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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소년’ 남영욱군 “일상에 도움주는 개인 로봇 보편화가 꿈”

    ‘로봇 소년’ 남영욱군 “일상에 도움주는 개인 로봇 보편화가 꿈”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겁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처럼 로봇 프로그램을 손쉽게 내려받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게 보급하고 싶습니다.” 건국대 2012학년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공과대학 기계공학부에 합격한 남영욱(19·울산 남창고3)군은 6일 2009년에 자신이 개발한 로봇 ‘로키’를 손에 쥐고 밝게 웃었다. 남군은 국제로봇올림피아드 한국 대표 등 국내외의 각종 로봇대회를 석권한 ‘로봇 소년’으로 불린다. 설계와 프로그래밍 등 모든 작업을 손수 해서 만든 작품인 로키는 남군이 로봇에 대한 재능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대학에 입학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C언어’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관절마다 부드러운 모터를 사용해 움직일 수 있게 하고, 왼쪽 손 부분에 마이크를 달아 ‘고’(Go) ‘스톱’(STOP) 같은 말을 인식하게 만들었죠.” 고등학교 1학년 때 로키를 처음 개발한 남군은 이후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난해 이 로봇으로 호주국제로봇올림피아드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로키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가 처음에 프로그래밍한 동작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 부분을 더 발전시키면 나중에 실제 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남군은 학습·사무·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로봇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남군이 로봇공학자의 꿈을 키워 온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공상과학(SF) 영화 ‘아이 로봇’을 본 뒤였다. 이후 인터넷을 뒤져 가며 로봇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은 남군은 중학교 2학년인 2007년 창작발명로봇경진대회에 참가해 고교생들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거머쥐었다. “제가 만들고 싶은 로봇은 인간사회에 가장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의 로봇이에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로봇을 만들어 개인용 컴퓨터처럼 일상생활에 큰 도움을 줬으면 합니다.” 남군은 대학에 입학해서도 로봇 연구와 개발에 끊임없이 매진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삼성 사장단, 경쟁사 LG 트윈스 이택근 선수에 박수 갈채 왜?

    삼성 사장단, 경쟁사 LG 트윈스 이택근 선수에 박수 갈채 왜?

    삼성그룹 사장단이 LG트윈스 선수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경쟁사의 선수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는 그의 자세를 높이 산 것이다. 2일 삼성에 따르면 야구해설위원으로 유명한 하일성 스카이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프로야구 600만 관중의 성공비결’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를 예로 들며 헌신과 희생,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었던 하 회장은 김경문 야구국가대표팀 감독과 선수 선발 기준을 놓고 격한 언쟁을 벌였다. 김 감독이 “(능력보다는) 팀에 헌신하고 희생하고 협력할 줄 아는 선수를 뽑겠다.”고 밝히자 하 회장이 “올림픽이 무슨 인간성 테스트하는 곳이냐.”고 맞섰던 것. 6시간이 넘는 싸움 끝에 하 회장은 올림픽 메달을 포기하는 심정으로 김 감독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야구 대표팀은 미국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하 회장은 당시 무명이던 이택근(현 LG트윈스) 선수에 대한 일화를 강조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이 선수는 잠도 안 자고 새벽마다 다른 선수들의 호텔방을 돌며 에어컨을 끄는 일을 했다. 그는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후보여서 팀에 기여하는 게 없다.”면서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다 선배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뛸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하 회장은 “김 감독이 헌신, 협력, 희생을 할 줄 아는 선수를 뽑겠다는 게 이해되면서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삼성 역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시에 ‘S급 인재’ 찾기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회사를 ‘1등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은 조직을 위해 기꺼이 융합하고 헌신할 줄 아는 인력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헌신, 협력, 희생’의 원칙은 앞으로 신입사원 선발 등 삼성의 다양한 인재 양성 과정에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박원순, 구내식당밥 먹는다더니 다른 곳에서…

    박원순, 구내식당밥 먹는다더니 다른 곳에서…

     “시장이나 간부에게 인사청탁하면 불이익 주겠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서울 서소문청사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뒤 첫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6대 인사원칙을 밝혔다. 박 시장이 밝힌 여섯가지 인사원칙은 ‘인사청탁 전면금지’와 ▲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예측 가능한 인사 ▲ 권위의식 없이 낮은 직급과 소통하는 공무원 우대 ▲ 동등한 기회의 제공 및 철저한 사후평가 ▲ 현장중심의 역동적 공무원에 대한 감동 인사 ▲ 잠재력을 키우는 성장 인사 등이다.  박 시장은 또 “아주 불가피한 최소한의 인사 이외에 인사는 억제할 예정”이라면서 “나머지 인사는 1~2월 정기인사에 반영할 것이니 전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발언은 오세훈 전 시장의 임기 중 시장이 바뀌자 서울시 공무원 내부에서 인사와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열심히 일하면 그 부분까지 참조하겠다.”고 말해 정책의 성과 뿐 아니라 업무의 진행과정도 평가에 포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6시께 서울 서원동을 찾아 연두색 환경미화원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미화원들과 1시간 가량 함께 쓰레기를 치운 박 시장은 취재진에게 “쓰레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온다”며 “분리수거 시스템과 시민 습관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방문은 시장 선거 때부터 계속해 온 ‘경청 투어’의 일환이라며 현장은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7시께 청소를 끝내고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박 시장은 미화원들과의 간담회에서 40여분간 이들을 격려하고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박 시장은 “환경미화원은 서울시의 아침을 열고 음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는 문제에 관해 “시민을 비판하는 것보다 서울시가 차츰 바꿔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 의식은 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직원들과 함께 시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던 박 시장은 취재진이 몰리자 직원들에게 불편을 끼칠 것을 염려한 듯 구내식당 오찬 일정을 취소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박원순 시장, 직원들과 구내식당 식사 취소한 이유 알고보니

    박원순 시장, 직원들과 구내식당 식사 취소한 이유 알고보니

     “시장이나 간부에게 인사청탁하면 불이익 주겠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서울 서소문청사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뒤 첫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6대 인사원칙을 밝혔다. 박 시장이 밝힌 여섯가지 인사원칙은 ‘인사청탁 전면금지’와 ▲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예측 가능한 인사 ▲ 권위의식 없이 낮은 직급과 소통하는 공무원 우대 ▲ 동등한 기회의 제공 및 철저한 사후평가 ▲ 현장중심의 역동적 공무원에 대한 감동 인사 ▲ 잠재력을 키우는 성장 인사 등이다.  박 시장은 또 “아주 불가피한 최소한의 인사 이외에 인사는 억제할 예정”이라면서 “나머지 인사는 1~2월 정기인사에 반영할 것이니 전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발언은 오세훈 전 시장의 임기 중 시장이 바뀌자 서울시 공무원 내부에서 인사와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열심히 일하면 그 부분까지 참조하겠다.”고 말해 정책의 성과 뿐 아니라 업무의 진행과정도 평가에 포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6시께 서울 서원동을 찾아 연두색 환경미화원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미화원들과 1시간 가량 함께 쓰레기를 치운 박 시장은 취재진에게 “쓰레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온다”며 “분리수거 시스템과 시민 습관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방문은 시장 선거 때부터 계속해 온 ‘경청 투어’의 일환이라며 현장은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7시께 청소를 끝내고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박 시장은 미화원들과의 간담회에서 40여분간 이들을 격려하고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박 시장은 “환경미화원은 서울시의 아침을 열고 음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는 문제에 관해 “시민을 비판하는 것보다 서울시가 차츰 바꿔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 의식은 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직원들과 함께 시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던 박 시장은 취재진이 몰리자 직원들에게 불편을 끼칠 것을 염려한 듯 구내식당 오찬 일정을 취소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철 지난 낙엽’ 처리 각양각색

    거리마다 곱게 쌓인 빨갛고 노란 낙엽은 가을의 낭만을 한껏 돋운다. 그러나 낭만도 잠시, 늦가을로 접어들면 거리에 수북한 낙엽도 결국 모아서 처리해야 할 골칫덩어리로 바뀌고 만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런 낙엽을 일부 자치구에서는 퇴비로 재변신시키면서 친환경과 예산 절감 두 가지 효과를 한꺼번에 보고 있다. 1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강동구는 낙엽을 관내 친환경농산물 재배 농가와 공공 도시텃밭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상일동에 5735㎡ 규모의 낙엽퇴비장을 직접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퇴비장에서는 가을에 발생한 낙엽에다 미생물을 첨가해 발효시켜 퇴비를 만든 뒤, 친환경 농업 인증을 받은 관내 62곳 농가에 매년 350t가량을 무료 공급한다. 특히 강동구는 퇴비를 도시텃밭과 상자텃밭에도 활용하는 등 ‘친환경 도시’ 만들기 사업과 적극 연계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매년 3억 6000만원에 이르는 처리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강동구에서 한해 발생하는 퇴비량은 1800t이나 된다. 서초구는 거리에 쌓인 낙엽을 소각하는 대신 인근 화훼농가에 무상 제공해 퇴비로 재활용하고 있다. 관내 신원동과 내곡동에 화훼농가가 밀집돼 있어 퇴비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한 것이다. 낙엽은 식물 성장의 필요한 영양이 풍부하고 병충해 예방효과까지 뛰어나 화훼농가에 유용한 자원이다. 게다가 구청에서는 소각비용 2400만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제공되는 낙엽은 전체 발생 분량 600여t 가운데 80%쯤 된다. 나머지는 단시간에 퇴비를 만들기 어려운 은행잎으로, 이를 미리 분리해 농가에서 퇴비를 만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했다. 한편 송파구는 해마다 낙엽 200t 정도를 강원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남이섬까지 보내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도록 한몫 거든다. 막바지 단풍철인 요즈음 멋지게 길을 물들여놨다. 아끼는 처리비용은 1억여원이다. 더욱이 공수된 낙엽으로 남이섬 내 ‘송파 은행길’을 꾸며 자치구 홍보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삼성 사장단이 LG 야구선수에 박수갈채 보낸 이유는?

    삼성 사장단이 LG 야구선수에 박수갈채 보낸 이유는?

     삼성그룹 사장단이 LG트윈스 선수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경쟁사의 선수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는 그의 자세를 높이 산 것이다.  2일 삼성에 따르면 야구해설위원으로 유명한 하일성 스카이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프로야구 600만 관중의 성공비결’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를 예로 들며 헌신과 희생,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었던 하 회장은 김경문 야구국가대표팀 감독과 선수 선발 기준을 놓고 격한 언쟁을 벌였다. 김 감독이 “(능력보다는) 팀에 헌신하고 희생하고 협력할 줄 아는 선수를 뽑겠다.”고 밝히자 하 회장이 “올림픽이 무슨 인간성 테스트하는 곳이냐.”고 맞섰던 것.  6시간이 넘는 싸움 끝에 하 회장은 올림픽 메달을 포기하는 심정으로 김 감독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야구 대표팀은 미국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하 회장은 당시 무명이던 이택근(현 LG트윈스) 선수에 대한 일화를 강조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이 선수는 잠도 안 자고 새벽마다 다른 선수들의 호텔방을 돌며 에어컨을 끄는 일을 했다. 하 회장은 당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할 선수가 잠도 안 자고 뭐하는 짓이냐.”며 호통을 쳤다. 그러자 그는 “자랑스런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후보 선수여서 팀에 기여하는 게 없다.”면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다 선배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뛸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베이징의 여름 날씨가 후덥지근해 에어컨 없이는 잠들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밤새 에어컨을 켜놓고 자면 몸이 무거워져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걱정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도맡아 한 것이다.  하 회장은 “김 감독이 헌신, 협력, 희생을 할 줄 아는 선수를 뽑겠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되면서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삼성 역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시에 ‘S급 인재’ 찾기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회사를 ‘1등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은 조직을 위해 기꺼이 융합하고 헌신할 줄 아는 인력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헌신, 협력, 희생’의 원칙은 앞으로 신입사원 선발 등 삼성의 다양한 인재 양성 과정에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내 초등학교 1~6학년 전면 무상급식 실시 첫날

    서울시내 초등학교 1~6학년 전면 무상급식 실시 첫날

    “모두가 함께 같은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서울 지역 초등학교 5·6학년까지 포함, 전 학년이 무상급식을 받은 1일. 보수·진보로 갈려 치열하게 다퉜던 기성세대들의 아우성은 들리지 않았다. 학교 현장은 사뭇 달랐다. 학생들은 즐거웠다. 처음 급식혜택을 받는 5·6학년 학생도, 학부모들도 한껏 반겼다. 그러나 일부 학교 관계자들은 “준비할 시간도 없이 시행해 혼선이 없지 않다.”며 난감해했다. 강남구 일원동 영희초등학교 5·6학년생들이 점심시간이 되자 반별로 줄을 지어 급식실로 들어섰다. 담임 교사의 지시에 따라 차례로 배식을 받은 학생들은 8명씩 모여 식사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던 학생들에게 “무상급식 어때.”라고 묻자 “좋아요.”라며 일제히 외쳤다. 권가은(12)양은 “엄마가 세금(급식비)을 더 안 내게 돼서 좋아요.”라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옆 식탁에서 있던 이태석(12)군은 “빈부 차별 없이 다 똑같이 밥을 먹을 수 있어 좋다.”며 거들었다. 한 학생은 “솔직히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됨에 따라 서울 공립 초등학교 549곳의 1~6학년생 51만 8000여명이 급식 혜택을 받게 됐다. 서울시는 5·6학년생들의 무상급식을 위해 예산 185억원을 새로 배정, 지원했다. 영희초등의 4~6학년생 287명은 처음으로 무상급식을 받았다. 서울의 강남·서초·송파·중랑 등 4개구의 경우, 다른 21개구와는 달리 1~3학년까지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해 왔다. 전면 무상급식을 가장 반긴 이들은 나름아닌 5·6학년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이다. 동작구 상도초등 5학년 딸을 둔 주부 김미조(45)씨는 “솔직히 형편상 급식비 지원을 못 받아 부담이 됐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다. 학교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급작스레 시작했다.”는 하소연이다. 서초구 A초교 김모(51·여) 교사는 “학교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일인 만큼 시와 교육청, 학교 간에 협의가 있었어야 하는데 갑자기 시행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11월분 급식비가 빠져나간 학부모들이 문의하는 사례도 있었다. 강동구 B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주부 최현모(42)씨는 “1일부터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되었는데 급식비는 빠져나갔더라.”고 전했다. 물론 시교육청은 관례에 따라 징수한 11월분 급식비를 학부모들에게 되돌려 주도록 조치한 터다. 서둘러 시행한 탓에 반환하지 못한 것이다. 4학년생들에게 새로 무상급식을 하게 된 강남구 등 일부 자치구는 11~12월 급식예산을 아직 일선 학교로 내려보내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4학년생들의 급식비 예산 4억 5000만원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학교별 급식 대상자를 파악 등 시간이 걸려 아직 배정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 ‘네 가지 초일류 주문’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 ‘네 가지 초일류 주문’

    삼성전자가 1일 창립 42주년을 맞아 전자산업계 대격변기 속에서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최지성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기념식을 개최했다. 최 부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장기 저성장 시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자산업은 업계 판도가 바뀌는 대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기업환경 속에서 진정한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고 창조적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네 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그는 우선 “과감한 도전 정신과 개방적 사고로 창조적 혁신을 이뤄내자.”면서 “전세계의 주목과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도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더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자.”면서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 인수·합병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헬스케어 등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흥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통합 역량을 적극 강화하자.”면서 “전자산업이 전면적으로 재편되는 향후 10년 동안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뛰어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창조적 소프트 경쟁력을 극대화해 전자산업 대변혁기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기업으로 거듭나자.”고 당부했다. 끝으로 “우수 인재의 발굴과 육성에 힘을 쏟자.”며 “불확실성과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은 인재로, 소프트 분야 우수 인재와 전문성, 유연성을 겸비한 우수 여성 인력을 적극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일본통신] 임창용, 주니치전 마무리로 복귀할까?

    [일본통신] 임창용, 주니치전 마무리로 복귀할까?

    역시 단기전은 투수싸움이란 걸 다시 확인시켜준 승부였다.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클라이맥스 퍼스트 스테이지 3차전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3-1로 물리치고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에 성공했다. 전날까지 1승1패를 기록했던 양팀은 31일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단두대 매치에서 야쿠르트 선발 아카가와 카츠키의 6.2이닝 무실점(5피안타, 5탈삼진) 호투가 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임창용을 대신해 마무리로 출격한 무라나카 쿄헤이가 9회초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요미우리의 공격은 딱 여기까지였다. 이날 경기는 전날까지만 해도 다소 요미우리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다. 비록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요미우리의 선발은 딕키 곤잘레스, 그리고 아카가와는 이제 3년차에 불과한 투수였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곤잘레스가 보여준 모습 역시 한 경기를 믿고 맡길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곤잘레스의 호투는 팀 실책과 더불어 터지지 않는 방망이를 원망할수 밖에 없었다. 야쿠르트는 3회말 공격에서 아이카와 료지가 곤잘레스의 3구째 슬라이더(124km)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1점차 불안한 리드로 경기를 이끌어가던 야쿠르트는 7회말 2사 2루에서 모리오카 료스케의 좌전 적시타, 그리고 8회말에도 2사 2루에서 후쿠치 카즈키의 적시타가 터지며 3-0 승기를 잡았다. 요미우리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오가사와라가 무라나카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지만 무라나카가 나머지 타자를 잘 요리하며 대망의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임창용은 세이브 조건이 충족된 상황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전날 0.2이닝 동안 4실점하며 최악의 부진을 보여준 임창용에 대한 벤치의 신뢰가 그대로 드러난 모양새였다. 이날 임창용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좌완 무라나카 쿄헤이. 무라나카는 원래 마무리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다. 무라나카는 지난해 두자리수 승리(11승)를 거두며 이시카와를 잇는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투수지만 올 시즌엔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4승 6패, 평균자책점 4.29)으로 부진했다. 무라나카는 3차전 뿐만 아니라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던 1차전(3-2 야쿠르트 승)에서도 중간 투수로 올라와 3.2이닝을 던지며 나름 제몫을 다했다. 무라나카가 임창용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것은 좌타자가 많은 요미우리 타선, 그리고 임창용의 부진에 따른 조치로 풀이할수 있다. 시즌때 같았으면 임창용의 9회 출격은 당연했겠지만 구속과 제구력이 전만 못하다는 야쿠르트 코칭스탭들의 판단도 있었다. 실제로 오가와 준지 감독은 2차전이 끝난 후 ‘임창용은 제구는 물론 구위도 나쁘다’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내일(2일)부터 치뤄질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도 무라나카를 계속해서 마무리로 투입할지 여부다. 실제로 일본의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야쿠르트가 임창용을 마무리로 중용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보낸 곳도 많다. 임창용 입장에선 위기인 셈이다. 더군다나 마무리로서 무라나카가 보여주고 있는 안정감은 이러한 예상을 충분히 뒷받침 할만하다. 하지만 주니치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는 무라나카를 중간으로 돌리고 임창용을 본래 자리인 마무리로 투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왜냐하면 요미우리와는 달리 주니치는 주전이라고 할수 있는 대부분의 타자들이 우타자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알렉스 라미레즈는 제외한 아베 신노스케를 비롯해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와 타카하시 요시노부 등 한방 능력이 있는 주포들이 모두 좌타자다. 하지만 주니치는 테이블 세터진인 아라키 마사히로와 이바타 히로카즈 비롯해 주포인 토니 블랑코와 와다 카즈히로 그리고 히라타 료스케 등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우타자다. 물론 3번타순에 배치될 모리노 마사히코가 좌타자이긴 하지만 올 시즌 극심한 부진(타율 .232)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신경 쓸 타자가 아니다. 즉 좌완 투수인 무라나카가 좌타자가 많은 요미우리를 상대로는 재미를 봤지만 주니치전에서도 마무리로 기용되긴 힘들다는 뜻이다. 임창용이 요미우리와의 퍼스트 스테이지 2차전에서 결정타를 허용한 것은 당시 9회초 대타로 나온 좌타자 타카하시 요시노부였다. 치밀하고 섬세한 야구를 표방하는 일본야구 그중에서도 주니치와 비교해 선발 싸움에서 밀리는 야쿠르트라면 임창용의 마무리 복귀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이제 주니치와 야쿠르트는 일본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6경기 모두 주니치 홈인 나고야돔에서 열리는 이번 파이널 스테이지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2.46의 막강한 투수력을 앞세운 주니치의 우세가 점쳐진다. 하지만 초반에 누가 먼저 선취점을 얻고 경기를 리드해 나가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바뀔수도 있기에 임창용의 역할은 그만큼 더 중요해 졌다고도 볼수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시민단체 현실정치 시험대에 서다

    시민단체 현실정치 시험대에 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이틀째 지하철로 출근했다.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업무보고를 받았다. 시민운동 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박 시장은 더 이상 시민운동 대표가 아니다. 박 시장의 행정 및 갈등조정 능력은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넓게 말해 시민운동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시민운동은 사회 발전에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면서 진화도 거듭하고 있다. 1980년대 형식적 민주주의가 갖춰지기 이전 민주화 운동을 위해 조직된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진 시민단체가 ‘1세대 시민운동’이라면, 19 90년대 들어 참여연대·경실련·환경연합 등 준정당적인 성격을 가진 대규모 시민단체를 ‘2세대 시민운동 ’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운동은 정치적 성향을 띠면서도 서민들의 삶 영역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시민운동의 중심은 과거 수천, 수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형 시민단체가 아닌 지역과 생활, 취미 등 다양해진 관심사를 좇는 소규모 단체·모임으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3세대 시민운동’이다. 3세대 시민운동은 1·2세대 시민운동에 대한 비판을 자양분으로 성장했다. 지역밀착형이다. 1997년 3900여개던 시민단체는 2009년 2만 5886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1000명 미만의 시민단체다. 시민운동정보센터가 분석한 2003개의 시민단체 가운데 회원 1000명 미만인 곳은 1280개로 전체의 63.9%를 차지했다. 과거 수천, 수만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단체와 달리 작고 회원 간의 관계가 긴밀하다. 지향하는 목표도 과거 민주화, 경제, 대기업의 비리 등에서 육아, 교육, 동물·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현재 시민운동의 중심은 지역과 생활을 기반으로 한 작은 시민단체에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 정치에 둔감하지도 않다. 오히려 작고 단단해진 만큼 시민들의 사회 전반에 대한 의식을 높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26’ 재·보선에서도 3세대 시민운동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은 “정당 정치에 신경 쓰지 않는 시민들도 생활·지역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에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작은 시민단체들은 지역에 기반을 둬 생활 밀착형이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활동을 하기 때문에 회원 간의 응집력이 높다.”면서 “선거에서도 서로 의사소통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박 시장에게 삶과 맞닿은 시정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행정력이 시민단체의 평가와 맞물려 있는 탓에 더 철저하게 감시와 견제에 나서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프로야구] 94번의 통증 참아낸 송은범, SK 살렸다

    [프로야구] 94번의 통증 참아낸 송은범, SK 살렸다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통증이 온다. SK 송은범(27)의 오른쪽 팔꿈치에는 뼛조각이 돌아다닌다. 28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 3차전 선발로 나선 송은범은 94개의 공을 던졌다. 94번의 통증을 참아내고 5이닝을 무실점(4안타 4사사구 2탈삼진)으로 막아낸 그가 벼랑 끝에 몰렸던 SK를 살려냈다. 원래부터 궂은일은 송은범의 몫이었다. 지난 시즌엔 선발로 시작했다 마무리로 마감했다. 선발과 마무리는 이름만 같은 투수일 뿐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도 마무리로 26경기에 나서 2승 4홀드, 8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은 0을 기록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송은범을 마무리로 돌린 것이 한국시리즈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할 정도였다. 올 시즌에는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초반부터 팔꿈치가 말썽이었다. 팔을 펼 때마다 팔꿈치 뒤쪽에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끼는 ‘후방충돌 증후군’이 찾아와 일본까지 가서 정밀검진을 받았다. 2008년 이후 4년 만에 10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5이닝 이상을 던지지 않았다. 송은범이 정규시즌에서 5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지난 6월 3일 KIA전(6이닝)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차원이 다른 얘기였다. 선발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프다고 뒤로 빠져 있을 수 없었다. 기자들이 물을 때마다 “어차피 수술할 팔꿈치”라면서 “큰 경기에서 아파서 못 던진다는 말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어깨만 으쓱했다. 9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졌다. 5안타 1홈런 5탈삼진 2실점(2자책)하면서 팀의 승리를 도왔다. 19일 롯데와의 PO 3차전에서는 6이닝 동안 무려 98개의 공을 던졌다. 3안타 4탈삼진 무실점하면서 선발승을 일궈냈다. 이날 한국시리즈 승부의 최대 분수령으로 손꼽혔던 3차전 선발로 나와서도 3회 1사 만루 위기를 막아내는 등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삼성을 꿇어 앉혔다. KS 3차전 승리투수가 된 송은범은 경기 후 “어떻게든 잠실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나왔다.”면서 “생각보다 몸이 좋지 않았고 볼 개수가 많아서 위기에 몰렸지만 계속 집중하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색·향·포장으로 차별화한 ‘감성농업’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색·향·포장으로 차별화한 ‘감성농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시장 개방을 눈앞에 둔 우리 농업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게 요구되는 가운데 차별화한 마케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디자인이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맛과 품질뿐 아니라 색깔, 포장, 향기 등 다양한 디자인의 힘을 활용한 감성농업(感性農業)의 현장을 찾았다. ●누에고치 염색해 만든 성탄 트리장식 전구·시들지 않는 꽃 등 인기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보존화(保存花)는 싱싱함을 3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꽃이다. 연구실에 들어서자 향긋한 꽃 냄새와 알싸한 약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생화를 약품 처리해 꽃잎의 부드러운 질감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시들지 않는 마법의 꽃’으로 불린다. 전량 수입에만 의존했던 보존화는 1만원을 넘어 손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꽃이 아니었다. 2006년 보존 약품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가격이 4000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도시농업팀 송정섭 과장은 “생화와 다른 이미지와 질감을 갖춘 상품 구성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에고치로 만든 깜찍한 장식 소품이 사양길의 양잠사업에 활력을 주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누에고치를 이용한 전구다발, 장식용 목걸이 등 7건의 디자인 의장 등록을 했다. 김종선 소장은 “누에고치 안에 염색을 방해하는 세라신이라는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성분을 첨가해 오방색 염색법을 개발했다.”며 “제작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농업박람회(30일까지 전남 나주)에 출품한 누에고치로 만든 성탄절 트리용 장식 전구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디자인이 농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컬러 농업’의 영역도 넓어졌다. 먹거리에 색을 입혀 오감을 자극한다. 녹색 쌀, 붉은 감자, 보라색 고구마등 맛과 멋을 갖춰 소비자를 군침 돌게 하는 ‘감성식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곡물 아트·전통떡 밀폐형 포장법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원동력 다양한 컬러 작물을 활용한 ‘곡물 아트’와 ‘논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영역도 생겼다. 쌀과 콩, 보리, 팥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곡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수원 농진청 식량과학원의 작업현장. 크기와 색깔이 다양한 재료를 모자이크처럼 수놓는 손길이 분주하다. 김선영 연구원은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국기를 곡물 종자로 그려서 찬사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논아트는 색깔이 서로 다른 벼를 이용해 논에 다양한 글자와 문양을 표현한 것이다. 보통 5∼6월에 시작되며 작품 감상의 최적 시기는 벼가 무르익는 가을이다. 농진청 기획조정과 김춘송 과장은 “벼가 자라 수확 때까지 지역을 알리는 효과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포장에 고객의 시선을 자극시키는 디자인 요소를 접목한 사례도 있다. 전남 화순군의 사평기정떡 구경숙 대표는 전남농업기술원의 기술 지원으로 투박한 전통떡 포장의 문제점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입맛과 눈길을 사로잡은 포장재를 개발했다. 떡과 포장상자 크기를 소형화하고 밀폐형 낱개 포장지 개발로 상온에서의 유통기간을 늘렸다. 현재 캐나다와 중국에 우리 떡을 수출하는 쾌거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우리 농산물을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여는 체계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그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꿈과 감성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소비자에게 감동과 믿음, 행복을 주는 제품이야말로 우리 농업을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LG하우시스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LG하우시스

    LG하우시스는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 유지시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협력회사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본사 및 각 사업장에서 일관성 있고 전문적인 협력사 지원 육성책도 마련해 실질적인 대·중소기업의 상생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동반성장 지원책은 협력회사의 원자재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협력사의 자금 부담 및 자재 구매난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사가 직접 구매할 때보다 단가 측면에서 시장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처진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복층유리 분야의 신기술 공법을 도입하고 적용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국내 최초 진공유리 개발, 차음유리·발열유리·BIPV용 가공유리 연구 등에서 유리산업 선진화에 기여했고, 해외 복층유리 업체의 국내 고급시장 장악을 방어하는 역할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기술·환경적인 측면도 강조하고 있다. 공정진단 및 품질기술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프로세스 혁신 등을 위해 사내외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기술 부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최고 품질의 제품 생산이 협력사와 LG하우시스의 성공을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제조 현장에서부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하우시스의 설비 및 품질 전문가 지원으로 생산 안정화와 품질 개선을 꾀할 수 있었으며, 종합적인 생산관리 활동을 지원해 비용절감을 유도할 수 있었다. 상생협력 펀드 조성을 통한 금융지원, 협력업체 기술 컨설팅 지원, 협력사의 저탄소 인증, 폐기물 관리, 에너지 절감법 등 친환경 기술지원 활동도 하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술공유, 기술특허 사용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등 협력사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10·26 재보선 이색 당선자 2제] “시장실 없애겠다”

    [10·26 재보선 이색 당선자 2제] “시장실 없애겠다”

    “시장실을 없애겠다.” 10·26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이종배(54) 새 충주시장이 시장실을 폐쇄하고 민원실에서 근무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 실천 여부가 주목된다. 이 시장의 의지가 워낙 강해 조만간 전국 첫 ‘민원실 시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27일 충주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시민들과의 소통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시장실 폐쇄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초 일각에서 “실·국장들도 당연히 사무실을 비워야 하는 것 아니냐, 공무원들의 조직을 흔들겠다는 발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 시장은 당선 소감문에서 “시장실을 즉시 없애고 민원실에서 시민들과 함께 온몸으로 뛰겠다.”고 밝힌 데 이어 시장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 공약을 거듭 강조했다. 이 시장의 계획은 이렇다. 시청 민원동 1층에 있는 종합민원실(852㎡) 여유 공간에 책상과 컴퓨터 등으로 간단하게 사무공간을 꾸며 업무를 보고, 기존의 시장실은 ‘직소민원실’ 또는 ‘고충처리실’로 바꿔 민원해결을 위해 찾아오는 시민들을 접견하는 장소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선거캠프 김학철 대변인은 “전자결재가 보편화되고 회의는 현재 사용 중인 간부회의실에서 하면 커다란 집무실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소통강화를 위한 조치다.”라고 말했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현대제철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어린이와 환경은 우리의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초록수비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초록수비대는 현대제철이 사회 공헌활동의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진행하는 것으로, 지난해 인천 지역 초등학생 23명을 중심으로 처음 출범했다. 대원들은 학교·가정에서 ‘녹색생활’ 방법을 전파하는 환경지킴이 역할을 담당한다. 초록수비대는 지역 내 쓰레기 없애기 프로젝트, 친환경 전기 만들기 등 환경체험교실을 비롯해 환경캠프·환경퀴즈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에는 인천, 포항, 당진 사업장 인근 24개 초등학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확대해 환경 교육의 중추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초록수비대는 아이들의 ‘녹색생활’ 습관이 장기적으로 환경을 지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 착안해 운영하고 있다.”며 “‘어린이 환경교실’을 한 단계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초록수비대의 모태인 ‘어린이 환경교실’은 인천·포항·당진 등 사업장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미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환경 지식을 알리고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환경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도입됐다. 매월 1회 환경을 주제로 강의와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에는 연간 2240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56회의 환경교육이, 2008년에는 2880명을 대상으로 72회의 교육이 실시됐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 전국 확산으로 교육방식을 변경, 환경도서 보급 및 감상문 공모전으로 대체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래 주역인 어린이들이 환경 사랑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성장함으로써 미래 환경의 변화를 모색하고 주변에서 작지만 큰 실천을 할 수 있는 사회공헌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트위터 퍼나르기’ 막판 젊은 표 몰렸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에 큰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NS가 보여 준 ‘투표독려’와 ‘투표 인증샷 놀이’ 등이 실제 상당수의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한 표는 대부분 박 후보에게 집중됐다. 낮 동안 매시간 2~3%씩 오르던 투표율은 퇴근시간인 오후 6시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투표가 종료되는 8시까지 순식간에 8.7%가 더 올랐다. 30%대에 머물던 투표율은 48.6%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재보선 투표율 최고치다. 직장인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벌어진 투표독려 운동과 투표 인증샷 놀이를 잘 알고 있었다. 직장인 최모(31)씨는 “근무시간 짬짬이 트위터를 하는데 트위터 글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퇴근하면서 투표할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퇴근길 집으로 향하던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돌리게 했다. 젊은 직장인들의 투표율 상승은 박 후보를 더욱 유리하게 만들었다. 서울시장 선거가 세대별 대결 구도로 짜여져 있었던 까닭이다. 컴퓨팅 사회 분석기관 ‘그루터’가 지난 한달간 ‘서울시장 후보 트위터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RT(퍼나르기)된 메시지’ 상위 20개 모두 박 후보를 지지하거나 나경원 후보를 비판하는 글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 ‘시민 박원순’ 택했다

    서울 ‘시민 박원순’ 택했다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눌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11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후보를 낸 8개 지역에서 모두 이겼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정치판에서 무명에 가깝던 박 당선자의 승리는 단순한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 차원을 넘어 기성 정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시민사회의 에너지를 함축한 것이어서 향후 한국 정치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진앙으로 평가된다. 박 후보는 27일 오전 1시 현재 개표가 93.58% 진행된 상황에서 53.3%를 얻어 46.3%에 그친 나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박 당선자는 20~40대에서 집중적인 지지를 얻었고,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나 후보를 압도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대에 대거 투표해 박 후보 승리의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자 서울 안국동의 캠프 사무실을 찾아 “시민이 권력을 이겼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면서 “연대의 정신은 시정을 통해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자의 승리로 기존 정당정치 체제를 해체하려는 흐름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 세력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통합 작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정당과 시민사회 진영의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박 당선자에게 후보 자리를 과감하게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계 개편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민들에게 혹독한 심판을 받은 한나라당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정국 주도권을 잃은 것은 물론 지도부 책임론을 놓고 내분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지역 현역 의원들의 동요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적극 지원했는데도 패배해 ‘대세론’이 흔들리게 됐다는 점이 한나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나 후보는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나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다 회복했기 때문에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48.6%에 이르렀다. ‘대선 전초전’으로 불릴 정도로 이번 선거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평일에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42개 지역에서 치러진 이날 재·보선의 전체 평균 투표율은 45.9%를 기록해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2007년 12·19 재·보선(64.3%)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한편 27시 0시 현재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집중적으로 지원한 민주당 이해성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부산 지역에서의 ‘야권 바람’을 차단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양천구청장(추재엽), 대구 서구청장(강성호), 강원 인제군수(이순선), 충북 충주시장(이종배), 충남 서산시장(이완섭), 경북 칠곡군수(백선기), 경남 함양군수(최완식) 등 후보를 낸 8개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전북 남원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환주 후보, 전북 순창군수에는 민주당 황숙주 후보가 당선됐다. 경북 울릉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최수일 후보가 당선됐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잔정 많지만 일할 땐 엄격… ‘꼼꼼 원순씨’

    [‘시민 박원순’ 택했다] 잔정 많지만 일할 땐 엄격… ‘꼼꼼 원순씨’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선거 명함에는 노인과 격없이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겨 있다. 푸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이지만 한번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두 얼굴의 사나이”란다. 일상생활에서는 한달에 한번 직원들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직접 장을 봐 요리를 해주는 인자하고 잔정 많은 모습이지만 일할 땐 매우 엄격하고 꼼꼼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이다. 거대 여당을 무너뜨리고 무소속 범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 자리를 꿰찬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누구인가. 선거 기간 내내 그의 곁을 지키며 ‘입’ 역할을 한 11년지기 송호창(변호사) 대변인은 그를 “천재지만 너무 착한 바보”라고 규정한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선택하고 그것을 성공으로 이끌 줄 아는 ‘아이디어맨’이지만 토론에서 상대 후보를 찌를 ‘공격 아이템’을 쥐여 줘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건 순전히 그의 성품 탓이라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는 별명도 많다. 10년 전에는 ‘불도저’, 지금은 ‘넓적부리도요새’ ‘원순씨’다. ‘불도저’란 별명은 아름다운 재단 출범 초기의 추진력 때문에 붙었고, ‘넓적부리도요새’는 멸종 위기 동물들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명함에 적어 다녀 붙은 별명이다. 새말이 ‘작고 멀리 나는 새’로 박 당선자를 지칭한다. 인생의 이 골목, 저 골목을 종횡무진하다 붙은 ‘이사’ ‘변호사’ ‘대표’ 등 각종 호칭을 대신해 수평적 네트워크를 강조한 ‘원순씨’로 최종 통일했다. 밤샘을 즐긴다는 ‘꼼꼼 원순’ 박 당선자는 화를 내지 않는 대신 준비나 방향 제시가 미흡하면 “준비가 제대로 된 거예요.”라며 한마디만 던진단다. 그 나직한 ‘카리스마’를 본 직원들은 얼어붙는다는 후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10대 핵심 공약을 직접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기획부터 발표까지 총지휘한 것은 대표적인 단면이다. 이념·정체성 공격도 많이 받았다. 그는 ‘중도 진보주의자’다. 스스로는 “현장주의자”라고 한다. 보수, 진보의 한계를 넘어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당선자는 유언장에 “내가 살면서 이룬 작은 성취와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바른 생각들이 아이들의 유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박 당선자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1956년 경남 창녕에서 2남 5녀 가운데 차남(여섯 번째)으로 태어났다. 경기고 3학년 때 결핵성늑막염으로 1년 늦게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지만 그래도 그때까지는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 1975년 대학 1학년 시절 긴급조치 9호로 서울대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박 당선자는 입학 석 달 만인 1975년 6월 유신체제에 반대 시위를 벌이다 숨진 김상진 열사의 추모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4개월간 투옥됐다가 결국 학교에서 제명됐다.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다. 박 당선자는 이후 1979년 단국대 사학과로 적을 옮겨 사법고시에 매진해 1980년 합격했다. 긴급조치 9호는 뒤늦게 위헌 판결이 났지만 서울대로의 복학은 늦은 상황이었다. 사법연수원 시절 박 당선자는 경기고 선배인 조영래 변호사를 동기로 만난다. 서울대 수석 졸업에 운동권 내 명성이 자자했던 조 변호사는 박 당선자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박 당선자는 연수원 수료 직후 대구지검 검사로 발령 나지만 6개월 만에 사표를 제출했다. 박 당선자는 “사형 집행 참관이 싫었다. 1년을 채우라는 부장 검사의 권유에 따라 1년 뒤에 사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1984년 인권 변호사로서 조 변호사와 함께 본격적인 공익 소송에 나선다. 5년 만에 승소로 이끈 망원동 수재(水災) 사건을 비롯해 부천경찰서 권인숙 성고문 사건, ‘말지’ 보도 지침 사건, 부산 미 문화원 점거 사건 등 사회를 들썩인 사건들의 변론을 맡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주도했다. 박 당선자는 “조 변호사는 법률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가고 혼자 힘이 아닌 다양한 세력과 연대해 풀어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야권 단일후보로 선거에 나온 박 당선자가 조 변호사의 말을 실천에 옮긴 셈이다. 조 변호사가 숨진 이듬해인 1991년 박 당선자는 영국과 미국으로 건너가 머물며 시민단체를 경험하고 1994년 시민단체 ‘참여연대’를 만들었다. 1995~2002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맡은 뒤로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 국회의원 낙선운동 등을 벌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국세청 앞에서 처음으로 ‘1인 시위’를 벌여 시위 문화로 발전시켰다. 변호사 생활은 1996년 끝이 났다. 2002년 아름다운 가게, 2006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하면서 ‘모금 운동가’를 자처, 이명박 대통령, 대기업들과 함께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공을 인정받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여성인권상과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통일차관에 김천식 내정

    통일차관에 김천식 내정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통일부 차관에 김천식(55) 통일정책실장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통일부에서 주요 보직을 골고루 거치면서 정책, 교류협력, 회담 등을 섭렵했다. 제15~17차 남북 장관급회담 대표로 참석했고,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도 수행했다. 지난 2009년 11월 개성에서 북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측이 폭로한 지난 5월 베이징 비밀접촉 당사자로 이름이 공개된 바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인종 청와대 경호처장의 후임 인선을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등이 꼽히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공을 세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영학 전 지경부 제2차관의 이름도 나온다. 차관급인 경호처장 후임으로는 경찰 고위간부 출신 중에서 임명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청수(전 경찰청장)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과 윤재옥 전 경기경찰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경찰 출신 경호처장이 나오면 지난 참여정부에서 김세옥 경호실장 이후 두 번째가 된다. ●김천식 차관 약력 ▲전남 강진(55·행시 28기) ▲서울 양정고 ▲서울대 정치학과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 통일담당과장 ▲통일정책실 정책총괄과장 ▲남북경제협력국장 ▲통일정책국장 ▲통일정책실장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삼성, 중동中·高 지원 ‘스톱’

    삼성그룹이 지난 1994년 인수, 800억원가량을 지원해 온 서울 강남구 일원동 ‘중동 중·고교’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동고는 지난 2009년 자율고로 지정됐다. 삼성 측은 21일 “지난주 학교법인 중동학원의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 인사들로 구성된 중동학원의 이사장, 이사, 감사직도 연말에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 측은 중동고의 자율고 지정 기간인 2014년보다 2년 더 긴 오는 2016년까지 자율고 유지에 필요한 법인 전입금(학생 등록금의 5%·연간 3억 5600만원)은 물론 학생 장학금, 실험·실습비 등 각종 학교 운영비를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금액은 삼성이 손을 떼는 올 연말 일괄 지급한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중동고를 졸업한 고 이병철 회장의 유지에 따라 1994년 6월 중동학원의 경영을 맡았다. 이후 17년간 804억원을 투자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지원한 이후 중동고가 명문이 됐고, 이제 재정도 자립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본다.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게 아니라 양자 간에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 측이 선발권이 없는 자율고에 실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삼성 측은 이에 대해 “재정을 제외하고 학교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오히려 삼성이 잘나가는 자율고를 창업주의 모교라는 이유로 전폭 지원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발을 빼는 것이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중동고는 2009년 자율고 선정심사 당시 28개 신청학교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자율고가 됐다. 하지만 전환 2년 만에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중동고는 동창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자율고에서 일반고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고 전환은 새로 선임되는 인수자가 결정할 문제인 데다가 구성원 간 논의도 거쳐야 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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