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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정예부대 앞세워 트럼프 검증…트럼프는 탈세의혹으로 반격

    WP 정예부대 앞세워 트럼프 검증…트럼프는 탈세의혹으로 반격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조스의 도널드 트럼프(?사진?) 사냥은 성공할 수 있을까.  베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기자 20명을 투입해 공화당 대선 후보자리를 예약한 트럼프의 과거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고 정치전문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날 밥 우드워드 WP 대기자가 행한 강연에서 드러났다. 우드원드 대기자는 1970년대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을 특종 보도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전국 부동산중개인 모임 강연에서 “트럼프 취재에 기자 20명을 투입해 모든 인생을 까발리는 기사와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우드워드 대기자는 트럼프의 부동산 계약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강연에서 “뉴욕의 부동산 세계는 중앙정보국(CIA)보다 더 속내를 알 수 없다”면서 트럼프의 재산형성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베조스가 WP의 임무는 양당의 대선후보에 대해 15~20회 시리즈 분량의 검증 기사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이야기를 풀어낼 순 없겠지만 최대한 많이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 후원자인 베조스가 본격적인 트럼프 때기기에 나섰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우드워드는 베조스가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를 모두 철저히 검증하라고 말했다고 전했으나, 베조스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다.  WP는 앞서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에 불리한 기사를 쏟아내며 압박했다. 지난 11일에도 트럼프가 계속 납세 내역 공개를 미룬 것을 놓고 4년 전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납세 내역 공개를 요구했던 트럼프의 전례를 들어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WP는 10일에도 “영국 다이애나비 등과 잠자리를 갖고 싶다”는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들춰내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는 선수를 치고 나왔다. 이날 저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조스는 2013년 WP를 푼돈에 인수한 뒤 아마존의 세금과 반독점 문제를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해 왔다”고 공격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이 탈세 의혹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으나, 베조스가 언론 권력을 악용해 정치인들이 아마존에 제대로 세금을 매기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이어 “베조스가 WP를 통해 나네 대한 잘못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며 “사실상 공짜로 신문을 사들여 나와 국민에 맞서는 도구로 쓰는 만큼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제대로 된 정보를 갖지 않은 WP 기자들은 터무니없는 질문을 쏟아낸다. WP가 베조스의 장난감이 됐다”고 비난했다.  파장이 커지자 WP는 진화에 나섰다. 마틴 배런 편집국장은 이날 “WP의 취재진을 감독하는 입장에서 베조스로부터 대선 보도나 여타 주제와 관련해 지시를 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 “WP는 주요 정당 대선후보를 철저히 검증한다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FBI-클린턴 최측근 충돌… ‘이메일 수사’ 긴장 최고조

    FBI-클린턴 최측근 충돌… ‘이메일 수사’ 긴장 최고조

    WP “아직 위법증거 못 찾아”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클린턴 대선 가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의 ‘문고리 권력’ 셰릴 밀스(51) 전 국무장관 비서실장이 최근 연방수사국(FBI)의 심문을 받던 도중 수사관의 질문에 대해 “합의의 테두리를 넘어선 내용”이라고 반발하며 조사실을 박차고 나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로 시작해 클린턴 부부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밀스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정통하며, 클린턴에게 ‘아니요’(No)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알려졌다. 클린턴의 국무장관 임기를 한 달 앞두고 국가안보국(NSA)이 그의 집무실인 ‘마호가니 로’에서 개인 블랙베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것도 밀스를 통해 클린턴에게 전달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밀스와 그의 변호인 베스 윌킨슨이 FBI 심문에 반발한 것은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둘러싼 긴장감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 해당 질문은 클린턴 측이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국무부로 보낸 문제의 이메일들의 이송 절차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이메일은 추후 국무부가 차례로 대중에 공개했다. 클린턴과 FBI·검찰 등 수사기관 측은 이들 절차에 관해서는 질문하지도, 답하지도 않기로 사전에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현재까지 FBI 수사에서 클린턴의 범법 행위를 입증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클린턴에 대한 FBI의 심문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3大 승부처 초박빙… 美대선 혼전 속으로

    3大 승부처 초박빙… 美대선 혼전 속으로

    미국 공화·민주 양당에서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힐러리 클린턴(왼쪽)이 본선에서 승부를 가를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스윙 스테이트’ 3곳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윙 스테이트는 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어 승부처로 꼽히는 주를 말한다. 이에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트럼프를 평균 6% 포인트로 앞서고 있지만 실제 본선에서는 두 후보가 박빙 승부의 대혼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대선 본선을 6개월가량 앞두고 퀴니피악대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에서 각각 지지율 43%를 기록해 트럼프에 1% 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는 오하이오에서 43%를 얻어 클린턴을 4%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전체적으로는 초접전이지만 성별·인종·연령별로는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 개 주에서 ▲클린턴은 여성, 비(非)백인, 18~34세 유권자층에서 ▲트럼프는 남성, 백인, 65세 이상 계층에서 우세를 보였다. 특히 백인이 아닌 계층에서 클린턴이 트럼프를 43~60% 포인트 차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은 이들 3곳의 스윙 스테이트 중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를 확보해야 본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미국은 대선 본선 당일 각 주에서 1표라도 많이 얻은 대선 후보에게 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을 몰아주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클린턴은 1992년 이후 6번의 대선에서 항상 민주당을 지지했던 19개의 주(선거인단 242명)와 플로리다(29명)에서 이기면 선거인단 271명을 확보해 대권을 차지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 지지 19개 주 중 하나이며, 플로리다는 히스패닉 비율(18.1%)이 전체 평균(11.3%)보다 높아 클린턴에게 다소 유리하다. 트럼프의 경우 3곳의 스윙 스테이트에서 모두 이겨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한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이겼던 24개 주(선거인단 206명)와 함께 이들 세 곳(67명)에서 승리하면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아성이었던 애리조나, 유타 등 남부 주에서 히스패닉 등 비백인 주민이 늘면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에 트럼프가 남부에 의존하는 기존 공화당 전략을 수정해 지금까지 민주당의 보루였던 중서부 지역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전문매체 포천은 “제조업이 몰락한 중서부 지역 유권자들은 자유무역으로 인해 중국 등 신흥국이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 저소득 노동자 계층인 이들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었지만 자유무역에 찬성하는 클린턴보다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反트럼프 공화 표심 잡아라”… 클린턴 ‘힐리컨스’ 공략

    ‘예측 불허’ 트럼프에 특단 대책 오바마 여름부터 유세 지원할 듯 미국 대선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구도로 굳어지면서 유권자의 관심은 오는 11월 열리는 본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 언론이 보도한 현재 주별 후보 지지율과 과거 대선 득표율 등을 고려한 예상 선거인단 득표 수에 따르면 클린턴이 트럼프에 낙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클린턴 캠프는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왜일까. 클린턴이 민주당 텃밭인 19개 주에서 승리하고 7~10개에 이르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 가운데 플로리다주 한 곳만 더 챙기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 538명의 과반(270명)을 넘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도 클린턴이 55명이 걸린 캘리포니아와 22명의 뉴욕 등 28개 주에서 승리해 최대 347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191명에 그치는 트럼프를 156명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클린턴 캠프는 비상이다. 트럼프가 막말과 기행으로 지지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데다, 클린턴의 아킬레스인 ‘개인 이메일 스캔들’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등을 들쑤시며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날 오리건주 유세에서 “나보다 여성을 더 많이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미국 정치 역사상 빌 클린턴보다 여성에게 최악인 인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선거 전문가들을 인용, “트럼프의 막말과 클린턴의 부정직한 이미지가 맞붙을 경우, 막말이 거짓말을 이길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가 맷집에 있어서는 클린턴을 능가하기 때문에 본선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에 끌려다니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선거 전문가의 예측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선거전략을 쓰고 있는 것도 클린턴 캠프에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클린턴 캠프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핵심 전략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모든 표를 집결한다는, 이른바 ‘산토끼 잡기’ 전략이다. 클린턴 캠프는 최근 ‘트럼프 저지 기금’을 만들어 유권자들의 기부를 유도하는 등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를 반대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후보인 클린턴에 표를 던지도록 하는 이른바 ‘힐리컨스’(힐러리와 공화당원을 뜻하는 리퍼블리컨의 합성어)를 공략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NYT는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은 클린턴이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설득하기에 충분하다”며 “1980년대 민주당원들이 공화당 후보인 로널드 레이건을 뽑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클린턴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투표를 진지하게 접근하고 우리 쪽에 가담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지난 며칠 새 많은 공화당원이 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원들이 스스로 자기네 후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클린턴 지원에 나선다. 미 언론은 “백악관은 트럼프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면 경선꼴이 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에 부적격하다고 직격탄을 날린 오바마가 클린턴 지지 유세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공보국장은 언론에 “여름과 가을에 오바마 대통령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합주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 집중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내에서 수학방정식 적다,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은 교수님

    기내에서 수학방정식 적다,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은 교수님

    수학방정식이 테러코드로 오해받으면서 41분짜리 비행 시간이 2시간 넘게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8일 미국의 디지털 미디어 매체인 매셔블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미국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시러큐스로 떠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30대 여성이 옆자리 40대 남성을 테러리스트로 여겨 신고했다. 이 여성은 자기 옆자리에 앉아있던 남성이 자신이 도저히 알 수없는 암호같은 기호 등을 휘갈겨 적는 것을 보고 테러리스트로 생각해 신고했다. 아메리칸항공사의 대변인 케이시 노튼은 워싱턴 포스트 기자에게 처음에 이 여성은 “몸이 아프다”는 메모를 승무원에게 건넸으나 비행기에서 내린 이후 사실은 아픈게 아니라 옆자리에 앉은 남성이 자신이 알아볼 수 없는 이상한 기호 등을 적고 있어 테러리스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활주로에서 이륙하려던 항공기는 이 여성의 신고로 기수를 되돌려 게이트로 돌아갔고, 미 연방수사국과 항공사 측이 교수 신분을 확인하느라 이륙은 예정보다 2시간 넘게 지연됐다. 순수 비행시간은 41분에 불과하다. 확인결과, 이 남성은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경제학과 교수이자 40세 이하 촉망받는 이탈리아 경제학자에게 주는 ‘카를로 알베르토’ 상을 받은 적 있는 귀도 멘치오(Guido Menzio) 교수였다. 멘치오 교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퀸스 대학교에서 예정된 ‘메뉴 비용과 가격 분산’에 대한 강연을 하기위해 경유지인 시러큐스로 가던 기내에서 수학방정식을 적어가며 강연 준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안절차가 너무나 경직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간단한 대화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 때문에 항공기가 지연됐다는 게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고한 여성 승객은 항공기가 게이트에 닿자 가장 먼저 내린 다음 재출발할 때 탑승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뻥! 뚫었다…기존 정치인과 달리, 꽉! 막을라…미국 우선주의 위해

    뻥! 뚫었다…기존 정치인과 달리, 꽉! 막을라…미국 우선주의 위해

    2014년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빌딩 앞에 리무진 한 대가 멈췄다. 삼엄한 경비 속에 차에서 내린 사람은 한눈에 봐도 노란색 특이한 머리 스타일의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였다. 같은 시간 건물로 들어가던 기자가 트럼프에게 다가갔으나 이내 트럼프를 따라온 연예전문매체 TMZ 기자들의 카메라에 밀려버렸다.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며 질문에 답하는 트럼프는 영락없는 연예인이었다. 트럼프는 이날 내셔널프레스클럽 주최 행사에서 ‘트럼프 브랜드’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이 끝난 뒤 사회자는 청중으로부터 받은 질문을 던졌는데, 첫 번째 질문은 “그동안 수차례 대통령 출마에 추파만 던지고 왜 안 나오느냐”였다. 이에 트럼프는 “내가 추파를 던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나보고 대통령을 하라고 한 것이다. 내 눈에 할 만한 사람이 안 보이면 2016년 대선에서 내가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반신반의하며 트럼프의 발언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였다. 그들의 눈에 트럼프는 대선 후보감은 아니었던 것이다. 2016년 5월 5일, 미국이 완전히 뒤집혔다. 트럼프가 지난 2월 1일 시작된 대선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예상을 깨고 줄곧 1위를 달리다가 결국 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3일 인디애나주 경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줄줄이 경선 하차를 선언하자 ‘나 홀로 후보’로 본선에 진출할 티켓을 잡았다. 트럼프는 특히 자신을 공격하는 다른 경선 후보들을 상대로 더욱 세게 역공을 취함으로써, 자신과 네거티브 공방을 벌인 관록의 정치인 후보들이 하나둘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트럼프 신드롬’의 비결은 무엇인가. 소위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의 이면을 살펴보면 그의 인기 요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히나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막말과 기행을 일삼고, 막무가내식 공약을 남발하며 자신이 한때 진행했던 TV쇼 호스트와 같은 포퓰리즘에 의존하는 상황을 본다면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이 공화당 보수층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면서 기존 정치인들과 달리 유권자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게 만들어 그에 대한 맹목적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가식적으로 보이는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트럼프의 직설적이고 확신에 찬 말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이들은 트럼프의 언행에 자신을 대입해 일체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테러에 대한 공포가 크고 종교적 편협성을 가진 사람, 더 안전한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트럼프의 무슬림 등 막말 논란은 오히려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와 외교 공약인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의 고립주의를 의미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도, 이를 필요로 하는 보수 유권자들에게는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도 맥을 같이한다. 직설적 막말 화법은 미디어를 잘 아는 트럼프의 고도로 계산된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신이 진행했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견습생)에서 만들어 낸 유행어 “당신은 해고야”(You are fired)와, 자신이 소유한 미스 유니버스·USA대회 등을 통해 쌓은 엔터테이너 기질을 경선 과정에서 유세 및 인터뷰에 그대로 적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언론과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할 수 있는가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기자가 경선 현장에서 만난 트럼프 지지자들은 공화당 보수 성향의 30~50대 중산층·노동자층 백인 남성이 많았다. 일자리와 무역협정, 이민정책 등 경제·사회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주류 정치권에 반감이 큰 사람들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위 10%인 저소득자의 연봉을 2014년과 비교하면 8% 감소했고 중간 소득자는 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5%인 고소득자의 연봉은 4% 증가했다. 인구 구성 비중 변화도 백인의 위기로 인식한다. 2000년 백인 인구 비중은 69.1%였지만 2014년 62.1%로 크게 줄었다. 이들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소득이 양극화되고, 미국이 ‘백인의 나라’에서 ‘비(非)백인의 나라’로 바뀐다는 위기감에서 트럼프를 밀고 있다. 문제는 경선에서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본선에서도 트럼프에게 충성할 것이냐다. 경선의 표심은 무능하고 소통 부재인 공화당에 대한 심판적 성격이 강했다면 본선은 당보다는 인물을 뽑는 경향이 상당히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물론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나는 공화당원이지만 그동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표를 던진 적이 상당히 있다”며 “트럼프를 꼭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데이비드 액설로드 시카고대 정치연구소장은 “지난 8년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식상한 유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과는 정반대 기질을 표출한 트럼프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CNN 인터뷰와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유권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다”며 유권자들의 변화 욕구가 현직 대통령과 가장 대조적인 후보로 향한다고 설명했다. 액설로드 소장은 또 “트럼프의 말과 행동 때문에 반(反)트럼프 진영이 결집하겠지만 결국 게임의 주도권은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에게 있다”고 평가했다. 앨런 릭트먼 아메리카대 교수는 최근 프레스클럽 강연에서 “2004년 존 케리가 민주당 후보로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라”며 “개인적 성품이나 능력 등 모든 면에서 현직 대통령 조지 W 부시보다 낫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지만 유권자들은 부시를 밀어줬다”며 “후보 개인의 성품은 본선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요소”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트럼프는 5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해피 신코 데 마요! 트럼프 타워 그릴에서 만든 최고의 타코 볼. 나는 히스패닉을 사랑해요!”라는 글과 멕시코의 대중 음식인 타코 볼을 먹는 사진을 올렸다. 스페인어로 5월 5일을 의미하는 ‘신코 데 마요’는 1862년 5월 5일 멕시코군이 푸에블라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상대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트럼프는 지난 경선 기간 1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들을 강제 추방하고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히스패닉의 지지율은 최저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본선에 사실상 진출하자 히스패닉의 표심을 잡으려고 러브콜을 보내면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출마 때 지지율 1% 막말의 달인… 12兆 억만장자 백악관 ‘한발짝’

    출마 때 지지율 1% 막말의 달인… 12兆 억만장자 백악관 ‘한발짝’

    ‘아웃사이더 이단아에서 본선 진출자로.’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 인디애나주 경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본선 진출 티켓을 자력으로 거머쥐었다. 그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누구도 그가 경선에서 완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막말의 달인’에 불과했다. 두 달 뒤인 8월 공화당 첫 TV 토론회에서 보기 좋게 나가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하기 시작한 트럼프는 본선 진출 쐐기를 박으며 대선판을 충격에 빠뜨렸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억만장자 부동산재벌이 백악관으로 입성할 것인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트럼프는 이날 경선 승리가 확정되자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진 승리연설에서 “내 인생은 경쟁 그 자체였다”며 “스포츠에서도, 기업인으로서도, 지난 10개월간의 정치에서도 경쟁의 연속이었다”며 감격해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이 단합하기를 원하고, 단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16일 대선 출마 선언 당시 트럼프의 지지율은 공화당 후보들 중 겨우 1%에 그쳤다. 그러나 수차례 TV 토론과 유세를 거치면서 그의 막말과 기행은 오히려 폭발적 인기를 불러일으켰고, 특히 일자리를 찾아오겠다는 그의 공약은 백인 노동자층에 어필하며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그의 지지율은 한 달 만에 24%로 올라 10여명의 기라성 같은 후보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으며, 그 뒤로 지난 7개월 동안 100여 차례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단 5차례만 제외하고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지지율도 최고 49%까지 치솟았다. 그야말로 ‘아웃사이더 신드롬’이었다. 특히 지난 3월 1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트럼프 대세론’은 날개를 달았다. 트럼프의 본선 진출 성공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1946년 6월 14일 뉴욕 퀸스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독일계 이민자 후손인 부동산 사업가 아버지를 따라 사업을 시작한 그는, 특유의 승부 근성으로 전 세계를 누비는 부동산기업 ‘트럼프그룹’을 일궈냈다. 아버지에게 받은 돈 100만 달러로 시작, 전 세계에 세운 빌딩과 호텔, 골프장 등으로 불린 자산만 100억 달러(약 12조원)에 이른다. 한때 카지노 사업이 도산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불굴의 사업가 정신이 경선 레이스에서도 발휘됐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또 2004년 한 TV방송국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견습생) 진행을 맡아 인턴십에 도전하는 출연자들에게 “너는 해고야”(You are fired)라고 외치며 유명세를 타면서 미디어를 어떻게 다루는지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폭스뉴스·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와 마찰을 빚으면서도 언론이 무시할 수 없는 막말과 기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결국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가장 중요한 요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모토 아래, 멕시코 이민자와 무슬림을 막고 한국·일본·독일·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과 방위비 재협상도 불사하며 관세전쟁을 벌이겠다는 등 ‘미국 우선주의’가 유권자들에게 작용한 것이다. 특히 공화당 백인 중산·노동자층의 주류 정치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트럼프 지지로 쏠렸다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경선에서 공화당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본선은 상황이 달라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사실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멕시코인 등 히스패닉계와 무슬림에 막말을 퍼붓고, 여성 비하 발언 등을 일삼아온 점은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과 본선에서 만날 경우 클린턴에게 우호적인 유색·여성 유권자가 트럼프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공화당이 마지 못해 트럼프를 중심으로 뭉치겠지만 여전히 주류층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막말을 자제하지 않을 것이며 클린턴도 트럼프를 몰아세울 것”이라며 “클린턴은 자신을 향해 쏟아질 모욕을 예상하며 가장 지저분한 캠페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인디애나 경선에서 민주당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이 예상을 깨고 승리하면서 민주당도 ‘아웃사이더 바람’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샌더스는 승리 발표 직후 인터뷰에서 “클린턴 캠프에서 경선이 끝났다고 했는데 틀렸다”며 “아직도 승리로 향하는 길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中 견제 위해 TPP 통과시켜 달라”

    미국 대선 경선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불거진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공식 서명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비준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TPP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에 통상질서의 주도권을 뺏긴다는 논리를 앞세워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가 변화하면서 (경제)규칙들도 바뀌고 있다”며 “변화하는 규칙들을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이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규칙을 써 내려갈 ‘펜’을 미국이 쥘 수 있게 하려면 TPP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빠르게 치고 올라온 중국 경제를 경계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도 ‘기회의 땅’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은 시간 낭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등 16개 나라는 올해 말 타결을 목표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부상에 맞설 카드가 TPP라고 강조했다. 그는 “TPP에 따른 관세 철폐로 미국 제품의 수출이 늘어나 기업들이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TPP가 미국 경제를 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TPP가 통과되지 못하면 미국 제품들은 고관세와 무역 장벽에 부딪힌다”며 “미국 근로자들도 공평한 경쟁의 장에서 경쟁할 기회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TPP의 의회 통과를 목표로 설정했으며, 경선 과정이 끝나는 6월 이후 TPP 비준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수당인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무역협정에 긍정적이지만 오바마 정부와 맞서며 TPP 비준에도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당 지도부들과 TPP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TPP의 통과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속한 비준을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억만장자 머스크 “2년내 화성에 무인탐사선 보낼 것”

    억만장자 혁신가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운영하는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통해 2018년까지 화성에 무인탐사선을 띄우겠다고 2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머스크의 혁신제품은 전기차가 아니라 우주선이라는 의미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험 비행에는 ‘레드 드래건’ 우주선을 이용하고 늦어도 2018년까지는 ‘드래건2’를 화성에 보내 본격적인 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P 등이 전했다. 드래건2는 화성의 지형을 조사하고 토양을 채취하는 임무를 맡는다. 머스크는 “드래건2는 실내 공간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정도 크기밖에 안 돼 유인 비행은 달까지만 허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레드 드래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계약해 지구~국제우주정거장(ISS) 간 물자 보급선으로 이용 중이다. 내년 말까지는 우주인도 실어 나를 수 있게 업그레이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화성 탐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다시 발표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은 2030년쯤 인류의 첫 화성 탐사라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앞두고 NASA와 민간업체 간 협업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뒀다. 미국, 중국, 소련 등 지금껏 세 나라만 달까지 우주선을 띄운 상황에서 기업이 화성 탐사라는 원대하면서 과감한 목표를 내세웠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 지원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NASA로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우주 탐사에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스페이스X가 고마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 화성 탐사 계획 발표를 계기로 NASA와 스페이스X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다버 뉴먼 NASA 부국장은 “매우 흥분된다”며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 계획을 크게 반겼다. 머스크는 지난 1월 “화성은 (태양계에서) 인류가 자립도시를 세울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라면서 10년 내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예상하는 인류의 첫 화성 방문 시점은 2025년쯤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北 추가 도발 시 ‘다른 옵션’ 검토”

    오바마 “北 위협 방어체계 완벽” 미국 정부가 북한이 5차 핵실험 및 미사일 추가 발사 등을 할 경우 과거와는 ‘다른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이 다음달 6일 노동당 대회 이전에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미국 정부가 강력한 추가 제재 시사를 경고한 것이다. 마크 토너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대응 방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이 같은 행동을 계속하면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너 부대변인이 ‘다른 옵션’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현재의 제재 조치를 넘는 초고강도 압박 조치를 단행하거나 미국 및 한국의 안전 보장을 위한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와 워싱턴포스트 등이 설명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자 미 당국이 뉴욕을 방문 중이던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여행을 즉각 제한한 사례를 거론하며 “이는 북한에 대한 분명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도 CBS 토크쇼 ‘오늘 아침’의 진행자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군 무기로 북한을 쳐부술 수 있지만 북한과 맞닿은 한국 등 우방국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무기를 활용해 북한을 분명히 파괴할 수 있지만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한국이 북한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전력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한국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북한에 대한 타격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이 미사일방어시스템(MD)을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현재 북한의 위협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 정부와 협력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편입하기 위해 택해야 할 경로는 한반도 비핵화에 충실하고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30세 난민, 17세로 위장해 고등학교 농구선수 활약

    30세 남자가 17세 청소년으로 가장해 고등학교를 다니고 농구선수로도 활약한 황당한 사건이 알려졌다.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북미 언론은 캐나다 국경 관리국이 올해 30세로 추정되는 조나단 니콜라를 이민과 난민 보호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내전과 전염병 등이 만연한 남수단을 탈출한 니콜라는 케나다 온타리오주 원저에 도착해 난민 신청을 했다. 당시 신청서에 기입한 그의 출생연도는 1998년 11월 25일생. 이에 캐나다 정부는 심사 끝에 니콜라에게 학생비자를 내주고 가톨릭 센트럴 고등학교 11학년에 입학시켰다. 완벽한(?) 17세 고등학생으로 변신한 니콜라는 조용히 공부만 하지 않았다. 205cm의 큰 키와 92kg의 몸무게를 바탕으로 교내 농구부에 들어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이에 니콜라는 다른 고교 농구팀에는 적수가 없는 센터로 우뚝섰으며 담당 코치는 미 프로농구(NBA)로 갈 유망주가 나왔다며 흥분했을 정도다. 그러나 니콜라의 사기극은 오래가지 않아 덜미가 잡혔다. 니콜라가 미국 방문 비자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찍은 지문이 문제였다. 미 당국은 니콜라의 지문과 과거 미국에 난민신청을 한 적있는 지문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당시 신청서에서 니콜라는 생년월일을 1986년 11월 1일생으로 기록했다. 캐나다 국경 관리국은 "니콜라의 자세한 신상은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밝힐 수 없으며 조만간 이 사건에 대한 심리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왕 대신 왕자가 마중… 오바마 홀대한 사우디

    왕 대신 왕자가 마중… 오바마 홀대한 사우디

    정상회담 2시간 내내 분위기 냉랭 美언론 “양국 상호 불신만 재확인”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에르가궁. 수년 만에 마주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 사이에는 냉기가 감돌았다. 잔뜩 굳은 표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맞은 살만 국왕은 형식적인 인사말을 건넸다. “사우디 국민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사도 관례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미국인의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살만 국왕의 짧은 화답에 이어 곧바로 2시간 동안의 정상회담이 시작됐다. 분위기는 냉랭했다. 미 NBC 등 외신들은 이날 회담에선 양국의 상호 불신만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란 핵 합의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며 형식적인 외교 언사만 오갔다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이 나서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껄끄러운 정상회담은 전통적 동맹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 줬다. 임기 말인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특명’을 갖고 순방길에 올랐다. 흔들리는 양국 관계를 달래고 이슬람국가(IS) 퇴치 등에 사우디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는 임무였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사우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전통적 우방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하야를 압박하고,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켰다. 지난해 이란 핵 합의 타결은 급속도로 관계를 악화시킨 계기가 됐다. 급기야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은 미 애틀랜틱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안보에 무임승차하는 사우디에 넌덜머리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선 미 의회가 “사우디가 2011년 9·11테러 당시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했다”면서 테러 피해자들이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사우디 외무장관이 “(법안이 통과되면) 사우디가 보유한 미국의 채권을 전량 매도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유가 하락으로 황폐화된 사우디 경제만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관계 회복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리야드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사우디 측 인사는 살만 국왕이 아닌 리야드 주지사인 파이살 왕자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홀대’라고 표현했고, CNN은 ‘모욕당했다’고 적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선 세 차례 방문 때마다 사우디 왕으로부터 직접 공항에서 영접을 받았다. 살만 국왕은 이날 사우디를 방문한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5개국의 정상들을 직접 공항에서 맞았다. WSJ는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지역 수장들이 임기가 불과 9개월 남짓 남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보다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해 줄 차기 미 대통령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시간의 짧은 사우디 방문을 마치고 21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출국 직전에도 수니파 6개 왕국으로 구성된 GCC 회의에 참석해 IS 격퇴와 예멘 내전, 지난 1월 제재 해제 이후 영향력을 확대 중인 이란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시각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도 사우디를 방문해 지역 안보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강조했으나 아랍국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34) 인공지능, 세번째 봄이 왔다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34) 인공지능, 세번째 봄이 왔다

     딥러닝, 인공지능 부활의 신호탄  2012년, 인공지능의 부활을 알리는 두발의 신호탄이 터졌다. 그해 국제 영상 인식 대회(ILSVRC)에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대회의 목표는 이미지넷에 있는 십오만 장의 사진 중 자동차, 강아지 등 1000가지 종류의 물체를 컴퓨터로 찾아내는 것이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행자를 인식하거나 구글 포토에서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할 때도 사용되는 이 기술은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2011년까지는 75%의 정확도가 최고 기록이었는데 일 년에 1~2%의 성능을 올리기도 쉽지 않았다. 기업들도 오랫동안 투자를 하며 기다렸지만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자 연구팀을 해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토론토 대학의 슈퍼비전팀이 경쟁자와 격차를 10% 이상 벌리며 85%의 정확도로 우승을 차지하였다. 참여한 멤버는 제프리 힌튼 교수와 학생 2명이 전부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3명 모두 영상 인식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었다. 학계와 IT 업계가 술렁거렸다. 기계가 학습을 한다는 “딥러닝(Deep Learning)”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그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었던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구글은 사람의 도움 없이 컴퓨터가 1000만 장의 사진 중에서 고양이 이미지를 찾아내는 데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기계가 스스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획기적인 업적이었다. 여기에도 딥러닝이 사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IT 업계에는 딥러닝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관련 스타트업의 인수가 이어지고 인재 확보와 기술 경쟁에 불이 붙었다. 2년 뒤 구글은 이미지넷의 영상 인식률을 93%까지 올렸다. 2015년 1월 중국의 바이두는 인식률을 94%로 향상시켰고 2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95%를 기록하면서 사람의 수준에 다다랐다. 딥러닝은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 인식과 자동 번역의 성능도 한순간에 끌어올렸다. 딥러닝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인공신경망은 인공지능의 한 축으로 알파고가 기보를 통해 바둑을 익히듯이 기계에게 학습을 시키는 한 방법이다. 이런 결과에 고무된 기업들은 다시 팀을 재정비하고 대가들을 찾아 나서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알파고로 인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정부도 서둘러 대책을 내놓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5년간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미래부 내에는 인공지능을 총괄할 전담팀까지 만들었다. 인공지능 불모지에 정부의 지원 소식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갑다. 그러나 R&D는 거창한 시작보다 거품이 꺼진 뒤 성공할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외수 선생이 주창하는 ‘존버 정신’이야말로 R&D의 중요한 덕목이라 하겠다. 60년 인공지능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딥러닝의 탄생 뒤에도 길고 긴 겨울(AI winter)을 힘겹게 살아온 노 교수의 공로가 숨어 있다.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교수의 삶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딥러닝의 대부,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는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딥러닝을 전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힌튼 교수는 뇌의 비밀을 알고 싶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의 신경망 분야를 선택해 박사 과정을 시작하였다. 당시는 인공지능의 거품이 꺼지고 한물간 분야로 취급받을 때였다. 1956년 존 매카시를 비롯한 당대 최고의 석학들은 다트머스대학에 모여 최초로 인공지능을 제안하고, 그 후 20년 동안 황금기를 누렸다. 학자들은 “20년 안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기계가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공지능은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평가받으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급변하였다. 모든 연구 지원이 끊어지고 인공지능은 첫 번째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하필 그때 인공지능을 연구하겠다고 나섰으니 고생길이 시작된 셈이다. 1980년대 인공지능은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번에는 사람과 같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한가지 일이라도 잘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하였다. 법률이나 의료와 같이 특정 분야의 지식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 인기를 모았다. 그러자 인공신경망을 연구하던 동료들도 대부분 새로운 분야로 떠나버렸다. 1990년에 접어들면서 전문가 시스템도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새로 쏟아지는 지식을 매번 다시 학습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성과를 내기 위해 문제를 더 잘게 나누어 해결했지만 결국은 애초의 인공지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면서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였다. 2000년 초까지 살아남은 인공신경망 연구 그룹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몬트리올 대학의 요수아 벤지오, 뉴욕대의 얀 레쿤 교수 정도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2004년 그들은 캐나다 고등연구원(CIFAR)의 지원으로 50만 달러의 소규모 펀딩을 받아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다. 힌튼 교수는 두 명의 박사과정 학생과 함께 인공신경망의 문제를 해결하며 연구에 매달렸다. 2006년 마침내 인공지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딥러닝(Deep Learning)’ 논문을 완성하게 된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뒤 이 3명은 국제 영상 인식 대회(ILSVRC)에서 슈퍼비전이라는 팀으로 출전하여 딥러닝을 실제로 구현해 우승을 차지하며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다음해 힌튼 교수는 ‘DNN리서치’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여 딥러닝 확산에 나섰다.  IT 최후의 격전지, 인공지능  딥러닝이 불을 댕긴 인공지능은 세 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먼저 학계에서 연구하던 분야에 기업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물인터넷, 스마트카, 지능 로봇과 같은 스마트 제품의 등장으로 기업들도 인공지능이 절실하게 필요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빅데이터의 등장이다. SNS, 핀테크, 스마트 센서 등을 통해 생활 속에서 생성되는 빅데이터가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는 강력한 컴퓨팅 파워의 확보다. 하드웨어의 혁신과 인터넷으로 연결된 클라우드의 발전으로 컴퓨터가 거의 제한이 없는 계산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인공지능 시장이 매년 50% 이상 증가하여 2019년에는 3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25년 인공지능을 통한 지식노동 자동화의 파급 효과가 5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최근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늘어났다. CB 인사이츠의 조사 결과, 2015년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3억 달러로 2010년 1500만 달러의 20배에 이른다. 2012년 이후 실리콘 밸리에 생겨난 인공지능 업체만 해도 170개가 넘는다. 이렇게 상황이 바뀌자 글로벌 IT 기업들은 AI 관련 기업과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2013년 구글은 제프리 힌튼 교수를 모셔가기 위해 아예 DNN리서치를 인수하면서 모든 연구자를 함께 영입하였다. 다음해에는 영국의 인공지능 업체 딥마인드 테크놀로지를 4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이 회사의 CEO는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였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구글의 장기적 목표는 인공지능 회사가 되는 것이다”라는 보도를 할 정도이다. 페이스북은 뉴욕대의 얀 레쿤 교수를 영입하여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여기에 얼굴인식 소프트웨어 ‘딥페이스’를 개발한 페이스(Face.com)와 음성인식 스타트업 윗에이아이(Wit.ai)를 인수하여 전력을 강화하였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영화 ‘아이언 맨’에 등장하는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의 IT 대표기업인 바이두는 2014년 스탠퍼드 대학의 앤드류 응 교수를 영입하였다. 그는 구글의 ‘브레인 프로젝트’를 지휘하며 자동으로 고양이 이미지를 찾아낸 젊은 인공지능 대가이다. 바이두는 상하이와 실리콘 밸리에 AI 연구소를 설립해 무인 자동차, 음성인식, 영상인식 분야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 진영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퀴즈쇼를 넘어 이미 의료와 금융 분야의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IBM은 교육, 에너지, 건설, 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왓슨 생태계’ 만들기에 나섰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IT 최후의 승부처로 여기고 있다. 인공지능은 영화 속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일초에 수십만 번씩 주식을 사고파는 로봇 트레이더가 증권가를 장악한 지는 이미 오래다. 이제는 고객의 자산까지도 인공지능 로보 어드바이저가 관리한다. 컴퓨터가 신문 기사를 쓰고 회계 장부를 정리하고 법원의 판례를 분석하는 일은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소셜 로봇, 드론과 같은 스마트 기기도 모두 인공지능의 판단으로 움직인다. 우리의 경쟁자들은 이미 앞서가고 있다. 지금은 인공지능의 골든타임이다. 정부, 기업, 학계가 한데 뭉쳐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김지연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글로벌 인사이트] ‘영주권 특혜’ 사라질라… 쿠바인들 미국행 서둘러

    미국과 쿠바가 외교 관계를 복원해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지자 오히려 쿠바 난민이 급증하는 예상 밖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4년 9월부터 1년간 미국에 입국한 쿠바인은 약 4만 3000명이다. 이는 전년도 밀입국자(약 2만 4300명)의 2배에 달한다. 미 해안경비대도 2014년 10월부터 1년간 쿠바인 4462명이 플로리다 해협을 건너다 체포됐다고 밝혔다. 2013년 10월~2014년 9월에 2059명이 적발된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미 이민국은 적발되지 않고 미국에 밀항한 쿠바인은 이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바 난민이 급증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가 관계 정상화 협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교가 정상화되면 그간 미국 정부가 쿠바인들에게 제공하던 ‘영주권 특혜’를 더는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염려하기 때문이다. 그간 쿠바인들의 밀입국을 조장한 것은 199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부터 유지해 온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이다. 쿠바인들이 수도 아바나에서 직선거리로 150㎞ 떨어진 키웨스트나 360㎞ 거리의 마이애미로 배를 타고 넘어온다는 점에 착안해 이름 붙여진 이 정책은 어떻게든 밀항에 성공해 미국 땅에 발을 내디딘 쿠바인(마른 발)에게는 1년 뒤 영주권 취득 자격을 주지만, 해상에서 체포된 쿠바인(젖은 발)은 본국 송환을 원칙으로 한다. 1990년대 쿠바 체제 전복을 위해 도입된 이 정책은 쿠바인들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양국 관계 정상화로 이 정책이 폐기될 것이란 입소문이 돌자 많은 쿠바인이 밀입국을 감행하는 것이다. 적법한 절차를 밟아 미국에 입국해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는 젖은 발, 마른 발 정책 폐기 전에 무작정 미국에 들어가 난민 자격으로 영주권을 받는 게 훨씬 쉽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지역지 마이애미 헤럴드는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 쿠바인들이 대대적으로 밀항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HELP’ 신호로 구조된 할머니…알고보니 ‘애견’ 결정적 역할

    얼마 전 미국 애리조나주 삼림에서 실종됐다가 9일 만에 구조된 70대 할머니의 뒷이야기가 전해졌다.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나뭇가지와 돌로 구조신호(HELP)를 남겨 구조된 할머니 생존에 애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기적적인 사연은 지난달 3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리조나주 투손에 살던 할머니 앤 샤론 로저스(72)는 피닉스에 사는 손자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가 큰 낭패를 당했다. 화이트 산맥 인근 숲을 지나던 중 연료와 전기배터리가 모두 떨어져 차가 멈춰버린 것.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지역이라 하룻밤을 애견 퀴니, 고양이 나이키와 함께 차에서 보낸 할머니는 다음날 위험을 무릅쓰고 물을 얻기 위해 길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안전한 차를 벗어나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 "물없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떠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고 밝혔다. 퀴니와 함께 길을 나선 할머니는 그러나 울창한 삼림에 또다시 고립됐다. 방향감각을 상실해 길을 잃어버렸고 다시 차로 돌아갈 수도 없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때 큰 도움을 준 것이 바로 애견 퀴니(2)였다. 할머니는 "퀴니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면서 "나보다 앞서가며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을 찾았고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는 지점으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후 할머니는 퀴니의 도움으로 연못의 물을 마시고 풀을 뜯어먹으며 구조대를 기다렸다. 그리고 돌과 나뭇가지로 강변 모래밭에 도와달라(HELP)는 신호를 남겼다. 이후 실종신고를 받고 애리조나주 공공안전국 소속 구조대원들이 수색에 나서 지난 3일 할머니의 차량을 발견했다. 그러나 할머니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던 구조대 측은 우연히 애견 퀴니를 발견하며 수색에 급물살을 탔다. 이어 헬기가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하며 HELP 신호를 발견하며 결국 할머니는 무사히 구출됐다. 구조대 측은 "할머니는 9일 간 조난됐으나 몸무게가 조금 빠진 것을 제외하고 건강상태는 양호하다"면서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 후 퇴원해 가족과 재회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0.1% 엘리트 모여, 여자만 빼고’…하버드大 ‘금녀 클럽’ 논란

    ‘0.1% 엘리트 모여, 여자만 빼고’…하버드大 ‘금녀 클럽’ 논란

    세계적인 명문으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대학에는 ‘금녀 클럽’이 있다? 여학생의 가입이 금지돼 있는 이것은 일명 ‘파이널 클럽’(Final Club)으로 불리는 ‘포셀리안 클럽’(Porcellian Club)이다. 1791년 창단된 이래 미국 26대 대통령인 루즈벨트 대통령 등 영향력 있는 인물을 배출한 클럽으로 유명하다. 파이널 클럽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은 하버드대학 재학 중 가장 가입하기 힘든, 그래서 가장 마지막에야 들어갈 수 있는 단체라는 뜻에서다. 사교클럽인 만큼 특별한 행사를 치르거나 생산적인 모임보다는 그저 회원들끼리 저녁식사를 하는 정도다. 이 클럽이 논란이 된 것은 무려 225년의 역사동안 단 한 명의 여학생의 가입도 허락하지 않은 규칙 때문이다. 애초에 남학생 전용클럽으로 시작한 것이 사실이나, 여학생의 가입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이에 대해 클럽은 ‘묵묵부답’으로 대신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하버드대 학장이 직접 나서 클럽의 성별 가입제한조항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클럽은 창단 이래 최초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클럽 측이 하버드대 학내 언론사인 ‘하버드 크림슨’을 통해 발표한 이유는 다름 아닌 “성범죄 예방 차원”이었다. 하버드대 출신이자 1982년 이 클럽의 회원이었던 찰스 M 스토리는 하버드 크림슨은 이 성명서에서 “우리 클럽이 여학생의 가입을 받아들일 경우 성범죄의 가능성이 늘어날 수 있다”라면서 “대학 집행부가 여학생이 가입할 수 없는 사교클럽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하버드대 성범죄예방 특별전담팀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회원만 있는 클럽의 행사에 참가한 여학생의 47%는 합의가 없는 성적 접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유를 들어 포셀리안 클럽이 철옹성과 같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이 클럽의 모든 회원들이 같은 뜻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포셀리안 클럽의 한 회원은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무리는 매년 2학년생 중 회원을 선발해 함께 저녁식사를 할 뿐 어떤 파티도 갖지 않는다. 우리가 성범죄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이냐”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2의 파리테러’ 막은 무슬림 여성의 용기

    ‘제2의 파리테러’ 막은 무슬림 여성의 용기

    무슬림 여성이 지난해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의 총책임자를 검거하는데 큰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용감한 제보로 ‘제2의 파리테러’를 막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 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무슬림 여성은 파리테러의 총책임자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사망)의 은신처를 알게 된 뒤 이를 직접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아바우드의 사촌이자 역시 또다른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하스나 아이트블라첸(26·사망)과 매우 각별한 사이었으며, 테러가 발생한 뒤 아이트블라첸이 나무가 우거진 교외로 아바우드를 만나러 나갈 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아바우드가 제2의 파리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두려움과 죄책감을 느끼고 경찰에 직접 아바우드 및 아이트블라첸의 은신처를 알려줬다. 피라테러가 발생한 지 5일 후, 경찰은 이러한 제보 등을 종합해 아바우드가 파리 북부 생드니 코르비용가의 3층짜리 다세대주택에 은신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곧장 검거작전을 펼쳤다. 아바우드와 사촌 아이트블라첸은 이날 총격전으로 사망했다. 이 여성은 경찰에 자신의 신고 경위를 설명하면서 “중요한 것은 아바우드와 그 주변인들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아이트블라첸에 대해서는 “3년간 함께 지냈으며, 2013년 시리아에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테러집단에 가담한 것 같다”면서 “그녀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진술했다. 또 “아바우드가 아이트블라첸을 만났을 당시 5000유로를 주며 자신과 자신의 동료들을 위한 은신처를 찾으라고 지시했다”면서 “아바우드에게 파리테러와 관련해 ‘왜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느냐’고 묻자 ‘파리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유럽에서 이보다 더 큰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바우드를 비롯해 테러주범들은 파리 테러 발생 5일 이후, 파리 부도심인 라데팡스에서 추가 테러를 벌일 계획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이 무슬림 여성은 IS의 보복 등을 우려해 현재 파리 경찰의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드피플+] ‘HELP’ 신호로 극적 구조된 할머니… ‘애견’이 구했다

    얼마 전 미국 애리조나주 삼림에서 실종됐다가 9일 만에 구조된 70대 할머니의 뒷이야기가 전해졌다.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나뭇가지와 돌로 구조신호(HELP)를 남겨 구조된 할머니 생존에 애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기적적인 사연은 지난달 3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리조나주 투손에 살던 할머니 앤 샤론 로저스(72)는 피닉스에 사는 손자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가 큰 낭패를 당했다. 화이트 산맥 인근 숲을 지나던 중 연료와 전기배터리가 모두 떨어져 차가 멈춰버린 것.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지역이라 하룻밤을 애견 퀴니, 고양이 나이키와 함께 차에서 보낸 할머니는 다음날 위험을 무릅쓰고 물을 얻기 위해 길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안전한 차를 벗어나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 "물없이 그대로 남아있거나 떠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고 밝혔다. 퀴니와 함께 길을 나선 할머니는 그러나 울창한 삼림에 또다시 고립됐다. 방향감각을 상실해 길을 잃어버렸고 다시 차로 돌아갈 수도 없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때 큰 도움을 준 것이 바로 애견 퀴니(2)였다. 할머니는 "퀴니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면서 "나보다 앞서가며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을 찾았고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는 지점으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후 할머니는 퀴니의 도움으로 연못의 물을 마시고 풀을 뜯어먹으며 구조대를 기다렸다. 그리고 돌과 나뭇가지로 강변 모래밭에 도와달라(HELP)는 신호를 남겼다. 이후 실종신고를 받고 애리조나주 공공안전국 소속 구조대원들이 수색에 나서 지난 3일 할머니의 차량을 발견했다. 그러나 할머니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던 구조대 측은 우연히 애견 퀴니를 발견하며 수색에 급물살을 탔다. 이어 헬기가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하며 HELP 신호를 발견하며 결국 할머니는 무사히 구출됐다. 구조대 측은 "할머니는 9일 간 조난됐으나 몸무게가 조금 빠진 것을 제외하고 건강상태는 양호하다"면서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 후 퇴원해 가족과 재회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히로시마 가는 길 ‘진퇴양녀’

    히로시마 가는 길 ‘진퇴양녀’

    오바마, 방일 앞두고 결단만 남아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인류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지인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두 유력 여성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달 26, 27일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히로시마를 찾는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두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은 ‘미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고, 다른 한 사람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캐럴라인 케네디(58) 주일 미국대사다. 오바마 대통령에겐 한 명은 정치적 후계자가 돼야 할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과거에 대해 정치적 보은을 해야 할 사람이다. 문제는 이들의 입장이 상반된다는 데 있다.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行)이 대선에 악재가 된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에 면죄부를 주고 전쟁을 미화시키는 빌미가 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사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 노선 계승’을 공언한 클린턴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것은 피하려고 조심스러워한다. “그가 히로시마 방문을 발표하지 않고 고민하며 재는 이유도 클린턴과 11월 미국 대선 때문”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국의 원폭 투하가 정당했다는 입장이 대세인 상황에서 히로시마 방문이 자칫 ‘사죄 외교’라고 두들겨 맞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부정적인 퇴역 군인들에 대한 지지 확대를 노리면서 공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클린턴의 백악관행과 오바마의 히로시마행 발목을 잡고 있다. 반면 캐럴라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을 강권하고 있다.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해 히로시마 방문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 군축”을 제창했던 아버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레거시를 오바마 대통령이 이어 갔으면 하는 소망과 의지가 연결돼 있다. 캐럴라인 대사는 아버지의 핵 군축 제창이 결실을 보고 꽃피우는 것을 자신의 역할 가운데 하나로 여기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한다. 캐럴라인 대사는 2008년 1월 아메리칸대학에서 열렸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오바마 후보가 클린턴을 누르는 계기를 마련한 1등 공신이었다. 당시 그녀의 오바마 지지 선언은 클린턴 우위 흐름을 뒤집고 오바마 쪽으로 승기가 옮겨 가도록 바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케네디가(家)와 오바마의 대를 이은 핵 군축 인연을 지적하면서 “캐럴라인이 대사가 돼서 히로시마, 나가사키 피폭 추도 행사에 참석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임 중 피폭지 방문을 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전했다. 캐럴라인 대사가 학생이던 1978년 일본을 방문해 삼촌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일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히로시마 방문 검토 소식에 미국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2009년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찬성론도 있지만 그의 방문이 오히려 동북아 정세를 더 복잡하게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뉴욕타임스는 13일 “G7 정상회담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해 그의 핵 없는 세계 구상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역대 미국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이 사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해 아무도 가지 않았다”며 “특히 지금은 선거의 해”라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주요 외신이 전망한 총선 후 한국 정세] 美 “박 대통령 리더십 심판… 조기 레임덕 위기”

    英 “국정 운영 잘못했다는 방증” 中 “안철수 유력 대선 후보 부상” 외국 언론들은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요 외신들은 “박근혜 정부가 경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패했다”면서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AP는 13일(현지시간) “박 대통령이 이끄는 강력한 보수정당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며 “여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북한의 위협이 선거에 영향을 주지 못한 예상 밖 결과”라고 전했다. AFP는 “젊은층 실업률과 같은 경제적 이유로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이라며 “정치권력이 대통령에게 고도로 집중된 한국에서 경제 부진과 소통 부족 등 리더십에 대한 심판”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경제 약화가 유권자 표심을 좌우했다”면서 “이번 총선 결과로 박 대통령의 레임덕 도래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나빠지고 있는 한국 경제가 유권자들로 하여금 집권여당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면서 “제1야당의 선전으로 박 대통령의 경제 규제 철폐와 노동개혁 추진 노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내분에 빠진 여당을 차가운 눈으로 지켜봤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대한 거부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여당이 국회 내 다수당이 되지 못한 것은 그간의 국정이 국회 내 교착상태로 인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임기가 20여개월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은 국회가 자신의 노동 및 경제개혁을 도와주길 바랐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그렇게 할 수 없게 됐다”고 소개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압승해 원내 1당이 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번 총선에서 성공해 유력 대선 후보로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은 “16년 만에 한국 국회에서 여소야대 지형이 만들어졌다”면서 “박 대통령이 ‘보야’(跛鴨·‘레임덕’의 중국식 표현) 대통령이 될 위험에 처했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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