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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비핵화, 남북관계보다 뒤처져선 안돼”… 속도조절 우회 압박

    폼페이오 “비핵화, 남북관계보다 뒤처져선 안돼”… 속도조절 우회 압박

    ‘2인용 자전거’ 표현 쓰며 병행과정 강조 AP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시기상조”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 관계 진전보다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가 공식 출범시킨 워킹(실무)그룹 첫 회의 직후에 나온 이번 발언은 남북 관계의 속도조절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미 정부는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라는 점에 대해 우리와 한국 간에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두 나라가 서로 딴소리를 하고, 서로 알지 못하거나 생각을 전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각자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수 있는 과정을 공식화하는 워킹그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그것들(비핵화와 남북 관계 증진)이 나란히,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2인용 자전거로, 중요한 병행과정으로 보고 있다. 워킹그룹은 이런 방식을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특히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 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원한다는 것을 한국 측에 분명히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남북 관계 속도조절론 발언은 한국에 대한 ‘경고성’ 의미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해석했다. AP통신은 “미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과 휴전선 최전방 경비 초소 일부 폭파 등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은 아직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할 때까지 제재 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도 강조했다. 한·미 워킹그룹 참석을 위해 방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특파원들에게 “북·미가 고위급회담 일정을 잡기 위해 물밑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를 최대한 빨리 선정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는 한·미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워킹그룹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남북 철도 공동조사 강력 지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미국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한 지지’(strong support)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 고수 방침에 막혀 제자리를 맴돌던 남북 철도 연결 사업 등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에 일정 부분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은 지난 10월 고위급회담에서 경의·동해선 철도 북측 현지 공동조사를 10월 말~11월 초에 착수하고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대북제재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한·미 협의가 이어지면서 일정이 순연됐고, 고위급회담의 다른 합의 사항이었던 산림 협력 등도 대북제재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철도 연결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며 “철도는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사소한 문제가 남아 있는데, 협의가 잘 되고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재 문제인 만큼 우리로서는 깔끔하게 해소하고 가는 게 좋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미 워킹그룹 출범…이도훈 “공조 부분 논의”vs폼페이오 “서로 다른 소리 내지 않아야”

    한미 워킹그룹 출범…이도훈 “공조 부분 논의”vs폼페이오 “서로 다른 소리 내지 않아야”

    북한의 배핵화 협상 국면에서 한국과 미국 간 원활한 공조를 위한 한미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했다. 한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공동 주재로 첫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는 한반도 및 역내 평화·안보의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남북협력 등 북핵 및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가 긴밀한 한미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워킹그룹 회의를 정례화 및 체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워킹그룹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 긴밀한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회의 참가자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지속적인 평화▲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남북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한미동맹을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워킹그룹에는 한국 측에서 외교부를 중심으로 대북 현안을 담당하는 통일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관련 부처 실무진이 참여하며, 미국 측에서는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들이 참석했다. 1차 회의에서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와 관련한 대북 제재 예외인정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연결 및 현대화는 4·27 판문점선언에 담긴 사업으로, 남북은 공동조사를 마무리한 뒤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지난달 열린 고위급회담 때 합의했다. 그러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철도 연결 일정은 순연되고 있다.앞서 이도훈 본부장은 전날 워싱턴에 도착해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간 공조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모두 논의할 예정”이라며 철도연결 사업 논의에 성과가 있길 기대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제 앞으로의 진행과정을 공식화할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며 “이것은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우리나 한국이나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는 것은 외교가의 전언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폼페이오 “비핵화가 남북관계에 뒤쳐져선 안돼”

    폼페이오 “비핵화가 남북관계에 뒤쳐져선 안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진전히 나란히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 간 공조를 위해 워킹그룹을 출범한 목적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이제 앞으로의 진행과정을 공식화할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며 “이것은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우리나 한국이나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한국에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들이 나란히, 함께 나아가는 것으로 여긴다. 우리는 그것들이 중요한 병행 과정이라고 간주한다”면서 “워킹그룹은 그런 방식으로 계속되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이 북핵협상 국면에서 원활한 공조를 위해 마련한 워킹그룹은 이날 공식 출범했대 앞으로 비핵화와 대북 제재, 남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19일 워싱턴DC를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측과 워킹그룹 1차 회의를 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첫발 뗀 한·미 워킹그룹… 비핵화·남북 철도 집중 논의

    첫발 뗀 한·미 워킹그룹… 비핵화·남북 철도 집중 논의

    이도훈 “일방적인 강요 시스템 아냐” 비건 “FFVD 달성위해 긴밀한 협조”한·미가 지난 8일 북·미 고위급회담 전격 무산 이후 ‘워킹그룹’을 가동하는 등 공조 강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남북 관계와 비핵화 협상의 속도를 맞출 전망이다. 또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남북 철도 기공식 등 남북 경협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한·미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워킹그룹 1차 회의를 열었다. 한국 측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중심으로 청와대 국가안보실·통일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미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중심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국무부 인사들이 참석해 미국의 미온적 입장에 부딪혀 발을 떼지 못하고 있는 남북 철도 현지 공동조사와 다음달 예정인 기공식 등을 집중 논의했다. 또 북·미 고위급회담 등을 위한 정보 교환도 이뤄졌다. 이 본부장은 전날 워싱턴DC에 도착,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가 20일 열린다”면서 “워킹그룹 가동을 위한 세부사항은 거의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일각에서 주장하는 한쪽이 다른 쪽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면서 “서로 좋은 협의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남북 관계 진전 속도와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에서 차이가 있고, 미국이 한국의 대북 정책을 감시하기 위해 워킹그룹을 설치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도 성명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이 본부장과 회담한다고 밝히면서 “비건 특별대표는 한·미가 공유하는 목표인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긴밀한 협조를 강화하기 위해 20일 워싱턴에서 이 본부장을 만난다”고 확인했다. 한편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대표발의해 하원에 상정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이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북한에 석유 밀수입 등을 도운 협의로 러시아 태생 남아공 국적자 블라들렌 암첸체프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미국은 남북 철도 현장 조사에 융통성 발휘해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기 위해 워싱턴에 갔다. 미국이 제안한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에 참석한다.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이행을 점검하는 워킹그룹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현장조사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 현장조사는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됐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명하면서 미뤄지고 있다. 조사에 사용되는 장비 가운데 북한으로 반입이 금지된 품목이 포함돼 있어 미국이 우리의 제재 면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들의 독자 제재 대상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워싱턴 방문 때에는 일시적으로 제재를 풀었다. 제재란 게 피제재 대상을 벌주기 위한 것이지만 필요하면 푸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철도 현장조사는 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한 선행 작업이다. 대대적인 장비와 물자, 현금이 들어가 북한에 철도를 새로 깔거나 보수하는 것이 아닌데도 미국이 조사조차 못 하게 막는 것은 이중 잣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 미국이 금지한 장비가 들어가긴 하지만 조사만 끝나면 회수하는 것이다. 비핵화 전까지 북한을 단단히 옥죄어 보다 빠른 양보를 받아 내겠다는 미국의 의도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일방적인 압박만으로는 북한을 굴복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대북 제재 역사가 증명해 준다. 미국은 철도 현장조사가 가능하도록 제재 면제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견제도 풀어야 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자금 확보가 어려워 대북 인도적 사업이 쉽지 않다고 한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WFP 등을 경유한 800만 달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으나 미국 눈치를 보느라 집행조차 못하고 있다.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와는 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착수한 것을 “좋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북·미 교섭이 좋은 결실을 거두려면 미국이 남북과 북·미의 선순환 구조를 이해하고, 제재 지상주의로부터 빠져나오는 게 중요하다.
  • 한·미 비핵화·대북제재 워킹그룹 내주 출범

    한·미 양국이 비핵화, 대북 제재, 남북관계 등을 협의할 워킹그룹을 다음주에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15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의 협의를 위해 워싱턴 방문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이것을 계기로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19∼20일쯤(현지시간) 첫 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교류 진전의 속도 차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발족하는 한·미 워킹그룹은 비핵화, 대북 제재, 남북협력 등을 수시로 조율하는 협의체다. 연내 종전선언을 포함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도 논의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공조도 필요하다. 한·미 수석대표는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다. 한국 측 워킹그룹 구성원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 간 협의를 했고 구체적으로 참여자 명단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한편 통일부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포함해 107명이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자 오는 18~19일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현대그룹의 신청을 승인했다. 다만 이번 방북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핵화 난기류… 北 양보된 입장 내놓고, 美는 유연성 발휘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핵화 난기류… 北 양보된 입장 내놓고, 美는 유연성 발휘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의 2인자’로 지목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뉴욕에서 8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하루 직전 무산됐다. 멈춰섰던 비핵화를 다시 나아가게 할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만큼 아쉬움을 남긴다. 다시 날짜를 잡아 회담을 가진다면 미국의 ‘선 비핵화·검증, 후 체제보장·제재완화’의 두터운 벽을 북한이 뚫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내년 초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향배가 달려 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판단하기에 미국이 아무리 비합리적인 주장을 해도 협상에서 미국의 항복을 받아 낼 방법은 없다”면서 “북한이 양보된 입장을 내놓고, 미국도 상응하는 유연성을 발휘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 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뉴욕 고위급회담이 일단 무산되고 북·미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그런 측면이 있다. 북·미의 시소게임, 길항 작용은 과거 방식을 따르는 게 아니고 지금까지 안 해온 협상 문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미국은 기존 공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것이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로 나타나는데 북한이 신뢰에 기초한 비핵화 조치를 했다면 미국도 거기에 부응해 선의의 상응 조치로서 종전선언, 그리고 북한의 후속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한 1단계 제재해제를 요구하니까 서로가 안 맞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 ‘신뢰’를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한 것이 6·12 북·미 정상회담의 특징이다. 그런데 미국 조야는 못 믿겠다는 거다. 불신이란 틀에서 북한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강하게 압박하고 북한이 먼저 모든 것을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요구한다. 하지만 북한은 절대 먼저 다 보여 주지 않을 거다. 리비아 방식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10·4 선언 11주년 기념 행사차 평양에 갔을 때도 북한 간부가 내게 물은 게 ‘리비아처럼 우리를 취급하는 게 아닌가’였다. 북한 지도부도 알고 있지만, 미국 방식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불신과 신뢰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그 절충점이라는 게 북·미가 가보지 못한 지점이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판은 안 깨질 거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로 나오는 이유가 하루 세끼 굶어서, 경제난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당장의 제재와 압박을 모면하려고 나선 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체제안전 보장만을 위해 나온 것도 아니다. 북한식 버전으로 생각하면 체제보장은 핵무기 가진 게 가장 낫다. 역시 제재해제다. 중국 못지않은 고도성장을 이루고 경제부국에 대한 청사진 때문에 나온 거다. 그래서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서 일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 해 본 일을 하기 때문에 불신이 깔린 기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실리적이고, 신뢰를 주고받는 일을 하자고 하니까 쉽지 않은 것일 뿐이다. 낙관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현재 구조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이다.→11월 2일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장이 4월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폐기된 핵 병진노선을 언급했는데. -쉽게 말하면 당국자가 아닌 자의 하소연이다. 그래도 북한 정세 인식의 한 부분을 대변하고 있다. 협상이란 게 주고받기하는 것이지 미국 너희들처럼 일방적으로 껍데기를 벗기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유의할 점은 북한이 시장경제, 경제개방 쪽으로 가고 있어서 김정은이 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며 미국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북한 발전 노선의 제1의 길은 제재해제를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지원도 받아서 경제성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3의 길이 있는 것 같다. 북한이 그동안 강조한 자립경제는 몇 년 전까지 허장성세로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자립경제는 어느 나라나 적정 수준으로 필요한데, 지난 4~5년 사이에 북한 소비재, 생산재의 국산화가 놀랄 만큼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적정 수준을 넘어 국산화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다. 왜냐면 제재에 대비해야 하니까. 제재 때문에 자기완결성을 갖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국산화 추구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기 제재에 대비한다는 것인가. -북한은 제재가 장기화됐을 때 빈곤을 벗어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세끼는 먹고 완만한 성장을 이루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것이 걱정이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찍어 누르면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비핵화가 되면 제재해제, 체제보장을 해 준다는 믿음을 미국은 갖고 있지만 북한은 안 갖고 있다. 핵·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마당에 이 정도 하면 뭔가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알았는데, 북한의 이런 행동에 의미가 없다고 미국이 무시하고 있다. 북한이 마지막까지도 일방적으로 밀릴 것 같지는 않고, 결론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일정한 상응 조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 불신이 있다면 북한의 대미 불신도 있다. 미국은 북한의 조치에 대해 일정한 인정을 해야 한다. 당장 제재를 완화하라는 게 아니다.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을 폐기하면서 상응 조치로 본 게 종전선언이다. 선언이 나오면 영변 핵시설 폐쇄에 들어가고 또 다른 미국의 선의의 조치로 제재를 완화한다는 비전만 보여 줘도 되는데 미국은 전혀 그런 얘기를 안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김 위원장이 경제 청사진 때문에 나온 것이라면 그를 고무시키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 줌으로써 핵을 버리는 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하게 하고 더 나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 옳고 경제 올인이 옳았다는 판단을 하게 해 준다고 본다. →지난해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혼선투성이였는데 지금은 어떤가. -과거에 비해 체계는 잡힌 것 같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신뢰의 코드를 가미해 북한과 협상하고 있다면, 대북 정책 유관 부서의 중간 간부 이하 사람들과 미국 조야에는 북한 불신이 만연돼 있다. 그들은 협상 무의미론을 얘기해 왔다. 상층부에서 합의되고 인식이 공유된 것에 대해 아래에서는 계속적으로 의문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즉 물렁한 가래떡을 딱딱한 쇠꼬챙이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종전선언이 대표적이다. 중간 간부 이하나 그들을 뒷받침하는 미국 조야의 여론에는 엄격하고 기계적인 대북 협상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상층 레벨의 정치적 합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경직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의 이런 상하 부조화를 뚫고 절충점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북한도 양보적인 안을 내야 한다.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붙은 중국도 절충할 수밖에 없는 게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다. →비핵화 협의와 제재 이행을 위한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 -비핵화가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굳이 실무 수준에서 방법을 논의해 북·미 회담에 반영한다는 발상이 이상하다. 남북 관계 하나하나에 미국이 간섭하는 의도라면 곤란하다. 제재가 아닌 남북의 일반적인 관계 개선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인데 남북 관계가 갖는 자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북·미보다 남북이 너무 앞서면 안 된다”는 건 놀부 심보다. 반목과 갈등과 대결로 점철되던 남북 관계가 협력 관계로 바뀌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만들어 냈고 비핵화를 진전시켰다. 그걸 무시하고 미국이 “나만 따라오라”, “우리만이 비핵화건 한반도 문제건 결정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건 안 된다. 중간선거도 끝났으니 미국에 강력히 얘기해야 한다. 남북 관계의 일반적 개선까지 문제시하면 우리가 북한을 설득할 최소한의 밑천도 갖지 못하게 된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비핵화 시한이 2년 1개월 남았다. 지금 속도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핵·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 핵 문제가 최대의 외교 관심사가 아닌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이 북핵 문제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된 거다. 과거엔 트럼프가 급했는데 지금은 김정은이 급해졌다. 트럼프가 요즘 대북 상황을 관리 모드에 맞춰 놓고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되다 보니까 북한이 한 단계 더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북·미 셈법이 정확히 한 군데서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고 약간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을 잘 맞춰 가는 게 비핵화 종료 시점일 텐데, 트럼프 임기 내에 될 수도 있지만 안 해 본 것을 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담하기는 어렵다. marry04@seoul.co.kr ■ 이종석 위원은 노무현 정권 말기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2003년 청와대에서 문 민정수석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저서는 ‘북한-중국 국경: 역사와 현장’(2017), ‘칼날 위의 평화: 노무현 시대 통일외교안보비망록’(2014) 등.
  •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남북 관계가 진전되는 상황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바로 ‘한·미 공조 균열’이다. 올 2월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보수진영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유엔 대북 제재를 축으로 돌아가는 미국의 ‘압박과 관여’ 정책를 무력화한다는 해설도 곁들였다. 한·미 관계 ‘엇박자, 파열음’ 등의 기사가 쏟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지난 70여년 동안 남북 분단을 자양분으로 성장한 한국의 보수세력은 ‘북한 악마화’와 한·미 공조 프레임을 두 축으로 삼아 한반도 냉전 체제를 유지했다. 남북 화해 협력의 기운이 고조될 때마다 내부적으로는 위장 평화쇼로 폄하하고, 대외적으로 한·미 공조 균열을 앞세워 미국의 한반도 현상유지 전략을 지탱해 온 측면이 크다. 남북 대결이 격화될수록 정치적 동력이 확산되는 냉전 체제가 그들의 보호막이자 구명대인 셈이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4·27 1차 남북정상회담, 5·26 2차 남북정상회담, 평양 9월 남북정상회담 등 냉전 해체의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위장 평화쇼’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쟁의 기운이 한껏 고조됐던 2017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을 통해 “북한의 완전 파괴”를 언급했다.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이 2500만 인구의 한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고 지적하면서 “깡패 두목(mob boss)의 말이나 다름없다”며 혹독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보수 언론들은 한술 더 떠 “김정은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의지를 보이라”, “평화에 매달리면 도움이 안 된다”며 극단적인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한·미 공조가 균열되고 한·미 동맹이 깨질 듯이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이런 기류는 최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나 남북군사합의 등 냉전 해체의 길목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보수세력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한·미 공조 프레임은 사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 1차 북핵 위기 당시인 1993년 6월 11일 천신만고 끝에 북·미 공동 성명이 도출됐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유보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을 무력으로 위협하지 않는다는 합의서가 도출됐다. 전쟁 일보 직전에서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소외된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며 협상 자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미 공조(coordination)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그의 저서(‘담대한 여정’)를 통해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불만을 갖고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다스리기 위한 프레임으로 한·미 공조를 만들어 냈다”고 증언했다. 한·미 공조(共助)는 말 그대로 서로 돕는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정책에 무조건 따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쌍방향적 성격을 규정한 것이다. 현재 보수 진영에서 쓰는 한·미 공조의 의미는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 꼼작도 하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없다. 우리 스스로 미국이 한반도 통치 전략으로 고안해 낸 한·미 공조의 틀에 갇혀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가 된다. 이는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자율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한·미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통해 냉전을 해체한 뒤 궁극적으로 남북 공동번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은 비핵화를 통한 세계 패권 유지가 목표다. 서로 국익이 다른 만큼 방법론에서 차이가 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남북 관계는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도출 과정에서 보듯 우리가 한발이라도 앞서가면서 문제해결 여건을 조성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난관에 처해 있을 때 남북관계 진전이 돌파구가 돼야 한다. 최근 구성된 한·미 워킹그룹은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미국의 ‘감시·단속반’이 아니다. 이는 스스로 국격을 낮추는 전형적인 사대주의 발상이다. 향후 한·미 워킹그룹은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은, 쌍방향의 한·미 공조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돼야 한다. oilman@seoul.co.kr
  • [사설] 한·미 워킹그룹 취지 좋으나 남북 감시·통제는 안 돼

    한국과 미국 정부가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이행과 관련, 양국 간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 ‘워킹그룹’을 설치한다고 미 국무부가 현지시간 30일 발표했다. 11월 출범하는 워킹그룹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한 중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에게 제의하고 우리 측이 동의한 사항이다. 비핵화 국면에서 대북 전략을 협의하고 한·미 공조를 긴밀히 하겠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난 7월 이후 북·미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은 제재의 고삐를 바싹 조이고 있다. 유엔사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에 제동을 걸었는가 하면, 11월 말이나 12월 초로 예정된 철도 연결 착공식도 불투명하다. 게다가 미국 재무부는 우리 정부를 거치지 않고 7개 시중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제재) 준수를 요청했다. 또한 총수가 평양을 방문했던 대기업에 대북 사업을 문의했다. 우리를 불신하는 듯한 이런 일들은 외교부, 미 국무부가 참여하는 기구가 생기면 저절로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우려도 있다. 워킹그룹이 남북 협력의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통제하는 기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건 특별대표가 2박3일간의 방한 중에 맨 처음 만난 우리 측 인사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는 점은 남북 관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청와대를 견제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토를 달자는 게 아니다. 미국이 남북이라는 특수관계를 무시하고 기구를 통해 남북 협력을 감시하고 제재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까 초동 단계부터 옥죄겠다면 곤란하다. 남북과 북·미 관계 개선의 선순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핵화가 정체돼 있지만,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동창리 엔진실험장의 폐기,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쇄를 제안했다. 비핵화 입구에 서 있는 북한을 출구까지 나오게 하려면 종전선언 등 체제보장과 점진적 제재완화로 유도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협상의 기본임을 비핵화도 다룰 워킹그룹은 명심하길 바란다.
  • 한·미, 비핵화 조율 워킹그룹 출범

    한 “비핵화” 미 “제재 유지” 접점 모색 외교부, 남북협력 속도조절론엔 선그어 한·미 간에 향후 비핵화·대북제재·남북협력 등을 논의할 워킹그룹(실무단)이 11월 중에 출범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한·미 워킹그룹 구성은 처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31일 “워킹그룹은 한·미 간에 소통을 정례화하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라며 “톱다운 방식을 보조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워킹그룹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리더로 외교부와 국무부가 중심이 돼 필요할 경우 다른 부처도 참여하게 된다. 한·미 양국이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한 것은 한국이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워킹그룹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다뤄질 텐데 이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비핵화는 북·미 간 직접 해결할 문제지만 향후에 북측의 획기적 비핵화 조치가 있다면 남측이 참여할 상응 조치도 있을 수 있고 (협의 틀) 안에 들어가 의견을 내고, 보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향후 연내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체제 프로세스, 남북한 교류의 대북 제재 위반 여부 등의 의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상시 조율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면 한·미 공조도 더 굳건해질 전망이다. 다만 워킹그룹의 기능에 대해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진전 및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미국은 제재 유지를 강조해 다소 차이를 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 진전이 북·미 비핵화 협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미국이 속도 조절을 위해 워킹그룹 구성을 제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그렇지 않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속도조절론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쪽 방향의 진전이 다른 트랙(북·미 협상)의 진전과 딱 1인치의 오차도 없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며 “갭을 신뢰와 소통으로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킹그룹이 11월에 출범하면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한·미 간 첫 사례가 된다. 2007년 6자회담으로 도출된 ‘2·13 합의’로 5개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든 적이 있지만 당시는 6자국 대표의 모임이었다. 워킹그룹은 향후 북핵 사찰 국면에서 한·미 협의의 틀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남·북·미 워킹그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외교부 단일 창구로 미국에 전달되는 정보가 부족했을 수 있다”며 “미국은 정보 유통과 관련해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도 정보의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미국의 오판을 교정하는 메커니즘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 동아태 차관보 ‘대중 강경파’ 스틸웰 지명

    美 동아태 차관보 ‘대중 강경파’ 스틸웰 지명

    한국·중국어 능통… 해리스와도 친분 “中과 무역전쟁·北 비핵화 임무 받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한국어에 능통한 데이비드 스틸웰 예비역 공군 준장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지명했다. 지난 7월부터 공석이었던 동아태 차관보가 채워지면서 국무부 내 한반도 라인 진용이 완성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을 수행했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맡고, 알렉스 웡 부차관보가 북·미 워킹그룹 실무를 총괄한다. 마크 내퍼 부차관보 대행은 한국·일본을, 마크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은 북한을 각각 담당하게 됐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 내 중국 전략 포커스그룹 소장을 맡고 있는 스틸웰을 동아태 차관보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군 인사가 기용된 것은 이례적으로, 해군 출신 제임스 켈리 이후 두 번째로 알려졌다. 스틸웰 지명자는 1980∼83년 미 군사언어학교에서 한국어 어학병으로 교육 및 훈련을 받았다. 미 공군사관학교와 하와이대 등에서 아시아 역사와 중국어 등을 전공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잘 구사하며 일본어도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스틸웰 지명자는 1980~1983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1993~1995년 F16 조종사로 군산 공군기지에서 각각 복무했다. 그는 3000시간 이상 비행 기록을 가진 최고의 파일럿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2013년 중국 베이징 미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했으며, 35년간 공군 복무 후 퇴역 전까지 미 합동참모본부에서 아시아 담당 부국장으로 재직한 미군 내 아시아통이다. 스틸웰 지명자는 또 폼페이오 장관의 추천을 받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해리스 대사처럼 대중 강경파로 분류된다. 워싱턴 정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태 외교를 총괄하는 요직에 군 출신 강경파 스틸웰을 기용한 것은 북한 비핵화와 미·중 무역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대중 강경파이자 아시아통인 스틸웰 지명자는 미·중 무역전쟁 승리와 북한 비핵화를 이끄는 두 가지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키스앤드라이드’는 ‘환승정차구역’으로

    국립국어원은 15일 ‘키스앤드라이드’를 ‘환승정차구역’으로 다듬어 발표했다. 환승정차구역은 ‘승용차를 타고 가서 대중교통수단으로 갈아타는 경우 운전자는 내리지 않고 여행자만 환승을 위해 내리는 곳’을 가리킨다. 국어원은 지난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디지털사이니지’, ‘모듈러주택’, ‘스튜어드십코드’, ‘워킹그룹’, ‘주니어보드’, ‘키스앤드라이드’, ‘트랜스미디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했다. 공모 결과를 바탕으로 국어원 말다듬기위원회에서는 ‘디지털사이니지’는 ‘전자광고판’, ‘모듈러주택’은 ‘조립식주택’, ‘스튜어드십코드’는 ‘의결권행사지침’, ‘워킹그룹’은 ‘실무단’, ‘주니어보드’는 ‘청년중역회의’, ‘트랜스미디어’는 ‘매체융합’으로 다듬은 말을 선정했다. 국어원은 다듬은 말들을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전자광고판(←디지털사이니지)은 지하철, 공공장소, 호텔, 공항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특히 백화점 같은 대형 시설물에 가면 큰 화면을 통해 화려한 광고를 구현하고 있다. # 이동식 주택의 단점을 보완한 조립식주택(←모듈러주택)은 초기에 저렴한 단독·전원주택으로 인기를 끌다가 최근에는 대형 행사장의 단체 숙소나 쇼핑몰 등으로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 #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지침(←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은 일단 우호적 평가를 하고 있으며, 도입 이후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민간과 부처의 실무단(←워킹그룹)을 만들고 국회가 이를 뒷받침하는 협력적 촉진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 # 행복한 직장 문화 확산을 위해 젊은 직원들이 주축이 돼 조직 문화에 대해서 토의하고 실천 과제를 제안하는 조직 문화 혁신 청년중역회의(←주니어보드)를 출범하기로 했다. # 대중교통 이용자만 환승을 위해 하차하는 곳인 환승정차구역(←키스앤드라이드)에 무분별하게 주차하는 일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 이번 작업은 웹툰·애니메이션 영역을 넘나드는 매체융합(←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고, 콘텐츠 확장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오버투어리즘’(over tourism), ‘에어서큘레이터’(air circulator), ‘쿨링오프’(cooling off), ‘세이프가드’(safe guard), ‘메이커스페이스’(maker space), ‘세컨더리보이콧’(secondary boycott), ‘플래그십마케팅’(flagship marketing)의 다듬은 말을 공모할 예정이다. 최종 다듬은 말로 선정된 말을 제안한 사람에게는 상품권을 지급한다. 이경우 기자 wlee@seoul.co.kr
  •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과 따로 노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보고서 초안에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량 가운데 약 3400만톤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입수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발전분야에서 줄여야 할 온실가스 감축량 중 3400만톤 가량이 반영되지 않았다. 전체 감축목표량의 11%에 이르는 양이다. 지난 8월 발표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에 따르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온실가스 감축대책의 효과를 높이고, 정책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고려해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워킹그룹 초안에는 발전부문의 추가감축잠재량에 해당하는 3400만톤의 감축목표와 수단이 빠져있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워킹그룹 초안은 산업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하지만,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당시 선례를 보면 권고안이 산업부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부처간에 합의한 대로 산업부가 국무회의에 제출하는 안건에는 반드시 누락된 3,400만톤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권고 초안대로라면 2030년경 석탄 비중이 36.1%에 이르는데, 온실가스 로드맵의 3,400만톤을 반영하면 석탄 비중은 24.7%까지 줄여야하며,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조기 달성해 국제적 흐름에 맞춰가야 한다”며 석탄발전의 조기 감축을 주장했다.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 1.5℃ 특별보고서에서는 2030년까지 석탄의 비중을 59%~78%까지 끌어내리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25~60%까지 확대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산업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온실가스감축 로드맵과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논리적 정확성을 토대로 궤를 함께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과제에 대해 장관도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현재 워킹 그룹에서 작업 중이다”면서 “정부안을 확정하기 전에 관계부처와 협의해 온실가스 감축대책을 추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지구 온도 2도 오르면 산호 99%·생물 절반 이상 사라진다

    지구 온도 2도 오르면 산호 99%·생물 절반 이상 사라진다

    여름 폭염↑… 말라리아 등 질병 확산 고산지대 영구동토층까지 녹아내려 1.5도 상승땐 그나마 멸종률 3분의1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45% 줄이고 2050년 ‘순제로’ 돼야 1.5도 기준 충족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가까이 상승하면 바닷속 산호의 99%가 사라지고 상당수의 생물들이 절반 이상 사라질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48차 총회를 열고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승인했다고 8일 밝혔다. 당초 총회는 5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회원국들 간 치열한 논쟁으로 하루 연장돼 마무리됐다. 4개장 33쪽으로 구성된 이번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도 온난화가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 산호의 99%가 소멸할 뿐만 아니라 10만 5000종의 생물 중 상당수가 멸종될 가능성이 커진다.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절반 멸종률은 2도 상승의 경우 곤충은 18%, 식물 16%, 척추동물은 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5도 상승의 경우는 이것의 절반이나 3분의1 수준인 곤충 6%, 식물 8%, 척추동물 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도 온난화는 또 바닷속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해양 산성화로 어업 및 양식업의 생산량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2도는 1.5도와 비교해 도시 열섬을 비롯해 여름철 폭염 가능성을 높이고 말라리아, 뎅기열 등 감염성 질병의 확산 지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극과 남극의 빙상은 물론 고산지대의 영구동토층까지 녹아내려 지구온난화 속도는 더욱 가속화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판마오 자이 IPCC 워킹그룹1 의장은 “전 지구적으로 산악지대에 영구동토층이 많은데 그 밑에 상당한 온실가스가 매장돼 있으며 2도 상승 시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려 온실가스가 대기에 방출되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1.5도 지구온난화 기준 충족을 위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줄여야 하며 2050년까지는 ‘순제로’ 배출을 달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순제로 배출이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데버라 로버츠 워킹그룹2 의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입는 피해가 줄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이 커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 채택에 대해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계자연기금(WWF) 마누엘 풀가르 비달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리더는 “지구온난화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로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불가능과 가능을 가르는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합의한 ‘2100년까지 지구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결의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평화협정·비핵화 맞교환… 북, 2년 4개월의 승부수

    평화협정·비핵화 맞교환… 북, 2년 4개월의 승부수

    “트럼프, 대선 전 성공해야 재선에 유리 김정은, 우호적 트럼프 때 성사 기대” 분석 핵 폐기·사찰·검증 완료까지 시한 빠듯 특사단, 對美 북 메시지 들고 곧 워싱턴행 미 종전·북 핵리스트 의사교환 카드 유력 미 화답 땐 폼페이오 방북 등 급물살 기대 청, 미 중간선거 고려 새달 종전선언 추진 북 ‘행동 대 행동’ 원칙 고수 변수 여전해지난 5일 평양에 특사로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언론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 실현의 맞교환 시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 실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에 북한과 미국 간 70년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6월 1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20년 말까지로 못박았던 비핵화 시한에 대해 김 위원장이 동의한 격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대선 전에 비핵화가 성공해야 재선에 유리하고,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고 있을 때 평화협정 체결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밝힌 비핵화의 의미가 신고부터 검증까지 비핵화 전체를 끝내는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완전한 비핵화라 할 때는 그 단계를 모두 마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답했다. 또 ‘첫 임기 내 북·미 관계 개선은 결국 평화협정 체결을 맺고 싶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평화협정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동시에 끝내자는 의사를 김 위원장이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2년 4개월 안에 핵사찰을 완료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점이다. 핵물질 리스트 작성, 핵시설 신고, 시설 불능화 작업 등에 6개월이 필요하고 검증 작업에 1년 정도가 필요하다. 핵 물질 폐기 후 신고 누락까지 확인하려면 최소 2년은 걸린다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따라서 2년 4개월 안에 비핵화를 완료하려면 빠른 협상 진전이 필요하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은 가을 남북 정상회담을 거쳐 9월 말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봤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되면서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로서는 오는 18~20일 남북 정상회담과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한 협의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달 종전선언을 하는 구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정치적 효과를 감안할 때 10월 종전선언을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종전선언을 체결한다고 해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특사단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선언 가치의 ‘디스카운트’를 통해 미국 측의 부담을 줄여 주는 태도를 취한 셈이다. 종전선언의 무게가 줄면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단계적으로 이행할 수 있다고 본 듯하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는 김 위원장의 대화 재개 의지에 미국이 화답했을 때 얘기다. 정 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이 곧 미국 워싱턴으로 날아가 전하게 될 김 위원장의 입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얘기가 잘 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다시 실현된다면 오는 18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예상보다 의미 있는 결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에게 미국이 종전선언 채택 의사만 밝히고 곧바로 북측이 핵 리스트 신고를 위한 북·미 워킹그룹을 만드는 안을 발표하는 식의 중재안을 제시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즉 ‘핵 리스트를 신고하면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식의 발표를 미국이 일단 하고 그것을 조건으로 북한이 핵 리스트 작성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다. 현실적인 방안이다. 다만 이처럼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세부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협상이 다시 교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남·북·미, 종전선언 난제 풀어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어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은 이날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특사단은 북측과 이달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논의했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특사단은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빠른 시일 내에 재추진하고, 비핵화 시간표와 핵시설 신고를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해 가동할 것을 북한 측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북한 측에 비핵화 시간표와 핵시설 신고를 위한 북·미 워킹그룹을 구성하면 종전선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중재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이 비핵화 시간표 제시나 핵시설 신고서 제출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종전선언이 가능한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전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일종의 절충안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종전선언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이 같은 중재안이 답보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문 대통령은 그제 밤 50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한·미 양국이 긴밀한 협의와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직접 만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향후 전략과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또 김 위원장이 동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진행 중인 노력을 포함해 한반도를 둘러싼 최근의 국면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특사단 방북 결과를 알려 달라”고 말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 비핵화에서 일종의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특사단 방문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적지 않을 듯하다. 한국이 비핵화 중재자이자 촉진자로 역할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뉴욕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목록 신고 등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의 첫 조치와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는 실질적인 자리가 돼야 한다. 이번 특사단의 방북과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목표한 연내 종전선언이 가시화되기를 바란다.
  •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40년까지 30% 이상 확대할 듯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40년까지 30% 이상 확대할 듯

    온실가스·미세먼지 감축 목표 첫 설정 에너지 가격·세제정책 사회적비용 반영 향후 전기료 인상 공론화 속도 붙을 듯 도매전력시장 제도 개선 방안도 권고 대정부 최종권고안은 10월 초에 발표정부가 앞으로 에너지 가격·세제 정책과 도매전력시장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에너지 가격에 환경·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40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향후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공론화 과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중간설명회를 열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행정계획이다. 3차 계획은 2019∼2040년을 아우른다. 워킹그룹은 지난 3월 5개 분과(총 75명)로 출범했고, 31일 열리는 에너지위원회에 이날 설명회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대정부 최종권고안은 오는 10월 초에 발표한다. 워킹그룹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는 이미 노후 원전의 단계적 폐쇄와 신규 원전 건설 중지 등의 계획을 밝힌 상태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그대로 반영하고, 온실가스 배출과 미세먼지 감축 목표도 처음으로 반영한다. 김진우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은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는 지난 7월 발표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목표를 설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워킹그룹은 에너지 가격·세제 정책에 원전, 석탄, 가스 등의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권고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의 수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매전력시장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킹그룹 총괄간사인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전기요금 가격을 설정할 때 환경·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반영해 요금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원자력이나 석탄에 비해 가격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 전기요금 변동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가가 싼 원자력 발전이 줄어들고 원가가 비싼 LNG나 신재생에너지 비중 등이 올라가는데 요금이 올라가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태양광과 풍력에 반영하지 않는 사회적 비용을 원자력에만 적용한다면 불공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므로 전기요금 인상을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자력 발전과 석탄 발전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고 엄청난 특혜를 받아 왔지만,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민간에서 사회적 비용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2040년까지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태양광과 풍력 가격이 원전보다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북한, 올해 9월 서울안보대화(SDD) 불참할 듯

    북한, 올해 9월 서울안보대화(SDD) 불참할 듯

    북한이 올해 9월 서울에서 열릴 ‘2018 서울안보대화’(SDD)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달 31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의 SDD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전달했으나, 북측은 상부에 보고해 참석 여부를 전달하겠다는 입장만 표명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18 서울안보대화(SDD) 추진 계획’에서 북한을 제외한 53개국, 5개 국제기구 국방차관급 인사 및 민간안보전문가를 초청 대상으로 한 행사 개요를 밝혔다.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올해 SDD에는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 브라질, 스웨덴, 스페인, 이집트 등 7개국이 신규 초청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현재 5개국을 제외한 48개국은 이미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북측의 답변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평화: 갈등에서 협력으로’를 대주제로 한 본회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전략균형: 협력과 신뢰구축 ?해양안보 협력: 도전과 과제 ?사이버 안보: 상생적 협력강화 등 4가지 의제로 진행된다. 다양한 안보이슈 논의를 위한 특별세션은 ?에너지 안보와 국방협력 ?국제평화유지 활동과 국방협력 ?폭력적 극단주의 예방과 국방협력 ?인도적 지원·재난구호와 국방협력으로 구성됐다. 사이버분야 각국 정부 실무급 협의체인 사이버워킹그룹 회의도 개최되며 참석자들은 다음달 12~1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참관과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등도 가질 예정이다. 국방부가 북측의 SDD 참석을 요청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에도 북측은 국방부의 SDD 참석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응하지 않았다. 국방부가 2012년 출범시킨 연례 다자안보협의체인 SDD는 지난해까지도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를 행사의 주요 주제로 다뤄왔던 만큼 북측 입장에서 참석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열렸던 ‘2017 SDD’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규탄에도 불구하고 자행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2016 SDD’ 폐회식이 있었던 2016년 9월 9일에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당시 황인무 국방부 차관은 “국제사회의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무모함’을 증명한 것”이라며 북한을 규탄하기도 했다. 또 남북이 지난 13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다음달 중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면서 SDD 기간 중인 다음달 중순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북측이 별도의 국방 차관급 회담을 위해 SDD 참석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측이 참석 의사만 밝힌다면 행사 며칠 전까지도 기다릴 수 있다”며 북측의 참석 여부를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북·미 정상 친서 교환, 비핵화 협상 돌파구 돼야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폐막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끝내 북·미 간 외교장관 회담이 무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시간표 내에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 이행과 아직은 거리가 먼 채로 여러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의 우려를 가셔 줄 확고한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 주지 않는 한 우리만이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미국과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서 8월 한반도 정세가 안갯속으로 빠져든 형국이다. 지난달 27일 북한의 유해 송환에도 미국은 3일(현지시간) 북한과 거래한 러시아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의 법인 등 북한 연관 ‘유령회사’ 2곳, 북한인 1명에 대한 대북 제재를 했다.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 사항 이행과 제재는 별개로 움직였다. 다행히 유해 송환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친서를 교환해 북·미 양쪽 모두 대화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정상들의 의지가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김정은·트럼프 ‘친서 외교’가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트위터로 보낸 답글에서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고무적이다. 김 위원장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북·미가 지금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려면 진지한 자세로 실무협상을 벌여야 한다. 무엇보다 공식·비공식 협상 테이블을 최대한 원활히 가동해야 한다. 북·미 양측이 정상 차원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한 만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무엇보다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당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비핵화 관련 워킹그룹 협의부터 빨리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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