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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오 ‘부활’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비롯한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를 앞두고 관영 언론을 통해 ‘마오쩌둥(毛澤東·그림) 사상’을 부각시키고 나섰다. 공산당의 노선이 담긴 전대 ‘정치보고’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 사상의 위상이 갈수록 격하되는 가운데 급기야 당헌격인 당장(黨章)에서 마오 사상 등을 빼려는 시도까지 감지되자 좌파들이 대대적으로 반발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당헌 삭제 반발여론 무마용” 해석 ‘마오 사상 띄우기’는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앞장섰다. 인민일보는 6일 ‘인민일보 중요 평론’을 뜻하는 런중핑(任仲平·人重評의 동음어) 명의의 칼럼을 1면에 게재하면서 “중국의 역사적 성취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등을 견지했기 때문”이라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평가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칼럼은 “후 주석이 지난 10년을 결산하면서 중국이 역사적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대표론을 지도사상으로 견지하면서 실천을 토대로 새로운 이론 혁신에 나서 과학발전관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는 18차 전대에서 당헌 수정을 통해 후 주석이 제기한 과학발전관이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3개 대표론과 마찬가지로 당의 지도사상으로 격상될 것이며, 마오 사상 등도 삭제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발전의 원동력” 평가 관영 언론들은 여론을 원용해 마오 사상 띄우기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네티즌을 상대로 ‘18차 전대 희망사항’을 조사한 결과 ‘마오 사상’이 인기 이슈로 등장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인민일보 인터넷사이트 인민망이 이날 오전 11시까지 집계한 결과 “18차 전대는 마오쩌둥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네티즌이 모두 4193명으로 전체 희망사항 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마오쩌둥 사상 가운데 사회의 공평과 정의, 대중과의 소통, 부패 방지 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 아이디 후난런(湖南人)의 메모를 소개하기도 했다. 관영 언론들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의중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보도 행보가 주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전대 ‘정치보고’에서 갈수록 마오 사상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16차와 17차 전대의 경우 장 전 주석과 후 주석은 덩샤오핑 이후의 중국특색 사회주의에 중점을 둬 자신들이 제시한 이론을 강조한 반면 마오 사상 등은 형식적인 언급에 그쳤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현대과학·의학 발전에 내몸을 기부하는 5가지 방법

    현대과학·의학 발전에 내몸을 기부하는 5가지 방법

    미국 테네시대 인류학연구소에는 ‘보디팜’(인체 농장)이 있다. 1981년에 만들어진 보디팜은 말 그대로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거대한 농장이다. 지난 30년 동안 사람이 죽은 뒤 시체에 모여드는 벌레의 순서와 종류, 땅에 묻힌 시체와 나무에 매달린 시체는 어떻게 서로 다르게 부패하는지 등 기존 과학의 영역에서 다루지 않았던 수많은 지식들을 이곳에서 얻었다. 사망 추정시간과 사인 분석 등 과학수사에도 획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디팜의 원동력은 자신의 몸을 기부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10년간 이 농장에 자신의 시신을 기부한 사람은 1000명에 이른다. 무언가를 연구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대상을 실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몸을 연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 시체나 가져다 쓸 수도 없고, 살아 있는 사람을 실험하기란 더욱 어렵다. 불치병에 걸렸다고 해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약을 쓸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동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는 ‘실험실의 사람’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기부’하는 참여자들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사람들은 인체 기부를 ‘사후 기증’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꼭 죽은 후에만 인류와 과학의 발전에 자신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 과학과 의학에는 자신을 기부할 수 있는 여러 단계와 쓰임새가 있다. 수많은 실험이 자원자를 필요로 한다. 대학의 심리학 연구소가 대표적인 예다. 심리학자들은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정신과 행동을 끊임없이 살핀다. 이를 통해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성향을 분류하고, 특이한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정상적인 자극이나 충격이 주어질 수도 있어 정신이나 행동에 대한 실험을 ‘절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심리테스트에도 윤리적 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좀 더 첨단 기기에 몸을 맡겨 보고 싶다면 신경학·신경과학 연구소도 있다. 뇌전도를 붙이고 실험실에서 자거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기기 속에서 인터넷을 통해 이것저것 구매해 보는 것이 과학적으로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허용량 이내의 전자파와 방사선을 감수하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된다. 피부나 머리카락 하나도 다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자원봉사다. 병원이나 제약사는 실험법이나 약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최종적인 검증 단계가 필요하다. 이 실험에 참여하면 대부분의 경우 안전하지만, 드물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험성이 있는 만큼 참가자들에게는 보통 금전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이 단계에서 일어나는 부작용 사고는 아주 큰 뉴스가 된다. 평균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이 투입된 신약 개발이 막판에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일반인인 만큼 소문을 막기도 힘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과학 칼럼니스트 딘 버넷은 “제약사 사이에서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으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인 만큼 오히려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2단계에서도 기부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대로 지킬 수 있다. 이제부터는 잃는 것이 생긴다. 3단계의 가장 대표적인 기부가 헌혈이다. 헌혈은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다. 헌혈증이 수혈비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언젠가 기부자는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피는 수혈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만 가장 훌륭한 연구 소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나라는 헌혈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 안에 둬 개인적인 혈액 거래를 막고 있다. 건강검진은 헌혈 과정에서 생기는 부수입이다. 기부자가 자신이 모르는 병에 걸렸거나, 영양 균형이 깨진 상태라면 이보다 좋은 체크 방법은 없다. 3단계는 어찌 보면 1, 2단계에 앞서 누구나 해야 하는 가장 고귀한 기부인 셈이다. 4단계부터는 중요한 결심이 필요하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영원히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죽은 다음에 가능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생존자가 이 같은 기부를 하는 것은 신장이나 간, 골수 등의 이식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식은 쉬운 수술이 아닌 만큼 이들은 목숨을 건 고귀한 행동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사후에 신체 일부를 연구실이나 대학에 기증하는 것이 과학과 인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것도 두말할 여지가 없다. 부분 기부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질병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병원이나 연구소에 뇌를 기증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언젠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을 정복할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다른 장기나 조직들도 항상 부족하다. 연구의 기본은 ‘근본’을 찾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학이 암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시체 그 자체이지, 잘라낸 종양이 아니다. 전세계 자연사박물관에는 사람의 시신을 해부한 전시물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 기증된 시신 거의 대부분은 의학과 과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데 사용된다. 시신 기증자가 없는 의과대학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살아 있는 사람을 상대로 배를 갈라서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다만 모든 사람이 시신을 기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망 원인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라면 실험 과정에서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전염병에 걸린 사람의 시신 기증을 금하는 절차도 법제화돼 있다. 특이한 질병의 원인과 해석을 목적으로 한 4단계와 달리 5단계의 기부는 ‘평범함’을 추구한다. 버넷은 “역설적이지만 가장 건강한 시신이 가장 좋은 기증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 서초발 전셋값 상승세 확산되나

    서울 서초발 전셋값 상승세 확산되나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의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초구의 전셋값 상승이 내년 상반기 수도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는 서울의 구별 아파트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서초구가 3.3㎡당 120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2008년 11월 3.3㎡당 811만원에 비해 400여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서초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2010년 5월 1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9개월 만인 지난해 2월 1100만원을 돌파했다. 올해 초 서울의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도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신반포 한신1차와 잠원동 대림 아파트가 잇따라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 서초2차 e편한세상 145㎡는 불과 한달 새 5000만원이 올라 6억원에 전셋값이 형성됐다. 반포동 구반포주공 72㎡도 한달 만에 1000만원이 뛰어 2억 6000만원에 전셋값이 형성됐다. 부동산 관계자는 “내년에 서초 우성3단지와 삼초1차 등 재건축 예정 물량이 많다.”면서 “내년 상반기에 다시 한번 전셋값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서초구의 전셋값 상승이 다른 서울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초구의 인접 지역인 강남구와 송파구의 전셋값도 3.3㎡당 1199만원과 1026만원을 기록했다. 서초구 재건축이 주변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8만 7000여 가구로 올해보다 2만여 가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전셋값은 실수요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공급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가격이 폭등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서초구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인근으로 이동할 경우 수도권 전셋값이 다시 한번 뛸 수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원조 간장게장’ 친자매 7년 소송… 동생 판정승

    ‘프로 간장게장’이란 가게 상호 문제로 자매가 7년간 벌인 소송에서 ‘동생’이 판정승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서정현 판사는 “같은 상호를 사용해 자기 가게가 원조인 것처럼 꾸몄다.”며 간장게장 업주 서모(61)씨가 언니(70)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언니가 동생 가게의 영업을 방해한 것이 맞다.”며 언니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서 판사는 “언니 서씨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프로 간장게장’이란 동생 가게 상호를 사용해 동생 가게와 자기 가게가 혼동되게 하는 부정 경쟁 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언니 서씨는 한 스포츠신문 기자의 취재 요청을 받고 자기 식당이 동생 식당인 ‘프로 간장게장’인 것처럼 행세해 기사가 나가게 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방법으로 동생 식당의 업무를 방해한 점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동생 서씨는 1980년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아귀찜과 간장게장을 파는 장사를 시작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자주 방문하는 등 가게가 유명세를 타자 1988년 가게 이름을 ‘프로 간장게장’으로 바꿨다. 이후 가게는 언론에 여러 차례 ‘맛집’으로 보도됐으며 일본에까지 이름을 알렸다. 자매의 갈등은 언니 서씨가 간장게장 가게를 열면서 시작됐다. 언니는 2005년 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30m 떨어진 곳에 ‘S프로 간장게장’이란 상호로 식당을 열었고 자기 가게가 1980년부터 장사를 한 ‘원조 집’인 것처럼 홍보했다. 참다못한 동생이 2011년 언니를 고소했고 2억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냈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월 민사소송에 대해 “앞으로 언니는 ‘프로 간장게장’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오토 캠핑장 ‘쪽박’? 경기 북부는 ‘대박’

    오토 캠핑장 ‘쪽박’? 경기 북부는 ‘대박’

    ●수려한 환경·수도권 인접해 인기 가족단위 캠핑 문화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오토캠핑사업이 지방자치단체의 ‘짭짤한’ 수익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다수의 지방 캠핑장은 전기료조차 못 내고 수익은커녕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 북부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2일 경기도내 시·군에 따르면 이렇다 할 수익사업이 없던 가평군은 2008년 8월 상습침수 지역이었던 한탄강 둔치에 오토캠핑장 88면을 만들고 캐러밴 25동, 캐빈하우스 16동을 설치했다. 이듬해부터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연간 약 15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가평군 1곳서만 순익 4억 민간시설보다 쾌적하고 값이 저렴하면서도 지난해 캠핑장에서만 6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 한탄강 관광지 전체적으로 1억 5000만원의 흑자를 내는 원동력이 됐다. 올해는 10월 말 현재 12만 5900여명이 시설을 이용해 8억 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4억원의 순수익이 예상된다. 가평군은 2008년 FICC가평세계캠핑대회를 유치하면서 대회장으로 만든 자라섬 서도에 캐러밴 사이트 125면(캐러밴 20대 설치)과 오토캠핑장 191면, 모빌홈(이동형 주택) 26동을 설치한 결과 연간 10만여명이 찾고 10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는 많은 비로 이용객 수가 다소 감소했지만 올해는 2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오토캠핑장에서 발생하는 수입금으로 26만 8530㎡에 산재한 각종 시설의 유지 관리 및 인건비를 해결하고 있다. 자신감이 붙은 가평군은 북면 백둔리 연인산에도 2009년 3월 오토캠핑장 36면을 새로 조성했다. 연간 1만 4000여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수입금도 4000만원에 육박한다. 올 7월에는 청평 인근 상면 덕현리 산장관광지에도 29면의 오토캠핑장을 새로 설치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커버스토리-출구없는 농촌 空洞化] 아기울음 덮은 곡소리… 19년새 79만명 줄었다

    [커버스토리-출구없는 농촌 空洞化] 아기울음 덮은 곡소리… 19년새 79만명 줄었다

    #1. 고추 주산지인 경북 영양군의 이농 현상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가 전국에서 꼴찌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중반 7만명에 육박했던 인구가 지난 6월 말 현재 1만 7990명으로 급감해 섬을 제외한 육지의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다. 지난 40여년간 매년 평균 1000명 이상씩 감소한 탓이다. 이런 추세라면 군의 인구는 8년 후쯤이면 1만명 이하로 추락해 존립 자체를 크게 위협할 전망이다. #2. 강원 태백시는 지난 2월 인구 5만명 선이 무너졌다. 2011년 말 5만 176명이던 인구가 4만 9837명으로 감소해서다. 석탄산업 활황 등으로 1987년 12만명이던 인구가 2년 뒤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이후 탄광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매년 인구가 줄었다. 1990년 8만 9770명으로 10만명 선이 무너진 지 22년 만에, 1998년 5만 9930명으로 6만명 이하로 떨어진 지 14년 만이다. 전국 농촌이 비어 가고 있다. 힘든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어 농사를 포기하거나 자녀 교육을 위해, 결혼을 하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농촌을 등지고 대도시로 떠나는 젊은이들의 이농 행렬이 수십 년째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전국(16개 시·도)의 주민등록 인구는 5023만 6473명이다. 이 중 서울 및 수도권(경기·인천), 5개 광역시를 제외한 농촌 지역인 8개 도의 인구는 1557만 3121명으로 19년 전(1992년 말) 1636만 3803명에 비해 4.8%(79만 682명)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지역 인구가 2893만 79명에서 3437만 481명으로 18.8%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농촌 지역 인구의 큰 폭 감소로 인해 전국에서 인구 3만명 이하로 떨어진 자치단체가 13곳이나 된다. 강원 화천·양구·양양군 등 3곳, 전북 진안·무주·장수·순창 등 4곳, 전남 구례군 1곳, 경북 군위·청송·영양·울릉 등 4곳, 경남 의령군 1곳 등이다. 4만명 이하는 배가 넘는 29곳이다. 이 때문에 20여년 전만 해도 대개 1만명이 넘던 읍·면 인구가 지금은 2000명도 안 되는 곳이 수두룩하다. 특히 상주시 화남면의 경우 고작 908명으로 도내 읍·면 중에서 인구가 가장 적다. 이 같은 농어촌 지역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이농으로 꼽히고 있다. 전남의 경우 2000년 전입은 32만 5511명인 반면 전출은 37만 2218명에 달해 전체적으로 4만 6707명이 지역을 빠져나갔다. 이어 경북 2만 500여명, 전북 2만 1000여명, 강원 1만 1000여명이 고향을 등지고 서울, 경기, 부산 등지로 떠났다. 농촌 인구 감소는 고령화 현상을 심화시켰고, 결국 사망이 출생자 수를 앞지르는 등 인구 급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경북 군위군의 경우 1983년만 해도 출생(1580명)이 사망(871명)의 배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사망(349명)이 출생(135명)을 압도했다. 의성군 역시 지난해 사망자는 847명으로 출생자 298명의 3배 가까이 됐다. 시·군의 읍·면 중 출생이 채 10명도 안 되는 곳이 부지기수며, 읍·면의 자연 마을은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 이미 수십년이 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거듭되는 이농은 농촌에서 힘들게 농사를 짓지만, 먹고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10년 후쯤에는 버려진 논밭, 빈집이 즐비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자치단체의 인구는 존재의 의미이자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다. 도시화, 산업화,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지자체가 추구하는 발전 방향도 인구를 기초로 계획되고 추진된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대다수 자치단체들이 인구 감소로 인한 공동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구 감소는 곧 지자체의 재정, 행정기구, 지역개발, 사회간접자본 위축으로 직결되고 이로 인한 지역경제와 발전이 뒷걸음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다수의 광역, 기초자치단체들은 인구 감소의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기업유치, 지역개발사업 추진, 교육과 문화시설 확충, 출산장려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 현상을 막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농어촌 지역 지자체는 이농과 저출산의 이중고로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고, 지방 도시도 완만하지만 전반적인 인구 감소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구가 감소한 지자체는 우선 행안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기구를 축소해야 한다. 광역시는 서울특별시만 실·국·본부가 14개 이내이고 인구 300만~500만명은 12개 이내, 200만~300만명은 11개 이내, 200만명 미만은 10개 이내다. 인구 200만명을 기준으로 100만명이 증가할 때마다 실·국·본부가 하나씩 늘어나지만 감소할 경우 하나씩 줄여야 한다. 도는 경기도만 실·국·본부가 18개 이내이고 인구 300만~400만명은 11개 이내, 200만~300만명은 10개 이내, 100~200만명은 9개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공무원들이 승진할 수 있는 자릿수 축소로 이어져 지자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정 규모 이상의 인구를 사수하려 한다. 인구수는 또 국회의원은 물론 도의원, 시·군·구의원의 선거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전북 익산시는 지난해 지역 대학생들이 주민등록을 옮기면 20만원의 현금이나 상품권을 주는 방식으로 인구를 늘려 2석의 국회의원 선거구를 지켜 내기도 했다. 지자체가 인구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재정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우선 주민세 수입이 비례해 감소한다. 이와 함께 중앙정부에서 내려 주는 보통교부세를 산정하는 기준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인구가 줄면 이들이 경제활동이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매매하는 토지, 주택, 자동차 등의 취득세 수입도 감소한다. 인구가 적고 재정 상태가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주민수를 늘리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유다. 인구 감소는 기업의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직원들의 정주 기반과 인력수급 여건을 감안하기 때문에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인구수는 교육 여건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인구가 늘어나면 곳곳에 학교가 들어서 통학 거리가 짧아지지만 줄어들면 소규모 학교들이 통폐합돼 통학 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공동화를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인구는 도시계획 등 지역 발전에 중대한 기초자료가 된다. 인구 증가는 택지, 주택,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으로 이어지지만 감소는 이 같은 사업의 필요성이 없어져 지역개발 사업이 퇴보하게 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야통’ 류중일, KS 재집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야통’ 류중일, KS 재집권

    삼성이 통산 여섯 번째 정상에 우뚝 섰다. 삼성은 1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4회 홈런 등 집중 4안타 3볼넷으로 대거 6점을 뽑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SK를 7-0으로 완파했다. 4승2패를 기록한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2002년·2005~06년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후기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무산된 1985년을 포함하면 여섯 번째 정상 등극이다. SK는 선발진이 고갈되면서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4회 단숨에 승부를 갈랐다. 1사 1루에서 앞선 타석까지 KS 15타수 1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던 박석민이 상대 선발 마리오의 4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담장을 훌쩍 넘는 2점포를 쏘아올렸다. 삼성은 조동찬·김상수의 연속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배영섭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정형식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승엽이 3타점 3루타를 폭발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승엽은 생애 첫 KS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삼성이 KS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역시 마운드의 힘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선동열(현 KIA 감독) 전 감독이 구축한 ‘지키는 야구’로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장원삼이 생애 첫 다승왕(17승)에 오르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을 딛고 7년 만에 두 자리 승수(12승)로 가세하며 ‘선발 왕국’으로 거듭났다. 10승 투수를 4명이나 배출한 선발진의 힘이 오승환을 정점으로 한 ‘철벽 불펜’과 조화를 이루며 KS 제패의 원동력이 됐다. 우승 선봉에는 윤성환이 섰다. 장원삼을 제치고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그는 5와3분의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이어 승부처인 5차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SK 타선을 봉쇄했다. KS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79를 기록하며 2승을 따냈다. 2차전 선발로 바통을 넘겨받은 장원삼도 6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진가를 발휘했다. KS 첫승의 기쁨을 누리며 팀에 값진 2연승을 선사해 우승 분위기를 부채질했다. 6차전에서도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단 1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앞서 3차전 선발 배영수(3이닝 3실점)와 4차전 선발 미치 탈보트(6이닝 3실점)가 부활한 SK 타선을 견뎌내지 못해 승부는 균형을 이뤘지만 결국 윤성환과 장원삼이 4승을 합작하면서 우승 축배를 들었다. 삼성의 우승 가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난공불락’ 오승환이다. 변함 없는 ‘돌직구’로 SK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았다. 1, 5차전에 나서 각각 1과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2세이브를 따냈고, 이날 7-0으로 앞선 상황인데도 9회에 나서 삼성 마운드의 보루임을 입증했다. 특히 2-1로 앞선 5차전 9회 선두 타자 최정에게 3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지만 박정권을 땅볼,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압권이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상은씨 “차용증 있다… 대통령과 상의는 안해”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79) 다스 회장에 대한 조사는 약 9시간 만에 끝났다. 앞서 조사를 받은 이 대통령의 장남 시형(34)씨는 14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창훈 특검보는 1일 “이 회장이 건강에 무리 없이 차분하고 성실하게 진술에 임했다.”면서 “이 회장에 대해서는 알아볼 내용의 범위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회장은 고령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와 함께 출석한 사위의 부축을 받으며 특검 사무실을 나왔다. 조사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힘 없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리며 짧게 대답한 뒤 차량에 올라 현장을 떠났다. 이 회장은 출석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10분 일찍 고급 승용차로 도착했다.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 회장은 앰뷸런스를 타고 오거나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깔끔한 갈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초소방서 대원 3명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특검팀의 요청으로 오전 10시부터 잠원 119센터 앞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사위의 부축을 받으며 차량에서 내린 이 회장은 잠시 휘청했으나 곧 바지춤을 올리고 옷을 단정히 한 뒤 포토라인 앞에 섰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마른침을 삼킨 그는 뒷짐을 진 채 기자들의 질문에 말끝을 흐리며 작은 목소리로 답변했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왜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주려 했느냐.’, ‘돈을 빌려줄 때 이 대통령 내외와 사전에 상의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각각 “차용증 있었지.”, “(이 대통령 내외와 상의)한 적 없다. 안에서 다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사무실 진입로에는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그러나 이 회장은 청와대 경호처의 경호 대상이 아닌 관계로 소수의 경호원과 경찰 병력만 배치됐다. 서초경찰서 소속 기동대 1개 중대와 방범순찰대, 사복경찰은 인근에 배치돼 교통을 통제했다. 사무실 앞에서 진입하는 기자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며 대조했던 시형씨 출석 때와 달리 이번에는 간단한 비표 및 출입증 확인만 이뤄졌다. 앞서 이 회장은 2008년 2월 ‘BBK 특검’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경주 동국대병원에 입원해 특검팀이 방문 조사를 한 바 있다. 지난달 15일 특검 수사 개시를 하루 앞두고 출장차 중국으로 출국했던 이 회장은 지난달 24일 귀국했으나 돌연 건강 문제를 이유로 두 차례 특검 출석을 미뤘다. 한편 특검은 이날 다스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해 5층 회장실에서 최근 한 달치 가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 드나든 이들의 행적 등을 분석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전셋값 상승세 둔화… 신도시 0.02%↓

    전셋값 상승세 둔화… 신도시 0.02%↓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한 주였다. 서울의 전셋값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이었지만 지난주 상승 폭이 컸던 탓인지 큰 변화는 없었다. 서울의 전셋값은 0.01% 올랐고 신도시 지역은 0.02% 하락했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은 강세를 나타냈다. 매매시장의 경우 취득세 추가 감면 조치 및 금리 인하 발표로 실수요자들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 중구 신당동 일대 아파트는 하한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시세가 하향 조정됐다. 신당동 남산타운 105㎡는 1000만원 하락한 4억 8000만원부터 매물이 나와 있고 정은스카이빌 102㎡도 1000만원 떨어져 4억 9000만~5억 3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광진구에서는 자양동과 광장동의 매매가가 하락했다. 특히 중·대형은 추석 이후 급매물이 시세보다 크게 하락한 가격으로 나오자 계약이 이뤄졌다. 전세의 경우 서울은 강세, 신도시는 약세를 보였다. 서초구 잠원동과 반포동 일대는 상승 폭이 컸다. 한신1차와 대림의 재건축 이사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잠원동 한신24차 161㎡는 5000만원 올라 5억~6억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05㎡도 2500만원 상승해 13억~14억 5000만원에 물건이 나와 있다. 중동신도시에서는 보람?포도마을의 전세가가 상승했다. 중동 보람마을과 포도마을은 지난 27일 개통된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역세권 단지로 전세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자료제공:www.kar.or.kr
  • 서울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도 ‘꿈틀’

    서울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도 ‘꿈틀’

    소형 아파트 전세 가뭄이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반적으로는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됐다. 그러나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되레 강세를 띠고 있다. 소형 아파트 전세가 일찌감치 소진되자 수요자들이 중대형 아파트라도 잡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 전환율이 높아진 것도 중대형 아파트 전세 수요와 전셋값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소형 아파트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눈에 띈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추이에 따르면 소형은 8월 0.27%, 9월 0.33%, 10월 0.36%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같은 기간 전체 아파트 평균 전셋값 상승률도 8월 0.10%, 9월 0.30%, 10월 0.30% 등으로 상승폭이 완만해졌다. 반면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8월 0.06%, 9월 0.14%, 10월 0.23%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8월과 9월에는 전체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10월 들어 4분의3 수준까지 올라간 셈이다. 수도권 전체의 아파트 전셋값 추이도 비슷하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8월 0.20%, 9월 0.28% 각각 상승했는데 대형 아파트는 8월 0.09%, 9월 0.13% 각각 오르는 데 그쳐 그 증가 폭이 전체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0월 수도권 전체 아파트 전세가격이 0.18% 상승하며 8월과 9월보다 오름세가 주춤해진 반면 대형 아파트는 0.14% 뛰어오르며 상승 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서초·송파구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1차·대림아파트 재건축 이주가 곧 시작될 예정이고,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는 이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와 방배동 방배래미안타워 중대형도 한 주 만에 1000만~2000만원 상승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122㎡짜리 아파트 전셋값은 한 달 만에 5억 8000만원(13층)에서 6억 2000만원(15층)으로 올랐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전체 수도권 전세시장은 10월 중순 이후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 전세물건이 부족해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인문학 들으며 자기성찰… 노숙에서 일어섰죠”

    “인문학 들으며 자기성찰… 노숙에서 일어섰죠”

    “세계 유일의 노숙인 풍물패 ‘두드림’입니다.” 무대에 오른 자신들을 소개하는 권일혁(60)씨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스스로 ‘질곡의 역사’라고 표현한 불안정한 노숙 생활을 끝마쳤기 때문인 듯했다. 권씨는 “풍물은 동료들과 함께 손을 맞춰야만 할 수 있는 예술”이라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물놀이 가운데 가장 흥겨운 ‘별달거리’ 장단이 나오자 사람들의 손, 발,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25일 권씨가 7명의 두드림 풍물패와 함께 무대에 오른 곳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따스한 채움터’. 서울시와 백신 전문기업 ㈜사노피 파스퇴르가 노숙인 900여명에게 무료로 독감 예방주사를 놓는 자리였다. 두드림은 2008년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인 ‘성프란시스 대학’ 4기 졸업생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다. 장구를 맡은 문점승(53)씨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고민하게 해 주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노숙인들의 삶은 성한 데가 없는 종합병원과도 같다.”면서 “몸이 무너지고 정신이 무너졌을 때 스스로의 삶을 다시 성찰하게 하는 원동력이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징을 치는 이홍렬(58)씨도 “노숙 생활을 하며 늘 문화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다.”면서 “인문학을 통한 자기 성찰은 천지개벽할 경험이었다.”고 했다. 노숙 생활을 청산한 이들은 노숙인에게 ‘자존감’을 심어 주는 것이 노숙인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라고 했다. 의식주 해결 같은 물적 지원과 동시에 인문학 강좌 등 정신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드림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박경장 명지대 교수는 “밥 한 끼 더 챙겨주는 게 노숙인 문제 해결의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자활의 기본 조건은 자존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노숙인을 한 개인의 잘못만으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씨는 “노숙인 개인의 탓으로만 문제를 돌릴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드림은 노숙인 행사 등에 참여하며 매년 4~5차례 공연을 갖고 있다. 연습공간이 마땅치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어렵게 여는 공연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우리들 자체가 곧 메시지”라고 말했다. “우리의 모습 자체가 행복이죠. 함께 있던 동료가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힘찬 풍물소리가 다시 건물을 가득 채웠다. 글 사진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현장 행정] 전국서 벤치마킹… 친절행정 ‘동대문 스타일’

    [현장 행정] 전국서 벤치마킹… 친절행정 ‘동대문 스타일’

    ‘대민 친절은 동대문구 스타일로….’ 보다 앞선 친절행정을 배우려는 동료 공무원들이 서울 동대문구를 찾고 있다. 25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최근 친절행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멀리 제주도를 비롯해 강원도 동해시, 경기도 오산시 등 전국 각지의 공무원들이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올해 상반기 서울시 전화·방문 민원응대 서비스 평가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했고,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하는 민원행정서비스 인증과 인재개발 우수기관 인증에도 응모해 우수기관 인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인증을 받고 있는 이유는 민선 5기 이후 친절행정 실천을 구정 목표로 제시하고 친절을 첫 번째 업무과제로 꼽는 등 구청장이 앞장서서 친절과 청렴에 공을 들인 게 주효했기 때문이다. 유덕열 구청장은 취임과 동시에 ‘친절과 청렴’을 강조하며 친절한 직원들에게는 표창과 함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불친절한 직원들에게는 불이익이 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민선 2기 구청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2000년 한국청년연합회가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친절도 평가에서 ‘최우수구’를 차지해 37만 구민들의 명예와 사기를 북돋운 바 있다. 전국에서 가장 친절한 구라는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에는 ‘구민과의 대화’를 운영하며 소통과 만남에 중점을 두고 바쁜 시간을 쪼개 직접 챙기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자세가 곧 주민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원동력이라는 판단에서 매월 ‘소통과 감성여행’을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소홀함이 없다. 올해 초에는 유 구청장을 비롯해 6급 이상 모든 간부가 소통교육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민원업무 담당자 교육, 6급 평주사 리더십 교육, 전입직원 교육 등이 이어졌다. 행정서비스 품질 조사·환류(피드백)를 통해 친절 직원에게 파격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구민이 선정한 친절 직원에 대해서는 별도 확인을 거쳐 분기별로 25명을 선정하고, 반기마다 최고 친절 공무원을 선정해 한 명은 발탁 승진을, 세 명은 실적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오늘날 우리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 사람의 힘이 세상을 바꾼 사례는 흔치 않고, 이 때문에 천재는 쉽게 사라진다. 실패한 천재라면 더욱 그렇다. 학자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노벨상 수상자들도 먼저 연구를 시작한 사람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거나 검증한 덕분에 영광을 얻게 된다. 지난 17일 미국에서 잊혀진 천재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그의 이름은 어느 곳에도 없다. 반면 영국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잊혀진 천재들을 기억하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잇따른 두 개의 사건은 우리에게 역사가 승자의 시각에서 쓰여진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동시에 한번 내려진 평가가 언젠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고졸 ‘발명영웅’ 美 재조명 한창 토머스 에디슨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발명과 사업에서 모두 성공한 그가 혁신과 실용을 중시하는 미국의 정신에 걸맞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7일 미시간에서 전립선암 때문에 89세를 일기로 숨진 스탠퍼드 오브신스키도 그 길을 걸었다. 고졸인 그는 독학으로 1947년 고속 자동선반을 개발했고, 1952년에는 방위산업체인 허프의 연구디렉터가 됐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바꿨다. 1950년대 후반 오브신스키는 ‘비정질 불균질’ 물질인 실리콘이 반도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951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지만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은 오브신스키의 발견 이후였다. 하지만 고졸인 그의 공헌은 철저히 무시됐다. 1960년 두 번째 아내인 이리스를 만나면서 오브신스키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에너지 컨버전 랩’이라는 회사를 세워 발명품을 상품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로 태양전지를 만들었고, 지금도 사용되는 ‘태양열 계산기’도 출시했다. 400개가 넘는 특허를 가졌던 오브신스키의 가장 큰 업적은 ‘니켈-메탈 배터리’다. 현재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모든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다. LA타임스는 “그는 50년 전에 석유산업의 종말을 예견했다.”면서 “수소연료전지를 만들었고, 자동차 내연기관까지 완성하면서 하이브리드의 역사를 혼자서 썼다.”고 추앙했다. 세상도 그를 인정하는 듯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그를 ‘지구의 영웅’으로 칭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지칭했다. 7개 대학이 명예박사 학위를 줬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에서 오브신스키에 존경을 표했다. 오브신스키는 “진정한 발명가는 돈이 아닌 아이디어와 창조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오브신스키의 몰락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그의 니켈-메탈 배터리는 1996년 GM이 출시한 전기차 EV1에 탑재됐다. 오브신스키의 배터리는 4시간 충전에 최대 시속 130㎞의 속도로 100㎞ 이상을 달릴 수 있었고, 곧 300㎞까지 거리가 늘어났다. 톰 행크스, 멜 깁슨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EV1의 첫 구매자였다. 하지만 GM은 돌연 EV1을 모두 수거해 애리조나의 사막에 폐기처분했다. GM은 오브신스키의 회사들을 적대적으로 합병했고, 이 회사들은 화학회사와 석유회사로 팔려나갔다. 2006년 다큐멘터리 감독 크리스 페인은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라는 영화에서 오브신스키의 몰락 뒤에 석유회사와 자동차회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음모론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헬무트 프리츠슈 시카고대 교수는 “그는 교수 생활 40년간 만나본 수많은 이들 중 유일한 천재였다.”고 그를 회고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男에 가린 女과학자들 발굴 열기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1815년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비상한 재능을 보였지만, 19세에 러브레이스 백작과 결혼하면서 평범한 귀족부인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 됐다. 우울증까지 생긴 에이다는 어느 날 찰스 베비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발명품 소개회에 참석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 당시 베비지는 로그와 삼각함수를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인 ‘차분기관’을 완성한 상태였고, 모든 종류의 계산을 할 수 있는 기계식 자동계산기 ‘해석기관’을 설계 중이었다. 에이다는 베비지의 해석기관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같은 공식을 반복하는 ‘루프’, 사용한 공식을 다시 사용하는 ‘서브루틴’, 구문을 뛰어넘어 실행하는 ‘점프’, 조건식이 달린 구문인 ‘IF’ 등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에이다는 36세인 1852년 세상을 떴고, 그후 100년간 까맣게 잊혀졌다. 1975년 미 국방부는 서로 난립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통합하기 위한 작업을 완료한 뒤 이 언어를 ‘에이다’라고 명명했다. 에이다를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인정한 것이다. 지난 19일은 에이다를 기념하는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날’이었다. 엘리노어 맥과이어 런던대 교수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편집 마라톤’을 계획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보태는 위키피디아의 특성을 살려 ‘역사의 그림자 속에 숨은 여성과학자에 대해 각자의 지식을 모으는’ 마라톤이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은 여성을 냉대했다. 원자폭탄을 만들어낸 맨해튼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여성과학자들이 동원돼 ‘인간계산기’로 사용됐지만 역사는 그들의 존재를 기록하지 않았다. 또 1892년 레드클리프 칼리지를 졸업한 천재소녀 헨리에타 스윈 리비트는 빛이 변하는 변광성의 주기를 발견, 빅뱅이론의 토대를 제공했지만 공적은 하버드천문대장이었던 에드워드 피커링에게 돌아갔다. 위키피디아의 과학자 서술에서도 남녀차별이 존재한다. 여성에게 까다롭기로 유명한 ‘왕립학회’의 문턱을 넘은 여성과학자들조차 위키피디아에서 외면받고 있다. 최초의 흑인 신경외과의인 알렉사 캐나다는 고작 5줄로 위키피디아에 기록돼 있고, 단백질결정학의 선구자 루이스 나피에르 존슨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난달 사망소식이 보태져 고작 8줄 뿐이다. 존슨 교수의 남편인 노벨상 수상자 아브두스 살람 교수는 200줄이 넘는다. 왕립학회 종신회원인 우타 프리스 박사는 “에이다조차도 베비지와의 공동연구가 서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편집 마라톤’은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19일 이후 수백명 여성 과학자들의 위키피디아 서술이 크게 늘거나 새로운 여성과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영국 책임자인 샘 하르켈은 “일반인이 아닌 여성과학자들조차 마리 퀴리 이외의 여성과학자의 이름을 잘 대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들의 업적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中경제 L자형 횡보세 보일 것”

    중국 경제가 앞으로 ‘L자형’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시장에서 ‘중국 특수’가 사라진다는 의미로,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전략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1일 ‘중국경제, 3분기 바닥 찍고 횡보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 기업은 앞으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현지 기업과 진검승부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 경제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4% 성장했다. 전분기 7.6%보다는 낮지만 낙폭은 전분기(0.5% 포인트)보다 작아 중국 경제가 반등세에 들어섰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박 위원은 “중국 거시경제가 3분기에 바닥을 찍었다 해도 4분기 이후 강한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상당 기간 7%대 중후반에서 모(횡보)로 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현재 중국 경제의 원동력이 수출 제조업에서 내수 서비스업으로 바뀌는 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이 이제 인구를 발판 삼아 ‘세계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한국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현지 기업과 진검승부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라며 “중국 소비자에게 호소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가 시장 접근의 전제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신도시 아파트 전셋값 0.03% ↑… 오름세 지속

    신도시 아파트 전셋값 0.03% ↑… 오름세 지속

    재건축 아파트에 이어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서 저가 급매물이 간간이 소진되고 있다. ‘9·10부동산대책’ 이후 취득세 감면혜택 효과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 가격 회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울 지역과 신도시, 수도권 아파트값은 각각 0.01%씩 빠졌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매도 호가는 올랐지만 추격 매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일반 아파트도 가격 보합세를 나타냈다. 신도시 가운데 분당은 중소형 아파트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하락세도 진정됐다. 고양, 과천, 용인 등 수도권 아파트값도 보합세 내지는 소폭 하락했다. 전세시장은 서울 강남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눈에 띄었다. 서초구의 대림아파트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면서 전세 이동이 나타났다. 잠원동 대주파크빌, 한신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했다. 잠원동의 저렴한 전세 매물이 줄면서 강남 압구정동 구현대1, 2, 3차와 신현대 등 인근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이동했고 주변 단지 전셋값도 1000만~4000만원가량 올랐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 아파트 전셋값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입주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저렴한 전세 매물이 소진되며 조금씩 가격이 오르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여 전체 전셋값은 큰 변동이 없었다. 신도시에서는 전셋값 오름세가 여전하다. 지난주에만 0.03% 상승했다. 분당, 평촌 전셋값이 상승했다. 일산, 산본, 중동 등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전세 물건은 전반적으로 부족하지만 가을 이사철 성수기도 지나가는 상황이어서 조정폭은 크지 않다. 수도권에서는 김포, 용인, 화성, 인천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일렁이는 물결 자욱한 안개 … 적막한 ‘느낌’ 화폭에 담아

    일렁이는 물결 자욱한 안개 … 적막한 ‘느낌’ 화폭에 담아

    “영업비밀이에요.” 장난스레 입을 앙다물더니 이내 설명해 준다. “사진으론 잘 안 살아나는데 실제로 보면 이 물결의 입체감이 대단하거든요. 그래서 제 작품을 본 분들은 꼭 이걸 어떻게 했느냐고 물어보세요. 붓으로 하는 게 아니라 스프레이를 이용하는 거예요. 캔버스를 눕혀서 양쪽으로 다른 색을 뿌리면 중간에 뭉쳐지면서 저런 느낌이 나와요.” 그림의 소재는 주로 물이다. 물인데 그냥 물 자체라기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일렁대는 물결이 부각된다. 작가 말마따나 사진보다 실물의 느낌이 더 강하다. ●“물감 스프레이 작업 입체감 살려”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서울 잠원동 갤러리우덕에서 초대전을 앞두고 있는 최아영(64) 작가를 신문로 자택에서 만났다. 미리 얘기하자면 남편은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작가는 그래서 “이제 해방됐다.”고 말했다. 무슨 얘긴가 했더니 남편이 공무원이다 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그간 개인전을 못 열었단다. 그래서 서울대 미대 여자 졸업생들로 구성된 한울회 명의의 단체전에만 작품을 내놨었다. 이제 남편이 공무원이 아니니 마음 편하게 개인전도 열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사실상 첫 개인전인 셈이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은은한 톤이다. 빨강처럼 화려하고 강렬한 색보다는 파란색, 녹색 위주로 하되 톤에다 많은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산과 바다를 주된 소재로 삼았는데, 그것 역시 하나하나 일일이 묘사한다기보다 그때 받았던 눈부신 인상만 뽑아내 스케치한 느낌이 강하다. 물결의 느낌, 산세의 느낌, 자욱하게 낀 안개의 느낌 같은 것들을 툭툭 던져뒀다. 지난 3년간 틈틈이 그린 30점을 내놓았다. 왜 이런 자연만 그리느냐고 했더니 취미가 그렇단다. 야외활동, 그러니까 이런저런 운동에다 뛰어난 운전 솜씨까지 아주 활달한 성격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스킨스쿠버. 힘든 운동인데도 어쩌다 한번 배워 보니 의외로 쉬웠단다.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느꼈던 그 물 속 세계의 환상적인 느낌이 좋아 자주 그린다. 오래 머물 기회가 있었던 미국 알래스카의 사계절 풍경이나 우연히 들렀던 노르웨이 북단의 피요르드 풍경도 있다. 그래서 전시를 한다고 했을 때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성격도 활발한 데다, 남편의 대외활동상 이런저런 바깥 약속도 많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면서 언제 그림 그릴 새가 있었느냐는 말이 나올밖에. 그림은 새벽에 그린다. “전 새벽 4시 30분쯤이면 항상 일어나요. 기분이 맑고 좋을 때, 그때 작품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편입니다.” 뜸도 많이 들이고 공도 많이 들인다. “사실 어릴 적에는 피아노를 배웠어요. 그런데 피아노는 현장에서 한 음 잘못 치면 망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림은 내가 완성됐다 싶을 때 내보일 수 있더라고요. 그게 마음에 들어서 미술을 했지요.” 지금도 그림 한 점에 3년 정도 공을 들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벽에 걸어두고 마음에 들 때까지 만진 뒤에야 내놓는다. 그런데 작품에 사람이 너무 없다. 일렁대는 물결과 자욱한 안개 외에 인기척이 없다 보니 다소 썰렁한 느낌이 든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살면서 고민이 많아 사주와 관상을 배운 적이 있었다. 그 공부 끝에 사람마다 다 팔자가 있고, 이것 또한 내 팔자니 편안하게 받아들이자는 깨달음을 얻었다. 부작용은? 사람 얼굴을 안 그리게 됐다. “얼굴을 보면 관상이 보이고 관상이 보이는 가운데 사주가 함께 보여서 그릴 수가 없더라고요.” 어째 섬뜩하다 했더니 작가는 가볍게 웃어 넘기란다. ●“받아들이며 살자는 깨달음이 작품에 도움” 무슨 고민이 있었을까. 남편 이력은 화려하다. 엘리트 공무원으로 국무총리까지 지냈고 새 정부 들어서도 주미 대사에다 무역협회장으로 계속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다. 말하자면 ‘고상한 마나님’인 셈이다. “아유, 바깥에서 남들 보기엔 그렇죠. 그런데 공무원 생활 초기에는 너무 승진이 안 됐어요. 남편도 국장 한번 되어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었으니까요.” 사주, 관상을 공부하게 된 계기다. 뒤로 갈수록 관운이 트이는 것도 알았다고 한다. 지금도 사주와 관상을 기초로 이런저런 일에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어떨 때 어떤 내용으로? 그 또한 영업비밀이다. (02)3449-6071~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주자들이여, 도시정책은 있는가?/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열린세상] 대선 주자들이여, 도시정책은 있는가?/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대선 주자들이 정치·경제·사회·복지·교육 등을 필두로 각 분야에 걸쳐 속속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대선 주자들은 도시에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현재까지 대선 주자들의 출마선언문, 발표한 주요 정책, 인터뷰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도시에 대해서는 다른 분야와 구색을 맞추려고 한두 문장을 포함시켰거나 아예 그것마저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선 주자들의 도시에 대한 접근이 그들이 내세운 정책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 당연하다면 적어도 도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함으로써 오늘날은 명실공히 ‘도시 시대’이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그에 따른 다차원적인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화율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주요 대도시는 전 세계의 건축가들이 호시탐탐 진출을 모색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런가 하면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도시환경과 공공공간이 제공하는 삶의 질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통령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도시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일까, 관심이 없어서 일까, 아니면 모르기 때문일까. 미국 대통령 선거는 어떠할까?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스마트 성장’, ‘지속가능성’, ‘친환경’ 등을 중심으로 도시 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모습은 비록 우리나라가 아닐지라도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다. 후보자들이 도시 정책에 대하여 각자의 분명한 입장을 드러냄에 따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과 비판이 가능하고,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평가와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선주자들이 내건 공약을 살펴보면 개별 분야와 무관하게 ‘치유’라는 표현이 유난히 강하게 등장함을 알 수 있다. 그 동안 잘살아야 한다는 일념 하에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가 낳은 문제가 더 이상 방치되거나 개인에게 맡겨둘 정도가 아님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따라서 치유는 ‘앞과 속도’가 아니라 ‘옆과 깊이’를 고찰하려는 의미 있는 변화의 징후라 할 수 있다. 즉, 모든 분야에서 목표의 달성 못지않게 목표로 향하는 과정을 들여다본다는 개념이다. 대선주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도시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또한 여기에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대통령 선거에서 등장한 도시와 관련된 공약은 거대한 무엇인가를 건립하거나 헐고, 뚫고, 옮기고, 바꾸는 일로 수없이 점철되었다. 어디는 문화도시로, 어디는 과학도시로, 어디는 첨단도시로 만들겠다는 얄팍한 정략적 구호를 남발했는데,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보상의 성격이나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의 성격이 강하다. 막무가내 식 건설과 인기몰이를 위한 개발로 대변되는 공약에 진실로 국민의 삶을 보듬으려는 도시정책이 끼어들 자리가 없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제 대한민국의 도시는 정책을 통한 치유를 필요로 한다. 도시학자 로버트 타버너는 “도시정책은 도시의 건강한 토대를 만들고 건전한 진화를 이끄는 소중한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도시정책은 도시를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끄는 열쇠이다. 거창하거나 아주 구체적이지 않아도 좋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모든 대선 주자들이 도시에 대한 비전을 분명히 밝히고, 그에 대하여 전문가들이 다양한 견해를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자. 그 어느 때보다 도시의 의미와 가치가 중대해진 오늘날, 시대착오적 개발 논리에서 벗어나 섬세한 도시정책을 가진 대통령을 원하는 것은 결코 지나친 욕심이 아니다. 대선 주자들이여, 도시정책을 겨루어 보는 것이 어떠한가?
  •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원동력”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원동력”

    오는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장에선 독특한 학술연찬회가 열린다. 밝은사람들연구소와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와심리연구원이 함께 주최하는 ‘믿음,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라는 주제의 연찬회다. 어찌 보면 종교의 바탕이자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믿음에 천착한 토론의 자리다. 과연 요즘 종교 전문가들은 믿음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연찬회에 앞서 16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선승과 비교종교학자가 나란히 앉아 ‘믿음론’을 털어놨다. 제방 선원에서 수행하며 전국선원수좌회 학술위원장을 지낸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의 월암 스님과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과 명예교수. 절대 진리는 통한다고 했던가. 두 전문가는 이날 이상하리만큼 호흡과 마음을 차분하게 맞췄다. 조금은 다르지만 결국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원동력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다. “불교 선종의 견성은 결국 일체의 분별을 멈추고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내면을 직관해 알아차리는 회광반조입니다.” 월암 스님은 자신의 영역인 선불교를 제시하며 믿음은 그대로가 깨달음으로 승화될 수 있는 바탕이라고 말한다. 선불교의 교리로 볼 때 자성은 청정한 것이므로 마음이 곧 부처이며 마음이 부처임을 확신해야 한단다. 곧 믿음은 견성의 씨앗이라는 것이다. 월암 스님은 특히 화두를 들고 깨달음에 이르는 간화선 수행에서 믿음이야말로 큰 수행의 방편이라고 거듭 말한다. “화두에 대한 의심을 통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깨달음을 향해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결국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선지식(善知識), 즉 스승에 대한 믿음 또한 빠질 수 없는 대상이라고 말한다. ‘믿음은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는 디딤돌’이라는 명제에 비교종교학자 오 교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그 믿음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으며 잘못된 방향을 택할 때 자칫 믿음이 종교의 본질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긋는다. “믿음에는 맹신과 광신, 경신으로 대표되는 이성적 통찰 없는 무조건적 믿음과 정말 참된 나를 찾아보자는 심층의 믿음이 있습니다.” 오 교수가 늘 강조하는 이른바 표층과 심층의 종교 차이다. ‘믿음은 이성에 어긋나는 게 아니라 이성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오 교수는 지금의 내가 더 잘되기 위해 의지하는 표층의 믿음은 결국 해악이라고 말한다. 종교는 대부분 표층의 믿음에서 시작해 점점 심층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 아닐까. 오 교수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문자적 믿음이나 승인으로서의 믿음에 그치지 않고 신뢰하고 충성하며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게 바로 인격의 성장, 신앙의 성장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언제 어디서건 믿음 없이는 살 수 없으며 종교에서의 믿음도 천차만별일 터. 그중에서도 종교적 믿음은 결국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윤택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궁극의 의문에 답을 내야 할 과업을 등에 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종교는 우리 삶에서 정신적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와 새로운 성장을 기약하는 희망의 방편이란 틈새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27일 연찬회에선 그 답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찬회에는 이화여대 철학과 한자경 교수를 좌장으로 정준영(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석길암(금강대), 권명수(한신대) 교수가 월암 스님, 오 교수와 함께 설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수술 마취제·인공심장·안경… 인류 살린 1000년의 발견들

    수술 마취제·인공심장·안경… 인류 살린 1000년의 발견들

    과학기술은 지식이 켜켜이 쌓여 가는 학문이다. 먼저 연구를 시작한 과학자들이 남겨 놓은 유산은 후세들의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때로는 반박하고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 된다. 물론 그 와중에 얻어진 결과물들은 인류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때로는 시대를 뛰어넘는 발명이나 발견이 등장한다. 이 같은 성과는 소위 ‘이정표’(Milestone)라고 불리며 과학기술은 물론 삶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생리·의학 분야에서 직접적으로 의학기술이 돼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이정표들을 시대순으로 선정, 소개했다. 첫 이정표는 13세기 중반에 시작하지만 현대로 올수록 급격히 이정표가 많아진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혜택이지만, 이 같은 이정표들이 없었다면 오늘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현미경·수술용 확대경의 원조 ‘돋보기’ 역사에 정확하게 기록된 생리의학사의 첫 이정표는 1250년에 세워졌다. 영국의 수도사였던 로저 베이컨은 ‘돋보기’(루페)를 발명했다. 이전에도 수정을 이용해 사물을 크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베이컨은 목적이 분명하게 무언가를 확대해 볼 수 있는 ‘볼록렌즈’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 현미경, 수술용 확대경 등의 원조다. 신학자이자 철학자, 의사이기도 했던 베이컨은 근대 자연과학의 탐구방법을 정립해 ‘경이의 박사’라고 불렸다. ●벤저민 프랭클린, 동생 위해 카테터 발명 다음 이정표는 무려 500년이 지난 1752년에 등장했다. 우선 밀라노 공작은 피렌체의 장인에게 ‘안경알 세 다스’를 주문하는 편지를 보낸다. 오목렌즈를 기반으로 한 안경의 발명과 기원에 대한 수많은 얘기 중 문서가 남아 있는 최초의 사례다. 같은 해 미국의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은 ‘카테터’로 불리는 구부러지는 관을 만들어냈다. 요로결석으로 고생하는 동생 존을 위해 프랭클린은 금속 조각들을 연결해 요도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카테터는 현재 인체 내의 모든 관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나무막대에서 영감 얻은 청진기의 탄생 1815년 12월 31일 프랑스 내과의사 르네 라에네크는 트럼펫 모양의 나무와 튜브가 달린 진찰기기를 만들어 아주 뚱뚱한 여성의 심장소리를 듣는 데 활용했다. 라에네크는 루브르궁에서 아이들이 긴 나무막대를 서로의 귀에 대고 떠드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이 기계를 만들었다. 의사의 필수품인 청진기의 탄생이었다. ●외과 수술의 고통을 줄여준 ‘에테르’ 인체에 칼을 대는 외과 수술의 고통을 덜기 위한 방법은 1841년 12월에 등장했다. 알코올, 아편, 마리화나, 최면 등 이전에 사용된 어떤 방법도 완벽하지 않았다. 미 조지아주의 의사인 크로퍼드 윌리엄슨 롱은 일종의 환각물질인 아산화질소를 즐기던 친구들의 자극을 더욱 높여줄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롱은 황산 에테르를 마신 사람들이 심하게 멍이 들어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롱은 환자의 목에서 낭포성 종양을 제거하면서 처음으로 현대식 수술용 마취제를 사용했다. ●엑스레이, 보이지 않는 곳을 찍다 1874년에는 영국의 리처드 카톤이 검류계를 이용해 동물의 뇌파를 측정했다. 뇌전도(EEG)는 이후 사람에게 적용되면서 수면이나 정신질환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1895년에는 빌헬름 뢴트겐이 우연찮게 엑스레이를 발견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 발견은 보이지 않는 곳을 찍는 사진기술의 발명에 불과하다.”고 조롱했다. 엑스레이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해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노벨상’ 에인트호번 심전도 측정기 개발 19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네덜란드의 빌럼 에인트호번은 1903년 심장의 전기 흐름을 살피는 ‘심전도 측정기’를 개발했다. 첫 심전도 측정기는 300㎏에 이르는 거대한 기계로, 5명의 사람이 달라붙어야 조작이 가능했다. 1910년에는 스웨덴에서 복강경이 등장했고, 1935년에는 포르투갈에서 뇌엽절단 기술이 개발됐다. 복강경의 등장으로 더 좁게 절제하면서도 더 쉽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됐고, 뇌엽절단 기술은 ‘신의 영역’으로 분류되던 정신세계에 외과적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죽은 사람 살려낸 전기충격기에 ‘충격’ 이후 생리의학의 발전속도는 급속히 빨라진다. 1936년에는 심장박동기가, 그 다음 해에는 전기자극요법이 개발됐다. 1943년에 투석, 1944년에 일회용 도뇨관이 등장했고 1947년에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전기충격기(제세동기)가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1950년에는 영국의 해럴드 리들리가 사람의 눈 속에 들어가는 콘택트렌즈를 만들어 ‘안과 혁명’을 이끌었다. ●인류 최초 ‘기계 심장’을 단 사나이 1952년 자동차회사 GM의 연구원이었던 41살의 헨리 오피텍은 인류 최초로 기계심장을 달았다. 오피텍은 1981년까지 살았다. 같은 해 자기공명영상(MRI)에 대한 원리도 발견됐다. MRI를 개발한 펠릭스 블로허와 에드워드 퍼셀은 이 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실제 MRI 기계는 1978년에 만들어졌다). 1953년에는 심장을 거치지 않고 혈액을 순환할 수 있는 바이패스 기술이 개발돼 멈춰 있는 심장을 수술할 수 있게 됐고, 프랑스에서는 인공 달팽이관이 청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소리를 선물했다. ●하운스필드, CT 설계로 노벨상 받다 1958년에는 태아 초음파를 통해 임신 초기진단이 가능해졌다. 1963년에는 3살 아이를 대상으로 최초의 ‘간 이식’이 시행됐고 1967년에는 53세 남성이 최초의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18일을 더 살았다. 1971년 영국의 고드프리 하운스필드는 컴퓨터단층촬영기(CT)를 설계해 197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1973년에는 인슐린 펌프가 개발돼 당뇨환자들을 주사의 고통에서 해방시켰다. ●협업으로 만든 인공혈액·게놈 프로젝트 1980년대 후반부터는 보다 크고 획기적인 이정표들이 세워졌다. 더 이상 생리의학은 과학자 개인의 영역이 아닌, 집단협업으로 이뤄졌다. 인공혈액이 1989년에 만들어졌고, 1992년에는 DNA 정보읽기가 가능해졌다. 단순히 질병치료뿐 아니라 범죄자를 잡거나 친자확인을 할 때도 핵심적인 기술이다. 사람의 유전자 지도 전체를 그리는 휴먼게놈 프로젝트(2000년), 인공관절(2004), 인공간장(2006년) 등도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 작업이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수사반장’ ‘호랑이 선생님’ 조경환씨 하늘로

    ‘수사반장’ ‘호랑이 선생님’ 조경환씨 하늘로

    드라마 ‘수사반장’과 ‘호랑이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탤런트 조경환씨가 간암으로 투병하다 13일 별세했다. 67세. 조씨는 지난 8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잠실동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사별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이 있다. 조씨는 한양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1969년 MBC 공채 탤런트 1기로 데뷔했다. 1970년대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조 형사’ 역으로 큰 인기를 모은 뒤 1980년대 MBC 청소년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에서 인자하고 엄한 선생님 역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호랑이 선생님’에서의 연기로 MBC 방송연기상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모래시계’ ‘왕과 비’ ‘허준’ ‘대장금’ ‘종합병원’ ‘이산’ 등 굵직한 드라마에 출연해 중후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쌓아 왔다. 최근에는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 ‘노란복수초’에 출연했고 지난 7월에는 JTBC의 의학 토크쇼 ‘닥터의 승부’에도 참여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연예계 선후배와 동료들이 찾아와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극 ‘이산’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서진은 침묵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가수 조경수는 “몇 달 전만 해도 ‘운동으로 10㎏을 빼 건강하다’던 형님과 술을 마신 내가 죄인”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생전 연예계의 대표적인 ‘주당’으로 꼽힐 만큼 애주가였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애주가라는 사실을 공개한 적이 있으며 32년 전에는 간경화를 앓았다. 발인은 16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02)3410-6903.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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