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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와 재협상” 백기 든 우크라이나 대통령

    “EU와 재협상” 백기 든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협상 무산에 반발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 다급해진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협상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깥에서 사태를 관망하던 러시아와 미국은 이번 시위의 합법성을 두고 치열한 설전을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제 협상을 재개하자고 요청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야누코비치는 전날에도 “EU와의 협정 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긴급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다가 지난달 돌연 협정 중단을 선언, 2004년 대선 불복시위로 촉발된 ‘오렌지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에 맞닥뜨렸다. 특히 지난 주말 수도 키예프에 운집한 30만명이 대통령 퇴진과 조기 대선을 요구하자 위기를 느낀 야누코비치 정권이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이번 시위가 신·구 세대와 동·서 지역 간의 대결로 치달으면서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의 문화에 친숙한 젊은 층이 이번 시위를 주도하면서 과거 친(親)러시아 성향에 기득권을 누린 구세대와 충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구소련 시절부터 경제적 혜택을 누린 동남부 지역 주민과 50대 이상 노년층은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당장의 이익을 강조하면서 젊은 층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양측의 타협이 쉽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EU와 러시아의 대결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미국의 가세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 “시위대가 훈련받은 군사조직처럼 잘 조직된 것을 보면 이번 시위는 혁명이라기보다 대학살에 가깝다”며 이번 사태를 대선을 앞두고 정권을 타도하려는 쿠데타로 규정했다. 반면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로운 시위를 쿠데타 시도로 보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들이 국민의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10일째 이어진 시위 여파로 정부 업무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설이 나오는 등 우크라이나 경제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2월 3일자 기사에서 전날 우크라이나의 국채수익률과 디폴트 관련 보험료가 급등한 것을 지목하며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확산되면서 디폴트 공포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오바마 추수감사절 연설 키워드는 ‘단합’

    오바마 추수감사절 연설 키워드는 ‘단합’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아 인종, 출신지역, 계층 등을 초월한 국민적 단합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우리는 어떤 차이점이 있든 모두 미국이라는 가정의 일원이자 서로의 보호자”라면서 “우리는 홀로 있을 때보다 함께 할때 더 위대한 국민이다. 우리는 신(神) 아래 한 국가”라고 했다. 그는 “일자리를 잃은 국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 가난에 찌든 국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국민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들에 대한 온정을 당부했다. 이어 “(아내) 미셸, (두 딸) 말리아와 사샤, (강아지) 보와 서니 등 오바마 가족을 대표해 온 국민이 행복하고 건강한 추수감사절을 보내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육군, 해병, 해군, 공군, 해안경비대 등에서 복무 중인 현역 장병 10명에게 전화를 걸어 추수감사절을 축하하고 노고를 격려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추수감사절 저녁 메뉴로 칠면조를 포함한 10종의 요리에 이어 허클베리, 피컨, 초콜릿 크림, 고구마, 복숭아 등 무려 9종의 파이가 후식으로 준비됐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퍼스트 패밀리’가 오늘은 다소 무리한 듯하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현직 하원의원이 마약사범?

    美 현직 하원의원이 마약사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몇달 전 마약 딜러(거래범)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그 딜러의 고객 중에 현직 연방하원의원인 트레이 레이들(37·공화·플로리다)이 끼여 있다는 것이었다. FBI는 증거 확보를 위해 마약 딜러로 가장해 레이들에게 접근했다. 마약 딜러로 위장한 FBI 요원 A와 레이들이 워싱턴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난 건 지난달 29일 저녁이었다. 가격협상 끝에 레이들은 3.5g 짜리 코카인을 250달러에 사기로 합의했다. 둘은 식당 밖에 주차된 차에 들어가 코카인과 돈을 교환했다. 그 순간 다른 FBI 요원들이 차 문을 열고 들이닥쳐 레이들을 체포했다. 지난 10개월간 겉으로는 의욕에 찬 초선의원, 뒤로는 마약 사범이라는 이중생활을 해온 레이들의 외줄타기가 덜미를 잡힌 것이다. 레이들의 혐의는 마약 판매가 아닌 개인적 용도의 구매로 경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경찰은 레이들을 당일 풀어줬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레이들은 전날 워싱턴 법원에서 보호관찰 1년에 마약 치료 이수를 선고받았다. 레이들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지역구민과 아내, 두살 배기 아들에게 면목이 없다”면서 “당분간 의정활동을 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레이들은 마약 사범으로 적발된 뒤 공화당 지도부와 동료의원들에게 즉각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주 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하원 표결에 참여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정책을 비판하는 트위트를 날렸다. 법원 선고 직전인 지난 19일에 가서야 그는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적발 사실을 털어놨다. 동료 의원들은 아직 레이들에게 사임 압박을 가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영웅에서 풋내기·바람둥이로… 케네디 신화 지워져도 향수 남아

    영웅에서 풋내기·바람둥이로… 케네디 신화 지워져도 향수 남아

    ‘조지 워싱턴(GW) 파크웨이’는 미국 수도 워싱턴의 포토맥 강변을 따라 나 있는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도로다. 이 도로에는 워싱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전설’이 얽혀 있다. 50여년 전 당시 백악관 주인이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바람을 피울 때마다 부인 재클린이 울분을 풀기 위해 밤중에 이 도로를 홀로 드라이브했다는 얘기다. 암살 당시만 해도 ‘완벽한 대통령’으로 추앙받았던 케네디이지만 갈수록 그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쏟아지면서 부정적 측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케네디의 못 말리는 바람기와 숱한 염문설은 이제 정설이 되다시피 했다. 지난달 발간된 영국 작가 세라 브래드퍼드의 책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삶’에 따르면 케네디는 재클린에게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굳이 숨기려 들지 않았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비서이던 보비 베이커에게는 “매일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으면 두통이 온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케네디에 대한 재평가는 이제 여성 편력 등 사생활을 넘어 그의 정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케네디 암살 50주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가 살펴본 미국의 24개 교과서에서 케네디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부분이 줄고 냉정한 평가가 늘었다. 1968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케네디를 비극의 영웅이자 자신감과 희망으로 미국의 미래를 바꾸려 했던 대통령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1987년 교과서에서는 케네디가 미화된 부분이 있으며 재임 기간 동안 이룬 입법적 성과는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케네디의 업적으로 꼽혔던 ‘쿠바 미사일 위기 해결’과 관련, 1968년 교과서에서는 케네디의 강인함과 자제력, 힘의 사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력의 결과로 기술했다. 하지만 1983년 교과서에서는 케네디의 승리가 아니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소련 내 강경세력에 의해 축출된 데 따른 어부지리였다는 점에서 케네디의 업적이 공허하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전과 관련해서도 1980년대 초반만 해도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이길 가망이 없자 케네디가 미군 철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해제된 기밀문서에서는 케네디가 베트남전 확전 의지를 갖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케네디가 흑인 시민권을 보장한 연방 민권법 제정에 소극적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러한 시류를 반영하듯 케네디는 암살 40주년이었던 2003년 CNN 여론조사에서 에이브러햄 링컨과 함께 ‘가장 위대한 대통령’ 공동 1위에 꼽혔으나 최근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링컨, 빌 클린턴에 이어 4위로 밀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케네디에 관한 중앙정보국(CIA) 비밀문서 100만건 중 상당수가 2017년 10월 26일 이후 해제된다”며 ‘케네디 신화 벗기기’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케네디에 대한 재평가와는 별개로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케네디가 미국인들의 가슴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미스터리다. WP의 한 칼럼니스트는 “케네디의 진보적 이상과 프런티어 정신이 갑작스러운 암살로 인해 미완으로 끝난 데 따른 아쉬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젊고 매력적인 대통령이 충격적인 암살로 갑자기 곁을 떠난 데 따른 비극적 상실감과 연민 때문”이라는 보통 미국사람들의 분석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영웅에서 풋내기·바람둥이로… 케네디 신화 지워져도 향수 남아

    영웅에서 풋내기·바람둥이로… 케네디 신화 지워져도 향수 남아

    ‘조지 워싱턴(GW) 파크웨이’는 미국 수도 워싱턴의 포토맥 강변을 따라 나 있는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도로다. 이 도로에는 워싱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전설’이 얽혀 있다. 50여년 전 당시 백악관 주인이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바람을 피울 때마다 부인 재클린이 울분을 풀기 위해 밤중에 이 도로를 홀로 드라이브했다는 얘기다. 암살 당시만 해도 ‘완벽한 대통령’으로 추앙받았던 케네디이지만 갈수록 그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쏟아지면서 부정적 측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케네디의 못 말리는 바람기와 숱한 염문설은 이제 정설이 되다시피 했다. 지난달 발간된 영국 작가 세라 브래드퍼드의 책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삶’에 따르면 케네디는 재클린에게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굳이 숨기려 들지 않았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비서이던 보비 베이커에게는 “매일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으면 두통이 온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케네디에 대한 재평가는 이제 여성 편력 등 사생활을 넘어 그의 정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케네디 암살 50주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가 살펴본 미국의 24개 교과서에서 케네디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부분이 줄고 냉정한 평가가 늘었다. 1968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케네디를 비극의 영웅이자 자신감과 희망으로 미국의 미래를 바꾸려 했던 대통령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1987년 교과서에서는 케네디가 미화된 부분이 있으며 재임 기간 동안 이룬 입법적 성과는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케네디의 업적으로 꼽혔던 ‘쿠바 미사일 위기 해결’과 관련, 1968년 교과서에서는 케네디의 강인함과 자제력, 힘의 사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력의 결과로 기술했다. 하지만 1983년 교과서에서는 케네디의 승리가 아니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소련 내 강경세력에 의해 축출된 데 따른 어부지리였다는 점에서 케네디의 업적이 공허하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전과 관련해서도 1980년대 초반만 해도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이길 가망이 없자 케네디가 미군 철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해제된 기밀문서에서는 케네디가 베트남전 확전 의지를 갖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케네디가 흑인 시민권을 보장한 연방 민권법 제정에 소극적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러한 시류를 반영하듯 케네디는 암살 40주년이었던 2003년 CNN 여론조사에서 에이브러햄 링컨과 함께 ‘가장 위대한 대통령’ 공동 1위에 꼽혔으나 최근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링컨, 빌 클린턴에 이어 4위로 밀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케네디에 관한 중앙정보국(CIA) 비밀문서 100만건 중 상당수가 2017년 10월 26일 이후 해제된다”며 ‘케네디 신화 벗기기’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케네디에 대한 재평가와는 별개로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케네디가 미국인들의 가슴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미스터리다. WP의 한 칼럼니스트는 “케네디의 진보적 이상과 프런티어 정신이 갑작스러운 암살로 인해 미완으로 끝난 데 따른 아쉬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젊고 매력적인 대통령이 충격적인 암살로 갑자기 곁을 떠난 데 따른 비극적 상실감과 연민 때문”이라는 보통 미국사람들의 분석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에 부는 링컨 바람… 20일 ‘게티즈버그 연설’ 150주년

    美에 부는 링컨 바람… 20일 ‘게티즈버그 연설’ 150주년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땅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1863년 11월 19일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에서 이 역사적 연설을 한 지 19일로 꼭 150년을 맞았다. 불과 272개 단어로 구성된 2분 남짓의 이 짧은 연설은 오늘날에도 수시로 인용될 만큼 명연설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게티즈버그 국립군사공원에서 게티즈버그재단 주최로 열린 게티즈버그 연설 150주년 기념식에는 수많은 시민이 운집해 링컨과 같은 지도자를 열망하는 미국 국민들의 심리를 반영했다. 최근 미국 정치는 갈수록 심해지는 정파성으로 국민들의 환멸을 사고 있다. 얼마 전 예산안 합의 실패로 보름 이상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정치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2년 전에는 국가부채 한도 인상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수모도 맛봤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미봉책 합의로 연명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국민들은 지금 150년 전 남북전쟁으로 국가가 두 동강 날 위기에서 탁월한 리더십으로 나라를 통합시킨 링컨을 통해 정치 현실의 불만을 달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링컨 대통령이 연설했던 장소에는 현재 기념탑이 세워져 있는데, 요즘엔 평소보다 많은 하루 5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워싱턴 시내 내셔널몰의 링컨기념관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제리 크리스토프(47)는 기자에게 “요즘 같은 때야말로 링컨 같은 지도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드루 길핀 파우스트 총장은 지난 17일 워싱턴포스트에서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로 대표되는 링컨의 유산이 약화되고 있는 미국 사회를 비판했다. 그는 링컨이 제시한 대의명분이 아니었으면 그 많은 북군(北軍)이 집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860년 북부 주들의 인구는 2200만명이었는데 이 중 무려 10%에 달하는 220만명이 전쟁에 참여하고 36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군이 미국 인구의 1%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당시 얼마나 많은 국민이 전투에 참여했는지 알 수 있다. 파우스트 총장은 “만약 링컨이 아니었고 전임자인 제임스 뷰캐넌이 대통령으로 있었다면 220만명을 동원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링컨이 제시한 대의명분의 위대함과 리더십을 호평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지역 신문인 패트리엇뉴스는 며칠 전 “150년 전의 잘못을 후회한다”고 발표했다. 남북전쟁에서 반(反)링컨 논조로 일관했던 패트리엇뉴스(당시 신문명은 패트리엇앤드유니언)는 당시 링컨 대통령의 연설을 ‘어리석은 의견’, ‘망각의 장막’이라는 표현으로 보도했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올가을 유행 패션은 ‘北군복’? 美 엘르 선정 논란

    올가을 유행 패션은 ‘北군복’? 美 엘르 선정 논란

    유명 패션잡지 엘르가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군의 군복을 ‘올가을 톱 패션 트렌드’(Fall’s Top Fashion Trends)로 선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유엔(UN)이 북한 내 모든 정치범의 즉각 석방 등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합의로 채택한 것과 맞물려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논란은 엘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 지가 ‘시크한 북한’(North Korea Chic)이라는 제목 하에 북한 군복을 올 가을 유행으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조 지는 “올 가을 밀리터리 룩이 다시 인기를 끌 것”이라면서 “(북한 군복)은 대담하고 위험해 보이며 단호하게 재단되어 있다”고 코멘트 했다. 특히 이 사진 밑에는 한 상점에서 파는 425달러(약 45만원)짜리 밀리터리 바지가 함께 붙어있어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당초 해당 사진은 지난 8월 엘르 웹사이트에 게시됐으나 지난 19일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리스트 맥스 피셔가 최근에 올린 것으로 착각해 글을 쓰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피셔는 칼럼을 통해 “엘르가 마치 북한을 하이 패션의 원천인 것 처럼 보도했다” 면서 “아마 미국인들 대부분 우리에게 군사적인 위협을 가하는 북한과 엮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옷 가격이 425달러인데 북한인들 평균 하루 4달러 정도 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엘르 측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엘르 측은 “북한 군복을 시즌 밀리터리 트랜드로 올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며 공식사과하고 관련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생각나눔] 기후변화의 역설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의 최대 역설은 저소득 국가들이 가장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도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가장 많이 본다는 것이다. 이런 불공평한 구조 탓에 선진국들은 2009년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돕기 위해 2012년까지 매년 300억 달러(약 32조원)의 긴급재정지원금을 원조하기로 약속했다. 기금은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로 늘린다는 목표지만 당장 올해부터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국제빈민구호단체 옥스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이 올 연말까지 제공하기로 한 원조 금액은 76억~163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이뤄진 원조의 절반 수준으로 여기에는 과거에 제공된 차관이 포함돼 정확한 계산이 힘들다는 게 옥스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선진국 대부분이 원조 불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심지어 영국을 제외하면 2014년도 원조 계획을 밝힌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최근 이뤄진 원조가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노르웨이는 브라질의 삼림 파괴 방지를 위해 10억 달러를 제공했으며, 미국은 콩고 분지의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 1억 5700만 달러, 일본은 이집트 풍력에너지 설치비로 3억 3800만 달러를 각각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업이 기존에 약속했던 대외원조의 일부분이며, 단순히 기후 협약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재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기후 변화의 불평등한 충격’을 주제로 지난 11일부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에서도 슈퍼 태풍 하이옌의 피해지인 필리핀을 비롯해 재해 취약지구에 속한 130개 저소득 국가는 “선진국은 약속한 원조 계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유럽 대표로 참석한 위르겐 레페베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기후변화의 책임이 어느 국가에 얼마만큼 있는지에 관한 ‘책임전가게임’(blame game)을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해 올해도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한국이 인터넷 익스플로러 종속국이라고?

    한국이 인터넷 익스플로러 종속국이라고?

    지난 6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전 세계 디지털 혁명의 선두주자인 한국이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세계적 흐름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브라우저 시장에서 IE의 점유율은 76%대로, 세계 평균 28%대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데, 한국에서는 금융거래의 경우 IE에만 있는 액티브X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란 게 보도의 요지다. 과연 사실일까.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WP의 지적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리가 IE에 많이 의존하는 것은 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시리즈가 모바일을 제외한 전 세계 PC 운영체제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기술(IT) 감수성’이 높은 일부 사용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윈도에 끼워 제공되는 IE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만 IE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은 억울한 일이다. WP는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의 점유율 조사 자료를 인용했지만 다른 업체의 조사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넷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PC 웹 브라우저 점유율은 IE가 58.2%로 1위며 IE10 출시 이후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탯카운터는 브라우저별 페이지뷰(조회수)를 따지는 방식인 반면 넷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수를 측정하는 유니크 비지터 방식을 쓴다”며 “어떤 방식이 옳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금융거래 문제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지적되면서 상당수가 해결된 상태다. 실제 구글의 크롬과 모질라의 파이어폭스로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농협 등 주요 은행 사이트를 둘러본 결과, 대다수 은행들은 별도의 ‘오픈뱅킹 사이트’를 두거나 부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금융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옥션, YES24 등 온라인 거래 사이트도 마찬가지라 IE만 고집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IE에 비해 크롬은 속도면에서, 파이어폭스는 각종 부가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아직 100%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만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금융거래 등이 개선됐어도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IE만 지원하는 액티브X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체들이 보안 강화를 위해 쓰는 일부 가상 사설망(VPN) 서비스 등은 여전히 크롬, 파이어폭스로 쓸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액티브X가 사라지는 분위기고, 이미 상당 수준 정리가 됐다”며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국내에서도 개인 편의에 따라 브라우저를 골라 쓰는 데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부자증세’ 약속한 뉴욕시장 당선에 美 술렁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20년 만에 뉴욕시장에 당선된 빌 더블라지오(52)가 과연 얼마나 급진적인 정책을 펼칠지를 놓고 미국이 술렁이고 있다. 그의 공약대로라면 미국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인 도시인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반(反)자본주의적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선거 기간 중 더블라지오는 “마이클 블룸버그 현 시장의 12년 재임 기간 뉴욕은 맨해튼 엘리트 집단과 기타 지역으로 나뉜 사실상 2개의 도시였다”면서 “그 결과 46%의 시민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유층 증세를 통해 빈부 격차 해소, 서민 주택난 완화, 저소득층 교육 보조 확대 등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같은 파격 공약에 따른 서민층의 압도적인 지지로 그는 민주당 경선 초반 4위에서 선두로 급부상했다. 선거 기간 공화당 후보는 더블라지오를 “좌파”라고 몰아붙였지만 선거 결과 3배의 표 차로 패했을 만큼 그의 돌풍은 무서웠다. 실제 더블라지오는 20대 때 니카라과 무장혁명단체인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을 돕는 등 사회주의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라지오는 이날 당선 수락 연설에서 “불평등 개선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뉴욕시민이 진보의 길을 택한 이상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더블라지오의 지지자들은 “많은 사람이 증세는 정치적 자살 행위라고 말하지만 더블라지오는 민심을 알기에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표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 “반(反)기득권층 운동가인 더블라지오의 시정(市政)은 빈부 간 불평등 해소를 지향하는 ‘현대적 진보주의’의 실험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더블라지오의 공약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뉴욕시의 증세 승인권을 쥐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증세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더블라지오가 월스트리트를 적(敵)으로 돌림으로써 맞게 될 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더블라지오의 일부 지인은 “더블라지오는 실용적 인물”이라며 “그는 선거와 통치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더블라지오의 앞날을 1940년대 빈민층 출신의 아르헨티나 대통령 부인으로서 서민을 위한 파격적 복지정책을 실시했던 에바 페론이나 좌파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음에도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펼쳤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에 빗댄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WP + CNN + 블룸버그 = 서울신문의 미래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WP + CNN + 블룸버그 = 서울신문의 미래

    지난주 워싱턴과 뉴욕의 주요 언론사와 관련기관들을 돌아봤다. 미국과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8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자 책상 위에 서울신문 48기 수습기자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가 잔뜩 놓였다. 채점을 하면서 언뜻언뜻 놀랐다. 출장에서 느낀 미디어의 향후 발전방향과 서울신문 예비 언론인들의 지향점이 많은 부분 일치했기 때문이다. #1 정확성:팩트 체커 워싱턴포스트의 글렌 케슬러.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담당 기자였던 그는 칼럼니스트로 변신해 있었다. 매주 많게는 5번씩 ‘팩트 체커’(Fact Checker·사실 확인자)라는 칼럼을 쓴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들의 주장 가운데 거짓이 너무 많다”면서 “발언 내용을 하나하나 따져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다”고 소개했다. 케슬러는 정확성이야말로 언론은 물론 정치를 바로 세우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나는 팩트 체커라는 용어를 케슬러에게 처음 들었는데, 두 번째로 본 것이 바로 서울신문 예비언론인들의 자기소개서였다. 적지 않은 지원자가 방송사에서 팩트 체커로 일했다는 경력을 적고 있었다. #2 공정성:중립언론 광고 몰아주기 서울신문은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 그래서 여당도 야당도, 진보도 보수도, 자기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CNN이 같은 신세다. 보수는 폭스뉴스와, 진보는 MSNBC와 동질감을 느낀다. CNN의 시청률은 하향추세였다. 그러나 샘 피스트 워싱턴지사장은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들어 MSNBC의 시청률을 넘어섰고, 특히 기업들이 CNN에 광고를 몰아주기 시작했다는 것. “기업들은 한쪽 정당을 편드는 것처럼 보이기 원치 않는다”는 것이 피스트의 설명이다. 아직 우리나라 광고주들은 미국만큼 중립성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시간 문제일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채점하면서 두 지원자에게 A+를 줬다. 서울신문이 보여준 공정성의 가치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짚어냈다. #3 공공성:정책 분석이 핵심 콘텐츠 컬럼비아대학 저널리즘 스쿨의 마이클 샤피로 교수는 “저널리즘의 핵심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퓨리서치센터에서 ‘뉴스·정보 생태계 변화’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마크 저코위츠는 “뉴스 콘텐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분석”이라고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그의 설명은 서울신문이 추구해온 공공정책에 대한 뉴스 강화와 방향을 같이한다. 저명한 ‘퓰리처상’을 관장하는 시그 기슬러 교수는 언론사들이 지향할 콘텐츠로 탐사보도를 제시했다. 이번 수습기자 지원자 가운데는 유난히 탐사보도 경험자, 희망자가 많았다. 특히 정치, 문화, 금융, 스포츠, 환경 등 구체적인 분야의 전문기자를 희망하는 예비언론인들도 적지 않았다. #4 수익성:미디어는 뉴, 수익은 올드 맨해튼 렉싱턴애비뉴에 자리 잡은 블룸버그의 첨단 신사옥은 뉴미디어의 본산처럼 보였다. 사옥의 ‘허브’ 역할을 하는 6층 로비에는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언론인들이 넘쳐났는데, 모두가 활기찬 표정이었다. 카렌 툴론 뉴욕지사장은 “신문, 방송, 인터넷, 모바일 등 모든 미디어를 활용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라고 자랑했다. 예비언론인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우리도 이미 블룸버그의 시대에 와있다. 한 지원자는 “미디어 빅뱅시대의 멀티플레이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는데, 그에 걸맞은 경력을 갖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뉴욕타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은 특히 온라인에서의 수익을 올리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조세피난처 공개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공공청렴센터(CPI)도 마찬가지였다. 뉴미디어 시대의 신문 수익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아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다. 앞으로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dawn@seoul.co.kr
  • [사설] 지속 가능한 북핵 해법 찾는 6자회담 돼야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주변 각국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어제는 우리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떠났다. 6일엔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도 이뤄진다. 조 본부장은 이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 우 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의 회견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전향적으로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회담을 위한 회담은 지양한다”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말해 “지금 만나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했던 지난 5월 미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과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정부의 달라진 기류를 보여 주는 듯하다. 한마디로 밖으로는 6자회담 재개가 성사 직전 단계에 이르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전향적이고 유연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지금 한반도를 관통하는 흐름인 셈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8개월을 넘기면서도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 등에서 아직 긍정적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련의 흐름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5년의 짧은 임기에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모종의 결실을 거두려면 지금부터는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 등에서 변화의 싹이 움터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라도 6자회담 재개 이후의 북핵 해법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2003년 시작돼 만 10년을 맞은 6자회담은 북핵 폐기 목표 달성은커녕 오히려 이 기간에 북의 핵능력이 크게 증강됐다는 점에서 ‘실패한 회담’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진보 성향의 미국 민주당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조차 “6자회담으론 북핵을 못 막는다”며 미국의 근본적 정책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6자회담의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 회담의 내실을 기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한 중·단기 로드맵과 단계별 목표를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 6자회담의 실패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북핵 해법을 헝클어뜨린 북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변수를 앞으로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 이에 대해 북한과 어떻게 절충점을 찾을 것인지, 반대 급부는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등 보다 넓은 틀에서 지속 가능한 북핵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모쪼록 정부는 북핵 해결을 위한 마지막 외교적 기회라는 생각으로 6자회담을 준비하기 바란다.
  • “美, 한·일 과거사 갈등해소 역할해야”

    “美, 한·일 과거사 갈등해소 역할해야”

    미국의 한반도 및 아시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 부소장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갈등 해소를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일본과 한국의 위험한 교착상태’라는 제목의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한·일 관계의 마비가 떠오르는 중국과 호전적인 북한을 상대하는 것을 포함한 미국의 안보 이해관계를 저해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전쟁의 기억이 언젠가 흐려질 것이라고 너무 오랫동안 믿어 왔다”며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역사적 불의의 생채기가 스스로 아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전후 처리가 미완으로 남고 냉전이 화해의 걸림돌이 됐다는 점에서 미국은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가해국인 독일이 피해보상을 위해 세운 ‘기억·책임·미래 재단’을 본보기로 제시한 뒤 재단 설립 협상에서 스튜어트 아이전스탯 전 재무부 부장관이 이끄는 미 클린턴 정부 관료들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한·일 과거사 문제에) 중립세력이 아닌 만큼 중간자적 태도를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과거사 청산을 위해 일본이 취해야 할 자세를 거론하며 한국 법원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내린 배상 판결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 이를 생이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실현할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지도자들에게는 “과거사에 대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끊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카드’ 내비친 朴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카드’ 내비친 朴대통령

    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보도된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프랑스로 떠나기 전인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다만 “이 만남(남북 정상회담)이 일시적이어서는 안 되고 잠정적인 결과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면서 “진실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은 너무 자주 약속을 어겨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상식과 국제규범이 우선시되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진실성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박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관련 언급은 지난 5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것보다 상당히 진전된 것이어서 대북정책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북한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 논의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협의에 이어 오는 6일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워싱턴에 모여 북핵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외 관심이 증폭되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파리 현지 브리핑을 통해 “원칙적 답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 “우리는 양국 관계를 미래를 지향하는 관계로 발전시키고 싶지만, 일부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사에 대해 자꾸 퇴행적인 발언을 해서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파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朴정부 대북관계 입장 변화 기류… 얽힌 실타래 풀리나

    朴정부 대북관계 입장 변화 기류… 얽힌 실타래 풀리나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경색된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한 것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부 입장의 뚜렷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만 해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를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 그렇게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르피가로 인터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와 비교하면 상당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24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한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 같은 기류 변화는 그동안 개성공단 정상화 등 크고 작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가 여전히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렇다 할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원칙과 신뢰,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정부의 대북 원칙론을 많은 국민이 아직까지 지지하고는 있지만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이명박 정부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론이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서 밝힌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 등의 대규모 경협 사업은 물론 이미 내년도 예산까지 편성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구상 역시 북한의 맞장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달 중순 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통한 남·북·러 3각 협력 구상도 마찬가지다. 만약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제시된다면 우리 정부는 대북 우회 투자가 불가피한 이 사업을 위해 5·24 대북 제재 조치의 예외 조항을 늘려야 한다. 남북 관계 개선을 추동하는 요인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를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동시에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연일 대남 비난 공세를 퍼붓던 북한이 최근 들어 부쩍 유화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박 대통령의 긍정적 언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호주대사관 활용 아·태지역 정보 수집”

    미국 정보당국이 동맹국의 대사관을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유럽 정상들에 대한 전방위 감청 의혹에 이어 파문이 아시아 전역으로까지 번지면서 이번 사태가 버락 오바마 정부 최대의 외교적 파문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31일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 문건을 인용해 호주 정보기관인 ‘방위신호국’(DSD)이 아·태 지역의 자국 대사관에서 비밀리에 감시시설을 운영해 왔다고 보도했다. DSD는 대사관 직원들 몰래 해당 국가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창고 지붕이나 가짜 시설물에 감청용 안테나를 숨겨 운영해 왔다. 신문은 중국 베이징과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동티모르 딜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의 호주 대사관에서 이 같은 활동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직 호주 정보요원은 “감시시설의 주된 역할은 (해당국의) 정치, 외교, 경제 정보를 모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영연방국가의 첩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가 수행한 ‘스테이트룸’(Stateroom) 프로젝트로 호주는 영국과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동맹으로 참여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도 관련 보도를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 측에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는 외교 규범과 윤리를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국가 간 우호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에 배치된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광섬유망을 파고들어 대량의 정보를 빼돌렸다”고 스노든의 문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1월 9일 작성된 이 문서에는 두 회사의 내부 네트워크에 있는 데이터 수백만 건을 NSA 본부 저장소로 보냈다고 적혀 있었다. 수집된 정보는 이메일을 누가 주고받았는지 알려주는 ‘메타데이터’뿐 아니라 글과 영상, 음성도 포함돼 있었다. ‘머스큘러’(MUSCULAR)라고 이름 붙은 이 프로젝트에는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도 참여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최고법률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허가 없이 정보를 훔쳤다는 데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는 30일 ‘NSA, 교황도 도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NSA가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 소집을 앞둔 지난 3월 당시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들의 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백악관, 감청 오래전 알아 정상 감시는 첩보의 기본”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29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이 오래전부터 외국 정상 등에 관한 감청활동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감시활동은 첩보의 기본으로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국외 감청정보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전달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 “(NSC가) 해당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실제 알고 있다”며 “특정 표적이나 특정 (감청) 내용이 아닐지라도 전체 차원의 결과물은 볼 수 있다”고 답했다. 클래퍼 국장은 구체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감청 사실을 알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기존 백악관 해명을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클래퍼 국장은 또 국가안보국(NSA)의 외국 정상 도청 논란에 대해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감시는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면서 외국 지도자들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정보활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1963년 정보학교에서 처음 배운 것 가운데 하나도 이것(외국 지도자 감시활동)”이라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제기되는 도청에 대한 우려는 자국의 정보활동에 익숙지 않은 정책결정권자들한테서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한 뒤 “미국의 동맹국들도 미국을 상대로 첩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NSA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국민 수천만명의 전화기록을 수집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완벽한 오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NSA의 도청 논란과 관련,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협의를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현금박스’ 재일총련 작년 파산 후 위상 추락”

    북한 정권의 주요 ‘현금박스’ 역할을 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재일총련)가 지난해 파산한 이후 북한 내 위상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이 과거에 가장 의존했던 소득원 가운데 하나인 총련으로부터의 수입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총련은 1950년대 창립된 이래 세 가지 중요한 임무를 맡았고 지금까지는 잘 해냈다”고 소개했다. 즉 재일 한국인 교포에게 친북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교포들로부터 돈을 모아 북한을 지원하는 동시에 북한 정권에 보낼 자금 마련을 위한 각종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총련은 그동안 효과적으로 제재를 피해 왔으나 지난해 스스로 파산했다.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으로 주머니가 텅텅 빈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총련에 손을 벌리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2000년대 일본이 북한과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총련의 일본 내 사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북한은 총련의 지도기관이자 비밀 외화벌이 활동을 책임지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내각 225국을 최근 대남공작 부서인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로 편입시켰다. 신문은 이 같은 조직 개편은 총련이 북한 내에서 더는 과거와 같은 파워 집단이나 생명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국민, 셧다운 후 정치불신 고조… 66% “내년 선거 땐 다른 후보 지지”

    미국에서 예산전쟁에 따른 연방정부의 일시폐쇄(셧다운) 이후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내년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현역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가 하면 국민 대다수가 대참사가 발생할 때 정부보다 가족이나 친구, 이웃에게 의지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최근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내년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현직 의원의 재선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인 반면 다른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답변은 66%에 달했다. 특히 셧다운 사태와 국가부도(디폴트) 위기의 책임이 공화당과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운동)에 있다는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당장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고 가정했을 때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49%로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사람(38%)보다 많았다. 한편 USA투데이는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과 시장 조사업체인 켈턴 리서치가 18세 이상 110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 국가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가족, 친구, 이웃에게 의지하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57%인 반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이나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말한 사람은 14%에 그쳤다고 전했다. 메릴린대학의 에릭 우슬러너 교수는 “현재 미국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역대 최저 수준”이라면서 “과거에는 정치권에서 관심을 기울여 협상을 하는 것이 좀 더 일반적이었는데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정쟁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웅산 수치 사하로프 인권상 23년만에 수령

    아웅산 수치 사하로프 인권상 23년만에 수령

    23년 전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상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뒤늦게 상을 수령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23년이나 걸려서 이 상을 받기 위해 여기에 온 수치 여사를 환영한다”며 “이것은 위대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 통치 시절인 1990년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수치 여사는 당시 가택 연금 상태여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10일 올해의 사하로프 인권상은 파키스탄의 여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수상한 바 있다. 지난 20일 유럽연합(EU)을 방문한 수치 여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난 뒤 21일에는 룩셈부르크에서 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다음 달 출범하는 EU·미얀마 공동위원회를 앞두고 이뤄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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