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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캐슬’ 종영, 윤세아 “내 인생에 이런 순간이 오나 싶을 정도로 감동”

    ‘SKY캐슬’ 종영, 윤세아 “내 인생에 이런 순간이 오나 싶을 정도로 감동”

    ‘SKY 캐슬’ 윤세아의 품격 있는 연기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선명하게 남았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최종회가 전국 시청률 23.8%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로열패밀리형 엄마 ‘노승혜’로 열연한 윤세아는 마지막까지 우아하면서도 통쾌함을 잃지 않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했다. 이날 차민혁(김병철)의 취중고백 문자를 받고 집에 돌아온 승혜는 아이들의 공부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며 다시 마음을 열었다. 승혜는 내심 서운했던 심정을 털어놓는 민혁을 향해 “당신 이러다 정말 외로운 인생 살까 봐. 내가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알아요?”라며 자식에게 외면받은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승혜는 “얼마나 힘들까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다”라며 울음을 터트린 민혁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다독였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여전히 피라미드에 집착하는 민혁이었지만 더욱 엄격해진 승혜의 모습과 전세가 역전된 풍경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윤세아는 이번 작품에서 눈부신 비주얼은 물론 귀에 쏙쏙 박히는 또렷한 발음, 고상한 말투로 매회 입체적인 연기를 펼치며 모두의 ‘워너비’로 등극했다. 세 아이의 엄마 역할에 과감하게 도전해 뻔하지 않으면서도 현실감 있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개성 있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자신보다 항상 아이들이 우선인 노승혜에 녹아든 윤세아는 과도한 교육열과 입시 경쟁이 낳은 폐해 속에서 자녀의 행복과 참교육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나가는 강인한 모성애로 현실 부모들의 공감을 샀다. 정가르마의 칼단발 헤어스타일, 늘 굽 있는 신발을 신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는 등 반듯한 분위기와 긴장감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절제와 폭발을 오가는 윤세아의 섬세한 완급 조절이 감탄을 불러모았다. 윤세아는 드라마 초반 매 순간 남편의 압박에 숨 막혀 하는 모습으로 차곡차곡 감정선을 쌓은 뒤, 그것을 후반부에 폭발시킴으로써 승혜 가족의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 특히 민혁의 폭주에 승혜가 소리 지르는 장면은 “야” 외마디 외침 하나로 소름을 유발했다. 짧은 순간에 가슴을 파고든 윤세아의 뜨거운 눈물과 분노 연기에 찬사가 쏟아졌다. 모두가 기다린 짜릿한 한방이 윤세아의 명품 연기 덕분에 확실히 발현됐다. 그런가 하면 차분하게 상대의 정곡을 찌르는 윤세아 표 사이다 대사와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SKY 캐슬’ 애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빛승혜’, ‘별빛승혜’로 불린 윤세아는 “도무지 주부를 존중할 줄 모르니”, “오늘은 매운맛이에요”, “외롭지 않은 인생을 사는 게 성공이라 생각해”, “내 딸 손대지 마”, “통렬히 반성합니다” 등 현명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담긴 명대사, 명장면을 쏟아내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윤세아는 “어떻게 제 인생에 이런 순간이 오나 싶을 정도로 감동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밝힌 것처럼 ‘SKY 캐슬’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황금빛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는 저절로 따라온 행운이 아닌 오롯이 배우의 힘이다.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인정받은 연기력이지만, ‘SKY 캐슬’을 통해 결이 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는 호평이 줄을 잇는다. 우아함과 사랑스러움의 대명사로 세대를 넘나드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윤세아의 다음 차기작 소식이 기다려진다. 사진=JTBC ‘SKY캐슬’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평화로운 곳에서 훨훨 날아다니시길”…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인사

    “평화로운 곳에서 훨훨 날아다니시길”…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인사

    조문객 1000여명, 시청광장부터 행진운구차, 평화의우리집-서울광장-옛 일본대사관 앞으로 이동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 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가 추모객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고 깊은 안식에 들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일 오전 6시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엄수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대표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 정의연 관계자 40여명은 김 할머니 빈소에서 헌화하고 큰절을 2번 올렸다. 일부는 눈물을 훔치며 김 할머니를 추모했다. 30분 뒤 1층 김 할머니를 모신 관이 운구차로 이동했다. 윤 대표는 매직펜으로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고 관에 적었다. 이어 운구차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으로 향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운구차 앞에는 양팔을 벌리고 환한 표정을 짓는 김 할머니의 사진을 설치하고 꽃으로 장식한 트럭이 길을 안내했다.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가 교통을 통제하며 함께 이동했다. 오전 7시 5분쯤 운구차가 평화의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윤미향 대표와 이 할머니 등 40여명도 버스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발인식 내내 눈물을 참았던 참석자들은 집 앞에서 이내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평화의 우리집 안에 영정사진과 윤미향 대표 등이 들어가자 김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길원옥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양손으로 어루만졌다. 길 할머니는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 이렇게 빨리 안 갔어도 좋은데”라며 “먼저 좋은 데 가서 편안히 계세요.나도 이따가 갈게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김 할머니가 생전에 지냈던 방으로 이동했다.윤 대표는 김 할머니 방 안의 장롱 앞에서 “할머니 저 외출복 수요시위 갈 때 입었던 저 옷 어떡하지.그대로 잘 둘게.할머니”라고 말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참석자들은 통곡했다.영정사진과 함께 윤미향 대표 등이 집을 나서자 길 할머니는 현관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침통한 표정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은 다시 버스에 올랐고,운구차와 함께 김 할머니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이동했다. 정의연과 시민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김 할머니를 위한 추모 행진을 시작했다. 김 할머니 영정사진을 든 윤홍조 대표가 선두에 서고 그 뒤로 운구차와 현수막, 만장 94개를 든 시민들이 뒤따랐다. 만장을 들지 않은 시민들은 노란색 나비 모양의 종이가 달린 막대를 들었다. 한국 나이로 94세인 김 할머니를 기리는 의미에서 만장 94개를 만들었다. 현수막에는 ‘김복동님 나비 되어 훨훨 날으소서’라고 적혀있었다. 만장에는 ‘김복동 우리의 영웅,희망,마마’,‘일본은 조선학교 처벌 마라’,‘전쟁 없는 통일된 나라’,‘일본군 성노예 책임자 처벌’,전시 성폭력 없는 세상‘ 등이 적혀있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큰 꿈을 이뤄 드리겠습니다”라는 정의연 관계자의 발언과 함께 행진이 시작됐고,시민들은 함성을 질렀다.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차에서는 “하루빨리 해결 지으라고 일본 정부에 전하세요.알겠습니까”,“우리가 위로금 받으려고 이렇게 싸웠나. 1000억을 준다 해도 받을 수 없다.하루빨리 사죄하라”를 외치는 김 할머니의 생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행진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을 지나 오전 9시 50분쯤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도착했다. “김복동 할머니 기억하겠습니다.할머니 꿈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는 정의연 관계자의 발언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다시 옛 일본대사관을 향해 함성을 질렀다. 이어 “일본은 공식 사과하라”,“법적 배상을 이행하라” 구호를 외쳤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을…” 김복동 할머니 발인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을…” 김복동 할머니 발인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이자 여성인권·평화운동가인 고 김복동 할머니(94)의 발인이 1일 오전 엄수됐다. 추모객들은 이날 오전 6시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모였다. 추모객들은 빈소에서 고인에게 헌화하고 큰절을 올리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이른 시간에 나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오전 6시 30분쯤 영결식장에서 김복동 할머니를 모신 관이 나왔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디자인 제품을 만들며 고인과 연을 쌓은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앞장섰다. 이용수 할머니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등 추모객 40여명이 뒤를 따랐다. 고인의 관이 나오자 추모객들 사이에서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윤 대표가 관에 매직펜으로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고 적었다. 김복동 할머니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추모객들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묵념했다. 운구차는 김복동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렀던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으로 향했다. 운구차 앞에는 양팔을 벌리고 환한 표정을 짓는 김복동 할머니의 사진을 설치하고, 꽃으로 장식한 트럭이 길을 안내했다.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가 교통을 통제하며 함께 이동했다. 오전 7시 5분쯤 운구차가 평화의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 발인식 내내 눈물을 참았던 추모객들은 집 앞에서 이내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평화의 우리집 안에 영정과 들어가자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길원옥 할머니가 영정을 양손으로 어루만졌다. 길원옥 할머니는 고인에게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 이렇게 빨리 안 갔어도 좋은데”라면서 “먼저 좋은 데 가서 편안히 계세요. 나도 이따가 갈게요”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김복동 할머니가 생전에 지냈던 방으로 이동했다. 윤 대표는 방 안의 장롱 앞에서 “할머니 저 외출복 수요시위 갈 때 입었던 저 옷 어떡하지. 그대로 잘 둘게. 할머니”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통곡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다. 그 전에 시민들이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광화문광장과 안국역을 거쳐 옛 일본대사관으로 행진한다.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화장 후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최문순 강원지사 “평화 메시지 창출 위한 남북 태권도 공연·아리랑 협연 등 추진”

    최문순 강원지사 “평화 메시지 창출 위한 남북 태권도 공연·아리랑 협연 등 추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1주년 기념행사가 다음달 7~17일 평창·강릉 등 강원 지역 곳곳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1주년 기념식은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문화공연행사인 대축제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다. 30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나 어떤 행사가 열리고 의미는 무엇이지 들어봤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남북의 새로운 평화시대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 1주년 행사에서 남북행사는 어떻게 추진되는지. -어게인 평창 핵심 키워드는 ‘평화 메시지 창출’이다. 남북 공동행사는 남북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과 북한, 헝가리, 라트비아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과 우리 대표팀이 참가하는 국제여자아이스하키 친선 대회, 남북아리랑 협연이 포함된 피스콘서트 등이 열린다. 현재 북측 태권도시범단과 여자아이스하키선수단, 아리랑 연주자 초청은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전달된 상태로 북한 당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어게인 평창 행사에 ‘평화’를 모티브로 삼은 행사가 눈에 띈다. 어떤 내용인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남북, 북·미 간 긴장을 반전시켜 대화 분위기로 전환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이러한 평창올림픽 무형의 평화 레거시(유산)를 계승해 이번 어게인 평창에서는 ‘평화’를 키워드로 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평화대축제로 엮어 선보일 계획이다. 그 가운데 피스위크와 평창포럼은 지역과 세계평화를 비롯한 다양한 의제들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 →이번 1주년 행사 가운데 문화예술부문을 소개한다면. -평창대회는 평화올림픽이란 별칭 외에도 우리나라의 문화 역량을 전 세계인 앞에 선보인 문화올림픽으로서 성과를 거뒀던 대회였다. 이러한 문화올림픽의 유산인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강원도 전역과 서울 등지에서 펼쳐진다. 특히 10여년간 국내외에서 명성을 쌓아 탄탄하게 입지를 다져 온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올림픽을 계기로 추진한 겨울음악제로 활약이 컸다. 이 겨울음악제가 올해엔 클래식, 재즈 및 국악 컬래버 등의 무대를 준비해 7차례의 메인콘서트와 3차례의 무료 공연을 펼치며 팬들을 찾아간다. 또 강원도 내 시·군별로 문화올림픽의 대표 프로그램인 ‘아트 온 스테이지’를 비롯한 지역별 문화행사가 열린다. 정선아리랑센터에서는 강원도립극단의 ‘뮤지컬 메밀꽃 필 무렵’과 강원도립국악단의 특별공연 ‘평화의 몸짓, 한반도를 날다’가 펼쳐진다. 춘천 백령아트센터에서는 올림픽 1주년 기념 ‘평화’ 퍼포먼스와 합창단 공연 등 문화축전이, 중도 일대에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수천개의 감동별빛’의 주제로 세계불꽃축제가 열린다.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평화음식축전은 국내 셰프들에 의한 북한 음식 재현을 통한 남북 음식쿠킹쇼와 남북 음식 전시 등의 행사로 치러진다. →어게인 평창의 해외마케팅은 어떻게 추진되는지. -어게인 평창은 우리만의 잔치로 끝나는 게 아니다. 행사를 활용해 강원도뿐 아니라 우리나라로 외국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게 다각적인 해외 관광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20여개국 5000여명의 관광객 및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지역별·계층별로 특화시킨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해 어게인 평창 기간 동안 많은 해외관광객이 강원도를 찾게 할 계획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공연장까지 정복한 ‘퀸’

    공연장까지 정복한 ‘퀸’

    영국 록그룹 퀸과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신드롬이 공연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리뷰트 밴드(특정 음악가를 기리기 위해 음악과 이미지를 재현하는 밴드)들의 공연에 이어 콘서트 레퍼토리로 퀀의 명곡을 선택하거나 아예 퀸의 음악을 주제로 한 음악회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극음악을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최근 음악회장 프로그램으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 단원 등으로 구성된 7인조 단체 필하모닉스가 지난해 말 내한해 이 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대관령겨울음악제를 찾는 2인조 그룹 ‘멜로디카 멘’은 멜로디언으로 편곡한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들려준다. 1980년대 인기를 끈 2인조 그룹 ‘캠브리지 버스커스’를 연상하게 하는 ‘멜로디카 멘’은 피바디 음대 출신의 조 부오노와 트리스탄 클라크로 구성된 그룹이다. 유튜브를 통해 먼저 이름을 알린 이들은 미국 지역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졌고, 미국 ABC방송의 ‘더 고잉 쇼’, NBC방송의 ‘아메리카 갓 탤런트’ 등에도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들의 공연은 2월 10일 강릉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부천필하모닉은 동명의 노래를 아예 음악회 이름으로 정한 ‘발렌타인 콘서트-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준비하고 있다. 같은 달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부천시민회관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서는 퀸의 명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선보인다. 이 밖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의 유명 넘버(곡)를 비롯해 차이콥스키 발레음악 ‘호두까기인형’ 중 ‘꽃의 왈츠’ 등 대중적인 클래식 곡들을 들려준다.공연기획사 스톰프뮤직은 3월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 콘서트 ‘보헤미안 랩소디-퀸을 위하여’를 공연한다. 해외에서 이미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된 바 있는 ‘위 아 더 챔피언스’, ‘위 윌 록 유’ 등이 이번 무대에 오른다. 여러 장르를 오가며 활동해온 피아니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윤한과 지휘자 안두현,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이 함께한다. 스톰프뮤직 측은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라며 “생전 프레디 머큐리가 광적으로 좋아했던 록 음악에 대한 오페라적인 접근과 퀸이 추구한 음악적 철학을 담아 관객과 호응하며 함께하는 공연으로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스마트폰에 정신 팔린 사이…열차 승강장 틈새로 떨어진 어린 딸

    스마트폰에 정신 팔린 사이…열차 승강장 틈새로 떨어진 어린 딸

    한 어린 소녀가 열차와 승강장 틈새로 추락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무사히 구조됐지만, 사고 당시 아이의 부모는 스마트폰을 하느라 아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었다. 24일 중국 국영방송사 CGTN에 따르면, 이날 광둥성 주하이시의 한 철도역에서 고속열차에 탑승하려던 어린 소녀가 승강장과 열차 틈새 사이로 빠졌다.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열차와 승강장 틈새 사이로 소녀가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는 겁을 먹은 듯 울음을 터뜨리고, 한 남성이 틈 사이로 아이를 달래고 있다. 아이가 승강장 사이로 떨어질 당시, 아이의 부모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 운행은 즉시 중단됐고, 아이는 다행히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 사진·영상=CGTN/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길들이기, 천천히 관계 맺는 거

    [김금숙의 만화경] 길들이기, 천천히 관계 맺는 거

    황금빛 은행잎이 떨어지던 날 나는 태어났어. 엄마는 이미 여러 번 아기를 낳아 피로했지.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졌어. “태어난 지 며칠 안 됐어요. 제발 시간을 주세요. 아직 아기예요.” 엄마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점점 멀어졌어. 세상 본 지 일주일 만에 내 꼬리는 잘리고 이곳에 왔지. 엄마의 얼굴이 자꾸 희미해져. 이젠 생각도 안 나. 오늘은 날이 흐려. 오후가 되자 눈이 와. 소형차 한 대가 가게 앞에 서. 조그만 여자와 키 큰 남자가 차에서 내려. 딸랑. 가게 문이 열려. 남자가 앞에 여자가 뒤따라 들어와. 킁킁. 이건 무슨 냄새지? 코를 유리 박스 사이로 내밀어 보지만, 나는 갇혀 있어. 남자가 내 목소리를 들은 걸까? “와~ 웰시 코기다” 하며 다가오려는 순간 상점 누나가 남자에게 말을 시켜. 여자는 그때까지 문 옆에 바짝 붙어 있어. 빨리 나가고 싶은 표정이야. 갑자기 내가 있던 유리 박스 문이 열려. 가게 누나가 나를 번쩍 안더니 그 여자 품에 떠밀어. 여자는 놀라서 나를 어정쩡하게 안아. 나는 잘못하면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아. 여자가 다시 나를 꼬옥 안아. 여자의 손에서 사과 냄새가 나. 나는 혀로 여자의 손가락을 핥아. 남자가 다가오며 말해. “귀엽다.” 여자가 대답해. “눈빛이 애처로워.”이렇게 나는 그 여자와 그 남자 집에 왔어. 여자는 걱정이 많아. 먹이는 얼마나 주지? 물은? 밥만 먹으면 자꾸 나한테 똥을 싸래. 현관에 패드 위에서. 난 아직 두 달밖에 안 됐어. 대소변이 내 의지대로 안 된다고. 결국 포기했는지 내 잠자리 옆에 화장실을 만들어 줬어. 여자는 내가 뚱뚱해지면 병 걸린다고 밥을 많이 안 줘. 난 배고프다고 말해. “조용히 해.” 여자는 인상을 써. 남자가 대답해. “더 줘야 하나?” 3차 예방접종하려고 동네 병원에 가는 길. 전봇대 아래에서, 은행나무 아래에서 친구 냄새가 나. 이 동네에 개가 꽤 많은 것 같아.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고양이도 여럿이야. 수의사는 내가 너무 말랐대. 여자와 남자가 그때부터 먹이를 충분히 줘. 4차 예방접종 땐 귀에 염증이 생겨 항생제 주사도 함께 맞았어. 너무 아파서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 창피한 줄도 모르고 막 울었어. 의사가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어. “엄마 여기 있잖아.” 여자가 날 안아. 부드럽게 말해. “괜찮아. 우리 당근 괜찮아.” 이상하지? 마음이 놓였어. 그날 오후 내 여자는 내 옆에 있었어. 항생제 때문일까? 난 자꾸 졸렸어. 여자는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쓰다가 날 쓰다듬어 주곤 했지. 난 여자의 발을 베개 삼아 잠들었어. 저녁 때 남자가 장난감을 선물로 사왔어. 요즘 잇몸이 너무 가려워 닥치는 대로 물었거든. 장난감이랑 노는데 뭔가 옆에 뚝 떨어졌어. 난 번개처럼 달려가 물었지. “당근아 안 돼.” 여자가 내 입에 든 것을 뺏으려 했어. 꽉 물었지. “악!” 여자가 소리를 질렀어. 손에서 피가 나. 난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짖어 댔어. 여자와 남자는 더 화를 냈어. 마루에 불을 끄고 방문까지 닫아 버렸어. 나는 나대로 놀라고 무서워서 내 집에 꽁꽁 숨어 버렸어. 너무 슬퍼서 소리 내어 울 수도 없었어. 얼마나 지났을까. 방문이 열려. 여자의 발자국 소리야. 어둠 속에서 내쪽을 응시해. 천천히 다가와. “당근아, 네게 그렇게 휴지를 뺏는 게 아니었어. 나는 개를 키워 본 적이 없어. 네가 처음이야.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갈게. 그러니 너도 조금만 기다려 줄래?” 여자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스해. 나도 조용히 대답했어. “나 때문에…. 미안해요, 엄마….” 며칠 후 “당근아, 내일부터 우리 산책 갈 수 있어.” 하는 말에 나는 너무 좋아서 꼬리를 마구마구 흔들었어. 아차, 나는 더이상 꼬리가 없지. 대신 드러누워 몸을 열심히 흔들어. “아이 좋아라. 우리 당근이 신났네.” 엄마가 내 배를 긁으며 웃어. 작년 말 웰시 코기 두 달 된 강아지를 입양했다. 처음으로 개를 키우며 새로운 경험을 한다.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몰랐던 것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당근이를 보며 나를 성찰한다. 당근이를 입양하고부터 반려동물에 대한 여러 비극적 사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아프다. 관계에 대해 생각하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떠올랐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 인간이든 동물이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다.
  • 농촌 빈곤 목도한 늦깎이 목민관, ‘토지 공개념’ 제시하다

    농촌 빈곤 목도한 늦깎이 목민관, ‘토지 공개념’ 제시하다

    우리 형님 얼굴과 수염 누구를 닮았던고(我兄顔髮曾誰似)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날 때마다 우리 형님 쳐다봤지.(每憶先君看我兄) 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드메서 본단 말고(今日思兄何處見) 두건 쓰고 도포 입고 가서 냇물에 비친 나를 보아야겠네.(自將巾袂映溪行) 연암 박지원은 1787년(정조 11년)에 많은 사람을 잃었다. 새해가 되자마자 아내와 사별하고, 7월에 형님상을 당하고, 얼마 뒤에는 며느리까지 떠났다. 이별 가운데 가족과의 이별은 더욱 아프다. 떠나보내고서도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슬픔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아내 잃은 박지원은 죽을 때까지 17년 동안 ‘홀아비’로 살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시대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박지원은 아버지를 여의고서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마다 형님의 얼굴을 봤다. 이제, 형도 죽고 없다. 형이 보고 싶을 때면? 시냇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서 그려볼 수밖에. 언제나 의관을 정제하고 지내던 형님의 생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버지에서 형으로, 형에서 아우로 이어지는 혈육의 애잔함과 함께 단아하던 형님의 인품까지 단 스물여덟 자로 그려 내는 솜씨가 놀랍다. 조선 최고 문호로 불리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그런 박지원은 1737년(영조 1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반남’으로 부친 박사유의 2남 2녀 중 둘째였다. 그리고 열여섯에 농암 김창협의 학통을 계승한 이보천의 딸과 결혼했다. 명문가의 후예로서 당대 최고의 지성과 학맥을 댄 노론계 일원이었으니 그의 미래는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세 차례의 운명적 만남을 계기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삶은 굽이쳐 갔다. #첫 번째 만남, 미더운 벗들과의 학문적 우의 박지원도 여느 선비들처럼 한때 과거 공부에 몰두했다. 하지만 파란만장한 벼슬길로 나아갈 것인지, 학문세계에서 자유롭게 노닐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북한산 암자에서 독서할 즈음 스물여섯의 박지원은 사도세자가 죽는 참극을 목도했다. 숙종·경종·영조로 이어지며 벌어지던 숱한 정치적 부침의 결정판이기도 했다.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박지원은 마침내 젊은 시절 꿈과 결별한다. 대신 뜻을 같이하는 벗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금강산을 비롯하여 송도 평양 천마산 속리산 가야산 단양 등을 함께 유람했다. 그러던 중 개성 부근의 ‘제비바위골’(燕巖)을 발견하고, 뒷날 은거를 다짐하며 자신의 호로 삼았다. 박지원이 현실 정치 진출을 포기한 데는 평생 벼슬하지 않고 포의로 지낸 부친과 장인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짐작된다. 장인은 사위가 과거장에서 시험 답안도 제출하지 않고 나왔건만 내심 기뻐했다고 한다. 박지원 자신도 아들에게 “모름지기 수양을 잘해 마음이 넓고 뜻이 원대한 사람이 돼야지 과거 공부에 매달리는 쩨쩨한 선비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을 정도였다. 모두가 간절하게 소망하던 과거를 하찮게 치부했던 그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어찌 그럴 수 있었을까? 학문과 그 길을 함께하는 벗들이 벼슬보다 더욱 미더운 삶의 동반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리라. 옛날에 벗(朋友)을 말하는 사람들은 벗을 ‘제2의 나’(第二吾)라거나 ‘주선인’(周旋人)이라 일컬었다. 이런 까닭에 한자를 만든 사람이 ‘날개 우’(羽) 자를 빌려 ‘벗 붕’(朋) 자를 만들었고, ‘손 수’(手) 자와 ‘또 우’(又) 자를 합쳐서 ‘벗 우’(友) 자를 만들었다. 벗이란 새에게 두 날개가 있고, 사람에게 두 손이 있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박지원, ‘회성원집(繪聲園集)’ 발문 시서화에 뛰어났던 청나라 문인 곽집환의 문집에 써준 서문의 첫 대목이다. 홍대용이 1776년 북경에서 그의 문집을 가지고 왔는데, 박지원이 읽고 서문을 지어줬다. 미지의 중국인에게 건넨 첫 번째 인사가 ‘벗이란 어떤 존재인가’였다. ‘제2의 나’라는 표현이 적실하게 와서 꽂힌다. 박지원만 그리 생각한 게 아니다. 이덕무도 “함께 살지 않는 아내요, 핏줄을 같이하지 않은 형제”라고 했고, 박제가도 “사람에게 하루라도 벗이 없으면 좌우 두 손 잃은 것 같다”고 했다. 그들에게 벗은 타인이 아니라 아내이자 형제와 같았다. 일찍이 마테오 리치가 ‘교우론’에서 갈파한 것처럼 “나의 벗은 타인이 아니라 나의 반쪽이요, 바로 제2의 나”(吾友非他, 卽我之半, 乃第二我也)였던 것이다. 실제로 담론과 음악을 함께 즐겼던 홍대용이 죽자 박지원은 그 이후 음악을 듣지 않고, 갖고 있던 악기들도 모두 남에게 줘버렸다고 한다. ‘지음’(知音)이란 이렇게 절절한 또 다른 자기였던 것이다.#두 번째 만남, 중국으로의 가슴 벅찬 여행 박지원은 많은 벗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많기도 했지만, 출신과 개성도 다양했다. 홍대용 유언호처럼 명문가문의 후예,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처럼 서자 출신, 정철조와 같은 과학과 그림의 달인, 백동수와 같은 창검술의 고수 등.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잘 깨우쳐 준다면 비록 돼지 기르는 종이라도 나의 어진 벗이요, 의로운 일을 보고 충고해 준다면 비록 나무하는 아이라도 나의 좋은 벗”(홍대용에게 보내는 편지 중)이라던 박지원의 우정관은 빈말이 아니었다. 박지원과 그의 벗들은 주로 종로 탑골공원 안의 원각사탑 근처에서 모임을 가져 일명 ‘백탑파’로 불렸다. 그곳에서 “비 뿌리고 눈 날리는 날에도 연구하고, 술이 거나하고 등잔불이 꺼질 때까지 토론”(‘북학의’ 서문)하며 떠들썩한 우정의 향연을 벌였던 것이다. 담론의 주제는 조선을 넘어 드넓은 중국으로 향해 있기 일쑤였다. 1766년(영조 42년) 중국에 다녀온 홍대용은 자신의 견문을 연행록에 담아 과시했고, 1778년(정조 2년) 이덕무와 함께 중국을 보고 온 박제가도 ‘북학의’라는 저작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지적 호기심이 남달랐던 박지원은 무한 부러웠을 터.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홍국영을 피해 연암에 은거하고 있다가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을 축하하는 사절단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1780년(정조 4년)의 일이다. 압록강을 건너 말로만 듣던 중국 땅으로 들어섰다. 열흘을 걸어도 산이 보이지 않는 요동벌판을 바라보며 “참으로 좋은 울음 터로다. 크게 한번 울어볼 만하다”(‘호곡장론’)라고 했던 감격 어린 발길은 마침내 만리장성 너머로까지 이어졌다. 나는 무령산을 돌아 광형하를 건너 밤중에 고북구(古北口)를 빠져나가는데, 때는 삼경이었다. 관문을 나와 말을 장성 아래 세우고 높이를 헤아려 보니 10여길이나 되었다. 붓과 먹을 끄집어내어 술을 부어 먹을 갈고 성벽을 어루만지면서 “건륭 45년 경자 8월 7일 밤 삼경, 조선의 박지원이 이곳을 지나다”라고 썼다. 그리고는 곧 크게 웃으며 “나는 서생으로서 머리가 희어서야 한 번 장성 밖을 나가는구나” 했다. -박지원 ‘밤에 고북구를 나서며’(夜出古北口記) 조선의 사신은 청나라 북경까지 다녀오는 것이 관례였는데, 마침 건륭제가 황제의 별궁이 있는 열하에 머물고 있어 거기까지 가야 했다. 허탈하고 고달프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북경에서 열하로 가기 위해 만리장성의 북쪽 관문인 고북구를 지나가는 경이로운 체험. 조선인으로서는 최초의 발걸음이었던 만큼 감회가 남달랐다. 여느 연행록과 달리 ‘열하일기’라고 명명한 까닭이다.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물 대신 술로 먹을 갈아 자신의 자취를 장성에 써내려가는 문사의 풍류가 멋들어지게 보이지만, 이내 씁쓸한 헛웃음을 터뜨린다. 대장부로 태어나서 이제껏 좁은 조선 땅에 갇혀 살았다는 회한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던 탓이다. 그때 박지원의 나이 마흔넷이었다. #세 번째 만남, 궁핍해져 가는 농촌 현실 대면 박지원은 중국에서의 견문을 기록해 둔 여행 메모를 고치고 다듬어 1783년(정조 7년) ‘열하일기’를 탈고했다. 그의 문명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 하지만 문체가 정통 고문에서 벗어났다거나 오랑캐인 청나라 연호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호된 비난을 함께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 정조의 질책과 함께 원고 전체가 불태워질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시비가 분분하던 즈음 박지원은 젊은 날 포기했던 벼슬길에 쉰 살이 되어 나서게 된다. 너무 궁핍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평생의 지기 유언호의 천거로 1878년(정조 10년)부터 관직생활을 시작했지만, 별로 두드러진 업적은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1792년(정조 16년) 안의현감을 시작으로 면천군수, 양양부사 등 지방관으로 있은 10여년은 박지원의 삶을 재조명하게 하는 각별한 시기였다. 수차, 베틀, 물레방아 등을 제작해 농민의 수고를 덜어주는 한편 왕성한 창작력으로 많은 작품을 짓기도 했다. 특히 1799년(정조 23년)에 지어 올린 ‘과농소초’(課農小抄)의 ‘한민명전의’(限民名田議)는 주목할 만하다. 토지 소유 상한선을 정해 부호들이 토지를 무한정 늘려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일종의 토지공개념인 셈이다. 주나라의 정전제나 한나라 동중서의 논의를 이어받은 것이긴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지는 농촌 현실을 목도한 목민관으로서 제기한 혁신적 방안임이 분명했다. 그 책을 읽고 감탄한 정조도 ‘농서대전’의 편찬을 맡겨야겠다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그의 꿈은 빛을 보지 못했다. 1805년(순조 5년) 69세로 생을 마치고 말았다. 정출헌 한국고전번역원 밀양분원장·부산대 교수 ■ 문학·여행·농업 등 망라한 연암집 필사본으로 전승되다 20세기 들어서야 공간됐다. 김택영이 선집 형태로 1900년 6권 2책 ‘연암집’, 1901년 3권 1책 ‘연암속집’, 1917년 7권 3책 ‘중편 연암집’을 간행하고, 박영철이 1932년 17권 6책 ‘연암집 전집’을 간행했다. 제1~10권은 일반 시문, 제11~15권은 열하일기, 제16·17권은 과농소초이다. 연암집 번역본은 우전 신호열 선생과 김명호 교수가 공역으로 2007년 출간했다. 열하일기 번역본은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연민 이가원 선생이 1968년 최초 완역하고서 김혈조 교수가 2017년 개정 신판을 출간했다.
  • “朴, 검찰 조사 중 눈물…독신여성 대통령이라 각종 루머”

    “朴, 검찰 조사 중 눈물…독신여성 대통령이라 각종 루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채명성(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가 탄핵 정국과 재판 뒷이야기를 담은 책 ‘탄핵 인사이드 아웃’을 출간했다. 채명성 변호사는 이 책에서 “거짓은 산처럼 쌓여갔다”,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이렇게 허약한 줄 몰랐다”, “모든 것은 드러나야 제대로 정리될 수 있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면서 독신이었다. 이 점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탄핵 정국에서 각종 루머로 표출됐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눈물을 흘렸던 비화를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사가 삼성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묻자 “사람을 그렇게 더럽게 만듭니까” 등의 말을 하면서 흐느꼈다는 것이다. 채 변호사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울음에 잠시 조사가 중단됐다고 서술했다. 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을 때에도 떨리는 목소리로 “형제자매도 청와대에 들이지 않고 일만 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최후 변론을 하고 재판을 거부한 날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형일과 같다고 부연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왕 루이 16세의 왕비였다. 베르사유 궁전의 트리아농관에서 살았으며 아름다운 외모로 작은 요정이라 불렸다. 프랑스혁명이 시작되자 파리의 왕궁으로 연행되어 시민의 감시 아래 생활을 하다가 국고를 낭비한 죄와 반혁명을 시도하였다는 죄명으로 1793년 10월 16일 처형되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나혼자산다’ 이시언, 정들었던 상도 하우스 떠난다 ‘멈추지 않는 눈물’

    ‘나혼자산다’ 이시언, 정들었던 상도 하우스 떠난다 ‘멈추지 않는 눈물’

    ‘나혼자산다’ 이시언이 텅 빈 집에서 홀로 폭풍 눈물을 쏟았다. 25일 방송되는 MBC ‘나혼자산다’에서는 정들었던 상도 하우스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하는 이시언의 하루가 펼쳐진다. 그동안 방송에서 자주 등장했던 이시언의 상도 하우스는 집안 구석구석 그가 애정하는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은 물론, 무엇이든 수집하는 그 때문에 집이 숨 쉴 틈 없이 꽉 차 무지개 회원들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는 이사를 위해 모든 짐이 빠지고 여유 공간 없이 가득 차 있던 상도 하우스의 텅 빈 민낯이 드러난다. 이제서야 처음 이사를 왔을 때와 똑같은 자태를 드러낸 집에 이시언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정성스레 청소를 했다. 뿐만 아니라 집에 홀로 남은 이시언은 마지막 인사를 하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멈추지 않는 눈물에 황급히 집을 나선 그는 주차장에 내려와서도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고 해 이때까지 알지 못했던 그의 속마음과 감성적인 면모가 드러날 예정이다. 한편, MBC ‘나혼자산다’는 25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살미 그대를 쏘길지라도”

    [황규관의 고동소리] “살미 그대를 쏘길지라도”

    지난 금요일 그러니까 1월 18일에 김재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 시사회에 다녀왔다. ‘칠곡 가시나’들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할머니 일곱 분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그런데 감독은 왜 칠곡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의 삶을 카메라를 담은 것일까? 그것은 그곳의 할머니들이 시를 쓰기 때문이다. 칠곡군에서는 ‘인문학 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관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문해 교육을 다년간 해 왔다.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면서 그림도 그리고, 연극도 하고, 시도 썼다. 그리고 그 성과를 ‘시가 뭐고?’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 머’라는 시집으로 묶어 냈다. 나는 이 시집들의 편집자로서 연을 맺게 됐는데, 감독은 창비 팟캐스트 ‘김사인의 시시한다방’에 소개된 손점춘 할머니의 시를 듣고 연락을 줬고, 나는 감독을 칠곡군에 연결시켜 줬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 작업은 해를 두 번 넘기고 반년의 편집 작업을 거쳐 드디어 작품이 돼 우리 앞에 나타났다. 자의였든 아니면 불가피한 상황 때문이었든 감독은 약목면 복성2리 할머니들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영화의 밀도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따분하리라는 선입관을 뒤흔들어 놓는 것은 단연 할머니들이 한글 공부를 하면서 쓴 시가 중간중간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 도시인들에게는 드문 할머니들의 우정이 칠곡의 자연과 어울려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박월선의 할머니의 ‘사랑’이란 시는 이렇다. “사랑이라카이/부끄럽다/내 사랑도/모르고 사라따/절을 때는 쪼매 사랑해조대/그래도 뽀뽀는 안해밧다” 맞춤법에도 맞지 않는 이 시를 처음 읽을 때 알 수 없는 설렘이 웃으면서 물결 지어 왔던 것은 마지막 구절에 배어 있는 수줍음 때문이었다. 박월선 할머니는 영화에서 이 시를 낭송하고 난 다음 시에서 다 하지 못한 말을 웃으며 한 줄 더 넣었다. “왜 안 해 봤겠노!” 나는 어쩐지 박월선 할머니가 이 이상 말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을지 모른다는 예감에 휩싸였다. 이 영화에서 할머니들에게 가려졌지만, 인상적인 인물은 복성2리 배움학교 교사인 주석희다. 나는 그가 등장하자마자 요즘 말로 ‘빵’ 하고 터져 버렸다. 강한 경상도 사투리와 어우러진 그의 개성 있는 외모는 하나의 캐릭터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주석희는 특유의 하이톤으로 할머니들의 엄한(?) 선생 노릇을 하기도 하고, 개구진 친구가 되기도 하고, 살가운 딸이 되기도 한다. 이 영화는 복성2리 할머니 일곱 분과 교사인 주석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금껏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는 칠곡이라는 구체적인 장소와 그녀들의 삶이 서로를 함축하면서 말이다. 시집에서도 일부 드러나지만, 할머니들의 내면에는 미처 펼쳐 놓지 못한 강물 같은 서사가 웅크리고 있다. 극영화 형식도 아니고 또 노인들을 대상화하는 예능 프로그램처럼 작가나 PD가 개입하지 않기에 할머니들의 서사는 그들의 웃음과 울음 사이에서 깨진 사금파리처럼 빛난다. 그것이 보는 내내 아프게도 했고 웃게도 했다. 등장인물 중 박금분 할머니는 가장 활달하고 가장 울음이 많은데, 나는 박금분 할머니의 이 웃음과 울음이 같은 모태를 가졌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영화의 막바지에서 박금분 할머니는 푸시킨의 시를 필사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시대에 대해 너무 많은 언어를 발화하고 필요 이상의 정념을 재생산하는 시간을 사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여태껏 자신의 삶을 표현할 언어를 갖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반대로는 우리가 가진 언어가 과연 역사와 삶을 얼마나 진실하게 표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묻는다. 특정한 시대적 상황과 국면을 맞아 우리는 너무도 쉽게 절망하고 희망을 과장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 걸까. 자유의 이름으로 표현의 소비는 마음껏 누리며 살고 있지만, 내면은 텅 비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계속 맴돌았다. 그런 나를, 아니 당신의 삶을 위로하려는 듯 강금연, 곽두조 할머니와 저수지 둑에서 나물을 캐던 박금분 할머니는 푸시킨의 시를 읊조리며 화면 저편에 있는 당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살미 그대를 쏘길지라도….”
  • 독수리에 낚여 공중에서 떨어진 새끼 강아지 ‘멀쩡’

    독수리에 낚여 공중에서 떨어진 새끼 강아지 ‘멀쩡’

    독수리에게 낚였다가 공중에서 떨어진 강아지가 뼈 하나 부러진 데 없이 멀쩡하게 살아났다. 몸무게가 채 500g도 되지 않는 이 강아지는 독수리 발톱에 긁혀 피부에 찰과상을 입긴 했지만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지역 CBS는 ‘토니 호크’라고 이름 붙여진 치와와 한 마리를 소개했다.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의 한 건설현장에서 난데없이 강아지 울음소리가 들렸다. 근로자들은 강아지를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소리만 날 뿐 강아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하늘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떨어졌고 위를 쳐다보니 독수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강아지는 그러나 뼈 하나 부러진 곳 없이 멀쩡했다. 강아지 상태를 확인한 수의사 역시 기적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오스틴 동물센터는 이 치와와의 주인을 찾아주기고 했고, ‘토니 호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토니 호크는 스케이트보드 선수 출신 영화배우이며, 호크는 우리말로 독수리라는 뜻이다. 오스틴 지역 언론은 ‘기적의 강아지’라며 토니 호크의 사연을 잇달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니는 상처가 아물고 사회화 훈련이 끝나는 한 달 뒤 입양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독수리가 강아지를 먹잇감으로 낚아채가는 경우는 종종 있다. 지난해에도 미국 펜실베니아 주택 마당에서 놀던 말티즈가 독수리에 물려 사라진 일이 있었다. 미국 애견 전문가들은 소형견은 날짐승의 공격을 받기 쉬우니 마당 출입 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SKY 캐슬’ 김서형 “김주영 울면서 연기해..많이 외로웠다”

    ‘SKY 캐슬’ 김서형 “김주영 울면서 연기해..많이 외로웠다”

    ‘SKY 캐슬(스카이 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배우 김서형이 촬영 소회를 전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총 20부작)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이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들을 담은 코믹 풍자 드라마. 지난 18회 방송이 수도권 24.5%, 전국 22.3%(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최고 성적을 세웠다. “역대 시청률만큼 현장도 분위기가 너무 좋다. 시작 때부터 좋았다”고 밝힌 김서형은 “기대 이상으로 휘몰아치고,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저는 김주영이 되어서 놀고 있다”고 전했다. 김서형은 상류층 극소수만 아는 탑급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속을 알 수 없는 그녀의 차가운 카리스마와 몰입도 높은 연기에 패러디 세례가 이어지며 호평을 받고 있다. 김서형은 “몇 달 동안 김주영 때문에 속 썩고 있었다.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오로지 혼자서 에너지를 축적해서 보여져야하기 때문에, 울면서 김주영을 바라봤다”고 전했다. 이어 “김주영은 함부로 다가가기 쉽지 않은 여자”라며 “김주영과의 교차점을 찾기 위해 집을 못나올 정도로 힘들었다. 많이 외로웠다”고 털어놨다. ‘SKY 캐슬’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전했다. 김서형은 “제가 시청자로 바라봤을 때 ‘SKY 캐슬’은 인생은 자기 것이라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라며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나더라도, 첫 울음소리가 터질 때 인격체로 태어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억에 남는 대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서형은 14회 방송에서 나온 한서진(염정아)이 김주영(김서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물을 끼얹는 장면에서 “그렇게 기다려 주는게 부모 아닙니까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 김주영의 대사에서 조금 진정성이 느껴져, 그렇게 말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강예서(혜윤)와의 연기 호흡,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등이 담긴 배우 김서형의 인터뷰 영상은 JTBC 유튜브 채널(https://youtu.be/a28VS3TJBHY)을 통해 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주를 보다] 가장 아름다운 ‘블러드 슈퍼문’ - 개기월식의 달

    [우주를 보다] 가장 아름다운 ‘블러드 슈퍼문’ - 개기월식의 달

    지난 ​21일에 뜬 슈퍼문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지구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월식의 장관을 연출했다. 칠레 산티아고의 천체사진 작가 유리 벨레츠키는 숲 사이로 나타난 아름다운 개기월식의 블러드 슈퍼문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가장 아름다운 개기월식의 달로 평가받고 있는 이 사진은 나뭇잎 사이로 나타난 슈퍼문 개기월식을 잡은 것으로, 붉은 달과 초록의 나뭇잎이 잘 어우러진 가작이다. 일부 문화권에서는 늑대 달(Wolf Moon)이라고도 불리는 1월의 슈퍼문은 여느 보름달보다는 약 15% 가량 크게 보이며, 달이 붉게 보이는 것은 파장이 짧은 푸른빛이 지구의 대기에 의해 산란된 반면, 파장이 긴 붉은빛은 덜 산란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또 울프 문은 미국 인디언들이 1월의 달을 부르는 이름으로, 긴 겨울밤 늑대 울음소리를 들을 때 보는 달이라는 의미다. 이 사진을 찍은 벨레츠키는 북미의 천체 사진작가들이 추위에 고생한 만큼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두터운 구름과 장시간 씨름하느라 상당히 고생하다가 운좋게 이 장면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1년 5월에 발생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 서로를 그리워하며 오열..결말은?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 서로를 그리워하며 오열..결말은?

    ‘남자친구’ 송혜교, 박보검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모습의 스틸이 공개됐다. 23일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측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송혜교, 박보검의 모습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 속 수현(송혜교 분)은 다리 위에 서 먼발치를 응시하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감정이 뒤엉킨 듯 복잡한 수현의 표정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먹먹하게 만든다. 하지만 북받치는 감정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지, 수현의 눈가에 눈물이 점차 차올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진혁(박보검 분)은 길거리에서 눈물을 쏟아내고 있어 이목을 끈다. 더욱이 진혁은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끝내 무너져 내려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으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특히 어려움 속에서도 매사 외유내강의 모습을 보였던 진혁이기에, 그의 오열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찢어지게 한다. 이에 과연 수현과 진혁이 역경을 딛고 로맨스를 이룰 수 있을지 금주 종영을 앞둔 ‘남자친구’ 마지막 스토리에 관심을 증폭시킨다. 한편, 지난 ‘남자친구’ 14회에서는 수현이 진혁과의 이별을 결심하는 모습이 그려져 눈물샘을 자극했다. 수현은 눈물로 진혁과 헤어져 달라는 진혁母(백지원 분)의 애원과 흔들리기 시작한 진혁 가족의 평범한 삶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또 다시 자신의 행복을 뒤로 미루려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진혁은 그런 수현의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앞서 진혁은 어떤 위기 속에서도 수현의 옆을 지키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던 바. 이에 수현과 진혁이 함께 주변의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사랑을 이룰 수 있을지, 두 사람의 앞날에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남자친구’ 제작진 측은 “위기 속에서도 단단했던 수현과 진혁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과연 끝까지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지, 두 사람의 로맨스에 마지막까지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tvN ‘남자친구’는 23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여기는 인도] ‘귀신 씌었다’ 무속인 말 듣고 산 채로 아기 파묻은 가족

    [여기는 인도] ‘귀신 씌었다’ 무속인 말 듣고 산 채로 아기 파묻은 가족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샤자한퍼의 한 마을주민은 연못 근처를 지나다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다. 영상 3도였지만 밤이라 날씨는 제법 쌀쌀했다. 울음소리를 따라가 보니 땅속에 아기가 산 채로 매장돼 있었고 주민은 재빨리 땅을 파 아기를 꺼냈다. 다르멘드라 쿠마르는 “지나가다 갑자기 아기 울음소리가 나길래 소리를 따라가 보니 아기가 묻혀있는 듯했다. 서둘러 땅을 팠고 산 채로 묻혀있는 아기를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근처 국립병원에 아기를 맡긴 다르멘드라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잔인한 짓을 할 수가 있나. 이 추운 날씨에 아기를 땅에 파묻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지난 21일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아기를 산 채로 묻은 범인은 다름아닌 아기의 부모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셋째 아이에게 귀신이 들었다는 무당의 말을 듣고 친척과 함께 아기를 땅에 파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아기의 아버지와 고모, 고모부 그리고 무당을 붙잡아 조사 중이며 엄마는 도주했다”고 밝혔다. 인도 지방경찰청장 수바시 찬드라 샤캬는 “아기의 고모가 아기 부모에게 먼저 허락을 받은 후 아기를 땅에 묻었다. 이 사건은 아기가 귀신에 씌어 그냥 두면 집안이 풍비박산 날 거라는 ‘탄트릭’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탄트릭은 힌두교와 불교 사상에 기반을 둔 인도의 전통사상 탄트라를 섬기는 무속인이다. 사건이 일어난 인도 북부 지역은 예부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부족이 많았으며, 탄트릭의 의식에 그런 풍습이 일부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화재, 불감증에서 탈출하라] “수면제 없인 힘든 일상…그 고통 보고도 어찌 비상구 막나요”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화재, 불감증에서 탈출하라] “수면제 없인 힘든 일상…그 고통 보고도 어찌 비상구 막나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나가주세요. 기자님 보면 그날 생각이 나서 다들 힘들어해요.” 충북 제천 복합건물화재 유가족 총회가 열린 2018년 11월 4일. 제천시청 한 회의실에 모인 유가족들을 만났다. 참사 1주기(2017년 12월 21일)를 코앞에 두고 유가족들의 얼굴에는 아픔이 생생해 보였다. 대학 입학식을 앞두고 운동을 하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여고생의 어머니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팔순의 어머니와 이제 쉰이 된 여동생, 열아홉 살 조카까지 3대의 가족을 모두 잃은 민동일 유가족 공동대표는 줄담배를 피워댔다. 5시간을 차로 달려 찾아간 그곳에서 아무도 입을 떼지 않았지만, 한마디도 물을 수가 없었다. “인사도 없이 비명에 간 내 자식이, 내 동생이, 내 부모가 혹여나 언론을 통해 사람들 입에 쉽사리 거론될까 두렵다”며 누구도 기자와 쉽게 대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현직 교감인 류건덕 유가족 대표가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문밖에서 기다리기를 2시간. 한 유족이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참사 당일 숨진 한 피해자의 목소리였다. 전 지방 사립대 교수였던 김인동씨가 우연히 그날 아내와 통화한 게 녹음된 것이었다. 김씨 부부는 그날 같이 헬스장에 운동하러 갔다. 화재가 난 것을 알고 김씨는 거의 끝까지 남아 피해자들 탈출을 도우며 구조활동을 했다. 하지만 정작 빠져나간 줄 알았던 아내는 건물 안에 있었다. 당시 눈앞에서 아내를 보내며 절규했던 그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녹음에 남았다. 김씨는 인터뷰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말하고 싶다고 전해왔다. 자책 - 날 살린 아내 못 구한 난 죄인 대학 강단에 섰던 김씨는 심한 간경화 탓에 서둘러 은퇴했다. 의사도 치료가 어렵다며 가망이 없다고 했단다. 약만 먹으면 어지럽고 속이 따가워 약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던 그를 위해 아내는 산이고 들이고 부지런히 다니며 약초를 뜯어 달이고 그 물로 죽을 끓이고 밥도 지어 먹였다. 그렇게 지극정성 보살핀 아내 덕에 김씨는 거의 정상인에 가깝게 몸이 회복됐다. 부부는 그 과정에서 제천으로 내려왔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펜션을 열어 제2의 인생을 오순도순 건강하게 살아보잔 생각이었다. 땅을 사고 설계부터 건축까지 부부가 자그마치 5년간 발품을 팔아 2015년 문을 열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 그날도 김씨 부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4층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근력이 약한 아내에게 김씨가 웨이트 동작 몇 개를 알려주고 뒤이어 아내가 옷을 갈아입으러 5층으로 올라간 뒷모습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4층 남성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이상한 느낌에 김씨는 점퍼와 바지 등 겉옷만 대충 챙겨입고 4층을 나섰다. “따르릉, 따르릉.” 그때야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2, 3, 4층에서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왔다. 아비규환이었다. 그나마 연기가 심하지 않아 눈으로 식별되자 김씨는 안 열리는 문 대신 1, 2층 중간 정도의 열린 창문으로 사람들을 내려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연기가 심해졌다. 숨이 턱 막혔다. 저절로 몸이 앞으로 풀썩 기울었다. 무의식적으로 창문을 찾아 몸을 내밀었더니 배꼽 밑으로 창틀에 걸린 상태가 됐다. 그래도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살겠다 싶었다. 양팔을 휘저으며 간신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때부터 집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문 열고 나간 것을 봤으니 어디 있나 하면서. 전화를 걸었더니 바로 통화가 됐다. 거기서부터 잊을 수 없는 악몽이 시작됐다. 공포 - 사라진 출구, 안 깨지는 유리창 아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나 아직 4층에 있어요. 마트 앞에 당신 차가 보여요. 연기가 올라오는데, 유리창이 안 깨져요.” 다급해진 김씨가 소리를 질렀다. “일단 엎드려! 입을 막아봐.” 김씨는 경찰관과 소방관에게 전화기를 건네며 “저기 사람이 있다, 우리 아내가 저기 있다. 유리창 좀 깨달라”고 애원했다. 아내는 오히려 “나 아직 살아 있어. 괜찮아”라고 김씨를 다독였다. 이후 김씨가 구조를 요청하러 다니는 동안 말소리가 끊겼다. 숨을 헐떡이는 마지막 음성까지 전화기에 고스란히 남았다. 김씨의 아내는 통화가 되지 않은 그 상태에서도 20분 뒤에나 숨졌다고 했다. 시신은 4층이 아닌 7층에서 발견됐다. “비상구가 막혀 있지 않았다면, 바로 유리를 깨라고 지시했다면, 건물 근무자들이 대피를 유도하고 빠져나왔다면 더 많이 살지 않았을까요? 건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같이 데리고 나가줬어야 하는데 길도 모르는 고객들이 캄캄한 연기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겠어요.” 그는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날 참사 이후에도 김씨는 여전히 아내와 함께 문을 연 그 펜션에서 산다. 둘이서 소박하게 평생 먹고 살자던 그곳을 문 닫은 채로. 그래서 김씨의 하루는 아내의 납골당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음이 편해서란다. 그렇게 사진으로나마 얼굴 한번 보고 제천 시내에 가 혼자 또는 지인들과 늦은 식사를 하고 주인 잃은 펜션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빵이나 떡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운다고 했다. “우리 세대가 어디 빨래 한번 제대로 합니까. 음식 해줍니까. 고생만 죽어라 시키고 보냈습니다. 수고했어. 고마워. 이 말 한마디를 못해주고 보냈습니다.”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왔다.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없이 김씨는 잠을 이루기도 어려워졌다. 부실한 식사 탓에 약을 먹으니 어지러워 걸음은 비틀대고 멍한 상태가 됐다. 기억이 선명하면 괴로워 그게 더 낫다고 했다. 가끔 자녀가 김씨를 찾아오면 더 슬프다고 했다. “자기들도 힘들고 아플 텐데 나까지 짐이 되면 안 되잖아요. 사회에도 짐이 되면 안 되니까. 그저 집사람을 못 구한 내가 죄인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거지”라며 “그때 같이 죽을 걸, 나 살린 사람도 못 구하고 나만 살아가지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은 다 그대로 있는데, 내가 꼭 필요로 하는 한 사람, 그 사람은 내 옆에 없으니까. 어디 아프고 노력이라도 해보고 그렇게 마음 준비할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는 몇 번이나 집사람을 따라가려고도 했어요. 나까지 그리하면 자식들한테 더 못할 짓 하고 상처주는 거 같아서 내 할 도리는 다 하고 뒷정리는 하고 그러고 가려고”라고 덧붙였다. 말 한 마디 한 마디 속에 후회와 슬픔이 한숨과 섞여 나왔다. 기억 - 기본기만 지켜도 참사 없을 것 그는 “다시는 이런 사고 안 나게 제발 적어달라”고 했다. 김씨는 “지금도 비상구 표시가 계단에나 있지, 건물 안에는 안 보여요”라고 지적했다. 제아무리 시설 좋고 장비 좋은 건물이라도, 그 안에서 일하는 이들의 교육과 훈련은 없다고 했다. “다른 목욕탕을 가도, 좋은 식당을 가도 비상구 쪽은 밀폐돼 있어요. 비상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건물 실내에서부터 바깥으로 이어지는 문까지 야광으로 큰 띠만 연결해놔도 사람들 그렇게 안 죽어요. 돈도 많이 안 들어요. 외국처럼 잘 깨지는 소재의 창문을 하나 만들고 연기 속에서도 식별 가능하게 X자 표시를 해서 여자들도 깰 수 있게 알려줘야 해요. 또 건물 종사자들은 불이 나면 소리만 지르고 도망갈 게 아니라 비상시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하는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해요. 이런 기초적인 훈련과 시설이 갖춰져야 이런 참사를 줄일 수 있어요.”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 총회 날 먼저 펜션으로 돌아간 김씨를 빼고 유가족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어떤 유족은 오래 살았던 제천을 그날 이후 떠났다고 했다. 혹시나 웃으면 ‘가족 잃고도 웃는다’라고 남들이 흉볼까봐서라고 했다. 화재로 탄 시신을 가족 대신 확인한 친구는 지금도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2018년 12월. 제천시 하소동 체육공원 인근에는 높이 1.2m 크기의 추모비가 건립됐다. 유가족들은 29명의 희생자 이름과 함께 ‘유난히 추웠던 그해 겨울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는 글을 리본, 국화와 함께 새겨 넣었다. 그날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Remember 2017. 12. 21’라는 참사 당일 날짜도 아로새겼다. 한 유족이 말했다. “엄마를 잃은 유치원생 어린 딸이 이모만 보면 같이 살자고 한다더라고요. 화재는 고인뿐 아니라 이렇게 남은 가족에게도 화상을 남겼습니다. 이 끔찍한 일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됩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8차선 도로위 개 좀 구해주세요”… 한밤중 일촉즉발 추격전

    “8차선 도로위 개 좀 구해주세요”… 한밤중 일촉즉발 추격전

    불쌍해 데려가면 야생동물 파악 어려워 서울 25개 구 중 구조사 고용 강동 유일 “TV 나온 개” 입양 러시… 유행 뒤 버려져 “정부 의지·민간 보조·시민 협조 절실해” “8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개 한 마리가 버려져 있어요. 좀 구해 주세요!” 지난 17일 밤 9시쯤 서울 강동구 당직실에 유기동물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인근에 있는 JYP엔터테인먼트의 한 직원이 야근 중 발견한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10여분쯤 후, 강동대로에서는 한밤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8차선 도로 중앙분리대에 있던 유기동물을 구조하려는 ‘동물구조사’와 도망치는 ‘파피용’(소형견의 한 종류) 한 마리가 차가 달리는 대로를 함께 달음박질하는 아찔한 순간이 펼쳐진 것이다. 낯선 환경에 극도의 불안에 떨던 개는 도로를 내달리다 결국 마주오던 차량과 부딪쳤다. 현장에 나갔던 박상후 강동구 동물구조대장은 “다행히 개는 목숨은 건졌지만 동물과 구조사, 그리고 오가는 차량 모두 큰 사고 위험에 놓였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고 돌이켰다. 이튿날엔 천호동 주택가에서 “버려진 새끼 고양이가 밤새 울어 데리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세입자 민원에 현장을 찾은 건물 주인은 “고양이가 가엽다”며 구청에 신고하고 풍납동의 자택으로 데려갔다. 그러나 박 구조대장은 “불쌍하다는 이유로 유기동물을 현장에서 옮겨버리면 구조사가 이 동물이 유기동물인지, 주변에 가족이 있는 야생동물인지 판단할 근거가 현저히 줄어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국내에 반려동물 열풍이 불면서 동물을 버리거나 부주의로 잃어버리는 ‘유기(유실) 동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구조된 유기동물은 2015년 8만 2082마리, 2016년 8만 9732마리, 2017년 10만 2593마리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엔 모두 11만 8876마리의 유기동물이 구조됐다. 반면 정부의 반려동물 정책은 유기동물 현황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의 25개 구 중 동물 구조사를 직접 고용한 경우는 강동구가 유일하고, 그 외엔 관내 동물병원이나 민간 동물단체에 위탁하고 있다. 구조·보호 업무를 민간에 맡기다 보니 정부에선 유기동물 사후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민 의식도 갈 길이 멀다. 동물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 없이 유행에 편승해 동물을 분양받고 유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과거 인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등장한 ‘올드 잉글리시 시프도그’나 인기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했던 ‘그레이트 피레네’도 한때 입양이 크게 늘었다가 몇 년 후 상당수가 버려지기도 했다. 최근엔 포메라니안, 푸들 종이 인기를 끌었는데 지난해 해당 종의 전년 대비 유기 건수가 각각 40.1%, 14% 증가했다. 결국 유기동물 관리와 교육 등에서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강동구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입한 유기동물 분양센터인 ‘리본센터’에서 유기견을 분양받으려면 최소 3차례 이상 센터에 방문해 입양 의사를 표해야 한다. 또 분양자로 확정되면 분양 전후에 걸쳐 약 7회의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친 덕에 이 센터의 지난해 입양률은 90%, 파양률은 0%다. 유하나 리본센터 사무국 팀장은 “생김새만 보고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를 선행하고 입양해야 반려동물과 입양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의지와 민간에서의 후원, 시민들의 협조가 한데 어우러질 때 적절한 유기동물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페더러마저 20세 신예 치치파스에게 덜미, 케르버도 샤라포바도 탈락

    페더러마저 20세 신예 치치파스에게 덜미, 케르버도 샤라포바도 탈락

    디펜딩 챔피언 로저 페더러(38·스위스)마저 20일 21세 신예에게 덜미를 잡혔다. 17차례나 메이저 대회 챔피언을 차지한 페더러는 20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스테파노 치치파스(그리스)와의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1-3(7-6<13-11> 6-7<3-7> 5-7 6-7<5-7>)으로 졌다. 치치파스는 페더러와 16강전을 벌인다는 소식에 “어린 시절 유튜브로 그의 경기 동영상을 찾아 보며 연습했는데 이제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기한다니 꿈만 같다”고 털어놓았는데 이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페더러를 제압하는 더욱 믿기지 않는 일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눈물을 글썽였고 그를 응원하던 가족들도 덩달아 울음을 터뜨렸다. 관중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그는 장내 중계된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라고 감격했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11-13으로 분패한 치치파스는 2세트에서도 페더러와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벌였다. 이번에는 치치파스가 3-0으로 앞서가며 기세를 올렸으나 노련한 페더러가 다시 연속 3득점, 2세트 뒷심에서도 우위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치치파스는 페더러의 실책과 포핸드 공격 성공으로 5-3을 만들었고, 여세를 몰아 다시 상대 실책에 포핸드 위너를 묶어 2세트를 따냈다. 각자의 서브 게임을 지켜가던 3세트 게임스코어 6-5에서 페더러의 서브 게임 차례가 됐다. 이 고비에서 페더러의 샷이 계속 실책으로 연결되면서 이날 경기 첫 번째이자 유일한 브레이크가 나왔고, 결국 3세트도 치치파스 차지가 됐다. 4세트는 다시 1, 2세트처럼 서로 한 번도 상대 서브 게임을 따내지 못한 가운데 또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2, 3세트를 연달아 승리해 기세가 오른 치치파스는 타이브레이크 4-4, 페더러의 백핸드가 네트에 걸리면서 5-4 우위를 점했다. 곧바로 페더러가 서브 에이스를 작렬, 5-5 균형을 다시 맞췄으나 치치파스는 이어진 자신의 두 차례 서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3시간 45분 대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치치파스는 최고 시속 213㎞에 이르는 강서브를 앞세워 에이스 20개를 꽂아 12개의 페더러를 앞섰고, 특히 실책 수에서 36-55로 훨씬 적어 페더러를 잡는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치치파스는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4위·스페인)과 4강 진출을 다툰다. 반면 세계 랭킹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토마스 베르디히를 3-0(6-0 6-1 7-6)으로 손쉽게 따돌리고 8강에 일찌감치 올랐다. 앞서 여자부 세계 랭킹 2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는 35위 대니엘레 콜린스(25·미국)에게 무참한 패배를 당하며 대회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윔블던 대회 챔피언 케르버는 마가렛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단식 16강전에서 다 두 게임만 따내며 0-2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1세트가 콜린스의 승리로 끝났을 때 시간은 20분도 흐르지 않았다. 2세트 초반 두 게임을 브레이크했지만 이어 계속 브레이크를 당하며 세 차례 그랜드슬램 챔피언은 허망한 패배를 당했다. 콜린스는 29개의 위닝샷을 기록했으며 여섯 차례나 상대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두 선수의 총 득점 가운데 70% 가까이나 됐다. 콜린스는 호주오픈에 처음 출전했으며 이전 다섯 차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이상 통과한 적도 없었다. 8강전 상대는 5번 시드 슬론 스티븐스(미국)-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바(러시아) 승자다. 그녀는 “이전에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것 같은데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이런 일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도 애슐레이 바티(호주)와의 여자단식 16강전을 1-2(4-6 6-1 6-4)로 완패했다. 바티는 아홉 게임을 내리 이기는 등 샤라포바를 압도하며 메이저 대회 첫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녀의 8강 상대는 아만다 애니시모바(미국)를 2-0으로 가볍게 물리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바닥에 아이 던진 中 보모에 벌금 ‘8만 5000원’ 논란

    바닥에 아이 던진 中 보모에 벌금 ‘8만 5000원’ 논란

    보모에 의해 막무가내로 학대 당하는 영유아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돼 논란이 뜨겁다. 중국 후난성(湖南) 창사(长沙)에 거주하는 영상 속 피해 영아는 생후 7개월에 불과, 해당 가족에 고용된 보모 뤄 씨(여, 53세)는 아이를 바닥에 내던지고, 입을 막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14일 보모 뤄 씨를 고용한 가족들이 집 안에 설치했던 cctv를 확인하면서 시작됐다. 가족들은 평소 몸에 자주 멍 자국이 남는 등 보모의 폭행을 의심하던 중 집 안에 cctv를 설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폭행 사실을 확인한 피해 가족들은 곧장 해당 지역 공안국에 가해자 뤄 씨를 고발했다. 하지만 신고가 있었던 14일 당일과 이튿날이 지나도록 해당 지역 공안국 측은 수사에 착수 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담당 공안국의 늑장 대응 탓에 가해자 뤄 씨는 사건 조사를 받기 이전, 그의 고향인 후난성 샹탄(湘潭)으로 몸을 숨겼다는 것인 가족들의 진술이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이번 사건을 공론화하겠다고 결심, 가해자가 도주한 것을 확인한 직후인 지난 16일 오후 해당 지역 공안국이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웨이보 계정에 문제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후 온라인 상에서 생후 7개월에 불과한 영아를 바닥에 던지고, 손 바닥으로 얼굴을 세게 내리치는 등의 폭행 장면에 담긴 해당 영상에 대해 큰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로 영상 속 뤄 씨는 피해 영아의 발목을 잡고 머리를 바닥에 향하도록 한 채 강제로 몸을 흔드는 등 기이한 행동을 지속했다. 뿐만 아니라 폭행 당한 피해 영아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뤄 씨는 욕설과 함께 모자로 피해자의 머리 전면을 강제로 씌운 뒤 얼굴을 주먹으로 수 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 게재된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곧장 도주한 가해 여성 뤄 씨의 소재를 수소문했고, 지난 17일 오후에 이르러서 그가 최근 샹탄 시 인근에 자주 등장했다는 사실을 확보했다. 중국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 덕분에 가해 여성의 최근 소재지를 확보한 지역 공안국 측은 곧장 샹탄으로 도주한 뤄 씨를 적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공안국 측은 가해자 뤄 씨를 소환 조사, 12일의 구금형과 500위안(약 8만 5천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해당 사건 처분 결과에 대해 ‘죄질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처벌’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담당 공안국의 늑장 대응과 경미한 처분 등에 대해 네티즌들은 일제히 쓴소리를 내놓는 분위기다. 아이디 ‘paobu***’는 "최악의 경우 피해 영아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었던 폭행에 대해 불과 벌금 500위안이라는 처분을 내린 것은 공안 스스로의 위엄을 내려놓겠다는 것과 같다’면서 ‘이제 누구도 공안에 의한 처분과 소환 조사 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위법행위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889tan***)는 "일하는 워킹 맘이라면 누구나 자녀를 돌봐 줄 보모를 수소문 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다시는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중을 울릴 만큼 강력한 처분을 해주 길 바란다. 하지만 공안국 측은 여전히 아동 폭행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적었다. 한편, 수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 영아의 가족들은 사건 확인 직후 곧장 종합병원에서 영아 건강검진을 받았으나 특별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안도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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