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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래드피트 냄새와 조영남 소감이 왜 궁금한가요 [이슈픽]

    브래드피트 냄새와 조영남 소감이 왜 궁금한가요 [이슈픽]

    “브래드 피트와 대화를 나눈 당신에게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당신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고, 그에게선 어떤 냄새(smell)가 났느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에게 한 미국 방송 진행자는 사석에서도 던질 수 없는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윤여정은 “냄새는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불쾌한 질문에도 윤여정은 “그(브래드 피트)는 내게도 스타이며, 그가 내 이름을 호명한 것이 믿을 수가 없다”며 위트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1971년 영화 ‘화녀’를 통해 데뷔한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로 73세에 오스카 후보에 올랐고,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 아시아 배우로서는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윤여정을 외신은 주목했다. AFP통신은 윤여정이 사악한 상속녀부터 늙어가는 창녀까지 순응하지 않는 캐릭터들을 수십 년간 연기하며 직업과 삶, 모두에서 보수적인 한국 사회의 규범에 도전해왔다고 소개했다. 브라이언 후 미국 샌디에이고대 영화과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 고령자들이 승리자이기보다 희생자로 간주되는 시국에서 윤여정의 수상은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일원인 많은 할머니들의 진가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시상식을 ‘조용하지만 혁신적’이라고 표현하며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는 시위를 한 지 6년여 만에 흑인, 아시아인, 여성 인재들이 포용됐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 측이 이달 초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유쾌한 수상 연설을 한 74세 ‘미나리’ 할머니에게 또 한번 소감을 전할 기회를 줬다”면서 윤여정을 ‘최고의 수상 소감’을 한 수상자로 꼽았다.34년전 이혼한 조영남에 마이크 넘긴 언론 NYT는 한국인들이 첫 한국 배우의 아카데미상이라는 사실은 물론 바로 수상자가 윤여정이기 때문에 열광한 것이라며 윤여정의 인생 스토리와 캐릭터가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남성중심적 서열사회에서 오랫동안 고생한 여성들 사이에서” 반향이 더욱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34년 전 이혼한 전 남편 조영남을 인터뷰했다. 조영남은 “내 일처럼 기쁜 소식이고 축하할 일”이라면서도 “이 일이 바람 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가 아니겠냐. 바람피운 당사자인 나는 앞으로 더 조심해야지”라며 황당한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다른 남자 안 사귄 것에 대해 한없이 고맙다”며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골라서 했다. 윤여정과 조영남은 1974년 결혼 후 미국에서 생활했고 1987년 이혼했다. 조영남은 이혼 사유가 자신의 외도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여정은 이혼 후 홀로 두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생계형 배우’로 살아가야 했다. 50년간 연기한 배우의 업적을 전 남편과 엮어 마이크를 건넨 언론과, 그런 언론에 인터뷰하며 부적절한 발언을 늘어놓는 조영남에 대중들은 불쾌함을 드러냈다. ‘언니네 이발관’ 보컬이자 작가인 이석원이 남긴 블로그 글은 많은 공감을 얻었다.“못생기고 해로운 벌레보다 못한 존재” 이석원은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전 이혼한 전 남편에게 소감을 물었다”며 “묻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지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석원은 “너무 당연하게도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년전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 방의 의미는 없다. 그런 의미가 되어서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면서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다.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 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美 언론들, 오스카 최고 순간에 ‘윤여정 소감’ 꼽아

    美 언론들, 오스카 최고 순간에 ‘윤여정 소감’ 꼽아

    WP, NYT, USA투데이 등 오스카 명장면 정리하나같이 윤여정 소감에 ‘최고’라고 치켜 세워평생 노력을 ‘운’으로 승화한 모습 인상적 평가 “윤여정의 소감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26일(현지시간) 12개 인상깊은 장면으로 정리하면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의 소감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이어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있었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입니다”라고 말한 부분과 자신을 “일하게 만든 아이들”에게 감사를 표한 것을 언급했다. 또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다”고 말한 것이 특히 인상깊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WP를 포함해 많은 미국 주류 언론들이 윤여정의 시상식 소감을 ‘아카데미가 열린 밤’의 최고 순간 중 하나로 평가했다. 세대와 인종을 아우르는 ‘종합 소감’이라는 평가가 뒤따랐고, 특히 평생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를 ‘운’이라는 단어로 승화시킨 노장의 지혜를 언급한 경우가 많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16개의 오스카 최고·최악의 순간들을 조명하면서 윤여정의 소감은 “최고의 종합 수락 연설”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특히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다. 어쩌면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가 아닐까”라고 겸손하게 말한 부분을 꼽았다. USA투데이도 이날 7가지 명장면 중 하나로 윤여정의 소감을 꼽고 “영화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를 놀리고, 글렌 클로즈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윤여정은 소감에서 “나는 경쟁을 싫어한다. 어떻게 내가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냐. 난 그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다”고 말했다. 한국 첫 오스카 수상자가 자신의 업적을 ‘운’이라고 표현했으며, 그가 이날 밤 가장 즐거운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윤여정이 친근함을 표현한 브래드 피트는 독립영화 ‘미나리’를 제작한 플랜B를 설립했다. 세계적인 영화비평 매체인 로튼토마토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 중 8개의 순간을 꼽으며 윤여정이 “소감 연설로 밤을 훔쳤다”고 표현했다. 이어 “이 노장은 불과 몇 분간의 소감으로 자신의 이름을 잘못 발음한 이들을 용서하고, 경쟁을 믿지 않는다고 했으며, 운이 더 좋기 때문에 상을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고, 아들들이 그녀가 나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였으므로 자녀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文대통령 “오랜 숙고 끝내고 대화 시작해야 할 시간”

    文대통령 “오랜 숙고 끝내고 대화 시작해야 할 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이제 오랜 숙고를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며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며 북미 모두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맞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금의 평화는 미완의 평화이며 판문점 선언의 토대 위에서 불가역적인 항구적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5월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이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는 한편,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길을 찾고자 한다”며 “남북과 북미 간에도 대화와 협력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다음달 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멈춰선 남북·북미 대화를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보다리’에서 배석자 없이 30분간 이어진 남북정상의 대화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3년전 판문점 회담과 이후 남북관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한지 어느덧 3년이 됐다. 도보다리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지만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판문점 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로, 어떤 경우에도 판문점 선언이 약속한 평화의 길을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외 여건과 현실적 제약으로 판문점 선언의 성과를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남북관계의 크고 작은 악재 속에서도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 정세가 어느 시기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경색국면 속에서도 평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영상]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 3번째 비행 성공…이전 기록 갈아치워

    [영상]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 3번째 비행 성공…이전 기록 갈아치워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가 3차 화성 상공 비행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인저뉴어티는 25일 아침 세 번째이자 가장 야심 찬 화성 미션을 시작했다. 무게 1.8kg의 이 소형 헬기는 2차 비행 때와 같은 4.8m 높이에서 측면으로 49.2m 비행한 뒤 다시 이륙 장소로 돌아왔다. 총 비행 시간은 80초, 이동 거리는 100m, 최대 속도는 초속 2m에 도달하여 이전 두 차례 비행에서 세운 기록들을 모두 깨뜨렸다. 워싱턴 NASA 본부의 인저뉴어티 프로그램 책임자 데이브 래버리는 성명에서 "오늘의 비행은 우리가 계획한 것이었지만 놀랍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면서 "이 비행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화성 임무에 항공 차원을 추가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NASA의 퍼서비어런스 탐사 로버는 이날 아침 64m 거리에서 이전 비행에서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마스트캠-Z 카메라 시스템으로 고해상도 비디오를 촬영했다. 인저뉴어티는 처음 두 차례 비행에서는 카메라 프레임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라이트 형제 비행구역'을 탐험하는 24초 동안 카메라 렌즈의 시야를 벗어났다. 인저뉴어티는 지난 19일 첫 시험비행에서 3m 높이로 39.1초 동안 제자리 비행을 하며 지구 외 행성에서 첫 동력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22일 2차 비행에서는 4.8m 높이에서 초속 0.5m로 약 2.1m 이동하는 등 51.9초 동안 비행하는 기록을 세웠다.퍼서비어런스와 인저뉴어티는 2월 18일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 바닥에 함께 착륙했다. 탐사 로버의 배에 부착되어 있던 인저뉴어티는 4월 3일 화성 지표에 전개되었으며, 화성 상공에서 헬기의 동력비행 기술을 시험하는 한 달간의 시험비행 캠페인을 시작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두 차례의 시험비행이 더 있을 예정이다. 이번 3차 비행은 앞으로 있을 시험 비행을 대비한 워밍업이기도 하다. 인저뉴어티 팀원들은 마지막 2번의 시험비행에서 헬리콥터의 성능을 한계까지 밀어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승용차 크기의 퍼서비어런스는 이번 헬기의 화성 상공 비행 임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사진 작가로 활동할 뿐 아니라, 인저뉴어티의 중계소로서 화성은 헬기와 주고받는 모든 통신을 지구로 전송한다. 그러나 탐사 로버는 곧 자체 임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인저뉴어티의 시험비행 기간은 한 달로 제한된 것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두 가지 주요 임무를 띠고 있는데, 그것은 고대 호수였던 예제로 크레이터 바닥에서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과 수십 개의 샘플을 수집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이다. NASA- 유럽 우주국의 공동 캠페인은 아마도 빠르면 2031년에 이 신선한 화성 물질을 지구로 운반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브래드 피트 놀리고 도망쳐” 미국도 윤여정에 푹 빠졌다

    “브래드 피트 놀리고 도망쳐” 미국도 윤여정에 푹 빠졌다

    “윤여정이 쇼를 훔쳤다.” (CNN) “최고의 수상소감” (NYT) 한국영화 102년 역사상 한국 배우로서 처음 미국 아카데미 연기상을 거머쥔 윤여정씨에 미국이 푹 빠졌다. 오스카 트로피를 안긴 윤여정씨의 연기뿐만 아니라 시상식 무대를 웃기고 울린 재치와 진솔함에도 반한 것이다. ‘윤여정에 스며들다’는 뜻의 신조어처럼 미국도 ‘윤며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2021 오스카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날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씨를 ‘최고의 수상소감’을 한 수상자로 꼽았다. NYT는 윤여정씨가 앞서 열린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우아 떠는(snobbish)” 영국인들로부터 받은 상이라 더욱 뜻깊다는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다는 농담부터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비슷하면서도 더 많은 코미디적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윤여정씨가 영화 ‘미나리’ 제작자이자 이날 시상자로 나선 브래드 피트에게 “브래드 피트, 당신을 드디어 만났네요. 우리가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요”라고 농담을 던진 것과 “날 일하러 나가게 만든” 두 아들을 언급하며 “이게 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고 한 것을 대표적인 유머 사례로 꼽았다. 또 다른 경쟁 후보들을 향해 “내가 운이 더 좋아 오늘밤 이 자리에 선 것이다. 아마도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소감에도 NYT는 주목했다. 그러면서 “몹시도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며 치켜세웠다.CNN방송도 윤여정씨의 수상소감 주요 대목을 편집한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윤여정씨가 “쇼를 훔쳤다”라고 전했다. 인상적인 연기로 관객의 시선과 관심을 훔친다는 ‘신스틸러’처럼 윤여정씨가 오스카 시상식을 훔쳤다는 ‘쇼스틸러’가 됐다는 평가인 셈이다.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올해 쇼의 스타는 윤여정이었다. 그의 수상 장면을 지켜보는 것이 왜 그렇게 즐거운지를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고, 워싱턴포스트(WP)도 “윤여정이 최고의 수상소감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성잡지 인스타일은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를 놀린 뒤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윤여정씨의 유쾌한 면모를 강조했다.미국잡지 피플은 브래드 피트가 윤여정씨의 수상소감 중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동시에 어느 순간에는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여성잡지 더리스트는 바디랭귀지 전문가의 견해까지 인용하며 윤여정씨의 수상소감 당시 몸짓이 얼마나 감각적인 유머를 구사했는지 보도했다. 이 전문가는 “윤여정의 수상소감과 제스처는 리듬에 맞춰 일치했다”면서 “분명히 뛰어난 코믹 연기자다. 쇼에서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씨에 반한 것은 언론매체뿐만이 아니었다.트위터 등에서도 네티즌들은 “윤여정의 연설은 금(金)이다”, “국제적인 보물”, “모든 수상자를 대신해 윤여정이 연설을 해야 한다”는 등의 찬사와 팬심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윤여정은 수상소감으로 오스카상을 한번 더 수상해야 한다”며 ‘오스카 2관왕’을 제안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트럼프와 콜라병’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조지아주의 투표법 개정안에서 시작된 일이다.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신분 증명을 강화하고, 부재자 투표 신청 기한을 축소하며, 드롭박스(이동식 투표함) 설치를 제한하도록 법안 개정을 추진하자 민주당 성향의 단체들이 기업들을 압박해 이에 반대하도록 했다. 일부 기업들이 이 요구에 호응했는데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자 코카콜라 마니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카콜라 보이콧을 선언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간섭하는 모든 기업을 보이콧하자”고 호기롭게 제안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와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전화기 뒤에 놓여 있는 콜라병을 들킨 것이다. ●美 대기업들, 공화당에 반기 미국의 대기업들이 공화당과 맞서고 있는 이런 현상은 ‘깨어 있는 자본주의’로 불린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100여개 기업의 경영진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온라인 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 반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아마존, 애플,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부터 씨티그룹 회장 제인 프레이저, 60개 이상의 로펌 등이 참여했다. 델타항공 등 주요 항공사를 비롯해 스타벅스, 타깃, 리바이 스트라우스, 링크드인 등 소매 및 제조업 분야의 회사들도 망라됐고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구단주도 참석했다. 이들도 개정안에 찬성한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을 끊고, 법을 개정하려는 지역에는 투자를 늦추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코카콜라와 델타항공은 법안 수정을 요구했고 미국 프로야구(MLB)는 오는 7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려던 올스타전의 개최지를 바꾸고, 신인 드래프트 개최권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전 회장인 케네스 체놀트 등 유명 흑인 기업인들은 “중립지대는 없다. 더 많은 사람이 투표하는 데 찬성하든지, 아니면 투표를 하지 못하게 억압하든지 둘 중 하나”라고 몰아붙였다. 기업들의 ‘깨어 있기’는 미국 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영역도 한정돼 있지 않다. 조지아주 투표법 개정안이 ‘민주주의’에 관한 일이라면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문제는 ‘인권’에 관한 것이었다. 앞서 3월에는 나이키를 필두로 H&M, 랠프로런 등 국제적 기업들이 뭉쳐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는 신장 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문제는 산업계를 재편하고, 국가별로 법률과 규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국제 외교 지형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들까지 적극 나서 이 분야의 주도권을 쥐려는 노력들을 펼치다 보니 파급효과가 증폭되고 있다.●공화당 “다수 배제하는 정치 참여 안 돼” 다만 ‘깨어 있기’에는 비용이 든다. 나이키가 중국에서 겪은 불매운동 같은 것이다. H&M 상품은 중국 최대 쇼핑 사이트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 정도에서 전선이 형성되는 것과 전략적 차원의 물품으로 갈등하는 것은 다른 얘기일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이 기업과 중국 간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태양열 집열판의 필수 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전 세계 생산량의 40%가량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고, 중국 업체들은 웨이퍼 생산과 패널 조립 등도 통제하고 있어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폴리실리콘이나 태양광 패널 관련 소재들도 면화처럼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의 연계성이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비용 문제는 차치하고 공급선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추진 사업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은 중국 태양광 패널 구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중국 정부는 서방의 태양광 회사들이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누구 손해이겠느냐는 태도다. 반격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공화당이 친민주당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은 “기업들도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다수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공화당원들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비행기를 타고, 야구를 좋아한다”며 기업들의 정치 개입에 으름장을 놓았다. 공화당은 반공화당 성향의 기업에 불매운동으로 맞불을 놓는 한편 공화당이 장악한 주정부의 해당 기업에 대한 증세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코카콜라, MLB, 델타항공, 씨티그룹, 비아콤CBS, UPS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독려했다.●‘깨어 있는 자본주의’ 어디까지 ? ‘깨어 있는 자본주의’는 ‘깨어 있기’의 한 부분이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캔슬 컬처’(cancel culture) 등과 연동돼 진행되는 일정한 역사의 맥과 흐름이 있는 사회 및 정치운동이다. 다만 사회 현상과 이해관계가 맞물려 복잡하게 전개되다 보니 주요 주체인 정당과 기업들이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친기업적인 공화당으로서는 기업들과 전투를 치르기에 껄끄러운 점들이 있다. 당장 워싱턴포스트는 “‘기업 아메리카’에 대한 공화당의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공화당은 이제 법인세율 인상을 지지할 것인가?”라고 비꼬고 있다. 이 운동의 최대 수혜자이자 추동 세력인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무한정 적용해 나가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남부 국경에 쏟아지는 이민 물결에 공약대로 대응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 지역 불법 이민문제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는 옹색한 주장으로 예봉을 피해야 했다.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화’에 대한 미국 내 비용도 따져 봐야 하지만, 해외 활동에도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페이스북과 와츠앱, 트위터 등 빅테크 회사들이 인도에서 농민 시위와 관련된 정보와 계정 폐쇄 등 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당국의 보복 위협에 위축된 것 같은 상황이다. 반대로 ‘덜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행동할 것을 요구받으며 ‘보이콧’ 협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정당들은 여기서 밀려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폴리티코는 “정치적 올바름이 대기업의 중역실을 차지해 보수적 가치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항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문제를 다룰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와 콜라병’ 같은 상황이 누구에게 찾아올지 모른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백신으로 트럼프 넘은 바이든…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분열 중

    백신으로 트럼프 넘은 바이든…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분열 중

    40년 ‘작은정부’ 기조 끝내고 위기 수습트럼프보다 지지도 높지만 평균 못 미쳐공화 13%만 지지… 정치적 양극화 과제오락가락 이민정책·말뿐인 외교도 ‘약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백신 2억회분 이상을 접종시킨 코로나19 대응으로 각종 설문조사에서 50%가 넘는 국정지지도를 얻으며 전 정권보다 순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지지자만 바라보는 정치, 좀체 봉합되지 않는 국가 분열, 강한 언사를 앞세운 외교 등은 약점으로 꼽혔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의 직무 지지율은 52%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2%)보다 10% 포인트 높았다. 분야별로 코로나19 대응이 6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경제 정책(52%)이 뒤를 이었다. CNN은 코로나19와 경기 회복이라는 미국인들의 가장 주된 관심사에 바이든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100일 내내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다고 전했다.특히 40년간 지속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작은 정부’ 기조를 끝내고 적극 개입으로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뉴딜 정책 등 ‘큰 정부’ 기조로 취임 100일 만에 대공황을 이겨 내는 토대를 쌓은 루스벨트 프랭클린 전 대통령과 비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1945년 이후 대통령 14명의 취임 100일 국정지지도와 비교하면 바이든은 밑에서 3번째이며, 평균 지지율(66%)에도 못 미친다. 정치적 양극화가 무엇보다 큰 원인이다. 민주당 지지자 중 무려 90%가 바이든을 지지했지만, 공화당은 13%뿐이었다. 공화당 소속이던 레이건의 민주당 지지율은 62%였고,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화당 지지율은 36%였다. 바이든이 사회 통합이라는 기치를 내세웠지만, 이날 NBC방송이 내놓은 설문조사에서 ‘미국은 여전히 분열 중’이라는 응답이 무려 82%였다. 또 바이든의 국정지지도는 53%였지만 국경 안보 및 이민 문제(33%), 중국 문제 대처(35%), 총기 이슈(34%)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낮아 향후 이들 문제가 바이든을 괴롭힐 것으로 관측됐다. 폭스뉴스의 이날 설문에서도 바이든의 국정지지도는 58%였지만, 정책 분야별로 볼 때 국경안보(35%)와 이민정책(34%) 지지율은 가장 낮았다. 실제 최근 바이든은 트럼프가 만든 역대 최저 수준의 ‘난민 수용 인원’을 유지키로 했다가, 진보 진영의 반발에 하루 만에 다시 “늘리겠다”고 하는 등 표심에 따라 오락가락했다. 바이든이 외교무대에서 구사하는 거친 언사에 비해 정작 행동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깡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로 명명했지만 남중국해에 대한 대응 전략은 보이지 않았고, 정작 푸틴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최근 15만명의 병력을 집결시키자 직접 대응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더힐은 이날 칼럼에서 “바이든은 큰 소리로 말하고 있지만 들고 있는 막대기는 약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브래드 냄새라니? 난 개가 아닌데” 무례한 외신, 우아하게 넘긴 윤여정

    “브래드 냄새라니? 난 개가 아닌데” 무례한 외신, 우아하게 넘긴 윤여정

    “부끄러운 질문, 아름다운 답변” 응원 트윗文대통령 “다른 문화에도 공감 줘 경의”공로상 페리, 美 인종차별 배격 메시지中, 자오 감독상 수상소식 등 모두 차단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씨의 수상 소식을 전한 주요 외신들은 저마다 “새 역사를 썼다”며 비중 있게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윤씨가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물이었다면서 재치 있으면서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시상식을 ‘조용하지만 혁신적’이라고 표현하며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는 시위를 한 지 6년여 만에 흑인, 아시아인, 여성 인재들이 포용됐다”고 했다. 이어 그의 소감과 무대 매너 등에 관심이 집중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 측이 이달 초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유쾌한 수상 연설을 한 74세 ‘미나리’ 할머니에게 또 한번 소감을 전할 기회를 줬다”고 소개했다. 국내외 인사들은 그를 향한 존경과 축하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 낸 윤여정님의 연기가 너무나 빛났다”며 “끊임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씨와 영화 ‘하녀’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전도연은 소속사를 통해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상 소식”이라면서 “진심을 담아 온 마음으로 축하드리며 큰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란다. 선생님,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김혜수, 배두나, 한지민, 이병헌, 송혜교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졌다. 윤씨는 이날 한 외신기자에게 받은 무례한 질문을 위트 있게 응수한 모습이 트위터에 퍼지면서 또 다른 화제를 불렀다. 이 기자는 시상자였던 브래드 피트가 윤씨와 함께 무대에서 내려온 장면을 말하며 “그에게서 무슨 냄새가 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씨가 “냄새는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며 “내게 스타인 그(피트)가 내 이름을 호명한 것이 믿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트위터에는 “역사를 만든 여성에게 이런 질문을?”, “부끄러운 줄 알라”는 비판과 함께 “그의 답변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가 말하는 방식을 사랑한다”, “우리 할머니 건드리지 말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이날 시상식에는 미국 사회를 흔들고 있는 인종차별 분위기에 대응하며 증오와 폭력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수상자도 있었다.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주는 ‘진 허숄트 박애상’을 받은 영화감독 겸 배우 타일러 페리는 “어머니는 언제나 혐오와 일방적인 판단을 배격하라고 나를 가르치셨다”면서 차별에 따른 혐오와 폭력을 규탄했다. 단편상을 거머쥔 ‘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를 공동연출한 트레이번 프리와 데스먼드 로 감독은 경찰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수놓은 정장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한편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었지만 과거의 반중 발언 때문에 정작 중국 내에서는 관련 소식의 전파가 차단됐다. 이날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중계되지 않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코로나 백신 폐기사고’ 보도 전 주식 팔아치운 美 CEO

    ‘코로나 백신 폐기사고’ 보도 전 주식 팔아치운 美 CEO

    얀센·AZ 성분 혼합사고로 1200만회분 폐기사고 직후 스톡옵션 행사 및 매각 계획 의혹1천만불 규모 주식 팔아 차익 84억원 챙겨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외주 생산업체가 다른 종류의 백신 성분을 혼합하는 사고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사고가 알려지기 전 1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워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신 외주 생산업체인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CEO 로버트 G. 크레이머는 지난 1월과 2월 여러 차례 스톡옵션을 행사해 저가에 매입한 주식을 4배 이상의 시장가로 팔았다. 주식 매입 비용을 제외하면 크레이머는 세전으로 760만 달러(약 84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는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부문 자회사인 얀센의 코로나19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주문받아 생산해왔다. 이 회사는 미국 연방정부 의뢰로 백신을 생산해오기도 했다. 당시 크레이머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상당 기간 남았는데도 일찌감치 권리를 행사해 주식을 팔았다. 크레이머의 주식 판매는 지난해 11월 제시된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밀정보를 토대로 주식을 거래했다는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사전에 일정 시점을 정해 매각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크레이머가 주식을 매도한 뒤인 2월 19일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주가는 12% 정도 하락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데 따른 것이었다. 이때까지는 크레이머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는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볼티모어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대규모로 오염돼 폐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달 말 보도했다. 얀센과 AZ 백신 성분이 혼합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해 1500만회분이 폐기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백신이 폐기된 시점이 지난해 10월과 11월이었다. 크레이머의 조기 스톡옵션 행사 계획이 제출된 것이 지난해 11월이었다는 점에서 크레이머가 백신 사고가 알려지기 전 주식을 팔아치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 소식이 불거진 후 미국 정부는 AZ에 이 공장에서 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다른 곳으로 생산 시설을 옮기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머전트 바이어솔루션의 대변인은 크레이머가 코로나19 백신 사고 문제를 주식 매각 계획 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WP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 회사의 주가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크레이머와 다른 이사진들은 2016년에도 정부의 탄저병 백신 주문 규모에 대해 오해를 일으킨 뒤 가격이 상승한 주식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예상보다 탄저병 백신 주문량이 적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당시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가 투자자들에게 650만 달러(72억원)를 지급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여정, 클로이 자오…‘화이트 아카데미’ 깨뜨린 아시아 여성 파워

    윤여정, 클로이 자오…‘화이트 아카데미’ 깨뜨린 아시아 여성 파워

    “조용하지만 혁신적이다.”(subdued but innovative)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아카데미에선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중국계 감독 클로이 자오의 영화 ‘노매드랜드’가 최고 영예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까지 휩쓸었다. WP는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OscarsSoWhite) 시위가 있은 지 6년여 만에 흑인, 아시아인, 여성 인재들이 이전과 다르게 수용됐다”며 “할리우드가 포용적 메시지를 내놨다”고 평했다. 그간 아카데미는 백인 남성 중심적이라는 비난을 꾸준히 받아왔다. 93년 역사상 처음 10년간은 흑인 후보가 한명도 없었고, 흑인 여배우가 주연상을 받은 건 2002년 할리 베리가 처음이었다. 감독상은 2014년에야 스티브 매퀸에게 돌아갔고, 그 이후에도 줄곧 수상자 명단이 백인 일색으로 채워지자 영화계 안팎에서 ‘화이트 아카데미’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흑인보다 입지가 좁은 아시아계는 더 심했다. 중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교육받고 작품 활동을 해 온 자오 감독은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최초의 아시아 여성이다. 여성으로서는 2010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 감독 이후 두번째다. 주요 외신들은 자오의 수상을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부르며 아시아 여성이 할리우드, 나아가 서구 세계에서 얼마나 사소하게 다뤄지는지 짚었다. 캘리포니아주 바이올라대의 사회학자인 낸시 왕 위엔은 CNN 기고 글에서 “연예 산업은 역사적으로 아시아 여성을 객관화했다. 아시아계 배우들은 영화에서 마사지사 또는 매춘부 정도로만 그려져 왔다”며 “이 중국계 감독의 승리는 그들이 할리우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준다”고 썼다.할리우드에서 아시아 여성들은 오랫동안 성적 페티시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으로 여겨졌다. 1987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풀 메탈 자켓’에서는 베트남 여성이 미군 2명에게 다가가 어법에 맞지 않는 영어로 “나 너무 흥분돼, 오래 사랑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2001년 ‘러시아워2’에서는 마사지 업소의 뒷문을 열면 아시아 여성들의 성매매 업소가 나온다는 설정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 갑부의 얘기를 다룬 존 추 감독의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암 진단을 받은 할머니에게 이를 숨기는 가족의 얘기를 담은 룰루 왕 감독의 영화 ‘페어웰’ 등이 주목받으며 아시아인과 아시아계 미국 여성이 단일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이 미디어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안긴 ‘미나리’ 역시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 가정의 정착기를 다루며 정체성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아시아계의 이번 약진은 미국 내에서 아시아 증오범죄가 솟구치는 이 시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위엔은 “자오의 작품이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주의를 지울 수는 없지만, 이번 상으로 그는 오랫동안 이 차별을 무시해 온 미 영화계에서 더 영향력을 얻을 것”이라며 “할리우드에서 백인 남성만이 축하할 만한 이야기꾼이 아니라는 걸 공고히 한다”고 짚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관련 기사“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306500066
  • ‘빌 33점’ 워싱턴, 20년 만에 8연승..‘’37점‘ 커리와는 0.2점차

    ‘빌 33점’ 워싱턴, 20년 만에 8연승..‘’37점‘ 커리와는 0.2점차

    미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즈가 20년 만에 8연승을 질주했다. 워싱턴은 26일(한국시간)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2020~21 NBA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브래들리 빌(33점 6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19-110으로 눌렀다. 8연승을 달린 워싱턴은 27승33패를 기록하며 동부 콘퍼런스 10위를 유지했다. 워싱턴의 8연승은 마이클 조던이 뛰던 2001년 이후 20년 만이다. 3쿼터까지 87-93으로 뒤졌던 워싱턴은 4쿼터에 빌이 9점, 러셀 웨스트브룩(14점 11어시스트)이 7점을 집중시키는 등 32점을 몰아쳐 경기를 뒤집었다. 빌과 득점 1위 경쟁 중인 스테픈 커리는 이날 3점슛 7개를 포함해 37점을 뿜어내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새크라멘토 킹스를 117-113으로 꺾는데 앞장섰다. 2연승의 골든스테이트는 31승 30패로 서부 10위를 달렸다. 이날 열린 NBA 경기에서 최고 득점을 기록한 커리는 시즌 평균 31.3점으로 빌(31.1점)에 0.2점 앞서 득점 1위를 달렸다. 커리는 올 시즌 52경기 중 30경기에서 3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또 4월에만 3점슛 85개를 성공시켜 이 부문 NBA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 기록은 2019년 11월에 당시 휴스턴 로키츠 소속이던 제임스 하든의 82개다.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펼치던 골든스테이트는 경기 종료 1분 42초 전 켈리 우브레 주니어의 득점으로 112-111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18.5초 전 114-113으로 1점 앞선 상황에서는 커리의 패스 실수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상대 버디 힐드의 턴오버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커리가 자유투 4개 중 3개를 꽂으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EU “미국인 올 여름 여행 와라”… 美 “유럽엔 가지마?”

    EU “미국인 올 여름 여행 와라”… 美 “유럽엔 가지마?”

    EU집행위원장 “백신 접종시 27개국 여행 가능”미국 6월까지 집단 면역 도달 가능성 염두한 듯관광 산업 활성화 의도… 그리스 26일부터 시행 반면 미국은 유럽 대부분 ‘여행금지’ 단계 지정 유럽연합(EU)이 2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 국민에 대해 오는 여름부터 유럽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최근 유럽 대부분의 국가를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로 정해 양측의 온도차가 크다. 결국 올해 여름까지 유럽이 집단면역에 도달하느냐가 해당 지역의 관광업 회복 여부에 관건인 상황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백신 접종이) EU에서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각 회원국이 관광객 봉쇄나 해제를 결정하지만 EU 집행위 역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원국에 정책 권고를 할 수 있다. 또 폰데어라이엔은 “EU의 27개 회원국 모두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모든 사람을 분명히 조건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미국 사이에 ‘백신 증서’ 이용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U가 이런 조치를 진행하는 데는 현재 접종 속도라면 미국이 오는 6월까지 성인의 70%에 대해 백신 접종을 마치는 소위 집단면역에 이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NYT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특히 미국인 관광 재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했다. 이미 그리스는 26일부터 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거나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을 경우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인 미국은 최근 전세계 국가의 80%에 대해 4단계인 여행금지국으로 정했고, EU 중 유명 관광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스위스 등은 모두 이에 포함된다. 특히 독일은 최근 3차 유행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했지만 지난 22일 베를린에서 8000여명이 반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24일에는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등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유럽이 오는 여름까지 집단 면역에 도달하느냐가 미국인 관광 재개를 위해 더 중요한 요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오스카 수상’ 윤여정 “정이삭·故 김기영·두 아들에 감사”(종합)

    ‘오스카 수상’ 윤여정 “정이삭·故 김기영·두 아들에 감사”(종합)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74)이 웃음과 감동이 담긴 수상 소감으로 좌중을 다시 한 번 사로잡았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날 여우조연상 후보에는 윤여정과 함께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이름을 올렸다. 여우조연상 시상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가 맡았다. 브래드 피트는 ‘미나리’ 제작사 플랜B를 설립하기도 했다.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를 드디어 만났다. 저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나”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고, 브래드 피트는 미소로 화답했다.윤여정은 “나는 한국에서 왔다. 내 이름은 ‘여정 윤’인데, 유럽 사람들은 ‘여영’이라거나 ‘유정’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해 또 한 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투표해준 아카데미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멋진 ‘미나리’ 패밀리에게 감사하다. 스티븐(스티븐 연)과 아이작(정이삭 감독), 한예리와 노앨, 앨런까지 우리는 가족이 됐다.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 없이 나는 여기 설 수 없었다. 그는 우리의 선장이자 감독이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나는 경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클랜 클로즈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 너무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봐왔다”며 “우리는 서로 다른 역할을 했고 경쟁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조금 더 운이 좋았다. 그리고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환대해주는 것 같아 너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두 아들에게 감사하다. 두 아들이 나에게 일하러 가라고 종용했다. 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이다.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일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내 첫 감독님이었다”며 “그가 지금도 살았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거다. 정말 감사하다”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 했다.윤여정은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로 열연해 국내외 영화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전미 비평가위원회로부터 LA, 워싱턴 DC,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연기상만 30개 이상을 받았다. ‘오스카 바로미터’로 불리는 미국 배우 조합상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오스카 유력 후보로 지목된 바 있다. 예상대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윤여정은 영화 ‘사요나라’(1957)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 번째 아시안 배우 수상자가 됐다. 한국 배우 최초로 트로피를 품으며, 한국 영화사도 새롭게 썼다. 한편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1980년대 한인 가정의 미국 이주 정착기를 그린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특파원 칼럼] 바이든 취임 100일 ‘희망과 우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바이든 취임 100일 ‘희망과 우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소위 ‘100일 청사진’에 집중했다. 취임 100일 안에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58일 만에 달성하면서 목표를 2억회분으로 상향했고, 지난 21일 ‘취임 92일째’ 이 역시 달성했다고 바이든은 연설했다. 취임 100일 안에 기후변화정상회의를 열겠다던 공약도 지난 22일 40개국 정상이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보다 강화한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발표하면서 충족했다. 경제 회복세 구현도 순항 중이다. 1조 9000억 달러(약 2123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집행했고, 2조 2500억 달러(약 2514조원)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을 발표했다. 이 둘만 합쳐도 한국 올해 예산(558조원)의 8배를 넘는다. 고용은 살아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시장 전망치는 연초 3.9%에서 6.2%로 상승했다. 인권과 민주주의 동맹을 통한 대중 견제 기조를 발표한 뒤 화상으로 쿼드 정상회의를 열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한국과 일본을 가장 먼저 방문토록 하는 등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 중심축 이동)를 현실화했다. 20년간 고민만 하던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결정을 단행하면서 아시아 중시 기조에 힘을 더 실었다.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등의 공급망 구축을 통해 반중 연합을 공공히 함은 물론 자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 행보를 이어 왔다. 세계 주요국에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을 제안하면서 조세 혜택을 바라보고 각국에 진출했던 자국 기업들의 유턴을 꾀하고 있다. 바이든 정책의 핵심은 ‘큰 정부’다. 정부가 개입해 위기를 벗어난다는 틀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같다.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3년에 취임한 루스벨트는 취임 100일 만에 금본위제 폐지 등 15개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고, 뉴딜 정책으로 경기를 회복시켰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경의를 표했던, 지난 40년간 미국을 지배하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작은 정부’는 사실상 끝났다. 오는 28일 밤 바이든은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100일간의 성과와 향후 청사진을 밝힐 전망이다. 바이든에게는 무엇보다 의미 있는 날일 것이다. 반면 루스벨트 이후 100일에 천착하는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약 9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정치 성향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100일 만에 한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도 힘들뿐더러 ‘성급하게 터뜨리는 샴페인’에 역풍만 강화할 수 있다. 대공황의 경기침체가 뉴딜 정책으로 해소됐다면, 코로나19의 경기침체는 백신 접종 속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부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바이든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해 공화당이 반대하는 이유다. 바이든의 국정 지지도는 대체적으로 50%를 넘지만 균열의 징후들도 적지 않다. 양당의 상원 의석수가 50석씩 동률인 상황에서 민주당은 예산조정권으로 공화당의 반발을 무력화시켜 왔는데, 이는 정치적 불만을 누적시켰다. 또 바이든의 포용적인 이민 정책에 중남미 이민 신청자들이 국경으로 밀려들면서 정책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은 회복하지만 자국 이익은 확대하는 ‘바이든식 미국 우선주의’도 시험대에 오르는 분위기다. 바이든이 주창한 사회 통합도 흑인 시위와 아시아계 혐오 범죄, 총기 난사 등이 겹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규모 재정 투입에 대한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바이든의 100일이 훗날 위업의 주요 기점이었는지, 단지 ‘허니문’이 끝나는 날이었는지 아직은 두고 봐야 알 일이다. kdlrudwn@seoul.co.kr
  • 反경찰 운동으로 번지는 BLM…“치안 붕괴” 반대 목소리도 확산

    反경찰 운동으로 번지는 BLM…“치안 붕괴” 반대 목소리도 확산

    “다음은 네 차례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 여성 청소년 마키야 브라이언트(16)가 사망한 뒤, 해당 경찰관의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썼다. ‘#책임감’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모래시계 아이콘도 첨부했다.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유죄 평결 25분 전에 발생한 해당 사건의 경찰 역시 곧 단죄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날 밤 경찰이 빠르게 공개한 ‘보디 캠’ 동영상에는 흉기를 든 브라이언트가 다른 여성을 공격하려던 순간이 녹화돼 있었다. 막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긴급히 “엎드려”라고 수차례 외쳤고 이에 불응한 브라이언트가 흉기로 다른 여성을 공격하는 순간 4발의 총을 쐈다 “백인 경찰이 총을 쏠 때 브라이언트는 칼을 쥐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됐지만 사실과는 달랐다. 이후 제임스는 자신의 트윗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이를 삭제했다. 쇼빈이 플로이드를 살해한 3개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으면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경찰 개혁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흑인에게 불리한 형사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엔에 따르면 미국에서 흑인이 경찰에게 살해될 가능성은 백인의 3배, 히스패닉계의 2배였다. 목 조르기나 인종 프로파일링 등이 당장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경찰의 공권력을 빼앗는 식의 반경찰 운동은 자칫 치안 붕괴로 이어질 뿐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제임스의 섣부른 트윗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좌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경찰을 공격하고 악마로 만든다”며 “경찰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는 듯한, 매우 무책임한 트윗”이라고 공격했다. USA투데이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한 술집이 그의 경기 중계는 틀지 않기로 한 것 등 해당 트위터에 대한 반발 확산을 전했다. 지난 11일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인 킴 포터가 흑인 청년 단테 라이트(20)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백미러에 건 방향제가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판단에 차량을 멈춰 세웠고 이 차를 운전하던 라이트는 경범죄로 이미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라이트는 겁에 질려 다시 차를 타서 도주하려 했고 포터는 권총을 테이저건인 줄 알고 쏘았다가 라이트가 숨졌다. 흑인들은 “교통 단속 때문에 사람이 죽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레티아 제임스 뉴욕 경찰총장은 경찰이 큰 중범죄가 아닌 경우에도 영장을 발부하거나 차를 세워 검문하도록 하면서 총격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싱크탱크인 맨해튼 인스티튜트의 해더 맥도널드 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교통법이 라이트를 죽인 것이 아닌데 경찰 비판론자들은 그의 죽음을 (교통 단속)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며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위조지폐 방지법을 개선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은 특정 경찰관의 잘못이며, 정당한 차량 단속과 위조지폐 단속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다. 외려 그는 “(시민들이) 합법적인 경찰관들의 명령은 따르고 체포에 저항하지 말라”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얀센 접종 재개… ‘백신 풍요’에 전세계 부글부글

    美 얀센 접종 재개… ‘백신 풍요’에 전세계 부글부글

    미국 질병 당국이 혈전 사례가 보고됐던 존슨앤드존슨(J&J·얀센)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내렸던 사용 중지 조치를 23일(현지시간) 해제했다. 다만 ‘50세 미만 여성은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셸 월런스키 국장은 이날 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긴급회의에서 얀센 백신 사용 재개 권고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ACIP는 얀센 백신으로 인해 혈액이 응고하는 혈전증 증세를 보인 여성 15명의 사례를 지난 13일부터 검토한 뒤 “얀센 백신을 맞은 30대 여성에게 혈전증이 많이 나타났다”면서도 “얀센 백신을 맞아서 얻는 이익이 얀센 백신과 연관된 드문 혈전 증상의 위험을 능가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대량 확보한 데 이어 얀센 백신까지 가동되면서 유독 백신을 풍부하게 보유한 미국이 전 세계의 부러움과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미국이 유독 ‘백신의 풍요’를 즐기고 있다”며 24일 이같이 보도했다. 백신 편중에 대해 나미비아,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백신 아파르트헤이트(차별 정책)가 벌어지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학자인 마리아 밴커코브는 “윤리적, 도덕적, 과학적으로 끔찍한 일”이라고 혹평했다고 WP는 전했다. 국제기구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지닌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일시중단시키자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지금 추세대로 접종이 이뤄지면 미국은 이르면 오는 7월에 집단면역을 이루고, 아시아·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경우 2023년에야 백신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란 전망에 힘입은 주장이다. WTO에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나서서 지난 3월 WTO 회원국들이 백신에 대한 수출 제한과 지재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다음달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WP는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4·27 판문점선언 3년 ‘한반도의 봄’ 먹구름…북미 새판 짜기에 한국 정부 외교력 시험대

    4·27 판문점선언 3년 ‘한반도의 봄’ 먹구름…북미 새판 짜기에 한국 정부 외교력 시험대

    냉전의 산물인 분단을 종식하고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한 4·27 판문점선언이 나온 지 벌써 3년이 됐지만 ‘한반도의 봄’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한반도 정세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19·수해·제재로 예민한 북측은 남측과의 대화·교류를 중단한 채 미국만을 주시하고 있다. 다음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즈음해 구체화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따라 판문점선언의 운명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긴장감 속에 물밑 외교적 설득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앞두고 외교가에서는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해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추진,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 등 여러 제안이 나온다. 남측의 이행 의지를 확실히 보여 주고 북한에도 전달해 대화의 명분으로 삼자는 것이다. 북측도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남북 합의서 이행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3년 전과 달리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비준동의 절차를 추진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정부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획기적 개선 및 발전,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전쟁 위험 해소 노력,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담고 있다. 남북 관계의 지향점을 제시한 역사적 이정표지만 너무 포괄적인 데다 남북 간 이행만으로 해결되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많다. 정전 상태 종식도 남북이 결정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어서다. 결국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 현시점에서 절실한 건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유연한 입장이 담기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외교와 압박(제재)을 동시에 구사하더라도 외교적 옵션을 풍부하게 담으면 북측을 자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북한핵 문제를 점진적, 장기적이면서도 위협을 감소시키는 쪽으로 푸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최근 관훈토론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아주 합리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미측이 북한 문제를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의 하위 변수로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낙관할 수는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대북정책의 원칙만 표명하고 북한과의 협상 전술은 내부 지침으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 당장은 최대한 미중 전략 경쟁 구도와 겹치지 않도록 사안 분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재 남북·북미 관계는 먹구름이지만 다음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뒤 미국의 구체적인 대북정책과 회담 결과를 북한에 직접 또는 중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설명하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북미 ‘새판짜기’ 속 기로에 선 판문점선언...긴장감 커지는 정부

    북미 ‘새판짜기’ 속 기로에 선 판문점선언...긴장감 커지는 정부

    4·27 판문점선언 3주년 맞지만한반도 정세 예측불가능한 상황국회 비준동의·친서 교환 제안도美 대북정책 유연함 위해 설득을“미중 경쟁구도와 사안 분리해야”냉전의 산물인 분단을 종식하고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한 4·27 판문점선언이 벌써 3년이지만 ‘한반도의 봄’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한반도 정세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19·수해·제재로 예민한 북측은 남측과의 대화·교류를 중단한 채 미국 만을 주시하고 있다. 다음달 말 워싱턴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즈음해 구체화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따라 판문점 선언의 운명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긴장감 속에 물밑 외교적 설득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이틀 앞둔 25일, 외교가에서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추진,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 등 여러 제안이 나온다. 남측의 이행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북한에도 전달해 대화의 명분으로 삼자는 것이다. 북측도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남북 합의서 이행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3년 전과 달리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비준동의 절차를 추진한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정부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획기적 개선 및 발전,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전쟁 위험 해소 노력,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담고 있다. 남북 관계의 지향점을 제시한 역사적 이정표지만, 포괄적이고 남북 간 이행만으로 해결되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많다. 정전상태 종식도 남북이 결정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어서다.결국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 현 시점에서 절실한 건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유연한 입장이 담기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외교와 압박(제재)을 동시에 구사하더라도 외교에 무게가 실리도록 해 북측을 불편하게 않게 하자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북한 문제를 단기에 풀기보다는 점진적, 장기적, 위협감소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최근 관훈토론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아주 합리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미측이 북한 문제를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의 하위 변수로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낙관할 수는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대북정책의 원칙만 표명하고 북한과의 협상 전술은 내부 지침으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 당장은 최대한 미중 전략 경쟁 구도와 겹치지 않도록 사안 분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재 남북·북미 관계는 먹구름이지만 다음 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된 뒤 미국의 구체적인 대북정책과 회담 결과를 북한에 직접 또는 중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설명하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재인, 협상가로 약했다” 트럼프 발끈한 이유

    “문재인, 협상가로 약했다” 트럼프 발끈한 이유

    문재인 “트럼프 변죽만 울려” 인터뷰 관련 트럼프 “김정은, 문재인 존중한 적 없다”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촉진하는 내용으로 뉴욕타임스(NYT)와 했던 인터뷰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비방하는 별도의 성명을 냈다. 트럼프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된 (그리고 좋아하게 된) 북한의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현재 한국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다”며 “한국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막은 것은 언제나 나였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이상 거기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와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평을 계속하면서 “우리는 수십 년간 바보 취급을 당했지만 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와 서비스에 대해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더 지불하도록 했다”고 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 우리에게 지불하기로 합의한 수십억 달러를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성명을 낸 건 최근 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문 대통령의 중개를 통해 김 위원장을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판문점 등에서 세 차례나 만났지만 이후 비핵화 논의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백신 넘쳐나는 미국, 분노하는 세계…“백신 특허 보류” 요구도

    백신 넘쳐나는 미국, 분노하는 세계…“백신 특허 보류” 요구도

    국방물자생산법 발동해 백신·백신재료 선점백신 특허 잠정중단하면 빈국 백신 생산 가능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백신 부족에 아우성인 가운데 백신을 직접 개발·생산하면서 공급이 넘쳐나는 미국이 부러움과 동시에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인도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기록을 날마다 경신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백신의 풍요’를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확진자 폭증…미국, 곧 백신 공급이 수요 앞질러 인도에서는 전체 인구의 1.4%만이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환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병원에서는 산소가 바닥나고 있다. 전날 기준 인도는 신규 확진자가 34만 6786명을 기록하며 사흘간 확진자가 100만명 가까이 폭증했다. 불과 두달 전만 하더라도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여명 안팎이었다. 전날 하루에만 사망자가 2624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민들의 방역 태세가 크게 해이해진 상황에서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 ‘인도 변이 바이러스’(이중 변이 바이러스, 공식 명칭 B.1.617)가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폭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반면 미국은 4명 중 1명꼴로 백신 접종을 모두 마무리했으며, 최소 1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접종자도 인구의 40%에 달했다. 마이애미의 대형 병원인 잭슨메모리얼은 백신 수요가 줄고 있다며 접종을 줄여나가기로 했고, 미시간주에서는 고교생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5월 중순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WP는 “대체로 부국과 빈국 간, 그리고 일부 부국 간의 백신 접근에 대한 뚜렷한 격차를 두고 오랫동안 부글거렸던 논쟁이 이제 끓어 넘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지도자나 글로벌 인사들이 소수 국가에는 백신이 많은 반면 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곳에선 백신 가뭄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을 규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미비아나 케냐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현 상황을 두고 ‘백신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차별 정책)’라고 비판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미국의 정책 기조 변경이나 백신의 지식재산권·상표권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학자 마리아 밴커코브는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과학적으로 이는 끔찍하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거나 정체된 반면 전 세계적으로는 2월 이후 주당 신규 감염자가 거의 2배로 늘었다. “美 국방물자생산법으로 백신재료 선점”세계적 백신 제조국으로 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생산하는 인도는 자국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자 백신 수출을 대부분 차단했다. 그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에 적지 않게 의존하는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코백스는 인도의 최대 백신 제조사인 세럼 인스티튜트로부터 초기 물량의 71%를 공급받을 예정이었는데 이런 차질로 인해 현재까지 올해 목표량 20억회분 중 4300만회분만 실제 전달했다. 반면 인도에서는 백신과 백신 제조에 필요한 재료에 대해 수출을 금지한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계승해 백신과 백신 재료의 생산을 늘렸다. 백악관은 이 조치가 수출금지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비판론자들은 이 조치로 인해 미국 회사들이 공급 대기줄 맨 앞으로 새치기를 하면서 비슷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회사들이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백신 재료를 선점하면서 인도 같은 백신 제조국의 백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지타운대학의 로런스 고스틴 국제보건법 교수는 “저소득 그리고 중위소득 국가에는 재앙 같다”며 “특히 전 세계에 백신을 접종하는 엔진이 될 수 있는 인도 같은 나라들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제약사 지식재산권 보류로 각국 자체 백신 공급 늘려야”이 같은 상황에서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미국과 다른 부유한 서방국가들이 잠정적으로 제약사들의 지식재산권을 보류하면 전 세계적 백신 공급을 신속하게 증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이 일시 보류되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이 상표등록된 미국 제약사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자체 버전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지난 3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특허권을 포기하라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제안을 막았다. WTO가 5월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버니 샌더스·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과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시적인 면제 조치를 지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빈곤 퇴치 비정부기구(NGO) 옥스팜 아메리카의 수석고문 니컬러스 루시아니는 바이든 행정부의 관리들이 입장을 180도 바꿔 이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루시아니는 또 미 행정부가 남미와 아프리카에 백신 제조 허브를 조성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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