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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를 보는 상반된 두 시선] 경기 비관론에 시장 휘청

    세계 경기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23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거렸다. 충격 여파는 지난달 ‘북핵 리스크’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나마 주식시장에서는 기관의 매도세가 한풀 꺾이면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위안거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17포인트(-2.80%) 급락한 1360.5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15.10포인트(-2.94%) 떨어진 498.03에 장을 마감, 지난 4월29일 494.47 이후 50여일 만에 40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같은 하락률은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의 하락률(코스피 0.20%, 코스닥 2.17%)을 크게 웃돈다. 이는 전날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종전 -1.75%에서 -2.9%로 대폭 낮추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한 여파가 국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발 악재는 단발성에 그친 북핵 리스크와 달리 향후 국내 증시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허재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경기가 최악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빼면 기댈 구석이 없다.”면서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면 우리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4월 이후 매도세로 일관했던 기관의 순매수 전환이 기대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최근 두 달여 만에 자금 순유입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달러당 16.30원 오른 1290.80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29일 1340.7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 불확실성 증폭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프로야구] 왼손투수 전성시대

    왼손투수 전성시대다. 왼손타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 좌완투수들의 비중이 커졌다. 손민한(롯데)과 윤석민(KIA) 등 간판 우완투수들의 부진도 한몫을 했다. 그렇다고 2006~07년 류현진(한화)이나 지난해의 김광현(SK)처럼 압도적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지배하는 투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프로야구 532경기 가운데 절반인 265경기를 소화한 22일 현재 봉중근(LG)-김광현-이현승(히어로즈)의 왼손 트로이카 체제 양상이다.4~5월 내내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LG의 에이스 봉중근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6승7패를 기록했다. 다승 공동 7위. 하지만 평균자책점 2.70으로 공동 2위, 탈삼진 82개로 3위에 올라 있다. 최고의 ‘이닝이터’답게 100이닝(103과 3분의1이닝)을 돌파했다. 평균자책점의 맹점을 보완하는 잣대로 쓰이는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역시 1.10으로 2위다. 빅리그에선 1.00 이하면 특급투수로, 1.20 이하면 에이스로 분류된다. 봉중근의 강점은 한결같다는 것. 벌써 11차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내)를 기록했다.SK 김광현은 9승(1패)으로 다승 공동선두 및 83개의 삼진을 솎아내 팀동료 고효준(84K)에 이어 탈삼진 2위다. 퀄리티스타트도 12차례로 전체 1위. 얼핏 지난해에 비해 손색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2.84(5위)로 지난해(2.39)보다 떨어진다. 지난해 9개의 홈런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벌써 10개를 두들겨 맞았다. 김광현이 ‘언터처블’의 면모를 잃은 원인은 투구 이닝에서 찾을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김광현을 평균 6이닝으로 관리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평균 7이닝을 웃돈다. 불펜 약화로 과부하가 걸린 셈.히어로즈 돌풍의 주역 이현승은 ’신데렐라맨’이다. 4년차 이현승은 지난해까지 불펜과 땜질 선발을 오갔지만 풀타임 선발 첫시즌 투수랭킹 전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9승4패(공동1위)에 평균자책점 2.70(공동2위)을 기록 중이다. 10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WHIP도 1.12(3위)로 수준급. 7000만원의 연봉을 감안하면 구단 입장에선 ‘대박’인 셈.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지만 완급조절과 제구력, 수싸움이 빼어나다. 대투수였던 김시진 감독-정민태 투수코치의 작품답다는 평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디지털 구로, 해외시장 공략

    디지털 구로, 해외시장 공략

    서울 구로구가 지역 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구로구는 오는 27일까지 9박11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스위스, 불가리아 등 유럽 3개국에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한다고 17일 밝혔다. 또 이날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월드IT쇼2009’에 참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는 관내에 ‘디지털단지(옛 구로공단)’가 자리한 만큼 첨단 정보통신기술(IT)을 보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개척단을 꾸렸다. 메모렛월드는 USB메모리를, 파라곤전자는 산업용 스위치를, 이로닉스는 보안카메라를 각각 대표상품으로 보따리에 꾸렸다. 또 진영정보통신은 LED 조명을, 코리아퍼스텍은 동영상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넥스트로닉스는 유무선 비상콜 시스템을 가져갔다. 이밖에 모자를 생산하는 유신모자, 진드기청소기를 만드는 일출교역, 스포츠의류를 제조하는 현대스포츠도 시장개척단에 포함됐다. 구가 택한 유럽 3개국도 만만찮은 구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스트리아는 동·서 유럽을 잇는 중개 교역지로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를 웃돈다. 스위스는 세계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국가로 국민소득이 5만 달러에 이른다. 1998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탄 불가리아도 최근 유럽연합(EU) 가입으로 탄력이 붙었다. 구는 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시장조사, 상담바이어 섭외·주선, 상담장 설치·운영과 업체별 통역 등을 지원한다. 앞서 2003년부터 동남아, 북미, 중남미, 유럽 등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해 지금까지 890만 달러의 수출계약 성과를 끌어 냈다. 한편 구로구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월드IT쇼20 09’에 디지털구로관을 설치했다. 20개 부스를 만들어 관내 기업을 지원한다. ‘디지털구로관’에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12개 업체가 입주해 국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과 수출 상담을 하고 있다. 양대웅 구청장은 “지역 기업들의 발전이 곧 구로의 발전”이라며 “업체들의 성공을 위해 ‘내조의 여왕’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레이저로 단속카메라 무력화 불법 자동차용품 밀수해 유통

    레이저 광선으로 과속 단속카메라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불법 장비를 외국에서 몰래 들여와 판매한 자동차용품 업주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과속 운전 단속을 피하는 장비인 ‘제미니’를 영국에서 몰래 들여와 유통시킨 자동차용품점 업주 이모(42)씨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장비를 사서 사용한 운전자 최모(47)씨와 이씨에게 구입한 장비에 웃돈을 얹어 다른 운전자에게 판매한 전모(48)씨 등 4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영국에서 ‘제미니’ 180여대를 대당 7만원에 들여온 뒤 자동차 동호회와 자동차용품 판매점에 대당 20만원을 받고 팔아 24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 등은 이 장비를 택시 운전사, 장거리 출·퇴근자 등 과속 단속에 자주 걸리는 운전자들에게 30만원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공중보건의 씨 마른다… 치과 ‘가뭄에 콩 나듯’

    공중보건의 씨 마른다… 치과 ‘가뭄에 콩 나듯’

    농어촌 보건소 공중보건의가 사라지고 있다. 종합대학 의학전문대학원(4년제)을 거쳐 군복무 대신 공중보건의를 지망하는 남학생들이 해마다 급격히 줄어드는 탓이다. 군미필 남학생들의 빈 자리는 공중보건의와 상관없는 남자 복학생과 여학생들이 메우고 있다. 공중보건의가 부족해지면서 보건소가 사실상 종합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농어촌·산간 벽지의 주민들이 공중보건의료서비스 부족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총 1004개 섬으로 이뤄진 전남 신안군에 올해 배치된 공중보건의 54명 중 치과의사는 지난해보다 2명이 준 13명. ‘도서벽지 우선 충당’의 원칙이 적용됐지만 본래 인적자원이 적어 태부족일 수밖에 없다. 현재 신안군 23개 보건진료소는 6개월 교육만 받고 배치된 간호조무사 성격의 진료원이 지키고 있다. 전남에서 공중보건의 인원이 가장 적은 구례군의 경우 현재 치과전문 공중보건의는 8개 읍·면 가운데 3개 면에만 근무하고 있다. 지난 4월 치과의사가 있을 때 보건지소에서 어금니를 뺐다는 이종운(61·구례군 간전면 금산리)씨는 “동네 노인들이 보건소에서 큰 도움을 받았는데 지금은 어디가 아파도 약 먹고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지역 공중보건의 근무자는 801명. 이 가운데 치과의사는 136명으로 지난해보다 16명 줄었다. 이들 중 주민들과 직접 만나는 보건소와 보건지소 근무자는 599명에 그치고 있다. 충북 107개 보건소와 보건지소 가운데 30여곳에도 치과의사가 아예 없는 실정이다. 공중보건의 인력 부족 문제는 2011년 이후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2007년에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한 대학이 갑자기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전국 11개 의학전문대학원(이화여대 제외)의 1~4학년생 2056명을 분석한 결과 군의관 후보인 군미필 남학생은 14%에 불과한 반면 군필 남학생은 30.8%, 여학생은 53.2%로 나타났다. 군복무와 무관한 비율이 80%를 웃돈다는 얘기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국 11개 중 6곳의 재학생 1561명을 살펴보니 군필자 47.8%, 여학생 43.4%, 군미필자 7.9% 등으로 나타났다. 산간벽지 보건진료소에서 일할 인력이 채 10%도 되지 않는다. 보건산업진흥원의 한 연구원은 “전문대학원 입학생 가운데 여성과 군필자 비중이 높아져 2011년쯤이면 공중보건의 인력이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1800까지 간다” “1000까지 밀린다” 코스피의 두얼굴

    “1800까지 간다” “1000까지 밀린다” 코스피의 두얼굴

    우리나라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을 달린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경우 가시적 지표보다 심리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올 하반기 증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굿모닝신한·SK·메리츠·동양종금증권 등은 ‘완만한 상승’ 또는 ‘점진적 성장’ 의견을 냈다. 경기 회복 가시화와 수출 실적 개선, 풍부한 유동성 효과 등을 이유로 꼽았다. ●경기 불확실성 여전 이들 증권사는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저점 1200∼1250선, 고점 1580∼165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KB투자증권은 ‘V’자형 경기 회복 가능성을 내세워 지수 전망치 상단을 1800으로 제시했다. 반면 삼성·한화·NH투자증권 등은 3분기보다 4분기에 지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 이익 전망이 낮아지고 정부 경기 부양책이 한계를 드러내는 등 실물 경제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증권은 상황에 따라 지수가 1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관사별로 제시한 지수 저점과 고점 사이의 차이가 무려 800포인트에 이른다. 이는 최근 증시에서 긍정·부정적 요인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데다,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를 놓고도 시각차가 크기 때문이다. 낙관론자들은 현재의 실물 경기 회복 속도가 증시의 추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견해인 반면, 신중론자들은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하락 배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낙관론자들은 미국의 소비 회복이나 중국의 경기 부양 성공 가능성에, 신중론자들은 미국의 가계 부채 부담과 중국 은행권의 부실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 2분기 실적에 달려 증시 관계자는 “컵에 담긴 물을 볼 때 반이나 남았느냐, 반밖에 없느냐 등으로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라면서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최근 1주일(6월4∼10일)간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로 41억 7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주간 순유입액이 40억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또 13주 연속 순유입 기록을 세워 2007년 주간 단위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장 기간 순유입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16세 카트 레이서 김진수

    [스포츠 라운지] 16세 카트 레이서 김진수

    2009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 2차대회(태백 모터파크)를 사흘 앞둔 11일 서울 잠실 탄천의 카트 경기장. 알록달록하게 치장한 카트 한 대가 탄천을 가로지를 듯 질주했다. 2m 길이에도 모자라는 몸집이지만 족히 시속 120㎞는 넘길 듯한 속도, 귀를 찢을 듯한 파열음, 원심력을 눌러버리듯 예리하게 구부러진 코너를 생쥐처럼 빠져나가는 몸놀림. 평소 컴퓨터 게임 ‘카트라이더’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이 광경을 봤다면 섬뜩 놀란 만도 할 일이다. 쉬지 않고 코스를 50여바퀴 돌고 난 뒤 헬멧을 벗은 김진수(16·용인고)의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어땠어요? 액셀러레이터 포인트가 조금 안 맞았던 것 같은데….” 아버지 정기(46)씨에게 묻는 곱상한 얼굴에 치아교정기(보철)가 하얗게 빛난다. ● 7세때 입문… 한글보다 먼저 깨우쳐 김진수는 한글보다 ‘질주 본능’을 먼저 깨우쳤다. 7살 때 아버지 김씨는 카트에 아들을 앉혔다. 이제는 국내 ‘카레이싱의 본적’으로 자리매김한 경기 용인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면서 주변의 드라이버들과 제법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 신기한 듯 카트를 요리조리 둘러보던 김진수가 귀여운 듯 “한 번 타보게 하시죠.”라고 재미삼아 핸들을 잡게 한 어떤 레이서의 권유가 ‘화근(?)’이었다. 큰아들에게 김씨가 아예 장난감 같은 카트 한 대를 선물로 준 건 그 해 크리스마스. “재미로만 끝낼 줄 알았는데 그게 그만 내 착각이었다.”고 김씨는 헛웃음을 날렸다. 초교 2학년 때부터 김진수는 본격 레이싱에 뛰어들었다. 집 근처 용인에버랜드 카트 코스를 시간만 나면 내달렸다. 김씨는 “한겨울이었어요. 바람에다 진눈깨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에 1시간 이상을 계속 돌더라고요. 카트를 세우고 몸을 만져 보니 뻣뻣하게 굳어서 마치 송장 꺼내듯 카트에서 들어올린 적도 있지요.” 평소 자상한 김씨지만 혹독한 훈련을 시킨 것도 아버지 김씨였다. 훈련 시간에 늦은 벌로 가마솥보다 더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뻗쳐’ 자세로 2시간 고생한 일을 김진수는 잊지 못한다. 손바닥이 다 익어 물집까지 잡혔지만 “그래도 탈 거냐?”는 아버지의 말에 김진수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만 끄덕거렸다. ● “무시무시한 속도가 좋다” 재미가 직업으로 발전한 건 이듬해인 3학년 때. 각종 대회를 휩쓸 당시 ‘꼬마’의 눈에도 미하엘 슈마허, 아일톤 세나 등 F1의 스타들이 띄기 시작했다. 평생의 목표로 삼기로 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F1 드라이버가 되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왕 들어선 길, 최고의 레이서가 되기로 했어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포뮬러 체질이거든요.” 10월이면 만 16세가 되는 김진수는 올해로 ‘카트 생활’을 청산할 계획이다. 이 나이가 되면 F3, F1 등 포뮬러급 레이싱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F1으로 가는 길은 복잡하고 멀다. 올해 안에 ‘포뮬러 BMW 퍼시픽(포뮬러1800㏄급) 투어’ 에 출전, 3명만 뽑는 상위 성적으로 F3에 진출해야 하고 그 다음 단계로 F1을 노크할 수 있다. 따라서 포뮬러급 차량을 이용한 훈련이 필수. 그러나 “차가 있어도 국내에는 탈 곳이 없다.”는 게 김진수의 푸념이다. “포뮬러 대신 ‘스톡카(양산차량을 엔진만 제외하고 경주용으로 개조한 것)’ 레이싱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김진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젖는다. “야망을 버릴 수는 없잖아요. 한국의 슈마허가 되기 위한 야망요.” 글ㆍ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김진수는 누구 ▲1993년 10월14일 서울생(177㎝-60㎏) ▲용인초-영문중-용인고1년 ▲카트 다음으로 농구가 특기 ▲김종기(46)·민채홍(40)씨의 2남 중 장남 ▲2001년 코리아 카트 주니어챔피언십 종합 2위, 동일본주니어 챔피언십 2위 02년 코리아 카트 주니어 챔피언십 우승 03~04년 코리아 카트 FP 챔피언 05년 코리아 카트 FPS 종합 2위 08년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 종합우승, 日 수고 멀티레이스 선수권 한국대표 ■용어클릭 ● 카트 ‘꼬마 포뮬러’로 불리는 카트(KART)는 ‘머신’으로 불리는 F1(포뮬러)급 레이싱 자동차의 축소판이다. 1955년 미국의 자동차 기술자 아트 잉겔스가 군대에서 쓰던 발전용 2기통 엔진을 네 바퀴와 얼기설기 엮은 파이프 뼈대에 얹어 굴린 것이 시초다. 경주용 카트에는 보통 공냉식 100㏄엔진을 장착한다. 보통 시속 150㎞ 안팎. 그러나 덮개 없이 드라이버의 신체가 그대로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체감속도는 300㎞를 웃돈다. ‘모터스포츠의 기본’으로도 불린다. 은퇴한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를 비롯한 세계 90% 이상의 F1 드라이버들은 모두 카트를 타면서 ‘무한질주’의 꿈을 키웠다.
  • FT “KB지주 외환銀 인수 준비”

    KB금융지주가 최소 20억달러(약 2조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유상증자의 이유로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자금확보를 꼽았다. FT는 KB금융이 증자를 위해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을 자문역으로 선임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또 KB금융이 지난주 투자은행들에 자문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제의했다고도 밝혔다. 해당 투자은행들은 자문을 맡기로 했다. 이 신문은 KB금융 산하 국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3.16%로 정부 기준인 10%를 웃돈다는 점을 지적하며 증자의 목적은 결국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을 달았다.하지만 KB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포석은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증자 등 여러가지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는 밝혔지만, 액수 등 구체적 결정은 나지 않았다.”면서 “특히 지금은 누가 시킨다고 해도 은행 인수 같은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금천 “폐가전제품서 금캔다”

    금천구가 폐가전제품에서 금·은 등 희귀금속을 캐내는 ‘도시광산 사업’에 적극 나섰다. 구는 오는 11일부터 효과적인 자원 재활용을 위해 주요 폐가전제품에 대해 무상수거를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가정에서 가전제품을 버리려면 주민센터 등에서 신고필증(스티커)을 구입해 부착해야만 했다. 하지만 앞으로 단독주택은 폐가전제품을 대문 앞 공터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단지의 지정된 장소에 그냥 버리면 무료로 수거해준다. 무상수거를 하는 품목은 가습기, 오디오세트, 카세트라디오, 다리미, 선풍기, 탈수기, 공기청정기 등 33종이다. 이번 무상수거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시광산화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폐가전제품에서 금·은·동·팔라듐 등 희귀금속을 추출해 수입 대체효과와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도시광산 사업을 창안한 일본의 경우 폐가전제품의 금 보유량이 6800t에 이른다. 세계 굴지의 금 생산국가인 남아공의 매장량 6000t을 웃돈다. 도시광산의 개념을 적용하면 일본은 전세계 은 매장량의 23%, 인듐은 38%를 각각 보유한 세계적 천연자원 대국이 된다. 앞으로 구에서 수거한 소형 폐가전제품은 모두 서울시로 보내져 재활용 처리되며, 희귀금속 추출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 돕기와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된다. 현재 금천구는 공동주택 등에 수거용 포대를 공급하는 등 무상수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경제살리기와 기후변화 대응에 초점을 두고 홍보함으로써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인수 구청장은 “각 가정마다 사용하지 않고 뒹굴고 있는 휴대전화 등 폐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수거해 자원화하기 위해 수거채널 및 수거방법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전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폐가전제품 무상수거 품목 가습기, 오디오세트, 카세트라디오, 다리미, 선풍기, 탈수기, 공기청정기, 청소기, 정수기, 전자레인지, 가스오븐레인지, 헤어드라이기, 전기장판, 에어컨실외기, 전기히터, VTR·DVD, 전화기, 전기밥솥, 보온밥통, 녹즙(믹서)기, 토스터, 가스레인지, 컴퓨터 본체, 오락기, 키보드, 노트북 컴퓨터, 모뎀, 스캐너, 프린터기, 복합기, 팩시밀리, 시계, 휴대전화(총 33종)
  • 서울·인천 택시 기본료 인상 첫날 표정

    서울·인천 택시 기본료 인상 첫날 표정

    “500원 더 내세요.” “아니 요금 미터기에도 기본요금이 1900원인데 왜 2400원을 내야 하죠? ” 서울시내 택시 기본요금이 1900원에서 500원 인상된 1일, 서울 명륜동 지하철 혜화역 1번 출구 앞에서 택시를 탔다가 성균관대에서 내린 김기수(22·성대 경영학부)씨가 택시기사와 벌인 실랑이다. 택시기사와 티격태격 다툰 사람은 김씨뿐만이 아니다. 택시 요금이 인상됐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은 시민들은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승객들은 “택시요금 인상은 일상 생활과 밀접한 정보인데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측이 홍보를 했겠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주로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에 따르면 상당수 택시가 인상된 금액을 반영한 요금 표시기(미터기)를 달지 않아 택시기사들과 말다툼을 벌인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택시에 올라탄 직장인 한모(36)씨는 곧바로 내렸다. 한씨는 “다리를 다쳐 일주일째 지하철역에서 택시를 타고 출근했지만 요금이 오른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면서 “기본요금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여서 2000원만 가지고 택시에 탔는데 뒷좌석에 붙어 있는 요금 인상표를 보고 그냥 내려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택시를 이용해 강남에서 여의도로 출근한 은행원 김인선(27·여)씨는 “내릴 때가 돼서야 택시기사가 ‘미터기가 인상된 요금을 반영하지 않았으니 500원을 더 달라.’고 하더라.”면서 “웃돈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져 기분이 상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난달부터 방송 광고나 뉴스 등을 통해 인상소식을 알렸지만 전직 대통령 서거 등 굵직한 사건들에 묻혀 홍보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이달말이나 돼야 서울시내 7만여대 택시의 미터기 요금 조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여 한동안 시민들이 겪는 혼란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요금 인상의 ‘수혜자’인 택시기사들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기사들은 대부분 “기본요금은 올랐지만 서울을 벗어난 시계외 구간의 요금 할증이 폐지됐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택시 수를 줄이거나 LPG가격을 인하하는 등 궁극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기본요금만 올린 정책에 불평을 터뜨렸다. 12년째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이순례(54·여)씨는 “경기권역 도시로 나가면 90% 이상 빈 차로 돌아와야 하는데 시계외 구간에 대한 요금 할증이 없어지면 택시기사들에게는 큰 손해”라면서 “수도권 도시에 가려는 손님의 승차를 거부하는 택시들이 늘어 승객 불편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상된 기본요금만큼 회사측이 사납금을 올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한 택시회사 관계자는 “택시운송사업조합의 결정을 봐야겠지만 사납금 인상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서울시측도 “택시기사들의 요구를 알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박건형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28명 탑승 佛여객기 사라져 천안 명물 호두과자에 ‘천안 호두’ 없다   “보이지 않게 날 밀어…” 盧추모 랩 화제 北 ICBM 왜 동창리로? ‘쌀값 대란’ 오나 서울광장 연일 봉쇄 논란…법집행 vs 과잉대응 불경기에 술도 안 마신다…소주 판매량↓   새달부터 승용차가격 최소 20만원 오른다
  • 봉하마을 빈소 표정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6일에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는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추모 열기가 더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봉하마을 분향소에는 조문객 행렬이 수백m에 이르렀다. 임시주차장인 진영공설운동장~봉하마을 셔틀버스는 조문객을 실어 나르느라 밤늦게까지 계속 운행됐다. 봉하마을로 들어가는 2㎞ 진입로는 국화꽃들이 2m 간격으로 줄지어 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지난 25일 새벽부터 자원봉사자와 조문객들이 하나둘씩 봉하마을 진입로 가드레일에 국화꽃을 1~3송이씩 꽂기 시작해 현재 수백송이로 늘어났다. 조문객들은 연령층과 신분 등이 각계각층이었다. 마을 관광안내센터 관계자는 “평일이어서 주말보다 조문객 수가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퇴근한 회사원과 수업을 마친 중·고생들이 조문객 행렬에 동참해 오히려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봉하마을 입구에서 빈소에서 조문하는 데 4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교통이 불편하고 평일임에도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 수가 26일 자정까지 연인원 60만명을 넘었다. 장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의 조문 열기로 볼 때 봉하마을과 전국의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은 200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당시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40여만명과 1993년 열반한 성철 스님의 영결식과 3주간의 사리친견법회 추모객 40만명을 이미 웃돈 셈이다. 추모 인파는 1949년 6월 서거한 김구 임시정부 주석의 국민장 때 100만여명, 1979년 첫 국장으로 치러진 박정희 대통령 서거 때 200만명에 이르렀다.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 서로 자신을 강하게 자책했으며, 이같은 심경을 가족회의나 주변 인사에게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고, 자신이 죽으면 모두 다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며 “가족회의 때 ‘노 전 대통령이 나만 죽으면 편해 지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권 여사는 ‘그 사람은 돈을 받은 사실을 전혀 몰랐는데 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심하게 자책하며, “그 충격으로 걸음조차 걷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경북 문경에서 온 학생 남매가 편지를 읽었다. 문경여고 3학년 박수경(19)양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자 조문행렬 여기저기서 흐느꼈다. 박양은 “부모님 다음으로 존경하던 분이었는데 비보를 듣고 멍해졌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이해할 수 없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울먹였다. 박양은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했다.”며 “진심으로 편히 쉬시라.”라고 편지를 맺었다. 박양의 남동생 박민용(11·모전초 3)군도 편지를 낭독했다. 박양은 2003년 ‘대통령이 된 바보’란 책을 읽고 감동했다고 했다. 봉하마을에 머물며 폭력으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을 막는 등 장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일부 과격 노사모 때문에 유족들의 근심이 가중되고 있다. 유족들은 “모든 인사들이 조문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하지만 조문을 방해하는 일부 노사모 회원들을 통제할 수 없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김해 김정한 박성국기자 jhk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경제플러스] 금호그룹, 서울고속터미널 매각 검토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26일 “그룹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비상장 계열사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서초구 반포동에 8만 7111㎡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터미널 부지의 공시지가는 8000억원을 웃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유동성 확보 방안 발표 이후 시장에서 터미널을 매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요구가 있어 검토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무르익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의 38.74%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진(16.67%)과 천일고속(15.74%), 한일고속(11.11%), 동부건설(6.17%) 등도 주요주주로 올라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정류장 매표사업과 부동산 임대 사업 등을 통해 지난해 매출 258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마을입구 2㎞ 국화 꽃길… 나흘새 60만명 조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6일에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는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추모 열기가 더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봉하마을 분향소에는 조문객 행렬이 수백m에 이르렀다. 임시주차장인 진영공설운동장~봉하마을 셔틀버스는 조문객을 실어 나르느라 밤늦게까지 계속 운행됐다. 봉하마을로 들어가는 2㎞ 진입로는 국화꽃들이 2m 간격으로 줄지어 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지난 25일 새벽부터 자원봉사자와 조문객들이 하나둘씩 봉하마을 진입로 가드레일에 국화꽃을 1~3송이씩 꽂기 시작해 현재 수백송이로 늘어났다. 조문객들은 연령층과 신분 등이 각계각층이었다. 마을 관광안내센터 관계자는 “평일이어서 주말보다 조문객 수가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퇴근한 회사원과 수업을 마친 중·고생들이 조문객 행렬에 동참해 오히려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봉하마을 입구에서 빈소에서 조문하는 데 4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교통이 불편하고 평일임에도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 수가 26일 자정까지 연인원 60만명을 넘었다. 장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의 조문 열기로 볼 때 봉하마을과 전국의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은 200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당시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40여만명과 1993년 열반한 성철 스님의 영결식과 3주간의 사리친견법회 추모객 40만명을 이미 웃돈 셈이다. 추모 인파는 1949년 6월 서거한 김구 임시정부 주석의 국민장 때 100만여명, 1979년 첫 국장으로 치러진 박정희 대통령 서거 때 200만명에 이르렀다.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 서로 자신을 강하게 자책했으며, 이같은 심경을 가족회의나 주변 인사에게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고, 자신이 죽으면 모두 다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며 “가족회의 때 ‘노 전 대통령이 나만 죽으면 편해 지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권 여사는 ‘그 사람은 돈을 받은 사실을 전혀 몰랐는데 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심하게 자책하며, “그 충격으로 걸음조차 걷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경북 문경에서 온 학생 남매가 편지를 읽었다. 문경여고 3학년 박수경(19)양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자 조문행렬 여기저기서 흐느꼈다. 박양은 “부모님 다음으로 존경하던 분이었는데 비보를 듣고 멍해졌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이해할 수 없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울먹였다. 박양은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했다.”며 “진심으로 편히 쉬시라.”라고 편지를 맺었다. 박양의 남동생 박민용(11·모전초 3)군도 편지를 낭독했다. 박양은 2003년 ‘대통령이 된 바보’란 책을 읽고 감동했다고 했다. 봉하마을에 머물며 폭력으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을 막는 등 장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일부 과격 노사모 때문에 유족들의 근심이 가중되고 있다. 유족들은 “모든 인사들이 조문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하지만 조문을 방해하는 일부 노사모 회원들을 통제할 수 없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 김정한 박성국기자 jhkim@seoul.co.kr
  • 롯데표 ‘처음처럼’ 잘 나가네

    롯데표 ‘처음처럼’ 잘 나가네

    롯데그룹의 소주시장 가세 이후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까지는 ‘참이슬’로 대표되는 진로의 독주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유통망 무기를 앞세운 롯데의 시장 잠식이 집요하다. 시장점유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특히 연고지인 부산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들의 경쟁 탓인지, 아니면 경기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급감한던 소주 소비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25일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주 판매량은 총 975만 4718상자(1상자=360㎖ 30병)로 집계됐다. 3월에 비해 58만상자 늘었다. 올 들어 소주 판매량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1월 835만상자에서 2월 786만상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3월 들어 917만상자로 회복세를 보이더니 4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는 좀처럼 경기를 타지 않는 품목인데 워낙 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감이 강하다 보니 소주값도 아끼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최악은 지났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까닭인지 (전월 대비)소주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감소세다. 올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3514만 2000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28만 7000상자에 비해 5.8% 줄었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122만 5000상자를 팔았다. 3월(8.9%)은 물론 지난해 같은 달(8.1%)과 비교해도 모두 늘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의 시장점유율은 평균 12.4%. 지난해 말(11.1%)에 비해 1.3%포인트 높아졌다. 롯데는 두산의 소주사업을 인수, 올 3월3일 롯데주류를 출범시켰다. 연고지인 영남권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두산 시절 0.2%에 불과했던 부산지역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1.1%로 높아졌다. 이는 향토기업 대선의 시장을 빼앗은 결과로 풀이된다. 대선소주의 부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4%포인트나 빠졌다. 진로는 지난달 494만 5000상자를 팔았다. 올 1~4월 누적 판매량은 1709만 4000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감소했다. 롯데가 이 기간 증가세(5.8%)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평균 시장점유율도 48.6%로 50%대를 내줬다. 진로 측은 “올 1월을 제외하면 시장점유율이 여전히 50%를 웃돈다.”며 2위 롯데와의 비교를 불쾌해했다. 김윤종 롯데주류 마케팅팀장은 “인수·합병 뒤에도 기존 모델(가수 이효리)과 마케팅 전략(‘흔들어라’ 캠페인)을 일관되게 지속한 것이 시장에 먹힌 것 같다.”며 “연말까지 이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내업체 연비개선 ‘발등에 불’

    ‘ℓ당 15㎞ 이상 달리도록 만들어라.’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현대·기아차 등은 빠른 시일 안에 고효율 차량을 생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하이브리드 등 고연비 기술에서 앞서가는 일본 업체들과의 부담스러운 경쟁도 극복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자동차 연비향상 및 배기가스 배출 억제책을 발표했다. 2016년까지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갤런당 35.5마일(ℓ당 약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배기가스 배출량도 현재의 3분의1가량 줄이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승용차는 갤런당 39마일(ℓ당 약 17㎞),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미니밴 등 소형트럭은 갤런당 30마일(ℓ당 약 13㎞)의 연비를 실현해야 한다. 이에 현대·기아차의 앞길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은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연간 87만대를 판매한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이다. 문제는 미국의 규제가 발효되기 전까지 수출 주력 차종의 연비를 미국 규제 기준은 물론 도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와 경쟁 가능할 정도로 개선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종 가운데 미국의 새로운 연비 기준을 충족시키는 모델은 11개로, 국산차는 한 대도 없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와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가 갤런당 45마일로 최고의 연비를 자랑한다. 국산차로는 현대차의 베르나(수출명 엑센트) 자동변속기 모델의 경우 도심 주행 연비가 갤런당 26마일(고속도로 주행 35마일)로 가장 높지만 기준을 넘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은 국산 소형차(2000㏄ 미만)의 미국 내 판매 비중도 높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수출 차량 중 소형차 비중은 각각 33.7%, 31.5%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의 연비 규제는 차종별로 따지는 게 아니라 판매 대수 등 가중치를 얹어 업체별로 판단하기 때문에 새로운 미국 규제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수출 승용차 평균 연비는 갤런당 각각 33.2마일과 33.7마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평균인 갤런당 27.5마일을 웃돈다. 도요타(갤런당 38.1마일)와 혼다(갤런당 35.2마일)보다는 뒤지지만 미국과 유럽 업체보다는 여유가 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YF쏘나타’에 풀(Full)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ℓ당 20㎞를 구현해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인사이트’와 경쟁한다는 복안이다. 또 첨단 소재를 사용해 차체와 엔진 무게를 줄여 평균 연비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존 묘지 자연장지 전환땐 최대 2000만원

    매장이 아닌 화장문화를 이끌기 위해 묘지를 자연장지로 만들면 5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지원된다.전남도는 12일 도로변에 있는 기존묘지(8만 4000여기)를 개장한 뒤 화장해 나무 밑에 뿌리는 수목장을 포함해 봉분 없는 평분인 자연장지로 만들면 최우선으로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도로 주변이 아닌 곳에서 개인이나 종중 등이 새로 자연장지를 쓰더라도 예산이 지원된다.개인이나 가족 자연장지는 100㎡(30평) 이하, 종중이나 문중 자연장지는 2000㎡(606평) 이하로 제한된다. 자연장지에는 나무나 잔디, 꽃나무를 심어 공원처럼 꾸며진다.또 도는 도로변에 조성된 묘지가 경관과 지역 이미지를 흐린다고 보고 이를 옮길 경우에도 예산을 지원한다. 우선 도로에서 잘 보이는 5기 이상 집단묘지 주변에 나무를 심어 밖에서 묘지가 보이지 않도록 조경수를 심는 작업도 병행키로 했다.도는 이달 말까지 시·군에서 사업신청을 받아 사업비를 집행한다.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국내에 조성된 묘지는 1900만기가 넘고 차지하는 면적은 국토의 1%인 980만㏊를 웃돈다. 해마다 묘지 20여만기가 새로 생겨 서울 여의도 면적(295만㎡·89만평)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임향신 도 노인시설담당은 “국내 화장률이 58.9%이나 전남도는 유교문화 영향이 커 35.7%에 그치고 있어 매장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5월인 데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돈 날이 많았다. 도심 한복판 아스팔트는 벌써부터 지글지글 끓는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요즘 직장인들은 휴가 계획짜기에 바쁘다. 유난히 ‘빨간 날’이 적은 올해는 여름휴가가 더더욱 기다려진다. 직장인 2030의 바캉스 계획서를 들여다봤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오는 7월에 결혼하는 직장인 성모(27)씨는 일부러 결혼 날짜를 휴가철로 잡았다. 신혼 여행과 여름 휴가를 붙여 20일을 몰아 쓰려는 전략이다. 예비 신부인 학원강사 이모(27)씨 역시 미리 학원에 양해를 구했다. 성씨는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제대로 휴가를 즐겨보겠냐는 생각에 주위 핀잔에는 두 눈 딱 감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그 대신 결혼 직전까지 동기들의 야근을 도맡기로 했다. 성씨 커플은 신혼여행지로 터키와 그리스를 택했다. 우선 일주일 동안 터키를 돌아본 뒤, 그리스 에게해의 산토리니섬에서 크루즈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성씨는 “결혼 직전까지 야근을 해야 하지만 그 정도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아내와 함께 푸른 지중해 바다를 즐길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웃음이 나온다.”며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29)씨는 ‘실속형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이 싸서 ‘실속형’이 아니라 진로 계획을 위한 휴가라서 그렇다. 5년차 직장인인 김씨는 곧 회사를 그만두고 ‘자아찾기’에 나설 생각이다. 그는 “5년동안 일과 사람에 치이면서 살다보니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부모님은 철 없다고 하시지만 우물 안을 벗어나 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고 털어놨다. 이번 휴가에 프랑스로 갈 김씨는 파리를 둘러보며 내년 초 입학할 학교를 알아볼 생각이다. 우선 프랑스어를 익힌 뒤 제과 제빵기법을 배운다는 게 김씨의 계획이다. 김씨는 “한국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다 알아봤지만, 현지를 다니면서 집값이나 학교 주변 분위기 등을 직접 보고 싶다. 휴가도 즐기고 진로계획도 세우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2년차 회사원 이모(27)씨는 ‘몸 고생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휴양지에 가서 편하게 쉬는 진부한 여행은 싫다. 일상을 벗어나서 내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이씨는 제주도를 자전거로 일주했다. 300km쯤 되는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달렸다. 목과 등은 햇볕에 시커멓게 탔고 근육이 아파 얼마간 파스를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만큼 얻는 게 있었다. 직장 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과 스릴이었다. 이씨는 “평범한 휴가보다 훨씬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면서 “다녀온 후에도 계속 제주도의 풍광이 떠오르고, 주변 사람에게 얘깃거리도 많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쳇바퀴처럼 도는 직장 생활을 떠나 자전거 일주를 하니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고, 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끼게 됐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올해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동해안을 따라가는 7번국도 자전거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힘든 여행도 젊을 때 해보지 언제 해보겠냐.”며 활짝 웃었다. ●책 속에 묻혀 지내는 책벌레파 직장인 이모(33·여)씨는 다음달 일찌감치 휴가를 떠난다. 신혼부부 허니문 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오성급 호텔을 예약해 놓은 이씨는 홀로 독서를 즐기며 휴가를 즐길 작정이다. 남국의 화창한 햇빛을 살포시 가려줄 나무그늘 아래서 칵테일을 한 잔 마시며 책 속에 흠뻑 빠질 상상만 하면 벌써부터 흐뭇해진다. 매일 야근에 쫓겨 신문조차 못 읽었다는 이씨는 휴가동안 읽을 책 리스트도 작성해 두었다. 먹고 자는 시간만 빼면 오롯이 독서만으로 휴가를 보낼 참이다. 시간때우기용 추리소설부터 사회과학 고전, 수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씨는 “장소가 조금 사치스럽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자 공부의 시간인 셈이다. 그동안 비었던 머릿속도 꽉 채워 돌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원 임모(28)씨는 새내기 직장인이다. 1년의 백수생활 끝에 지난해 10월 어려운 관문을 뚫고 꿈에 그리던 직장을 얻었지만 입사 후 고민이 생겼다. 하루하루 바쁜 일에 치여 살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든 것. 대학생 시절, 한 달에 책 10권은 가볍게 읽던 ‘책벌레’ 였지만 은행 일과가 오후 9시나 돼야 끝나는 데다 휴일에는 자느라 도통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임씨의 생활은 자연히 메말라갔다. 함께 ‘시사 동아리’ 활동을 하던 대학 친구들을 만나도 임씨만 줄곧 대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과 환담을 나누며 호감을 사다가도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고객의 한마디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기도 했다. 그런 임씨였기에 처음 맞는 여름 휴가 때는 ‘일주일동안 책 20권 읽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유독 덥다는 올 여름 날씨를 피해 계곡이며 바다를 찾을 만도 하지만 ‘지적 목마름’을 풀기 위해 그 정도는 포기할 수 있다는 게 임씨의 생각이다. 임씨는 요즘 신문의 서평란을 유심히 보며 읽을 도서들을 고르고 있다. 문화 분야는 물론 시사, 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두루 읽을 계획이다. 임씨는 “피곤하다고 잠만 자다보니 금세 머리가 텅 비는 것 같았다. 이번 휴가를 이용해서 꼭 20권의 책을 읽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OK 입사 후 첫 여름휴가를 준비 중인 새내기 직장인 장모(28)씨는 요즘 직장 선배들 몰래 인터넷 검색에 빠져 있다. 가족 여행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장씨는 군생활 2년 2개월을 보낸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행선지로 택했다. 제대한 지 어느덧 6년이 지났기 때문에 배 편이나 현지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전남 순천에 계시는 부모님은 집과 장씨의 군 복무지가 너무 멀어 면회를 한 번도 못 가본 것을 내내 미안해했다. 그래서 장씨는 휴가비용 전액을 스스로 부담할 첫 ‘효도여행’의 장소로 백령도를 꼽았다. 장씨 본인도 군인 시절엔 악몽과 같았던 곳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장씨는 “여름 휴가철에 가면 군부대에서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군용 고무보트를 빌려주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물범 떼들이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면서 “가족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년째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공부 중인 김모(27)씨는 7월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될 행정고시 2차 시험을 끝낸 뒤 직장인 여자 친구와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 둘은 지난해 고시 공부모임에서 만났지만 여자친구가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에 입사하는 바람에 생이별을 해야 했다. 갓 입사해 막내 생활을 하며 힘들어하면서도 자신을 배려해주는 여자친구가 항상 고마웠던 김씨는 여행을 위해 통장에 있는 300만원을 인출하기로 했다. 시간에 쫓기는 김씨가 여섯 달째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모은 돈이다. 김씨는 여기에 부모님으로부터 지원받은 돈을 조금 보태 일본 도쿄로 온천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막바지 공부에 바빠 모든 계획은 여자친구가 도맡아 짜고 있지만 김씨는 7월 달력에 그려진 빨강 동그라미만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김씨는 “공부하느라 힘들었으니 온천물에 몸을 푹 담그고 쌓인 피로를 모두 털어낼 것”이라고 가슴설렜다. ●불황에 대처하는 초절약형 휴가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채모(31)씨는 휴가 계획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불황기이지만 그 중에서도 건설 경기는 사상 최악이라 석 달째 월급이 밀렸다. 회사 측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직원휴직을 강요하는 상황이다. 휴가원도 빨리 내주길 원하는 눈치다.  채씨는 “일주일동안 10만원만 쓰는 초절약형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집과 동네를 벗어나지 않고 소소한 추억을 만들 생각이다. 첫째 날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서 같이 일주일치 장을 보고,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계획이다. 분위기를 돋구워 줄 와인도 챙겼다.  최신 영화 7편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놓고,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순정만화 책도 잔뜩 빌려 놓을 생각이다. 함께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보고 싫증 나면 만화 속에 파묻힐 작정이다.  채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었다. 매일 술에 찌들어 살면서도 정작 여자친구와 마주 앉아 오붓한 술자리를 가져본 적도 없다. 그 때문에 결별 직전까지 간 것도 수차례다. 채씨는 “비록 맛은 없더라도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찾아 근사한 음식을 만들어 줄 생각”이라면서 “분위기만 잘 만들면 프러포즈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를 전했다.  박성국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몸집 불린 인터넷전화, 이통시장 진출 호시탐탐

    몸집 불린 인터넷전화, 이통시장 진출 호시탐탐

    국내 벤처기업 새롬기술은 1999년 음성신호를 데이터로 전환해 인터넷망을 통해 전송하는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무료 통화라는 장점에도 통화품질이 좋지 않은 데다 식별번호가 부여되지 않아 착신이 불가능해 곧 사장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부활한 인터넷전화가 유선전화(집전화)와 무선전화(이동통신) 시장을 통째로 흔들 태세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데이콤, KT, SK브로드밴드 등의 유선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는 4월 말 현재 330만명을 웃돈다. 지난해 말 가입자 250만명과 비교하면 매월 20만명씩 증가한 셈이다. 반면 기존 집전화 가입자 수는 매월 15만명 이상씩 줄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번호이동제(070 식별번호 없이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인터넷전화에 적용) 덕택에 4월 말 현재 인터넷전화로의 전환을 신청한 사람은 109만명에 이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9월부터 5~10일 걸리는 번호이동 기간을 24시간 내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인터넷전화는 시내전화와 시외전화 요금이 3분에 30원대로 동일하다. 미국으로도 1분에 50원 정도면 전화할 수 있다. 같은 회사 가입자 간에는 통화료가 공짜다. 인터넷전화는 데이터 기반이어서 영상통화, 인터넷뱅킹, 교통정보, 홈 모니터링 등의 서비스도 가능하다. 인터넷전화는 이동통신 시장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낯설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스카이프 모바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스카이프는 세계적으로 4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최대 무선인터넷전화 업체다. 노키아는 스카이프와 손잡고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을 내장한 단말기를 내놓기로 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림의 블랙베리와 같은 스마트폰으로도 무선인터넷 와이파이(Wi-Fi) 커버리지 내에선 인터넷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선 애플의 MP3인 아이팟터치(2세대용)로 인터넷전화가 가능하다. 국내외 이동통신사들은 자사 망으로 인터넷전화가 침투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구성한 3세대(3G)망을 통화료가 싼 인터넷전화에 내주면 수익성 급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터 전송 능력이 유선 초고속인터넷망과 맞먹는 와이브로(초고속휴대인터넷) 등과 같은 4G망이 안착되면 이동통신에서도 인터넷전화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지난 3월 말 와이브로에 010 이동통신 음성식별번호를 부여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와이브로에 음성을 탑재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는 이미 다 완비됐다.”면서 “통신사들이 단말기를 개발하고, 고유번호를 신청하면 스카이프와는 또 다른 방식의 무선인터넷전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그린경영-아모레퍼시픽] 매년 CO2 4만820t 흡수 녹차밭 운영

    [그린경영-아모레퍼시픽] 매년 CO2 4만820t 흡수 녹차밭 운영

    아모레퍼시픽의 친환경 경영 역사는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부터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기업으로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직접 다원(차밭)을 운영했다. 녹차밭에서 흡수·고정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연 4만 820t으로 이 회사가 생산 물류 전 과정에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량 2만 3780t을 웃돈다. 2015년까지 3차에 걸쳐 40여만평의 미 개간지에 대한 조림을 통해 추가로 온실가스를 흡수·고정할 예정이다. 친환경 경영의 영향력은 제품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12월18일 환경부는 이 회사의 미쟝센 펄샤이닝 모이스처 샴푸에 국내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 최초로 탄소라벨 제품 인증을 부여했다. 제조 공정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저온생산 공정을 적용한 해피바스 바디클렌저는 기존 제품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5% 감소시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각 부문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를 설정하고, 에너지 절감을 위해 전사적으로 ‘로 카본(Low Carbon)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2차 포장을 줄이는 작업도 한다.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 자연을 보호하는 그린 마일리지 캠페인인데, ‘가장 좋은 것은 자연으로부터 온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념과 통한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또 2015년 글로벌 톱10 비전 달성을 위해 경기도 오산에 2000억원을 투자해 2011년 9월 완공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을 위한 생산·물류 기지격인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최첨단 친환경 공장으로 추진한다. 서경배 대표는 5일 “환경경영은 기업에 있어 또 다른 비용 부담이라기보다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면서 “불황을 넘어 100년 더 나가는 기업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과 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에코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그린경영-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량 2012년 조기 실용화

    [그린경영-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량 2012년 조기 실용화

    현대·기아차가 그린카(친환경 차량) 개발의 선두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블루 드라이브(Blue Drive)’, 기아차는 ‘에코 다이내믹스(Eco Dynamics)’라는 이름의 친환경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 그린카 전쟁에 뛰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2003년에 환경경영을 핵심경영전략으로 삼고 2010년 세계자동차산업 환경부문 ‘톱 5’ 진입을 위한 ‘글로벌 환경경영 선포식’을 업계 최초로 실시했다. 2005년에는 세계 자동차 업계 최초로 ‘환경기술연구소’를 설치했다. 같은 해 국내 처음으로 친환경 폐차 처리장인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도 준공했다. 연간 4000대를 처리할 수 있다. 현대차는 “기존 폐차 처리 과정에서 불완전하게 회수되던 각종 액상류, 가스를 85% 이상 회수해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내·외장품 재활용률은 80%를 웃돈다. 현대차는 유럽연합(EU) 및 아시아 등에서 2015년 달성 목표로 삼고 있는 재활용 및 에너지회수율 95%의 조기 달성을 통한 ‘자동차의 자원 순환’을 주요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를 그린카(친환경 차량) 양산의 원년으로 삼았다.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배터리’의 동력을 결합시켜 연비를 높이는 동시에 배출가스를 줄인 차량이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차’의 출시 시점을 올 하반기로 앞당겼다. 현대차는 오는 7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LPG연료)’를, 기아차도 9월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시판한다. 현대차는 “국내의 경우 LPG 공급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연료비도 휘발유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유류비 절감 효과 극대화 차원에서 LPG 하이브리드차를 먼저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미국 등 북미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2012년 이후에는 집에서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량의 경우도 2012년에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2년 1000대, 2018년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바이오(식물성) 디젤 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차량은 옥수수, 유채, 야자수, 콩 등에서 추출한 기름을 넣고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기존 디젤 연료에 바이오 디젤을 5% 혼합해 운행이 가능한 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EU기준에 부합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바이오 연료 혼합률을 최대 30%까지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가솔린에 에탄올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가변연료자동차(FFV:Flexible-fuel Vehicle)와 에탄올 85%를 연료로 사용하는 ‘E85차’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차량 연비 개선을 위한 신(新)엔진 개발, 신자동변속기 개발, 경량화 등 ‘그린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하이브리드차 부품 연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하이브리드 차량 핵심부품 기술개발에 오는 201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연구인력도 200여명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구동모터와 통합패키지모듈(IPM)에 대한 양산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구동모터는 기존 일반차량의 엔진 역할을 분담하고, IPM은 전기모터 및 배터리 제어기능은 물론 배터리 전압을 저전압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또 위해물질 유발을 억제하는 제품 개발 및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친환경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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