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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취·하숙 대학생 모임 ‘민달팽이 유니온’ 출범

    “치솟는 하숙비·전셋값에 치여 대학생들의 주거권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대학생들이 바꿔 나가야 합니다.” 자취나 하숙을 하는 대학생들이 뭉쳤다. 고가의 생활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주거공간의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9일 연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20대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들의 모임인 ‘민달팽이 유니온’이 지난 5일 정식 출범했다. 집이 없는 대학생들이 협동조합과 비슷한 성격의 모임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민달팽이 유니온’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지난달 말부터 엿새 동안 진행한 1차 모집에만 109명의 연대생이 가입했다.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 등 대학이 몰려 있는 신촌은 하숙비가 평균 50만원을 웃돈다. 원룸에서 자취하려면 전세 계약에 5000만~6000만원이 들어 자취생·하숙생들은 갈수록 생활비 마련하기가 버겁다. ‘민달팽이 유니온’을 기획한 장시원(22) 연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대학생들의 주거권은 교육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아무도 신경을 안 쓰고 있다.”면서 “신촌에 있는 다른 대학들까지 차차 모임의 대상 범위를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달팽이 유니온’ 홈페이지(www.snailunion.com)에 주거정보 리뷰 게시판을 만들어 학생들이 집값, 위치, 시설 등을 형식에 맞춰 평가해 자취·하숙 정보를 공유한다. 이사 도우미 프로그램으로 운영위원 20명이 일단 이사를 돕는 한편 회원들끼리 품앗이를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물물교환, 공동구매도 한다. 요리법을 모르거나 음식재료 소량 구매에 비용이 많이 들어 고민하는 자취생에게는 대학 청소노동자 아주머니가 밑반찬 만드는 방법을 교육할 예정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관광하고 ‘디카질’ 하며 5000만원 버는 中미녀

    관광하고 ‘디카질’ 하며 5000만원 버는 中미녀

    아름다운 섬 61개의 주인이 돼 휴가도 즐기면서 고액연봉도 챙길 수 있는 ‘중국 최고의 직업’ 주인공이 최근 모습을 공개됐다. 중국 허난성 신양시에 있는 61개 섬의 주인이 된 미녀관리인 황 페이페이(23)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남성 보디가드 2명을 대동하고 현지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페이페이는 지난해 7월 ‘중국 최고의 직업’ 공개모집에 참가해 연설, 장기자랑, 필기시험 등 여러 전형을 거쳐 선발됐다. 활발한 성격의 대학졸업생 페이페이는 선발 당시 “미모와 실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하는 주요 업무는 섬을 홍보하는 것. 페이페이는 섬을 관광하며 촬영한 사진을 매일 블로그에 글과 함께 올려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며, 섬에서 홍보행사가 있으면 직접 참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봉은 30만위안(4900만원)으로 일반 근로자들의 평균연봉을 훨씬 웃돈다. 이날도 페이페이는 취재진과 함께 모터보트를 타고 섬을 관광했다. 이미 이 지방의 유명인사가 된 그녀는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사진을 함께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연기금 주주권 행사…“관치 구조… 기업 가치하락 올 것”

    “관치(官治) 목적의 지배구조 개선과 지나친 경영권 간섭으로 기업 가치하락은 불 보듯 뻔합니다.” 26일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로 대기업 경영진을 견제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자 재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제단체들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업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업의 정치권 종속’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아닌 가치극대화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정치 논리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이나 지나친 경영권 간섭은 경영 안정화를 훼손, 기업가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국민연금이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또한 외부의 의결권 행사 전문기관을 활용하고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 의결권 행사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요즘처럼 빠른 의사결정이 중시되는 상황에서 투명성만 너무 강조하다 보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적립액 324조원(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17%인 55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 139개 국내회사의 지분 5% 이상씩을 보유하고 있다. KT, 포스코,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율이 오너 지분율을 웃돈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경영권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특히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직접 비판한 삼성, 포스코, KT 등은 곽 위원장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분주했다. 재계 관계자는 “곽 위원장의 주주 가치 훼손 발언의 근거와 진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정부가 경영에 개입했다가 해당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고 연기금의 손실이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 연기금 운영의 독립성이 오히려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사설] 올 들어 26번째 멈춘 KTX… 책임 물어라

    올 들어 KTX의 사고·고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고 있다. 그제 300여명을 태우고 광주에서 출발한 KTX-산천 열차가 천안아산역에서 모터블록 고장으로 지연 운행됐다. 코레일은 고장과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13일에는 “항공기 수준의 정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1주일도 되지 않아 KTX는 또 멈춰 버린 것이다. 모터블록은 열차 바퀴를 움직이게 하는 주요 장치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해당한다. 최근 모터블록 고장이 빈번한 편이다.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긴 터널인 부산 금정터널에서 부산발 서울행 KTX 열차가 멈춘 것도 모터블록 고장 때문이었다. 코레일은 지난 2월 광명역에서 KTX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을 한다고 밝혔으나 그 뒤에도 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시스템 점검과 정비체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하다. 올 들어 크고 작은 사고와 고장으로 KTX가 멈춘 것은 26차례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흘에 한번꼴이다. 이런 KTX를 타는 국민들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할 것인가. 겁이 나서 KTX를 탈 수가 없을 지경이 됐다. 그동안의 사고와 고장에도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해서 안이하게 대처할 일은 결코 아니다. 수백명이 탑승하는 KTX의 평균 속도는 시속 200㎞를 넘는다. 빠른 구간에서는 300㎞를 웃돈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KTX가 탈선하거나 충돌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을 야기할 수 있다. 코레일은 KTX의 속도를 자랑할 게 아니라 안전을 먼저 보장해야 한다. 사람의 목숨,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이런 맥락에서 코레일은 최근의 잇따르는 사고와 고장에 대해 보다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정비를 철저히 하고, 시스템의 문제는 무엇인지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으면서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정비 인력이 부족하다면 충원하는 게 맞다. 전반적으로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아닌지도 점검하고 필요하면 책임도 물어야 한다. 제대로 된 감사원의 감사도 필요하다.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잘 고치는 게 현명하다.
  • 연예인 되고픈 그대, 아카데미로 오라

    연예인 되고픈 그대, 아카데미로 오라

    연예인 지망생 홍수시대다. 오는 8월 방송 예정인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 3에 18일 기준으로 참가 신청 인원이 135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가 5000만명 선이란 것에 비춰 보면 국민 35명 가운데 한명이 ‘슈퍼스타 K 3’ 도전 의사를 밝힌 셈이다. 사교육 열기만큼은 세계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나라에서 뜨겁게 부는 연예인 지망 열풍을 놓칠리 없다. 실용음악, 연기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에 발맞춰 관련 업계의 행보도 빨라졌다. 전국 각지에서 실용음악학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수학능력시험의 ‘메가스터디’처럼 온라인 강의도 등장했다. 특히 연예인 지망생 사이에선 아이돌 연예인이 다녔던 학원, 유명 가수를 길러낸 작곡가 등이 운영하는 실용음악학원들이 대세이자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일부 아카데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연계된 경우도 있다. 먼저 지망생들 사이에서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와 FT 아일랜드를 배출한 학원으로 유명세를 탄 서울 홍대 인근의 FNC 아카데미. 이 학원에서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학원생들을 위해 주말반과 야간반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출신들도 적지 않다고. FNC 아카데미 관계자는 “씨엔블루 멤버들이 학원 출신임이 알려지면서 연예인 지망생들 사이에 소문을 탄 것은 사실”이라면서 “씨엔블루 데뷔 이후 학원생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씨엔블루와 FT 아일랜드 멤버들은 이 학원을 거친 뒤 FNC 뮤직 소속 가수가 됐다. 이외에도 2PM 김준수를 배출한 대구 지역의 학원, 빅뱅의 승리와 카라의 구하라가 다녔다는 광주 지역의 학원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김광석, 김건모, 박진영, 신승훈, 엄정화 등 가요계 스타들의 히트곡 제조기로 유명한 작곡가 김형석이 운영하는 실용음악학원 케이노트(K-note)의 경우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학원도 운영 중이다. ‘슈퍼스타 K’ 시즌 2의 ‘톱 3’ 가운데 한명인 장재인이 이 학원 출신이다. 케이노트는 강좌당 한달 평균 30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최대 네 과목까지 한꺼번에 듣는 학생들도 있다. 주로 3개월에서 6개월 코스를 듣는 경우가 많다. 학원생은 300~400명을 웃돈다. 방학이 되면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까지 하며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이 학원 온라인 강의의 경우 가수 나윤권과 유명기획사 YG의 보컬 트레이너 최원석 등 20여명의 강사가 보컬, 피아노, 작곡 등을 가르친다. 수강료는 기존 오프라인 학원 수강료의 10분의1 수준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망생이 노래와 춤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면 강사진이 첨삭 지도하는 형식이다. 방송사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우후죽순으로 만들어 내자 기존 학원 외에 속성 오디션 학원까지 등장했다. 족집게 강사에서 현직 피디까지 강사진도 화려하다. 8월 방송 예정인 ‘슈퍼스타K 3’를 앞두고 최근 특별대비반을 만든 학원들도 눈에 띈다. 서울 대치동의 한 실용음악학원은 일주일에 1시간씩 3번 보컬 트레이닝 교육과 오디션 곡 선정 등을 해 준다. 6월 방영 예정인 SBS 연기자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특별대비반도 있다. 수강료는 두달에 120만원. 하지만 연예인 지망생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다. 정원이 초과할 정도로 수강생이 몰렸다. 한 실용음악학원 관계자는 “연예인 지망생들이 학원을 찾는 경우도 많이 늘었지만 최근 각 대학에서 실용음악학과들을 개설하면서 입시과열도 더해진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양대 실용음악학과의 경우 신입생 경쟁률이 100대1에 달해 인기학과임을 증명했다. 또 성신여대 등 실용음악학과가 개설된 대학도 40여개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지망생들 사이에서 부는 사교육 열풍에 대해 “돈 없으면 연예인도 못 하는 시대가 온 듯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사교육이 장악한 교육시장의 형태가 연예인 지망생 분야로 옮겨온 듯하다.”면서 “연예인 지망생들 사이에서 사교육이 활개를 치는 것은 과거와 달리 자신의 재능과 외모, 끼만 갖고는 더는 아이돌이 되기 위한 전 과정, 즉 소속사 연습생이 되는 것마저 어려운 상황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쉽게 말해 똑같은 연예인 지망생들이지만 돈의 여유가 없으면 출발선이 남들보다 10m가량 뒤처지는 꼴”이라고 덧붙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비가 내린다. 예사 비가 아니다. 지난 9일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미야코지에서 맞은 비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까지는 불과 20㎞. 이날 원전에서 60~65㎞떨어진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의 공기 중 방사선량이 각각 2.00μ㏜, 1.86μ㏜로 측정됐다. 미야코지는 두 도시보다 후쿠시마 원전에 40㎞ 이상 더 가까이 있으니 이보다 훨씬 많은 방사선을 쐴 판이다. 지난 7일 서울에 내린 방사선량이 0.24μ㏜였으니 이에 비하면 최소한 10배 이상의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30km 권내 주민들에게 자율적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 지역에 걸쳐 있는 미야코지의 주민 3000여명 중 대부분이 30㎞ 밖에 있는 피난소로 옮겨 갔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3㎞ 정도 떨어진 도키와에서 30분을 서성이다 웃돈을 줘가며 어렵게 잡은 택시를 타고 찾아간 미야코지의 풍경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옥내 피난을 지시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집에 머물러 있는 주민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학생들이 시 밖의 학교로 옮겨 가고 남은 ‘이와이사와’ 소학교(초등학교)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집을 떠난 주인이 미처 챙기지 못한 개들은 비를 맞으며 먹을 것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다. 한 무리의 개들이 외지인인 기자를 보자 요란하게 짖어댔다. 소떼가 들판에서 영문도 모른 채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토사도 여기저기서 자주 눈에 띄었다. 지방도로를 20분 정도 달리다가 바리케이드를 맞닥뜨렸다. 이곳부터는 출입이 통제된다. ‘피난 지시 발령 중-원자력재해 특별조치법에 따라 출입 금지’라는 표지판이 기자 앞을 턱 막아섰다. 바리케이드를 넘어 가려 하자 20여m 앞에서 기자의 동태를 유심히 쳐다보던 경찰관 두명이 호루라기를 불며 손사래를 친다. 다시 돌아오는 길도 적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적이 사라진 도로에 자동차들만 간혹 지나간다. 차창 안으로 보이는 운전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아직 공포감을 얼굴에서 지우지 못한 모습들이다. 길가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는 기자를 황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가며 한참이나 쳐다본다. 30㎞ 내 주민 가운데 일부는 정부의 대피 권고에도 남기를 희망했다. 일부 축산농가와 고령자 가정이다. 일단 30㎞ 구역 밖으로 대피했다가 장기화되는 피난 생활에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주민 요시다 다카오(63)는 “식료품과 가솔린 등 연료 조달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원전도 소강상태에 들어가 최근 며칠 사이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시 대피소에서 약 10일 동안 대피한 후 집으로 돌아온 주부 다무라는 “정부가 자율적으로 대피하라고 해 피난소에서 지냈지만 이제 먹고사는 문제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더 이상 정부의 발표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야코지를 비롯해 다무라시 일대는 담배 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담배농사와 밭농사를 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이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집에는 돌아왔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방사선 공포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후네히키에서 도키와까지만 단축 운행하는 버스의 운전기사 하시모토 데루오(54)는 “모든 걸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원전이 이렇게 위험할 줄 몰랐다.”며 “일본이 그동안 무수한 고난을 헤쳐 나갔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을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오후에도 그치지 않는다. 이 비가 언제 그칠지 모르는 것처럼 한달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후쿠시마 원전 공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의 근현대사는 기회와 위기의 연속이었다. 이번 원전 사고는 일본을 또 다른 역사의 변곡점에 서게 했다. 재해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 20년 불황을 극복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불황을 20년이 아닌 30년으로 늘리는 ‘통한의 방사선’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미야코지(후쿠시마)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재보선 1번지’ 분당 乙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여야의 전략

    ‘재보선 1번지’ 분당 乙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여야의 전략

    4·27 재·보선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은 최대 승부처다. 여야가 전·현직 대표를 내세웠다. 전국 선거가 됐다. 내년 정치 격변기를 앞두고 수도권·중산층 향배의 가늠자로 작용한다. 대선 전초기지로 떠올랐다. 분당을 지역의 표심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변화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분당을 지역의 유권자 분포를 통해 표심 향배 및 여야의 전략을 분석했다. ●중산층·젊은층 비중 높아 ‘고급 실버 타운’이란 도시 이미지와 달리 젊은층도 많이 살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분당을 유권자 수는 16만 5094명이다. 이 중 20대(19세 포함)가 19.0%, 30대 23.3%, 40대 25.0%, 50대 16.3%, 60대 이상이 16.4%를 차지한다. 40대 이하가 67.3%나 된다. 젊은 층이 늘어난 것은 NHN과 같은 벤처기업이 대거 들어섰고, 주변에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같은 공기업도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무·관리·전문직과 전업주부, 자영업 등 중산층 비율이 70%를 웃돈다. 반면 50대 이상 장년층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측에 따르면 충청과 영남 출신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세대 투표 관건 보수층과 부유층의 주도적인 투표에 힘입어 한나라당이 분당에서 쌓아 온 ‘아성’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균열이 생겼다. 과거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분당에서 얻은 표차는 30~50%포인트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성남시장 선거에서는 6.1%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이 같은 변화는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가 가장 컸다. 서울신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분당구 유권자 3만 7737명을 샘플로 조사한 투표율을 연령대별로 나눠본 결과 이 지역의 20대(19세 포함) 투표율은 46.9%로 전국의 같은 연령대 투표율 41.6%보다 높았다. 30대도 53.9%로 전국 투표율 46.2%보다 높았고, 40대 역시 60.2%로 전국 투표율 55.0%를 능가했다. 50대는 64.1%로 전국 투표율과 같았고, 60대 이상은 66.7%로 전국 투표율 69.3%보다 오히려 낮았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 지역 젊은 층들은 생활 이슈에서 보수적이지만, 정치 이슈에는 개혁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풀이했다. ●중산층 맞춤 후보 경쟁 유권자 분포와 표심 추이를 종합하면 중앙 정치 이슈와 개인별 이해관계의 연관성, 인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 선거의 격차는 ‘중산층’ 자산 문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윈즈코리아의 박시영 부대표는 “성남시장 선거에서 성남과 광주, 하남의 통합 문제가 핵심 이슈였다. 이 지역 유권자가 강력하게 반대했던 점을 당선자가 공략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역 개발보다 중산층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단순한 중산층 이슈가 아니라 정부 정책 가운데 개인의 이해 관계와 관련 있는 내용에 민감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후 대비, 자산가치 하락, 중산층 복지 문제 등이다. 또 안정론과 심판론 등 구도보다 인물 경쟁력이 선거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도 추세로 꼽힌다. 지방선거 이후 이념 스펙트럼이 옅어진 대신 중산층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후보에 대해선 경계감을 누그러뜨리는 현상이 짙어졌다. ●강재섭, ‘나홀로 행보’ VS 손학규 ‘대안적 행보’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는 ‘지역 선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0월 은평을 보궐선거 당시 이재오 특임장관이 당 지도부에 “한강을 넘지 말라.”고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강 전 대표는 “청와대와 당이 무사안일에 빠져 자멸하고 있다.”며 오히려 대립각까지 세운다. 먼저 청와대와 당을 비판해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겠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강 전 대표의 선거사무소에는 토박이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만 눈에 띌 뿐 중앙당 인사는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40~50대 중산층 유권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도·합리적 특성을 자극하는 전략을 세웠다. 유난히 통합과 조화, 변화 등 미래지향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른바 ‘대안적 행보’를 택한 것이다. 한 핵심 측근은 “보수 성향이 강한 기본적 특성이 바뀌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과거처럼 남북관계에 민감한 올드 보수층은 줄었다.”고 말했다. 점퍼 대신 정장을 입고, 대규모 선거인단을 앞세우지 않으며 비전을 설득하는 방법을 택했다. 구혜영·이창구기자 koohy@seoul.co.kr
  • 객석에 활짝 핀 ‘중년의 봄’

    객석에 활짝 핀 ‘중년의 봄’

    20대가 주로 찾는 연극·뮤지컬 분야에서도 중장년의 티켓 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가요계의 ‘세시봉 신드롬’ 부럽지 않게 객석에 ‘중년의 봄’이 만개한 것. 공연계도 이에 발맞춰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겨냥한 복고풍 작품과 중진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작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가수 배호(1942~1971)를 주인공으로 한 창작 음악극 ‘천변 카바레’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관객의 비율이 50%를 넘었다. 60대 이상 관객의 비율도 매회 10%를 웃돈다. 제작사인 두산아트센터의 홍보팀 강소라씨는 3일 “60대 이상 관객에게는 경로 우대 차원에서 50% 할인을 적용하는데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 온다.”면서 “조용히 무대를 관람하는 젊은 관객들과 달리 무대 위의 배우에게 말을 건네는 중·장년 관객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천변 카바레’는 앞서 지난해 11월 공연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당시도 40대 이상 중장년층 관객 비율이 40%를 넘었다.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광화문 연가’ 등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故)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들로 구성된 뮤지컬 ‘광화문 연가’도 중·장년 관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30~40대 관객 비율이 인터파크 기준 64.1%에 이른다. ‘광화문 연가’ 홍보를 맡은 유주영 팀장은 “넥타이 부대와 부부 동반 중장년층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갱년기 여성들의 애환을 다룬 뮤지컬 ‘메노포즈’도 30~40대 관객의 예매율이 70%를 넘는다. 주인공도 혜은이, 홍지민 등 ‘어른돌’(아이돌에 빗댄 표현)이다. 정보석, 조재현, 이한위 등 영화와 안방극장에 자주 등장해 익숙해진 중장년 배우들이 열연하는 연극 ‘민들레 바람 되어’는 객석 300석을 거의 40대 이상의 중장년 관객들이 채운다. 60~70대 노부부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는 “그동안 연극과 뮤지컬은 20대 관객들에게 편중돼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 복고 열풍이 불면서 공연계도 구매력이 높은 40대 관객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넘치는 분뇨와 악취 탓에 동네 주민들한테 항의를 받을 때에는 절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구제역 피해로 고통받은 가축 농가들이 겨우내 농장에 쌓아 두었던 가축 분뇨를 처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31일 강원·경기 지역 가축 농가들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풀리면서 한겨울 동안 반출이 금지됐던 가축 분뇨에서 악취가 나고 있지만 분뇨가 워낙 많은 양이라 제때 퇴비와 액비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가축 살처분으로 농장 안의 토지 매립도 여의치 못한 형편이다. 강원 홍천군 북방면 축산 농가들은 구제역에 따른 이동제한이 풀렸지만 아직까지 마을 입구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는 바람에 농가마다 축사에 마련된 퇴비저장 시설에 수백톤씩의 분뇨가 쌓여 있다. 축산농 김모(54·홍천)씨는 “겨우내 퇴비를 내지 못해 2500여 마리에서 나오는 분뇨 1300여t이 축사 안에 방치돼 있다.”면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악취가 풍겨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액비 저장고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축산농마다 저장공간에 저장량을 다 채우고 넘치는 바람에 심한 악취를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분뇨 반출이 허용된 축산 농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톤당 육상 처리는 1만 6000원, 해상 처리는 3만 6000원이 들어가지만 육상처리 시설이 부족한 축산 농민들은 비싼 가격에 해상 처리를 신청하고 있다. 해상 처리 역시 재입식을 위한 농가 등의 신청이 폭주하는 바람에 웃돈을 줘도 처리가 밀려서 쉽지 않다. 경기 파주시는 동절기 가축분뇨를 석회 등과 함께 섞어 비닐에 밀봉해 보관하고 있다. 당초 가축분뇨는 인근 토지에 매입하던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살처분 가축 매립 등으로 토지 매립이 불가능해지면서 퇴비화에만 매달리고 있다. 시는 이달 초부터 가축분뇨 처리를 위해 바이러스 검사와 함께 퇴비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한꺼번에 막대한 양을 처리하면서 과포화 현상을 빚고 있다. 고양시에서도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진 농장의 가축분뇨에 대해 퇴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절기에 쌓인 가축분뇨량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고양 지역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농가의 가축분뇨만 5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천시는 겨우내 석회와 함께 쌓아 두었던 가축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퇴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소독 등의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쌓아둔 가축분뇨에 대해 두 달 이상 시간이 지난 뒤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나 오염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각종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축산농 김삼수(62·포천시)씨는 “축사 밖에 쌓아 놓은 분뇨 때문에 악취로 고생하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며 “구제역의 여파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강원도 축산담당 공무원은 “강원 전역에서 분뇨 처리시설이 부족해 포화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다음달 말쯤이면 어느 정도 처리야 되겠지만 빠른 처리를 위해 인분처리장에서 가축분뇨를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경기 장충식기자 bell21@seoul.co.kr
  • 숫자로 본 판결문

    우리 법원이 한 해 선고하는 판결은 몇 건일까? 소요되는 판결문 용지는 얼마나 될까? 한 해 선고되는 판결 건수는 대법원도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판결문 작성관리시스템’에 등록된 현황을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한 해 시스템에 등록된 판결문은 총 97만 3053건으로 100만건에 육박했다.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전국 법원에서 하루 평균 3846건의 판결을 쏟아낸 셈이다. 소요되는 판결문 용지 양도 엄청나다. 지난해 전국 법원은 총 5000상자(상자당 2500장)의 판결문 용지를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1250만장이 소요된 것이다. 판결문 용지는 위·변조를 막기 위해 특수 처리돼 있지만, 가격은 비싸지 않다. 한 상자 가격은 2만 6400원으로, 용지 1장당 10원을 약간 웃돈다. 흔히 쓰이는 A4 용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제 규모가 커지다 보니 웬만한 책보다 두꺼운 판결문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대법원은 2008년 8월부터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으로 등록된 판결문의 페이지를 세고 있는데, 가장 분량이 많은 사건은 2008년 8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가 다단계 사기사건 피고인인 이모(52)씨에게 내린 판결이다. 이씨는 상품을 사주면 고율의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상품 구입비 15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판결 요지를 설명한 본문은 38쪽에 불과했지만, 범죄 사실과 피해자 등을 기록한 별지가 1636쪽에 달했다. 본문이 가장 길었던 판결문은 2008년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가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변양호(56) 전 재정경제부 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었다. 이 판결문은 본문 422쪽과 별지 597쪽 등 총 1019쪽에 달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한국 청소년 더불어 사는 능력 키워라

    중등교육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가르치는 데 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동시에 나만이 아닌 다른 이들을 되돌아보는 삶의 태도를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 진학에만 몰입하는 사교육과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고교 청소년생들에게 배려, 양보, 협동, 타협 등과 같은 공동체 의식은 결여된 측면이 적지 않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의 사회역량지표는 세계 36개국 중 35위에 그쳤다. 세부 항목인 사회적 협력과 관계지향성에서는 꼴찌를 차지했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연구 결과는 2009년 국제교육협의회(IEA)가 세계 36개국의 중학교 2학년 14만 600여명에게 설문한 국제 시민의식 교육연구를 근거로 삼았다. 문화·사회·경제적으로 이질적인 상대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능력인 사회역량지표의 상위권에는 태국,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영국 등이 포함됐다. 우리 청소년들은 갈등의 해결을 위한 지식을 중시하는 갈등관리에서는 덴마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식 개발에 함몰된 바람에 다양한 이웃들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나아가 모든 게 ‘나’에게 맞춰진 탓에 정부와 학교에 대한 불신도 컸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전체 평균 62%의 3분의1인 20%, 학교는 평균의 절반을 약간 웃돈 45%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의 부족한 공동체 의식을 더 이상 묵인하거나 방치할 수 없다. 그렇다고 청소년만을 탓할 수 없다. 오히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시스템과 교육 풍토의 피해자다. 뛰어난 친구들을 칭찬하고 인정하기보다 경쟁 상대로 여기는 상황에서 더불어 사는 의식을 기대하기란 무리다. 결국 공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정부는 학벌의 병폐를 깨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능력에 따른 차이는 인정하되 학력에 의한 차별은 금지해야 한다. 학교는 성적 줄세우기보다는 전인교육에 비중을 두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외향적 출세보다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구축은 사회적 비용과 맞물려 있는 만큼 우리 모두 깊이 고민해야 한다.
  • [프로야구] 롯데 홍성흔 3타수 3안타

    ‘캡틴’ 홍성흔(34·롯데)의 방망이가 후끈 달아올랐다. 롯데는 23일 사직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KIA와의 시범 경기에서 홍성흔의 맹타를 앞세워 3-1로 이겼다. 좌익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홍성흔은 3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한껏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특히 1-1로 맞선 6회 김주찬·이승화의 연속 안타에 이은 더블 스틸, 다음 이대호의 볼넷으로 맞은 만루 찬스에서 KIA 2번째 투수 신용운을 상대로 좌중간을 뚫는 시원한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시범경기 타격 1위 홍성흔의 현재 타율은 5할(.556, 27타수15안타)을 크게 웃돈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5회 이현곤의 타구에 왼쪽 팔을 맞은 뒤 교체됐으나 경미한 타박상으로 밝혀졌다. 4와 3분의 1이닝 동안 5탈삼진 3안타 무실점 호투. KIA 선발 서재응은 5이닝 6안타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고 6회 대타로 나선 김상현은 롯데 김수완의 3구째를 1점포로 연결시켰다. 전날 이어 2경기 연속 홈런포. 삼성-한화의 대전 경기에서는 삼성의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30)가 연타석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출신임을 과시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가코는 4회 한화 선발 송창식을 상대로 1점포, 6회 유원상을 상대로 3점포를 폭발시켰다. 가코는 그동안 시범 8경기에서 홈런이 1개도 없어 류중일 감독을 한숨짓게 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가코는 통산 463경기에서 타율 .275 55홈런 250타점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타율 .289 21홈런 61타점으로 맹활약, 삼성 타선의 핵으로 기대를 모았다. 삼성이 9-4로 이겼다. 올 시즌 셋업맨으로 준비해 온 두산의 좌완 이현승(28)이 선발 합격점을 받았다. 이현승은 잠실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단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산은 5-1로 이겼다. SK 전병두(27)도 선발로 기대를 부풀렸다. 전병두는 문학 LG전에 처음으로 선발등판, 4이닝을 노히트노런으로 틀어막았다. SK의 4-3 승리.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4대강사업은 물관리 종합대책”

    “4대강사업은 물관리 종합대책”

    “사람이 살아가는 데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마디로 정의하는 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은혜와 존재가치를 일일이 무게를 재어 봐야 알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23일 ‘물’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물은 우리 삶의 으뜸가는 보물이자 평생 길동무로, 겨레와 후손을 위해 이제 모두 그 가치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해 온 그는 요즘 물 관리 전문기관이요, 공기업인 수자원공사의 수장으로서 경인아라뱃길과 4대강 살리기 등 다양한 국책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수자원종합계획에 따르면 5년 뒤인 2016년 우리나라가 물 부족 현상을 겪는다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40여년간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물 이용량도 6.6배나 증가했다. 그런데 물 부족은 이용량 증가보다는 가뭄시 가용 수자원 부족이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의 평상시 가용 수자원량은 평년 779억㎥이나 가뭄이 극대화되면 416억㎥까지 줄어든다. 물 수요량인 358억㎥를 조금 웃돈다. 이런 가용 수자원량도 57%가량이 홍수기에 집중돼 상당량이 바로 바다로 유실된다. 다목적댐 등 저류시설이 중요한 이유다. →시민단체 등 환경론자들은 “정부의 물 부족 전망이 사실관계를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동안의 가뭄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데이터가 정부의 물 부족 전망이 호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난해 강원 태백지역의 물부족 사태와 같은 극심한 가뭄피해가 과거 13~14년 주기에서 최근 7년으로 단축됐다.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물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부터 권역별 급수체계를 조정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종합적인 물관리 대책으로 시급한 것이다. →4대강 사업 중 보 건설의 근거를 제시한다면. -2006년 수립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선 낙동강에서 2016년 기준 1억 4000만t의 물 부족이 발생한다고 전망한다. 전체적으로 10억t의 물부족이 예상되는데 물그릇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보설치로 8억t, 댐 건설과 기존 댐 연결로 2억 5000만t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건설된 보는 댐과 함께 정보기술(IT)을 적용한 통합시스템에 따라 실시간 수위와 유량이 측정·관리된다. →화학업체 다우의 최고경영자(CEO)인 앤드루 리버리스는 물을 ‘21세기의 석유’로 묘사했다. 수자원공사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수력발전소 30곳 등에서 1018㎿ 규모의 청정에너지를 생산, 공급 중이다. 2008년 안동, 장흥 및 성남 소수력 발전을 통해 얻은 탄소배출권을 국내 최초로 네덜란드 ABN암로 은행과 거래해 1억 800 0만원가량의 수익도 거뒀다. 지난해에도 소수력 발전시설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전문업체에 판매, 2억원의 수익을 냈다. →해외 수자원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는데. -40여년간 축적한 물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1994년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수자원, 수력, 상·하수도 등 물 산업 전반에 걸쳐 18개국 27개 사업을 마무리했다. 현재 7개국 10개 사업을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투자사업 진출로 다변화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원전 지역민 박대·농축산물 기피… 일본 ‘風評(풍평:소문)’의 굴레에

    풍평피해(風評被害). 후쿠시마 원전 공포 이후 일본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우리말로는 풍문(風聞)피해라 할 수 있을까. 바람처럼 떠도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라고 하겠다. 비근한 예로 한국에서 구제역 발생 이후 한우 소비가 급격히 감소한 것을 들 수 있겠다. 구제역에 걸린 소의 고기라 해도 조리해서 먹으면 인체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런 과학적인 정보를 정부가 구제역 초기부터 제공했지만 소비자들은 멀쩡한 한우 고기를 외면했다. 지금도 미국산 쇠고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의 구제역에 우는 것은 한우 농가, 웃는 것은 미국 농가라는 역설을 낳았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도 한국사람들은 거의 전쟁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안보감각이 둔해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위기관리가 잘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반도 밖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다. 한국에 입국하는 관광객이 줄었다. 풍평피해의 다른 사례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는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본 지역이다. 인구 34만명으로 후쿠시마 최대 도시다. 원전 공포가 본격화하면서 시의 극히 일부가 원전 반경 30㎞ 이내에 포함됐다. 30㎞라면 주민들을 소개(疎開‘)시키는 20㎞ 이내와 달리 자택 내 대피를 요하는 거리다. 그런데 이와키시가 엉뚱한 풍평피해에 맞닥뜨렸다. 물자를 수송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피폭을 우려해 이와키에 얼씬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랴부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이와키시는 안전하다.”고 하자 물자 공급이 조금씩 되살아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풍평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일도 있다.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낯선 곳으로 피난을 갔으나 원전 주변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숙박시설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피난민 처지도 가뜩이나 막막하고 슬픈데, 지친 몸 누일 곳도 없는 풍평피해를 본 것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등 4개 현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3개 품목의 농축산물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확산되는 일본산 농축산물에 대한 우려와 풍평피해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들 4곳의 시금치도 씻어 먹으면 안전하다고 한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일본 전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농축산물의 안전을 의심하는 풍평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서둘러 ‘집단속’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방사능 공포다. 도쿄 시내에서 검출되는 방사성물질이 원전 사태 이전의 평상시 수준을 약간 웃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 정도로는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호소를 100% 신뢰하는 일본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키나와까지 피난을 갔다는 일본인 지인의 사례는 극단적이다. 하지만 서쪽으로, 서쪽으로 몸을 피하고 보자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정부는 도쿄, 요코하마 등지의 국무부 직원과 가족에게 안정화 요오드제를 지급하기로 했다. 비가 내린 지난 21일 이바라키 현 북부에선 1㎡당 1만 3000㏃(베크렐)의 세슘137이 검출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긴급이사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대단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뭔가를 숨기거나 축소한다는 의심을 하지는 않지만 꺼림칙한 건 사실이다. 불안은 커진다. 풍평피해가 원전 지역 주변이나 후쿠시마에서 나아가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풍평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marry04@seoul.co.kr
  • 국내 산업계 피해 얼마나…진로 등 센다이 창고 수십억 손실

    국내 산업계 피해 얼마나…진로 등 센다이 창고 수십억 손실

    지진으로 ‘패닉’에 빠진 일본 산업계의 여진이 국내로 번지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대다수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밀접한 교역관계에 있는 만큼 우리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피해복구가 늦어지면 일본 부품을 많이 쓰는 조선과 자동차, 정보기술(IT) 분야의 타격도 우려된다. 13일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270여개로 대부분 법인·사무소·지점 형태를 띠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일본 희석식 소주 시장 수위를 다투는 진로와 롯데주조는 센다이지역의 물류창고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주조 관계자는 “주류 재고가 파손돼 2억~3억엔(약 27억~4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IT·車 등 부품조달 쉽지 않아 삼성이나 LG, 포스코 등 대기업들의 피해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6개의 가공센터를 운영 중인 포스코는 “요코하마 공장에 약간의 지반 침하가 발생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이번 강진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일 수출 전선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해가 가장 큰 동북부 지역에 대한 수출 물동량이 전체 대일 수출액의 1%를 조금 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주요 부품을 수입, 재가공한 뒤 수출해온 국내 기업들의 생산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대일본 부품·소재 수입액은 381억 달러로, 전체 부품·소재 수입액의 25%를 차지했다. 특히 국내 정보기술(IT),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소재의 대일 수입 비중은 70~80%를 웃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본 내 도로·철도 등 물류망이 사실상 마비돼 강진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의 공장에서 생산된 부품·소재를 공급받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다양한 물류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의 경우 JEF스틸 지바제철소의 대형 화재와 도쿄제철·신일본제철 등의 피해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후판을 공급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은 20~50%의 후판을 일본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장기화땐 항공·여행업계 타격 코트라는 “일본으로부터 수입 규모가 큰 전자부품, 석유화학, 정밀화학, 산업용 전자제품 업계가 상당한 여진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여행객에 의존하는 국내 항공·여행업계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한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한·일 노선 비중이 큰 국내 항공사 구조상 사태가 장기화하면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지진에 따른 일본 후쿠시마 원전 피폭 사고로 국내 원전 관련 산업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산업부 종합 sdoh@seoul.co.kr
  • 전·월세 직거래… 신혼집 공동명의 성행

    전·월세 직거래… 신혼집 공동명의 성행

    최악의 전·월세난이 새로운 풍속도를 낳고 있다. 웃돈을 요구하는 중개업소의 횡포에 맞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생활정보지를 활용한 집주인·세입자 간 전·월세 직거래가 성행하고, 과거 남자 쪽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신혼집 마련에 예비 신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약서 명의를 신랑·신부 공동이나 예비 신부 이름으로 돌리는 사례도 늘었다. 자칫 결혼이 파탄나더라도 억대의 전세금을 양측이 합리적으로 나눠 갖자는 취지에서다. 대학가의 일부 하숙집에선 아침·저녁 식사비를 ‘선택’에서 ‘필수’로 돌리면서 이를 포함한 하숙비가 최고 40만원가량 급등한 곳도 등장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직거래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부동산 직거래’란 단어를 입력하면 20여개의 사이트가 검색된다. 한 직거래 커뮤니티 운영자인 김모씨는 “혹시 거래 도중 불거질 ‘사고’에 대비해 전·월세 물건의 근저당 및 가압류 살펴보는 법을 게시판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거래 증가세와 맞물려 ‘이중계약’ 등 사기행각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직거래는 아무래도 세입자가 안전장치 없이 위험에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급등한 전셋값은 결혼 풍속도도 바꿔 놓았다. 예비 신부인 최모씨는 “경기 용인의 전용면적 82㎡ 아파트를 1억 5000만원에 전세로 얻는 데 7000만원을 보탰다.”면서 “전세계약서를 내 명의로 돌려놨다.”고 말했다. 혼수와 예단 등의 비용을 줄여 전셋값에 보태려는 신혼부부들이 늘면서 웨딩컨설팅 업체들은 앞다퉈 거품을 뺀 상품을 내놓고 있다. 10년 전 가격으로 이바지 음식을 제공하거나, 무료로 한복을 빌려주는 이벤트는 물론 1인당 80만원대의 자유 배낭여행식 신혼여행도 등장했다. 일부 컨설팅사는 중개업소와 제휴, 전셋집을 찾아주는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대학가 하숙촌이다. 부산 출신의 복학생 정모(24)씨는 “흑석동과 상도동 일대에서 하숙집을 알아봤는데 보증금은 그대로인데 월세는 20만원가량 올랐다.”면서 “선택사항이던 아침·저녁 식사비 10만~20만원을 필수로 요구하는 곳도 있어 실제 하숙비가 40만원가량 오른 곳도 많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스타시스템 한국관객에겐 안 먹혀”

    “스타시스템 한국관객에겐 안 먹혀”

    2004년 스타급 연예인은 아니었지만 충무로에서 연기 기대주로 주목받던 조승우란 배우가 있었다. 조승우는 그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만난 뒤 ‘조승우 신드롬’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무서운 티켓 파워를 보여줬다. 그의 뛰어난 연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당시 한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선 조승우 출연 ‘지킬 앤 하이드’ 티켓이 상당한 웃돈을 얹은 가격에 팔리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조승우의 티켓 파워는 2011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조승우란 보석을 찾아내 뮤지컬계에 파란을 일으킨 인물은 ‘지킬 앤 하이드’를 제작한 신춘수(44) 오디(OD)뮤지컬컴퍼니 대표다. 그는 지킬이란 캐릭터가 젊고 잘생긴 의사라는 점에서 획일적인 연기를 타파한 배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당시 24살의 조승우였다. 당시 뮤지컬계는 주역 배분이 일명 ‘짬밥’ 순으로 이뤄졌다. 지금이야 조승우, 김무열, 홍광호, 정상윤 등 20~30대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꿰차며 무대를 거닐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20대 배우들은 앙상블이나 조연 정도에 머물렀다. 주연은 40대 선배들의 몫이었다. 그러한 뮤지컬계의 오래된 캐스팅 관행을 깨뜨리고 20대 초반의 조승우를 주연으로 발탁하는 도전정신을 보여준 사람이 바로 신 대표다. ‘뮤지컬계의 승부사’, ‘돈키호테’라 불리며 10년째 뮤지컬 제작 및 연출에 힘쓰고 있는 신 대표를 지난 3일 서울 역삼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신 대표는 요즘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호주의 존 프로스트, 미국의 아니타 왁스먼, 랠프 브라이언 프로듀서와 함께 공동 참여한 글로벌 뮤지컬 ‘닥터 지바고’ 때문이다. 시드니를 시작으로 멜버른, 브리즈번을 거친 뒤 올해 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 공연에 나설 예정이다. 신 대표는 이미 2006, 2007년 ‘지킬 앤 하이드’와 ‘맨 오브 라만차’의 일본 공연으로 ‘뮤지컬 한류’를 이끌며 한국 프로덕션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 본 바 있다. 2009년에는 ‘드림 걸즈’로 미국 브로드웨이와의 공동작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한국에서 작품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시킨 제작자 1호다. ‘드림 걸즈’ 제작 과정을 이야기하며 그는 해외 스태프들과 문화적인 차이를 몇 차례 경험하며 진땀을 흘린 적이 수차례 있었다고 소개했다. 배우, 스태프 간의 공감과 감정을 중시한 신 대표와 달리 해외 스태프들은 숫자로 이야기했고, 그들의 제작 방식을 중시했다고. ‘드림 걸즈’를 제작하며 미국의 제작패턴을 나름대로 체득할 수 있었다. ‘닥터 지바고’ 제작 과정에서 이 같은 시행착오는 큰 자산이 됐다. 불필요한 해외 스태프와의 갈등과 충돌은 줄이고, 아시아 시장에서의 제작 방식에 대한 의견은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단다. 한국 뮤지컬계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그에게 한국 뮤지컬 시장에 대한 질문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배우와 스태프, 전문 공연장과 같은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작품이 과열되고 있는 것이 한국 뮤지컬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킬 앤 하이드’에서 조승우가 회당 1800만원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며 스타마케팅 논란의 한가운데 섰던 그는 “스타시스템은 모든 세계에서 통할 정도로 매력적이지만 유일하게 한국 관객들에게는 먹히지 않는다.”면서 “유명한 스타를 작품에 써도 그 배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지 못하면 한국 관객은 누구보다 냉정한 평가를 한다. 프로듀서도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친구들은 다음에 캐스팅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값은 떨어지고 거품은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은 예술이지만 산업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도 스타를 안 쓰면 투자를 못 받지 않나. 똑같이 봐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뮤지컬 제작자이기 이전에 영화 ‘비 오는 날의 수채화’ 조감독으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엽기적인 그녀를 제작한 곽재용 감독 밑에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이, 그 밑에 신 대표가 있었다. 30대 들어 진정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 뒤 뮤지컬이란 세계에서 성공해 그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는 신 대표. 그렇게 맘먹고 나서 34살에 지금의 뮤지컬 회사를 설립했다. 10년째 성공 가도를 걷고 있지만 쓰라린 실패도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늘 긍정적인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앞으로 더 잘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단다. 잘나가는 프로듀서이지만 지금이 가장 슬럼프라고 고백하는 신 대표. 남다른 패션감각과 ‘절대 동안’(童顔)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일본 및 한국 팬들에겐 다소 슬픈 소식이지만, 그는 일 뿐만 아니라 한 남자로서 행복하고자 올해 결혼을 생각하고 있단다. ‘뮤지컬계의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그가 보여줄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2월까지 25개월 연속 오른 전셋값은 2년간 누적 상승률이 20%를 웃돈다. 정부가 올 들어서만 두 차례 전세 대책을 내놓았지만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집값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석 달 연속 오름세다. 누적상승률은 0.5% 안팎으로 상승폭이 작지만 강남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도 84% 선으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 거래량은 ‘8·29대책’ 이후 지난해 11~12월 큰 폭으로 늘었다. 1월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거래가 주춤했지만 2월 들어서는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름세라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얘기이다. 땅값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11% 상승하며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월에도 0.09% 상승률을 유지했다. 땅값은 집값의 선행지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19만 495가구로 지난해 29만 7108가구에서 35%가량 감소가 예상된다. ● 집값 선행지수 ‘땅값’도 8개월만에 최대 상승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 초미의 관심사는 ‘전셋값 상승이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이다. 1987년과 1999년 이후 각각 4년간 전개된 전세대란에선 결국 집값이 오르고 투기적 가수요가 더해졌다. 오른 집값만큼 다시 전셋값이 오르는 악순환도 이어졌다. 정부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 등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집값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최근 상황이 ‘전세난→내집 마련 수요 증가→집값 상승→투기 수요 출현→전셋값 재상승→신도시 개발’ 등의 사이클의 초기 단계라는 해석도 있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일부 갈아타는 것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요즘 주택시장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와 달리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좀처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 물가폭등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주택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 DTI 완화 규정 없어질 듯 전셋값이 많이 올랐지만 주택가격의 거품이 여전해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이 비율은 1999년 서울지역에서 56%를 웃돌았지만 현재 44%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60%를 넘어야 매매가 살아난다고 보지만 부산·대구·울산지역만 이 수치를 넘어선 상태다. 인구 고령화와 가계부채 800조원도 과거와 달라진 요인이다.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94년 49.5%에서 최근 122%까지 늘었다. 가장 큰 변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다시 묶느냐이다. 가계부채 급등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8·29대책의 DTI 완화 규정을 그대로 일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DTI 완화는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규제를 다시 살릴 경우 집값 회복이나 전세난 완화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지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DTI 완화 연장 여하에 따라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군수님의 힘 대단하네요”

    ‘역시 군수님의 힘은 대단해’ 최근 경북 의성군에서 운영하는 장학회에 전례 없던 뭉칫돈이 기금으로 답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의성군 장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3개월여간 조성된 장학 기금은 2억 8800여만원. 농협중앙회 의성군지부와 농업회사법인, 출향기업 등이 거액의 기금을 내놓았다. 이는 2002년 12월 장학회 출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8년간 모금한 9억 1600만원(군 출연금 18억원 제외)의 30%를 웃돈다.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장학 기금이 조성된 것은 지난해 11월 김복규 군수가 장학회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전까지는 장학회를 순수 목적으로 운영한다는 취지에서 민간인이 이사장직을 맡았다. 다른 시·군에서는 시장, 군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지만, 가끔 이런 장학회가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간인 이사장 시절의 모금 실적이 형편없었다. 이웃한 예천군 장학회 104억원, 군위군 장학회 165억원, 고령군 장학회 76억원 등과 대조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의성군 장학회는 학교와 학생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급기야 지역의 성적 우수 학생들이 다른 시·군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의성군 장학회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어 군수를 이사장으로 선임할 수밖에 없었다. 의성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야생 ‘밀렵수난’

    강원 영동지역의 폭설을 틈타 야생동물 불법 포획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강원지역에서 밀렵·밀거래 사범 53명(42건)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이 불법 포획한 야생동물은 730여 마리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밀렵꾼에 의해 밀렵·밀거래된 야생동물은 2007년 3578마리, 2008년 4716마리, 2009년 8278마리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밀렵은 최근 폭설로 먹이를 찾지 못한 야생동물이 탈진상태로 산에서 내려오거나 폭설에 갇혀 꼼짝할 수 없는 등 포획이 쉬워지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7일 하루에만 폭설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고라니를 불법 포획한 밀렵사범 3명이 강릉경찰서에 붙잡혔다. 이들 가운데 이모씨는 야산에서 폭설로 먹이를 찾지 못해 굶주린 고라니를 나무몽둥이로 때려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동해경찰서도 18일 폭설로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온 야생 고라니 2마리를 노끈을 이용해 불법 포획한 혐의(야생 동·식물보호법 위반)로 김모(6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더욱이 최근 구제역으로 밀렵감시단의 감시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밀렵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구제역으로 양구·인제에서 운영되던 순환수렵장이 잠정 폐쇄되면서 야생동물이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건강원 등에 공급할 물량 확보를 위해 마구잡이로 야생동물을 잡아들여 고가에 밀거래하고 있다. 단속과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현행 야생 동·식물보호법상 야생동물을 밀렵·밀거래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처벌은 소액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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