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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음소리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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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 울음소리 역대 최저로 잦아들었다

    아기 울음소리 역대 최저로 잦아들었다

    올 3분기(7~9월) 출생아 수가 7만명대로 주저앉으면서 합계출산율도 역대 최저치인 0.88명으로 집계됐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출생아 수는 7만 37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 480명)보다 8.3% 줄었다. 1981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기록이다.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3분기(0.96명)보다 0.08명 줄어든 0.88명이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모든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저치다. 현 상태의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부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출산 정책에만 총 143조원을 쏟아부었지만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통상 4분기에 출산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올해 합계 출산율은 0.98명이었던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9월 출생아 수는 2만 4123명으로 전년 동월(2만 6066명) 대비 7.5% 줄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부터 올 9월까지 4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처참한 헬기, 동체인양 중 놓쳐버린 시신… 가족들 두 번 오열했다

    처참한 헬기, 동체인양 중 놓쳐버린 시신… 가족들 두 번 오열했다

    독도 인근 해상에서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추락한 지 나흘째인 3일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 및 수색작업이 추가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실종자 시신 3구 중 남성 시신 2구를 수습한 데 이어 추가 실종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색당국은 이날 동체를 인양하고 내부 수색작업을 완료했지만 실종자를 더 찾지 못했다. 해경 등 수색당국은 기체 발견 지점 반경 2900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해경 함정 4척, 해군 함정 3척, 관공선 2척, 민간 어선 3척 등 12척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광범위한 수색을 펼치고 있다. 야간에는 원활한 수색을 위해 조명탄을 해경 60발, 공군 240발 등 300발을 투하하는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수중 수색은 독도 해상에 이날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오후 1시 30분부터 중단했다. 바람은 북동풍 초속 10∼16m, 파고는 3m로 수중 수색이 불가능한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동해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를 발령했으며 4일까지 풍랑특보가 유지될 전망이다. 수색당국 관계자는 “4일 오전에 수중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색당국은 이날 해경 3007함에 안치한 시신 2구를 해경 헬기 등을 이용해 대구 동산병원 장례식장 백합원에 안치했다. 수색당국은 지난 2일 오전 9시 24분과 오전 10시 8분쯤 독도 해역에서 발견된 동체와 90m가량 떨어진 꼬리 쪽에서 남성 시신 2구를 인양·수습했다. 이 가운데 시신 1구는 이날 소방헬기 정비사로 확인됐다. 수색당국에 따르면 중앙119구조본부가 확인한 결과 1구의 신원이 정비사 서정용(45) 대원으로 파악했다. 수색당국 관계자는 동료가 육안으로 서 대원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습된 시신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분석 결과는 4일 중 나올 예정이다. 신원 확인 절차가 끝나면 장례 절차가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장례식장 복도 밖으로 간간이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지만, 아직 희생자 신원이 본격적으로 확인되지 않아서인지 애써 참는 듯한 분위기였다. 수색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독도 현지를 찾았던 실종자 가족 30여명은 소방헬기 인양에도 추가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오열했다. 수습한 시신마저 육안으로 신원 확인이 어렵다는 게 알려지지 대부분 포항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고 떠났다. 울릉 어업인복지회관에는 실종자 가족 2명만 남아 있으며, 포항남부소방서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는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그대로 머물러 있다. 이날 오후 헬기 인양 중 시신 1구가 유실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항 가족 대기실은 순간 울음바다로 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죽은 친구 곁 떠나지 않는 강아지의 너무나 슬픈 울음 (영상)

    죽은 친구 곁 떠나지 않는 강아지의 너무나 슬픈 울음 (영상)

    죽은 친구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강아지의 너무나 슬픈 울음소리가 담긴 동영상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영국판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동영상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쑤이닝시에서 사는 시옹이라는 한 남성에 의해서 촬영됐다. 시옹은 당시 길을 지나다 흰색 강아지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다. 흰색 강아지 옆에는 차에 치여 죽은 듯한 다른 강아지가 누워 있었다. 흰색 강아지는 마치 친구를 도와 달라는 듯 죽은 친구 옆에서 한없이 슬프게 울고 있었다. 시옹은 “다른 한 마리 강아지는 이미 죽어 있는 상태였고 흰색 강아지도 매우 약해 보여 아마 죽을 거 같았다”며 “흰색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너무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시옹은 흰색 강아지를 보살피기 위해 데려가려 했지만 이 강아지는 죽은 친구를 떠나지 않으려는 듯 했다. 시옹은 옷으로 조심스럽게 흰색 강아지를 감싸 안아 자신이 일하는 직장으로 데려갔다. 직장 동료들도 자발적으로 너무나 쇠약해진 강아지를 위해 종이 상자로 집도 만들고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먹이를 주며 보살폈다. 그러나 강아지를 오래 데리고 있을 수 없었던 시옹과 직장 동료들은 결국 지역 동물 보호소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시옹은 “강아지가 좋은 가족에게 입양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희망과 함께 강아지의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강아지의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담겨진 동영상은 현재 500만의 조회수를 올리며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끝모를 ‘저출산의 늪’… 8월 출생 10.9% 급감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갈수록 줄고 있다. 올해 8월 출생아수가 1년 전보다 10% 넘게 줄었다. 41개월 연속 최저 행진을 계속하면서 올해 연간 출생아 30만명 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인구 자연증가분도 731명에 그쳤다. 혼인 역시 역대 최저 기록을 새로 쓰면서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41개월째 최저… 年출생 30만 붕괴 우려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8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출생아수는 2만 440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73명(10.9%) 줄었다.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8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2017년 4월 이후 41개월 연속 최저 기록이다. 1∼8월 누계 출생아수는 20만 819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8019명(8.0%) 감소했다. 지난해 32만 6822명에서 올해는 20만명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구 1000명당 연간 출생아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6명으로, 역시 8월 기준으로 2000년 집계 이래 최저치였다. 8월 기준 조출생률이 5명대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혼인건수도 1년 전보다 5.2% 감소 8월 사망자수는 1년 전보다 260명(1.1%) 감소한 2만 3677명이었다. 이에 따라 자연증가분은 731명에 그쳤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 8340건으로 1년 전보다 1005건(5.2%) 줄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이혼 건수는 905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4건(2.5%) 감소했다. ●9월 52만명 이동… 서울·대구 순유출 많아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국내 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자수는 51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 6000명(12.0%) 늘었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얼어붙었던 인구이동이 올해는 종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시도별로는 서울(-5466명)과 대구(-1481명) 등에서 순유출이, 경기(1만 1149명)와 세종(1481명) 등에서 순유입이 두드러졌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록음악보다 크다…세계서 울음소리 가장 큰 새 발견

    록음악보다 크다…세계서 울음소리 가장 큰 새 발견

    남미 아마존 북부 산악지대에 사는 흰방울새 수컷이 세계에서 울음소리가 가장 큰 새로 밝혀졌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 등 국제 연구진이 최근 흰방울새 수컷의 울음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하고 자세히 분석한 결과를 생물학 분야 권위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2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흰방울새 수컷은 사람의 귀를 먹먹하게 만들 만큼 울음소리가 크다. 이 새가 이렇게 큰 울음소리를 내는 이유는 바로 암컷 새에게 구애 행동을 하기 위함이다. 앞서 연구진은 흰방울새 암컷은 수컷의 울음소리가 매우 큰데도 어떻게 가까운 거리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는지 의문을 갖고 현장 조사에 나섰다.흰방울새는 비둘기 정도 몸집에 몸무게는 약 250g으로 소형 조류에 속한다. 수컷은 깃털이 흰색이고 부리 부분에 흰 반점이 여러 개가 있는 검은색 육수(목 부분으로 늘어진 피부)가 있다. 반면 암컷은 초록색 몸에 검은 줄무늬가 있고 육수는 없다. 연구진은 오랜 조사 끝에 우연히 흰방울새 암수 한 쌍이 같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녹음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한 연구 주저자인 매사추세츠대의 제프 포도스 박사는 “수컷은 암컷에게 얼굴을 돌리지 않고 첫 번째 울음소리를 냈다. 그 후 수컷은 다리를 크게 벌리면서 마치 연극을 하듯 극적으로 빙 돌았는 데 그때 육수가 심하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컷이 암컷이 있는 곳을 향해 두 번째 울음소리를 냈지만, 잠시 뒤 암컷은 구애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고 4m 정도 뒤쪽으로 날아갔다”고 덧붙였다.연구진이 녹음한 흰방울새 수컷의 울음소리는 최대 113㏈에 도달했다. 이는 기존 기록을 보유한 피하새의 울음소리보다 큰 것으로, 사람이 귀가 아프다고 느끼는 한계(역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경적과 록밴드의 큰 음악소리를 110dB로 본다. 하지만 연구진은 왜 암컷 새가 자발적으로 수컷과 가까운 곳에 머물 수 있는지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포도스 박사는 “암컷은 수컷을 가까운 곳에서 평가하기 위해 청력 손상을 감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흰방울새의 울음소리는 음이 커질수록 발성이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흰방울새는 공기의 흐름을 제어해 소리를 내는 데 호흡 기관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이런 상충 관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진=ANSELMO D'AFFONSECA 영상 링크=https://youtu.be/JQlxGDNc2c8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글로벌 In&Out] 케이코미디가 케이팝을 따라갈 수 있을까/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케이코미디가 케이팝을 따라갈 수 있을까/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얼마 전 ‘개그 콘서트’에 출연자로 합류하게 되었다. “기자가 무슨 개그를 하느냐”고 살짝 문제제기를 하실 수 있다. 최근 언론의 모습이 개그 콘서트와 별 차이가 없어 기자로서 큰 부담을 안 느꼈다. 2016년 여름 터키 정치 변동으로 갑자기 해직 기자가 되어 생계를 극복하려고 여러 가지 도전을 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코미디였다. 2016년 9월 처음으로 대학로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했다. 2018년에 아시아엔에 취직해 다시 기자로 복직했지만, 그때를 계기로 꾸준히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한 말은 기자가 개그 콘서트에 왜 나오는지에 대한 고해성사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칼럼에서 한국 코미디에 대해서 몇 마디 하고 싶은데 “당신이 뭘 아는데 코미디에 대해서 말을 하냐”는 지적에 대한 사전 대비이다. 한국은 문화 콘텐츠인 한류로 세계 시장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한국 코미디는 한류 열풍을 따라잡지 못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미 내부적으로 나름대로의 문제들을 겪고 있는데 그걸 벗어나 국제적으로 건승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몇 주 동안 개그 콘서트에 출퇴근하게 된 덕분에 이 문제를 더 가까이 보게 되었다. 제일 먼저 느꼈던 것은 지상파 방송에서 코미디를 하는 공채 희극인들과 작가들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간접 광고 문제와 방송통신위원회 규제 때문에 코미디가 다룰 수 있는 소재가 최근 들어 너무나 줄어들었는데도 이들이 아직도 매주 웃음을 끌어당길 수 있는 그 구멍들을 잘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상파라는 좁은 틀에서 코미디를 하기가 힘들다 보니 많은 코미디언이 자기네 나름대로 탈출구를 만들고 있다. 하나는 인터넷방송으로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것이다. 사실 농담은 코미디언과 그 코미디언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관객 사이에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시청자들이 나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코미디를 펼치면 나름대로 통제를 받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 보니 유튜브 활동이 코미디언들에게 신의 한 수가 된 것이다. 또 다른 탈출구는 스탠드업 코미디다. 2년 전에 유병재가 기획한 공연이 바람을 일으켰다. 그의 공연 이후에 일단 막내 공채 개그맨부터 셀럽 개그맨들까지 이 유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예는 개그우먼 박나래이다. 그동안 콩트 방식으로 코미디를 했던 박나래도 넷플릭스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했다. 이러한 현상을 무시하지 못하는 KBS도 역시 스탠드업 코미디 쇼라는 새로운 방송을 기획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코미디언들의 지위다. 한국에서는 연기 경험이 없는 모델이나 가수들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배우가 돼 영화에 진출할 수 있지만, 일종의 연기자인 코미디언들의 영화 진출은 그렇게 쉽지 않다. 한국의 예술 및 예능 시장에서 코미디언들의 지위가 모델이나 가수에 비해 낮다 보니 새롭게 입문하는 코미디언들의 장기 목표는 연기자보다 MC로 데뷔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 코미디언들의 지위는 한국처럼 낮지 않다. 외국 코미디언들은 예술·예능 시장에서 톱스타의 위치에 있다. 외국 코미디언들은 자본을 동원해 영화를 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술활동을 한다. 즉, 외국에서는 최고의 코미디언들이 최고의 영화감독 겸 작가로도 활동한다. 한국 코미디언들도 현재의 영화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협동조합 방식으로 직접 기획한 영화에 공채 코미디언들을 캐스팅해 영화를 제작하고 시장을 개척했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의 장애를 없애는 것이 웃음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나라에서 웃음은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웃음을 잃은 나라에서는 울음소리가 더 많이 들리게 된다. 한국 코미디가 국내의 문제를 이겨내고 케이팝처럼 세계적인 위치에 오르길 바란다.
  • [여기는 인도] 깊이 90㎝ 땅속에 파묻히고도 목숨 부지한 신생아 사연

    [여기는 인도] 깊이 90㎝ 땅속에 파묻히고도 목숨 부지한 신생아 사연

    깊이 90㎝의 땅에 파묻히고도 목숨을 부지한 인도의 신생아의 기구한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에 사는 부부는 배 속 아기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 사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부부는 화장시킨 딸의 유해를 품에 안은 채 무덤을 파던 중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땅을 파던 인부의 삽과 땅에 파묻힌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고, 깊이 90㎝ 지점의 땅에서 꺼내어 살펴보니 정체는 담요에 감싼 점토 화분이었다. 의아한 틈도 잠시, 현장에 있던 인부와 부부는 점토 화분 안에서 아기의 희미한 울음소리를 듣고는 곧바로 화분 안을 들여다봤고 이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화분 안에는 신생아가 옷에 칭칭 감싸인 채 울고 있었다. 부부는 곧장 아기를 병원으로 옮겼고 의료진의 응급처치가 시작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조산아로 추정되는 여자아이의 몸무게는 고작 1.13㎏에 불과했으며, 산소 부족으로 폐 기능에 이상이 생긴 상황이었다. 신생아의 치료를 맡은 전문의는 “이 아기는 땅에 파묻혔을 때, 흙으로 만든 화분의 미세한 구멍 사이로 들어온 산소에 의지해 목숨을 부지했을 것”이라면서 “발견 당시 저체온 증상을 보였으며, 현재는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기의 혈소판 수치가 낮고 폐가 세균에 감염된 상태라 분유 등을 섭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치료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신생아의 탯줄 상태 등으로 봤을 때 생후 3일 정도 됐을 때 버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기를 처음 발견한 부부는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딸을 묻기 위해 무덤을 파던 중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고, 처음에는 딸이 되살아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면서 “땅에서 파 올린 화분에서 신생아를 보자마자 곧바로 병원으로 옮기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우리 부부는 이 아기가 병원에서 퇴원하는대로 입양해 키울 예정이다. 세상을 떠난 우리 딸이 돌아온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경찰은 해당 사건의 경위를 밝히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포토] ‘잔혹한 동물 대학살 중단하라’

    [서울포토] ‘잔혹한 동물 대학살 중단하라’

    동물해방물결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살처분되지 않으면 도살되는 축산피해 동물의 현실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번 퍼포먼스에선 실제 살처분 당시 발생하는 돼지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돼지로 분한 인간 퍼포머들이 대형 비닐 속에서 질식사하는 고통을 표현할 계획”이라며 “퍼포먼스 후 지나가는 시민에게 육식을 중단하고 채식을 권하는 탈육식 거리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10.6.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서울포토] ‘돼지 살처분 중단하라’… 도살 중단 촉구 퍼포먼스

    [서울포토] ‘돼지 살처분 중단하라’… 도살 중단 촉구 퍼포먼스

    동물해방물결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살처분되지 않으면 도살되는 축산피해 동물의 현실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번 퍼포먼스에선 실제 살처분 당시 발생하는 돼지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돼지로 분한 인간 퍼포머들이 대형 비닐 속에서 질식사하는 고통을 표현할 계획”이라며 “퍼포먼스 후 지나가는 시민에게 육식을 중단하고 채식을 권하는 탈육식 거리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10.6.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운동장도 포퓰리즘 극우열풍…인종차별 몸살앓는 유럽축구

    운동장도 포퓰리즘 극우열풍…인종차별 몸살앓는 유럽축구

    “인종차별에 대해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는 경기장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것입니다.” 유럽 축구를 관람하는 팬이라면 경기장 안팎에서 ‘인종차별 반대’(No to racism) 메시지를 자주 보게 된다. 흑인을 비하하는 특정 언어,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하듯 눈을 찢는 행위 등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아프리카 출신이나 비백인, 이슬람교도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인종·종교차별적 행태가 어김없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축구 등 스포츠에서의 인종차별이 근절되지 않자 아예 선수가 스스로 퇴장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을 한 인물은 국제축구연맹(FIFA) 역사상 최초의 여성·비백인·비유럽 사무총장인 파트마 사모라였다. 새 시즌이 시작된 유럽 축구에서는 또다시 피치 안팎의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A가 최근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1970~1980년만 해도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구호를 듣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전사회적인 인권의식의 진전으로 1990년대 들어 스포츠계의 풍경도 바뀌었다. 경기장에서의 인종주의적 행동과 언행 등을 범죄로 규정한 ‘축구폭력법’이 1991년 제정됐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시작으로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알리는 세리머니를 보여 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축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 같은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 영국의 스포츠 인종차별 반대 켐페인 ‘킥 잇 아웃’에 따르면 영국과 웨일스의 축구경기에서 인종차별을 포함한 증오범죄가 일어난 경기가 2017~2018시즌 131개에서 2018~2019시즌 193개로 약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장 내 각종 증오범죄로 체포된 인원은 지난 시즌 1381명으로, 전 시즌 대비 10% 감소했지만, 발생 횟수는 급증한 것이다. 인종차별 수위와 빈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대표적인 리그는 세리에A였다. 특히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득점기계’ 로멜루 루카쿠가 최근 인종주의의 표적이 되며 세계 스포츠계의 여론을 환기시켰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탈리아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루카쿠는 9월 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상대팀 칼리아리의 팬들로부터 ‘원숭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여기에 한 이탈리아 축구 해설위원은 방송에서 “루카쿠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나나 10개를 건네는 것”이라고 말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사석에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흑인 비하 발언이 방송을 통해 버젓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축구계는 충격을 받았다. 결국 해당 매체는 문제의 발언을 한 해설위원의 출연을 정지시켰다. 루카쿠는 SNS에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지금은 2019년이다. 나는 선수로서 축구를 즐기는 모두를 위해 이 문제에 대해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종주의를 막기 위한 내부 전담팀을 구성한 구단이 지난 20일 세리에A에서 처음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온 이반 가지디스 AC밀란 최고경영자(CEO)는 “다양성과 포용, 관용은 팀과 구단, 사회 전체의 힘을 증대시킬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인종차별)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고 전담팀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에서 인종·종교 등 차별 문제가 불거질 경우 유럽의 프로구단들은 대체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반면 이탈리아 등 일부 리그는 무관용 원칙보다는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앞서 소개한 루카쿠의 경우 리그 당국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칼리아리 구단을 징계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축구장 내 증오범죄의 근본 원인에 정치사회적 배경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탈리아는 지난 14개월간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정당 ‘동맹’이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연정을 구성해 왔다. 반(反)난민·반유럽연합(EU)을 기치로 하는 정당이 국가 운영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아프리카 난민 문제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루카쿠에 대한 인종차별 역시 난민 문제에 배타적인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16∼2018년 영국 첼시를 지휘한 뒤 지난 5월 인터밀란 감독을 맡은 안토니오 콘테는 팀내 핵심 선수가 당한 인종차별을 본 뒤 “3년 만에 돌아온 모국에서 엄청난 증오와 원한을 경험했다. 이탈리아의 인종차별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사태를 겪고 있는 영국 내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 전역의 극우 정치지도자들의 출연, 민족주의적이고 포퓰리즘적 의제들, 분열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발언들이 루카쿠를 비롯한 흑인이나 아시아 선수들이 겪는 인종차별적 학대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 같은 암울한 모습은 일요일 아침 조기축구부터 국제대회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스포츠에서의 다양성 결여가 경기장 안팎의 각종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 등 세계 축구계를 이끄는 스포츠 권력기구나 각 구단의 감독·수뇌부 등이 여전히 백인·남성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문제 제기다. FIFA에서 최초의 여성·비백인 출신 사무총장이 탄생하기까지 110년이 넘게 걸린 셈인 사모라의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실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 등 영국 프로축구 4개 리그 전체 92개 구단 가운데 감독이 흑인이나 소수 인종인 경우는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모습을 두고 전 리버풀 선수인 에밀 헤스키는 “피부색으로 쉽게 감독직을 얻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흑인 감독들은 최하위 리그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백인 감독의 사례로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등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루카쿠의 국가대표 동료인 세계적인 수비수 빈센트 콤파니(RSC 안더레흐트)는 “스포츠계 최고 권력기구 내의 다양성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축구에서 인종주의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진정한 인종차별은 이들 기구에 루카쿠가 겪고 있는 일을 이해할 수 있는 대표들이 없다는 점”이라고 일갈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여기는 남미] 신생아에 두 번이나 사망 선고…결국 진짜 죽인 병원

    [여기는 남미] 신생아에 두 번이나 사망 선고…결국 진짜 죽인 병원

    신생아를 시신보관소로 보내 결국 사망케 한 페루의 병원이 조사를 받게 됐다. 특히 문제의 병원은 동일한 신생아에게 두 번이나 동일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엄중한 처벌이 예상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 있는 푸엔테피에드라병원에서 발생했다. 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는 즉각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했지만 담당 의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망을 확인했다. 의사의 확인으로 신생아는 이 병원 시신보관소로 옮겨졌다. 영문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날 아찔한 상황에 놓인 아기를 극적으로 구한 건 시신보관소를 청소하던 직원이었다. 현지 언론은 "아기는 시신보관소로 옮겨진 뒤에도 사망하지 않았다"며 "한동안 방치됐던 아기는 시신보관소를 청소하던 직원이 의해 기적처럼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직원은 인터뷰에서 "청소를 하다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가 보니 아기가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아기가 살아 있는 걸 확인한 직원이 신고로 신생아는 황급히 다시 의사에게 보내졌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기는 또 다시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확인을 받았다. 살아 있는 아기는 다시 시신보관소로 내려가야 했다. 두 번째로 시신보관소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아기를 발견한 건 현직 검사였다. 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는 이날 사건과 연루된 시신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 병원 시신보관소를 방문했다. 검사는 시신보관소에서 힘겹게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병원에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덕분에 아기는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이미 때를 놓친 후였다. 태어난 후 두 번이나 시신보관소로 보내지면서 전혀 돌봄을 받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아기는 결국 태어난 날 사망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민들은 공분했다. 페루 보건당국은 즉시 병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검찰도 수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람을 살려야 할 병원에서 인간생명을 가볍게 여긴 사건이 발생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병원이 해야 할 일 중에서 하지 않은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중에서 해버린 일들을 가려내고 책임자에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망한 신생아의 가족들은 정신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처자/고형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처자/고형렬

    처자/고형렬 주방 옆 화장실에서 아내가 아들을 목욕시킨다 엄마는 젖이 작아 하는 소리가 가만히 들린다 엄마는 젖이 작아 백열등 켜진 욕실에서 아내는 발가벗었을 것이다 물소리가 쏴아 하다 그치고 아내가 이런다 얘 너 엄마 젖 만져 봐 만져도 돼? 그러엄. 그러고 조용하다 아들이 아내의 젖을 만지는 모양이다 곧장 웃음소리가 터진다 아파 이놈아! 그렇게 아프게 만지면 어떡해! 아프게 만지면 어떡해 욕실에 들어가고 싶다 셋이 놀고 싶다 우리가 떠난 먼 훗날에도 아이는 사랑을 기억하겠지 *** 엄마가 아이를 무릎 위에 뉘어 놓고 동화책을 읽어 주는 모습. 인간사에서 가장 따뜻한 풍경이라 여겼다. 이 시를 읽는 순간 생각이 바뀐다. 아이가 엄마가 함께 목욕하다 엄마 젖을 가만히 만진다. 아파 이놈아! 엄마의 함박꽃 웃음소리가 욕실 밖으로 쏟아진다. 뒷산 숲에서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애비는 끼어들어 셋이 함께 놀고 싶다.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뻐꾸기가 사는 숲에는 흰색과 보라색 파란색의 꽃들이 함께 어울려 핀다.
  • [안녕? 자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유령그물’을 아시나요?

    [안녕? 자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유령그물’을 아시나요?

    어민들이 잃어버리거나 어업 후 아무렇게나 버린 폐그물이 유령처럼 바다를 떠돌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얼마 전 몰디브 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만 해도 그렇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를 기반으로 수중 장비를 판매하고 수익금을 해양생태계 보호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오션 아르머’ 측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다거북 네 마리가 이같은 유령그물 하나에 한꺼번에 뒤엉켜 버둥거리는 가슴 아픈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바다거북들은 그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며 바다 위를 떠다니다 겨우 구조됐다. 3주 전에는 폐그물에 앞지느러미와 몸통이 결박돼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는 혹등고래 한 마리도 발견됐다. 오션아르머는 이 고래가 고통에 겨운 듯한 울음소리를 냈다고 밝혔다.한 달 전에는 해변에 떠밀려온 정체불명의 빨간 덩어리가 목격됐다. 익명의 제보자는 “자세히 보니 그물에 얽힌 바다거북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를 본 노인이 다가가 그물을 한가닥 한가닥 일일이 끊어냈지만, 바다거북은 이미 숨이 끊어진 듯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다 그물이 모두 제거될 때쯤, 발 한쪽을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물 때문에 이미 많이 지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던 것. 구사일생으로 그물에서 벗어난 바다거북은 한발 한발 힘없는 발걸음을 내딛다 이윽고 바다로 사라졌다.비슷한 시기 카누를 타고 바다로 나간 한 무리의 사람들도 유령그물에 걸린 바다사자와 마주쳤다. 그물에 목까지 감긴 바다사자는 잔뜩 겁을 먹고는 도움의 손길에도 이빨을 드러내며 버둥거렸다. 유령그물에 엉킨 새끼 바다사자가 해변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있었다. 이때 바다사자는 그물을 제거해주려 조심스럽게 다가간 경찰에게 위협을 느끼고, 온몸이 결박된 상태에서도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약 3분간의 씨름 끝에 경찰이 유령그물을 걷어내자 바다사자는 도망치듯 재빨리 바다로 향했다.이렇게나마 구조된 바다 동물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매년 수많은 바다 동물이 유령그물 때문에 질식사하고 있다. 영국의 해양 포유류 병리학자 제임스 바넷(58)은 수십 년간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 동물을 부검했다. 그는 동물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 모두 유령그물이었다고 말한다. 바넷은 “부검한 바다 동물 4분의 1가량의 사인이 유령그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바넷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유령그물의 위협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폐그물에 걸려 죽는 바다 동물이 훨씬 많다는 지적이다.그는 2017년 영국 해안에서 그물 때문에 질식사한 돌고래 사체와 지난 5월 역시 그물에 뒤엉켜 죽은 채 떠밀려온 물범 사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령그물에 걸려 죽은 물고기가 포식자를 유인해 다른 바다 동물이 연쇄적으로 그물에 얽히는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그물의 분실과 폐그물 수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해양 생물의 10%가 유령그물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 후 방치되는 유령그물은 연간 4만4000톤. 이중 수거되는 물량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해수부는 유령그물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37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중학생 친딸 성폭행…출산한 아기 버린 짐승만도 못한 아버지

    중학생 친딸 성폭행…출산한 아기 버린 짐승만도 못한 아버지

    중학생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해 임신 시키고, 태어난 아기를 유기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5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선일) 민철기)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과 아동복지법 위반, 영아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신상정보 공개 고지, 취업제한 10년, 전자발찌 부착 20년의 명령과 함께 특별준수사항으로 주거지역 제한,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부과도 요청했다. A씨는 2017년 12월부터 중학생 딸 B양을 수차례 성폭행해 임신까지 하게 하고 지난 2월 딸이 출산하자 이튿날 새벽시간을 틈타 강원 원주 태장동의 한 복지시설 앞에 영아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기는 울음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짐승만도 못한 A씨의 범죄 행각을 밝혀냈다.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A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법원에 6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재기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변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세계 유일 ‘출산율 0명대’… 아기 울음소리 멈춘 한국

    세계 유일 ‘출산율 0명대’… 아기 울음소리 멈춘 한국

    “비혼 출생아 지원 등 근본적 노력 필요”올 상반기 출생아 수가 16만명을 밑돌며 사상 최소치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 40만명 선이 깨진지 불과 2년 만에 30만명 선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출생아 수는 15만 852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만 1800명)보다 1만 3276명(7.7%) 줄어든 것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다. 1분기 출생아 수는 8만 3077명으로 전년보다 7.4%, 2분기는 7만 5448명으로 8.0% 각각 감소했다. 가임 여성(15~49세)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2분기 기준 0.91명을 기록했다. 올 1분기(1.01명)보다는 0.1명이, 지난해 2분기(0.98명) 보다는 0.07명이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 건수와 가임 여성의 수가 줄면서 출생아 수도 같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출생아 수가 16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올해 태어나는 아이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2014년 43만 5345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 842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6년 40만 6243명, 2017년 35만 7771명, 지난해 32만 6822명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연말로 갈수록 술생아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출생아 30만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혼인 건수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혼인 신고 건수는 12만 121건으로 지난해보다 9.3% 줄었다. 상반기 사망 건수는 12만 66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통계청은 이날 발표한 ‘2018년 출생 통계’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사상 처음 1명 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국의 행정자치도시인 마카오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가 됐다. 일반적으로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본다. 우리와 함께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대만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6명, 싱가포르는 1.14명, 일본은 1.42명이다. 정재욱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80년대 산아 제한 정책으로 이 시기 여성과 인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게 현재 저출산의 한 원인이기 때문에 1990년대생이 출산을 많이 하는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는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출산율을 개선하기 위해선 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비혼 출생아를 위한 지원 제도 등을 도입해야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길섶에서] 콩잎 김치/이동구 논설위원

    뙤약볕이 곡식을 여물게 하는 시기다. 콩은 대개 더위가 시작되는 유월부터 심는다. 밭이라 말하기도 민망한 작은 자투리땅에 뿌려진 콩알 몇 움큼. 한여름의 뙤약볕을 한껏 쬐어야 잎을 피우고 주렁주렁 콩 주머니를 달아 놓는다. 매미 울음소리가 뜸해지고 고추잠자리들이 날아드는 이맘때가 되면 토실토실한 콩 주머니를 살짝 열어 여물기를 기다린다. 여름 내내 그늘막이 돼 주었던 콩잎은 어느새 노란색 물이 들기 시작한다. 다른 지방에서는 먹지도 않는다는 콩잎이 동쪽 바닷가에서는 맛있는 식재료가 된다. 콩이 여물기 전 녹색의 여린 콩잎은 된장 항아리에서 장아찌로 만들어진다. 노란색으로 물이 든 콩잎은 어머니의 손끝에서 김치로 탈바꿈한다. 소금 물에서 보름 남짓 삭혀진 콩잎은 한 장 한 장씩 양념 옷이 입혀진다. 멸치 액젓과 고춧가루, 마늘 등 갖은 양념이 듬뿍 묻은 맛깔스러운 모습의 콩잎 김치가 된다. 콩잎 김치 한 잎에 밥 한 숟가락. 한 접시면 밥 한 그릇이 눈 깜짝할 새 없어진다. 동해안의 밥도둑은 간장 게장이 아니라 콩잎 김치였다. 서울에서 콩잎 김치를 맛보기는 쉽지 않다. 젓갈 냄새와 마늘 향이 듬뿍 밴 ‘엄마표’ 콩잎 김치를 찾기란 더욱 어렵다. 그리운 맛으로 입가를 맴돌 뿐이다. yidonggu@seoul.co.kr
  • [어린이 책] 앵~ 모기 어떡하지…탁! 잡으면 되잖아

    [어린이 책] 앵~ 모기 어떡하지…탁! 잡으면 되잖아

    “으앙!” 고요한 밤을 찢는 아이의 울음소리. 아이의 눈두덩이 울긋불긋, 아빠·엄마의 팔다리도 울긋불긋하다. 밤사이 모기의 대공습이 일어났던 것. 난리 법석을 떨며 모기 퇴치에 나서지만 허공을 가르는 모기의 비행은 엄마·아빠의 손짓을 앞지른다. 한밤중 대소동에 놀란 이웃들도 하나둘 모여든다. 아랫집 할아버지와 이웃집 과학자, 태권도 관장 등이다. 그림책 ‘모기 잡는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뛰어난 은유다. 어찌 보면 하찮은 모기 한 마리지만, 이 가족에게는 단잠을 방해하는 몹쓸 훼방꾼이다.모여든 이웃들이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하지만 영 신통치 않아 보인다. 함께 활극에 뛰어든 할아버지의 몸짓, 모기의 비행 궤도와 습성 등을 포괄하는 과학자의 지식, ‘모기는 재빠르게 힘으로 때려잡는 것’이라는 태권도 관장의 유려한 발차기는 모두 무용하다. 모두가 지쳐 나자빠져 있을 무렵 ‘탁’, 들려오는 경쾌한 마찰음. 이 모기 전쟁의 승자는 누구였을까. 답은 짐작대로다. 가볍게 생각했던 작은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상황이 더 복잡해질 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모기 잡는 사람들을 통해 재밌게 그려 냈다. 우리는 가끔 이 책에 나오는 어른들처럼 이유의 이유, 방법의 방법들을 찾느라 서로 다투고 오히려 본질과는 멀리 떨어진 새로운 문제들만 만들어 내곤 한다. 과연 가끔일까?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생각이 생각을 낳아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어른들에게도 권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소리에 둘러싸인 시간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소리에 둘러싸인 시간

    꼼짝없이 습기에 잠기고 열기에 갇혀 있던 무더운 여름. 월화수목금금금인 양 끝이 보이지 않던 무더위가 입추를 보내고 말복 지나니 어느 순간 변했다. 에어컨으로 견디던 하루였는데 선풍기도 가끔 꺼도 될 정도로 선선한 바람이 낯선 손님처럼 찾아왔다. 어쩌다 간간이 들리던 풀벌레 소리였는데 어두워지니 어느새 광장을 채운 촛불처럼 웅성거리며 온 마당을 채우고 있다. 무수한 풀벌레 소리에 둘러싸여 어둠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은 시골생활 하며 얻은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도시에선 늘 이어폰으로 음악 들으며 사는 것이 일상이었다. 시골에 내려오니 함께 살아가는 그들이 많고, 보이지 않는 그들이 많다 보니 소리에 민감해져 간다. 말을 할 수 없는 그들이기에 그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자칫 놓치게 되면 곤란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함께 사는 고양이가 평소와 다른 목소리를 내어 돌아보니 쥐를 물어온 것이다. 평소와 다른 목소리를 내어 돌아보면 길냥이가 들어와서 경계하는 것이었고 또 돌아보면 울타리를 벗어나 집에 들어온 강아지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었다. “깍깍!” 유난스런 물까치 소리에 나가 보니 유혈목이가 둥지를 침입해서 두 마리 물까치가 뱀을 쫓아내느라 소리치는 것이었다. 비 오기 전의 개구리 울음소리, 봄이 왔음을 알려 주는 꾀꼬리와 여름 문턱에서 들려주는 뻐꾸기 소리로 계절이 오고감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그중 제일 맘을 사로잡는 것은 밤공기를 가르는 풀벌레 소리가 아닐까 싶다. 가을을 재촉하기도 하지만 눈을 감고 듣다 보면 소리가 보여 주는 너른 광장을 만나게 된다. 밤하늘을 채우는 무수한 별이 거리에 따라 우리에게 와서 빛나는 순간이 달라지듯. 풀벌레들이 들려주는 높고 낮은 소리를 듣다 보면 하염없이 넓어져 가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가까이 눈길만 돌리면 만날 듯한 귀뚜라미의 선명한 소리, 풀섶에 앉아 열심히 날개를 부비고 있을 여치와 베짱이들이 내는 협주, 서로 메아리인 양 주고받다가 그 사이에 희미하게 물 흐르듯 흐르는 소리들. 더 작은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마을 어귀까지 다다를 듯하다. 그 소리 사이로 부스스 깨어나신 엄마 소리가 들린다. 엊그제 농사짓는 이웃에게 고추 열 근 사고 참깨 한 말 구하셨는데 그 거 손질 하시나 보다. 바스락바스락 마른 수건으로 부비는 소리. 밤이 깊어가니 정겹기만 하다.
  • ‘멜로가 체질’ 한지은 “아직 어린 서른, 엄마는 처음이라”

    ‘멜로가 체질’ 한지은 “아직 어린 서른, 엄마는 처음이라”

    ‘멜로가 체질’의 한지은이 서른 살 워킹맘의 일상을 리얼하게 선보였다. 서른 되면 어른 될 줄 알았겠지만, 아직도 성장중인 어찌 보면 어린 나이. 더군다나 누구에게나 처음이라 서툰 엄마란 자리를 버텨내며, 안방극장에 진한 공감을 선사한 것.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 제작 삼화네트웍스)에서 드라마 제작사의 마케팅팀장이자 9살 아들을 홀로 키우는 워킹맘 황한주(한지은). 그녀를 보기 위해 남자들이 줄을 서던 대학 시절도 있었지만, 괴짜 같은 남자 노승효(이학주)를 만나고 삶은 180도 바뀌었다. ‘웃긴 남자’가 좋다는 그녀를 위해 길거리에 서서 밤이 새도록 웃겨주던 때도 있었던 그가 “행복을 찾고 싶다”며 떠난 것. 한주에게 남은 건 육아의 고단함과 생활고뿐이었다. 홀로 아들 인국(설우형)을 키우기 위해 드라마 제작사에 입사한 한주. 드라마가 끝나가는 데도 PPL을 성사시키지 못하자, 주인공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긴박한 엔딩 장면에 ‘젤리포’를 몰래 살포시 넣어 놨다. 돌아온 건, 악에 받친 감독의 욕. 그 와중에도 안절부절 못했다. 아기가 아프다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었기 때문. 어둠이 짙게 내린 밤, 병원에서 인국을 안고 홀로 들어온, 아무도 없는 집도 깜깜했다. TV에선 인기 개그맨이 된 전남편이 나오고 있고, 한주는 그제야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녀의 울음소리와 그걸 들은 인국이 따라 우는 소리만 울리는 집안, 한주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워킹맘의 고충을 리얼하게 드러낸 이 장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한주가 울 때 나도 따라 울었다’, ‘짠내에 눈물 줄줄’, ‘아기 엄마인데 너무 공감됐다’ 등의 반응을 이끌었다. 이 리얼리티는 사실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한지은은 “워킹맘이라는 역할은 내가 가진 경험치로는 알기 힘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도 찾아뵙고,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고. “그 덕에 한주라는 존재가 더 가깝게 다가왔다”던 한지은, 숨은 노력이 고스란히 반영된 장면이었다. “한주도 아직 한참 어린 서른 살이다. 모성애 안에서도 서툰 게 많을 거다”며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밝힌 한지은. 전남편에게도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고 보내줬을 만큼 여린 심성의 소유자지만, 아직도 프로 엄마, 프로 마케터엔 못 미치지만, “그럼에도 요즘 말로 ‘존버’하고 있는 한주가 아프지만 대견하다”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 그런 한주에게 사이다가 터질 날을 기다린다고. 아직 2회만이 방영됐으니, 날은 많이 남았다. 시청자들도 벌써부터 그녀의 좀 덜 힘든 앞날을 고대하고 있으니까. ‘멜로가 체질’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50분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일본, 비쭈기나무와 ‘신의 나라‘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일본, 비쭈기나무와 ‘신의 나라‘

    비쭈기나무는 반짝이는 초록색 잎을 가진 아름다운 나무다. 차가운 겨울날에도 푸르른 모습을 보여 주기에 일본에서 이 나무는 생명의 상징이 됐다. 그런데 이 고운 나무가 아베 총리 때문에 해마다 수난을 겪는다. 태평양전쟁 전범들의 위패가 보존된 야스쿠니신사의 이름과 함께 비쭈기나무가 ‘마사카키’(眞榊)라 불리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그것은 비쭈기나무에 덧씌워진 신화적 상징성 때문인데, 잎눈이 비쭉 올라왔다고 해서 ‘비쭈기’라 불리는 그 소박한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베 총리가 다가올 15일에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할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서는 여러 견해를 내고 있는데, 설사 정치적 입장 때문에 직접 가지 못한다 해도 그는 분명 또 비쭈기나무를 공물로 바칠 것이다. 그는 왜 자기가 직접 가지 못할 때 비쭈기나무를 대신 바치는 것일까.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 신사가 갖는 정치적 함의 때문이다. 그들이 아무리 자신들의 신앙의 전통을 내세우며 참배한다고 해도 그곳에 전범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들을 기리며 제사를 올린다는 것은 근대 이후 동아시아 전체를 엄청난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일본의 우익이 여전히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며, 그곳에 공물로 바쳐지는 비쭈기나무에 우리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것이 소위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핵심에 자리한 천신 아마테라스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사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왕권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왔다는 서사는 낯선 것이 아니다. 천신을 숭배하는 많은 민족이 자신들의 기원을 하늘에서 찾는다. 우리의 단군신화뿐 아니라 고대 중국, 몽골이나 만주, 티베트의 신화에 이르기까지 왕들의 계보는 언제나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의 후손에 의해 시작된다. 그 신화가 권력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신성한 기원을 밝히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민족을 배제하고 침탈하는 논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직 일본만이 천신 아마테라스의 직계 후손이라 일컬어지는 왕을 ‘현인신’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천황’이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는 것이니, 일본은 ‘신의 나라’라는 논리로 주변국들을 야만으로 규정짓고 침탈을 감행했던 것이다. 바로 그 ‘천황’의 계보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한 여신 아마테라스가 동생 때문에 화가 나 동굴 속에 숨어 버려 세상이 암흑으로 뒤덮인다. 그때 아마테라스를 불러내기 위해 거행한 신들의 의례에서 동굴 앞에 세워진 것이 비쭈기나무다. 신들은 비쭈기나무에 종이와 천, 구슬 등을 걸어 놓았고, 무녀는 상반신을 드러내고 춤을 춘다. 수탉의 울음소리와 신들의 웃음소리에 아마테라스가 동굴에서 얼굴을 내밀고, 마침내 세상에는 다시 빛이 돌아오게 된다. 이때부터 비쭈기나무가 아마테라스의 상징물이 된 것인데, 지금도 아마테라스를 모신 이세신궁 곳곳에는 비쭈기나무가 걸려 있다. 생각해 보면 샤머니즘적 사유를 가진 사람들의 세계에서 나무는 언제나 신이 강림하는 장소에 서 있었다. 우리의 단군신화에도 신단수가 등장하고 만주나 몽골의 제사 장소에도 언제나 큰 나무가 서 있다. 그것은 그 공간이 하늘의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생명의 장소임을 알려 준다. 신과 인간이 소통하며 함께 키워 나가는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나무다. 그래서 나무는 종종 어머니 여신과 동일시된다. 나무는 배제와 침탈의 공간적 상징성이 아니라 소통과 연결의 상징성을 지닌다. 한 그루 푸른 비쭈기나무가 정치적 상징성에서 벗어나 본연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지만, 아베 정권하에서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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