움을 틔운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이제 어엿하게 세계 10위라는 명찰을 단, 아름드리 굵직한 나무로 컸다. 대한민국 스포츠는 국제종합대회인 올림픽과 더불어 성장했다. 한국 체육사는 올림픽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공식 선포한 48년 8월15일 직전(7월29∼8월14일) 열린 런던올림픽에 감격의 태극기를 들고 참가, 복싱과 역도에서 동메달 1개씩을 따는 등의 성적으로 58개국 가운데 24위를 하며 신생독립국가로서 대한민국을 만천하에 알렸다. 먹고사는 것만 걱정해야 했던 60년 전의 것도 더 이상 아니다.88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축구대회라는 ‘빅 이벤트’가 한반도를 하나로 묶은 ‘자본주의적 전체주의’의 결과물이었다면 지금은 피겨의 김연아와 수영의 박태환처럼 개인의 강력한 힘이 대한민국의 브랜드력을 강화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사실 과거 경제개발을 위해 해외 진출에 명운을 걸다시피 했던 그 시대에 세계화를 선도한 것도 스포츠였다. 개발독재가 정당화되던 권위주의 시대에는 스포츠의 국제적 성과가 곧 국위선양이었고, 이는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포장되기도 했다. 서울올림픽을 정점으로 전폭적인 국가적 지원이 스포츠의 ‘내셔널리즘’과 ‘엘리트 지상주의’를 부채질한 건 사실이지만 이것이 민족의 우수성과 대한민국의 ‘브랜드 파워’를 확장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건국 60년 대한민국 스포츠의 ‘화두’는 민족의 자존심과 응집력이었다. 고난과 질곡 속에서 올림픽 현장에서 태극기가 게양되는 순간만큼은 온 국민이 하나가 됐다. 그리고 그 응집력은 정치나 경제, 국제사회 등 다른 현장에서도 민족성을 발휘하게 만든 원동력으로 평가받아 왔다.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에서 나라 잃은 설움을 마라톤 제패로 털어버린 게 72년 전. 태극기 아래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몬트리올올림픽의 영웅 양정모의 쾌거도 벌써 32년이 지났다. 이후에도 온갖 시련과 질곡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한 건 스포츠 현장에서였다.10년 전 외환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박세리의 ‘맨발투혼’에 가느다란 희망을 엿봤고, 한·일월드컵에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던 ‘세계4강의 신화’에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2004아테네올림픽 9위 등 20년 동안 세계 10위권 스포츠 강국이다. ●한국 체육, 새로운 코드는 프랑스의 칼럼니스트 기 소르망은 “스포츠를 통한 세계 진화는 매우 빠르다.”고 했다. 그는 또 “이제 현대의 스포츠는 경제상황이 나쁘다고 흔들리지 않을뿐더러 이념적인 분열이나 대립에 관계없이 전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건 현대의 스포츠는 더 이상 다른 상황이나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충분하게 자주적이고 자생적으로 움직이는 독립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국을 좇아 60세가 된 지금 대한민국의 체육은 소르망의 말대로 자주적이고 독립적일까. 경제적인 자립은 아직 이르다고 해도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불균형은 제대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더욱이 서울올림픽을 절정으로 한 스포츠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문민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역차별의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베이징올림픽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60년을 성장해온 대한민국 체육이 건국 60주년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이라는 또 하나의 이벤트를 통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기를 모두는 바라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삼성, 경제살리기로 보답하라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퇴진 등을 담았던 ‘4·22 경영쇄신안’의 후속대책을 내놓았다.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로 이어졌던 삼각편대 경영체제를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신설해 독립경영체제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두 달 전 이 회장이 퇴진과 더불어 약속했던 10개 항목 중 차명계좌 처리, 사외이사 개선, 순환출자 해소 등 3개항을 제외하면 모두 약속을 이행한 셈이다. 나머지 3개항도 주총과 재판 결과 등에 따라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경영쇄신안 발표 당시 삼성 경쟁력의 원동력이었던 이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국민의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새로 태어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지금까지 삼성이 ‘스피드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면 앞으로는 투명성과 합법성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초일류기업이 돼 달라는 뜻이었다. 따라서 삼성은 그 첫걸음으로 경제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1,2차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충격파에 휩싸여 있다. 물가는 치솟고 성장률은 뒷걸음치고 있으나 경제주체들은 구심점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출발하는 삼성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삼성의 창업정신인 ‘사업보국(事業報國)’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삼성에 비판적이었던 시민단체 등은 이젠 삼성의 새로운 경영체제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감시를 하되 격려와 성원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가 ‘새 삼성’과 더불어 화려하게 부활하길 기대한다.
  • [문화마당] 선플달기 운동/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선플달기 운동/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인터넷은 제5의 권력이다. 행정·입법·사법의 이른바 전통적인 세 권력 외에 언론을 제4의 권력으로 친다면 뉴미디어인 인터넷은 족히 제5의 권력이 되고도 남는다. 아니 기존의 미디어 권력인 신문이나 방송과 견주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면서 자리바꿈을 욕심낼 만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 가공할 만한 위력은 이미 최근의 촛불집회에서 익히 보았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청와대 뒷산에서 보았다는 그 광화문 촛불집회에 그토록 많은 인파가 어떻게 자발적으로 모이고 또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시에 밀물처럼 모이고 또 동시에 평화적인 집회를 하자고 서로를 교육하고 공유하는 현상은 오프라인의 힘만으로는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이다. 참 대단한 인터넷의 힘이다. 힘이 있는 곳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약한 아킬레스건도 함께 존재하는 법이다. 힘을 잘 사용하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사회는 퇴보의 아픔을 겪는다. 개인 또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의 악성 댓글 곧 악플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폐해를 보아왔다.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인터넷상에서 자신을 비방하는 글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거나 심지어는 목숨을 끊기도 했다. 풍문에 떠도는 확인되지 않은 설(說)을 바탕으로 쏟아내는 인신공격성 융단폭격을 당해 낼 수가 없는 것이다. 작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기독교인들에 대한 무차별 비방 댓글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 아무리 그들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다 해도 어떻게 그곳에서 죽으라느니 돌아오지 말라느니 하는 댓글을 올릴 수 있는지 인간 존엄성의 가치상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인터넷의 소통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청와대에 인터넷담당 비서관을 새로 둔다고 한다. 이번 쇠고기 협상으로 야기된 촛불집회를 통해 청와대와 국민간의 인터넷 소통, 그것도 정치적 소통의 중요성을 늦게나마 깨달은 연고리라. 하지만 뭔가 앞뒤가 바뀐 느낌이다. 인터넷이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요 도구일 따름이다. 정치만 잘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평가도 올라갈 것이고 최근의 정치적 이슈들도 인터넷상에서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이다. 그것은 인터넷 전문가와 크게 관계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은 정치적인 시각보다는 정신문화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지금 당장의 정치적 위기를 넘기는 일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한 정신문화를 형성하는 건전한 교류의 장, 이른바 공공의 장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회복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일에 정부도 민간도 힘을 모을 때다. 정치적 이슈들이야 시간이 되면 등장했다가 시간이 되면 사라지겠지만 사회전반의 저변에 깔려 있는 우리네 정신의식은 하루아침에 바뀌기 어렵다. 인터넷의 바다에서 횡행하는 비방과 저주의 독설 대신 칭찬과 격려의 글이 넘쳐나는 세상,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가 바로 그런 나라가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마침 지난 6월4일 제주도 중앙중학교에서 ‘선플운동 선언식’이 있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름다운 댓글을 뜻하는 선(善)플달기를 통해 남의 발목을 잡고 헐뜯는 대신 상대를 높여주고 배려하며 돕자는 것이란다. 이것은 일종의 정신문화 운동이라 부를 만하다. 이 같은 선플달기 운동이 섬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 누룩처럼 번져 가면 좋겠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 후손까지 생각하는 독일 물 정책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 후손까지 생각하는 독일 물 정책

    |본(독일) 류지영특파원| “한국에서는 독일이 모든 가정에 빗물탱크를 설치해 물 재활용에 앞장서고 있는 것처럼 소개되나 보죠? 사실 그건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수자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보다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라인강물이 늘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다면 아무때나 가져다 쓰면 되잖아요?” 한국의 환경부에 해당하는 독일 본 소재 환경자연보호핵안전부 수자원관리과 디히터 벨트비슈 박사에게 ‘빗물 재활용’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수자원정책을 묻자 이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독일 수자원정책의 핵심은 ‘수질관리’다.‘수량(水量)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30여년 전만 해도 산업화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줬던 라인강과 독일의 여러 하천들이 이젠 유럽에서 손꼽힐 만큼 깨끗한 물로 변해 생명의 산실이 되고 있다. 낙동강 페놀사태 이후 매년 2조원 넘게 수질개선에 투자해 왔지만 한강 이외에는 별다른 수질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리로서는 독일의 사례가 좋은 교과서가 되고 있다. ●검사하고 또 검사하고…깐깐하게 정화 독일 수자원정책의 핵심은 언제 어디서든 물을 쓴 사람이 오·폐수를 완벽히 처리해 내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물 이용자에게 2~3단계에 걸쳐 폐수처리를 요구하고, 수질검사를 실시한다. 공장의 경우 폐수를 중앙하수처리장(주로 생물학적 처리 담당)에 보내기 전 반드시 자체 정화시설(생화학적 처리 담당)을 거치도록 해 오염물질의 95% 이상을 제거해야 한다. 정전이나 화재 등 비상사태 발생시 폐수가 공장 정화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중앙처리장으로 곧바로 흘러가는 것을 막아주는 저류조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지난 3월 경북 김천 코오롱유화공장 사태와 같은 독극물 유출사고가 이곳에선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당국의 공장 방류수 검사도 공장 폐수 처리장 배출구와 처리장 인근 하천에서 별도로 진행된다. 공장 폐수 검사를 통과했더라도 주변 하천 수질검사에서 기준치를 넘거나 독성물질이 발견되면 평소 이 공장이 폐수를 무단 방류한 것으로 간주해 정밀조사에 착수한다. 방류수 검사는 횟수에 상관없이 불시에 이뤄진다. 독일에서는 모든 업종이 50개 직군으로 분류돼 각기 다른 배출기준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유량이 적은 지류나 소하천 주변의 공장에는 예외없이 가장 강력한 수준의 배출기준이 적용된다. 유량이 적은 곳은 미세 오염물질로도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가축분뇨 등이 뒤섞여 ‘죽음의 하천’이 된 남한강 지류 경안천 같은 곳들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유다. ●수질 유지의 핵심은 철저한 상·하수도관 정비 “그냥 마셔도 됩니다. 별도 처리를 하지 않은 여과수거든요.” 프랑크푸르트 인근 그로스시 상수도담당 공무원 잉고 마이어가 건넨 수돗물에는 아무런 냄새도, 찌꺼기도 없다. 수돗물을 틀면 야릇한 염소 냄새와 함께 간혹 수도관 노폐물까지 섞여 나오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독일 연방 정부가 지출하는 상하수도 관련 예산 중 70%가량은 노후 상·하수도관 교체에 쓰인다. 수질개선·정화처리 등에 쓰는 비용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노후 상·하수도관을 적시에 교체하면 수돗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당국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수질관리와 적극적인 상·하수도관 관리 덕분에 현재 독일 전역의 하수처리율은 95%를 넘어선 상태다. 사람의 힘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하수는 모두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그나마 가장 낫다는 한강유역 하수처리율이 60%선에 불과한 우리로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독일의 수자원정책은 녹색당이 의회에 진출한 1970년대 본격적으로 골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계기로 환경보호가 경제성장보다 더 소중한 가치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벨트비슈 박사는 “수질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하수처리비용이 포함된 비싼 수도요금(t당 2.5유로 정도)을 감내하는 독일 국민들의 정신자세가 지금의 수질정책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 케냐 등 북아프리카 온난화로 사막화 “비 언제 왔는지 기억도 안나요” 나일강 수자원 놓고 이집트와 물분쟁 |나이로비·이시올로(케냐) 이재연특파원|‘나일강의 수원(水源)’ 빅토리아 호수와 접한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500여㎞ 떨어진 외딴 마을 이시올로. 랜드크루저를 타고 붉은 먼지를 날리며 북쪽으로 다시 달리기를 4시간여. 원주민인 삼부루족이 사는 적도 밑의 사막 마릴로 지역이 나타났다. 지평선에 맞닿은 초원은 바싹 말라 검은 빛깔이다. 곳곳의 ‘시즈널 리버(비올 때만 물이 흐르는 냇가)’엔 시뻘건 흙더미만 굽이져 있다. “1994년 큰 가뭄을 겪은 뒤로는 우기에도 비가 오지 않아요.” 마사이족 사촌이라는 삼부루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모래밭에 파놓은 깊이 2m가량의 우물가에 전통복장의 아낙들과 맨발의 아이들 80여명이 둥근 플라스틱 물통을 줄지어 세워놓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삼부루족과 랜딜레족이다. 겨우 발목 깊이의 물이 고여 있는 우물 주변에는 가시돋친 아카시아 울타리가 쳐져 있다. 동물들이 들이닥쳐 물을 마시지 못하도록 해놓은 것이다.1㎞ 주변에 이런 우물 11개가 모여 있다. 이 공동의 우물은 250㎞ 떨어진 마사비트까지 근방에서 유일한 식수원이다. 원래 이 지역 우기는 1년에 두 번.4∼6월 비가 내린 데 이어 10월부터 두 달간 작은 우기가 닥쳤다. 하지만 올들어선 4월에 닷새 정도 이슬비가 내린 게 전부. 졸졸 흐르던 도랑은 이내 모래바닥 밑으로 흔적을 감춰버렸다. 랜딜레족 펠리나(18·여)는 “제대로 된 비가 언제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이 우물마저 마르면 그땐 밖에서 물을 사와야 하는데 염소, 낙타젖을 팔아 연명하는 우리로선 너무 벅차다.”고 하소연했다. 이 지역에선 원래 우물 파는 데 장정을 보탠 집들만 물을 쓰는 게 불문율. 하지만 물이 워낙 부족해 남의 집 물을 몰래 길어 가다 싸우는 일도 다반사다. 지난해 10월에는 물을 긷다 랜딜레족과 삼부루족 간에 패싸움으로 3명이 숨졌다. 현재 케냐를 비롯한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은 개간을 위한 삼림 파괴 후유증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막화라는 혹독한 고통을 겪고 있다. 르완다, 콩고, 탄자니아, 우간다,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수단, 이집트 등 아프리카 대륙 10개국을 아우르며 6690㎞를 굽이쳐 흐르는 나일강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다. 강 유역은 한때 찬란한 이집트 문명의 발상지였다. 지금은 극심한 물부족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 물분쟁 지역이 됐다. 케냐도 1인당 연간 담수량이 1000㎥ 미만인 대표적 물 기근 국가지만 현재로선 속수무책이다. 나일강 유역 국가들 모두 극심한 가난과 인구 증가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집트가 나일강에 대한 역사적 기득권을 이유로 수자원의 독점적 사용을 강요해온 탓이 더 크다. 나일강 하류국인 이집트의 경우 강 의존도가 95%나 된다. 지금까지는 나일강 상류국가(케냐, 우간다, 탄자니아)들의 강물 사용량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들 나라가 인구 급증으로 인해 댐 건설 등 수자원 확보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집트와의 물 분쟁이 거세지고 있다. 나일강 유역 10개국은 1999년 ‘나일강유역 구상’(NBI)을 창립했다. 나일강 수자원 분배 비율을 놓고 싸우다 전쟁 직전까지 갔던 이집트와 수단의 전례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만족할 만한 해법이 찾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oscal@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기초과학의 발전은 국가성장의 견인차이자 원동력이다. 지구촌 선진국들은 원천 핵심기술 확보와 국가의 성장동력에 불씨를 지필 수 있는 과학기술발전에 온힘을 쏟고 있다. 과학기술 인재들을 어떻게 기르고 그들의 창의력을 어떻게 한 데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 정윤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에게 들어본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경북 고령군에 위치한 주물공장.1500℃의 용해로가 24시간 끓고 작업자들의 이마는 온통 땀과 먼지로 범벅돼 있다. 숨조차 쉬기 어려운 찜통 같은 작업장에서 금방이라도 살갗을 녹일 듯한 쇳물과 눈을 찌를 듯한 쇳가루를 피하느라 중무장을 하고 오늘도 주물과 한판 뜨거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지매(SBS 오후 9시55분) 은채를 통해 천우회 명부집을 얻게 된 일지매는 매화나무 앞에서 아버지와 누이를 저세상으로 보낸 사람을 이곳으로 데려와 반드시 무릎을 꿇게 하겠다고 맹세하며 참았던 울음을 쏟아낸다. 며칠 뒤, 은채를 찾아간 일지매는 시후와 마주치자 도망을 가고, 시후는 순간 칼을 들어 일지매를 쫓아가는데….   ●스포트라이트(MBC 오후 9시55분) 심층리포트 녹화 중이던 태석은 우진의 전화에 급히 일어나 나가고, 조 변호사를 방송에 출연시키겠다는 우진의 말에 놀란다. 조 변호사 인터뷰는 뉴스 스포트라이트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기로 결정되고, 우진과 조 변호사는 GBS로 향한다. 우진은 침착하게 조 변호사에게 질문을 던진다.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진석은 사과를 팔고 받은 돈을 휴게소에서 잃어버리고, 승주에게 돈을 꿔 우선 급한 불을 끈다. 해별은 집안일에 치여 미술대회 준비도 못하고, 상을 받은 사실도 아빠에게 말하지 못한다. 드디어 미술대회 출전일. 해별은 동생을 돌보라는 아빠의 말을 무시한 채 대회 출전을 위해 집을 나선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시인을 꿈꾸던 문학청년에서 국어선생님으로, 그러다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나 지리산으로 들어갔던 그가 “여행이 나를 굴리고 다녀서 나는 여행생활자가 되었다.”라고 시작되는 여행기를 들고 나타났다. 여행 칼럼니스트 유성용. 히말라야 여행 경험을 담은 책 ‘여행생활자’를 읽으며 낭독무대를 연다.
  • [부동산플러스] 일원동 수서아파트 리모델링

    서울 강남구 일원동 수서아파트가 리모델링을 통해 중형 단지(조감도)로 탈바꿈한다. 현대건설은 24일 일원동 수서아파트 조합원 총회에서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하 2층∼지상 16층의 7개동 총 720가구의 수서아파트를 중소형 단지에서 중형 단지로 바꾸는 사업이다. 수서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57㎡(18평형)는 76㎡(26평형)로,69㎡(22평형)는 92㎡(32평형)로,86㎡(26평형)는 110㎡(38평형)로 각각 커진다.2009년 12월 착공,2012년 2월 준공 및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 [서울광장] ‘오세훈식’ 리더십을 보고 싶다/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세훈식’ 리더십을 보고 싶다/노주석 논설위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CEO 리더십’이 촛불집회로 죽을 쑤다 궤도를 부분적으로 수정했지만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오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별반 알려진 게 없는 것 같다.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물어봤지만 뜸을 들이다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규정짓고, 정의내리기 좋아하는 대학교수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 오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이유는 뭘까. 일화가 있다. 지난 총선과정에서 한나라당 서울 강북지역 후보들은 너나없이 뉴타운 공약을 내놓고 오 시장의 입만 쳐다봤다.‘철옹성’ 울산을 버리고 동작 을에서 민주당의 거물 정동영 후보와 ‘맞짱’을 뜬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 역시 다급했다. 시장실을 찾아 뉴타운 추가지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역구로 돌아간 정 후보는 오 시장이 추가지정을 확약했다고 알렸다. 얼마전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오찬에서 오 시장은 당시 정 의원과의 면담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손윗분이 하시는 말씀이니까 열심히 들었죠. 그리고 동의의 뜻이라기보다 이해를 했다는 의미에서 머리를 몇 번 끄덕끄덕했습니다. 그게 수용으로 해석된 거예요. 나 원 참…” 설명을 들으면서 오 시장 성격의 일단을 엿볼 수 있었다. 오 시장은 자신을 서울시장으로 키운 ‘클린 이미지’처럼 반듯하고 차분하다. 하지만 ‘독종’이라고 할 만큼 끈질긴 외유내강형 속내를 감추고 있다. 이런 성격이 4만 8000명에 이르는 서울시 공무원을 적으로 돌리는 내부와의 불화를 감수하면서도 ‘3% 퇴출제’를 결행한 원동력이다.16대 국회 때 돈 안 드는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법, 이른바 ‘오세훈법’을 통과시킨 그 정신이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돌진하는 것이 모토”라는 그의 말마따나 정하면 물러섬이 없다.‘원칙의 리더십’이라 할 만하다. 오 시장은 변호사출신답게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를 즐긴다.‘이게 아닌데’하는 공무원에게 ‘타협은 없다’며 밀어붙인다고 한다. 그러나 시장이 잘못 판단해도 설득할 수 있는 서울시 공무원이 거의 없다는 부정적인 얘기는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오 시장이 재임 후반기도 여전히 ‘창의(創意)시정’에 승부를 건다. 창의시정이란 공무원들의 의식을 창의유전자로 개조시켜 시민고객에게 감동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의식개혁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행정사치’라고 지적하는 시민도 많다. 시민들은 말의 성찬이 아닌 생활밀착형 행정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받길 원할 뿐이다. 오 시장의 다음 행보는 서울시장 재선 혹은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선출되는 것이다. 요즘은 재선쪽에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장갑을 벗어봐야 알겠지만 2년 후 한나라당 서울시장 공천을 따내기란 만만찮아 보인다.4년 후 대권으로 가는 길은 더욱 첩첩산중이다. 다른 정치지도자에게선 찾을 수 없는 오세훈만의 색깔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직 ‘2년이나’ 남았다. 현재 갖고 있는 ‘끈기’와 ‘원칙’의 리더십에 ‘포용’과 ‘통합’을 조화시킨 새로운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2년이나 4년 후 시원한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날릴 수도 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여자싫다는 남자봤수?”

    “여자싫다는 남자봤수?”

    한국에선「플레이·보이」자격 조건으로「능란한 춤솜씨」는 필수불가결 한데「스텝」한번 밟아본 일이 없는 국민학교 졸업의 34살짜리 법률상의 총각이 저 유명한「카사노바」경이 무색하게 닥치는대로 엽색 행각을 다니다 들통났다.「여자에 관한한 묻지말라」는 이「챔피언·플레이·보이」의 수법은 어떤 것일까. 13살때 “짝사랑” 여학생 꾀다가 정학당해 대전(大田)경찰서 조사계에서는 비교적 말쑥하게 차린 30대 청년이『남자로 태어나 여자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느냐』는 말을 서두로, 묻기전에 자진하여 자기의 과거를 전부 털어놓은 진풍경이 벌어졌다. 취조경찰관들은 일손을 멈추고 흥미진진한 그의「여성편력」에 시간가는줄 몰랐을정도. 이야기의 장본인은 전북 고창(全北 高敞)군 심원면에서 태어나 겨우 국민학교만을 졸업하고 전국을 무대로 엽색행각을 해오다 지난 7월 최종열(崔鍾烈)여인(32·대전시 석교동)으로부터 사기혐의로 피소, 대전경찰서에 구속돼 취조를 받고있는 현종무(玄鍾武·34·주거부정)라는 사나이. 현은 가난한 농촌의 집안에 태어나 11살에서야 국민학교에 입학했다. 7~8살의 어린이들과 책상을 맞대고 공부를 하던 당시 현은 어린 여학생을 어쩐지 좋아했고, 13살땐 같은 반 여학생을 변소로 끌고 다니다 정학까지 당했을만큼 성적으로 조숙했다는 것. 졸업때인 17살 당시는 술에 취하여 여학생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이 일과였었다고. 이렇게 일찌기 난봉꾼 소질을 보인 그는 농사 일에는 전혀 취미가 없어 빈둥거리다가 국민학교를 나온 2년후인 19살때 육군에 지원입대했다. 그러나 선천적인(?) 호색가로 태어났던지 현의 여성편력은 엄격한 병영 생활에서도 고쳐지지 않았던 모양. 직업군인으로 들어가 2년만에 중사계급장을 달게된 그는 부대근방의 처녀, 과부들에 손을 뻗치기 시작해 닥치는대로 정력을 발휘, 군대생활 12년동안「결혼빙자 간음 및 근무이탈」로 계급의 강등은 물론 5회에 걸쳐 군부대영창을 출입한 혁혁한 기록을 남기고 4년전 제대했다는 것. 고향에 돌아온 현은 농사일이 죽기보다 더 싫었다. 생각다못한 그는 군에 있을때 여인들을 꾀어본 화려한 과거를 밑천으로 새로운「여자낚기작전」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농사는 싫고 여자는 좋고 당한 여인도 “테크닉” 인정 군대생활에서 마련한 양복을 다려입고「트렁크」에 간단한 필수품을 챙긴채 서울로 무작정 올라갔다. 몇푼안되는 돈도 하숙비로 써버리고 거리로 나서야할 딱한 처지에 놓였던 67년5월 어느날, 우연히도 길거리에서 군에 있을때 사귀었던 이(李)모여인(31·서울종로구 권농동)을 만났다. 현에게는 먹기좋은 먹이를 만난셈. 능란한 화술로 이여인을 꾀고 달랜 현씨는 하숙을 옮겼고, 세관에 취직한다는 명목으로 여러차례에 걸쳐 무려 50여만원을 우려내는데 성공했다. 이 돈을 군자금으로 다방,「바」「카바레」등을 돌면서 여인사냥에 가장 분주할 무렵인 68년9월, 이같은 사실을 눈치챈 이여인이 혼인빙자간음 및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서울형사지법은 6개월징역실형을 선고했다. 형기를 마치고 출감한 현은 무대를 지방으로 옮기기로 하고 부산(釜山), 대구(大邱)를 거쳐 70년10월 대전에 도착, 시내 석교동 최여인집 인근에 하숙방을 정했다. 대상을 찾던 작년12월 중순께 옆집에 살고있는 최여인이 인삼을 팔아 제법 돈도 많이 갖고 있으며 과부라는 것을 알게되자 접근하기 시작했다.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철학을 갖고있는 현의 달콤한 속삭임은 최여인의 마음을 돌리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대전역앞 S하숙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됐다. 5년동안 과부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지못한 최여인은 현의 뛰어난 성적 기교에 완전히 녹았다. 경찰의 참고인 진술에서 최여인은 『손끝 발끝까지 마디마디 짜릿한 쾌감으로 밤 가는줄 몰랐다』고 고백, 현의 뛰어난「섹스·테크닉」을 입증. 『결혼하자』는 꾐에 빠져 그녀는 하루가 멀다하고 현을 만나 대전시 중동 무허가하숙집등을 전전하면서 성의 향락을 만끽하고있던 어느날 밤이불속에서 묘한 말이 나왔다. 하룻밤에 2여인을 상대 “후회않는다”며 기고만장 현은 그녀를 포옹하면서『내가 잘못했소』하고 말문을 열기 시작, 고향에는 자기가 10년전에 결혼한 아내가 있다고 말하고 아내와는 결혼당시부터 정이 없어 서로가 이혼하기로 완전합의를 봤는데 자기처럼 불행한 사람이 없을거라고 그럴싸하게 과거를 설명해 내려갔다. 고향에 있는 아내와는 중매결혼이어서 부모들이 이혼을 결사반대, 결국 직장도 버리고 집을 나왔는데 이혼수속을 할 비용이 없으니 1만5천원만 주면 이혼을 하고 최여인과의 혼인신고를 올리겠다는 것이 그 내용. 최여인은 현의 그럴싸한 꾐에 선뜻 가방속에서 1만5천원을 내줬다. 돈을 받아든 현은 다음날부터 역앞 S다방 Y양과 P다방 K양등 두 아가씨를 사귀기 시작했고 서울 H여대 K양(20)도 알게 됐다. 숱한 여자들을 상대하다보니 얄팍한 연애자금이 달리게된 현은 최여인에게 이혼수속비로 2만원을 더 뜯어 냈다. 다시 이 돈으로 3여인을 섭렵, 어떤땐 하룻밤에 한꺼번에 2명의 여인을 상대하는 아슬아슬한 곡예을 계속하기도 했다. 또 며칠이 안가 빈호주머니가 된 현은 K양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돈을 우려내기 시작했고, 지난 5월10일 다시 최여인에게 놀고만 있을 수 없어 세무서에 취직을 하기로 했는데 술대접해야 되겠다고 2만원을 받아 갔다. 2만원으로 3일동안 흠뻑「섹스·파티」를 즐긴 현은 최여인에게 D세무서에 취직이 돼 3개월간 교육을 받아야하는데 교육을 받으려면 9만원은 있어야 되겠다고 요구했다. 인삼장사 밑천을 톡톡털어 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7월말께 대전역앞을 우연히 지나가던 최여인은 현이 어여쁜「미니」차림의 아가씨와 다정하게 걸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당장에 쓰러질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현이 갈만한 곳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지 5일만에 대전시 원동 무허가 하숙집에서 Y모양(23)과 함께 잠을 자는 그를 찾아냈고, 다짜고짜 그의 멱살을 잡아 대전경찰서로 끌고와 고소를 하게된 것. 그러나 현은 여인의 돈을 뜯어 여자를 사귀어온 자기의 과거를 하나도 숨김없이 털어 놓으며, 오히려「걸·헌팅」솜씨를 자랑이라도 하려는듯 후회의 빛이없다. <대전=김앙섭(金昻燮)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9월 12일호 제4권 36호 통권 제 1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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