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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오디션 ‘스트렙실 보이스툰 서바이벌’ 12일부터 진행

    웹툰 오디션 ‘스트렙실 보이스툰 서바이벌’ 12일부터 진행

    스트렙실은 오는 12일부터 5월 24일까지 총원고료 2,300만원을 건 ‘스트렙실 보이스툰 서바이벌’을 진행한다. 스트렙실 보이스툰 서바이벌은 엠넷 ‘보이스코리아’와 같이 스타 웹툰 작가가 코치가 되어 웹툰 스토리를 응모한 참여자와 팀을 이루어 경쟁하는 국내 최초의 웹툰 오디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치 웹툰 작가에는 ‘웃지않는 개그맨’의 현용민, ‘패션왕’의 기안84, ‘꽃가족’의 이상신, 국중록 작가가 참여한다. 웹툰에 관심이라면 누구나 응모할 할 수 있으며, 참여자가 직접 스타 웹툰 작가를 코치로 선택한 후, 목소리가 절실한 순간의 스토리를 100자 이내로 제출하면 된다. 심사는 각 코치 작가가 함께 팀을 이루고 싶은 참여자의 스토리를 선정하는 것으로 시작되며, 4주 동안 매주 득표수와 스크랩(공유수치)를 실시간으로 합산해 주차별 우승자를 선정, 이 중 가장 득표수가 높은 최종 우승팀으로 가리게 된다. 최종 우승팀에게는 원고료 2,000만원, ‘굿스토리상’과 ‘아차상’에게도 각각 원고료 50만원과 30만원의 원고료가 수여된다. 이 밖에 일반 참여자에게도 추첨을 통해 태블릿PC, 보이스오브코리아 시즌2 방청권, 모바일 기프티콘 등 푸짐한 경품이 마련된다. 행사 관계자는 “목이 아파서 말하지 못했던 상황 등 재미있고 위트 있는 소재를 두고 참가자들의 흥미진진한 경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벤트 참여는 보이스툰 서바이벌 마이크로사이트(www.strepsilsvoicetoon.co.kr/)에서 참여 가능하다. 인터넷뉴스팀
  • “유흥업소라도 속옷만 입고 시중땐 풍기문란”

    유흥주점으로 등록했더라도 접객원이 속옷만 입고 손님의 술 시중을 들었다면 풍기문란 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조병구 판사는 유흥업소 업주 이모씨가 서울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조 판사는 “식품위생법과 관련 시행령 규정에 의하면 유흥주점 영업에서는 접객원이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며 유흥을 돋우는 것이 허용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씨 업소에서와 같이 유흥 접객원들이 손님들 앞에서 옷을 벗는다든가 상의를 탈의하고 팬티와 슬립 등 란제리만 입은 채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접객행위를 하는 것은 성적 자극에 주안점을 둔 음란성을 띠는 형태의 영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영업장 내에서의 건전한 성풍속이나 사회도덕에 대한 기강을 문란하게 함으로써 성에 대한 도덕적 관념을 해치는 행위”라면서 “이씨 업소의 영업 행태는 영업장에서의 위생관리와 질서유지를 침해하는 풍기문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2011년 서울 강남의 무궁화 4개짜리 호텔에 대형 유흥업소를 차린 이씨는 접객원이 손님 앞에서 윗옷을 벗고 란제리 슬립만 입은 채 술 시중을 들도록 했다. 이 업소는 곧 ‘란제리 클럽’으로 불리며 유명해졌으나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이씨는 형사처벌과 별도의 영업정지 2개월을 대신하는 과징금 6000만원을 부과받자 “법률상 허용된 유흥주점에서 란제리 슬립만 입고 술 시중을 들게 하더라도 풍기문란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외수 혼외아들 친자인지 등 소송 첫 공판

    이외수 혼외아들 친자인지 등 소송 첫 공판

    소설가 이외수(66)씨의 혼외 아들 친자인지 및 양육비 청구 소송과 관련한 첫 공판이 16일 오전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춘천지법 가사 단독 권순건 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는 양쪽 당사자들이 불출석한 가운데 변호사들만 참석해 이외수씨 혼외 아들에 대한 양육비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공판은 5분 동안 진행됐다. 재판부는 양측 변호인에게 다툼의 쟁점이 주로 양육비 문제인 만큼 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이외수씨 측 변호인은 “금융거래정보 조회를 통해 8년간 정기적으로 50만원 안팎의 돈(6000여만원)을 원고 측에 보낸 자료가 나왔다”면서 “가급적 빨리 절차를 진행해 원만하게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후 양측 변호인은 재판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오는 29일 오전 10시 조정위원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조정이 안 되면 양육 환경 조사와 추가 심리를 거친 뒤 판결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양측 변호인은 그동안 원만한 합의를 위해 조율을 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판은 오모씨가 지난 2월 1일 춘천지법에 친자 인지 및 양육비 소송을 제기한 이후 처음이다. 오씨는 “1987년 이외수씨와 자신 사이에서 아들(26)을 낳았으나 이후 이씨가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오군을 이외수씨 호적에 올려줄 것과 밀린 양육비 2억원을 돌려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카페관리자, 동의없이 글 삭제땐 위자료 줘야”

    인터넷 카페 관리자가 회원의 게시물을 일부러 삭제했다면 위자료 지급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제1민사부(부장 이영욱)는 14일 인터넷 카페 회원 A모(37)씨가 카페 관리자 B모(49)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고 B씨가 A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B씨는 2011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애견 카페에 A씨가 “새끼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글을 올리자 “다른 카페의 개를 홍보하는 글”이라며 삭제한 뒤 서로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다툼이 계속되자 관리자의 권한을 이용해 A씨의 카페 활동을 중지시키고 그가 이전까지 올렸던 게시판의 모든 글을 삭제했다. A씨는 이에 격분해 B씨가 카페 게시판에서 모욕적인 글을 수차례 올려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고, 승낙 없이 게시 글을 불법 삭제했다며 18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도 50만원의 위자료 지급 명령을 받아냈었다. 재판부는 “게시자 동의 없이 상업적 목적이 명백하지 않은 카페 글을 삭제한 것은 관리자의 권한을 넘어 사회 상규에 어긋나는 위법 행위”라며 “근거 없이 카페에 글을 올려 A씨의 사회적 평가와 인격권을 침해한 점도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엄삼탁씨 유족 ‘600억 빌딩’ 반환訴 승소 확정

    노태우 정권의 실세였던 고 엄삼탁 전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의 유가족이 엄씨의 측근 박모(74)씨를 상대로 낸 600억원 상당의 부동산 소유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엄씨의 부인 정모씨와 자녀 등 3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18층 건물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이행하라”며 박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박씨가 해당 토지와 건물의 명의신탁을 인정하는 각서와 확약서 등을 엄씨에게 교부한 점 등을 이유로 명의신탁 약정이 성립한다고 보고 엄씨 부인과 자녀에게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판시했다. 2000년 권모씨에게서 토지 및 신축 중인 건물을 매수하기로 한 엄씨는 고교 선배인 박씨를 매수인으로 하는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다. 엄씨가 2008년 사망한 뒤 유족은 “역삼동 건물은 고인이 2000년 권씨에게서 매수해 편의상 박씨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라며 반환을 요청했으나 박씨는 “토지와 미완성 건물을 엄씨에게서 재차 매수해 노력과 비용을 들여 완성했다”며 거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인터넷 글, 멋대로 삭제하면 위자료 줘야

    인터넷 카페 관리자가 회원의 게시물을 일부러 삭제했다면 위자료 지급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제1민사부(부장 이영욱)는 14일 인터넷 카페 회원 A모(37)씨가 카페 관리자 B모(49)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고 B씨가 A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B씨는 2011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애견 카페에 A씨가 “새끼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글을 올리자 “다른 카페의 개를 홍보하는 글”이라며 삭제한 뒤 서로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다툼이 계속되자 관리자의 권한을 이용해 A씨의 카페 활동을 중지시키고 그가 이전까지 올렸던 게시판의 모든 글을 삭제했다.  A씨는 이에 격분해 B씨가 카페 게시판에서 모욕적인 글을 수차례 올려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고, 승낙 없이 게시 글을 불법 삭제했다며 18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도 50만원의 위자료 지급 명령을 받아냈었다. 재판부는 “게시자 동의 없이 상업적 목적이 명백하지 않은 카페 글을 삭제한 것은 관리자의 권한을 넘어 사회 상규에 어긋나는 위법 행위”라며 “근거 없이 카페에 글을 올려 A씨의 사회적 평가와 인격권을 침해한 점도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이미숙, 공갈미수 혐의 등으로 피소

    이미숙, 공갈미수 혐의 등으로 피소

    중견 배우 이미숙(53)이 공갈미수 및 명예 훼손 혐의로 피소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달 초 이미숙의 전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김모씨가 이미숙과 전 매니저 유모씨에 대해 명예훼손 및 공갈미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고소장에서 이미숙이 전 매니저와 전속 계약을 위반한 뒤, 이를 덮기 위해 장자연 사건을 터트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씨는 지난해 6월 이미숙 측이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배포한 보도자료가 오히려 더컨텐츠 측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다.  앞서 이미숙은 김씨와 이상호 전 MBC 기자, 유상우 뉴시스 기자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이미숙은 나중에 소송을 취하 한 바 있다. 유씨는 장자연 문건을 공개해 김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모욕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을 선고받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3)] 법률 위임 없어도 조례 통해 세 자녀 양육비 지원은 합법

    이번에는 조례 제정권의 범위와 한계에 관하여 판단한 대판 2006추38 판결에 대해 살펴본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회의 의결로 제정하는 법규이다. 지방자치법 제22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강원 정선군 의회가 군민의 출산을 적극 장려하기 위하여 세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양육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자, 정선군수는 ①상위법령에 위임 규정이 없다 ②상위 법령인 저출산·고령화 사회 기본법에 위반된다 ③지방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등의 이유로 조례안이 위법하다고 대법원에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을 청구한 것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대법원은 먼저 상위 법령에 위임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위 조례는 지자체의 고유 자치사무 중 주민의 복리증진에 관한 사무에 해당하고, 주민의 권리 제한이나 의무 부과에 관한 내용이 아니므로 법령에 개별적 위임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지자체의 사무 중 지자체의 고유사무와 지자체에 위임된 단체위임사무에 관해서는 법령의 위임 없이도 조례가 제정될 수 있다. 그에 반해 국가의 기관으로서의 사무를 위임받은 기관위임사무는 법령의 위임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조례가 제정될 수 있다. 위 조례의 경우 고유사무에 대한 것이므로 법령의 위임 없이 제정될 수 있다. 또 조례는 지자체의 고유한 입법권에 해당하므로 본래 법령의 위임이 없어도 제정될 수 있다. 지방자치법 제22조에서 규정한 ‘법령의 범위 안에서’란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를 말한다. 다만, 권리 제한·의무 부과에 관한 내용을 정하는 조례는 법령의 위임을 받아야 한다. 위 지방자치법 단서 조항에 대해서는 ①헌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추가적인 제한에 해당하므로 위헌이라는 견해 ②지방의원과 국회의원의 민주적 정당성에 차이가 있고,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한 법률 유보의 원칙에 비추어 합헌이라는 견해가 있고, 대법원 94추28 판결 및 헌재 92헌마 264 판결 등에서도 합헌설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판례는 담배자판기설치금지 조례, 보육시설 종사자의 정년을 규정한 조례 등은 권리제한 조례로 보아 법률의 위임이 필요하다고 보았고, 정보공개조례 등은 권리제한이나 의무부과 내용이 아니라서 법률의 위임이 필요 없다고 보았다. 권리 제한, 의무 부과 조례에 법령의 위임이 필요하다고 할 때 그 위임의 정도는 자치사무나 단체위임 사무에 대해서는 포괄적 위임으로 가능하고, 기관위임 사무의 경우 구체적 위임이 필요하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대판 2000추29). 이번 판결에서 저출산·고령화 사회 기본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관하여, 국가의 법령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조례가 법령과 별도의 목적에 기하여 규율함을 의도하는 것으로서 그 적용에 의하여 법령의 규정이 의도하는 목적과 효과를 저해하는 바가 없는 때, 법령이 각 지자체가 각 지방의 실정에 맞게 별도로 규율하는 것을 용인하는 취지라고 해석되는 때에는 법령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지방재정 부담에 관해서 지원액이 매년 지원대상 자녀 1명당 300만원 범위 안에서 예산, 물가, 출산율 등을 참작하여 군수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여, 지방재정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 한 경기 26K 신기록 고교야구 이수민 7년만에 경신

    고교야구에서 한 경기에 무려 26개의 삼진을 잡아낸 괴물 투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대구 상원고의 좌완 에이스 이수민(18)이다. 이수민은 7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상권 대구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10회까지 26탈삼진(9이닝 24개)을 기록했다. 이수민의 역투에 힘입어 상원고는 대구고를 승부치기 끝에 2-1로 꺾었다. 고교야구에서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종전 최다기록은 2006년 대통령배고교야구대회 때 정영일(진흥고)이 세웠던 23개(13과3분의2이닝)다. 프로에서는 선동열 KIA 감독이 지난 1991년 6월 19일 광주 빙그레전에서 잡아낸 13개(연장 13회)다. 정규이닝 기준으로는 류현진(LA다저스)이 한화 시절인 2010년 5월 11일 청주 LG전에서 9이닝 동안 17개의 삼진을 솎아낸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폐쇄적 관료사회 근원 되기도

    1949년 제정된 고등고시령에 따라 행정고급공무원·법관·검사·변호사·외교관 등의 임용자격에 대해 국가가 실시한 시험인 고등고시가 현재 고시제도의 시작이다. 하지만 그 역사는 통일신라의 독서삼품과로 거슬러 올라가 고려와 조선의 과거제도까지 이어진다. 고등고시는 사법과, 행정과와 1954년 신설된 기술과 등 3과로 이루어졌으며, 1961년 제정된 공무원고시령에 따라 기술과는 폐지됐다. 행정과 시험은 1963년부터 ‘3급공무원 공개채용시험’으로, 사법과는 사법시험으로 바뀌게 된다. 1981년부터 ‘5급공개경쟁시험’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행정·외무·기술고등고시로 구분하여 시행하고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사법시험은 로스쿨의 도입으로 2017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질 전망이며, 5등급 외무공무원 공채시험(외무고시)은 올해 국립외교원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이 도입되면서 내년부터 폐지된다. 고시의 형식은 조선의 과거제도까지 따져 보더라도 글을 잘 쓰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에는 3차 면접시험에 프레젠테이션과 조별 토론을 도입하는 등 말하는 능력도 강조되면서 인성과 적성을 검증하는 면접도 중요해졌다. 고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경쟁하여 똑같은 잣대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안정된 시스템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문제는 고시 출신들이 기수 문화와 자리 독점을 통해 폐쇄적인 구조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시 출신 고위 관료의 장점은 정부 정책 이해도와 정책관리 능력이 뛰어나며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국민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설명하는 능력은 고시 출신보다 오히려 외부에 있던 사람이 더 뛰어날 수 있다”고 박근혜 정부의 ‘고시 출신 전성시대’를 우려했다. 고시 출신은 합격하자마자 바로 중간관리직인 5급 사무관으로 임명된다. 고시 출신이 아니면 중간관리직에서 상위직으로 성장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의 폐쇄적인 관료 사회의 구조다. 윤 교수는 민간에서 정부 중간관리직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인 ‘개방형 직위’의 자리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측은 박근혜 정부의 많은 고시출신 고위직이 공직에서 민간으로 갔다가 다시 공직으로 재진입한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장정욱 참여연대 팀장은 “관료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관리를 맡게 되는데, 관료사회 밖으로 나가 사적 영역에 취업했다가 다시 관료가 된 사람들이 이해가 충돌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 문제”라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남성의 야심 왜 필요하고 가족보다 우선일까

    등단 40년차 작가인 손용상은 지난해 8월 원고를 탈고한 뒤에도 한참 동안 출간을 망설였다고 했다. 진부한 스토리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소설 ‘그대 속의 타인’(그루 펴냄)은 젊은 시절 하릴없이 건설 현장을 떠돌던 작가의 반자전적 이야기다. 감출 건 감추고 알릴 건 알려야 하지만 어느 것이 사실이고 또 지어낸 이야기인지 독자로선 좀처럼 알 수 없다. 50년 지기인 작가 최인호는 서문에서 “가끔 종잡을 수 없는 친구다. 어느 날 들으면 월남에 있었고, 또 어느 날 들으면 중동 사막을 헤매고 다닌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나이 쉰이 다 돼서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가 싶더니 말도 없이 미국으로 들어가 삶의 둥지를 틀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설은 작가가 젊은 시절 보고 듣고 경험했던 내용에 살을 붙여 창작한 이야기다. 중견 건설업체 간부인 ‘김성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중동의 사막과 인도네시아의 밀림을 오가며 건설 현장의 거친 땀내를 담아냈다. 주인공은 기업 오너의 측근으로 승승장구한다. 성격이 활달하고 주변에 좋은 인상을 풍기는 전형적인 건설 엘리트다. 1년의 절반 동안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을 돈다. 세상에 거리낄 것 없이 자신만만하다. 그러다가 재일교포 처녀인 게이꼬를 만나 불같은 로맨스를 벌이고 가정을 이룬다. 그에게는 수진이란 또 다른 연인도 있다. 모순된 사랑 놀음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전개된다. 그러면서도 곁에는 항상 그의 아내가 존재한다. 전형적인 일본식 교육을 받은 게이꼬는 처음에는 무조건적인 희생으로 남편을 대한다. 하지만 이내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상처받는다. 늦둥이였던 외아들 세준마저 심장 수술로 잃게 되자 게이꼬는 남편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주인공도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홀로 미국으로 떠난다. 작가는 “이 소설은 단순히 주인공의 감성적 멜로는 아니다”면서 “야심 가득한 남성만의 세계가 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고 가족이란 존재보다 우선 순위가 돼야 하는지 일깨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성장신화’의 뒤안길에서 가족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은 50, 60대 가장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배경이 1990년대 후반, 아날로그의 끝자락에 자리한 시대라는 점도 그렇다. 작가는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방생’을 통해 등단했다. 작가 최인호는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부터 50년을 알고 지낸 친구이자 동료다. 최인호는 “같은 신문사 신춘문예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등단한 인연까지 지녔다”고 소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핫이슈 ‘창조경제’] ‘경제부흥’ 이루는 중심축… 산업간 융합이 핵심

    지난 2월 25일 취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원고지 26장 분량의 취임사를 10여분간 읽어 내려가며 ‘창조경제’를 여덟 차례 언급했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4대 국정기조 가운데 최우선 과제인 경제부흥을 이루는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산업 간 융합 환경에서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창조경제론’ 입안에 깊숙이 관여했던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산업 간 벽을 허문 경계선에서 창조경제가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시장을 단순히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융합 터전 위에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구체적으로 윤 차관은 “두뇌를 활용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하고 있는 부처별 칸막이 없애기도 같은 맥락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적인 의미는 콘텐츠와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등 4대 요소가 융합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낸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추진할 핵심 엔진으로 미래창조과학부를 꼽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의 융합·혁신으로 일자리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1일 “창조경제를 구현하려면 창의적 인재 양성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공교육 시스템을 창의적으로 혁신하는 근본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벤처 창업 활성화를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력, 응용력, 실천력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이 활성화되고, 중소·대기업 간의 상생구조가 정착돼 일자리 창출형 성장이 선순환되는 경제”라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주체 간 조화가 필요하며 벤처·대기업 간의 상생관계 역시 창조경제의 주요한 구성 요소로 꼽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성접대 의혹 5 ~ 6명 출금 승인… 警, 김학의 재신청 방침

    법무부는 29일 건설업자 윤모(52)씨의 사회 유력 인사 성 접대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지난 27일 신청한 10여명에 대한 출국금지 대상자 가운데 5~6명에 대한 출금조치를 승인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법무부가 P모씨 등 5~6명에 대한 출국금지를 승인해 경찰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검찰이 기각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신청에 대해서도 기각 사유를 파악해 재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윤씨가 20여 차례 고소·고발을 당하고도 무혐의 처분을 받은 부분에 주목하고,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수사 외압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윤씨가 운영한 회사가 2002년 주상복합건물을 분양하면서 70억원 상당을 횡령한 사건에서 검찰 조사 결과 어떻게 무혐의가 나왔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가 최대주주인 J산업개발은 서울 동대문구의 H주상복합건물을 2006년 말에 준공했으나 436명의 분양자는 윤씨가 상가개발비 70억원을 빼돌렸다며 2007년 검찰에 고소했다. 윤씨는 2007년 서울북부지검에서 한 차례, 2008년과 2010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두 차례 조사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상가 분양자들은 당시 윤씨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분양대금 반환 소송도 벌였으나 대법원까지 모두 원고 패소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사정당국 인사들이 윤씨로부터 향응이나 금품을 받고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윤씨의 통화내역에서 여러 차례 나온 검찰청과 경찰청 명의의 유선전화나 업무용 휴대전화 등 10여개 전화번호에 대한 사용자명을 제출해 달라고 각 수사기관에 공식 요청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조사 100번 해도 달라질 건 없어 그날의 증언, 내가 살아 있는 이유”

    “조사 100번 해도 달라질 건 없어 그날의 증언, 내가 살아 있는 이유”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바빠지겠다’고 툭 던져요. 하지만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28일 오전 충남 당진시의 한 시골 마을. 새소리만 이따금 들리는 조용한 마을에서 한 촌로(村老)가 목소리를 높였다. 의문사한 장준하(1918~1975) 선생 ‘마지막 산행의 동행자’인 김용환(78)씨다. 그는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시 약사봉에서 장 선생이 실족사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주장하며 검찰 등에 진술해온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장 선생의 유골 정밀 감식 결과 등 타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김씨의 목격담에 의문을 품는 여론이 높아졌다.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밝혀질 게 없다. 어떤 증거가 나와도 사실은 그대로다”라면서 “하늘이 무너지기 전에는 증언을 바꿀 수 없다. 그것이 나의 자존심이자 살아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교사였던 그는 1999년 퇴직 후 농사를 지으며 이곳에서 살고 있다. “보지 못하는 순간 누군가 장 선생을 돌 등으로 가격했을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 말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또 자신을 ‘피의자’로 지목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떤 빌어 먹을 놈이 같이 모시고 투쟁하던 분을 시해하나. 장 선생과는 어려울 때 함께한 끈끈한 관계였는데 내가 시해했다고 말하는 것은 천륜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나에게 ‘장 선생을 위해 선생님에게 유리한 편으로 얘기하라’고 했지만 그래서도 안 될 일이다. 그건 선생님을 위한 일이 아니다”고 얘기했다. 장 선생의 사인을 놓고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것에 대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제기하는 것이며 정치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시민단체와 야권에서 장 선생 사인을 재조사할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벌써 다섯 번의 조사(사건 당시, 1988년 경찰 재조사, 1993년 민주당 조사, 2002년과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를 받았는데 또 받을 의무는 없다. 또 조사를 100번 해도 다른 게 나올 리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장 선생 사후에 자신의 인생이 기구해졌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언성이 높아질 때면 옆에 있던 아내가 혈압 높아지니 ‘말하지 말라’며 진정시켰다. “억울하다면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도움을 청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인권위를 어떻게 믿나. 더 이상 논쟁하고 싶지 않다. 초연하게 살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회고록을 내려고 원고도 써 봤지만 그런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나를 괴롭힌 사람을 못 박아 써야 하는데 또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 싶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38년간 실족사를 주장해 온 그가 이번 유골 감식 결과로 자신의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당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당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1] 서울시장에게 기관위임된 사무 구청장에게 재위임은 취소 사유

    이번에 살펴볼 대판 94누4615 사안은 건설부 장관이 구 건설업법에서 정한 영업정지 처분 권한을 서울특별시장에게 위임했는데, 서울특별시장이 위 권한을 영등포구청장에게 재위임해 영등포구청장이 원고에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에 원고가 처분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한 것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사안에 대해 ①개별법령에 근거가 없어도 행정권한의 재위임이 가능한가 ②기관 위임 사무의 위임을 위한 근거는 어떻게 되는가 ③위임 규정이 없는 위임의 경우 행정처분의 하자는 어느 정도인가 등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행정청은 그의 권한 일부를 다른 행정기관에 위임해 행사하게 할 수 있다. 행정 권한의 위임은 법률이 정한 권한 분배를 대외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므로 법률의 명시적 근거를 필요로 한다(대판 91누5792). 문제는 개별 법령에 정하지 않았음에도 정부조직법 제6조 1항, 그에 의거해 규정된 행정 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등을 위임에 관한 일반 조항을 근거로 하여 행정 권한을 위임하거나 재위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 권리 의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조직에서는 포괄 위임이나 재위임이 가능하다는 견해 ⓑ행정 권한 법정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견해 등이 있다. 이번 판결에서는 긍정하는 견해를 취했다. 판결에서는 행정의 복잡 다양성 등 현실적인 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 장관의 영업정지 처분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사무에 해당하므로 건설부 장관이 이를 서울특별시장에게 위임한 것은 기관 위임 사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서울특별시장은 서울특별시행정권한위임조례에서 정한 대로 처분 권한을 영등포구청장에게 재위임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고유한 사무에 대해서도 위임이 가능하고, 그 경우에는 지자체의 고유한 입법인 조례에 의해 위임 범위를 정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조례를 근거로 위임한 것은 조례제정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위임 또는 재위임하기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행정 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에 근거를 둔 규칙을 제정해 위임 또는 재위임했어야 적법한 것이 된다). 따라서 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위임을 규정한 조례는 무효다. 무효인 조례를 근거로 기관 위임 사무를 재위임한 행위는 하자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하자의 정도는 어떻게 되는가. 무효 사유에 관한 명백성은 제3자의 보호 필요성이 있는 경우 보충적으로 요구되는 것이고, 중대한 하자를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명백성 보충 요건설)를 취하는 반대 의견에서 이 사건 행정처분의 하자는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무효 사유에 관해 중대 명백설을 취하는 다수 견해에 따라 이 사건의 처분은 무효 사유가 되지 않고 취소 사유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판례에서는 처분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처분은 무효 사유로 본 판결도 있으나, 위임의 경우에는 처분 권한의 하자는 중대하지만 명백하지 않은 하자로 보아 무효 사유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대판 2005두11937 등). 이번 판결은 행정청의 권한 위임 및 재위임, 기관 위임 사무의 위임, 무효 사유의 판단 기준 등에 관해 의미 있는 법원의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 [열린세상] 장애인 공직 후보와 사회의 책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장애인 공직 후보와 사회의 책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말 많고 탈 많던 새 정부의 조각이 지난주 마무리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돌이켜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두 달여간 국무위원의 인선과 검증으로 세간이 떠들썩했다. 새 정부의 진용이 하루빨리 완비돼 탄탄한 국정운영의 시동이 걸리길 희망한다. 지난 일이지만 새 총리 후보였던 김용준 전 인수위원장과 관련해 필자가 가지고 있던 소회를 풀어보고자 한다. 김 전 총리 후보자의 입지전적인 삶은 국민 대다수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어머니의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다. 고교 2학년 때 검정고시를 치르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고, 만 19세에 고등고시에 수석 합격해 22세에 최연소 판사 임용, 지체장애인 최초 대법관 임용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분도 75세 고령이다. 연로한 분이 으레 그렇듯 청력 또한 좋지 않다. 지난 1월 총리 인선 발표 기자간담회 때 기자 질문을 잘 알아듣지 못한 듯 제대로 답변이 이뤄지지 못하고 다시 질문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해 국무회의 시 물리적 소통에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또한 총리실이 세종시로 이전해 서울에서 근무하는 기관장들과 ‘화상회의’로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국회에서 대정부 질의가 열리면 본회의장에 장시간 서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성토도 쏟아졌다. 모 일간지에서는 ‘보청기 총리’에 대한 유감을 버젓이 시론화하기도 했다. 소위 인수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 분을 아무런 배려 없이 바로 검증이 시작되도록 촉발시킨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영국의 경제적 번영기를 이끌어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한 토니 블레어 총리의 오른팔은 데이비드 블렁킷 장관이었다. 그는 선천적인 시각장애인으로 교육·고용 장관을 거쳐 가장 영향력 있는 내무 장관까지 역임했다. 그가 장관에 임명되었을 때 영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란 혁신적인 인사라고 평했다. 그는 그와 한몸이라는 안내견 루시와 유서 깊은 의회며 웨스트민스트 사원을 자유롭게 출입했다. 그가 장관이 된 이후 영국 정부의 문서 결재와 운영시스템은 그에게 적합하도록 바뀌었다. 참모들은 매일같이 점자서류 작성과 육성 테이프 녹음을 통해 그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보좌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토니 블레어를 이을 후임 총리로 지목될 정도로 가장 정확하고 성실한 각료로 존경받았다. 17대 총선 때 시각장애인으로 국회에 입성한 정화원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의 시 점자 원고에 의지하지 않은 채 윈고를 몽땅 외워 질의에 임했다고 한다. 점자 원고를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일문일답에 불편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에 더해 그는 국정감사에서 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워 놓고 자신이 화면을 직접 보는 듯 도표, 그래프 등 시각적 자료를 설명했다. 발표 시간은 고작 25분이었지만 준비하고 연습한 시간은 보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정 의원을 자신의 장애를 완벽하게 극복한 불굴의 정치인으로 치켜세울 만하다. 그러나 감동보다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미래창조과학부의 김종훈 장관 후보자의 사퇴도 애석한 면이 없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성장 배경과 성공을 두고 여러 검증되지 않은 루머와 한국식의 무서운 신상털기 통과의례가 조국에 대한 헌신의 꿈을 접게 만들었다. 그의 서툰 한국말 또한 한몫을 했으리라. 19대 국회에 입성한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여성 이자스민 의원 또한 한때 퇴출운동에 시달려야 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4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한국의 현주소이다. 장애인과 외국인, 어찌 보면 이들은 우리 사회, 특히 공적인 영역에 쉽게 진입할 수 없는 비슷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신체적·언어적·문화적 장애를 가진 역량 있는 인사들의 검증과 공직 수행 시 그들이 수행해야 할 업무 프로세스의 변경, 문자 서비스의 제공, 보조 인력의 재배치와 같은 고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복지와 창의, 과학의 융합을 통해 희망과 화합의 시대를 꿈꾸는 새 정부의 비전이 다양한 인재의 등용을 배려하는 데서 그 포문을 열길 기대한다.
  • 풍자적 문체·삽화로 19세기말 서민의 삶 재현한다

    풍자적 문체·삽화로 19세기말 서민의 삶 재현한다

    “그림이 상당히 서민적이고, 풍자적이에요. 사회의 기존 질서를 비웃고, 특히 그 비웃음을 눈동자들로 표현해요. 아주 파격이죠. 풍자적인 내 소설에 최 화백의 그림이 맞는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어요.” “새로 연재하는 객주 첫 장면을 읽어보니 묘사가 뛰어나고 회화성이 강합니다. 그걸 잘 표현하면서 현대적으로 그리려 합니다. 조선 후기의 이야기지만, 독자들은 현대를 사는 젊은이니까요.” 소설가 김주영(74)은 4월 1일부터 서울신문에 연재되는 소설 ‘객주 완결편’의 삽화를 맡은 ‘낭만 화가’ 최석운(53)과 이렇게 서로 덕담을 나눴다. 김주영은 삽화 화백으로 최석운을 추천했고, 최석운은 그 추천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최 화백은 “김 선생님은 아버지 같다. 엄하고 거칠지만 비슷하게 나이를 먹고 싶다”고 했다. 절반이 조금 못 되는 원고지 500장을 미리 읽고 삽화 작업에 들어간 최석운은 “언어의 구사가 대단하다. 미술대학을 나와 사소한 인간들의 일상을 희화화하는 그림을 30년 그려왔는데, 김주영 선생님의 작품이 가진 힘과 잘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했다. 객주의 시작은 19세기 후반. 조선 조정은 임오군란 이듬해인 1883년 양반들에게도 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김주영의 표현으로 “양반과 상놈이 물레방아 돌아가는 시절이 됐다”고 했다. 성종 시절에 처음으로 생겨난 5일장 등 저잣거리는 조선후기부터 문란해지기 시작해 도적, 사기꾼, 무뢰배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또 원납전으로 벼슬을 사고팔 수 있었다. 더 비싼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벼슬을 팔기가 다반사였으니, 현감이 부임한지 3일 만에 새 현감이 부임하기도 했다. 이런 신분 붕괴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서민들은 배고픔뿐만 아니라 권력의 부정부패로 애환을 겪는다. 양반들은 비교적 이런 혼란과는 상관없이 살았다. 김주영은 “서민들이 무엇을 먹고, 어떤 단어를 사용했으며, 무슨 약을 썼고, 어떤 집에서 살았고, 춘궁기에는 무엇을 먹었는지, 구황식은 과연 무엇인지 소상하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라지는 상놈의 말을 복원했고, 당대의 역사관·사회관 등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조선후기를 사회과학적 방법론으로 관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석운도 “18세기 실학의 영향과 풍속화에 이어 19세기에 양반 질서가 무너지면서 미술도 급격한 변화가 있었어요. 추상적인 문인화들이 미술을 장악하던 시절이 가고, 상인이나 천민이 등장하는 풍속화들이 기산 김준근을 통해 나타났어요. 한국미술의 최고의 시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른바 ‘민중미술’이에요. 그런데 조선이 일제 식민지가 되면서 100년 뒤인 1980년대에서야 다시 민중미술이 나왔어요”라며 덧붙였다. 이런 배경에서 경북 울진 포구에서 검은돌마을을 거쳐 현동 저자와 내성으로 가는 십이령 고개를 오가는 소금장수들인 보부상이 등장한다. 행수 정한조가 이끄는 팀이다. 콧등에 동상이 앉을 정도로 추운 겨울에 나귀에 짐을 잔뜩 싣고 어깨에는 짐을 지고 쭉 서서 한길로 고개를 넘는 모습은 마치 뜨거운 햇볕을 짊어지고 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겨우 앞사람 궁둥이만 치어다보고 걷던 이들 앞에 저고리 차림의 동상과 피멍이 가득한 인사불성의 낯선 사나이가 뚝 떨어진다. 이 사내는 누구일까. 김주영은 “객주 1~9권의 주인공이 천봉삼이듯, 마지막의 주인공도 천봉삼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천봉삼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걸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소설에 추리기법을 썼기 때문에 독자 여러분은 주의해서 읽지 않으면,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호탕하게 웃는다. 사실 절반을 읽다보면 의리가 있고 정의로운 사나이이자 아직 미혼인 행수 정한조가 주인공 같다. 천봉삼은 한참 뒤쪽에서야 출현한다. 이 밖에 등장인물로 울진염전의 송석호, 궁핍한 양반 출신인 건어물 상단의 조기출, 도가를 운영하는 윤기호, 포수출신의 부상 곽개천, 화적떼의 일원으로 보이는 불량한 스님, 새침데기 구월이와 그의 어멈인 월천댁 등등. 김주영은 “인근 마을사람들이 도적을 평정한 보부상에게 철로 만든 공덕비를 세워주는데, 정한조의 이름이 거기에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객주의 현재적 의미에 대해 김주영은 이렇게 말했다. “무능한 왕, 부패한 관료 속에서 굶주리는 백성의 모습은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하고도 닿아있다. 무능한 정치 지도자, 부패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모습을 투영해낼 수 있을 것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범종 만드는 장인들의 예술혼·집념·사랑 이야기

    범종 만드는 장인들의 예술혼·집념·사랑 이야기

    ‘에밀레종’으로 더 잘 알려진 성덕대왕 신종(국보 29호). 742년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생전에 완성을 보지 못했고, 혜공왕에 이른 771년에 완성됐다. 우리는 막연하게 에밀레종이 세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울림을 가진 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송광사나 해인사, 통도사 등을 방문했다가 저녁 무렵에 듣게 되는 종소리에서, 짝퉁 보신각종의 제야의 종소리에서 에밀레종 소리를 상상해 보곤 한다. ‘고스트라이터’(대필작가)에서 지난해 제8회 세계문학상를 수상해 문단의 샛별이 된 소설가 전민식(오른쪽·48)의 두 번째 장편소설 ‘불의 기억’은 범종을 만드는 장인들의 처절한 예술혼과 집념, 사랑 이야기다. 전민식은 어느 날 사찰에 놀러 갔다가 예불시간에 들려온 종소리에 ‘꽂혔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싶어하는 글쟁이적인 속성이 그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범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끈 것이다. 또 그는 호기심이 생겼단다. 왜 이리 종이 많은 것인가?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에 가도 종은 없는데 한국 사찰에는 온통 왜 종인가? 종소리를 통해 중생을 구제한다는 대승불교적인 기원 탓에 종은 중국과 한국에 많았는데, 중국은 일본 제국주의와의 전쟁과 2차대전 이후 내전, 문화혁명기를 거치면서 종이 사라졌다. 소설은 금속공예 졸업전시를 앞둔 박동주를 찾아온 쇠 냄새 나는 강철규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무형문화재인 강철규는 10년 전 아내를 살해한 강력범으로 징역을 살다 모범수로 풀려났다. 아버지가 출옥하기 직전 외동딸인 해원은 박동주의 아버지 한위와 함께 살던 금형리 집에서 가출해버렸다. 해원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이는 장면을 다락에서 지켜보다 말을 잃었고, 동주는 해원을 사랑한다. 박한위는 신라 때 성덕대왕 신종을 만들던 집안의 후손이다. 박한위의 아버지는 왜 자신의 아들이 아닌 강철규에게 무형문화재 지위를 물려줄 수밖에 없었을까.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초대형 범종을 만드는 일이 진짜 있었을까 싶어 뉴스를 검색하게 할 정도로, 전민식은 참말같은 거짓말을 소설에 풀어놓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천한 장인들이 만들던 한지나 백자, 청자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대형 범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전민식은 ‘비결’이 존재하는 듯 계속 냄새를 풍긴다. 소재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낯선데, 그래서 인터넷 웹진에 연재했던 소설을 단행본으로 묶어내면서 기존의 원고를 절반 정도 버리고 새로 쓰다시피 했다. 추리기법을 활용한 전개로 지루하지는 않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스타 드라마 작가, 다시 ‘흥행 보증수표’

    스타 드라마 작가, 다시 ‘흥행 보증수표’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의 드라마 ‘무자식상팔자’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스타 드라마 작가들의 몸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김수현 사단’이란 조어까지 만들어낸 김수현 작가가 회당 1억원 가까운 원고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일부 스타 작가에 한정된 얘기라고 하지만, 인기 작가는 흥행의 확실한 보증수표가 되기 때문에 이들을 잡기 위한 원고료 상승도 불가피하다. 방송사들은 외주제작사가 만든 드라마의 편성 여부를 결정할 때 스타 작가의 집필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꼽는다. 열세에 놓인 종편의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스타 PD는 어려워도 스타 작가는 통한다’는 속설까지 만들어냈다.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지만, TV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게 방송계의 정설이다. 방송계에 따르면 드라마 작가의 수입은 단막극, 미니시리즈, 주말극 등 드라마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작가의 지명도가 영향을 끼친다. 회당 70만원부터 1억원까지 다양하다는 얘기다. 통상 작가들의 원고료는 한국방송작가협회와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협의해 만든 ‘지급 기준표’가 최저 수준을 결정한다. 지난해 방송작가협회가 공개한 지급 기준표에선 10분당 일일극이 24만 8950원, 주간극 30만 5080원, 단막극 42만 2820원, 코미디극 48만 3470원 등으로 나타났다. 일일극을 집필하는 작가가 한 달 평균 받는 원고료는 174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샐러리맨에 비해선 고소득으로 비쳐진다. 한 드라마 작가는 “연간 방영되는 드라마 편수가 제한된 데다, 작가는 공백기도 길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에 얼굴을 내밀려면 최소 10년 이상 무명 생활을 거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작가 수는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은 400여명에 불과하다. 작가들이 지급기준표에 따라 원고료를 지급받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강제성이 없어서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작가가 이를 기준으로 논의해 결정한다. 물론 스타 작가들은 지급기준표를 완전히 무시한 원고료를 받는다. 회당 1억원이라는 김수현을 비롯해 임성한, 김은숙, 최완규, 문영남, 송지나 작가 역시 원고료가 회당 3000만~5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송작가 10명 중 3명꼴로 1년에 1000만원 벌기가 힘들다. 절반가량은 2000만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다. 막내 작가로 시작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드라마를 집필하는 것도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드라마 집필은 고혈을 짜내는 작업과 다를 바 없지만 작가의 현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무거움 벗고 ‘명랑함’으로… “이번엔 웃으며 쓴 글이에요”

    무거움 벗고 ‘명랑함’으로… “이번엔 웃으며 쓴 글이에요”

    “어제도 달이 떴었나요? 오래 전 산책하다 무심코 하늘을 봤습니다. 말간 밤하늘에 둥그렇게 뜬 달이 내려다 보더군요. 알아들을 수 있던 달의 말은 무안하게도 ‘글 좀 재밌게 쓸 수 없냐’는 타박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작가 신경숙(50)이 1년 4개월 만에 신작 소설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문학동네 펴냄)를 펴냈다. 모성을 상징하는 달에게 들려줄 내 이야기, 혹은 달이 내게 들려줄 법한 이야기란 뜻이다. 작가는 세계 33개국에서 번역 출간한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로 세계 유명작가 대열에 오른 터다. 그런데 뜬금없이 ‘명랑’이란 소재를 들고 나왔다. 장기불황의 터널이 작가의 글에도 영향을 끼친 탓일까. 실제 1930년대 대공황은 미국에서 유난히 짧은 단편인 ‘명랑소설’의 유행을 불러왔다. 2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출간간담회. 작가는 “명랑함 없이 무엇에 의지해 끊어질 듯 팽팽하게 긴장된 삶의 순간순간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가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도 “내 글쓰기의 방향을 완전히 그쪽으로 틀 수 없는 것을 잘 안다. 기존 작품들이 주는 무거움이 지탄처럼 들릴 때가 많았기에 이번 작품이 숨통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소설집은 ‘깊은 슬픔’, ‘외딴방’, ‘엄마를 부탁해’를 썼던 작가의 글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예쁜 삽화를 곁들인 26편의 단편이 각기 동화나 콩트를 연상시킨다. 편당 원고지 12~15장에 불과하다. 작가 스스로도 “이걸 소설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라며 장르를 규정짓지 못했다. 약속시간에 늦은 친구가 “오늘 예쁘다는 말을 들었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는 주인공(‘우리가 예쁘다는 말을 들을 때’)이나 화가 고흐의 얘기를 들으며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미대 재수생 소녀 ‘선’(‘하느님의 구두’)의 이야기가 그렇다. 작가는 ‘다소 가볍다’는 지적에 “5년 전 지금은 폐간된 한 서평지 편집장이 ‘손바닥만한’ 글을 ‘자유롭게’ 써보자고 해 매달 한 편씩 2년간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며 “심각하지 않게 애정을 담아 함박 웃으며 썼던 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이먼드 카버같은 영미권 작가의 단편은 말 그대로 단순한 내용의 ‘쇼트 스토리’다. 그런데 국내 작가들이 써내는 단편의 밀도는 해외 장편과 다를 바 없다”며 “앞으로 웃음과 절절함이 함께 거울처럼 마주보는 빛나는 작품을 쓰겠다”고 말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은 장편소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앞을 못 보게 된 사람의 이야기나 4개의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볼 계획이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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