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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한국전 기념공원 추모 벽에 전사자 4만 3000명 이름 새긴다

    美 한국전 기념공원 추모 벽에 전사자 4만 3000명 이름 새긴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1950년 7월 경남 하동 전투에 나섰던 육군 이등병 존 아론 주니어는 매복한 북한군에 발견, 전사해 1년 뒤 주검으로 고향인 조지아주로 돌아왔다. 녹색 전투복을 입은 미군은 이 전투에서 300명이 사망했고, 100여명이 북한군에 생포됐지만, 이들을 포함해 수많은 전사자의 이름은 기억 속에 묻혔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4만 3000여명의 이름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 새겨 추모하는 사업이 향후 18개월에 걸쳐 진행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 전사자 3만 6574명과 한국군 카투사 전사자 7000여명의 명부는 한국전 기념공원의 외곽을 원형으로 둘러 화강암으로 조성하는 ‘추모의 벽’에 새겨진다. 아론은 알파벳 순에 따라 첫 번째에 들어간다. 기념공원은 1995년 7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판초 우의를 입고 정찰하는 19명의 미군 조각상’을 헌정한 지 26년 만에 새 단장을 하는 것이다. 이번 추모 사업은 미국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이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참전비와 달리 한국전 기념비에는 전사자 이름이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16년 10월 미 의회가 추모의 벽 건립법을 통과시켰고, 한국 국회에서도 같은 해 11월 건립지원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총사업비는 2200만 달러(약 249억원)로 한국 및 미국 국민의 기부와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충당된다. 제임스 피셔 KWVMF 전무이사는 WP에 “현재 약 50만명의 한국전 참전용사가 살아 있지만 매일 600명씩 세상을 떠난다”며 “(이들은) 90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일을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전 때 대위로 참전해 수류탄에 다리 한쪽과 팔을 잃은 윌리엄 웨버(95) KWVMF 명예 이사장은 “한국전쟁은 전면전이었음에도 슬프게도 미국 역사에서 거의 잊히고 있다”며 이번 전사자 명부 조각 작업에 대해 “희생에 대한 실체를 부여한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흐뭇해”…흑인 폭행 뒤 ‘조롱 메시지’ 보낸 美 백인 경찰

    “흐뭇해”…흑인 폭행 뒤 ‘조롱 메시지’ 보낸 美 백인 경찰

    미국 백인 경찰이 항복 의사를 밝힌 흑인 남성을 구타한 뒤 동료들에게 이를 자랑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밝혀졌다. ‘숨을 쉴 수 없다’는 호소에도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또 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루이지애나 경찰들은 교통법을 위반한 흑인 남성 안토니오 해리스(29)에게 차에서 내릴 것을 지시했다. 해리스는 차에서 잠시 내렸다가 다시 차를 타고 도주했고, 경찰은 시속 240㎞의 고속 추격전을 시작했다. 당시 경찰은 추격전 시 사용하는 ‘바퀴의 공기를 빼는 장치’를 이용했고, 해리스의 차를 도로가 배수로에 빠지게 만들었다. 결국 해리스는 차에서 내려 즉시 항복한 뒤 팔과 다리를 벌리고 바닥에 엎드리는 등 추가적인 저항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백인 경찰 제이콥 브라운(30)과 그의 동료들은 항복한 흑인 남성 해리스에게 폭력을 가했다.해당 사건으로 기소된 경찰 브라운에 대한 조사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 재판에서는 그가 저항하지 않는 흑인 남성을 폭행한 뒤 “(체포한 흑인 남성이) 내일은 확실히 아플 것”, “우리가 그 젊은 친구를 교육시켜줄 수 있어 흐뭇하다”, “그는 오랫동안 악몽을 꾸게 될 것” 등 조롱 섞인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보낸 사실이 공개됐다. 또 브라운과 동료 백인 경찰들은 흑인 남성을 비웃으며 폭행을 자랑하는 모습을 담은 바디캠 자료가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 문제의 경찰은 총 14번 차례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폭행을 당한 흑인 남성을 비웃고 즐거워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루이지애나주 경찰청은 내부조사를 통해 “당시 체포된 흑인 남성 해리스는 체포에 저항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기소된 백인 경찰은 지난 10일 사임 의사를 밝혔고, 현장에 함께 있던 동료 경찰들은 내부조사를 받은 뒤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력으로 인해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에 대한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무릎으로 목을 짓누르는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은 시 당국으로부터 2700만 달러(한화 약 307억 원)의 배상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인 전 경찰관 데릭 쇼빈의 변호인은 합의금 지급이 배심원의 판단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재판 일정 연기 및 재판 장소를 변경을 요청한 상황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외교안보 ‘투톱’ 방한 4대 관전포인트

    美외교안보 ‘투톱’ 방한 4대 관전포인트

    지난 1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무·국방부 장관이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두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한미일 협력, 대중 견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에 대한 구상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17일 방한, 각각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한 뒤 다음날 약 4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진행한다. 2+2회의 직후엔 한미가 지난 10일 타결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합의문에 가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막바지 검토 작업 중인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을 한국에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대북 정책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두 장관은 북한을 향해선 비핵화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14일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바이든 정부의 접촉 시도는 ‘대립 격화 회피의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15~16일 일본을 방문한 후 한국에 오는 두 장관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14일 “어떤 관계도 일본과 한국 간 관계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며 “북한 비핵화를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서 3자 협력을 재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을 원칙적 수준에서 제기하되 양국에 관계 개선을 섣불리 압박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미국은 한일 관계에서 일방의 편을 들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관계 개선을 밀어붙이면 한국 정부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장관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쿼드 4개국 정상회의 직후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쿼드 정상들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첫 정상회의를 마친 다음날 워싱턴포스트(WP) 공동기고문에서 “쿼드는 공동의 비전 증진과 평화·번영 보장에 헌신하는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의 유연한 그룹”이라며 쿼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 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5G에서 중국 업체의 배제,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등 구체적인 중국 견제 조치들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타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에서는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검증하기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문재인 정부의 목표인 전작권 조기 전환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제 홍콩은 우리 뜻대로” 서구세계와의 장기전 나선 中

    “이제 홍콩은 우리 뜻대로” 서구세계와의 장기전 나선 中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마지막 날 홍콩 통제 강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뒤 ‘서구세계와의 장기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 위협에도 5월까지 홍콩 선거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모습이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유일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72)은 전날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 작업을 5월까지 마무리하고자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조만간 구체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탐 위원은 “중국 정부는 이번 개편이 국제사회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양회 마지막 날인 11일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입법회(국회 격)에서 직능대표(비례대표) 수를 늘려 선출직 의원 비율을 낮추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가운데 구의원 몫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해 홍콩 기본법에 부속서를 삽입하면 홍콩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한다.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개편 때와 같은 절차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선거제를 바꾸려는 것은 올 하반기부터 홍콩의 운명을 바꿀 선거가 잇따라 열려서다. 9월에는 입법회 선거가 예정돼 있고, 내년 3월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한다. 중간에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입법회 선거부터 새 법을 적용해 정계에서 범민주 진영을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선거 입후보자는 베이징이 설치하는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에서 사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선출직 의석 수도 줄어든다. 이번 기회에 ‘무능한 친중파’도 함께 분쇄하려는 의도다. 행정장관 임명을 위한 선거인단(1200명) 제도도 고쳐 구의원 몫(117명)을 폐지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대체한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쏟아내며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이 스스로 약속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어기고 홍콩 민주주의를 도려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홍콩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에 ‘(공격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홍콩 선거제 개혁으로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 금융 제재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은 굴하지 않고 이들과의 ‘긴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대의 조슈아 웡에서 80대의 리추밍 전 민주당 주석까지 거의 모든 시위 참여 인사가 구금됐다”면서 “중국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모으려면 좀더 창의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17일 美 국무·국방장관 방한… 4대 관전 포인트

    17일 美 국무·국방장관 방한… 4대 관전 포인트

    지난 1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무·국방부 장관이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두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한미일 협력, 대중 견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에 대한 구상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17일 방한, 각각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한 뒤 다음 날 약 4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진행한다. 두 장관은 막바지 검토 작업 중인 것으로 보이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을 한국에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성 김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대행은 지난 12일 “수주 내 검토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북 정책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두 장관은 북한을 향해선 비핵화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14일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를 인용, 미국의 접촉 시도는 ‘대립 격화 회피의 목적’이며 한국과 일본 등에 북한의 위협이 증대하고 있다는 인식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15~16일 일본을 방문한 후 한국에 오는 두 장관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14일 “어떤 관계도 일본과 한국 간 관계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며 “북한 비핵화를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서 3자 협력을 재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을 원칙적 수준에서 제기하되, 양국에 관계 개선을 섣불리 압박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미국은 한일관계에서 일방의 편을 들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관계 개선을 밀어붙이면 한국 정부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장관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쿼드 4개국 정상회의 직후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쿼드 정상들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첫 정상회의를 마친 다음 날 워싱턴포스트(WP) 공동기고문에서 “쿼드는 공동의 비전 증진과 평화·번영 보장에 헌신하는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의 유연한 그룹”이라며 “우리는 이런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과 협력할 기회를 환영하고 추구할 것”이라며 쿼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놨다. 두 장관이 한국에 쿼드 정상회의의 성과를 공유하고 쿼드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려 할 수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5G에서 중국 업체의 배제,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등 구체적인 중국 견제 조치들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타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 현안 중 하나인 전작권 전환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에서는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검증하기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문재인 정부의 목표인 전작권 조기 전환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하반기 훈련에서 FOC 평가를 한 뒤 전작권 전환의 시기를 특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은 전환 조건을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며 전환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지친 마음 위로한 첼로 선율… 요요마의 ‘작은 연주회’

    지친 마음 위로한 첼로 선율… 요요마의 ‘작은 연주회’

    지난 13일(현지시간)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이 한창이던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의 버크셔 커뮤니티 칼리지 체육관에서는 아름다운 첼로 선율이 울려 퍼졌다. 연주의 주인공은 세계적 첼리스트 요요마(65). 요요마는 이날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작은 연주회’를 열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요요마는 이날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15분 동안 대기하면서 연주를 했다. 그가 연주한 곡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1번 프렐류드와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요요마는 “뭔가를 돌려주고 싶었다”며 연주를 결심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요요마도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에 손을 올리며 화답했다. 현장 책임자인 레슬리 드래거는 “약간의 음악만으로도 건물 전체가 얼마나 평화로워졌는지 아주 이상한 기분이었다”며 감동을 전했다. 요요마에게 백신을 놔준 힐러리 바샤라는 요요마가 백신을 맞고 나더니 연주를 해도 되는지 물었다면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정말 치유가 되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버크셔 커뮤니티 칼리지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요요마의 사진과 영상을 전했다. 요요마는 1년 전에도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2악장을 첼로로 연주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을 격려하기 위해 피아니스트 엠마누엘 액스와 함께 트럭에 올라 병원들을 돌아다니며 연주를 하기도 했다. 그의 연주는 “진정한 예술가의 재능기부”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中 거명은 안 한 反中협의체… 美·日·印·濠 ‘쿼드 동상사몽’

    中 거명은 안 한 反中협의체… 美·日·印·濠 ‘쿼드 동상사몽’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가장 큰 목적으로 출범한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 ‘쿼드’(4자라는 뜻)의 정상회의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4명의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쿼드의 최우선 존재 이유인 중국에 대한 견제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화상으로 이뤄진 이번 만남은 정상회의의 첫 단추를 꿰었다는 의미와 함께 참가국별로 지향점이 다른 현실을 그대로 내보이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정상회의 후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인도·태평양 등의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된 규칙 기반의 질서를 촉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해양 질서에 대한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양안전 보장을 포함한 협력을 촉진한다”고 언급하는 데 그치고 ‘중국’이란 이름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들은 13일 자신들의 명의로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기고에서도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첫 쿼드 공동성명은) 부상하는 중국을 강하게 의식한 내용이지만 ‘대중 포위망’ 구축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인도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 거명을 피하는 형태가 됐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에는 일본의 노림수가 있고 다른 나라에는 다른 나라의 노림수가 있다. ”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하며 서로 다른 셈법을 가진 4개국 ‘동상이몽’의 현실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중 포위망으로 쿼드가 비치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기자회견에서 “쿼드는 군사동맹이 아니다. 새로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쿼드라는 협의체가 2007년 당시 아베 신조 총리(1차 집권)가 처음 제안했던 틀임을 내세워 ‘원조’로서 주도권 확보에 욕심을 내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번 정상회의를 놓고 “(우리 외교의) 역사적 쾌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당초 의도대로 센카쿠 열도 갈등을 포함한 중국의 해양 진출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동맹’ 원칙에 따라 처음부터 이번 정상회의에 소극적이었던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가 쿼드 때문에 결정적으로 틀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분쟁은 지속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4개국 가운데 중국에 가장 강경한 입장이다. 중국이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지만 남중국해 군사 활동 확대, 코로나19 발원지 조사 등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국내 반중 여론이 고조돼 있다. 4개국 정상들은 연내 대면회의 개최를 포함해 앞으로 연간 최소 1회씩은 만나기로 했지만, 서로 처한 상황들이 제각각이어서 ‘중국 견제’에서 공동보조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中 거명은 안 한 反中협의체… 美·日·印·濠 ‘쿼드 동상사몽’

    中 거명은 안 한 反中협의체… 美·日·印·濠 ‘쿼드 동상사몽’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가장 큰 목적으로 출범한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 ‘쿼드’(4자라는 뜻)의 정상회의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4명의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쿼드의 최우선 존재 이유인 중국에 대한 견제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화상으로 이뤄진 이번 만남은 정상회의의 첫 단추를 꿰었다는 의미와 함께 참가국별로 지향점이 다른 현실을 그대로 내보이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정상회의 후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인도·태평양 등의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된 규칙 기반의 질서를 촉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해양 질서에 대한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양안전 보장을 포함한 협력을 촉진한다”고 언급하는 데 그치고 ‘중국’이란 이름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들은 13일 자신들의 명의로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기고에서도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첫 쿼드 공동성명은) 부상하는 중국을 강하게 의식한 내용이지만 ‘대중 포위망’ 구축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인도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 거명을 피하는 형태가 됐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에는 일본의 노림수가 있고 다른 나라에는 다른 나라의 노림수가 있다. ”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하며 서로 다른 셈법을 가진 4개국 ‘동상이몽’의 현실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중 포위망으로 쿼드가 비치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기자회견에서 “쿼드는 군사동맹이 아니다. 새로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쿼드라는 협의체가 2007년 당시 아베 신조 총리(1차 집권)가 처음 제안했던 틀임을 내세워 ‘원조’로서 주도권 확보에 욕심을 내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번 정상회의를 놓고 “(우리 외교의) 역사적 쾌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당초 의도대로 센카쿠 열도 갈등을 포함한 중국의 해양 진출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동맹’ 원칙에 따라 처음부터 이번 정상회의에 소극적이었던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가 쿼드 때문에 결정적으로 틀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분쟁은 지속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4개국 가운데 중국에 가장 강경한 입장이다. 중국이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지만 남중국해 군사 활동 확대, 코로나19 발원지 조사 등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국내 반중 여론이 고조돼 있다. 4개국 정상들은 연내 대면회의 개최를 포함해 앞으로 연간 최소 1회씩은 만나기로 했지만, 서로 처한 상황들이 제각각이어서 ‘중국 견제’에서 공동보조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지난해 테슬라 공장서 코로나 환자 대거 발생한 이유는 머스크 탓”

    “지난해 테슬라 공장서 코로나 환자 대거 발생한 이유는 머스크 탓”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테슬라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몇백 명이나 발생한 이유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당시에 직원들에게 업무 복귀를 무리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언론이 13일(현지시간)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앨러미다카운티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은 당시 정부 관계자들이 적어도 그해 6월까지 가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는데도 그보다 한 달 앞선 5월 조기 재가동을 추진했다.정부의 봉쇄령을 “파시스트”라고 맹비난했던 머스크 CEO는 그해 5월 11일 트위터에 “테슬라는 앨러미다카운티의 규정을 어기고 오늘부터 생산을 재개한다. 난 관계자들과 대화하겠다”면서 “누군가가 체포된다면 나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며칠 뒤 머스크는 앨러미다카운티 보건부에 공장 안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 모두 보고하겠다는 조건으로 공장의 재가동을 허용하기로 당국과 합의했다. 그런데 워싱턴포스트가 정보공개법에 따라 13일 입수한 앨러미다카운티 보건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프리몬트 공장에서 직원 약 45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장에서는 거의 1만 명에 달하는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머스크는 이 공장의 직원들에 관한 처우로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당시 공장을 재개한 뒤 테슬라는 직원들에게 생산라인에 복귀하는데 불쾌함을 느끼면 집에 있어도 된다면서 그렇게 해도 일자리를 잃는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해 6월 두 직원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공장으로 업무 복귀를 하지 않아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두 직원은 상사들과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지만, 인사부 측은 이들 직원은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도 잘 되지 않아 해고 처리했다고 밝혔다. 6명의 또 다른 공장 직원은 시설의 안전하지 않은 작업 환경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었다. 인터뷰에 나선 이들 직원 중 일부는 언론과 대화할 권한이 없어 직위 상실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 노동자는 테슬라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하는 것은 물론 시설 소독 등 방역 대책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직원들이 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불평했다. 머스크는 줄곧 코로나 유행에 관한 대응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그는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없기에 백신을 접종받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말햇다. 머스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전역에 걸쳐 시행된 봉쇄 조치는 중대한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봉쇄령은 합리성이 뒷전이 되는 뜨거운 문제”라면서 “본질적으로 올바른 일은 온 나라를 위해 봉쇄령을 내리지 않고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격리 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더 큰 이익이 무엇인지 더 잘 평가했어야 했고 봉쇄령은 해결책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은 지난달 22~23일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품 부족 현상 때문에 인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바이든, 2100조원 부양법안 서명…“미국인들에게 싸울 기회 줄 것”

    바이든, 2100조원 부양법안 서명…“미국인들에게 싸울 기회 줄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부양법안에 11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바이든은 당초 서명 예정일보다 하루 앞둔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서명식을 열었다. 법안에 서명하면서 바이든은 “이 역사적인 입법이 나라의 근간을 재건하고 이 나라 사람들, 노동자, 중산층, 국가를 건설한 사람들에게 싸울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싸울 기회’(A Fighting Chance)는 민주당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급진좌파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자서전 제목이기도 하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법안이 예상보다 빨리 백악관에 도착해 서명일도 앞당겨 졌다고 전하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고 싶다”고 트윗으로 전했다. 그는 또 바이든이 12일 의회 지도자들과 별도의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구조 계획법’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법은 약 85%에 해당하는 미국 가정에 1인당 최고 1400달러(약 160만원)의 현금을 주고, 주당 300달러 실업급여 지급을 9월까지 연장하고, 자녀 1인당 세액 공제를 최대 3600달러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막판 1인당 최고 600달러씩 현금 지급 법안이 통과된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 미국 가구는 1인당 최고 2000달러의 지원을 받게 된다. 막대한 현금이 일시에 풀리며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주부터 정부의 코로나19 구제책 대국민 선전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질 바이든 여사가 15일 뉴저지주 벌링턴을,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근처 델라웨어 카운티를 방문한다.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15~16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콜로라도주 덴버를 찾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바이든 서명만 남은 코로나 부양법안… 美 ‘작은 정부’ 역할 40년 만에 마침표

    미국 하원이 10일(현지시간) 1조 9000억 달러(약 216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부양 법안을 가결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게 됐다. 막대한 지원액에 국가 개입을 최소화하던 ‘레이거니즘’이 40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 상징적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향후 관심사는 이 막대한 자금이 미국을 넘어 세계경제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느냐 여부다. 바이든은 이날 부양 법안의 하원 가결(찬성 220표, 반대 211표) 직후 성명에서 “이제 우리는 국가적인 코로나19 예방접종에 필요한 자원을 갖추고 전진한다. 법안에 따라 미국 가정의 85%가 1400달러(1인당 최대 160만원)를 받게 된다”며 12일 법안에 서명하기로 했다. 바이든은 취임 50일 만에 가구별 현금 지급 외에 실업급여 기간 연장, 자녀 세액공제 확대, 저소득 가구 임대료 지원, 백신 접종·검사 확대, 학교 정상화 지원 등을 추진할 재정 실탄을 쥐게 됐다.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는 바이든의 ‘큰 정부’ 전략은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3년에 취임해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미국 경제를 부활시킨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가디언은 이날 부양책 가결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작은 정부’ 기조가 “40년 만에 끝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 단행됐던 다섯 번의 부양책까지 미국은 여섯 차례에 걸쳐 무려 5조 6000억 달러(약 6370조원)를 쏟아붓는다. 전례 없는 팬데믹 위기를 앞세워 국가채무 급증 같은 우려와 이견은 어렵지 않게 넘어섰다. 특히 부통령으로 몸담았던 오바마 행정부 당시 2009년 금융위기에 적극 대응코자 했지만, 1조 달러도 안 되는 예산 탓에 회복이 지연됐다는 경험이 부양안을 밀어붙이는 동력이 됐다. 퓨리서치센터가 전날 발표한 설문에서 70%가 부양책을 지지하는 등 우호적인 여론도 바이든의 동력이 됐다.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도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84년 이후 최고치인 6.5%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모건스탠리가 전날 전망을 7.3%로 높였다며 “1951년 한국전쟁 붐 이래 유례없는 폭”이라고 했다. 다만 막대한 재정지출 규모가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가격이 크게 뛰면 외려 빈부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총부양 규모를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27.09%여서 일본(54.9%)보다 낮고 주요국보다 크게 높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조시 립스키 애틀랜틱카운슬 지오이코노믹스 센터장은 “다른 국가들이 미국식 부양책에 동조하지 않으면 미국은 향후 저성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반면 바이든이 다른 국가들을 규합해 재정 화력을 투입하면 세계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등교 한 달 새 학교서 21명 숨져… 코로나에 무너진 브라질

    전 세계에서 백신 공급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줄이고 있지만, 브라질에서는 예외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가는 국경을 넘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6만 8000여명으로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다. 누적 확진자는 1112만 5017명에 이른다. 사실상 국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WP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혼돈의 리더십이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국가를 코로나에 대한 부정적인 자세, 사회 정치적 분열, 무관심, 쾌락주의, 돌팔이 의술에 굴복시켰다”고 꼬집었다. 브라질에서는 입원 환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병상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 연계 연구기관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Fiocruz)은 전국 27개 주의 주도 중 25개의 공공의료시설 병상 점유율이 80% 이상이라며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환자들은 병상을 찾아 다른 주까지 수백킬로미터씩 이동하고, 병원에선 산소 호흡기가 없어 간호사들이 수동으로 인공호흡하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데도 등교수업이 이뤄지면서 교사와 학생 중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다. 상파울루주 교육 당국의 집계를 보면 각급 학교 등교수업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교사와 학생 4000여명이 확진됐고,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미국을 포함한 24개국으로 퍼졌다. 전문가들은 발병이 통제되지 않은 지역사회에선 치명적인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브라질의 상황은 다른 지역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틴아메리카 전체, 나아가 그 너머에 대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날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며 “브라질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브라질은 올해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4250만회분의 백신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 물량으로는 단기간에 접종률을 높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 바이든호 상원 인준, 연이은 ‘막말’ 논란

    美 바이든호 상원 인준, 연이은 ‘막말’ 논란

    각종 막말로 첫 낙마한 니라 탠든에 이어굽타 법무부 부차관도 과거 언사로 논란탠든과 달리 민주당 “공화당 중상모략” 엄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바니타 굽타 법무부 부차관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과거 거친 언사로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각종 막말 전력으로 이미 낙마한 니라 텐든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 때와 달리 공화당의 일방적인 정치적 공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은 9일(현지시간) 이날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굽타에 대해 ‘그간 진보주의에 치우쳐 공화당을 비난했고, 경찰 예산 삭감 등을 옹호했다’며 공격했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의원은 굽타가 지난해 2월 트위터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거론하며 “하원에서 이미 통과된 중요한 민권 법안의 표결을 보류하고는 대신 당파적인 반 낙태 법안과 더 많은 종신 연방법관이라는 두 개의 당파적인 것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잊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에 대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인준을 두고 “지명에서 인준까지 모든 성급한 과정은 불법”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 외 굽타가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를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터무니없는 거짓말’의 사흘 밤이라고 조롱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굽타는 이에 대해 “지난 몇 년간 때로 했던 거친 언사를 후회한다”며 철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사과했다. 다만 “여러분께 요청할 수 있는 것은 내 평생의 기록을 보라는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법무부의 민권담당 부서 책임자로서 이념적 경쟁자들을 화합시킨 기록을 거론했다. 경찰 예산 감축을 옹호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난 경찰 예산 감축을 지지하지 않는다. 사실 법 집행에 더 많은 자원은 물론 몸에 부착한 카메라, 경찰관의 건강 및 안전 프로그램 등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데 내 경력을 바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도 막말에 대해 비판이 나왔던 탠든과 달리 굽타에 대해서는 ‘공화당의 중상모략’이라는 주장이 민주당 내 대체적 기류였다. 허프포스트는 “일부 공화당원들은 굽타의 과거 언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뜻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각국 ‘백신여권’ 속도 내지만… 불평등 극복·재감염 차단이 관건

    각국 ‘백신여권’ 속도 내지만… 불평등 극복·재감염 차단이 관건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자 각국이 ‘백신여권’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백신여권 제도란 감염병 백신을 맞은 이들이 전 세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올여름부터 해외여행을 재개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하지만 백신을 맞지 못한 이들이 차별을 받을 수 있고, 접종 효과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우려도 크다. 9일 환구시보는 “중국 외교부가 해외여행용 백신여권 애플리케이션(앱) ‘국제여행 건강증명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과 백신 접종을 상호 인증해 입출국 시 격리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홍콩과 마카오에 시범 도입해 본토 입국 시 격리(14일)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과도 백신여권 채택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관광국가인 태국도 다음달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는 입국자의 경우 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한다. 태국은 2019년만 해도 해외여행객이 4000만명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감염병 확산 여파로 670만명에 머물렀다. 태국은 백신여권을 통해 2023년 외국인 관광객을 3000만명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백신 접종을 개시한 유럽 지역에서 상당수 국가가 백신여권 발급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그리스와 스페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출입국 제한을 없애자”고 주장한다. 백신여권에 회의적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달 25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뒤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여름 전에는 회원국 국민들이 백신여권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여권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 세계 인구의 5%도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 접종을 마친 이들에게만 ‘여행의 자유’를 주는 것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가 국민의 백신 접종 여부를 모두 파악해 ‘빅브러더’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백신여권의 모델로 거론되는 중국 코로나19 앱 ‘젠캉바오’는 지방정부가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현재 허가된 백신의 접종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아직 모른다. (백신여권 허가 시) 선진국 국민에게만 혜택이 갈 수 있어 불공정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앨리슨 톰슨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조만간 대부분 나라에서 백신여권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WHO 등의 반대에도) 결국 각국 의회가 (도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 정부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과학적인 근거와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해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경기부양법 서명·백신 독려…“가능한 빨리” 사활 건 바이든

    경기부양법 서명·백신 독려…“가능한 빨리” 사활 건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상원을 통과한 1조9천억 달러(한화 2100조원) 규모 경기부양법안이 책상에 올라오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재향군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는 보훈처 의료시설을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이 전했다. 상원은 지난 6일 경기부양법안을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통과시켰다. 지난달 27일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15달러로의 최저임금 인상, 개인당 현금 지급 자격기준 강화 등의 수정을 가해 가결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하원은 다시 별도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르면 9일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업급여 지급이 만료되는 3월 14일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의 책상에 상·하원을 통과한 부양법안을 올려둔다는 게 민주당의 목표다. 경기부양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서명을 거치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입법을 통해 거두게 되는 첫 중대 성취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개인당 1400달러 현금 지급을 포함한 1조9000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안을 제시한 바 있다.대유행 선언 1년… 첫 대국민연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코로나19 관련 일정을 연달아 잡고 있다. 이날 보훈처 의료시설을 방문한 데 이어 목요일인 11일 저녁 시청자가 몰리는 황금시간대를 택해 첫 대국민연설을 할 계획인데 코로나19 대응이 주제다. 이날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선언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미국민의 많은 희생과 미 전역의 지역사회 및 가족이 겪은 엄청난 손실에 대해 말할 것”이라며 “또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대한 미국인들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앞날을 내다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키 대변인은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신뢰도)을 훼손하려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관련된 시도에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잘 알고 있고, 감시하고 있으며,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료시설 방문 중에는 “전국적으로 잘하고 있다. 1억 회분 접종에 꽤 곧 도달할 것이지만 위험에 처한 주민들에게 더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했다. 취임 100일 이내에 1억회분 접종을 한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다. 한편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2970여만 명, 누적 사망자는 53만7000여 명으로 폭증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단 1표 차… 美상원 2145조원 ‘코로나 구제법안’ 통과

    단 1표 차… 美상원 2145조원 ‘코로나 구제법안’ 통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1조 9000억 달러(약 2145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구제법안이 미 상원을 통과했다. 1300만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킬 비책이지만 향후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의 조직적 반대가 표출된 법안 처리 과정은 바이든에게 통합정치 구현 및 당내 갈등 해결이라는 정치적 숙제를 안겼다. 상원은 전날부터 25시간에 걸친 밤샘 논의 끝에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된 코로나19 구제법안을 일부 수정해 찬성 50표·반대 49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했고, 공화당은 장인 장례식으로 불참한 댄 설리번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수정 법안은 하원에서 다시 통과돼야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이어서 무난하게 가결될 전망이다. 하원은 9일 열리며, 바이든은 오는 14일까지 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제법안에 따르면 연간 8만 달러(약 9000만원) 미만 소득자거나 연간 소득이 16만 달러(약 1억 8000만원)에 못 미치는 가구는 성인 1인당 1400달러(약 158만원)를 받는다. 현금 수령 자격은 하원안(개인소득 10만 달러·가구소득 20만 달러 미만)보다 강화됐지만, 자격에 해당되면 지난해 12월 통과됐던 지원금(1인당 600달러)을 더해 1인당 총 2000달러(약 226만원)로 대폭 상승한 지원금을 받게 된다고 CNN이 전했다. 수혜 대상은 미국 가정의 85%다. 실업급여는 주 400달러(하원안)에서 300달러로 낮췄지만, 지급 기한을 오는 8월 29일에서 9월 6일까지로 연장했다. 주 정부 및 지방 정부를 위한 지원금으로 3500억 달러를, 학교 정상화에 1300억 달러를 배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컬럼비아대 분석을 인용해 “빈곤층의 3분의1인 1300만명이 가난에서 구제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고, 너무 관대한 지원에 실업자를 일터로 복귀시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구제법안을 평가했다. 정치적으로는 백악관·상원·하원을 거머쥔 민주당이 위력으로 이번 법안을 처리하면서 공화당의 적대감을 키운 측면이 지적됐다. 상원의 경우 대부분 법안의 정족수가 60표여서 상원의 절반인 50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향후 고전할 수 있다. 또 민주당 내 극좌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추진했던 연방 최저임금 인상안(7.25→15달러)에 대해 전날 온건파인 조 맨친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되면서 당내 갈등구도도 노출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호텔로 부르고 “키스해도 되냐”…쿠오모 추악한 민낯

    호텔로 부르고 “키스해도 되냐”…쿠오모 추악한 민낯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여직원들을 성적으로 희롱하고 남성 직원들에게도 강압적 언사를 사용하는 등 성적, 업무적 괴롭힘(harassment)을 자행했다는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성희롱 및 성학대 피해자는 보좌관이었던 린지 보일런(36), 비서였던 샬럿 베넷(25)에 더해 리스, 힌튼까지 참모 출신 인사 4명과 일반인 애나 러치(33) 등 총 5명으로 늘어났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쿠오모 주지사의 전현직 참모들을 인터뷰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전 언론 참모였던 캐런 힌튼이라는 여성은 쿠오모 주지사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었던 지난 2000년 12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 업무 행사가 끝난 뒤 쿠오모 주지사가 호텔방으로 부르더니 포옹을 했다고 주장했다. 힌튼은 ‘호텔방으로 잠시 올라오라’는 쿠오모의 전화를 받고 처음엔 업무차 부른 것으로 생각했지만 방에 도착해서는 조명이 너무 어두워 “순간 의아했다”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소파에 앉아 자신에게 결혼 생활은 어떤지, 남편과는 잘 지내는지 등 사적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고, ‘이상하다’는 느낌에 힌튼이 ‘가보겠다’고 하자 쿠오모 주지사가 다가와 포옹을 했다고 말했다. 힌튼은 “너무 길고 강한 포옹이었다. 단순한 포옹이 아니었다”면서 쿠오모 주지사를 밀어냈지만 그가 다시 끌어당겼고, 이에 또다시 뿌리치고 호텔방을 빠져나왔다고 힌튼은 주장했다. WP는 쿠오모의 전현직 참모들을 인용, 쿠오모 주지사가 남성 직원들에게도 노골적 언어로 질책을 일삼았다고도 보도했다. 애나 리스(35)도 힌튼에 앞서 전직 참모 출신으로는 세번째로 쿠오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리스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13년 쿠오모 주지사의 경제 개발 프로그램 운영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주지사는 그에게 업무와 관련해서는 전혀 물어본 적이 없으며, 오직 사적인 질문, 외모에 관한 언급만 했다고 리스는 주장했다.또 2014년 5월 주지사 사저에서 열린 한 리셥션 행사에 참석했을 때 쿠오모 주지사가 ‘Sweetheart’(애인, 친구, 어린아이 등을 애정을 담아 부르는 말)라고 부르며 다가오더니 두 뺨에 입을 맞추고 손으로 자신의 등을 감싼 뒤 허리를 움켜잡았다고 말했다. 리스는 당시에는 이런 경험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채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고만 했으며, 이 때문에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러치는 2019년 뉴욕에서 열린 친구 결혼식 피로연에서 처음 만난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의 등 아랫부분 맨살에 손을 갖다 대는가 하면 두 손을 그의 뺨에 가져다 대고 키스해도 되겠느냐고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첫번째 폭로에 나섰던 보일런은 전직 참모 출신 인사 2명의 피해 사실이 추가로 공개되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쿠오모를 향해 “당신 역겨운 괴물 뉴욕 주지사 쿠오모, 물러나라”고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추가 폭로자들의 용기를 높이 사며 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힌튼에 대해서는 “이 나라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 중 하나인 당신의 보스가 당신을 성적으로 학대하기 위해 그의 권력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사연을 용감하게 공유해줘서 고맙다”고 했고, 리스에 대해서도 “매우 자랑스럽다. 용감하다. 우리의 보스인 뉴욕 주지사가 우리를 이런 식으로 대했다는 것은 극도로 파괴적인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행동은 습관적인 것일 뿐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려는 게 아니었다며 사임론을 일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얀마 19세 ‘천사’의 마지막 메시지 “다 잘될 거야”

    미얀마 19세 ‘천사’의 마지막 메시지 “다 잘될 거야”

    가수·댄서 활동… 태권도 챔피언 경력죽음 각오한 듯 페북에 시신 기증 적어하루 최소 38명 숨져… 최악 유혈 사태시민들 SNS서 유엔에 ‘보호책임’ 촉구“죽기 직전까지 옆에 있는 시위자 챙겨”미얀마 군부가 ‘피의 일요일’ 이후에도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강경 진압을 이어 나가면서 지난 3일 하루에만 최소 38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이날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19세 여성이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채 피를 흘리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공유되며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에인절(Angel)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치알 신의 사연을 전하면서 이 문구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가수, 댄서이자 태권도 챔피언이기도 했던 그는 만달레이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그와 함께 시위에 나갔던 미얏 투는 로이터에 “경찰이 총을 쏘자 에인절은 ‘총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총격이 이어지자 시위대는 흩어졌고, 나중에 페이스북에서 그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러진 사진을 보고 사망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한다. 숨진 에인절이 입고 있던 까만색 티셔츠에는 흰 글씨로 ‘다 잘될 거야’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그는 죽음까지 각오한 듯 페이스북에 자신의 혈액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시신을 기증해 달라’는 메시지까지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치알 신과 다른 젊은 시위자들의 죽음은 시민들 사이에서 새로운 폭발을 불러일으켰다”며 “(최루탄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투명 고글을 목에 매달고 도전적인 시선으로 앞을 바라보는 죽기 직전의 그의 모습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고 했다. 시민들은 이어지는 죽음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시위를 열어 군부에 저항하고 있다. 또 SNS에서 유엔에 ‘보호책임’(R2P·Responsibility to Protect)을 촉구하는 게시물 수천 건을 올리고, 국제사회가 군부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가가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반인륜 범죄 등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에 실패할 경우 국제사회가 강제조치를 통해 나서야 한다는 원칙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3월4일 트럼프 재취임?… 일상의 위협이 된 ‘음모론’

    3월4일 트럼프 재취임?… 일상의 위협이 된 ‘음모론’

    극단주의자들 온라인 논의에 의회 경비 강화하원은 4일 회기 취소, 상원은 4일 논의 연기의회난입참사 재연 우려vs실체없는 논의일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다시 대통령으로 취임할 거라는 극단주의자들의 음모론 때문에 워싱턴DC 연방의회에 대한 경비가 크게 강화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미 의회경찰이 3일 성명을 내고 “민병대 그룹이 4일 의사당을 침범하려는 음모를 보여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의회 경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의사당 경비 인력을 늘리고, 의회 직원들에게는 차량 파손을 우려해 도로에 주차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특히 하원은 4일 열려던 회기를 취소하고 3일까지 마무리했으며, 상원은 본래 4일 진행하려던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안 논의를 연기했다.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의 정보에 따르면 극우파 민병대 조직 ‘스리 퍼센터스’(Three Percenters) 회원 등을 포함해 극단주의자들 사이에 ‘3월 4일 트럼프 취임 음모론’ 논의가 증가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3월 4일은 본래 미 의회가 정했던 대통령 취임일이다. 1933년 비준된 수정헌법에 따라 1월 20일로 변경됐다. 즉, 극우주의자들은 과거의 취임식에 다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추대하자는 논의를 벌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 상원 법사위원장은 WP에 “1월 6일에 (의회난입참사를 일으켰던) 사람들이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다시 모이자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FBI가 심각한 내용으로 의원들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의회 난입참사로 7명이 사망하고 의원들이 대피해 겁에 질렸던 것을 감안하면 “우려가 이해된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상춘객 늘고 경기지표 회복… 마스크 벗게 하는 ‘백신의 함정’

    美 상춘객 늘고 경기지표 회복… 마스크 벗게 하는 ‘백신의 함정’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화이자·모더나·존슨앤드존슨 등 백신 3종을 앞세워 오는 5월까지 미국 성인 전체를 맞힐 양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마치 팬데믹(대유행)이 끝난 것처럼 서둘러 방역 단계를 완화하는 주들이 늘면서 보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연설을 하고 “우리는 5월까지 모든 미국 내 성인이 맞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계획이던 7월에서 2개월이 앞당겨진 것이다. 자신의 공약인 100일 이내 1억회분 접종 목표 도달을 확신한다고도 했다. 이런 자신감은 기존의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물량 공급이 이번 주부터 확대되고, 1회만 접종하면 되는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이틀 전에 추가로 긴급 사용 승인되면서 ‘백신 3종’을 활용하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은 백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 머크가 경쟁사인 존슨앤드존슨의 백신을 생산토록 하는 국방물자생산법도 발동했다.‘백신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 6890명으로 지난달 10월 18일(5만 2309명) 이후 135일 만에 최저치였다.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1월 8일(30만 8066명)과 비교하면 17% 수준으로 떨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신을 2회 모두 접종받은 이들은 255만명을 넘어 인구의 7.7%, 한 번 이상 맞은 이들은 15.3%다. 경기도 서서히 풀리는 분위기다. 미국 일일 평균 여행객 수는 지난달 87만 3084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치였다. 대규모 차량호출 업체인 리프트는 지난달 말 차량호출 건수가 코로나19 이후 최대라고 발표했고, 호텔, 크루즈 등의 예약률도 상승세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백신 접종과 함께 집단 면역의 두 축으로 불리는 방역정책을 섣불리 완화하는 주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는 이날 “오는 10일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제를 해제하고, 모든 사업장을 100%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인구 2900만명으로 미국 내 2번째 큰 주가 방역 제한을 완전히 푼 것이다.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도 이날 트위터에 “3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사업장에 대한 규제를 없앤다”며 “코로나19 환자 수는 급감했고, 백신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시간이 됐다”고 썼다. 루이지애나주는 3일부터 종교 행사에 대한 제한을 없애고, 식당의 고객 수용능력을 75%까지 늘린다. 켄터키주는 대부분 사업체의 수용능력을 60%로 늘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대규모 모임 제한을 없앴다. 노스다코타·몬태나·아이오와주 등도 최근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이에 대해 로셸 왈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똑똑히 들어야 한다. (섣부른 방역 해제는) 변종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렵게 얻은 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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