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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도 ‘뉴라이트’ 꿈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도 ‘뉴라이트’가 뜨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 공화당 정책에 불만을 품은 친공화당 보수세력들이 현 정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딴 살림’을 준비중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발의한 이민법 개정이 공화당과 보수세력의 분열만 초래했다. 이민법 논란의 여파로 부시 대통령은 히스패닉은 물론 전통적인 보수세력들로부터도 지지세를 잃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이민법에 포함된 멕시코 국경 경비 강화와 불법이민자 처리, 초청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 등을 둘러싼 논쟁이 공화당을 반으로 갈라 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민법 개정 방향을 둘러싸고 미 국민 전체가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가장 분열이 심한 곳이 바로 여당인 공화당이라는 것이다. 당내 혼란이 계속되자 미국내 보수 진영의 핵심인사로 손꼽히는 리처드 비구에리는 공화당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보수성향의 결사체를 규합하겠다고 나섰다. 10여개의 보수단체를 운영 중인 비구에리는 지난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지난 2000년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막후에서 큰 역할을 했던 ‘킹 메이커’로 알려졌다. 비구에리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장문의 글을 통해 “보수파들은 부시 대통령은 물론이고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에 싫증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수파들은 공화당 전국위원회와 여타 관련 단체들에 재정지원을 하던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보수파들은 이제 기존의 어떤 정당과도 차별화된 제3의 정치세력을 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 때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보수적인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도 눈에 띄게 떨어져 오는 11월의 의회 중간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히스패닉 단체인 ‘라티노 연대’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민 문제와 관련,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이 50%로 공화당 지지 17%보다 세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40%가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한편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이민법과 관련한 특별 연설을 한 뒤 멕시코 국경 지역을 시찰하는 동안 의회의 보수파들은 백악관 핵심 참모들에게 “20만명의 초청 노동자에게 비자를 주고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주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민법과 관련한 공화당 다수의 분위기는 ▲멕시코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고 ▲1100만명에 이르는 불법이민자들에게는 결코 시민권을 부여해서는 안되며 ▲초청노동자들도 비자 기간이 끝나면 돌아가야 된다는 것이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제임스 센센브레너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dawn@seoul.co.kr
  • 美, 북핵·평화협정 동시논의 검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미국은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논의하는 것을 포함하는 새로운 대북 접근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국무부가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제안한 이같은 내용의 광범위한 대북 정책안이 미 정부 내에서 격렬한 토론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새 대북 접근 방법을 승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에는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이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새로운 대북 접근법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그녀의 핵심 측근인 필립 젤리코 보좌관에 의해 기획됐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평화협정 협상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며 6자회담 참여국인 일본과 러시아는 제외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의 평화체제 수립안은 이미 지난해 발표된 9·19 6자회담 공동합의문에서도 제시됐던 내용이다. 또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경주 공동선언에도 들어 있다. 따라서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내용보다는 미 정부가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자체가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부인했지만 사실상 김정일 정권의 ‘변화’ 또는 ‘몰락’를 기대해왔다.이 때문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북한 정권의 변화에 집중하는 정책이 (한반도)비핵화로 가는 길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 정부 관리들은 장기화된 이라크전과 이란 핵 문제에 지쳐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북한을 붕괴시키거나 핵을 제거한다는 희망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의 지적대로라면 일부의 우려대로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핵의 확산을 막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한의 핵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북핵 문제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북핵 대신 탈북자 김한미양 가족을 만나고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허용하는 등 북한 인권 쪽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그런 노력들이 북핵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뉴욕타임스 기사 내용은 9·19공동성명에 모두 담긴 내용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면서 “미 행정부의 정책적 결단이나 결정이 나온 게 아니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北압박·산유국엔 관대… 부시 ‘인권’ 이중잣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석유가 많은 나라의 인권에는 눈을 감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른바 ‘민주주의 확산 정책’이 국제사회로부터 냉소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의 웹 사이트에 부시 대통령이 탈북한 김한미양 가족을 만난 사진이 인권 침해 논란이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사진과 함께 게재된 것을 부각시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알리예프 대통령에게 부정선거 의혹을 빚고 있는 총선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지만 그의 에너지 안보 노력을 치하했다. 또 딕 체니 부통령은 국무부 인권 보고서에 반체제 인사 및 언론에 대한 탄압이 적시된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당시 “인권과 관련해 이 곳에서 이뤄진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국민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는데도 미국 은행에 1300만달러(약 130억원)를 숨긴 사실이 밝혀진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테오도르 오비앙 응게마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감쌌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 적도 기니 모두 석유 매장이 많고 수출이 활발한 나라들이다. 세계적인 인권 단체인 ‘인권 감시’의 톰 말리노프스키 워싱턴 사무소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는 인권과 자유를 증진시키는 데 진지하다고 말하지만 세계가 이를 믿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에너지 부국들에 예외를 둠으로써 미국의 민주주의 추진에 전세계가 더욱 더 냉소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고스 CIA국장 사퇴 네그로폰테 때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포터 고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돌연 사퇴는 예일대 동기인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DNI)의 ‘책임 떠넘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1일 대표적 보수 논객인 로버트 노박의 칼럼을 통해 고스의 진짜 사퇴 이유를 분석했다. 고스가 물러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억측만 무성할 뿐 정확한 사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노박의 분석은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사실은 그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의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고스가 역기능이 더 많은 CIA 조직을 개혁하는데 네그로폰테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CIA는 전 세계에서의 정보 분석과 작전능력을 상실하게 됐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국방부의 정보활동 역량을 강화하는 탓에 여기 저기서 시달리는 신세가 됐다는 점이다. 네그로폰테는 30년전 ‘핑퐁 외교’로 유명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시절 외교가에 데뷔한 이후 처신에 능한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이라크와 유엔 특사로 지명됐을 때도 처신에만 능한 직업 외교관이라는 비판론이 대두됐다. 의회 관계자들은 “네그로폰테가 비판을 피하는데만 급급할 뿐 미국 정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복잡하고 책임이 추궁될 수 있는 임무는 고스 몫으로 돌렸다. 이 때문에 고스는 민주당 등 정치권에서 얻어 맞고 CIA 내부의 관료주의에도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고스는 예일대 동기인 네그로폰테와 친하게 지냈지만 CIA가 이름대로 정보기구들의 ‘중앙’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정보분석 기능은 네그로폰테에게, 고유 영역인 ‘특별 작전’도 럼즈펠드에게 뺏기게 됐다. 노박은 CIA 신임국장에 지명된 마이클 헤이든이 상관이었던 네그로폰테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역할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노박은 헤이든이 대대적인 인사 개편보다는 고스 전 국장시절 쫓겨난 스티븐 캐프스를 2인자인 부국장직에 앉히는 정도에서 끝낼 것이라고 전망했다.dawn@seoul.co.kr
  • 히스패닉 ‘소수인종’ 옛말

    히스패닉이 미국사회의 주류가 된다? 2004∼2005년 사이에 늘어난 미국 인구 가운데 49%가 중남미 출신인 히스패닉으로 나타났다. 특히 5세 미만의 유아층에선 같은 기간 늘어난 인구의 70%가 히스패닉이었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10일 이날 발표된 한 인구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은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의 급부상을 전했다. 미국 5세 미만의 어린아이 가운데 소수인종은 절반에 가까운 45%였다. 현재 미국인 3명 가운데 1명은 소수인종 출신이다. 신문은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어린아이들의 수가 2000년 이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전했다.2000년 이후 미국내 아시아계의 증가는 주로 이민 때문이었지만 히스패닉은 이민보다 출생이 인구 증가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소수인종 증가추세는 백인의 노령화와 증가율 둔화를 감안할 때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미국 사회에서 소수인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브루킹스 연구소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미국이 보다 빠른 속도로 ‘다문화 인구’로 구성된 사회가 될 것”이라면서 “다른 인종들에 적응하면서 더욱 관대해지고, 국제경제에서도 훨씬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정보기관 분열·스캔들… CIA 어디로?

    美정보기관 분열·스캔들… CIA 어디로?

    첩보기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개혁을 둘러싼 내홍이 결국 취임 2년을 앞둔 포터 고스 국장의 도중하차를 불러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르면 8일 딕 체니 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헤이든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을 후임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집무실에서 고스 전 국장을 만난 뒤 그의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언론은 고스 국장의 전격 사임 배경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예일대 동기인 존 니그로폰테 DNI 국장과의 알력,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랜디 커닝엄 전 공화당 하원의원과의 호화판 포커 파티 참석설에 집중하고 있다. ●니그로폰테와의 알력이 사임 배경 고스는 CIA가 9·11 테러를 막지 못했고, 이라크전 관련 정보 수집에도 실패했다는 비난이 일던 2004년 9월 취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존 조직과 마찰을 빚었다. 특히 하원 정보위원장 시절 참모들을 한꺼번에 CIA에 ‘심는’ 바람에 강한 반발을 샀다. 일부 간부는 조직을 떠났고 그의 지도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더욱이 부시 행정부가 정보기관의 일신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16개 기구를 총괄하는 DNI를 창설하고 CIA도 그 아래 복속시키자 두 기관의 충돌이 첨예화됐다. 특히 니그로폰테 국장이 CIA의 대테러 분석관들을 신설된 국가대테러센터에 배치시키면서 양측의 갈등은 감정싸움 수준으로 번졌다. 그러나 뉴욕데일리뉴스는 고스국장의 사임과 관련, 그가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랜디 커닝엄 전 하원의원의 호화판 포커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스의 신임을 얻어 CIA 3인자 자리에 오른 카일 포고 실장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열린 포커 파티에 참석했다고 전하고 고스 전 국장 역시 포커를 즐겼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의 참석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방위업체 하청업자가 뒷돈을 댄 파티에는 뇌물과 매춘부까지 제공됐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CIA는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CIA는 중대한 변혁에 직면할 것” 공군 대장 출신으로 올해 61세인 헤이든은 군부의 최고위 현직 정보 관리로, 해외 전자통신 감청 및 평가를 주 임무로 하는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냈다.1년 전부터 선임 부국장으로 니그로폰테를 보좌해 왔다. 헤이든은 부시 행정부가 주도하는 테러 전쟁과 이에 따른 정보 기능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특히 영장 없는 도청을 강력히 옹호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는 헤이든의 임명이 CIA의 임무와 역할을 총체적으로 바꾸려는 시도의 첫 장을 연 데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정보 관리는 “CIA 조직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신문은 또 전통적으로 국가 정보 예산의 80%를 통제하는 국방부가 해외 첩보 능력마저 장악하기 위해 CIA의 기능 축소를 겨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니그로폰테 국장 역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이슈] 미리보는 11월 美중간선거

    [월드이슈] 미리보는 11월 美중간선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오는 11월의 의회 중간선거와 2008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정치 컨설턴트인 마크 멜먼은 “미국의 정치는 단기적인 이슈뿐 아니라 공화당과 민주당이 주고받는 큰 변화의 흐름이 중요하다.”며 “특히 2008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좋은 흐름을 탈 것”이라고 예측했다. 멜먼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정치 컨설턴트로 나섰다.CBS 방송의 정치 해설가와 PBS 방송의 대통령 선거 분석가를 맡고 있다. 현재 조지워싱턴대학의 정치학 교수도 겸하고 있다. 멜먼이 대표를 맡고 있는 정치 컨설팅 업체 ‘멜먼 그룹’의 현재 고객들은 4명의 주지사와 16명의 상원의원,24명의 하원의원, 포천 500에 포함된 글로벌 기업들이다. 또 영국과 이스라엘, 코스타리카 등 외국 정치인도 고객이다. 최근 당선된 세자르 가비리아 콜롬비아 대통령도 이 회사의 도움을 받았다. 미국 선거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가르는 요인은. -당파, 이슈, 후보 세 가지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파다. 공화당원은 공화당을 찍고 민주당은 민주당원을 찍는다고 보면 된다. 이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였다. 경제가 좋으면 정권에 유리했다. 그러나 9·11 이후에는 안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시기에 따라 변한다. 후보와 관련해서는 유권자의 관심사와 가치를 공유하는가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점이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차이점은. -이슈가 다르다. 지방선거에서야 청소 잘하고 눈 잘치우는 것 등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선에서 그런 이슈로 낙선한 후보는 없다. 의원 선거는 그 중간 쯤이다. 또 지방선거에서 뽑는 후보의 캐릭터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대선은 물론이고 의회 선거에서도 리더십이 보다 중요해진다. 현재 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최근의 선거가 치러진 시점은 안보가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그 분야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가졌다. 스윙 스테이트(특정한 당파색이 없이 선거마다 이슈에 따라 승부가 결정나는 주)에서의 승패 요인은. -후보, 선거자금, 정치적 상황의 총합이다. 세 가지를 모두 가져야 승리할 수 있다. 최근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중요시하는데. -선거운동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유권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두번째는 누구에게 보내는가, 즉 타깃이다. 세번째는 타이밍이다. 여론조사는 이런 세 분야에서 전략적 결정의 기초를 제공한다. 조사를 통해 후보가 사용할 언어와 수사법까지 결정할 수 있다. 여론조사 없이는 현대적인 선거를 할 수 없다. 한국에서도 여론조사를 많이 한다. 어느 정도 돈을 쓰는 것이 적당한가. -일반적으로 볼 때 전체 선거예산에서 여론조사비가 10%를 넘으면 너무 많은 것이다.3∼5%가 안되면 너무 적은 것이다. 미국의 선거는 돈 선거라는 비판도 많다. 돈은 선거에서 이기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 -돈은 정말 중요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쓰는가 하는 것이다. 상대후보보다 3∼5배를 쓰면 승리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게 기부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는 언제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부하지 않는다. 기부한다면, 첫번째 이유는 기부해 달라고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명분이나 이념적으로 일체감을 느꼈을 때이다. 세번째는 실리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때이다. 특정 후보가 승리하는 게 사업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말하자면 투자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가. -돈을 모으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념적으로 흐르는 대선에서는 인터넷 모금이 더 쉬워진다. 그러나 의원, 지방선거에서는 인터넷 모금 실적이 좋지 않다. 외국 정치인과도 일하는데 정치·문화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나. -사실 미국 내에서도 선거구마다 정치문화의 차이가 크다. 하와이주와 앨라배마주의 차이가 나라간의 차이보다 클 수 있다. 일단 외국에 가서는 현지인들과 만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고 나서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의 뇌 구조는 다 비슷한 것 같다. 외국인들도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상원의원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 관심이 많은데. -힐러리 의원은 지명도가 높고 돈도 잘 모아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dawn@seoul.co.kr ■ 이라크전·고유가… 부시정부 지지도 ‘최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의회 및 주지사 중간선거(대통령 임기중 실시되는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중간 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미국 대내외 정책의 기조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의 선거 양상은 전반적으로 야당인 민주당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장기화되는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이 커져가는 데다 조지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이 ‘리크게이트’,‘로비게이트’와 같은 정치적 악재를 끊임없이 쏟아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선 고유가 때문에 현 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주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유가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64%가 민주당 후보 지지 태도를 보였다. 또 ‘고유가로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의 53%도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경제전문 통신인 블룸버그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의 공식적인 정치자금 1360만달러(약 130억원) 가운데 민주당이 52%를 차지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을 앞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 겸 정치고문에게 그동안 맡았던 정책 분야에서는 손을 떼고 11월 선거에 집중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또 공화당 전체가 위기 위식을 갖고 켄 멜먼 전국위원장의 지휘 아래 전열을 재정비중이다. 현재 상원 100석 가운데 공화당은 55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44석, 무소속은 1석이다. 선거가 실시되는 33개주에서 민주당원이 현역의원인 주는 17곳, 공화당원이 현역인 주는 15곳이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민주당원이 현역인 17개 주에서 모두 승리하고 공화당원이 현역인 주에서도 6곳을 빼앗아야 한다. 임기가 2년인 하원은 435석 전체가 선거에 들어간다. 현재는 공화당이 232석의 안정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36개주의 주지사 선거도 동시에 실시된다. 이 가운데 22개주는 공화당원이 현역이고,14개 주는 민주당원이 현역 주지사이다. dawn@seoul.co.kr ■ 美 중간선거 열기에 대선 레이스도 관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중간선거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덩달아 2008년 대통령 선거 레이스도 탄력을 받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공화·민주 양당 모두 여성후보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의 경우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로버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기존의 유력한 후보군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심심치 않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라이스 장관 본인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데도 ‘라이스 박사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이란 모임이 생겨나는 등 보수층의 지원이 만만치 않다. 공화당에서는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와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다크 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공화당 남부지역 지도자회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와 언론 재벌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등 ‘뉴요커’들도 잠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일단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열렬한 지지층 못지않게 빌과 힐러리 클린턴 부부에 대한 거부층이 많다는 것이 그녀의 약점이다. 존 워너 전 버지니아 주지사 등 새로운 인물들도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인 판세를 흔들만한 위력은 없다. 민주당에서는 또 지난 2004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인물들이 재도전을 노리고 있다.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 등이 재도전 의사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대권을 염두에 두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당의 단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dawn@seoul.co.kr
  • 美노동절 ‘反이민법’ 전국적 시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의 이민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1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열렸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파업을 강행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민자 없는 날’로 명명(命名)된 이날 파업은 미국내 불법 이민자들의 경제적 중요성을 과시하려는 행사로, 시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항의 성격이 짙다. 이날 시위와 파업도 1200만명에 이르는 불법 이민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남미 히스패닉계가 주도했다. 이민자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체들 가운데서도 의회가 반(反) 이민법을 만들지 못하도록 촉구하는 의미에서 이날 하루 문을 닫거나 노동자들의 시위 참가를 허용하기도 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들의 파업으로 절정기를 맞은 플로리다 오렌지 수확을 비롯한 농업 분야와 식품 가공업 등에서 생산 및 조업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러나 히스패닉계 정치인들과 가톨릭 지도자들은 미 국민 여론의 역풍을 우려, 정상조업 후 집회에 참가하도록 권유했다. 일부 사업주는 이민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할 경우 해고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고 등이 우려되는 일부 불법 노동자들은 점심 시간 또는 일과 후 시간을 이용해 시위에 참가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이날 하루 아무 것도 사지 않는 것으로 ‘저항’의 뜻을 표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경제활동이 미국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현재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이민을 대폭 규제하는 방향으로 이민법이 개정되면 미 경제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dawn@seoul.co.kr
  • 럼즈펠드 구하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퇴역한 일부 장성들이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 전쟁 장기화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시작된 파문은 백악관의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으로 번져가고 있다.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에 속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럼즈펠드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2300명이 넘는 미국인 병사가 세상을 떠났다.”면서 “우리는 전직 장성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리처드 홀브루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전직 장성들의 럼즈펠드 장관 사퇴 요구는 지난 1951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해임한 이래 군과 행정부간에 공개적으로 벌어진 가장 심각한 대결”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에는 럼즈펠드의 후임과 관련한 전망도 나돌고 있다.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조 리버만 민주당 상원의원, 고든 잉글런드 국방부 부장관, 존 워너 상원의원,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후보로 거론했다. 미 국방부측은 ‘럼즈펠드 장관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4일 군에 영향력이 있는 퇴역 장성들과 민간 군사 전문가들에게 럼즈펠드 장관을 지지하는 내용의 메모를 이메일로 보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메모는 “미군 지도자들은 국방부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전례가 없을 정도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럼즈펠드 장관에 대한 비난이 비교적 적은 수의 퇴역 장성들에 의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최근 알 아라비아 TV와의 인터뷰에서 “수천명 장군들 가운데 2,3명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그 때마다 국방장관을 교체하면 회전목마처럼 될 것”이라고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국방부는 현재 현역 및 퇴역장성은 8000여명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 발발 당시 합창의장을 지냈던 리처드 마이어스 예비역 대장도 ABC에 출연, 군 지휘관들이 이라크전 등과 관련한 이견 때문에 럼즈펠드 장관과 부시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론을 일축했다.한편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말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열정이 넘치고 집요한 럼즈펠드 장관의 리더십은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것”이라며 “전적으로 그를 지지한다.”고 옹호했다.dawn@seoul.co.kr
  • 美 핵탄두 ‘원격해체가능 신형’ 교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현재 약 6000개에 이르는 핵탄두를 2012년까지 3000∼4000개로 줄이되 탄두를 모두 신형으로 교체하는 핵 무기고 개편작업을 추진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는 또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테네시, 뉴멕시코 등 10여개 주에 분산된 핵무기 공장들을 통합하고 시설을 개편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신뢰할 만한 핵탄두 교체 프로그램’에 따라 올 연말까지 개발될 신형 핵탄두는 정확성이 뛰어나고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넘어갔을 경우 원격 해체가 가능한 기능도 갖췄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핵탄두 설계와 개발, 생산, 실험 등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냉전이 끝나고 러시아와 핵 실험 금지조약을 맺은 이후에는 기존 핵무기고 유지와 해체작업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실시된 핵 상황 점검 작업을 통해 이같은 정책 기조는 새로운 설계를 통해 보다 강력하고 안전한 차세대 핵탄두를 만드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신형 탄두는 기존의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제조되기 때문에 새로 핵실험은 필요하지 않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기존 핵무기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을 추진 중인 신형 핵무기의 생산계획을 연간 125기에서 250기로 늘려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 관계자는 ‘미국은 매년 250기의 신뢰할 만한 대체 핵무기를 생산,5년마다 계속해서 기존의 핵무기를 교체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dawn@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던 미국이 거센 ‘히스패닉 파워’로 들끓고 있다.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라틴계 이민자 주축의 반이민법 시위가 의회의 갈지자 걸음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2의 민권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없으면 미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는 호언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도 이래저래 눈치보기에 바쁘게 된 히스패닉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히스패닉 파워의 원천은 무엇보다 폭발적인 인구 신장에 힘입고 있다.2004년 전체 인구 2억 1200만명 중 4130만명으로 14.1%를 차지,12.2%에 머무른 흑인을 제치고 제2 인종으로 부상했다. 같은 해 7월을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백인이 0.8% 늘어난 반면, 히스패닉은 4배가 넘는 3.6%의 폭발적 신장세를 기록했다. 영어는 ‘진공청소(vacuum)’ 한마디나 고작 내뱉던 이들이 어느 날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잠자던 거인 깨우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반이민법 시위를 계기로 거대한 히스패닉 이민 사회가 완전히 눈을 떴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그동안 인구가 적은 아시아계 이민자보다 정치적 영향력이 작았던 이들이 이민법 논란을 거치면서 ‘제2의 민권운동’으로 키워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걸출한 지도자는 아직 없지만 자신들의 처지를 “흑인 노예와 같다.”고 절규하는 히스패닉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이민법 개정 요구를 넘어서 있다는 것이다. 상원 법사위에서 친이민법 통과를 추진했던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도 10일 워싱턴 집회에서 “반세기 전 흑인 민권운동을 떠올리게 한다.”고 감격해했다. 정·관가 진출도 이미 어느 정도 진전돼 있다. 앨버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헥터 바레토 중소기업청장 등 현직 장관급만 3명이다. 특히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반이민법 시위에 강력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상원에서의 부결 사태는 이민 노동자들을 들끓게 했다.5년째 플로리다주의 뙤약볕에서 토마토를 따고 있는 멕시코계 리고베르토 모랄레스(25)는 “우리는 일하러 왔을 뿐”이라며 “범죄자가 아니다.”고 흥분했다. 그는 의회가 자신들을 구원해 주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애써 분노를 삭였다. ●11월 중간선거 심판론 대두 분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히스패닉의 투표율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이민자권리 단체의 앤젤리카 샐러스는 “앞으로 거리의 함성을 어떻게 투표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스패닉의 40%만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20% 정도는 불법체류자여서 투표할 수 없고,33%는 아직 어려서 투표할 수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선거에서 이들이 투표한 경우는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이들의 정치적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뉴멕시코주의 경우, 인구의 43%가 히스패닉이지만 투표권자는 16%에 불과했다. 만약 시민권을 획득하는 자가 늘어난다면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따라서 불법체류자들이 점진적으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친이민법을 공화당 일부가 저지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공화당 아성인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도 히스패닉이 20∼3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투표권자는 9.6%와 6.2%에 머물러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밖에 네바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유타주 등에서 부시가 승리했지만 히스패닉 유권자가 10%를 넘는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의 박빙 지역들은 아주 적은 히스패닉 주민도 표를 결집시킬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이민 자녀 18세만 되면… 이민자 운동을 이끄는 단체들은 6월 밀워키에서 전미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노동절을 맞아 대규모 보이콧도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도, 일터에도 안 나가 ‘이민자 없는 하루’로 본때를 보여줄 심산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분산돼 있다. 킹 목사도, 지난날 서부 농장 노동자를 조직한 멕시코계 케사르 차베스 같은 인물도 없다. 흑인 민권운동은 흑인 대학과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구심점이었다. 이번 워싱턴 집회만 해도 60개 이상 단체가 제각각 참여했다. 지역 커뮤니티, 노조, 사회단체, 스페인어 방송 등이 총망라돼 한마디로 풀뿌리 네트워크에 의존한 시위였다. 시민권 획득이라는 ‘장기전’에 큰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남서부 투표자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안토니오 곤살레스는 “우리의 ‘화력’은 젊은이들”이라며 “미국에서 태어난 수백만명의 라티노가 18세가 되는 날을 고대하라.”고 말했다. 불법체류자 부모는 투표권이 없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헌법에 보장된 속지주의 때문에 시민권자로 이 나이가 되면 투표권이 주어진다. 공화당 일부에서 속지주의를 희생해서라도 불법이민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높은 구매력·값싼 노동력 기업들 “히스패닉 모셔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의류업체 ‘갭’은 히스패닉계 경영학석사(MBA) 출신과 재학생 모임인 ‘NSAMBA’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히스패닉 고객들의 취향을 꿰뚫어보는 인재 확보도 확보지만, 미래의 히스패닉 재목들과 관계를 돈독히 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장기적인 매출 증대도 꾀하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 셰브론이 히스패닉계 구직 네트워크로 유명한 ‘소모스(somos)’의 스폰서를 맡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기업들이 이렇듯 히스패닉에 구애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구매력, 특히 급격히 늘어나는 청소년 소비자의 팽창을 염두에 둔 결과다.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의 절반이 27세 이하라는 통계가 있다. 지금 10대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2050년쯤 백인은 전체 인구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는 경고도 나와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히스패닉을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셈이다. 이들의 구매력은 2003년 80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19%가 컴퓨터를,30%가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 구매력도 백인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1990년대 초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영향으로 이 시장은 중남미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의 생존력을 시험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히스패닉만을 위한 유선방송은 히스패닉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고취하는 수준에서 한발 나아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를 제작, 역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을 미국 기업들이 놓칠 리도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물론 주정부 차원에서도 스페인어를 권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2 언어 대접을 받고 있으며 ‘스팽글시’란 ‘교통어(Lingua Franca)´가 등장한 것도 오래 전 일이다. 뉴멕시코주와 마이애미시는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퓨히스패닉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워싱턴 주변 310만명의 노동자 가운데 30만명이 불법체류자다. 통계는 없지만 히스패닉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들이 일순간 이 일자리를 포기한다면 건물의 51%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힐 것이며, 건설 현장의 31%가 작업을 못하게 될 것이고, 식품점과 식당의 22%는 문을 닫게 된다. 급증하는 히스패닉 인구는 허드렛일자리에서 저숙련 백인 노동자를 쫓아낸 데 이어 숙련 노동자로 옮아가는 추세라고 일간 USA투데이가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외국에서 변호사와 의사·회계사 등을 수입할 경우, 미국으로선 한해 2700억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힐러리 살림 솜씨 형편 없어”

    “힐러리는 백악관을 엉망으로 관리했더군요. 웨스트윙(대통령 집무실이 딸려있는 서쪽 건물)의 실내 장식은 요란하기만 했지 시대에 한참 뒤졌더군요.”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인 12월18일 로라 여사는 안주인 힐러리 클린턴의 안내를 받으며 백악관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그러나 이날 어지간히 실망했던지 나중에 이런 혹평을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의 탐사 기자였던 론 케슬러에게 늘어놓았다고 진보 인터넷 매체 ‘드러지 리포트’가 3일 보도했다. 드러지는 케슬러가 4일 출간하는 ‘로라 부시-퍼스트레이디의 내밀한 초상’을 미리 입수해 “로라 부시는 힐러리 가족이 백악관을 ‘물려준’ 방식에 대해 섬뜩한 느낌마저 가졌음을 술회했다.”고 전했다. 그녀에 관한 책이 백악관 협조를 받아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드러지는 소개했다. 로라는 케슬러 기자에게 “카펫과 집기는 낡아빠졌고 웨스트윙과 다른 공무 공간 역시 제대로 수선되지 않았더군요. 집무실은 빨강, 파랑과 황금빛 등 요란한 원색으로 꾸며졌고요. 세상에 황금색이라니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이스트윙은 비좁은 사무실이 다닥다닥 붙었고 전기 단자가 드러날 정도였어요.”라고 말한 뒤 “링컨 전 대통령이 쓰던 침실도 얼마나 너저분했는지 모른다.”고 투덜댔다. 또 그녀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의 미군 병사들이 코란을 넣어둔 채 변기 물을 내리는 등의 가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뉴스위크 보도 직후 “백악관에서 뉴스위크가 눈에 띄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에 역겨움을 줄곧 표시했던 그녀는 공보담당 노엘리아 로드리게즈에게 더 이상 언론 인터뷰를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가 한달 뒤 슬그머니 재개하기도 했다고 케슬러는 썼다. 부시 가문과 가깝게 지내온 낸시 바이스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를 읽으면서 그녀는 자학에 몸부림을 쳤다.”고 소개했다. 또 바이스는 텍사스의 한 월간지가 워싱턴포스트를 재인용해 ‘나쁜 엄마’라고 지칭했을 때 로라가 “겉으로는 차분한 척 했지만 난 그녀가 엄청 화가 나있다는 걸 알 수 있었지요.”라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오늘 ‘물의 날’] 가뭄에 흔들리는 ‘마사이 전통’

    가뭄이 아프리카인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파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냐의 마사이족은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의 부모에게 지참금으로 가축을 준다. 하지만 가뭄으로 가축들이 말라 죽으면서 지참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삶의 터전인 가축을 잃은 유목민족은 수도인 나이로비로 가지만 범죄와 에이즈가 창궐하는 도시에서 깊은 상처만을 맛보게 된다. 케냐의 유목민족 가운데 350만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가축 70%는 죽었다. 가뭄은 아프리카인들이 고유의 전통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했다. 지참금 제도를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도 많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에 따라 지참금의 유용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뭄으로 가축을 잃은 부모들은 지참금을 얻기 위해 강제로 딸을 조혼시키는 등 부작용도 늘고 있다. 지난달 유목지역인 삼부루에서는 교사가 조혼을 강요당한 여학생 20명을 구해냈다.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서 일하는 마사이족 줄리우스 레만켄은 “가뭄과 도시화 때문에 우리의 문화가 짓밟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8대 도시 집값 폭등… 흑인 중산층 대거 이동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미국의 중산층 가정이 대도시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2000∼2004년 샌프란시스코·뉴욕·보스턴·시애틀 등 8대 대도시에서 흑인 가정을 중심으로 아이를 둔 중산층이 사라졌다.1999∼2000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흑인 아동중 45%가 사라지면서, 전체 인구 중 15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14.5%로 추락했다.유치원 등록률은 2001∼2004년 닷컴 열풍에도 불구하고 6% 포인트나 떨어졌다. 공립학교는 매년 1000명의 학생들이 전학을 가면서 지난 1월 14개의 학교가 문을 닫거나 통합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000∼2004년 흑인 아동 8%, 백인 아동 4%가 각각 사라졌다. 이 도시 집값은 지난해에만 50%나 올랐다. 샌프란시스코의 열차 운전사인 모니카 버튼은 딸, 두 손녀와 함께 16년간 살던 도시를 떠나 2004년 새크라멘토로 이사했다. 매일 254㎞를 운전해 출근해야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간 수준의 주택 가격이 78만달러(약 7억 8000만원)로 오르면서, 연간소득 5만달러 이상의 중산층도 도시를 떠난 것이다. 소방관, 경찰관, 구조요원, 간호사, 교사의 절반 이상이 도시 바깥 몬태나와 같은 교외에 살고 있다. 뉴욕·보스턴과 같은 동부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중산층은 선벨트(sun belt)로 불리는 따뜻한 남부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다. 때문에 시 공무원들은 미국 대도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장기 거주자나 가족은 없고 관광객만 들끓는 곳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개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24세 미만을 위한 의료보험, 근로 가정을 위한 세액공제, 훌륭한 유치원 등을 만들었지만 가족들이 계속 도시를 떠난다.”고 토로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부모 절반 “딸이 대통령 됐으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인들 가운데는 ‘우리 아들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보다 ‘내 딸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3∼7일 미국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만일 딸이 있다면 나중에 대통령이 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47%에 달했다. 반면 ‘아들이 있다면 장차 대통령이 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40%에 그쳤다. 특히 남성들 중에서는 ‘딸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54%나 된 반면, 여성 응답자 중에는 똑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41%로 나왔다. 또 18∼34세의 응답자 중에는 ‘딸이 있을 경우 대통령이 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62%나 됐으나 55세 이상 답변자는 33%에 그쳤다. 이는 여성보다는 남성, 나이든 사람들보다는 젊은층이 딸에게 장래 대통령 같은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을 더욱 바라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산업의 위기 극복할 수 있다/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구텐베르크 시대에 인쇄술은 지식을 담는 보물창고였다. 아이젠슈타인 교수가 지적한 바 있지만, 서양 사회는 인쇄술을 이용해 지식을 대량 복제함으로써 르네상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인쇄술은 17세기에 신문과 만나 또 다른 역사발전의 동력이 되었다. 신문은 정보와 의견을 신속하게 전파하여 민주화를 앞당겼다. 자본주의가 성장하자 상품광고를 병행하면서 신문은 자본주의의 성장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신문의 위상은 그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21세기에 등장한 방송매체가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중심부를 차지했을 때도 신문의 위력은 여전했다. 속보성에서는 방송이 앞서지만 신문은 정보량과 권위로 여론 형성에 주도적 지위를 유지했다. 그런 신문이 인터넷매체 앞에서 이제 초조함을 감출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 신문은 두가지 허구 위에서 생존해야 한다. 독자가 신문으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얻는다는 허구가 그 하나다. 신문을 읽는 것이 버릇이 되어서 그렇지 현대인은 더 이상 유익한 정보를 신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기초정보를 얻은 뒤 추가 정보도 거기서 찾는다. 독자는 마지막으로 신문에서 그 정보를 확인할 따름이다. 인터넷 시대에 소비자들이 주로 신문으로부터 상품정보를 얻을 것이라는 허구가 다른 하나이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상품에 대한 초기정보를 찾고 그 상품을 만들거나 파는 기업이나 점포에 대한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반응까지도 확인한다. 사실이 이렇다면 사회정보나 상품정보를 전달하고 구독료와 광고비를 받아 운영하는 신문이 위협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 시대에 그럼 신문은 문을 닫을 준비를 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텔레비전이 나왔을 때 영화가 죽을 줄 알았지만 살아났듯이 신문도 여전히 사회의 핵심 조직으로 건재할 수 있다. 신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활로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탐사보도나 심층보도가 그런 예에 속한다. 이 두 가지 일만 제대로 해도 신문은 여론을 이끌 것이고 그 보상을 받을 것이다. 신문학자들은 또 신문 장사의 고정관념만 바꾸면 새로운 살 길이 나타날 것으로 믿고 있다. 신문은 뉴스를 파는 사업이다. 그 뉴스는 새로운 것이라야 한다. 신문사는 그래서 한번 신문에 실은 뉴스는 휴지통에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뉴스는 하루살이 상품이다. 더구나 신문에 싣지 않은 뉴스는 채 하루도 살지 못한다. 그러나 신문사가 수집한 그 많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한다면 정보시대에는 낡은 뉴스, 또는 신문에 나지 않은 뉴스도 거대한 수입원으로 돌변할 수 있다.‘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유수한 신문사가 뉴스의 수집 배포에서 뉴스의 체계적인 관리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가능성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요즘 학생들은 몇몇 포털업체에 신문 구독료의 여러 곱에 상당하는 돈을 갖다 바친다. 포털업체는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거의 가공하지 않은 정보나 지식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원천기술과 원천자원을 가진 신문은 오불관언이다. 우리 신문은 그저 자나 깨나 다음 정권이 어느 당으로 갈지, 그 거룩한 문제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신문 산업은 위기인가? 위기의 본질을 아는 신문한테 위기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전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말끝마다 위기라고 하면서도 시변(時變)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신문한테 위기는 피할 수 없는 화를 안길 것이다. 지금도 초침은 쉬지 않고 돈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쉬어가기˙˙˙] 美언론 “USA는 어글리 U팀”

    미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참패하자 야구 칼럼니스트 제프 패선은 15일 야후스포츠 톱기사를 통해 맹비난했다. 그는 “‘팀 USA’라 부르지 말고 ‘팀 U’라고 불러야 한다.”면서 “성적이 떨어지고(Underperforming), 열정이 없으며(Uninspired), 추한(Ugly) 삼박자를 갖춘 팀”이라고 비꼬았다. 워싱턴포스트도 “미국이 아웃카운트를 까먹는 동안 백만장자(선수)들은 더그아웃 난간에 기댄 채 한국선수들을 멍하게 지켜만 봤다.”고 한탄.
  • 美 이란정책 ‘조용한 붕괴’로 선회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냉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경한 이란 정권과 맞상대해 정권 교체를 시도하거나 이란 핵시설 타격과 같은 위험한 대응 대신 거리를 유지하면서 조용히 내부의 변화를 기다리는 식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의 폴 레이널즈 기자가 13일(현지시간) ‘새로운 냉전의 그림자가 이란을 덮다’란 제목의 글에서 이같은 주장을 밝혔다. 레이널즈 기자는 미국의 태도 변화는 이란 정권의 변화가 국민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정부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런 태도 변화에 수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널즈는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우리의 메시지는 이란 국민들이 민수용 원전의 혜택을 향유하며 더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이란을 만들려는 그들의 열정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월 연두교서에서 “우리는 언젠가 자유롭고도 더 민주적인 이란과 가까운 친구가 될 날이 오길 바라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냉전 구상은 부시 행정부 안에서의 정치적 이견의 소산이다. 우선 이란 정권과 교전하려는 전통적인 구상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 이란의 종교 지도자들은 개혁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개혁 후보의 승리를 가로막았다. 미국은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란 핵시설 공습을 주장하는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맛보는 엄청난 좌절을 정당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레이널즈는 지적했다. 레이널즈는 국무부가 이란 전담 요원을 최근 2명에서 10명으로 증원, 이란어 훈련 코스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있는 도감청 센터에 배속시켰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근거로 들었다. 또 7500만달러(약 750억원)의 기금이 이란의 비정부기구(NGO) 지원과 ‘미국의 소리’ 방송 시간 확대에 투입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얼마나 미국 정부가 참을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지만 이란이 언제쯤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옛 소련의 와해를 기다리는 데는 50년이 걸렸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착수하는 시점으로부터 1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2010년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이란과의 냉전 구상은 서구의 정책 입안가들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레이널즈는 결론내렸다. 지난주에 이어 이날까지 세 차례 머리를 맞댄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이란 핵 공동성명 채택에 합의하지 못했다. 미국은 이란이 이라크를 막후에서 지원하고 있어 성명 채택이 필요하다고 밀어붙였지만 실패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신문업계 지각변동

    미국 신문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미국 내 두번째로 큰 신문 그룹인 나이트 라이더(Knight Ridder)가 규모 면에서 절반도 되지 않는 매클래치 그룹에 45억달러(약 4조 5000억원)에 인수됐다. 이 그룹이 발행하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와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 등 12개 신문은 매각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13일 “전날 밤 두 회사가 주당 67달러에 협상을 타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처음 인수설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주가에 25%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다. 인수대금의 60%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매클래치 주식으로 건네기로 했다. 나이트 라이더 그룹은 마이애미 헤럴드,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 등 32개 일간지를 발행하고 있지만 이들 신문의 경영난으로 프라이비트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대주주의 강력한 매각 압력을 받아왔다. 미국 최대의 신문 그룹 가네트를 비롯, 워싱턴포스트 컴퍼니, 트리뷴 컴퍼니, 다우존스 등 대형 언론사들도 인수 의사를 표명했지만 매클래치가 최종 인수자로 낙점됐다. 매클래치 그룹은 새크라멘토 비,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등 12개 일간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2억달러(약 1조 2000억원)로 나이트 라이더의 30억달러(약 3조원)에 한참 못 미친다. 이를 두고 회계법인 아웃셀의 애널리스트 척 리처드는 “작은 고래를 돌고래가 집어삼킨 격”이라고 말했다. 인수대금의 60%를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매클래치로선 나이트 라이더의 일간지 일부를 매각하거나 폐쇄하는 한편, 자사가 보유한 일간지에 대해 비용 절감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또 발행 지역이 겹치는 신문들은 통폐합할 가능성이 높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유럽통합 주인공은 저가항공사?

    버스요금만큼 저렴해진 저가항공이 유럽인의 삶을 진정한 ‘유럽인’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0년 이후 유럽 각국 정부가 국영 항공사에 대한 보호를 축소하면서 저가항공의 인기가 급증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2000년도의 700만명보다 5배나 늘어난 3500만명의 승객을 지난해 실어 날랐다. 점점 많은 숫자의 유럽인들이 외국에 별장을 사면서 크로아티아와 포르투갈의 해변에는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유럽연합(EU) 내의 통근자도 늘어 외국에서 일하고, 주말은 가족과 보내는 사람도 많다. 주말을 맥주 한 파인트(약 500㏄)에 1달러밖에 하지 않는 슬로바키아 같은 동유럽에서 보내는 것은 영국, 아일랜드, 독일 젊은이들의 일상생활이 됐다. 싼 치과치료를 위해 헝가리로 가는 영국인도 많다.1990년대 중반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파리까지 항공료가 600달러였으나 지금은 50달러면 된다. 저가항공 덕에 2004년 이후 EU에 가입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는 항공 여행객이 70% 이상 늘었다. 술 좋아하는 영국 남자들이 총각 파티를 술값 싼 동유럽에서 하는 것이 새로운 유행이 됐다. 런던에서 하룻밤 술값으로 내는 180달러면 런던에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까지 왕복 항공편에다 술값, 하룻밤에 10달러인 호스텔까지 모든 것이 해결되고도 남는다.브라티슬라바까지 72달러에 왕복항공권을 산 로(27)는 “런던에 있는 것보다 주말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 (여행도 하고)돈도 더 절약하는 길”이라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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