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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권 도전하는 ‘트럼프 앙숙’

    대권 도전하는 ‘트럼프 앙숙’

    유튜브에 ‘예비 선거대책위 출범’ 선언 바이든·샌더스 등 ‘잠룡’들도 참여 전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앙숙’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69) 민주당 상원의원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그가 2020년 대선 출마를 처음으로 공식 선언하면서 민주당 내 차기 대선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평가다. CNN 등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31일(현지시간) 유튜브 등에 올린 4분 30초짜리 영상을 통해 2020년 대선 예비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의 중산층이 공격받고 있다. 우리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느냐”며 “억만장자들과 대기업들은 더 많은 파이를 원했고, 정치인들을 동원해 (그들의 파이를) 더 크게 자르게 했다”고 비판했다. 평소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정치적 소신을 펼쳐 온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가장 격렬하게 반대한 ‘트럼프 저격수’로 꼽힌다. 워런 의원은 2016년 대선에서 ‘열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당내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쌍두마차로 통한다. 파산법 전문가인 그가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넓힌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방의회가 설립한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다.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창설한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특보를 맡아 월가 개혁을 이끌었다. 2012년 매사추세츠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인종·여성 차별적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 후보가 원주민(인디언) 혈통을 주장하는 워런 의원에게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해 논란이 됐다. 워런 의원의 출사표를 계기로 민주당의 다른 ‘잠룡’들도 출마 의사를 속속 밝힐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77) 상원의원, 세대교체의 선두주자인 베토 오루크(46) 하원의원, 커스틴 길리브랜드 뉴욕주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출마 채비를 갖춰 민주당의 대선 레이스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아난티는 어떤 기업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아난티는 어떤 기업

    국내 리조트 전문개발 업체 아난티가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화제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난티는 2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짐 로저스 사외이사 선임 건을 상정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짐 로저스는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큰손 투자자로 꼽힌다. 특히 북한 투자에 대해 여러 차례 관심을 보였다. 아난티는 금강산에 골프리조트를 보유한 유일한 민간 기업이다. 지난 2007년 12월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금강산 아난티 골프 & 온천 리조트’를 완공했다.북한이 현대아산에 빌려준 168만 5000㎡(51만 평) 대지를 50년간 재임대해 18홀 규모의 골프코스를 만들고 프라이빗 온천장까지 겸비한 리조트다. 아난티는 금강산 리조트를 2008년 5월 개관했다. 그러나 두달 뒤 금강산 관광을 갔던 민간인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길이 닫혔고 리조트 운영도 중단됐다. 아난티는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 힘 입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로저스가 처음으로 국내 상장사의 사외이사를 맡기로 한 것도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대북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우석훈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일도 하고 정치도 해야 하는 회사. 사장님에 팀장님, 선배님까지 모시는 회사.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식 ‘직장 갑질’ 현상을 사회과학과 경제의 논리로 분석한다. 저자는 ‘직장 내 위계에 의한 갈등을 줄이고 수평적인 구조를 만드는’ 직장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팀장·젠더·오너 수준의 3가지 틀을 제시한다. 280쪽. 1만 5000원.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황영미 지음, 솔 펴냄) 영화평론가로 알려진 작가가 1992년 등단한 이래 26년간 써 내려온 작품들을 모은 첫 소설집. 표제작 ‘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썼던 소설가 박태원이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의 배경 더블린을 찾아 하루 동안 산책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68쪽. 1만 3000원.조선 엄마의 태교법(정해은 지음, 서해문집 펴냄) 1800년 조선시대 여성이 펴낸 태교 전문서인 ‘태교신기’. 이 책에서는 태교를 여성의 역할로 가두지 않고 남편과 가족의 참여를 역설했다. ‘태교신기’의 관점에서 저자는 태교의 중심이 개인에서 사회와 국가로 이동해야 하며, 고귀한 생명이 안전하게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300쪽. 1만 7000원.길 잃기 안내서(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반비 펴냄) ‘맨스플레인’(man+explain)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페미니스트 미국 소설가가 조언하는 인간의 성장 방식. 저자는 인간의 영혼이 길 잃기를 통해 성숙한다며 상실과 방황을 거쳐야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민자 출신으로서 돌아본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풍경을 그렸다. 300쪽. 1만 7000원.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엘리자베스 워런 지음, 신예경 옮김, 글항아리 펴냄) 미국 민주당 차기 대권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저자가 몰락한 중산층 남녀를 인터뷰했다. 하버드 법대 교수 출신의 파산법 전문가인 저자가 그간 수행해 온 중산층 연구, 정치가로서의 신념과 행보, 개인적인 생애 이야기를 담았다. 508쪽. 1만 9000원.달나라로 간 소신(이낙진 지음, 지식과감성 펴냄) 한국교총이 만드는 한국교육신문의 편집국장인 저자가 써 내려간 ‘알고 보면 소중한 일상 혹은 히스토리’. 기억과 기록으로 풀어 낸 가족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는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쫓아가다 보면 세 잎의 행복은 외면해버리기 일쑤”라며 “이미 행복한 사람들이 신기루 같은 행복을 찾아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한다. 228쪽. 1만 3000원.
  • 워런 버핏, 대구에 6000만 달러 ‘통 큰 투자’

    워런 버핏, 대구에 6000만 달러 ‘통 큰 투자’

    대구지역 대표 외국인투자기업인 대구텍의 모기업 IMC그룹이 6000만 달러(약 700억원)를 투자해 대구에 첨단공구기업(가칭 IMCEndmill) 설립을 추진한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스라엘 테펜에서 5일 오전(현지시간) 제이콥 하파즈 IMC그룹 회장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IMC그룹은 한국에 대구텍과 IMCEndmill 등 2개의 주력 계열사를 보유하게 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2006년과 2013년 두 차례 지분 인수를 통해 IMC그룹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IMC그룹은 1952년 테펜에서 시작해 이스카(이스라엘), 대구텍(한국), 탕갈로이(일본), 잉가솔(미국) 등 전 세계 13개 대표 계열사와 130여개의 자회사를 소유한 세계 2위 절삭공구 생산기업이다. 1998년 IMC그룹은 대한중석을 인수해 대구텍을 설립한 이래 5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대구텍은 현재 종업원 1300여명, 매출액 8000억원이 넘는 국내 최대 절삭공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번 IMC그룹 투자는 기존 계열사에 대한 증액투자가 아니라 신규 계열사 설립 방식이다. IMC그룹 내에서도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 여러 후보지와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대구로 결정됐다. IMC그룹은 대구·경북의 우수한 인력 및 안정적 기업경영 환경, 대구시의 적극적 지원 등에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결정도 이 같은 만족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신규 법인인 IMCEndmill은 대구텍 내 옛 대중금속고 터 약 5만 8253㎡에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에 착공한다. 주력 생산품은 크게 항공기 부품 제조용 고성능 절삭공구와 고강도 공구용 텅스텐 소재이다. 세계 항공산업은 환경규제, 연비 경쟁에 따른 노후 항공기 교체 수요로 2020년까지 연평균 5.6%의 성장세가 전망됨에 따라 항공기 부품용 고성능 공구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IMC그룹은 신규기업 IMC Endmill의 매출을 2020년 300억원으로 시작해 2028년까지 연평균 15.5%의 공격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신규 투자로 IMC그룹은 한국에서 대구텍은 자동차, 선박 등의 부품 가공을 위한 기존 절삭공구에 집중하고, 신규 기업 IMCEndmill은 항공기 부품용 절삭공구에 집중하는 투트랙 생산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권 시장은 “이번 IMC그룹의 신규 투자는 단기적으로 150여명의 신규고용으로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주력산업인 기계금속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하용화 신임 월드옥타 회장이 말하는 취임 각오“북한에 대해서는 우리 한인 무역인의 할 일이 아주 많을 겁니다. 지금도 합법적인 범위에서 북한과 생활필수품 교역을 하는 우리 교포들이 많습니다. 북한이 개방되면 국가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중공업이나 큰 규모를 빼고 가내 수공업 내지 경공업 분야에는 우리의 역할이 자주 클 겁니다. 우리도 여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통하면 북한 내부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기대나 역할에 비해 우리 조직이 너무 과소평가돼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74개국 146개 도시에 지회를 두고 있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하용화(62) 신임 회장의 포부다. 그는 지난달 월드옥타 회장으로 뽑혀 11월 1일부터 2년 임기가 시작됐다. 세계 금융의 ‘전쟁터’인 미국 뉴욕에서 굴지의 보험중걔회사인 솔로몬 보험그룹을 이끌고 있다. 회사 창립 25주년 행사를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홈구장 경기를 스폰서하면서 성황리에 열기도 했다.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차 귀국한 하용화 회장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출국 직전 가까스로 인터뷰에 응했다. “1986년 영어 공부하고자 도미70군데 원서 넣어도 취업 실패7년간 가방들고 나가 보험 팔아곰팡이 피는 반지하서 생활했죠” 그는 “뉴욕에서 기업을 운영하며 먹고 살만하고, 월드옥타 회장까지 됐으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맞습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제 이름이 ‘물하(河), 용용(龍), 될화(化)’이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이름대로 증명됐지요.” 그의 고향은 충남 부여군 세도면으로 ‘오지’로 치부된다. 경기대를 마치고 ‘영어 회화’를 익히고자 미국으로 넘어갔다. “안병욱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21세기에 살려면 세 가지 즉 운전면허, 컴퓨터, 영어회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영어회화 한 3개월 하면 될 줄 알고 1986년 1월 미국에 넘어왔는데…. 남들은 1년 반 만에 마치는 MBA를 4년이 걸렸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으니.” ‘어떻게 미국에서 사업을 크게 일구게 됐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하 회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1986년 미국에 올 때 아무 연고도 없었습니다. 롱아일랜드대학에서 MBA를 마친 한국 동문 대다수는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경기도 좋았고.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집안 형편상 돌아가지 못하고 …. 입사원서를 미국 회사 70군데에 넣었습니다. 영주권이 없으니 다 떨어지고, 마지막에 보험회사에서 ‘일 해보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열심히 일해 성과가 좋으면 ‘그린 카드’(영주권을 지칭)를 받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그래서 들어가 일한 거지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겁니다.”“1992년 설립한 솔로몬보험연간 1억달러 수신고 기록‘100대 중개사’ 진입 목표동남아인 보험가입 권유하면?” 미국에서의 사업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처음엔 한 7년 동안 가방 들고 한인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보험을 팔았던 거죠. 사람을 많이 알게 되고, 바닥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의 한계는 분명하죠. 그래서 유대인, 팔레스타인인, 이탈리아인, 중국인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죄송하지만, 한국에서 동남아 출신 사람이 찾아와 ‘보험 가입하라’고 하면 들겠습니까. 미국은 그게 가능한 나라입니다. 아시아인인 이 얼굴로 가능합니다.” 그의 회사는 직원 70여명 정도지만 연간 수신액이 지난해 기준 1억달러(한화 1126억원 상당)를 넘었다고 한다. 직원당 약 1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을 한 셈이다. 미국에 보험 중개사가 수십만개 회사가 있지만 그는 회사를 ‘100대 중개사’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회사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비(非)한국인, 수신고를 올리는 이들의 95%가 미국인이다. 지난해 5월 창립 25주년 기념행사를 뉴욕 메츠 홈구장인 플러싱에서 가진 것과 관련해 하 회장은 ‘쿨’하게 이야기 했다. “예약만 하면 다 가능합니다. 시구도 할 수 있고요. 직원들 사기는 굉장히 올라갔습니다.” “버핏, 5만달러 주면서 만찬 초청주빈 테이블서 농담도 교환버핏, 돈 잘 쓰는 철학 보여줘다양한 사람 만나는 게 버킷리스트” 초창기 미국 생활을 이야기해 달라는 말에 하 회장은 “보험 가입하라고 명함을 건네면 그 자리에서 제 명함을 쓰레기통에 넣는 사람도 봤습니다. 곰팡이 핀 반지하에서 살기도 했고 …. 처음엔 한인들을 중심으로 만났지만 나중에 세계 각국의 사람을 다 만났습니다.” 그러다 1992년 솔로몬보험 회사를 설립했다. 그 회사가 성장해 미국 재계가 주목하게 되면서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88)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5년 6월 하 회장에게 5만달러(약 5600만원)를 주면서 만찬에 초청하기도 했다. 버핏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보험회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손꼽히는 중개사 최고경영자(CEO)이자 뉴욕한인회장이었던 그를 초대한 것이었다. ‘워런 버핏 회장과의 만남 뒷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하 회장은 “버핏 회장과 한 테이블에 앉았는데, 금언이 되는 말씀을 들려 주셨습니다. 버핏 회장은 자신의 버킷리스트 첫 번째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꼽았습니다. 기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음미해볼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언이 필요할 때 누구를 찾느냐’고 질문하니 그는 ‘당신보다 나은 점이 있는 사람과 어울리고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들려줬습니다. 자신은 사람을 만나는 것, 특히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첫번째 버킷리스트이고, 거래가 크면 클수록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직접 투자하는 것을 권했습니다. 취직하면 처음엔 다른 사람을 위해 돈 벌어주고, 다음엔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돈을 벌어주지요. 마지막엔 돈이 돈을 벌어들입니다. ” ‘기부 왕’인 버핏 회장은 돈을 쓰는 철학에 대해서도 하 회장이 전해줬다. “버핏 회장은 ‘돈을 버는 건 자신 있지만 돈을 잘 쓰는 것은 어렵다’고하더라며 돈을 잘 쓰는 사람에게 자신의 재산을 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가 말하는 돈을 잘 쓰는 것은 경로당이나 고아원 같은 불우이웃 시절에 거액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면서도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것’이라고 하 회장은 나름대로 해석했다. 그런 결과로 버핏 회장은 5개의 비영리 재단을 만들었다고 봤다.하 회장은 버핏을 만나면서 만찬 비용을 낸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로 5만달러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그리고 살짝 말했다. “초청을 받은 저는 왕복 항공권과 숙박권뿐만 아니라 그가 소유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백화점 상품권도 받았습니다.” 매일 신문 6~7개를 읽는 버핏 회장은 또한 유머가 굉장히 뛰어났다고 그는 기억했다. 그가 들려준 유머다. “내 친구 존이 귀가 안 들린다고 이야기하길래 내가(버핏이) 친구랑 같이 주치의를 찾아갔지요. 병원 의사는 나랑 친구를 몇 걸음 떼어 등을 돌리고 서 있으라고 한 뒤 나에게 궁금한 것을 친구에게 물어보라고 했어요. 내가 ‘GM 주가 어떻게 돼?’를 여러 번 갈수록 큰 소리로 외쳤던 겁니다. 아무 소리도 안들려 의사에게 ‘친구 존이 정말로 귀가 먹었나보다. 내가 큰 소리로 몇 번이나 물었는데도 답이 없다. 큰일이야.’고 하자, 의사는 ‘사도 괜찮다며 친구는 다 답을 했다.’라고 했죠. 하하. 실제로 대화해보니 버핏 회장은 잘 듣고, 대답도 잘 하시더라고요.” 그는 재외동포 중심의 경제단체인 월드옥타가 그 역할에 비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옥타 위상의 재정립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해외 750만 동포의 경제 중심 단체로서 모국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4세대까지 내려간 동포들에게 정체성을 일깨우고 무역실무를 가르치는데 방점을 찍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창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수출 계약금이 6200만달러(약 700억원)였습니다. 수출대국 한국에선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도 수출해보지 못한 작업 기업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출이라는 큰 발을 내디딘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중국이 처음 개방했을 때 전세계 화상(華商)들이 중국 물건을 보따리 장사로 수출했던 것처럼 머지않아 월드옥타 회원들이 한상(韓商)으로서 북한 제품을 수출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에 최근 이와 관련된 조직을 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 제품을 우리가 수출하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우리 월드옥타 회원들은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그가 장밋빛 성공 가도만 달렸을까. 참척(慘慽)의 고통에 대해서도 되풀이되지 말자는 뜻에서 담담히 털어놨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이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겨 가족끼리만 (장례를) 하려고 했죠. 그래서 실명 대신 ‘H’씨로 보도됐는데 뉴욕지역의 유력 신문이 ‘전 뉴욕한인회장의 딸 투신 자살’이라고 1면 톱으로 보도한 거예요. 그 신문 사장과 ‘x새끼, x새끼’하고 전화로 싸워봤자 이미 다 터져버린거죠. 어쩔 수 없이 빈소를 차리니 조문객이 1200명이 오신 거예요. 부의금이 10만달러였는데 이를 어쩔까 고민하다 3개월이 지나 조문객들을 모아 논의했지요. 그때 마음의 병도 생명을 다투는 병이니 경각심을 주자는 의견이 모였고 그래서 2014년 딸의 이름을 따서 정신건강 비영리단체인 ‘에스더 하 재단 설립했습니다. 자살이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 문제에 대해 상담과 소통, 치유 등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고 운동과 햇빛이 좋다는 인터넷 이야기는 미친 짓이란 걸 절절이 깨달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딸 죽음 불행에이름 딴 ‘에스더 하 재단’ 설립한류 열풍에 동포들 자긍심 높아해외 우리 유물 알기 운동도 계획” 이 재단을 만들고서도 뒷말이 많았단다. “재단을 알려야겠기에 처음엔 ‘아이와 사연’ 있는 한국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도 했지요. 그랬더니 ‘딸을 팔아서 가수 부른다’고 수군수군했습니다. 이젠 많이 알려졌고, 많은 이들이 재단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 더는 가수들을 초청하지 않습니다. 또 재단에 연간 20만달러 정도 소요되는데 제가 절반쯤 냅니다만, 재산을 빼돌리려고 재단을 만들었다는 등 뒷말들이 많았는데, 이젠 조용해졌습니다. 진심이랄까 진정성이 통했던 거죠. 지난달 25일엔 뉴욕의 그레이터플러싱 상공회의소로부터 ‘동네 영웅(Neighborhood Hero) 상을 받았습니다.” “딸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자 하 회장은 “처음엔 지옥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 무척 바빴던 저는 가정에 소홀했다는 회한, ‘머리가 이상하다’는 딸의 말을 무시하고 강하게 푸시했던 무지, 서로 ‘당신 탓’이라며 원망과 비난으로 끝없는 부부 싸움, 학교를 그만두고 술만 마시며 나이트클럽만 전전한 딸, 아무런 말도 않고 안으로만 들어갔던 아들 … 모든 게 엉망이었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죠. 이런 것을 극복하는데 기독교 신앙의 힘이 컸죠. 부의금을 재단의 시드머니로 삼았습니다. 재단을 잘 운영해 한 명의 목숨이라도 건지는 것이 21살, 대학교 2학년 때 간, 가슴에 묻은 딸을 기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가족의 상처를 다시 건드릴까봐 쓰지 말까 생각하다 비슷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해서 기사화했다. 그도 이런 부분을 기사화하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이같은 그의 아픔과 치유 스토리는 미국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딸의 이름으로’라는 제목으로 지난 9월 29일 심층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애국가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해외 동포들이 요즘엔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고 한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한국 음식, 한국 문화 등 한류 열풍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 문화가 세계화되면서 현지에 있는 우리 문화재 내지 유물에 관심도 높아진 거죠. 당장 무슨 환수운동을 벌인다기보다는 우리 유물이 어디에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하고, 현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 문화재가 한국 것이라고 후세들에게 알려주는 거죠. 그런 것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정체성도 일깨워주는 것도 우리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해외 동포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면 그곳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다시 한번 찾아가보고 조사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외 취업 ‘전쟁터’라는 각오로아이들 연약하게 키운 부모 책임” 한국의 실업률과 관련해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하 회장은 “청년들이 국내에서 취업이 어려우니 외국에 눈을 돌리는데, 그게 해외는 도피처가 아니라 ‘전쟁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전쟁터에 나간다는 마음의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고 말하며 잠시 쉬었다. “한국 청년들, 소위 말해서 스펙은 무척 좋습니다. 자격증도 많고 토익 점수도 900점대로 아주 높고…. 그러나 인재를 뽑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이거나 아주 특이한 분야를 전공한 사람을 찾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취직을 하겠다고 하면 환상을 깨야 합니다. 미국만 해도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전쟁터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영국·일본 등 선진국만 찾습니다만 이런 나라에는 야심만마난 전세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나라입니다.”하 회장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국의 부모가 자녀를 연약하게 키운 책임이 큽니다. 자라면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아이들이 험한 데서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베트남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몇 년 열심히 투자하면 저보다 몇 배나 더 큰 부를 일굴 수 있을 겁니다. 베트남 등 동남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이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 좋은 기업, 많은 연봉을 주는 곳만 찾으니 이런 나라에 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류 열풍에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한국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호텔리어, 헤어·의상 디자이너 등등에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행운이라는 것은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만났을 때 생기는 것이지 하늘에서 곶감 떨어지듯 하는 건 아닙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 ELW 뜹니다” 개미들 등친 주식카페 운영자들

    “이 ELW 뜹니다” 개미들 등친 주식카페 운영자들

    수익 발생 가능성이 낮은 주식워런트증권(ELW)을 미리 대량으로 사 놓고 유망 종목이라고 허위 소문을 퍼뜨린 뒤 투자자들에게 비싸게 팔아넘긴 이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제2부(부장 김형록)는 ELW 8종목을 싸게 매입해 거래 가격을 높인 뒤 카페 회원 등에게 팔아치워 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인터넷 주식카페 운영자 이모(40)씨와 최모(38)씨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7일 구속 기소 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ELW 8종목을 10∼15원에 평균 매집률 91.3%로 대량 사들여 해당 종목의 거래를 사실상 독점한 뒤, 자기들끼리 높은 가격에 거래를 체결하면서 가격을 끌어 올렸다. 가격을 끌어올린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팔아 치우기 위해 운영하던 인터넷 주식카페를 통해 해당 종목의 가격상승이 예상된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매수를 권유했다. 카페에는 “주식거래 처음인 어머니도 좋은 결과가 났다”는 등 투자 성과를 속이거나 “우리가 LP나 금감원에 항의해 회원들 수익을 챙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허위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속아 넘어간 카페 회원들은 이씨 등의 말을 믿고 ELW를 12∼40원에 매수했다. 결국 이씨 등은 10∼15원의 가격으로 6억4000만원에 사뒀던 ELW 5300만주를 14억4000만원에 팔아치웠다. ELW는 콜이나 풋과 같은 옵션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파생 상품으로 ELW 시장은 현물 주식시장보다 거래량이 현저히 적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적정한 가격에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유동성공급자(LP)로 불리는 증권사들이 현물 시장 가격을 반영한 호가를 내준다. 그러나 이씨 등이 독점한 ELW 종목은 시장에 나온 물량이 없어 유동성공급자가 제기능을 할 수 없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ELW를 활용한 신종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라며 “인터넷 카페 등에서 유포되는 증권 정보는 신뢰성이 낮아 투자자들의 피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GM “북미 5곳 공장 폐쇄”… 트럼프 “中말고 美서 생산하라”

    GM “북미 5곳 공장 폐쇄”… 트럼프 “中말고 美서 생산하라”

    간부 25% 감원 등 파산 위기 이후 최대 GM “내년말까지 북미 외 2~3곳 더 폐쇄” 트럼프, 바라 CEO에 새 공장 건설 압박 “오하이오서 생산 안 하면 압력 가할 것” 미국 자동차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인력 감축과 공장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GM은 북미 지역 공장 5곳에 대해 폐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산 물량을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 GM은 내년 말까지 북미 지역 외 국가에 위치한 공장 2~3곳도 폐쇄할 계획이다. GM은 상시 근로자를 15% 줄이고 내년 말까지 60억 달러(약 6조 77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이번 구조조정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2009년 GM의 파산 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미 언론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북미 지역에서만 모두 1만 4000명이 감원될 것으로 내다봤다. 감원 대상에는 사무직 8100명을 비롯해 미·캐나다의 생산직 근로자 5900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생산직 근로자가 3300명, 캐나다는 2600명이 감원될 것으로 보인다. 간부급도 25%가 구조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은 또 내년 이후 폐쇄 또는 기존 임무를 전환하는 대상 공장에 쉐보레 볼트·임팔라·뷰익 라크로스·캐딜락 CT6를 생산하는 미시간 햄트래믹 공장과 쉐보레 크루즈를 제조하는 오하이오 로즈타운 공장, 쉐보레 임팔라·캐딜락 XT5를 만드는 캐나다 온타리오 오샤와 공장을 포함시켰다. 아울러 GM은 미시간 워런과 메릴랜드 화이트마시의 변속기 공장도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며 이번 구조조정은 경기 하강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GM은 물론 미국 경제가 강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GM의 대규모 구조조정 발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GM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차라리 오하이오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라 CEO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기자들에게 전하며 “나는 매우 거칠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GM을 위해 많은 것을 했다. 오하이오에서 곧 생산을 재개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깊은 실망감을 표시하며 감원된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GM의 결정은 근로자 수천 명의 일손을 놓게 할 것”이라며 “모든 법적 조치와 단체교섭권 등을 통해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구두쇠’ 아마존 베이조스, 통 큰 기부 첫발 뗐다

    ‘구두쇠’ 아마존 베이조스, 통 큰 기부 첫발 뗐다

    노숙인 지원단체 24곳 1100억원 쾌척 자산 세계 1위에도 기부액 1억弗 미만 고액 기부자순위 50위권 못들어 비난 정치권 압박… “자선활동 더 확대할 것”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54)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내 노숙인 지원단체들에 9750만 달러(약 1100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부호의 반열에 올랐지만 자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나 자선 기부에 인색해 ‘구두쇠’로 불려 온 베이조스가 지난 9월 약속한 총 20억 달러 규모의 기부를 이행하는 첫걸음을 뗀 것이다.베이조스는 이날 노숙인을 돕기 위해 설립한 자선기금 ‘데이원 패밀리스 펀드’의 첫 대상 단체 24곳을 선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각각 250만~50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게 될 단체는 시애틀의 ‘여성난민연합회’, 뉴욕에서 가정폭력 피해 가족을 지원하는 ‘도시자원연구소’(URI) 등 미 전역에 안배됐다. 베이조스는 트위터를 통해 “돈을 지혜롭고 진정성 있게 사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베이조스는 앞서 아내 매킨지와 함께 20억 달러(약 2조 2600억원) 규모의 ‘데이원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 중 절반은 노숙인을 위한 데이원 패밀리스 펀드로, 나머지 10억 달러는 저소득층의 미취학 아동 교육 등을 위한 데이원 아카데미 펀드로 쓰인다. 이날 기부는 데이원 펀드의 첫 번째 지원 사업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세계 1위 부호 베이조스의 자산은 1120억 달러로,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900억 달러)나 3위 워런 버핏(840억 달러)을 능가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총 300억~500억 달러를 기부해 온 게이츠나 버핏과 달리 베이조스의 평생 기부액은 1억 달러를 넘지 못했고, 지난해 미국 고액 기부자 순위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2016년에는 게이츠처럼 자선사업을 하지 않겠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베이조스는 “(민간 우주업체) 블루오리진 설립이 끝나고 남은 돈이 있다면 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베이조스의 자선기금 조성이 정치권의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저임금 기업의 근로자가 생계를 위해 정부 복지 혜택을 받는 경우 그 금액에 상응하는 세금을 기업에 부과하는 ‘베이조스 저지 법안’을 발의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를 가짜뉴스 생산지로 끊임없이 비판해 왔다. 베이조스는 지난 9월 뒤늦게 기부 활동에 나섰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이 기금(20억 달러)은 단지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자선 활동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브리티쉬 퍼퓸하우스 펜할리곤스, 국내 단독매장 오픈

    브리티쉬 퍼퓸하우스 펜할리곤스, 국내 단독매장 오픈

    영국 왕실이 브랜드 가치와 감각을 인증하는 의미로 수여하는 로열 워런트(Royal Warrant)를 받은 브리티쉬 퍼퓸 하우스 펜할리곤스(Penhaligon’s)가 오는 16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정식 오픈한다. 펜할리곤스는 1870년대에 윌리엄 펜할리곤스 (William Penhaligon)가 고급 프래그런스 하우스를 운영하면서 빅토리아 여왕 시대 영국 왕실의 공식 미용사와 조향사로 임명되어 시작됐다. 브랜드 히스토리는 물론 고급 원료와 150년 전통의 블렌딩 테크닉으로 품격 있는 향기를 선사한다. 브리티쉬 왕실의 품격을 상징하는 윌리엄 초기 바틀 디자인과 향취를 유지하고, 고급스러운 리본 데코레이션을 사용하면서 펜할리곤스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펜할리곤스는 국내 런칭과 동시에 포트레이트 관계도 속 개성 넘치는 인물들에 의해 탄생되는 포트레이트 컬렉션(Portraits collection)의 새로운 라인인 ‘Chapter 5’를 공개했다. 미스터샘과 콘스탄스라는 매력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스토리를 담은 제품이다. 펜할리곤스는 국내 런칭 및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오픈을 기념으로 매장에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펜할리곤스만의 노하우와 전문성이 담긴 프로파일링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기호와 선호에 맞는 향수를 추천한다. ‘Chapter 5’ 제품을 비롯한 포트레이트 컬렉션 제품 구매시 인그레이빙 서비스, 펜할리곤스 행커치프 증정 등으로 펜할리곤스의 아이코닉한 감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군 학살의 상징 필리핀 ‘발랑기가 종’ 귀환...한국 경유해 반환

    미군 학살의 상징 필리핀 ‘발랑기가 종’ 귀환...한국 경유해 반환

    미국이 117년 전 필리핀과의 전쟁 중 전리품으로 빼앗은 ‘발랑기가의 종’ 3개를 마침내 필리핀에 반환하기로 했다. 이 종들은 1899~1902년 미·필리핀 전쟁 중 미군이 자행했던 민간인 대학살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종’(鐘)이다. 필리핀 매체 스타 글로벌과 GMA 뉴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샤이엔 워런공군기지에서 열린 발랑기가 종의 반환 기념식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 종들이 곧 필리핀으로 귀환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발랑기가 종들의 반환에 환영한다”면서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필리핀으로 종 3개가 모두 돌아올 때까지 (종들은) 반환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발랑기가의 종’은 한 세기 넘게 응어리진 미군의 ‘필리핀 살육’이라는 피의 역사를 품고 있다. 필리핀 사마르섬 발랑기가의 성당 종탑에 있던 이 종들은 양국이 전쟁 중 미군이 빼앗은 전리품이다. 원래 성당 미사 시작을 알리는 종이었지만 1901년 9월 28일 필리핀 반군이 현지에 주둔 중인 미군 9연대를 공격하는 신호로 사용했다. 당시 반군 300여명은 여성으로 변장해 무기가 든 목관을 성당으로 가져갔고, 이튿날 아침 종소리를 신호로 삼아 공격해 미군 48~76명이 숨졌다. 이 사건은 미·필리핀 전쟁에서 미군이 경험한 최악의 패전으로 기록됐다.하지만 이 공격은 피의 보복을 불렀다. 9연대는 최소 2500명에서 1만명에 달하는 원주민을 살해한 뒤 시신과 성당, 마을들을 불질러 초토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종 3개도 사라졌다. 미군은 그동안 9연대가 반란군을 성공적으로 진압했으며 1902년 4월 9일 발랑기라를 떠날 때 원주민들로부터 종들을 선물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인 작가 봅 쿠티가 2004년 발표한 ‘개들을 교살하라(Hang The Dogs): 발랑기가 대학살 역사의 진실’이라는 책을 통해 미군이 전리품으로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필리핀 정부는 지속적으로 종 반환을 미국에 요구했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강력하게 영구 반환을 제기해왔다. 결국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 8월 미 의회에 종 반환 계획을 보고했다. 필리필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종 2개는 와이오밍주 워런공군기지에 있고, 마지막 종 1개는 한국의 주한미군 2사단 영내 박물관에 있다. 필리핀에서 9연대가 빼앗은 종 3개 중 2개는 미국으로 보내졌지만, 1개는 9연대가 보관하다 한국에 주둔하면서 넘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방부는 조만간 워런공군기지에 있는 종 2개를 항공편이나 배편으로 한국에 보낸 후 최종적으로 종 3개를 이르면 연내 한꺼번에 필리핀에 반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랑기가의 종의 반환은 1871년 신미양요 당시 미군에 빼앗긴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진중에 세워진 대장의 군기)’를 떠올리게 한다.국제적으로 전쟁 중 획득한 노획품은 반환하지 않는 게 통례다. 수자기는 강화도 광성보의 조선군 지휘관 어재연 장군이 사용했던 깃발이었다. 함포와 야포를 쏘며 상륙하는 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어져 어재연 장군을 포함해 조선군 243명이 전사하고, 미군 3명이 숨졌다. 미군이 강탈한 수자기는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보관하다 136년 만인 2007년 10월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영구 반환이 아닌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최장 10년만 대여하는 조건이었다.어재연 장군기는 문화재청에서 2010년부터 강화역사박물관으로 이관돼 전시 중이다. 김명주 강화역사박물관 학예사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관된 후 2012년 미측과 상의해 기간을 연장했고, 2014년 갱신할 때 2020년까지 대여하는 것으로 다시 기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수자기는 그림으로만 전해졌는 데 미국이 대여한 어재연 장군기를 통해 실물을 볼 수 있게 됐고, 현재 국내에 있는 거의 유일한 보존 가치가 탁월한 진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학예사는 “대여 기간의 연장을 요구하면서도 미 측에 영구 반환해달라고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아 내부적으로 검토만 하고 있다”면서 “지방의 박물관이 홀로 나서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영구 반환을 적극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카운터시그널링의 마력, 워런 버핏의 못난 웹사이트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카운터시그널링의 마력, 워런 버핏의 못난 웹사이트

    지금 내 앞에는 얼마 전에 받은 두 개의 명함이 놓여 있다.한 명함에는 그분의 이름 밑에 ‘대표이사 CEO’라는 직책과 함께 어떤 공공기관의 자문위원, 어느 대학의 겸임교수를 비롯해 각종 ‘위원’ 직책들이 가득하다. 다른 명함에는 이름과 사무실 주소, 전화번호와 이메일이 전부다. 그 사람의 회사 이름도, 그 회사에서 맡고 있는 직책도 적혀 있지 않다. 둘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대단한 사람의 명함일까. 전자는 요즘 유행하는 공용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는 분의 명함이고, 후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매체를 만들어 낸 사람의 명함이다. 물론 일인기업이라고 얕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일수록 각종 학력과 경력, 직책, 수상 경력을 화려하게 내세우는 모습을 쉽게 본다. 내가 아는 5층짜리 건물주는 아침에 출근할 때 (마치 대기업 총수가 출근하는 것 처럼) 경비원이 건물 앞에서 기다렸다가 차문을 열게 한다. 반면 세계적인 갑부이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만의 방도 없이 다른 직원들 사이에 똑같은 책상을 놓고 앉아서 일한다. 하지만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얼마나 겸손한가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이 특별히 겸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혀 다른 레벨에서 자신감을 과시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웹사이트(www.berkshirehathaway.com)를 가본 적이 없다면 여기에서 글 읽기를 잠시 멈추고 잠깐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바란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마치 19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디자인에 놀라 ‘내가 주소를 잘못 알았나?’ 하고 재확인하는 일이 흔하다. 미국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5위 안에 드는 기업의 웹사이트라고는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왜 그렇게 볼품없는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을까. 푼돈을 절약하기 위해서일까. 답은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때묻은 청바지에 구겨진 티셔츠 같이 꾀죄죄한 차림으로 쿨하게 공항의 입국장을 들어설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사람들은 그들을 알아보고 그들이 뭘 입어도 멋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애써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하는’ 것을 카운터시그널링(counter-signaling)이라고 부른다. 카운터시그널링의 마력은 그게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데 있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배우가 톱스타의 후줄근한 옷차림을 함부로 따라 했다가는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는다. 무명 배우 중에도 톱스타 못지않게 멋지고 잘생긴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외양만으로는 톱스타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톱스타가 왜 굳이 공항패션으로 무명 배우와 경쟁을 하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게임의 룰을 바꾼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멋진 옷을 사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저분하고 흉한 옷은 톱스타 외에는 입지 못한다. 사람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무명 배우에게는 접근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카운터시그널링을 통한 차별화는 근래 들어 일어나는 현상도 아니다. 과거 유럽의 부자들은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왔다는 징표로 가난한 지중해 어부들이 입는 거친 스웨터를 구해서 입었다. 거칠고 힘든 노동의 상징이라 일반인들은 근처에도 가기 싫어하는 옷이 절대 힘든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은 부자들이 입으면 역으로 부와 여가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개인과 기업은 항상 그렇게 스스로를 차별화해 왔다. 기술이 발전하고 재화가 풍부해지면서 한때 소수만이 향유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을 때, 취향의 상류층은 ‘고급’의 기준을 바꾼다. 2000년대에 들어 ‘힙한’ 20대 아티스트들 사이에 80대풍의 전자계산기 손목시계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을 무렵만 해도 40대 이상은 그 시계를 차기 힘들었다. 그들이 같은 시계를 차고 다니면 “중학교 때 차던 시계를 아직도 차냐”는 말을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오히려 싼 옷을 입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이 든 사람은 나이든 물건을 사용할 수 없다는 역설이었다.
  • 카운터시그널링의 마력, 워런 버핏의 못난 웹사이트

    카운터시그널링의 마력, 워런 버핏의 못난 웹사이트

    지금 내 앞에는 얼마 전에 받은 두 개의 명함이 놓여 있다. 한 명함에는 그분의 이름 밑에 ‘대표이사 CEO’라는 직책과 함께 어떤 공공기관의 자문위원, 어느 대학의 겸임교수를 비롯해 각종 ‘위원’ 직책들이 가득하다. 다른 명함에는 이름과 사무실 주소, 전화번호와 이메일이 전부다. 그 사람의 회사 이름도, 그 회사에서 맡고 있는 직책도 적혀 있지 않다. 둘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대단한 사람의 명함일까. 전자는 요즘 유행하는 공용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는 분의 명함이고, 후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매체를 만들어 낸 사람의 명함이다. 물론 일인기업이라고 얕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일수록 각종 학력과 경력, 직책, 수상 경력을 화려하게 내세우는 모습을 쉽게 본다. 내가 아는 5층짜리 건물주는 아침에 출근할 때 (마치 대기업 총수가 출근하는 것 처럼) 경비원이 건물 앞에서 기다렸다가 차문을 열게 한다. 반면 세계적인 갑부이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만의 방도 없이 다른 직원들 사이에 똑같은 책상을 놓고 앉아서 일한다. 하지만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얼마나 겸손한가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이 특별히 겸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혀 다른 레벨에서 자신감을 과시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웹사이트(www.berkshirehathaway.com)를 가본 적이 없다면 여기에서 글 읽기를 잠시 멈추고 잠깐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바란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마치 19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디자인에 놀라 ‘내가 주소를 잘못 알았나?’ 하고 재확인하는 일이 흔하다. 미국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5위 안에 드는 기업의 웹사이트라고는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워런 버핏은 왜 그렇게 볼품없는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을까. 푼돈을 절약하기 위해서일까. 답은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때묻은 청바지에 구겨진 티셔츠 같이 꾀죄죄한 차림으로 쿨하게 공항의 입국장을 들어설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사람들은 그들을 알아보고 그들이 뭘 입어도 멋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애써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하는’ 것을 카운터시그널링(counter-signaling)이라고 부른다. 카운터시그널링의 마력은 그게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데 있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배우가 톱스타의 후줄근한 옷차림을 함부로 따라 했다가는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는다. 무명 배우 중에도 톱스타 못지않게 멋지고 잘생긴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외양만으로는 톱스타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톱스타가 왜 굳이 공항패션으로 무명 배우와 경쟁을 하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게임의 룰을 바꾼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멋진 옷을 사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저분하고 흉한 옷은 톱스타 외에는 입지 못한다. 사람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무명 배우에게는 접근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카운터시그널링을 통한 차별화는 근래 들어 일어나는 현상도 아니다. 과거 유럽의 부자들은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왔다는 징표로 가난한 지중해 어부들이 입는 거친 스웨터를 구해서 입었다. 거칠고 힘든 노동의 상징이라 일반인들은 근처에도 가기 싫어하는 옷이 절대 힘든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은 부자들이 입으면 역으로 부와 여가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개인과 기업은 항상 그렇게 스스로를 차별화해 왔다. 기술이 발전하고 재화가 풍부해지면서 한때 소수만이 향유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을 때, 취향의 상류층은 ‘고급’의 기준을 바꾼다. 2000년대에 들어 ‘힙한’ 20대 아티스트들 사이에 80대풍의 전자계산기 손목시계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을 무렵만 해도 40대 이상은 그 시계를 차기 힘들었다. 그들이 같은 시계를 차고 다니면 “중학교 때 차던 시계를 아직도 차냐”는 말을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오히려 싼 옷을 입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이 든 사람은 나이든 물건을 사용할 수 없다는 역설이었다.글: 메디아티 콘텐츠랩장
  • [글로벌 인사이트] “다 내려놓을게요” 영웅이 된 부자들

    [글로벌 인사이트] “다 내려놓을게요” 영웅이 된 부자들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가 아니라 평화롭고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돈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980년대 홍콩 누아르 전성 시대를 이끌었던 홍콩 배우 저우룬파(63)가 지난 12일 현지 매체 제인스타스 인터뷰에서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약 8100억원)를 기부하겠다”며 이같이 밝히자 중화권이 들썩거렸다. 저우룬파는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1만원)를 쓰고 대중교통 버스를 타고 다니며 과거 노키아 휴대전화를 17년 동안 쓰는 등 검소한 생활이 알려지면서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지난 25일 한국에서는 서울 청량리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으로 평생 모은 4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고려대에 기부한 김영석(91)씨와 부인 양영애(83)씨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김씨 부부도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1시간 거리를 걸어 다니고 20년 된 옷을 입는 등 평생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삶을 살았기에 감동이 배가됐다. 전 재산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양씨는 “평생 구두쇠 소리를 듣던 내가 인재를 기르는 데 보탬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례 모두 당대에 일군 부를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자수성가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습이다. 전 세계 유명인 중에서도 이 같은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국의 마크 저커버그(34)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페이스북 주식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고, 1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 출신 스타 청룽(64)은 2014년 “죽을 때 통장 잔고가 0원이어야 한다”며 전 재산 기부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미국의 빌 게이츠(63)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2011년 “세 자녀에게 1000만 달러씩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자선 사업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저우룬파나 저커버그같이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유명인이 아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부와 명성을 모두 얻은 유명인으로서 전 재산을 기부한 인물을 떠올리기 쉽지 않고, 김씨 부부와 같은 무명 독지가의 미담 사례만이 간간이 들리는 게 현실이라는 걸 드러낸다. 오히려 한국의 부자들은 재벌들을 필두로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해 탈세를 일삼으며 부의 대물림에 집착하는 사례가 많다. 상대적으로 척박한 한국의 기부 문화는 사회 저변의 기부에 대한 호응도가 미국이나 홍콩에 비해 낮고 기부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재단(CAF)이 지난해 9월 발간한 세계기부지수(WG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부 참여 지수는 전체 조사 대상국 139개국 가운데 62위이며 국민의 기부 활동 참가율은 34%로 중간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이 5위(참가율 56%), 영국 11위(50%), 홍콩 25위(43%)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중국(138위·14%), 일본(111위·24%) 등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이할 만한 것은 개도국이며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미얀마(65%)가 오히려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경제적 풍요와 기부 문화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의 기부 문화가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기빙 USA’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개인·재단·기업 등이 낸 기부금이 2016년보다 5.2% 늘어난 4100억 달러(약 468조원)로 추산된다. 자선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로피’는 지난해 상위 10명의 기부금 총액이 102억 달러에 이르러 2016년 43억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게이츠, 저커버그, 델 컴퓨터 CEO 마이클 델(53) 등 정보기술(IT) 업계 거물 3인이 10억 달러 이상의 ‘통 큰 기부’를 해 눈길을 끌었다. 포브스 추산 세계 2위 부호(재산 약 900억 달러)인 게이츠와 아내 멀린다는 지난해 질병 퇴치 및 미국 내 저소득층·소수인종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돕는 학교 프로그램 등을 위해 자신들이 설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46억 달러를 기부했다.게이츠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기부한 재산 총액이 500억 달러로 추정되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자선 재단으로 세계적 빈곤 퇴치, 보건 의료 확대,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저커버그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도 지난해 그들이 설립한 ‘챈 저커버그’ 재단을 통해 19억 달러를 기부했고, 델 CEO와 그의 부인 수전도 자신들의 ‘마이클 앤드 수전 델 재단’에 10억 달러를 출연했다. 이 밖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지금까지 275억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 인사들도 사회 환원에 적극적이다.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44)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재단’을 설립해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활약 중이다. 그가 지금까지 재단을 통해 기부한 금액은 8000만 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2억 3900만 달러를 벌어 ‘가장 돈 잘 버는 남자 영화배우’로 불린 조지 클루니(57)는 자선단체 ‘낫 온 아워 워치’(Not On Our Watch)의 공동 설립자로 수단 다르푸르 인종학살 종식을 위해 수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 마이클 제이 폭스(57) 역시 숨은 기부왕이다. 그는 199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 파킨슨병 치료법을 찾기 위해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을 설립하고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 재단의 적립금은 4억 5000만 달러(약 5100억원)에 달했다.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해 인디애나대학과 공동으로 미국인 1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연 소득 2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의 90%가 기부 활동에 참여했고 평균 기부액은 2만 9269달러로 2015년의 2만 5509달러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인 미국인의 기부 참여율이 56%이며 미국인의 평균 기부금액이 2514달러라는 점에서 고소득층이 기부 문화 확산을 견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기부 증가율이 높은 것은 개인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가 총소득의 50%까지 인정되는 등 기부를 유도하는 제도에 힘입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 결과 고소득층 기부자의 17%만이 세금 공제 혜택에 영향을 받아 기부한다고 밝혔다. 고소득층의 54%는 ‘기부하는 자선 단체의 사명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기부를 실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부금의 불투명한 사용과 기부 관련 단체에 대한 불신이 큰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자수성가한 부호들이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유에 대해 자녀들이 물려받을 거액의 재산만 믿고 빈둥거리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빌 게이츠 부부가 세 자녀에게 1000만 달러씩만 상속하겠다고 한 것은 이 같은 액수는 자녀가 무엇이든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기에는 충분치 않은 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수성가한 인사들에게 이들이 모은 막대한 재산은 개인적 역량보다 사회의 도움을 통해 축적된 부라는 ‘부채 의식’이 강한 동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에너지와 금융산업에서 92억 달러 규모의 재산을 일군 조지 카이저(76) BOK 투자회사 회장은 2010년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면서 “내가 모은 엄청난 재산은 우수한 개인적 자질이나 독창성 때문이 아닌 내게 주어진 놀랄 만한 행운 덕분”이라며 “죄책감 때문에 기부를 서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20년 미 대선에 뛰어든 40대 기수 카스트로

    2020년 미 대선에 뛰어든 40대 기수 카스트로

    2020년 미국 대선을 바라보며 저울질하던 민주당의 ‘최종 병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방 주택도시개발 장관을 지낸 민주당의 차세대 주자이자 40대 기수인 줄리안 카스트로(44)가 2020년 대선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카스트로 전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나온 월간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승부를 겨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미국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통령 도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카스트로 전 장관에 대해 대통령직에 도전할 유망주로 봐 왔다. 1974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태어난 카스트로는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스탠포드대학과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오바마 행정부에 들어가기 전에는 5년간 샌안토니오 시장을 지내며 고향에서 정치적 터전을 닦았다. 그가 멕시코계라는 점은 크게 늘고 있는 히스패닉계와 소수민족계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으로 꼽힌다. 카스트로 전 장관의 쌍둥이 동생인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연방하원의원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형이 대통령 도전에 대한 확실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대선 의지를 확인했다. 민주당 내에서 경쟁할 대상자들은 모두 어느때보다 쟁쟁하지만, 패기와 성장성 등은 그를 주목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민주당 2020 대선 후보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존 케리 전 국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꼽히고 있다. 카스트로 전 장관은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의 대선 패배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하며 2020년 대선에 출마할 후보자간 예비선거를 통해 훨씬 더 강해진 후보가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그의 잦은 막말 등 일탈적인 언행에도 불구, 미국 중심주의의 확산과 반이민정서 등을 업고 견고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인디언 혈통’ 증명한 워런, 트럼프 대항마로

    ‘인디언 혈통’ 증명한 워런, 트럼프 대항마로

    DNA 검사 공개… 대선출마 의지 피력“그렇다. 그녀는 원주민(인디언) 혈통이다. 그러나 그것이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공격을 멈추게 하진 못할 것이다.”(워싱턴포스트)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격수’를 자처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이 원주민 혈통임을 증명하는 DNA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로써 워런 의원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나서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미국인) 모두 다양한 인종, 민족 배경을 가졌는데, 워런 의원이 굳이 DNA 검사까지 해 가며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이 원주민 혼혈이 아니면서 하버드대 로스쿨 입학부터 펜실베이니아대를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역임하게 되기까지 ‘소수민족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에 대해 원주민 혼혈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해 인종차별 논란까지 빚었고, 지난 7월 한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는 “만약 워런이 DNA 검사를 받아 인디언이라는 것을 보여 주면 100만 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이날 워런 의원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동영상과 함께 카를로스 부스타만테 스탠퍼드대 유전학 교수가 지난 8월 그녀로부터 제공받은 샘플로 작성한 DNA 검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는 워런 의원 가계도에서 6~10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원주민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워런 의원은 자신이 원주민인 체로키와 델라웨어 부족의 먼 후손이라고 말해 왔다. 워런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원주민여성인력센터에( 100만 달러·약 11억원) 수표를 보내라”고 올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렇게(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 말을 다시 읽어 보라. 내가 직접 그녀의 DNA 검사를 했을 때 입증되면 그렇게 하겠다는 말이었다”는 트윗을 올려 응수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포카혼타스’라 조롱한 트럼프에 맞장...DNA분석 결과 공개한 엘리자베스 워런

    ‘포카혼타스’라 조롱한 트럼프에 맞장...DNA분석 결과 공개한 엘리자베스 워런

    “그렇다. 그녀는 원주민(인디언) 혈통이다. 그러나 그것이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공격을 멈추게 하진 못할 것이다.”(워싱턴포스트)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격수’를 자처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이 원주민 혈통임을 증명하는 DNA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로써 워런 의원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나서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미국인) 모두 다양한 인종, 민족 배경을 가졌는데, 워런 의원이 굳이 DNA 검사까지 해 가며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이 원주민 혼혈이 아니면서 하버드대 로스쿨 입학부터 펜실베이니아대를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역임하게 되기까지 ‘소수민족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에 대해 원주민 혼혈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해 인종차별 논란까지 빚었고, 지난 7월 한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는 “만약 워런이 DNA 검사를 받아 인디언이라는 것을 보여 주면 100만 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이날 워런 의원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동영상과 함께 카를로스 부스타만테 스탠퍼드대 유전학 교수가 지난 8월 그녀로부터 제공받은 샘플로 작성한 DNA 검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는 워런 의원 가계도에서 6~10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원주민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워런 의원은 자신이 원주민인 체로키와 델라웨어 부족의 먼 후손이라고 말해 왔다. 워런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원주민여성인력센터에( 100만 달러·약 11억원) 수표를 보내라”고 올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렇게(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 말을 다시 읽어 보라. 내가 직접 그녀의 DNA 검사를 했을 때 입증되면 그렇게 하겠다는 말이었다”는 트윗을 올려 응수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 덮친 ‘검은 수요일’…트럼프 “연준 미쳤다”

    美 덮친 ‘검은 수요일’…트럼프 “연준 미쳤다”

    상승땐 자화자찬… 하락땐 떠넘기기 세계 부자 500명 자산 113조원 증발 “연준은 실수하고 있다. 나는 연준이 미쳤다고 본다.”올 들어 3차례 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온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폭락하자 ‘미쳤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 가며 연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11월 6일 중간선거 유세를 위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너무 긴축적”이라며 공세를 높였다. 그러면서 미 주식시장에 대해 “사실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조정 장세가 온 것이지만 나는 진짜로 연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나치게 성급하다며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연준을 공개 비판해 왔다.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2~2.25% 수준으로 0.25% 인상하자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해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간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화당의 열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미 증시를 덮친 ‘검은 수요일’의 책임을 연준에 전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앞서 주가가 오를 때는 자신이 주도한 경제 정책 덕분이라며 성과로 내세워 왔으나 이번에는 주가 폭락의 의미를 축소하고 나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그는 “미 경제의 기초여건과 미래는 여전히 놀랄 만큼 강하다”면서 “실업률은 약 5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세금은 인하되고 규제는 완화됐다. 또 더 나은 무역협상으로 목장주, 농부, 제조업자들에게 힘을 실어 줬다”고 설명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증시 폭락으로 세계 최고 부자 500명의 순자산 가치 990억 달러(약 113조원)가 하루 만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처음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1위 부자에 오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순자산은 아마존 주가가 6.15% 떨어지면서 910억 달러나 감소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자산도 45억 달러 줄었으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자산평가액도 각각 22억 달러, 25억 달러가 증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21) 종합건축자재기업에서 실리콘 등 영역확장에 나선 정몽진 KCC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21) 종합건축자재기업에서 실리콘 등 영역확장에 나선 정몽진 KCC회장

    창업주, 슬레이트 공장에서 오늘의 KCC그룹 일궈정몽진 회장, 친화력 좋고 주식투자에 귀재정몽익·몽열 사장도 KCC와 건설에서 특화경영 정상영(82)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다. 정 명예회장은 형제들과 처음부터 다른 길을 걸었다. 크고 작은 기업체를 물려받은 가족이나 친지들과는 달리 1958년 금강스레트공업을 창업해 지금의 KCC를 일궈 냈다. 창업 당시 정주영 회장은 막내동생인 정 명예회장에게 “기왕 사업을 시작하려면 국가에도 도움이 되면서 장차 크게 성장할 사업을 해 보라”며 본인 회사에서 쓰던 자재 창고를 내줬다. 창고 건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정 명예회장은 슬레이트(지붕에 사용되는 시멘트판)를 만들어 팔기로 결심했다. 동생의 사업 구상에 큰형인 정주영 회장이 흔쾌히 동의해 KCC 역사가 시작됐다. 용산고를 졸업한 뒤 동국대 법대를 다니다 창업을 결심한 ‘22세의 대학생’ 정상영씨는 직접 자재를 나르고 슬레이트를 찍어내며 온몸으로 회사를 키워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설립해 유기 도료 사업에 진출한 이후 석고보드, 단열재, 유리, 창호 등 유무기 화학을 아우르며 국내 최고의 종합 건축자재 기업으로 키웠다.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경리팀에서 근무하던 조은주(82)씨와 결혼해 아들 셋을 뒀다. 정 명예회장은 2000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3형제에게 사업을 맡겼다. 실제로 KCC그룹은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아들 3형제에게 사실상 2세 승계 작업이 완료됐다.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인 KCC와 관련해 이들 4부자가 모두 37.35%의 주식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 10월 1일 현재 정 명예회장은 5.05%, 정몽진 회장 18.22%, 정몽익 사장 8.80%, 정몽열 사장 5.28%를 보유 중이다.  장남인 정몽진(58) 회장은 고려화학 입사 후 9년 만인 2000년부터 회장을 맡아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용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 조지워싱턴대 국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뒤 1991년부터 고려화학 이사로 재직했다.  KCC의 사업영역은 크게 건자재부문과 도료부문으로 나뉜다. 건자재부문에서는 내외장재와 판유리, 보온단열재, 폴리염화비닐(PVC) 창호재·바닥재 등을 생산하고, 도료부문은 자동차와 선박 등에 쓰이는 도료를 만든다. KCC는 한때 전방산업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주춤했지만 지난해 3조 426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최근 4년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 회장은 KCC를 국내 1위의 건자재기업으로 일궈냈지만 국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해외법인 신규 설립을 확대하고, 현지화 노력을 통해 해외로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충칭(重慶) 공장을 완공, 중국에 4번째 생산 거점을 만들었다. 해외법인 수로 따지면 KCC의 국외 거점은 10곳에 달한다. 지난해 7월 발표된 코팅스 월드(Coatings World) 자료에 따르면 KCC는 2016년 기준 세계 도료 업체 15위에 올라 있다.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대부분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2곳과 인도 1곳에 이어 4위다.  정 회장은 KCC의 새 먹거리로 실리콘에 사활을 걸고 있다. KCC는 지난 9월 13일 미 글로벌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이하 모멘티브)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30억 달러(약 3조 5000억원)에 달한다. KCC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는 역대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거래 중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 달러),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 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큰 거래다. 모멘티브 인수가 완료되면 KCC는 글로벌 2위 실리콘 제조업체로 우뚝 서며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다.  정 회장은 고려대 재학 시절 ‘막걸리 시범 조교’로 활약할 정도로 친화력이 좋다. 주식투자 고수로 폭넓은 투자분야 인맥을 잘 활용한다는 평을 듣는다. 그의 투자실력은 ‘한국의 워런버핏’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제일모직(삼성물산)과 만도 지분에 투자해 수천억원의 이득을 봤다. 2015년 6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 출범을 하는데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라는 변수로 난관에 봉착하자 정 회장에게 ‘백기사’ 요청을 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삼성물산 주식 899여만주를 6700여억 원에 매입해 통합 삼성물산 출범에 큰 역할을 했다.  현대가의 ‘몽’자 돌림 사촌들인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 등과 3개월마다 돌아가며 점심을 사는 정기모임을 하며 우애를 다진다. 모두 책을 들고 와서 서로에게 선물한다.  홍은진(50)씨와 음악을 인연으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평소 음악을 즐기던 정 회장은 사촌형인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홍씨를 만났다. 홍씨는 빙그레의 전신 옛 대일유업 사장의 딸이다. 정 회장은 부인과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뒀다. 차남인 정몽익(56) 사장도 형 못지않은 인텔리다. 용산고를 나온 뒤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을 전공했으며 조지워싱턴대 국제재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당시 ㈜금강에 입사해 ㈜금강고려화학 부사장과 KCC 총괄 부사장을 거치면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06년 2월부터 KCC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정 사장은 B2B(기업 간 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의 확장을 펼치고 있다. 2011년 ‘홈씨씨인테리어’라는 브랜드로 홈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설계부터 시공, A/S까지 KCC가 직접 책임지는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 사장은 최은정(55)씨와 결혼했지만 지금은 별거중이다. 자녀는 3남 2녀. 3남인 정몽열(54) KCC건설 사장은 경복고와 미국 FDU대를 졸업한 뒤 1989년 26세의 나이에 고려화학에 입사했다. 2003년 사장으로 승진한 정 사장은 주택사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KCC건설은 건설업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지난해 2010년대 최고인 매출 1조 3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정 사장은 중소기업 사장의 딸인 이수잔(48)씨와 혼인해 1남 1녀를 뒀다. 큰 동서와 마찬가지로 이씨도 서울대에서 예술가(미술 전공)의 꿈을 키웠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미국 증시 폭락에 세계최고부자 제프 베조스, 10조원 잃어

    미국 증시 폭락에 세계최고부자 제프 베조스, 10조원 잃어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자산가치가 하루 만에 10조원 이상 날아갔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베조스 CEO를 비롯한 세계 최고 부장 500명의 자산평가액이 이날 주가 폭락으로 990억 달러(약 113조원) 감소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6.15% 폭락했다. 베조스 CEO의 순 자산가치는 91억 달러(약 10조 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7월 이후 가장 작은 1452억 달러로 평가됐다. 세계 3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자산은 45억 달러(약 5조 1000억원) 감소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자산 평가액은 각각 22억 달러, 25억 달러씩 줄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9%, 나스닥 지수는 315.97포인트(4.08%) 폭락한 7422.05에 장을 마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전직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심경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적폐청산과 사법부의 권위라는, 함께 달성하고 지켜야 하는 두 가치 때문이다. 전 정권에서 던져 버린 권위를 지키면서 한편으로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김 대법원장이다.일선 판사들은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해 권위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지켜질 권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검찰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비록 전임자가 저질러 놓은 일이기는 하나 치부는 계속 드러나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이미 금이 간 사법부의 권위 회복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도 없다. 21세기도 2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의 사법부가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뼈아픈 역사가 재현된 현실은 참담하다. 삼권분립을 스스로 훼손한 양승태 사법부를 이어받은 김명수 사법부가 유념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 정치·행정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둘째 지나친 이념적 편향이다. 민주 사회에서 이념적 대결과 어느 한쪽의 선택은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자유에 속한다. 판결에서도 이념을 배제할 수는 없다.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한국의 사법부는 보수 일색이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임명으로 이념 면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시작한 것은 20년도 안 된다. 진보 성향이라는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가 곧 열릴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법관 구성은 이념적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70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가 성폭력 의혹을 뚫고 50대48로 상원 인준을 통과해 며칠 전 취임, 연방대법원에 입성했다. 이로써 보수가 진보를 5대4로 앞서게 돼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고령으로 사임한 전임 케네디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이지만, 때로는 주요 사안에서 진보의 손을 들어주는 ‘스윙 보터’로서 균형추 역할을 했다. 미국 대법관도 대통령이 임명하기에 정치성을 띠지 않을 수 없으며 행정부(대통령)로부터 100% 독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념적 성향은 뚜렷해 구성에 따라 때로는 보수적, 때로는 진보적(리버럴)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종신의 임기가 보장되는 미국 대법관은 취임 후부터는 정파성과 결별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법률 규정과 정합성(整合性)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삼권분립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초당적 태도에 의해 지켜질 수 있었다. 197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닉슨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 비밀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는데 9명 가운데 4명이 닉슨이 임명한 대법관이었다. 미국의 일반 판사는 ‘저지’(Judge)이지만, 연방 대법관은 오직 정의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에서 ‘저스티스’(Justice·정의)라고 한다.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는 그들 덕에 흑백 갈등, 반전 운동, 여성 해방, 동성 결혼 등의 난제에도 미국 사회는 대혼돈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240여년 역사를 가진 미국 연방대법원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부르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1년 전 김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허리를 30도 각도로 굽힌 사진이 공개됐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김 대법원장의 그 순간 심정은 어떠했을까. 코드 인사, 파격 인사의 당사자로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궁금한 것은 취임 1년을 넘긴 지금 김 대법원장의 사법부 독립에 대한 생각이다. 취임식은 물론 스쳐 지나간 한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했던 시선이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있다. 김 대법원장이 종식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권력에의 예속이다. 임명장을 받았지만 행정부(대통령)는 사법부와 대등한 민주주의의 한 축일 뿐이다. 오직 정의와 법조문을 추종해야 사법부의 슬픈 역사를 여기서 끝낼 수 있다.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아이젠하워 미국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얼 워런 전 연방대법원장은 아이젠하워의 뜻과는 다른 중요한 판결을 여러 건 내렸다. 그 때문에 그는 아이젠하워로부터 “내가 한 실수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실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워런은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은 오직 공익에만 봉사하며, 오직 헌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인도될 뿐입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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