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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신부 들러리 된 92세 할머니

    [월드피플+] 신부 들러리 된 92세 할머니

    신부 들러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할머니가 있어 화제다. 손녀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날에 특별한 들러리가 되어 결혼식을 더 감동적으로 만들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세인트캐사린즈 출신의 아만다 스콧(24)은 자신의 할머니인 메이 스미스(92)에게 신부 들러리가 되어달라고 말했다. 결혼식이 있기 1년 전, 할머니를 찾아가 들러리를 부탁하자, 할머니는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정말 바라던 일이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한 해 동안 사람들에게 "92세 신부 들러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며 말하고 다니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만다는 "할머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다. 제일 친한 친구에게 신부 들러리가 되어 달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라며 결혼식에서 신부 들러리를 맡긴 이유를 밝혔다. 결혼식이 있기 전 12개월 동안 할머니는 손녀딸이 원하는 것 이상의 일을 척척 해냈다. 결혼식 자금을 보탰고 신부 축하 파티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으며 독특한 신부 면사포를 만들었다. 들러리 복장에서도 다른 신부 들러리들과 견주어 전혀 뒤쳐지지 않는 센스를 발휘했다. '데님'이라는 드레스 코드에 맞춰 크림색 셔츠와 청치마, 청 헤어밴드, 하얀색 카우보이 부츠를 차려입었다. 손녀 아만다는 "할머니가 신부들러리 중 최고였다"며 "할머니가 그렇게 아름답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지 못했다. 결혼식날 할머니를 보고 울음이 터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혼식은 지난 7월에 치뤄졌다. 할머니는 손녀딸의 남편 브렛(24)을 만나서 천만다행이라고, 증손녀가 기다려진다며 그를 마음에 들어했다. 사실 할머니 스미스와 아만다의 애정은 남달랐다. 할머니의 딸은 아만다에게 새엄마였지만, 아만다가 태어났을때부터 그녀는 할머니 삶의 일부분이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홀로 지내는 할머니 댁을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며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해왔다. 아만다의 롤모델이 할머니인 것도 어쩌면 서로를 지켜봐온 긴밀한 관계 덕분이다. 그녀는 "할머니는 매우 활동적이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운전도 직접하고 라인 댄스도 추러 다니며, 매주 1.6km거리를 수영한다. 여름에는 골프까지 치신다"고 설명했다. 또한 할머니는 바깥 출입이 힘든 환자나 노인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밀스 온 휠스(Meals on Wheels)'의 자원봉사자로도 활동한다. 아만다는 "할머니의 나이는 92세지만 지팡이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60대에게 식사를 배달한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자신의 롤모델이자 친구를 신부들러리로 맞이하여 결혼식을 올린 아만다는 "할머니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가끔 구식처럼 느껴지는 관점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것들은 지금과 다르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한편 아만다 커플의 결혼식 사진이 온라인 상에 공유된 이후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기사 공유사이트 레딧닷컴에 배포된 이후 8,000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무너진 건물 속 생매장 직전 구조된 시리아 소녀 (영상)

    무너진 건물 속 생매장 직전 구조된 시리아 소녀 (영상)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에서 한 소녀가 기적적으로 구조되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지 등 해외언론은 시리아 다마스커스 인근 지역에서 생매장될 뻔한 어린 소녀의 구조 소식을 전했다. 사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민간 건물 등이 무너지면서 벌어졌다. 이 폭격으로 아야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어린 소녀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그대로 파묻힌 것. 소녀의 구조는 시리아 시민방위대가 맡았다. 이들은 시리아의 공습 지역에서 부상자 등을 구조하는 민방위 조직으로 흰색 헬멧을 쓰고 구조활동을 한다고 해서 ‘하얀 헬멧'(White Helmets)으로 불린다. 시민방위대는 어린 소녀가 생매장됐다는 한 여성의 절규를 듣고 다급히 구조에 나섰고 땅 속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발견했다. 곧 소녀는 흙먼지가 가득한 상태에서 무사히 구조됐으며 부상 여부는 알려져지 않았다. 한편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지금까지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피해는 고스란히 수많은 민간인들이 받고 있다. 특히 알레포와 다마스커스의 경우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의 주요 공습대상 지역으로 ‘어린아이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피해가 극심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화 ‘어폴로지’ 특별영상 본 누리꾼들 분노 폭발

    영화 ‘어폴로지’ 특별영상 본 누리꾼들 분노 폭발

     “온갖 거짓말로 구걸하지 마!”, “위안부는 전쟁 매춘부였습니다” 영화 ‘어폴로지’의 특별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이 그 속에 담긴 일본인들의 막말에 분노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어폴로지’가 3월 16일 개봉을 확정 짓고, 최근 한일 갈등을 적나라하게 담은 특별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플랫폼인 ‘딩고무비’ 페이스북을 통해 최초 공개된 후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현재 조회수 18만 건, 좋아요 6760명, 공유 1100회를 훌쩍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향해 “돈이나 뜯어낼 속셈인 걸 누가 모를 줄 아나?”, “우리가 사죄할 거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위안부는 전쟁 매춘부였다”며 거칠고 몰상식한 언행을 쏟아내는 일본인들의 모습은 분노를 자아낸다. 특별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화가 치밀어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울 것 같다”, “마지막 할머니의 말씀이 너무 가슴 아프다”, “봐야 하는데 마음이 아파서 못 볼 것 같다”, “예고 영상만 보고도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작품은 처음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 후반부에는 길원옥 할머니가 “그 당한 사람들은 열세 살에 당해서 지금 86세입니다. 70년을 넘겨 날마다 하루도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 보지 못했어요”라며 “사과를 한다고 그 상처가 없어집니까? 아니죠. 상처는 안 없어지지만, 마음은 조금 풀어지니까 그날을 기다리고 있죠…”라는 말은 그녀의 아픔이 오롯이 느껴져 보는 이들을 숙연케 한다. 이처럼 한일 갈등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특별영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카피는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남긴다. 12세 관람가. 10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12년 만에 처음 상대 목소리를 듣게 된 부부

    12년 만에 처음 상대 목소리를 듣게 된 부부

    청각장애 부부가 처음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결혼한 지 12년 된 부부가 달팽이관 이식을 통해 처음 서로의 음성을 듣고 대화를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윌트셔주 솔즈베리에 사는 부부 네일(50)과 헬렌(54)은 두 사람 모두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똑같이 어머니가 임신 중 풍진에 각각 감염되었고 이는 태아였던 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부부는 평소 수화나 입술 모양을 읽으면서 의사소통을 해왔다. 청각장애였지만 아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번번이 보청기 사용에 실패했고, 아내 헬렌은 좌절한 남편 네일에게 이식 수술을 받자고 2년간 설득했다. 남편은 고심끝에 이에 동의했고, 사우샘프턴대학 청각학 이식센터(USAIS)에서 달팽이관을 이식 받았다. 달팽이관 이식술은 크게 신체 내에 삽입하는 부분과 체외에 착용하는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체내 이식 부분은 달팽이관 내로 삽입되는 전극과 이와 연결된 자극기로 구성되며, 자극기는 수술 쪽 귀의 후 상방 머리뼈 속에 위치하게 된다. 체외 부분은 소리를 감지하는 마이크로폰, 이 소리를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주는 처리기, 그리고 이 신호를 자극기로 전달하도록 머리 피부 위에 부착되는 안테나 등으로 구성된다. 부부는 수술 직후 약 1개월 정도 경과한 다음에 전원을 켜고 재활 과정에 들어갔다. 목소리를 듣더라도 물론 두 사람의 대화는 수화로 이뤄졌다. 처음 아내의 목소리를 들은 네일은 아내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농담을 했지만 이내 북받친 감정을 감당하지 못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놀랍고도 행복한 일을 경험하게 됐다"며 "이제 소리에 점점 익숙해지면 달려오는 차의 소리만 듣고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감동했다. 본래 달팽이관 이식은 이미 말과 언어능력을 습득하고 있거나 최근에 청력을 손실한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USAIS의 마리 그레스메더박사는 날 때부터 귀가 먼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사는 "일정 기간 동안 청력을 잃은 사람들은 막 청력을 손실한 사람들과 비교해서 소리에 대해 같은 기대를 갖지 않는다. 왜냐면 그들의 청각 시스템이 잘 발달되지 않았기에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그들에게 어려워서다"라고 설명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영양 사냥한 암사자, 머뭇거린 이유?

    영양 사냥한 암사자, 머뭇거린 이유?

    새끼 영양을 사냥한 암사자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이 모습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에서 그램 미치(45)라는 남성의 카메라에 기록됐으며 14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암사자 한 마리가 새끼 영양을 앞에 놓은 채 엎드려 있다. 사자가 어린 영양의 몸에 입을 가져다 대면 이 작은 녀석은 낑낑대며 운다. 금방이라도 영양을 먹어치울 듯 굶주린 암사자는 사냥감이 울 때마다 반복적으로 머뭇거린다. 그렇게 녀석은 한참 동안 발 앞에 있는 새끼를 입으로 물었다 내려놨다 하더니 결국 영양과 함께 카메라가 없는 방향으로 이동한다.먹잇감을 앞에 놓고 망설이는 암사자의 모습을 포착한 그램 미치는 “처음에는 사자의 새끼인 줄 알았지만, 유심히 보니 작은 영양이었다. 사자는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녀석을 물고 갔다. 이후 새끼의 울음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영양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한 누리꾼은 “슬픈 결과가 예상되지만, 잠시나마 모성애를 느끼는 듯한 사자의 모습이 흥미로운 영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영상=Kruger Sighting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역사속 공무원]가축 잘 기르면 1계급 승진… 번식 제대로 못 시키면 엄벌…닭 이용해 살인누명 벗기도

    [역사속 공무원]가축 잘 기르면 1계급 승진… 번식 제대로 못 시키면 엄벌…닭 이용해 살인누명 벗기도

    지난해 11월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까지 올겨울은 들끓는 가축 전염병으로 축산직 공무원들이 힘겹다.닭 사육을 중요 정책으로 삼은 것은 세조 8년인 1462년 6월 5일이다. 이날 실록 첫 번째 기사는 임금이 신숙주, 권남, 한명회 등과 논의한 축양(畜養)계획을 호조에 전한 것이다. “닭, 돼지, 개 등의 가축을 때를 놓치지 않고 번식에 힘쓰면 70대(代)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다니, 서둘러 시행해야 할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축 사육을 등한시하여 손님 접대와 제사에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부터 서울은 한성부가, 지방은 관찰사가 책임지고 추진하라. 번식에 성공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평가하여 상벌하라.”실제로 2년 후 축양 성과를 평가해 상벌한 기록이 있다. 1464년 7월 5일 네 번째 기사가 축양 성과에 따른 상벌계획을 보고한 것이다. “닭, 돼지 등 가축을 잘 길러 많이 번식시킨 하성위 정현조, 임영대군 이구는 자제 또는 조카 중 1명을 1계급 승진, 함길도 함흥갑사 유익명은 본인을 승진시키고, 중추원부사 민발은 당상관이면서도 임금의 명을 가벼이 여겨 축양을 게을리했으니 벌하소서.” 이날 호조의 보고를 받은 임금은 그대로 할 것을 명했다. 올해 정유년을 상징하는 붉은 닭은 액을 쫓고 상서로움을 전하는 귀한 동물이지만, 때로는 동물의 먹잇감으로나 쓰이는 하찮은 존재일 때도 있었다. ‘정종실록’ 1399년 5월 16일 여섯 번째 기사는 “귀화인인 오랑합(吾郞哈)이 이리를 선물로 바쳐 궁중에서 키웠는데, 한 달에 닭을 60마리나 먹어치운다”는 내용이다. 1407년 8월 24일 첫 번째 기사는 “강계도병마사 김우가 임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는 군현의 닭을 모조리 잡아 자신의 매(30여 마리)에게 먹이로 주었으니 처벌해야 한다”는 사헌부의 보고였다. 그러나 임금(태종)은 “김우는 공신이니 처벌할 수 없다. 앞으로도 오직 김우의 요청만 들어주고, 그 외는 처벌하라”는 이상한 판결을 내렸다. 닭을 이용해 살인누명을 벗기도 했다. 1433년 7월 19일 두 번째 기사인데, 살인혐의로 10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던 곡산의 양민 여성 약노를 재조사한 것이다. 이 여인은 주문을 외워 살인한 죄로 수감 중이었는데, 정말 주문만으로 살인을 할 수 있는지 사람 대신 닭을 이용해 실험한 것이다. 주문을 열심히 외웠으나 닭이 죽지 않자 약노는 옥살이를 오래하다 보니 귀신이 빠져나간 것 같다고 대답했다. 형조의 보고를 받은 임금은 “주문 따위의 허망한 것을 믿고 사람을 처형한다면, 억울하게 죽는 백성이 한둘이겠느냐?”라며 의금부로 돌려보내 다시 조사하도록 했다. 약노는 재심에서 “본래 나는 주문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내가 밥을 준 사람이 얼마 후 이유도 없이 죽는 바람에 의심을 받았다. 고문과 매를 견디지 못해 거짓 자복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번복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는가?”란 질문에 “또 맞을 것이 뻔한데,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변함없다. 또 때릴 거면 더 조사하지 말고 살인죄로 나를 죽여라”고 답했다. 이를 보고 받은 임금은 약노를 즉시 석방하고 집에 갈 수 있도록 먹을 밥과 여비를 마련해 주라고 명했다. 정유년 붉은 닭의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가축 전염병도 얼른 날아가길 바라 마지않는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 강아지에게 거위 울음소리 들려줬더니

    강아지에게 거위 울음소리 들려줬더니

    ‘이게 무슨 소리지?’ 처음 들어보는 울음소리에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 강아지의 영상이 애견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한 유튜버가 ‘강아지에게 거위 소리 들려줬더니’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영상에는 비숑 프리제 종의 강아지의 귀여운 모습이 담겼다. 강아지는 일명 ‘마약방석’이라 불리는 도넛 모양의 쿠션을 맴돌며 짖고 있다. 쿠션 위에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블루투스 스피커가 놓여 있던 것.바로 그때 스피커에서는 꽥꽥거리는 거위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처음 들어보는 울음소리에 강아지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경계심을 풀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이내 쿠션 안으로 머리를 들이민다. 사진·영상=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데스크 시각] 평창 문화올림픽이 남겨야 할 유산/이순녀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평창 문화올림픽이 남겨야 할 유산/이순녀 문화부장

    조금 과장해 말하면 지금 평창은 서울 부럽지 않은 문화 중심지다. 일례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각각 다른 매력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수상은 못 했지만 올해 그래미상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이 재즈 거장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즐리를 초청한 무대는 ‘평창겨울음악제’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행사로 첼리스트 정명화, 명창 안숙선, 피아니스트 손열음,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등이 참여하고 있다. 18일에는 엑소, 비투비, 아스트로 등 아이돌 한류 스타와 김범수, 거미, 린 등 톱가수들이 평창 용평돔으로 모인다. 강원도의 주요 관광지를 배경으로 촬영한 드라마 ‘도깨비’와 ‘사임당, 빛의 일기’ OST 콘서트인 ‘K드라마 페스타 인 평창’이 열린다. 뿐만 아니다. 인근 강릉에선 20개국 작가 80여명의 수준 높은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평창비엔날레’가 진행되고 있다.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지난 9일 정부가 ‘평창 문화올림픽 추진 계획’을 발표한 것을 기점으로 올림픽 사전 붐업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기간을 전후해 전개되는 문화 프로그램이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통해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 이를 유산으로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덕에 국가와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인 사례는 적지 않다. ‘영국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극찬을 받은 2012년 런던하계올림픽은 말할 것도 없고, 이탈리아 토리노의 경우도 2006년 동계올림픽을 통해 낙후된 공업도시에서 알프스 문화수도로 변신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 때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인들이 가상공간에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CODE’를 개설해 화제를 모았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역시 러시아 안팎의 테러 위협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통 클래식 문화와 소수민족 문화를 절묘하게 결합한 매력적인 문화 프로그램으로 ‘올림픽이 소치의 죽은 시즌을 깨웠다’는 찬사를 얻었다. 이런 성과는 오랜 시간을 들여 철저한 준비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런던과 소치는 4년에 걸쳐 공을 들였다. 우리 정부는 2015년 3월에서야 문화올림픽 분과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출발부터 늦었다. 이렇다 보니 지난주 나온 문화올림픽 추진 계획도 정교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 예술, ICT 융합 한류 콘텐츠 등을 활용해 지역성과 세계화 가능성을 갖춘 문화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선보이려는 취지는 이해하겠으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문화계 한 인사는 “글로벌한 시각에서 한국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 즉 시장성과 흥행성을 우선순위로 고려하지 않고 나열식으로 늘어놓기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여름에 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연계해 만든 평창겨울음악제처럼 지역 축제를 비교적 잘 활용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강원도의 지역성을 끌어들인 사례도 부족해 보인다. 어수선한 시국으로 인해 올림픽 열기가 좀체 달아오르지 않는 현실이 가장 큰 장애물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1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평창 문화올림픽이 무엇을 유산으로 남길 수 있을지를 숙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 coral@seoul.co.kr
  • 정명화·안숙선 ·비즐리… 평창의 ‘문화 올림픽’

    클래식과 재즈, 국악이 어우러진 ‘2017 평창겨울음악제’가 1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강원도는 14일 평창동계올림픽을 품격 높은 문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 처음 설원 위에서 음악제를 열어 클래식에 재즈를 얹어 선보인 데 이어 올림픽을 1년 앞둔 올 음악제는 클래식과 재즈에 우리나라 고유 음악인 국악을 더해 연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한다. 15일 오후 6시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에는 첼리스트 정명화와 명창 안숙선,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출연해 임준희의 ‘판소리, 첼로, 피아노와 소리북을 위한 세 개의 사랑가’로 관객과 만난다. 이날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닷새간 재즈와 클래식계 거장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올해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세계적인 재즈피아니스트 존 비즐리가 그룹 롤링스톤스의 베이시스트 대릴 존스와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진 코이와 입을 맞춰 블루스, 비밥, 현대 재즈 등 모두 다섯 번의 무대를 이끈다. 클래식 무대는 젊은 스타들이 꾸민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하트 문양 가진 고양이, 밸런타인데이 맞아 ‘사랑 찾다’

    가슴에 하트(♥) 문양을 가진 떠돌이 고양이 한 마리가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새로운 집에 들어간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켄트주(州) 로체스터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서 발견됐던 이 ‘하트 문양’ 고양이는 이제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산다. 부동산 직원들이 임시로 ‘토미 터커’라는 이름을 붙여줬던 이 작은 고양이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크게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를 불쌍히 생각한 한 직원이 먹이를 주자 고양이는 다음 날부터 매일 먹이를 얻어먹으러 찾아왔다고 한다. 이렇게 고양이의 신뢰를 얻은 부동산 측 직원들은 켄트주에 있는 반려동물 실종방지 단체 ‘애니멀 로스트 앤드 파운드’에 연락해 고양이의 몸에 반려동물 인식용 마이크로칩이 있는지 검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는 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고양이는 켄트주의 동물보호단체 ‘애님-메이츠’(Anim-Mates)의 임시 보호소에 머물게 됐다. 지금까지 이 고양이를 돌봐온 자원봉사자 바비 바지와는 “우리가 고양이를 보살핀 지 일주일이 지난 뒤에서야 그는 건강을 회복했고 몸무게도 정상으로 늘었다”면서 “그는 매우 다정하고 온순해 반려동물로서 완벽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생후 6개월 정도 됐으며 껴안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그는 멈추지 않고 갸르릉거리는 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떠돌이 고양이가 발견되면 원래 소유주가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최소 1개월 동안 임시 거처에서 보호를 받지만 해당 고양이의 경우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나 새로운 가정에 입양을 가게 된 것이다. 이제 이 고양이는 새로운 가족에게 새로운 이름을 받고 다른 평범한 집고양이처럼 행복하게 살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하늘 닿은 편백, 지천에 핀 들꽃… 숲이 주는 여유

    [명인·명물을 찾아서] 하늘 닿은 편백, 지천에 핀 들꽃… 숲이 주는 여유

    2만여 그루의 편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깊게 들이마시면 한 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사라진다. 울산 북구 달천동 ‘천마산 편백산림욕장’(해발 263m)은 등산복이나 등산화 없이도 가벼운 차림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산길이다. 이를 입증하듯, 산림욕장 곳곳에는 손자·손녀의 손을 잡은 할머니·할아버지와 어린아이를 안거나 업은 젊은 부부들이 많다. 여기에 천마산은 사계절 색다른 자태를 뽐내고, 들꽃과 들풀의 향연이 피로를 씻어 준다. 그래서 편백산림욕장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다.12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은 2010년 5월 달천동 천마산 일원 40㏊에 조성됐다. 편백 5㏊, 잣나무 2㏊, 소나무 33㏊ 등이 산림욕장을 이룬다. 방문객을 위한 산림욕대, 피크닉테이블, 순환산책 데크, 화초단지, 전망대, 원두막, 숲속 도서관 등도 만들었다. 2015년 조성 첫해부터 4년 동안 1만~3만명이던 방문객이 2014년 5만명으로 늘어난 이후 2015년 5만 5000명, 지난해 6만 5000명 등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북구 달천동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에 조성된 2만여 그루의 편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만끽하려고 평일 250~300명, 주말·휴일 300~500명이 찾는다. 울산시민은 물론 인근 경주, 양산, 부산 등에서 온다. 달천마을 뒷산인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은 울산 도심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산림욕장 입구인 달천마을은 삼한시대의 제철 유적지로 유명하다. 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자갈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만석골 저수지 입구에 이른다. 저수지 둑을 따라 갖가지 색깔의 바람개비와 나비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언덕을 오르면 2만 4000t의 농업용수를 품은 만석골 저수지(0.8㏊)가 펼쳐진다. 저수지 양쪽으로 조성된 순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하다.순환 산책로를 따라 만석골 저수지를 지나면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산 벚나무, 줄기가 갈라진 반송 등 다양한 나무가 방문객을 맞는다. 숲속 산책로 주변에는 양 바위, 두꺼비 바위, 거북이 바위 등 동물을 닮은 바위들이 즐비하다. 산책로를 걷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산길의 특징은 경사가 심하지 않다. 그래서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부터 70~80대 노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숲 길옆으로 난 얕은 계곡에는 피크닉 테이블이 만들어져 있다. 걷다 숨이 차면 쉬어 가도록 한 배려의 공간이다. 나무를 잘라 만든 피크닉 테이블이 정겨움을 준다. 조금 더 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망설임 없이 나무 푯말을 따라가면 된다. 소나무와 편백이 섞여 있는 길을 지나 경사가 약간 있는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싶으면 어느새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숲이 눈에 들어온다.‘피톤치드 발전소’라는 푯말과 함께 편백이 수십, 수백 그루 무리를 지어 하늘 높이 뻗어 있다. 우거질 대로 우거진 나뭇가지는 햇빛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다. 여름에는 햇볕을 막아 주는 그늘막 역할을 하고, 겨울에는 강한 골짜기 바람을 막아 준다. 편백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방문객의 땀을 식혀 줄 정도다. 여기서부터 천마산 정상까지 3㎞가량이 편백산림욕장이다. 피톤치드를 한껏 마실 수 있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고 한다. 편백 사이에 조성된 안락의자에 누워 있는 사람들도 많다. 앉아서 신문을 보는 사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사람, 옆 사람과 얘기를 하는 사람, 이어폰을 꽂은 사람,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나무의자에 몸을 맡긴 채 힐링을 하고 있다.쉼터인 작은 평상에 앉아서 김밥, 과일 등 싸 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들도 있다. 사람들 얼굴마다 웃음꽃이 피어난다. 숲이 주는 여유로움이라고 한다. 피톤치드 향이 바람에 실려 온다. 상큼한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 이곳에서 삼림욕을 즐기다가 내려가면 된다. 조금 아쉬운 감이 들면 천마산 정상까지 올라가면 된다. 천마산은 높이가 해발 263m밖에 되지 않는다. 정상 전망대에 올라 울산 도심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솔 숲길과 성터 옛길로 이어지는 골짜기는 천마산 정상을 거쳐 아이파크 아파트나 관문성으로 이어진다. 길어야 1시간 30분 남짓 거리다. 제1주차장부터 산림욕장 아래 쉼터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산림욕장으로 가는 오솔길 옆에는 계곡이 있다. 이화영(65·울산 남구)씨는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은 경사가 크지 않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1주일에 한 번은 꼭 찾아서 피톤치드를 마신다”고 말했다. 그는 “편백산림욕장은 계절마다 얼굴이 달라 매번 새롭다”면서 “봄과 가을에는 꽃과 이름 모를 들풀이 지천으로 널려 더 정겹다”고 설명했다. 편백산림욕장에는 사용하지 않는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숲속 작은 도서관’이 있다. 동화책부터 교양서적까지 200여권의 책이 비치됐다. 누구나 빌려 읽을 수 있고, 읽고 난 책은 다시 꽂아 두면 된다. 이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 빼들고 벤치에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봄·여름·가을 흙과 풀의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새와 곤충의 울음소리가 귀에 맺히는 숲속에서의 독서는 색다르다. 편백산림욕장에는 전문 숲해설사가 배치돼 방문객에게 도움을 준다. 편백의 효능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고, 산림욕장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숲 해설 프로그램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열리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또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다. 방문객이 늘면서 편백산림욕장 규모도 커질 예정이다. 북구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편백 숲 규모를 10㏊(6만 그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피톤치드 생산량이 지금보다 2~3배 이상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북구는 늘어나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차장을 78면 규모로 확대, 조만간 준공할 예정이다. 진입로 확장 공사도 추진하고 있다. 좁은 진입로를 내년 6월까지 길이 1.7㎞, 너비 10m 규모로 넓힐 예정이다. 일본이 원산지인 편백은 히노키 탕, 히노키 가구, 히노키 베개 등에 쓰이고 있다. 편백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의 단위당 발생량은 소나무, 잣나무보다 월등하다. 아토피 알레르기 등 피부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나쁜 냄새를 없애 주고 유해물질을 중화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서울시 ‘길냥이’ 9000마리 중성화… 캣맘도 참여

    서울시가 올해도 시민과 함께 길고양이 9000마리 중성화에 나선다. 지난해 시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심으로 이뤄지던 중성화(TNR)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시민참여형 중성화 사업’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이 서식 정보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활용한다. 서식지 중심으로 길고양이를 중성화할 수 있어 효과가 크다. 중성화 확대를 통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캣맘과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올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동물보호단체와 자치구들에 시비 6억 8000만원을 보조해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전체 사업비는 13억원으로 책정됐지만, 6억 2000만원은 자치구와 동물보호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한다. ‘길냥이’는 사회적 갈등 요인이다. ‘캣맘’을 검색하면 ‘극혐’(극도로 혐오함)이 연관검색어로 나올 만큼 주민 사이의 갈등은 심각하다. 캣맘을 비판하는 주민들은 고양이들이 화단을 헤집고 다니며 작물과 화초를 망치고, 발정기에 내는 울음소리가 생활에 고통을 준다고 호소한다. 서울시는 길냥이 중성화 확대로 갈등을 차츰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관계자는 “중성화를 하면 고양이들이 행동이 얌전해지고, 동네도 조용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2008년부터 자치구를 통해 민원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5000∼8000마리의 길고양이를 중성화해 왔다. 2011년 4719마리, 2012년 5497마리, 2013년 6003마리, 2014년 6351마리, 2015년 7756마리로 중성화 개체는 계속 늘었다. 시민들과 함께한 지난해 처음으로 8500마리를 돌파했다. 시는 올해는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회 등 민간단체와의 협력을 더 늘려 시민참여형 사업으로 1000마리, 자치구 사업으로 8000마리를 중성화할 계획이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중성화한 수컷 고양이는 번식을 위한 싸움이 줄고, 암컷 고양이는 지속적인 출산과 양육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중성화한 길고양이는 왼쪽 귀 끝을 1㎝ 정도 잘라 표시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도 중성화 여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소녀시대 수영, 친언니 수진과 생일파티 ‘집에서도 우월한 미모’

    소녀시대 수영, 친언니 수진과 생일파티 ‘집에서도 우월한 미모’

    소녀시대 멤버 수영이 28번째 생일을 맞았다. 수영의 친언니인 최수진은 10일 자신의 SNS에 “어느덧 또 일 년이 지나 내 동생 생일이 또 돌아왔네:) 너로 인해 세상이 밝아지고 너로 인해 사람들이 웃고 너로 인해 고통과 울음이 그치고... 너는 축복이야. 사랑해 내동생”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케이크를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수영과 그에게 얼굴을 맞대고 뿌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언니 수진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화장기가 거의 없는 민낯임에도 불구하고 우월한 미모가 감탄을 자아낸다. 한편 수영의 언니 최수진은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제발 살려주세요” 진흙탕에 빠진 남성 구사일생

    “제발 살려주세요” 진흙탕에 빠진 남성 구사일생

    진흙탕에 얼굴만 간신히 드러낸 채 버티던 한 남성이 가까스로 구조됐다고 호주 나인뉴스와 NBN 등 호주 현지매체들이 9일 보도했다. 지난 8일 뉴사우스웨일스(NSW)의 한 공사현장에 작업하던 굴착기 한 대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당시 굴착기 운전자 다니엘 밀러(45)는 진흙탕에 얼굴만 내민 채 간신히 숨만 쉬고 있었다. 2시간 동안 옴짝달싹할 수 없던 그는 인근에 사는 한 이웃이 그의 울음소리를 듣고 신고하면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대원인 그레이엄 니 키슨은 “제방 한쪽으로 소형 굴착기가 미끄러지면서 운전석에 있던 다니엘 밀러가 진흙탕에 빠지게 된 것 같다“며 ”구조 당시 그의 몸은 전혀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고정된 상태였다. 거기에 호흡기 부분도 거의 잠기기 직전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경관 닐 스티븐스 역시 “그의 얼굴 중 코와 이마만 진흙탕 위에 있었다. 마치 덫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안전하게 구조된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밀러는 경미한 부상만을 입었으며 저체온증으로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7 News 홈페이지 캡처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뜨거운 열정, 하나 된 평창] 문화올림픽이 열린다… 스포츠 ★들이 뜬다… 강원도가 들썩인다

    [뜨거운 열정, 하나 된 평창] 문화올림픽이 열린다… 스포츠 ★들이 뜬다… 강원도가 들썩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18년 2월 9일 오후 8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개회식장은 올림픽 열기로 가득 차게 된다. 전 세계 75억명의 눈과 귀가 대한민국 강원도 작은 마을 평창과 강릉, 정선으로 집중된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층 업그레이드된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세계인들에게 소개되는 역사적인 날이다. 백두대간의 고요한 적막을 깨고 한 줄기 빛의 성화가 불을 밝히면 세계인의 겨울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정부와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해당 자치단체들은 그동안 경기장 건설과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올인했다. KTX급 열차가 놓이고 고속도로와 간선도로가 곧게 펴지며 산골 오지마을 강원도가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될 만큼 변했다.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알뜰한 경제올림픽, 풍성한 우리 문화를 보여 줄 문화올림픽을 위해 혼신의 열정으로 준비하며 달려왔다. 이제 올림픽을 1년 남겨 놓고, 평창과 강릉 등에서는 각종 문화행사와 테스트이벤트가 동시에 열려 평창동계올림픽 붐 조성에 나선다. 세계인들에게 ‘강원도의 힘’을 알리는 무대가 펼쳐진다.●케이팝 콘서트·4개국 불꽃축제 등 붐 조성 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열기 위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G-1년 페스티벌’을 펼친다.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꼭 1년 전인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11일 동안 무대가 마련된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 정선 일대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슬로건은 ‘당신이 평창입니다’(It´s you, PyengChang)로 정했다. 주요 행사는 ‘G-1년 올림픽 페스티벌 개막식’과 ‘경포세계불꽃축제’, ‘K드라마 인 평창’ 등이다.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가 공동 주최하는 페스티벌은 9일 오후 6시 3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강원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공식 기념행사에서는 성화봉 공개, 세계인을 초대하는 영상 메시지와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대표에게 초청장 전달, G-1년 카운트다운 퍼포먼스가 열린다. 또 전국에서 모인 2018명으로 구성된 올림픽 대합창과 케이팝 콘서트, 홀로그램 등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11일 강릉 경포에서 열리는 경포세계불꽃축제는 한국과 중국, 일본, 스페인 등 4개국이 참가하는 국내 첫 불꽃경연대회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강원도는 불꽃축제를 올림픽 문화유산으로 남겨 동해안의 특별한 관광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18일 평창 용평돔에서는 한류 드라마 주인공들이 대거 출연하는 ‘K드라마 인 평창’ 공연이 열린다. 김용철 강원도 대변인은 “국내 정상급 아이돌 그룹이 참여해 한복 패션쇼와 케이팝 공연, 토크쇼 등으로 진행되며 국내 관람객은 물론 외국에서 한류팬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9일부터 19일까지 매일 강릉 특설무대, 강릉원주대 해람문화관, 강릉 노암동 단오문화관에서는 강원 지역 18개 시·군 공연단과 전국 시·도 공연단, 5개 국립예술단, 외국 공연단 등 총 55개 국내외 공연단이 문화올림픽 완성을 위한 시범공연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알펜시아리조트에서는 15일부터 19일까지 평창겨울음악제가 열린다. 강원도는 이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붐 조성과 참여 열기 확산을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축제장을 찾아다니며 동계올림픽을 홍보하는 ‘들썩들썩평창원정대’를 1년 내내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응원단 경연대회인 ‘꾼들아 평창 가자! 청소년 페스티벌’을 개최해 결선 출전자에게는 올림픽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성공 동계올림픽이 되기 위해서는 강원도민들뿐 아니라 전 국민들의 전폭적인 성원으로 이어지는 올림픽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4월까지 19개 테스트이벤트로 성공 개최 점검 세계 동계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 프레올림픽 성격의 종목별 테스트이벤트가 지난 3일부터 4월 8일까지 줄줄이 열린다. 이미 3~ 5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는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대회와 FIS 노르딕 복합 월드컵대회가 열렸다. 4월에는 아이스하키 남(U18)녀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올림픽 테스트이벤트 14개 대회와 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 5개 대회 등 모두 19개의 테스트이벤트가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열린다. 테스트이벤트에는 90여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4800여명, 기자단 3800여명, 관중 5만 6000여명, 자원봉사자 2000여명이 참가해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운영 능력을 높이게 된다. 조직위는 수준 높은 경기 관람과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유명 연예인 초청 공연, 개최 시·군 지원 공연 등을 다채롭게 마련한다. 9~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빙속여제’ 이상화(27)와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31·네덜란드)가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10~18일에는 보광 스노경기장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이, 12~19일에는 ‘스노보드의 제왕’ 숀 화이트(31·미국)가 출전하는 스노보드 월드컵이 개최된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는 15~16일 스키점프 월드컵이,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16~19일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는 17일부터 19일까지 루지월드컵 및 팀 계주 월드컵이 국내 최초 국제대회로 치러진다. 16일부터 26일까지 강릉 컬링센터에서는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가 열리며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는 바이애슬론 월드컵이 열린다. 다음달 4일부터 4월 8일까지 정선알파인 경기장,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관동 하키센터에서는 스키월드컵과 봅슬레이 스켈레톤 월드컵, 아이스하키 남녀 대회가 열린다. ●설상경기장 공정률 87%… 오늘부터 입장권 예매 경기장들도 대부분 마무리 공정 단계에 들어갔다. 빙상경기장 5곳은 준공 단계에 있고 설상경기장 7곳은 평균 공정률이 87%에 이른다. 테스트이벤트를 위한 공정은 100% 완료된 상태다. 올림픽 개·폐회식장은 오는 9월 완공되며 경기장 진입로 16곳의 공정률은 60%로 오는 12월 준공된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산림과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자 코스를 제외했다. 동계올림픽 최초로 남녀 코스를 통합해 경기가 열린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는 9일 오후 2시부터 올림픽 개·폐회식과 7개 경기, 15개 종목, 102개 세부 종목에 대한 온라인 입장권 예매 신청을 받는다. 모두 118만장이 발행되며 국내에서 70%, 해외에서 30% 판매로 정해 4월 23일까지 받는다. 개·폐회식 입장권 가격은 최저 22만원에서 최고 150만원으로 정해졌다.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장애인(1∼3급), 65세 이상 경로자, 청소년은 기본 등급 좌석에 한해 50% 할인된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경기장과 기반시설공사가 순조롭게 추진되면서 이제는 경기 운영 단계로 돌입했다”면서 “테스트이벤트를 성공 올림픽 개최 준비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평창·강릉·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설야

    [이재무의 오솔길] 설야

    눈 내리는 겨울밤 나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몸을 빠져나간 잠이 천장에서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 자꾸만 어깃장을 놓는 잠을 달래 보지만 요지부동이다. 창밖 사륵사륵 내리는 흰 눈, 눈꽃 화음에 귀가 젖는다. 날이 새면 지붕과 담과 가지마다 가득 열린 눈꽃 음표들을 볼 수 있으리라. 한밤중 내리는 눈은 고양이 발걸음을 닮아 소리가 없다. 밤사이 진주한 침략자처럼 마을을 점령한 눈은 세상이 만든 지도를 순식간에 지워 버릴 것이다. 이른 아침 하얀 도화지로 바뀐 흰 눈 위에 참새들은 하늘 아래 가장 깨끗한 상형문자들을 찍으리라. 하지만 이와는 달리 분, 분, 분 내리는 눈이 층, 층, 층 쌓여 갈수록 산짐승들은 가혹한 굶주림에 속수무책으로 시달려야 하리.이부자리를 빠져나와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다본다. 내리는 눈발 사이로 고향 집 뒤꼍 장광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들썩들썩 뚜껑을 열고 나가고 싶어 안달하는 간장, 된장, 고추장들을 들여앉혀 어르느라 하얀 모자 쓴 항아리들은 튀어나온 배가 더욱 불룩해져 있다. 마당 한구석에는 갓 태어난 눈사람이 서 있다. 눈사람은 눈 내린 날 태어나 우두커니 서서 동심을 활짝 꽃피운다. 꽝꽝 얼어붙은 한밤의 매서운 칼바람에도 단벌옷으로 환하게, 꼿꼿이 서서 기다림의 자세를 보여 준다. 눈사람은 표리가 동일한 사람이다. 눈사람은 저를 만든 이와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의 마음의 심지에 작은 불씨를 지펴 놓고 홀연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 이 세상에서 가장 이력이 짧으나 누구보다 추억을 많이 남기는 사람은 세상천지에 눈사람밖에 없다. 퍼붓는 눈발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몰래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끝이 저릿해 온다. 마음으로 바다가 가득 들어차서 출렁거린다. 퍼붓는 눈발 삼만 리. 저 눈과 더불어 밤을 도와 서둘러 가야 할 곳이 있는 양 몸 안에 짐승이 들어와 까닭 없이 발바닥이 뜨거워지고 팔뚝에 피가 솟는다. 몸의 가지에 붉은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눈 때문에 나는 오래전에 끊었던 흡연 욕구에 시달린다.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어 동치미 그릇을 꺼내 들고 훌훌 소리 내어 마신다. 까칠까칠한 얼굴을 마른 손으로 거푸 쓸어내린다. 창문을 열었다 닫고, 들숨 날숨을 길게 마셨다 내뿜는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 책상 위에 갱지 한 장을 펼쳐 놓는다. 생을 반죽했던 물컹물컹한 말들 예컨대 전봇대, 우체국, 신작로, 오솔길, 철길, 하모니카 등속을 써 본다. 내 생에 지문을 남긴 사물어들이다. 봉해 놓은 서랍을 연다. 몽당연필, 부러진 양초, 향나무 한 토막, 소인 찍힌 편지봉투, 미완성 초고 시편, 쓰다 만 연애편지, 고장 난 손목시계, 촉 없는 만년필, 녹슨 못, 세금 고지서, 고인 된 선배와 함께 시골 간이역을 배경 삼아 찍은 흑백 사진, 마른 꽃가루 등속 요술 상자인 양 어제가 불쑥불쑥 민얼굴을 내밀어 온다. 험한 잠자는지 아내의 잠꼬대 소리가 요란하고 건넛방 코 밑 거뭇해진 아들 녀석은 덮어 준 이불을 걷어차며 잠이 달기만 한데 자정 너머의 시간을 새하얗게 덮으며 눈은 내리고, 내려서는 쌓이고 있다. 나는 도통 잠을 이룰 수 없다. 마음의 국경지대를 배회하며 오래 굶주린 적막이라는 짐승 한 마리가 북북, 광목 찢듯 하늘 찢는 울음소리 낭자하고 요란하다. 나는 포효하는 짐승을 달래려 카세트를 틀어 송창식의, 대중에게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노래 ‘밤눈’(소설가 고 최인호 작사)을 듣는다.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가만히 눈감고 귀 기울이면/…/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당신은 못 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눈발을 흩이고 옛 얘길 꺼내/아직 얼지 않았거든 들고 오리다/…/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수록/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세상에는 이성이나 과학으로 사유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문제들이 그렇다. 가령 인간은 왜 사는가? 인간에게 사랑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인가? 또 삶이란 무엇이고 운명이란 무엇인가? 등등의 감성과 직결된 문제들은 결코 과학이나 이성으로 사유할 수 없는 분야들이다. 우리가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타인의 종교를 ‘아하’하고 이해할 때 분쟁은 사라져요”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타인의 종교를 ‘아하’하고 이해할 때 분쟁은 사라져요”

    흔히 한국은 ‘종교 천국’이라 불린다. 그 듣기 좋은 평가의 바탕은 많은 종교의 자유로운 활동과 평화로운 공존이다. 하지만 이 땅에선 그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종교 간 갈등과 마찰이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바로 ‘내 종교가 최고’라는 이기의 배타성과 폐쇄적인 신행 탓이다. 실제로 종교 간, 종단 간의 끊이지 않는 불협화음과 그로 인한 갖가지 파행들은 ‘탈종교화’라는 심상치 않은 위기로 현실화하고 있다. 그 한편에선 위기의 종교를 극복하기 위해 아래로부터의 개혁에 나서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열린 마음으로 경계를 허무는 소통과 배려의 ‘실천 종교인’들을 찾아가 본다.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내린 뒤 횡단보도를 두어개 건너며 10분쯤 걸어 도달한 주택가의 아담한 건물. ‘서로 학습하는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라고 새겨진 간판을 쳐다보며 4층을 걸어 올라가 신발을 벗고 들어서니 15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사무실과 일반 주거지를 합쳐 놓은 듯한 독특한 공간. 명성에 비해 조금 비좁다 싶은 생각에 빠질 무렵 살가운 인사말과 함께 건네지는 찻잔이 반갑다. 찻잔에 언 손을 녹일 무렵 던져진 한마디. “처음 오는 분들은 대개 어색해합니다. 조금 좁지요?” ‘서로 학습하는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이사장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의 운영위원장 성소은(49)씨. 직함은 운영위원장이지만 2012년부터 이 단체를 결성해 종교 허물기를 통한 지식 나누기 운동을 주도해 온, 사실상의 대표다. 그런데 왜 지식협동조합일까. “협동조합이란 흔히 신자본주의의 대체 시스템을 말하지요. 그 협동조합을 변형해 재화가 아닌, 정보와 지식을 생산해 함께 나누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내’ 안에도 여러 가지의 ‘내’가 있듯이 내 안의 경계를 넘어 종교 간 벽을 허물고 나와 사회가 같이 성장하기 위한 모임이란다. “이 세상의 가장 큰 분쟁 요소가 바로 경계 아닐까요.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경계를 넘지 않고선 나와 사회 모두 진보할 수 없다고 봅니다. ”●2012년 오강남 교수와 운명적 만남 “만나서 이웃 종교의 전통을 이해하고자 할 때 자연스럽게 상대를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다”며 단체의 성격을 또박또박 설명해 내는 여인. 여인의 정체가 몹시 궁금해졌다.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가 공을 들여 세상에 태어났어요. ‘소은’이란 이름도 스님이 지어 준 이름입니다.” 이름자에 얽힌 사연부터 시작한 지난 삶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다. 일본 릿쿄대학과 도쿄대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한·일 양국 정부와 국제기구에서 줄곧 인권과 세계평화를 입에 달고 살았던 재원. 그 종교 유람의 편력이 복잡다단하다. 개종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순복음교회에 적을 두고 오랜 세월을 개신교에 빠져 살았다. 하지만 심해져만 가는 영적 갈증과 존재에 대한 의문을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성공회로 적을 옮겼지만 여전히 근원적인 답을 찾지 못했고 방황하던 중 서점에서 불교 수행 관련 책을 보고는 번개처럼 머리를 치는 한줄기 빛을 보고 출가했다. 하지만 운문사 승가대에 몸을 담아 두 철을 나고서도 여전히 한계를 느꼈다는 성씨. “출가하면서 영적 갈등이 풀어지긴 했지만 절집의 조직과 나를 가두는 승복을 견딜 수 없었어요.” 승복이 나와 남을 가르는 또 다른 장벽이었다. 그 넘나드는 종교의 경계 속에 묻힌 소감이 애틋하다. “선방에서 수행에 들고부터 교회를 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성경 말씀이 새록새록 가슴에 와 닿아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그 오랜 종교 여정을 되살려 펴낸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2012년)과 ‘경전 7첩반상’(2015년)이 종교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여정의 도중에 만난 오강남 교수와의 인연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나 보다. ‘예수는 없다’라는 책으로 센세이션을 불렀던 오 교수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비교종교학계의 거목 아닌가. 개인 신앙 중심의 이기적 표층의 종교를 넘어 이제는 타인과 사회를 위한 심층의 종교로 나아가야 한다는 오 교수다. 일본 유학 시절 읽은 오 교수의 ‘예수는 없다’를 두고두고 가슴에 두고 살았다는 성씨가 귀국 후 오 교수를 찾아가 간곡히 부탁해 2012년 9월 함께 시작한 게 바로 ‘경계너머 아하’의 전신인 ‘유유녹명(鳴) 종교나눔터’다. ‘녹명’이라 함은 ‘시경(詩經) 소아(小雅)’ 편에 실린 시의 제목이다. 사슴이 들판에서 먹이를 찾으면 ‘유유’ 하고 울어 주변 사슴들을 불러 모아 같이 나눠 먹는다는 나눔과 공유의 교훈. 나만 배불리 먹으려는 욕심이 아니라 함께 나누기 위한 공유의 울음을 모임 이름으로 택한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범상치 않은 종교 여정 끝에 건져 내고 결집한 삶의 모토인 그 녹명은 성씨의 호이기도 하다. 2013년 ‘녹명 종교나눔터’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모임 명칭을 바꿨지만 초창기부터 벌여 온 종교 허물기를 통한 나눔과 공유의 실천은 변함이 없다. 바로 ‘함께 생각하기’(종교아카데미)와 ‘함께 기도하기’(명상 및 참선), ‘함께 일하기’(성지 탐방 및 자원봉사)의 사업이다. 이 가운데 오 교수가 봄가을 매년 두 차례씩 힌두교와 불교, 유교 등 각 종교의 창시 배경과 주요 경전, 핵심적 가르침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설명하는 종교아카데미는 핵심 프로그램. 지금까지 1000여명이 아카데미를 거쳐 갔고 지금도 강좌가 시작되기 전부터 문의가 쇄도한다. 다양한 이웃 종교의 성지와 가르침을 체험하는 이웃 종교 탐방과 명상 수행, 매주 일요일 다양한 종교 신도들이 이곳에 함께 모여 각 종교 경전을 읽고 묵상하는 ‘일요 경모임’도 모임마다 10~20명씩 줄곧 찾아든다고 한다. 물론 참가자의 신앙도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다양하다. 지난해 5월 오 교수의 노자·장자 ‘종교아카데미’ 강좌를 듣고 매주 일요일 ‘일요 경모임’에 빠지지 않는다는 박정수(38·의사)씨는 “다양한 종교의 신자들이 다양한 종교를 함께 공부하면서도 배타적이지 않고 각자 삶의 방식을 수용하는 열린 모임이어서 마음이 쏠린다”고 전했다. 2012년 ‘녹명 종교나눔터’ 창립 때부터 아카데미 강좌를 듣고 ‘일요 경모임’과 종교 탐방 행사에 자주 참여한다는 박재숙(57·경찰청 공무원)씨도 “모임을 통해 매일 생활 속에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열린 마음을 가지려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놀라게 된다”며 “이 단체의 모임 참여자끼리 별도의 작은 모임을 이어 가고 있다”고 귀띔했다.●“수행+일상 도심 명상공동체 목표” 협동조합이 비영리 사회단체인 만큼 운영이 여의치 않다고 한다. 현재 정규 조합원 80여명이 1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씩 내는 조합비와 신규 조합원 가입 때 1구좌 5만원씩 지불하는 가입비에 강좌, 탐방, 경모임, 참선 등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최소한의 참가비가 재정의 전부다. 초창기엔 장소 마련이 여의치 않아 교회며 출판사 등 각종 공간을 빌려 전전하다가 이곳에 정착한 게 2015년 5월의 일이다. 성씨가 기거하는 생활 터전이기도 하다. “지난날 종교를 넘나들며 숱하게 겪었던 순간의 환희는 지금 이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감동에 비하면 터럭 같아요.” 알고 난 뒤 무릎을 치며 내는 소리 ‘아하’는 그 성취의 증거란다. 그래서 이 단체의 모든 참가자들은 서로를 ‘아하이스트’라 부른다고 한다. “가고 있지만 알 수 없는 길.” 나누며 공유하는 지식 협동조합 운동에 빠져 살지만 여전히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재정 어려움 등 압박감을 떨치지 못한다는 성씨. 그래도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인지를 고민하는 도반들에 둘러싸여 숨 쉬는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고 웃는다. 그 웃음 끝에 비친 궁극의 꿈이 야무지다. 숭산 스님의 제자인 재가불자들이 미국 보스턴에 세운 케임브리지 선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졌던 인상이 아직도 생생하단다. 한 건물에서 가족끼리 혹은 개인이 머물면서 수행을 지속하는 단체 공간의 건립이 목표다. “서울 도심에서 수행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은 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공동의 명상공동체라면 좋겠어요. 내가 발 딛고 사는 그 자리에서 다양한 종교인들이 함께 수행하는 곳이지요.” kimus@seoul.col.kr
  • “우리 목포는 ‘주먹’하곤 상관없당께… 예술가의 도시제”

    “우리 목포는 ‘주먹’하곤 상관없당께… 예술가의 도시제”

    “우리 목포는 주먹하고는 상관이 없당께. 유서 깊은 예향과 멋의 도시지 뭔 싸움을 잘한다고 그런지 모르겄네. 순하디순하기만 하구먼.”3일 저녁 목포의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더 킹’을 보고 나온 이모(52)씨는 “항구 도시다고 다 싸움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문을 들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까 성질이 확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남 목포 시민들이 잔뜩 화가 났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이래 누적 관객 수 46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는 영화 ‘더 킹’이 목포의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다는 이유다. 영화나 드라마가 특정 지역과 연관되면서 관광객 유치 등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5월 개봉한 스릴러 영화 ‘곡성’이 대표적이다. 의문의 연쇄 살인이 일어나는 등 으스스한 분위기의 동명 영화에 곡성 군민들이 심각하게 우려했다. 그러나 유근기 군수가 그런 우려를 반전시켰다. 영화 곡성을 홍보하는 문학청년 같은 언론 기고문이 화제가 됐다. 곡성군의 지명도를 높였고, 인기 관광지로 부각했다. 제작사 측도 ‘울음소리’를 뜻하는 한자를 함께 적으며 협조적이었다. 영화 ‘곡성’은 690여만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해 한국 영화 43위를 기록했고, 그 영화 상영 기간에 열린 2016년 곡성세계장미축제(5월 21일 부터 29일)에는 23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그 5월에 35만명이 찾았다. 예년보다 2만명이 더 곡성을 찾았다. 유 군수는 “황정민 등 흥행 배우가 나오니 차라리 곡성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자고 생각했다”고 발상의 전환을 설명했다.그러나 현재 1, 2월 영화 흥행 1, 2위를 달린 영화 ‘더 킹’에 대한 목포 시민들은 인식이 다르다. 목포시의회와 목포 지역 예총, 문화연대, 문화재단 등은 “2004년 개봉한 ‘목포는 항구다’에서도 목포 조직폭력배들이 인신매매하는 등 조폭의 이미지와 결부돼 이미지 타격을 받았다”며 관객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면과 대사에 대한 영화 제작사 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지난달 25일 목포시의회는 ‘영화사 측은 이미지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목포시의회 등은 ‘더 킹’의 영화 시작 자막에 ‘이곳에서 나오는 지역은 허구로 특정 지역과 관계가 없다’는 문구를 삽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목포 예술인 조직인 청년 100인 포럼’ 등은 영화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 협조도 구했다. 목포와 호남인의 항의가 계속되자 제작사는 현재 온라인상에 기재돼 있던 전화번호와 주소를 삭제했고, 배급사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더 킹’에서 목포는 어떤 모습일까. 주인공 검사의 아버지는 목포 지역에서 활동하는 양아치로 나온다. 목포에 없는 ‘들개’라는 조직폭력배들이 주요 역할을 한다. 또 영화에서 일명 ‘들개파’의 본거지로 사용된 도축장이 목포에 현존하는 것처럼 전달되고, 도축장 내의 선정적이고 잔인한 장면, 전라도 사투리로 꾸며진 거친 대사 등으로 이뤄져 있다. 들개파 보스는 마치 악귀처럼 악랄하다. 서울 나이트클럽 등을 소탕하는 조직 2인자 등도 모두 목포 출신들이다.박홍률 목포시장은 “영화는 허구를 다룬다지만 목포를 왜곡해 심히 유감”이라며 “영화가 흥행을 한다 해도 너무나 동떨어진 내용을 담은 탓에 도시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은 “전국 최초로 ‘예향’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도시가 목포이고,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드물게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박화성, 허건, 차범석, 김환기 선생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포는 근대문화유산이 많아 오히려 근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촬영지로 손색이 없는 지역”이라며 “항구 도시의 멋을 다루는 영화를 제작한다면 전폭 지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점호 목포 예총회장은 “목포는 1958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예술단체가 생기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을 5명이나 배출한 예향 도시”라며 “아무리 창작물이라고 해도 최고 문화도시를 생뚱맞게 주먹 도시로 비하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분개했다.목포는 ‘목포의 눈물’의 가수 이난영의 고향으로 개항 120년 역사를 간직한 항구 도시다. 서남권 다도해를 비롯해 천혜의 관광자원과 문화유적을 자랑한다. 세계 파워보트 레이스를 이끄는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델 팔라시오, 주한 일본대사였던 우시로쿠 도라오 등 외국인들은 일찍이 ‘목포 바다는 지중해보다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세발낙지와 민어 등 풍부한 먹거리도 유명하다. 그럼 이 같은 ‘예향’ 목포가 왜 조폭의 도시로 오해를 샀을까.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분석이다. 1897년(고종 31) 상업 항구로 개항한 목포항은 호남 지역의 관문 구실을 하며 급성장했다. 1920년 조선총독부가 조선의 토지와 농산물 등을 경제 수탈하려고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세우면서 일본인들이 대거 몰려왔다. 이들은 조선인들에게 온갖 못된 짓을 일삼았다. 이에 의협심 강한 목포 사람들이 일본인에게 보복하면서 ‘목포 주먹’이 소문났다. 결정적으로는 1980년대 중반 서울 강남에서 일어난 ‘서진 룸살롱 사건’이다. 1986년 8월 14일 밤 10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서진 룸살롱’에서 조직 폭력배들 간의 심야 칼부림이 발생했다. 조폭들의 집단 살인극이었다. 서진 룸살롱 17호실에서는 ‘맘보파’ 일행 7명이 교통사고를 내고 옥살이를 하다 8·15 특사로 풀려난 고모(당시 28세)씨를 축하하고 있었다. 한창 분위기가 뜨거울 무렵 룸살롱 웨이터 권모씨를 구타한 일이 계기가 돼 김모씨 등 ‘서울 목포파’ 8명이 맘보파 4명을 현장에서 난자해 살해했다. 살인 무기는 ‘사시미칼’이었다. 이후 목포파 일행 등은 로얄 승용차에 4명의 사망자를 싣고 20분 거리에 있는 정형외과에 ‘교통사고 환자’라고 내려놓은 뒤 사라졌다. 당시 잘나가는 서울 조직 폭력배를 제압한 목포파가 이름을 떨치게 된 계기다. 1994년 9월 전남 영광군 불갑면에서 납치한 사람들을 불에 태워 죽인 ‘지존파’를 목포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지존파 5명은 모두 전남 영광 출신이었다. 목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상경한 뒤 고향을 목포라고 하는 것도 ‘목포=주먹’ 등으로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그러나 목포는 ‘주먹’과 큰 상관이 없다는 주장을 목포 시민들은 한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는 ‘벌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고, 순천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말고,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마라’라고 나온다. 벌교는 현재 보성군에 속해 있다. 인물 자랑하는 순천도 ‘주먹’으로는 한몫한다. 1990년대 국내 폭력배를 지배했던 ‘양은이파’의 조양은 휘하에 ‘순천 시민파’들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민파’까지 합세해 순천에서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순천 출신 오모씨는 양은이파의 2인자로, 강모씨는 행동대장으로 활약했다. 순천에서는 지금도 ‘시민파’와 ‘중앙파’가 활동하고 있다. 조성오 목포시의회 의장은 “올해는 3.36㎞ 구간의 바다 위를 가르는 국내 최장 노선의 해양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등 1000만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상처받은 시민들의 자부심을 헤아리는 영화사 측의 배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사투리 말씨와 뱃사람의 거친 부분이 있기는 해도 목포에 악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고진하의 시골살이] 자아의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고진하의 시골살이] 자아의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초저녁부터 집 주위를 맴돌며 울어 대던 고양이 울음소리가 잠잠해졌다. 이 혹한의 날씨에도 짝을 부르던 암고양이 울음소리. 뜨거운 몸의 부름이니 어쩌랴. 나는 긴 겨울밤을 주로 책을 읽으며 보내는데, 아기 울음을 닮은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책 읽기를 자주 멈추어야 했다. 고양이 소리가 잦아드니 만기 잠잠하다. 화목난로에 넣을 장작을 가지러 나와 흘깃 뒷집을 보니 독거노인은 벌써 잠이 드신 모양이다. 늦도록 켜 두곤 하던 TV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돌담 너머 동쪽 하늘에는 주먹만큼 큰 별들이 떠올라 시리게 눈을 찌른다. 마당 한쪽에 우뚝 서서 총총한 별들을 바라보노라니, 머릿속이 다 맑아진다. 조금 전에 읽고 있던 책에 나오던 사하라 사막의 밤하늘 풍경이 어른거린다. 사실 지난 연말에는 사하라 사막에 다녀오고 싶었다.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으로 포기하고 말았지만, 대신 그곳 풍경을 담아낸 책을 읽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스티븐 도나휴의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요즘 나는 이 책에 폭 빠져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막은 인생의 여로에 대한 은유에 다름 아니다. 즉 인생이라는 사막, 변화라는 사막을 건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유익한 제안을 던지고 있다. 사하라 사막 같은 곳에서 숱한 고통과 죽음의 고비를 넘으면 현자나 품음 직한 이런 잠언을 쏟아낼 수 있는 것일까. “자아에서 공기를 조금만 빼면, 꼬이고 꼬인 인간 관계의 사막에서 헤어 나와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치유의 오아시스로 들어설 수 있다.” 누구나 일생을 사는 동안 몇 번의 궁지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 도나휴도 숱한 장애물이 도사린 사하라 사막을 차를 타고 건너다가 어느 날 모래 속에 차가 빠져 꼼짝달싹 못 하는 궁지에 몰린다. 모래 속에 갇힌 차를 빼내기 위해 뜨거운 모래 먼지를 뒤집어 쓰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지만 실패한다. 결국 누군가의 제안으로 타이어의 바람을 빼는 모험을 감행하는데, 그러고 나서야 모래에서 차를 끄집어내어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여기서 그는 자기가 얻은 소중한 깨달음을 이렇게 갈파한다. “사하라 사막에서 부딪히는 문제는 공기 부족이 아니라 공기 과잉 현상이다…이처럼 정체된 상황은 우리의 자신만만한 자아에서 공기를 조금 빼내어야 다시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타이어에서 공기를 빼고 차의 높이를 낮춰라…우리의 자아에서 공기를 조금 빼면, 현실 세상과 좀더 가까워지고 좀더 인간적이 될 수 있다.” 우리의 타성을 깨우는 멋진 잠언이 아닌가. 우리가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널 때 타이어에서 공기를 빼듯이 겸허해져야 한다는 것. 이때 겸허란 우리는 결코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 유한한 존재라는 것, 우리 자신의 약점까지를 포함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이런 겸허한 삶의 태도를 통해 변화무쌍한 인생이라는 사막을 헤쳐 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거품을 북적이며 사는가. 허세, 허영, 허풍 같은 말은 곧 우리 삶의 거품을 드러내는 말이 아니던가. 하지만 이런 거품은 때가 되면 잦아들기 마련이고 그렇게 거품이 잦아들면 우리의 알몸은 드러나고 만다. 우리가 지닌 소유든 명예든 지위든 지식이든, 그런 걸로 알몸을 가리려 해봐야 결국 그건 사그랑주머니에 불과하지 않던가.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친 혹한의 밤에, 내가 이런저런 걸 지녔다고 아무리 우쭐거려 봐야 화목난로에 넣을 장작 몇 개비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온몸이 와들와들 떨려 책도 읽을 수 없고, 인생의 사막을 건너는 지혜 한 잎 건질 수 없다. 만일 우리가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우주의 주재이신 분이 우리의 알몸을 드러내기 전에 자아의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고 인생의 사막을 건너야 하지 않을까. 지금 창밖엔 한겨울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집 앞의 가로등 불빛이 겨우내 매달렸던 대추나무의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을 비춰 준다. 알몸을 드러낸 겨울나무들을 보며 모처럼 깊은 묵상에 잠겨 보는 밤이다.
  •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퇴임사 전문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퇴임사 전문

    오늘 저는 제5대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으로서 지난 6년 동안 우리 사회의 현안과 국가적 이슈를 고민하며 답을 모색하고 구하던 과정은 진정 보람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헌법재판소장으로서 4년 가까운 시간들은 헌법과 헌법재판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뇌하고 성찰하였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쉽지 않은 숙고의 과정에서 제가 이룬 것들이 있다면, 이는 모두 동료 재판관님들의 희생과 헌신, 사무처장·차장님, 헌법재판연구원장님과 연구관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모두의 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도움과 열정 덕분이었습니다.그동안 헌법재판소의 힘차고 밝은 앞길을 함께 열어 왔던 헌법재판소 가족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대법원과 헌법학계, 그리고 여러 자문위원님들의 지원과 격려도 적지 않았습니다.헌법재판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저를 비롯한 제5기 재판부에서는 국민의 기본권의 본질적 의미를 철저히 확인하고 그 보장의 폭을 꾸준히 넓혀왔습니다. 나아가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와 정신을 다시 확인하고, 낡은 법과 제도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율과 인권을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바로 잡았습니다.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경제불평등, 양극화 등으로 인하여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 해소와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길을 모색하였습니다.국제적으로는, 2014년 9월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전 세계 109개 헌법재판기관 대표 등 305명이 참가한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한국 헌법재판소의 국제적 역할 제고에 큰 지평을 열었습니다.그 자리에서 아시아 인권협약의 체결과 아시아 인권재판소 설립 등 인권보장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공론화하였으며, 참가국 만장일치로 이를 지지하는 서울 선언문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015년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 상설사무국 설치를 제안하였고, 2016년 8월 상설 연구사무국을 한국으로 유치하였습니다.상설 연구사무국은 우리나라가 운영하는 사법 분야 최초의 국제기구이자, 아시아 국가들의 헌법재판 제도의 발전을 이끌 구심체로서, 역동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아울러 아시아 지역 전체의 인권보장과 평화구현을 위한 아시아의 비젼을 실현하며, 아시아 인권재판소의 설립을 주도할 기반이 될 것입니다.이러한 국내외에서의 성과들에 힘입어, 국민들께서는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지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역량에 대하여 과분한 신뢰를 보내 주고 계십니다.헌법재판소를 믿고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민주주의는 헌법 조항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민주주의는 계속 가꾸고 정성들여 키워나가야 합니다.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영역에서 계층 사이의 이해관계 상충과 사회적 대립을 방치한다면 국민의 불만과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지금 우리는 유럽과 미주 여러 곳에서 이러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우리 사회도 혹여 이러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됩니다.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조정하고 헌법질서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정치적 기관들이 결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되며, 대화와 타협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국민들께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실천해야 합니다.우리 헌법 질서에 극단적 대립을 초래하는 제도적·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지혜를 모아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또한 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더욱 실질화되고, 법의 지배를 통하여 시민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이를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비중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중해졌습니다.더 나은 민주주의와 헌법과 법률의 확고한 지배를 통하여,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예측 가능한 사회, 모두의 삶이 행복한 나라로 발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지금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맞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이제 남은 분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세계의 정치와 경제질서의 격변 속에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추어, 조속히 이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남아 있는 동료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여러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민들께서도 헌법재판소의 엄정하고 철저한 심리를 믿고 지켜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훌륭한 헌법재판이란 직선, 곡선, 그리고 색채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음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국가와 사회의 지속성을 의미하는 직선, 창의성을 뜻하는 곡선, 그리고 다양성을 상징하는 색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선율이 되어야 합니다.드러난 분쟁의 겉모습을 일시적으로 가리는 미봉책이 아니라, 내포된 근원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따뜻하게 포용하면서도 동시에 깊이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하겠습니다.제가 2013년 헌법재판소장으로 취임하면서 말씀드렸던 「헌법」, 「국민」그리고 「역사」라는 세 가지 거울을 항상 가슴에 지니고, 결코 부끄러움이 없는 헌법재판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이제 저는 헌법재판소를 떠나 바깥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슬기로운 해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저는 헌법재판소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한 기억을 언제까지나 뿌듯하게 간직할 것입니다. 또 헌법재판소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600년 백송과 함께, 늘 영예롭고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전해오는 선시(禪詩) 한 수로 제 소회를 대신할까 합니다.몽과비란상벽허(夢跨飛鸞上碧虛)하니 꿈 속에 난새를 타고 푸른 허공에 올랐다가 시지신세일거려(始知身世一遽廬)라.비로소 이 몸도 세상도 한 움막임을 알았네.귀래착인한단도(歸來錯認邯鄲道)하니 한바탕 행복한 꿈길에서 깨어나 돌아오니 산조일성춘우여(山鳥一聲春雨餘)라. 산새의 맑은 울음소리 봄비 끝에 들리네.헌법재판소의 발전과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모두 안녕히 계십시오.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2017년 1월 31일 헌법재판소장 박 한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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