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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한국인 적다는 약속 안 지킨 영어캠프 환불하라”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한국인 적다는 약속 안 지킨 영어캠프 환불하라”

    # 원고- “허위광고에 속았다”는 학부모 # 피고- “계약대로 했다”는 영어캠프 업체요즘 초·중학생 대상 방학 영어캠프가 많아졌습니다. A씨 부부도 지난해 1월 B씨 어학원의 ‘괌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 초등학생인 첫째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마침 가족들이 2주간 괌에서 여행을 하기로 하면서 9일 동안 아이가 미국식 학교 수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계약을 했죠. 특히 이 어학원과 위탁계약을 맺은 사립학교에 한국 학생이 적다는 점이 끌렸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와 안내 메일 등에 ‘반별 한국인 최대 4명까지 배정’, ‘한국 학생이 없어서 영어 수업 및 언어 사용이 충분히 가능’ 등이 강조됐습니다. ●“한국인 많아 봤자 4명이라더니 10명 넘어” 그런데 막상 학교에 가보니 한 반에 10명이 넘는 한국 학생이 있었다는 겁니다. 학교 환경도 예상과 달랐고, 우연히 “관광비자로 들어와 학교를 다니는 것은 위법이라 적발되면 강제 추방되고 향후 미국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어 매우 불안해졌습니다. 결국 A씨는 나흘 만에 환불을 요청했습니다. 환불이 거부되자 A씨는 어학원 비용 129만여원과 가족들의 왕복 항공료와 숙소·차량 렌트비용, “허위광고로 인한 시간 낭비, 추방에 대한 불안감 등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500만원 등 모두 1058만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단순 변심…여행 경비까지 요구는 부당” B씨는 “사기꾼으로 몰렸다”며 억울해했습니다. 안내한 대로 해당 학교와 독점 계약을 했는데 학교 측이 몰래 다른 업체 두 곳과 추가 계약해 한국 학생들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그리고 초반에 레벨 테스트를 위해 한 반에 10~15명이 모여 있던 것을 A씨가 오해했고, 이후 최대 4명으로 반 편성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레벨 테스트는 없었다”고 반박했고요. B씨는 또 “애초에 가족여행을 위해 괌에 오면서 큰아이만 스쿨링 체험을 시키고 싶다고 해서 4주 프로그램을 2주만 계약하게 해줬는데, 단순 변심으로 가족여행비까지 달라니 양심이 없다”고 화를 냈습니다. ●법원 “약속 불이행… 학원비·위자료만 인정” 석 달간 재판이 네 차례 열리고 여덟 건의 서면이 오간 끝에 서울중앙지법 민사1003단독 재판부는 “B씨의 채무(약속)불이행으로 둘 사이의 계약이 해제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의 여행 경비 요구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대신 B씨가 어학원 비용에 위자료 300만원을 더해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물질의 유토피아, 정신의 디스토피아… 맨발의 청춘 울린 서울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물질의 유토피아, 정신의 디스토피아… 맨발의 청춘 울린 서울

    ‘2018년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는 이번 회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지난해 5월 12일 1회를 시작한 이후 매주 토요일 오전과 한여름 밤 그리고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총 35차례에 걸쳐 서울 전역을 샅샅이 훑었습니다. 서울미래유산을 중심으로 서울의 역사 현장을 두 발로 밟았고, 사연을 톺아보았습니다.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매회 정원 30명이 조기 매진됐고, 1회 평균 35명이 참석해 연인원 1225명이 서울미래유산과 함께했습니다. 투어는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배출한 서울도시문화지도사 17명이 해설자로 참여해 각양각색의 해설을 선사했습니다. 또 매회 투어 대상지의 역사적 맥락과 더불어 흥미진진 견문기, 서울미래유산 톡톡 등 3개 꼭지의 원고를 서울신문 지면에 실어 이해를 도왔습니다. 무료 답사프로그램으론 처음으로 오디오가이드시스템을 도입해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2019년에는 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5회 서울의 영화2(김기덕 감독의 ‘맨발의 청춘’)편이 지난해 마지막 주말인 12월 29일 중구 명동과 종로구 청진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에 모인 참석자 40여명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영락교회~명동예술극장~유네스코회관을 거쳐 옛 반도호텔 자리인 롯데호텔과 아이스링크가 설치된 서울광장을 순례했다. 영하 11도의 한파가 몰아친 현장답사에 이어 청진동 라이나생명 전성기캠퍼스에서 영화스틸을 이용한 영화 해설과 함께 일정을 마무리했다.●빛과 그림자 양극단이 공존하는 서울 “영화에서 서울을 읽겠다는 것은 영화에 일시적으로 재현된 수많은 서울의 역사를 긍정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불연속적인 단편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다. 서울이란 당위적으로 존재하는 관념의 장소가 아니라 우리 삶의 무한한 임시거처이며 그 삶들이 중층화되고 끊임없이 변경되는 현실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모더니티와 영화장치가 적극적으로 본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이다. …서울은 유일한 대안이자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라고 영화평론가 변재란 순천향대 교수는 ‘근대화 시기 한국영화를 통해 본 영화 안의 서울’이란 논문에서 영화도시 서울을 분석했다.문학작품 속 서울처럼 영화 속 서울 또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일제강점기, 전쟁과 분단의 비극과 참상 그리고 서울로의 인구집중, 근대화 및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무자비한 개발이 낳은 인간성 상실과 사회병리 현상을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은 물질적으로는 유토피아지만 정신적으로는 디스토피아이다. 빛과 그림자의 양극단이 공존하는 거대도시이다. “경험은 기억 속에서 엄격히 고정돼 있는 개별적인 사실들에 의해서 형성되는 산물이 아니라 종종 의식조차 되지 않는 자료들이 축적돼 하나로 합쳐지는 종합적 기억의 산물”이라는 도시연구가 발터 베냐민의 지적처럼 서울이라는 도시는 영화필름에 담긴 영상적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1960년대 한국영화계에서 영화 ‘맨발의 청춘’은 서울관객 25만명을 동원한 당대 최고의 흥행작이자 대중의 감수성을 대변하는 문화적 아이콘이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 4·19, 5·16이라는 미증유의 변혁기를 거치면서 외국영화에 빠져 있던 젊은이들을 한국영화 전용상영관으로 끌어 모은 청춘영화의 결정판이었다. 김기덕 감독은 ‘청춘영화의 기수’라는 칭송을 한몸에 받았다. 김 감독은 1961년 ‘5인의 해병’으로 메가폰을 잡은 뒤 1960~70년대 흥행보증수표로 통했다. 모교인 서울예대 영화과 교수,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이 영화를 빼고 한국의 대중영화를 말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아류작들을 배출했다. 1964년 아카데미극장에서 3·1절 특선영화로 개봉됐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60년대는 새마을운동과 남과 북의 체제 경쟁, 조국근대화의 계몽적 담론이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생을 젊은이의 대표적인 표상으로 내세운 여느 영화와는 달리 사회의 암적 존재인 깡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색달랐다. 시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불우한 개인사를 가진 두수를 통해 떠도는 젊은이의 억압된 열망을 보여 줬다. 그러나 일본영화 ‘진흙 속의 순정’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온 모방작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본문화의 유입이나 유행을 경계하는 부정적 시선이 엄연하던 때였다. 고아 출신의 불량배와 고위 외교관 자녀의 사랑이라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 설정과 지나치게 서구적인 소비문화, 동반자살을 택하는 극단적인 자유분방함은 허황된 낭만주의와 통속적이고 신파적이라는 혹평을 받았다.●신성일·엄앵란의 사랑의 불씨가 된 영화 신성일과 엄앵란이라는 당대 최고 청춘심벌을 결합시킨 작품이라는 영화 외적 측면도 무시 못 한다. 두 사람은 1962년 유현목 감독의 ‘아낌없이 주련다’에서 콤비를 이룬 뒤 정진우 감독의 ‘배신’에서 최초의 키스 장면을 선보였고, ‘맨발의 청춘’이 최고의 흥행작이 되면서 사랑의 감정에 불이 붙었다. 김 감독의 ‘동백아가씨’를 찍은 부산에서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은 1964년 11월 14일 세기적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가정교사’, ‘청춘교실’, ‘떠날 때는 말없이’, ‘학생부부’ 등 80여편에서 호흡을 맞췄다. 신성일의 본명은 강신영이다. 신성일을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시킨 신상옥 감독이 ‘뉴 스타 넘버원’이라는 영어를 한자 예명으로 지어줬다. 신성일은 자신을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자유인, 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삶을 산 로맨티스트라고 소개한다. 모두 506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60~70년대 청춘스타의 대명사였고, 한국영화배우협회 초대 이사장을 거쳐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영화에서 감초역을 맡은 아가리(트위스트 김)가 울면서 두수의 시신을 실은 리어카를 눈길 위에서 끄는 엔딩 장면에도 재미난 사연이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낳았고,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맨발이 나오는 장면이다. 그런데 눈을 찾아 대관령으로 간 촬영팀의 카메라에 잡힌 거적에 덮인 맨발의 주인공은 신성일이 아닌 제2 조감독이었다고 한다.●감독도 배우도 주제곡 부른 가수도 떠나고 두수라는 캐릭터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탄생했다. 신성일이 대한민국 최고의 멋쟁이로 여겼던 김두수 우석학원재단 이사장이다. 미국 배우 앤서니 퀸을 닮은 그에게 신성일이 전화를 걸어 “형, ‘맨발의 청춘’에 형 이름 써도 괜찮아?”라고 묻자 그는 “나야 좋지”라고 흔쾌히 허락했다. 두수는 뒷골목 사나이의 이름으로 어울렸다. 요안나란 이름은 세례명이다. 때 묻지 않은 고귀한 이름으로 뒷골목 사나이와 신분격차를 벌리는 역할을 했다. 주제곡도 히트했다.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 삼키며/밤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사랑만은 단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거리의 자식이라 욕하지 말라/그대를 태양처럼 우러러보는/사나이 이 가슴을 알아줄 날 있으리라” 첫 장면부터 짙은 페이소스가 풍기는 가수 최희준의 저음은 관객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유호 작사, 이봉조 작곡이다. 3·1절 기념작으로 개봉 일정이 잡힌 영화는 촬영기간 18일 만에 급조됐다. 편집기사 출신으로 편집의 명수였던 김 감독은 촬영 중반부터는 아예 녹음실에 틀어박혔다. 현장에서 찍어서 녹음실로 보내면 녹음실에서 편집해 가면서 녹음을 했다. 신성일은 “영화는 조감독 고영남과 나, 엄앵란 셋이 현장에서 만들다시피 했다. 시간이 없어서 어떤 일을 못한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맨발의 청춘’은 장고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었다. …엄앵란과는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지낸다. 가정의 즐거움을 같이 누리면서도 애정 문제만큼은 상대방의 의지에 맡기고 구속하지 않는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우리나라 현실에서 미래의 부부상을 일찌감치 실천하는 셈이다”라고 자서전에 썼다. 김 감독은 2017년 9월, 가수 최희준은 2018년 8월, 신성일은 2018년 11월 각각 별세했다. 한시대가 저물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부천시, 지하철 7호선 관련 소송 3건 완승… 총 650억원 세수확보 효과

    부천시, 지하철 7호선 관련 소송 3건 완승… 총 650억원 세수확보 효과

    경기 부천시가 대림산업 등 3개 건설사를 상대로 한 400억원대 지하철 7호선 입찰담합 손해배상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2일 부천시에 따르면 지난 12월 27일 대법원은 부천시와 서울시가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지하철 7호선 입찰담합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 소멸시효 완성으로 피고의 손을 들어준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시는 400억원에 달하는 소송금액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 2004년 대림산업 등 3개 건설사와 지하철 7호선 온수~상동 연장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다 2010년 7월 원고 측은 이들 건설사를 상대로 입찰담합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27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70억 중 부천시가 97.2.%, 서울시가 2.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심에서는 지방재정법상 5년 소멸시효를 인정해 원고 측이 일부 승소했다. 2심에서는 소멸시효 5년이 경과된 것으로 보아 부천시 등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계약 상대방에게 지급할 공사대금 범위와 계약의 이행기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정된다”며 지난 간접공사비 소송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8.10.30. 선고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를 인용하면서 “각 연차별·계약별로 원고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일을 각각 판단했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승표 교통사업단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부천시는 공사대금 소송과 간접공사비 청구소송, 입찰담합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지하철 7호선과 관련된 3건의 소송에서 모두 이겨 모두 650억원에 달하는 세수를 확보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신파라 해도 상관없어요 그만큼 아픈 시대였으니”

    “신파라 해도 상관없어요 그만큼 아픈 시대였으니”

    처음부터 주인공 유해진 정해놓고 각본 써 최초 국어사전 만드는 이들 13년간의 노력 실제 사건 모티브… 자연스럽게 눈물 나죠 슬프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요“일제강점기, 그 서슬 퍼런 시대에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국어사전을 만드는 데에 함께했습니다. 그 사람들 마음이 어땠을까, 하는 고민을 하며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오는 9일 개봉하는 ‘말모이’는 ‘택시운전사’ 각본을 쓴 엄유나(40) 감독 첫 영화다. ‘말모이’는 주시경 선생이 1911년 시작했지만, 미완성으로 남은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가리킨다. 1945년 9월 8일 경성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2만 6500여쪽의 원고가 발견됐는데, 영화는 이전 13년 동안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노력을 재구성했다. “2년 전 EBS의 ‘지식채널e’에서 본 5분 분량 영상을 보고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는 엄 감독은 이후 관련 서적은 물론, 한글학회(구 조선어학회) 자료를 모두 읽고 직접 학회를 찾아 자문해 가며 각본을 썼다. 당시 조선어학회가 말을 모으려고 잡지에 광고를 내고, 전국에서 수많은 답장을 받은 일 등 역사적 사실에 인물과 이야기의 살을 붙였다. 엄 감독이 각본에 이어 메가폰까지 잡은 영화는 까막눈인 ‘김판수’가 조선어학회에서 일하며 겪는 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특히 주인공 판수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은 영화를 살아 있게 만든다. 낫 놓고 기역도 모르던 그는 사전 제작을 도우며 점차 바뀌어 간다. 능청스러운 연기부터 눈물 쏙 빼는 연기까지, 영화를 보다 보면 유해진이 아닌 다른 배우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유해진씨를 주인공으로 정해 놓고 각본을 썼어요. 배우를 정해 놓으니 각본 쓰기가 수월했을 정도였죠. 주인공 판수는 성장하는 인물이자, 변화의 폭도 큰 인물입니다. 배우 유해진의 힘을 믿었고, 그 결과 역시 만족할 만큼 나왔습니다.” 판수의 상대역으로는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 윤계상이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을 맡아 열연한다. 앞선 모습과 달리, 그는 영화에서 진중한 지식인으로 등장한다. “현장에서 윤계상씨에게 ‘실제 본인 모습대로만 해 달라’고 주문했어요. 계상씨는 실제로 선하고 예의 바르고, 끈기 있는 사람입니다. 굳이 센 역할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연기도 아주 좋았습니다. 촬영 끝나고서도 ‘류 대표님’ 하고 부르고 있어요.(웃음)” 2명의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조선어학회 사람들, 판수의 가족들과 동료들이 영화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초반 웃음 가득한 장면이 이어지다 일제의 탄압이 점점 심해지며 막판에 눈물, 콧물을 쏙 빼놓는다. 앞서 택시운전사 때도 그랬듯 “너무 신파적이다”라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엄 감독은 “신파라고 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제강점기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자연스러운 결말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아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니 만큼, 오히려 울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격렬한 액션 없이,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없이 오로지 담백한 이야기만으로 관객에게 통할 수 있을까. 엄 감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온기가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거래처 여직원에게 성적 불쾌감 준 발언… 법원 “사내 성희롱과 달라 해직은 부당”

    거래처 직원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 처분을 내리는 건 과도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직적 지위를 이용한 사내 성희롱과 같은 범주에 놓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 한창훈)는 한 신용카드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6월 거래처 여직원 B씨와 업무미팅 및 점심식사를 하면서 19금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30대 초반 여성이 성적·외모적으로 자기만족도가 높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 B씨는 부서장에게 A씨와 있었던 일을 보고하면서 담당자 교체를 요구했고, 이 내용을 전달받은 카드사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A씨 징계 해직을 의결했다. 재판부는 “성적으로 나쁜 의도를 품거나 불쾌감을 유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A씨가 B씨에 비해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부적절한 언행이 일회적인 것에 그친 점 등에 비춰 해직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판빙빙, 19살 어린 남동생 ‘사생아 논란’…법원 판결 나왔다

    판빙빙, 19살 어린 남동생 ‘사생아 논란’…법원 판결 나왔다

    중국 최고 여배우 판빙빙의 사생아 출산 논란이 중국 법원 판결에 따라 종지부를 찍었다. 중국 법원은 최근 여배우 판빙빙의 사생아로 알려졌던 판승승(范丞丞)의 관계에 대해 ‘남매 지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현지 유력언론은 일제히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판빙빙과 그의 사생아로 알려졌던 판승승은 남매 사이로 확인됐으며, 이들 두 사람에 대해 사생아 논란을 일으킨 일부 네티즌들에 대해 6만 위안(약 1천 1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 온라인 상에서는 여배우 판빙빙과 그의 남동생 판승승은 무려 19살이라는 나이차이로, 판빙빙이 19~20세 무렵 그를 출산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글들이 공유된 바 있다. 판승승의 친모일 것으로 네티즌들에 의해 추측됐던 판빙빙은 1981년생인 반면 판승승은 2000년 출생자다. 더욱이 네티즌들에 의해 판승승의 친부로 지적된 남성은 중화권 유명 배우 홍금보였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판승승이 출생하기 1년 전 판빙빙은 배우 홍금보와 함께 약 10개월에 걸쳐서 작품에 출연했던 것이 알려지면서 해당 소문은 기정 사실화 되는 양상이었다. 반면 해당 논란에 대해 판빙빙은 수 차례 현지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 의혹이 진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악성 댓글을 게재한 네티즌을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현지 법원은 ‘판승승은 홍금보와 판빙빙 사이의 사생아’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네티즌과 악성 댓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한 이들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 원고 판빙빙의 명예를 침해한 사건이라고 판결했다. 법원 측은 판빙빙과 판승승은 엄연한 남매 사이이며, 판승승은 그의 친부 판타오와 친부 관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판타오(范涛)는 판빙빙의 친부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사건에 대해 ‘판승승과 판빙빙의 남매 관계가 법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보도, ‘사생아 루머’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고소인 판빙빙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명예를 되찾을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악성 루머를 방치하지 않고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상사에 “계속 일할 생각 없다”…사직 의사 아냐

    상사에 “계속 일할 생각 없다”…사직 의사 아냐

    직원이 상사에게 “계속 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도 사직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유진현 부장판사)는 피트니스센터 운영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오늘(1일) 밝혔다. 이 피트니스센터의 헬스 트레이너인 B씨는 2017년 7월 직원회의 석상에서 A씨로부터 평소 근무시간에 업무와 무관한 자격증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질책을 받았다. 이에 A씨가 “계속 트레이너를 할 생각이 있느냐”고 추궁하자 B씨는 “계속 트레이너를 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후 A씨는 “근무시간에 사적인 업무를 보고도 반성하지 않고, 회의 석상에서 퇴사 의사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권고 퇴직 처분을 할 것이며 퇴직 요청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자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의 발언은 피트니스센터를 그만두겠다기보다는 향후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계속 유지할 생각은 없다는 취지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A씨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B씨를 해고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동료 직원들이 A씨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이들이 A씨의 영향 하에 있어 B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기 어렵다고 토로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B씨와의 근로계약 종료가 일방적 해고인 만큼 구체적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미리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고 퇴직을 받아들이라 요구한 통보서에 일부 사유가 적혀 있기는 하지만, A씨의 입장만 대략적으로 기재돼 있어 근로자 입장에서 해고의 원인인 구체적 비위사실이 무엇인지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정은 신년사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의향”

    김정은 신년사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의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조선중앙TV를 통해 2019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히 만족한다며 판문점공동선언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남측 기업인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민족의 명산을 둘러볼 수 있도록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외부로부터 전략자산과 전쟁장비 반입, 외세와의 합동군사훈련을 반입을 완전히 중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관계에 대해서도 지난해 획기적인 전환의 토대가 만들어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거듭 피력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길 기대했다. 김 위원장은 “고질적인 협상 태도를 버리고 서로 존중하며 공정한 제안을 내놓고 올바르게 협상하면 조미관계도 북남관계처럼 대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미국이 국제사회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인 강요만 한다면 우리도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올해가 7년째다. 신년사는 약 30분간 이어졌다.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걸린 서재를 배경으로 소파에 앉은 김 위원장은 양복 차림이었다. 손에는 여러 장의 원고를 들고 있었지만 앞쪽의 프롬프터를 읽으며 신년사를 읽어나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심사평] 30장 안팎, 한 문장도 허투루 안 써… ‘목숨과 성장’ 의미 성찰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심사평] 30장 안팎, 한 문장도 허투루 안 써… ‘목숨과 성장’ 의미 성찰

    동화는 산문 장르지만 의미의 함축성과 언어의 리듬감이라는 면에서 소설보다 시에 더 가까운 장르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단편동화를 쓸 때는 낭비되는 문장이 없도록 정확하고 신중하게 문장 하나하나를 아껴 써야 한다.응원해주고 싶은 투고작들이 많았지만 이런 단편동화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쓴 작품은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 원고 분량이 적다고 해서 담아낼 수 있는 세계와 의미의 폭발력까지 작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총 161편의 투고작 중 최종 논의한 작품은 모두 4편이었다. ‘먼지’는 2인칭 특징을 활용해 내밀하고 촉각적 감각이 느껴지는 문장으로 시각장애아의 이야기를 그려낸 점이 돋보였다. 하지만 시각으로 세상을 감각하는 어른의 시각이 군데군데 남아 있어 아쉬웠다. ‘뿌리의 열대야’는 일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근간이라 하면서도 정작 그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회적 모순을 그린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기층 서민 삶을 전형적으로 그린 것이 아쉬웠다. ‘껍질’은 놀라운 반전의 묘미가 있는 작품으로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감동을 준 작품이다. ‘마지막 여름방학’은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이지 않아 원고지 30장 내외의 분량 속에서도 신화적 공간을 창조하고, 그 속에서 목숨과 성장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두 작품 모두 짧은 이야기로도 죽음과 생명,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너끈히 넘나드는 동화의 특질을 잘 발휘했다. 그래서 우리는 ‘껍질’과 ‘마지막 여름방학’을 놓고 긴 시간 토론을 했다. 최종적으로 어린이의 삶과 더 밀접하고, 의미의 층위가 더 두터운 ‘마지막 여름방학’에 손을 들어주었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응모자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 원장 자녀 채용해 보조금 환수조치 받은 어린이집…법원 “고의성 없어”

    원장 자녀 채용해 보조금 환수조치 받은 어린이집…법원 “고의성 없어”

    ‘어린이집 친인척 보육도우미 채용 금지’ 규정을 어기고 딸을 보육도우미로 채용 했더라도, 보조금 부당 수령 고의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 영업 정지 처분은 과도한 행정 제재로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친딸을 보육도우미로 채용해 부과받은 보조금 217만원을 기한 내 납부하지 않아 어린이집 1년 운영정지 처분을 받은 서울 서초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친인척 보육도우미 채용 금지 규정을 미처 몰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지난해 처음 서울시 보조금을 수령했는데, 지난해 서울시 사업계획서엔 원장 친인척 채용시 보조금 지급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빠져 있었다”면서 “보육도우미를 친인척 중 채용해 보조금을 수령하는 게 규정위반 인 줄 몰랐다는 원고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의 딸은 실제 보육도우미로 일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서울시에 인사기록카드를 제출할 때 딸을 보육도우미로 채용했다는 점을 사실대로 기재하는 등 친인척 관계라는 점을 숨기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11년부터 A씨가 운영한 어린이집은 지난해 서울시 보조교사·보육도우미 지원 어린이집으로 선정됐다. 서초구는 A씨의 친인척 채용 관련 규정 위반을 확인, 지난해 12월 보조금 217만원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A씨가 보조금을 반환하지 않자 서초구는 지난 7월 어린이집 1년 운영정지 처분을 내렸고, A씨는 보조금 반환 명령 및 운영정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아들이 실거래자” 과거 진술에도 법원은 “부친이 실거래자”...결국 과세 처분 취소

    “아들이 실거래자” 과거 진술에도 법원은 “부친이 실거래자”...결국 과세 처분 취소

    차명으로 이뤄진 부동산 거래에서 양도소득세가 발생해도 계약서에 이름을 빌려준 명의수탁자에게는 납세 의무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런데 과거 이 판결 대상이 된 거래를 다룬 형사사건에서는 명의수탁자가 자신이 실거래자라고 주장해 처벌을 피한 적이 있었다. 동일한 부동산 거래를 놓고 행정법원과 검찰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놓은 셈이다. 이에 따라 세무당국 등이 어떤 추후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김선영 판사는 신용불량자였던 부친의 상가 매매에 명의를 빌려줬다 양도소득세를 부과 받은 A씨가 지역 세무서장을 상대로 “양도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세무당국은 2010년 1억 9800만원에 낙찰받은 상가를 5년 뒤 3억 8000만원에 판 계약서를 쓴 A씨에게 양도소득세 4642만원을 고지했다. 김 판사는 “사업자 등록이나 대출금 이자 납부를 부친이 주도했고, A씨는 계약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임대수익도 부친이 가져갔다”며 부친을 실소유자로 봤다. 이어 “명의수탁자에 불과한 A씨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건 실질과세 원칙에 위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낙찰 1년 뒤인 2011년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진행된 검·경찰 수사에서 A씨 부자는 아들이 실소유주라는 주장을 폈다. 아버지는 “가격이 괜찮게 상가 경매가 나왔길래 아들에게 소개해줘 낙찰받은 것”이라고, 아들은 “아버지 소개를 받고 가보니 좋아보여 아버지에게 (경매) 위임장을 써드려 낙찰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된 상가를 검찰은 아들 것으로, 행정법원은 아버지 것으로 본 셈이다. 행정재판 과정에서 A씨의 법정 주장이 과거 검찰 수사 때 주장과 바뀐 것과 관련, 김 판사는 “A씨와 부친이 수사기관에서 명의신탁 관계를 부인한 사실이 있더라도 이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거짓 진술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사정 만으로 상가에 관한 실질적인 지배·관리·처분권이 A씨에게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작은 힘 모아 사회적 약자 지원…소송비용 모금 ‘크라우드 펀딩’ 일본에서 확산

    작은 힘 모아 사회적 약자 지원…소송비용 모금 ‘크라우드 펀딩’ 일본에서 확산

    일본에서는 지난 10월 ‘리갈 펀딩’이라는 이름의 크라우드 펀딩(어떤 목적을 위해 일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 사이트가 출범했다. ‘당신의 지원이 사회를 바꿉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리갈 펀딩은 영어 명칭 그대로 재판 등에 필요한 소송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사이트다. 공익적인 성격의 재판에 필요한 비용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3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약자의 권익 찾기와 같은 사회적 이슈 관련 재판에서 대중들이 힘을 모아 소송을 지원하는 크라우드 펀딩이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다.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도 돈이 없어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거나 중도에 소송을 취하하는 등 서민에게 과도하게 높은 법의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 보자는 목적이다. 리갈 펀딩이 참여한 첫 번째 사건은 올 3월 발생한 걸그룹 ‘사랑의 잎 걸스’ 멤버 오모토 호노카(사망 당시 16세)의 자살과 관련해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이다. 오모토의 유족은 “과도하고 가혹한 노동환경과 처우가 자살의 원인”이라며 소속 연예기획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기획사 등 피고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무료 변론에 나선 변호사들의 교통비 등 300만엔(약 3000만원) 모금을 목표로 캠페인이 시작돼 현재까지 378명으로부터 약 200만엔이 모였다. 여자 수험생들에게 불리한 성적조작을 한 도쿄의과대학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목표는 250만엔이었지만 현재까지 약 680만엔이 모였다. 리갈 펀딩을 주도하고 있는 모치즈키 히로무 변호사는 “돈이 없어 재판을 포기하는 사람을 줄이고 싶었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그는 “공익성이 큰 사회문제에 관한 소송은 장기화돼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원고 측이 중도에 소송을 취하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제적 약자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 놀이기구 타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남자…유가족 소송

    美 놀이기구 타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남자…유가족 소송

    유명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를 타다 사망한 남자의 유가족이 회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과테말라 출신의 호세 칼데론 아라나의 유가족이 이달 초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2년 전인 지난 2016년 12월 10일 발생했다. 당시 38세의 호세는 아내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유니버설의 인기 놀이기구인 스컬 아일랜드(Skull Island: Reign of Kong)를 탔다. 그러나 탑승 후 몸 상태가 좋지않은 것을 느낀 호세는 벤치에 앉아 쉬었으나 곧 쓰러져 사망했으며 사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졌다.이번에 유가족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사전에 이 놀이기구에 대한 위험성을 영어를 모르는 관광객도 알 수 있도록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놀이기구에는 영어로 노약자나 임신부, 심장질환자는 탑승에 주의하라는 경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측 소송 대리인 측은 "유니버설 테마파크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면서 "원고의 경우 스페인어만 알기 때문에 영어로 된 경고문구를 읽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충분한 사전 경고를 하지않은 유니버설 측에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유니버설 측은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대법 “KT, ‘고객 정보유출 사고’ 책임 없다”

    대법 “KT, ‘고객 정보유출 사고’ 책임 없다”

    대법원이 2012년 발생한 KT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회사의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은 28일 KT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고 피해자 342명이 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또 원고 청구를 일부 인용한 원심판결은 파기·환송했다.  이는 지난 2012년 870만명의 KT 가입자 개인정보가 해킹당해 통신판매에 활용된 사고를 둘러싼 판결로, 당시 2명의 해커가 고객정보를 몰래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KT는 5개월간 개인정보유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안전대책과 보안 의식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피해자 중 341명이 KT를 상대로 “이 사건 정보유출사고로 개인정보통제에 관한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면서 위자료로 각 50만원을 지급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KT의 책임이 일부 인정됐다. 1심 재판부는 KT가 서비스 제공자로서 개인정보 누출 방지를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1인당 1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KT가 개인정보 유출방지에 관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KT에 책임이 없다고 봤다.  이날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KT가 개인정보처리시스템의 개인정보 처리 내역 등에 관한 확인.감독을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 100명이 KT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의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남의 가방 해진 것만 봐도 슬프지만, 에둘러서… 타인의 슬픔 어루만지다

    남의 가방 해진 것만 봐도 슬프지만, 에둘러서… 타인의 슬픔 어루만지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박 준 지음/문학과지성사/115쪽/9000원‘아랫집 아주머니가 병원으로 실려 갈 때마다 형 지훈이는 어머니, 어머니 하며 울고 동생 지호는 엄마, 엄마 하고 운다 그런데 그날은 형 지훈이가 엄마, 엄마 울었고 지호는 옆에서 형아, 형아 하고 울었다’(시 ‘연년생’) ‘어머니 어머니’하며 성숙한 줄 알았던 형은 결정적 순간엔 ‘엄마’ 하고 울었다. 만날 엄마만 찾던 동생은? 이번엔 형을 찾았다. 슬프다. 사무치도록 슬프다.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쓴 슬픔 공부학자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쓴 발문 때문인지 슬픔이 더욱 구체화된다. 박준의 새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다.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시인은 ‘왜 이렇게 슬프냐’는 질문에 “시 쓰기라는 행위가 슬픔을 잘 보내는 일 같다”라고 답했다. 남들보다 오래 기억하는 슬픔을 어느 순간에는 ‘쓴다’라는 행위를 통해, 그제서야 보내준다는 것. “제 천 가방이 찢어져 실밥이 뜯어져 있어요. 지하철을 탔는데 옆에 있는 분도 가방이 해진 거예요. 그런 거 보면 슬프거든요. 무심코 보더라도 그것을 보고 남은 이야기를 채워 나가는 게 제 일인 거 같아요.”‘우리가 함께…’는 예정보다 출간에 2년이 더 걸렸다.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가 11만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16만부 등 전작들이 워낙 히트했던 탓일까. 첫 시집도 발문을 쓴 고 허수경 시인이 ‘더 엄격한 시집 원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1년을 묵혔었다. “제가 그렇게 시를 많이 쓰지 않은 것도 있지만 원고의 편수는 다 찼는데, 허수경 선배가 저한테 했던 것처럼… 불안의 산물인 듯, 심중의 결과물인 듯 시집을 내는 마음이 조심스러웠어요.”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이 감사하지만 문학적으로 좋은 시를 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렇게 낸 시집은 초판만 3만부에 현재까지 5만부가 팔렸다. 이번 시집에서는 ‘슬픔’ 중에서도 ‘나’보다는 타인의 슬픔에 집중했다는 게 시인의 설명이다. 시집 제목이 담긴 시 ‘장마-태백에서 보내는 편지’ 같은 데서 ‘갱도에서 죽은 광부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식이다. 그러나 굳이 전작들과의 차이를 따지는 건 의미 없는 일 같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울어도 된다고 했던 그 감성은 그대로 이어지니까. “학교 다닐 때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너는 왜 만날 이런 시만 쓰냐’ 그래서 다른 시를 써 갔더니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게 자기 잘하는 거 두고 딴 거 하는 놈’이라고.” 박준의 시어(詩語)는 보통 사람에게서 온다. “쥐어뜯으면서 쓰는 말도 있지만 별 생각 없이 한 말인데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말이 있어요. 별거 아닌 말인데 이 말은 어떤 문장을 만나면 말보다 훨씬 커지겠구나, 하는 것들.” 그런 말들을 가만가만 굴려 가며 만드는 게 그의 시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노래도 안 나오는 이어폰을 끼고서 가만히 타인의 소리를 수집한다는 그다. 문 닫은 식당을 보고, 남의 가방 해진 거 보고도 슬프면 ‘진지충’ 소리 딱 듣기 좋은 시대. 그런 시대에 왜 시인의 시가 흥할까. “누구에게나 진지가 있어요. 근데 그게 너무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 진지충 소리를 듣죠. 너무 급격하게 심해로 내려오거나 갑자기 올라오면 탈이 나잖아요? 그러지 않게 빙빙 돌면서 어떤 감정의 심연으로 가는 것. 공교롭게도 제 문장이 그런 식이네요?”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며 에둘러 말하는 것, 그것이 사람들이 박준의 시를 찾는 이유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법원 “고교 수준 넘는 문제 낸 연대, 신입생 모집정지”

    대학별고사에서 2년 연속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한 연세대가 35명 모집정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는 연세대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모집정지 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육부는 2016학년도 연세대 대학별고사에서 고교 과정의 수준을 벗어난 문제 5개가 출제됐다면서 1차 시정명령을 내렸다. 연세대는 시정명령에 따라 2017학년도 이행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교육부 측은 2017학년도 연세대 대학별고사에서도 7개 문제가 고교 수준을 넘어 출제됐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연세대가 2년 연속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했다며 2019학년도 신촌캠퍼스 자연계열 등 34명, 원주캠퍼스 의예과 1명 모집정지 처분을 내렸다. 연세대는 재판에서 1차 시정명령에 따라 이행계획서를 제출했고, 대학별고사 문항은 모두 고교 수준에서 출제됐으며 중대한 사안도 아니라며 교육부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연세대 측 주장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행계획서 제출은 재차 법을 위반하지 않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적 성격을 지닐 뿐”이라면서 “1차 시정명령을 받고도 재차 고교 수준을 벗어나는 문제를 출제한 건 시정명령 불이행”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행법으로 정한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에서 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고교 수준을 벗어났다고 판단했다”면서 “교육 공무원, 고교 교장·교감,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위원회의 두 차례 추가 심의에서도 전원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개별 문제 수준도 분석하며 대체로 “선행학습 여부에 따라 문제해결 능력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9학년도 연세대 입학정원에는 모집정지 처분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4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기 때문이다. 기존 가처분의 효력은 다음달 5일부로 소멸될 예정이지만 연세대가 집행정지를 재청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연세대는 선고가 내려진 지난 21일 즉시 항소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 “다스 직원에 밀린 임금 줘야”… 통상임금 소급 적용

    “이익잉여금 2151억원” 사측 주장 기각 “장부상 이익 외 적립 재산도 고려해야”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임금 누락분과 관련해 회사의 추가부담이 크지 않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이유로 추가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또 나왔다. 회사 추가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판정할 때 장부상 이익뿐만 아니라 회사에 쌓아 둔 이익잉여금 규모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도 재확인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는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직원 3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 법정수당·중간정산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27일 확정했다. 상여금, 퇴직금과 각종 수당을 정산하는 기준인 통상임금의 조건은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소송’ 판례로 정립했다. 명절처럼 매년 비슷한 시기에 지급되는 ‘정기성’, 모든 직원에게 지급되는 ‘일률성’, 업적·근무시간 평가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고정성’이 충족되면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 통상임금 기준 변화 뒤 각종 수당 금액에 변동이 생길 뿐 아니라 근로자는 앞서 지급받은 3년치 수당도 재계산해 회사에 청구할 수 있게 됐는데, 대법원 판례는 여기에 ‘신의칙’ 단서를 달았다. 임금 누락분을 한꺼번에 지급하느라 회사 경영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한해 회사가 누락분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후 사측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누락분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잇따랐고 다스도 이 흐름을 따랐다. 하지만 1·2심은 “2013년 기준 다스 사내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2151억원에 달했고, 그때까지 3년간 매출과 이익이 증가 추세였다”며 사측 주장을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 3부는 이날 보쉬전자 근로자 57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 청구 소송은 파기환송했다. 이 재판 역시 신의칙 인정 여부가 쟁점이었지만 대법원은 또 다른 쟁점인 휴일근로 수당에 대한 부분을 우선 심리해 파기했다. 전합 판례는 “1주 40시간을 초과해 이뤄진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해당하지 않아 휴일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중복 지급할 수 없다”고 규정했는데, 판례 성립 전 결론을 냈던 원심이 판단을 다르게 했기 때문이라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단독]서지현 검사 미투운동에 “검사 품위유지의무 위반” 황당 소송

    [단독]서지현 검사 미투운동에 “검사 품위유지의무 위반” 황당 소송

    한 여성이 자신이 고발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를 징계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이 여성은 서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고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점 등이 검사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성용)는 박모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검사징계 이행청구 등 소송을 각하한다고 판결했다. 각하는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소송절차상 부적법한 사유가 있을 때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다. 박씨는 지난 2013년 사기를 당했다며 김모씨 등 3명을 사기 및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와 심모씨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공소권없음 처분으로 결론냈다. 당시 담당 검사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근무하던 서 검사였다. 박씨는 지난 2월 법무부에 “서지현 검사가 200억대 사기꾼 일당인 피의자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고 오히려 김모 검사가 나를 무고로 재판에 넘겼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서 검사와 김 검사를 직무유기로 처벌해 달라”고 민원을 냈다. 이어 4월에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법무부는 서지현 검사에 대한 징계를 이행하라”는 의무이행심판까지 청구했지만 6월 각하됐다. 그러자 박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서 검사가 2013년 6월 김씨 등 피의자들을 불기소 처분한 뒤 김씨가 안심하고 약 1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타인에게 매도했고,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그 과정에서 김씨를 상대로 약정금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민사소송에서 이겼지만 이미 때가 늦어 재산적 피해를 회복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국민에게 재산적 피해를 입힌 서 검사가 자신의 상관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며 미투 운동을 한 것은 검사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데도 법무부는 서 검사에 대한 징계처분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씨가 서 검사의 징계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박씨의 소송제기가 법률상 요건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징계는 검사의 비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검찰총장의 청구에 의해 징계절차가 개시되고 법무부 내 구성된 검사징계위원회 심의에 따라 징계 의결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검사징계법에서 고소사건의 고소인 등에게 검사의 징계를 요구할 어떠한 권리도 규정하지 않고 있고 달리 원고에게 검사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인정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하루 5시간 알바 퇴직금 받아야…마신 커피값은 안 내도 돼”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하루 5시간 알바 퇴직금 받아야…마신 커피값은 안 내도 돼”

    #원고 vs 피고 “아르바이트 퇴직금·연차수당 달라”는 최모(30)씨 vs “초과임금·커피값 토해내라”는 점주 김모(61·여)씨.●알바생 “연차수당 등 517만여원 못 받아” 2015년 1월 1일부터 지난 3월 1일까지 서울의 한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최씨는 퇴직금 357만여원과 연차수당 159만여원, 총 517만여원을 받지 못했다며 6월에 소송을 냈습니다. 앞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넣어 점주는 검찰 조사까지 받았죠. 3년을 일하고 그만둘 때도 별말이 없다가 석 달 뒤 갑자기 신고를 당하니 김씨도 감정이 상했고, 맞소송(반소·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내는 소송)을 냅니다. ●점주 “일하면서 몰래 커피 마셔” 고발 김씨는 최씨가 1155일간 일했고 총 2630만여원의 급여를 받았는데 여기엔 매일 30분의 휴게시간에 대한 임금(234만여원)도 포함됐으니 초과 지급분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또 최씨가 매일 1~2잔의 음료를 몰래 만들어 마셨다며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는데요. 배상액은 지난해 4월부터 매일, 가장 저렴한 에스프레소를 한 잔씩 마셨다고 가정해 79만 5600원으로 정했습니다. ●‘휴게시간 30분’ 핵심 쟁점으로 1원 단위까지 쪼개 치열하게 맞붙은 재판의 쟁점은 최씨의 근무시간이었습니다. 급여와 퇴직금 등이 모두 하루 5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기 때문이죠. 최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했고 휴게시간은 없었다”고 했고, 김씨는 “손님이 없을 때 틈틈이 쉴 수 있었다”고 맞섰죠. 근로기준법에 따라 4시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 30분 이상의 휴식을 주지 않으면 사용자는 처벌받게 됩니다. 재판 후반부에 김씨가 낸 알바생들의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이 ‘7:30~13:00’, ‘12:30~18:00’ 등 모두 휴식 30분을 포함한 5시간 30분으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최씨가 “허위”라고 주장했고 김씨는“황당한 주장”이라며 맞받았습니다. ●법원 “휴게시간 제외 5시간 근무 맞다” 결국 최씨의 근무시간은 5시간으로 인정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3단독 재판부는 “김씨 주장이 맞다 해도 최씨의 하루 근로시간이 5시간인 점에는 변함이 없다”며 김씨가 517만여원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초과 지급된 임금은 없다고 봤지요. ‘커피값 소송’ 역시 “하루 한 잔의 커피를 마셨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랑도 명성도 잃은 대형교회

    사랑도 명성도 잃은 대형교회

    명성교회 사태 예장통합 분열 위기감 사랑의교회 대법원 판결 두고 불안감 성탄절인 25일 전국 교회와 예배당에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도가 종일 이어졌다. 예수가 실천했던 사랑과 평화를 되새기자는 목소리도 비등했다. 하지만 그 요란한 다짐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교회의 욕심과 독선이 부른 일탈 때문이다. 특히 성탄 시즌과 세밑 개신교계의 큰 그늘은 두 대형교회에 짙게 드리워진 느낌이다. 부자세습 논란에 휩싸인 명성교회와 담임목사 자격을 둘러싼 내홍을 앓는 사랑의교회. 두 교회의 갈등은 노회와 교단 분열로 이어져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성탄절, 교회의 욕심과 독선에 눈총 명성교회 사태는 개신교계의 위기감을 최고조로 올려놓고 있다. 지난 9월 명성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103회 총회에서 김삼환 목사와 아들 김하나 목사 세습의 부당함이 천명된 뒤 명성교회 세습 쪽에 힘을 실어 준 총회재판국 국원이 전원 교체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서울동남교회의 세습 재심청구를 받아들인 재판국이 재심을 개시했지만 답보 상태다. 특히 서울동남노회와 예장통합 측 목사·장로의 일부가 명성교회 세습 쪽으로 기우는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 결국 기독교인 250여명이 모인 명성교회세습철회를위한예장연대(예장연대)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103회 총회 결의 이행 촉구대회’를 열었다. 대회 참석자들은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총회 결의를 역행하는 인사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재판국에 대해 재심 재판을 신속히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 목사는 “예장통합 산하 교회와 노회가 불법과 불의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총회가 불법을 묵과하고 편법으로 명성교회 편을 든다면 뜻 있는 교회와 노회가 모두 저항해야 하며 불복종, 불협조 운동을 벌여서라도 이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목사 세습 어떤 결론 나도 후폭풍 이에 대해 세습 찬성 측은 김하나 목사 청빙이 정당하다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지난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예장 통합 정체성과 교회수호 연대’(예정연) 창립총회는 그 신호탄이다. 사실상의 맞불집회와 대항 단체 발족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103회 총회는 여론에 편승해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인 특정 교회의 자유를 훼방하고, 교단의 헌법과 규칙 및 절차를 유린한 총회였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으로 공천된 총회재판국원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자격 없는 자들에 의한 법률요건 위반으로 각하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로선 총회재판국 재심이 어떻게 귀결될지 안갯속에 빠져 있다. ‘세습 불가’ 쪽으로 결정돼도 ‘교단 탈퇴 불사’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명성교회 측의 강경한 입장이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예측 불허의 상태다. ●오정현 목사 자격 두고 법과 싸우는 교회 오정현 담임목사의 자격 논란에 휩싸인 사랑의교회 사태도 결말을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분란상을 띠고 있다. 오정현 목사 자격 시비는 해묵은 논란거리였다. 그러다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4월의 원심을 깨고 “오 목사가 교단이 정한 목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돌려보낸 판결을 받아들이면서 사태가 종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랑의교회 측의 대응이 만만치 않다. 사랑의교회가 소속된 예장합동 헌법에 따르면 목사가 되기 위해선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후 강도사고시에 합격하고 1년 이상 교역에 종사한 후 목사고시에 합격해야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일반 편입이면 목사고시까지 합격해야 목사가 될 수 있고 편목편입이면 강도사고시 합격만으로 목사 자격이 생긴다. 총회와 소속 노회는 오정현 목사가 편목과정을 거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편목과정이 아닌 일반편입으로 간주했다. 국내 목회를 위해선 처음부터 다시 목사안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의교회는 즉각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오정현 목사 직무정치가처분신청 심리는 1차로 종결됐으며 재판부는 27일까지 추가 서면자료를 받은 뒤 결론짓기로 했다.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오정현 목사는 당회장과 담임목사 자격이 박탈된다. 명성교회와 마찬가지로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의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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