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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에게는 찬사 못지않게 비판도 많다. 비판의 주된 과녁은 대안이 없다는 것. 푸코는 자유의지와 이성을 가졌다고 뻐기는 근대인들에게 알고 보면 너희들은 부드러운 지배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근대사회는 ‘쇠우리’(Iron Cage)와도 같다는 얘기다. 근대인들이 계몽과 해방을 아무리 외쳐봤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대한 규명을 푸코는 지식-권력의 고고학, 혹은 계보학이라 불렀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지식-권력의 작동방식을 너무 촘촘히 묘사하다 보니 탈출구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푸코의 마지막 강의 화두는 ‘파레시아’ 푸코는 정말 탈출구에 대해 얘기한 바가 없는가. 22~23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에서 열리는 푸코 심포지엄 ‘근대 권력의 계보학에서 신자유주의 통치성까지-권력과 저항의 철학자 푸코를 다시 읽는다’는 이 문제를 다룬다. 고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서동진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 진태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등 프랑스 현대철학에 밝은 8명의 젊은 학자들이 모인다. 이들의 관심은 1970년대 말 이후 푸코의 마지막 행보다. 이 가운데 심세광 성균관대 강사는 ‘미셸 푸코의 마지막 강의 ; 견유주의적 파레시아와 진실한 삶’ 논문을 통해 1983년, 1984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강의에 집중한다. 심 강사에 따르면 푸코는 말년에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화두는 ‘파레시아’(parresia)였다. 파레시아란, 모든 것(Pan)과 말하다(Rein)라는 그리스 단어를 합친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다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어떤 외부적 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바를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발언하는 것이다. 좋은 말 같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편치 않다. 자유민에게 주어지는 이 권리는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시민이 자신의 삶 전체를 내기에 거는 위험’이 걸려있기도 하다. 파레시아가 단순히 말하기가 아니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인 이유다. ●“도발적 스캔들이 탈출구” 푸코는 파레시아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하는 지점으로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디오게네스를 꼽는다. 소크라테스는 민회에서 열변을 토하는 대신, 이웃 사람들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얘기하는 쪽을 택했다. “그리스 시민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을 배려토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스스로가 산파술에 비유한 변증법적 대화기술은 이를 뜻한다. 디오게네스도 기본적으로는 소크라테스와 같다. 연단에서 정치적 열변을 토하는 대신 권력과 기성 질서의 결탁을 비판하면서 군중에게 설교하는 쪽을 택했다. 차이도 있다. 디오게네스는 훨씬 과격하고 거칠며 공격적이었다. 개처럼 살겠다는 견유학파라는 단어처럼 디오게네스는 온 몸으로 ‘한판 생쇼’를 벌였다. 알렉산더 대왕과의 유명한 일화도 거기서 나온다. 푸코가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 “사회적 가식과 세속적 관습의 이면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생활의 구체적 진실 속에서 절대적으로 지속되는 것만 찾으려”하는 태도다. 저 멀리 있는 메시아를 기다리거나 완벽한 세상 이데아를 상정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극한으로 이행하는 것’ 그 자체, 이게 디오게네스의 매력 포인트다. 문제있다고 비판하고 논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믿는 그 방식대로 살아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디오게네스의 행위는 하나의 ‘스캔들’이다. 심 강사는 “스캔들, 그것은 담론을 삶으로 대체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도발적인 스캔들을 불러일으키는 개인들로 구축해감으로써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들의 모순에 직면”토록 하라는 것이다. 푸코가 말년에 디오게네스와 파레시아에 집중한 것은 바로 이 스캔들을 탈출구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아무리 쇠우리가 강력해 보여도 여기서 삐져나오는, 스캔들을 감행하는 주체는 있다는 것이다.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도 출간 이에 맞춰 푸코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그린비출판사 펴냄)도 출간됐다. 기자로 푸코와 친분이 깊은 디디에 에리봉이 가족과 주변 친지, 학계인사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푸코를 복원해낸 것인데, 푸코에 대한 디테일한 서술이 눈에 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독일 새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

    동독의 민주화 운동가 출신인 요아힘 가우크(72)가 독일의 새 대통령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특혜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의 후임으로 가우크를 추대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대통령은 연방의회 의원과 각 주 의원 등 총 1244명으로 구성된 연방 총회의 표결로 선출되지만, 여야가 합의한 만큼 가우크가 차기 대통령에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연방 총회는 다음 달 18일 이전에 열릴 예정이다. 가우크는 동독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통일 직후인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옛 동독 문서관리청을 맡아 운영하면서 비밀경찰조직 슈타지의 무자비한 범죄행위를 폭로해 인지도를 높였다. 개신교 목사 출신인 가우크는 역시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메르켈 총리와 출신 지역과 종교가 같다. 하지만 정치 노선은 정반대다. 가우크는 2010년 6월 대선에서 진보진영인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의 후보로 나서 메르켈 총리와 그의 연정 파트너들이 미는 불프와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깝게 패했다. 여당인 기독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라는 배경 이외에 이렇다 할 업적이 없던 불프를 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해 당시 메르켈 총리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더 나은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가우크를 표지 인물로 다루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가 2년 전의 결정이 실수였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굴욕에도 불구하고 가우크의 지명에 합의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이라는 힘든 숙제 앞에서 국내 정치문제로 야당과 실랑이를 벌일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가우크를 ‘민주화의 스승’이라며 “현재와 미래의 도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지만 기민당의 보수파는 막판까지 다른 인물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그 권한이 제한돼 있으나 법안과 국제 조약 등에 대해 최종 서명권을 갖고 있으며,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누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인지 결정하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남의 나라 장단에만 춤출 수 있나…우리 혼 담은 예술로 대중들 찾아야”

    “남의 나라 장단에만 춤출 수 있나…우리 혼 담은 예술로 대중들 찾아야”

    ‘말러의 재발견’이라 할 만큼 최근 클래식 공연계에 분 ‘말러 열풍’은 거셌다. 최근 2년간 말러 교향곡 전곡을 시리즈로 무대에 올려 말러 열풍을 점화시킨 서울시향과 정명훈 음악감독의 힘이 컸다. 하지만 이들보다 10년 앞서 국내 팬들에게 말러를 소개한 사람이 있다. 바로 당시 안호상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이 그 주인공. 그는 모두가 말렸던 말러 시리즈를 1999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예술의전당 밀레니엄 시리즈 공연으로 기획, 한국에 말러를 처음으로 알렸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1999년부터 7년간 대중 가수로는 유일하게 조용필을 예술의전당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세웠다. 매번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예술의전당은 한때 오페라 기획 공연의 적자를 조용필 콘서트에서 본 흑자로 메우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공연 기획계의 미다스 손’이라 불리게 됐다. 두 기획 공연 모두 주변의 반대가 거셌지만, 그는 가능성을 엿보고 성공시켰다. 모두가 노(No)라고 할 때 예스(Yes)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발상이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 1월 국립극장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됐다. 1984년 공채 1기로 예술의전당에 입사해 공연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24년간 굵직한 기획공연을 선보인 것은 물론 최근 5년간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재임하며 고궁 뮤지컬과 찾아가는 문화공연 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행정력 등이 높게 평가됐다. ●말러 한국 첫 기획·조용필 올린 공연계 미다스 손 안호상(52) 신임 국립극장장을 지난 15일 집무실에서 만나 국립극장의 개혁과 변화, 성공의 밑그림 등을 들어봤다. 안 극장장은 국립극장 전속 단체인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줄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립오페단과 발레단은 지난 10년간 언제나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공연의 레퍼토리를 축적해 가며 큰 성장을 일궈냈다. 국립발레단의 ‘지젤’과 ‘백조의 호수’ 등이 대중들에게 꼭 봐야 할 공연으로 인식되듯 국립창극단의 ‘춘향’, ‘수궁가’, ‘흥부가’, 국립 무용단의 ‘살풀이’, ‘승무’, ‘부채춤’ 등을 고유의 레퍼토리 공연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극·발레·오페라단 뭉쳐 ‘국립레퍼토리 시즌’ 그는 “(뮤지컬, 오페라 등 서양에서 비롯된 공연을 통해) 서양의 가락과 리듬만 느끼고 산다는 건 남의 장단에 춤만 추겠다는 것인데 이는 어색한 삶을 사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우리의 혼이 느껴지는 예술 장르를 대중들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K팝 등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 가장 한국적인 공연 작품을 즐길 수 있게끔 최고의 예술가들과 함께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TV드라마 ‘해를 품은 달’, ‘뿌리깊은 나무’ 등 사극이 인기를 끄는 것은 옛것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이 굉장하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안 극장장은 국립무용단과 발레단, 창극단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가을부터 국립극장,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의 협조를 얻어 한국 문화의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국립 레퍼토리 시즌’을 매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립극장을 한국 문화 공연의 상징적인 장소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안 극장장의 생각이다. ●40여년된 낙후시설… 고풍미 살리면서 보수하고파 안 극장장은 1970년대 지어진 국립극장의 낙후된 시설을 보수·개선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국립극장은 과거 전통 극장 설계 방식을 따르면서 오페라나 창극 모두 올릴 수 있는 극장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최근 완공된 뮤지컬 전용극장 등에 비해 기술적인 약점도 있고, 시설이 뒤처진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무대 시스템 등을 포함해 현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극장으로 만들고자 리노베이션 등을 구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립극장만이 지닌 고풍스러움과 품격 등은 유지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어린 시절 국립극장에서 만든 문화적 추억을 잊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햇다. “문화계에서 국립이란 단어가 붙으면 많은 사람이 뭔가 때가 묻었다고 보거나 소중하게 보지 않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문화적 동경, 판타지, 호기심, 설렘을 주지 못한다고 보는 거다. 앞으로 국립극장이 많은 분에게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극장장으로서 이루고픈 꿈이다.” 안 극장장의 꿈과 개혁이 국립극장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관악 조원도서관에 다문화자료실 설치

    결혼이민자, 외국인 근로자 등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을 위한 도서 자료실이 관악구에 생긴다. 16일 관악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다문화자료실 설치 지원 사업’에 선정돼 조원동 조원도서관 내에 ‘다문화자료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다문화자료실은 다문화 가정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공동체 활동을 돕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조원도서관 4층 종합자료실 내에 35㎡ 규모로 들어선다. 중국어, 베트남어, 필리핀어, 일본어, 몽골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원서와 외국인들이 읽기 좋은 도서 등 750여권이 비치된다. 또 한국 생활 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여러 언어로 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다문화 가정의 공동체 교류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자료실 조성과 운영에는 예산 5000만원이 투입됐다. 관악구는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세 번째로 다문화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특히 다문화자료실이 조성되는 조원동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구로디지털단지와 인접해 있어 관내 주민은 물론 인접 지역 거주자도 자료실을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종필 구청장은 “다양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며 “지역 주민과 다문화 가족에겐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바가지 관광/임태순 논설위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몇년 전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 나와 영국, 한국, 나이지리아 식당 종업원 중에서 나이지리아 사람이 가장 똑똑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식당 종업원은 식탁을 치우면서 음식 주문도 받고 계산도 하지만, 영국 식당에 들어가면 종업원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밖에 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나이지리아는 한술 더 떠 한국 식당 종업원보다 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식당에서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은 영국이 가장 좋고 다음은 한국, 나이지리아의 순이다. 영국 식당 종업원은 비록 한 가지 일밖에 할 줄 모르지만 살아가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개개인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번번이 당한다. 부정, 부패 등으로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은 일반적으로 경제력 차이로 구분되지만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도 중요하다. 선진국은 약자나 강자나 제 할 일 하고, 법을 지키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사회적 갈등도 중재, 조정 등 정해진 절차를 따르면 공평하고 투명하게 해결된다. 부정, 비리가 개입될 소지가 적은 만큼 사회적 거래비용도 적게 든다.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 사회다. 이는 물론 사회 구성원 간에 신뢰가 쌓여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의 사회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사회발전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신뢰”라면서 “경제발전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얼마나 잘 보존하고 축적해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바가지 관광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남대문시장 포장마차에서 일본인 관광객에게 김치전에 맥주 2병을 5만원에 팔고, 콜밴은 2㎞밖에 가지 않았는데도 33만원을 내라고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중국·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영글고 있는 관광대국의 꿈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바가지가 잦아지면 외국인 관광객은 우리나라를 불신하고 더 이상 찾지 않게 된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는데도 이런 후진적인 바가지 행태가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관광산업은 고용효과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서비스 산업이다. 서비스업은 친절, 봉사 등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으려면 몇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업주들도 눈앞에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긴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관광공사 등 당국도 관련 업소를 대상으로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14일 서울 관악구 서원동 왕성교회에서 제23회 정기총회(속회)를 열고 제18대 대표회장에 홍재철(예장합동·경서교회) 목사를 선출했다.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홍 목사는 총대 235명 중 찬성 231표, 반대 1표, 기권 3표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아 선출됐다.홍 목사는 총회에서 대표회장 임기를 2년 단임으로 정한 정관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2년간 대표회장 직무를 수행하게 됐다. 한편 현 한기총 집행부에 반발해온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길자연 대표회장을 상대로 직무정지와 정기총회 속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총회가 열리기 전 기각됐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탐욕이 화근이다/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탐욕이 화근이다/오병남 논설실장

    재벌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정치권과 언론의 재벌 때리기가 험악하다. 국민의 시선이 싸늘해진 지도 오래다. 총선이 두달도 채 안 남은 데다 연말에는 대선까지 예정돼 있어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탐욕이 화근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재벌은 날개를 달았다. 규제가 줄줄이 풀리고 고환율·저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쉽게 부를 쌓았다. 정부와 국민은 투자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지만, 재벌은 현금을 곳간에 쌓아 놓았다 몸집을 불리는 데 썼다. 최근 3년간 20대그룹의 자산총액은 54%, 계열사는 36% 늘었다. 5대그룹으로 좁혀 보면 자산총액은 59%, 계열사는 51%나 급증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완화 조짐을 보이던 경제력 집중 현상이 외환위기 이전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청년실업자가 득실거리고 중소기업이 휘청거리는 새 4대그룹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53%, 10대그룹 시가총액(673조 3158억원)은 주식시장 전체(1236조 7533억원)의 54.4%까지 치솟았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재벌천하’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욕을 멈추지 않아 화를 불렀다. 3세들까지 나서 커피, 피자, 꼬치구이에 골프교실도 모자라 빵, 떡볶이, 김밥, 순대까지 넘봤으니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대통령이 “재벌 2, 3세는 취미로 할지 모르지만, 빵집을 하는 사람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질타하고 나서야 꽁무니를 뺐지만, 재벌의 게걸스러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꼴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재벌은 유효기간 없는 권력이 된 지 오래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 그래서 욕망을 억누르고, 절제와 겸손을 보였어야 했다. “자본주의는 욕망을 원동력으로 발전했지만, 거기엔 절제가 있어야 한다. 기업의 사업 다각화에도 명분이 중요하다.”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그룹 명예회장의 지적은 정곡을 찌른다. 우리 재벌은 오만했다. 재벌을 향한 역풍이 하루하루 거세지는데 눈치조차 채지 못한 모양이다. 여당 의원들마저 “재벌개혁 없이 선진화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쏟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한 인터뷰에서 “(재벌은) 국민의 99%가 재벌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벌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을 주도하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해 국격을 끌어올리는 순기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시대의 프레임에 갇혀 문어발 확장, 승자 독식, 반사회적 일탈을 멈추지 않아 양극화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역풍을 자초하고 말았다. 특히나 총수의 후예들이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편법 상속·증여를 받는 것도 모자라 서민의 밥그릇까지 빼앗은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미국을 위기로 몰아 넣은 월가의 탐욕처럼 재벌의 탐욕이 스스로의 목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재벌개혁을 역사적·시대적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제1야당은 10대그룹의 출자총액 제한, 재벌세 징수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일감 몰아주기는 배임죄, 중소기업 업종 진입은 징역형이나 벌금형으로 다스리겠다고도 했다. 여당조차도 순환출자 금지,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시장점유율 한도 규제 등을 공약했다. 이쯤 되면 ‘재벌 해체’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벌은 세상 인심을 탓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문만을 좇다가는 존립 기반인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절감해야 한다. 시장과 국민이 없는 재벌이 가능한 일인가. 400년간 12대의 만석꾼을 배출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된 경주 최부자의 육훈(六訓)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바로 오늘, 이 땅의 재벌에 주는 경구(警句)가 아닌가. obnbkt@seoul.co.kr
  • “혼자서 가능한 일 없다는 걸 알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음악이지요”

    “혼자서 가능한 일 없다는 걸 알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음악이지요”

    그의 존재가 국내에 알려진 건 2006년. 김태희가 나온 휴대전화 광고에 삽입된 ‘비 비 유어 러브’(Be Be Your Love)가 인기를 얻으면서다. 또 한 번의 강렬한 재회는 2010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그가 레이 라몬테인과 함께 부른 ‘듀엣’(Duet)이 삽입되면서다. ●“트위터에 듣고 싶은 곡 추천하면 반영” 짙은 커피향의 목소리를 지닌 싱어송라이터 레이철 야마가타(35)가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야마가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10일 발매된 새 앨범 ‘체서피크’(Chesapeake)의 수록곡을 한국 팬에게 들려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듣고 싶은 곡을 내 트위터에 추천하면 공연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공연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야마가타는 “절친한 김중만 사진작가가 우리 밴드를 보살펴 주고, 서울에 있는 동안 사진을 찍어 줬다. 한국 팬에게 받은 사랑은 새 음반 제작에 몰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이 끝나고 뉴욕으로 돌아가 메이저 음반사인 워너와 결별하고 독립 레이블을 세웠다. 앨범 제목이기도 한 동부 해안도시 체서피크에서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녹음했다. 그는 “뒷마당에서 텐트 생활을 했다. 해가 지면 바다로 나가서 수영하고, 밤에는 녹음하면서 여름 한철을 보냈다.”고 말했다. 특이한 성(姓)에서 짐작하듯 일본계 이민자의 후손인 야마가타가 음악을 시작한 곳은 범퍼스란 이름의 밴드였다. 펑크와 솔, 얼터너티브를 아우르던 밴드에서 지금의 독특한 목소리가 완성됐다. 그는 “내가 팀에 합류하기 전에 있었던 여성 보컬은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전임자를 대체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울리지도 않는 뮤지컬 스타일의 고음을 내는 창법을 쓰다가 보컬 레슨을 통해 비로소 내게 맞는 음색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라이브 무대 서는 게 가장 중요한 훈련” 그는 최근 봇물을 이루는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영국 가수 아델과 더불어 도전자들이 선호하는 가수로 꼽힌다. 까마득한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했다. “라이브 무대에 서는 게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돌발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다.”면서 “작곡은 자신과의 싸움인데 (이 곡이 돈이 될지 안 될지) 비즈니스적 요소들을 제외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음악을 추구하면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지금껏 수많은 음악인들 중 가장 인상적인 답이 돌아왔다. “혼자서 가능한 일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다.” 7만 7000~8만 8000원. (02)3143-51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eekend inside] ‘일자리창출·봉사활동… ’ 행복한 경기 마을기업

    [Weekend inside] ‘일자리창출·봉사활동… ’ 행복한 경기 마을기업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의 마을기업 ‘행복한 국수’ 마을 주민들이 4000만원으로 2010년 12월 1일 문을 연 뒤 이듬해 2월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주민 3명이 근무하고 노인 10명이 시간제로 일하면서 월 평균 1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지난해 12월까지 총 12억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기업설립 취지에 맞게 무료 국수봉사(5400명), 청소년 장학금 지급, 노인정 무료영화상영(15회) 등 수익금으로 취약계층을 도왔다. 행복한 국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노인 10명 국수사업… 월 1000만원 수익 마을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나눔 실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0년 10월 처음 도입된 마을기업은 주민이 공동체를 만들어 지역 특산물이나 자원을 활용하는 주민 주도의 비즈니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경기도의 경우 95개 마을기업에서 지난해 1년여 동안 502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31억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평택시의 마을기업 ‘민들레 옥토’는 한식 뷔페를 운영, 취약계층 여성과 미취업 청년 등 4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조만간 4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이 기업은 수익금 전액을 장학사업에 쓰고 있으며 20가구의 독거노인들에게 재가봉사 활동도 벌이고 있다. 경남 남해군 두모마을 주민들은 ‘두모녹색 체험마을’이란 마을기업을 설립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다. 카약·스노클링·바다래프팅 등 각종 해양 레저·스포츠 체험 장소로 제공해 지난해 2억여원의 수익을 거뒀다. 74가구 143명의 주민들이 모두 주인으로 참여했다. ●다문화 가정 정착에도 기여 마을기업은 다문화 가정의 정착에도 한몫한다. 성남시에서는 다문화 가정을 이룬 이주 여성들이 마을기업을 설립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 ‘cafe Wee’는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출신 주부 5명이 운영한다. 이주여성들의 꿈과 희망의 공간이자 다문화 인식을 싹 틔우는 사랑방이다. 이들이 카페에서 일할 때 자녀는 다문화가정센터에서 방과 후 학습 지도를 받는다. 시는 내년 2월 ‘다문화 카페 우리’ 2기 교육을 거쳐 이주여성 5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2월 안산에서 문을 연 마을기업 ‘아시안 누들’도 다문화 음식점이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온 이주 여성들이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다문화 공동체 지원 등에 사용한다. 경기도는 마을기업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올해도 66개의 마을기업을 선정해 육성할 계획이다. 13개 신규 마을기업에는 1곳당 50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고 지난해 마을기업 가운데 53개 마을을 선정해 1곳당 3000만원 이내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류광열 경기도 투자산업심의관은 “마을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비 지원뿐 아니라 경영의 전반적인 지원과 판로 확보 방안 마련, 홍보·마케팅에 대한 컨설팅 제공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학교폭력 신고 한달 피해 학생들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

    학교폭력 신고 한달 피해 학생들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

    학교 폭력의 피해 학생들이 여전히 보복에 떨고 있다. 또 또래들로부터 ‘밀고자’로 낙인찍힐까 두려워하고 있다. 정부의 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피해 학생들이 불안과 공포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존 ‘일진’이 떠난 자리엔 또 다른 ‘일진’이 나타났다. 피해 학생에 대한 경찰의 보호 조치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서울신문은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직후 경찰에 신고한 7명의 학생들을 만나 봤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패스트푸드점. “별로 생활이 나아진 것은 없어요. 못된 형이 구속돼서 다행이지만….” 한 달 전 경찰에 같은 중학교 선배 박모(15)군을 신고한 H(14)군은 말하면서도 주위를 살폈다. H군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학교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는 일이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H군을 포함해 친구와 후배들을 때리고 돈을 빼앗은 박군을 이례적으로 구속했다. H군은 이날 하교 도중 다시 용돈 2000원을 다 털렸다. “그 형이 잡혀 가면 돈 뺏는 형이 없을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일진이 나타나더라고요. 또 신고를 해야 하나요. 그러다 걸리면 전 진짜 죽어요.” H군은 잔뜩 겁을 먹은 표정이었다. 학생들은 몇 명의 ‘일진’이 빠져도 ‘일진회’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남녀 합쳐 30명쯤으로 구성된 이 학교 일진회는 경찰 수사 결과 일부 학생들만 강제 전학 조치됐을 뿐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피해 학생 L(14)군은 “우리 학교 일진이 허름해지면 다른 학교 일진이 와서 돈을 뺏곤 해요. 아이들 중엔 태권도나 유도 유단자도 있지만 형(일진)들이 워낙 막무가내여서 어쩔 수 없이 맞거나 돈을 줄 수밖에 없어요.” 피해 학생 Y(14)군은 구속된 일진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구속되기 전 형이 ‘네가 이른 거를 다 안다. 소년원에서 살다 오면 너를 꽂아 놓고 기절할 때까지 때리겠다’고 했어요.”라면서 “형사 아저씨들도 다 끝났다고 말하지만 저는 자기 전 (일진) 형이 한 말이 자꾸 생각나요.”라 고 말했다. Y군은 지난해 11월 고민 끝에 가해 학생을 신고했지만, 얼마 뒤 보호처분을 마친 가해 학생이 학교로 돌아왔다. 인터뷰 도중 근처 테이블에 ‘일진’들과 어울렸던 여학생들이 나타나자 피해 학생들은 “제발 자리 좀 옮겨요.”라며 어쩔 줄 몰랐다. 더욱이 사건이 해결됐다지만 피해 보상은 별개였다. 수년간 폭력에 시달려온 M(14)군은 “왜 뺏긴 돈도, 치료비도 안 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심하게 맞아 코뼈 골절로 수술을 받거나 머리를 크게 다친 아이, 수십만원 이상을 뺏긴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 보상을 받지 못했다. 7명의 피해 학생들은 누구도 본인의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사라지리라고 믿지 않았다. 학교 폭력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진아·조희선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카드수수료 경제논리 해법/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열린세상] 카드수수료 경제논리 해법/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카드수수료 원가를 공개하라는 압력이 거세다. 아예 수수료의 상한을 강제하는 법안도 발의되었다. 선거의 해를 맞아 보다 강력한 주장도 제기될 것 같다. 모든 가격은 시장의 수급 여건에 의해 결정된다는 관점에서 이는 분명히 반시장적인 움직임이다. 그런데 이런 시장의 수급 논리가 성립하려면 대전제가 있다. 과연 카드시장이 수급에 맡길 수 있을 정도로 경쟁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적어도 카드회사와 카드 고객과의 관계만 보자면, 카드시장은 경쟁적이다. 우선 카드회사의 숫자가 많다. 금융선진국의 경우 카드업을 전업으로 하는 수익모델은 위험하다는 것이 상식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경우 카드 전업사가 벌써 7개나 된다. 그것도 모자라 현재 22개의 겸영회사 중에 당국의 허가만 있으면 당장 전업사를 차리겠다고 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카드회사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웬만한 신용을 쌓지 않으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는 심지어 거리에서도 카드 발급이 이루어질 정도이다. 카드소지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아주 적은 액수의 연회비만 내도록 하면서, 온갖 종류의 할인혜택이 경쟁적으로 제공된다. 그러다 보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4~5장의 카드를 소지하는 것이 일상화된 듯하다. 그런데 이처럼 경쟁적인 카드시장에서 왜 카드수수료는 내려가지 않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가맹점을 포함시켜 카드시장 구도를 살펴보면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카드시장의 또 하나 당사자인 가맹점 입장에서 볼 때, 카드시장은 전혀 경쟁적이지 못하다. 카드 고객과의 관계 측면에서는 소비자가 왕이므로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가맹점은 카드회사에 대해서도 을(乙)의 위치에 놓여 있다. 카드 고객이 결제한 카드채권을 판다는 측면에서는 가맹점이 갑(甲)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법한데도 말이다. 현대기아차나 대형 유통업체처럼 힘 있는 가맹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맹점들은 카드회사가 정해주는 수수료를 싫든 좋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가맹점으로 하여금 카드채권을 해당 카드회사에만 팔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수수료는 크게 보아 두 가지 성질의 서비스 이용 대가로 구성된다. 먼저 카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카드를 발급해 주고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다. 두 번째는 가맹점이 카드매출채권을 현금화하는 대가이다. 카드채권은 일종의 외상거래의 산물이다. 외상채권을 사주는 것은 어음을 할인매입해 주는 것과 같은 신용행위이다. 카드회사는 이의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가지 다른 성질의 이용 대가가 현재의 카드시장 상황에서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당국까지 나서서 원가분석을 해보았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鈴鼻懸鈴)식이다. 심지어 카드 고객이 갚지 않는 카드대금마저도 가맹점에 대한 ‘리스크 관리비용’이라는 명목으로 가맹점에 부담시킨다. 카드를 소지해서는 안 될 사람에게도 카드를 발급해준 원천적인 책임이 카드회사에 있는데도 말이다. 만약 가맹점이 매출채권을 해당 카드회사에 팔지 않아도 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선 가맹점은 매출채권을 매입할 당사자를 고르는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카드채권 매입자가 다시 카드회사에 카드발급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이 경우 두 당사자 모두 금융기관이므로 훨씬 대등한 관계에서 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다. 결국 카드회사에 대해 열세인 가맹점의 교섭력을 새로운 당사자를 끌어들여 보완해 주는 셈이다. 더구나, 이러한 구도에서는 카드 발급 서비스 대가와 카드 매출 채권 할인매입 대가가 투명하게 구분되어 드러날 수 있다. 또 카드회사가 카드를 발급하는 비용을 가맹점에 무작정 떠넘길 수 없게 되니, 카드 발급에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칫 정치논리로 흐를 수 있는 문제를 경제논리에 입각해서 풀어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산업체 출신 로봇전문가, 고교 교장 된다

    산업체 출신 로봇전문가, 고교 교장 된다

    산업체 출신 로봇 분야 전문가가 다음 달 새 학기에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서울로봇고 교장으로 부임한다. 공립고 가운데 산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 교단을 책임지기는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케이티스(KTis) 대표이사인 노태석(57)씨를 서울로봇고 교장 최종 임용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임기는 4년이다. 노씨는 교장 자격증은 없지만 개방형 교장 공모제를 통해 지난해 12월 로봇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서울로봇고를 맡게 된 것이다. 개방형 교장 공모제는 해당 학교 교육과정과 관련한 분야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만 갖추면 민간 전문가도 지역과 소속에 관계없이 응모할 수 있는 제도다. 노씨는 지난 1979년 15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한 뒤 체신부 사무관, KT 마케팅부문장, KT 부회장 등을 거친 유선통신 및 홈네트워크 부문 전문가다. 일본에 출장 중인 노씨는 “30년이 넘게 로봇 분야에서 일해 오다 교단으로 옮긴다는 사실이 아직은 어색하다.”면서 “그러나 로봇 분야 마이스터고 지정 이후 취임하는 첫 교장으로서 학교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올해 연봉 1억 2000여만원 전액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산업체 경험이 서울로봇고를 이끌어가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모든 역량을 쏟아 인성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마이스터를 양성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한편 시교육청은 노씨를 포함한 22명을 다음 달 1일 자로 임명될 초·중·고교 교장 최종 임용 후보자로 확정했다. 마찬가지로 개방형 공모를 실시한 서울과학고 교장에는 최병수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관장이 선정됐다. 최종 임용 후보자는 시교육청에서 교육과학기술부에 추천하면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CEO 칼럼] 화합의 여의주를 잡아라/김창범 한화L&C 대표

    [CEO 칼럼] 화합의 여의주를 잡아라/김창범 한화L&C 대표

    ‘화이능취’(和以能就) 2012년은 우리에게 정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다. 때문에 ‘화합을 통해 능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자.’는 뜻을 담은 이 사자성어만큼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말은 없을 듯하다. 올해는 용의 해 중에서도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흑룡의 해’다. 근거 없는 속설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자되는 까닭은 새해에 거는 우리들의 희망과 기대가 각별하기 때문일 터다. 용은 12지신 가운데 유일한 상상 속 동물이다. 용은 사슴의 뿔, 소의 귀, 낙타의 머리, 토끼의 눈, 뱀의 목덜미, 대합의 배, 매의 발톱, 호랑이의 발바닥, 그리고 잉어의 비늘 81개를 가졌다. 용맹, 존귀, 총명 등 용이 상징하는 특징 중 가장 으뜸은 ‘화합’(和合)이다. 다양한 동물들의 신체 일부가 조화를 이뤄 탄생한 신성한 존재이니, 화합을 대표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우리나라엔 올 한해 대내외 환경변화와 맞물려 많은 격랑이 예고돼 있다. 안으론 먼저 20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는 양대 선거(4월 총선과 12월 대선)가 있다. 지난해부터 달아오른 선거 열풍이 금년 내내 휘몰아칠 것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불안해진 한반도 정세는 여전하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추락한 각종 글로벌 경기지표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안팎으로 자칫하면 혼돈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이처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우려되는 ‘블랙스완’이 날개를 펴는 지금, 화합만이 지역·계층·정파 간 갈등과 분열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의 책임 있는 인사들은 희생과 솔선수범을 통해 국론을 한데 모으는 데 앞장서야 한다. 화합이야말로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경제 침체도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 지 오래다. 불황은 그 뿌리가 점점 깊어지고 구조화되면서 단기적인 처방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경제 살리기는 정부나 기업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 전체의 기본틀을 다시 짜야 할 때다. 창의력이 존중되는 가치관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체계도 개편하고, 모든 제도와 관행을 합리화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가 증진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경제의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정보기술(IT) 발달로 기술과 지식은 무한대로 융합되며 유·무형의 재화와 상품으로 거듭나 국경을 넘나드는 무역전쟁이 한창이다. 한 나라의 문화·과학·기술의 바탕이 되는 창의력과 인식 수준이 그 나라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세상인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화합이다. 진정한 선진사회로의 도약은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할 줄 아는, 화합이 기반된 성숙된 시민의식이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대치와 반목을 해소하고 대안 없는 무조건적인 반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상대방의 성과에 기꺼이 박수를 쳐주는 대범함을 갖추면서 과오에 대해서는 과감히 지적해 개선을 이끌어 내는 상호보완과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이런 태도가 국민적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단초가 되고, 나아가 국가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민족은 역사적으로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화합과 일치로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왔다. 화합의 상징인 용의 해 2012년을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이 일어나는 대망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신뢰와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 건강한 민주국가로서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화합의 여의주’를 물고 글로벌 무대에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용이 되길 기원한다.
  • “억압될수록 흥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코미디 부흥의 원동력은 사람과 콘텐츠”

    “억압될수록 흥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코미디 부흥의 원동력은 사람과 콘텐츠”

    “사회 분위기가 암울하고 정치적 억압이 강해지면 사람들은 시사 풍자 개그를 찾는다. 사람들은 어려운 현실의 돌파구를 ‘웃음 코드’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권력을 향한, 가볍지만 날카로운 풍자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쾌감을 느낀다. 방송가에 부는 시사 풍자 코미디 붐이 어지러운 정국과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과 무관하다고 하기 어렵다.” 사회 현상과 코미디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이 논리를 두고 김석현(41) PD는 “교과서에서나 있을 법한, 엮어서 분석하기 쉬운 그럴싸한 말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10년 동안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같은 대답을 했죠. ‘그런 건 없다’고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그렇게 보는 시각이 강하네요. 만약 사회적 억압이 시사 풍자 개그로 표출되고,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흥으로 연결된다면 5공 시절에 최전성기를 맞았어야 했잖아요.” 김 PD는 “불경기·독재 등 사회 분위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 경제가 흥했거나 정치적으로 자유로웠던 시절엔 코미디 프로그램이 불황을 맞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면서 “방송 3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모두 흥했던 2004년부터 2006년 사이가 정치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시절이었던 것을 보면 그런 논리는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6년 KBS에 입사해 2000년부터 ‘개그콘서트’(개콘) 조연출로 참여하고, 2004년부터는 연출자로 ‘개콘’에 몸담았다가 지난해 CJ E&M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맡은 시기를 제외하고 조연출로 150여회, 연출로 250여회 등 그는 13년 개콘 역사의 3분의2 이상을 함께했다. 현재 tvN ‘코미디 빅리그’를 제작하며 코미디 부흥을 이끌고 있으니 그의 말은 현장의 소리와 다름없다. 그는 시사 개그와 사회 분위기를 끼워맞추는 논리가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방송된 ‘유머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이라는 코너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코너는 재벌 회장을 희화하고 직장인의 애환을 담아 큰 인기를 끌었다. “광풍에 가까운 인기였죠. 그때부터 언론이나 비평가들이 시사 풍자 개그에 주목하고 사회적 함의를 담아내려는 의도를 보였는데, 그때 현상을 정형화하면서 지금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 KBS ‘개그콘서트’는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 ‘사마귀유치원’ 등은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와 청년실업, 전세대란, 외모지상주의 등을 두루 풍자하면서 연일 화제가 된다. 이런 현상을 두고 그는 “개그맨 개인의 능력과 소재가 얼마나 잘 접목되느냐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시사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개그를 잘 하는 개그맨이 있죠. 2000년대 초반 박준형이 대표적이었는데,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잘 이어가면서 마치 말 잘하는 목사처럼 대중을 좌지우지하는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죠. 그런 경우에 시사 코드를 이용하면 제대로 터지는 겁니다. (최)효종이가 딱 그런 경우죠.” 어떤 이는 “코미디는 사회의 부조리를 들춰내고 꼬집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데 대해 김 PD는 “한국사회에서는 코미디를 저급문화로 폄하하면서 어떤 집단을 코미디 소재로 삼았을 때 ‘감히 코미디 따위가’라면서 분노한다. 그러면서 정치 사회 풍자를 담아내라니 아이러니한 상황 아닌가.”라고 다소 냉소적으로 반박했다.“늘 강조하지만 코미디는 사람이 만드는 겁니다. 대중의 마음을 잘 읽고 그에 맞는 소재를 찾아내서 제대로 풀어내면 성공하는 것이죠. 새로운 문화를 덧대는 것도 중요합니다. ‘코미디 빅리그’에 접목한 것이 ‘팬덤문화’인데, 사람들이 개그맨을 아이돌처럼 인식하고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죠. 일단 지금까지는 성공한 것 같네요.” 결국 코미디 프로그램을 부흥시키는 저력은 ‘사람’과 ‘콘텐츠’라는 역설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울 초등·유치원 120곳 휴교… 계량기 1394개 동파

    2일 강원 철원군이 영하 24.6도를 기록하는 등 혹한이 이틀째 전국을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수도계량기가 얼어 터지고, 일부 초등학교가 개학을 미루거나 휴학에 들어갔다. 이번 한파는 3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2일 오후 11시까지 1394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특히 복도식 아파트가 밀집한 도봉구 상계동과 가양동 일대에서 동파 사고가 잇따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기 고양시 등 경기 북부 10개 시·군에는 1일 오후 5시부터 2일 오전 5시까지 29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대구에서도 이틀간 13건의 동파 신고가 접수되는 등 전국에 동파 사고가 잇따랐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다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시소방본부는 1일부터 이틀간 140여건의 낙상 신고가 접수돼 13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또 지하철 1호선이 다섯 시간 동안 멈춰 서면서 시민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제주와 서해안 일대에 눈이 내리면서 항공기 결항도 잇따랐다. 오전 7시 제주공항을 출발, 김포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200편이 눈과 돌풍으로 운항을 못하는 등 잇따른 결항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보령∼외연도 노선 등 충남 서해안 지역 섬을 오가는 7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눈 때문에 막혔다. 서울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에선 임시 휴교나 단축수업이 이뤄졌다. 이날 서울 지역 초등학교 전체 593개교 가운데 54개 학교에 임시 휴교령이 내려졌고 140개 학교는 단축수업을 했다. 서울 시내 유치원 937곳 중 66곳이 임시 휴업을 했고 13곳은 단축수업을 했다. 3일에도 29개교가 임시 휴업, 144개교가 단축수업을 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 유치원 역시 66개원이 임시 휴업, 13개원이 단축수업을 했다. 경기도 내 111개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5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오후 7시에야 휴교와 단축수업을 재량에 맡긴다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조모(42)씨는 “아이가 등교하고 난 뒤에야 단축수업을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면서 “감기까지 걸렸는데 추운 날 교실에서 떨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추위에 중국음식점, 치킨집 배달원들은 울상이 되는 하루였다. 가정과 사무실에서 배달로 한 끼를 때우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혹한이나 폭설 때는 평소보다 주문이 30~50% 늘어난다고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조현석·윤샘이나·최지숙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북아일랜드 독립선언/구본영 논설위원

    남북한은 지구촌의 마지막 분단국으로 일컬어진다. 동병상련을 앓던 독일·베트남·예멘 등이 잇따라 통일되면서 한반도만 비극의 땅으로 남은 꼴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본래 한 나라였으나 분단된 나라들은 더 있다. 같은 핏줄에 같은 언어를 써야 통일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준을 완화했을 때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의 무대인 키프로스가 그런 나라다. 지중해 동부의 이 섬나라는 1974년 그리스계 장교들의 쿠데타 직후 터키군이 북부에 진주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이후 통일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민족 간 갈등으로 인한 유혈충돌이 빈번하다. 주민 80%는 그리스계이지만, 나머지 20%가 터키계인 탓이다. 인종·언어는 유사하지만, 이념·체제를 달리하면서 갈등이 내연 중인 중국-타이완의 분단 사례와는 대비된다. 엊그제 로이터통신은 북아일랜드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론이 공식화됐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 신페인당 소속 마틴 멕기네스 북아일랜드 제1부장관이 2016년에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깃발을 든 것이다. 영국과 분리해 아일랜드와 통합하려는 수순이다. 이미 스코틀랜드가 오는 2014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선언했다. 한때 5대양 6대주 곳곳에 식민지를 둬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불리던 영국의 핵분열이 재연되는 형국이다. 북아일랜드는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와 함께 영국의 4개 자치국 중 하나다. 이들은 축구 제전인 월드컵에도 따로 대표팀을 내보낼 만큼 인종과 언어가 서로 이질적이다. 앵글로-색슨족이 절대 다수인 잉글랜드와 달리 북아일랜드는 켈트족이 다수다. 종족을 보면 당연히 아일랜드와 합쳐야 하겠지만, 문제는 종교다. 가톨릭이 국교 격인 아일랜드와 달리 잉글랜드처럼 신교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종교는 차치하더라도 북아일랜드 독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많다. 주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에 비해 독립안이 통과될 확률이 적다는 관측이 우세할 정도다. 스코틀랜드는 북해 유전과 조선업으로 영국경제에서 점하는 비중이 높지만, 북아일랜드 경제는 영국정부의 수액주사에 기대는 형편인 까닭이다. 평화통일이 지상과제인 우리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통일이냐, 분리독립이냐는 결국 구심력과 원심력의 차이에서 결정된다는 게 역사의 법칙이 아닌가. 경제력뿐 아니라 사회보장제도와 복지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동독을 압도했던 서독의 구심력이 통독의 원동력이었음을 잊어선 안 되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단독주택 재산·보유세 최대 50%이상↑

    단독주택 재산·보유세 최대 50%이상↑

    올해 전국의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독주택 보유자들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점차 늘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지역별 편차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어서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표준 단독주택의 94.4%를 차지하는 3억원 이하 주택은 재산세 인상률 상한(연간 5%)을 적용받아 인상액은 대부분 1만원 이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표준 단독주택 19만 가구의 공시가격은 총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5.3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자체는 표준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397만 가구의 개별 단독주택 가격을 산정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14%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어 광역시 4.2%, 시·군 지역 4.5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시·도별로는 울산(8%), 서울(6.55%), 인천(6.13%), 경기(5.51%) 등의 오름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시세 반영률(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높은 광주(0.41%), 제주(1.54%)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거제시는 거가대교 개통 등의 영향으로 18.3%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 단독주택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45억원짜리 주택(대지면적 1223㎡·연면적 460.63㎡)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국토부의 갑작스러운 인상 움직임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2006년 이후 실거래가 자료를 축적·분석하는 과정에서 지역별 편차라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으나 종부세 대상 주택 감소 등으로 부족해진 세수를 일부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조치로 일부 단독주택 보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커지게 됐다. 상승률이 10% 이상 되는 곳이 적지 않은 데다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정부가 재산세를 전년 대비 30%까지 올릴 수 있어 향후 3~5년간 세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여기에 종부세가 부과되는 9억원 초과 주택도 늘어 지난해 세금보다 50% 이상 증가한 곳이 속출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예컨대 올해 표준 단독주택 중 최고가인 용산구 이태원동의 주택은 공시가격이 지난해 37억 5000만원에서 올해 45억원으로 20% 상승하면서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은 지난해 2858만 7000원에서 올해 3684만 9000원으로 29%가량 상승한다. 세법상 3억원 미만 주택은 전년 세액의 5%, 3억~6억원 주택은 10%, 6억원 초과 주택은 30%를 초과해 재산세를 올릴 수 없다. 예를 들어 경남 거제시의 지난해 공시가격 2억원 단독주택이 올해 2억 3600만원으로 18%가량 올랐다고 해도 재산세 부담은 지난해 34만 8000원에서 올해 36만 5400원으로 5% 인상에 그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직제 신설 △장기전략국장 최광해◇직제 개편△국제경제관리관 최종구△민생경제정책관 이찬우△정책조정기획관 장호현△국제금융정책국장 은성수△국제금융심의관 유광열◇전보△국제금융정책국 외화자금과장 윤태식 ■국방부 ◇승진 △조직관리담당관 김정섭△국제정책과장 김성준△문화정책〃 박상준◇전보△국립서울현충원 관리과장 이명환△국방홍보원 기획관리부장 박균태△국방전산정보원 행정정보화과장 조강연△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심의지원과장 파견 김상근<담당관>△정보화정책 한현수△회계감사 윤영모△기획총괄 권영철△민정협력 한영수△행정관리 김신숙△자원관리개혁 박과수<과장>△전력정책 오한두△인력관리 김동주△인적자원개발 전현진△자원동원 유향미△전직지원정책 김송애△군수기획관리 송재학<팀장>△민원 최인종△정보보호 김서영 ■지식경제부 △로봇산업과장 강감찬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 김경식△물류항만〃 강범구△국토정책국장 정병윤△종합교통정책관 윤학배△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박무익△지역발전위원회 파견 서훈택 ■관세청 △조사총괄과장 주시경△울산세관장 박성조△평택〃 서정일△대변인 윤이근△특수통관과장 김성원△관세국경감시〃 김태영△구미세관장 김병철 ■문화재청 △대변인 강흔모◇담당관△기획재정 조현중△행정관리 신용환◇과장△안전기준 김계식△유형문화재 권석주△활용정책 이유범◇소장△국립경주문화재연구 류춘규△국립가야문화재연구 강순형△국립나주문화재연구 김용민△창덕궁관리 신희권◇국립문화재연구소△미술문화재연구실장 김성배△보존과학연구〃 소재구△자연문화재연구〃 연웅◇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전시홍보과장 김인규 ■한전KDN △감사실장 이해영△미래사업단장 유명준△전력IT연구원장 홍종일◇처장△신성장사업 김상진△영업IT사업 박용우△정보시스템사업 유형태△송변전사업 김지년△전략기획 조재욱△경영지원 이준태◇센터장△정보보호 국중관△그룹사IT 권희제◇지역본부장△서울 김인수◇지사장△경기 박주학△강원 전기열△충북 이덕용△충남 문홍량△전북 김성록△전남 김용진△대구 이여송◇지점장△제주특별 김성택 ■대한송유관공사 ◇지사장 △서울 서부식△경인 박홍서△대전 조식래△충청 김경련 ■이데일리 △미디어본부장(논설위원실장 겸임) 이상일△논설위원 조용만 ■파이낸셜투데이 △대표이사 발행인 한병인△편집국장 황동진 ■LIG투자증권 △대표이사 김경규
  • ‘中民재단’ 30일 출범

    중산층이나 민중과 구별되는 참여지향적 성향의 ‘중민’(中民)을 사회개혁의 원동력으로 삼는 이른바 ‘중민(中民)론’의 제창자인 서울대 한상진 명예교수 등 사회과학·법학 분야 교수들이 공익법인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을 발족한다. ‘중민재단’은 30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재단 사무실에서 창립식 및 창립 기념 세미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중민론은 한 명예교수가 1980년대 후반 주장한 이론으로 사회 개혁성향을 지낸 중산층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내용이다. ‘1987년 넥타이 부대’의 등장이 ‘중민론’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민재단은 한 명예교수의 중민이론 등을 이론적 배경으로 ‘제2근대화와 중민의 역할’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한 명예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이정복 서울대 명예교수, 전성우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이혜경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등 사회과학·법학 분야 교수 10명이 이사로 참여한다. 독일 사회학자인 위르겐 하버마스, 울리히 베크, 클라우스 오페 등 해외 유명 석학들도 자문교수단으로 참가한다. 한 명예교수는 2010년 서울대에서 정년퇴임한 이후에도 ‘한상진 사회이론연구소’를 창립해 연구를 계속해 왔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기아차 작년 매출 43兆 사상최고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차도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27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6% 증가한 43조 19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안정적인 원가구조 유지를 통해 전년보다 41.6% 증가한 3조 5251억원, 당기순이익은 금융손익 개선에 힘입어 30.4% 늘어난 3조 5192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의 원동력은 해외판매 증가였다. 기아차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모닝, K5, 스포티지R 등 주요 차종의 판매 호조와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전년보다 18.6% 증가한 247만 8000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경기 불안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로 전년보다 1.7%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10~30%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9.5% 늘어난 271만 2000대로 잡았다. 유럽발 경제위기와 일본차 업체들의 반격 등으로 지난해 판매 증가율 19.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보수적인 계획을 세웠다. 한편 현대모비스도 현대차의 약진에 힘입어 매출 26조 2946억원, 영업이익 2조 674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0년 대비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6.7% 증가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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