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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어려운 시기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하라”

    이재용 “어려운 시기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하라”

    미중 분쟁·삼바 등 대내외 불확실성 많아 최근 발표 경영 계획 책임·역할 강조한 듯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최고경영진을 불러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해 2월 이후 비공개 출장과 정부 행사, 단일 계열사 일정에 집중했던 이 부회장이 주말에 사장단 회의를 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진교영·강인엽·정은승 사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어려운 시기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를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최근 잇따라 발표한 중장기 투자·고용 방안의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발표했던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에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특히 이 부회장은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면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재차 당부했다.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이런 일정을 가진 것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을 종합적으로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으로 거대한 경쟁사이자 고객사인 화웨이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하락세를 맞아 삼성전자 주력 사업의 경영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이 부회장 자신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내놨던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읽힌다는 평가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올 들어 적극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으며, 삼성전자 측도 이를 공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주최 기업인과의 대화, 이낙연 국무총리 간담회,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간담회 등에 잇따라 참석했으며, 이후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일본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강남, 보도 위 변압기 등 지상기기 외관 바꾼다

    강남, 보도 위 변압기 등 지상기기 외관 바꾼다

    목재 울타리·꽃장식 도시 미관 개선서울 강남구는 지난달 28일 한국전력과 업무협약(MOU)을 체결, 전국 최초로 지상기기 1200여개를 올해 안에 모두 정비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지상기기는 보도 위 변압기(전기전압을 낮춰 주는 기기), 개폐기(전기회로를 열었다 닫는 기기) 등 한전이 운영하는 전력 공급 장치다. 구는 지난해 12월 한전과 협의, 낙서·불법광고물 등으로 오염된 지상기기 51개에 목재 ‘트렐리스’(격자 울타리)를 시범 설치했다. 구 관계자는 “시범 설치 후 도시 미관 개선 등 호평이 이어져 올핸 전 지역으로 확대, 1200개가 넘는 지상기기를 일제 정비한다”며 “보강 목재를 추가해 내구성이 강화된 트렐리스와 계절별 꽃 장식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구는 이달 중 논현동·청담동·삼성동·역삼동 일대 500여개, 하반기엔 신사동·도곡동·대치동·개포동·일원동·수서동·세곡동 등 나머지 지역 700여개를 정비할 계획이다. 김백경 건설관리과장은 “지상기기 정비 사업이 끝나면 보다 쾌적하고 깨끗한 보도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시 환경 개선 사업을 꾸준히 펼쳐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중구·강남 등 서울 주요 상권 보유세 ‘껑충’… 임대료 인상 부르나

    중구·강남 등 서울 주요 상권 보유세 ‘껑충’… 임대료 인상 부르나

    가장 비싼 명동 화장품점 네이처리퍼블릭 공시지가 2배 급등… 보유세 50%까지 늘어 정부 “年 5% 제한돼… 임대료 폭탄 없을 것” 올해 전국 3353만 필지의 땅값이 전년보다 평균 8.03% 오르면서 토지 소유자들이 내야 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도 늘어난다.30일 국토교통부와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 등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네이처리퍼블릭’(169.3㎡) 화장품 판매점 토지 소유자는 재산세 및 종부세로 1억 2209만원을 내야 한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당 공시지가는 지난해 9130만원에서 올해 1억 8300만원으로 2배 이상(100.44%) 급등했다. 이에 따라 보유세 부담 역시 지난해 8139만원에서 세 부담 상한인 50%까지 늘었다. 이처럼 고가 상업·업무용 건물이 몰려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토지 소유자의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상업용 토지(803.6㎡)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당 2489만원에서 올해 2891만원으로 16.15% 올랐다. 토지 소유자가 올해 내야 할 보유세는 1억 879만원으로 지난해 9111만원보다 19.4% 늘었다. ‘뜨는 상권’으로 분류되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상업용 토지(79㎡) 공시지가는 같은 기간 ㎡당 931만원에서 1045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보유세는 161만원에서 14% 오른 184만원으로 집계됐다.땅값이 많이 오른 지역의 보유세가 늘어난 만큼 임대료를 올려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정부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공시지가 상승이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최대 10년간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릴 수 없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월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산정하면서 시가가 ㎡당 2000만원이 넘는 고가 토지의 공시지가를 집중적으로 올렸다. 정부의 이런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은 개별 공시지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개별 공시지가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산정한 뒤 감정평가사 가격검증, 시군구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정부가 정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지자체가 정한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이 최대 7% 포인트 정도 차이 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에 발표된 개별 공시지가와 표준지 공시지가 간 인상률 격차는 1.39% 포인트다. 김규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격차에 대한 지적이 있어 지자체가 개별지 공시지가를 산정할 때 논란이 없도록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개별 공시지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중구(20.49%)로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어 강남구(18.74%), 영등포구(18.20%), 서초구(16.49%), 성동구(15.36%) 등 상위 5곳 모두 서울에서 차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구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부지 지구의 공시지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지역 전체 상승률을 3% 포인트가량 올렸다”고 말했다. 서울 주거지역 가운데 가장 비싼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 아파트’ 부지는 ㎡당 1909만원으로 지난해(1362만원)보다 40%가량 올랐다. 하지만 지역 경제가 침체된 전북 군산시(0.15%)와 경남 창원시 성산구(0.57%), 경남 거제시(1.68%) 등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다. 이날 개별 공시지가를 마지막으로 올해 토지·주택 등 부동산 공시가격 발표가 마무리됐다. 이번 개별 공시지가에 이의가 있으면 오는 7월 1일까지 해당 토지의 소재지 시·군·구청을 방문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거나 팩스 또는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대생 내란음모’ 故 조영래 변호사 47년 만에 무죄

    ‘서울대생 내란음모’ 故 조영래 변호사 47년 만에 무죄

    고(故) 조영래 변호사가 박정희 정권에서 겪은 시국사건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 재심에서 47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삶을 쓴 ‘전태일 평전’의 저자이기도 한 조 변호사는 한국의 대표적 인권변호사로 불린다.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3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변호사의 재심에서 과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불법 체포돼 고문에 의해 진술했고, 진술 외의 나머지 증거들을 봐도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조 변호사의 아내 이옥경씨가 출석해 작고한 남편이 반세기 만에 혐의를 벗는다는 설명을 대신 들었다. 중앙정보부(중정)가 1971년 발표한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은 당시 사법연수생이던 조 변호사와 서울대생이던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이신범 전 의원,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등 5명이 국가전복을 꾀했다는 내용이다. 중정은 이들이 학생 시위를 일으키고 사제 폭탄으로 정부기관을 폭파하는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내란을 일으키려 했다며 김근태 전 고문을 수배하고 조 변호사 등 4명을 구속했다.재판에 넘겨진 조 변호사는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유족의 청구로 열린 재심에서 재판부는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신범 전 의원과 심재권 의원 등은 지난해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조 변호사는 1984년 망원동 수재민 사건 집단소송, 1986년 여성조기정년제 철폐사건,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1987년 상봉동 진폐증 사건 등의 변론을 맡아 노동· 빈민·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삶을 기록한 전태일 평전을 써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는 1990년 12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초 메가스터디 기숙학원 확장…‘반수전용관’ 신축

    서초 메가스터디 기숙학원 확장…‘반수전용관’ 신축

    2020 대입 수능시험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치른 수능 시험에 큰 좌절을 맛보고 일찌감치 재수를 시작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뒤늦게 자신의 꿈에 다시 한 번 도전을 위해 반수를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수능 시험을 6개월 앞두고 다시 공부에 도전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 시기의 반수를 준비하는 많은 수험생들은 두려움과 부담감으로 인해 집중력이 저하되기 십상이다. 재수/반수 학원을 다니며 밤낮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있는가 하면, 최상위권 성적의 수험생들의 경우에는 혼자 독학으로 반수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몇 개월 밖에 남지 않은 이 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최상위권 수험생이라 할지라도 반수에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서초 메가스터디 기숙학원은 대입을 위해 도전하는 반수생들을 위한 최적화된 커리큘럼과 다양한 학습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수능까지 남은 6개월여 동안 변화된 수능에 완벽 대비할 수 있도록 특화된 수업이 진행된다. 수능 실전 감각을 빠르게 되찾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 모든 과목의 수업이 처음부터 시작된다. 수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정규수업 외에 EBS 무료특강, 6월 평가원 모의고사 무료특강뿐 아니라 개인별 취약과목을 보완하는 클리닉 수업과 단원별 킬러 문항 분석을 통한 레벨업 수업 등을 제공해 학생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초 메가스터디 기숙학원 관계자는 “반수 시작반은 대입 준비 전 과정을 새롭게 시작하는 커리큘럼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단기간 수능 대비 학습을 할 수 있다”며 “학습 방해 요인을 차단할 수 있는 학원의 입지가 학습 의지를 고취하고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초 메가스터디 기숙학원은 반수생을 위한 ‘반수전용관’을 신축해 그 곳에서 모든 수업과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학원 관계자는 “반수생들은 올해 초부터 재수를 시작한 수험생들보다 시작이 늦어 불안해하거나 학원생활과 관련하여 수업, 교실, 숙소, 분위기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반수생 전용교실에서 반수생으로만 반편성을 하여 수업할 수 있도록 반수전용관을 신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입시 준비 기간이 짧은 만큼 체계적인 관리하에 오직 수능만을 위해 안정된 학습환경을 제공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초 메가스터디 기숙학원은 오는 6월 22일 반수시작반을 개강하며 관련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전화 또는 방문 상담도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붕 밑 익선동 한옥은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시간을 잊고 멈춰 있다

    지붕 밑 익선동 한옥은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시간을 잊고 멈춰 있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5회 서울의 영화1(이형표 감독의 서울의 지붕 밑)’ 편이 지난 25일 종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하철 종로3가역 14번 출구 서울극장 앞에 모인 참가자 40여명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서울극장을 출발, 피맛길을 거쳐 한의원 가업을 7대째 잇는 춘원당 한방박물관을 방문했다. 이어진 유진식당~허리우드극장~낙원떡집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미래유산 코스다. 운현궁을 지나 떡박물관 10층 ‘지붕 위’에 올라 ‘지붕 밑’ 익선동 한옥 기와 지붕을 내려다봤다. 익선동 골목길을 돌고 돌아 호텔로 변한 ‘서울 3대 요정’ 오진암 터를 만났다. 인파로 넘치는 익선동 골목에는 1920~30년대 경성시절 모던보이, 모던걸 차림의 청춘들이 활보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화 속 서울거리를 열성적으로 재현해줬다. 투어가 끝난 뒤 설문에 응한 참가자들은 “서울에 살면서도 모르던 것을 알게 돼 보람 있었다”, “무심히 지나쳤던 종로거리에 이런 사연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1000평에 건물 90채… 쪽방 780개에 740명 살기도 1960년대 서울은 영화도시였다. 영화 속 서울은 산업화시대 도시공간의 원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영화는 조선시대 한양이나, 일제강점기 경성, 한국전쟁의 폐허가 아닌 근대 산업화 시기 서울사람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산업화가 곧 도시화였으며, 영화는 문명세계의 첨병이었다. 주인공들은 한옥과 양옥, 한의학과 양의학이 공생하는 도시의 지붕 밑을 어슬렁거렸다. 좁은 골목을 오가는 카메라의 뷰파인더에는 새것에 대한 찬미와 낙오된 부적응자의 절망이 담겼다. 종로3가에서 을지로를 지나 충무로로 이어지는 길은 1980년대까지 단성사, 피카디리, 서울극장, 스카라, 국도극장, 명보극장, 대한극장 등이 밀집된 한국 영화산업의 메카였다. 이 시기 영화는 도시와 군중을 관찰하는 만보객(漫步客)의 역할을 해냈다. 영화를 통한 서울읽기가 가능한 까닭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하늘에서 내려다본 한옥 기와, 탑골공원, 시내 교차로, 도심의 높은 빌딩 등 서울의 상징물이 등장한다. 특히 한옥과 양옥이 마주 보는 골목 풍경은 전통 생활 방식과 서구적 과학 문명이 어우러지고 충돌하는 현장을 예고한다. “서울의 지붕 위에 아침 해가 솟으면 오늘도 새로운 시대와 낡은 시대가 어깨를 겨누고 사는 이 골목 안에 서울의 희한한 꿈과 사랑과 웃음과 눈물이 살아서 숨결 짓는다”는 내레이션은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다. 1961년에 개봉한 영화 ‘서울의 지붕 밑’은 1956년 작 ‘서울의 휴일’이 ‘로마의 휴일’(1955년 작)의 제목을 모방한 것처럼 ‘파리의 지붕 밑’(1930년 작)에서 제목을 딴 복제품처럼 보인다. 두 작품 모두 선망의 도시 로마와 파리의 낭만을 서울에다 옮겨놓으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제목과 달리 조흔파 원작 ‘골목 안 사람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한다. ‘마부’의 김승호와 성격배우 허장강, 합죽이 김희갑이 동고동락하는 골목 안 ‘세 영감’으로 출연했다. 김승호의 부인은 한은진, 딸은 최은희, 딸을 사랑하는 최 박사는 김진규, 아들은 신영균, 아들과 결혼하는 점례는 도금봉, 점례의 어머니 황정순, 골목 안 전파사 주인 구봉서, 떠오르는 ‘신성’ 신성일까지 깜짝 출연했다. 이형표 감독은 해박한 영화이론과 영어 실력 그리고 다큐멘터리로 다져진 실력파였다. 1961년 신상옥 감독 연출 ‘성춘향’의 촬영감독을 맡으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 과정은 영화에 어떻게 투영됐을까. 영화는 서울이라는 지정학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들의 삶을 대폿집, 실비집, 선술집에서 보여준다. 또 주인공들이 식당에 들어갔을 때 메뉴에는 돼지갈비 50환, 빈대떡 100환, 냄비우동 100환이라고 적혀 있다. 만둣국, 순댓국, 떡국과 함께 벽에 ‘양조장 술’이라는 광고 문안도 붙어 있었다. 초동교회 옆 돈의동 쪽방촌은 1960년대 영화의 세트장처럼 시간의 흐름을 잊고 멈춰 있다. 10여년 전 자료에 1000평 부지에 골목, 교회, 가게를 포함한 90여채의 건물이 있었다고 하니 집 한 채가 10평이 안 된다. 방 1개를 나눠서 1평짜리 방을 여러 개 만들었는데 쪽방 780개에 740여명이 거주한 적도 있다고 한다. 본래 이곳은 땔감과 숯을 팔던 시탄(柴炭)시장이었다가 1930년대 폐쇄되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종삼’이라고 불리는 윤락가였다.●익선동 삼국·조선의 역사 지층 간직… 문화도 다층적 1968년 서울시가 ‘나비작전’을 펼쳐 사창가를 철폐하기 전까지 종로 3, 4가를 중심으로 하는 봉익동, 훈정동 일대는 2000여명에 이르는 윤락녀와 150여명의 포주, 200여명의 삐끼(호객꾼)들의 터전이었다. 당시 종삼에는 15~20평 정도의 단층 짜리 낡은 한옥이 300여채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지금은 금·은 세공과 판매 점포 300여개에서 일하는 사람만 1500여명에 이르는 서울 최대의 금·은 세공, 판매 단지다. 이날 투어단이 찾은 익선동은 역사적 다층성, 사회적 다층성, 문화적 다층성이 혼재된 공간이다. 서울은 다양한 층위(層位)를 가진 역사도시이고, 오래된 도시는 다층적이기 마련이다. 기원전의 도시 서울에는 삼국시대 백제와 고구려, 신라의 역사지층이 드문드문하고, 조선의 지층과 유구, 유적이 고스란히 존재한다. 일제강점기의 근대적 지층과 1960년대 이후 산업화시대 때 생성된 지층 또한 간직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사회적 다층성과 문화적 다층성, 생태적 다층성도 서울이라는 도시를 기억하는 다층성의 요소이다. 한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굽이치며 정겨운 골목을 형성하고 있는 익선동 중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익선동은 정확하게 ‘익선동 166번지’ 누동궁 터이다. 조선 제25대 철종이 태어나 14살 때 강화도로 쫓겨 가기 전까지 산 곳이다. 등극 이후에 아버지 전계대원군의 사당을 짓고, 형 영평군이 살면서 제사를 지내도록 지어준 집이다. 2500여평에 이르는 이 궁의 익랑(대문 좌우에 붙은 행랑)이 특이하게 생겨서 사람들이 ‘익랑골’, ‘익랑동’, ‘익동’이라고 불렀다. 익선동이라는 지명은 동네 이름인 익동의 ‘익’에 이 지역을 관할하는 정선방의 ‘선’을 넣어서 만든 지명이다. 바로 옆 낙원동 58번지 종로세무서는 옛 대빈궁 터였다. 경종의 생모 장희빈의 사당이 칠궁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이곳에 있었다. 경성측후소와 요정 천향원을 거쳐 원불교 종로교당과 종로세무서로 변신했다.●익선동 한옥 정세권 작품… 서울 最古 100년 한옥마을 누동궁 터는 영평군의 4대손으로 일제로부터 후작의 작위를 받은 친일파 이해승이 소유하다가 한국 최초의 부동산 디벨로퍼 정세권에게 팔렸다. 정세권은 오늘의 북촌과 서촌, 창신동, 왕십리, 충정로, 휘경동에 남아 있는 도시형 한옥을 지은 사람이다. 익선동에는 1883년부터 3개월간 한성판윤(서울시장)을 지내면서 종로의 도로를 점령하고 있던 가가(假家)를 철거하는 등 서울 개조를 꾀한 개화파 박영효의 영향이 남아 있다. 박영효는 선 도로확보 후 필지 분할, 일정한 폭으로 곧게 뻗은 도로를 계획했으며, 대지경계선에 맞춰진 주택배치와 방 2칸, 부엌 1칸, 마루 1칸을 기본으로 행랑채가 덧붙여진 개량 집짓기를 추진했다. 익선동 한옥은 북촌보다 먼저 지어졌다. 100년을 버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다. 30평 미만의 필지들 중 53.8%가 정세권 소유의 필지였고, 여기에 지은 한옥 64채 중 정세권이 지은 한옥이 절반이 넘는다. 정세권이 없었더라면 서울은 한옥이라는 고유의 정체성을 상실한 볼썽사나운 도시가 됐을지도 모른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6회 서울의 소설1(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일시 및 집결장소: 6월 1일(토) 오전 10시 6호선 광흥창역 1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광진 자치분권대학 새달 13일 개강

    서울 광진구가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자치분권대학 기본과정 강좌를 개설한다. 누구나 참가비 없이 들을 수 있도록 기본 교육 과정으로 구성했으며 자치와 분권의 가치, 지방자치의 역사, 해외 사례 연구 등 다양한 주제로 운영된다. 자치분권대학은 다음달 13일 열리는 첫 강의 ‘자치분권 선진국을 가다’를 시작으로 7월 18일까지 6주간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광진구청 행정지원동 종합상황실에서 열린다. 구민과 공무원 6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80% 이상 출석 및 수강한 신청자에게는 수료증을 발급할 계획이다. 수강을 원하는 주민은 다음달 6일까지 광진구청 홈페이지 혹은 전화를 하거나 방문해 구청 기획예산과 민관협치팀에 신청하면 된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주민 스스로 자치분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 “이번 강의를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자치분권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광진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 번 툭 치면 SOS’ 강간 경보 팔찌 등장…일본은 전용 앱까지

    ‘한 번 툭 치면 SOS’ 강간 경보 팔찌 등장…일본은 전용 앱까지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의 폐쇄회로(CC)TV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여대생이 개발한 성폭행 경고 팔찌가 눈길을 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나피에르 대학에 재학 중인 비아트리즈 카르발류(21)는 이달 초 졸업전시회에서 개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한 성폭행 예방 팔찌 ‘럭스’를 공개했다. 이 팔찌는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연동시키면 위험 상황에서 친구나 클럽 직원에게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개발됐다. 한 번 두드리면 앱에 등록한 친구나 가족 혹은 클럽 직원의 휴대전화에 경보음이 울리며, 두 번 두드리면 새로운 알림과 함께 팔찌가 밝은 빛을 내 멀리서도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 현지 언론은 이 팔찌가 술집이나 클럽, 후미진 골목 등 어두운 장소에서도 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카르발류는 “어릴 적 괴롭힘에 시달린 경험이 개발의 원동력이 됐다”면서 이 팔찌가 성폭행 예방으로 잠재적 피해자를 줄이는 동시에 가해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데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카르발류는 “성폭행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클럽이나 공연장 등으로 외출하는 것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 팔찌는 여성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 역시 몇 년 전 비슷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일본 경찰은 출퇴근길 대중교통에서 성추행이 잇따르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디지 폴리스’(Digi Police)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디지 폴리스’를 작동하면 “그만해”라는 음성과 함께 “성추행범이 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자막이 휴대전화 화면 전체를 가득 채워 위협 상황을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이 앱은 공공기관이 고안한 앱으로는 이례적으로 출시 3년 만에 23만7000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으며 매달 1만 회씩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건물 안에 숨어있다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여성의 뒤를 쫓아 집안으로 침입하려 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피의자는 29일 오전 7시쯤 긴급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28일 오전 6시 2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에서 귀가한 여성이 현관문을 여는 사이 복도에서 튀어나와 닫히는 문을 잡고 침입하려 했다. 단 1~2초 간발의 차이로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피의자는 수 분간 문밖에서 서성이며 현관 손잡이를 돌리거나 문을 두드리는 등 여성을 위협했다. 사건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의자에게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해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게시글 올라왔으며 현재까지 2만여 명의 동의를 끌어냈다. 그러나 실제로 강간미수 혐의가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주거 침입 시도는 있었으나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고심 중”이라면서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화성 지진이 알려준 비밀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화성 지진이 알려준 비밀

    지난해 11월 27일 다목적 무인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무사히 착륙했다. 5개월이 흐른 지난 4월 24일 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는 인사이트호에 탑재된 지진계에 화성 지진이 최초로 관측됐다고 공식 발표했다.화성 지진의 상세한 관측 내용은 같은 날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지진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당시 현장에 모인 과학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화성 지진은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도착한 지 128화성일(2019년 4월 6일)에 기록된 것이다. 1화성일은 24시간 37분 정도로 지구의 하루보다 조금 더 길다. 연구팀은 이 화성 지진과 함께 추가로 3개의 지진 추정 진동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지진파형에는 바람에 의해 발생한 잡음과 화성 지진의 파형, 인사이트호 움직임이 발생시킨 진동이 기록돼 있었다. 화성 지진의 파형은 P파와 S파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산란파 형태의 40초가량의 기록이다. 지진파는 7㎐ 내외 주파수 대역에서 강한 에너지를 보였다. 이러한 산란파 형태의 지진파형은 달에서 관측되는 지진파형과 흡사하다. 하지만 화성 지진의 지진파 지속 시간은 달 지진 지진파 지속 시간보다 짧고, 지구에서 관측되는 지진의 지진파 지속 시간보다 길었다. 이는 화성의 지표 구성 물질이 달보다는 단단하지만 지구보다는 연약한 물성임을 의미한다. 지진파형의 주파수와 진폭을 볼 때 관측된 화성 지진은 미소 지진에 해당한다. 이 정도의 미소 지진은 지구에서는 관측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지진에 해당한다. 이러한 미소 지진 관측은 큰 잡음이 발생하지 않는 비교적 조용한 환경임을 의미한다. 또 지진이 관측되었음은 화성의 지각에 응력이 작용하는 환경임을 의미한다. 화성은 행성 내부가 충분히 식어 지구에서와 같은 맨틀 대류와 판구조 운동이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화성 지진을 유발하는 응력의 주 원동력은 태양의 뜨고 짐에 따른 온도 변화와 지각 구성 물질 간의 열팽창률 차이로 이해된다. 지진계에 기록되는 배경잡음의 수준이 낮과 밤에 차이가 나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성 지진 관측과 함께 주목되는 점은 바람에 의한 잡음 기록이다. 이것은 화성에 대기가 있고 대기의 운동이 비교적 활발함을 의미한다. 배경잡음 분석을 통해 화성 대기운동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구 밖에서 지진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폴로 달탐사 프로젝트가 진행된 1969년부터 1977년까지 5대의 지진계가 달 표면에 설치되었고 수천 번의 지진이 관측됐다. 달 지진들은 운석 충돌이나 태양에 의한 지표온도 변화, 지구의 중력효과 등으로 발생했다. 달 지진 분석을 통해 달 내부 구조가 확인되었다. 최근에는 지표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만을 재분석하여 달 표면에 지진을 유발하는 역단층의 존재가 확인됐다. 화성의 경우 하나의 지진계에서만 지진파형 자료가 수집되므로 달 지진 자료 분석에 비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연구팀은 표면파의 분산과 상호 간섭 현상 분석을 통해 화성 지각구조와 구성 성분을 파악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 3개월마다 화성 지진파형 원자료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제 전 세계 지진학자들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화성의 신비가 벗겨질 날도 머지않았다.
  • 관악, 1억 5000만원 들여 전통시장 키운다

    관악, 1억 5000만원 들여 전통시장 키운다

    서울 관악구가 외면받던 전통시장을 인기 생활시장으로 키우는 ‘신시장 모델 육성 사업’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구는 최근 서울시의 관련 공모사업에 선정돼 예산 1억 5000만원을 확보했다. 관악구는 신림동 신사시장, 봉천동 인헌시장·봉천제일시장, 조원동 펭귄시장의 경쟁력과 특색을 키우는 사업을 추진한다. 각 시장의 매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축제를 연례행사로 정착시켜 관광객까지 끌어모을 계획이다. 올해 상인회를 새롭게 등록한 봉천제일시장은 이번 시 공모에서 ‘상인회 재정자립도 제고사업’은 물론 ‘지역상권리더 육성사업’ 등 사업 모두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상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시장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신시장 모델 육성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지역 문화를 이끌고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시장으로 혁신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잔나비 최정훈 “父-김학의, 가까운 친구 사이였지만 헤택 없었다” [전문]

    잔나비 최정훈 “父-김학의, 가까운 친구 사이였지만 헤택 없었다” [전문]

    잔나비 최정훈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밝혔다. 25일 최정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먼저 최정훈은 “유영현의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저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로서 잔나비를 대표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그 외에 저와 관련해 불거진 내용들에 대한 해명과 마지막 진심을 전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정훈은 “제 유년시절, 학창시절은 아버지 사업의 성업으로 부족함 없었다. 하지만 2012년 경 아버지의 사업은 실패하셨고 그 이후 아버지의 경제적인 도움을 받은 적은 결단코 없다. (2012년은 잔나비를 결성한 때다.) 오히려 이후에도 사업적 재기를 꿈꾸시는 아버지의 요청으로 회사 설립에 필요한 명의를 드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저희 형제가 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도 그 이유 때문. 아들로서 당연히 아버지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확인한 결과 제 명의의 주식에 대한 투자금액은 15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정훈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제가 아는 사실은 아버지와 그 사람이 제가 태어나기 전 부터 가까이 지내던 친구 사이였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저는 그 사람으로 인해 어떠한 혜택 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정훈은 아버지의 사업과 관련해 직접 부친이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방송된 SBS ‘뉴스8’에서는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사업가 최 씨에게 3000만 원이 넘는 향응과 접대를 받았고 이 일로 최 씨가 검찰 수사를 받았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뉴스8’ 측은 유명 밴드의 보컬인 아들과 또 다른 아들이 아버지 최 씨 회사의 1, 2대 주주로 주총에서 의결권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서는 익명으로 나왔지만, 네티즌들은 해당 밴드 보컬을 잔나비 최정훈으로 추측했다. 이와 관련해 잔나비 측은 “현재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들이 무분별하게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유포되고 있어 이에 있어 법적 강력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앞으로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리겠다”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최정훈 인스타그램 글 전문. 안녕하세요 잔나비 최정훈입니다. 처참한 마음을 안고 글을 씁니다. 우선 영현이의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저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하나만 바라보고 긴 여정을 숨차게 뛰어왔기에 뒤를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리더로서 잔나비를 대표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그 외의 저와 관련해 불거진 내용들에 대한 해명과 마지막 진심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제 음악에 공감해주시고 제 음악이 추억 한 편에 자리하셨을, 그래서 현재 떠도는 소문들에 소름끼치게 불편해하실 많은 팬분들께 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전해드리는게 대한 제 도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 제 유년시절, 학창시절은 아버지 사업의 성업으로 부족함 없었습니다. . 하지만 2012년 경 아버지의 사업은 실패하셨고 그 이후 아버지의 경제적인 도움을 받은 적은 결단코 없습니다. . (2012년은 잔나비를 결성한 때입니다.) . 오히려 이후에도 사업적 재기를 꿈꾸시는 아버지의 요청으로 회사 설립에 필요한 명의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 사업의 실패로 신용상태가 안좋으셨던 아버지의 명의로는 부담이 되셔서 라고 하셨습니다. . 저희 형제가 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아들로서 당연히 아버지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확인한 결과 제 명의의 주식에 대한 투자금액은 1500만원에 불과합니다.) . 저와 제 형의 인감 역시 그 때 아버지께 위임했습니다. . 그 동안 저와 관련없는 기사 댓글에 제 이름을 거론하며 제 명예를 훼손시킨 이와 기사(아버지 용인 사업건)의 제보자는 동일한 인물 혹은 그 무리라고 추정됩니다. . 제보자로 추정되는 그 무리들은 아버지가 가까스로 따낸 사업승인권을 헐값에 강취하려 많이 알려진 아들을 미끼로 반어적인 협박을 수시로 하였다고 합니다. . 또한 제보자가 아버지를 방해하려 없는 일을 만들어내 아버지를 고소한 일들도 많았지만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으신 사실이 있습니다. . 제가 아는 한 아버지는 늘 사무실로 출근하셨고, 사업으로 인해 생긴 크고 작은 갈등들을 피하신 적이 없습니다. . 그런 아버지와 맞대어 정상적으로 일을 해결하려 하지는 않고, 아들인 저와 제 형을 어떻게든 엮어 허위 제보를 하는 이의 말을 기사화 하신 고정현기자님께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 아버지 사업 건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추후에 아버지께서 직접 입장 표명을 하실 예정입니다. . 이름도 거론하기 두렵고 싫은 ㄱㅎㅇ 건에 관해서 제가 아는 사실은 아버지와 그 사람이 제가 태어나기 전 부터 가까이 지내던 친구 사이였다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 저는 그 사람으로 인해 어떠한 혜택 조차 받은 적이 없습니다. . 아버지는 늘 제게 도망치지 말고 피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아버지도 꼭 그렇게 행하실 거라 믿습니다. . 죄가 있다면 죗값을 혹독히 치르실 것이고 잘못된 사실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바로 잡겠다고 제게 약속하셨습니다. . 마지막으로 호소하고 싶습니다. 저와 제 형에게는 이런 큰 일을 감당할 어느 힘도 꾀도 없습니다. 잔나비와 페포니 뮤직은 팬분들과 많은 관계자분들이 무대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보셨던 바 대로 밑바닥부터 열심히 오랜 기간에 걸쳐 처절하게 활동해왔습니다. 저희 형제의 원동력이 된 것은 아버지의 돈과 빽이 아닌 아버지의 실패였고 풍비박산이 난 살림에 모아둔 돈을 털어 지하 작업실과 국산 승합차 한 대 마련해 주신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었습니다. 진실되게 음악을 만들고 공연했고, 제 형인 최정준 실장은 그 누구보다 진실되게 홍보하고, 발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바르고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제 진심과 음악과 무대 위에서 보여드린 모습들이 위선으로 비춰지는 게 죽기보다 두렵습니다. 제 진실을 아시는 분들께 마지막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작게나마 제게 힘이 되어주세요. 너무 너무 무섭고 힘들고 아픕니다. 심려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슈퍼휴먼’ NCT 127 “저희의 장르는 ‘도전’… 1등할 때까지 달리겠다”

    ‘슈퍼휴먼’ NCT 127 “저희의 장르는 ‘도전’… 1등할 때까지 달리겠다”

    “저희 음악의 장르를 물어보신다면 ‘도전’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대중적인 음악을 하기보다는 앞선 앨범보다 새로운 모습을 담으려고 했습니다”(도영) 그룹 NCT 127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 4번째 미니앨범 ‘엔시티 #127 위 아 슈퍼휴먼’(NCT #127 WE ARE SUPERHUMAN) 발매 제작발표회에서 새 앨범에서의 음악적 변화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새 앨범은 이전보다 한층 대중적인 사운드를 가미해 밝은 분위기를 띈다. 아웃트로 포함 모두 6곡이 수록된 앨범의 타이틀곡 ‘슈퍼휴먼’은 다양한 EDM 요소가 어우러진 댄스곡으로 유명 뮤지션 아드리안 맥키넌(Adrian Mckinnon)과 일렉트로닉 뮤지션 탁(TAK), 작곡가 원택(1Take)이 작곡에 참여했다. 멤버 재현은 “개인의 잠재력을 깨닫고 긍정의 힘으로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누구든 슈퍼휴먼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 담고 있다. 많은 분들이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NCT 127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ABC의 간판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슈퍼휴먼’ 무대를 최초 공개하며 글로벌 아이돌 그룹으로의 행보를 보였다. 또 지난 1월부터 진행한 월드투어를 통해 북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 20개 도시에서 29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NCT 127은 지난 21일 멕시코 공연을 마치고 23일 귀국해 하루도 쉬지 않고 바로 국내 컴백 활동에 나섰다.멤버들은 월드투어를 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쟈니는 “제 고향 시카고에서 멤버들과 저희 집에 갔다. 연습생 때 장난으로 우리집에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실제로 가기 되니 재미있고 감정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태용도 “모두가 감동적인 때였다”며 공감했다. 마크 역시 고향인 캐나다 밴쿠버 공연 등을 언급하며 “오랜만에 캐나다에 갔고 그곳에서 공연한다는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힐링이 됐다”며 웃었다. 일본 오사카가 고향인 유타는 “일본에서는 제가 멤버들에게 알려줄 수 있었고, 미국에서는 쟈니와 마크가 다른 멤버들을 많이 도와줬다. 우리 NCT 127이 정말 탄탄하다고 생각하면서 공연했다”며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NCT 127의 월드투어는 매 공연마다 수많은 팬들의 열정적인 환호와 응원이 따랐다. 재현은 “각 도시마다 많은 분들이 열정적으로 환호해주시고 한국어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도 같이 춰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 무대에서의 자신감이나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걸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태용은 “데뷔 전에 상상도 못했을 투어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저희 팬 시즈니(팬덤 엔시티즌)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앞으로의 활동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슈퍼휴먼’을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슈퍼휴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러 온 NCT 127은 어디에서 슈퍼휴먼이 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까. 이들은 지치지 않은 활동의 원동력으로 팬들을 응원과 지지를 꼽았다. 유타는 “솔직히 말해 저희도 조금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 팬분들의 응원이 힘이 된다. 더 많은 팬분들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우는 “유타형 말처럼 팬 여러분들이 덕분에 슈퍼휴먼이 되는 것 같다”면서 “저희 팀원들이 하나로 뭉치는 팀워크도 초능력으로 발휘되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데뷔 4년차에 접어든 NCT 127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도영은 빌보드 차트 등에서의 구체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 “엄마가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1등 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재치있게 밝혔다. 이어 “엄마가 집에 선인장 꽃이 5개나 피었다고, 대박날 것 같다고 하셨다”고 말해 기분 좋은 웃음을 안겼다. 한편 이날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새 앨범 타이틀곡 ‘슈퍼휴먼’의 국내 활동에 나선 NCT 127은 25일 MBC ‘쇼! 음악중심’, 26일 SBS ‘인기가요’ 등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간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예정화 ♥’ 마동석의 이유 있는 선택 ‘악인전’ [종합]

    ‘예정화 ♥’ 마동석의 이유 있는 선택 ‘악인전’ [종합]

    영화 ‘악인전’(이원태 감독)이 개봉 9일만에 200만 관객수를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 받아 현지 팬들과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확정되면서 더 열렬한 관심을 받은 ‘악인전’은 조폭과 형사가 손을 잡고 연쇄 살인마를 잡는다는 신선한 소재와 연출, 웰메이드 영화라는 점 등으로 칸을 사로잡았다. 그 관심의 중심에서는 단연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찾아볼 수 있었다. ‘악인전’으로 스스로를 넘어선 새로운 연기와 캐릭터를 만들어낸 그는 110분만에 칸을 매료시켰다. 프랑스 배급사 메트로폴리탄은 “마동석의 액션은 세계 최고다. 특히 ‘악인전’에서 보여준 샌드백 액션과 치과 액션, 복싱 액션 등 오직 그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파워풀한 액션이다”라며 “프랑스 영화계에도 길이 남아 귀감이 될 장면”이라고 극찬했다. 세계 각국의 영화 관계자들과 관객들은 ‘악인전’ 상영이 끝난 후 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환호하는가 하면, 크리스티앙 쥰 부집행위원장이 직접 감독과 배우를 찾아와 축하의 말을 전했고, 다음날 이루어진 포토콜에서는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이 방문해 ‘악인전’의 상영은 성공적이었으며 최고의 반응을 얻었다며 칸이 ‘악인전’에 가지는 폭발적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다양한 액션으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 마동석에게 외신은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유일무이한 이미지와 섬세한 액션은 ‘악인전’을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 중국, 대만 등 총 104개국에 수출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연기 자체의 힘과 영화에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을 소유한 마동석. 액션 장르 영화를 고수하는 그에게는 여전히 우려와 같은 시선이 있다. 하지만 결국 마동석은 본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칸과 할리우드 진출으로 입증했다. 그는 독보적이고 신선한 캐릭터로 새로운 길을 열었고, 한국 영화계에서 비교적 비인기였던 액션 영화 부흥에 일조했다. 나아가 관객들에게 색다른 장르의 문화를 선사하며 ‘옳은 액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마동석은 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도전을 꾀하고 있다. 그가 가진 영향력으로 새로운 문화의 발전까지 이끌어내는 마동석의 옳은 액션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영화 ‘악인전’은 전국 영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제공=빅펀치이엔티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 새로운 노무현의 시작이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 새로운 노무현의 시작이다

    서울 자치구엔 고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하는 5인방이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서양호 중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참여정부 출신으로, 노 전 대통령 정신을 풀뿌리에서 실천하고 있다.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무현의 사람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오늘날 갖는 의미, 오롯이 이어 나가야 할 노 전 대통령 정신에 대해 들어봤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전략보다 꿈 실천하려던 의지 반드시 계승”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은 23일 “그저 그리운 과거 인물로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무현 전 대통령 철학을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에 새롭게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감사인 그는 수원지검 검사로 일하던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참여정부에 합류해 2008년 2월까지 2년 6개월에 걸쳐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2007년엔 법무비서관으로 승진해 국정현안 법률보좌, 권력기관·사법개혁을 다뤘다. 특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나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추진했다. 야당과 검찰 반대로 입법부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친정’에 개혁의 칼끝을 겨눈 셈이다. “2007년 6월 대통령 부부가 민정수석실 비서관 격려 오찬을 마련했어요. 대통령은 ‘박 비서관, 검찰로 돌아가면 왕따 당하는 거 아닌가. 날 도운 것 때문에’라고 농담을 건넸습니다. 따뜻하면서도 씁쓸한 미소가 머리에 맴돌아요. 임기가 상당히 남았는데도 보좌진 앞길을 걱정한 사려, 정치판에서 느꼈을 회한이 담겨서겠죠.” 박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을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했다. “유독 떠오르는 말씀이 있어요. ‘세계 역사는 전략과 정책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인간의 꿈과 의지로 이어진다. 꿈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할 때 그것을 제시하는 게 전략이다. 전략 이전에 꿈을 먼저 얘기하자’. 인간이 곧 원동력이자 목표라는 점을 잊지 않고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꿈과 실천의지를 갖는 게 그분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입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서양호 중구청장 “서민의 삶 품는 풀뿌리 민주주의 완성할 것”“정치를 하면서 지금도 불쑥불쑥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해요. 그가 걸었던 길을 따르고 있는지 자문하면서요.”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23일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고군분투하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나서지 마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현실에 안주하던 나에게 불벼락을 내린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30대이던 서 구청장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알지는 못했지만 “반칙과 특권, 부정과 부패가 아닌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세상을 만들자던 모습을 보며 조용히 운동원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당시 동교동계는 이인제 전 의원을,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였지만, 서 구청장은 그 이전부터 지역주의에 맞서 싸운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회에서 메시지 전문위원으로 일하던 그는 노 전 대통령 당선 뒤에는 청와대로 들어가 정무수석실과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4년간 대통령을 모셨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당선 뒤에도 어떻게든 이기는 것보다 원칙을 가진 싸움이 되도록 항상 고민하며 신념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국가 예산과 방향을 다루는 국회 의석 확보도 중요하지만 서민들 생활과 삶을 직접 책임지는 기초행정 단위인 지자체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꾸렸다고 소개했다. 서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해 지역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오승록 노원구청장 “쇼맨십보다 반칙·특권 없는 세상 다시 떠올려”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지난 19일 구민 400여명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23일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오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과 2002년 선거 때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오 구청장은 “국회 비서관을 하고 있었는데 대선 캠프에서 의전 담당을 뽑는다는 말을 들었다. 운 좋게 뽑혀 행사 의전을 맡으면서 함께 일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런 인연으로 결국 노 전 대통령 임기 내내 청와대에 몸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2007년 10월 2~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때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 나란히 군사분계선(MDL)을 두 발로 넘어서는 장면이다. 오 구청장이 바로 이벤트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처음엔 노 전 대통령이 “작위적으로 연출하지 말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오 구청장은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졸랐다. 문 실장이 ‘북측과 이미 합의를 마쳤다’며 설득해 성사된 것”이라고 돌아봤다. 오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도 나중에는 분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세계에 과시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며 흡족해했다. 더군다나 직접 ‘기획한 사람에게 훈장을 주라’고 지시한 덕분에 훈장까지 받게 됐다”며 웃었다. 오 구청장은 “국면 전환을 위해서나 민생을 살핀다는 이유로 전통시장을 방문해 순대도 먹고 하라는 건의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단호히 물리쳤다”고 밝혔다. 이어 “갈수록 활개를 치는 노이즈 마케팅을 보며 노 전 대통령이 꿈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창우 동작구청장 “사람의 가치 우선하는 세상, 그 힘 모으겠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순간도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오롯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려 애쓴 분입니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갈구하고 그런 세상을 이루려고 분투하셨죠. 집무실에 걸린 그분 사진을 보며 그 정신을 이어가자고 늘 각오를 다집니다.”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의 구청 집무실 책상 뒤 벽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두 장 걸려 있다. 하나는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산 당시 함께 촬영한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고인의 영정 사진으로 알려진, 온화한 미소를 띤 사진이다. 사진들은 “노 전 대통령이 그토록 소망하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 구청장의 의지를 다잡게 하는 동력이다. 1996년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든 그는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 비서실에서 일하며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 2003~2008년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을 지내며 “정치철학이나 사람에 대한 배려, 공직자로서의 역할 등을 빠짐없이 배웠다”고 할 정도로 고인을 정치 인생의 구심점으로 여긴다. 이 구청장은 계승해야 할 ‘노무현 정신’을 그와 생전 함께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찾았다. “돌아가시기 4개월 전인 2009년 1월 ‘이듬해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싶다. 대통령께서 갈망한 사람 사는 세상, 동작구 편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2010년 경선에서 탈락해 약속을 못 지켰지만 2014년 당선되고 지난해 재선하면서 ‘사람 사는 동작’을 구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여러 원칙과 결정에서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세상을 염원했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현실화하는 데 힘을 모으겠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정순균 강남구청장 “지역주의 타파 힘썼듯… 다른 의견 배려”“여야를 막론하고 여전히 구태 정치가 남아 있다. 정치인들이 아직도 지역 문제를 내세워 반사이익을 취하려 합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계승해야 할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으로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를 들며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현 정치권을 꼬집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3당 합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이후 지역주의 타파에 주력했다. 영남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극복에 실패했다고 보고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정 구청장은 “자기와 다른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노 대통령 정신이 살아 있는 한 지역주의는 꾸준히 옅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1991년 정치부 기자 시절 민주당 대변인이던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1년 정계에 입문, 이듬해 5월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언론특보를 맡았다. 경선 직후 40%를 웃돌던 노 전 대통령 지지도가 ‘김영삼 시계 사건’과 함께 10%대로 주저앉고, 후보단일화 때 당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도 끝까지 곁을 지켰다. 참여정부 출범 후 국정홍보처장,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을 역임했다. 정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자유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라는 방향을 제시했고, 동시에 그 결과를 얻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지나야 하는지도 깨닫게 해줬다”고 했다. “그분은 우리 사회와 진보의 갈 길을 치열하게 찾았어요. 소신이 뚜렷하지만 다른 사람 말을 듣고 배려할 줄 알았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테러 위협 대응 최고 무기”… 中 군사용 드론 세계 시장 장악

    “테러 위협 대응 최고 무기”… 中 군사용 드론 세계 시장 장악

    지난 1일 밤 반군 리비아국민군(LNA)이 리비아 통합정부군(GNA)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야간 공습을 단행했다. LNA가 보유한 전투기는 너무 낡아 야간 공습을 할 수 없는 탓에 드론(무인기)이 투입됐으며 그 드론이 중국산 정찰·공격용 ‘이룽(翼龍)2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유엔 전문가 패널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지난달 24일 트리폴리에서 이룽2호가 발사할 수 있는 중국산 미사일 잔해가 발견된 것이 그 근거라고 전문가 패널이 전했다. 중국항공공업그룹((航空工業·AVIC) 청두(成都)항공기연구소가 개발한 이룽2호는 감시·정찰, 지상공습 등 다목적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대형 제품인 데다 미사일과 폭탄을 최대 480㎏까지 실을 수 있고 비행시간도 32시간에 이르는 고성능 드론이다.●사우디 2016년 이룽2호 30대 구매 ‘최대 규모’ 중국이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중국 정부가 군수 드론 수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산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까닭에 개발도상국 등 제3세계 국가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년 사이 세계 13개국에 153대의 군사용 드론을 판매해 세계 최대의 군사용 드론 수출국의 자리에 올랐다. 세계 1위 무기 수출대국인 미국을 크게 압도한다. 미국은 10년 동안 영국에 군사용 드론 5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구입하는 나라는 이집트를 비롯해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영국 합동국방안보연구소(RUSI)가 발표한 ‘중동지역 무장 드론’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주요국이 중국 군사용 드론을 구입해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을 상대로 싸우면서 군사용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사우디는 2016년 이룽2호 30대를 구매했는데 중국이 해외에 군사용 드론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 테러단체 공격에 中 드론 260회 동원 이라크는 2015년 중국 국유 중국항천과기그룹(中國航天·CASC)이 개발한 ‘차이훙(彩虹·CH)4’의 개량형인 ‘CH4B’를 3대 구입했고 2대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MQ1’을 주문했지만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MQ1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극단주의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부 제거 작전에 투입돼 이름을 알린 드론이다. 이라크 정부는 테러단체의 군수품 보관소, 지대공 미사일 구축 지역 공격을 위해 260여 차례에 걸쳐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난티안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원은 “군사용 드론은 중국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군사 기술 발전의 결과물”이라며 “중국은 과거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나라 무기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지금은 AVIC와 중국북방공업공사(北方工業·NORINCO) 등 중국 기업들이 만든 무기를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무기를 만드는 데 자급자족할 정도로 군사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는 2013년 미국과 다수의 MQ1 구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막상 지난해 인도받은 드론이 미사일을 장착할 수 없는 비무장 모델이었다. 미국이 무장 드론 판매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UAE는 ‘이룽’을 다수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와 중국 모두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지만 UAE 공군기지에서 중국산 드론이 수차례 포착됐다. 이에 당황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무장 드론 수출 규제를 완화하며 견제에 나섰다. RUSI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정책 변화에도 중동 지역에서 중국 군사용 드론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5년 전부터 민간기업에 국유 방산업체와 경쟁할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 정부는 군사 기술을 개발하는 민간기업에 3870억 위안(약 67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같은 규모의 투자는 민간기업이 각종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드론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 정부가 2009년 민간 드론 규제 지침을 마련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온 점도 드론 기술 발전에 한몫했다. 드론산업은 안보와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규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로랜드 라스카이 미국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위해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드론, 항공우주 등 첨단기술에 특화된 일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이나 민간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고 밝혔다.●美 무기 수출 제한 정책도 中 드론 발전에 기여 미국 역시 중국 군수 드론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미국은 그동안 군사 기술 유출을 우려해 선별적인 무기 수출정책을 펴왔다. 이라크와 요르단, UAE 등이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드론을 도입하려 했으나 미국이 판매를 거부했다. 중국은 이 틈새를 공략했다. 미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 경쟁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동국가들을 상대로 무기 세일즈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중국은 특히 군사용 드론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위협에 이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임을 강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고 작은 안보 위협을 안고 있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대당 가격 400만~1500만 달러(47억~177억 원) 안팎의 폭넓게 운용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머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드론이 정치적 반대파나 소수 집단 등을 살상하는 데 쓰일 것을 우려해 수출에 제한을 뒀지만, 중국은 이런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이를 사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군사용 드론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기종은 CH4다. 이라크 정부군은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점령 중이던 라마디를 공격할 때 CH4로 IS 진지를 공습해 상당한 타격을 입힌 적이 있다. CH4는 미 MQ9 리퍼와 유사하다. 항속거리가 3500㎞, 비행시간은 40시간에 이른다. 미국의 헬 파이어 공대지 미사일과 맞먹는 AR1 레이저 유도미사일과 FT9 GPS 유도탄을 장착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이 400만 달러에 불과해 개발도상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예멘 내전이나 IS 소탕전 등에 투입되면서 실전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 사우디와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UAE, 미얀마, 파키스탄 등이 CH4를 도입해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현재 CH4의 개량형인 CH5를 개발해 수출 중이다. CH5는 탑재능력이 CH4의 2.5배인 1t에 이르며 미사일 6개를 장착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은 미국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값이 저렴해 각국이 앞다퉈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中 ‘스텔스 드론’ 2022년부터 본격 양산할 듯 지난해 11월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공개된 CH7은 스텔스 드론이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180을 겨냥해 개발한 CH7은 높이 10m, 길이 22m에 이른다. 중량 1만 3000㎏으로 비행할 수 있어 24개의 미사일을 장착한 채 이륙이 가능하다. 10~13㎞ 고도에서 마하 0.5~0.6으로 15시간 비행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적 기지에 은밀히 침투해 타격할 수 있다. 첨단 정찰 장비를 적재할 수 있어 정찰도 가능하다. CH7은 2022년 본격 양산될 전망이다. khkim@seoul.co.kr
  • “AI가 지속가능한 일자리 공유·매칭”… 한국판 ‘긱 경제’ 실현

    “AI가 지속가능한 일자리 공유·매칭”… 한국판 ‘긱 경제’ 실현

    긱 경제(Gig Economy)는 플랫폼을 통해 노동자가 시간을 선택해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제 활동 방식이다.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단기 계약으로 섭외한 연주자를 ‘긱’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됐다. 매킨지는 2025년 세계 긱 이코노미가 2조 7000억 달러(약 300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승차공유업체인 우버나 그랩이 긱 경제의 대표적인 형태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한국은 긱 경제의 불모지 수준의 국가다. 카카오와 스타트업이 조성하려던 카풀 생태계는 택시업계의 반대와 기성 법제에 막혀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긱 경제 모델로 설립 1년 5개월 여만에 누적 95억원의 투자를 받고,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스타트업이 화제다.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거주하는 지역과 서비스와 일정을 정해 청소를 예약하면, 청소매니저가 방문하는 홈클리닝 매칭 플랫폼 앱을 운영하는 청소연구소다. 2015년 10월부터 1년 5개월 동안 카카오에서 홈서비스 태스크포스(TF)로 사업을 준비하다 지난해 1월 독립, 카카오벤처스와 옐로우독에서 투자를 받았던 이 회사는 이달 초 다시 KTB네트워크,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캐피탈원 등으로부터 6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재구매율이 85%에 이르고, 정기 서비스 사용자가 60%에 달하는 등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가능한 플랫폼임을 인정받은 덕에 투자가 성사됐다. “앱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기왕 온 청소매니저가 더 많이 일하길 원하고, 다음날에도 일을 해야 하는 청소매니저는 하루 하고 몸살이 날 정도로 많은 일을 하면 안 됩니다. 고객이 만족하고, 청소매니저 역시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누적 데이터를 분석해 조율점을 찾는 일이 플랫폼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23일 만난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는 “플랫폼 사업은 과거의 사업모델을 컴퓨터로 단순히 옮겨 오는 작업 이상이란 점을 깨닫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사무실을 차려놓고 전화로 인력을 연결해 주던 직업소개소 사업자가 홈페이지나 앱을 구축한 뒤 신청을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받는다고 이를 플랫폼 사업으로 칭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연 대표는 “고객과 청소매니저의 누적 데이터에 근거해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계약 조건을 찾아내 서로 시간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자존감을 갖고 노동 서비스를 주고받게 해야 플랫폼 사업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소연구소 본사 직원 대부분은 15년 이상 경력의 프로그램 개발자가 대부분으로 이들은 지역과 일정 등에 맞춰 가장 효율적인 매칭을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덕분에 고객이 청소를 원하는 주소와 시간대를 입력하면, 즉시 그 시간에 업무가 가능한 청소매니저를 제안받는 앱이 구현됐다. 고객이 청소매니저에게 요청하고 청소매니저가 수락하면, 고객은 앱을 통해 결제한다. 99㎡(약 30평)대 아파트를 4시간 청소하려면 5만원대 초반 금액이 고객에게 청구되고, 청소매니저는 지역 및 업무 형태에 따라 1만원 이상 시급을 받는다. 기존 직업소개소에 비해 고객이 내는 비용도, 청소매니저가 받는 임금도 다소 높은 편이다. 대신 청소연구소 앱을 통해 접하는 청소매니저는 청소연구소가 신원 확인을 한 상태로 하루 동안 전문교육을 받은 뒤 업무에 투입된다. 청소매니저의 업무는 기본 청소와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세탁 등으로 정해져 있으며 냉장고 청소나 베란다 바닥 청소, 손빨래, 아이돌봄 서비스 등은 정기협의가 없을 경우 제공하지 않는다. 공개적으로 리뷰나 별점을 매겨 고객에게 ‘선택할 수고’를 떠넘기는 대신 인공지능(AI)이 가장 적합한 매칭을 찾아내 고객에게 우선순위를 매겨 제시한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청소매니저는 다음 요청 때 다시 노출시켜 정기업무 전환 기회를 제공한다.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청소매니저들과 고객들로부터 얻은 데이터가 기반이 됐지만, 연 대표와 개발자들이 직접 청소매니저 업무를 경험하면서 체득하기도 했다. 연 대표는 “사업 초기 청소매니저가 부족할 때 고객 요청이 갑자기 들어오면 직접 청소하러 갔다”면서 “저도 아이 셋을 둔 주부인 데다 청소 교육도 여러 번 받았기 때문에 꽤 유능한 청소매니저”라며 웃었다. 아이 셋 워킹맘으로 적합한 가사도우미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던 게 일상이던 이력은 홈클리닝 플랫폼의 필요성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고 확신한 기반이 됐다. 연 대표뿐 아니라 개발자까지 청소매니저로 투입됐다는 얘기에 놀랐지만, 긱 경제 체제에선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실제 청소매니저의 구성은 자녀들을 대학에 보낸 뒤 소일거리를 찾는 주부부터 대형마트 캐셔 아르바이트를 하던 주부까지 다양했다. 가까운 지역 위주로 매칭을 하다 보니 부촌 지역 아파트에 사는 주부가 옆 동 아파트 청소를 하는 일도 있다. 고객보다 자산이 더 많은 50대 주부가 어린아이와 함께 잠시나마 외출을 해 휴식을 취하고 싶은 젊은 부부 살림을 잠깐 봐주기도 한단다. 연 대표는 “초기엔 청소매니저를 구인광고를 통해 뽑았지만, 요즘에는 청소매니저들이 주변에 앱을 소개하고 교육을 받으러 오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과거 주부들이 서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공유하듯이, 그보다 더 전엔 알음알음 부업을 소개하듯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서로 알리고 있는 모습이다. 연 대표는 “지금까지 청소연구소는 7000여명의 매니저와 20만명 이상의 고객을 연결했고 서비스 지역도 서울과 성남에서 시작해 인천, 용인, 수원 등지로 넓히고 있다”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청소연구소는 매니저 채용을 7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돌봄, 반려동물돌봄, 시니어돌봄 등으로 사업을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돌봄 산업에 관심이 미친 이유는 청소연구소 사용자들의 빅데이터에서 배려, 도움과 같은 따뜻함이 읽혔기 때문이다. 청소연구소의 주요 사용자층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나 1인 가구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마 집으로 청소를 선물하는 딸, 종일 아이와 들볶이는 전업주부일수록 잠깐의 휴식이 꼭 필요하다며 먼저 청소연구소를 두드리는 가족의 마음이 이 회사를 성장시킨 원동력이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한국은 어느덧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든 5월 중순 무렵, 러시아 서쪽 끝 발트해 연안에 자리 잡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제 막 봄으로 물들고 있었다. 4월까지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눈발이 날리던 매서운 날씨는 북극으로 물러가고 한결 따뜻해진 봄바람에 도시 곳곳 꽃나무마다 꽃망울이 움텄다. 밤 10시가 돼야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새벽 4시면 이미 환해진 도시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계절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혹독한 겨울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길고 긴 낮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예술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 걸었다.●‘제정러시아 컬렉션’ 에르미타주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관광명소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화사한 민트색 외벽과 화려한 황금 장식이 눈에 띄는 바로크 양식 건물이 ‘겨울궁전’으로 불리는 박물관 본관이다. 정면 꼭대기에 삼색기가 휘날려 이곳이 러시아의 자랑임을 말해 주는 듯하다. 겨울궁전 앞 궁전광장 한복판에는 높이 50m에 이르는 알렉산드로프 전승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어 위엄을 더한다. 러시아에서는 ‘조국전쟁’으로 부르는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34년에 세웠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유럽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세계 최대 미술관 중 하나로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3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이 1000여개의 방에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많은 소장품이 식민지 약탈품인 반면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컬렉션은 제정러시아 시대부터 이어온 미술품 수집으로 완성됐다는 차이가 있다. 본관 1층에는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루벤스의 ‘바쿠스’ 등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서유럽 명작들이 빼곡하다. 마티스의 대표작 ‘춤’을 비롯해 모네, 고갱, 피카소 등의 근대 회화 작품은 궁전광장 맞은편 참모본부관에 따로 전시돼 있다. 러시아의 다른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10세기~근대 미술품 품은 러시아 박물관 꼬박 한나절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나서니 전승기념비 앞에서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지나던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앉아 귀를 기울인다. 뭉게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한결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봄이 왔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수많은 유럽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러시아 본연의 멋을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도보로 20~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알렉산드르 3세의 동생 미하일로프를 위해 지어진 궁전이던 이곳에는 러시아가 비잔틴제국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때인 10세기의 이콘화부터 근대 러시아 화가들의 명화, 각종 민속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다.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가 압도적인 이반 아이바좁스키의 ‘파도’, 제국 시대 말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축제 풍경을 생생히 보여 주는 블라디미르 마콥스키의 작품, 러시아의 전설과 종교적 신비주의를 담아낸 니콜라스 로에리히의 작품 등을 보다 보면 러시아의 옛 시간 어느 한가운데에 뛰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흔적이 그대로 세계적으로 이름난 러시아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문학이다.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이자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푸시킨 동상이 정문 앞에 서 있는 러시아박물관을 떠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곳 부근에 도스토옙스키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블라디미르성당 맞은편에는 오전부터 꽃과 과일, 직물 등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나와 있다. 전통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우리네 할머니 같다. 러시아에는 ‘츠베트이’라고 불리는 꽃집이 곳곳에 자주 보인다. 가판에서부터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점까지, 꽃을 파는 가게가 다양하고 꽃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꽃 선물을 많이 한다는 러시아 사람들의 감성이 낭만적인 예술을 꽃피운 원동력 아니었을까.박물관은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나무 문을 닫아 놓고 있다. 반지하 로비에서 시작되는 박물관은 2층 규모로 크지 않다. 작가를 기념해 따로 지어진 박물관이 아니라 그가 말년을 보내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을 집필한 아파트를 박물관으로 복원했기 때문이다. 작은 박물관에는 그를 좋아하는 전 세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필기구와 원고, 흑백사진 등 전시물을 본 뒤 남아 있는 사진을 토대로 그대로 재현해 놓은 방들을 둘러보며 작가의 삶을 상상해 본다. 또 다른 대표작 ‘죄와 벌’의 주무대가 된 센나야 광장을 찾아가 본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집이 있었을 거리와 그가 살해한 전당포 노파의 집 등이 이곳의 오래된 골목에 있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지금은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번화가로 관광객보다는 현지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어스름이 질 무렵엔 주변 옛 건물들에 노란 불빛이 환하게 켜지면서 빛의 광장을 만든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왔다면 발레 공연을 놓치기 아깝다. 모스크바 볼쇼이극장과 함께 러시아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마린스키극장이 있다. 구시가지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수로를 사이에 두고 1860년 개관한 본관과 신식으로 지어진 신관이 마주보고 있다. 러시아 발레를 대표하는 ‘백조의 호수’, 고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코’ 등 공연을 비롯해 클래식, 오페라 등이 매일 다양하게 펼쳐진다. 시기를 맞춰 간다면 마린스키극장 최초 동양인 수석발레리노인 김기민의 공연도 직접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팽창하던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도시의 출발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였다. 표트르 대제는 1703년 네바강 삼각주에 위치한 토끼섬에 스웨덴 해군의 공격을 막기 위한 요새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예카테리나 2세 때에 이르러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 요새 한복판에는 건물 본채만큼이나 뾰족하게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성당이 있다. 높이 122.5m의 성당은 섬 주변 어디서든 눈에 띈다. 표트르 대제를 비롯한 로마노프 왕조 황제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다른 정교회들과 달리 외관은 직선 형태의 서유럽 양식이지만 황금으로 치장된 내부는 러시아 정교회 스타일로 화려하다. 요새 내 입장은 무료지만 네바 강가를 따라 조성된 요새 위 산책로는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성벽 위에 나무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강 건너편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성 이삭 성당 등 시가지를 건너다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제국 시절 수도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도시 외곽의 ‘여름궁전’ 페테르고프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에서 바로 연결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발치스카야, 아프토바, 레닌스키 프라스펙트 등 역에서 미니버스로 가면 훨씬 저렴하다. 여름궁전의 백미는 발트해를 마주하고 있는 정원의 대폭포다. 궁전 앞에서 계단식 폭포를 따라 물이 흘러내리고 60여개의 크고 작은 분수에서 하늘 높이 물살이 솟구친다. 궁전 자체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전보다 작지만 수로를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화려한 분수만큼은 베르사유궁전이 부럽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가 있다. 핀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항구도시다. 이곳에 가려면 핀란드역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모두 5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주요 행선지에 따라 이름이 붙었다. 핀란드역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 도시로 향하는 열차뿐 아니라 핀란드 헬싱키까지 가는 열차도 출발한다. 핀란드역 앞 넓은 광장에는 레닌 동상이 네바강을 바라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공산주의 혁명의 시초이자 소비에트연방의 창시자로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레닌에게 이곳은 각별히 의미 있는 장소다. 반정부 활동을 하다 투옥되고 시베리아 유배를 당한 레닌은 이후 서유럽에서 망명 혁명가로 활동한다. 1917년 러시아에서 2월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동료 혁명가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에서부터 열차를 타고 핀란드를 거쳐 이곳에 도착한다. 8일간 3200㎞를 달린 잠입 여정은 성공했고 열렬한 군중이 그를 맞았다. 세계 역사를 뒤바꾼 볼셰비키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비보르크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느낌이 조금 다르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서와 달리 핀란드역에 들어서자 보안검사를 하는 역무원의 눈길이 따갑다. “핀란드로 가는 역인데 제대로 온 것 맞냐”고 묻는 역무원에게 “비보르크까지만 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작나무숲이 가로놓은 들판과 러시아 시골 풍경을 따라 1시간가량 달리면 비보르크다. 이곳 역 입구에서도 역무원이 주민이 아닌 낯선 이방인에게 깐깐한 여권 검사를 요구한다. 국내에 출판된 러시아 여행 안내책자에도 없는 비보르크를 일부러 찾아간 것은 1·2차 세계대전 동안 러시아와 핀란드가 여러 차례 쟁탈전을 벌인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비푸리로 부르던 제2의 도시를 1944년 소련의 침공으로 빼앗겼다.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해안공원을 따라 시내의 옛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내 쪽으로 들어서자 뚱뚱하고 납작한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 중간에 있던 ‘둥근 탑’으로 사라진 성벽과 달리 지금까지 남아 있다. 1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근에는 노란색의 아담한 성당 두 개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그중 하나에는 성서를 핀란드어로 번역하면서 핀란드어 철자법을 확립한 16세기 종교개혁가 미카엘 아그리콜라의 동상이 서 있다. 이 성당 어느 곳엔가 그가 묻혔다고 전해진다. 핀란드 사람들이 ‘잃어버린 도시’로 부르며 이곳으로 여행을 오는 데에는 아그리콜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비보르크 최고의 명소는 조그마한 섬에 자리한 비보르크성과 그 중심의 성 올라프탑이다. 으리으리한 성채는 아니지만 중앙의 초록 지붕 하얀 탑과 그 둘레를 둥글게 에워싸고 있는 성벽에서 중세 분위기가 느껴진다. 러시아보다는 스웨덴이나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주변 나라들과 비슷한 건축물이다. 이곳 전망탑에 오르면 비보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역시 중세풍의 오래된 시계탑과 라트하우스탑 등을 돌아본다. 유럽의 여느 중세도시들처럼 가지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는 않다. 폐허로 남겨진 옛 골목에서는 때때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중세의 낭만, 핀란드의 쓸쓸함, 러시아의 황량한 분위기가 뒤섞인 도시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곳만의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타베르나’라는 이름의 음식점에서 중세 평민들과 귀족들이 먹었던 식사를 즐기면 비보르크 여행의 색다름이 배가된다. 글 사진 상트페테르부르크·비보르크(러시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상트페테르부르크 명소 곳곳을 돌아볼 예정이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카드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카드를 구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박물관과 성당을 추가 금액 없이 입장할 수 있다. 다만 관광지 투어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카드를 사는 게 손해일 수도 있으니 여행 계획에 따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미리 구매하면 편하다. →비보르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도시지만 열차편이 자주 있지는 않다. 미리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보고 여행 계획을 짜는 편이 효율적이다.
  • [부고] 이강복씨 모친상, 노재은씨 모친상, 신현철씨 별세, 이문규씨 장모상

    ●이강복(삼성전자 수석연구원)씨 모친상, 권은경(삼성전자 수석연구원)씨 시모상, 22일 오후 2시10분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24일 오전 10시. 02-3010-2232 ●노동규·노재은(삼성엔지니어링 책임엔지니어)씨 모친상, 22일 오후 4시31분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발인 24일 오전 7시30분. 02-3010-2251 ●신현철(전 KBO 운영부장, 전 KBO 원로자문위원)씨 별세, 신여희·신광수·신윤희·신경희·신복희씨 부친상, 22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사랑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24일 오전 9시30분. 032-441-0404 ●이문규(여자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 씨 장모상, 21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23일 오후 12시 30분. 02-3410-3151∼3
  • 자동차세 ·과태료 상습 체납 단속

    자동차세 ·과태료 상습 체납 단속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 올림픽대로에서 행정안전부 직원과 교통경찰이 자동차세와 과태료 상습 체납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납부하지 않으면 번호판을 떼 임시로 보관한다. 현재 자동차세 누적 체납액은 6682억원, 과태료 누적 체납액은 2265억원에 이른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상습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

    [서울포토] 상습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115번지 올림픽대로 강남방면 도로위에서 행안부 직원들과 경찰관계자들이 상습 체납차량에 대한 단속을 하고 있다. 2019.5.22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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