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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펜스 룰’/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펜스 룰’/임창용 논설위원

    “성적인 학대를 그만두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동등한 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 얼마 전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페이스북 2인자에 오를 만큼 성공한 여성으로서 다수의 여성들이 미투 운동의 역작용으로 사회 참여적인 측면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남성들이 미투 운동 때문에 여성 동료와의 만남 자체를 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미투 운동은 이제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공을 일구고 존경받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권력에 의한 성적 학대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할 적폐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남녀평등이다. 미투 운동을 핑계로 남성들이 여성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남녀평등의 가치가 영향받는다면 미투 운동의 취지가 희석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남성들이 중요한 자리를 주로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들이 조직 운영에서 소외되고,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샌드버그의 지적은 충분히 일리 있어 보인다. 요즘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른바 ‘펜스 룰’(Pence Rule)이란 말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성적인 구설수에 오르지 않으려면 가급적 여성과의 만남은 피하는 게 상책이란 의미다. 펜스 룰을 따른다면서 ‘사장이 여직원과의 해외 출장을 꺼려해 남자 직원으로 교체했다’거나 ‘부장이 회식에서 여직원은 빠져도 된다고 했다’는 등 여성 동료와의 접촉 자체를 피하는 사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한다. 여자친구와 키스할 때 보증인을 세워 두는 등의 어이없는 상황을 담은 펜스 룰 만화 시리즈까지 나돈다. 펜스 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002년 의원 시절 의회 전문지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아닌 어떤 여성과도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해 15년 전의 인터뷰를 재조명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미투 운동과 맞물려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기사는 펜스 부통령 부부의 각별한 금실을 다룬 것이었다.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한 그만의 기준인데 이를 다른 남성들이 ‘성추행 예방 규칙’인 양 오해한 측면이 크다. 성추행이나 성차별이나 여성에게 괴롭기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여성과 물리적 거리만 둔다고 성추행이 사라질까. 아무리 지위가 낮은 여성이라도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마음부터 갖는 게 더 중요하다.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영화 ‘더 포스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영화 ‘더 포스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후보작들이 국내에서 개봉된다.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더 포스트’(The Post)는 비록 5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무 상도 받지 못했지만 언론과 사회에 던지는 울림은 적지 않았다.영화 ‘더 포스트’는 1971년 뉴욕타임스가 베트남전쟁 관련 국방부의 비밀 보고서인 ‘펜타곤 페이퍼’(Pentagon Papers)를 특종 보도한 뒤 뒤늦게 취재에 뛰어든 워싱턴포스트가 보고서를 독자적으로 입수하는 과정과 보도를 막으려는 정부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지켜 낸 과정을 다루고 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주인공은 펜타곤 페이퍼로 1972년 퓰리처상을 받은 뉴욕타임스가 아니라 워싱턴포스트다. 법원은 신문 보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타임스에 후속 보도 중단을 명령한다. 대법원 판결 때까지 타임스가 보도를 중단한 사이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들은 보고서를 입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보고서를 입수한 뒤 정부의 압박에 맞서 어떻게든 신문에 내려는 벤 브래들리(톰 행크스 분) 편집국장과 신문사 경영을 거론하며 만류하는 이사·주주들 사이에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는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 분) 사장 겸 발행인의 고뇌가 잘 나타난다. 보도를 강행할 경우 법원 모독죄 및 간첩죄로 발행인 등이 기소될 위기에 처한다. 남편의 사망으로 경영을 맡게 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남성 이사들 틈에서 신문사 등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그레이엄의 힘들고 외로운 결정은 이후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로 이어져 워싱턴포스트를 전국 유력지로 자리매김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레이엄이 어렵게 지켜 온 워싱턴포스트는 2013년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690억원)에 매각됐다. 1933년부터 워싱턴포스트를 경영해 온 그레이엄 가문은 80년 만에 신문에서 손을 뗐다. 베이조스의 워싱턴포스트는 디지털 언론 환경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세 과정에서 화려한 여성 편력과 여성 비하적 발언 등으로 80년대 이후 가장 ‘반(反)여성적’ 대통령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47년 전 국민을 속이는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저널리즘 정신, 급변하는 디지털 언론 환경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kmkim@seoul.co.kr
  • WP “北, 비핵화 의지… 중대한 반전”

    주요 외신은 6일 남북한이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는 정부 발표를 일제히 긴급 속보로 전했다. 미국 언론은 특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중대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북한이 핵 프로그램 억제와 관련해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북한이 다음달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를 전했다. WP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스스로가 명백히 보증한 그 제안은 미 본토를 사거리에 두었던 수년간의 핵실험과 미사일 기술의 진전 이후 중대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북·미 대화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만큼 군사적 긴장을 이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의 대응이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향배를 좌우할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관련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대북 압력을 최고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온 상황에서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이 나오고, 북한 측이 비핵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한 외무성 간부는 교도통신에 “한국 측으로부터 직접 진의를 들어 보지 못하면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미국 “러시아, 북한 도우면 독자 행동 불사” 경고

    미국 “러시아, 북한 도우면 독자 행동 불사” 경고

    러시아가 북한산 석탄의 ‘원산지 세탁’ 경유지로 이용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북한 정권을 도울 경우 독자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경고했다.6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대변인은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주체에 대해 독자적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유엔 조사단 등을 인용해 북한의 원산지 세탁 실태를 보도했다. 지난해 8~9월 북한 선박 최소 4척이 러시아 극동 홀름스크항에 석탄을 실어 날랐고, 이후 이 석탄이 러시아산 석탄과 섞여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로 수출됐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애덤스 대변인은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은 북한에 필수적인 연료 수입이 계속되게 하고 유엔에 보고되지도 않는다”며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산 석탄의 원산지 세탁에 러시아 항구가 이용된 데 대해 러시아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애덤스 대변인은 “러시아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건 명확하다. 러시아는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러면 우리와 협력해야지 맞서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어 “러시아는 변명할 시간도 없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며 “스스로 서명한 모든 유엔 제재를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해야 한다. 전 세계가 러시아의 행동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中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공세… 세계 온실가스 감축 ‘헛수고’

    [글로벌 인사이트] 中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공세… 세계 온실가스 감축 ‘헛수고’

    지구온난화와 대기 오염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타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정작 자국 내의 석탄화력발전소는 감축하면서 해외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반(反)석탄 환경단체 ‘엔드콜’(Endcoal·석탄의 종말)을 인용해 중국이 현재 이집트, 모잠비크, 몽골 등 세계 31개국에 총 200여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거나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는 케냐 등 석탄화력발전소가 1기도 없는 국가도 포함됐다.중국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운영을 중단하고 있고, 신설 계획 일부는 취소했다.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 악명 높은 중국의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국의 탄소 배출량만 줄이겠다는 꼼수가 읽힌다는 점이다. 감소되는 중국 내 석탄화력발전소를 해외로 돌려 자국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보존하려는 노림수가 내포됐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 대기 문제만 해소할 뿐 세계적인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또 세계 각국에 미치는 중국의 입김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목적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20대 석탄화력발전 기업 중 11개 中 국적 환경단체 우르게발트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석탄화력발전 기업 20개 가운데 11개가 중국 기업이다. 이 회사가 연간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전기 용량은 34만~38만 60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대표 전력기자재 업체인 ‘상하이전기그룹’은 이집트, 파키스탄, 이란 등지에 총 발전 용량 6285㎿ 달하는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를 여러 기 세운다. 이는 상하이전기가 중국에 건설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총 발전 용량(660㎿)보다 9.5배 크다. 중국 국영기업 ‘중국능원건설’(CEEC)도 2200㎿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베트남과 말라위에 건설한다. CEEC의 중국 내 신규 발전소 설립 계획은 없다. 중국계 다국적 기업 ‘파워차이나’는 케냐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했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한 기업으로 업계 12위로 알려져 있다. 파워차이나는 중국 은행의 자금 도움을 받아 케냐 북부 섬 ‘라무’에 20억 달러(약 2조 1600억원)을 투입해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400만㎡ 규모 부지에 짓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1050㎿를 생산해 인근 32개 지역에 공급한다. ●석탄발전소 1곳 없는 케냐에 20억弗 투자 케냐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두고 논란이 인다. 케냐 고위 관리 등 국가 지도층은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이 “급증하는 전기 수요를 충족하고 중국을 비롯한 국제적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보호단체 등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라무의 연약한 해양 생태계를 훼손하고 어업 종사자의 생계를 위협하며 공기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라무는 14세기 스와힐리족의 고대 도시를 보존하고 있어 200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됐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그간 케냐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조와 어긋난다. 앞서 케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을 목표로 풍력, 지열, 태양열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유엔환경계획(UNEP)의 에릭 솔헤임 사무총장은 “케냐는 지금 굳이 석탄화력발전소를 세울 필요가 없다. 석탄 발전은 경제적이지도 않다”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미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라무에 사는 18세 청년 세브와나 무함마드는 “환경 오염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장을 얻을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발전소 건물을 건설할 케냐 기업 ‘아뮤 파워’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키루스 키리마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최고의 시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케냐는 투자가 필요하다. 이 사업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에서도 1호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이집트는 석탄발전량이 전혀 없지만 발전소를 완공하면 1만 7000㎿로 급증한다. 파키스탄도 마찬가지로 발전량이 190㎿에서 1만 5300㎿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중국의 석탄발전소 수출 때문에 수십 년간 청정에너지 정책을 고수해 온 국가들이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에 대해 케빈 갤러거 미 보스턴대 교수는 “중국에는 경쟁력 있고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기업이 많다”며 “석탄 산업 쇠퇴로 이들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외로 진출하길 장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단순한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출이 아니라 중국의 지정학적 팽창이 핵심 요소”라면서 “세계 각지에 인프라 시설을 구축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시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의 중추”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움직임과 달리 중국 내에서는 경제 성장 둔화,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재편 등과 맞물려 화력발전 에너지의 수요가 급감하는 추세다. 여기에 스모그, 기후변화 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은 자국 내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을 낮추고,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4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환경보호부, 국가에너지국 등 3개 중앙 부처는 ‘석탄 화력발전, 에너지 절약 및 오염 감축·개선을 위한 행동 계획’을 수립했다. 석탄 소비 감축, 석탄 의존도 축소,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3대 감축’을 핵심으로 했다. 2020년까지 총 발전 용량 10만 90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중단해 전체 에너지 규모에서 석탄 에너지 비중을 58% 이하로 줄이고 중국 내 탄소 수치를 2005년의 40~45% 수준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발전량 6만 50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가동 중단했다. 2011년 중국 전체 에너지의 64%에 이르렀던 석탄 에너지 점유율은 2014년 65.9%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기 신재생에너지 점유율은 0.8%에서 1.3%로 올랐다. 또 지난해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2016년 대비 각각 8%, 4.9% 감소했다. ●‘지구 평균온도 2도 상승 억제’ 포기할 판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및 건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역행한다. 일각에서는 현재 중국이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부 완공해 가동하면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규정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80%가 이산화탄소인데, 이산화탄소의 40%는 석탄 등 화석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캐서린 햅번 영국 옥스포드대 선임연구원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관련해 우리에게는 네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당장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예산을 투입해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하거나, 비싼 돈을 들여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야 한다. 아니면 그냥 ‘지구 평균온도 2도 이하 상승’이라는 목표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관세 폭탄, 中보다 동맹국 타격…한국·캐나다 등 면제·감면해야”

    백악관 “사례·상황따라 방안 고려” 자동차용 강판 등 구제될 가능성 중국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폭탄’이 최대 무역 흑자국인 중국보다는 한국 등 동맹국에 더 피해를 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백악관 일각에서는 한국과 캐나다 등 동맹국들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관세를 면제나 감면해 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철강 관세 폭탄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처럼 한 국가(중국)에 가장 큰 고통을 안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높은 철강 관세를 지불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보다는 캐나다,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이 밝힌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미국으로의 철강 최대 수출국은 물량 기준으로 캐나다가 차지했으며 브라질과 한국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11위로 한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끔찍한 무역 결정을 덜 끔찍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사설에서 “수십 년간 구축돼 온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간의 동맹과 상호호혜적 자유무역 질서가 미국 대통령의 변덕으로 상처를 받게 된 만큼, 제대로 된 대응으로 이를 구출해야 한다”면서 “그 핵심은 캐나다와 일본, 한국 등 가까운 동맹국들을 이번 새로운 관세 조치에서 면제시켜 주는 일”이라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철강·알루미늄 규제 보고서’에 ‘철강의 경우 미국의 경제·안보 관련 이해를 고려해 특정 국가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관세 조치 면제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의 목표는 표면적으로 중국 응징이지만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상당수는 캐나다와 브라질, 한국, 멕시코 등 동맹국에서 온다”면서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날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의 관세는 예외 대상이 없는 전면적인 관세가 될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다만 백악관은 사례별로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 관세를 면제나 감면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고품질의 자동차용 강판 등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구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면서 “우리 철강업계도 이에 맞춰 미국 철강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하거나 수요가 부족한 철강 제품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철강 이어 車·농산물·옷까지… 미·중·유럽 ‘무역 3대축’ 전면전

    철강 이어 車·농산물·옷까지… 미·중·유럽 ‘무역 3대축’ 전면전

    EU, 할리 데이비슨·청바지 조준 中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 관세” 트럼프 지지층인 백인 농민 겨냥 캐나다도 “용납못해” 반격 준비 미국의 수입 철강 관세 폭탄에 유럽연합과 중국, 캐나다 등이 반발하고 미국은 이에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등 난타전이 전개되고 있다. ‘3대 경제권’인 미국·유럽연합(EU)·중국이 모두 연관된 일이어서 파괴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품목도 철강에 이어 자동차와 농산물, 의류, 주류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3일 밤(현지시간) 미 하버드대 강연에서 “유럽 산업과 세계 무역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EU가 미국의 관세 방침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는 이들(미국산 제품)을 타깃 삼아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 관세 폭탄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했다. EU는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상품인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를 정조준했다. 철강 수출 1위 국가인 캐나다는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의 성명을 통해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규제가 가해진다면, 우리의 무역 이익과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미국이 철강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양국 간 심각한 관계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콩)와 수수 같은 농산물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백인 농민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응 단계를 높였다. ‘상호 호혜세’(reciprocal tax)라는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산 제품에 다른 국가들이 매기는 세금만큼 수입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BMW와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산 자동차를 특별히 꼬집어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EU의 보복 관세 위협에 맞서 유럽산 자동차의 추가 세금 카드로 꺼내들었다”면서 “미국과 EU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된다면 두 나라 모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이 유럽산을 포함한 수입자동차에 2.5%, 픽업트럭과 상업용 밴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독일 자동차 업계의 멕시코 공장 건설을 비난하면서 독일산 자동차에 대해 35%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 EU 등 강대국의 무역전쟁이 격해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총 수출액 5738억 7000만 달러 가운데 중국과 미국, EU 등 3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6.1%에 이른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대미 수출량이 워낙 많고, 내수 시장이 작아 중국이나 EU처럼 보복 관세를 매길 수 없다”면서 “다만 미국과 중국, EU가 서로 상대방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면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빈틈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 자유무역 기조를 지키려는 국제 공조에 노력하고, 기업들은 신시장 발굴과 함께 장기적으로 미국·중국 등 현지 시장으로 공장을 옮기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무게 더해 가는 ‘美 TPP 복귀‘… 한국 ‘통상 외딴섬’ 되나

    美 재가입 땐 日과 무역동맹 강화 한국은 회원국과 개별 협상 필요 미측 통상 압박 더욱 가시화 우려 美 “모든 수단 동원 中무역 압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 가능성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상공회의소의 투자설명회에서 TPP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기꺼이 협상할 것”이라면서 “그것(TPP)은 현재 우선 사항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고려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TPP 복귀와 관련) 상당한 고위급 대화를 시작했다. 우리가 다자(협정)를 해야 할지 여부 또는 TPP 복귀를 고려할지 여부, 그것이 다시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TPP 조건부 복귀론’을 제기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더욱 구체화한 형태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TPP는 미국에 몹시 나쁜 거래”라면서도 “더 나은 조건을 제의한다면 우리가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무역협정인 TPP는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일본의 입장에서도 외형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협정이다.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서 한국에 뒤졌던 일본은 미국을 TPP에 다시 끌어들이면서 단번에 열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아울러 미국의 복귀가 현실이 된다면 중국이 빠진 TPP는 아·태 지역 ‘무역의 룰’을 정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번번이 참여 기회를 놓쳤던 한국은 TPP 가입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공을 들여 왔다. 미국의 TPP 재가입 논의를 계기로 미국·일본 간 무역동맹이 강화되면 한국이 글로벌 통상질서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TPP 당사국이 아닌 한국은 가입하려면 TPP 회원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뒤늦게라도 협상에 참여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주도국인 일본이 TPP 비회원국에 대한 차별을 노골화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2018 무역정책 어젠다·2017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모델이 국제 경쟁력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겠다”면서 대중국 고강도 무역 압박을 예고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했던 경제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최근 몇 년간 ‘시장 원리’와 더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 “필요하다면 불공정한 관행에 따른 수혜를 막기 위해 통상법 301조에 근거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무역장벽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용어 클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005년 6월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 체제로 시작했다. 2008년 미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2013년 TPP에 합류했다.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태평양 연안 12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무역협정인 TPP를 2015년 10월 체결했지만, 발효도 하기 전인 지난해 1월 가장 중요한 국가인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전격 탈퇴했다.
  • ‘대화론자‘ 조셉 윤 사임…美 대북 강경론 힘 받나

    ‘대화론자‘ 조셉 윤 사임…美 대북 강경론 힘 받나

    빅터 차 등 대화파 잇단 퇴진 한미 관계 큰 영향 미칠 듯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이번 주 사임한다. 26일(현지시간) 미 CNN 등 주요 외신은 윤 대표가 다음달 2일 30여년 몸담았던 국무부를 떠난다고 보도했다. 윤 대표는 워싱턴포스트(WP)에 “나의 개인적인 결정”이라면서 “(렉스) 틸러슨 장관이 (사임을) 말렸지만, 어쩔 수 없이 (내 의사를) 받아들였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틸러슨 장관이 ‘마지못해’ 수용했다”면서 “그의 사임은 유감이지만 최대의 압박으로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신뢰할 만한 대화를 시작한다는 대북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 WP에 “개인적 결정” 윤 대표는 한국 정서를 이해하는 몇 안 되는 한국계 외교관이자 대북 온건파로 꼽혔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워싱턴 내부의 강경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물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그의 사임으로 남·북·미 간 3각 대화의 채널도 약화돼 북·미뿐 아니라 한·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였던 윤 대표의 퇴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 대북 강경론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지난달 낙마하는 등 미 행정부 내에 ‘대화파’들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전 국무부 한일담당관 민타로 오바는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에 “윤 대표는 외교 해법을 선호했고, 이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대북 강경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을 원했을 수 있다”며 “매우 안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도 CNN에 윤 대표의 사퇴 소식과 관련, “결정적인 순간에 미국 정부로서는 어마어마한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염려했다. ●남북미 3각 대화 채널 약화 일각에서 윤 대표의 사임 배경을 백악관의 대표적인 ‘매파’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라인과의 갈등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NSC 내부에서 윤 대표를 드리머(대북 대화라는 꿈을 꾸는 사람)라고 부르며 배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면서 “특히 지난해 11월 윤 대표가 ‘북한 60일 도발 중단, 대화 재개’를 주장하면서 NSC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1985년 국무부에 들어간 윤 대표는 동북아 외교를 총괄하는 국무부 동북아 차관보 대행을 지냈고, 2016년 10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를 대북 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했다. 윤 대표는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의 연결 고리를 담당했다. 지난해 6월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협상에서도 막후 역할을 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업무는 당분간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北 진정성 지켜볼 것”… 북ㆍ미 접촉, 4월 한미훈련이 고비

    北, 북미 대화 용의 메시지에 美, 조건부로 접촉 가능성 시사 ‘4월 훈련’ 강대강 입장 지속 “입장 확인 대화 우선” 관측 WP “美, 한국 외교노력 따라야” 북한이 ‘북·미 대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평창 이후 북·미 대화 가능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평창올림픽 폐회식 북측 대표단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 면담에서 ‘북·미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혔고, 백악관도 ‘북한의 대화 메시지가 진정성이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북한의 ‘대화 의향’을 지켜보겠다면서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어떠한 대화도 그 결과가 비핵화가 돼야 한다는 데 광범위하게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한다면 더 밝은 길이 북한을 위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에서는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서로 입장을 확인하는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화 성사의 최대 고비는 ‘4월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전날 “미국이 남조선 괴뢰들과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기만 하면 우리 천만 군민은 그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선제적인 공세를 폈다. 하지만 미국은 방어적이고 합법적인 군사훈련을 더 미룰 뜻이 없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뉴욕타임스(NTY)는 이날 ‘4월 한·미 군사훈련’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NYT는 서울발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 화해 무드 지속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 단절 예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아주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기사는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받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평창올림픽에서 미국과 북한 고위 인사들이 서로를 외면한 것은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북 간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최대 대북 압박을 취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워싱턴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두 동맹국 지도자의 의지가 심각하게 충돌하는 결과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우선시하는 의견도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분야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글을 통해 “미국의 중간 선택지는 모든 외교 방안을 다 써보려는 한국 정부의 리드를 먼저 따라가 보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북한에 대한 공격은 거대하고, 엄청나게 어리석을 것’이라는 칼럼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 보유를 통해 지역의 전략 균형을 바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3개국의 군사 동맹 및 새로운 군사력 증강을 통해 이 균형을 한·미·일에 유리한 쪽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제안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컬링병 걸려” “비트코인 1만배 뛴 느낌”

    “컬링병 걸려” “비트코인 1만배 뛴 느낌”

    “영미야~ 청소기 광고 가즈아.”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을 치른 25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는 만원 관중이 ‘팀 킴’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로 출렁댔다. ‘영미 매직’, ‘TEAM KIM TEAM KING’과 같은 재치 있는 문구와 국민 유행어 ‘영미야’를 새긴 티셔츠와 선수들 캐리커처도 등장했다. ‘내 맘속에 가드 저장’이라는 플래카드를 든 강윤영(30·여)씨는 “김은정 선수는 냉철하면서도 리더 역할에 출중하고, 김경애 선수는 더블 테이크아웃을 잘해 통쾌하다. 김선영 선수는 막내이지만 뒷받침을 잘하고, 김영미 선수는 듬직하다”며 일일이 장점을 꼽았다. 2500석 규모 경기장엔 2372명이 입장했다. 입장권은 전날 매진됐다. 취소된 입장권을 찾는 시민들로 현장 판매소 앞은 경기 당일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정재현(30)씨는 “소치올림픽 때 처음 컬링을 보고 관심을 갖게 돼 예선 전 결승전 입장권을 예매했다. 부정을 탈까 봐 주변에 알리지도 못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사둔 비트코인이 1만배로 뛴 기분”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경기 막판 짙어진 패색에도 관객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끝까지 팀 킴에 힘을 불어넣었다. 9엔드에서 한국이 굿게임(기권)을 선언하자 관객들은 기립해 박수를 보내며 “잘했어요”, “멋있어요”를 외쳤다. 김남호(28)씨는 “한국 컬링 사상 처음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따는 것을 보니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며 “선수들이 경기 직후 울 땐 덩달아 울컥했다”고 말했다. 외신기자들도 세계적으로 인기 몰이를 하는 ‘팀 킴’의 결승전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SP) 도쿄지국장 애나 파이필드는 트위터에 한국 대표팀의 기자회견 내용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선수들은 오늘 (경기 집중을 위해 선수촌 입촌 때 반납한) 스마트폰을 돌려받을 것이고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자신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노로바이러스는 피했지만 ‘컬링병’에 걸렸다”는 기사를 쓰며 ‘팀 킴’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던 월스트리트저널(SSJ) 서울지국장 조너선 청은 한국의 은메달 획득 사실을 알리며 “컬링의 세계에서 힘의 균형이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방카 방한 일정 “23일 문 대통령과 만찬, 25일 폐막식 참석”

    이방카 방한 일정 “23일 문 대통령과 만찬, 25일 폐막식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이방카가 오는 23일(한국시간) 방한해 3박 4일 간 체류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하고,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미 정부 대표단은 이방카 고문을 비롯해 상원 외교위 소속인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마크 네프 주한미국대사 대리, 쇼나 로복 미국 봅슬레이팀 코치 등으로 구성됐다. 미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하는 이방카 선임고문이 가져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막판 취소로 불발됐을 뿐 펜스 부통령은 방한 당시 북측 대표단과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았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방카 고문은 방한 기간 대부분의 시간을 경기관람, 미국 선수나 관중들과의 소통 등에 할애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2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방카 고문은 방한 기간 북한 정부 인사를 만날 계획이 없으며, 탈북여성들과 만날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평창 이후’ 평화, 대화 분위기 이어가려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이 며칠 남지 않았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의 특사 파견과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조성된 남북 대화와 화해 분위기가 평창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평창 이후 한반도 상황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패럴림픽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올림픽이 막을 내리는 순간 한반도는 다시 대립과 긴장의 현실 앞에 서게 된다. 한·미 군 당국은 올림픽 이후로 연기했던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를 시사했다. 미국은 ‘최대 압박과 관여’라는 기존 입장에 따라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설 공산이 크다.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 건설 중인 실험용 경수로 가동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긴장을 더하는 요인이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큰 상황에서 드러난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북·미 회담이 북한의 취소로 막판에 무산된 사실은 북·미 대화 재개까지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미 백악관 부통령실 관계자들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한국에 왔을 때 북한과의 회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2시간 전 북한의 취소로 불발됐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어제 보도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북한이 이 기회를 잡는 데 실패했다”며 WP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어떤 형식으로든 북·미 대화를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남·북·미 간에 물밑에서 긴박하게 조율했던 북·미 대화가 성사 직전에 무산돼 더욱 안타깝다. 북·미 청와대 회담의 무산 배경과 향후 북·미 간 탐색 차원의 대화에 미칠 영향, 북·미 대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 등을 냉정하게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이 북·미 대화 무산을 이례적으로 확인한 것은 북·미 대화가 불발될 경우 그 책임을 북한에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최대의 압박’ 정책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계산도 했을 수 있다. 치열한 기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야 할 외교전의 시한은 3월 말까지다. 우리 정부 ‘중재 외교’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한 것 말고 핵·미사일 문제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한·미 훈련 재개는 당연하다. 한·미 연합훈련을 북·미 대화 재개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싶겠지만 확고한 원칙을 천명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와 함께 특사 파견을 포함해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고문에게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는 등 전방위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
  • 펜스ㆍ김여정 靑극비회담 北이 제안했다 돌연 취소

    펜스ㆍ김여정 靑극비회담 北이 제안했다 돌연 취소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북·미의 고위급 비밀 회담이 북한의 막판 거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회담 2시간 전 북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펜스 부통령은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었고, 이 만남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북한이 기회를 잡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미 비밀 회담은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에 만남을 원한다는 북한 의중을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들으면서 논의되기 시작했고,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만남의 중개자 역할을 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비핵화’가 북·미 대화의 의제이자 목표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었다”고 강조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펜스 부통령의 방한 전인 지난 2일 이미 북측의 만남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북·미는 개회식 이튿날인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합의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미 만남을 먼저 제안했던 북한이 펜스 부통령의 대북 강경 행보에 불만을 나타내며 만남을 취소한 것으로 기사는 분석했다. 한편 북·미 비밀회담과 관련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재로선 보도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보름 넘게 속끓인 물밑 작전…北, 펜스 강경행보에 발 뺐다

    보름 넘게 속끓인 물밑 작전…北, 펜스 강경행보에 발 뺐다

    美, 지난달 말 北접촉 의사 확인 韓정부, 은밀히 시간ㆍ장소 조율 펜스 방한 후 北 인권문제 목소리 북측도 회담 실익 없다 판단한 듯 일각선 ‘몸값 올리기’ 의도 분석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북·미가 마주 앉는 ‘역사’가 이뤄질 뻔했지만 2시간을 남기고 취소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면에 관심이 쏠린다. 성사됐더라면 몇 시간 새 청와대에서 북·미 회담과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고위급대표단 접견이 이어지는 극적 장면이 연출될 수 있었다.21일 백악관과 청와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출국 2주 전인 지난달 26일쯤 북측이 대화를 원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결정은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내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30분간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 개선의 모멘텀이 지속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펜스 부통령 방한이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간·형식·장소가 확정된 건 펜스 부통령이 방한한 8일 이후다. 정부가 은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속을 끓여야 했다. 펜스 부통령은 도착 뒤 “비핵화는 변화의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 “자국 시민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상가상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숨진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탈북자들과 9일 일정을 소화했다. 정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의 방한 첫날부터 속이 타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에서 펜스 부통령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배정됐지만 펜스 부텅령은 잠시 리셉션장에 들어왔다가 김 상임위원장을 외면했다. 개회식에서 펜스 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바로 앞줄에 앉았지만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북측에선 회담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백두혈통’(김일성 일가)인 김 제1부부장이 나선 회담에서 비핵화 의제를 피하려 했을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과 면담이 성사됐더라도 긴장완화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북측에 트럼프 정부의 강경 입장을 전달하려 했다는 것이다. 북측이 ‘몸값’을 올리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눈여겨볼 대목은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를 적극 추진하는 시점에서 미국이 뒤늦게 ‘흘린’ 까닭이다. 펜스 부통령의 평창 행보에 대한 미국 언론의 비판 보도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대화를 하려고 했지만 북한이 ‘판’을 엎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최대의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핵 문제가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한·미 통상 갈등마저 고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때 미국 대표단으로 방한(23~26일)하면서 갖고 올 메시지도 주목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펜스-김여정 청와대 회담, 북한이 먼저 제의→포기 왜?

    펜스-김여정 청와대 회담, 북한이 먼저 제의→포기 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미국과 북한의 회담이 비밀리에 성사됐으나 북한 측이 회담 직전 이를 취소해 불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WP는 펜스 부통령실,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평창 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지난 10일 회담을 할 계획이었으나 회담 2시간 전 북측에서 이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북측이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 그와 만남을 원한다는 얘기를 중앙정보국(CIA)이 듣고서 회담 논의가 시작됐다고 전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이를 중재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 성명을 인용해 이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WP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미 지난 5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 북측의 초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이 8일 서울에 도착하기 전까지 회담 장소와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어 양측은 올림픽 개막식 이튿날인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회담에 한국 정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청와대는 양측의 보안 요청을 받아들여 중립적인 회담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당시 백악관에서는 소수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9일 백악관 집무실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회담에는 미국측에서 펜스 부통령,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표, 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하기로 했다.북측에서는 김여정과 김영남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담은 만남 2시간 전 북측에서 취소 통보를 해오면서 결국 불발됐다. WP는 펜스 부통령이 9일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고,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 전개 등 압박 캠페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온 시점에 회담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펜스 부통령은 이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었고, 이 만남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할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북한이 이 기회를 잡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총기 참사 여파로… 방탄 백팩 ‘불티’

    美 총기 참사 여파로… 방탄 백팩 ‘불티’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난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방탄섬유 ‘케블러’로 만들어진 백팩 ‘불릿블로커’(총알막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미 연예매체 TMZ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참사 이튿날에만 평소보다 30% 많은 500개 정도가 팔렸다. 제조사에 따르면 이 백팩은 9㎜ 권총의 탄환을 막을 수 있다. 가격은 제품별로 200~500달러(약 21만~53만원) 선. 한편 워싱턴포스트 등이 참사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6%는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불릿블로커 홈페이지 캡처
  • [씨줄날줄] 포스트 콜럼바인세대/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포스트 콜럼바인세대/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당신들 조의와 기도에 넌덜머리가 난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라.”지난 14일(현지시간) 학생 등 17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고등학교 총격 사건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이 연일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고교의 학생들은 슬픔에 빠져 있기보다 집회에 참석하고 시사 프로그램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성세대에 얼마나 더 많은 어린 생명이 희생돼야 총기규제를 강화할 것이냐며 절규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설 연휴와 평창올림픽에 묻혀 국내에서는 크게 이목을 끌지 못했다. 15일 총격 사건과 함께 매년 미국에서 총기 사고로 3만명 이상이 숨진다는 뉴스에 “또야”, “미국에서는 무서워 학교에 못 보내겠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만큼 우리도 미국의 학교 총격 사건에 본의 아니게 ‘익숙’해졌다. 그런데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번에는 기존의 사건들 때와는 다르다며 주목하고 있다. 주목하는 이유의 중심에 ‘포스트 콜럼바인세대’가 있다. 포스트 콜럼바인세대는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 콜럼바인고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태어나 유치원 때부터 학교에서 총격 사건 대피훈련인 ‘코드 레드’가 몸에 배어 있고, 방탄 백팩에 익숙하다. 부모·교사·친구들과 총기 위협과 대피 방법에 대해 서슴없이 얘기한다. 또 총격 사건으로 수백명이 희생돼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자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년간 170여개 학교에서 15만여명이 총격 사건을 경험했다. 이들은 조용히 슬퍼하기보다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언론 인터뷰는 물론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를 통해 끔찍한 경험을 공유하며 행동에 나선다. 플로리다의 고교생들도 다음달 24일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을 갖고 정치인들에게 행동을 촉구한다. 콜롬바인 사건 20주기인 4월 20일 전국의 학교들에서 평화 집회를 하자는 계획이 트워터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들은 투표권은 없지만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11월 중간선거 등 선거에서 총기규제를 제대로 할 정치인을 뽑자는 운동도 펼쳐 나갈 계획이란다. “맥주 사고 자동차를 빌리려 해도 나이 제한이 있는데, 18~19세면 합법적으로 총을 살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이들의 주장에 얼마나 많은 어른들이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정치인들이 이들의 주장에 긴장해 당장 총기규제 강화에 나서는 일은 없겠지만 변화의 단초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kmkim@seoul.co.kr
  • [월드피플+]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6살 소녀의 당돌한 요구

    [월드피플+]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6살 소녀의 당돌한 요구

    아일랜드에 사는 6살 소녀가 미 항공우주국(NASA)에 보낸 편지와 답장에 대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 등 영미권 언론들은 카라 루시 오코너(6)가 대서양 건너 NASA에 보낸 편지에 얽힌 흥미로운 사연을 보도했다. 초등학생인 카라는 평소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고 미래에 우주비행사가 되고싶은 꿈을 가졌다. 그런 소녀에게 이해하기 힘든 '어른'들의 결정은 다름아닌 명왕성의 행성지위 박탈이다. 카라는 지난해 4월 NASA에 보낸 편지에 "나는 명왕성이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같은 행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명왕성은 지구에 의해 쓰레기통에 넣어지는 무서운 짓을 당했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된 것을 고쳐달라"면서 "미래에 나도 NASA에서 일하거나 우주비행사가 되고싶다"고 덧붙였다. 소녀의 당돌한 요구에 놀랍게도 NASA가 응답했다.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 칼리 호웻 박사는 "명왕성이 행성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면서 "명왕성은 정말 중요한 곳으로 아마도 명왕성은 지구인이 무엇이라 부르던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NASA의 행성과학부문장 제임스 그린도 답장을 통해 "명왕성이 정말 멋진 곳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나에게 있어서 명왕성이 행성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명왕성은 계속 연구할만한 가치가 높은 매혹적인 곳"이라고 적었다. 이어 "공부 열심히 해서 장차 NASA에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카라의 명왕성 복권 요구는 NASA가 들어줄 수 없는 사항이다. 그러나 어린 소녀의 당돌한 요구와 이에 눈높이를 맞춘 과학자들의 답변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은 사실. 명왕성이 강등된 것은 지난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였다. 당시 400여명의 과학자들은 투표를 통해 행성의 기준을 바꿨다. 이날 새롭게 정립된 행성의 기준은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球·sphere)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공전궤도 상에 있는 자신보다 작은 이웃 천체를 깨끗히 청소해야 할 만큼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것. 주위 위성 카론에 휘둘리던 명왕성은 이중 세 번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강등됐다. 공식 이름은 외우기도 힘든 ‘134340 플루토’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서 빠져 지금 태양계의 행성은 모두 8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국방비 늘리고 복지 줄이고…美 1600조원 인프라 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대선공약인 1조 5000억 달러(약 1627조원)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방정부의 재정은 2000억 달러만 투입하고 나머지 비용은 지방 정부와 민간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 예산은 늘리고 복지 예산은 대폭 삭감하기로 하는 등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작은 정부’ 기조와 보수주의 이념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4조 4000억 달러(약 4770조원) 규모의 2019년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 예산안을 공개했다. 전체 국가안보 예산 7160억 달러 가운데 국방부 예산은 6861억 달러로, 이는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임시 예산안 6118억 달러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핵 억지력 예산에 240억 달러, 미사일방어 예산에 129억 달러를 각각 요청했다. 미사일방어 예산은 북핵과 탄도미사일 등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예산안에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을 현재의 44기에서 64기로 늘린다. AP통신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경 및 보안 관련 부문에는 230억 달러가 투입되며 이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비용인 180억 달러도 포함됐다. 반면 보건·복지 관련 예산은 전년도보다 21%나 줄어든 1800억 달러에 불과했다. 빈곤층 지원 예산과 정신건강 등과 관련된 예산이 각각 40억 달러와 6억 1800만 달러가 축소돼 153억 달러, 35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10년 동안 1조 5000억 달러를 미국 내 도로, 교량, 공항, 병원 등 노후 인프라 개선에 투자해 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방정부의 재정은 ‘마중물’ 수준의 2000억 달러만 투입하고 나머지 1조 3000억 달러는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 주 정부의 투자 등으로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연방정부 재정 가운데 1000억 달러는 주 정부의 자금 조달을 위한 인센티브(매칭펀드)로 쓰고, 500억 달러는 주지사가 재량으로 결정하는 시골 지역 사업의 보조금 용도로 지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계획은 미국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들고 미국인들이 세계 최고의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삶을 건설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재원 마련을 위해 국제공항 등 연방정부의 자산을 주 정부나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연방정부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기업과 부유한 개발자들에게 또 하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면 결국 도로통행료 인상 등으로 서민에게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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