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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현대음악 기원 1979년/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현대음악 기원 1979년/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바꿀 변화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지난 칼럼들에서 종종 언급했던 1979년이 바로 그런 해였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보기술의 발전, 이란 이슬람 혁명과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영국에서 대처 수상의 취임 등 굵직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하지만 1979년은 그런 ‘무겁고 굵직한’ 정치, 경제, 기술에 관한 이야기들로만 가득찬 해는 아니었다. 대신 가볍고, 톡톡 튀고, 말랑말랑한 일들도 많이 일어났다. 물론 이런 일들의 중요성마저도 가볍지는 않았다. 결국 향후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세계를 만드는 데 엄청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1979년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1979년은 음악을 듣는 양식에 있어서 큰 변화를 예고한 해였다. 먼저 7월, 소니가 워크맨을 발매했다. 워크맨은 다들 라디오 앞에 모여서 들어야만 했던 음악을 철저히 개인화시켰고, 안 그래도 쪼개지고 있던 ‘국민 문화’를 더욱 파편화시켰다. 그다음 9월에는, 영국의 버글스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디오스타를 죽인 비디오)를 발표했는데, 라디오 중심의 듣는 음악이 뮤직비디오 중심의 보는 음악으로 전환될 것을 예견한 음악이었다. 3년 뒤 개국한 음악 전문 채널 MTV가 최초로 송출한 노래도 바로 이 노래였다. 현대 음악의 필수적인 요소라 할 흑인 음악도 이 해에 약진했다. 8월에는 랩 그룹 슈가 힐 갱이 최초로 세계적 규모로 인기를 끈 힙합 음악인 ‘Rapper’s Delight’(래퍼의 기쁨)를 발표했다. 힙합이 세계를 정복하기까지는 그 뒤에도 시간이 걸리게 되지만, 효시로는 손색이 없는 출발이었다. 또 마이클 잭슨이 최초의 성인 솔로 앨범인 ‘Off the Wall’(제정신이 아닌)을 발표한 것도 1979년이었다. 마이클 잭슨은 다양한 장르를 혼합한, 직관적 박자와 중독성 있는 후크를 갖춘 음악을 선보였고,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이들 이외에도 다양한 혁신과 스타들이 나오면서, 지난 40년간 현대 메인스트림 음악은 점점 모습을 갖추어 갔다. 워크맨은 MP3와 아이팟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나아갔다. MTV는 이제 유튜브가 됐다. 랩은 음악에서 빠지면 안 될 요소가 됐으며, 마이클 잭슨이 이후 선보인 서사 있는 뮤직비디오와 화려한 군무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의 세계적 흥행으로 계승됐다. 사실 ‘80년대’라는 말이 그렇게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던 적은 별로 없던 것 같다. 연상되는 것도 맨 앞에서 언급한 무거운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시대는 냉전과 엄혹한 군부독재만 있던 시대는 분명 아니었다. 이후 30년, 40년의 문화적 흐름을 형성할 혁신들이 있던 시대였다. 누군가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재생시켜 케이팝 아이돌의 랩을 듣는다면, 그도 1979년의 유산 위에 있는 사람인 것이다. 과거는 생각보다 가깝고, 현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 현직 보좌관들이 직접 드라마 ‘보좌관’을 본다면?

    현직 보좌관들이 직접 드라마 ‘보좌관’을 본다면?

    현직 보좌관들이 드라마 ‘보좌관’을 직접 들여다본다. 오늘(14일) 금요일 밤 11시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제작 스튜디오앤뉴)의 첫 방송에 앞서, 오후 5시30분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제작하고 JTBC 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극단적 리뷰: 보좌관’ 편이 JTBC Drama 공식 유튜브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된다. 현직 보좌관들이 직접 출연, 드라마 ‘보좌관’을 직접 들여다보며, 어디에서 들을 수 없었던 생생하고 치열한 보좌관들의 세계와 속사정을 공개할 예정. 본편에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https://youtu.be/E8wkxfCPs_8)에는 ‘보좌관’을 향한 가감 없는 견해가 담겨있어 흥미를 자극했다. “저희 회사가 여기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라는 강지영 아나운서의 강력한 오프닝. 그러나 현직 보좌관들의 의견은 “보좌관이 뭐가 재미있어요”와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로 갈렸다. 이처럼 보좌관들이 보는 ‘보좌관’의 극단적인 예상 성적표가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국회의원 갑질의 실체 등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내놔 강지영 아나운서를 비롯해 제작진들을 충격에 빠트렸다는 후문. 이는 ‘극단적 리뷰’가 우리가 몰랐던 보좌관들에 대해 얼마나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할지, 더불어 이러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얼마나 ‘보좌관’에 반영됐는지, 비교해서 보는 재미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극단적 리뷰’는 단일 채널 구독자 수 200만명 돌파를 앞둔 킬러 콘텐트 ‘와썹맨’을 비롯해, ‘워크맨’, ‘상사세끼, ‘시작은 키스’ 등의 히트작을 제작 및 유통하고 있는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제작한 콘텐츠다. ‘보좌관’ 편은 오늘(14일) 오후 5시30분 JTBC Drama 공식 유튜브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된다. 한편,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리얼 정치 플레이어들의 위험한 도박. 권력의 정점을 향한 슈퍼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의 치열한 생존기를 담은 드라마 ‘보자관’. ‘미스 함무라비’, ‘THE K2’, ‘추노’를 연출한 곽정환 감독과 ‘라이프 온 마스’, ‘싸우자 귀신아’를 집필한 이대일 작가, 그리고 ‘미스 함무라비’,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등 믿고 보는 제작진의 만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14일) 금요일 밤 11시 JTBC 첫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대모사 자유자재 AI 유튜브 열풍 올라탔죠

    성대모사 자유자재 AI 유튜브 열풍 올라탔죠

    “뉴스를 말씀드립니다. 딥러닝 칼리지에서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 들어 보시겠습니다.” 앵커 멘트 뒤 애니메이션 캐릭터 보노보노 목소리가 접수일을 알렸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산타클로스의 음성이 모집요강을 안내했다.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며 감각적으로 채용 정보를 알린 2분짜리 동영상에 출연한 목소리는 총 5개. 하지만 실제로 더빙에 참여한 인원은 0명이다. 다양한 개성의 인공지능 성우로 음성 컨텐츠를 만들수 있는 네오사피엔스의 타입캐스트(TypeCast) 서비스를 활용해 음성을 입혀 제작했다. 서울 양재R&CD혁신허브에 입주한 네오사피엔스 기술을 활용해 이웃 입주사인 모두의연구소가 수강생 모집 공고용으로 제작한 동영상은 유튜브 네오사피엔스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정에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목소리로 한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영상, 배경음악·자막으로만 구성됐던 영상에 성우 더빙을 입힌 콘텐츠 등이 있다. 네오사피엔스 김태수 대표는 음성합성 기술에 몰두해 온 개발자다. 2007년 LG전자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 가운데 특정인 음원을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0년부터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보이스액티베이션’을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퀄컴이 2013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해 주목받은 이 기술은 스마트 기기에 내장된 AI를 음성으로 깨우는 기술이다. “OK 구글”, “하이 빅스비”라며 스마트폰이나 AI스피커와 대화하는 게 지금이야 일상이지만 당시엔 시대를 너무 앞선 기술이란 평가도 있었다. 역으로 유튜브 동영상이 모든 콘텐츠를 빨아들이고 있는 요즘 ‘글을 읽어 주는 AI’는 다소 뒤늦은 기술이 아닐까. 김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영상의 발달로 음성의 역할이 위축될 것이라는 ‘비디오 킬 더 라디오스타’식 지레짐작은 팽창하는 영상 콘텐츠·온라인 영상서비스(OTT) 산업을 표면적으로 이해해서 나온 오해란 것이다. 네오사피엔스의 아이스픽 기술은 유명인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 같은 일반인 목소리까지 구애 없이 재생해 낸다. 30분~1시간 정도 목소리를 들려주면 기계학습을 통해 고품질 음성학습이 가능하다. 문자화된 원고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읽고, 이를 동영상 더빙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 기술을 이용해 영상을 제작할 때 여러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혼자서도 여러 명이 출연한 것처럼 팟캐스트 방송을 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문자로 구현하는데 익숙한 작가들이라면 진행자 없는 영상 콘텐츠 제작마저 가능하다. 잼라이브와 같은 라이브 퀴즈쇼의 진행자를 유명인 목소리로 대체하는 일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여전히 텍스트 위주인 각종 정보를 음성·영상화해 새로운 미디어 시장을 창출할 수도 있다. 워크맨, CD, MP3처럼 통신과 연결되지 않는 기기들로만 음성 콘텐츠를 소비해야 했던 제약이 사라지고 하루 24시간 휴대하는 스마트폰에 접속해 영상·음성 콘텐츠를 즐기는 시대가 됐지만 여전히 물리적 이유 때문에 활자 위주의 정보 유통이 이뤄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책, 신문 기사, 블로그 등에 있는 수많은 양질의 정보를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일일이 수동으로 음성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타입캐스트(TypeCast) 서비스가 활자화된 유용한 정보를 음성화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빙 없이 자막으로 구성된 영상에 비해 음성이 더해진 영상은 훨씬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스마트폰이 몰고 온 변화 중 하나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볼 때엔 과거 TV·스크린에 몰입하듯 뚫어지게 스마트폰을 주시하기보다 귀로 듣다 흥미가 생기는 부분에서 화면을 주시하거나 스크롤로 해당 장면을 돌려 보는 식으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이 흔해졌기 때문이다. 목소리라는 매체는 새로운 감성 산업시장을 열 도구로도 주목받는다. 김 대표는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AI스피커가 엄마·아빠 목소리로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거나 돌아가신 부모님의 목소리로 자신의 다짐을 되새겨 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스타가 AI스피커 모닝콜을 해 줄 수도 있다”고 예를 들었다. 수요자인 팬 입장이 아닌 공급자인 스타 입장에서는 사용 범위가 더 넓어진다. 예컨대 케이팝 스타라면 자신의 목소리로 각국 팬과 그 나라 말로 소통할 수 있고 ‘목소리 굿즈’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한국어·영어 음성합성이 가능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목소리로 한국말 연설을 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등 10개국어 실험을 끝냈다”고 귀띔했다. 네오사피엔스는 여러 한류 스타들과 협업해 목소리 상품화 채널을 모색 중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문화마당] 오디오북이 일어섰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오디오북이 일어섰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어릴 적 음반을 통해 만담을 들었던 희미한 기억이 있다. 음반에서 노래가 아니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주 신기했는데, 이것이 오디오북과 첫 만남인 듯하다. 출판계에 입문할 무렵인 1990년대 초에는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기기가 일상화하면서 ‘격동 30년’ 같은 라디오 드라마가 테이프에 담겨 나왔다. 1970년대 미국에서 ‘워크맨’의 보급과 함께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한 ‘오디오북’은 이 무렵부터 국내 출판계에서도 자주 언급됐다. 오디오 콘텐츠의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편집자들은 때마침 불어온 세계화 바람에 맞춰 ‘오성식 잉글리시’ 등 영어 학습서와 회화 테이프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학습물을 개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어린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래동화 등을 꾸준히 만들었고, 신은경, 임백천 같은 유명 진행자가 내레이터를 맡은 소설이나 에세이 등도 출판됐다. 애송시도 유행했다. ‘귀로 듣는 책’인 오디오북이 출판문화의 새로운 영역을 열어 주리라는 기대로 출판계가 부풀어 올랐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전이라 카세트테이프와 콤팩트디스크(CD) 등 물리적 형태의 오디오북을 주로 이야기했지만, 하나의 콘텐츠를 개발해 온갖 매체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출판 전략의 밑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으로 이루어진 책 콘텐츠의 기본 표현 형태도 함께 마련됐다. 오디오북을 향한 출판의 열정은 이처럼 뿌리가 깊다. 하지만 최근까지 오디오북 시장은 모색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공 수요나 유아를 위한 학습물 영역에 갇혀 있었다. 출판사로서는 녹음 시설 등 높은 초기 투자비가, 독자로서는 별도 재생 기기가 필요한 불편한 사용자 경험이, 유통에서는 오디오북의 존재를 독서 대중한테 널리 알릴 전문 서비스 업체의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던 오디오북이 요즈음 출판시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밀리의서재가 이병헌, 변요한, 구혜선 등 스타 연예인이 읽은 오디오북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병헌의 ‘사피엔스’는 출시 일주일 만에 1만 5000명이 구독하는 등 시장에 충격을 일으켰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역시 성우, 아이돌 등이 읽은 오디오북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오디오북 전문플랫폼 ‘윌라’는 자기계발, 경제경영 서적을 중심으로 강연과 함께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교와 손을 잡고 올레TV도 동화 300여편을 제공하는 ‘대교 북클럽’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도 오디오북 열풍은 뚜렷하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알렉사 등 스마트 스피커가 본격 보급된 2016년을 전후로 오디오북 수요가 폭발했다. 2016년 오디오북 매출액은 2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2% 증가하고, 판매량도 전년 대비 34% 늘어났다. 2017년에는 영국 18%, 일본 30%, 프랑스 85%, 이탈리아 81% 등 주요 출판 선진국에서 오디오북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세계 시장 규모도 2013년 20억 달러에서 2016년 35억 달러로, 연평균 20.5% 성장 중이다. 작년에도 성장률은 줄어들지 않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오디오북이 침체에 빠진 출판산업의 활로를 여는 것이다. 출판의 오랜 꿈이 영글고 있다. 목소리를 들으며 상상했던 체험이 부족한 아이는 나이 들어서도 책을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영국에서 오디오북 이용자의 39%에서 전자책 또는 종이책 독서량도 늘었다고 보고됐다. 일에 치여 책 콘텐츠를 접하기 어려웠던 이들이 오디오를 통해 책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에는 시도만이 가장 가치 있는 행위를 이룬다. 독자가 바라는 모든 형태로 책의 가능성을 시험할 때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 [길섶에서] ‘삑사리’/이두걸 논설위원

    ‘세상의 음악은 록과 록 아닌 것 두 종류만 존재한다’고 믿던 고교 시절. 워크맨의 단골손님은 한창 인기를 끌던 메탈 밴드 메탈리카였다. 번개 같은 속도감과 신기에 가까운 연주력, 거기에 탄탄한 곡 구성력이라는 삼박자를 갖췄으니 록 마니아라면 열광하지 않고는 못 배겼다. 어느 주말 새벽, 헤드폰을 낀 채 세운상가에서 어렵사리 구한 메탈리카 공연 실황 비디오를 플레이어에 넣었다. 명불허전이었다. 실수는 물론 불협화음조차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들의 실황을 찾아본 건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인간이 아닌 로봇이 연주하는 듯한 ‘도저한 완벽주의’에 질렸던 것 같다. 즉흥성이 없으니 현장감도 사라졌다. 멤버들이 술과 약에 취해 온갖 ‘삑사리’를 내면서도 청중들을 극단의 열정과 황홀로 이끌던 레드 제플린 등 1960·70년대 하드록 밴드를 한 수 위로 치게 된 계기였다. “‘미스터치’(misstouch) 없는 연주는 없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건반을 잘못 누르는 일은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이 가슴에 와닿았다. 모든 것에 철두철미한 모습보다 약간 풀어진 모습에 더 마음이 쓰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리라. 다른 이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조금은 내려놓고 살아도 될 터인데. douziri@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삐삐가 많이 울린 날, 25일/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삐삐가 많이 울린 날, 25일/손성진 논설고문

    접는 휴대전화가 첫선을 보였다. 음향기기와 통신기기의 진화는 끝이 없다. 1970년대에 등장한 카세트 라디오는 혁신적이었다. 부피가 큰 릴 테이프가 아닌 카세트테이프를 라디오에 넣어서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휴대성이 큰 장점이었다. 삼성, 금성, 일본 소니 제품도 있었지만 당시 대세는 국산 성우전자의 독수리표 쉐이코(sweico) 카세트 라디오로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던 물건이었다. 스테레오 듀얼 스피커가 내는 풍부한 음량이 큰 매력이었다. 그러나 가격이 그때로서는 상당히 비싼 11만 5000원이었다. 현재 가치로는 백만원이 넘을 것이다. 카세트 라디오는 도둑들이 노리는 귀중품이었다(동아일보 1979년 1월 31일자). 1980년대에 최고의 히트를 친 전자제품은 문고판 책만 한 카세트인 ‘워크맨’이었다. 고성능 헤드폰을 겸비한 워크맨은 젊은이들의 로망이었다. 1979년 소니사가 개발한 워크맨 가격은 15만원 정도로 한달치 월급과 맞먹었다. 워크맨을 몸에 소지하고 헤드폰을 귀에 쓴 젊은이들의 모습은 기삿감이었다. 기사는 워크맨이 외부 소리를 못 듣게 해 교통사고를 유발해 문제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파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혁신 중의 혁신, 초소형 MP3플레이어는 ‘제2의 워크맨’ 붐을 일으켰다. 1998년에 나온 MP3플레이어는 이미 녹음기, 카메라, 라디오 기능을 같이 갖고 있었다. MP3플레이어의 등장은 LP에 이은 CD의 퇴장, 음반(레코드) 회사와 음반 가게의 몰락을 예고했다. MP3플레이어를 한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1997년의 일로 개발 회사는 국내 벤처기업인 디지털캐스트였다. 그러나 “그렇게 잘될 거면 미국이나 일본에서 벌써 시작하지 않았겠느냐”는 국내 대기업의 외면에 이 기업은 미국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사에 겨우 300만 달러에 팔렸다(한겨레 1999년 4월 5일자). 뒤늦게 삼성 등 국내 기업이 뛰어들었지만 때를 놓쳤다. 1990년대 제1의 히트작은 40대 이하 세대에게는 생소한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였다. 1982년 처음 개발된 삐삐는 당시로서는 최고의 통신수단이었다. 또한 삐삐로 개인택시를 부를 수 있었고 꽃배달 주문을 할 수 있었으며 축구 중계를 문자로 받을 수 있었다. 휴대전화와 삐삐 보급이 함께 늘어나는 기현상도 있었다. 1997년 삐삐는 보급 대수가 1500만대를 넘어서 보급률이 세계 1위였다. 삐삐가 가장 많이 울리는 날은? 25일이었다고 한다. 월급날이다. 1999년부터 휴대전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삐삐 가입자는 격감했다.
  • ‘악질경찰’ 이선균 “전소니, 지금껏 보지 못한 마스크”

    ‘악질경찰’ 이선균 “전소니, 지금껏 보지 못한 마스크”

    ‘악질경찰’ 이선균이 배우 전소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5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정범 감독과 배우 이선균, 박해준, 전소니가 자리했다. 이날 이선균은 전소니에 대해 “차분하고 똑똑하다. 지금껏 보지 못한 마스크를 가진 신인 배우다. 어릴 때 소니 워크맨을 보고 ‘와 대박이야!’ 했던 것처럼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정범 감독은 “전소니가 똑똑한줄은 알고 있었다. 진행하면서 상상력도 풍부하고 센스도 좋다는 걸 알게 됐다. 현장에서도 전혀 떨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전소니는 “촬영 현장에서는 떨리지 않았다. 오늘이 더 떨린다. 위험한 것은 다들 준비를 해주신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무섭지 않았다”면서 “극중 미나 역을 맡았다. 큰 비밀을 포함한 증거를 손에 넣게 돼 등장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 고등학생이다. 그렇게 나쁜 아이는 아니다”고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영화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 등이 출연한다. ‘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신작이다. 오는 21일 개봉. 사진=스포츠서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흥미로운 노년 생활

    [홍석경의 문화읽기] 흥미로운 노년 생활

    언제부턴가 인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가 됐다. 오히려 인구학적 데이터들이 오래전부터 말해 주던 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지 않고 과시성 단기 정책에 집중했던 국가 기구의 무능함의 결과를 지금에야 피부로 경험하고 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출생률이 급기야 공포의 0점대로 떨어졌고, 출생자보다 사망자,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훨씬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직접적인 존속의 위험 앞에 있다. 이런 산술적 변화와 더불어 인구구조 또한 역삼각형의 고령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했고, 국내 인구 연령대에서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하는 1959~74년생(연령별 평균 인구 88만명)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은퇴를 시작한다. 수명의 지속적 연장으로 은퇴 후의 삶이 30~40년에 달할 이 인구는 부모의 노후를 부양했으나 자식에게 노후를 의지하지 못할 것이며, 여가를 누릴 줄 아는 서구적 개념의 은퇴자층을 형성할 것이다. 이들은 배고픔을 모르고 자라 좋은 고용조건 속에서 비교적 안정된 은퇴자의 생활을 준비할 수 있었던 첫 세대이고, 20대에 독재정권을, 40~50에 부패한 우파정권을 평화적으로 바꿨다는 집단적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20대에 과외 수입으로 브랜드 상품을 소비할 수 있었고, 최초로 1인 미디어인 워크맨을 사서 꽂고 레드 제플린과 퀸을 들었으나 그만큼 개인주의적이지는 못한 세대, 유학을 쉽게 가지는 못했어도 해외여행을 대대적으로 갈 수 있었던 첫 세대, IMF가 왔을 땐 조직의 말단 관리자로서 아랫세대가 잘려 나가는 걸 보고 안심했던 세대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보다 소셜네트워크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매사에 적극적인 이 세대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이들은 민주를 외쳤으나 성차별을 방관하고 일터의 권위적 갑의 자리를 내화했으며, 세대 간 민주적 관계 정립에 무능했다. 또한 딸들을 독립적이고 유능하게 키웠으나 그 딸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아들들을 교육하는 것은 그만큼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남자들은 스스로를 성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사업을 핑계로 룸살롱을 마다하지 않으나 해외 출장 시 부인의 선물을 잊지 않으며, 남자 동창들과 골프와 술로 묶인 정서와 이해관계 네트워크를 자산화한다. 여자들은 대학교육을 받았으나 대다수가 ‘누군가의 부인’으로 자식들을 경쟁적으로 키우기 위해 아이들의 입시 전쟁에서 실력을 발휘했고, 적극적인 문화 향유자로서 고양된 취향을 일상을 아름답고 세련된 것으로 변화하는 데 투자했다. 이들의 비정상적 부부 관계, 급증하는 이혼, 독신생활과 성생활이 미디어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세대가 은퇴에 돌입한다. 즉 일하지 않고 소비하고 생활하며 투표하는 거대한 노년층을 구성할 것이고, 이들의 집단적인 움직임이 한국 사회의 모습을 바꿀 것이다. 이것은 또한 젊은층의 소비 패턴에 기댄 현재의 모든 서비스 산업의 재구조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문화 공간, 패션, 주거, 서비스 등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은퇴자는 과거 노인들의 이미지에 맞춰져 의료 혜택의 대상일 뿐 젊음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한국의 모든 생활세계 하부 구조는 이들을 수용할 준비가 없어 보인다. 과거와 같은 ‘나잇값’을 하지 않는 이 건강한 은퇴자들은 나이를 먹어 가나 늙기를 거부하고, 선배들보다 안정된 경제력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 스스로를 위해 쓸 것이다. 이미 외국과의 접촉으로 거주의 대안을 경험했기에 건강한 은퇴자로서 적극적으로 여행할 것이며, 대안적 은퇴자의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신적·물질적 투자를 할 것이다. 이들은 도시뿐 아니라 청년이 떠난 농촌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다. 물론 농촌이 이들의 취향과 요구에 부응할 때 그러하다. 이 세대가 남길 마지막 유산은 아마도 흥미로운 노년 생활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이미 어려운 청년 세대의 짐이 되지 않고, 경제적·정치적으로 공조하는 은퇴자의 삶. 이것은 물론 도시 중심적 시각이고, 안정된 중산층 은퇴자의 모습일 뿐이다. 그래도 미래를 밝게 보는 것은 건강에 좋다.
  • 운동하고 취미 배우는 ‘워라밸’… 퇴근 등록 후 야근하는 ‘워크맨’

    운동하고 취미 배우는 ‘워라밸’… 퇴근 등록 후 야근하는 ‘워크맨’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지 100일을 맞은 가운데 직장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반’이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실현됐다는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워라밸을 여전히 먼 나라 얘기로 여기는 직장인도 많았다. ●주말 근무도 줄어 여행도 많이 다녀 퇴근 시간이 빨라진 직장인들은 퇴근 이후 취미와 여가를 즐기고 있다. 지난 5일 저녁 서울 강남역의 한 카페에서는 퇴근한 직장 여성들이 모여 자수와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있었다. 한강공원이나 도심 골목에서 30여명이 모여 달리기를 하는 ‘러닝크루’를 즐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러닝크루 ‘SRC 서울’ 운영자 유승우(27)씨는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직장 야근을 이유로 빠지는 회원이 크게 줄었다”면서 “크루 가입을 희망하는 문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풋살장’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건물 옥상에 풋살파크를 운영하는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국 13개 지점 풋살파크의 지난 9월 평균 이용객 수는 7050명으로 집계됐다. 주 52시간제 시행 전인 6월 이용객 6130명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920명(15%)이 늘었다. 주말 근무 횟수가 줄어들면서 주말을 이용해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직장인도 많아졌다. 직장인 라연경(28)씨는 “지난여름 주말이면 동해안에 가서 서핑을 즐겼다”면서 “겨울에는 스키장 회원권을 끊고 주말마다 스키와 보드를 즐기러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제조업·통신업체 여전히 ‘그림의 떡’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직장인도 많다. 여전히 초과 노동이 이뤄지는 사업장도 적지 않았다. 건설제조업에 종사하는 안모(37)씨는 “퇴근 시간에 PC가 강제 종료되지만 야근자들은 꺼진 전원을 다시 켜고 일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급여가 더 줄었다며 하소연하는 사람도 많다. 한 통신업체에서 일하는 김모(31)씨는 “지문을 찍어 퇴근 등록을 한 뒤 야근을 한다”면서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야근 수당만 더 줄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각종 수당 줄어 월급도 36만원 감소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638명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단축 시행 후 변화’를 설문한 결과, ‘근로시간이 줄지 않았다’(66.5%)는 응답률이 ‘줄었다’(33.5%)의 답변의 2배에 달했다. 또 절반 이상인 54.0%가 ‘별다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임금이 줄었다’는 응답자도 5명 중 1명(20.9%)꼴이었다. 줄어든 월급은 평균 36만 9000원으로 집계됐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전호환의 교육의 향기] 어느 ‘58년 개띠’의 60년사

    [전호환의 교육의 향기] 어느 ‘58년 개띠’의 60년사

    1958년생인 나는 올해로 환갑이 된다. 1960년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53세였으니 당시 기준으로 보면 오래 산 셈이다. 70년대의 환갑잔치는 자손들과 일가친척,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장수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100세 인생’ 시대를 예고하는 지금은 볼 수 없는 광경이 됐다.해인사가 있는 경상남도 합천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동네 뒷산에서 나무를 잘라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짓고 방을 데웠다. 겨울에는 얼음판에서 썰매를 지치고 팽이를 쳤다. 초등학교 교실은 부족하고 열악했다.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한 반에 60여명이 조그만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다. 6·25 전쟁 이후 시작된 본격적인 베이비붐 세대인 개띠들의 숙명이었다. 점심은 학교에서 나줘주는 급식으로 때웠다. 미국 원조 식품인 옥수숫가루로 만든 죽이나 빵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즈음에 전기가 들어왔다. 아버지 권유로 붓글씨를 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고전 읽기를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공부를 잘한 형님은 마산중학교에 진학했다. 당시에는 중학교 입학시험이 있었다. 시골 초등학교에서 우수한 한두 명 정도만이 도시 중학교로 갈 수 있었다. 아버지가 결정한 ‘장남’에 대한 특혜였다. 누나는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도록 했기 때문이다. 형님 덕에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는 처음으로 마산이라는 도시로 여행을 했다. 합천읍에서 마산까지는 비포장 산길을 버스로 4시간이나 달려야 했다. 텔레비전과 기차와 바다를 그때 처음 봤다. 서울 첫 나들이는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 때였다. 코끼리와 호랑이를 처음 본 것도 이때였다. 교사인 아버지의 전보 발령으로 중학교 3학년 때 진주로 전학을 했다. 도시 생활의 시작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는 부산에 있는 경남교육청으로 전근을 가셨다. 나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등록금이 저렴한 국립 부산대로 진학해야 했다. 교사 박봉으로 4남매 학비 마련이 어려워 서울로 갈 형편이 못 됐기 때문이다. 대학 정문 앞에서 아버지와 작은 방에서 함께 하숙을 했다. 아버지는 시내버스로 1시간 걸리는 대신동까지 출퇴근을 하셨다. 대학가의 하숙비가 저렴한 이유도 있었지만 대학 생활을 하는 자식의 모습을 보는 아버지의 즐거움도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교수가 되기를 바라셨다. 나와 같은 58년 개띠들은 1977년에 대학에 입학했다. 서울과 부산 지역 동기들은 무시험으로 고교에 진학한 소위 ‘뺑뺑이 1세대’였다. 당시 유신정권 말기의 대학에서는 학생 데모가 끊이지 않았다. 개띠의 일부는 민주투사가, 다른 일부는 군 진압군이 돼 서로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많은 친구들이 다치고 죽었다. 고통스러운 암흑의 시대였다. 교수가 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을 마치고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던 영국이 나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어머니께서 어렵게 장만해 주셨던 일제 소니 워크맨을 들고 다니면서 모질게 영어 문장을 외었다. 부산대 교수로 임용되던 날 아버지는 ‘교육입국’(敎育立國)이란 붓글씨 액자를 내 연구실에 걸어 주셨다. 가르침으로 후세를 길러 나라를 세우라는 의미셨다. 그렇다. 6·25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불과 60여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은 물론 자유민주 국가로 일어선 힘은 바로 교육이었다. 교육이 계층 이동의 유일한 희망 사다리였다. 58년 개띠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전사로서 각자 걸어온 길은 달라도 모두가 열심히 살았다. 외환위기와 세계 금융위기 때도 허리띠를 졸라 맸다. 그런 이들이 올해 60세를 맞아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들은 이제 또 다른 교육과 배움을 통해 ‘인생 제2막’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바로 ‘세상은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희망은 다름 아닌 아버지께서 새겨 주셨던 ‘교육입국’이다. 교육의 향기는 백년을 간다고 했다.
  • ‘혼자왔어요’ 워크맨 처음 본 유회승, 로운의 반응은?

    ‘혼자왔어요’ 워크맨 처음 본 유회승, 로운의 반응은?

    ‘혼자왔어요’ 뮤지가 자신의 워크맨을 공개해 화제다.지난 4일 방송된 KBS2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혼자왔어요’에서는 가수 뮤지가 여행지에서 함께 방을 쓰게 된 후배 가수인 엔플라잉 유회승(22)과 SF9 로운(21)을 위해 자신의 워크맨을 공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워크맨을 처음 본 유회승과 로운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로운은 “드라마 속에서만 보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뮤지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워크맨을 들고 온 이유에 대해 “요즘 친구들은 여행갈 때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과거의 블루투스 스피커라 생각되는 워크맨을 가져왔다. 동생들에게 구경시켜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진=KBS2 ‘혼자왔어요’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울던 소니, 다시 웃니 20년 만에 5조원대 영업이익… ‘플레이스테이션·카메라 칩’ 인기에 화려한 부활

    ‘일본 소니가 20년 만에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워크맨’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니는 올해 게임기·카메라 사업의 호조와 사업구조 개편 효과 등이 호재로 작용해 1998년 이후 최고의 실적 상승세를 실현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달 28일 올해 카메라 이미지 센서와 비디오 게임기 매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인 영업이익 5000억엔(약 5조 41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워크맨’으로 1990년대 글로벌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소니는 2000년대 들어 맥없이 무너졌다. 주력 상품이었던 TV와 휴대전화, 카메라 등이 후발 주자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특히 LG와 삼성 등의 한국 TV 산업의 급성장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소니의 몰락은 내수시장에 골몰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일본의 ‘갈라파고스’ 현상을 설명하는 데 인용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소니의 부활은 게임과 카메라 칩의 호조와 효율적인 사업구조 개편 덕분이다. 규슈 지진 등으로 칩과 카메라 사업이 타격을 받아 지난해 영업이익은 1.9% 하락했지만 게임사업은 플레이스테이션의 인기로 영업이익이 53% 늘어난 1356억엔을 기록했다. 올해 온라인 게임과 다운로드·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하드웨어 매출을 초과하며 실적 기대감을 높여 주고 있다. 게임사업은 올해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1인 1700억엔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또 다른 돈벌이 사업은 카메라 칩이다. 지난해까지 손실을 기록했던 카메라 칩 사업은 올해 1200억엔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소니의 듀얼 카메라 센서가 휴대전화 카메라 센서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 신제품에도 소니의 카메라 센서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니의 부활을 이끈 주역은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이다. 2012년 샐러리맨이던 그가 CEO로 취임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그는 사업구조 재편에 몰두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소니의 부활을 이끌었다. 경쟁력이 없는 TV 사업을 70% 가까이 축소해 분사했다. 소니의 명성을 드높였던 워크맨 사업과 컴퓨터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대신 경쟁력 있는 미래 사업인 카메라 센서에 2014년 공모증자한 4000억엔을 집중 투자한 전략이 주효했다. 히라이 CEO는 “수년간 구조조정을 거쳐 게임, 카메라 칩, 그리고 금융에 집중하는 사업구조로 개편했다”며 “전환점을 맞기 위한 노력이 거의 마무리 단계로 올 하반기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울던 소니, 다시 웃니

    울던 소니, 다시 웃니

    ‘일본 소니가 20년 만에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워크맨’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니는 올해 게임기·카메라 사업의 호조와 사업구조 개편 효과 등이 호재로 작용해 1998년 이후 최고의 실적 상승세를 실현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달 28일 올해 카메라 이미지 센서와 비디오 게임기 매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인 영업이익 5000억엔(약 5조 41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워크맨’으로 1990년대 글로벌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소니는 2000년대 들어 맥없이 무너졌다. 주력 상품이었던 TV와 휴대전화, 카메라 등이 후발 주자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특히 LG와 삼성 등의 한국 TV 산업의 급성장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소니의 몰락은 내수시장에 골몰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일본의 ‘갈라파고스’ 현상을 설명하는 데 인용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소니의 부활은 게임과 카메라 칩의 호조와 효율적인 사업구조 개편 덕분이다. 규슈 지진 등으로 칩과 카메라 사업이 타격을 받아 지난해 영업이익은 1.9% 하락했지만 게임사업은 플레이스테이션의 인기로 영업이익이 53% 늘어난 1356억엔을 기록했다. 올해 온라인 게임과 다운로드·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하드웨어 매출을 초과하며 실적 기대감을 높여 주고 있다. 게임사업은 올해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1인 1700억엔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돈벌이 사업은 카메라 칩이다. 지난해까지 손실을 기록했던 카메라 칩 사업은 올해 1200억엔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소니의 듀얼 카메라 센서가 휴대전화 카메라 센서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 신제품에도 소니의 카메라 센서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니의 부활을 이끈 주역은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이다. 2012년 샐러리맨이던 그가 CEO로 취임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그는 사업구조 재편에 몰두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소니의 부활을 이끌었다. 경쟁력이 없는 TV 사업을 70% 가까이 축소해 분사했다. 소니의 명성을 드높였던 워크맨 사업과 컴퓨터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대신 경쟁력 있는 미래 사업인 카메라 센서에 2014년 공모증자한 4000억엔을 집중 투자한 전략이 주효했다. 히라이 CEO는 “수년간 구조조정을 거쳐 게임, 카메라 칩, 그리고 금융에 집중하는 사업구조로 개편했다”며 “전환점을 맞기 위한 노력이 거의 마무리 단계로 올 하반기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90년대로 돌아간 걸그룹? ‘이달의 소녀’ 비비 솔로곡

    90년대로 돌아간 걸그룹? ‘이달의 소녀’ 비비 솔로곡

    신인 걸그룹 이달의 소녀 다섯 번째 멤버 비비의 솔로 앨범이 베일을 벗었다. 비비는 17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솔로 싱글 앨범 ‘에브리데이 아이 러브 유(Everyday I Love You)’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공개된 뮤직비디오 속 비비는 90년대를 연상케 하는 의상과 스케이트장, 워크맨, 언플러그드보이, 쿨픽스 카메라 등 추억의 아이템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타이틀곡 ‘에브리데이 아이 러브 유(Everyday I Love You)’는 90년대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으로, 비비만의 상큼함을 극대화했다는 게 소속사의 설명이다. 먼저 베일을 벗은 이달의 소녀 멤버 희진, 현진, 하슬, 여진의 카메오 출연도 눈길을 끈다.특히 이번 싱글에 함께 수록된 타이틀곡의 미디움 믹스 버전 ‘에브리데이 아이 니드 유(Everyday I Need You)’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달의 소녀 멤버 진솔이 랩 피처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의 소녀 다섯 번째 솔로 앨범의 주인공 비비는 최근 희진, 현진, 하슬과 함께 이달의 소녀 첫 번째 유닛 이달의 소녀 1/3 멤버로 발탁돼 활발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특히 사과 같은 상큼한 외모와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핑크빛 헤어스타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10월 첫 번째 멤버를 시작으로 매달 새로운 멤버를 공개하는 신인 걸그룹 이달의 소녀는 현재까지 다섯 명의 멤버(희진, 현진, 하슬, 여진, 비비)가 공개됐으며, 팬 사인회 및 유닛 활동을 통해 팬덤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영상=loonatheworld/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취향저격, 시선강탈’ 1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별 맞춤 공연 봇물

    ‘취향저격, 시선강탈’ 1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별 맞춤 공연 봇물

    겨우내 꽁꽁 얼었던 마음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봄, 공연계도 관객 맞을 준비에 한창 분주하다. 시즌 초반부터 다양한 장르의 각양각색 작품들이 봇물같이 쏟아지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공연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30대 여성 이외에도 더 많은 관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세대별 취향 저격 작품들이 눈에 띈다.■1020, 뮤지컬 ‘꽃보다 남자’ 풋풋한 하이틴 로코…아이돌 ‘F4’ 뭉쳤다 일본 순정만화를 무대에 올린 뮤지컬 ‘꽃보다 남자’는 공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보기 힘든 10~20대 관객을 공략한다. ‘꽃보다 남자’는 1992년부터 2003년까지 12년간 일본 만화잡지 ‘마가렛’에 연재된 작품으로 일본 영화, 애니메이션은 물론 2009년 한국 드라마로도 제작돼 ‘F4’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평범한 서민 집안의 한 소녀가 재벌가 자제들이 가득한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하이틴 로맨스의 풋풋한 감성을 살렸다. 이번 공연에는 비투비의 이창섭, 빅스의 켄, 슈퍼주니어 성민, 미쓰에이 민 등 현역 아이돌이 주연으로 나서면서 젊은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홍보사 스토리P의 최소연 대리는 “10대와 20대 예매 관객을 합치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면서 “작품 내용 자체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데다가 아이돌 팬덤에 힘입어 젊은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아이돌이 등장하는 작품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지만 마니아들만 본다는 인식이 강한 뮤지컬에 대한 젊은 관객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관객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5만 5000~11만원. 070-8118-9721.■3040, 연극 ‘유도소년’ 연극판 ‘응답하라 1997’…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스포츠 선수들의 뜨거운 청춘과 풋풋한 사랑을 다룬 연극 ‘유도소년’은 3040세대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연극판 ‘응답하라 1997’로 불리는 ‘유도소년’은 전북체고 유도선수 ‘경찬’이 1997년 고교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면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경찬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슬럼프에 빠진 ‘경찬’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며 관객에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뜨거운 열정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HOT의 ‘캔디’, UP의 ‘뿌요뿌요’, 젝스키스의 ‘사나이 가는 길(폼생폼사)’ 등 추억의 인기가요를 극 중간중간 삽입해 관객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극 중 등장하는 삐삐, 워크맨, PCS 등의 소품도 반가운 추억을 되살린다. 공연 관계자는 “작품 속 ‘아무리 힘들어도 최선을 다하기 전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매일 반복되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30~40대 직장인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5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4만 4000원. (02)744-4331.■4060, 뮤지컬 ‘오! 캐롤’ 닐 세다카의 히트팝… 중장년층 향수 자극 주크박스 뮤지컬 ‘오! 캐롤’도 공략 관객층이 확실하다. 국내에서 CF, 방송, 영화 삽입곡으로 친숙한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곡으로 채워진 ‘오! 캐롤’은 40~60대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1960년대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주인공 6명의 사랑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1980년대 가수 방미가 번안해 부른 ‘날 보러 와요’로 익숙한 ‘원 웨이 티켓’을 비롯한 ‘오 캐롤’, ‘유 민 에브리싱 투 미’ 등 흥겨운 노래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한다. 남경주, 최정원, 전수경 등 중장년층에게 친숙한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의 등장과 밝은 분위기의 쇼뮤지컬 특성 역시 4050 관객을 유도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오! 캐롤’을 홍보하는 노민지 클립서비스 과장은 “화려한 군무와 복고풍 의상이 주는 볼거리, 객석에서 함께 춤추고 즐기는 커튼콜 등 뮤지컬을 자주 접해 보지 않은 중장년층 관객이 접근하기 쉬워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5월 7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5만~12만원. 1577-336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한국의 CES 부스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한국의 CES 부스

    ‘중국 담은 높아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고, 일본 담은 없다시피 하여 내부가 훤히 보인다. 한국 담은 이 둘의 중간 정도이다.’ 국어 교과서에서 봤던 이어령 선생의 ‘한국의 담장’은 모범적인 인류학 텍스트였다. 담장 높이의 차이는 국가별 개방·폐쇄성의 정도를 은유한다고 이 선생은 결론 냈다. 어떤 ‘하드웨어’엔 그 사회의 ‘소프트웨어’가 고스란히 담긴다고 그때 배웠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꾸민 부스에서 3국의 담장을 떠올렸다. 인구 분포와 경제 수준이 서로 다른 한·중·일의 개성이 부스 곳곳에서 묻어났다. CES의 중앙 무대에서 살짝 비켜난 곳에 위치한 중국 샤오미 부스엔 없는 제품이 없다. 두께 4.9㎜의 TV, 스마트폰, 가상현실(VR) 기기, 공기청정기, 전동 킥보드, 드론, 로봇까지. 이 다양한 제품들을 마치 양판점처럼 배치했다. 매장이 아닌 전시장인데도 “한 번 써보고, 지금 당장 사세요”라고 제품들이 속삭이는 듯했다. 그런 눈으로 가전을 보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예금을 깨서 매장에 가 ‘최신형’이란 스티커가 붙은 제품을 사면, 우리 가족이 성공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세탁기 있는 집, 에어컨 있는 집이란 ‘성공의 증거’를 갖추기 위해 모두 몰두했었다. 이제 삼성이나 LG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부추기지 않는다. 더이상 가전이 결핍된 집이 드문 한국에서 사람들은 ‘패션’처럼 가전을 쇼핑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이 재현되는 올레드 터널을 통과해 입장한 LG 부스에선 냉장고나 청소기를 어떻게 집에 배치할지 차분히 설명한다. 삼성의 VR 체험존에선 기어VR을 쓴 개인들이 모여 전동의자를 타고 VR을 집단 체험한다. 잘 단장된 갤러리처럼 꾸민 한국 기업 부스에서 제품들은 “가전을 통해 삶을 예술로 만들어봐”란 메시지를 던지는 듯했다. 일본은 어떨까. 소니의 모든 제품은 최상의 품질을 구현했다. 수십년 전 ‘소니 신화’의 주역이던 휴대용 오디오 워크맨은 ‘무손실음원’을 구현하는 초고가 제품으로 돌아왔다. 제품을 체험할 독립적인 공간이 부스 곳곳에 배치돼 방문객들은 초고화질 영상과 입체적인 음질을 감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제품들은 마치 “너의 고독을 내가 달래 줄게”라고 웅변하는 듯했다. 한·중·일 부스의 이질감은 방문객의 동선에서 극대화된다. 중국 부스에서 사람들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경쟁하듯 제품을 만지고, 출시 일정을 확인했다. 한국 부스에선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제품을 감상하며 소감을 교환했다. 일본 부스에 들어선 일행들은 곧 서로 헤어졌고, 한 명씩 헤드폰을 끼거나 TV를 보며 기계와 1대1 관계를 맺었다. 가전 기술력이 일본-한국-중국 순으로 전승됐다거나 중국 부스의 풍경이 몇십 년 전 한국과 비슷하다는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한국의 부스가 지금의 일본 부스와 다른 모습이길 바라 본다. 외롭거나 홀로 남은 이들이 억지로라도 친구를 찾는 대신 가전에게 위로를 받는 풍경은 거북하다. 우리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saloo@seoul.co.kr
  • ‘조직 칸막이’ 넘은 자와 갇힌 자의 운명

    ‘조직 칸막이’ 넘은 자와 갇힌 자의 운명

    사일로 이펙트/질리언 테트 지음/신예경 옮김/어크로스/384쪽/1만 5000원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 등 혁신적 제품과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바꾼 소니는 왜 몰락했을까. 스위스에서 가장 안정적인 금융기업으로 알려진 UBS는 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 반면 시카고 경찰국은 어떻게 범인 검거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시민들의 복지를 증진할 수 있었을까. 페이스북은 어떻게 지속적인 조직 혁신을 단행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양쪽 사례를 꿰뚫는 키워드로 ‘사일로’를 들었다. 한쪽은 사일로에 갇혔기 때문에 망했고, 다른 쪽은 사일로를 넘어섰기에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일로는 주로 비즈니스 용어로 사용되며 부서 이기주의를 뜻한다. 생각과 행동을 가로막는 편협한 사고 틀이나 심리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개인과 조직 문제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 저자는 사일로가 왜 발생하는지, 우리가 사일로에 갇히기 전에 어떻게 사일로를 길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짚었다. 마이클 블룸버그의 뉴욕시청, 런던의 잉글랜드은행, 오하이오의 클리블랜드 클리닉, 스위스의 UBS, 캘리포니아의 페이스북, 도쿄의 소니, 뉴욕시의 블루마운틴 헤지펀드, 시카고 경찰국 등 사일로와 관련한 8가지 실패와 성공 사례를 통해 개인과 조직, 나아가 사회 시스템 속에 숨겨진 사일로를 명징하게 규명했다. 저자는 “사일로에 갇힌 이들은 스스로 만들어 놓은 분류체계 안에 생각과 행동이 갇혀 버려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도 못하고 버젓이 드러난 문제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사일로에 갇히느냐 넘어서느냐에 따라 기업과 정부, 국가의 운명이 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애플은 왜 3.5㎜ 오디오 잭을 없앴는가?

    [고든 정의 TECH+] 애플은 왜 3.5㎜ 오디오 잭을 없앴는가?

    애플이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를 들고 나와 2016년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에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새롭게 탑재된 A10 프로세서는 CPU 성능에서 40%, GPU 성능에서는 50%의 향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A9에 사용된 1.85GHz 트위스터 CPU나 PowerVR Series 7XT GT7600 GPU 모두 상당한 성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제조 공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거의 A9과 같은 공정(16nm 혹은 14nm)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 놀라운 일이죠. 이외에도 카메라 성능 개선이나 최초로 방진 방수를 도입한 부분, 16GB 없애고 용량을 두 배로 늘린 점은 경쟁사 대비 약간 늦은 점도 있지만, 이전 세대 대비 개선된 점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새 아이폰에 대한 시각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많은 유저는 물론 외신들도 3.5㎜ 오디오 잭(Audio Jack)을 제거한 부분에서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3.5㎜ 오디오 잭이 없으면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이외에 사용자가 기존에 가진 유선 이어폰과 헤드폰은 모두 변환 어댑터를 통해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과 더불어 라이트닝 이어폰은 앞으로 다른 기기에서는 사용하기 힘들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혹평이 쏟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애플은 이런 용감한(?) 일을 벌인 걸까요?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3.5㎜ 오디오 잭을 없애려고 시도하는 것이 애플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6.35㎜(1/4인치)로 시작한 오디오 잭은 3.5㎜, 2.5㎜ 등 여러 변형이 나왔지만, 기술적으로는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규격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3.5㎜ 오디오 잭만 해도 1964년에 등장한 소니 EFM-117J 라디오에서 등장해서 워크맨 시리즈와 더불어 황금기를 누리게 된 규격인데, 본래 원조인 6.35㎜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6.35㎜는 1878년에 등장했으니까요. 하지만 3.5㎜ 오디오 잭을 비롯한 아날로그 오디오 단자 규격이 널리 사용된다는 이유를 제외하고 이것을 반드시 써야 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른 단자와 케이블로도 얼마든지 음성 신호를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이를 USB mini 같은 커넥터로 교체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대다수 사람이 알지도 못할 만큼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대다수 이어폰/헤드폰이 아날로그 오디오 규격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죠. 새로운 단자를 이용한 기기를 내놓으면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습니다. 과거 몇몇 휴대폰도 시도했다가 결국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몇 기업들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3.5㎜ 오디오 잭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애플 말고 다른 기업 어디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인텔입니다. 인텔은 2016년 인텔 개발자 회의(IDF)에서 공식 슬라이드를 통해서 자신들의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인텔의 목표는 현재 인텔이 밀고 있는 규격인 USB type-C로 오디오 단자를 통일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앞으로 오디오 기술 규격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기면서 여기서 인텔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입니다. 인텔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3.5㎜ 단자를 제거하겠다는 포부를 발표했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인텔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죠. 따라서 인텔의 계획은 CPU를 공급하면서 PC 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듯이 디지털 오디오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주도권을 얻겠다는 것이지 직접 3.5㎜ 오디오 잭이 없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과거의 실패를 알고도 이를 선뜻 실행에 옮길 용감한 제조사는 당장에는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단자 종류는 달라도 애플이 먼저 총대를 멘 셈인데 과연 이러면 애플에 무슨 이점이 있을까요? 사실 이점은 분명합니다. 3.5㎜ 단자를 제거한 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빈 공간만큼 공간 설계에 여유가 생기는 장점도 같이 존재합니다. 여기에 새로운 디지털 방식 오디오 단자를 이용해서 앞으로 이전보다 훨씬 진보된 고해상도 디지털 음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일 것입니다. 과거 PC에는 마우스, 키보드, 프린터 등 입출력 단자가 다 개별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 USB로 통일되었습니다. 소비자도 편해졌지만, 제조사가 사실 더 큰 이점을 누렸습니다. 구조가 단순해지고 제조비가 줄어드니까요. 구조와 단자 종류가 단순해지는 것은 사실 모바일 기기에서 더 큰 이점입니다. 하지만 다른 제조사들이 이런 장점을 몰라서 지금까지 3.5㎜ 오디오 잭을 유지해온 것은 아닙니다. 제조사는 3.5㎜ 오디오 잭을 없애면 당장에 이득을 보겠지만, 소비자는 당장에는 아무런 이득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가진 3.5㎜ 이어폰과 헤드폰은 변환 어댑터 없이는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라이트닝 커넥터 이어팟은 다른 오디오 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데 좋다고 할 소비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만 주로 사용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당연히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반발이 없어지는 것은 이런 기기가 늘어나서 3.5㎜ 오디오 잭이 서서히 사라지는 시점에서나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애플이 이런 강수를 둔 이유는 그만큼 충성 고객이 많다는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른 제조사에서는 보기 힘든 용기(?)인 셈인데,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3.5㎜ 오디오 잭으로 복귀할지는 1~2년 정도 지나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새롭다고 항상 좋지는 않은 법인데, 이번에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소리가 나오게 될지 궁금하네요.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잔류 지지세 강한 런던 투표율이 승부 가를 것”

    “잔류 지지세 강한 런던 투표율이 승부 가를 것”

    21일(현지시간) 유스턴역 선거 홍보는 EU 잔류 지지를 공식 선언한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이 조직했다. 현장에서 홍보를 주도한 이 당의 부대표 사라 알리는 선거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간발의 차이로 EU에 남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EU 탈퇴 여론이 우세한 지역들이 있지만,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런던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EU 잔류 지지세가 강한 런던의 투표율이 높으면 우리가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찬반 지지율이 박빙으로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를 반영하듯 유스턴역에서 만난 시민들의 의견도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웨일스 출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존스(52)는 “복지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EU를 떠나는 것이 맞다”며 “많은 이민자가 실업수당, 교육수당, 건강보험 등을 지급받으면서 국가 재정이 흔들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프리카계 런던 시민인 데이비드 스티븐(25)은 “영국은 EU에 매년 수십억 파운드를 내고 있다”며 “이 돈을 인프라에 투자하거나 건강보험 재정에 투입하면 영국민들이 더욱 잘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U 잔류 지지자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EU라는 큰 단일 시장을 잃는다고 말하지만 미국, 중국 등 거대 시장과의 교역을 늘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버밍엄 출신의 회사원 크리스 워크맨(32)은 “EU를 탈퇴하면 어떤 경제적, 정치적 결과가 발생할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이에 사람들은 후폭풍을 두려워하며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같은 버밍엄 출신의 보험업계 종사자 패트리샤 헌트(47·여)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 전 유럽이 단결할 때 영국도 강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EU 탈퇴파는 이민자들이 영국 사람의 일자리를 가져간다고 주장하지만, 이민자들의 일자리는 대부분의 영국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헌트는 이어 “정치인과 언론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정확한 팩트만 전달해야 한다”며 “특히 이민 문제는 언론이 이슈를 왜곡해 대중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렉시트를 두고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었던 유스턴역과 달리 국회의사당 건너편에 마련된 조 콕스 하원의원의 추모공간은 콕스 의원을 기리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 있었다. 20일 오후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도 10여명의 시민들이 끊임없이 추모공간을 찾아 꽃다발을 바치거나 양초에 불을 켰다. 몇몇 시민들은 꽃다발에 적힌 추모 글귀를 읽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근처를 순찰하는 관리인은 “하루에 수백명이 추모 공간을 찾는다”며 “특히 점심 시간에 직장인들이 추모공간에 모여 점심을 먹으며 콕스 의원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퇴근 후 추모공간을 찾은 새라 치즈먼드(50·여)는 “콕스 의원은 자신의 신념을 말하다 살해당했다. 끔찍한 일이다”며 탄식했다. 그는 “영국에는 오래전부터 자신과 다른 의견을 인정하는 관용의 전통이 있었다”며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관용의 전통이 아직 유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와우! 과학] 위험한 임무 수행하는 ‘슈퍼히어로 로봇’ 등장

    [와우! 과학] 위험한 임무 수행하는 ‘슈퍼히어로 로봇’ 등장

    위험한 현장에 진입해야 하는 소방관이나 군인들을 대체할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탈리아에서 공개됐다.  ‘워크맨’(Walk-Man)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실제 사람처럼 두 발로 걸을 수 있으며,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안다는 점에서 고성능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로봇은 사람이 직접 투입되기 어려운 사고 현장이나 전장 또는 폭발물 탐색 지역에 투입돼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이미 지난 6월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에서 프로토타입이 공개된 바 있다.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는 국내 연구팀도 참여한 바 있는 세계적인 대회다. 이를 개발한 연구진은 이탈리아 유명대학인 피사대학의 테크놀로지 연구소로, 2013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든 뒤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피사대학 연구진은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워크맨’ 로봇은 우리 인체와 매우 유사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두 다리로 걷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이 팔과 다리, 손 등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움직일 수 있으며, 갑작스러운 장애물을 마주쳐도 스스로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존하는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은 몸체 전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부분에서 비교적 한계를 드러낸다. 반면 ‘워크맨’은 주변 장애물이 매우 많은 상황에서 상체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높이 1.8m의 ‘워크맨’은 178㎏무게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며, 현재 연구진은 명령을 받아들이고 수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의 단축을 위한 업그레이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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