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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 후] 한국 과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유용하 사회정책부 차장

    [마감 후] 한국 과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유용하 사회정책부 차장

    일을 막 시작하려고 할 때 옆에서 감 놔라, 배 놔라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하고 싶던 일도 내팽개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선에 선 사람에게는 마음에 없더라도 격려와 덕담으로 출발을 독려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종국엔 우스꽝스러운 옷매무새로 비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인 것처럼 일에서도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이 잘못되면 한참 지난 뒤 ‘이 산이 아닌가’라며 머리를 쥐어뜯는 상황을 맞게 된다. ‘축적의 시간’이란 화두로 유명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과학기술의 창조적 혁신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최초의 질문’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잘못된 문제의식은 예상치 못한 파국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차원에서 이제 막 출발한 새 정부 과학기술 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방정맞게도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참을 수 없다. 새 정부는 대선 기간부터 과학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다. 얼마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개한 새 정부 국정 과제에서도 과학기술 분야는 이전 정부들 정책의 문패만 바꿔 단 수준이다.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은 ‘항공우주청 설립’뿐이지만 이마저도 엄밀히 따지면 과학기술 정책이 아닌 지역 발전 공약이다. 우주청 설립이 진정으로 한국 우주과학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가 모델로 삼고 있는 우주 선진국들처럼 본부는 수도에 설치하고 산하 연구소들을 특성에 맞춰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도 본부는 워싱턴DC에 두고 20개 산하 연구기관을 각 지역에 설치해 우주과학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유럽 우주청은 프랑스 파리, 러시아 연방우주국은 모스크바, 중국 국가항천국은 베이징, 일본 항공우주개발기구는 도쿄에 본부를 두고 있다. 지역 불균형이 문제라면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야지 새로운 기관을 신설하거나 이전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혁신도시들의 실패 사례에서 배우지 못한 것인가. 과학계도 이런 상황에서 면책될 수 없다. 우주청 설립 논의 과정에서 과학계는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나 설립 후 운영 방안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자체들의 우주청 유치에 대한 논리나 제공하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퇴화하는 기억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과학기자로 활동한 18년 동안 한국 과학계가 과학 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을 얼마나 진심으로 고민하고 제안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과학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경제발전 수단이나 정치인들의 허울 좋은 구호로만 활용되는 한국에서 매년 노벨상을 기대하고 과학 선진국을 말하는 모습은 헛웃음만 나게 한다. 우리 사회는 겉으로는 ‘게임 체인저’, ‘추월자’ 마인드를 외치면서 여전히 선진국을 뒤쫓는 ‘추격자’ 마인드가 만연해 있다. 굳이 과학에 관심 있는 척하느니 이참에 존재감 없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해체해 재조직하고, 과학 선진국들처럼 ‘지원하지만 간섭하지 않는’ 방향으로 과학정책을 대전환하는 것은 어떨지 새 정부에 제안하고 싶다.
  • ‘노마스크’ 백악관기자단 만찬 확진자 속출… 바이든 옆 언론사대표 확진

    ‘노마스크’ 백악관기자단 만찬 확진자 속출… 바이든 옆 언론사대표 확진

    2600명 참석 백악관기자단 만찬 후美 언론사 기자들 확진 이어져 논란파우치 “코로나, 심각한 위협으로 안봐”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행사 참석 후 이틀만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외신들은 이후 추가 검사 여부는 알수 없다고 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미 대통령과 정관계, 언론계 인사 등 수천명이 참석해 온 연례행사지만 코로나19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확진자수가 줄자 지난달 30일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2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본래 참석의사를 밝혔던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결국 행사에 나섰다. 만찬을 곁들인 행사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감염을 우려해 참석하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그가 지난 5일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을 언급하며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를 더는 심각한 위협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만 140명으로 2주전보다 50% 증가했다. 만찬에 앞서 모든 참석자가 당일 코로나19 음성 테스트 결과와 백신 접종 기록을 제출하도록 했지만 2600여명을 모두 밀착 관리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 러, 발트해 첫 핵 훈련… ‘나토行’ 스웨덴·핀란드 겨눴다

    러, 발트해 첫 핵 훈련… ‘나토行’ 스웨덴·핀란드 겨눴다

    서방을 향해 ‘핵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도발해 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발트해에서 핵 공격 연습을 감행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하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겨냥한 무력시위에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서 핵탄두가 탑재된 이스칸데르 이동식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 등 발트해 인근 나토군과 대치하는 러시아의 최일선 지역으로, 러시아는 나토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곳의 핵무기 저장 시설을 보강하고 2018년에는 이스칸데르를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가상 적국의 미사일 발사대와 비행장 등을 대상으로 미사일 타격 연습을 했다. 이어 병력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적의 원점 보복 타격을 피하기 위해 발사 위치를 바꾸는 기동훈련과 화학물질 공격에 대한 대응 등을 연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핵무기 태세 준비를 갖추도록 하는 등 서방을 향해 핵 공격을 거론하며 도발해 온 러시아가 실제 핵 공격 훈련을 벌인 것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번 훈련은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군사적 중립’을 지켜 왔던 스웨덴과 핀란드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 가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국이 이르면 이달 중순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군은 핵 공격 훈련을 벌인 날 오전 10시 40분쯤 헬리콥터 1대로 핀란드 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자 서방도 ‘안보우산’을 펼치며 맞서고 있다. 미국은 나토 가입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스웨덴에 안보를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난 뒤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이 받는 안전 보장은 아니다”라면서도 “러시아가 스웨덴을 상대로 적대행위를 하면 미국이 이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양국이 나토에 가입하기까지 최대 1년여의 기간이 소요되며 이 기간 동안의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최후의 항전을 벌이는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어린이 30여명 등 민간인 수백 명이 남아 있는 가운데 양국 군의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제2도시 하르키우 주변과 남부 헤르손 주변 마을 일부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 尹취임식 美사절단장에 부통령 남편… ‘파친코’ 이민진 등 한국계 4명도 포함

    尹취임식 美사절단장에 부통령 남편… ‘파친코’ 이민진 등 한국계 4명도 포함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축하 사절단 단장으로 확정됐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파친코’의 원작 소설(파친코)을 쓴 이민진 작가 등 한국계 인사 4명도 사절단에 포함됐다. 미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엠호프를 포함한 총 8명의 사절단 명단을 발표했다. 정·관계에서는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 대리,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 민주당 소속의 아미 베라 연방 하원의원 등이 포함됐다. 월시 장관은 미 행정부 각료를 대표한 것으로 보인다. 베라 의원은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이다.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아태소위 위원장이자, 의회 내 한국 관련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 의장이다.또 한국계 인사로는 이 작가 외에 민주당 소속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 토드 김 법무부 환경 및 천연자원 담당 차관보, 린다 심 대통령 특별보좌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미 의회 개원식에 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미 의회에서 발의됐던 한국전쟁 종전선언 법안에 지지 서명을 하고 ‘북미 이산가족 상봉법’을 발의하는 데 동참했다. 워싱턴DC 법무차관이었던 토드 김 차관보는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 발탁돼 규제 의제와 환경법 집행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그간 한국 대통령의 취임식 때 단장으로 국무장관이나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급을 파견했다. 하지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오는 20일 방한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은 5∼9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방문이 예정돼 있다. 엠호프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패럴림픽 개회식에 미 행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바 있다.
  • 대법 ‘낙태권 뒤집기’에 둘로 쪼개진 美… 중간선거 판도 뒤집힌다

    대법 ‘낙태권 뒤집기’에 둘로 쪼개진 美… 중간선거 판도 뒤집힌다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vs “낙태는 살인이다”(Abortion is murder). 미국 연방대법원이 약 50년간 지속돼 온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정문 앞 1번가에는 밤늦게까지 시민 수백명이 피켓을 든 채 항의 구호를 외쳤다. 펜실베이니아주 클리어필드에서 4시간을 운전해 온 대학생 애냐 프리치는 “낙태권은 단지 임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 보장의 상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크리스티나 롱은 “내 인생에 가장 비극적인 결정이다. 낙태가 제한되는 한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는 남성들도 많이 보였다. 직장인 패트릭 루이스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낙태 권리를 옹호했다. 반대편에서는 낙태 금지를 찬성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생명은 소중하다”, “삶을 우리가 결정해선 안 된다”고 외쳤다. 낙태권을 놓고 분열된 여론을 상징하듯 대법원 정문 앞 도로도 경찰차와 바리케이드로 막혀 통제됐다. 전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에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대법관이 ‘보수 6명·진보 3명’의 구성으로 재편되면서 커졌던 우려가 현실화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이라며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전성 측면에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이 뒤집힐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권자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 사회에서 낙태 문제가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정치 쟁점화하는 양상이다. 초안이긴 하지만 판결 내용의 전무후무한 사전 유출에 대한 우려와 진상조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번 일은 법원과 직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다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유출된 초안이 진본임을 확인하면서도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화당은 대법원을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활동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는 법원은 사법적 정당성을 약화할 뿐”이라며 정치적 반발을 무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뒤집을 것” 보도에대법원 규탄 시위, 밤 10시 넘어서도 이어져“가장 비극적인 결정, 여성혐오·가부장제 지속”“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 멈춰야”바이든 “(낙태 관련)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호소대법관 “법원에 대한 모욕”… 유출 조사 지시공화 매코널 “(진보의) 정치적 반발 무시해야”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개판 대법원”(Fu** Up Supreme Court)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정문 앞 1번가에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법원을 규탄했다. 이중에 ‘낙태를 합법화하라’, ‘판결을 지켜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100여명은 밤 10시가 훌쩍 지난 시간까지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집회 참여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클리어필드에서 4시간을 운전해 왔다는 대학생 애냐 프리치는 “낙태는 단지 임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 보장의 상징”이라며 “임신 6개월까지 낙태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로 대(對) 웨이드’ 판결(1973년)은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여성인 크리스티나 롱은 “내 인생에 가장 비극적인 결정”이라며 “낙태가 제한되는 한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 애나 누먼은 “성폭력에 의한 출산이나 아이를 기를 재정적·심리적·육체적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낙태 금지는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규탄 시위에는 남성들도 적지 않았다. 인근 직장인 패트릭 루이스(50)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근에서 ‘낙태 금지’ 옹호론자들이 “낙태는 살인”, “생명은 소중하다”고 외치기도 했지만 극소수였였다. 경찰은 연방대법원 출입문마다 펜스를 쳐 통제했고, 찬반 진영의 충돌을 우려한 듯 경력을 곳곳에 배치했다.전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보수 성향 6명·진보 성향 3명으로 재편되면서 해당 판결이 뒤집힐 거라는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이라고 믿는다.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정성 측면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며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여성의 권리를 지켜야만 하고 유권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낙태 이슈가 자유와 생명 존중에 대한 가치, 종교적 신념 등이 맞물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대표적 현안이라는 점에서 보수 성향의 판결을 민주당 지지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극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의회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판결문이 사전에 유출되는 현대 사법 사상 처음 있는 일을 당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또 유출된 초안이 진본은 맞지만 대법관의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활동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는 법원은 결코 사법적 정당성을 심화하지 못하고 이를 약화할 뿐”이라며 법원이 판결 초안 공개후 초래된 정치적 반발을 무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태 금지를 찬성해온 미국생명연합은 “낙태 판례를 폐지하는 대법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대법원이 정치적 동기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美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폐지한다”

    “美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폐지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반세기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에서 회람한 98쪽짜리 결정문의 다수의견서 초안을 입수한 결과 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여성의 낙태를 막는 미시시피주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1973년 확정한 로 대 웨이드 사건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의 결정문 초안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것도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사법 신뢰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 대 웨이드는 ‘낙태 행위 처벌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이다. ‘임신 약 24주’ 이후부터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전까지는 낙태를 허용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로 바뀐 대법원이 지난해부터 미시시피주 법안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면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수의견서 초안을 작성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로(로 대 웨이드)는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다. 논리가 매우 약하고 판결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 낙태에 대한 국가적 합의를 끌어내기는커녕 논쟁을 키우고 분열을 심화했다”고 적었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임명된 다른 4명의 대법관도 얼리토와 같은 의견을 냈다. 다만 민주당 임명 대법관 3명은 소수의견을 작성 중이며,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떻게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들은 오는 6월 미시시피주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여기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무효화되면 최소 20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를 불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미국의 진보 성향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례 폐지 결정은 ‘시대를 반세기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경우 미국의 주별 정치 성향에 따라 들쭉날쭉한 낙태법이 시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 낙태권은 이념 성향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기준이다. 이날 다수의견서 초안이 공개되자 분노한 여성 낙태권 옹호론자 수백명이 워싱턴DC 연방대법원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성의 낙태권 보호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한은·산은·수은 본점 이전… 위치보다 설립목적 달성이 먼저다[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한은·산은·수은 본점 이전… 위치보다 설립목적 달성이 먼저다[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 ‘기관’ 은행의 탄생 英 민간 투자로 동인도회사 설립 영란은행법 통해 법인 개념 생성 본점을 두고 전국 영업지점 확대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대선 때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뒤로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금융기관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은행까지 거론된다. 이들 은행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반면 이들 은행을 유치하고픈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선 전운마저 감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나온 아이디어가 오히려 ‘지역갈등’과 정쟁의 기폭제가 될 기미다. 한국은행이건, 산업은행이건, 수출입은행이건 관련 법률에서 본점 위치를 ‘서울시’로 못박고 있다. 그러므로 본점을 옮기려면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 반면 정부조직법에는 정부청사 위치가 명시돼 있지 않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조직은 ‘조직’이고, 국책기관은 ‘기관’이기 때문이다. 너무 싱겁다.조직(organization)은 추상적 지휘체계다. 조직은 사람과 목표만 있으면 되므로 정부조직법에서 장소(청사)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반면 기관(institution)은 조직에 물적 시설을 더한 개념이다. 책이 없는 도서관이나 망원경이 없는 천문대는 생각할 수 없다. 법인의 경우에는 자본금과 사무실(본점)이 필수다. 그래서 거의 모든 나라의 민·상법에서는 법인 정관에 반드시 자본금과 주된 사무실을 명시하도록 한다. 그런 관행은 17세기에 시작됐다. 스페인이 신대륙을 발견한 뒤 유럽은 식민지 개척 경쟁에 돌입했다.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은 식민지 개척에 따르는 비용과 위험을 정부가 부담한 반면 개신교 국가인 영국에서는 민간 투자자들이 그것을 부담했다. 그래서 생긴 것이 동인도회사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투자금을 모아서 설립한 ‘기관’이다. 그 이전 회사들은 전부 혈연관계로 얽힌 가족기업이었다. 유럽 대륙을 쥐락펴락했던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과 신성로마제국 푸거 가문이 거느리던 기업들은 소수 친인척들이 경영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졌다. 그러므로 기업과 사원이 일심동체였다. 굳이 오늘날 법률 개념을 적용하자면 합명회사에 해당한다. 그런데 동인도회사가 접촉하는 식민지들은 미지의 세계였다. 유럽에 비해서 불확실성이 훨씬 커서 투자자들이 선뜻 경영 결과를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다. 당연히 자본금 모집이 힘들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합자회사라는 개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모아 세운 합자회사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각자 투자한 만큼만 책임진다. 그들을 유한책임사원이라 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무한책임사원)은 반드시 자기 전 재산을 걸고 경영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 거기서 등기임원이라는 개념이 나왔다. 1600년 설립된 영국 동인도회사의 공식 명칭은 ‘동인도로 진출하려는 런던 상인들의 모임과 그 총재’(the Governor and Company of Merchants of London trading into the East Indies)였다. 그 이름이 마치 오늘날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과 비슷하다. 서태지가 빠진 ‘아이들’이나 조용필이 빠진 ‘위대한 탄생’을 생각할 수 없듯이 총재를 뺀 동인도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지분을 가진 사람만 총재가 될 수 있었다).나폴레옹 전쟁을 거쳐 1820년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합자회사는 동인도회사와 영란은행뿐이었다. 영국 정부가 합자회사 설립을 단 두 개로 옥죈 것은 다분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까지만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사원이라면, 투자자의 인격과 회사의 인격은 다르다는 결론에 이른다. 회사가 투자자로부터 독립된 인격(법인격)을 갖는다는 것은 일종의 신성모독이다. 인격은 조물주가 인간에게만 허락한 것 아닌가! 19세기 영국의 대법관 에드워드 덜로는 “법인은 처벌할 육체도, 비난할 영혼도 없다”며 법인격 개념을 허구라고 비판했다. 당시는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되던 때인데, 그때까지도 법인격이라는 개념이 사회 통념에 거슬렸다는 것을 시사한다. 종교적, 사회적 마찰을 피하려면 법인을 애써 자연인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했다. 법인의 자본금과 주된 사무실을 중시하는 관습은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일종의 의인화다. 1694년 제정된 영란은행법은 납입자본금을 120만 파운드로 한정하고, 그것을 탕진하면 회사의 인격도 사라지도록 했다. 그러니까 회사 자본금은 인간의 영혼에 견줄 수 있다. 그리고 사무실(본점)을 런던에 두고 영업지역을 런던 시내에서 반경 10마일 이내로 제한했다(처음에는 지점이 허용되지 않았다가 1844년 영업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지점도 허용됐다). 그러니까 회사 사무실은 인간의 육체에 해당한다. 영란은행은 곧 다른 회사들의 모범이 됐다. 영란은행의 정식 명칭은 ‘영란은행이라는 회사와 그 총재’였는데, 1820년 법인 설립이 자유화되자 ‘○○회사와 그 대표’라는 이름의 합자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영란은행은 1946년 국유화됐는데, 그때 이름을 지금처럼 단순하게 고쳤다. 더이상 합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란은행이 유럽 대륙까지 선도한 것은 아니다. 무역과 상업이 더 발달했던 네덜란드는 1602년 동인도회사를 세우면서 주식회사 개념까지 발명했다. 주식회사는 합자회사와 달리 다른 사원의 동의가 없어도 지분을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다. 물론 주식회사도 자본금과 사무실을 중요한 존립기반으로 삼는다. 그것이 오늘날 각국의 민·상법이나 우리나라 국책기관 설립 법률에서 법인의 본점 소재지(그리고 자본금)를 중요하게 다루는 배경이다. #각국의 국책기관 중앙은행 본점 美 1개·스위스 2개 한은·산은 등 업무 특성 고려해야 본점 이전·균형발전 해법 고심을본점과 관련해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연방준비법(연준법)에서는 땅이 3회, 건물이 16회나 언급된다. 그러다 보니 이 법이 도대체 중앙은행법인지, 부동산회사법인지 모를 정도다. 심지어 지점(지역연방준비은행)은 여러 개 건물을 가질 수 있지만 워싱턴DC의 본점(연방준비위원회)은 단 1개 건물만 갖는다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담겨 있다(제10조 제3항). 그 바람에 1974년 본점 별관건물(마틴 빌딩)을 지을 때 연준법 위반이라는 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때 연준 당국은 본관과 별관이 지하로 연결돼 있어 “두 건물은 동일한 주소를 쓰는, 법률상 하나의 건물”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터무니없이 군색한 변명이다. 그런 설명대로라면, 지하로 연결된 모든 빌딩들은 1개 건물이라는 말이 아닌가! 스위스국립은행법(제3조)은 정반대다. 베른과 취리히에 본점을 두도록 하고 있어 중앙은행 본점이 2개다. 금융 중심지인 취리히의 규모가 훨씬 크고, 수도 베른에는 총재와 일부 직원들만 근무한다. 불편하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는 사회적 통합 때문이다.사회적 통합이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한은, 산은, 수은도 본점을 여러 개 두거나 지방으로 옮길 수 있다. 그런데 인간에게 거주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가 아니듯이 국책기관에도 본점 위치가 제일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설립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업무 특성을 무시한 채 본점만 이전하면, 설립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스키장을 바닷가로 옮기는 것을 생각해 보라. 다시 말해서 지역 균형발전만 생각하다 보면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세종시의 정부청사를 해체하고 정부부처를 전국으로 흩뿌리는 것이 지역 균형발전의 좋은 해법이 아니라면, 국책기관 본점들을 여기저기 흩뿌리는 것도 좋은 해법은 아니다. 새 정부가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공약을 살펴보기를 기대한다. 객원논설위원·한국은행 자문역
  • [시론] 삼각지에 ‘석열산성’을 세우려는가/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삼각지에 ‘석열산성’을 세우려는가/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6년 11월 4일 서울 종로에서 예정된 첫 대규모 촛불집회가 하루 전 금지 통고됐다. 집시법 제12조가 정한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였기 때문이다. ‘명박산성’부터 이어 오던 경찰의 정권보위적 성향에 비춰 보면 예고됐던 것이었다. 당시 집회가 불법이라는 빌미를 주면 경찰은 가혹하게 집회 선두를 진압하고 ‘투사’화시키고 고립시켜 국민 대다수의 ‘축제’ 같던 시위를 해체하곤 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불법’이라는 딱지를 반드시 떼자고 마음먹고 집행정지 소송을 냈고 이 전략은 성공했다. 매주 토요일 집회의 금지 통고를 풀기 위해 당일 아침에 법정으로 출근하기를 다섯 차례 반복하며 집회 장소를 을지로에서 종로, 광화문, 경복궁 앞, 청와대 사거리로 확대해 나갔다. 합법 집회가 됐고 나머지는 우리가 잘 아는 역사가 됐다. 여기서 우리는 단순히 ‘주요 도로’라는 이유만으로 집회 자체를 금지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집회·시위가 헌법으로 보호된다는 것은 물리적 해악을 발생시킬 명백하고 현존한 위험이 없는 한 금지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대법원은 신고되지 않은 집회, 신고 내용을 일탈한 집회, 심지어 금지 통고된 집회에 대해서도 ‘평화로운 집회는 어떤 경우에도 해산될 수 없다’며 반복적으로 해산명령 불응과 관련해 무죄를 내렸다. 이러한 원리는 금지 통고 자체에도 적용돼 특별한 해악이 예측되지 않음에도 금지 통고를 내리는 것은 불법이라는 판례도 나왔다. ‘평화로운 집회는 어떤 경우에도 사전에 금지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시법의 장소 제한(제11·12조)은 이와 같은 원리를 한꺼번에 집어삼킬 수 있다.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도 특정 장소라는 이유로 금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헌법재판소는 2018년 5, 6, 7월 연달아 국회, 총리 공관, 각급 법원 주변의 100m ‘절대 제한’이 모두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결정했다. 2020년 집시법 제11조가 개정돼 ‘위험’이 있을 때만 적용됐다. 유일하게 ‘대통령 관저 및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공관 100m’ 규제가 남아 헌법소원이 진행 중인데 총리 공관에 대한 결정에 비춰 볼 때 비슷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최근 경찰은 새 대통령 집무실도 ‘관저’로 보는 것은 물론 집무실이 들어간 국방부 청사 경계선부터 100m를 따져 제한구역으로 보겠다고 발표했다. 경찰의 해석이 자의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 ‘공관 및 관저’를 업무 공간과 별도로 나열했던 입법 의도에도 배치된다. 더 중요한 건 대통령의 특성상 ‘관저’에 집무실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헌법에 반하고 시대착오적이란 것이다. 2014년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베니스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의 주거지 근처에서 집회·시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법을 둔 나라는 러시아 외엔 없고, 헝가리가 비슷한데 전면적이지 않다. 아시아에서는 절대왕정인 태국 정도다. 더욱이 국가수반의 집무실 근처에 대한 집회·시위 금지는 아예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 시설 자체에 대한 진입 금지 규제와 달리 국가 시설 ‘인근’의 집회 전면금지는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어디에도 없다. 독일의 의사당들과 연방헌재 인근에 대한 집회금지법도 세부 사항이 ‘집회금지구역법’들에 위임돼 실제로 집회가 엄연히 허용된다. 미국 사법부가 외국의 대사관 등에 대한 500피트(약 152m) 거리 제한을 허용한 이유는 자국 경찰이 외국 영토에 진입할 수 없다는 안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경찰은 2016년까지도 ‘워싱턴DC법이 백악관 50~500피트 인근의 집회·시위를 금지한다’고 날조하거나 영국에서 30년 전에 폐지된 의사당 인근 집회 금지 규제를 입법례로 제시하곤 했다. ‘검수완박’ 이후에 수사권까지 독점하게 될 경찰이 걱정된다. 이제 ‘석열산성’을 보게 될 것인가.
  • 부총리·장관님, 임기 말 꼭 해외출장 가야만 하나요 [경제 블로그]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정부 각 부처 수장들이 잇달아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비행기에 몸을 싣는 공직자 대부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물러나실 분들입니다. “외교·공무상 꼭 필요한 출장”이라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들을 국민은 없습니다. “임기 끝나기 전에 나랏돈으로 해외에 바람 쐬러 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까지 기강 잡기에 나섰습니다. ●경찰청장도 유럽 순방 조율 25일 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8박 10일간 미국 워싱턴DC와 싱가포르로 해외 출장을 떠났습니다. 경제외교 차원에서 꼭 필요한 출장이라지만 여론은 싸늘합니다. 다음달 물러날 홍 부총리가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한국 참여 검토’ 등과 같은 외교적 결정을 내리며 때아닌 소신 행보를 했기 때문입니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불쾌해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여지없이 교체되는 경찰청장도 네덜란드·프랑스·이탈리아 순방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유럽 경찰기구 유로폴과 국제 공조 강화 실무 약정을 맺기 위한 일정입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지난해 12월 실무 약정서 원본을 교환한 상태라 경찰청장의 방문이 꼭 필요한 일정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최근 장차관 모두 국제선 비행기를 탔습니다. 노형욱 장관은 지난 2월 이집트를 다녀왔고, 윤성원 1차관은 지난 3월 터키·인도네시아를 다녀온 데 이어 지금 파라과이에 가 있습니다. 황성규 2차관은 이달 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습니다. ●인수위 “해외출장 장차관 감사 방침”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3월 튀니지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월 독일을 다녀왔습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태국·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3대륙을 횡단했습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영국과 불가리아를 다녀왔습니다. 다만 국세청은 “현지에서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는 국내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외유성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는 “임기 말 해외 출장을 다녀온 장차관급 인사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 장관님·차관님·청장님… 임기 말 해외출장 꼭 가야 하나요

    장관님·차관님·청장님… 임기 말 해외출장 꼭 가야 하나요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를 눈 앞에 두고 정부의 각 부처 수장들이 잇달아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비행기에 몸을 싣는 공직자 대부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물러나실 분들입니다. “외교·공무상 꼭 필요한 출장”이라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들을 국민은 없습니다. “임기 끝나기 전에 나랏돈으로 해외에 바람쐬러 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까지 기강 잡기에 나섰습니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8박 10일간 미국 워싱턴DC와 싱가포르로 해외 출장을 떠났습니다. 경제 외교 차원에서 꼭 필요한 출장이라지만 여론은 싸늘합니다. 다음달 물러날 홍 부총리가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한국 참여 검토’ 등과 같은 외교적 결정을 내리며 때아닌 소신 행보를 했기 때문입니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외교 정책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불쾌해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여지없이 교체되는 경찰청장도 네덜란드·프랑스·이탈리아 순방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유럽 경찰기구 유로폴과 국제 공조 강화 실무 약정을 맺기 위한 일정입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지난해 12월 실무 약정서 원본을 교환한 상태라 경찰청장의 방문이 꼭 필요한 일정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최근 장·차관 모두 국제선 비행기를 탔습니다. 노형욱 장관은 지난 2월 이집트를 다녀왔고, 윤성원 1차관은 지난 3월 터키·인도네시아를 다녀온 데 이어 지금 파라과이에 가 있습니다. 황성규 2차관은 이달 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습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3월 튀니지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월 독일을 다녀왔습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태국·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3대륙을 횡단했습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영국과 불가리아를 다녀왔습니다. 다만 국세청은 “현지에서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는 국내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외유성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모두 옷을 벗을 수장들의 임기 말 해외 출장 행렬이 계속되자 인수위는 “임기 말 해외 출장을 다녀온 장·차관급 인사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 6·25 때 오른팔·다리 잃고 왼손 경례하며 ‘전쟁’ 알려

    6·25 때 오른팔·다리 잃고 왼손 경례하며 ‘전쟁’ 알려

    6·25전쟁 영웅이자 ‘왼손 경례’로 널리 알려진 윌리엄 웨버 미군 예비역 대령의 추도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모두 조전을 보내 경의를 표했다. 지난 9일 97세로 별세한 웨버 대령의 추도식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의 ‘레스트헤이븐 추모공원’에서 열렸다. 유족과 참전 노병, 지인 등 100명가량이 참석했다.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이수혁 주미대사가 우리나라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황 처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한국전쟁에서 팔다리를 잃었지만, 하늘로 먼저 간 동료를 위해 한국전쟁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힘써 주신 고인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고인을 포함한 미국 참전용사의 피와 눈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앞으로도 굳건히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조전에서 “웨버 대령의 용기와 희생은 한국의 영토와 자유 수호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전역 후에도 전 세계가 한국전쟁을 잊지 않도록 하는 데 헌신했다”며 “웨버 대령의 고귀한 용기와 희생은 한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 국민의 강력한 연대와 우정으로 굳건해진 한미 동맹은 계속 강력해질 것”이라고 했다. 웨버 대령은 미 공수 낙하산부대 작전장교(대위)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작전 등에서 활약했다. 1951년 2월 강원도 원주 인근에서 오른팔과 오른 다리를 잃는 큰 부상을 당했고, 1년여의 수술 및 치료 후 현역에 복귀한 뒤 1980년 전역했다. 이후 불편한 몸에도 한국전 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회장을 맡아 6·25전쟁과 참전 군인의 무공을 미국 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펼쳤고, 오는 7월 완공될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건립 사업에도 관여했다.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의 방미 당시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왼손 경례’를 해 널리 알려졌다. 참전기념공원 내 ‘19인 용사상’ 모델 중 1명이기도 하다. 고인은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 ‘최장수 부총리’ 역사 쓴 홍남기 “아쉬운 건 부동산”

    ‘최장수 부총리’ 역사 쓴 홍남기 “아쉬운 건 부동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년 반에 걸친 임기를 돌아보며 아쉬운 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출범 이후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24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개최 기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동행 기자단을 만나 “임기 중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역시 부동산시장 대책”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거에 대해서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든가 해서 상당 폭으로 하향 안정세를 시키고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건 이제 다음 정부로 넘겨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 ‘불안하다, 더 올라갈 것 같다’ 이러면서 불안 심리가 더 커진 것도 있고,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에 의해 부를 축적하려는 것보다도 투기적 횡재 소득을 노리는 게 많아서 그런 측면에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공급 정책에 대해선 “5년 단위로 보면 공급이 절대 적지 않다”면서 “일부 언론은 자화자찬이라고 하지만, 물러나면서 그 정도 얘기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부총리가 됐는데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이 11년째 입법되지 않은 게 가장 서운한 것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으로 재임할 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 실무를 책임졌으나, 이 법은 2011년 12월 국회에 제출된 후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아울러 “향후 재정 정상화 과정에서 재정 긴축이 꼭 필요한데, 1년 반 넘게 재정준칙 입법이 안 된 것도 정말 아쉽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재임 중 보람찬 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꼽았다. 그는 “임기 3년 반 중에 2년 반이 코로나 시기니까, 코로나 A부터 Z까지 (대응)했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회복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이어 “2019년 일본 수출 규제에 우리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책으로 맞섰다”면서 “특히 소부장 특별회계는 예산실에서 다 반대했지만 내가 고집을 피워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 임기 중에는 난관도 많았다. 2020년 11월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 강화에 따른 논란이 이어지면서 홍 부총리를 해임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건을 넘겼고, 당시 정치권의 압박으로 결국 대주주 기준이 유지되자 홍 부총리는 사표를 던졌다. 2021년 2월에는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의 전국민지원금 지급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로부터 “정말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번번이 정치권의 요구에 밀리면서 홍 부총리는 ‘홍두사미’, ‘홍백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부총리 하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전국민 지원금 지급 논란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홍두사미라는 별명에는)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회고했다. 홍 부총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재부가 재정 건전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내가 정치권하고 부딪칠 때 정치권이 하라는 대로 얘기하면 정말 재정과 국가가 산에 올라갈지도 모른다”면서 “다시 또 부총리를 하라고 해도 나는 욕 먹으면서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 59년 만에 1년에 4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등 임기 중 총 11차례 예산을 편성한 부총리라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 50년이 지나도 한 부총리가 (예산 편성을) 열 번 넘게 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면서 “추경을 7번 한 것도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기록은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차 추경에 대해서는 “추경을 더 한다, 안 한다는 건 새 정부 판단”이라면서 “내가 하지 말라고 할 권한도 없고, 새 정부가 책임지면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퇴임을 앞둔 홍 부총리는 고시 출신 관료로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가 서울대 출신도 아니고, 영·호남 출신도 아니지만 그래도 장관까지 왔는데, 돌이켜 보면 열심히 한 것밖에는 없는 것 같다”면서 “어디에 있든 가장 근본은 학연도 아니고, 지연도 아닌 자기 열정과 성실함이 쌓인 평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도 ‘흙수저’ 출신인데, 흙수저일지라도 사회적 신분 상승이 가능하게 하는 고시 제도를, 사법고시를 없앤 거에 대해서는 굉장히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퇴임 후 정치권 진출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총리 차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는 자연인 1호”라며 선을 그었다.
  • 홍남기 부총리, 러 항의 표시로 IMF 회의서 퇴장

    홍남기 부총리, 러 항의 표시로 IMF 회의서 퇴장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춘계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의미로 러시아 대표의 연설을 듣지 않고 퇴장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퇴장 배경을 설명했다. 회의 도중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화상으로 연설하자 상당수가 자리를 떴고 자신도 동참했다고 말했다. 18개국 장관, 6개 국제기구 수장 가운데 3분의 2인 12개국 장관, 4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동시에 자리를 떴다고 홍 부총리는 전했다. 한국과 주요 7개국(G7)인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이 퇴장했다. 반면 스페인, 인도, 인도네시아, 스위스,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6개 국가 대표들은 회의장을 지켰다.홍 부총리는 전날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러시아 재무장관 연설이 진행될 동안 퇴장하지 않았다. 전날 미국, 영국, 캐나다 장관은 러시아가 발언할 때 자리를 떴고,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프랑스도 화면을 껐다. G7 중에서도 일본, 이탈리아, 독일은 퇴장하지 않고 러시아 측 발언을 들었다. 홍 부총리는 “대러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에 동참하는 의미로 오늘은 뜻을 같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퇴장했다”며 전날 퇴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가 간 그런 행동에 대한 예측과 반응이 잘 조율되지 않았다. G7 국가에서도 안 나간 나라가 있었던 것처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미 기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면담한 홍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국제적인 대러 제재 공조가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러 재무 발언에 자리 뜨고, 화면 끄고… ‘집단 보이콧’에 G20 파행

    러 재무 발언에 자리 뜨고, 화면 끄고… ‘집단 보이콧’에 G20 파행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처음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러시아에 항의하는 미국 등 서방 일부 장관의 집단 퇴장으로 파행됐다. G20 공동성명 채택도 불발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등 주요 7개국(G7) 장관들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발언을 시작하자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G7 회원국은 모두 G20에 소속돼 있다. 뉴욕타임스는 옐런 장관이 이끈 항의 퇴장은 세계무대에서 러시아의 고립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화상으로 참석한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역시 화상으로 참석한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실루아노프 장관이 발언하자 화면을 끄며 집단 퇴장 대열에 동참했다. 옵서버로 초대받은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은 물론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의 고위급 관리들도 자리를 뜨거나 화면을 꺼 강한 항의와 유감을 드러냈다고 WP가 전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G7 회원국 장관 중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진 나라는 이탈리아와 일본이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의장국 자격으로 집단 퇴장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자리를 지켰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총회 기간을 이용한 이번 G20 회의는 시작 전부터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 앞서 미국 등이 러시아의 G20 퇴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서방의 일부 장관은 러시아 대표단을 향해 대놓고 불만을 표출했다. 프릴랜드 부총리는 러시아 참석자들에게 “전쟁범죄를 저지른 정부를 섬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러시아는 고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러시아를 국제경제의 질병에 비유하며 “러시아를 막지 못하면 감염이 확산하고 오염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회의 종료 후 성명을 내고 “회원국 간 대화를 정치화하지 말라”며 강력 반발했다.
  • 홍남기 “IPEF 참여 긍정 검토”… 미국 주도 ‘반중 연대’ 동참하나

    홍남기 “IPEF 참여 긍정 검토”… 미국 주도 ‘반중 연대’ 동참하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경제 여건에 따라 통화정책 정상화의 폭과 속도를 조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파급 경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 팬데믹과 전쟁의 상흔이 남지 않도록 그린·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각국의 경기나 물가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적절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홍 부총리는 국제금융 체제와 관련해 저소득 국가의 채무 재조정 절차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강조해 미국을 비롯한 G20 회원국의 지지를 끌어냈다. 아울러 국제금융 체제 워킹그룹 공동 의장국으로서 저소득국가 대출 여력을 늘리기 위한 자본적정성 체계 검토(CAF)가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당부했다. 또 국가 간 자본이동 관리조치 활용에 대한 국제 기준의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구조개혁 취약국 지원을 위해 마련된 회복·지속가능성기금(RST)에 한국이 9억 특별인출권(SDR)(약 12억달러)를 공여하기로 한 약속도 재확인했다.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 대응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G20 회원국 장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히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경제 회복을 더욱 제약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식량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공급망 약화가 이어지며 저소득 국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전쟁 피해 복구를 위한 우크라이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회원국들은 또 미래에 닥칠 수 있는 팬데믹 대응을 위해 새로운 재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하며 세계은행(WB) 내에 FIF(Financial Intermediary Fund)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협력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도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IPEF는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신(新)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경제 협력 구상체로, 반중 연대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옐런 장관은 한국이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데 감사를 표했다. 이후 홍 부총리는 나디아 칼비뇨 스페인 수석부총리 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글로벌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홍남기 “물가 상승률 선방”… 국민비명 안 들리나

    홍남기 “물가 상승률 선방”… 국민비명 안 들리나

    물가 상승률이 4%대로 치솟으며 소비자의 비명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다른 나라보다 (상승률이) 낮다”며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홍남기(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기 말 국제무대에서 문재인 정부 성과 알리기에 나섰다. 홍 부총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행동재무장관연합 장관회의에 참석해 “한국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40%로 상향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하지만 재계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사안을 홍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포장한 것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0%로 상향 조정했을 때에도 기재부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기재부는 20일 “(조정치가)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노력으로 상쇄됐다”며 오히려 양호한 수치라고 자평했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3.0%에서 2.5%로 큰 폭으로 낮췄다. 허장 IMF 상임이사는 이날 “다른 평가사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할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기재부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한국은 건전한 재정과 한국판 뉴딜 정책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한 것을 적극 소개하며 안도했다.
  • ‘미슐랭’ 스타 셰프, 총알 아래 ‘우크라 1200만명’ 위해 음식한다

    ‘미슐랭’ 스타 셰프, 총알 아래 ‘우크라 1200만명’ 위해 음식한다

    러 침공에 편도 끊어 날아왔다‘유명 셰프’ 우크라인에 음식 제공‘하루 18만끼’ 요리하는 영웅들 스페인계 미국인인 호세 안드레스(52)는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내 20여 곳의 레스토랑 체인을 가진 스타 셰프다. 워싱턴DC에서 운영하는 식당 ‘미니바’는 세계적 미식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2016년 별 두 개를 받았다. 그런 그와 그의 직원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50일 넘게 피난민을 위한 음식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20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미국 유명 셰프 호세 안드레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24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1200만끼의 식사를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비영리 단체 ‘월드 센트럴 키친(WCK)’을 운영하며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해왔다. 아이티 대지진 당시에는 참상 소식을 접한 즉시 아이티로 떠나 현지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했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갇혔던 이들에게 달려가 음식을 제공하기도 했다.“WCK, 우크라이나 도시 및 마을 90여 곳에서 주방 운영 중” WCK은 현재 우크라이나 도시 및 마을 90여 곳에서 주방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 도중 러시아군 공격으로 주방이 파괴되고, 직원이 부상당하는 위험도 있었다.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의 WCK 주방은 러시아군 포격 공격을 받았다. 건물을 파괴됐고, 직원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격 당시 하르키우에 있었던 WCK 대표는 “당연히 (마음이) 흔들렸다.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건이다”면서 “하지만 직원들은 다시 일하길 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신과 회복력을 보여준다”고 했다. WCK 측은 “자연재해 현장은 여러 차례 와봤지만, 전쟁터에 온 건 처음”이라며 “2월 25일부터 지금까지 약 1200만명 분의 음식을 제공했고,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직원 4명이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WCK의 직원들은 상시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만큼은 꺾이지 않고 있다. 한편 호세 안드레스는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지역 사회에 식료품을 제공하는 ‘아메리카 푸드 펀드’를 만드는 등 활발한 사회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난민 보호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거대한 사업이다. 유엔과 유럽연합(EU)처럼 큰 조직이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물가 치솟는데 “다른 나라보단 낫다”며 안도하는 기재부

    물가 치솟는데 “다른 나라보단 낫다”며 안도하는 기재부

    물가 상승률이 4%대로 치솟으며 소비자의 비명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다른 나라보다 (상승률이) 낮다”며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기 말 국제무대에서 문재인 정부 성과 알리기에 나섰다. 홍 부총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행동재무장관연합 장관회의에 참석해 “한국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40%로 상향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하지만 재계는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건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사안을 홍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포장한 것이다.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0%로 상향 조정했을 때에도 기재부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기재부는 20일 “(조정치가)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노력으로 상쇄됐다”며 오히려 양호한 수치라고 자평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치솟은 건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3.0%에서 2.5%로 큰 폭으로 낮췄다. 허장 IMF 상임이사는 이날 “한국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서 다른 평가사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할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기재부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워싱턴DC에서 홍 부총리와 만나 “한국은 건전한 재정과 한국판 뉴딜 정책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한 것을 적극 소개하며 안도했다.
  • 중·러 모두 잡겠다… 아·태로 향하는 바이든의 5월

    중·러 모두 잡겠다… 아·태로 향하는 바이든의 5월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매달려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에는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에서 전방위 외교를 벌인다. 미국이 중국 및 러시아와 각각 대결하는 두 개의 대형 전장을 동시에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2~13일 미 워싱턴DC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특별 정상회의를 연다. 한미 양국은 다음달 21일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24일쯤 일본 도쿄에서 열릴 반중 안보협의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에 참석한다. 미국이 아세안 10개국,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등과 함께 중국 대륙 세력의 남하를 억제하는 해양세력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중국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도 다음달에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원국에는 미국 이외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10개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세안 특별 정상회담도 본래 지난 3월로 추진했지만 일부 아세안 국가의 불참 통보로 연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아세안은 미국에 관세 철폐 등 시장 접근 강화를 기대하고, 호주는 대중 수출을 중단한 석탄 등 지하자원의 수출시장이 필요하다. 제재 중인 러시아 원유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인도 역시 난제다. 미국은 남태평양 도서 국가들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안보 협력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이번 주 하와이, 피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등을 순방한다고 백악관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월에는 또다시 러시아 대응에 집중한다. 26~28일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9~30일 스페인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이 각각 열린다. 미중, 미러 대결 구도의 심화로 국제질서가 재편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시작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중 러시아가 모습을 드러내는 일부 회의에 불참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러시아의 G20 퇴출을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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